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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친 친일’ 辛의장 기나긴 2박3일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18일 오후 2시 김부겸 비서실장,김희선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광복회 사무실을 찾았다.김우전 회장과 김유길 사무총장 등 임원들에게 “돌아가신 선친 문제로 독립 유공자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죄한 뒤 “친일진상규명 노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머리를 숙였다.신 의장이 거듭 용서를 구했지만 김 회장은 끝까지 ‘용서’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으면서 “앞으로 민족정기를 세우는 데 앞장서겠다니 마음이 뿌듯하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날 방문은 당 의장으로서 사실상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땀을 뻘뻘 흘리며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이제라도 용서를 빌 수 있어 홀가분하다.”고 말하는 신 의장의 표정 역시 ‘기나긴 2박3일의 장고(長考)’ 이후 의장직 사퇴를 결심했음을 확인시켜 주는 듯했다. 신 의장 선친의 친일행적 파문이 불거진 것은 지난 16일 저녁 6시30분쯤.경남 창원지역 공단을 둘러본 뒤 부산으로 향하던 버스에서 신 의장은 김형식 부대변인으로부터 한 시사 월간지의 ‘선친 친일 행적’ 보도 사실을 전달받았다. 잠시 얼굴이 굳어졌지만,다시 냉정을 되찾은 듯 기자간담회를 열라고 지시했다.그리고 꼼꼼한 성격의 ‘메모광’답게 버스 안에서 기자간담회 내용을 메모했다.그리고 기자들 앞에서 선친의 일본군 헌병 복무 사실을 시인했다.그는 17일 울산 방문과 일본 민주당 의원 간담회 일정을 소화하는 등 버티기에 들어갔다.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당 의장으로서의 거취문제는 절대 가볍게 처신할 일은 아니다.”고 즉각 사퇴 거부 의사도 밝혔다.천정배 원내대표 역시 긴급 원내대표단 회의를 갖고 “연좌제는 안 된다.”고 말했고 김희선 의원 역시 ‘사퇴 불가론’을 펴며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신 의장은 그날 오후와 밤 문희상 의원,김부겸 비서실장 등 가까운 의원들을 잇따라 만나 대책을 논의한 뒤 대구·경북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그리고 밤새 통음한 것으로 알려졌다.한 측근 의원은 “당의 앞날과 친일진상규명법의 연착륙을 위해 (사퇴를)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기로에 선 신기남의장] 辛의장 대구·경북방문 취소

    [기로에 선 신기남의장] 辛의장 대구·경북방문 취소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의 거취표명이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신 의장이 18일의 대구·경북 방문일정을 17일 밤 8시40분쯤 전격 취소하면서부터서다.당내에서 의장직 즉각 사퇴는 물론이고 ‘정계은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 관계자들은 이날 “일부 언론에서 일부 언론에서 독립운동가들이 고문 등 신 의장 선친의 구체적 친일행위를 보도해 신 의장도 깜짝 놀랐을 것”이라며 “이같은 보도들이 연속적으로 터져 나온다면 의장직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서지 않았겠느냐.”고 진단했다. 과거사 문제를 다뤄온 안영근 제1정조위원장은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문제는 신 의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라며 “더 이상 국민들에게 할 말이 없다.정치할 자격이 없다.빠른 시일에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우원식 의원도 “국민이 느끼는 상식대로,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퇴진론에 가세했다.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관계자는 “신 의장이 그대로 있는 한 야당의 공세로 친일 진상규명이 정치공방으로 흐를 수 있다.”고 말했다. 퇴진론과 함께 옹호론도 당내에서 나온다.당내 핵심인 천정배 원내대표와 문희상 의원 등이 앞장섰다.천 대표는 “신 의장의 아픔과 고뇌를 우리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부친의 행적과 아들의 책임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해 신 의장 퇴진에 반대했다. 문 의원은 “신 의장이 용서받지 못할 정도로 잘못했다고 보지 않는다.신 의장에게 극복할 기회를 줘야 한다.거짓말한 것은 없지 않느냐.”고 적극 옹호했다.친일진상규명법 개정을 주도하는 김희선 의원도 “진작 고백하지 않은 점이 아쉽지만 신 의장이 지금 사퇴하면 국민들은 친일진상규명법이 연좌제 성격을 띠는 것으로 오해할 것”이라며 동조했다. 여기에는 신 의장이 사퇴할 경우 ‘대안부재론’도 깔려 있다.그가 사퇴할 경우 당헌상 차순위 상임중앙위원인 이부영 전 의원이 승계하게 된다.하지만 당내에서는 ‘이부영 체제’에 대한 우려와 반감도 적지 않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
  • 김희선의원 작은조부 김학규 장군 ‘안동 김씨’ 족보에 없어

    자신을 독립군의 후손이라며 ‘의성(義城) 김씨’라고 주장해 온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이 최근 ‘의성 김씨’ 대종회 사무실에 보좌관을 보내 자신의 본관(本貫)을 확인하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17일 발간된 월간조선 9월호가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의성 김씨 대종회 측이 ‘며칠 전 김 의원의 보좌관이 찾아와 가계도를 그려 가며,김 의원 일가가 ‘의성 김씨’가 맞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해 왔으나 김 의원측이 파(派)를 알지 못해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또 “김 의원이 작은할아버지라고 한 독립군 김학규 장군 역시 ‘안동 김씨’ 종친회에 확인한 결과 족보에 올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종친회 측은 “김학규 장군이 안두희를 김구 선생에게 소개한 분이라는 얘기가 있어,족보 전체를 꼼꼼히 살펴봤으나 이름을 족보에서 찾을 수 없었다.”면서 “김학규 장군의 ‘규(奎)’는 안동 김씨 문중에서 쓰는 항렬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앞서 ‘김희선 의원의 본관(의성 김씨)과 김학규 장군의 본관(안동 김씨)이 다른데 어떻게 할아버지가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자 “증조할머니가 재가하는 과정에서 작은할아버지 김학규 장군은 안동 김씨가 됐고,친할아버지 김성범은 생부(生父)의 본관을 따라 의성 김씨로 남았던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선친문제·親日규명은 별개”

