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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이루다 막자’… AI, 혐오 맥락도 걸러낸다

    ‘제2 이루다 막자’… AI, 혐오 맥락도 걸러낸다

    튜닙 ‘윤리성 판별’ 새 기술 선보여혐오 표현 3단계로 분류하고 순화비윤리적 챗봇 문장엔 응답 안 해이용자 경고·퇴장 기준 삼을 수도“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잼민이나 틀딱, 한남이나 김치녀를 차별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홍어는 절대 안 됩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D2SF가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튜닙이 새로 선보인 ‘윤리성 판별’ AI 기능에 15일 기자가 혐오 표현을 나열한 문장을 입력해 봤다. 그 결과 혐오 표현을 탐지하는 AI는 “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어린이나 노인, 한국 남자나 한국 여자 차별이 왜 나쁜까요? **은 절대 안 됩니다”라고 문장을 순화했다. 홍어는 전라도를 비하하는 말이라며 아예 별표로 대체했다. AI는 문장 내 혐오 표현을 11가지 혐오 유형 가운데 정치 성향(97%), 성 혐오(74%), 연령(64%), 인종·출신지(59%) 등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괄호 안의 수치는 AI가 해당 혐오를 어느 정도 확신하는지 보여 주는 결과값이다. 문장에 쓰인 혐오 표현의 정도는 주의, 명백, 심각 등 3단계 가운데 2단계인 ‘(혐오) 명백’으로 분류했다. 튜닙이 새로 선보인 윤리성 판별 자연어 처리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는 이처럼 이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내용을 자동 분석해 모욕이나 욕설, 범죄 조장 등의 혐오 표현을 골라 순화하고 심각성을 경고해 준다. AI 윤리, 인터넷 혐오 문제 해결에 다각도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최근 정보기술(IT)·게임 업계는 혐오 표현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AI 기술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규병 튜닙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리성 판별 API를 이용하면 특정 온라인 창에서 혐오 표현을 쓰는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경고를 보낼지, 아예 퇴장을 시킬지 등을 결정하는 척도로 삼을 수 있다”며 “기업들은 튜닙의 기술이 분석한 혐오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자사의 이용자 정책이나 규정 등을 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털의 악플을 지우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내 욕설을 획일적으로 걸러 내는 대신 각 커뮤니티의 특성을 반영해 적용하고 문장 내 ‘혐오 맥락’을 읽어 낼 수 있도록 AI 기능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스마일게이트 AI센터도 스타트업 언더스코어와 악플이나 혐오 발언을 분류하는 데이터세트 ‘언스마일’을 개발했다. 게임 내 챗봇에 가해지는 혐오 발언과 폭력성을 걸러 내거나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안의 혐오·편향성을 제거한다. 엔씨소프트의 챗봇에서 구동되는 AI 윤리 엔진은 문장이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그 대화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이 장애인·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2020년 논란을 낳은 ‘이루다 사태’의 재발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미래학회 AI윤리위원장인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디지털 사회에서 AI 기술로 혐오와 차별적인 표현을 순화하고 없애는 과정을 고도화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며 “결국 이루다 같은 AI 챗봇이 수집하는 데이터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생각, 대화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혐오 표현들을 줄이고 걷어 내는 기업들의 노력과 함께 AI 윤리 강령의 선제적 수립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제 2의 이루다 사태 ’ 안돼…진화한 AI, 혐오 표현 순화 나서

    ‘제 2의 이루다 사태 ’ 안돼…진화한 AI, 혐오 표현 순화 나서

    “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잼민이나 틀딱, 한남이나 김치녀를 차별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홍어는 절대 안 됩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D2SF가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튜닙이 새로 선보인 ‘윤리성 판별’ AI 기능에 15일 기자가 혐오 표현을 나열한 문장을 입력해 봤다.그 결과 혐오 표현을 탐지하는 AI는 “차별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어린이나 노인, 한국 남자나 한국 여자 차별이 왜 나쁜까요? **은 절대 안 됩니다”라고 문장을 순화했다. 홍어는 전라도를 비하하는 말이라며 아예 별표로 대체했다. AI는 문장 내 혐오 표현을 11가지 혐오 유형 가운데 정치 성향(97%), 성 혐오(74%), 연령(64%), 인종·출신지(59%) 등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괄호 안의 수치는 AI가 해당 혐오를 어느 정도 확신하는지 보여 주는 결과값이다. 문장에 쓰인 혐오 표현의 정도는 주의, 명백, 심각 등의 3단계 가운데 2단계인 ‘(혐오) 명백’으로 분류했다. 튜닙이 새로 출시한 윤리성 판별 자연어처리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는 이처럼 이용자가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내용을 자동 분석해 모욕이나 욕설, 범죄 조장 등의 혐오 표현을 골라 순화하고 심각성을 경고해 준다. AI 윤리, 인터넷 혐오 문제 해결에 다각도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처럼 최근 정보기술(IT)·게임 업계는 혐오 표현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AI 기술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규병 튜닙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리성 판별 API를 이용하면 특정 온라인 창에서 혐오 표현을 쓰는 이용자 등을 대상으로 경고를 보낼지, 아예 퇴장을 시킬지 등을 결정하는 척도로 삼을 수 있다”며 “기업들은 튜닙의 기술이 분석한 혐오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자사의 정책이나 규정, 방침 등을 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털의 ‘악플’을 지우거나 온라인 커뮤니티 내 욕설을 획일적으로 걸러 내는 대신 각 커뮤니티의 특성을 반영해 적용하고 문장 내 ‘혐오 맥락’을 읽어 낼 수 있도록 AI 기능이 고도화되고 있다. 최근 스마일게이트 AI센터도 스타트업 ‘언더스코어’와 악플 및 혐오 발언을 분류하는 데이터세트 ‘언스마일’을 개발했다. 게임 내 챗봇에게 가해지는 혐오 발언과 폭력성을 걸러 내거나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안의 혐오·편향성을 제거한다. 엔씨소프트의 챗봇에서 구동되는 AI 윤리 엔진은 문장이 윤리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하면 그 대화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업계에서는 이런 방식이 장애인·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2020년 논란을 낳은 ‘이루다 사태’의 재발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미래학회 AI윤리위원장인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디지털 사회에서 AI 기술로 혐오와 차별적인 표현을 순화하고 없애는 과정을 고도화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라며 “결국 이루다 같은 AI 챗봇이 수집하는 데이터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생각, 대화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활용해 혐오 표현들을 줄이고 걷어 내는 기업들의 노력과 함께 선제적인 AI 윤리 강령 수립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집게손·쇼트커트 뭐길래… 투항할 때까지 붙이는 ‘혐오 딱지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집게손·쇼트커트 뭐길래… 투항할 때까지 붙이는 ‘혐오 딱지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온라인 커뮤니티나 뉴스 댓글 등을 타고 퍼지는 혐오 표현만큼이나 ‘혐오 딱지’를 쉽게 붙이는 것도 위험하다. 사소한 표현을 문제 삼아 무작정 혐오자로 몰아붙이고, 상대방이 백기투항해야 그치는 폭력적 ‘총공’(‘총공격’의 줄임말) 문화는 갈등을 더 꼬이게 한다. 단어 하나를 꼬투리 잡는 대신 발언의 전후 맥락을 읽고 진짜 혐오를 가려 비판하는 감식안이 필요하다. 지난 1년간 논란이 된 사건을 토대로 일그러진 ‘혐오 프레임’을 정리했다. ● 집게손 이미지 쓰면 남혐? ‘메갈’ 로고와 비슷하다며 민원 폭주 담당자 폰 포렌식했지만 증거 없어  엄지와 검지로 무언가 집는 듯한 ‘집게손’은 2년 새 남성혐오(남혐)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의도성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손모양을 썼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혐오자로 찍히면 사이버불링(온라인학대)이 시작된다. 흔한 손 모양이 어쩌다 혐오 프레임에 갇혔을까. 래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성주의)을 표방한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워마드의 전신)는 2015년 집게손 모양의 로고를 만들었다. 한국 남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듯한 제스처가 담겼다. 메갈리아는 2017년 폐쇄됐지만 로고는 남았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된 건 지난해 5월 GS리테일이 제작한 캠핑 행사 포스터다. 보수 성향 남초(남성 이용자의 비율이 높은) 사이트인 에펨코리아가 진원지였다. 소시지를 집으려는 듯한 집게손 이미지를 두고 커뮤니티와 언론을 중심으로 논란이 증폭되자 사내 디자이너는 “아들과 남편이 있는 워킹맘으로 남성혐오와는 거리가 멀다”며 직접 해명했다. 하지만 한번 프레임에 걸린 이상 소용없었다. 회사 측은 의도성을 알아보려 디자이너 동의하에 그의 스마트폰을 디지털포렌식(SNS 등에 남아 있는 증거를 찾는 것)까지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디자이너는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집게손은 젠더 간 갈등의 골이 깊은 한국 사회에서 남혐의 표상이 됐다. 반페미(페미니즘 반대자)·이대남(20대 남성) 성향의 일부 네티즌은 집게손 찾기에 골몰했다. 이 과정에서 무신사·카카오뱅크·LG전자·신한은행 등이 졸지에 ‘남혐 기업’이 됐다. 메갈 로고가 있기 전 제작한 정부나 기업 홍보물마저도 집게손이 있다는 이유로 도마에 올랐다. 남혐 논란에 수차례 시달린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단 2~3일 만에 수천 건의 민원이 제기돼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이재진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유사한 집게손 이미지라도 그 의도성을 살펴야 한다”면서 “의도와 무관하게 혐오로 치부하고 논란을 키워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찍히면 끝장… ‘총공’에 속수무책 기업은 불매운동 번질까 ‘백기투항’ 정복했다는 효용감 혐오몰이 반복 외모나 말투 등을 근거로 혐오자라고 재단한 뒤 비난하는 사례도 흔하다.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을 하거나 ‘오조오억’(아주 많다는 뜻), ‘웅앵웅’(웅얼거리는 소리), ‘허버허버’(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 등의 표현을 쓰면 맥락과 상관없이 남성을 혐오하는 극단적 페미니스트로 몰린다. 워마드 이용자 등이 이 단어를 남성을 멸시할 때 쓴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3관왕을 차지한 안산 선수는 올림픽 도중 남혐 논란에 시달렸다.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이 “안산은 짧은 머리에 여대를 다니며 과거 소셜미디어(SNS)에서 오조오억, 웅앵웅 등을 썼으니 남성혐오자”라는 논리로 금메달 박탈까지 주장했다. 로이터·BBC 등 외신은 “안산이 온라인에서 학대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여성 아나운서나 유튜버 등이 비슷한 이유로 혐오몰이를 당하는 일이 반복됐다. 혐오 프레임을 씌운 뒤 무차별 공격하는 일들은 왜 반복될까. 표적이 된 기업이나 기관이 문제를 빨리 덮으려 순응하다 보니 공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효용감이 크기 때문이다. 혐오 딱지가 붙은 콘텐츠는 대부분 수정됐다. 심지어 문제 제기가 없었는데도 선제적으로 콘텐츠를 삭제한 기업도 있었다. 국내 한 대기업의 홍보 담당자는 억울한 듯 설명했다. “혐오 프레임에 맞섰다간 자칫 오만한 대기업이라는 갑질 프레임까지 씌워질 수 있어요. 버티면서 설명한다고 이를 받아들여 줄 사회 분위기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합리적으로 대응하려다 역풍을 감당하기 버겁다는 것이다. 특히 가맹점 수백곳을 둔 한 식품 기업 관계자는 “본사가 ‘마녀사냥’을 당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돼 자영업자인 가맹점주가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그는 덧붙였다. “그런 이슈로 가맹점 매출이 떨어지면 초기 비용을 투자한 점주들은 가만히 있지 않아요. 저희 입장에선 눈앞에 불이 났는데 불을 소화기로 끄건 흙으로 끄건, 중요하지 않죠.”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과는 달라야 할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올 초 남혐 논란을 겪은 한 지자체 관계자는 “‘좌표’찍고 몰려오는데 말단 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직속 상관에게까지 계속 전화했다”고 토로했다. ‘좌표찍기’는 신상을 털어 괴롭히는 것을 뜻한다. 해당 지자체는 산하기관에 배포해 게시하도록 했던 콘텐츠가 남혐 논란에 휩싸이자 전부 내리도록 조치했다. 복수의 담당 공무원들은 “좌표가 찍혀 총공(총공격)을 당했다”고 표현했다. ● 법정공방까지 간 혐오 낙인 유튜버 보겸 인사말에 ‘여혐 딱지’ 법원 ‘허위사실·인격권 침해’ 인정  혐오 프레임에 벗어나기 위해 법정 다툼을 벌인 사례도 있다. 구독자 약 40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보겸(김보겸)이 유행시킨 인사말 ‘보이루’(보겸과 하이루의 합성어)의 경우다. 보이루의 초성을 딴 ‘ㅂㅇㄹ’는 2010년대 가장 유행한 신조어 중 하나다. 그러나 2018년 ‘ㅂㅇㄹ’가 여성의 성기와 하이루의 합성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보겸은 순식간에 여성혐오자로 전락했다. 그는 사실이 아니라고 수차례 해명하고,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청함으로써 의혹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논란이 다시 불거진 건 2019년,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가 학술잡지에 게재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ㅂㅇㄹ’를 여혐 표현으로 단정하면서다. 이에 보겸은 지난해 윤 교수를 상대로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법원은 지난달 윤 교수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려 보겸의 손을 들어줬다. 윤 교수의 허위사실 적시로 명예와 인격권이 침해됐다는 보겸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보겸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적극 해명하고, 정정보도를 요청한 점을 들어 여혐 의도가 없다고 봤다. ● 혐오의 틀 키우는 사회 특정 단어·기호 쓰면 프레임 씌워 유튜브·포털도 피해자 보호 외면 우리 사회가 혐오 프레임의 텃밭이 된 것은 왜일까. 맥락에 관계없이 특정 단어, 기호 사용의 문제로 혐오를 판가름해 온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그동안 김치녀, 한남충과 같은 용어 사용의 문제로 혐오의 영역을 축소시켜 왔다”며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혐오 프레임 씌우기는 발언이나 행위를 위축시킨다”고 우려했다. 이어 “혐오를 도구로 한 공격이 이뤄질 때 유튜브, 포털 등이 피해가 없도록 보호해 줘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전혀 안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등 부당한 상황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성별, 국적, 연령, 성적지향, 출신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 군대 등 일상생활에서 혐오나 차별을 겪으셨거나 욕설, 폭행, 위협 당하셨던 경험이 있다면 제보(jebo@seoul.co.kr)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혐오 까부술 무기…‘일베’ 까보면 안다

