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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미애 맥락없는 檢개혁… 아들 의혹 방패막이 삼나

    추미애 맥락없는 檢개혁… 아들 의혹 방패막이 삼나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 군 복무 특혜 휴가 의혹 등에 대해 명쾌한 해명 대신 또다시 검찰개혁을 내세워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내년 1월 수사권 조정 법령 시행을 앞두고 고삐를 죄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일각에선 검찰개혁을 ‘방패막이’로 쓴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최근 아들 관련 입장을 밝힐 때마다 검찰개혁 언급을 빠뜨리지 않았다. 지난 7일 추 장관은 “(아들 관련 수사에 대해)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한 뒤 ‘수사권개혁 시행준비 태스크포스(TF)’ 출범을 알리며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흔들림없이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아들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글을 올렸을 때도 마무리는 ‘검찰개혁 완성’이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검찰 전 직원에게 수사권 조정 법령 시행 관련, 차질 없는 준비를 당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추 장관이 연일 검찰개혁 강조 행보를 보이는 것은 수사권 조정 법령 시행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하면서 검찰개혁을 언급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검찰이 (아들 의혹을) 수사하는 상황에서 수사하는 기관을 개혁하겠다고 한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성공적인 검찰개혁’을 외치고 있는데 정작 수사권 조정 법령 시행령을 둘러싸고 검찰개혁의 수혜자인 경찰이 공개 반발하는 것도 역설적인 대목이다. 경찰은 시행령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늘리는 등 당초 개혁 취지와 크게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인 양홍석 변호사도 “(제도를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하지 못한 탓에) 검찰 직접수사가 향후 2~3년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이 다음달 국정감사까지 이어질 경우 검찰개혁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숙원 사업인 검찰개혁이 막바지에 이르러 좌초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발족한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도 일부 위원들의 이탈 등 우여곡절 속에 이달 말 해산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책임진다던 택시기사, 어머니 죽음에 무엇을 책임졌나”

    “책임진다던 택시기사, 어머니 죽음에 무엇을 책임졌나”

    3년 전 구급차 사고로 보상금 타내려던 기사 택시가 10분 막아서 응급실 2시간 늦게 들어가‘죽으면 책임진다’는 말 평생 안고 살게 돼 73만명 청원 동의하자 미온적 경찰 태도 바뀌어돌아가시고도 ‘피해자’ 되지 못한 어머니 재판서 혐의 대부분 인정했지만 반성 없는 기사 “어머니가 쇠약해지긴 했어도 분명히 그날은 돌아가실 날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쭉 지켜봤거든요.” 지난 7월 초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기사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 글을 올렸던 김민호(46)씨는 “경찰이 엄정하게 수사를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수사가 길어지는 데에 대해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같은 달 말 “어머니의 사망 원인인 위장관 출혈이 고의적인 이송 방해로 인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택시기사 A씨를 살인, 살인미수, 과실치사·치상, 특수폭행치사·치상, 일반교통방해치사·치상 등 9개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에서 결론을 못 내리는 사이, A씨의 재판은 시작됐다. 현재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폭행, 업무방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이다. A씨는 “(환자가) 죽으면 책임질게”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고인은 ‘피해자’가 아니라고 한다. 한순간에 어머니를 떠나 보낸 김씨가 억울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씨는 13일 “그렇게 험한 꼴을 보시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경찰이) 과실치사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따져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 편히 모시려고 부른 사설 응급차 지난 6월 8일 그 사건은 아직도 김씨에게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가 병원에 가시는 날은 항상 차로 모셔다 드렸던 김씨는 그날 처음으로 사설 구급차를 불렀다. 기력이 약해져 식사도 못 하시는 걸 보고 병원 가는 길이라도 편히 누워 가실 수 있게 구급차를 부른 것이다. 구급차에 아버지와 아내를 먼저 태워 보내고 김씨도 입원 준비 물품을 챙겨 막 출발하려고 할 즈음, 아내한테 전화가 걸려 왔다. ‘택시와 사고가 났는데 구급차를 보내 주질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사람이 다쳤어? 구급차를 안 보내 주는 사람이 어딨어?” 김씨가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날이 더워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올라왔다. 구급차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차들은 엉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막 도착한 119구급차에 어머니를 태워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그때만 해도 5시간 뒤 어머니가 돌아가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김씨는 지금도 “(택시가) 막아서는 일만 없었더라면 순조롭게 됐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한다. 그날 김씨 어머니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40분쯤. 간호사는 “방금 전 음압병상이 다 찼다”면서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구급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던 어머니는 오후 5시 30분쯤에야 응급실에 들어갔다. 얼마 후 아내가 “어머니가 하혈을 한다”며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의사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그 상황에서도 “어머니가 고통스러우실 텐데 수면 내시경을 하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으나 “수면으로 하면 의식이 안 돌아올 수 있어 위험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게 검사가 진행됐지만 어머니는 과다출혈로 그날을 넘기지 못했다.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순식간에 벌어진 거죠.” ●사고 조사 더뎌 묻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청와대 청원 올려 사고 현장 블랙박스 영상을 본 건 장례를 치르고 한참 뒤였다. 그때부터 김씨의 머릿속에서는 “죽으면 책임진다”는 택시기사의 말이 떠나질 않았다. 술을 마시며 억울하고 분통한 마음을 달래 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김씨는 “평생 ‘그 말’(죽으면 책임진다)을 안고 살게 됐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아내와 함께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A4 용지 4쪽 분량의 진정서도 제출했다. 괴로운 마음을 꾹꾹 눌러 가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6월 말쯤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조사를 하셨나요.”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김씨의 기대에 못 미쳤다. A씨에 대한 1차 조사만 진행된 상태였다. 사 건이 묻힐 것 같다고 생각한 그는 진정서 내용을 축약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로 했다.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옆에서 도왔다.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공감에 언론에서 다루자 수사 급속도 청원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인 한문철 변호사가 청원 글이 올라온 지난 7월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청원 글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 달 뒤 73만명 넘는 인원이 청원에 동의했다. 김씨는 “부모가 아프면 사설 구급차나 119를 불러 병원에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국민들이 분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원 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경찰도 바빠졌다. 강력팀이 추가로 투입됐다. 이용표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청원 후 사흘 만에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는 (택시기사가)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이 돼 있지만 추가적인 형사법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지난 7월 24일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열렸다. 김씨는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만큼 A씨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일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A씨가 법정에 들어가면서 취재진 질문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밀치는 듯한 모습을 보고 김씨는 다시 한번 실망했다. 그는 “(A씨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정말 큰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면 그래도 ‘반성하고 있구나’란 생각에 화도 덜 냈을 텐데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A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3년 전에도 구급차와 사고를 낸 뒤 돈을 타내려 했고, 가벼운 접촉사고를 빌미로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챙긴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시켰다. 김씨는 공소장 내용을 접한 뒤 “기가 막힌다”면서 “보험금을 탈 생각이었으면 구급차를 보내 주고 처리해도 다 받을 텐데 왜 10분 넘게 붙잡아 놓고 어머니 사진을 찍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 취임 1호 답변… “긴급차, 고의 운전방해 범칙금 상향” 김씨 측은 A씨를 상대로 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소장에는 “고의적인 환자 이송방해 행위로 응급실 이송이 지연되면서 환자는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A씨가 환자와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A씨의 인적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동부구치소에 사실조회 신청을 하고 회신을 기다리는 상태다. A씨에 대한 형사 재판은 지난 4일 시작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 측은 “일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를 제외하고는 공소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재판을 참관하진 않았다. 김씨는 “굳이 (A씨를) 보려면 보겠지만 사과 전화도 안 왔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김씨가 올린 청원 글에 직접 답변했다. 김 청장 취임 후 ‘1호 답변’이다. 김 청장은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떠나 보낸 김씨와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 이어 “(구급차, 소방차 등) 긴급 자동차의 운행을 고의로 방해하면 형법 등 관련 법령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사법처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운전자 경각심 제고와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긴급자동차 진로 양보를 불이행하면 범칙금 수준을 크게 상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양보 안 한 운전자에게 범칙금 수준을 높이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구급차나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게 차들이 일제히 좌우로 길을 비켜 주는 ‘모세의 기적’을 보면 누구나 감동을 받고, 반대로 길을 가로막고 있으면 화가 난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모세의 기적이 상식이 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표현의 자유는 공익” “진실도 사생활 보호”

