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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에게 피가되고 살이되는 고전 둘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고전을 재해석한 책 두 권이 나왔다. ‘열하일기’(리상호 옮김, 홍영우 그림, 보리 펴냄)는 연암 박지원의 여행기를 청소년이 읽기 쉽게 다시 펴낸 것이다. 1950년대 북녘 학자 리상호가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최초로 완역했는데 이 번역본을 다시 다듬은 것. 서울사대부고 국어 교사인 서미선씨는 “아이들에게 박지원을 말할 때면 목소리가 높아진다. 멋진 사람을 소개하는 즐거움 때문”이라며 “여러 번 ‘열하일기’를 읽었는데 단숨에 읽어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온전하게 ‘글맛’이 살아 있는 여행기로 박지원을 생생하게 마주 대하는 듯했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번역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박지원이 18세기 중국 베이징 일대를 여행하고 남긴 책이 세계 최고의 여행기라 불리는 ‘열하일기’다. 마부 청대와 마두 장복이, 길동무 어의 변계함, 중국 점방과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등 재미있는 등장인물이 많아 생동감이 넘친다. 베이징 북동쪽의 열하는 중국 황제들의 별장이 많이 있던 곳으로, 온천이 많아 강물이 얼지 않는다고 해서 열하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열하일기’의 그림은 ‘21세기 김홍도’라 불리는 홍영우 작가가 그렸다. 사신행차도, 연암과 친구들이 어울리는 그림 등은 전통 기법으로 그린 채색화로 책의 재미를 한껏 높여준다. 1만 2000원.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찾기’(신병주·이혜숙 지음, 책과함께어린이 펴냄)는 규장각을 다룬 첫 번째 어린이 책이다. 규장각에 소장된 수많은 책을 소개함과 동시에 조선 시대의 투철한 기록 정신을 어린이들에게 전해 준다. 저자인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학예연구사를 지냈다. 규장각 유물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통해 아이들은 기록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작고 사소한 기록들이 쌓여 자신에게 꼭 필요한 역사가 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왕의 숨결이 느껴지는 어필, 왕이 목욕하던 온양온천을 보여주는 ‘온양별궁전도’, 조선 시대 외국어 학습서인 ‘노걸대’, 조선을 대표하는 백과사전 ‘지봉유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등 규장각의 대표적인 자료들이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소개된다. 1만 1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세대공감] 훈육과 폭력 사이, 체벌

