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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상이몽’ 박시은 “남편 진태현, 냉장고 들어간 음식 안 먹어”

    ‘동상이몽’ 박시은 “남편 진태현, 냉장고 들어간 음식 안 먹어”

    ‘동상이몽’ 박시은이 남편 진태현과의 결혼생활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지난 22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에서는 배우 박시은이 스페셜 MC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시은은 남편인 배우 진태현에 대해 “한 번 먹은 음식이 냉장고에 들어가면 그 다음에는 먹지 않는다. 그래서 거의 매 끼니마다 새로 해 먹는다”고 말했다. 박시은은 “김치찌개도 한 끼 먹을 만큼만 만드는 편이다. 그래서 냉장고에 음식이 쌓이는 게 너무 싫다. 다 먹어야만 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패널들은 “대단하네 이 분들”, “매 끼 요리하는 게 쉽지 않은데” 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SBS ‘동상이몽2’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낙향한 작가의 예의

    [정찬주의 산중일기] 낙향한 작가의 예의

    폭설이 내리면 산방 부근의 산길은 어김없이 끊긴다. 아침 체조를 하는 셈 치고 산방으로 오는 언덕길 한쪽의 눈만 치우는 데도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른다. 과격한 아침 체조는 더이상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눈삽으로 적설의 무게를 경험해 보니 그렇다. 힘을 무리하게 받은 오른쪽 무릎이 시큰거린다. 만류해도 오겠다는 손님이 있으니 언덕길이라도 터 준 대가다. 눈이 쌓이지 않는 고흥 땅 사람들은 폭설로 산길이 막혔다고 해도 믿기지 않았던 듯하다. 승용차로 오다가 끝내 운전할 수 없다면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으니까. 나와 약속한 2월 초의 강연 행사가 다가오고 있으니 공무원인 그분들 마음이 급했던 것도 같다.안사람은 식당에 갈 수도 없는 형편이었으므로 그분들에게 떡국을 내놓았는데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산중 반찬으로 동치미와 김치밖에 없었지만. 그제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비가 내려 응달의 눈까지 다 녹아 지금은 이른 봄 날씨처럼 포근하다. 겨울비가 제설 작업을 말끔하게 한 셈이다. 성에 차지는 않지만 가뭄도 어느 정도 해갈되지 않았나 싶다. 산방 마당의 연못에도 제법 빗물이 고여 있다. 놀랍게도 마당가에는 푸른 싹들이 점점이 돋아 있다. 눈 속에서 얼음새꽃처럼 스스로 발열이라도 했는지 파랗게 살아 있다. 손톱만 한 어린 질경이 잎도 보인다. 생명력이 질겨서 질경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봄날에 잡초를 뽑을 때 아무래도 녀석에게는 호미가 덜 갈지도 모르겠다.산길이 뚫린 뒤 첫 번째 손님은 보성읍에 사는 김아무개씨다. 작년에 탄원서를 써 주었는데 해가 바뀌었다며 날짜를 수정해 달라고 한다. 현재 영어의 몸이 된 김아무개씨의 직장 상사를 위해 재판장에게 호소하는 탄원서다. 김아무개씨의 상사는 나와도 인연이 있는 사람으로 전후 사정을 살펴보니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텐데 명색이 작가로서 직접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모른 체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요즘 나는 대서소 직원처럼 고향 사람들이 요구하는 글을 거절하지 못하고 대행하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찾아와서 요구하는 글도 여러 가지다. 탄광에서 희생한 광부들을 기리는 화순탄광 위령비 비문부터 다산 정약용이 화순에서 2년 동안 ‘맹자’를 공부해 다산학의 바탕을 다졌던바 화순읍내 공원의 조형물에 새겨질 ‘화순과 다산 이야기’를 써 주었고,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어느 선각자의 공덕비 비문을 지어 보내기도 했던 것이다. 다산 동상 옆에 소개한 ‘화순과 다산 이야기’와 천년고찰 쌍봉사에 세워진 시판(詩板), 즉 초의 선사와 고려시대 지식인 김극기 시 번역은 주관이 가미됐으므로 나를 밝혔지만 다른 글들에는 모두 내 이름을 뺐다. 지역민을 도운 선각자나 탄광 희생자를 위한 글에 내 이름이 들어가면 누가 될 것 같아서였다. 몇 해 전에는 난생처음으로 별세한 분을 애도하는 조사를 쓴 적도 있다. 물론 생전에 그분이 남긴 공덕을 충분히 헤아려 본 뒤에 쓴 글이지만 왠지 내키지 않았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러나 이런저런 인연을 대며 내 산방을 찾아와 부탁하면 대부분은 외면을 못 하고 만다. 재작년에는 면사무소 앞의 커다란 입석에 새길 글을 지어 주었는데, ‘면민의 날’에 감사패를 받고 나서 쑥스럽기만 해 슬그머니 행사장을 나온 적도 있다. 내가 사는 이양면은 지리적으로 전라남도의 정중앙이다. 그래서 지은 문구가 ‘꿈꾸는 남도의 심장, 의로운 볕고을 이양’이었다. 의로운 볕고을이라고 한 까닭은 이양면 계당산에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한말 의병훈련 터인 ‘쌍산의소’(雙山義所)가 있고 양명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은 글은 고흥에도 있다. 임진왜란 때 조명연합수군이 처음으로 승전한 싸움이 절이도(거금도) 해전인데, 승전탑의 비문과 해전의 배경을 설명한 사각형의 돌에 새긴 글도 내가 작성한 것이다. 앞에서 나를 대서소 직원 같다고 표현했는데 무보수로 썼다는 점이 그분들과 다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고향 사람들이 부탁하는 글에는 고료를 청구하지 못할 게 뻔하다. 고향에 뼈를 묻으려고 낙향한 작가로서 최소한의 기부이자 예의라고 생각해서다.
  • [강태안의 미식여행] 굴의 추억

