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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용석의원 1심서 집유 1년

    ‘성희롱 발언’ 등으로 모욕과 무고 혐의로 기소된 강용석 의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선고된 형이 확정되면 강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제갈창 판사는 25일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발언이 갖는 무게나 발언의 상대방, 발언을 접하는 사회 일반인에 대한 영향이 남다를 수밖에 없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오는 30일 징계심사소위에서 강 의원의 징계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반값 등록금 가능” “대책없는 대책이다”

    “반값 등록금 가능” “대책없는 대책이다”

    [반값등록금 가능] 사립대 등록금 70%가 직원 임금 정부지원 해주면… “정부가 대학 등 고등교육에 들어가는 예산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만 맞춰도 반값 등록금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 불을 지펴 다시 촉발된 반값 등록금 정책과 관련해 김동규 진보연대 민생국장은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라면서, “내년 총선이나 차기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라면 관련 단체 논의와 국민적 합의를 거쳐 다음 임시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OECD 국가가 평균적으로 고등교육 재정에 국내 총생산(GDP)의 1.2% 정도를 쓰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절반 수준인 0.6%만 투자하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대학 전체 등록금 규모는 장학금과 학자금 이자 지원 등을 제외하면 약 10조원 정도로, 정부가 감세 철회 등을 통해 5조원만 확보하면 지금 당장 반값등록금이 실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예산 지원 방안과 관련해 김 국장은 “일반 사립대학의 등록금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예산의 70%를 교직원 임금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국가가 직접 예산 지원을 통해 이 부분을 지원해 주면 등록금을 당장 절반 이하로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연구용역이나 지원사업 명목으로 학교 자체에 돈을 맡겨 버리면 건물을 올리거나 엉뚱한 곳으로 쓰는 경우가 많고, 예산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학교 안의 각종 비리를 일으키기도 한다.”면서 “예산 지원 때 구체적인 용도를 달아 지원하게 되면 이를 근거로 사립대의 등록금 운영에 대한 국가의 감시 권한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어차피 등록금 문제는 예산 지원이라는 한쪽 측면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교수들의 학문이나 자유로운 연구활동은 허용하되 지금까지 허용되지 않았던 사립대학에 대한 국가의 관리감독권 확보를 통해 대학 회계 투명성이라는 또 다른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발표한 소득분위별 등록금 차등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단계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먼저 2조~3조원의 예산이라도 투자하면 소득 50분위까지는 반값 등록금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계획과 예산 마련 방법은 정부와 학계 및 시민단체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마련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반값등록금 우려] 재원마련 안돼 결국 稅부담… 극단적 포퓰리즘 “반값 등록금이라니까 다 좋아할 것 같아 보이지만 그저 대학생들 표 하나 더 얻겠다는 대책 없는 대책이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값 등록금’ 정책은 ‘선거용 대책’이자 포퓰리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높은 등록금에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이 반길 것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면서 “여당이 하니까 곧이어 야당인 민주당 등도 너나 없이 할 것 같아 선거망국이 될 것 같다.”며 우려했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책이 없는 점도 꼬집었다. 결국 중산층의 세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교수는 대학 등록금 문제는 대학 그 자체에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교육이 의무교육이 아닌 선택교육인데도 대학진학률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서 반값 등록금으로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더 많아질 경우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대학진학률이 더욱 높아져 고학력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그들이 또 취업이 안 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장기적 전망에서 본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등록금을 반으로 깎았다가 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너무 부실한 교육을 하는 대학들이 많은데 이를 정리해서 대학 자체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고 높은 학점을 남발해 쉽게 졸업할 경우 취업을 못해 허덕이는 상황이 더욱더 심해질 것이란 견해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높은 등록금을 낮추는 방법은 어디 있을까. 이 교수는 사회적으로 장학금 내기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수가 너무 많다 보니 이런 상태에서 대학생 한명 한명에게 주는 장학금 액수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또 학생들을 위해 정부 보조를 받을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재정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많은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또 그렇게 졸업해서 취업을 제대로 못해 학자금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장학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서다. 이 교수는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사립대학교에서 학생마다 충분한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처럼 대학진학률이 지나치게 높지 않아서다.”라고 설명했다. 또 “결국 반값 등록금이라는 대학생 선심성 정책만 만들어 낼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대학의 문제가 뭔지부터 생각하고 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정부 “불법 파업” 강경… 경찰 공권력 투입 검토

    고용노동부가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유성기업(자동차 부품업체)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조기 공권력 투입의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 실제 경찰은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공권력 투입 여부와 시점을 하루 또는 이틀 내로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빠른 대처는 노사 간의 입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는 데다 자동차산업 전반이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지난 18일부터 파업을 시작한 유성기업 노조가 다른 직원들을 회사 밖으로 내몰고 사업시설을 점거한 것은 업무 방해이므로 명백한 불법 파업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장 헬기타고 공장 살펴 고용부가 불법 파업으로 판단함에 따라 경찰은 인지사건으로 공권력 투입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오후 조현오 경찰청장은 헬기를 타고 아산으로 향해 유성기업 공장 상공에서 10여 분간 머물며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조 청장과 경찰 수뇌부는 이 자리에서 공권력 행사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아산경찰서는 사측이 노조 집행부를 고소함에 따라 김성태(41) 노조위원장 등 핵심 주동자 9명을 검거하기 위해 체포영장 발부를 신청했다. 경찰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유성기업의 농성장 안에서 주변 사업장의 금속노조원들도 함께 농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인당 연봉이 7000만원이 넘는 회사의 불법 파업을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면서 “파업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조속히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토록 강력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유성기업이 거의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피스톤링’ 때문에 자동차 산업 전반의 생산 공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고용부가 ‘긴급조정’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업시설 점거는 업무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노동쟁의의 규모와 성격이 중대하여 국가경제를 해칠 때 고용부는 노동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긴급조정을 발동해 쟁의 행위를 즉시 멈출 수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아직 노사 간의 자율 합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긴급조정을 발동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사업장을 점거한 노조가 사업주 측과는 소통을 단절한 반면 아직 고용부와는 대화 통로를 열어 놓은 상태여서 공권력을 곧바로 투입하기보다는 우선 대화를 통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유성기업 노사는 지난해 1월, 하루 8시간씩 맞교대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지만 올해 들어 11차례 특별교섭에서 결렬되면서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근로자들은 10시간씩 맞교대로 일하고 있으며 시급제다. 사측은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분에 대한 논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유성기업의 경우 지금껏 노조의 요구 사항이 대부분 받아들여져 노사 갈등이 풀렸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사측이 직장폐쇄까지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생산 중단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유성기업 주가는 이날 상한가(14.86% 상승· 종가 3015원)를 기록하며 ‘파업의 역설’을 보여줘 관심을 모았다. 이경주·김진아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연평도 포격’ 6개월… 상처 속에서 꽃피우는 희망가