    [세대공감] 훈육과 폭력 사이, 체벌

    체벌(體罰). 일정한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체적 고통을 주는 징벌을 뜻한다. 체벌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조선 후기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속에는 회초리를 맞고 우는 아이의 모습이 나오고, 유럽에서는 그보다 훨씬 이전인 그리스·로마시대부터 회초리를 이용한 체벌을 널리 사용했다. 체벌의 역사는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이어진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서울시내 중·고등학생 10명 중 7명이 선생님으로부터 체벌을 받은 적이 있다는 설문 결과를 내놨다. 최근에는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가혹한 체벌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체벌의 역사만큼이나 길었던 학교 체벌 찬반 논란이 또다시 가열되고 있다. 과연 학교 체벌은 훈육을 위한 ‘사랑의 매’인가, 일종의 폭력행위인가. 체벌에 관한 세대별 경험과 생각을 들어봤다. 윤샘이나·김양진기자 sam@seoul.co.kr [기준없는 체벌은 분노의 표출일 뿐] 충남 논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윤석준(54)씨는 같은 연배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학교에서의 체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자랐다. 윤씨는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시절과 중·고등학교까지 이어지던 선생님의 체벌을 하루 걸러 돌아오는 ‘일상적인 것’으로 기억했다. 윤씨의 중학교 2학년 담임 선생님은 전교에서도 가장 무섭기로 소문이 난 분이었다. 덩치도 크고 목소리도 컸던 선생님은 ‘눈빛 하나만으로도 학생들을 제압’했다. 윤씨는 자신도 모르게 선생님 앞에 서면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어쩌다가 선생님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치면 서늘한 느낌에 몸서리가 쳐졌다고 한다. 당시 선생님은 수업 종이 치고 나서 제자리에 앉아 있지 않거나, 조회시간에 제대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등 사소한 잘못에도 우레와 같은 호통을 쳤다. 윤씨는 “그때를 기억하면 체벌이라는 것이 선생님의 성격에 따라 정도가 많이 좌우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일정한 기준이 없는 체벌은 받아들이는 학생 입장에서 단순히 분노의 표출이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2학년 최영훈(17)군도 체벌이 악순환의 시작이라는 데 동의했다. 최군은 “체벌은 생각만큼 교육적 효과가 없고 학생과 선생님 사이에 불신만 쌓이게 한다.”고 주장했다. 중학교 3년과 고등학교 2년을 합쳐 5년째 남학생들만 있는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니 선생님들의 체벌을 많이 목격했다는 최군은 “나도 그렇고 친구들 말을 들어봐도 맞는 것을 계기로 잘못을 뉘우치거나 반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체벌을 당할 때는 ‘이 순간만 빨리 지나가라.’는 생각만 들고 선생님에 대한 반감이 드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정재민(30)씨는 고등학교 3학년 국어 수업 시간에 받은 체벌을 매우 수치스러운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국어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앞에 앉아 있는 친구와 떠들었다는 이유로 정씨와 친구를 교탁 앞으로 불러내 본인이 직접 개발했다는 ‘에밀레 종’이라는 벌을 주었다. 정씨는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칠판에서부터 반대쪽 교실 끝까지 왔다갔다하며 칠판과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다. 왕복을 하는 동안에는 큰소리로 ‘에밀레~’라고 외쳐야 했다.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소리가 ‘쿵’하고 크게 들리지 않으면 다시 왕복을 해야 했다. 정씨는 “당시 느꼈던 고통은 머리를 벽에 부딪치는 아픔보다 친구들 앞에서 당했던 수치스러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존심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시기에 친구들 앞에서 모욕감을 준 것 같아 속상했다.”면서 “체벌을 당할 때 학생이 어떤 기분인지 생각도 해 보지 않고 선생님 개인의 기분에 따라 자의적으로 체벌을 가한 것으로 느껴져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체벌세대 학부모 “말 안들으면 때려달라”] 이수희(52·여)씨는 스스로를 ‘체벌 세대’라고 말했다. 이씨가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선생님도 학생도, 학교에서의 체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일년에 한번 학교 운동회날 담임 선생님을 만난 이씨의 어머니는 “우리 애가 말을 안 들으면 때려 달라.”는 무시무시한 부탁을 하기도 했다. 경기 파주의 한 여고를 다녔던 이씨는 고3 시절 담임이었던 악명 높은 ‘학주’ 선생님을 기억했다. 160㎝가 될까말까 한 작은 키에 마른 몸으로 왜소한 체구였지만, 학생들을 다그치는 목소리만큼은 쩌렁쩌렁해 모든 학생들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는 매일 아침 등교시간마다 정문 앞에 대나무로 만든 긴 회초리를 들고 서 있었는데 복장불량과 지각생을 잡는다는 이유였다. 학주 선생님은 유난히 이씨네 반 학생들에게 더 엄격했다. 선생님은 머리가 조금이라도 더 길었거나, 교복에 명찰을 달지 않은 것을 귀신같이 잡아내 교문 앞에서 회초리를 휘둘렀다. 이씨는 교문에 들어서기 전에 매번 친구들과 꼼꼼히 서로의 복장을 점검해 줬지만 선생님의 매서운 눈은 피할 수 없었다. 학주 선생님은 늘 들고 다니던 길고 가느다란 회초리로 손등을 꼭 정해진 숫자만큼 때렸다. ‘머리가 길면 3대, 치마가 무릎 위로 올라오면 5대’라는 식이었다. 미처 교복에 명찰을 달고 오지 못한 날이면 ‘오늘은 학주한테 손등 3대를 맞겠구나.’하는 각오를 하고 정문에 들어섰다. 이씨는 “가는 회초리로 세게 손등을 맞으면 눈물이 핑 돌 만큼 아팠지만 다른 선생님들처럼 이유도 말해 주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벌을 세우는 것보다 정당한 이유에서 정해진 만큼만 체벌을 하니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고 말했다. 또 “내가 뭘 잘못했을 때 어떤 벌을 받을지 예상할 수 있어서 학주 선생님한테 걸리지 않으려고 복장도 더 단정히 하게 되는 등 교육적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신림동의 한 남자 고등학교를 다니는 김동우(16)군도 적당한 체벌이라면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한창 혈기왕성한 수십명의 남학생들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김군 자신도 수업시간에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거나 친구들이랑 심하게 장난을 칠 때 교실 뒤로 나가서 벽을 보고 서 있는 벌을 자주 받았다. 김군은 “요새는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맘대로 때리거나 벌세우지 않는다.”면서 “내가 보기에도 심하게 수업 분위기를 흐리거나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에 몇번 주의를 주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벌을 세운다.”고 말했다. 빗자루로 엉덩이를 때리거나 뙤약볕 아래서 운동장 스무 바퀴를 도는 등 가혹한 체벌도 사라졌다고 했다. [비하 별명으로 체벌에 대한 반감 표출] 지난달 서울 신대방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6학년 담임교사의 가혹한 체벌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진 이후 ‘오장풍’이라는 이 교사의 별명은 유행어처럼 퍼져나갔다. 일명 ‘오장풍 동영상’이라 이름 붙여진 이 영상이 공개된 이후 학교 체벌 찬반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영상을 본 많은 시민들은 ‘장풍’이라는 교사의 별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손바닥으로 한번 내려치면 아이가 저 멀리 나가떨어진다는 뜻에서 붙여진 ‘장풍’이라는 별명은 비단 오 교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울산에서 무역회사에 다니고 있는 황해준(56)씨는 오장풍 교사가 등장한 기사를 보고는 학창시절 ‘장풍’이라는 별명을 가진 선생님을 떠올렸다. 70년대에 고등학교를 다닌 황씨는 “기억을 더듬어 보면 우리 고등학교에도 손바닥이 무지막지하게 컸던 ‘최장풍’이라고 불리던 선생님이 있었다. 남자고등학교 선생님 중에는 꼭 한명씩 있었던 별명”이라고 회상했다. ‘장풍’이라는 별명은 예나 지금이나 체벌교사에게 따라붙는 ‘고유 별명’ 중 하나였던 것이다. 황씨는 이 밖에도 ‘미친 개’ ‘독사’ ‘대마왕’ 등 무섭기로 소문난 선생님들의 별명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황씨는 “진짜 성함은 기억이 안 나도 별명을 들으면 어떤 선생님이었는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면서 “당시에는 너무 무서웠던 선생님을 몰래 별명으로 부르면서 쾌감을 느꼈던 것 같다. 정작 선생님 본인은 모르는 일종의 반항이었던 셈”이라며 껄껄 웃었다. 혹독한 체벌을 가하는 선생님에게 붙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지혜(17)양이 다니는 서울 D여고에는 ‘빽빽이’라는 별명을 가진 30대 영어 선생님이 있다. ‘빽빽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학생들이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A4 용지 한장을 꼬박 영어단어로 가득 채워 오라는 벌을 내주기 때문이다. 유양은 “교과서를 안 가져 오거나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올 때 자리에 앉아 있지 않으면 무조건 ‘빽빽이’ 한장을 써서 다음 시간까지 교탁 위에 올려놔야 한다.”고 말하며 입을 삐죽거렸다. 유양은 그러나 “‘빽빽이’ 한장을 쓰는 것보다 엉덩이 한대를 맞는 게 낫겠다며 울상을 짓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벌은 공부에 도움도 되고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도 있어서 우리들도 불평하지 않고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한다.”고 덧붙였다.
  • “춘앵전에 홀딱 빠져… 하룻밤에 완성”

    “춘앵전에 홀딱 빠져… 하룻밤에 완성”