    [강태안의 미식여행] 굴의 추억

    굴이 제철이다. 시장에 가도, 식당에 가도. 굴 넣은 계절 메뉴가 많다. 며칠 전 회사 근처 전통주점에서 먹은 굴 파전은 권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쁜 이 계절의 메뉴다. 작지만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산물도 풍부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혜택이라면 겨울철 내내 싱싱한 굴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바다의 우유’니 ‘카사노바가 즐겼다’느니 이런 속세의 찬사가 아니더라도 굴은 이 계절 어디에 가도 환영받는 몸값 좀 있는 식자재일 것이다 얼마 전 방송에서 한 외국 유명인이 한국의 ‘굴국밥’을 찬양하는 모습을 보았다. 자신이 살았던 유럽은 굴이 너무 비싸 한국에서 몇천 원 하는 굴국밥을 자기 나라에서 사 먹으려면 몇만 원은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1990년대 후반 유학 시절이 떠올랐다. 현장 학습 날 전교생이(나는 호텔학교를 졸업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가스트로노미’ 축제에 참가했다. 호텔, 조리, 와인, 치즈, 레스토랑, 커피 등 관광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개인·기업에서 부스를 차려 다양한 식자재 및 식가공품, 제품들을 선보이고, 어떤 곳은 즉석에서 음식도 판매했던 유럽에서 가장 큰 ‘음식박람회’다. 그곳에서 단연 사람들의 주목을 끌던 곳이 있었다. 프랑스산 굴 행사장 한가운데 차려진 고급 라운지였다. 잘 차려입은 신사, 숙녀들이 한 손에는 샴페인, 또 다른 손에는 석화를 들고 즐기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내게는 마냥 친숙한 굴이었다. 한겨울 온가족이 굴과 함께했던 많은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겨울 초입 가족과 함께했던 김장 날 풍경들, 알이 큰 굴 하나를 방금 만든 겉절이에 돌돌 말아 식구들 입에 넣어 주시던 어머니. 참을 수 없었다. 미식을 즐기는 유럽인들 사이에서 교복 입은 동양인 여학생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나는 주위 이목에 아랑곳 않고 굴을 거침없이 해치웠다. 샴페인 한 모금도 없이. 한입에 꿀꺽 넣자마자 알알이 잘려지는 굴의 부드럽고 신선한 촉감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주변의 사람들이 소리 없이 내게 외쳤다. “네가 진정 굴 맛을 알고 있잖니.” 두 번째 접시를 즐길 때쯤 라운지 매니저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됐다. 물가가 비쌌던 스위스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굴이 정말 비싸고 귀한 음식이라는 것. 한국에서는 굴과 함께 온 겨울을 지내고 굴로 만든 다양한 음식들도 많다는 것. 그래, 우리는 그 귀한 굴로 전도 만들고, 김치에 싸서도 먹고, 탕으로 먹고 무와 함께 생으로 무쳐서도 먹는다고 하니 라운지 매니저는 정말 우리나라가 부럽다고 했다. 그들에겐 미식이지만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겨울의 동반자였던 굴 덕택에 그날 이후 거의 한 달 동안 학교 카페테리아를 방문할 수 없었다. 한 달 생활비를 모두 굴 두 접시에 털어 버린 나는 몹시 가난한 한 달을 보냈지만 타향에서 굴과 함께했던 그날을 아직도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우리가 흔하게 먹고 있는 식자재에 감사해야 한다는 그 외국인 말에 진심으로 공감했다. 그리고 먼 훗날에도 지금처럼 계절마다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식재료가 우리 땅에서 풍부하게 수확되길 기원해 본다. 점점 변하는 지구의 기후와 환경으로 생산량과 품질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도 있지만 아직도 굴은 날것으로 즐길 수 있는 기쁜 바다 음식이다. 이번 주말에 굴보쌈이든 굴전이든 알 큰 남해의 굴, 알은 작아도 솜털이 송송한 서해안 어리굴로 양념 무쳐 즐겨 보자.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겨울에 만나는 과학 놀이터 - 국립과천과학관 어때요?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겨울에 만나는 과학 놀이터 - 국립과천과학관 어때요?

    “아름다운 여인의 마음에 얻으려 노력할 때는 1시간이 마치 1초처럼 흘러 간다. 그러나 뜨거운 난로 위에 있을 때는 1초가 마치 1시간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이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1879?1955)은 자신이 증명한 일반 상대성 이론이 어렵다고 불평하는 기자들에게 이렇듯 간단히 그의 이론을 설명해 주었다. 기존의 과학을 뒤집으려 한 젊은 유대인 과학자의 용맹무쌍한 도전은 결국 보수적인 런던 왕립 학회의 검증까지 받게 된다. 1919년 기니 만에 있는 프린시페 섬에서의 일식 관측은 결국 상대성 이론의 증명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세계에 알렸고, 이 결과로 그는 1921년 노벨과학상을 받게 된다. 이제 인류는 뉴턴이 주창하였던 고전역학의 세계에서 드디어 빠져나오게 되었고, 상대성 이론을 앞세운 현대 물리학이라는 새로운 과학 앞에 서게 되었다. 과학은 세상을 바꾼다. 미세먼지로 인해 집안 창문을 꼭꼭 닫아두고 있는 겨울, 가족들과 함께 과천에 있는 국립과학관으로 가보자. 2008년 11월 14일에 과천에 개관한 과천국립과학관은 서울대공원 앞 24만3970㎡ 의 부지에 연면적 4만9464㎡, 전시면적 1만9127㎡ 규모로 4500억원이나 투입하여 근 2년 6개월 만에 완공한,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관이다. 또한 과학관 내부와 외부에는 한나절을 꼬박 보아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에 이를 정도로 볼거리는 풍부하다. 우선 내부에는 상설전시관이 제일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곳에는 어린이탐구체험관, 기초과학관, 자연사관, 전통과학관, 첨단기술관, 미래상상SF관이 있어 초등학교 자녀들의 눈높이 딱맞는 관람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프론티어 창작관에는 노벨상과 나, 명예의 전당, 무한상상 메이커 랜드가 있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 또한 천문우주관에는 천체투영관, 천체관측소, 스페이스월드가 있어 바로 오늘 밤하늘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해 시간대별 밤하늘의 별자리 위치와 그에 얽힌 신화 이야기를 전문 요원이 들려준다. 이외에 야외전시관에는 곤충생태관, 자연생태공원, 공룡역사광장, 옥외전시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직접 손으로 만질 수가 있으며 나비와 곤충의 생태에 관한 심도깊은 체험을 할 수도 있다. <과천국립과학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미세먼지 가득한 겨울 가족 나들이로는 최적의 장소다. 2. 누구와 함께? -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3. 가는 방법은? - 13817 경기도 과천시 상하벌로 110 국립과천과학관 / 02-3677-1500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6번 출구 바로 앞 4. 눈여겨 볼만한 것은? - 천체투영관, 지진체험관, 태풍체험관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말은 명성대로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중은 한산한 편. 6. 꼭 봐야할 장소는? - 천체투영관, 어린이체험관, 곤충생태관 7. 먹거리 추천? -곤드레밥 ‘예밀’(504-2822), 한정식 ‘좋구먼’(502-0999), ‘봉덕칼국수’(502-7952), 막국수 ‘선바위메밀장터’(504-0122), 쭈꾸미볶음 ‘한소반’(503-7124), ‘옛날생돼지김치찌개’(507-0016) / 지역번호 02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sciencecenter.go.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서울대공원, 렛츠런파크, 현대미술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관이다. 어린 학생이 있는 가정이라면 방학 때 필수적으로 방문해야할 코스. 미리 체험할 전시관을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가길 권유.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솔’ 너와 서있는 공간