    ‘北 연평도 포격’ 6개월… 상처 속에서 꽃피우는 희망가

    지난 21일 오후 2시, 연평도의 하늘은 잿빛 구름으로 가득했다. 간간이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도 했다. 상추와 배추를 심은 비닐하우스 안에 앉아 있던 최모(72) 할머니는 아직도 6개월 전 북한으로부터 날아온 포격 소리를 잊지 못했다. 최 할머니는 “포격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여기가 얼마나 행복한 곳이었는지 몰라. 먹을 반찬이 없으면 바다에 나가 굴을 따다가 밥 해 먹으면서 살았어. 하지만 그때 이후부터는… 포 소리가 크게 나면 일단 창문부터 열고 어디 불이 나지는 않았나 확인해.”라고 말하며 한숨을 푹 쉬었다. ●기침·두통·불면증 호소하는 어르신들 23일은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난 지 6개월이 되는 날이다. 포격 이후 외지로 떠났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연평도로 돌아와 무너진 집을 수리하고 닫았던 학교는 문을 열었다. 겉으로는 평온한 일상을 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 마음속엔 포격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다. 새마을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장 장인석(58)씨는 어젯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고백했다. 장 이장은 “갑자기 밤에 쿵쿵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냅다 창문을 열었다. 아닌 걸 알고 안심했다.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를 찾는 사람이 하루 40~50명 정도 되는데 그중 포격 이후로 기침과 두통, 불면증, 소화불량에 시달린다고 호소하는 어르신들이 상당수 있다.”면서 “하지만 원래 이런 증상을 갖고 계신 것인지, 포격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불명확하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마을이 정상화되고 있고 주민들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평도 주민들은 포격의 상처를 딛고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연평도를 찾은 봉사단원들이 곰팡이 핀 집 벽을 깨끗하게 도배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김현선(78) 할아버지는 “자녀들은 다 인천에 있지만 난 여기에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북한이 설마 여기에 또다시 불장난을 하겠느냐고 주민들끼리 이야기해. 여기서 40년 넘게 살았어. 누가 뭐래도 고향이 제일 편하지.”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연평 어린이집 놀이터에서 만난 이강훈(12) 어린이는 “이제는 하나도 안 무서워요. 포 쏜 것은 북한이 잘못한 거잖아요.”라고 말한 뒤 친구들과 웃으며 뛰어다녔다. ●10월 말쯤 전파된 건물 복구 완료 더디지만 무너진 집도 다시 세워지고 있었다. 마을 곳곳에서는 포클레인이 철거된 집터 위에서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파손된 건물 49동 중에서 4동은 보존되고, 나머지 건물들에 대한 철거작업은 4월 말 시작됐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19일까지 집계한 결과 전파된 건물 30동에 대한 철거작업이 완료됐다. 10월 말쯤에는 주택 복구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 연평초등학교 안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모여 오는 6월 5일 연평도 내 축구장에서 열릴 ‘연평 아리랑제’를 위한 합창을 연습하고 있었다. 연평도 학생들이 김포의 임시거주지에 머물 때 함께 숙식을 하며 공부방 자원봉사를 했던 한국대학생자원봉사원정대인 ‘V원정대’가 기획한 행사다. 임나연(26·여) V원정대 프로듀서는 “연평도를 포격 맞은 땅이 아닌 평화의 땅으로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동요 ‘도레미송’,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그리고 ‘아리랑’을 부를 예정이다. 박모(15)양은 “하나도 긴장되지 않아요. 오히려 기대되는걸요.”라고 말했다. ●‘연평 아리랑제’ 준비에 들뜬 아이들 연평도에 있는 교사들은 연평도를 성숙한 안보교육의 장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연평 초·중·고 교사들이 구상하고 있는 ‘연평 통일 올레길’이 그것이다. 연평초·중·고등학교가 통일안보교육연구 시범학교로 지정되면서, 교사들은 연평도의 포격 피해 현장과 안보관광지 등을 체험학습의 장으로 조성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3~4시간이면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인 연평도를 망향전망대로 가는 길 등 3가지 코스로 둘러볼 수 있게 구상하고 있다. 김광석(45) 교사는 “연평도의 아이들이 향토의식을 갖게 하고, 나아가 연평도를 찾는 외지의 아이들이 통일·안보의식을 고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올레길 조성 취지를 설명했다. 글 사진 연평도 김소라·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뭍에서 건너온 관심 덕분에… 우리 집이 호텔 됐네”

    “우리 집이 호텔이 됐네!” 지난 21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새마을리. 35㎡(약 10평) 남짓한 김현선(76)씨의 집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40년을 넘긴 낡은 주택이 새집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불과 몇 시간 전, 김씨의 집 안방 벽 이곳저곳에는 곰팡이가 가득했다. 먼지도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벽지를 걷어내고 새로 도배를 하자 벽은 곧 새하얗게 변했다. 페인트가 벗겨지고 여기저기 금이 갔던 외벽도 하얀색 페인트로 뒤덮였다. 이 집은 김씨가 1960년대 말 연평도에 들어올 때 직접 지었다. 당시 함께했던 10가구의 이웃 사람들 이름을 천장 한귀퉁이에 적어 놨다고 김씨는 말했다. 이웃들이 하나 둘 뭍으로, 외국으로 떠나도 꿋꿋이 지켰던 소중한 집이다. 깔끔하게 변신한 집을 둘러보던 김씨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뻐했다. 인추협은 지난 21~22일 연평도에서 ‘연평도, 희망의 씨앗 심기’라는 이름의 주거환경개선 봉사활동을 펼쳤다. 어르신들이 사는 집의 낡은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페인트칠도 새로 해줬다. 김용주 언론중재위원회 사무총장 등 법조인,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 김정탁 성균관대 교수 등 학자, 언론인과 대학생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인추협은 지난 3월 처음으로 연평도의 6가구를 대상으로 주거환경개선 활동을 벌였다. 고진광 인추협 상임이사는 “이번 봉사활동은 3월에 수리해 주지 못한 7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모(70·여)씨의 집은 거실과 천장 벽지에 곰팡이가 피어 얼룩져 있었다. 이씨 가족이 지난해 11월 북한의 포격 이후 김포의 임시거주지로 피란갔다가 올 초 섬에 돌아와 보니 집이 이렇게 변해 있었다. 이씨는 “집에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고 싶어도 뭍에 나가 재료를 사오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런 도움은 생각지도 못했다. 고맙다.”며 활짝 웃었다. 페인트칠을 담당한 전성민(42) 변호사는 “우리가 주민들의 걱정을 덜어 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주민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인추협은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6개월이 지나면서 마을이 갈수록 황폐화되는 것을 우려해 이번 활동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권성(언론중재위원장) 인추협 이사장은 “연평도는 대한민국의 최전방에서 우리나라를 지키는 섬”이라면서 “연평도가 국민들의 관심 속에 평화의 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평도 김진아·김소라기자
  • 스카이라이프 가입자 집단소송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달 27일부터 SBS의 HD 방송 재전송을 중단하자 19일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들이 서울남부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임모씨 등 스카이라이프 가입자 10명은 소장에서 “스카이라이프 측이 방송을 중단해 피해를 봤다.”며 스카이라이프 측은 SBS의 HD 방송 재전송이 정상화될 때까지 이용 요금의 30%를 감액하고, 1인당 2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소송 대리인인 장진영 변호사는 “스카이라이프가 MBC와 SBS의 HD방송을 재전송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하지도 않고 재전송한 사실을 숨겼다.”면서 “이는 가입자에 대한 기망 및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과학벨트 대전 최종 발표… 과학자들에게 물어보니