    잘해 보겠다고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가는 순간, 다른 사람들 눈에는 아집으로만 비춰질 뿐이다. 역시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게 답이다. 다음달 1일까지 서울 필동 남산국악당 무대에 오르는 음악극 ‘미롱(媚弄)’은 비우고 또 비운 작품이다. 스토리는 통속적이고 전형적이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오늘날의 예술감독쯤 되는 직책을 맡고 있는 김창하가 양아들 도일과 제자 초영에게 궁중무용 ‘춘앵전’을 전수하려 들고, 이를 견디지 못해 뛰쳐나간 도일과 남은 초영이 애잔하게 서로를 그리워하며 늙어간다는 얘기다. 늙어서 우연히 재회해 서로의 존재를 알아봤음에도, 도일은 담담하게 가던 길로 떠나가고 초영은 그 슬픔을 춘앵전의 마지막 춤사위로 승화시킨다. 이런 내용이라 궁중무용, 사물놀이, 마당놀이, 검무, 남사당패 놀음까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 공연 예술이 코스요리처럼 하나하나씩 무대 위로 배달된다. 그러나 대사를 확 줄이고 표정연기와 춤사위에만 집중한 덕분에 1시간40분 정도 되는 러닝타임에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극 초반 도일과 초영의 사랑을 선이 고운 손동작 춤으로 처리한 것은 그 어떤 오페라나 뮤지컬보다도 화려하다. 큰 삼베천 3개를 무대에 설치한 뒤 조명으로 적절히 이용한 아이디어도 빛난다. 작품을 쓰고 연출을 맡은 극단 시선의 홍란주(38) 대표를 무대 뒤에서 만났다. →작품을 쓰게 된 동기는. -‘춘앵전’은 25분 정도 이어지는, 혼자 추는 춤이에요. 지켜보는 게 힘들 정도로 천천히 이뤄지는 춤인데 막판 5분쯤부터 빠른 춤사위로 바뀌지요. 1999년쯤 춘앵전을 봤는데 이 변화하는 대목에 홀딱 빠졌습니다. 그 느낌이 워낙 강렬해 하룻밤만에 완성했어요. 물론 각색은 그 이후 여러 차례 했지만. 제목 ‘미롱’도 그 춤에서 나온 말이에요. 춘앵전 막판에 춤이 빨라졌을 때, 춤의 극치를 느꼈을 때, 그때 짓는 미소를 미롱이라고 불러요. →궁중무용과 남사당패의 화합이랄까, 그런 내용이 있는데. -마침 그 즈음에 김홍도의 그림을 봤어요. 김홍도가 출근해서는 궁중 그림을, 퇴근해서는 민속화를 그릴 때였는데 그러다 보니 궁중무도 ‘춘앵전’과 풍속화 ‘무동’을 함께 남겼더라고요. 절제와 자유분방함, 이 두 춤 세계를 만나게 해주려다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으로 무용수 출신을 주연으로 캐스팅했는데. -이전까지는 배우 출신이 초영 역을 했는데 이번에는 무용전공자인 박수정에게 맡겼습니다. 배우의 기초훈련부터 익히도록 했지요. 너무 잘해줘 기쁩니다. 배우가 춤을 하는 게 나은지, 무용수가 연기를 하는 게 나은지 관객이나 평단의 평가가 궁금합니다. →초영이 제대로 하는 대사는 2개밖에 없는 등 대사가 극히 절제되어 있는데. -주변에서 시놉시스 같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군요. 아무래도 춤동작 위주이다 보니 대사가 확 줄지요. 대신 전체적인 스토리라인, 간헐적인 대사들을 맞춰서 전체적인 흐름을 잡고, 무용과 표정연기로 뜻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전통 무용’임에도 발랄한 구석이 많습니다. -제 입으로 할 말은 아니지만 보신 분들이 영화 같다거나 모던한 느낌이 난다는 말씀을 많이 주세요. 치정극적인 요소나 러브스토리 같은 것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대중성에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동양화, 읽으며 보는 법

    말장난 같아 보이는 책 제목의 정확한 뜻은 ‘이야기 그림’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에서 시작된 ‘이야기 그림’은 문학 작품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 즉 서사를 다룬 그림이다. 따라서 이야기 그림은 보는 동시에 읽어야 한다. ‘옛 그림의 인문학적 독법’이란 부제가 달린 ‘이야기 그림 이야기’(이종수 지음, 돌베개 펴냄)는 이야기 그림의 전통에서 비롯된 중국의 옛그림을 보다 잘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안내서이다. 동양화의 형식은 권(卷), 축(軸), 병풍, 삽화의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각 형식별로 대표적인 작품 2편씩을 골라 텍스트의 성격에 따라 화면이 어떻게 구성되고, 하나의 텍스트가 어떻게 여러 가지 다른 형식으로 그려지는지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권은 두루마리 그림이다. 이야기 그림은 두루마리에서 출발했다. 세로 길이는 30㎝ 안팎, 가로 길이는 다양하다. 첫 작품은 중국 최초의 화가인 동진의 고개지(346~407)가 그린 ‘낙신부도’로 알려져 있다. 당대 최고의 문학가인 조식의 ‘낙신부’에서 영감을 받았다. 12세기 초 북송의 교중상이 남긴 ‘후적벽부도’는 소식이 황주에 유배 중이던 1082년 자신의 거처인 임고정 근처의 적벽에서 노닌 하루를 읊은 작품을 화폭에 옮겼다. 축은 벽에 걸어 놓고 음미하는 형태로 옛 그림 가운데 가장 친숙하다. 두루마리를 펼치면서 봐야 하는 권이 지극히 사적인 감상법을 요한다면 축은 개방적이다. 저자는 축의 대표작으로 이백의 시 ‘춘야연도리원서’를 하나의 장면으로 구현한 구영(1502~1553)의 동명 그림, 동진의 문사 도잠의 ‘도화원기’를 1600년 뒤에 그린 20세기 중국 최고의 화가 장대천의 ‘도원도’를 소개한다. 여러 폭이 모여 하나의 화면으로 완성되는 병풍은 조선의 대가, 정선의 ‘귀거래도’와 김홍도의 ‘서원아집도’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서적에 삽입된 그림인 삽화는 이야기 중간에 쉬어가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그림이다. 저자는 삽화가 단순히 서적에 종속된 그림이 아니라 이야기 그림의 계보에 속한 동양 그림의 한 장르라고 규정한다. 1만 6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울산박물관 명품유물 모시기

    울산박물관 명품유물 모시기

    울산시 박물관추진단은 상반기 유물구입 공고를 통해 ‘조국구도(曺國舅圖)’와 ‘동래부순절도(東萊府殉節圖)’, ‘호작도(虎鵲圖)’ 등 명품유물을 개인 소장자로부터 구입했다고 24일 밝혔다. ‘조국구도’는 도교 8선 가운데 한 명인 조국구가 악기를 들고 서 있고 좌우에 악기를 불거나 복숭아 광주리를 진 소년 3명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김홍도의 ‘신선도 8폭병풍’의 ‘조국구도’와 거의 같은 구성과 표현을 보여줘 관심을 끌고 있다. ‘동래부순절도’는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당시 부산 동래성에서 왜군과 맞서 싸우다 순절한 부사 송상현과 백성들의 항전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1834년 변곤(卞崑 1801∼?)이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은 현재 육군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제392호 ‘동래부순절도’(1834년작)와 구성과 구도가 거의 유사하다. ‘호작도’는 꼬리를 치켜든 호랑이를 소나무 위에서 까치가 내려다보는 그림으로 17세기 초반 작품으로 추정된다. 호랑이의 털이 살아있는 듯 묘사가 섬세하다. 김우림 박물관추진단장은 “내년 6월 울산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전시 및 교육자료로 활용할 수준 높은 유물을 계속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군선도, 6m 화폭에 神仙의 필치