    ‘솔’ 너와 서있는 공간

    서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숲이 있습니다. 나무 사이를 지나온 바람은 객의 몸을 씻고 마음까지 헹궈냅니다. 충남 아산의 봉곡사 솔숲이 꼭 그랬습니다. 500여 그루의 토종 소나무들이 이리저리 얽혀 자라는 곳입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명자깨나 날리는 숲에 견주면 그저 ‘경량급’ 정도일 겁니다. 하지만 숲이 전하는 향기는 어느 숲에 뒤지지 않을 만큼 짙고 청량합니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도 않습니다. 두 시간가량 차를 몰아가면 만날 수 있지요. 이웃한 여러 명소들에 온천까지 곁들이면 아마 겨울 나들이 코스로 제격일 겁니다.빼어난 솔숲이다. 소나무들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다. 한 그루 한 그루의 형태는 제각각이어도 여럿이 어우러져 독특한 리듬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한 세기 전쯤 이 숲을 지나 봉곡사로 들어갔던 젊은 승려 만공(1870~1946)도, 굶주리는 백성들을 위한 농사법을 궁리하며 눈 내린 새벽길을 올랐던 젊은 실학자 정약용(1762~1836)도 이 솔숲처럼 빼어났을 것이다. 붉은 수피의 소나무들은 이리저리 굽었다. 솔숲 사이로 난 길도 나무들처럼 구불구불하다. 휘고 구부러졌다는 건 그만큼 너그러워졌다는 뜻일 터다. 삼나무처럼 쭉쭉 뻗은 나무들이 이룬 숲에 견줘 조형미는 떨어져도 외려 편안한 느낌은 더하다. 소나무 가지 위엔 밤새 내린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눈은 주변의 어지러운 풍경들을 덮고 지운다. 그 덕에 수묵담채화 같은 담백한 풍경이 숲에 펼쳐져 있다. 숲의 소나무들은 하나같이 둥치에 상처를 안고 있다. 일제가 태평양전쟁에 동원된 항공기들의 연료로 쓰기 위해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다. 나무가 상처 치유를 위해 분비하는 송진을 얻기 위해 일부러 깊은 상처를 낸 셈이다. 그 고된 작업에 동원된 사람들도 필경 조선인이었을 터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나무들이 얼마나 모진 세월을 겪었는지 저 검은 상처가 일러주는 듯하다.봉곡사 솔숲은 토종 소나무들이 이룬 천연림이다. 아산시청 등에 따르면 소나무의 평균 높이는 15m가량, 수령은 100여년 정도다. 비슷한 크기의 소나무 500여 그루가 700m 남짓한 숲길에 빼곡하다. 우리나라 숲은 대부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파괴됐다. 현재 숲의 80%가량은 1960년대 산림녹화 사업을 거쳐 조성됐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토종 솔숲이 여태 살아남았다는 것은 드문 경우에 속한다. 솔숲은 ‘봉곡사 천년의 숲길’이라고도 불린다. 인근의 갈매봉, 장군봉 등으로 오르려는 등산객들은 이 솔숲을 들머리 삼아 산행에 나선다. 솔숲의 끝은 봉곡사다. 봉수산(鳳首山), 그러니까 봉황의 머리 아래 깃든 절집엔 만공 스님과 다산 정약용의 체취가 남아 있다. 조선 말기의 선승인 만공 스님은 23세 때 봉곡사로 왔다.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만 가지 법이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가 돌아가는 곳은 어딘가)를 화두로 참선한 스님은 2년간의 수행 뒤 홀연히 깨달음을 얻었다. 그 오도송(悟道頌)이 바로 우주는 한 송이 꽃과 같다는 ‘세계일화’(世界一花)다. 솔숲을 오르다 보면 봉곡사 못 미처 만공탑과 만난다. 만공 스님을 기리는 탑이다. 만공탑 꼭대기에 음각된 ‘世界一花’는 만공 스님의 친필이라고 한다. 다산 정약용은 1795년 겨울 정3품에서 종6품으로 강등된 뒤 이 절집을 찾았다. 이때 그의 나이 서른넷. 한창 삶의 기초를 세울 나이(이립·而立)였다. 당시 그는 봉곡사 경내의 ‘ㅁ’자 요사채에서 머물며 실학자 13명을 모아 성호 이익의 문집을 정리하는 강학회를 열흘간 열었다고 한다. 모인 이들 대개가 젊은 실학자였던 만큼 새로 접한 서양의 과학을 이용해 더 많은 수확을 낼 농사법 등을 궁리하지 않았을까 싶다.이웃한 설화산 자락에도 명소가 깃들어 있다. 남서쪽엔 외암민속마을, 북동쪽엔 맹씨행단이 각각 터를 잡았다. 외암민속마을은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기와집과 초가집 등 전통가옥 60여 채가 돌담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다. 대표적인 고택으로는 건재고택과 참판댁 등이 꼽힌다. 주민들이 살고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고 아름다운 돌담 너머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앞내’라 불리는 실개천를 건너면 곧 마을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돌담이다. 돌담은 막돌을 규칙 없이 쌓은 형태다. 이를 ‘허튼층쌓기’라고 부른다. 집집이 쌓은 담장 길이를 죄다 더하면 무려 5㎞에 달한다고 한다. 마을 전체가 돌담에 쌓인 셈이다. 집집마다 울을 이룬 담장은 끊어질 듯 이어지며 마을 곳곳으로 객들을 이끈다. 해마다 정월대보름(올해 3월 2일) 앞뒤로 달집태우기 등의 전통 행사도 연다.맹씨행단(孟氏杏壇)은 말 그대로 ‘맹씨가 사는 은행나무 단이 있는 집’이란 뜻이다. 조선 초의 청백리였던 고불 맹사성(1360~1438)의 옛집을 일컫는 이름이다. 우리나라 살림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사적 109호다. 본래 고려 말의 최영 장군이 낙향해 살다, 자신의 손녀사위였던 맹사성에게 물려줬다고 한다. 두 칸의 대청을 두고 좌우로 세 칸씩 온돌방을 배치한 ‘H’자형의 건축 형태와 밖을 내다보는 데에만 쓰던 ‘눈꼽재기창’ 등이 인상적이다. 본채 외에도 사당으로 쓰인 세덕사, 맹사성과 황희, 권진 등 3명의 정승이 각각 3그루씩 9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 구괴정 등이 남아 있다. 본채 옆의 600년 묵은 은행나무 두 그루 역시 맹사성이 심었다고 한다.이웃한 평촌리의 석조약사여래입상(보물 536호)도 찾아볼 만하다. 고려시대 세워진 석불상이다. 키가 1장 6척(4.8m)에 달해 형태상 장육불상으로 분류된다. 문화재청 누리집은 좌우대칭으로 규칙적인 옷주름, 짧은 목과 움츠린 듯한 어깨, 꼿꼿이 서 있는 자세 등의 형식미를 근거로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상은 미끈하고 말끔하다. 맵시 있는 자태도 일품이지만 잔잔한 미소 역시 방금 전에 지은 듯하다. 대체 어디서 수백년 세월을 건너온 흔적을 찾아야 할지 모를 정도다. 공세리 성당은 계절을 따지지 말고 찾아야 하는 아산의 명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겨울철 눈이 내릴 때 성모상 앞에 서면 자신의 온갖 허물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여정의 마무리는 아산호다. 호수 위를 건너온 시리고 찬 바람이 헝클어진 정신을 퍼뜩 일깨운다. 엄혹한 계절을 이겨내는 철새들의 강인함을 목격하는 것도 좋고, 아산만과 서해대교 너머로 지는 붉은 해를 감상하는 맛도 일품이다. 아산호는 평택호로도 불린다. 충북의 충주호(청풍호)와 마찬가지로 평택과 아산 등 두 지자체가 이름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 사진 아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41) →가는 길: 공세리성당, 아산호 등은 아산 북쪽, 봉곡사와 외암마을, 맹씨행단 등은 남쪽에 붙어 있다. 묶어서 돌아야 보다 효율적으로 볼 수 있다. 봉곡사나 외암마을 등만 보겠다면 기차로 갈 수도 있다. 아산온천역에서 봉곡사, 외암마을 등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아산은 온천 도시다. 조선 시대 온천 행궁이 있던 온양온천, 충남도 1호 보양 온천인 도고온천, 게르마늄 온천인 아산온천 등 이름난 온천 지구만 세 곳이다. 세 온천이 각기 다른 지역에 있는 만큼 여정이 끝나는 지역의 온천을 찾아 피로를 풀어도 좋겠다. →맛집 : 공세뜰두부집(533-1545)은 집에서 만든 두부를 내는 집이다. 두부 요리도 맛깔스럽지만 무엇보다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칼칼하게 끓여 내는 김치찌개가 일품이다. 청국장도 별미다. 아산 공세리성당 앞에 있다. 지중해 마을은 지중해풍의 건물들이 밀집된 곳이다. 맛집 등 다양한 상가들이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먹고 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아산호 주변에 해물칼국수를 내는 집들이 많다. 저물녘에 찾으면 아산만 너머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다.
  • 세계 가상화폐 대폭락… 비트코인 1만달러 붕괴, 국내선 30% 뚝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한국과 세계 시장에서 급락했다. 지난 16일 중국 정부가 개인 간(P2P) 가상화폐 거래와 채굴을 금지한다고 알려지자, 국내외 시세가 폭락했다. 17일 한때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당 가격이 1만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하루 사이 일제히 30% 가까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과열로 인한 각국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규제가 최근 가격 하락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가격 거품’을 일으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커뮤니티가 하락장에는 역으로 ‘폭락’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소 빗썸에서 전날 1789만 3000원이던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4시 30분 23.89% 떨어진 1348만 4000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도 하루 만에 165만 7200원에서 27.1% 하락한 120만원으로 떨어졌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골드 등 5개 코인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다. ‘김프’(김치 프리미엄)도 15% 내외로 줄어들어 국내에서 느끼는 하락세가 더 크다. 하루 전까지 비트코인은 해외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30%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안 검토나 가상계좌 특별 조사 등 잇따른 규제 발표로 국내 하락세가 더 가팔랐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은 국제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4시 30분 기준으로 전날 대비 14% 하락했다고 집계했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P2P거래소 폐쇄가 아직 공식화되니 않았으나 인터넷 프로토콜(IP)을 막으면 가능하다”면서 “시세에 부정적인 소문까지 퍼지면서 하락을 부추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고래’(큰손)의 매도나 외화 품귀 등 확인하기 어려운 악재가 알음알음 퍼져 공포 심리에 투매하는 ‘패닉셀’을 부추기고 있다는 뜻이다. 가상화폐는 국경을 넘을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규제에 따라 가격이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광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거래소를 통한 법정통화와 가상화폐 교환이 어려워지자 유동성이 필요한 사람들이 매도한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정부가 금지할지, 규제 이후에 점진적으로 육성할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등 비트코인 선물 가격 하락도 만기(1개월) 매물 청산보다는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중은행들이 법인계좌 아래 수많은 가상화폐 거래자의 개인 거래를 장부로 담아 관리하는 일명 ‘벌집계좌’를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관리하기로 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벌집계좌는 거래가 전면 차단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날 “시중은행 검사 결과 벌집계좌 등에서 본인 확인이나 자금세탁 의심 거래 보고 등의 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문제 계좌 정보를 은행들이 공유해 거래를 거절하는 등의 방안이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에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금융감독원이 현재 40여개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 중 벌집계좌로 활용되는 사례가 있는지 은행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라면서 “블랙리스트는 시중은행과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함께 만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벌집계좌는 법인의 운영자금 계좌 등으로 위장한 사실상의 가상화폐 거래 가상계좌다. 자금이 뒤섞이는 등의 오류를 낼 가능성이 크고 해킹 등 사고에도 취약하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두산중공업 매각 추진설, 주가하락…두산측 “사실 아냐”