    과학벨트 대전 최종 발표… 과학자들에게 물어보니

    앞으로 7년간 5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책 과학프로젝트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가 대전시 유성구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조성된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과학벨트 거점지구 입지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신동·둔곡지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능지구 청원·연기·천안 지정 이에 따라 대덕연구단지에는 과학벨트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대형 실험시설인 중이온 가속기가 들어서게 된다. 거점지구를 산업·금융·교육·연구 분야에서 뒷받침해줄 기능지구로는 대전과 인접한 충북 청원(오송·오창), 충남 연기(세종시)·천안 3곳이 지정됐다. 기초과학연구원에 포함된 50개 연구단은 거점지구인 대덕연구단지에 25개(본원 15, 한국과학기술원 10), 경북권의 DUP(대구경북과학기술원·울산과학기술대·포항공대)에 10개, 광주(광주과학기술원)에 5개가 배정되며, 기타 수도권 등 전국단위에도 10개가 배정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방향성은 괜찮다.”면서도 “정치적 논리로 분산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갈등을 증폭시킨 데에 대해 “정부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영호남 지방자치단체들은 “절대 수용 불가”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덕단지가 거점지구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김용균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과학 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이라며 “건물만 짓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도영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대전이 중심센터가 되고 (연구단을) 전국에 분산 배치하겠다는 방향성 자체는 괜찮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남순건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분산은 시너지 효과를 저해한다.”면서 “솔로몬의 지혜가 아니라 정치적인 논리만 앞섰다. 정부도 신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예산 1조7000억 늘려 지원 한편 과학벨트 조성에 들어가는 전체 예산 규모는 2009년 정부가 마련한 종합계획안(3조 5000억원)보다 1조 7000억원 늘어난 5조 2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증가 예산 대부분은 경북권과 광주 캠퍼스에 투자된다. 하지만 경북도와 광주시는 이날 논평을 통해 “입지 선정이 공정한 평가보다 정치 논리와 지역 이기주의에 좌우됐다.”며 법적 소송 등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역개발 아닌 미래향한 국가전략” 이와 관련, 김황식 국무총리는 담화문을 통해 “과학벨트의 결정 과정은 법적 절차에 따라서 단계별로 이뤄져 왔다.”며 “과학벨트사업이 지역개발 사업이라기보다는 미래를 향한 국가 전략의 큰 일환”이라고 밝혔다. 최재헌·이영준·김진아기자 goseoul@seoul.co.kr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 영광의 1위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 영광의 1위들

    하프코스 남자부 1등 서건철(왼쪽·40)씨는 1년에 10회 이상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열혈 마라토너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에 처음 출전해 우승까지 하게 된 서씨는 “대회 참가를 위해 식이요법은 물론 역삼동 집에서 회사가 있는 여의도까지 매일 뛰는 것으로 마라톤 준비를 해 왔다. 또 일을 마친 후에는 저녁마다 집 근처 대모산을 뛰어 오르기도 한다.”며 자신만의 우승 비결을 밝혔다. 단단한 체구의 서씨는 “오늘 기록은 평소에 못 미치는데 앞으로 조금씩 기록을 단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프코스 여자부 1등 유정미(오른쪽·40)씨 역시 남자부 1등 서씨 못지않은 마라톤 애호가다. 유씨는 충남 공주에서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남편, 자녀들과 함께 상경했다. ‘공주사랑마라톤’이라는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씨는 2004년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유씨는 “회사 다니고, 아이들 돌보느라 바쁘지만 아침마다 10㎞씩 조깅하면서 마라톤을 준비한다.”면서 “아직 풀코스를 못 뛰어본 게 아쉽다. 올해는 꼭 풀코스에 도전해 완주하는 게 목표”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10㎞ 남자 우승자 홍기표(38)씨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홍씨는 2004년까지 한국조폐공사 마라톤 실업팀에서 선수로 뛰다 이듬해 은퇴한 후 조폐공사에 근무하면서 10㎞나 하프코스 위주로 마라톤 대회에 참여했다. 은퇴 후에도 마라톤을 놓지 못한 홍씨는 “마라톤을 그만 둔 뒤 자꾸 살이 찌는 것 같아 살을 빼기 위해 마라톤을 계속했다.”면서 “조폐공사 제지본부 직원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10㎞ 여자 우승자 이영순(44)씨는 마라톤 경력 8년차로, 갑상선암을 이겨내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마라톤 덕분에 암도 이겨낸 이씨는 현재 대전에 살고 있고 이번 대회를 위해 서울까지 원정을 왔다. 이씨는 “인천에 사는 딸 집에서 자고 새벽에 서울로 왔다. 대회 덕분에 오랜만에 딸도 만나고 우승도 해 그저 좋기만 하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 남녀노소·외국인·장애우… 모두가 하나되어 달렸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 남녀노소·외국인·장애우… 모두가 하나되어 달렸다

    15일 오전 9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공원에는 1만여명의 시민이 구름처럼 몰렸다. 어른, 아이, 외국인, 공무원, 가족,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2011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하프코스(21.0975㎞), 10㎞, 5㎞ 등 3부문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했다. 대회 시작 30분 전. 참가자들은 사회자인 개그맨 배동성씨의 구호에 맞춰 준비운동을 시작했다. 가볍게 몸을 풀고 출발준비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서로의 무릎에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주며 무사 완주를 기원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5㎞ 코스에 도전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의 이승환(41) 수사관은 10살짜리 아들 재원이와 9살 난 딸 정원이의 손을 잡고 출발선에 섰다. 그는 “첫째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제1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해 하프코스를 뛴 경험이 있다.”면서 “이제 10살이 된 아들과 10회를 맞는 하프마라톤대회에 또 참가하게 돼 기쁘다. 내년엔 아들과 함께 10㎞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탕!’ 하고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리자 1만 500명의 참가자들은 일제히 ‘와~’ 하는 함성을 지르며 뛰기 시작했다. 출발선을 제대로 찾지 못해 출발이 늦은 1공수특전여단 소속의 심윤호(20) 하사는 “친한 군대 선후배들과 함께 출전했는데 남들보다 늦게 출발해 큰일”이라면서 “등수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프마라톤대회에는 나들이 겸 운동 삼아 나온 가족들부터 수년간 마라톤동호회활동을 통해 프로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발휘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대회에 모두 168명이 참가해 최다인원 참가 단체가 된 대영마라톤클럽은 매주 금요일마다 송도 신도시에서 10㎞씩 뛰며 기량을 갈고닦았다. 대영마라톤클럽이 속한 업체의 김창훈(51) 사장은 “모두 무리하지 않고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기로 했다.”면서 “기록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사고 없이 완주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대회 참가자 중 최연장자인 윤지원(72)씨는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마라톤 선수급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윤씨는 “일년에 6~7번씩 하프코스를 달리고 2차례는 풀코스를 뛴다.”면서 “일주일에 5일 30분 이상 뛰면서 마라톤 준비를 한 것이 지금도 잔병 없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150여명의 직원들이 참가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이날 대회에 앞서 공원 한쪽에 ‘식중독 예방을 위한 식약청 홍보관’ 부스를 차려놓고 시민들에게 식중독 예방법을 홍보했다. 직접 대회에 참가해 5㎞코스를 완주한 노연홍 식약청장은 “20일까지 식품 안전주간이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식중독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이번 기회에 국민들에게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VMK 장애인마라톤’에서는 22명의 시각장애인들과 이들의 완주를 돕기 위한 ‘해피레그’ 소속 도우미 30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어둠을 뚫고 빛을 찾아 달린다’고 적힌 현수막을 함께 들고 뛰었다. VMK의 이용술(39) 회장은 “장애인으로서 이동권에 한계가 있지만 체육을 통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려 한다.”면서 “마라톤으로 세상과 화합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글 윤샘이나·김진아·김소라기자 sam@seoul.co.kr 사진 안주영·정연호·손형준기자 tpgod@seoul.co.kr
  • 트위터로 채운 ‘사랑의 쌀독’

