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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르포]”순대·족발 장사 20년에 이렇게 힘들기는 처음”

     “가수 아이유의 3단 고음도 아니고 순대 가격이 몇달 사이에 세 번이나 올랐네요.” 순대를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는다는 회사원 최소영(28·여)씨는 최근 치솟는 순대값에 혀를 내둘렀다. 순대 1인분 가격이 2000원, 2500원, 3000원을 거쳐 지금은 4000원까지 폭등한 것이다. 게다가 최씨가 좋아하는 내장은 이제 없어서 못먹을 지경에 이르렀다.  구제역이 서민들의 주요 먹거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가히 ‘테러’라고 부를 만큼 여파는 강했다. 서민들은 식생활에 지급해야 할 비용 부담은 더욱 커져 그 시름이 더해가고 있다. 고기 상인들은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올리지만, 뒤틀린 상황은 되돌이킬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로 다가오고 있다.  구제역 파동을 틈타 중간 유통상인들이 고깃값을 담합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그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  10일 정오 점심시간, 서울 신림동 순대타운에는 파리만 날렸다. 손님은 딱 2명 뿐이었다. 식당 직원의 호객행위는 더욱 적극적이었다. 메뉴판에 종이를 오려붙이거나 매직으로 고쳐 쓴 순대·곱창 가격이 그 이유를 말해줬다. 천 단위 앞 숫자가 2씩 더해져 있었다.  20년째 순대를 팔아 온 오광옥(66·여)씨는 “평소 하루 매출 80만원정도였는데 지금은 40만원도 채 안 된다.”며 울분을 토했다. 다른 가게 곽송자(58·여)씨는 “구제역 터지기 이전에 곱창 3.7㎏에 3만 2000원씩 들여왔는데, 지금은 5만 2000원에 들여온다.”고 밝혔다. 또 그는 “양배추 값, 고추장, 기름 등 가격이 안오른 식자재가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대동(69)씨는 “밤 11시에 문을 닫았는데 지금은 오후 1시에 셔터를 내리기도 한다.”말했다.  족발로 유명한 장충동, 이 곳 사정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원조 1호로 유명한 한 족발집은 족발 소(小)자 가격을 2만 5000원에서 3만원으로, 중(中)자는 3만원에서 3만 5000원으로, 대(大)자는 3만 5000원에서 4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설렁탕은 5000원에서 6000원으로, 파전은 1만원에서 1만 2000원으로 올랐다.  가격변동이 없는 음식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 곳은 가장 저렴한 소(小)자를 없애고, 음식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지를 맞추고 있었다.  인근 분식점 메뉴에서도 구제역 여파가 여실히 드러났다. 제육덮밥은 5500원에서 6000원으로, 돈가스는 55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랐다. 돈가스 메뉴에 ‘X’표시가 돼 있는 음식점도 부지기수였다. 중화요리집 탕수육도 사이즈별로 2000원씩 인상됐다.  식당주인 양모(56)씨는 “1근 3600원하던 고깃값이 9000원으로 세배 가까이 껑충 뛰는 바람에 인상이 불가피했고 앞으로 더 오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민메뉴’인 삼겹살 1인분(국내산 200g)은 1만원에서 1만 3000원으로 오른집이 많았다. “마장동에서 들여오는 고기 가격이 세졌다.”는 게 인상 이유였다.  순대국밥집을 운영하는 김순옥(53·여)씨는 “머릿고리를 달라고 마장동에 전화 열 번을 해도 전화를 안받더라. 고기가 없으니까 자기네도 전화 받기 난처하겠지.”라고 말했다.  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관통하는 찬바람은 여느날 보다 유독 싸늘했다. 시장 한 켠에는 일손을 놓은 상인 5명이 돼지고기 볶음과 떡볶이를 안주삼아 소맥 폭탄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상인들은 “IMF·광우병보다 구제역이 더 독해”라면서 “구제역 파동에 축산 농가들은 보상 받지만 우리같은 중간 유통상인들은 보상 받을 길이 없다.”면서 한숨을 연신 내뱉었다. 일손이 남아 벌써 종업원 3명을 ‘읍참마속’한 고깃집도 있었다.  이영준·김진아·최두희기자 apple@seoul.co.kr
  • 장애인, 차별에 울고 솜방망이 법에 또 운다

    장애인, 차별에 울고 솜방망이 법에 또 운다

    “이제 오지 마세요. 손님들이 불쾌해해요.”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11시 서울 수유동의 한 음식점. 음악가인 시각장애인 송율궁(39)씨가 어머니와 육개장 세 그릇을 먹고 계산을 하려 하자 주인이 한 말이다. 어머니와 5년간 드나들던 단골 음식점이었다. 돈을 더 낼 테니 음식을 팔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주인은 고개만 가로저었다. 아침을 잘 안 먹는 송씨도 이 집 육개장이라면 두 그릇씩 먹어 어머니를 기쁘게 만들었던 곳이다. 등산객도, 노숙자도, 노인도 5000원만 있으면 누구나 어울려 식사를 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장애인만은 예외였다. “손님들이 혐오스러워한다.”는 것이 문전박대의 이유였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차법)이 2008년 4월 시행된 이후 2년 9개월이 지났지만 장애인들에 대한 일상적인 차별은 여전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장차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업소가 차별 시정 권고를 받는 데 평균 100일 이상 걸린다. 법 절차가 장애인에게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처벌도 솜방망이에 불과해 법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실제로 장차법 시행 이후 장애인들의 차별 진정건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했다. 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장애인차별 진정건수는 2005년 121건, 2006년 113건, 2007년 239건에서 장차법이 시행된 뒤인 2008년 695건, 2009년 745건, 지난해에는 2402건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장차법에 따라 법적 구속력을 갖는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는 지난해 4월 단 1건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장애인 차별 진정은 대부분 인권위의 권고로 끝나기 때문에 시정명령 조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장애인 인권단체 등 전문가들의 설명은 다르다. 이들은 장차법으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고쳐지기까지의 과정이 길고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차별을 받은 장애인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인권위가 시정권고를 하기까지 평균 101일이 걸렸다. 2010년 2402건을 처리하는 인권위 담당자는 8명에 불과해 일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임수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팀장은 “현행 장차법은 실효성이 없다.”면서 “차별을 입증하기 위해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차별 현장을 녹음하고 기록해야 한다. 충분한 인력이 없어 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면 시정이 되기도 전에 포기하는 장애인도 많다.”고 강조했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소셜커머스의 ‘소셜 횡포’