    두산중공업 매각 추진설, 주가하락…두산측 “사실 아냐”

    두산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 영향으로 사업성과 수익구조가 악화됐다는 게 배경으로 언급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력발전소에 쓰이는 원자로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두산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주가는 매각 소식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16일 사모펀드(PEF)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최근 두산중공업을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매각하거나 원자력 등 발전플랜트 사업 부문만 분할 매각하는 방안 등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과 비밀리에 접촉했다고 아주경제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PEF 업계 고위 관계자는 “두산그룹에서 공식적으로 인수 제안요청서(RFP)를 보낸 것은 아니다”면서도 “고위 임원들끼리 만나 어떤 방식일 때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 적정 인수가를 얼마로 예상하는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탈석탄 발전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력 및 화력발전 사업부문을 분할 매각하겠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도 설명했다. 또 다른 PEF 업계 관계자도 “아직은 의사 타진 정도의 매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때문에 극히 일부만 관련 내용을 알고 있다”고 매각 사실을 기정사실화했다. 두산중공업은 매각가가 최소 수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황 전망이 좋지 않아 매각가를 낮추지 않으면 실익이 적은 매물로 보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이번 두산중공업 매각은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해 지인들과의 송년회 자리에서 “두산중공업을 정리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뒤 두산그룹 내 기업금융프로젝트(CFP) 팀이 매각 실무 작업을 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앞서 두산그룹의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CFP팀을 이끌면서 두산중공업(인수 당시 한국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인수 당시 대우종합기계) 등 현재 주력 계열사로 자리잡은 기업들을 2001년, 2005년 차례로 인수했다. 기존에 두산그룹 성장의 동력이 됐던 OB맥주 영등포 공장, 한국네슬레 지분, 종가집김치 등 소비재 관련 사업은 매각했다. 박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미스터M&A’ 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두산그룹 안팎에서는 박 전 회장과 그의 조카인 박정원 현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중공업 매각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고 실무부서가 관련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나오고 있다. 실제 매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매각가에 대한 입장차는 물론 매각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두산 측은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매각설에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전날 1만 6450원에 거래를 마쳤던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이날 1만 4300원까지 떨어졌다가 오전 10시 40분 현재 전날보다 -4.86% 하락한 1만 5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냉장고를 부탁해’ 데프콘 “나는 아기 위장 가졌다” 고백

    ‘냉장고를 부탁해’ 데프콘 “나는 아기 위장 가졌다” 고백

    ‘먹방계의 미식가’ 데프콘이 까다로운 식습관을 공개했다.15일 방송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데프콘이 출연해 냉장고 공개는 물론 먹방계의 미식가다운 면모를 뽐냈다. 데프콘은 “내가 배달 어플 1세대”라며 “평소에 동생과 둘이서 배달음식 2인분을 시켜먹는다”고 의외의 소식 발언을 했다. 그러나 바로 “종류별로 2인분씩”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냉장고가 공개되고 데프콘은 본인의 식습관을 서슴없이 털어놓았다. 그는 “나는 사실 김치도 못 먹는 편식쟁이다”라며 “내 위장은 사실 아기 위장이다”라고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치 외에도 데프콘은 못 먹는 음식이 많고 입맛이 까다로운 ‘돼식가’임이 밝혀졌다는 후문. 한편, 데프콘은 “집에서 혼술을 즐긴다며, ‘혼술에 어울리는 안주’를 주문했다. 대결에 나선 오세득과 유현수 셰프는 “혼술 한다고 막 먹는게 아니다. 고급스럽고 품격 있게 먹어야 한다”며 의뢰인이 즐겨먹는 식재료로 고급스러운 안주를 뚝딱 만들어 냈다. 요리가 완성되고 데프콘은 안주에 어울릴 폭탄주를 직접 제조하며 본인만의 황금비율을 공개했다. 이어 음식을 맛본 후 “내 냉장고에서 이런 고급 안주가 나올 줄 몰랐다”며 ‘먹방’을 펼쳤다. ‘돼식가’ 데프콘도 놀라게 한 15분 요리는 15일 월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더 똑똑하게 더 빠르게…20분 빨라진 ‘스마트 출국’

    더 똑똑하게 더 빠르게…20분 빨라진 ‘스마트 출국’