    트위터로 채운 ‘사랑의 쌀독’

    “트위터로 당산역 쌀독에 쌀을 채워 주십시오. 누군가로부터 축하받을 일이 있다면 마음만 받으시고 선물은 쌀로 바꿔 당산역으로 보내 주세요. 사랑에 빠진 청년들은 당산역 쌀독에 사랑을 채워 줄 번개팅을 기획하시면 어떨까요?” 지난달 아이디 ‘@gombury’의 트위트가 시작을 알리면서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역장 천경례)에 있는 ‘사랑의 쌀독’에 다시 쌀이 채워졌다. 2009년 11월 11일, 전국 지하철역 최초로 이곳에 사랑의 쌀독이 만들어졌다. 쌀독은 2003년 영등포역에서 아이를 구하고 두 다리를 잃은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 개봉역장의 나눔 운동을 보고 당산역 직원들이 설치한 것이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다해 모은 쌀은 어려운 사람 누구나 와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사랑의 화수분 같던 쌀독이 지난달 중순 텅 비고 말았다. 별로 어렵지도 않으면서 쌀을 가져가거나 야외로 놀러가는 길에 장난 삼아 몰래 쌀을 퍼 가는 사람들 때문에 그만 쌀독이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쌀독이 만들어진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정작 쌀이 필요한 어려운 사람들은 어렵사리 이곳을 찾았다가 쓸쓸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직원들도 난감했다. 쌀독을 관리하는 안치문 당산역 주임은 “멀리서 힘들게 쌀을 가지러 오신 분들이 쌀 한 줌도 못 챙긴 채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해 드릴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 쌀독을 다시 채운 것은 다름 아닌 ‘트위터’의 힘이었다. 아이디 ‘@gombury’의 트위트 이후 당산역 사랑의 쌀독에 쌀을 채우자는 트위트가 쏟아졌다. 아이디 ‘@dubi_s’는 “당산역 사랑의 쌀독에 쌀이 떨어졌답니다. 당산역에 쌀 기부하러 가요.”라고 글을 올렸다. 아이디 ‘@mojito0’는 “앞으로 쌀독이 다시 마르지 않도록 계속 리트위트(RT) 요망!”이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위트를 본 서울 염창동 염창중 봉사활동 동아리 청소년적십자(RCY) 소속 학생들은 쌀 500㎏ 모으기에 나섰다. 이들이 지난 7일 모은 쌀을 기증하면서 쌀독이 다시 채워졌다. 경기 동두천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쌀을 기부한 이도 있었다. 13일 현재 트위터 등을 통한 기부로 34만원의 기부금과 쌀 2t이 모아졌다. 하지만 하루 평균 40㎏의 쌀을 어려운 이웃들이 가져가기 때문에 2달 정도밖에 버티지 못한다. 안 주임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면서 “더 많은 기부가 이뤄져 이 쌀독에서 사랑을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SOS 10대들의 性] (하) 전문가 좌담

    [SOS 10대들의 性] (하) 전문가 좌담

    요즘 청소년들의 성문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행동 수위는 높아졌지만 성문화는 왜곡돼 있는데, 원인은 사회와 어른들에게 있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지나친 경쟁과 입시 중심의 교육, 어른들의 성 상업화가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청소년들의 성문화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더디지만, 학교와 가정, 사회가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별개의 인간일 뿐 아니라 성적 욕구를 지닌 존재라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동 아하!서울시립성문화센터(아하센터)에서 여섯 명의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청소년 성(性)문화’를 주제로 좌담을 가졌다. 모임에는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이명화 아하센터장, 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정유성 서강대 학생처장(교육학 교수), 우옥영 보건교육포럼 대표, 이명선 인디여성연구소 소장이 참석했다. ●“청소년 성행동 수위 높아졌지만….” 김찬호(이하 김) 최근 10년, 한국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변화가 지체된 영역이 존재하며,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성(性) 영역이 아닐까 싶다. 이명화(이하 화) 과거에는 성이라는 주제가 감춰야 할 것이었지만 요즘은 중학교 2학년이 성관계를 할 정도로 성 행동 수위가 높아졌다. 우리나라 성교육이 그동안 성폭행 예방, 10대 임신문제 등 이슈 중심의 캠페인에다 순결교육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성적 의사결정능력을 키우는 쪽이어야 한다. 이윤상(이하 상) 지난 10년, 성을 둘러싼 변화 중 가장 큰 것이 법제화다. 성폭력, 성매매 등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공감대가 생겼고, 그 결과 성폭력특별법, 성매매특별법 등 많은 법과 정책이 마련됐다. 하지만 인식이 제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헤픈 여자가 강간당한다.’는 인식 등의 이중적인 성적 잣대는 여전하다. 청소년 문제도 마찬가지다.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이기도 하고, 성적 자율성과 주체성을 가진 주체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사회가 방향을 못 잡고 있다. 정유성(이하 정) 현재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받는 교육은 실제 아이들의 삶과 관련이 없다. 학교는 청소년들의 삶과 욕구를 인정하지 않는데, 성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지 않겠나. 화 청소년 성문화, 나아가 한국 성문화는 여전히 폭력적이고 상업적이다. 청소년들끼리 몸을 찍어서 휴대전화로 보내거나, 음란물을 모방하는 성폭력이 늘어나는 현상 등을 보면 과거와는 또 다른 폭력적이고 노골적인 면을 볼 수 있다. 우옥영(이하 우) 10년 전 당시 교과부에서 일선 학교에 성교육 지침을 내렸지만, 성교육 교과서도 제작되지 않은 데다 관련 교사 교육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그냥 각자 알아서 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했다. 그때보다야 낫지만 지금도 부족하긴 하다. 지난해 조사결과를 보면 중·고등학교에서 보건과목을 선택한 학교가 10%밖에 안 된다. 선택하지 않은 90% 학교에서 성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명선(이하 선) 사회 전체적으로 섹슈얼리티는 개방됐지만 청소년들은 성적 욕망을 인정받지 못한다. 성적 욕망이 없는 존재, 혹은 있어도 통제 돼야 하는 존재로 파악되고 있다. 청소년이 성을 주장하거나 실천하면, 위기청소년으로 묶여버린다. 과거라면 이들이 성 행동을 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을 나이인데…. ●“부모·자녀 사이 성 인식 간극 줄여야 화 현장에서 보면, 학부모와 자녀들 사이의 성 인식에 대한 간극이 너무 크다. 외출한 부모들이 집에 갔더니 아이들이 성관계를 하고 있더라는 상담 사례가 없지 않다. 아이는 학교도 계속 잘 다니고, 이런 상황이 특별히 문제 될 게 없는데 부모한테는 이게 심각한 문제다. 그 간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 우리 성교육은 청소년들에게 “너희들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진 주체야. 그러니까 너희는 ‘No.’ 할수 있어.”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정작 ‘Yes.’라고 할 수 있다고 가르치지는 못한다. 성행동을 두고 “책임질 수 있는 데까지”라고 유예를 시키지만, 그럼 책임은 언제부터 질 수 있나, 애매하다. 그래서 저는 딸에게 “법적으로 19세”라고 말해주고 만다. 정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을 사유화한다. 자식을 독립된 주체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져도 내 새끼만 괜찮으면 좋다는 완강한 가족주의를 보인다. 부모만이 아니라 사회도 학교도 청소년들의 존재를 대상화하고 수단화하고 있다. 그러니 청소년들의 욕구, 특히 성적인 욕구는 당연히 무시된다. 우 또 다른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의 경제활동이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애들이 “나 성적으로 자유롭고 싶어.”라고 했을 때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적 토대가 없다. 타이완에서는 학생이 임신해도 학습권이 보장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지원책이 없다. 김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 삶의 주인임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성교육의 기본 방향이 되어야 한다. ‘Yes’라고 말할 수 없는 건 어른들이 청소년기를 그렇게 보내지 못한 데 대한 질투가 아닐까(다같이 웃음). ●“청소년 성문화, 어른들이 먼저 변해야 선 성에도 남녀 청소년의 권력관계가 있다. 남학생들의 경우는 성경험을 해도 별 문제시하지 않는다. 그런데 많은 여학생들은 성관계에서 ‘No.’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을 겪는다. 왜냐하면 남자친구가 심리적으로 불편해 하고, 상처를 받을까 봐, 또 가출한 여학생은 의지할 곳이 없어질까 봐…. 정 남자 아이들도 몸이나 욕망, 관계에 대해서는 굉장히 무지하다. 매체에서 말하는 겉으로 드러나는 욕망이라던가 하는 것밖에 모른다. 걱정이다. 우 스웨덴은 청소년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지원해 주는 나라다. 청소년들이 언제든 성 상담은 물론 진료까지 무료로 할 수 있는 병원이 있다. 의료인, 보건교사, 상담사, 심리사 등이 팀을 이뤄 아이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놀라웠다. 화 청소년의 성행동 수위는 높아지고, 우리 사회의 성폭력 등 성에 관한 문제는 심각하지만 지원 시스템은 부족하다. 아하센터와 같이 청소년성교육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곳은 전국 38곳, 서울 6곳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정부가 현장의 성교육 전문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정 앞으로는 새로운 성문화를 위한 물적 토대뿐 아니라 인간관계의 평등성이나 젠더 감수성까지 포함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여기에 어른들의 반성과 각성이 더해져야 한다. 상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하지만 성교육 의무화 등 여러 가지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결국 공교육 현장은 진지하지 않았다. 매번 초등학생 성폭력사건이 일어나면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고 서로를 탓하지만 10년, 20년 전에 정말 진지했다면 오늘의 모습은 확실히 달랐을 것이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SOS 10대들의 性] 현실따로 교육따로

