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척추질환 로봇수술 안전성 입증”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이철희)은 이 병원 척추센터 김호중(사진 오른쪽)·염진섭 교수팀이 척추 로봇수술의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2일 밝혔다. 임상 연구에서 척추질환에 대한 로봇수술의 안전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첫 사례라고 병원 측은 덧붙였다.
척추 로봇수술은 주로 ‘척추 유합술’에 사용되는데, 이 경우 신경을 누르고 있는 뼈와 인대, 디스크 등을 제거한 뒤 빈 공간에 고정물인 케이지를 삽입하고 나사못으로 고정시키는 치료방식이다. 수술 후 환자는 허리 통증이나 다리 부위의 복합적인 신경 증세가 호전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나사못을 정확한 위치에 삽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2013년 1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이 병원 척추센터에 내원한 환자 4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척추 로봇수술(Rom-PLIF)을, 다른 그룹은 기존 수술법(Cop-PLIF)을 적용해 수술한 뒤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두 그룹 간의 통계적 오류를 피하기 위해 컴퓨터를 통한 무작위 분류 시스템을 적용했다. 또 나사못의 정확한 삽입 정도를 A~D 등급으로 나누어 비교에 반영했다.
그 결과, 로봇 척추수술 80건 중 76건이 A등급을, 기존 수술법은 80건 중 73건이 A등급을 받아 두 그룹이 모두 우수한 수준의 삽입 기준을 충족했으며, 성과 측면에서는 로봇수술이 다소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술 후 진단과 요추 세그먼트 평가, 수술 시간 등에서도 기존 수술법의 안전성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오히려 나은 수준의 결과는 보였다.
김호중 교수는 “척추 로봇수술은 최소 침습 미세수술을 위해 ‘C-arm’으로 나사의 삽입 위치를 수시로 확인해야 했던 기존 수술법과 달리, 환자에 최적화된 삽입 위치를 수술 전에 결정하고 수술을 시작하기 때문에 방사선 조사량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첨단 의료기술을 처음 적용하는 수술인 경우 숙련 기간이 필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척추 로봇수술의 경우 정확한 나사못 삽입 등 높은 수준의 질 관리가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의료팀은 덧붙였다.
김호중 교수는 “수술 중 나사의 삽입 궤도를 로봇이 가이드하기 때문에 정확한 삽입이 쉽다”면서 “장기적으로 이 수술이 환자의 증상 호전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저명한 의학 학술지 ‘스파인(Sp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은 2012년 12월 국내 최초로 척추수술에 로봇을 도입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