    “스스로 짐을 부치는 등 스마트 기기를 적극 활용하면 출국 시간을 20분가량 줄일 수 있죠.” 오는 18일 문을 여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을 미리 들여다봤다. 공항에서의 20분은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마법 같은 시간이다. 2터미널에서는 스마트 기기가 그 20분을 벌어준다.출국장 중앙에 줄지어 설치된 무인탑승수속단말기(키오스크)에 여권을 스캐닝하면 탑승권이 출력된다. 해외로 보낼 짐에 부착하는 수하물 태그도 직접 출력할 수 있다. 이 태그를 직접 짐에 붙인 후 키오스크 뒤에 놓인 ‘셀프 백 드롭’(Self Bag drop)을 통해 탁송할 수 있다. 탁송을 위해 카운터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1터미널(T1)과는 다른 부분이다. 모바일로 세관 신고를 하는 등 2터미널의 스마트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 출국 시간이 평균 20분 단축된다고 공항 관계자는 설명했다. 2터미널은 작은 부분까지 ‘스마트’해졌다. 곳곳에 자동으로 길을 안내하는 ‘U보드’가 설치돼 있었다. 쇼핑하고 싶은 장소를 누르면 현재 위치에서 그곳까지 가는 방법과 걸리는 시간이 표시된다. 주차해 놓은 차량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가 곳곳에 놓였고, 요금 정산까지 가능하다. 주차 구획의 폭도 1터미널보다 0.2m 넓은 2.5m로 설계됐다. 비행기 출발 및 도착 시간 등을 알리는 운항정보표출시스템은 해당 국가의 현지어로도 지원된다. 각종 정보가 ‘한국어-영어-현지어(25개 국가)’ 순으로 화면에 떴다. 이용객 입장에서 동선을 최소화한 점도 눈에 띈다. 대중교통이 보다 가까워졌다. 입국장에서 나와 한 층 아래에 있는 제2교통센터까지 59m에 불과하다. 제1교통센터까지 233m 떨어져 있는 1터미널과 비교하면 2터미널에서는 더 빠르고 편리하게 버스나 공항철도 등을 탈 수 있다. 또한 2터미널은 실내 대합실이 있어 계절에 따라 더위나 추위를 피해 쉬다가 버스에 탑승할 수 있다. 승객들은 동쪽과 서쪽에 1개씩 있는 통합형 매표소와 중앙에 있는 무인 키오스크 24대를 통해 편리하게 교통편을 선택할 수 있다. 여권을 잃어버리거나, 집에 두고 오는 등 예기치 못한 민원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고민하지 말고 무조건 2층 중앙으로 향하면 된다. 이곳에 들어선 정부종합행정센터에서 원스톱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방접종실,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출입국민원실과 자동출입국등록센터, 세관, 영사민원센터, 병무민원센터, 유실물센터 등이 집결해 있다. 1터미널에서는 각 기관의 민원실 위치가 분산되어 다소 불편했다. 팔도강산 맛집도 한데 모였다. 지하 1층 식당가에 ‘한식 미담길’이 들어선다. 비빔밥 맛집 전주가족회관, 김치찜 맛집 서대문 한옥집, 광장시장 맛집 순희네 빈대떡, 북창동 순두부, 의정부 부대찌개 전문 오뎅식당 등이다. 2016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국내에 상륙한 ‘쉐이크쉑’ 햄버거 매장도 입점했다. 외국인에게 친숙한 브랜드뿐 아니라 우리 고유의 음식 문화도 소개한다는 취지다. 1터미널 식당가와 어떤 차이를 만들어 낼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에어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델타항공 등 4개사가 들어와 있는 2터미널을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대목이 있다. 이들 항공사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은 당연하게 2터미널로 가면 된다. 문제는 공동운항(코드셰어) 항공권을 구매한 경우다. 항공사들은 취항 노선 확대와 항공권 판매 증대 등을 위해 타 항공사의 좌석을 빌려 자사 항공권으로 판매한다. 이는 항공권 구매 항공사와 여객기 운항 항공사가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터미널을 착각할 소지가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2터미널 식구 외에도 1터미널의 23개 항공사와 공동운항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에서 항공권을 구매했지만 운항 항공사가 아랍에미리트항공일 경우 1터미널에서 수속 및 출국심사를 받아야 한다. 반대로 아랍에미리트항공에서 항공권을 구매했지만 대한항공 공동운항 탑승권이라면 2터미널을 이용해야 한다. 오도착을 방지하기 위해 항공권 예약 시 제공되는 e티켓에 터미널 정보 표기가 강화된다. e티켓에 적혀 있는 터미널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혼선을 방지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항공사 및 여행사와 협력해 출국 하루 전과 3시간 전에 터미널 안내 문자를 발송할 계획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윤식당2’ 두 번째 방송...이진주 PD “2화 관전 포인트는 잡채 요리 도전기”

    ‘윤식당2’ 두 번째 방송...이진주 PD “2화 관전 포인트는 잡채 요리 도전기”

    ‘윤식당2’ 연출을 맡은 이진주 PD가 첫 방송 소감을 전했다.tvN 새 예능 ‘윤식당2’는 배우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이 스페인 테네리페 섬 가라치코 마을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은 나영석 PD팀의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주 첫 방송은 유료플랫폼 기준 전국 가구 시청률이 평균 14.1%, 순간 최고 17.3%까지 치솟으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오르는 등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시즌1의 최고 성적이었던 6화 시청률(평균 14.1%, 순간 최고 16%) 기록을 단번에 뛰어넘으며 첫 방송부터 역대급 성적을 냈다. 12일 두번째 방송을 앞두고 ‘윤식당2’ 연출을 맡은 이진주 PD가 입을 열었다. 그는 “첫 방송에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고 기쁘다. 한편으론 제작진도 예상 못했던 시청률이라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다. 남은 회차가 많아서 앞으로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제작진끼리 앞으로 더 열심히 해보자고 의지를 다졌다”고 전했다. ‘윤식당2’ 멤버들 반응에 대해서는 “첫 방송이 끝나고 윤여정 선생님께서 반응이 너무 좋아 나중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시며 연락을 해오셨다.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씨 모두 다들 기쁘지만 약간은 걱정도 되는 눈치다. 제작진과 같은 마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진주 PD는 ‘윤식당2’ 가라치코 2호점 메인메뉴가 비빔밥인 사연을 밝히기도 했다. 시즌1 당시 식당을 방문한 외국인 손님들 중에 비빔밥을 찾는 이들이 꽤 많았다는 게 그 이유다. 이 PD는 “윤여정 선생님께서 불고기만큼은 선수급으로 요리를 정말 잘 하신다. 비빔밥의 주된 토핑을 불고기로 하면 불고기비빔밥은 무리 없이 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프로그램을 기획 하면서 외국에서 한식이 어떤 이미지를 가졌는지 스터디 해보니, 외국인들에게 한식의 이미지는 ‘건강한 음식’이었고 그 중에서도 비빔밥은 대표적인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었다. 실제로 윤식당 가라치코 2호점에 방문해 비빔밥을 찾는 사람들은 건강을 생각하며 비빔밥을 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2화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2화에서 윤여정 선생님이 잡채에 도전하신다”며 “나름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를 고루 갖추고 있긴 하지만 현재 메뉴판에 메뉴가 김치전, 비빔밥, 호떡 이 세 가지뿐이다. 메뉴판만 보다 돌아간 손님들이 많아 윤여정 선생님께서 잡채에 도전하시고, 잡채 요리가 성공할지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또, 전보다 더 다양한 손님들의 모습들이 펼쳐지고 훨씬 돈독해진 임직원들의 모습이 돋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tvN ‘윤식당2’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사진=tvN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김프(김치프리미엄)

    ●김프(김치프리미엄) 가상화폐 시장에서 생겨난 단어로, 한국 거래소의 가상화폐 가격이 해외 거래소의 가격보다 높을 때 그 격차를 이르는 말. 거꾸로 해외 거래소 가격이 높으면 ‘역프’(역프리미엄)라고 한다.
  • 비트코인 대폭락… 뿔난 투자자들 “법무장관 해임하라”

    비트코인 대폭락… 뿔난 투자자들 “법무장관 해임하라”