    [SOS 10대들의 性] 현실따로 교육따로

    10대들의 섹스·임신·자위·낙태…. 어른들에게는 피하고 싶은 이야기지만 청소년들에겐 현실이자 일상적 대화의 주제다. 한 고등학교 보건교사는 “5년 전부터 한 학기에 임신 테스트기를 5개씩 사서 교실에 비치했는데 남았던 적이 한번도 없다.”고 털어놨다. 청소년들의 성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성을 더 이상 가둬 두거나 짓눌러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팬덤(연예인 열성팬) 활동가 방연지(19)양은 “서로 사랑하면 (성관계도) 할 수 있는데, 10대라는 이유만으로 막는 건 말이 안 돼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이처럼 성에 대해 개방적인 청소년들이었지만 성 지식은 부족했다. 여전히 이성교제를 숨기려고 하는가 하면 원치 않는 임신으로 괴로워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다. ●“교실 비치 임신테스트기 남지 않아” 지난달 중2 여학생이 한 사이버 상담센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고민글을 올렸다. “남자 친구하고 성관계를 했어요. 처음이라서 콘돔을 하자고 하면 ‘까진 애’처럼 보일까 봐…. 콘돔 없이 바깥에 사정했는데, 쿠퍼액(남성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분비되는 체액. 쿠퍼액으로 임신할 확률은 5~10%로 알려짐)으로도 임신이 될 수 있다고 하던데, 저 임신인 건가요?” ●“성지식 얻는 통로는 인터넷” 34.6% 학교가 이들의 궁금증과 고민을 수렴·해결하지 못하자 청소년들은 인터넷 등 부정확한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2007년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가 서울시내 고교 2학년 학생 1052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성 지식을 얻는 통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4.6%인 364명이 ‘인터넷’이라고 답했다. 성교육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308명(29.3%)이었다. 친구(205명, 19.5%) , TV(119명, 11.3%)라고 응답한 학생들도 상당수였다. 최진솔(17·고2)양은 “야동(음란영상물)만 본 남자애들은 성관계 시 삽입만 하면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줄 안다.”며 “그런 게 아니라고 알려주면 ‘너 어떻게 그런 걸 아느냐’며 이상한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최양은 “여자 청소년들의 성 문제는 친한 친구끼리도 잘 이야기하지 못해 오해가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교육은 청소년들의 이런 성의식과 다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청소년들은 지금도 ‘야한 생각이 날 땐 냉수 마찰이 최고’라고 가르친다고 증언했다. 현실과 학교 교육의 괴리로 청소년들의 성 관련 불만은 커져만 가고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민다영(18)양은 “학생은 임신해도 아이를 낳을 수 없는 환경이므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피임교육을 강화하면 좋겠는데 그런 교육은 하지 않으면서 순결만 강조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고3 푸르른(18·가명)양도 “만날 정자·난자 이야기만 하지 말고 차라리 학교에 콘돔을 비치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 고민을 수용하지 못하는 학교 교육에 대해 청소년들이 내놓은 솔직한 해결책이었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10대들이 말하는 性 -청소년 성 좌담회] “청소년 성욕 억압만 하지말고 피임 등 다양한 성교육을”

    [10대들이 말하는 性 -청소년 성 좌담회] “청소년 성욕 억압만 하지말고 피임 등 다양한 성교육을”