    군선도, 6m 화폭에 神仙의 필치

    서양미술사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김홍도가 있다. 산수화·인물화·신선화(神仙畵)·불화(佛畵)·풍속화 등 모든 화목(畵目)에 능했던 천재화가 김홍도의 대표작이 10월10일까지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전시된다. ●삼공불환도·송하맹호도 등 전시 단원 김홍도(1745~1806 추정)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로, 왕실에서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명성을 떨쳤던 화원(나라에서 설치한 회화기관) 화가였다. 특히 서민들의 삶을 실감나게 묘사한 풍속화는 김홍도 회화의 백미로 꼽힌다. 교과서에도 많이 실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친근하다. 모두 18점의 작품이 소개되는 ‘단원 김홍도’ 특별전 하이라이트는 국보 139호인 ‘군선도’. 김홍도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된 그림이다. 조선시대 회화 가운데 불교 그림을 제외하면 국보는 완당세한도를 포함한 겸재 정선 작품 3편과 혜원 신윤복 풍속도 등 모두 일곱 작품에 지나지 않는다. 젊은 시절 신선도로 이름을 날린 김홍도가 32세였던 1776년에 그린 ‘군선도’는 6m에 가까운 대작이다. 거대한 화면에 신선들의 행렬을 담았다. 젊은 시절 김홍도의 활발한 필치와 화면 전체에 흐르는 힘이 돋보인다. 김홍도가 천재 화가로 명성을 떨친 뒤에는 정조가 있었다. 김홍도의 후원자였던 정조는 ‘주부자시의도(朱夫子詩意圖)’에 직접 글을 남겼다. 정조는 “김홍도가 주자(朱子)의 뜻을 깊이 얻었다.“고 칭찬하며 그림마다 시로 화답했다. 원래 총 8폭이었으나 지금은 6폭만 남아있다. 16년만에 공개되는 작품이다. 병풍이었다가 불에 타 낱장으로 남아있던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도 처음 공개된다. 리움 보존연구실이 4년간의 보존 처리 끝에 병풍으로 개장(改裝)했다. 삼성그룹이 해마다 VIP들에게 보내는 달력의 올해 표지 작품으로 채택돼 여러 번의 품절 사태를 빚은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도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조선 시대 최고의 호랑이 그림으로 꼽힌다. ●홍라희 前관장 복귀 신호탄? 리움은 2008년 1월부터 고미술 이해를 돕고 소장품을 보여주기 위해 고미술 작가 특별전을 열어왔다. 김홍도 직전에는 정선의 작품이 전시됐다. ‘단원 김홍도’전이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의 복귀와 맞물려서다. 미술계는 리움이 각별히 신경쓰는 김홍도전을 홍 전 관장의 복귀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실제 리움은 전시 준비에만 6개월 이상 시간을 쏟았고, 작품도 희귀작 위주로 엄선했다. 리움이 오래간만에 선보이는 대형 전시이기도 하다. 리움은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 부부의 동반 사퇴 이후 각종 기획전을 잇따라 취소했다. 리움 측은 “김홍도전은 기획 전시가 아니라 상설 특별전”이라며 “(홍라희씨의 관장직) 복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미술계는 리움이 올 하반기에 대형 현대미술 기획전을 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02)2014-690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19세기 화첩 와유첩 17억 낙찰

    19세기 화첩 와유첩 17억 낙찰

    미술품경매회사인 옥션 단이 26일 서울 수송동 전시장에서 실시한 경매에서 조선시대 김홍도가 금강산 일대를 유람하며 그린 그림들을 본떠 그린 그림에 시문을 덧붙인 19세기 화첩인 ‘와유첩’(臥遊帖)이 17억 1000만원에 낙찰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김홍도 산수화 본떠 그린 ‘와유첩’ 경매

    김홍도 산수화 본떠 그린 ‘와유첩’ 경매

    KBS ‘TV쇼 진품명품’ 프로그램의 감정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영복(56)씨가 미술품 경매회사 ‘옥션 단’을 설립하고, 추정가 15억원 이상의 ‘와유첩’(臥遊帖)을 26일 첫 경매에 내놓는다. ●75폭 화첩… 추정가 15억원 이상 와유첩은 조선시대 김홍도가 정조의 특명을 받고 금강산 일대를 유람하며 그린 산수화를 베껴 그린 그림에 김계온 등의 선비가 시문을 덧붙인 75폭의 화첩이다. 김홍도는 정조가 꼭 가보고 싶지만 갈 수 없었던 금강산 부근의 명승지를 사생하고 70폭의 ‘금강사군첩’을 남기는데,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 와유첩은 김홍도의 그림을 베낀 것이다. 1816년 오헌 김계온(1773~1823)이 50여일간 금강산 유람을 다녀오고 나서 화공에게 부탁해 금강사군첩을 본떠 그린 그림에 직접 지은 161수의 시를 붙여 완성했다. 나무 표지로 제본된 책 9권에 75폭의 그림이 들어 있다. 김홍도의 원본 금강사군첩은 와유첩처럼 나무 상자에 온전히 보전되지 못하고 일부만 남아 이리저리 떠돌고 있다. 김영복 대표는 “와유첩은 발문을 쓴 김병성의 증손자인 사군자 화가 김진우 가(家)의 소장본으로 여겨진다.”며 “비록 김홍도의 그림을 이모(移模·본떠 그림)했지만 한국의 자연을 요즘 수채화보다 더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경매 시작가는 15억원이다. ●정조가 고종사촌에 보낸 어찰 40통도 정조대왕이 1790년쯤부터 1797년 무렵까지 고종사촌인 김이주 집안에 보냈던 친필편지 40통인 ‘어찰첩’도 시작가 3억 3000만원에 경매된다. 정조가 추사 김정희의 양아버지였던 김노영과 양할아버지 김이주에게 보낸 편지들로 인삼, 약, 호피, 부채, 달력 등 여러 종류의 세찬(음식 또는 특산물)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축하하는 시와 어린 순조의 글씨도 있다. 이중섭이 죽기 직전인 1955년쯤 그린 유작 ‘돌아오지 않는 강’도 추정가 3억~6억원에 출품됐다. 19×15㎝로 크기는 작지만 이중섭의 활달한 붓놀림이 살아 있다. 옥션 단은 26일 오후 4시 서울 수송동 전시장에서 와유첩을 비롯해 고서화와 근·현대 서화, 도자기, 민속품, 서양화, 대한제국 우표 등 201점을 경매에 부친다. 출품된 작품은 19~25일 경매장소인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02)730-5408.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4대강 집행정지 신청 기각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김홍도)는 12일 경모씨 등 6201명이 국토해양부 장관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을 상대로 낸 4대강 정비사업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결정은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4대강 사업의 집행을 정지시키려면 사업이 진행될 경우 금전으로는 보상할 수 없고, 당사자가 참고 견디기 힘든 손해가 발생해야 하며,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신청인이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인해 팔당지역의 친환경 유기농업이 사실상 해체될 위기에 놓인다고 주장하지만 금전보상으로는 참고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시급히 사업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으면 한강유역 상수원을 식수원 등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수질이 오염되거나 물이 부족하게 된다는 점과 침수피해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생태계 파괴 우려에 대해서는 “이는 개인적 손해가 아니라 공익상 손해 등으로 집행정지의 요건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대강 사업 위헌·위법심판을 위한 국민소송단’은 지난해 11월 4대강 사업이 본격화되면 상수원 수질악화, 침수 피해, 생태계 파괴 등을 불러올 것이라며 하천공사 시행계획 고시취소 청구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행정법원과 부산·대전·전주지법 등에 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박물관·미술관 센스만점 생활용품 쇼핑