    소셜커머스의 ‘소셜 횡포’

    #사례1:지난해 12월 서울 이문동에 사는 대학생 A(23)씨는 온라인 공동구매를 통해 시중가 28만 8000원짜리 디지털카메라를 8만 9500원에 샀다. 횡재한 줄 알았던 A씨는 배달된 제품을 보고 실망했다. 광고와 달리 2년 전 모델이라 배터리가 금방 닳아 없어지고 성능도 기대에 못 미쳤다. A씨는 “해당 사이트에 항의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례2:서울에서 작은 갈비집을 운영하는 B씨는 지난해 11월 한 소설커머스 업체에 쿠폰을 팔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B씨는 ‘1인분에 1만 6000원 하는 돼지갈비를 반값에 구매 가능하다’는 내용의 쿠폰을 300장만 팔려 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 업체가 “기본 단위가 1000장”이라고 해 울며 겨자먹기로 700장을 추가로 팔아야 했다. 결국 한꺼번에 몰린 ‘반값 쿠폰 손님’으로 700만원의 손해를 봤다. ●이용자 26% 손해 본 경험 스마트폰 보급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확산을 통해 우후죽순 생겨나는 소셜커머스의 횡포에 소비자·자영업자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싼 가격을 앞세워 회원을 유치하고 있지만, 교환·환불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은 대규모 할인 쿠폰 판매를 강요당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관련 규정을 어기고 교환이나 환불을 하지 않고 있다. ‘100명이 공동구매해야 반값 할인’을 내세운 한 업체는 환불을 요구한 소비자들에게 “중도에 몇몇 소비자들이 환불을 할 경우 ‘100명 기준’에 미치지 못해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청약철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전자상거래법상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7일 이내에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환불 및 교환을 해야 한다.”면서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이런저런 핑계와 거짓 해명을 통해 소비자들의 청약철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6일 서울시가 시민 4000명을 대상으로 소셜커머스의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 가운데 26%인 297명이 ‘상품 광고가 부풀려졌거나 배송이 지연돼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식당주인 등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음식점, 미용실 등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50% 할인가격에 추가로 10%의 수수료’라는 조건으로 소셜커머스 업체와 계약을 맺고 가게 홍보 차원에서 할인쿠폰을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최소 1000장 이상’ 등 단위로 할인 쿠폰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자영업자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홍보와 손님 재방문 효과를 위해 50% 할인 및 일정 규모 이상 쿠폰 발행이란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해보상 기준 마련 시급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300여곳 성업중인 데다, 올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5배 급증한 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비자 피해 예방 및 구제를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소셜커머스가 포함돼 있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면서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피해 보상 방법 등 기준을 어떤 수준으로 정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진·윤샘이나·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용어 클릭]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공동구매자를 모아 상품·티켓·할인쿠폰 등을 할인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 “우리의 캡틴, 꼭 일어나 돌아오세요”

    “대한의 바다 사나이. 우리의 캡틴. 석해균 선장님. 꼭 일어나 돌아오세요.” 27일 소말리아 해적들을 진압하는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 불의의 총상을 입은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건강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석 선장의 쾌유를 기원했다. 석 선장의 수술 결과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됐다. 그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해적 소탕의 성과를 부각시키기 위해 일부러 석 선장의 건강 상태를 감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정부의 당초 발표와 달리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오만 현지 의료진이 밝히는 등 석 선장의 건강이 처음부터 위중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트위터 아이디 ‘lyj_1012’는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님께서 위중한 상태라고 하시네요. 연평도 때도 부상당했다더니 괜찮으시길.”이라고 석 선장의 빠른 회복을 빌었다. 정치인들도 트위터에서 석 선장의 쾌유를 빌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석 선장님, 존경합니다. 무사히 수술 마치시고, 건강하게 귀국하시기를 온 국민과 함께 기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재오 특임장관도 트위터에 “영웅 석해균 선장이여! 벌떡 일어나십시오. 국민들은 당신의 용감한 모습을 애타게 보고 싶어 합니다.”라며 격려의 글을 올렸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언어소통 도움 줘 다문화사회 정착 앞장”

    “언어소통 도움 줘 다문화사회 정착 앞장”

    “최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급증하면서 국적도 다양해집니다. 한국이 세계적인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지요. 언어장벽만 넘는다면 한국이 세계 속으로 다시 한번 우뚝 도약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장희 사단법인 한국BBB운동 회장은 한해에 800만명씩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겪는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자원봉사자 3700여명… 17개 언어 통역 한국BBB운동은 37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24시간 17개 언어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다. 영어·중국어·일본어는 물론 러시아어·터키어·태국어·베트남어 등 17가지 언어의 통역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과 외국인을 상대하는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제안으로 시작된 BBB운동은 ‘Before Babel Brigade’의 약자로 성경에 나온 바벨탑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성경에서 바벨 이전은 인류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해 언어장벽이 없었던 시대를 의미한다. 유 회장이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BBB코리아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2009년 4만 5000여건의 통역봉사가 이뤄졌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30% 정도 증가했다. 특히 1만 5000여명의 외국인이 한꺼번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지난해 11월의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당시 BBB코리아는 강남구와 협약을 맺고 적극적인 통역봉사를 펼치기도 했다. BBB코리아로 가장 많이 걸려오는 전화는 길거리 상점이나 시장에서 물건을 사려는 외국인들이 통역을 부탁하는 경우다. 또 갑자기 몸이 아픈 외국인들이 병원을 찾았으나 의료진과 의사소통이 안 될 경우 BBB로 전화를 걸기도 한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도 종종 전화가 걸려 오는데 아직까지 베트남어, 아랍어 등 다소 생소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들이 많이 없기 때문이다. BBB코리아는 앞으로 통역봉사자 수를 5000명까지 늘리고 통역언어도 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 회장은 “내년에는 우리나라에서 핵안보 정상회의와 여수엑스포 등 세계적인 회의가 열려 5만명에 가까운 외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대한민국을 알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영어·중국어·베트남어 順으로 이용 많아 유 회장은 또 “언어장벽만 없어진다면 진정한 다문화사회 정착이 더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BBB코리아에 전화를 거는 외국인 중에는 영어, 중국어 다음으로 베트남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는 “BBB운동 측에 걸려오는 전화중 상당수는 다문화 가정인데 부부 사이에 의사소통이 안 돼 오해가 생겼을 때 통역을 해 주면 부부싸움도 해결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면서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통역봉사로 다문화 사회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김진아기자 sam@seoul.co.kr
  • “아이들 모두 안아주지 못해 늘 마음 아파”

