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태풍」뒤의 삶을 먼저 생각하자(이동화 칼럼)
지금 우리는 「12월 대통령선거」라는 정치태풍권에 서서히 접근하고 있다.최근 불거지고 있는 지난번 대선자금문제는 물론이고 한보나 김현철씨 문제도 새 태풍의 강도를 예고하는 전조라 할 수 있다.이 문제들을 놓고 국회청문회와 그 이후에 벌어진 여야 또는 계파간의 현격한 시각차와 당리당략적 공방을 보는 이들은 이것이 바로 대선전초전임을 쉽게 감지했을 것이다.
3공화국 이전의 대선 태풍이 막걸리,고무신,돈봉투,흑색선전 등 수많은 후진성 비바람을 퍼부었던 것은 어쩔수 없었다고 치자.그렇더라도 경제·사회·문화적 발전이 상당히 이루어졌다는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의 두차례 대선에서도 이같은 후진적 요소가 사라지기는 커녕 오히려 그 강도가 더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최근 대법원판결로 단죄된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이나 최근 부각된 대선자금문제 등은 그 후유증이 얼마나 크고 국가발전을 가로막는가 하는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는 예다.이처럼 대선태풍의 강도가 크고 그 후유증이 오래 남게된 일차적 책임은 응당정치인에게 있으나 더 나아가 궁극적 책임은 국민들에게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치인·국민 모두의 책임
일반적으로 국민들은 대선태풍이 불면 거기에 휩쓸려 그 강도와 진전에만 맹목적 관심을 갖고 부화뇌동할뿐 태풍이 지나간 뒤의 일에 대해 별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져야 한다.태풍 이후의 삶에 대해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올바른 선택을 해야할뿐 아니라 나아가 태풍의 크기를 줄이고 강도를 줄이고 피해를 줄이려는 의지와 노력이 모아져야 한다.인간능력으로서의 조절,국민합의로서의 조정이 가능한 것이 「정치태풍」의 특징이기 때문에 국민들이야말로 이 태풍의 위력을 줄이고 나아가 태풍을 진압할 수도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는 21세기를 앞두고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지 않을수 없는 입장이다.멀지않은 장래에 국토통일과 선진국 진입이라는 목표를 놓고 힘든 도전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선택과정이 중요하다
물론 대선도 21세기초의 목표달성을 위한 하나의 기본요소다.그렇기 때문에선택은 중요하다.그러나 그 선택의 과정 역시 중시되어야 한다.선택을 위한 축제가 되어야지 국가와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광풍이 불도록 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수준과 의식의 후진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한 전자보다는 후자의 가능성이 많다.그렇게 될 경우 선택받은 지도자나 국민이나 광풍의 후유증때문에 피해를 받게될 것이며 국가발전목표를 달성하는데 차질을 빚을수 밖에 없다.경제침체까지 겹쳐 추락설까지 나오는 판국이 아닌가.
○「통일선진한국」 만들어야
필자는 지난 4월 하순 파리에서 열렸던 한·불 포럼에 참석했을때 『프랑스가 미국달러에 대항할 유럽단일통화를 주도하기 위해 발전적으로 의회를 해산했다』는 프랑스측의 주제발표속에서 국제정세에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프랑스의 자세를 읽을수 있었다.또 영국총선에서 젊은 블레어가 새 바람을 일으키며 총리가 되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우리 역시 「통일선진한국」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갈 구심력이 필요하다.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이런 훌륭한 지도자를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다.다만 선진국의 선거과정이 축제적 성격인데 비해 우리의 그것은 너무 혼탁하다.그렇기 때문에 선거과정에서 국가적 에너지가 너무 많이 유실된다.오죽하면 필자가 태풍의 피해에 비유했을까.
앞의 한·불 포럼에서 한국 참석자들이 외규장각도서 반환,톰슨멀티미디어건,프랑스의 대한 인식부족 등을 들고 나왔을때 프랑스대표는 한마디로 이를 잘랐다.『한국이 통일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면 해결된다』는 것이다.기분나빴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우리는 이제 앞을 내다보는 능력있는 지도자를 선택해 국가목표에 접근해나가야 한다.사람선택이 중요한 것 못지않게 대선과정 또한 보다 깨끗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중지를 모으고 힘을 합쳐볼 것을 호소한다.〈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