    박물관·미술관 센스만점 생활용품 쇼핑

    세계인으로부터 ‘모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는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은 미술관 앞에 있는 디자인 스토어가 더 인기 있다는 평을 듣는다. 미술관에서 받은 감동을 집으로 가져가 오래 간직할 수 있고, 디자이너들의 영감이 담긴 창의적인 소품으로 생활의 질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김홍도의 풍속도가 우산으로, 신사임당의 초충도가 핸드백으로, 신라 금귀걸이가 지칼(봉투칼) 등으로 새롭게 태어나 쇼핑의 즐거움도 안겨준다. ●국립중앙박물관, 전통의 멋 살린 소품 국립중앙박물관은 5명의 디자이너가 역사 깊은 유물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박물관을 관람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산 2000원짜리 청동기 시대 한국식 동검 형태로 만들어진 풍선칼을 들고 노는 아이들을 보면 부모들은 뿌듯하기 그지없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층에 있는 140여평의 문화상품점과 어린이 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어린이 문화상품점, 전시장 중간에 있는 2개의 문화상품점뿐 아니라, 온라인쇼핑몰(www.museumshop.or.kr)도 운영하고 있다. 600원짜리 도자기 모양 지우개부터 유물을 복제한 30만원짜리 베게 마구리 장식까지 가격대와 종류도 다양하다. 보통 문화상품 하면 비싸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값은 싸지만 한국적인 멋을 살린 1만원 이하 상품들이 많다. 모마 온라인스토어 코리아(www.momaonlinestore.co.kr)의 제품들이 특이한 디자인으로 구매욕구를 일으키지만 고가라는 점에 견주면 큰 장점이다. 우선 아이들을 위한 상품으로, 블록으로도 쓸 수 있는 공기놀이(1500원), 초가집 만들기 키트(2000원), 도깨비 방망이 풍선(3000원), 전통 문양이 담긴 요요(6000원) 등은 부모들이 부담 없이 자녀 손에 들려줄 수 있는 장난감이다. 전통 도자기 모양의 비닐 화병(2000원), 오리·닭 유물 모양의 아로마 향초(2700원), 십이지신 머그잔(6500원), 화려한 색깔의 민화인 ‘책가도’로 만든 메모패드(1000원)와 포스트잇(1200원) 등은 생활을 즐겁고 풍요롭게 만드는 소품들.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 상품 가격이 저렴한 까닭은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한 상품을 순수 국내 공장에서만 제작하여 중간 유통 이윤을 없앴기 때문이다. 꽃과 나비 등 전통문양에서 모티브를 얻어 현대적 감각을 더한 나전함(3만 5000원), 커플을 위한 실크 100%의 당초무늬 넥타이와 스카프 세트(9만 9000원), 당초무늬로 고급스러움을 살린 보스턴 소가죽가방(12만 5000원), 황금색이 화려한 금동 광배 커피잔 세트(12만원) 등 선물용으로 좋은 제품도 많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대형 청동거미 설치조각 작품인 ‘마망’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의 드로잉 작품을 세계 최초로 아트 상품으로 만들었다. 부르주아의 동의하에 만들어져 리움에서만 독점적으로 만날 수 있는 부르주아 아트 상품은 아름다운 색을 띤 선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식탁 매트(9000원), 앞치마(3만 5000원), 쟁반(5만 5000원) 등이다. 선과 도형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부르주아의 드로잉은 반복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세상을 용서하고자 하는 작가의 자서전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한다. ●삼성 미술관 리움, 감각적 디자인 생활용품 또 삼성 디자인학교 ‘사디(SADI)’와 손잡고 만들어낸 감각적인 디자인의 생활용품들은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다. 골프공을 땅콩처럼 꺼낼 수 있는 땅콩껍질 모양의 골프공 지갑(7000원),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해 명함을 넣고 빼기 쉬운 명함지갑(1만 5000원), 쌍쌍바처럼 나누는 즐거움이 있는 셰어 펜슬(3000원), 자연의 감성을 살린 조약돌 USB(4만 5000원), 보자기처럼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가방(3만 5000원) 등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현대미술 작품을 다양한 문화 상품으로 개발했다. 작가 이동기가 만든 캐릭터인 아토마우스는 머그잔(2만원)과 마우스패드(1만 1000원)로, 홍경택의 대표작 ‘훵케스트라’는 실크스카프(4만 5000원)와 머그잔(2만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행남자기가 만든 김창열의 ‘물방울’ 2인용 커피잔 세트(6만원)도 눈길을 끄는 상품. 국립현대미술관의 김진희 문화상품 디자이너는 “권기수 작가가 만든 캐릭터인 ‘동구리’가 들어간 점보 색연필(1만 5000원)과 그림공부(3000원) 등 어린이 교육관련 문화 상품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김홍도가 그린 초상화가 단돈 1원?

    김홍도가 그린 초상화가 단돈 1원?

    ‘단원 김홍도가 그린 초상화가 1원?’ 보물 제1487호인 ‘서직수 초상’은 1796년 화가 김홍도와 이명기가 각각 몸과 얼굴을 나눠 그린 초상화다. 1916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이 초상화를 일본인 소장자로부터 사올 때 가격은 단 1원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07년부터 3년간 소장 중인 초상화 정리작업을 끝내고 이를 최근 ‘조선시대 초상화III’으로 발간했다. 여기에 박물관은 이들 초상화가 박물관에 들어오게 된 내력을 함께 유물카드에 쓰인 가격까지 정리해 실었다. 그 결과 소장 초상화 100여점 중 ‘서직수 초상’은 가격이 1원으로 가장 싸게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 구입한 중국의 ‘제갈무후도’가 280원인 것을 보면 굉장히 싼 가격이다. 이에 대한 민길홍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전신을 그린 것이긴 하나 관복이 아니고 사복을 입었다는 점, 당시의 중국 그림 가격이 한국 것보다 훨씬 비쌌다는 점 등을 고려해도 1원은 이례적으로 낮은 가격”이라면서 “김홍도, 이명기에 대한 당대 평가와 초상화에 대한 인식 등을 통해 연구해 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물관은 ‘조선시대 초상화Ⅲ’에 1774년에 시행한 과거시험 등준시(登俊試)에서 무과시험에 합격한 18명의 초상화를 묶은 화첩도 공개했다. 전모가 처음 공개되는 이 화첩에는 그간 상대적으로 수량이 적었던 무신 초상화가 대량 포함돼 있다. 또 여기에는 70세 이상 정2품 이상 고위 관직자들의 모임인 ‘기로소(耆老所)’ 회원들의 초상화집인 기해기사첩(己亥耆社帖·보물 929호)과 기사경회첩(耆社慶會帖) 같은 자료도 실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달밤에 줄타는 호랑이 보셨나요