    “표현의 자유는 공익” “진실도 사생활 보호”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면 범죄 안 돼”“통신 발달로 회복 불가능한 점 고려”영국·미국 등 해외도 非범죄화 추세“진실을 말하는 것 자체가 죄가 돼서는 안 된다.”(청구인 측) “객관적 진실에 부합하더라도 사생활 비밀과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법무부 장관 측) 허위가 아닌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죄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적시한 형법 307조 1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인지 여부를 두고 10일 헌법재판소가 공개변론을 열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2년 전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 초창기부터 최근 ‘디지털교도소’ 문제까지 논란의 한가운데 서 있는 이슈다.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보호라는 상반된 논리가 정면충돌하는 상황에서 헌재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2017년 10월 A씨는 “형법 307조 1항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그해 8월 A씨는 자신의 반려견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실명 위기에 놓이자 수의사의 잘못된 진료 행위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리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사실을 적시해도 본인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형법 307조 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A씨 측은 “진실을 말할 자유가 있다”면서 “사람이 사실을 적시했다는 행위를 형벌이 부과되는 범죄의 관점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A씨 측 참고인인 김재중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해 해당 사람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는 게 민주적인 사회”라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때문에) 형사처벌이 두려워 문제 제기를 못 하는 건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고 말했다. 이에 법무부 장관 측은 “(표현의 자유 못지않게) 개인의 인격권 역시 헌법상 보호돼야 하는 중요한 기본권”이라면서 “통신과 SNS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선 사실을 적시한 말이 순식간에 광범위하게 퍼지고 나중에 회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맞섰다. 법무부 장관 측 참고인인 홍영기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억울한 상황에 맞닥뜨린 사람은 (사실을) 폭로하는 것보다는 여러 법적 시스템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서 “억울한 사정을 폭로하고 대상자를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없게 망신 주는 길을 열어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폐지되는 추세다. 영국은 2010년 명예훼손죄를 폐지했고, 미국은 민사상 손해배상을 통해 해결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얼음정수기 전쟁’ 대법서 뒤집혀… “청호나이스, 특허권 있다”

    ‘얼음정수기 전쟁’ 대법서 뒤집혀… “청호나이스, 특허권 있다”