    비트코인 1834만원대로 추락 이더리움 전날보다 26% ‘뚝’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가상화폐는 도박”이라며 거래소를 폐쇄하는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가상화폐 관련주와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폭락했다. 거래소 빗썸의 지분을 가진 옴니텔과 비덴트의 주가는 이날 30% 가까이 추락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천정부지로 치솟던 가상화폐의 가격도 20%가량 떨어졌다.충격에 빠진 투자자들은 “(거래소 폐쇄는) 중국에서나 할 법한 조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거래소 업계는 법무부가 추진하는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가상화폐 인기에 가격제한폭까지 질주했던 ‘가상화폐 테마주’들은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지분을 보유한 옴니텔(5880원)과 비덴트(1만 8000원)는 각각 전날 대비 30%(2520원), 29.96%(7700원) 하락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는 30%(2850원) 떨어진 6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소를 열 예정인 토마토솔루션의 지분을 확보한 버추얼텍도 29.93%(895원) 내린 2095원에 마감했다.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도 줄줄이 하락세다. 거래소 빗썸을 기준으로 11일 오후 4시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17.6% 떨어진 1834만원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도 25.9% 하락한 166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같은 가상화폐가 해외보다 비싼 ‘김프’(김치 프리미엄)도 40~50%에서 20%대로 떨어졌다.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법무부가 (다른 부처와) 제대로 상의도 안 하고 독단적으로 발표한 게 아니냐”면서 “당국이 가상화폐의 본질에 대해 제대로 알고 규제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등 투자자들의 비판 글이 쇄도했다. ‘폐쇄 위기’를 맞은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정부의 추후 발표와 입법 과정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거래소 빗썸 관계자는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신원희 코인원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면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는 없다”면서도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가상화폐 거래를 유사수신행위로 규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입법부에서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김화준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시장이 과열됐다는 정부의 인식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국회에서 논의를 거치면 기술과 시장의 측면을 고려한 합리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안 내용을 보고 과한 부분이 있다면 의견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획재정부 측은 “법무부에서 가상화폐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라는 것은 ‘범정부 가상화폐 규제 태스크포스(TF)’에서 법무부가 여러 차례 언급했던 내용으로 부처 간 공유가 돼 있었다”면서 “박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답변을 하다 나온 얘기가 확대 재생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거래소 폐쇄 문제에 대해 기재부 차원에서 특별히 할 얘기는 없다”고 밝혔다.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가상화폐 ‘패닉’

    가상화폐 ‘패닉’

    박상기 법무 “도박 양상…거래소 폐쇄 법안 준비” 청와대 “확정된 사안 아니다”…정책 엇박자 논란법무부가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침을 발표하면서 하루 종일 큰 혼란이 빚어졌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2100만원 선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1800만원대까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지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청와대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뒤늦게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가 사실상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는 만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가) 매우 위험한 거래라는 사실을 계속 경고하는데 메시지가 그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가 대단히 위험하고 버블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고 경고하는 것이 기본적인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어떤 상품 거래의 급등락과 비교했을 때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김치 프리미엄’(한국의 가상화폐 거래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현상)이 언론에 등장하는 것도 한국 거래가 비정상적이라는 해외의 평가가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오후 국회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박 장관의 언급에 대해 “법무부와 같은 생각”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가상화폐 관련 부처 간 협의를 시작해 지난달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또 지난달 28일 가상화폐 투기 근절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법무부 발표로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자 성난 투자자들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가상화폐 폐지 반대 청원 2000여건을 올리는 등 불만을 쏟아냈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투기꾼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박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가 준비해 온 방안 중 하나지만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 각 부처 논의와 조율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 법무부도 “거래소 폐쇄 특별법을 준비해 왔으며 추후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정정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정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소식에 자본 해외 유출 우려...거래소 ‘난민’도

    정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소식에 자본 해외 유출 우려...거래소 ‘난민’도

    가상화폐 큰손들, 지난달부터 해외로 대거 엑소더스 해외 거래소 이용 준비엔 3시간~10분이면 충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등 ‘극약처방’과 같은 전면규제 법안을 밝히면서 국내 투자자본이 해외로 대거 유출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그동안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세금 부과 방침을 밝힌 것과는 달리 거래소에 ‘대못’을 박겠다는 방침을 밝혀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박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전면폐지 등을 담은 규제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거래소 폐지를 결정할 경우,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거래소를 폐쇄하는 국가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의 거래는 사실상 불법으로 규정되게 된다. 하지만 가상화폐 투자자나 이용자는 국경 문턱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가상화폐의 특징을 이용해 이를 사실상 인정하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 등 해외로 옮겨갈 수 있다. 정부가 가상화폐 난민을 만드는 셈이다. 국내 거래소가 폐쇄되면 해외거래소로 옮겨서 쉽게 거래할 수 있다. 현재 업비트와 빗썸 등 대다수의 국내거래소들이 지갑주소를 통해 해외거래소로의 화폐 이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비트에서 원화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이후, 해외거래소에 만든 비트코인 계좌로 비트코인을 옮기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해외전송시간은 최대 3시간, 이더리움 등은 10분내에 가능하다고 뉴스1이 전했다. 특히 업계 1위인 업비트의 경우, 미국의 비트렉스와 연동해 거래서비스를 제공한다.해외거래소 계정은 실명제가 의무화된 우리나라 거래소와 달리, 공인인증서 등 별도의 조치없이도 구글계정 인증만 거치면 누구나 10분안에 만들 수 있다. 이날도 정부가 거래소 폐지를 언급하자, 코인익스체인지 등 해외거래소들의 접속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12월 말부터 국내 가상화폐 큰손이 바이낸스, 코인익스체인지 등 해외거래소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분석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거래소 규제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말 국내 주요거래소 이용자는 12월초 대비 10% 이상 줄었다. 실례로 빗썸의 경우, 12월 마지막주(WAU) 이용자는 전주대비 10% 감소한 150만명에 그쳤고, 업비트 역시 10만여명 감소한 116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개당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김치프리미엄은 40%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거래소 폐지를 지속적으로 언급할 경우, 대규모 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 역시, 모든 거래소를 폐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거품을 빼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박상기 법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특별법 마련 중”...극약처방

    박상기 법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특별법 마련 중”...극약처방

    “김치 프리미엄, 비정상 평가···가상화폐 위험 메시지 전달되지 않아”  최근 사회적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된 가상화폐 문제와 관련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굳은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도 굉장히 커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거래소 폐쇄는 가상화폐 거래를 사실상 불법화하는 극약처방이다.앞서 정부는 지난달 28일 가상화폐 투기 근절을 위한 추가 특별대책을 추가로 내놓을 때 비이성적 투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면서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장관은 “법무부는 처음부터 (가상화폐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관련 부처에 그런 시각을 계속 전달했다”며 “현재 법무부의 입장 방향으로 (정부 차원에서) 부처 간 이견이 없어 특별법 제정 방안이 잡혔고 시행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거래소 폐쇄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관련 부처와 합동으로 중간에 여러 대책이 마련돼 집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말했던 JP모건 CEO 이젠 “후회한다”▶ ‘투자의 귀재’ 버핏 “가상화폐 투자, ‘나쁜 결말’ 가져올 것” 경고▶ 코닥(KODAK)도 가상화폐 발 담궜다 ,, ‘코닥코인’ 발행 박 장관은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가) 매우 위험한 거래라는 사실을 계속 경고하는데 메시지가 그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가 대단히 위험하고 버블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고 경고하는 것이 기본적인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박 장관은 현재 가상화폐 시장과 거래 행태에 관해 강한 우려도 표명했다. 그는 “가상화폐 거래가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어떤 상품 거래의 급등락과 비교했을 때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김치 프리미엄’이 언론에 등장하는 것도 한국 거래가 비정상적이라는 해외의 평가가 내려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가상화폐는) 어떤 가치에 기반을 둔 거래 대상은 아니다”라며 “산업 자본화해야 할 자금이 가상화폐로 빠져나가고 해외로 빠져나가고, 버블이 붕괴됐을 때 개인이 입을 손해나 그런 걸 생각하면 그 금액이 너무나 커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제외한 외국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정책을 펴지는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박 장관은 “미국은 선물거래소에 모든 형태의 거래 대상을 올려서 거래 대상으로 삼고 있어 그런 측면에서 봐야 하고, 일본의 경우에도 제한적인 것이고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건 아니라고 안다”고 답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세계 가상화폐 시장서 한국 투자자 ‘왕따 ’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서 한국 투자자들이 ‘왕따’를 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코인마켓캡은 8일(현지시간) 코인 가격을 산정할 때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 한국 거래소 3곳의 데이터를 제외하기로 했다. 코인마켓캡은 1300개 이상의 가상화폐에 대한 실시간 가격과 시가총액을 집계해 중계하는 업체다. 한국 거래소를 배제한 것은 미국 등 해외 시장과 한국의 코인 가격차가 너무 큰 탓이다. 미국 시장에서 코인을 사서 한국 시장에 내다 팔면 엄청난 차익을 챙길 수 있는 재정(차익)거래가 가능하다. 예컨대 9일 오전 1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코인데스크 기준 1만 5028 달러(약 1603만원)인데, 한국 빗썸에서는 같은 시간(한국시간 이날 오후 3시) 2322만원에 거래된다. 719만원의 ‘김치 프리미엄’(한국 차익)이 붙어 있는 셈이다. 코인마켓캡의 이런 조치는 가상화폐 중 하나인 리플의 급등 때문으로 보인다고 WSJ가 분석했다. 리플은 지난 4일 3.84달러까지 치솟았다. 코인마켓캡은 당시 거래의 25%가 서울에서 발생한 만큼 한국 투자자들이 리플의 가격을 끌어올렸다며 8일 한국 거래소 데이터를 제외하자 리플 가격은 2.50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유럽 거래소인 비트스탬프에서도 리플의 가격은 2.41달러에 형성돼 있다. 리플의 적정가는 2.5달러 안팎이라는 얘기다. WSJ는 “한국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의 가격 차가 크면 클수록 재정거래를 부추길 수 있고, 가상화폐의 가격 왜곡 현상도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치즈만두 ’ ‘토스트버거 ’… 포방터 시장의 실험