    혐오 까부술 무기…‘일베’ 까보면 안다

    요즘 다시 확장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의 기원과 구조를 해부한 책이다. 2014년 일베 논문으로 주목받은 저자가 이후 8년 동안 급변한 한국 사회를 토대로 기존의 연구 주제를 확장했다. 대기업 데이터분석가로 변신한 저자는 일베 회원 10명을 인터뷰하고 2011~2020년 총 81만여건의 일베 게시물을 분석해 이들이 전한 혐오를 수치화했다. 일베의 가장 큰 특징은 선동에 대한 증오다. 이는 일베 특유의 팩트 중심주의와 깊이 연관돼 있다. 자신의 이성(그리고 일베가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만 믿고, 다시는 선동가들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는 일베에서 나타나는 몇 안 되는 일관성 중 하나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자기 주장을 하거나 사회적 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행위는 그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다. 그러니 ‘홍어’(전라도 사람)와 ‘김치녀’(한국여성), ‘좌빨’(좌파) 같은 타자들은 그저 ‘입 닥치고 찌그러져’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베에겐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도 절대악이다. 흥미로운 건 그 세력의 반대편에 초인적인 지도자가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꿈꾸는 지도자의 페르소나는 반대파를 속 시원하게 밀어버리는 결단력의 소유자다. 각자도생도 윤리의 근간이다. 개인의 문제를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하지 못한 사람은 패자다. 패자들은 도태되거나 승자들의 선의에 기대 살아야 한다. 이런 윤리가 능력주의를 만나 패자를 멸시하고 승자를 물신화하기에 이르렀다. 보통 일베들의 시대 김학준 지음/오월의봄  384쪽/1만 9000원저자는 일베가 쏟아내는 열기를 “차가운 열광”이라 부른다. 연대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열광이라는 뜻이다. 키보드를 벗어나면 일베 이용자들 사이에서 “함께 모인다는 사실이 촉발하는 전류”가 생길 수 없다. 설령 전류가 잠시 튀더라도 오래 지속되지는 못한다. 그 예가 2014년 ‘폭식집회’다. 당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농성장 옆에서 벌어진 폭식집회는 순간적인 관심은 끌었지만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집회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한데 이 ‘차가운 열광’이 조직화돼 현실 정치 위로 떠오르고 있다. 책 제목 ‘보통 일베들의 시대’는 이 같은 일베적 혐오가 정당하다는 확신을 넘어, 그에 기반해 승리의 경험까지 거머쥐는 지경에 이른 정치의 시대를 일컫는다. 이런 시대 조류가 가져올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공정 경쟁’이라는 경직된 평가체계를 앞세운 능력주의적 디스토피아다. 저자는 “일베적 혐오의 구조 또는 기원을 이해하고 현재 강고해 보이는 혐오 선동을 파훼하는 여러 불쏘시개 중의 하나란 것이 이 책의 가치”라며 무기로서의 책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지리멸렬한 진보진영”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한 이들에게도 이런 의지가 전해지길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되레 이런 지향점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일베 사이트에 접속한 경험이 없고, 그게 뭔지조차 모르는 대다수 보통 사람들에게 일베를 ‘까부술’ 무기를 쥐여주는 것보다 어딘가 다른 결말, 다른 지향점을 안겨 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저자가 밝혔듯 ‘보통 일베들의 시대’는 이제 현실이다. 지피지기를 통한 백전백승도 좋겠지만 대결 없이 평화를 모색할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 길을 찾는 일이, 혹은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도모하는 일이 오늘날 사회, 인류학자들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싶다.
  • 병역으로 청춘단절, 출산으로 경력단절… 양성평등 제도화 절실