    청호나이스가 코웨이와의 얼음정수기 특허 분쟁 과정에서 신청한 특허 정정 청구를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코웨이가 청호나이스를 상대로 낸 특허 정정 무효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판결한 원심을 원고 패소 취지로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두 업체는 증발기 1개로 얼음과 냉수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냉온 정수 시스템(얼음정수기) 특허를 두고 2014년부터 100억원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2004년 얼음정수기를 출시했던 청호나이스는 코웨이가 2012년 얼음정수기 ‘스스로 살균’을 출시하자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5년 2월 “코웨이는 특허침해 제품 설비를 폐기하고 손해배상 청구액 100억원을 배상하라”며 청호나이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코웨이는 특허심판원에 청호나이스 특허 자체가 무효라고 심판을 청구했고, 청호나이스는 해당 특허 내용 일부를 변경하는 ‘정정청구’로 대응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청호나이스가 발명한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범위에 정정 청구 내용이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코웨이 측은 “특허법원에서 해당 특허의 무효 판단을 받기 위해 추가적인 입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청탁 없다” “직권남용”… 맞고발 난타전

    “청탁 없다” “직권남용”… 맞고발 난타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 측이 부대 배치 청탁이 있었다고 언급한 당시 군 관계자와 이를 보도한 언론사를 고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잇따른 의혹 제기에 형사 고발로 반격에 나서면서 난타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서씨 측은 9일 서씨의 부대 청탁과 관련된 내용을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측에 제보한 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장(A대령), 녹취 내용을 보도한 SBS와 기자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인은 당시 서씨의 교육 훈련 수료식에 참석한 서씨 친척(삼촌)이다. 서씨 변호인단은 고발장을 접수시킨 뒤 “(서씨 측이) 수료식 날 부대 관계자와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없고, 부대 배치와 관련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산 기지로 배치해 달라는 청탁은 없었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변호인단은 또 “신 의원과 A대령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정치공작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고발한 이유로는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이라 검찰에 고발하면 영향력을 미치려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고발건은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맡게 된다. 이날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는 당시 추 장관 보좌관 전화를 받았다는 B대위, 당직사병으로 근무하며 서씨의 휴가 미복귀 보고를 받은 C씨 등 서씨가 근무했던 부대 관계자를 다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국군양주병원, 삼성서울병원에서 확보한 서씨 진료 기록 등을 토대로 서씨의 휴가 경위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에 대한 고발도 이어졌다.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추 장관이 자녀의 통역병 선발, 비자 발급과 관련해 부정하게 청탁을 한 의혹이 있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전날 추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사립대학 직원인 추 장관 형부가 (추 장관 덕분에) 초고속 승진하고, 당 대표 시절 공제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여동생 추행하고 흉기로 상처… 대법 “특수상해 맞다”

    여동생 추행하고 흉기로 상처… 대법 “특수상해 맞다”

    상대방의 목을 칼로 눌러 핏방울이 맺히는 정도의 상처를 냈다면 일상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상처를 넘은 것이므로 특수상해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군인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동생을 강제 추행하고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동생을 강제추행한 사실을 부모님에게 들키자 “더이상 부모님에게 말하면 죽여버리겠다”며 동생의 목에 흉기를 갖다 대고 눌러 약 7㎝ 길이의 핏방울이 맺히는 상처를 낸 혐의(특수상해)도 받았다. 1심을 맡은 보통군사법원은 조씨의 혐의들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특수상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특수폭행 혐의만 인정해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일상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을 넘는 상처가 폭행에 의해 생긴 경우라면 상해에 해당한다. ”고 판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잇따른 추미애 아들 의혹에 고발전 확대...서씨 측 “묵과할 수 없다”

    잇따른 추미애 아들 의혹에 고발전 확대...서씨 측 “묵과할 수 없다”

    부대배치 청탁 의혹 관련카투사 대령과 방송사 고발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 적용변호인, 고발 전 입장 밝힐 듯군 복무 시절 특혜성 휴가를 누렸다는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 측이 부대배치 청탁 의혹 제보자와 언론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며 반격하게 나섰다. 서씨 변호인인 현근택 변호사는 9일 출입기자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오늘 오후 2시 (서씨의 부대배치와 관련한 청탁 의혹을 제기한) 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B대령)과 이를 보도한 SBS와 기자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B대령이 수료식 날 부대배치와 관련한 청탁을 받았고 이를 말리기 위해 (서씨의) 아버지, 할머니에게 40분간 교육을 했다는 취지의 녹취록을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측이 공개하고, SBS가 이를 보도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변호인은 “수료식 날 부대 관계자와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없고 부대 배치와 관련한 청탁을 하지 않았으며, 강당에서 수료식에 참석한 부모님들 전부를 모아놓고 자대배치 등에 대해 안내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90세가 넘는 할머니가 청탁을 해 이를 말리기 위해 40분간 교육을 했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고발인은 당시 수료식에 참석한 서씨 아버지, 할머니, 친척(서씨 삼촌) 세 명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발인은 이날 오후 2시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할 때는 참석하지 않고, 고발 대리인인 현 변호사가 대신 발언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날 SBS는 법무부 장관실 인사가 당시 문의 전화를 받았던 국방장관실 관계자에게 전화해 추 장관 아들의 통역병 청탁 의혹을 무마하려 했다는 정황을 보도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서씨 측 변호인은 “(장관)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모두 확인했는데 어느 누구도 그런 전화를 한 사람이 없다”면서 “허위사실 보도로 법적 조치하겠다”고 예고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흥구 대법관 취임… 진보색 짙어진 대법원