    “아이들 모두 안아주지 못해 늘 마음 아파”

    “‘응애, 응애’ 하고 크게 울기라고 하면 좋을 텐데…. ‘흐응, 흐응’ 하고 조그맣게 흐느껴요. 얼마나 아프면 목청껏 울지도 못할까 하는 생각에 눈물만 흐르죠.” 지난 25일 오전 11시 서울 수유1동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디딤자리. 이곳에서 26명의 장애아동을 돌보는 ‘아기 엄마’ 이소영(52) 원장수녀는 곤히 잠든 세 아이들을 바라보며 가슴 아픈 듯 미간을 찡그렸다. ●새해 선물처럼 찾아온 ‘세 천사’ 김은혜(7개월·여), 정은총(5개월), 송태호(8개월) 세 영아는 올해 1월 1일 원장수녀를 비롯한 9명의 보육교사에게 새해 선물처럼 찾아왔다. 성가정입양원을 통해 이곳으로 온 은혜는 뇌성마비와 발달지연, 현대의학으로 질병의 원인은 물론 치료법도 알 수 없는 ‘스터지웨버 증후군’까지 앓고 있다. 스터지웨버 증후군 때문에 은혜의 작은 얼굴은 왼쪽이 모두 붉은 반점으로 뒤덮여 있다. ‘무뇌수두증’(뇌가 없는 무뇌증과 머리에 물이 차는 수두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병)을 앓고 있는 은총이는 탈장 상태로 많이 먹지 못한다. 배고픔을 달랠길이 없어 하루종일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디딤자리에서 생활하는 아이 가운데 태호는 가장 순하기로 소문났다. 하지만 ‘뇌실확장증’을 앓는 데다 간질 치료약까지 먹고 있어 건강은 좋지 않다. 아이들을 돌보는 박미현(35·여) 간호사는 “아이들이 요새 밝아져서 정말 예쁘다.”면서 “특히 은총이가 요새 살이 올라서 정말 기쁘고 다행”이라고 밝게 웃었다. 보육교사들과 간호사들은 하루종일 먹고 자고 칭얼대기를 반복하는 어린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선천적인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고되다. 은총이는 2시간에 한번, 은혜는 4시간에 한번씩 밥을 챙겨 줘야 한다. 박애숙(53) 보육교사는 “은혜는 요새 밥을 잘 못 넘기고 소화도 못 시켜 걱정이에요. 처음에는 잘 먹다가 요새 못 먹는게….”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원장수녀는 “아이들을 돌보며 가장 마음이 아플 때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보육 선생님들이 번갈아가며 아이들을 돌보니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처럼 24시간 엄마품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보육교사 9명이 2교대로 돌봐 현재 9명의 보육교사가 2교대로 근무하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모든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미치기엔 부족하다. 이 원장수녀는 “신생아들은 한명이 울기 시작하면 전부 다 따라 우는데 손이 부족해 전부 안아주지 못하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글 사진 윤샘이나·김진아기자 sam@seoul.co.kr
  • 혹한에 또 피멍… “이웃도 봄도 언제 오나”

    혹한에 또 피멍… “이웃도 봄도 언제 오나”

    25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지난해 11월 23일 북한군의 포격 이후 불안과 공포를 피해 떠났던 주민들이 한명 한명 돌아오고 있지만 그들의 낯빛은 여전히 어둡다. 꽃게·주꾸미철 포구를 달구던 활력이나 흥분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른 걸까. 강요하지 않은 지독한 침묵만이 주민 사이에 흐른다. 포격에 한번, 혹한에 또 한번.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불어닥친 한파는 매서운 해풍이 되어 수도도, 보일러도 가만 놔두지 않았다. 남아 있는 게 없다는 깊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골목길 쌓인 눈은 그대로 두꺼운 얼음이 됐고, 그 위를 노부부가 곡예하듯 아슬아슬하게 지났다. 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 왔지만 명절분위기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87세 할머니 장례식… “20여일 찜질방 생활로 병” 연평도 뒷산. 23일 세상을 뜬 송납재(87·여) 할머니의 장례식 발인이 진행됐다. “살아도 연평도에서 살고 죽어도 연평도에서 죽겠다.”고 말하던 송 할머니. 지난달 앰뷸런스에 실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살겠다고 인천으로 피란갔지만 20여일 찜질방 생활이 치명타였다. 한 주민은 “노인네들이 찜질방 생활을 하면서 병이 많이 났다. (송 할머니도) 거기서 얻은 병으로 돌아가신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수도·보일러 얼어… 나무로 불때 지난 18일 섬에 돌아온 이명애(44·여)씨는 얼어터진 수도와 보일러를 새것으로 갈았다. 다시 뭍으로 나갈 계획이었던 그는 마지못해 연평도를 지키고 있다. 이씨는 “날이 너무 추워서 수도가 언제 또 얼지 몰라. 해마다 친지들과 인천에서 설을 쇠었는데 올해는 여기서 쇠려고….”라고 말했다. 이날 연평면사무소에 접수된 보일러 고장 신고는 71건, 수도파손 신고는 24건이었다. “돌아오지 않은 주민을 감안하면 동파와 고장건수는 이보다 2~3배 많을 것”이라고 면사무소 직원이 귀띔했다. ●“10월에야 집… 임시거처서 어찌 사나” 오후 2시 연평초등학교 운동장. “누가 입주한다고 했어. 저런 데서 어떻게 살라고.” 고성이 터져나왔다.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국민성금으로 지은 임시주택 완공식이 열렸지만 주민들은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완공된 주택은 39동. 다음 달 18일 김포 양곡지구 임대아파트 사용기간이 끝나는 대로 주택이 완전히 파손됐거나 살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주민 60~70여명이 이곳 임시주택에서 살 계획이라고 옹진군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한사코 들어가지 않겠단다. 북한 군이 쏜 포탄으로 집이 박살난 김영길(48)씨는 “오는 10월이나 돼야 새 주택이 지어진다.”면서 “지어 준 정성은 고맙지만 저런 임시주택에서 몇 개월씩 살라고 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기문(90)·공혜순(80·여)씨 부부가 사는 집에선 방아 찧는 소리가 울렸다. 적막한 연평도에 설을 알리는 소리라 반가웠다. ●주민 20%만… “그래도 설인데” 하지만 이씨 부부의 집은 보일러가 얼어 터져 방 세칸 중 두칸은 냉골이다. 공씨는 “봄이 돼야 뭐가 좀 달라지겠지 아직은 힘들어….”라고 연평도의 봄을 기다렸다. 임시주택에 몸을 의지한 최도화(75·여)씨는 “처음엔 큰 관심을 갖더니 금세 연평도 주민들을 잊는 것 같아.”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재 연평도에 남아 있는 주민은 426명, 포격 전 주민의 20% 수준이다. 연평도의 봄은 언제 오는 걸까. 연평도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동영상은 28일 오후 7시30분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의 ‘TV쏙 서울신문’에서 방영됩니다.
  • 밤이면 시속 200㎞ ‘광란의 폭주’