    병역으로 청춘단절, 출산으로 경력단절… 양성평등 제도화 절실

    2000년대 후반부터 갈등 본격화정치권은 이대남·이대녀 부추겨 ‘군대·출산’ 굴레, 남녀 모두 피해 병역 남성에겐 적절한 보상하고 여성 불리한 임금차별 철폐해야 일자리·촘촘한 사회안전망 시급세상이 절반으로 갈라진 듯 대결과 갈등의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남성과 여성, 청년과 기성세대,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 자본과 노동, 부동산의 부와 빈, 취업과 실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여당과 야당, 디지털 격차, 친원전과 탈원전 등등.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 걸쳐 이뤄진 양극화는 해답의 실마리조차 찾기 힘든 화두가 됐다.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겠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것 중 하나가 젠더(gender·사회문화적 성) 갈등이다. 젠더 갈등으로 점철된 한국 사회는 2022년 3월 9일 이후 어디로 가야 하는가. 2000년대 후반 한 20대 여성이 방송에서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말했다가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제는 온갖 곳에서 예사로 쓰이고 있는 ‘○○녀’, ‘××남’ 등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된장녀’, ‘김치녀’ 등 여성 혐오의 표현이 조롱거리로 등장한 것도 그즈음이다. 여기에 맞서는 ‘한남충’이라는 혐오 표현이 여성 측에서 나왔다. 이어 ‘퐁퐁남’, ‘설겆이남’ 같은 남성 스스로를 자조하면서도 여성 혐오가 담긴 언어 또한 남성 쪽에서 생산되며 일상화됐다. 나아가 양궁선수 안산(21)의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에 대해 사상 검증하듯 “너, 페미지?”라고 묻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언제부터인지 그 시작조차 아득한 남녀 대립, 그로 인한 젠더 갈등은 교육, 일자리, 소득, 주거, 자산 등 한국 사회 온갖 분야의 문제를 버무려 놓은 ‘모순의 결정체’가 됐다. 하지만 정치권은 갈등의 조정과 통합의 해법은커녕 ‘이대남’(20대 남성), ‘이대녀’(20대 여성) 등으로 부르며 정치공학적 갈라치기에 급급했다. 남녀 갈등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을 뿐 구조적 해법을 찾는 길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초 페이스북에 덩그러니 올린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는 큰 파장을 낳았다. 여가부 폐지로 끝인지, 대안의 정부조직을 만든다는 것인지 등 어떤 구체적 설명도 없었다. 하지만 그 파괴력과 후폭풍은 어마어마했다. 일견 무책임해 보이고 남성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주는 공약도 아니었지만 ‘이대남’은 열광했다. 발표 직후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가부 폐지에 대해 남성의 64.0%가 찬성했고, 연령별로는 20대 남녀(60.8%)의 호응이 가장 높았다. ‘내가 낸 세금으로 남성 차별을 조장하는 정부 부처’를 없애는 것이야말로 이들에게 절실하면서도 당연한 조치처럼 받아들여진 탓이다. 젠더 갈등이 남녀 이해관계를 가르는 몇몇 제도와 정책 때문만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구조와 문화에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다. 젠더 갈등 해결의 첫 번째 실마리는 정치권의 역할이다. 정치권부터 편가르기에서 벗어나 통합의 가치를 위한 법적,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젠더 갈등의 해소는 요원하다. ●남성은 병역의무로 상대적 박탈감 남녀의 처지와 입장이 근본적으로 갈리는 지점은 각각 상대방에게는 부여되지 않은 의무인 ‘군대와 출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적 우월의식 또는 상대적 피해의식을 갖게 된다. 20대 초반 의무적으로 군대에서 2년 가까이 있어야 하는 남성들은 무의미한 그 시간의 유의미성을 찾아야 하는 고민과 함께, 병역의무를 다해 봤자 사회적 보상이 사실상 없다시피 한 데 대한 분노를 함께 품고 있다. 이미 졸업하고 취업까지 마친, 그래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또래 여성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역차별 정서는 거기에서 기인한다. 군 복무는 남성들에게 피해심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시간과 경험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담마진(가려움증), 부동시(양눈 시력차), 과체중 등 석연찮은 사유로 병역을 기피한 인사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 후보 모두 한목소리로 ‘군인 월급 200만원’ 공약을 내놓았다. 이 후보는 군경력 호봉 인정 의무화, 예비군 훈련기간 단축 등을 더하며 표심잡기에 안간힘이지만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파괴력을 돌파하기 쉽지 않다. 그런 와중에 최근 한 여고에서 군인들을 놀리는 내용을 써보낸 ‘군 위문편지 사건’은 여성들이 남성 고유 영역을 희화화하고 조롱했다는 인식을 갖게 한 해프닝 아닌 해프닝이었다. 해당 여고생들이 위문편지 이후 SNS 등에서 남성들의 무차별 인신 공격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두 번째 실마리는 군 문제다. 단기적으로는 병역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며, 근본적으로는 실질적인 남북의 군사적 긴장 해소, 평화 정착 등을 통한 모병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여성은 출산 부담에 성폭력 공포까지 여성의 출산과 육아, 이에 따른 경력 단절 또한 남성으로서는 체감하기 어렵고도 커다란 간극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 간 임금 격차는 32.5%로, 26년째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남성이 100만원 벌 때 여성은 67만 5000원을 번다는 의미다. 출산 및 양육의 책임을 거의 도맡아야 하는 여성 입장에서는 뿌리 깊은 성차별의 어려움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성별 임금 격차 해소와 고용 평등에 방점을 찍은 정책을 내놓는 데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이 후보가 비교적 앞서 있다. 심 후보는 성별임금격차 해소법, 생애주기별 노동시간 선택제를, 이 후보는 임금평등 공시제 단계적 확대, 육아휴직 부모쿼터제 등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구체적인 공약 제시보다는 “근본적으로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리게 되면 이 문제는 저절로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처럼 남성 중심 가부장제 전통과 문화가 뿌리 깊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구조적인 불평등과 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데이트 폭력, 몰카 등 여성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분위기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여성 입장에서 보면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면 자신들이 사회적으로 절대 약자임을 체감하며 또 다른 젠더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세 번째 실마리는 오랜 세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태적으로 약자의 위치에서 지내 온 여성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일이다.●차별과 혐오 넘어야 지속가능한 발전 청년 세대는 학력, 취업, 주거 등에서 이전 세대에 비해 더욱 극심한 경쟁에 내몰려 있다. 흑인, 이주노동자, 외국인 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혐오가 그렇듯 청년들이 상대방을 희생양 삼아 올라서려는 경향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날 개연성이 높은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청년 세대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사회적 모순과 고통에 함께 맞서고 성취의 기회를 확장할 수 있도록 연대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새 정부는 청년일자리를 확대하고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 등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등을 촘촘히 짜야 한다. 차별과 혐오가 아닌 양성평등의 제도와 문화, 그리고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가 구축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새 정부의 젠더 정책이 설계돼야 할 것이다.
  • [이동구 칼럼] 어쩌다 손가락이 혐오의 상징이 됐나

    [이동구 칼럼] 어쩌다 손가락이 혐오의 상징이 됐나

    “지금 대한민국에서 논란이 되는 큰 사건 중 8할이 페미니스트에게서 나오는 사건들입니다. ~(중략)~. 여자판 n번방 사건, GS25 메갈 사건, 여성 징집 청원, 여성가족부 폐지 청원 등 원래 남자들은 크게 개입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페미니스트들의 횡포가 심해지면서 남자들의 인권도 말이 아니게 심해졌습니다. 이들을 언제까지 두고봐야 합니까?” 지난 주말 청와대 개시판에 올라온 청원으로 페미니스트(여권신장론자)들의 과도한 권리주장으로 남성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했다. 이유가 궁금해 젊은이 몇몇에게 물었더니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젠더 이슈가 가장 민감하다”면서 “토론장이나 사적인 자리조차 말하기가 극도로 조심스러워 불편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또 “농담이나 우스갯소리는 물론이고 몸짓, 손짓, 눈짓 하나도 마음 편하게 못할 지경”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러다 유머와 위트마저 사라져 웃음을 찾기 어려운 무미건조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유통·식품업계가 최근 젠더 논란의 불똥을 뒤집어썼다. 편의점 GS25가 이달 초 이벤트 포스터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포스터의 손가락 모양과 소시지 등의 이미지가 급진적인 페미니즘 커뮤니티(매갈리아)와 연관성이 있다는 지적과 항의가 이어진 것. 엄지와 검지를 작게 펼친 손동작이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남성 혐오’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를 이유로 GS25의 불매 운동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렸다. 급기야 GS25 측은 사장이 직접 사과에 나서고 해당 포스터를 내렸다. 이 밖에도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는 페미니스트를 광고모델로 출연시켰다는 이유로, 또 다른 업체들은 자사 상품을 든 손 모양이 급진적인 페미니즘 커뮤니티의 로고와 흡사하다는 이유로 소비자들로부터 ‘남성 혐오’라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업체들은 “남성 혐오 의도가 없었다”면서도 오해에 대한 사과와 함께 포스터 등 관련 이미지를 삭제하거나 교체했다. 과도한 논란이란 것을 알면서도 불매 운동에 나설 태세이니 어쩔 수 없이 빠른 수습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잘 알려진 대로 서양인들은 상대방을 모욕할 때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엄지를 치켜세우면 ‘만족한다, 당신 최고’ 등의 의미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게 된다. 군부독재에 항거하는 미얀마 시민들과 태국 시민들은 ‘세 손가락’을 치켜들어 ‘권위에 결코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한 영화에서 민중들이 독재에 대한 저항의 사인으로 사용한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세계인들은 검지와 중지를 펼쳐 ‘승리의 V’자로 사용한다. 그런데 한국 20대 남성은 집게 모양의 손가락을 남성을 비하, 조롱하는 혐오 표현으로 받아들인다니 의아하다. 양성평등을 추구해야 할 우리 젊은이들이 젠더 문제에 지나치게 예민해져 있는 게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남초’, ‘여초’ 사이트 등 인터넷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무분별하게 분출되는 편가르기는 사라져야 한다. ‘된장녀’, ‘김치녀’ 등으로 시작됐던 반사회적인 특정인에 대한 비난성 단어들이 이제는 ‘한남충’(한국남자벌레) 등 남성이나 여성 전체를 일반화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데 심각성이 있다. 여성과 남성이 각각의 권리 주장을 위해 상대를 비하한다면 ‘제 얼굴에 침뱉기’와 다를 바 없다. 더 큰 걱정은 젠더 갈등을 선거 등에 이용해 보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이다. 여당은 4·7 재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 유권자의 지지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에 따라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소위 ‘이대남 표심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모병제 전환, 남녀평등복무제 제안을 비롯해 군 복무 기간을 승진 기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국가 우수장학금과 채용할당제 등으로 여성을 우대하는 정책이 표심을 멀어지게 했다는 등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야당 인사는 여당이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대남’이 돌아선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여야가 표 계산에 젠더 갈등을 부채질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직장과 가정 등 생활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남녀 차별적 요소를 개선해야 한다.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적인 언행은 그 어떤 이유로도 삼가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젊은이들이 젠더 갈등으로 서로를 비방하며 얼굴을 붉혀서야 어찌 공정사회를 만들 수 있겠나. yidonggu@seoul.co.kr
  • [사설] 20대 남녀의 혐오와 갈등, 생산적 토론 필요하다