    서울 서대문구 전통시장인 홍은1동 포방터시장에서 오는 13일과 27일 ‘토요일앤 포방터 1월 신년메뉴 잔치대작전’ 행사가 열린다고 9일 밝혔다. ‘포방터’라는 명칭은 6·25전쟁 때 퇴각하는 북한군을 공격하기 위해 대포를 설치했던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일 포방터시장에서 먹거리를 3개 이상 구매한 성인 고객과 민속놀이 미션을 수행한 청소년 등 선착순 300명이 50% 할인된 가격에 돼지고기를 살 수 있다. 일명 ‘돼지 잡는 날’ 행사로 돼지 5마리 분량을 마련했다. 27일에는 신규 고객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치즈만두, 유부폭탄우동, 우리폭탄고기전, 야채폭탄삼겹말이, 납작피자, 레인보우새우꼬치, 토스트버거 등 상인들이 새롭게 준비한 신년 메뉴를 1000원씩에 판매한다. 먹거리를 3개 이상 구매한 성인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행사도 있다. 다음달 10일 추첨을 통해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세탁기, 전기밥솥, 우족세트 등 다양한 경품을 증정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으로 새롭게 단장한 포방터시장이 신년행사를 통해 매출을 높이고 시민들에게 더욱 다가가는 생활장터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도 반한 한식.. “아주 완벽한 김치 팬케이크”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도 반한 한식.. “아주 완벽한 김치 팬케이크”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가 김치전을 먹은 후기를 공개했다.7일 미국의 가수 겸 배우 기네스 팰트로(47·Gwyneth Kate Paltrow)가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 음식인 김치전을 먹고, 그 후기를 전했다. 기네스 팰트로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아주 완벽한 김치 팬케이크(Perfect kimchi pancake)”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돌판 위에 빨간 김치전이 얹어진 모습이 담겼다. 8조각으로 나눠진 김치전은 마치 피자를 연상케 했다. 그는 이 사진과 함께 미국 유명 한식당 가게 이름을 태그하기도 했다. 이를 본 네티즌은 “막걸리, 동동주도 같이 먹어야 맛있다”, “김치전! 맛있겠다!”, “완전 맛있어 보인다”, “비 올 때 먹어야 더 맛있다는데”라는 반응을 보이며 환호했다. 한편 기네스 팰트로는 오는 4월 개봉하는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Avengers: Infinity War)’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기네스 팰트로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백지연의 생각의 창] 만두 빚는 시간

    [백지연의 생각의 창] 만두 빚는 시간

    나이가 들어 새롭게 알게 된 음식 중에 납작만두가 있다. 대구 지역의 별미라는 납작만두를 처음 본 순간 ‘이것을 무슨 맛으로 먹지?’라는 생각을 했다. 이름 그대로 만두 안에 당면 몇 가닥 외에는 거의 속 재료가 없었다. 얇고 반들반들하게 구워진 납작만두는 파와 양파, 고춧가루, 양념간장과 함께 먹어야 한다. 납작만두는 만두 속이 바깥의 싱싱한 채소와 양념으로 대체되는 독특한 맛을 갖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별것 없는 듯한 그 허전한 맛이 나름 중독성이 있어서 대구에 갈 일이 있으면 으레 교동 시장의 납작만두 가게를 찾게 된다. 가게의 할머니들이 구워 주시는 기름진 납작만두는 집에 가져가면 좀처럼 재현되지 않는 고유한 맛을 지니고 있다. 철판에 진한 기름을 두르고 여러 장의 만두를 빠르게 굽는 할머니의 손맛은 직접 가서 먹어야 느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독특한 풍미의 납작만두를 좋아하게 됐지만 만두를 생각하면 여전히 그 속에 풍성하게 들어 있는 김치, 두부, 고기, 부추, 당면 등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이 대체로 그렇듯이 김치와 만두, 잡채나 송편은 여러 가지 노동을 필요로 한다. 만두만 하더라도 두부와 김치의 물기를 꼭꼭 짜고 재료들에 간을 적절히 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만두피까지 따로 만들면 일은 더 늘어난다. 만두소 역시 간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자칫하면 굉장히 싱거워지거나 입안에서 여러 재료의 맛과 간이 겉돌기 쉽다. 잘 빚어 놓고 한번 쪄서 식혀 놓지 않으면 터져 버리기 쉬운 은근히 까다로운 음식이 바로 만두다.만두 빚는 이야기를 하면 슬며시 떠오르는 소설의 한 장면이 있다. 황정은의 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창비·2014)에는 김장철이 다가오기 전 묵은 김치를 비우는 연례행사로 사람들이 모여 만두를 빚는 장면이 나온다. 만두를 빚는 사람은 모두 네 사람이다. 집주인인 순자와 아들 나기, 그리고 예전에 세입자로 한 공간에 살았던 소라와 나나 자매다. 이렇게 가족과 세입자 이웃이 함께 어울려 해마다 만두를 빚게 된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이들의 만두 빚기에는 곡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소라와 나나 자매는 어린 나이에 끔찍한 산재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함께 낯선 곳으로 이사 간다. 어머니 애자는 남편을 잃고 난 후 삶의 의욕을 놓아 버리고 딸들을 돌볼 힘을 갖지 못한다. 이사 간 집에는 공동 세입자로 과일 행상을 하는 순자와 그의 아들 나기가 살고 있었다. 배고픈 소라 자매가 쉰 떡을 쪄서 먹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순자는 자신의 부엌에 데려와 아이들에게 밥을 차려 준다. 순자는 아이들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자존심을 지켜 주면서 말없이 도시락을 싸서 신발장 위에 놓아 둔다. 홀로 아들을 키우면서 생계를 잇는 고단한 형편이면서도 순자는 매일 도시락 싸는 것을 잊지 않는다. 김장철이 오기 전 순자와 함께 묵은 김치로 만두를 빚는 시간은 자매가 은근히 기다리는 연례행사가 된다. 성인이 된 소라 자매가 엄마를 대신해 사랑을 준 순자와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일은 “즐겁고 애틋하고 두렵고 외롭고 미안하고 기쁜 마음”을 벅차게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소라 자매가 순자의 이름 한 글자를 따서 붙인 ‘순만두’는 특별한 레시피가 없다. 만두소는 “고기 듬뿍, 두부 듬뿍, 김치를 듬뿍 사용해 만드는데 듬뿍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아주머니의 손어림”에 따르고, 만두피는 나기가 정성껏 반죽해 만든다. 소설을 읽고 있으면 땀 흘리며 만두를 만들고 찌고 쟁반에 놓고 만둣국을 끓여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누군가와 스스럼없이 나누는 따뜻한 음식만큼 마음을 녹이는 것은 없다. 우리는 만나고 헤어지는 인사로 ‘언제 한번 만나서 밥 먹자’라는 말을 종종 건네곤 한다. 습관처럼 미래를 기약하는 이 말이 형식적이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밥을 먹자’는 말만큼 정답고 폭넓게 쓰이는 말도 없을 것이다. 부디 새해에는 반복적인 노동에 지친 의례적인 식사만이 아닌, 편안한 마음으로 음식을 나누는 귀한 시간들이 조금씩이라도 늘어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 공생하지 않으면 멸종…인생 실험실의 깨우침