    요즘의 10대들은 확실히 성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들처럼 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세대는 일찍이 없었다. 가치 기준이 바로 서지 않은 성 지식은 폭력의 도구가 되기 쉬운 탓이다. 이런 10대의 성 문제를 흔히 ‘주머니를 비집고 나오는 송곳’에 비유한다. 사회적 억압에 일탈로 맞서려는 기형적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문제를 짚기 위해 서울신문이 설립 10주년을 맞은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와 함께 ‘청소년 성(性)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 내내 10대 청소년들은 학교 성교육을 조롱하고, 기성세대의 성 의식을 질타했다. 좌담회는 지난 8일 오후 2시 서울 상수동에 있는 식당 ‘델마’에서 가졌다. 모임에는 ‘청소년 또래 지도자 동아리’의 최진솔(17)양, ‘여성가족부 청소년참여위원’인 김진수(18)군,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운동 활동가’인 매미울적에(가명·17)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민다영(18)양, ‘팬덤(팬문화) 활동가’인 방연지(19)양, ‘소녀들의 여성주의 연극모임 피쒸어터’에서 활동하는 푸르른(가명·18)양 등 6명의 10대들이 참석했다. ●“순결사탕을 아세요?” 민다영(이하 민) ‘순결사탕’을 아세요? (다들 모른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순결사탕을 먹으면 순결해야 한다는 건데, (일동 ‘어우.’) 그게 여자한테만 강요돼서 난리 난 적이 있었어요. 여성, 그것도 청소년에게만 강요하는 게 기분 나빴어요. 그래, 키스는 되고 섹스는 안 된다는 그런 기준이 불쾌하죠. 어른들 보기에 예뻐 보이는 연애만 강요하는 거죠. 청소년들도 성욕이 있는데 말이에요. 매미울적에(이하 매) 어른들도 청소년에게 왕성한 성욕이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건전한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만 말하죠. 푸르른(이하 푸) (성욕쯤이야) 운동하면 풀린다고만 하고요. (일동 웃음) 방연지(이하 방) 10대나 20대나 다를 건 없잖아요. 사랑하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데 10대라는 이유만으로 막는 건 말이 안 돼요. 해만 바뀌면 10대에서 바로 20대가 되는데, 그러면 다 된다는 건지…. 최진솔(이하 최) 저는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라 친구들이 자주 제게 묻곤 해요. 그럴 때마다 제가 ‘대놓고 물어보지 그랬어.’라고 하면 친구는 ‘좀(그러지 좀 마라.)….’이라며 쑥스러워하고 그래요. 푸 야동이라는 것도 제대로 된 성 지식을 갖고 보면 괜찮은데, 10대들이 이것만 보고 (성을) 배우는 게 문제죠. 김진수(이하 김) 야동이란 말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것 같아요. 야한 게 나쁜 거라는…. 민 저는 멜로영화의 섹스신이 예뻐 보여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주위에서는 이상하다고들 해요. 여자가 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이상하고, 남자가 그러면 영웅시하는 건 심각한 차별 의식 아닐까요. 푸 그렇잖아요? 여자가 섹스 많이 하면 ‘걸레’라고 하고, 남자가 많이 하면 ‘와.’ 하는 풍토 같은 거요. 최 자위도 그런 것 같아요. 여자가 자위를 하면 남자들은 ‘(여자가) 자위를 어떻게 해?’ 막 이러잖아요. 여자 자위에 대해 다들 좀 무지해요. 여자들끼리도 그런 말 하기를 꺼리기도 하고…. 민 10대들은 연애에 제약이 있고, 그 때문에 (성욕 문제를) 풀 수 없으니 아이돌에 빠지는 것 아닐까요. 방 그래서 팬픽(‘팬 픽션’의 줄임말. 연예인을 등장인물로 가공한 소설)이 등장한 거죠. 자기가 원하는 연애를 팬픽을 통해 구현하는 거지요. 최 저도 팬픽 몇 편 읽어 봤어요. 동방신기 팬픽이었는데 무조건 다 섹스로 직결되는 게 좀 그랬어요. 추천작을 보면 다 야한 얘기들뿐이고 해서 거부감이 들더군요. 민 팬픽을 보면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성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될 것도 같더군요. 방 주변에 ‘나도 팬픽의 주인공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말하는 애들도 없지 않아요. ●“짧은 옷이 성폭행 유발?” 방 ‘2004년 밀양 성폭행 사건’ 생각나요. 그때 가해 남학생들은 학교 졸업해서 잘 사는데 피해 여학생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전학도 안 되고 해서 대인기피증까지 생겼죠. 마을 사람들도 ‘남자애가 무슨 잘못이야? 여자애가 꼬셨겠지.’ 이러는데, 충격이었어요. 민 지하철 성폭력 예방법을 보면 치마를 입을 경우엔 가방으로 가리라고 해요. 왜 그 책임을 여자에게 떠넘기죠? 성욕을 풀 대상은 여자여야 한다고 말하는 성매매자들 얘기도 이해가 안 되고, 짧은 옷 입지 말라는 성폭력 문구도 그렇고…. 방 맞아요. 일상 속의 성희롱이 심각해요. 고등학교 때 친구가 계단 올라가는데 남자애들이 친구 다리를 보고 “마스터베이션 하고 싶다.” 이래서 여자애 완전 충격받은 적도 있어요. 민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어떤 선생님이 “너네 공부 안 해도 돼. 다 내 첩 하면 되니까.” 이러는데, 농담이라도 할 소리가 아니지요. 일상적으로 그런 일들이 많아요. ●“어른들은 숨기는 게 너무 많아요.” 푸 학교에서는 교육이랍시고 맨날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이야기만 하고…. 차라리 콘돔 사용법을 가르치거나 학교에서 콘돔 나눠 주는 게 나을 거예요. (모두 웃음) 애들은 (성관계를) 하고 있는데…. 전 개인적으로 콘돔 가지고 다니는 애들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준비성 있잖아요. 민 학교 다니면서 임신을 하면, 아이 낳고 학교를 다닐 수 없는 환경이니까 원치 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피임 교육을 강화하면 좋겠는데, 그런 실질적인 교육은 안 하면서 순결 교육만 하고…. 사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방 가정에서부터 잘 가르쳐야 하는데 엄마 아빠는 부끄러워하잖아요. 우리 부모님은 잘 이야기해 주시는데 내가 친구들한테 부모님이 이런 얘기 했다고 하면 다들 놀라요. 이게 왜 놀랄 일인지…. 학교에서 안 가르쳐 주면 가정에서라도 가르쳐 줘야 하잖아요. 방 특히 실생활에 유용하고 활용 가능한 것을 많이 알려 줬으면 해요. (다들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림.) 푸 그런 점에서는 기성세대가 숨기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상담센터 안 찾게 학교 성교육 강화” 민 저는 성 상담이 필요한 상황을 웃긴다고 생각했어요. 일상에서 풀 수 있어야 하고, 다니는 학교에서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데 따로 상담센터를 찾아야 하는 게 웃기잖아요. 김 싸이클럽처럼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성 상담 클럽 같은 것이 있어서 전문가들이 성의 있는 상담을 해줬으면 해요. 푸 정말 우리가 평소에 다루지 못하는 주제를 수업시간에 배웠으면 해요. 다양한 주제, 꼭 필요한 내용을 가르쳐 주시기를 바라요. 매 어떤 약국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콘돔을 안 판대요. 그렇다면 콘돔을 학교에 비치해 놓으면 어떨까요. 김양진·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독일 20년전 성교육 의무화… 콘돔 무료 제공