    경찰이 제작한 홍보자료에도 ‘남성 혐오 상징물’이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남성 네티즌들은 경기남부경찰청과 서울경찰청 홍보자료의 손 모양 이미지가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중심으로 한국 남성 성기를 비하할 때 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경찰은 문제의 자료를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GS25도 캠핑 행사상품 홍보 포스터가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이자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남성 소비자가 G25의 홍보물에 항의하는 뜻에서 불매운동을 주장하고, 일부 여성 소비자는 GS25의 사과를 문제 삼아 불매운동을 주장해 기업은 난감하다. 이번 논란은 극히 일부 네티즌 사이의 논쟁에 머물던 성혐오와 갈등이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것을 보여 준다. 갈등을 조장하는 이들은 한국 남성을 ‘한남충’, 한국 여성을 ‘김치녀’ 등으로 비하하며 서로 비방전을 벌인다. 취업, 직장 내 업무분장, 군 의무 복무 등 이슈를 놓고 남녀 차별과 역차별 주장을 쏟아내며 대립한다. 특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여성과 20대 남성의 지지 후보가 다르게 나타나면서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비화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공정한지에 대해 치열한 사회적 논쟁은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서로를 혐오하며 감정적으로 대립해서는 생산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 한국 여성을 혐오하면서 어머니는 어떻게 존경할 것이며, 한국 남성을 혐오하면서 아버지는 어떻게 존경할 것인가. 자가당착 아닌가. 남녀의 서로 간 혐오는 아무런 해결책을 주지 못한다.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로 토론을 벌여야 엇나가려는 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치권도 표를 얻으려는 알량한 계산으로 20대 남녀의 갈등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 남북과 동서로 갈린 것도 모자라 남녀로까지 갈린다면 미래가 없다.
  • ‘허버허버’ ‘오조오억’ 논란…“혐오단어 사전 만들어야할 판”[이슈픽]

    ‘허버허버’ ‘오조오억’ 논란…“혐오단어 사전 만들어야할 판”[이슈픽]

    인터넷 신조어 ‘남성 혐오’ 논란 잇따라“혐오 표현과 관련 없는 단어” 반박도유래 불분명·정확한 뜻 몰라…“피로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유행어가 ‘남성 혐오’ 단어라는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허버허버’, ‘오조오억’ 등이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인지를 두고 논쟁이 치열하다. 일각에서는 유래가 불분명한 신조어를 혐오 표현으로 단정하는 것에 대해 “피로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5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허버허버’, ‘오조오억’ 등이 남성 혐오 표현이기 때문에 쓰면 안 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여성들이 ‘김치녀’, ‘된장녀’ 등 표현에 분노했듯 최근 이대남(20대 남성)은 ‘한남’, ‘허버허버’ 등 단어에 반발하는 모습이다. 최근 방송인 하하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실버 버튼 관련 영상에서 ‘오조오억년 만에 온 실버버튼’이라는 자막이 논란이 됐다. ‘오조오억’이란 표현이 남성의 정자가 오조오억개라는 뜻으로 성적 비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항의가 잇따르자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오조오억’ 이전엔 ‘허버허버’라는 단어가 남성 혐오 논란의 중심이었다. ‘허버허버’는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나타낸 인터넷 신조어인데, 주로 여초 커뮤니티에서 사용했다는 점에서 이 단어가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일부 남성들은 여초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이 남자친구가 음식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헐뜯는 과정에서 ‘허버허버’라는 표현이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달 유튜버 ‘고기남자’가 음식을 먹는 영상에 ‘허버허버’라는 자막을 쓰자 거센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후 해당 유튜버는 “신중하지 못하게 단어 선택을 한 것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카카오도 지난달 ‘허버허버’가 쓰인 카카오톡 이모티콘들을 판매 중지했다.하지만 잇따르는 논란 속 “이 단어들이 왜 남성 혐오 용어냐”, “유래는 혐오와 관련 없다” 등의 반박도 나오고 있다. ‘허버허버’는 성별에 관계없이 허겁지겁 먹을 때 주로 사용되고, ‘오조오억’ 또한 단순히 많다는 뜻으로 온라인 기사 제목에도 수없이 사용돼 왔다는 것이다. 방송 자막에서 해당 단어들이 쓰이기도 한다. 지난 2월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웹툰 작가 기안84가 음식을 먹는 모습과 함께 ‘앗 뜨거 허버허버’라는 자막이 나왔다. 실제로 2030 세대 사이에서도 신조어의 정확한 뜻이나 유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허버허버’와 ‘오조오억’ 같은 건 원래 인터넷 은어였는데 특정 용도로 사용하면서 후천적 혐오 표현이 된 것 아니냐”라며 “나는 혐오 표현인 줄 모르고 썼다가 그런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피곤하다”고 지적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비속어만 안 쓰면 되던 시절이 그립다”며 “혐오 표현 사전을 만들어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메갈리아, 여혐민국 바꿀 유일 수단” “남녀간 성 대결 심해졌다”