    공생하지 않으면 멸종…인생 실험실의 깨우침

    덥수룩한 턱수염이 인상적인 ‘털보 과학자’ 이정모(55) 서울시립과학관장은 어느 날 어머니 집의 안방 침대가 대각선으로 놓여 있는 희한한 광경을 목격했다. 어머니는 “아니 글쎄, 안방에 수맥이 흐르지 않니. 그거 피하느라 이렇게 뒀지”라고 말했다. “아파트 12층에 수맥이라고요?” 동네 문화센터에서 수맥 탐지법을 배우고, 고가의 탐지봉까지 산 모친은 수맥 탐사에 흠뻑 빠졌다. 한참 과학적 설명을 하며 원래대로 침대를 돌려놓던 그에게 모친이 역정을 냈다. “으이구, 니네 과학자들이 뭘 안다고 그래. 그냥 놔둬!”사기꾼 퇴치법부터 우주 이민까지 과학 지식과 유머를 차지게 버무려 놓은 그의 신간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에 나오는 얘기다. 인공지능(AI)과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인 ‘과학의 시대’라고 하지만 과학은 종종 세상물정보다도 한 수 아래 취급을 받는다.●과학적 지식 빨리 퍼져도 일상 속 잘못된 상식은 중세 수준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쓰는 저술에 능한 그가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라는 반어적 제목을 붙인 것도, 부제가 ‘털보 과학관장이 들려주는 세상물정의 과학’인 이유도 여전히 과학을 세상물정보다 못한 것으로 여기는 세태에 대한 불만을 넌지시 드러내기 위한 게 아닐까. 지난 3일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과학관에서 만난 이 관장은 “과학적 지식은 빨리 퍼지는데 과학적 삶의 태도는 중세시대나 지금이나 거의 바뀌지 않았다”며 “잘못된 상식이 과학적 지식으로 대체된다면 우리 삶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중 전자레인지의 전자기파가 발암 물질을 만들고, 인체 세포를 손상시킨다는 괴담이 대표적이다. 이 관장은 “전자레인지 전자기파는 정형외과에서 쓰는 적외선보다도 에너지가 약하다”며 “헤어드라이어의 전자기파는 전자레인지에 코를 대고 들여다볼 때 쬐는 것보다 10배가량 높고, 3㎝ 두께의 요를 깐 전기장판도 훨씬 많은 전자기파를 방출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가습기의 전자기파는 전자레인지의 14배에 달하고 화장실 비데의 전자기파는 20배나 된다. 이 관장은 “이런 식으로 따지면 세계보건기구(WHO)의 발암등급표에 휴대전화와 동일한 등급(2B)으로 올라 있는 김치도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책에는 그가 평범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번뜩이는 과학적 통찰이 담겨 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표현도 과학의 눈으로 해석하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일으켜 산소를 공급하지 않으면 웅덩이는 썩어서 아무것도 살지 못하죠. 직장에 미꾸라지 같은 직원이 들어와 갈등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갈등 요인이 많은 조직에서 바른말을 하며 썩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과학 지식은 우리 일상 속에서 접점을 맺고 세상을 다른 눈으로 사고하게 만드는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태도는 과학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그는 “얼마 전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6000년이라는 신앙적 지구 나이와 46억년이라는 과학적 지구 나이가 따로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참담했다”며 “더 놀라운 건 그런 발언이 전혀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인생이라는 큰 실험실에서 그가 깨닫는 세상물정의 이치는 명료하다. ‘공생(共生) 즉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도생하면 각자 망한다. “자연사는 멸종의 역사예요. 공생하지 않으면 멸종하고, 공생한 생명만이 진화로 이어집니다. 그동안 지구는 백악기 시대의 공룡 멸종 등 다섯 번의 대멸종기를 거쳤고, 이제 여섯 번째 대멸종기가 진행되고 있어요. 다섯 번의 대멸종을 보면 그 시대의 지배종은 다 멸종했어요. 과학자들은 여섯 번째 대멸종기가 빠르면 500년, 길면 1만년 내 완성될 것으로 봐요. 인간 정도 크기의 생명체라면 150만년은 존재해야 정상인데,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한 지 겨우 20만년 만에 대멸종을 걱정하는 신세가 된 거예요.” 이 관장은 지구를 사수하며 겸허하게 사는 삶을 연습하자고 제안한다. 그는 “스티븐 호킹 박사나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를 보면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인간의 생존에는 수만종의 미생물과 동식물이 어울린 생태계가 필요하지만 1ℓ짜리 물 한 병을 지구 밖으로 운반하는 비용만 수십 억원이기 때문이다. 그는 작은 봄꽃들도 수정하고 번식하기 위해 무리를 지어 핀다고 말한다. 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다. “만약 자잘한 꽃들이 각자도생하겠다고 나서면 죽을 힘을 다해 꽃을 피워 봤자 생존할 수 없어요. 마찬가지로 인간도 살아남으려면 눈에 보이는 주변 생명들과 잘 어울려 살고 연대해야 하는데, 우리가 가장 많이 보고 가깝게 접하는 생명체가 바로 인간입니다. 대학 청소노동자들에게서 휴식 공간을 뺏고 화장실에서 밥을 먹게 하거나 아파트 경비원을 노예처럼 다루는 인간들이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달팽이나 도롱뇽, 풍뎅이랑 어떻게 어울려 살 수 있겠어요?” ●한국처럼 자원 쓰면 지구 8개 필요… 낭비하는 삶의 자세 끝내야 지구 인구 75억명을 다 모으려면 가로세로 높이 2㎞인 상자가 필요하다. 1800년에 10억명이던 인간은 2000년 60억명, 2045년이면 9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인간 종 하나가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생물양은 거대한 인구압이 돼 대멸종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 관장은 “더 효율적인 기술 개발로 더이상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조금 먹고 조금 쓰는 식으로 삶의 자세를 바꿔야 한다”며 “현재 지구에서 국토 면적당 생태 자원을 가장 많이 소모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고 한국 사람처럼 생태자원을 쓰려면 지구가 8.4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스스로를 과학자와 시민 사이에 서 있는 ‘거간꾼’으로 표현하는 그는 양자 사이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꿈을 자신이 관장으로 일하는 과학관에서 실험한다. 서울시립과학관 전시실에는 ‘만지지 마시오’, ‘떠들지 마시오’ 같은 팻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과장하자면 전시물을 상상도 하지 못할 방법으로 망가뜨려 놓으면 이 관장은 기뻐한다. 그는 “과학관은 ‘보는’(Seeing) 곳이 아니라 ‘(하지 말라는 것도 시도)하는’(Doing)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과학적 태도를 생활어로 번역하면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미 우리는 과학에 대한 강력한 욕구를 갖고 있는 셈이지요.”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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