    밤이면 시속 200㎞ ‘광란의 폭주’

    내로라하는 현역 프로야구 선수도, 잘나가는 성형외과 의사도, 기업 대표이사도 밤만 되면 ‘광란의 질주’에 몸을 던졌다. 평범한 가정주부와 고교생들까지 빗나간 쾌감에 목숨을 걸었다. 사고로 장애를 입거나 동승자에게 중상을 입히고도 폭주의 유혹을 떨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스피드의 짜릿함과 일탈욕구, 부에 대한 과시욕이 이들을 낮과 밤이 다른 ‘지킬과 하이드’로 만들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과는 24일 심야에 도로를 고속으로 질주하며 자동차 경주를 벌인 현직 프로야구 선수 고모(27)씨 등 폭주족 146명을 적발, 이 중 이모(28)씨 등 2명에 대해 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행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머지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고씨 등은 2008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북악 스카이웨이와 남산 소월길, 인천 북항, 오이도, 경기 성남 갈마산 등지에서 무려 710회에 걸쳐 최고 시속 200㎞가 넘는 고속 질주로 ‘드래그 레이스’ 등 각종 경주를 하며 교통을 방해한 혐의다. 드래그 레이스란 400m 직선 도로에서 차량 2대가 고속질주로 승패를 가리는 자동차 경주다. 특히 모터스포츠 관련 업체 대표 방모(28)씨는 무등록 자동차 운전학원을 운영하며 수강생들에게 ‘질주의 기술’을 가르치고 함께 경주를 벌여 사실상 폭주족을 양성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대 중반~30대 후반으로, 대부분 멀쩡한 직업을 갖고 있거나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성형외과 의사, 프로골퍼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를 비롯해 해병대 현역 장교와 국립대 시간강사, 공익근무요원, 심지어 가정주부와 10대 고교생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었다. 이들은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지정 장소에 모여 경주를 했고, 그때마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인근 주민들의 신고가 쏟아졌다. 이들의 폭주는 돈잔치였다. 폭주에는 페라리 360, 포르셰 911터보, 벤츠C63AMG, BMW 335i, 마쓰다 RX8, 닛산 GTR, 아우디 등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외제 승용차가 동원됐다. 국산차 투스카니와 제네시스 쿠페 등도 있었다. 이들은 도로에서 차량을 360도 회전시키거나 차량을 옆으로 계속 미끄러뜨리는 ‘드리프트 레이스’, 고갯길에서 과격한 운전을 통해 스릴을 만끽하는 ‘와인딩 레이스’, 올림픽대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차량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추월하는 ‘공도(公道)배틀 레이스’ 등을 벌였다. 일부는 부품을 손봐 차량 성능을 높이는 이른바 ‘튜닝’을 통해 배기량 1400㏄짜리 소형차의 성능을 외제 스포츠카 수준으로 조작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값비싼 고성능 자동차 소유에 대한 과시욕, 경주가 유발하는 경쟁심리 때문에 ‘이성 잃은 질주’에 빠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홍광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유명인사에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돈과 내 힘으로 안 되는 게 없다’고 여기는 심리가 반영된 행동”이라면서 “수사기관이 처벌과 함께 정신과적인 진단과 치료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일탈이나 환기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는 방식”이라고 진단하면서 “처벌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 “미고사쯤은 아내 나라 말로 들려주세요”

    “미고사쯤은 아내 나라 말로 들려주세요”

    “다 같이 따라해 보세요. 미, 고, 사.” 지난 18일 오후 4시, 서울 신정동 양천문화회관 1층에서 열린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에 참석한 150여명의 한국인 남편들이 한목소리로 ‘미고사’를 외쳤다. 김나영 양천외국인근로자센터 강사는 “‘미고사’는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의 줄임말이에요. 이런 말쯤은 아내나라 말로 꼭 할 줄 아셔야 해요.”라면서 “아내들이 미고사를 모국어로 들으면 타국생활의 설움이 눈 녹듯 녹아내릴 거예요.” ●외국인 아내 맞는 한국인 이수 의무화 지난해 7월 부산에서 스무 살 베트남 신부 탓티황옥이 정신병력을 가진 남편에게 맞아 죽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 이번에 서울출입국관리소에서 주최한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 가운데 하나다. ‘남편들의 아내 나라에 대한 문화와 풍습 이해도를 높여 보다 원만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10월 6일 처음 실시된 이래 한달에 두 번씩 열려 벌써 8회째다. 3시간 동안 해당 나라의 가정문화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으면 사실상 비자 발급이 안 되도록 해 외국인 아내를 맞는 한국인 남편들이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참가자도 많다. 서울·경기지역 참가 인원이 첫회 때 121명을 제외하고 줄곧 150명을 넘었다. 150여명의 한국인 남편들이 참가한 이날도 일부 참가자들은 “바쁜데 이런 곳엘 왜 불러.”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모두들 아내가 살았던 나라 소식에 귀를 세우고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서툰 글씨로 열심히 강의 내용을 메모를 하는 50대 남편도 보였다. ●“몰랐던 부분 많았다는 걸 느껴” 캄보디아 출신 여성(23)과 결혼한 위동현(38)씨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좋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인사하지만, 캄보디아 신부는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고개 숙여 인사한다. 앞으로 아내에게 하루에 꼭 한번은 그 나라 방식으로 인사하겠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베트남 아내를 맞은 송성환(40)씨도 “다 아는 얘기겠지 하고 왔는데 막상 와 보니 내가 몰랐던 부분이 많은 걸 느꼈다.”고 말했다. 파주 다문화센터장 정순옥 수녀는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은 언어·문화 차이로 갈등을 빚기 쉬운 다문화 가정에서 남편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교육과정”이라면서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경찰보다 빠른’ 은행 감시단 “보이스피싱 우리가 잡는다”