    부산을 방문 중인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16일 ‘선친이 일본군 헌병이었다.’는 신동아 보도에 대해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 치하에서 군 생활을 한 사실은 들어서 알고 있다.”고 시인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보도 내용을 확인해 달라. -선친은 일제시대 대구사범을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하다 군에 입대한 것으로 들었다.이후 광복을 맞아 경찰 창설 때 들어간 것으로 안다.굳이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세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광복 후에는 경찰에 입문,6·25전쟁에서 전공을 세워 태극무공훈장을 받았다.천왕지구 전투사령관으로서 지리산 주변 내전을 종식시켰는데,그 과정에서 주민들로부터 칭송이 높았고 그 지역에 가면 주민들이 세운 공덕비도 남아 있다. 일제에서 경찰생활을 했다는 논란도 있었는데 왜 그때 안 밝혔나. -경찰은 분명히 아니다.그래서 측근들이 이를 부인했던 것이고,군 경력은 언젠가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선친 문제와 친일 진상규명은 별개다.조사 대상이 된다면 얼마든지 응할 용의가 있다. 야당의 공세가 예상되는데. -언젠가 더 정치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자연히 밝혀지리라 생각했다.그것이 두렵지는 않았다.독립투사와 유족들에게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게 된 것은 지금이라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김희선 의원같이 독립투사 자손으로 태어났으면 자랑스러웠겠지만 그렇다고 아버님을 매도할 수 있겠나.나름대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선친의 계급이 뭐였는지 알고 있었나. -그것도 모른다. 부산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경기부양 答못찾나

    경기활성화를 위한 정책대안을 놓고 여당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설전을 벌였다.천정배 원내대표를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12일 KDI를 방문해 김중수 원장 등과 함께 경제정책 간담회를 가졌는데,이 자리에서 격렬한 논쟁이 펼쳐진 것이다. 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여당의 재정지출 확대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규모 단기 부양책은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 성장잠재력 확충으로 현재의 경제 침체를 벗어나야 한다.”고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대규모 적자재정 편성을 통해서라도 경기를 활성화시키려던 여당으로서는 ‘쓴소리’를 들은 셈이다. 조 박사는 이어 “현재 경제 상황이 정말 대규모 부양책을 요구하느냐는 질문이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내수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위험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자 열린우리당측이 일제히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재경부장관 출신으로 KDI 원장도 역임했던 강봉균 의원은 “내수를 살리기 위한 정부지출 필요성에 대해서는 (KDI가) 한 마디도 안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런 경제불황이 1년 이상 지속되면 정치적으로 견디기 힘든 위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우제창 의원도 “단기적 경기부양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은 우리당 입장과 반대인 것 같다.”며 “KDI의 반대 근거도 모호하다.”고 가세했다.이종걸 의원은 “경제에서 중장기를 얘기하는 것은 할 말이 없을 때 하는 것”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김희선 의원은 최근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이 KDI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평등주의라는 정치논리의 덫에 걸려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KDI의 주요업무는 정부 정책홍보가 아니냐.”고 따졌다.이에 김중수 원장은 “(좌승희 원장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국회 정무위 22명 ‘출자총액제한제’ 들어보니

    국회 정무위 22명 ‘출자총액제한제’ 들어보니

    국회 규제개혁특위 김혁규 위원장 내정자의 ‘출자총액제한제,제로 베이스 검토’ 발언으로 이를 둘러싼 ‘여·여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할지 주목된다.정부안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난 6월 열린우리당이 공정거래위와의 당정협의를 통해 확정했고,출자총액제한제 존치 및 금융사의 의결권 제한 조항이 핵심이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경기침체를 핑계로 시장개혁안을 완화하거나 폐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실효성도 떨어지고,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만큼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론’과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당론대로 ‘존치’를 수용하면서도 투자기피로 인한 경기침체 주장에 곤혹스러워 했다.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도 ‘폐지=반개혁’이라고 낙인 찍히는 분위기를 우려했다. 서울신문이 10일 공정거래위를 관할하는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 22명을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출자총액제한제의 현행 유지에 대해 김희선 위원장을 포함한 열린우리당 의원 6명과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 등 모두 7명이 찬성했다.찬성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당론이 한두 의원의 입을 통해 뒤집히는 것처럼 외부에 보여서는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문학진 의원은 “대기업 경영의 투명화가 여전히 필요하다.”면서 “과연 출자총액제를 폐지·완화한다고 투자를 더 할까 회의스럽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경제가 어렵더라도 원칙을 지켜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한나라당 고 의원은 “재벌그룹이 구조개혁을 추진해 왔지만,선단식 경영의 폐해가 여전하다.”며 현행 유지에 찬성했다.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한나라당 유승민·이한구·김정훈 의원 등이다.유 의원은 “시장 규율이 설 때까지 한시적으로 규제하겠다는 것인데,일관성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현재 우리의 경제상황은 투명성과 건전성보다 투자 촉진에 비중을 둬야 한다.”면서 “출자총액제한에 대한 졸업조건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한걸음 더 나아갔다. 존치와 폐지의 점이지대로 ‘완화’를 주장하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열린우리당 강길부 의원을 비롯해 이근식·신학용 의원,한나라당 나경원·이계경 의원이 그렇다.신 의원은 “정부안을 지지하지만,재계가 주장하는 투자제한이라는 대목을 집중적으로 짚어봐야 한다.”고 밝혔다.이계경 의원은 “결합재무제표 등을 통한 간접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재래시장]수원 팔달문 시장