    달밤에 줄타는 호랑이 보셨나요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백호의 해’를 맞아 호랑이 인테리어가 각광받고 있다. 예전부터 호랑이 그림은 거실이나 현관 입구에 걸어두면 잡귀를 물리치고 상서로운 기운을 불러들인다고 해서 인기가 많았다. 일종의 수문장인 셈이다.  경인년을 맞아 호랑이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많이 있지만 ‘2010 가가호호(佳家好虎)-호랑이 연가’전에서는 조선시대 민화부터 현대미술을 하는 젊은 작가들의 신작까지 호랑이를 주제로 한 그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27~2월26일까지 서울 관훈동 우림화랑에서 열리는 ‘가가호호’전에는 250년 전에 그려진 호랑이부터 25일 전에 막 완성된 호랑이까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호랑이상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250여년 전 조선시대때 그려진 ‘산신도’에서는 자연이 호랑이 신의 모습으로 산신 및 동자들과 어울리고 있다. 비단에 채색된 이 민화는 불교 사찰의 산신각(山神閣)에 걸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단원 김홍도 이후 호랑이 화가로는 으뜸으로 꼽히는 우석 황종하(1887~1952)의 작품도 4점 전시된다. 개성 출신인 황종하는 모두 화가인 사형제 중 장남이었다. 1921년 황씨 4형제 서화전을 열기도 했다.  황종하의 호랑이 그림은 때로는 세밀화처럼 수염 하나하나까지 자세히 묘사돼 있고, 때로는 호방한 붓질로 용맹한 기상을 표현하기도 했다. 호랑이를 표현한 기법은 다양하지만 맑고 투명하면서도 정기를 내뿜을 듯한 강렬한 눈매 처리는 황종하 그림의 남다른 매력이다. 호랑이를 그림의 주된 주제로 삼아 온 황종하의 명성은 일본, 중국, 유럽으로도 퍼졌으며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 중이다.  운보 김기창, 고암 이응로, 내고 박생광 등 작가의 개성이 그대로 살아있는 한국 근·현대 화가 1세대들의 호랑이 작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대작가들의 호랑이 그림도 맛깔 나다. 모두 호랑이해를 맞아 그려진 신작으로 개성 넘치고 다양한 모습의 호랑이들이 등장한다.  제주 서귀포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이왈종의 ‘제주의 중도-백호’는 제주도를 딛고 힘껏 도약하는 백호를 그렸다.  안윤모는 샤워커튼 뒤에서 사타구니를 살짝 가리고 수줍어하는 호랑이와 달밤에 줄타기하는 호랑이 등 새로운 호랑이상을 보여준다.  귀여운 캐릭터를 주로 만들어 온 조각가 노준도 처음으로 호랑이 캐릭터 조형물을 만들었다. 이름이 ‘태희 워너 비 어 오렌지 타이거’다. 아이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끌었던 ‘깜찍이 소다’ 음료 광고의 깜찍이 달팽이를 디자인했던 작가인 만큼 호랑이도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동물 돌조각으로 유명한 한진섭의 돌 호랑이와 다정한 미소를 띤 김경민과 김난영의 호랑이 역시 친근하다.  전시를 기획한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시간을 관통해 호랑이가 역사적으로 또는 작가의 개성에 따라 어떻게 다양하게 재해석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가격대는 50만~5000만원으로 다양하다. (02)733-3788.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달밤에 줄타는 호랑이 보셨나요

    달밤에 줄타는 호랑이 보셨나요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백호의 해’를 맞아 호랑이 인테리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예전부터 호랑이 그림은 거실이나 현관 입구에 걸어두면 잡귀를 물리치고 상서로운 기운을 불러들인다고 해서 인기가 많았다. 일종의 수문장인 셈이다. 경인년을 맞아 호랑이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많이 있지만 ‘2010 가가호호(佳家好虎)-호랑이 연가’전에서는 조선시대 민화부터 현대미술을 하는 젊은 작가들의 신작까지 호랑이를 주제로 한 그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250년전 민화에서 25일된 신작까지 27일~2월26일까지 서울 관훈동 우림화랑에서 열리는 ‘가가호호’전에는 250년 전에 그려진 호랑이부터 25일 전에 막 완성된 호랑이까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호랑이 상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250여년 전 조선시대 때 그려진 ‘산신도’에서는 자연이 호랑이 신의 모습으로 산신 및 동자들과 어울리고 있다. 비단에 채색된 이 민화는 불교 사찰의 산신각(山神閣)에 걸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단원 김홍도 이후 호랑이 화가로는 으뜸으로 꼽히는 우석 황종하(1887~1952)의 작품도 4점 전시된다. 개성 출신인 황종하는 모두 화가인 사형제 중 장남이었다. 1921년 황씨 4형제 서화전을 열기도 했다. 황종하의 호랑이 그림은 때로는 세밀화처럼 수염 하나하나까지 자세히 묘사돼 있고, 때로는 호방한 붓질로 용맹한 기상을 표현하기도 했다. 호랑이를 표현한 기법은 다양하지만 맑고 투명하면서도 정기를 내뿜을 듯한 강렬한 눈매 처리는 황종하 그림의 남다른 매력이다. 호랑이를 그림의 주된 주제로 삼아 온 황종하의 명성은 일본·중국·유럽으로도 퍼졌으며,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 중이다. 운보 김기창, 고암 이응로, 내고 박생광 등 작가의 개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한국 근·현대 화가 1세대들의 호랑이 작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대·작가따라 다양하게 해석된 호랑이 현대작가들의 호랑이 그림도 맛깔나다. 모두 호랑이 해를 맞아 그려진 신작으로 개성 넘치고 다양한 모습의 호랑이들이 등장한다. 제주 서귀포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이왈종의 ‘제주의 중도-백호’는 제주도를 딛고 힘껏 도약하는 백호를 그렸다. 안윤모는 샤워커튼 뒤에서 사타구니를 살짝 가리고 수줍어하는 호랑이와 달밤에 줄타기하는 호랑이 등 새로운 호랑이 상을 보여준다. 귀여운 캐릭터를 주로 만들어 온 조각가 노준도 처음으로 호랑이 캐릭터 조형물을 만들었다. 이름이 ‘태희 워너 비 어 오렌지 타이거’다.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깜찍이 소다’ 음료 광고의 깜찍이 달팽이를 디자인했던 작가인 만큼 호랑이도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동물 돌조각으로 유명한 한진섭의 돌 호랑이와 다정한 미소를 띤 김경민과 김난영의 호랑이 역시 친근하다. 전시를 기획한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시간을 관통해 호랑이가 역사적으로 또는 작가의 개성에 따라 어떻게 다양하게 재해석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가격대는 50만~5000만원으로 다양하다. (02)733-3788.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촛불집회 시민단체 보조금 중지 정당”