    ‘경찰이 못하는 일, 우리가 한다.’ 시중 은행이 자체적으로 발족, 운영 중인 ‘보이스피싱 감시단’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모두 44명에 불과하지만 최근 1년 6개월 동안 막아낸 피해액이 500억원을 넘는다. 한명당 12억이 넘는 액수다. 1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2009년 6월부터 전국 20개 시중은행의 보이스피싱 감시단 44명이 사전에 차단한 피해금액은 2009년 6~12월 171억원, 2010년 1~6월 174억원, 2010년 7~12월 190억원 등 모두 535억원에 이른다. 이들의 활약은 경찰 집계로도 확인된다. 집계 결과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07년 434억원, 2008년 877억원으로 급증하다 ‘은행 감시단’이 설치된 2009년 621억원, 2010년 553억원 등으로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범죄 수법이 날로 지능화함에도 피해 규모가 준 것은 ‘은행 감시단’의 활동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시 방식은 의외로 간단했다. 사기단은 보이스피싱에 앞서 개설한 대포통장 계좌의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번 시험을 하는데, 이때 의심 계좌를 찾아냈다가 일시에 많은 돈이 입금되면 지급을 정지시키는 방식이다. 2명의 보이스피싱 감시단을 지정한 한 은행의 경우 이들이 막아낸 피해액만도 연간 수십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지속적인 계좌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계좌로 돈이 입금될 때 계좌를 지급정지시킨 뒤 피해자에게 이를 통보해 준다. 지난 3일에도 일용직으로 일하는 중국동포 박모(60)씨의 예금 1200여만원을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막았다. 박씨는 수년간 모은 돈을 한순간에 날릴 뻔했지만 이들의 활약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모든 보이스피싱 범죄가 다 차단되는 건 아니다. 피해자와 연락이 늦으면 무한정 지급정지를 할 수 없어 범죄 사실을 뻔히 알고도 돕지 못한다. 법적 미비도 이들에게는 장애물이다. 예금주의 동의 없이 계좌를 지급정지하는 것이 ‘월권’이기 때문이다. 한 경찰관계자는 “은행 감시단이 피해 차단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감시단 인원을 늘리고 경찰과 유기적으로 협조한다면 감시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수사비 늘었는데 지급받긴 더 어렵다?

    6년 만에 경찰의 사건 수사비가 60억원이나 늘었다. 그런데 지급 방식을 두고 경찰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수사관이 개별적으로 수사 비용을 먼저 처리한 뒤 사용내역이 입증되면 쓴 만큼 되돌려 받는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전에는 해당 과의 공용 카드로 비용을 처리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일한 사람이 더 많은 수사비를 받게 돼 좋다.”는 긍정적 반응이 많았으나 일부에서는 “영수증에 언제, 어디에 있었는지가 다 기록되는데 그걸 제출하라는 건 수사관의 활동을 감시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떨떠름해하고 있다. 경찰청은 13일 올해 전국의 형사·수사과 수사관 1만 8500여명에게 지급되는 ‘사건 수사비의 지급방안’을 변경, 확정했다고 밝혔다. 새 지급방안에 따르면 경찰 수사관들은 수사에 필요한 비용을 자신의 신용카드 등으로 먼저 처리한 뒤, 그 비용이 수사와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쓴 만큼 되돌려 받을 수 있다. 2005~2010년 420억원으로 동결됐던 수사비가 480억원으로 60억원가량 증액됐으며,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찰수사비 사용내역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청 수사국 예산담당자는 “사건 수사비는 예산 항목 가운데 특수활동비에 해당하는데, 반드시 범죄수사에 직접 소요되는 지출에만 지급하도록 돼 있다.”면서 “국민의 세금을 보다 투명하게 쓰기 위해 지급방식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지급방식 변경에 대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 수사과의 한 경찰관은 “영수증을 모으고, 항목별로 처리해야 해 그만큼 수사에 허점이 생기게 된다. 영수증 처리하는 시간만큼 수사 시간이 줄어든다면 오히려 수사 임무를 저버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항변했다. 서울 서부경찰서 형사과 경찰관도 “수사비 지원 방식을 바꾼 건 현장이 얼마나 바쁜지 모르는 조치”라면서 “영수증 세부 항목을 다 제출하라는 건 일선 형사들의 활동을 모두 감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물론 환영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서울 영등포서 수사과의 한 경찰관은 “일한 만큼 수사비를 지급하겠다는 건 당연한 조치다. 취지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새 옷을 입으면 처음에는 불편하기 마련이다. 도입 초기라 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과도기라 생각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지하철 유실물도 디지털시대?

    지하철 유실물도 디지털시대?