    [재래시장]수원 팔달문 시장

    지난달 22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배기선·김태홍·김태년 의원 등이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 시장’을 다녀갔다. 국회에 상정된 ‘재래시장육성 특별법’ 입법을 앞두고 재래시장 활성화 시책의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팔달문 시장의 현대화사업 추진 상황 등을 점검하고 현지 상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팔달문 시장은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탄탄한 시장기반을 유지,국회 입법조사활동 대상지로 떠오른 것이다.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팔달문 시장은 남문상가,영동시장,지동시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수원시는 자치단체로는 비교적 빠른 지난 2001년부터 시장 현대화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갤러리아백화점과 신세계 이마트,삼성 테스코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 15개소가 수원에 진출하면서 재래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감소하는 등 휘청거리고 있었다. 팔달문시장의 변화는 이런 위기감에서 싹텄다.수원시는 우선 팔달문 시장의 초라한 환경에 ‘메스’를 가했다.영동시장에서 남문상가에 이르는 141m 구간에 ‘아케이드’거리를 조성했다.아케이드는 채광형으로 꾸며져 비좁고 우중충했던 모습을 산뜻하게 변신했으며 냉·난방 시설이 설치돼 쾌적한 분위기 속에서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게 됐다. 또 영동시장에서 지동시장에 이르는 100m 구간 도로 바닥을 타일로 교체하는 등 초라했던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털어버렸다.이 구간에는 어린이놀이방과 소비자보호센터,관광안내소,다목적 휴게실 등 편의시설을 갖춘 ‘고객지원센터’를 설치,호응을 얻고 있다.시장 건물 외벽을 교체하고 비좁은 중앙통로와 무질서한 간판 등을 정비하는 등 리모델링 작업도 끝냈다. 백화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가 운전자들을 위한 주차공간도 대폭 확충된다.10월에 문을 여는 주차전용 빌딩은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에 모두 500여대의 차량의 동시주차가 가능하다. 쇼핑거리·먹을거리 뿐 아니라 볼거리도 풍부해졌다.팔달문과 지동교간 구간을 ‘차없는 거리’로 단장해 사진과 미술 전시회,길거리 농구대회,전통무예전,농악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팔달문 재래시장은 시장 현대화 사업과 함께 업종 단일화 등 전문거리 조성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3000여개 점포가 몰려 있는 영동시장은 한복과 이불 등 혼수시장으로 특화를 시도해나가고 있다.이미 100여개 점포가 포목 관련 품목을 취급중이며 향후 타 점포의 업종을 흡수를 통해 전문 영역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패션 1번가 골목은 의류·신발 등 대형 메이커 상품거리로,남문상가와 시민백화점은 의류,피혁류 등 중·저가 잡화류 거리로 재편되고 있다.영동시장 이정관 전무이사는 “시설 현대화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는 없다.”며 “업종 단일화 등 전문성을 갖춘 시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수원 갈비 못잖은 인기 ‘양념순대’ “수원 양념순대 맛보러 오세요.” 수원 팔달문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 있다.지동시장내 ‘지동 순대타운’이 그곳.잡채와 선지 등 8가지 재료를 섞어 찐 순대는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그만이어서 수원 양념갈비와 함께 수원의 대표음식으로 통한다. 맛도 맛이지만 값도 저렴해 시장 상인뿐 아니라 쇼핑하러나온 주부,인근 회사원들이 주 고객이다.세계문화유산인 화성(華城) 순례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서 불과 10여m 거리에 위치해 있어 2시간 이상 성곽을 둘러보고 허기진 배를 채우려는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타운내 30여곳의 업소에서 판매되는 순대류는 일반 순대인 ‘찰순대’,야채가 주재료인 ‘수원 왕순대’,100% 고구마 당면을 사용하는 ‘수원양념 순대’와 인삼이 들어간 ‘편육’,‘족발’등이다.이곳을 찾은 주부 김희선(36·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씨는 “다른 곳의 순대보다 더 쫄깃하고 맛도 담백해 시장에 올 때마다 순대타운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곳 역시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으로 성공한 케이스에 속한다.시설 노후화와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한때 퇴출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실내 분위기를 깔끔하게 바꾸고 도시가스·환기시설을 설치하는 등 변신을 꾀했다. 지동시장 최극렬(48)대표는 “시설 현대화를 통해 전체 매출액이 30%가량 늘었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 및 친절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휴일없는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상인들에 선진경영기법 전수 “팔달문 재래시장이 지역및 서민경제의 중심에 설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팔달문 시장의 현대화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덕화 수원시 지역경제과장은 “지난 1990년대 초만 해도 평택 화성 용인 등 경기 남부권의 중심시장으로 우뚝섰지만 최근들어 이 지역에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존립 기반이 흔들리게 됐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지난 2001년부터 모두 320억원을 투입,시장 기반시설 확충하고 노후 시설을 개선하는 등 하드웨어 부문에 역점을 뒀다고 박 과장은 설명했다. ”입주 상인들 사이에 전문화만이 살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시장 특화 추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상인들의 의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그는 “6개 시장단체를 하나로 통합한 상인연합회를 구성해 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유통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유통경영시민대학’도 상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그동안 86명이 2개월 과정의 교육을 통해 선진 경영 기법을 배웠다고 강조했다.그는 “대형 유통점을 넓게 펼쳐 놓은 듯한 재래시장은 살아있는 향토문화의 장이자 지방경제의 뿌리인 만큼 물가안정과 서민생활의 영향을 끼치는 삶의 터전으로 지속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숨짓는 ‘民生’…헌신짝 된 ‘相生’

    한숨짓는 ‘民生’…헌신짝 된 ‘相生’