    “메갈리아, 여혐민국 바꿀 유일 수단” “남녀간 성 대결 심해졌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등장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1990~2000년대생 여성 5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여성학이란 분야조차 몰랐지만 여성혐오를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크게 ‘각성’, ‘차별’, ‘실천’, ‘변화’의 네 가지다. 메갈리아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인권에 대해 깨달은 뒤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원래 ‘여성혐오’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여자라 차별받는 건 엄마 때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이유정(29)씨는 2015년 이전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조차 없었다. 이씨는 “엄마 세대에는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을 못 가는 것도, 투표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편함’은 항상 있었다. 그는 “‘김치녀’나 ‘된장녀’, ‘김 여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나쁜데 왜 그런지 몰랐다”고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 좀 하라”는 매니저의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여성혐오란 걸 깨달은 건 메갈리아라는 공론장이 생긴 뒤다. 이씨는 “처음에는 미러링이 너무 폭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싫었는데, 곱씹어 볼수록 이때까지 불편하게 느낀 것에 정답을 줬다”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메갈리아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상의 차별을 설명해 주는 계기였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문법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일반적인 여성들을 모두 끌어당겼다. 당시 운영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별것 아님을 알려 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의 ‘이론’이 일상의 경험과 일치하며 논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최희서(28)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30대 남성 김모씨가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당국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최씨는 “대학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을 땐 단어부터 어려워 와닿지 않았는데, 강남역 사건 때는 여성이라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며 “이전에는 비슷한 범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만 했는데,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이 겪는 위협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이 보여 준 미러링은 여성혐오에 맞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메갈리아에서 분화된 워마드는 처음부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했고, 호주 아동 성폭행 논란이나 성체 훼손 등의 논란을 겪으며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들 5명이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미러링이 ‘여혐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겪는 위협이나 부당함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효영(24)씨는 2018년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촉발된 권력자에 의한 위계형 성범죄를 보며 분노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고발했는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권력과 위계가 작용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는 여론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스쿨미투’에 참여한 박혜린(20)씨는 “그렇게 열심히 문제 제기를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해결은 더디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과거부터 학생들에게 “학교에 지붕이 없으면 좋겠다. 너희가 젖은 모습을 보고 싶다”, “수련회에서 야한 춤을 추라”고 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박씨는 “가해 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과도 연대했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여 주기식으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체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 수많은 여성단체가 호주제 폐지부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영페미’ 5명은 모두 이전까지 여성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후원 한번 해 본 적 없다. 다만 메갈리아를 만난 이후 ‘페미니스트 전사’가 됐다. 최씨는 온라인 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은 물론 ○○계 내 미투, 남자 연예인 불법 촬영 문제 공론화 등에 참여했다. 그는 “기존 여성단체는 전문가 중심이라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은 접근성이 좋고, 공유만 해도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응집된 여론은 오프라인으로도 표출됐다. 2018년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일대에서 6차례에 걸쳐 일어난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이다.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을 올려 여성이 검거됐는데, 그간 만연하던 여성 대상 범죄에는 소극적이던 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섰다는 비난이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혜화역 시위에 참여한 한수연(20)씨는 “온라인에서만 얘기하다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엄청나게 큰 힘이 느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겪는 차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이 공감한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주제로 여성만 수십만명 참여해 논의를 끌어간 것은 혜화역 시위가 처음이다. 이씨는 “워마드나 혜화역 시위 운영진의 방식 전부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은 ‘몰카’나 ‘야동’ 등으로 끊임없이 소비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 의제가 다양해진 건 성과지만 남녀 간 성 대결이 끊이지 않고 페미니즘이 더 큰 낙인이 된 것은 한계다. 백래시 역시 피부로 느낄 만큼 심해졌다. 이씨는 “무서워서” 혜화역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방송 진행자(BJ)나 유튜버가 시위 장면을 멀리서 촬영하며 참가자들을 희롱했고, 내가 거기서 신분이 드러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 조주빈 등의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나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판결 등으로 이들의 분노는 무기력감으로 옮겨 갔다. 여성들은 꾸준히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권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은 바뀌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뿌리 깊은 여성혐오는 어느 한 부분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운동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메갈리아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남녀 성역할 체계를 뒤바꾼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갤러리’를 합친 것이다. 2015년 8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러리에서 일어난 여성혐오에 반발해 온라인 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성소수자 혐오 등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르스갤러리 저장소’ 등 페이지가 생겼지만 초기 메갈리아만큼 활발한 활동은 없었다.
  •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 성범죄 수사 등 차별 여전”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 성범죄 수사 등 차별 여전”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등장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1990~2000년대생 여성 5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여성학이란 분야조차 몰랐지만 여성혐오를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크게 ‘각성’, ‘차별’, ‘실천’, ‘변화’의 네 가지다. 메갈리아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인권에 대해 깨달은 뒤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원래 ‘여성혐오’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여자라 차별받는 건 엄마 때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이유정(29)씨는 2015년 이전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조차 없었다. 이씨는 “엄마 세대에는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을 못 가는 것도, 투표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편함’은 항상 있었다. 그는 “‘김치녀’나 ‘된장녀’, ‘김 여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나쁜데 왜 그런지 몰랐다”고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 좀 하라”는 매니저의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여성혐오란 걸 깨달은 건 메갈리아라는 공론장이 생긴 뒤다. 이씨는 “처음에는 미러링이 너무 폭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싫었는데, 곱씹어 볼수록 이때까지 불편하게 느낀 것에 정답을 줬다”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메갈리아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상의 차별을 설명해 주는 계기였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문법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일반적인 여성들을 모두 끌어당겼다. 당시 운영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별것 아님을 알려 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의 ‘이론’이 일상의 경험과 일치하며 논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최희서(28)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30대 남성 김모씨가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당국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최씨는 “대학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을 땐 단어부터 어려워 와닿지 않았는데, 강남역 사건 때는 여성이라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며 “이전에는 비슷한 범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만 했는데,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이 겪는 위협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이 보여 준 미러링은 여성혐오에 맞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메갈리아에서 분화된 워마드는 처음부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했고, 호주 아동 성폭행 논란이나 성체 훼손 등의 논란을 겪으며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들 5명이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미러링이 ‘여혐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겪는 위협이나 부당함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효영(24)씨는 2018년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촉발된 권력자에 의한 위계형 성범죄를 보며 분노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고발했는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권력과 위계가 작용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는 여론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스쿨미투’에 참여한 박혜린(20)씨는 “그렇게 열심히 문제 제기를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해결은 더디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과거부터 학생들에게 “학교에 지붕이 없으면 좋겠다. 너희가 젖은 모습을 보고 싶다”, “수련회에서 야한 춤을 추라”고 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박씨는 “가해 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과도 연대했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여 주기식으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체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 수많은 여성단체가 호주제 폐지부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영페미’ 5명은 모두 이전까지 여성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후원 한번 해 본 적 없다. 다만 메갈리아를 만난 이후 ‘페미니스트 전사’가 됐다. 최씨는 온라인 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은 물론 ○○계 내 미투, 남자 연예인 불법 촬영 문제 공론화 등에 참여했다. 그는 “기존 여성단체는 전문가 중심이라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은 접근성이 좋고, 공유만 해도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응집된 여론은 오프라인으로도 표출됐다. 2018년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일대에서 6차례에 걸쳐 일어난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이다.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올라온 뒤 여성 가해자가 검거됐는데, 그간 만연하던 여성 대상 범죄에는 소극적이던 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섰다는 비난이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혜화역 시위에 참여한 한수연(20)씨는 “온라인에서만 얘기하다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엄청나게 큰 힘이 느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겪는 차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이 공감한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주제로 여성만 수십만명 참여해 논의를 끌어간 것은 혜화역 시위가 처음이다. 이씨는 “워마드나 혜화역 시위 운영진의 방식 전부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은 ‘몰카’나 ‘야동’ 등으로 끊임없이 소비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 의제가 다양해진 건 성과지만 남녀 간 성 대결이 끊이지 않고 페미니즘이 더 큰 낙인이 된 것은 한계다. 백래시 역시 피부로 느낄 만큼 심해졌다. 이씨는 “무서워서” 혜화역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방송 진행자(BJ)나 유튜버가 시위 장면을 멀리서 촬영하며 참가자들을 희롱했고, 내가 거기서 신분이 드러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 조주빈 등의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나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판결 등으로 이들의 분노는 무기력감으로 옮겨 갔다. 여성들은 꾸준히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권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은 바뀌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뿌리 깊은 여성혐오는 어느 한 부분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운동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메갈리아 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남녀 성역할 체계를 뒤바꾼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갤러리’를 합친 것이다. 2015년 8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러리에서 일어난 여성혐오에 반발해 온라인 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성소수자 혐오 등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르스갤러리 저장소’ 등 페이지가 생겼지만 초기 메갈리아만큼 활발한 활동은 없었다.
  • 여자일베 vs 해방구 사이…숨었던 페미니즘 일상으로 꺼냈다

    여자일베 vs 해방구 사이…숨었던 페미니즘 일상으로 꺼냈다

    “나는 페미니스트를 증오한다. 그래서 이슬람국가(IS)를 좋아한다.” 2015년 1월 터키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IS에 가담했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대 한국인 남성 김모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가입 이유로 여성혐오를 꼽은 그의 행적에 ‘페미니스트’는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다. 그해 8월, ‘메갈리아’가 탄생했다. 일베(일간베스트)나 디시인사이드 등 남초 사이트는 물론 일상에서 숨 쉬듯 벌어지는 여성혐오에 대항해 거울로 반사하듯 보여 준 미러링은 이제껏 본 적 없는 방식이었다. ‘김치녀’는 ‘한남충’으로, ‘맘충’은 ‘애비충’으로 치환하는 이들의 방식이 ‘여혐혐’인지, ‘남혐’인지를 놓고 사회가 들썩였다. 메갈리아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극과 극이다. 한쪽에선 ‘여자 일베’라고 비난하지만, 다른 쪽에선 ‘여성들의 해방구’라고 평한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한국 페미니즘사(史)에서 메갈리아는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이 됐다. 이 사이트는 1년도 안 돼 폐쇄됐지만, 수많은 메갈리안은 남았다. 온라인에서 꿈틀대던 여성의 목소리는 2016년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집회를 거쳐 2018년 혜화역에서 대규모 시위로 나타났고, 2020년 정치권까지 뒤흔드는 주요 의제로 자리잡았다. 그간 소수 학자들의 영역이었던 페미니즘은 메갈리아 이후 일상의 영역으로 확대됐다. 메갈리아를 혐오세력으로만 지칭할 수 없는 이유다. 한계도 있다. 미러링이 또 다른 혐오라는 지적과 함께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도 커졌다. “너 ‘메갈’이냐”란 말은 과거의 ‘빨갱이’ 같은 낙인이 됐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이후 5년간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 논의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여성운동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5년 지나도 여성 차별 여전”

    “메갈리아 만나고 ‘페미 전사’ 됐다…5년 지나도 여성 차별 여전”