    촛불집회 참여를 이유로 보조금 지급을 거절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김홍도)는 사단법인 한국여성노동자회가 행정안전부장관을 상대로 낸 보조금지급중지결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행안부가 비영리 민간단체를 선정해 지원하는 것은 재량행위이므로 공익상 필요가 있으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며 “불법폭력 집회·시위 참여가 형사범죄이고 이들 집회 등에 참여한 단체에 세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국민의 법감정에 배치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행안부가 불법폭력 집회·시위 참여를 보조금 제한 사유로 든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08년 5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해 촛불집회가 불법폭력 집회·시위로 변질됐음을 알면서도 대책회의의 집회·시위에 관한 행동방안을 적극 지지·선전했고, 6월 경기도 광주 미국산 쇠고기 보관창고 앞 인간띠잇기 대회를 주도해 도로 무단 점거 등 행위를 했다.”며 행안부의 보조금 지원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연행도는 김홍도 작품 화성 건설과 직접 연관”

    “연행도는 김홍도 작품 화성 건설과 직접 연관”

    단원 김홍도의 연행도(燕行圖)는 수원 화성 건설용? 지난 4월 세간에 알려진 조선시대 사행(使行·사신 행차) 그림 연행도가 김홍도의 작품이 확실하며, 정조가 공을 들였던 화성 건설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행도는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이 소장품을 정리하던 중 발견해 올봄 공개했다. 공개 당시 단원의 그림으로 추정됐으며 조선시대 사행그림 가운데 최고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정재훈(43)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연행(燕行) 길에서 본 중화(中華)문명’이란 논문을 17일 서울대 신양인문학술정보관에서 열리는 인문연구 심포지엄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정 교수는 논문을 통해 “연행도가 김홍도의 작품일 뿐 아니라 그가 정조 13년(1789년) 연행사(조선이 청나라에 보낸 사신단)를 따라간 것 자체가 정조의 명령에 의해 수행되었고, 당시 최고 현안이었던 화성 건설과 직접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그 근거로 13폭짜리 연행도의 주된 소재가 명의 멸망, 청의 등장과 관련된 역사적 장소라는 점과 조선 사신들이 주로 방문한 곳에 대해 상세히 묘사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그림에 나오는 조양문이나 산해관, 동라성, 정양문 등은 모두 성곽 제도와 관련된 장소다. 즉 화성 건축에 필요한 정보와 그에 관련된 곳을 상세하게 그렸다는 것이 정 교수의 주장이다. 정조 13년은 사도세자의 묘 ‘영우원’을 화성으로 옮기는 천장(天藏)이 결정된 해다. 김홍도가 동지사행에 포함되기 한달 전의 일이었다. 따라서 새로 읍성을 옮겨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중국의 성곽 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정 교수는 “실제 수원 화성은 김홍도가 그려온 산해관의 동라문이나 조양문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띠었고, 벽돌을 활용해 지은 것도 중국성의 특징을 받아들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홍도의 중국행은 알려진 것처럼 서양화법에 대한 연구목적보다 화성 건설에 앞서 중국 베이징(북경)을 참고하기 위한 정조의 의도가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김홍도가 정조의 특별화원으로 규장각(자비대령화원)에 속해 있으면서 정조가 요구하던 그림을 그린 사실을 염두에 두면 충분히 예측가능한 일이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동지사행에 참여하기 바로 전 해인 정조 12년 가을, 정조의 특명으로 금강산 등 관동지방을 유람하며 ‘금강사군첩’을 남긴 것은 동지사행의 사전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18세도우미 알선 노래방 법원 “등록취소처분 불가”

    노래연습장이 만 18세 ‘도우미’를 알선해도 노래연습장의 등록취소 처분을 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김홍도)는 만 18세 도우미를 알선하다 적발된 노래연습장 사장 이모씨가 서울 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등록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 역삼동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던 이씨는 2008년 6월 보도방에서 당시 만 18세인 신모양을 불러 접객행위를 알선해 준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입건됐고 이를 근거로 강남구청이 노래연습장 등록 취소 처분을 내리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청소년에 대한 정의가 만 19세 미만인 청소년보호법은 형사처벌에서만 다른 법률에 우선한다.”면서 “음악산업법은 청소년을 18세 미만이라고 독자적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 접대부를 알선했다는 이유로 내린 등록취소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청소년보호법상 만 18세는 청소년이기 때문에 접객 행위를 시키면 형사처벌을 받지만, 노래연습장 운영은 청소년을 18세 미만으로 정한 음악산업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만 18세를 청소년으로 보고 내린 행정처분은 무효라는 것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검찰 내부규칙 이유로 수사기록 비공개 위법”

    검찰이 검찰보존사무규칙을 이유로 수사기록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검찰이 용산참사 재판 과정에서 수사기록 3000쪽을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 규칙에 근거한 것으로 진행 중인 항소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김홍도)는 김모씨가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의 이유로 수사기록 공개를 거부한 서울서부지검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의 정보공개 거부 근거인 검찰사무보존규칙은 정보공개법상 정보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 의한 명령’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이 규칙을 근거로 정보공개를 거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보고서는 수사방법과 절차가 공개돼 검찰 직무수행을 곤란하게 할 수 있고, 피의자의 주민번호·직업·주소·연락처·전과 등의 인적사항은 정보공개법상 공개될 경우 악용되거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어 비공개 대상 정보”라면서 “그러나 인적사항을 제외한 피의자의 진술부분은 원고의 권리구제 관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공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정모씨를 위증혐의로 서부지검에 고소했던 김씨는 검찰이 정씨를 불기소하고 사건을 종료하자 수사기록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검찰이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의 1항을 근거로 “기록 공개로 인해 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정보공개를 거부했고 김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초충도 한은경 초대전

    초충도 한은경 초대전

    조선시대 세밀한 채색 화조법을 계승한 화훼·초충도(그림)를 추구하는 한은경 작가의 초대전이 14일 오후 5시 서울 관훈동 예당갤러리에서 열린다. 예당 창립 30주년 기념 기획전이다. 송대(宋代)의 원체화조화를 비롯해 조선 후기의 정선, 김홍도, 변상벽 등의 채색화조화를 본떠 그리면서 꽃과 나무, 새와 곤충 등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일까지. (02)732-5364.
  • 제모습 찾은 낙산사 베일벗다