    답답하다.경제는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 고(高)유가·고물가·주가폭락이라는 3중고에 허덕이며 도무지 회생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머리를 맞대고 타개책을 모색해야 할 정치권은 그럼에도 과거사와 국가정체성 논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여야 모두 경제회생에 당력을 쏟겠다는 다짐을 되뇌지만 말뿐이다.진정한 경제 위기의 원인은 눈과 귀를 닫은 채 입만 열어 놓은 정치권이라는 지적만 높아간다. ■ 경제는… 우리 경제가 갈수록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는 ‘신호’가 동시다발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금리는 정책수단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환율도 수출 떠받치기에 바쁘다.한마디로 금융지표가 엉망이다.여기다 물가는 올해 목표치인 3%대를 훌쩍 넘어 4%를 넘보고 있고,연일 치솟는 유가,원자재가격 등 대외 여건도 경기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여파로 경제 주체인 개인과 기업들의 한숨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부동산대출 등 260조원을 넘는 은행권 가계부채로 서민·중산층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지고,기업은 투자는커녕 일할 의욕마저 잃고 있다.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기업의 체감경기도 3개월째 연속 하락해 ‘수출동력’이 멈추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깊어가는 서민·중산층 주름살 서민은 물론 자영업자들도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지난 6월말까지 최근 1년간 중소기업의 업종별 연체율 현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경기에 가장 민감한 숙박·음식업종이 지난 6월말 현재 6.4%로 지난해 6월말의 0.5%에 비해 불과 1년 만에 무려 13배로 급등했다.나머지 중소기업 업종도 같은 기간 연체율이 부동산·임대업은 0.9%에서 2.9%,도소매업은 8.1%에서 9.8%,건설업은 1.9%에서 3.5%,제조업은 4.0%에서 5.0% 등으로 상승했다. 가계 부실도 심상찮다.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도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가계의 자산과 부채,저축률,실업률 등을 토대로 가계부실지수를 산출한 결과,올 1·4분기 127.9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에는 123.5였다. 지난 3월말 현재 가계 금융부채 잔액은 535조 5000억원으로 연간 이자 부담액은 33조 1000억원에 달한다. 외환위기 이전에 10% 초반에 머물던 근로자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상환 비율이 올 1·4분기에는 25.9%로 상승해 소득의 4분의 1 이상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문병식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년 부양비 지출 증가,계층별 소득의 양극화현상 심화,임시·일용직 증가 등 고용의 질 악화,주택담보대출 상환과 신용불량자문제 등으로 인해 가계의 소비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내수부진,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내수부진의 여파로 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생산활동에 대한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다.3일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놓은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이를 여실히 반영한다. 한국은행이 2485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는 70으로 6월의 78보다 8포인트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했다.지난해 8월의 67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특히 내수기업의 업황BSI가 75에서 69로 6포인트 떨어진데 비해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85에서 74로 11포인트 급락해 내수기업의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전경련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월 BSI가 86.4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침체 장기화와 함께 고유가,원자재가격 상승,하반기 수출둔화 우려 등 국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병철 김경두기자 bcjoo@seoul.co.kr ■ 정치는… 여야는 3일에도 과거사 청산과 국가 정체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이어갔다.여야 대표간에 상생과 민생정치를 표방하며 약속한 ‘5·3협약’은 잊어버린 지 오래다.입으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쟁을 중단하자.”고 외치면서도 서로에게 쉼 없이 주먹질을 해대는 형국이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정체성 논란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내부 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표를 공격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한나라당 역시 “경제 위기의 본질은 집권세력의 모호한 정체성”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민주노동당 등 야4당 공조를 통해 ‘카드대란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하는 등 본격적인 여당 옥죄기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오전 기획자문위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정체성 위기가 경제난의 원인이라고 비약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면서 “난데없는 정체성 논란은 색깔론의 연장일 뿐”이라고 공격했다.그러면서 “유신체제는 5·16보다 상위의 헌정질서 유린행위”라고 덧붙였다. 문희상 의원은 “송두율씨 재판과 북방한계선(NLL) 문제,의문사진상조사위 문제를 갖고 정체성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공격했다.장영달 의원은 “정부 수립 후 6·25전쟁과 박정희 쿠데타,12·12사태 등 세차례의 정체성 위기가 있었으나 박 대표는 유신독재를 구국의 선택이라고 했다.”고 비난했다. 김한길 의원은 “박 대표가 퍼스트레이디를 할 때 긴급조치로 감옥에 있는 아버님 면회가면서 세월을 까먹었다.”고 가세했다.민병두 의원은 “한나라당이야말로 정체성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김희선 의원은 친일반민족진상규명법 문제를 들어 “(박 대표의 반발은)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맞서 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을 지키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것과 같다.”면서 “헌법을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국가 정체성 수호를 거듭 강조했다.또 “내가 정체성 얘기만 꺼내면 여당에선 하루종일 아버지 얘기만 한다.”며 “(한나라당은)국가적인 문제를 얘기하는데 여당은 항상 개인적인 얘기만 한다.”고 반박했다.앞서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왜 개인문제만 공격하고 (국가정체성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입장 표명을 거듭 요구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여당이 국내에서는 과거사를 청산하겠다고 하면서 왜 일본 앞에서는 과거사 문제가 국내용이라며 비굴하게 구는 것인지 국민은 알고 싶어한다.”며 “이 정권은 국가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은 엄청난 잘못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공방은 다음 주 열린우리당의 ‘진실·화해·미래위원회’ 추진 구상이 윤곽을 드러내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이 기구는 사실상 여권의 ‘3공 청산’작업으로 전개될 전망이어서 박 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불거졌던 ‘노 대통령 3대 의혹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당내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민주노동당·민주당·자민련 등과 카드대란 국정조사를 비롯해 예결특위의 상임위 전환,기금관리기본법 개정,경제 위기 진단 대국민토론회 개최 등을 추진키로 합의하는 등 대여(對與) 야4당 공조에 나섰다. 진경호 전광삼기자 jade@seoul.co.kr
  • [여성&남성] 여성들이 말하는 드라마속 신데렐라