    독일 20년전 성교육 의무화… 콘돔 무료 제공

    유럽,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성교육에서 가장 큰 특징은 ‘열린 성교육’을 한다는 점이다. 청소년의 성적 욕구를 인정하면서도 임신과 출산 등 성관계에 따른 책임을 스스로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피임약과 콘돔을 무료로 제공할 만큼 정부·사회적 지원도 탄탄하다. 반면 우리나라의 청소년 성교육은 여전히 전근대적이고 형식적이다. 교육 내용이 기초적인 생물학적 지식 전달이나 모든 성행위를 선악으로 구분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은 공립학교에서 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성교육에서 ‘혼전 순결’을 강조해 왔으나,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안전한 성생활과 피임, 출산’ 등의 실질적 프로그램이 보강됐다. 오바마 정부는 ‘10대 임신 예방 발의’를 통해 지난해부터 개인책임교육프로그램(PREP, Personal Responsibility Education Program)에 대해 연방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성적 관심을 자연스럽고 건강한 삶의 한 부분으로 보면서, ‘혼전 순결’보다는 ‘피임’을 강조한다. 네덜란드는 ‘긴 생애 사랑(Long Life Love) 프로그램’을 1980년대 후반 정부 보조로 개발했다. 10대들이 건강과 성관계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도록 돕는 데 목표를 둔다. 거의 모든 중등 교육 과정에서 성교육이 이루어진다. 생물학적인 부분뿐 아니라 가치, 태도, 이성을 만날 때 대화의 기술 등도 포함된다. 그 결과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10대 임신율이 가장 낮은 나라로 꼽힌다. 독일은 1970년부터 성교육을 정규과정에 편입시켰다. 1992년부터 성교육을 의무교육으로 강화했다. 성관계 시 체위를 포함한 거의 모든 주제를 가르친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피임법 교육도 가능하다. 프랑스는 1973년부터 성교육을 정규 교과과정에 편입, 8~9학년 학생들에게 연간 30~40시간을 할애해 교육한다. 콘돔도 학교에서 무료로 나눠 준다. 노르웨이·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들에서는 학생들이 자연과학 시간을 통해 기초지식을 익히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성교육을 받는다. 반면 우리나라의 학교 성교육은 2008년부터 본격 시작됐다. 초등학교 5~6학년생의 경우 1년에 보건교육 17시간, 중·고생은 1년에 10시간의 성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방식은 달리할 수 있어 생물수업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2009년부터 고교 교육과정에 ‘보건’이라는 선택과목이 신설됐지만, 전국 5395개 중·고교 가운데 360개교만 선택해 채택률은 6.7%수준에 그친다. 그나마도 인문계열 고교는 보건과목 채택률이 5%에 불과하다. 전문 지식으로 성교육을 실시하는 보건교사 배치 현황도 60%로 부족한 편이다. 지역별 편차도 심하다. 서울·부산·인천·광주 등 대도시는 80~90%인 데 반해 제주·강원·충남·충북 등은 40~60% 수준이다.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보건 필수과목 지정하고 토론수업해야”

    “보건 필수과목 지정하고 토론수업해야”

    이달 초, 경기도의 한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부장이 이웃 학교 보건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지난달 말 학교에서 임신 6개월인 여학생이 2명이나 확인돼 학교가 발칵 뒤집혔다면서 성교육을 요청했다. 보건교사는 “그러면 반별로 성교육을 하겠다.”고 했지만 학생부장은 “그냥 5월 말쯤 방과 후 한 차례만 방송 교육을 해 달라.”고 선을 그었다. “순결 교육을 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보건교사는 어이가 없었다. 지난 7일 오후 4시쯤, 서울 내수동의 사무실에서 만난 보건교육포럼 우옥영(46) 이사장은 “임신은 했는데 말할 곳이 없어 끙끙대는 학생들에게 순결 교육을 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학교 성교육의 현주소”라며 이 사례를 소개했다. 우 이사장은 “한 주당 한 시간도 가르치기 힘든 현실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진다는 건 무리”라면서 “필요성으로 보자면 보건과목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목으로 지정돼야 하며, 의무교육 10~17시간도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 교사들은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싶어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게다가 일선 중·고교에서 보건 과목을 선택하는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않는다. 충북·전남 지역 학교에서는 보건교사가 없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그는 “성교육이 ‘안내 교육’에서 ‘의식 교육’으로 탈바꿈하려면 10여 시간의 단시간 교육보다 주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 이사장은 “학부모들은 ‘공부 잘해 좋은 대학 들어간 뒤에 (이성 친구를) 사귀라’고 하는데, 이는 현실을 너무 모르는 소리”라면서 “이런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임신을 하게 되면 낙태하거나 아이를 버리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여전히 학교에서는 피임 방법만 가르치는데, 중요한 것은 콘돔을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사회 의식”이라면서 “성이 성장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다뤄지게 하려면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것보다 역할극이나 토론을 하게 하는 등 보다 긴 시간을 할애한 실질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소개팅 첫 만남서 “사진보다 낫네요”… 깜짝

    소개팅 첫 만남서 “사진보다 낫네요”… 깜짝

    최근 회사원 김지영(29·여)씨는 소개팅 상대를 만나고 깜짝 놀랐다. 그가 “사진보다 실물이 더 나으시네요.”라며 첫마디를 건넸기 때문. 사진을 보여준 적이 없던 김씨는 “어떻게 내 사진을 볼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씨의 사진이며 출신학교, 취미, 좋아하는 음식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소개팅을 주선한 친구의 페이스북에서 김씨의 페이스북 주소를 찾아 들어갔다는 것이다. 김씨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이 다른 사람과 직접 만나지 않고도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유용하다.”면서도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내 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에 충격과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소셜 네트워크 스트레스’(SNS)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사소통과 교류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꾸는 ‘약’이 되고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NS의 부작용들 가운데 내 사생활이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는 문제가 무엇보다 심각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회사원 이하나(25·여)씨는 홍콩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던 시절의 친구들과 연락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했다. 현지에서 겪은 고충과 불합리한 사례, 느낌 등을 올리며 불만 해소 도구로 활용했다. 특히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로 글을 썼다. 주변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리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이씨는 최근 크게 낭패를 봤다. 회식자리에서 부장이 권하는 폭탄주를 거절하지 못해 폭탄주 8잔을 마시고 쓰러진 다음 날 오전 페이스북에 “部長, 不要再讓我喝酒好不好? 酒鬼!(부장, 술 좀 그만 먹여주실래요? 술고래야!)”라고 남긴 것. 이씨의 부장은 페이스북에서 ‘부장’이란 글자를 알아보고 구글 번역기로 이씨의 글을 해석해 이씨가 자신을 비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씨는 결국 회사에서 공개적으로 부장에게 혼이 났다. 이씨는 “페이스북 같은 개인적 공간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신경 써야 하는 것 같아서 피곤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대학생 인턴이나 사원을 뽑을 때 당사자의 트위터, 페이스북, 미니홈피 등을 샅샅이 훑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에는 한 입사지원자가 페이스북에 지원한 기업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이 드러나 탈락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SNS가 사용자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 받지 않으면 불안해 못 견디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신지훈(26)씨는 24시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수시로 트위터에 접속해 자신이 ‘팔로잉’한 누군가가 글을 남기진 않았는지 살핀다. 글을 남겼다면 자신이 가장 먼저 ‘리트윗’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갖고 있다. 신씨는 “병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SNS를 통해 새 정보를 바로바로 접하지 않으면 나만 뒤처진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신씨는 얼마전 중간고사를 치르는 도중 트위터에 새로운 내용이 떴는지 확인할 수 없어 시험을 제대로 못 볼 정도로 초조함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SNS를 통해 알게 되는 다양한 관계 자체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소라·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그래서 오늘도 뜁니다. 같은 엄마의 마음으로”