    이흥구 대법관 취임… 진보색 짙어진 대법원

    이흥구(57·사법연수원 22기) 신임 대법관이 8일 ‘김명수 코트’에 합류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제청한 8번째 대법관으로 대법원의 진보적 색채가 더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법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사법부 구성원들이 어떤 외부 힘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철한 정의감과 용기를 가지고 있음을 판결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고 재판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이 언제든지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법관은 또 “인권 보장이 가장 중요한 헌법적 가치”라고 강조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소외되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6년 임기를 채우고 떠난 권순일(61·14기) 대법관의 퇴임식과 이 대법관의 취임식 모두 열리지 않았다. 이 대법관이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일각에서는 ‘정치적 편향’ 우려를 제기한다. 앞으로 이 대법관이 주심을 맡는 사건마다 어떤 판결을 내렸는지 더 엄격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대법관 입장에서는 균형 잡힌 판결을 내리면서도 법리로 꽁꽁 무장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 대법관의 합류로 대법원도 시험대에 올랐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은 김 대법원장을 포함해 11명으로 늘었다. 이 중 김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은 8명이다. 전원합의체 구성원 13명 중 절반이 넘는다. 전합 판결은 출석 대법관의 과반 의견으로 결정된다. 특히 진보 성향 단체로 분류되는 우리법연구회(김 대법원장, 박정화·노정희·이흥구 대법관), 국제인권법연구회(김상환 대법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김선수 대법관) 출신이 6명으로 늘어 발언권이 더 세졌다는 평가다. 내년 5월과 9월에는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보수 성향의 박상옥, 이기택 대법관이 각각 퇴임한다. 사법부 최고 법원으로서 대법원이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려면 대법관 구성부터 실질적 다양화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아들 의혹 수사상황 보고 안 받을 것”… 秋장관 ‘버티기’ 들어가나

    “아들 의혹 수사상황 보고 안 받을 것”… 秋장관 ‘버티기’ 들어가나

    야당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별다른 해명 없이 ‘검찰개혁 완수’ 의지를 강조했다. 본인의 사퇴 요구가 높아지는 와중에 ‘아들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시도’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버티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법무부는 7일 출입기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되는 사건에 관해 검찰에서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실체 관계를 규명해 줄 것을 국회 답변 등을 통해 수차례 표명했다”면서 “그동안 사건과 관련해 일체의 보고를 받지 않았고, 앞으로도 보고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어 “오늘(7일) 검찰국장을 팀장으로 한 ‘법무부 수사권 개혁 시행 준비 TF’를 구성했다”면서 “장관은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흔들림없이 매진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고 했다. 다만 법무부 장관은 현행법상 개별 사건에 개입하는 게 불가능하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에게는 검찰총장이 아닌 개별 사건을 지휘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특정 사건 수사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지 않겠다’는 표현은 빈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신에 대한 공세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검찰개혁 완수’나 ‘매진’과 같은 표현을 써 ‘아들 의혹 제기=보수 세력의 검찰개혁 저지’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장관 자리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에 이어 추 장관도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으며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면서 검찰개혁을 주도해야 할 법무부는 1년째 장관 리스크를 안게 됐다. 이에 따라 추 장관이 적극 수사팀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총장을 통해 수사팀의 독립성 보장을 지휘한 것처럼 추 장관 아들 의혹 사건에도 ‘수사팀이 눈치 보지 않고 수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는 식의 입장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수사 지연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수사팀 전원을 배제하고 특임검사, 특별수사단 등 수사팀을 새로 꾸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으로 각각 이동한 부부장급 검사와 수사관도 이날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수사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추 장관 보좌관의 전화 관련 진술을 받고도 조서에 넣지 않은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특별수사팀 구성에도 법무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법무부가 지난 1월 특별수사단을 포함해 비직제 수사부서를 설치·운영할 때는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법령을 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차장검사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윤 총장이 여론을 종합해 ‘특임검사를 임명하겠다’는 승인 건의를 해야 한다”면서 “그게 바로 총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도 “수사팀 구성을 대검에 전적으로 맡기고,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는 게 현 상황에선 최선”이라고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서울 빌딩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 40%… 재벌·건물주, 보유세 등 수십조원 특혜”

    “서울 빌딩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 40%… 재벌·건물주, 보유세 등 수십조원 특혜”