    회사원 서윤영(41·여)씨는 얼마 전부터 ‘파리지엔’이 됐다.프랑스 파리에서가 아닌,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방영되는 서울에서다.“유치하다.”는 남편과 아이들의 성화도 소용없다.팍팍한 일상에 그런 활력소가 없다.남자주인공(박신양)이 “애기야,가자.”를 외칠 때면 “역시 드라마는 어쩔 수 없어.” 하며 피식 비웃지만 여주인공(김정은)의 기분을 상상해본다.서씨는 주말마다 ‘60분간의 판타지’를 통해 김정은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렇지만 ‘드라마를 통해 젊은 날의 꿈들을 보상받으려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그러나 곧 마음을 추스른다.“깊이 생각할 것 없어,어차피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니까.” 할 말 다 하고,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여주인공을 보고 있노라 면 가슴까지 후련하다.일종의 ‘정신적 휴식’이다. ●다시 부는 신데렐라 신드롬 ‘신데렐라 신드롬’이 다시 불고 있다.‘파리의 연인’ ‘황태자의 첫사랑’ ‘풀하우스’ 같은 TV드라마가 그 공간이다.이들 주인공은 불황의 골이 깊을수록 사회·경제적으로 변두리에 내몰리기 마련인 여성들이다. ‘백마탄 왕자’ 스토리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 여름 부쩍 신데렐라 신드롬이 안방을 점령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여성의 각박한 현실에서 찾고 있다.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현실이 어려울수록 판타지가 주는 매력은 커진다.”면서 “취업 등으로 고민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드라마 속 스토리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함 교수는 “여성의 현실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피부로는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더 판타지에 탐닉해 가면서 이중 삼중의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제일신경정신과 김진세 원장도 “‘왕자 이야기’는 각박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청량음료 같은 판타지”라면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에서 탈출시켜주는 ‘왕자의 구원’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학생 조혜은(22·여)씨는 주말의 짜릿한 판타지를 즐기고 있다면서도 대리만족에 대한 확대해석에는 일침을 가했다. 조씨는 “판타지라고 표현하면 여성들이 아무 생각없이 꿈에만 빠져 허우적대는 느낌이 있는데,드라마는 주인공에 나를 투영해 짧은 순간 삶의 활력을 주는 ‘달콤한 사탕’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점점 정교해지는 판타지 시간이 흘러도 ‘신데렐라 신드롬’이라는 고전적 소재가 호응을 얻으려면 정교한 포장은 필수다.양성평등의 확산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도 살짝살짝 반영하면서 보다 현실에 가깝고 ‘쿨한’ 왕자와 공주가 등장,그 판타지도 흐름을 놓치지 않고 진화하고 있다. ‘파리의 연인’은 10년 전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차인표와는 사뭇 다르다.젊은 기업인이라는 점은 매 한가지이지만 박신양은 차인표처럼 조각 같은 몸에 재즈바에서 멋지게 땀흘리며 색소폰을 불어주는 ‘환상적인 왕자’가 아닌 여자친구에게 “콧구멍 크다.”고 놀려대는 장난기 가득한 남자다. ‘황태자의 첫사랑’의 차태현도 외모나 캐릭터로 볼 때 어딘가 좀 허술한,‘황태자’와는 거리가 있다. 여주인공도 마찬가지다.‘백마 탄 왕자’만 목놓아 기다리며 눈물만 빼는 신데렐라는 더 이상 없다.김정은은 털털하고 푼수기 넘치는,그러면서도 자기 꿈이 분명한 ‘캔디형’ 요소가 가미돼 있다. ‘황태자의 첫사랑’의 유빈(성유리)은 가난한 집 딸로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에 대한 절박함으로 비련을 연출하거나 꿈을 이루는 방편으로 황태자 건희(차태현)에게 비굴하게 굴지는 않는다. 한국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강혜란 사무국장은 “정형화된 캐릭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식상해 하는 요소들을 교묘히 피하면서,구태의연하기 짝이 없는 소재의 함정을 벗어나 여성들의 심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자극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화평론가 정윤수씨는 “만약 ‘파리의 연인’의 주인공이 김희선이었으면 여성들은 더 거리감을 갖게 됐을 것”이라면서 “김정은처럼 푼수기 있는 평범한 캐릭터가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비현실적인 판타지와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고 분석했다. ●신데렐라를 넘어서 그러나 ‘파리의 연인’류의 드라마들을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다양한 여성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초 ‘씩씩한 30대 여성들의 일과 우정’을 그리며 선풍적 인기를 얻었던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좋은 예다.성공한 여자들에 대한 동경을 담아낸 것은 물론,‘일과 사랑 중 택일’이라는 공식마저 가볍게 깨버렸다. 대리만족이라는 측면에서 ‘중년의 설레는 사랑’도 인기있는 소재다.지난해 ‘앞집 여자’는 평범한 주부가 알쏭달쏭한 불륜의 감정을 넘나드는 심리를 경쾌하게 그려 인기를 얻었다.주부 이모(38·여)씨는 “현실에서는 도덕적 이유로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내면의 욕구를 드라마에서 치밀하게 묘사해 재미있었다.”면서 “타인의 스토리를 보며 느끼는 유쾌한 대리만족”이라고 말했다. 평론가 정윤수씨는 “드라마는 30∼40대 여성들이 비슷한 연령대의 남성들에 비해 훨씬 더 갇혀 있는 상황에서 갖는 일탈심리를 배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성과 드라마라는 판타지의 관계를 부정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대학원생 문모(25·여)씨는 “재미있게 보지만 관찰자적 입장에서 그칠 뿐”이라고 강조했다. 성균관대 정외과 김비환 교수는 “포르노가 남성의 성적 판타지라면 신데렐라 류의 드라마는 여성의 판타지라는 측면이 있다.”면서 “포르노에 대한 논쟁도 찬반이 팽팽하듯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대리적인 카타르시스를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은 현실을 도피하려 하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판타지’를 주입할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여성부 “성차별” 최종 결론

    지난해 말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이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했던 발언이 남녀차별 행위라는 남녀차별개선위원회의 공식 결정이 나왔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23일 선거법 개정을 놓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몫인 위원장 자리에 앉아 있는 김 의원에게 “남의 여자가 우리 집 안방에 와서 드러누워 있으면 주물러달라는 얘기”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위원장 지은희)는 지난달 28일 이 의원의 발언이 남녀차별 행위라고 결론짓고,지난 12일 이 의원에게 결정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남녀차별개선위는 국회의장에게도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 여성의원들과 남녀차별개선위에 ‘남녀차별행위(성희롱)에 대한 시정신청서’를 내고 5000만원의 배상금과 국회의장의 징계,중앙일간신문에 성희롱 행위 공표 등을 요구했다.이번 남녀차별개선위의 결정은 현직 국회의원의 남녀차별 행위에 대한 첫번째 결정이며,이 문제로 국회의장에게 시정 권고를 내린 것도 처음이다.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이경형칼럼] 軍은 신뢰를 먹고 산다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따른 최근 일련의 사태는 청와대와 군이 서로 대척점에서 갈등을 빚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그래서는 안 되며 그럴 수도 없다.차제에 군이란 어떤 조직인가라는 물음에 군 스스로는 물론,청와대와 여야 정치권도 진지하게 답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해군의 경고 포격을 전후한 작전 전개 상황과는 별개로,남북 함정 간에 이뤄진 교신의 정확한 내용과 여기에서 파생한 보고 누락의 성격을 보는 청와대와 군의 시각차로 증폭되어 왔다.그동안 드러난 합참 및 국방부의 사건 경위 발표와 노무현 대통령의 재조사 지시,그리고 교신 기밀의 일부 언론 유출 등의 과정을 보면 군과 청와대 간에는 어떤 불신이 깔려있는 것 같다. 이러한 불신이 군의 정보처리 메커니즘에 대한 청와대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청와대는 적어도 현 군수뇌부가 남북화해라는 큰 틀에서 변화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그래서 인사,의식 전환 등 어떤 형태로든 군부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여당내 일부 그룹들도 현 군부의 군통수권자에 대한 충성심에 막연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김희선 의원이 현역 군 장성들에게 극도의 불신감을 나타낸 것도 이러한 시각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군은 청와대가 군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고,군에 신뢰를 주지 않으며,더욱이 군의 명예를 너무 가볍게 여긴다고 보고 있다.비근한 예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인 현역 대장을 공금유용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개 끌듯,끌고 다닌 일’을 지적하곤 한다. 지난달 모범 용사로 본사에 초청된 부사관들은 오찬 자리에서 한결같이 별 4개를 어깨에 단 채,헌병들에게 끌려다니는 장군의 모습을 TV로 보면서 군인의 한 사람으로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징역 5년 구형에도 불구하고,벌금 2000만원으로 판결 난 데서도 이런 분위기가 묻어난다. 흔히 군은 신뢰와 사기로 먹고 살며,명예를 위해 죽고 산다고 한다.총칼을 든 군대에 신뢰가 없어지면 그것은 피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군대는 배가 고파도 사기가 충천하면 필승한다고도 한다.사기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통수권자의 신뢰에서 나온다.그리고 군의 명예는 계급장의 존중에서 나온다.적어도 군대 조직은 ‘계급장을 떼고’ 얘기할 수 없다. 군은 최근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신뢰가 실추된 것이 사실이다.각종 독직 사건은 물론 군인공제회의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 등으로 군 수뇌의 윤리성도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군은 스스로 잃어버린 신뢰를 찾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참여 정부도 군에 진정한 애정을 갖고 신뢰를 심어주도록 해야 한다.군은 청와대의 손길이 차다고 느낀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1993년 3월 수십년간 군사정권의 핵심 지배 세력이었던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척결함으로써 군의 문민 통제를 정착시켰다.YS는 회고록에서 군 개혁이야말로 전광석화처럼 전격적으로 단행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술회하고 있다.그만큼 군부 인사는 군통수권자도 대단한 결심 없이는 단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군은 언필칭 국민의 군대이고,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은 군의 통수권자다.군은 통수권자에 대한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여기는 조직이다.노 대통령은 군 인사 쇄신을 통해 군통수권을 확립할 수 있다.다만 장군의 옷을 벗기더라도 명예까지 벗겨서는 안 될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서해교신 기밀 유출 파문] “우리軍을 먼저 믿고 챙겨야”