    하루 평균 600만명의 인파가 이용하는 시민의 발 지하철. 수많은 사람들을 싣고 달리는 지하철에서는 그만큼 많은 유실물들이 나온다. 최근 5년간의 지하철 유실물 중에는 휴대전화, MP3 플레이어 등 ‘디지털’ 기기가 늘어난 반면 서류 등 ‘아날로그’ 물품은 줄어들어 지하철 유실물에서도 변화된 시대상이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5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6~2010년 유실물로 들어온 휴대전화는 2006년 3780건, 2007년 4434건, 2008년 5155건, 2009년 8035건, 2009년 8362건으로 불과 5년 사이 2.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유실물 중 휴대전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2006년에는 전체 유실물 2만 6331건 중 3780건으로 전체의 14.3%를 차지한 휴대전화가 2007년에는 16.1%, 2008년 18.0%, 2009년 21.7%, 2010년에는 22.6%로 꾸준히 늘었다. 전자제품도 유실물로 접수된 건수가 2006년 434건에서 2007년 507건, 2008년 653건, 2009년 685건, 2010년 764으로 5년 사이 1.7배나 증가했다. 지하철에서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거나 태블릿PC로 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덩달아 전자제품 유실물도 늘어난 것이다. 반면 ‘아날로그’ 품목인 종이 서류를 잃어버리는 경우는 점차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06년 945건에서 2007년 858건, 2008년 799건으로 꾸준히 줄던 서류는 2009년 934건으로 늘었다가 2010년 801건으로 다시 급감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아날로그식 종이 서류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하철과 역사 유실물을 관리하는 유실물센터 직원들도 “유실물에 시대상이 투영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애완동물 애호가들이 늘면서 이들 애완동물이 유실물로 접수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유실물센터의 한 관계자는 “두달 전 한 중학생이 애완용 뱀을 지하철에 놓고 내렸다고 신고해 3일 만에 청량리역에서 찾아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김진아기자 sam@seoul.co.kr
  • “먹이로 성장조절… ‘하프독’ 수명 연장”

    “먹이로 성장조절… ‘하프독’ 수명 연장”

    “연구만 15년째에요. 강아지가 안 좋았으면 못 했죠.” 굳은 표정으로 말하던 이창민(43)씨가 “아빠한테 뽀뽀.”라면서 ‘팔불출’로 변했다. 26일 오후 2시 서울 신사동의 한 동물병원. 이씨가 ‘하프독(Half Dog)’ 2마리를 안고 걸어 나왔다. 그의 손 안에는 요크셔테리어 두 마리가 담겨 있었다. 영락없는 ‘강아지’로 보였지만, 여덟살·열세살 된 엄연한 ‘개’였다. 무게는 각각 850g·1.5㎏으로 성견(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사람으로 따지면 쉰살·여든살이 된 장년·노년인 셈이다. 이씨의 설명에 따르면 ‘하프독’은 다 성장해도 일반 개 크기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외국의 ‘티컵독(Teacup Dog)’과 유사하지만, 종을 개량하지 않고 그가 처방한 식단만으로 성장을 멈추게 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한방 약재를 써 기존의 티컵독의 수명이 짧은 단점을 극복한 것이 하프독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의 기술이 아직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은 것은 아니다. 이씨가 처음 하프독 연구에 뛰어든 것은 1995년. 그때부터 15년간 이씨의 연구가 이어졌다. 아무도 그의 하프독 연구 ‘욕심’을 꺾지 못했다. 그는 결국 2005년 하프독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나의 처방식으로 원래 크기의 반 이상으로 성장한 강아지가 있다면 전액 환불하겠다.”면서 “앞으로 하프독을 수출하게 될 것”이라 말하며 밝게 웃었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몸은 춥지만 마음은 따뜻하게…성탄 2題] “몰래산타 너무너무 자랑 하고파”

    [몸은 춥지만 마음은 따뜻하게…성탄 2題] “몰래산타 너무너무 자랑 하고파”

    “수경아 나와라~.”, “수범이 나와라~.” 10명의 산타가 이름을 부르자 청록색 점퍼에 체크무늬 남방까지 똑같이 맞춰 입은 쌍둥이 형제가 2층 집에서 헐레벌떡 뛰어 내려왔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아이들 얼굴 위로 스프레이 흰눈이 잔뜩 쏟아졌다. 수경·수범 형제에게 하루 먼저 찾아온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를 외치자 골목 끝에 숨어 있던 산타가 선물 보따리를 들고 아이들 앞으로 다가왔다. 빨간 옷에 흰 수염, 불뚝 나온 배까지 영락없는 산타할아버지였다. ●자원봉사 1000여명 서울 차상위계층 찾아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8시. 서울 마천동의 한 상가건물 2층에 있는 쌍둥이의 집 앞에서 박수범·수경(맨 오른쪽·10) 형제를 만났다. 기자는 이날 서울지역의 차상위계층 가정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사랑의 몰래산타 대작전’에 참여한 1000여명의 산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했다.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송파구의 다섯 가정을 방문했다.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진 추운 날씨였지만 산타를 보고 밝은 표정을 짓는 아이들을 볼때마다 얼었던 몸과 마음도 함께 녹았다. 한번에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계단을 올라가니 수경·수범 형제가 엄마, 아빠, 누나와 함께 사는 집이 나왔다. 10명의 산타가 모두 들어서니 집안이 꽉 찼다. 산타 형, 산타 누나들로부터 평소 갖고 싶었던 레고세트를 받은 쌍둥이 형 수범이는 선물을 손에 들고 펄쩍펄쩍 뛰며 “엄마, 너무너무 자랑하고 싶은데 어디에다 자랑하지?”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사실, 쌍둥이 동생 수경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2007년부터 ‘헤르페스바이러스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심할 때는 얼굴에 변형이 오고, 온몸에서 고름이 흘렀다. 처음 발병했던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심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한 달간 학교도 못 가고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지금은 괜찮지만 면역력이 떨어져 언제 또 다시 발병할지 모른다. ●바이러스질환 앓는 동생… 부모처럼 돌보는 형 새벽시장에서 배달일을 하는 아버지와 공장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어머니가 일이 바빠 자주 함께 있지 못하지만 쌍둥이 형제는 우애로 부모의 빈자리를 서로 채워준다. 어머니 이미영(38)씨는 “몸이 아픈데도 항상 씩씩한 수경이와 동생을 잘 돌보는 듬직한 수범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몰래산타’들이 너무 고맙다.”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날 밤, 산타할아버지를 만나 행복했던 수경이는 선물로 받은 새 다이어리에 이렇게 썼다. “두근두근, 산타봐서 진짜 행복하다.” 글 사진 윤샘이나·김진아기자 sam@seoul.co.kr
  • [연평도사태 한 달] 유족들 아물지 않은 상처