    정부가 발표한 67%보다 훨씬 낮아왜곡 공시지가 세금 차액 815억 달해“시세 반영률 80% 수준으로 높여야” 서울에서 최근 4년 동안 1000억원 이상으로 거래된 대형건물의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이 평균 40%로 정부가 발표한 67%보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왜곡된 공시지가로 건물주들이 보유세 등에서 수십조원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올해 상업·업무용 토지의 시세 반영률이 67%라고 발표했으나 경실련 조사 결과 공시지가는 시세의 40%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에서 매매가 1000억원 이상으로 거래된 대형건물을 조사하여 실거래가와 공시지가를 분석했다. 조사한 거래 건수는 73건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거래된 17건의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은 45%였으나 2018년 거래된 20건의 평균 시세 반영률은 32%에 그쳤다. 지난해 거래된 27건의 시세 반영률은 43%였고, 올해 상반기 거래된 9건의 시세 반영률은 33%였다. 특히 올해 거래된 빌딩 중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이 가장 낮은 건물은 영등포구 ‘영시티’ 건물이었다. 거래금액은 5458억원으로 건물 시가표준액(1227억원)을 제외한 토지시세는 4231억원이다. 그러나 공시지가는 752억원으로 시세 반영률은 18%에 그쳤다. 조정흔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위원은 “공시가격과 시세가 큰 괴리를 보이는 이유는 실제 대형빌딩의 경우 이용 가능 면적이나 빌딩 이용을 통해 나오는 임대수익 등 편익을 토대로 시장에서 거래되지만 공시가격은 이런 실거래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공시지가로 인해 재벌 대기업 등 건물주가 세금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보유세 부과 기준은 공시지가와 건물 시가표준액을 합친 공시가격이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상업·업무용 빌딩의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평균 40%대에 머물러 많은 사람이 절세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공직자는 이를 절세 전략과 재테크 수단으로 사용하는 추세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조사한 건물 전체의 공시지가 기준 보유세 총액은 450억원이다. 그런데 시세를 100% 적용하여 세금을 부과한다면 보유세는 1266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다. 시세를 80% 적용하면 보유세는 997억원이 된다. 이를 근거로 한 세금 차액은 적게는 547억원, 많게는 815억원에 달한다. 경실련은 “불공정한 공시지가로 재벌과 대기업, 건물주 등 소수가 지난 15년간 누려 온 세금 특혜는 8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개혁본부장은 “정부는 집값이 안 올랐다고 거짓말하고 부자에게 걷는 세금 기준은 낮춰놓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면서 “낮은 공시지가는 고위공직자가 재산을 축소하고 세금을 적게 내는 데 악용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장관, 국회의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현재 40%대에 불과한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은 내년부터 80%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퇴임식·퇴임사 없이 떠나는 대법관 권순일...민변은 왜 불만?

    퇴임식·퇴임사 없이 떠나는 대법관 권순일...민변은 왜 불만?

    보수·진보 넘나든 권순일6년 임기 마치고 8일 퇴임사법농단 사태 연루 의혹도민변 ‘사죄 없는 퇴임’ 비판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8일 퇴임한다. 퇴임식도 퇴임사도 없이 후임 이흥구(57·22기) 대법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다. 사법부의 최고 권위인 대법관 자리를 명예롭게 끝마치는 날이지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권 대법관의 사죄 없는 조용한 퇴장에 비판 성명을 냈다. 권 대법관은 2014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하면서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그의 판결들은 꼭 그렇지도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여기에는 대법관 중 최선임인 권 대법관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 지사의 후보 토론회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놓고 대법관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권 대법관이 유죄 의견을 냈다면 무죄와 유죄 의견이 5대 6으로 바뀌었을 것이고, 김명수 대법원장도 유죄 의견이 다수인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다. 그러나 권 대법관은 무죄 취지 의견을 냈다. 지난달 산재 유족 특별채용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권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사망한 근로자의 자녀를 단체협약을 통해 특별채용하는 것은 고용 세습이 아니라 유족 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규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이다. 권 대법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노조 지위를 박탈한 정부 조치는 위법하다는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역시 다수 의견에 섰다. 전교조가 7년 만에 합법적 지위를 획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사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제재가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내고 소신을 유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관 12명의 의견이 6대 6으로 맞선 상황에서 김 대법원장의 캐스팅보트로 권 대법관과 다른 결론이 다수의견이 됐다. 그렇게 판결문 속 권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었다. 권 대법관은 사법농단 사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검찰이 그를 기소하진 않았지만 시민단체는 그를 탄핵 명단에 올렸다. 민변 사법센터는 이날 “권 대법관의 퇴임사는 오로지 진실에 대한 고백과 사죄여야 한다”는 성명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변은 “권 대법관의 무사한 퇴임으로 우리 사법 오욕의 역사도 또 한 줄 남겨지겠지만 이것이 사법농단 사태의 완결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아직 할 일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권 대법관이 못 다한 퇴임사는 이흥구 신임 대법관이 완결지을 수 있을까. 과거 권 대법관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청년 이흥구’에게 실형을 선고했지만 이 청년은 역경을 이겨내고 35년 만에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이 대법관의 취임사에 관심이 쏠린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추미애·윤석열 공수 교대?...“대검에 수사팀 구성 맡겨라”

    추미애·윤석열 공수 교대?...“대검에 수사팀 구성 맡겨라”

    현직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수사연일 쏟아지는 의혹에 피로감 가중“장관, 침묵 대신 적극 입장 밝혀야”총장이 특별수사팀 건의해야 주장도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복무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와 관련해 추 장관이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와 정치적 공방으로 국민적 피로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추 장관이 빠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검찰 수사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 장관에게 특별수사팀 건의를 먼저 제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검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장관 입장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로 비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추 장관 아들인 서모(27)씨 측 변호인이 의혹 보도와 관련해 대응을 하는 게 전부다. 그러나 서씨 측 해명에도 여전히 의혹이 풀리지 않으면서 추 장관도 점점 궁지에 몰리는 분위기다. 검찰 수사가 8개월째 진척이 없는 것과 관련해서도 법무부 외청인 검찰이 현직 법무부 장관 아들과 관련된 수사를 하는 게 처음부터 부담이 됐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 장관이 침묵을 택하기 보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혀 돌파구를 마련하는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 총장에 수사팀의 독립성 보장을 지휘한 것처럼 추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해서도 수사팀이 눈치 보지 않고 수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다 하겠다는 식의 입장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추 장관도 지난달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수사를 하면 다 밝혀질 일”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1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가족과 관련한 검찰의 강제수사가 시작되자 후보자 시절 자처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가 만약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가족에 관련된 수사에 대해 보고 금지를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전날 대검에 추 장관 아들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신속히 수사해달라며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피진정인으로 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단체는 진정서를 통해 “대검이 조속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피진정인을 지휘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검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내용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사 지연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수사팀 전원을 배제하고 특임검사, 특별수사단 등 수사팀을 새로 꾸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관정 동부지검장도 지난달 부임 전에 대검 형사부장을 맡아 이 사건을 지휘한 만큼 수사 보고 라인에서는 제외하는 게 객관성,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다만 특별수사팀 구성에도 법무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법무부가 지난 1월 직접수사 축소 차원에서 특별수사단을 포함해 비직제 수사부서를 설치·운영할 때는 법무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법령을 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차장검사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윤 총장이 현재 이 사건 관련한 여론을 종합해 특임검사를 임명하겠다는 승인 건의를 해야 한다”면서 “그게 바로 총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수사팀 구성을 대검에 전적으로 맡기고,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는 게 현 상황에선 최선”이라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중학생 딸 살해’ 의붓아버지·친모 징역 30년 확정