    ‘박근혜 2기 체제’를 맞은 한나라당이 20일 ‘박근혜식 대여(對與) 공세’를 시작으로 기지개를 켰다.극단적인 표현으로 야성(野性)을 드러내기보다는 “한심스럽다.”,“황당하다.”는 완곡한 어법을 동원했다.거친 표현은 자제하고도 “할 말은 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공격의 초점은 북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사건에 대해 여권이 연일 우리 군만 문제삼는 게 적절치 않다는 데 모아졌다.준장·소장을 ‘군부 정권에서 지도력을 키운 사람’이라고 비난한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포문은 김덕룡 원내대표가 열었다.김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NLL 침범 사건에 대해 재조사 지시를 내렸는데,작전 수행이 적절했느냐가 아니라 보고가 정확했느냐를 문제 삼더라.”면서 “북이 남북 공동 무선망을 무시하고,교란전술을 구사한 사건의 본질과 함께 이에 잘 대응한 우리 군을 외면하고 보고가 안 된 것만 문제 삼다니 한심스럽다.”고 개탄했다. 이어 “열린우리당도 청와대의 이런 기류를 알고,우리 군에 적개심을 드러내는 별별 발언을 하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농담 섞인 ‘의붓아버지론’에 빗대 여권을 성토했다.이 최고위원은 “열린우리당은 북의 NLL 침범과 관련해 우리 군에 모욕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면서 “남의 집 애가 와서 우리 애를 때렸는데도 잘못없는 우리 애만 야단치면 의붓아버지 소리를 듣듯이 우리 군에는 여당이 의붓아버지”라고 꼬집었다. 전날 대표 수락 연설에서 목숨까지 바쳐 국가 안보를 지키겠다고 공언한 박근혜 대표도 거들었다.박 대표는 “정부가 확고한 국가 정체성을 갖고,국민에게 안보문제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줄 때 남북관계가 잘 풀려가는 것이지,최근처럼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면 남북관계는 반대로 간다.”며 우회적인 어법으로 꼬집었다. 전여옥 대변인은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먼저 믿고 챙겨야 할 것은 북이 아닌 우리 군”이라고 논평했다.이정현 부대변인은 “어떤 세력도 군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 군을 망신주거나 매도해 사기를 저하시켜서는 안 된다.”며 여당 의원들의 발언을 성토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서해교신 기밀 유출 파문] 우리당 ‘갈팡질팡’ 대응

    군의 보고누락 의혹사건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를 일부 언론에 유출한 장본인이 박승춘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 겸 합참 정보본부장(육군 중장)이라는 사실이 서울신문 가판보도로 알려지자 열린우리당은 “놀랍다.”는 반응 속에 일단 말을 아꼈다. ●수뇌부 문책론 하루만에 번복 김현미 대변인은 20일 구두 논평을 통해 “박 중장이 특정언론사 기자만 불러 기밀사항을 유출했다면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단순한 실수로는 보기 어렵지 않으냐.”고 지적하고 “합동조사단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또 “이번 사건은 허위 보고의 실체 규명이 본질인 만큼 야당은 군과 정부를 이간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건이 확산되면서 군 내부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여론도 혼란 양상을 보이자 당초의 단호한 대응자세에서 한발 물러섰다.당 대변인이 군 수뇌부 문책을 주장하고 나선 지 하루 만에 원내대표가 “문책론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부인하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초 김 대변인은 지난 19일 오전 “군 통수권자에 대한 허위보고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정부는 철저한 진상조사로 실체를 규명,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앞서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는 김희선 여성위원장이 “준장에서 소장으로 있는 사람들은 과거 군부정권 시절 지도력을 키워온 사람들”이라고 군 수뇌부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千대표 “진상조사 먼저” 이같은 발언으로 마치 여당이 군 전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자 20일 오전 천정배 원내대표가 기자들을 만나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천 대표는 “진상조사가 우선돼야 하며,이후 대책을 마련하고 문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정을 책임진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에만 몰두해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특히 대표적인 개혁파 재선의원인 정장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의원들이 북한 관련 조치들을 마구 내놓는데,신중해야 한다.국민들이 좌파정권이라고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정세균 의원도 “정확한 진상이 파악되기도 전에 왜 그렇게 말들이 많은지 모르겠다.매사에 너무 조급해한다.”고 비판하는 등 많은 당내 의원들이 우려를 표시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서해교신 기밀 유출 파문] “우리軍을 먼저 믿고 챙겨야”