    “나는 페미니스트를 증오한다. 그래서 이슬람국가(IS)를 좋아한다.” 2015년 1월, 터키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IS에 가담했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대 한국인 남성 김모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이다. 이슬람 극단주의의 가입 이유로 여성혐오를 꼽은 그의 행적에 ‘페미니스트’는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다. 약 반년 뒤인 8월, ‘메갈리아’가 탄생했다. 일베(일간베스트)나 디시인사이드 등 남초 사이트는 물론 일상에서 숨 쉬듯 벌어지는 여성혐오에 대항해 거울로 반사하듯 보여 준 미러링은 이제껏 본 적 없는 방식이었다. ‘김치녀’는 ‘한남충’으로, ‘맘충’은 ‘애비충’으로 치환하는 이들의 방식이 ‘여혐혐’인지, ‘남혐’인지를 놓고 사회가 들썩였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메갈리아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극과 극이다. 한쪽에선 ‘여자 일베’라고 비난하지만, 다른 쪽에선 ‘여성들의 해방구’라고 평한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한국 페미니즘사(史)에서 메갈리아는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이라는 점이다. 본 사이트는 1년도 안 돼 폐쇄됐지만, 수많은 메갈리안은 남았다. 온라인에서 꿈틀대던 여성의 목소리는 2016년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집회를 거쳐 2018년 혜화역에서의 조직적인 대규모 시위로 나타났고, 2020년 현재 정치권까지 뒤흔드는 주요 의제로 자리잡았다. 그간 소수 운동가와 학자들의 영역이었던 페미니즘은 메갈리아 이후 일상의 영역으로 확대됐고, ‘영 페미니스트’를 넘어 ‘영영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1020 여성이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메갈리아를 단순히 혐오세력으로만 지칭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한계도 있다. 미러링이 또 다른 혐오라는 지적과 함께 페미니즘 전반에 대한 백래시(반발)도 커졌다. “너 ‘메갈’이냐”는 말은 과거의 ‘빨갱이’ 같은 낙인이 됐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이후 5년간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 논의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앞으로 여성운동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서울신문은 메갈리아 등장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1990~2000년대생 여성 5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여성학이란 분야조차 몰랐지만 여성혐오를 자각하고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크게 ‘각성’, ‘차별’, ‘실천’, ‘변화’의 네 가지다. 메갈리아로 인해 처음으로 여성 인권에 대해 깨달은 뒤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 각성 메갈리아 통해 일상 속 여혐 인식“페미니즘은 ‘특별한 것’ 아니다” 깨달아 “원래 ‘여성혐오’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여자라 차별받는 건 엄마 때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이유정(29)씨는 2015년 이전까지 페미니즘에 관심조차 없었다. 이씨는 “엄마 세대에는 확실히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는 그렇지 않았다”며 “대학을 못 가는 것도, 투표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차별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하지만 ‘불편함’은 항상 있었다. 그는 “‘김치녀’나 ‘된장녀’, ‘김 여사’ 같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너무 나쁜데 왜 그런지 몰랐다”고 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화장 좀 하라”는 매니저의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모든 게 여성혐오란 걸 깨달은 건 메갈리아라는 공론장이 생긴 뒤다. 이씨는 “처음에는 미러링이 너무 폭력적이고 정제되지 않아 싫었는데, 곱씹어 볼수록 이때까지 불편하게 느낀 것에 정답을 줬다”며 “심 봉사가 눈을 뜨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메갈리아는 평범한 여성들에게 일상의 차별을 설명해 주는 계기였다. 직설적이고 직관적인 문법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없던 일반적인 여성들을 모두 끌어당겼다. 당시 운영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 사회에 페미니즘이 별것 아님을 알려 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메갈리아의 ‘이론’이 일상의 경험과 일치하며 논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최희서(28)씨는 2016년 서울 강남의 노래방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이 살해당하는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30대 남성 김모씨가 당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당국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했다. 최씨는 “대학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들을 땐 단어부터 어려워 와닿지 않았는데, 강남역 사건 때는 여성이라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났다”며 “이전에는 비슷한 범죄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만 했는데,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이 겪는 위협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차별 ‘미러링’은 여혐민국 바꿀 수단페미니즘 논의 활발…차별은 여전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들이 보여 준 미러링은 여성혐오에 맞선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국 또 다른 혐오일 뿐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메갈리아에서 분화된 워마드는 처음부터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했고, 호주 아동 성폭행 논란이나 성체 훼손 등의 논란을 겪으며 페미니스트 사이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들 5명이 메갈리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미러링이 ‘여혐민국’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지만 실제 일상에서 겪는 위협이나 부당함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김효영(24)씨는 2018년 서지현 검사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촉발된 권력자에 의한 위계형 성범죄를 보며 분노했다. 그는 “대학생 때 교수의 성희롱 발언을 고발했는데, 이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권력과 위계가 작용한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가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끊이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는 여론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스쿨미투’에 참여한 박혜린(20)씨는 “그렇게 열심히 문제 제기를 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해결은 더디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과거부터 학생들에게 “학교에 지붕이 없으면 좋겠다. 너희가 젖은 모습을 보고 싶다”, “수련회에서 야한 춤을 추라”고 하는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았다. 박씨는 “가해 교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을 붙여 졸업생들과도 연대했지만 아직도 재판은 진행 중”이라며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여 주기식으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체감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천 n번방 공론화, 혜화역 시위수많은 여성이 취지 공감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여성민우회 등 수많은 여성단체가 호주제 폐지부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했고, 가정폭력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영페미’ 5명은 모두 이전까지 여성단체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후원 한번 해 본 적 없다. 다만 메갈리아를 만난 이후 ‘페미니스트 전사’가 됐다. 온라인에서 처음으로 활발한 페미니즘 논의를 보고 겪으며 조직된 힘을 경험한 까닭이다. 해시태그 공유나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는 이들이 일상에서 여성운동을 실천하고 효능감을 얻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최씨는 온라인 내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사건은 물론 ○○계 내 미투, 남자 연예인 불법 촬영 문제 공론화 등에 참여했다. 그는 “기존 여성단체는 전문가 중심이라 ‘내가 참여해도 될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은 접근성이 좋고, 공유만 해도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온라인으로 응집된 여론은 오프라인으로도 표출됐다. 2018년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일대에서 6차례에 걸쳐 일어난 불법 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혜화역 시위)가 대표적이다. 워마드에 남성 누드모델 사진이 올라온 뒤 여성 가해자가 검거됐는데, 그간 만연하던 여성 대상 범죄에는 소극적이던 수사기관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나섰다는 비난이 커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혜화역 시위에 참여한 한수연(20)씨는 “온라인에서만 얘기하다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니 엄청나게 큰 힘이 느껴졌다”고 기억했다. 그는 “내가 겪는 차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여성이 공감한다는 걸 생생하게 느끼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단일 주제로 여성만 수십만명 참여해 논의를 끌어간 것은 혜화역 시위가 처음이다. 이씨는 “워마드나 혜화역 시위 운영진의 방식 전부에 동의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은 ‘몰카’나 ‘야동’ 등으로 끊임없이 소비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변화 여성 의제 다양화 성과…성 대결은 심각“사회 전반에서 여성 목소리 들어달라” 메갈리아를 기점으로 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여성 의제가 다양해진 건 성과지만 남녀 간 성 대결이 끊이지 않고 페미니즘이 더 큰 낙인이 된 것은 한계다. 백래시 역시 피부로 느낄 만큼 심해졌다. 이씨는 “무서워서” 혜화역 시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방송 진행자(BJ)나 유튜버가 시위 장면을 멀리서 촬영하며 참가자들을 희롱했고, 내가 거기서 신분이 드러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박사’ 조주빈 등의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이나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 판결 등으로 이들의 분노는 무기력감으로 옮겨 갔다. 여성들은 꾸준히 항의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권과 수사기관, 사법부 등은 바뀌지 않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5년간 많은 사람이 여성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지만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무력함이나 좌절감도 커졌다”면서 “의도적으로 젠더 이슈에 대해 거리를 두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돌아봤다. 그는 “뿌리 깊은 여성혐오는 어느 한 부분만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운동이 지치지 않고 유지되려면 사회 전반에서 실제 여성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갈리아메갈리아라는 이름은 남녀 성역할 체계를 뒤바꾼 설정의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갤러리’를 합친 것이다. 2015년 8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러리에서 일어난 여성혐오에 반발해 온라인 사이트가 생겨났지만 성소수자 혐오 등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메르스갤러리 저장소’ 등 페이지가 생겼지만 초기 메갈리아만큼 활발한 활동은 없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김치녀·똥남아 쓰면 왜 안 돼요” 혐오에 무뎌진 아이들

    “김치녀·똥남아 쓰면 왜 안 돼요” 혐오에 무뎌진 아이들

    23% “직접 사용” 성인보다 2배 이상 83% SNS·유튜브·게임 등 통해 접해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 개선 교육을”세대, 계층, 인종에 대한 차별이 혐오를 낳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청소년 10명 중 7명이 혐오표현을 듣거나 온라인 등에서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명 중 1명은 혐오표현을 직접 써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혐오표현을 쓰는 데 대한 문제의식이 떨어졌다. 유튜브나 온라인 게임 채팅 등에서 혐오표현을 일상적으로 접하다 보니 혐오와 차별에 둔감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혐오표현 진단과 대안 마련 토론회’를 열고 혐오표현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가 지난 5월 만 15~17세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3%가 혐오표현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인권위가 지난 3월 20세 이상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같은 질문을 해 얻은 경험률(64.2%)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혐오표현을 직접 사용했다고 답한 비율은 청소년이 23.9%로 성인(9.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혐오 표현을 쓴 이유(복수응답)로는 ‘내용에 동의하기 때문’(60.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남들도 쓰니까’(57.5%), ‘재미, 농담’(53.9%)이라고 답한 비율도 절반을 넘었다. 청소년은 주로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배우거나 쓰고 있었다. 청소년 응답자의 82.9%(복수응답)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게임 등 온라인에서 접했다고 답했고, 학교에서 접한 적 있다는 비율(57.0%)도 높았다. 혐오표현 사용자가 학교 교사인 경우도 17.1%나 됐다. 또 청소년의 절반은 ‘김치녀’(한국 여성 비하 표현), ‘틀딱충’(노인 비하 표현), ‘짱깨’(중국인 비하 표현) 등을 혐오표현으로 인식하지 못했다. 인권위가 혐오표현 예시를 주고 동의 정도를 표시하게 해보니 ‘김치녀, 된장녀’가 혐오표현이라고 답한 비율은 57.3%뿐이었다. ‘틀딱충, 똥꼬충, 맘충’(55.2%), ‘똥남아, 짱깨’(54.9%), ‘정신병자 같다, 다운증후군 느낌’(52.1%)이 혐오표현이라고 본 비율은 더 낮았다. 또, ‘외국인은 범죄 위험이 크다’는 주장을 혐오표현으로 인지한 청소년 응답자는 47.1%였고, ‘난민은 너희 나라로 가라’는 표현에 대해서 47.3%만 혐오표현으로 봤다.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혐오표현 사용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혐오표현을 접한 뒤 응답자의 82.9%(복수응답)는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문제를 못 느낀다’고 답한 비율도 22.3%나 돼 성인(19.2%)보다 높았다. 강문민서 인권위 혐오차별대응 기획단장은 “혐오표현은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에 뿌리를 두고 있어서 인식을 개선하려면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교육 현장, 언론 환경 등 사회 핵심 영역에서 혐오표현을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썸타는 사회의 인구학적 진실