    ‘중학생 딸 살해’ 의붓아버지·친모 징역 30년 확정

    중학생 의붓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붓아버지와 친모에게 각각 징역 30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살인·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계부 A씨와 친모 B씨의 상고심에서 각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4월 전남 무안의 야산 인근에서 중학생인 딸 C양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살해하고 저수지에 시신을 버린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A씨는 2018년 여름 의붓딸을 추행한 혐의도 있다. C양은 사망 직전 친부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성폭력 피해 관련 진정을 넣기도 했다. 재판에서 B씨는 A씨와 공모해 친딸을 살해한 것은 인정하나 딸에게 먹이기 위해 수면제를 처방받지 않았고, 범행에 이용할 물품을 구입할 때 가담한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사체 유기와 관련해서도 공모한 적 없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누구보다 우선해 보호해야 할 존재인 피해자를 치밀한 계획을 세워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했다”면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B씨에게는 “어머니로서의 책임을 망각한 채 그릇된 편견에 갇혀 A씨와 공모해 (딸을) 살해한 것”이라며 질책했다. 2심도 “A씨 못지않게 B씨에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고 상당한 기간 동안 사회에서 격리해 범행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의대 증원 이견 여전… 언제 누가 다시 협의할지도 못 정해

    의대 증원 이견 여전… 언제 누가 다시 협의할지도 못 정해

    원점 재검토 합의했지만 4대정책 평행선의정협의체 구성·운영방식 세부안 미정‘코로나 안정화 이후’라는 시점까지 모호 “파업 끝 아니다” 집단행동 불씨도 여전즉각 복귀 안 하는 전공의엔 비판 여론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부·국회가 4대 의료정책의 원점 재검토 및 중단을 명문화하고 앞으로 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지만 합의문에 모호한 부분이 많아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코로나19 확산세 속 의사계와 정부가 강대강으로 치달으면서 나왔던 의료 공백과 업무개시명령에 따른 젊은 의사들의 피해 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코로나19 안정화 이후로 미뤄 미봉책에 그쳤다는 평가다. 정부와 의협은 지난 4일 합의문에 따라 의정 협의체를 구성해 의사계가 철회를 요구하는 의대 증원, 공공의대,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등 4대 정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지역수가 등 지역의료 지원책, 필수의료 육성책,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구조 개선, 의료전달 체계의 확립 등 다른 주요 현안도 다룬다. 국회와 의협도 별개의 협의체를 구성한다. 우선 정부·국회가 의사계와 정책들의 원점 재검토를 하더라도 서로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들은 그간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에 대해 지역 간 의료 접근성 차이가 크고 필수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공감대는 갖고 있지만 해법에서는 큰 차이를 보여 왔다. 정부·여당은 공공의대로 감염·응급·분만·수술 등 필수 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의대 정원을 확대해 지역의사 선발 전형을 도입하자고 하는 반면 의협 등은 두 정책을 백지화한 후 의료수가 인상이나 인프라 확충 등을 중심으로 대안을 찾자는 입장이다. 한방 첩약 급여화, 원격진료 정책 역시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두 가지 정책에 대해 “합의서에 나와 있듯이 관련 협의체를 거쳐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겠다”면서도 특히 한방 첩약 급여화는 사회적 합의기구인 건정심에서 의결된 사안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의사계가 주장해 온 정책 철회보다는 1년짜리 시범사업인 만큼 일단 예정대로 진행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협의체 구성 역시 합의문만 보면 아직 어떻게 할지 정해진 바가 없다. 정부가 정책 사안에 맞는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입장 정도만 밝힌 상황이다. 김헌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정협의체의 구성이나 운영 방식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앞으로 의협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고, 각각의 정책 논의 사안에 맞는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합의문에 명시된 협의체 구성 시점인 ‘코로나 안정화 이후’라는 표현이 모호해 양측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다. 의사계의 집단행동이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날 집단 휴진을 앞에서 이끌었던 전공의들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단체행동의 일단 유보를 밝히면서도 의협 합의를 “날치기 서명”이라고 비판하며 “파업은 끝이 아니라 가다듬는 것”이라고 해 집단행동 여지를 남겼다. 일각에선 대전협이 이날 코로나19로 의료 공백 우려가 나옴에도 파업 유보 결정과 함께 현장으로 바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책 강화 나선 윤석열, 형사정책담당관 힘 실린다