    ‘박근혜 2기 체제’를 맞은 한나라당이 20일 ‘박근혜식 대여(對與) 공세’를 시작으로 기지개를 켰다.극단적인 표현으로 야성(野性)을 드러내기보다는 “한심스럽다.”,“황당하다.”는 완곡한 어법을 동원했다.거친 표현은 자제하고도 “할 말은 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공격의 초점은 북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사건에 대해 여권이 연일 우리 군만 문제삼는 게 적절치 않다는 데 모아졌다.준장·소장을 ‘군부 정권에서 지도력을 키운 사람’이라고 비난한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포문은 김덕룡 원내대표가 열었다.김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NLL 침범 사건에 대해 재조사 지시를 내렸는데,작전 수행이 적절했느냐가 아니라 보고가 정확했느냐를 문제 삼더라.”면서 “북이 남북 공동 무선망을 무시하고,교란전술을 구사한 사건의 본질과 함께 이에 잘 대응한 우리 군을 외면하고 보고가 안 된 것만 문제 삼다니 한심스럽다.”고 개탄했다. 이어 “열린우리당도 청와대의 이런 기류를 알고,우리 군에 적개심을 드러내는 별별 발언을 하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농담 섞인 ‘의붓아버지론’에 빗대 여권을 성토했다.이 최고위원은 “열린우리당은 북의 NLL 침범과 관련해 우리 군에 모욕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면서 “남의 집 애가 와서 우리 애를 때렸는데도 잘못없는 우리 애만 야단치면 의붓아버지 소리를 듣듯이 우리 군에는 여당이 의붓아버지”라고 꼬집었다. 전날 대표 수락 연설에서 목숨까지 바쳐 국가 안보를 지키겠다고 공언한 박근혜 대표도 거들었다.박 대표는 “정부가 확고한 국가 정체성을 갖고,국민에게 안보문제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줄 때 남북관계가 잘 풀려가는 것이지,최근처럼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면 남북관계는 반대로 간다.”며 우회적인 어법으로 꼬집었다. 전여옥 대변인은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진정으로 먼저 믿고 챙겨야 할 것은 북이 아닌 우리 군”이라고 논평했다.이정현 부대변인은 “어떤 세력도 군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 군을 망신주거나 매도해 사기를 저하시켜서는 안 된다.”며 여당 의원들의 발언을 성토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서해교신 기밀 유출 파문] 우리당 ‘갈팡질팡’ 대응

    군의 보고누락 의혹사건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를 일부 언론에 유출한 장본인이 박승춘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 겸 합참 정보본부장(육군 중장)이라는 사실이 서울신문 가판보도로 알려지자 열린우리당은 “놀랍다.”는 반응 속에 일단 말을 아꼈다. ●수뇌부 문책론 하루만에 번복 김현미 대변인은 20일 구두 논평을 통해 “박 중장이 특정언론사 기자만 불러 기밀사항을 유출했다면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단순한 실수로는 보기 어렵지 않으냐.”고 지적하고 “합동조사단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또 “이번 사건은 허위 보고의 실체 규명이 본질인 만큼 야당은 군과 정부를 이간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건이 확산되면서 군 내부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여론도 혼란 양상을 보이자 당초의 단호한 대응자세에서 한발 물러섰다.당 대변인이 군 수뇌부 문책을 주장하고 나선 지 하루 만에 원내대표가 “문책론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부인하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초 김 대변인은 지난 19일 오전 “군 통수권자에 대한 허위보고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정부는 철저한 진상조사로 실체를 규명,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앞서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는 김희선 여성위원장이 “준장에서 소장으로 있는 사람들은 과거 군부정권 시절 지도력을 키워온 사람들”이라고 군 수뇌부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千대표 “진상조사 먼저” 이같은 발언으로 마치 여당이 군 전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자 20일 오전 천정배 원내대표가 기자들을 만나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천 대표는 “진상조사가 우선돼야 하며,이후 대책을 마련하고 문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정을 책임진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에만 몰두해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특히 대표적인 개혁파 재선의원인 정장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의원들이 북한 관련 조치들을 마구 내놓는데,신중해야 한다.국민들이 좌파정권이라고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정세균 의원도 “정확한 진상이 파악되기도 전에 왜 그렇게 말들이 많은지 모르겠다.매사에 너무 조급해한다.”고 비판하는 등 많은 당내 의원들이 우려를 표시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교신 보고누락 재조사] 여야 엇갈린 반응

    북한 경비정의 서해상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관련한 교신내용 보고누락 사건을 보는 여야의 입장차가 뚜렷하다. 19일 여당은 북한 측에 대한 언급은 삼간 채 우리 군 수뇌부를 비판하고 나섰다.반면 야당은 우리 군을 두둔하면서 북한 측에 화살을 돌렸다.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발언을 자청,“(지금)군대의 준장에서 소장에 있는 사람들은 중령에서 대령이 되는 과정에서 군부정권에서 지도력을 키워온 사람들이란 점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안보태세 등 여러 부처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결국은 대통령의 지도력을 인정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로 연결된다.”고 말했다.이같은 발언은 현 정부내 군장성급 인사에 대한 불신을 밑바탕에 깔고 제기한 ‘물갈이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해,당내 일각의 군 인사시스템 개혁주장과 맞물려 파문이 예상된다. 김현미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그 어떤 승리한 전투보다 평화가 바람직하다는 측면에서 교신에서 ‘허위보고’를 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실체를 규명하고,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력한 대처를 요구했다.이와 관련,열린우리당은 이번 사건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 국회 국방위와 정보위를 소집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덕룡 대표권한대행은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북한은 NLL을 침범하고도 핫라인을 통해 거짓말을 했는데,이는 중대한 일로 외교적인 문제”라며 “정부는 북한에 엄중 항의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김 대행은 “우리 군은 교전 규칙에 따라 북한 경비정을 퇴치했기 때문에 역할과 책임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의 ‘송신했다.’는 주장에만 큰 의미를 부여한 채 우리 군을 허위보고로만 몰아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회의결과는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국민불안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조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과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김배곤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철저성을 기해야 하는 군내에서 허위보고가 횡행하는 상황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으며,당국은 정확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관련자에 대한 엄중문책과 재발방지책 수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
  • 北교신 보고 누락 재조사 지시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관련해 남북 해군함정간 교신사실의 보고가 누락됐다는 의혹에 대해 추가조사를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윤광웅 국방보좌관으로부터 국방부의 중간조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군의 보고는 정확성이 생명”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조사의 핵심은 현장에서의 작전수행이 적절했느냐가 아니라 당시 상황이 정확히 보고됐느냐 하는 점”이라면서 “상부에 대한 보고와 국민에 대한 보고는 정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추가조사 지시는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대한 불신과 함께 사실상 재조사 지시로 이해된다. 노 대통령은 “남북간 서해상 교신수칙 합의 상황에서 교신이 있었는 지를 정확하게 보고하는 것은 앞으로 남북관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작전수행의 적절성 문제는 추가조사 지시의 핵심이 아니다.”면서 “특별지시의 취지는 보고를 정확히 했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도 교신내용 보고 누락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김희선 의원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군통수권자에게 정보를 보고하지 않고 묵살했다는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으며,국방부 장관 문책 얘기가 있지만 그 차원에서 그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대폭적인 군장성급 물갈이 인사를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김현미 대변인도 “교신에서 허위보고를 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실체를 규명하고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이날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장성급회담 실무대표접촉과 관련한 남측 제의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아 회담이 무산됐다. 국방부는 “19일 남측 지역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의 선전물 철거작업 확인을 위한 장성급회담 3차 실무대표접촉을 개최하자고 지난 13일 제의했으나 북측이 오늘까지 답신을 보내오지 않았다.”고 무산 배경을 설명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핫라인’ 진상 논란 혼란스럽다