    [홍석경의 문화읽기] 썸타는 사회의 인구학적 진실

    요즘 결혼식 소식을 들으면 전보다 더 크게 축하하게 된다. 저 젊은이들은 어떻게 난관을 뚫고 결혼까지 도달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는 동시에 불경하게도 미래의 한국 국민을 생산할 가정이 하나 늘었다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청춘남녀 천지인 캠퍼스에 연애 소식이 줄었고, 학내 커플, 과 커플도 드물다. 그럼 요즘 젊은이들은 서로 사귀지 않고 뭘 할까? 애인이 감옥에 가거나 몇 개월씩 노동 현장으로 사라지던 시절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도 연애를 했고, 전쟁 중에도 아이를 낳았었는데. 온라인에서는 한편에 ‘진짜’ 페미니스트, ‘책 한 권 읽은’ 페미니스트와 ‘한남’, ‘여혐’ 집단이 있고, 다른 편에서 페미니스트, ‘메갈’, ‘김치녀’, ‘남혐’ 집단이 댓글로 전쟁을 한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는 연애 없는 썸을 탄다.오랜 외국 생활 끝에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랐던 일 가운데 하나가 이 썸이다. 한국의 연애와 썸의 가장 큰 차이는 서로에게 사귀자고 했는지의 여부와 그 사실을 주변에 알렸는지의 여부다. 즉 나와 너, 그리고 주위 친구들에게 공식화된 커플 관계인지의 여부일 뿐 그 사람들이 함께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스킨십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 동안 만났는지와는 상관이 없다. 이처럼 썸은 공개되지 않은 두 사람 사이의 친밀성의 문제로 제한되기 때문에 개인은 동시에 여러 썸을 탈 수 있다. 일종의 감정의 분산 투자인 셈이다. 가부장적 규범이 공고한 한국에서 연애란 행복한 결말이 단 하나, 즉 결혼이고 대부분이 불행한 결말을 맺게 되는 불행한 장르이다. 할 때는 행복하지만 오직 하나의 만남만 계속 행복할 뿐 나머지는 불행이 예고된 이야기인 연애, 그러므로 여기에 감정자본을 집중 투자하는 것은 회복도 재투자도 힘든 위험이 큰 사업이다. 그 결과 현명한 요즘 청년들은 분산 투자를 한다. 어느 자본이 잘 자라는지, 상대방의 집중 투자 정도도 감안하면서 나의 감정을 투자하는 썸을 동시에 여러 사람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노동시장은 갈수록 유동적이고 집값은 오른다. 미세먼지와 기온 상승은 자신의 DNA를 퍼뜨릴 지구마저 불안한 장소로 만든다. 남녀가 함께 살며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하부구조와 상부구조가 이처럼 불안한데, 정부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대학의 조기 졸업, 또는 전 국민이 누리는 어린이집 등을 해결책으로 내놓는다. 종양 위에 반창고 붙이는 격이다. 국가의 목적은 무엇인가? 국민이 있어야 국가가 지속되는데, 대한민국 국민이란 어떤 얼굴을 지녀야 하나? 국민을 확보하는 지속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연애의 행복한 결말이 결혼이라는 유일의 해결책이 아니고 길고 짧은, 또는 평생간의 동거 등 다양할 수 있고, 이 모든 관계에서 낳은 아이들이 국민의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제도를 정비한다면? 이민의 증가와 국제결혼의 증가는? 이미 14커플 중 한 커플이 외국인과의 결혼이라는데, 지금과 같이 한국의 청년들이 여혐과 남혐의 감정 속에 있다면 이 경향은 갈수록 강화될 것이다. 한국을 떠나자는 담론과 한류의 매력에 끌려서 온 외국인의 국내 거주 증가는 다문화 가족을 증가시킬 것이다. 질문 형식으로 이 두 가지 해결책을 제안했지만, 올해의 출산율이 1.0 밑으로 떨어질 것이 예상되는 현재 현실은 우리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을 것이다. 어느 부모가 성장한 자녀의 동거인을 무시할 수 있으며, 결혼을 하겠다는데 시시비비를 할 수 있는가? 이것은 이제 늦된 이데올로기의 온실인 텔레비전의 아침과 주말 드라마 속에나 있는 재현일 뿐이다. 백퍼센트 외국인 아동의 시골 초등학교, 절반 이상이 외국 국적인 도시 학교도 생기고 있다. 한국 청년들과 내적인 젠더 긴장 및 경쟁을 겪지 않는 다문화 커플들의 출산율이 더 높을 가능성이 크고, 이것은 다문화적 사회변화를 먼저 겪은 선진국의 사례가 말해 준다. 한국이 가부장적 결혼제도의 후퇴와 다문화의 문화적 쇼크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가 향후 매우 커다란 사회·정치·문화적인 화두가 될 것이다. 우리의 머리가 뒤처졌을 뿐 우리의 발은 이미 이 미래 속에 서 있다.
  • 래퍼 QM “키디비 저격 블랙넛 가사, 디스 아닌 성희롱”

    래퍼 QM “키디비 저격 블랙넛 가사, 디스 아닌 성희롱”

    래퍼 QM(홍준용·28)이 여성 래퍼 키디비(28·김보미)를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는 블랙넛(김대웅·28)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해당 가사는 디스보다는 성희롱에 가깝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현덕 판사의 심리로 26일 열린 블랙넛의 4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QM은 “피고인이 피해자(키디비)를 겨냥해 쓴 가사가 힙합의 문화인 ‘디스’에 해당하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키디비의 신체를 모욕하는 내용으로 디스가 아닌 성희롱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키디비가 거절을 했는데도 (블랙넛이) 수 차례 이름을 (가사에) 언급해 본인이 힘들어하는 것을 많이 봤다. 따라서 이번 일은 디스보다는 성희롱, 범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이번 사건을 힙합계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모두의 의견을 알 수는 없지만 주변에서는 피해자 편을 들어주고 피해자가 받았을 아픔을 짐작하며 위로를 전한 사람들이 꽤 많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블랙넛의 변호인이 “블랙넛의 가사가 키디비를 지칭했느냐”고 물었고, QM은 “전체 가사 안에 피해자의 이름이 나와서 누가 들어도 피해자를 지칭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QM이 키디비와의 오랜 친분 등으로 블랙넛의 가사가 성희롱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검찰에 작성한 것임을 강조했다. 블랙넛은 발표곡 ‘인디고 차일드(Indigo Child)’, ‘투 리얼(Too Real)’과 미발표곡 ‘포(Po)’를 통해 키디비를 언급하며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담은 가사를 쓰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키디비를 ‘김치녀’로 비하하는 듯한 게시글을 올려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재판은 8월 16일 오전에 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블랙넛, 키디비 모욕 혐의 3차 공판 ‘김치 티셔츠 보고있나’

    블랙넛, 키디비 모욕 혐의 3차 공판 ‘김치 티셔츠 보고있나’

    래퍼 블랙넛이 ‘김치’가 그려진 티셔츠로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여성 래퍼 키디비를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는 블랙넛의 3차 공판이 오늘(1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블랙넛은 ‘인디고 차일드(Indigo Child)’, ‘투 리얼(Too Real)’ 등의 곡에서 키디비를 언급하며 비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블랙넛은 가사에서 ‘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 보고 XXXX. 너넨 이런 말 못하지 늘 숨기려고만 하지’, ‘이번엔 키디비 아냐. 줘도 안 X먹어’ 등의 노골적인 가사로 키디비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었다. 또 블랙넛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키디비를 태그해 ‘김치녀’로 비하하기도 했다. 이에 3차 공판에 출석한 블랙넛의 옷에 그려진 김치가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는 것. 특히 그는 티셔츠를 보라는 듯 겉옷을 벗어 뒷모습을 의식하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블랙넛은 앞선 1, 2차 공판에서 노래 가사를 직접 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키디비를 모욕할 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4호선 폭행 외국인 여성들 입건 “한국인 비하하고 폭행”

    4호선 폭행 외국인 여성들 입건 “한국인 비하하고 폭행”