    정책 강화 나선 윤석열, 형사정책담당관 힘 실린다

    대검에 신설된 형사정책담당관연구관 4명에서 10명으로 증원수사권 조정 앞두고 본격 대응대검찰청이 신설된 형사정책담당관 산하에 검찰연구관 10명을 배치하며 정책 연구에 힘을 쏟는다. 최근 대검의 정책 기능 강화를 강조해 온 윤석열 검찰총장의 ‘브레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대검 직제개편으로 검찰개혁추진단이 해체됨에 따라 추진단 업무는 대검 차장검사 산하 형사정책담당관에 이관됐다. 형사정책담당관에는 기존 검찰연구관 4명에 더해 각 부에서 차출된 6명의 연구관이 추가 배치됐다. 박기동(48·30기) 형사정책담당관을 중심으로 내년 1월 시행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본격 대응 체제로 전환하는 셈이다. 대검은 지난 1월 검찰개혁추진단을 발족시키고 개정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등에 따라 새로운 업무 시스템 설계 작업을 해 왔다. 형사정책담당관이 이 업무를 가져오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검찰개혁추진단은 한시 조직인 반면, 형사정책담당관은 지난 3일 개정·시행된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에 반영된 정식 조직이다. 형사정책담당관의 주요 업무로 검찰 조직, 기능 등 제도 개선, 형사사법 관련 제도·정책 연구, 검찰 제도 및 형사정책 관련 유관기관과의 교류·협력 등이 적시돼 있다. 형사정책담당관의 위상 강화는 대검의 정책 기능 강화와 맞닿아 있다. 윤 총장은 최근 형사사법 제도의 변화를 언급하며 불구속 수사 원칙,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편 등을 강조해 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검찰, 법원에 “전광훈 보석취소 심리 빨리 해달라”

    검찰, 법원에 “전광훈 보석취소 심리 빨리 해달라”

    검찰, 법원에 의견서 제출법원, 심문기일 열지 않고서면 토대로 결정할 수도검찰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보석 취소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권상대)는 전날 전 목사에 대한 보석취소 신속 심리 의견 및 참고자료를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허선아)에 제출했다.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퇴원한 만큼 보석 취소 심리를 진행해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전 목사의 현재 상황과 보석 취소 심리 진행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을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지만 지난 4월 보석 허가를 받고 불구속 재판을 받아 왔다. 검찰은 지난달 전 목사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재판부가 정한 보석 조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법원에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하지만 전 목사가 다음날인 1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심문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전 목사를 직접 불러 심문할 수도 있지만 심문기일을 정하지 않고 검찰과 전 목사 측이 제출한 서면 자료를 토대로 보석 취소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 “노조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 노동3권 제약 판단

    대법 “노조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 노동3권 제약 판단

    고용부, 2010~2013년 해직교원 탈퇴 요구전교조 불응하자 법외노조 통보… 소송전 대법 전원합의체 1·2심과 정반대 판단“행정부가 폐지된 노조 해산명령제 부활”소수 의견 “법 해석 안 하고 스스로 법 창조” ‘양승태 대법원 靑과 재판 거래’ 논란 키워文대통령 사법부 힘 빌려 대선 공약 이행“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법외노조 통보를 한 것은 노동조합 지위를 박탈한 것을 넘어 사실상 노조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이다.” 대법원이 지난 7년간 법 밖에 서 있던 전교조가 다시 합법화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법률에 분명한 근거가 없는 법외노조 통보로 강력하게 보호받아야 할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제약했다는 판단에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진 이 사건은 결국 대법원에서 극적으로 뒤집혔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철회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로 부담을 덜게 됐다. 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는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원고인 전교조 측이 법외노조 통보 근거 규정이 된 교원노조법과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법률에 근거를 두지 않아 위법”이라고 주장했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8명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문제의 시행령에는 노조 설립신고서 반려 사유가 생기면 시정요구를 하고, 이를 불응하면 ‘노조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앞서 고용부는 2010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전교조에 해직 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허용하는 규정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가 불응하자 고용부는 2013년 10월 24일 전교조에 “교원노조법에 의한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전교조는 소송전에 돌입했지만 1·2심은 “노동조합법 시행령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정부 손을 들어줬다. 전원합의체는 정반대 판단을 했다. 노동조합법이 법외노조 통보에 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도 않아 법률유보원칙에 반한다는 해석이다. 다수의견(8명)은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의 결단에 따라 1987년 폐지된 노조 해산명령 제도를 행정부가 법률상 근거 없이 행정입법으로 부활시킨 것”이라고 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으나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의 교원노조법 합헌 결정을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맡은 파기환송심이 항소심 판결까지 효력 정지를 결정하면서 불법노조 신세를 면했으나 두 달 뒤 2심 패소로 합법노조 지위를 잃었다. 이후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등 법원행정처 문건이 발견돼 사법부가 전교조 재판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전교조 측은 “재판개입 의혹이 드러났다”며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당장 직권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듯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결국 사법부 힘을 빌려 공약을 이행하는 모양새가 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해고 노동자의 노조 가입 문제, 결격사유가 있는 노조에 대한 규율 문제 등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와 입법·정책적 해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법을 해석하지 않고 스스로 법을 창조하고 있다”는 반대의견도 있다.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법이 정한 요건은 지키지 않으면서 법적 지위와 보호만 달라는 식의 억지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법체계는 현대 문명사회에서 존재한 바 없다”고 비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전교조 7년 만에 합법화 길 열렸다