    ‘서해상 핫라인 허위보고’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본질을 벗어나고 있어 혼란스럽다.각 정파들의 분별없는 주장으로 자칫 이념논쟁으로 확산될까 우려된다.이번 사건의 핵심은 북한의 핫라인 응답이 있었다는 사실이 합동참모본부 이상의 지휘계통에 보고되지 않은 배경이다.합참-국방부-대통령 등의 계통을 밟는 사전보고를 미처 못했다면 사후에라도 보고됐어야 할 중요 사안이었다.보고누락을 중심으로 진실규명이 된 뒤 정치적 해법을 내놓는 것이 순서상 맞다. 한나라당은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뒤 핫라인을 통해 중국어선이라고 기만전술을 폈다.”면서 “북한에 엄중항의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군의 사기를 저하시키고,국민불안을 조장한다고 비난했다.북한측의 기만전술이 있었는지는 분명히 가려져야 할 대목이다.그러나 북한측의 기만전술이 있었다면 더욱 상부에 보고해야할 사태다.그를 방기한 책임은 덮어두고,NSC의 의도만 파고드는 행동은 옳지 않다. 열린우리당측도 정치적 예단을 갖기는 마찬가지다.김희선 의원은 “이런 일들이 대통령의 지도력을 인정하느냐는 문제로 비쳐지고 있다.”면서 “군대의 준장,소장 등은 군부정권에서 커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핫라인 보고누락 사태를 군 간부들의 성향 논란으로까지 확대시키고 있다.여당 일각에서는 참여정부의 대북화해 기류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가 깔린 행동이라는 성급한 관측도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건의 추가조사를 지시했다.현장에서 교전수칙대로 포격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북측과 교신내용이 중간보고 과정에서 누락된 점은 누가봐도 잘못됐다.국방부는 어느쪽으로라도 ‘짜맞추기식 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보고누락의 원인과 책임을 확실히 밝혀야 온갖 오해가 풀리고 사건 재발도 방지할 수 있다.정치권은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분히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정치테러… 盧대통령 사과를”

    한나라당이 15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패러디 파문을 계기로 대여공세의 수위를 더 강화했다.반면 열린우리당은 이 사안이 갖는 폭발력 때문에 몹시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정치 쟁점화하는 것을 경계했다. ●“박근혜 죽이기” 한나라당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를 겨냥한 여권의 ‘박근혜 죽이기’ 전략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는 ‘정치테러’,‘계략’,‘음모’,‘범죄행위’ 등 극한 용어들이 난무했다.김덕룡 원내대표는 “야당 지도자 모독사건을 실수로 치부하고 대충 넘어가겠다는 정부 여당은 정말로 부도덕한 집단”이라며 “청와대에서 일어나는 일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은 청와대의 계략과 책략에 의한 ‘정치테러’”라며 청와대의 대오각성과 노 대통령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와대의 홈페이지에 ‘저주의 굿판’이 벌어지고 음란사이트를 방불케 하는 천박한 패러디가 난무하고 있다.”며 “새로운 독재정권이 주도하는 천민화를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미안하다고 할 때 절제하자”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청와대가 공식 사과하고,열린우리당도 유감을 표시한 만큼 이쯤에서 그만두자는 얘기다.사안의 성격을 감안할 때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긁어 부스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여권의 판단인 것이다. 이날 오전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도 패러디 사건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전한 김현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마치 ‘딱 걸렸다.’는 식으로 나온다면 오히려 정치적 의혹을 받을 수 있다.”며 “한나라당으로선 우리가 미안하다고 할 때 거둬들이는 ‘절제의 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종석 대변인도 “정쟁으로 키우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대통령 사과 요구는 지나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16대 국회에서 정치개혁법안 처리과정에서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의 성희롱 발언으로 피해를 입었던 김희선 의원도 “사과한 문제를 가지고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전날 대전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곧바로 삼성동 자택으로 귀가했으나 심기가 불편해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는 바람에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의 전화 통화도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친일규명법 개정 ‘산넘어 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패러디한 사진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이 알려진 14일 한나라당은 ‘일제 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대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더욱 강력히 반발했다. 당초 한나라당 의원들은 고진화·권오을·김충환·배일도·심재철·원희룡·이재오·정병국 의원 등 모두 8명이 서명키로 했으나,‘패러디 사건’ 이후로 심재철 의원과 김충환 의원이 막판에 서명을 포기했다.심 의원과 김 의원은 “기본 취지는 공감하지만 특정기관과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서명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박 전 대표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겨냥하는 등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다는 당의 전체적인 기류를 받아들인 것으로 읽혀진다. 열린우리당은 김희선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을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하지만 한나라당은 여전히 완강하게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 법안이 햇빛을 보기까지는 엄청난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경찰은 조사 대상범위가 축소되고,군인은 확대되는 등 누가 봐도 여당의 개정안 제출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야당을 탄압하고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마녀사냥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한·미동맹 문제,김선일씨 피살사건,국가기관 해킹 등 안보에 구멍이 났는데도 바깥에서는 제 역할을 못하고 집안에서만 목소리를 높이는 ‘구들목 장군’”이라고 여당을 꼬집고,“민생은 제쳐놓고 국민들간에는 싸움을 붙여 죽은 귀신 부르기를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지난 3월 통과된 친일진상 규명법을 시행도 하기 전에 개정안을 내는 것은 특정한 정치적 의도와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도덕성과 국가의 정당성 문제에서 과거 60∼70년대 일을 들추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당 분위기를 반영해 남경필 수석원내부대표는 열린우리당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나 “특별법이 시행되지도 않았는데,다시 개정안을 내는 것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공식 항의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농사꾼이 논에서 잡초 뽑을 때 가리지 않는다.”며 “몇몇 친일 언론사 등에 대한 관심은 주가 아니며,우리 민족이 과거를 털고 미래로 나가자는 것이 법의 목적”이라고 반박했다.송영길 의원은 “일제시대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간 사람도 있지만,자발적으로 육사를 졸업해 일왕한테 충성을 맹세한 것까지 생계형 강제징용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는 열린우리당의 주장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와 시민단체의 염원이 담긴 법”이라고 강조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등 30여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시민연대’는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을 비호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친일진상규명의 본질을 훼손하려는 기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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