    제모습 찾은 낙산사 베일벗다

    2005년 4월5일 강한 바람을 등에 업고 강원도 일대를 삼킨 화마(火魔)는 천년고찰조차도 피해갈 수 없었다. 1300여년 전 의상대사의 원력이 서린 강원 양양 낙산사는 그렇게 산불 앞에 모든 걸 내어주고 말았다. 불이 지나고 경내에 남은 것이라고는 사천왕문과 대성문의 일부, 그리고 불길 속에서 스님들이 안고 뛰어나온 ‘건칠관음보살상’뿐이었다. 그후 이어진 4년간의 복원불사. 잿더미 속에서 낙산사는 사부대중의 염원을 모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2007년 1차 복원불사에 이어, 2차 복원불사 회향식을 앞두고 6일 찾아간 낙산사는 고졸함과 신생의 탄력을 두루 갖춘 모습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정념 주지스님 “사람·자연·문화의 조화” “낙산사는 67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이후 8번이나 대화재가 났습니다. 특히 13세기 몽고침략 시기와 6·25전쟁 때 많은 건물들이 소실됐죠. 하지만 부분부분 이뤄진 전각 복원은 체계성이 없었습니다.” 낙산사 주지 정념(47) 스님은 “기존 건물이 밀집돼 있고 바람길을 막아 불이 쉽게 번졌던 것”이라고 했다. 이에 복원불사는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사람길, 바람길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지형을 따르다 보니 ‘ㄱ, ㄷ’자가 아닌 형태의 전각이 나오기도 하고, 요사채들은 서로 거리를 넓혀 숨통을 텄다. “사람과 자연, 문화가 하나 되는 사찰을 만들고 싶다.”는 주지 스님의 바람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복원불사는 우선 국립문화재연구소의 2년여에 걸친 발굴조사로 시작됐다. 조사를 통해 2005년 화재는 물론 6·25전쟁으로 소실되기 이전까지의 흔적도 찾아냈다. 이에 주법당인 원통보전(圓通寶殿)은 조선초기의 모습을 따랐고, 유구의 흔적이 일관적이지 않은 다른 전각들은 18세기 김홍도가 그린 ‘낙산사도(山寺圖)’를 바탕으로 그대로 복원을 했다. 160억원 가량이 들어간 대규모 불사. 주지 스님은 “화마의 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화재 대책도 단단히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원통보전 등 주요 건물에는 수막시설을 설치하고 사찰 곳곳에 10여대의 방수총을 설치했다고 한다. 또 건물마다 방화사 및 방화수, 소화기를 설치하고, 건물 주변에는 화재에 강한 나무들을 식수했다. ●새로운 수행분위기·지역사회와의 소통 힘써 새로 태어난 낙산사는 옛 모습을 찾아가는 것 외에도 새로 수행 분위기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심검당’ 등 정진 공간을 만드는 한편, 지역아동센터·유치원 등도 함께 지어 운영하고 있다. 사찰 무료입장, 커피·국수 무료 제공도 오래전부터 해온 일. 또 이번에 끝난 2차 불사에 이어 부속·편의시설을 짓는 3차 불사를 진행, 템플스테이체험관 등도 지을 예정이다. 그리고 정념 스님은 낙산사의 역사 보전을 위한 ‘특별한 준비’도 했다고 한다. 낙산사의 역사와 함께 복원 불사에 관한 기록을 담은 타임캡슐. 여기에는 언젠가 또 이런 일이 일어나면 꼭 불사에만 써달라는 당부와 함께 금과 불사비용을 함께 넣었다고 한다. 스님은 “그걸 원통보전 보살상 밑에 묻었다.”고 귀띔하면서 “그걸 열 일은 앞으로 절대 없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양양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영호 “나쁜남자, ‘짐승’으로 돌아왔다” (인터뷰)

    김영호 “나쁜남자, ‘짐승’으로 돌아왔다” (인터뷰)

    마주 앉은 배우 김영호에게는 야생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남성적인 이목구비와 큰 체격에서 흘러나오는 카리스마 때문일까. “‘미인도’의 김홍도 같은 무게감 있는 역할들도 제법 했고, 원래 생긴 것도 이래서 예전엔 검문에 걸리면 오해도 많이 받아봤어요.” 하지만 호탕하게 웃는 김영호에게는 따스한 인간미와 진지해서 오히려 귀여운 유머감각이 진하게 스며있었다. ◇ ‘부산’, 인간 아닌 ‘짐승’을 연기하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부산’(감독 박지원·제작 오죤필름)에서 김영호는 부산 일대를 주름잡는 보도방 사장 태석으로 분했다. 그는 이번 캐릭터를 주저 없이 “인간 이하”라고 표현했다. “이번엔 단순히 나쁜 남자 정도가 아니에요. 태식은 사랑의 감정이나 사회의 규범 따위는 애초에 갖고 태어나지도 못한 ‘놈’입니다.” 그는 잠시 영화 촬영 당시를 회상하더니 말을 고쳤다. 태석이란 인물은 ‘놈’도 못되는, 세렝게티 초원의 ‘야수’ 그 자체였다고. “18년 간 몰랐던 아들(유승호 분)을 갑자기 만난 태석은 바닥에 침을 뱉어버려요. 병들고 비실하게 마른 소년, ‘이건 뭐야 재수 없게’라고 생각한 거죠.” 거친 태석을 연기하기 위해 김영호는 일부러 촬영장에서도 말을 아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눈치를 보며 곁에 오지도 못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결국 태석도 아들에게 끌리는 아버지의 사랑을 주체하지 못해요. 죽어가는 아들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짐승 내면에 억눌렸던 부성(父性)이 폭발하게 됩니다.” ◇ ‘부산’, ‘해운대’를 기대해 본다 영화 ‘해운대’ ‘애자’ 등 올해는 부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쏟아졌다. 영화 ‘부산’은 제목부터가 ‘부산’이다. 그렇다면 김영호의 극중 대사는 부산 사투리일까. 그의 대답은 “아니다.”였다. “태석은 설정이 서울 사람이에요. 단지 어릴 때 부산으로 흘러들어 정착했을 뿐이죠. 그래서 저도, 극중 제 아들인 (유)승호도 부산 사투리는 쓰지 않습니다. 승호도 우기던데요. ‘아빠’가 서울말 쓰니까 자기도 서울말을 써야한다고.” 김영호는 극중 대사를 부산 사투리로 했다면 영화가 더 강렬해졌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태석이란 인간이 워낙 강해야죠. 사투리까지 썼다면… 한 번 보세요. ‘니가 해~라.’ 그렇죠? 강렬함이 좀 지나쳤을 겁니다.”(웃음)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어설픈 부산사투리를 흉내내는 김영호에 인터뷰 장소는 웃음바다가 됐다. 영화 ‘친구’가 보여준 남자들의 이야기를 넘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뜨거운 눈물로 풀어낸 영화 ‘부산’. 김영호는 이 영화가 ‘해운대’보다 더 잘 됐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드러내며 껄껄 웃었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현성준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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