    전교조 7년 만에 합법화 길 열렸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해직 교원을 가입시켰다는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노조 지위를 박탈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전교조가 법외노조 처분을 통보받은 지 7년 만에 합법화의 길이 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는 3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날 선고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변호사 시절 전교조 사건을 대리한 김선수 대법관은 심리에서 제외됐다. 다수 의견 8명은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법률상 근거 또는 위임 없이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하고 있어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어 “법외노조 통보는 이미 적법하게 설립된 노조에 결격사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상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재형·안철상 대법관도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하다고 봤지만 다수 의견과 판단 근거(별개의견)는 달랐다. 반면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법외노조 통보는 적법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전교조가 ‘대법원 판결 확정 때까지’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 사건은 이날 기각됐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지위는 유지되지만 파기환송심에서 전교조가 다시 효력정지 신청을 하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해직자의 노조 활동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전교조는 곧바로 합법 노조 자격을 얻게 된다. 2013년 법외노조 통보 당시 전임자 교단 복귀 등에 나선 교육부도 “고용부 등과 협의를 통해 후속 조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위장전입·다운계약 일부 인정… 이흥구 “도덕적 부족함 있었다”

    위장전입·다운계약 일부 인정… 이흥구 “도덕적 부족함 있었다”

    “전광훈 보석 직권 취소 적극 검토해야”이흥구(57·사법연수원 22기) 대법관 후보자가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을 일부 인정했다. 이 후보자는 “2005년에 거주하지 않는 장인 집에 주소지를 등록한 것을 인정하느냐”는 국민의힘(미래통합당) 전주혜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말했다. “2002~2005년 주택 매매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3차례 작성했느냐”는 질의에는 “세무서에 저렇게 신고돼 있는 것은 맞다”며 “청문회 과정에서 (도덕성에) 부족함이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 배우자(부산지법 서부지원장)의 ‘관사 재테크’ 의혹도 제기됐다. 전 의원은 “기존 아파트를 4억원에 팔고 부인이 관사에 거주하면서 새 아파트를 올해 1월 5억원에 샀다”면서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8억 5000만원으로 후보자는 7개월 만에 3억 5000만원 정도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앞으로 살 집을 생각해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금 체납과 관련한 서면 답변 내용도 문제가 됐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국세·지방세 체납 경력이 없다고 했는데 자동차관리법 위반, 지방세 체납 등으로 자동차가 세 차례 압류된 걸로 확인됐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기억에만 의존해 성실하지 못한 답변이 된 것 같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조 의원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 후보자는 “정확한 지식은 아니다”라는 단서를 단 뒤 “병사가 휴가 복귀일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탈영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법원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보석을 직권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사건을 대법원에서 심리할 경우 회피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조 전 장관과의 친분이 보도됐기 때문에 회피 사유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가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는 데다 진보 성향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란 점 때문에 ‘정치적 편향성’ 우려도 나왔다. 이에 이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는 특정 성향의 모임이 아니다”라며 “특정 성향의 사람들이 대법원(재판부)을 구성했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삼성가 代 이은 배임죄 족쇄… 일각 “檢에 자충수 될 수도”

    삼성가 代 이은 배임죄 족쇄… 일각 “檢에 자충수 될 수도”

    기존 판례서 무죄 많아 혐의 입증 난항에버랜드·제일모직 소송서 판결 엇갈려‘주주이익 보호 의무’ 두고 공방 벌일 듯 삼성그룹 불법합병 사건을 둘러싼 검찰과 삼성의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고된 가운데 이건희(78)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이재용(52) 부회장도 배임 혐의에 대한 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 기존 판례상 업무상 배임죄 성립이 쉽지 않지만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어 양측이 재판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전날 이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에 더해 “삼성물산 주주와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서 업무상 배임 혐의를 새로 적용한 데 대해 재계에서는 ‘기준이 모호한 배임죄가 또다시 기업의 발목을 잡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업무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를 위배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때 성립한다. 법원에서 보수적으로 판단해 무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검찰에게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경영진에게 회사 재산이 아닌 주주 보호 의무가 있는지를 두고 공방이 예고된다. 삼성 변호인단은 기소 직후 입장문에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대법원 판례에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하지 않고 ▲합병으로 인해 구 삼성물산이 시가총액 53조원에 이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소유하게 돼 이익을 얻었다는 점 등이다. 다만 수사팀장인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은 “이사회에 주주이익 보호 의무가 부여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례 등 최근 배임 사건의 판례 흐름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11년 전 이 회장이 최종 무죄를 선고받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회사 경영진이 보호해야 하는 대상은 회사의 재산이지 주주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에버랜드는 손해를 입지 않았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그러나 같은 사건으로 손해를 입은 제일모직 주주들의 손해배상소송에서는 업무상 배임 사실이 인정돼 13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 부회장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경제 사건 담당 재판부가 맡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단독판사의 관할에 속하지만 사실관계나 쟁점이 복잡한 점을 고려해 재정합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3일 형사합의24부, 25부, 34부 중 한 곳에 배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이후 멈춰 선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재개되면 이 부회장은 각각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을 오가며 재판을 받게 된다.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언제 다시 열릴지는 미지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파기환송심 재판부(부장 정준영) 기피 신청에 대해 대법원이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어서다. 대법원이 결론을 늦게 내릴수록 내년 2월 인사 대상인 정준영 부장판사 체제에서 선고가 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횡령액이 86억원으로 늘어 실형 위기에 처해 있다. 판사의 재량(작량감경)으로 집행유예를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재판부가 교체되면 불확실성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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