    연평도 피격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희생자 가족들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북한의 포격으로 남편을, 아들을, 아버지를 잃은 유족들은 아직도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 간 보상금 문제로 또 다른 아픔을 겪는 이들도 있다. 유족들은 “더 이상 추가 희생이 없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보상금 문제로 두 번 상처 민간인 사망자 김치백씨의 부인 강성애(57)씨. 그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 내내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현재 어지럼증이 심해 제대로 걸음조차 걷기 힘든 상태다. 스트레스 탓인지 기본적인 단어도 생각이 안 나 대화가 안될 때도 있다고 했다. 그는 “아저씨(남편)가 너무 보고 싶다. 집이 텅 빈 것 같다.”면서 “직장까지 쉬며 간호해 주는 딸 때문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흐느꼈다. 또 연평도 해상사격훈련과 관련한 북한의 ‘보복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자 “제발 우리 같은 사람 만들지 말아야 할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딸 김영정(29)씨도 “연평도의 긴장 상태가 높아질 때마다 아버지 같은 일이 생길까봐 두렵다.”며 울먹였다. 고 배복철씨의 유가족들은 고인이 사망한 지난달 23일부터 매일 제사상을 차린다. 희생자들에 대한 무관심에 섭섭한 감정도 드러냈다. 매형 전상철(68)씨는 “연평도 피해 주민을 위해 성금도 걷고 신경 쓰는 것에 비해 사망자들에 대해서는 소홀한 듯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보상금 문제’로 두번 상처받은 심정도 내비쳤다. 그는 “피가 섞이지 않은 데다 생전에 거의 연락도 없었던 두 딸이 호적에 올랐다는 이유로 보상금 수령 대상이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오죽하면 아버지 죽은 걸 TV에서 보고 찾아왔다고 하더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버지 제사 지내러 단 한번도 안 오더라. 나도 어이가 없고, 가족들도 모두 속상해하고 있다.”면서 “두 딸의 삼촌 3명과 고모 1명(배씨의 부인)이 보상금과 관련해 소송을 걸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이 아들 만기제대일인데…” 연평도 현장을 찾았던 고 서정우 하사 아버지 서래일(51)씨는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서씨는 “22일이 아들의 만기제대일”이라며 “당장이라도 현관문을 열고 뛰어들어올 것 같다.”며 울먹였다. 그는 또 북한에 대한 강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다시 공격해 오면 몇만배로 갚아줄 것이라는 각오를 보여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백민경·정현용·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 [연평도사태 한 달] 젊은세대 ‘안보’ 깨닫고 軍 대응태세 허점 보완

    [연평도사태 한 달] 젊은세대 ‘안보’ 깨닫고 軍 대응태세 허점 보완

    연평도 포격 이후 한 달은 잃은 것도 있었지만 얻은 것 또한 크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북의 도발에 대한 초기 대응은 미흡했지만 안보의식 고취, 대응태세 재점검 등 긍정적 효과는 수확이라는 것이다. ●“초기 대응 미흡했지만 이후 대외정책 잘했다” 이동욱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우리가 포격을 받았을 때 너무 지나치게 확전에 대해 민감할 필요가 없었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도 공격을 받았다면 다시 우리가 대응 포격을 해 단호한 모습을 보여 줘야 북이 다시 도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의 사기 진작과 무기체계 강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정치는 타협을 해야 하지만 군대는 싸워서 이기는 게 목적”이라며 “국가를 지키고 적의 침입을 막는 것이 군대인 만큼 군의 무기 체계를 강화하고 사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대외정책은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조원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해상 사격훈련을 하면서 우리의 의지를 대외에 적절히 표방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지난 천안함 사태 이후 철통같은 대비 태세를 갖추지 못한 점은 비판받아야겠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나름대로 다른 나라와 타협을 잘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러시아 등에 끌려다니지 않는 ‘강한 외교’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외교정책은 입장이 각기 다른데 중국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모든 정책에 100점을 줄 수 없지만 끌려다니지 않고 외교전을 펼친 것은 대체로 좋은 점수를 받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사건 이후 극단적인 국론분열 양상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안보의식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북한의 공격은 우리 사회에 상시적 불안으로 존재하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젊은이들이 안보의 중요성을 느꼈고 과거보다 안보 의식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 당시에는 북한이 공격했는가, 아닌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이번 사건은 공격 주체가 명확해 청년층이 심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다른 사회 이슈와 달리 안보는 우리 사회의 공통분모로 자리 잡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피시설 확충 등 중·장기 위기전략 마련해야”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북정책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법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갈등은 방법론의 문제에 불과하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앞으로도 힘을 모아 답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고, 지도자를 중심으로 굳게 뭉쳐야 분열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등과의 관계 개선 등 전략적인 차원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연평도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중국과의 관계에서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커지면 경제적인 악영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 “국가 전략을 경제적인 측면과 맞물려 새로 고려해 봐야 할 시점”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러 가지 매뉴얼이 있음에도 청와대와 부처, 지자체의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각 기관 사이의 역할 분담이 실제로는 교과서처럼 되어 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방위에 대한 기본적 개념 정립과 대피시설 확충, 위기관리에 대한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 등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샘이나·김진아·김소라기자 sam@seoul.co.kr
  • “하루하루 살얼음판… 우린 괜찮다는 말만 했죠”

    “하루하루 살얼음판… 우린 괜찮다는 말만 했죠”