    외국인 여성들이 지하철 4호선에서 한국인을 비하하며 폭행을 휘둘러 경찰에 입건됐다.2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서울 지하철 4호선에서 승객에게 욕을 하고 때린 혐의로 미국 국적 여성 P(3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P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쯤 서울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가던 회사원 이모(31)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P씨는 이씨에게 “김치남”이라며 욕설과 함께 얼굴 등을 내리쳤다. 이씨는 P씨에게 맞아 전치 1주의 상처를 입었다. 이는 P씨가 지하철 안에서 큰소리를 치고 난동을 피우자 이씨가 이를 말리려다가 생긴 일이었다. 이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외국인 여성 3명이 4호선 오이도행 열차 안에서 큰 목소리로 웃고 욕하며 한국인을 비하하며 재밌다는 듯 촬영을 하고 있었다”면서 “그 광경을 보다못한 한 어르신이 ‘여기는 공공장소다. 조용히 해달라’고 하자 오히려 가운뎃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욕을 하고, ‘김치남, 김치녀, 눈 찢어진 한남’ 등으로 욕설을 하고, 엉덩이로 조롱까지 했다”고 설명했다.이씨는 “이들이 급기야 한 중년 남성을 밀치고 뺨까지 때려 참을 수 없어 ‘조용히 해달라. 여기는 공공장소다. 왜 그렇게 시끄럽나’고 나섰다”면서 “한 여성이 날 밀쳤고, 나머지는 나를 촬용하기 시작했다. 어이가 없어서 다가가자 머리빗으로 내 얼굴을 내려찍기 시작했고, 나머지 2명은 깔깔대며 웃었다”고 전했다. 이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외국인 여성들은 황급히 인덕원역에서 내렸고, 이씨도 따라내렸다. 이씨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알아챈 여성들이 도망가자 이씨는 자신을 때렸던 여성의 옷을 붙잡았고, 다른 2명은 이씨를 떼어내려고 하며 “이 남자가 날 만져요”라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이씨는 주변에 도움을 청해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이들을 붙잡았다. 이씨는 사건 후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설명한 글과 촬영한 영상, 사진 등을 올리며 시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가는 중 우리나라 어르신들이 낯선 외국인들에게 욕을 먹고 맞는 걸 보며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씨가 올린 글과 사진, 영상 등을 본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크게 공분했다. 3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공감을 눌렀고, 9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해당 게시물은 11400번이 넘게 공유됐다. 경찰은 “목격자도 많고 증거가 많다”면서 “수사를 빈틈없이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페미니스트 코스프레” 한서희, 유아인 저격

    “페미니스트 코스프레” 한서희, 유아인 저격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한서희가 유아인의 SNS 글에 대해 반박했다.25일 한서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아인의 SNS글, 그가 방송에 출연한 모습 등을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유아인이 SNS에 “남배우라고는 잘 안 하지만 여자배우들에겐 여배우라고 한다. 실질적으로 사회생활하면서 여성분들이 아직도 동등한 위치에 올라서있지 않다는 의미다”, “여성이니까 여성 인권에만 힘쓴다는 말은 남성들에게 남성이니까 남성 인권에만 힘쓰라는 말과 같습니다. 타인의 이해와 존중을 원한다면, 개인에 매몰되지 말고 타인을 존중하며 함께하라는 말씀 드렸던 겁니다”라고 올린 글이 담겼다. 한서희는 이에 대해 “여성이니까 여성인권에만 힘쓰죠. 흑인한테 백인인권 존중하는 흑인인권운동하라는거랑 뭐가 다른건지”라며 유아인과 의견이 다른 자신의 의견을 드러냈다. 한서희는 이어 “그리고 김치녀,된장녀,김여사 등등 한국 남자들이 만든 여혐 단어들이 넘쳐나는데 고작 한남이라고 했다고 증오?혐오~?페미(페미니스트 줄임말) 코스프레하고 페미 이용한건 내가 아니라....ㅎ 아 그리고 저격했다고 뭐라 하시는 분 없으셨으면 해요. 전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이거든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서희는 지난 2012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3’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는 빅뱅 탑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지난 9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스스로 페미니스트를 선언하며 활발한 SNS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장관의 책장] 대한민국 남녀, 서로에게 말 걸기/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장관의 책장] 대한민국 남녀, 서로에게 말 걸기/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소설 ‘82년생 김지영’에서 주인공은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왔다가 공원에서 잠시 마신 커피 한잔에 “맘충” 소리를 듣고 큰 충격을 받는다. 뭘 잘못했기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벌레’ 취급을 받아야 하냐고 절규한다. 우리 사회의 여성 비하적 표현은 이뿐만이 아니다. 운전대를 잡은 여성은 ‘김여사’가 되고, 젊은 여성이라면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하며 남성 의존적인 의미의 ‘된장녀’, ‘김치녀’로 불리기도 한다. 성별을 경계로 형성된 전선에서 여성도 남성에게 ‘한남충’이라며 포화를 던진다. 상대 성에 대한 혐오와 비난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도 번지는 위태로운 모습이 목도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사회 갈등의 한 형태로 고착화되려는 성별 갈등 해소를 위해 새 정부 들어 적극적 대응을 시작했다. 우리 사회가 고도경제성장기를 지나 성장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청년층은 취업난, 생활고 등으로 겪는 상대적 박탈감과 심적 스트레스가 크다. 한편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과거보다 높아 보이면서 남성들은 여성들이 자신의 파이를 빼앗았다고 오해하곤 한다. 각종 고시 합격률에서 몇 년 전부터 여성이 절반을 넘고 여성 취업률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지만, 여성 대부분은 저임금·임시직·비정규직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유리천장도 여전히 견고하다. 대기업 임원 중 여성 비율은 2.7%에 불과하다. ‘성평등 착시현상’을 바로잡고 오해를 푸는 게 시급하며, 그 시작은 ‘말 걸기’부터다. 올해 초 미국, 프랑스 등 8개국 기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일·가정 균형에 대한 해외언론 조사 결과 여성 다수는 육아·가사 등을 ‘혼자’ 부담한다고 생각한 반면 남성은 ‘동등하게’ 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한 가정에서조차 남녀 간 입장 차가 확연하다. 그간 갈등이 발생한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 상호 소통하려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가부는 오는 8일 2030세대가 모이는 토크콘서트 ‘대한민국 남녀 서로에게 말 걸기’ 자리를 마련했다.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현재까지 600여명이 신청한 것은 젊은이들의 잠재됐던 소통욕구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지난 7월 각계 남성 45명으로 구성된 ‘성평등 보이스’도 다양한 소통창구를 통해 ‘말 걸기’에 앞장서고 있다. 뿌리 깊은 젠더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성평등 문화 확산에도 주력할 것이다. 가장 주목하는 것은 교육과 미디어다. 아동·청소년기부터 성평등 의식을 함양해 나갈 수 있도록 현행 ‘성교육 표준안’을 ‘성 인권 교육’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교육부와 협의 중이다. 미디어가 성평등 관련 오해나 성별 갈등을 확대·재생산하지 않으려는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폭넓은 국민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안으로, 젠더폭력 문제를 다룬 방송드라마 ‘마녀의 법정’을 제작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교직이나 미디어업계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지원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성평등 사회의 주체이자 수혜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스스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하고, 첫 내각 여성비율(장관급 포함) 31.6%를 달성하는 등 성평등이 국가 핵심가치로 등장하는 전환기를 맞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성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가 없다면 더이상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다. 성평등은 인권 측면에서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자, 심각한 인구절벽 위기 속에서 개인·기업·국가가 모두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 됐다. 성평등은 사회 전체 10개 파이 중 남성이 지닌 7개 파이의 2개를 뺏어 여성 몫으로 5개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 10개 파이를 12~13개로 키우는 것이다. 지난 9월 초 방한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가 올라가면 국내총생산(GDP)을 10%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여성은 남성에게, 남성은 여성에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시작해 보자. 우리는 적대적 경쟁 상대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해 산적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동지다.
  • 고려대 대자보 “데이트 폭력 피해…성욕 채워주는 기구였다”

    고려대 대자보 “데이트 폭력 피해…성욕 채워주는 기구였다”

    최근 고려대에 게시된 ‘데이트 폭력 피해’ 대자보 내용이 SNS를 통해 공유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오빠는 데이트폭력 가해자다’는 제목의 이 대자보는 자신의 과거 연인을 거론하며 “오빠는 ‘나는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하는 김치녀가 제일 싫다’고 했는데, 나는 그런 애교를 한 번도 부린 적이 없다”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 글을 쓴 게시자는 “오빠한테 나는 아마 오빠의 성적 욕구를 채워주는 기구 정도쯤이었을 것이다. 성적 욕구를 채우는 과정의 모든 것은 명백한 폭력이었다”면서 구체적인 사례를 적었다. 그는 “싫다는 내 손을 강제로 (전 남자친구의) 성기로 가지고 갔다. (전 남자친구가) 이렇게 못하면 안 되는데라면서 내 가슴을 만지며 자위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음소리를 내지 말라”, “여자는 남자한테 한번 자자고 했으면 지켜야 한다” 등의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을 두려워하며 지켜봤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 모든 것은 명백한 ‘폭력’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여성의 전화가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6년 검거된 데이트폭력 건수만 8367건”이라며 “신고율은 4.8%에 불과하다는 여성가족부에 통계자료에 비추어보면 또 다른 ‘오빠’의 행동은 더 많았으리라 짐작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게시자는 “어딘가에서 가해자라는 것을 숨기고 잘살고 있을 오빠가 연인이라는 이름 아래 또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 대자보를 건다. 데이트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예민함을 탓하고 있을 또 다른 ‘나’가 더 이상 없길 바란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이 대자보를 지나고 있을 ‘오빠’들도 변하기를 바란다”면서 손글씨로 ‘10월 18일 자진 철거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대자보는 고대소수자인권위원회 측이 제작한 것으로 글쓴이는 가해자가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점을 밝히며 “사건을 접수 받은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측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측에도 대자보 게시를 요청했고, 각 학교에 공동 게시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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