    “형진이와 난 서로 힘들다고 말을 하지 않았다. 어렵다고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말하다간 모든 게 무너질 것 같기 때문에… 그래서 ‘버틸 수 있다. 괜찮다’라는 말만 했다.” ●“숨쉬는 것 자체가 제일 어려운 사람” 9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연세대 호킹’ 신형진(27·컴퓨터과학과)씨의 어머니 이원옥(58)씨는 1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 내내 흥분된 어조를 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매일매일이 살얼음판 같았다. 왜냐하면 호흡이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어느 순간 호흡을 못할 수도 있지 않나. 남들에게는 호흡이 쉽겠지만 그 자체가 제일 어려운 사람이었다.”며 “아들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신씨는 내년 2월 졸업식 때 컴퓨터공학 전공·수학 부전공으로 공학사를 취득한다.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일 수 없어 신씨는 생후 7개월 때 희귀병인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았다. 온 몸의 근육이 평생에 걸쳐 서서히 마비되는 병이다. 현재 그는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일 수 없다.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는 머리를 1㎜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학교 안팎에서 ‘연세대 호킹’으로 불린다.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처럼 휠체어에 앉은 채 눈동자의 움직임을 읽어 컴퓨터를 작동하는 ‘안구 마우스’와 화상 키보드 등 첨단 정보기술(IT) 기기의 도움으로 강의를 소화했다. 학기마다 2∼3개 수업을 직접 듣고 시험을 치렀다. 그는 과학과 수학 재능을 살려 2002학년도 정시모집 특별모집으로 연세대에 입학했다. 2005년 미국 방문 도중 폐렴 등으로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26개월간 휴학을 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이씨는 “형진이가 학교 가는 걸 너무 좋아했다. 사실 난 아이가 학교 갈 수도 없다고 생각해서 한글도 안 가르쳤는데… 그런데 하나씩 극복하는 걸 보면 정말 대견하다.”고 감격해했다. ●“컴퓨터 SW 만드는 일 하고 싶어” 이씨는 “도와주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일부가 아니다. 친구, 선후배, 교수 그리고 교회 사람들 등등 형진이를 많이 도와줬다. 이들 모두에게 엎드려 큰절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씨는 “형진이는 수학을 이용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며 “졸업 후 목표가 바로 그것”이라고 전했다. 연세대는 오는 21일 오후 5시 백양관(학부대학)에서 신씨의 졸업 축하행사를 연다. 내년 2월 졸업식 때 김한중 총장 명의의 특별상을 시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민영·김진아기자 min@seoul.co.kr
  • 사기-해킹 사이트로 209억원대 사기 친 10대

    인터넷 범죄 포럼에서 1900만달러대(한화로 약 209억원) 사기를 친 간큰 10대 청소년이 적발됐다. 지난 23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사기를 저지른 19세의 닉 웨버는 훔친 신용카드 정보를 팔거나 광범위한 종류의 사기 기술을 알려주는 웹 사이트를 운영했다. 그 사이트는 전 세계 6만5000개 은행 계좌로부터 1200만 달러(한화 약 132억원)에 달하는 사기 행각과 관련되어 있다. 검사는 웨버의 웹 사이트 고객들이 미국 계좌 3달러, 유럽 계좌 5달러, 영국 계좌를 6달러에 각각 이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 사이트에서는 사기 기술 외에도 은행계좌를 해킹하고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드는 방법과 훔친 신용카드를 이베이에서 사용하는 법, 마약제조법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닉 웨버는 영국 건지섬의 정치가 토니 웨버의 아들이며 햄프셔주의 성 존스 대학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컴퓨터에는 10만개의 신용카드 정보가 있었다. 신용카드회사의 대략적인 잠재 손실액은 1900만달러(한화 약 20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사우스와크 형사법원에서 사기 행각을 인정하고 수감을 앞둔 상태다. 존 프라이스 판사는 재판장에서 “(웨버가) 매우 젊고 똑똑한 사람인데 재판장에서 보게 돼 비극이다.”라고 말했다. 웨버는 내년 2월 28일에 공판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신문 김진아 수습기자 jin@seoul.co.kr/
  •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버릴 수 있다?

    잊고 싶은 기억을 지워버릴 수 있다?

    2004년 개봉한 캐이트 윈슬렛, 짐 캐리 주연의 이터널 선샤인에 나온 기억 제거장치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끔찍한 기억을 없앨 수 있는 뇌 속의 단백질을 발견했다. 존스 홉킨스 의대연구팀은 고통스러운 기억이 만들어지는 가운데 뇌 속에서는 독특한 수용체 단백질이 생성되는데 그 때가 가장 취약한 시간임을 알아냈다. 리처드 후가너 연구교수는 이러한 발견이 “외상 후 스트레스 같은 요인을 행동적인 요법을 강화하는 약을 이용해 조작할 가능성을 높인다”며 “실험용 쥐를 이용해 실험했고 사람에게도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고통스런 기억을 잊게 해주는 약을 개발해 괴로운 기억을 지우고 싶은 사람이나 끔찍한 전쟁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군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억을 지울 수 있는 약 개발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있다.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에모리 대학의 폴 루트 월프 교수는 “인간의 정체성은 기억과 연관돼 있어 독특한 인격을 만든다. 나쁜 기억을 지운다는 의도가 좋다고 해서 기억을 조작한다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신문 김진아 수습기자 jin@seoul.co.kr
  • “문자메시지 중독 청소년 섹스-마약 탐닉자 많다”

    “문자메시지 중독 청소년 섹스-마약 탐닉자 많다”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지나치게 많이 보내는 10대 청소년이 또래보다 더 많은 성관계를 갖거나 술과 마약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덴버에 있는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적어도 120 차례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학생들은 그만큼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또래보다 약 3배 혹은 1.5배 이상 성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클리블랜드에 있는 고등학교 20곳에 다니는 학생 4200명을 대상으로 은밀하게 이뤄졌다. 조사대상학생 5명 중 1명은 광적인 문자메시지 중독자였으며 페이스북이나 다른 소셜네트워킹사이트를 하루에 3시간 이상 접속하는 네트워킹 중독자들은 9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결과 이같이 문자메시지를 과도하게 보내는 일이 미국 10대 소녀들 사이에선 흔한 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자메시지 중독자들은 성관계만이 아니라 폭력을 저지르거나 과음, 마약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네트워킹 중독자들은 성관계보다는 과음이나 폭력을 저지르는 일이 더 많았다. 연구관계자들은 이러한 문자메시지 중독자들은 부모가 자유방임적이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스콧 프랭크 연구지도교수가 “부모가 자녀들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소셜네트워킹 하는 것을 감시하는 게 아이들의 다른 행동을 감시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김진아 수습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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