    “그래서 오늘도 뜁니다. 같은 엄마의 마음으로”

    지난 3년간 집에 있는 두 아들 얼굴보다 전단지 속 실종아동 얼굴을 더 많이 봤다. 경남 양산 지역 무연고 보호시설을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 “우리 엄마는 밖에서만 볼 수 있다.”는 아들 핀잔에 미안해하다가도, 잃어버린 자식을 찾고 온몸으로 흐느끼는 부모를 볼 때면 “이래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더 빨리 찾아야 한다.”고 눈시울을 붉힌다. 바로 ‘실종아동의 대모’로 불리는 양산경찰서 유필자(53) 여청계장이다. 3년간 14세 미만 아동 139명 발견, 2008~10년 실종아동 등 보호시설 일제 수색 연속 8회 1위(이 기간만 실종아동 12명 발견). 그는 3년을 그렇게 ‘눈 빠지게’ 사람을 찾으며 살았다. ‘혹시 실종아동이 섞여 있지 않을까.’ 문턱이 닳도록 요양시설을 훑었다. ‘내 자식이라면….’ 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찾았다. 그래서 수색 기간 1등도 했고, 칭찬도 들었다. 하지만 그 ‘격려’가 두렵단다. 찾은 아동 숫자를 밝히지 말아 달라는 부탁도 했다. 아직 아이를 못 찾은 부모에게 상처가 될까 봐서다. 날카로운 눈빛, 강단있는 표정과 달리 천생 여자이자 엄마인 그를 4일 양산서 사무실에서 만났다. →실종아동을 잘 찾는 비결이 있나. -수색기간 중에만 중점적으로 보호시설을 찾는 게 아니라 그냥 집처럼 수시로 드나들었다. 관계자 입회하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지문 찍고 면봉으로 구강 DNA를 채취해 매일같이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등에 보냈다. 결과가 한 달 정도 걸리니 그게 모이고 쌓여서 실적으로 나온 것뿐이다(유 계장은 14세 미만 아동 139명을 발견한 것에 대해서도 동료들과 직원들이 합심해 찾은 것들이 많아 다 내 공으로 돌릴 수 없다며 공을 팀에 돌렸다). →안타까웠던 사례는 없었나. -26년이나 지난 뒤 실종신고가 들어온 경우가 있었다. 2009년에 접수됐는데 1983년 당시 4세, 2세였던 형제가 없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친어머니는 이혼 뒤 집을 나간 상태였고, 재혼한 아버지는 2009년에 사망했다. 새어머니가 호적 정리 차원에서 신고한 것으로 안다. 아이들을 잃어버렸다는 양산시 원동면 지역 주변의 아동보호시설을 탐문했는데 소득이 없었다. 홀트아동복지회 등 입양기관에 연락했더니 형제가 프랑스로 입양됐다는 기록이 있었다. 알고 보니 아버지가 재혼을 위해 애들을 (고아원이나 입양기관에) 보낸 것이었다. 이후 아이들은 프랑스로 입양됐다. 대사관에 연락해 애들 소식을 들으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프랑스법상 입양아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엔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나중에라도 아이가 부모를 찾을까 봐 엄마의 DNA를 실종아동 관련 기관에 등록했다. 그때 친어머니가 참 많이도 울더라. 아이들이 아버지와 잘 지내고 있는 줄만 알았다고. 참 나쁜 어미라면서 그리워하더라. 끊으려야 끊을 수 없고 죽을 때까지 못 잊어 가슴 아픈 게 가족이다. →또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부산에 거주하는 한 할아버지가 1993년 3월 17일에 손자를 찾는다고 실종신고를 했다. 이혼한 어머니는 인천에 살고 있었고,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으로 입원 치료 중이었다. 지방의 한 고아원에서 엄마와 DNA가 일치하는 아이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부산에 사는 조부모에게 연락을 했지만 현실적으로 데려다 키울 수 없는 입장이라 부모의 존재를 알리지 못했다. 결국 할아버지가 먼발치에서 손자 모르게 가끔씩 보고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평소엔 어떤 엄마, 어떤 경찰인가. -1979년 순경 공채로 들어와 경찰이 됐다. 지금은 24세, 27세 두 아들을 둔 엄마다. 그래서인지 실종아동이나 가출 청소년들을 찾으면 마음이 더 쓰인다. 특히 여자애들을 찾으면 사무실로 불러 꼭 상담을 한다. 왜 가출을 했는지, 집에서 어떤 점이 불만인지 등을 아이와 엄마를 같이 불러서 듣고 풀어준다. 그때 만났던 애들이 “선생님” 하고 달려와 종종 인사를 한다.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 내 자식 같기도 하고…. →실종신고가 들어오면 수사 과정은 어떻게 되나. -112나 지구대, 182센터로 실종신고가 접수되면 여성청소년계로 보고가 들어온다. 그 즉시 상황을 파악해서 실종 전담팀하고 여청계가 합동으로 현장에 나간다. 수색하면서 여건에 따라 기동대도 부르고 납치가 의심되면 수사 부서도 투입된다. 탐문수사, 전단지 배포, 수배, 보호시설 수색 등으로 이뤄진다. →어린이날을 맞아 아동 실종 예방법을 소개해 달라. -신고가 빨라야 한다. 부모들이 찾다가 신고가 늦어지는 일이 많은데 신속하게 신고되면 기동대 등을 투입해 주변에서 바로 찾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또 아이들에게 평소 부모와 헤어지게 되면 ▲제자리에 멈춰서 기다리기 ▲이름·연락처를 암기하기 ▲낯선 사람 따라가지 않기 등을 가르쳐야 한다. 공중전화가 가까운 곳에 있으면 112에 신고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인적사항이 적힌 이름표 등을 소지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글 사진 양산 백민경·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 靑직원 부인과 싸웠다 징계 받은 경찰관

    빌라의 층간 소음으로 다툰 이웃이 청와대 직원의 아내라면? 그 이웃이 민원을 넣어 감봉 징계를 받았다면?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지난해 4월, 서울경찰청의 박모(37) 경사는 같은 빌라 위층에 사는 이웃과 말다툼을 했다. 발단은 이웃 주모(36·여)씨가 3층과 4층 사이 계단에 방치한 오븐레인지 때문. 몇달 후 3층에 사는 박씨는 5층에 사는 지인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했는데, 4층에 사는 주씨는 아이들이 뛰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조용히 할 것을 부탁했다. 한시간 후에도 여전히 시끄럽다고 생각한 주씨는 강력 항의했고, 박씨는 “그 정도도 이해 못하느냐, 판이나 깨는 아줌마네.”라고 말했다. 이에 주씨는 “아저씨 막말하지 마세요.”라고 말했고, 박씨는 “막말은 오히려 아줌마가 더 하지 않았느냐, 계단에 오븐레인지를 방치했을 때 ‘여기도 지나가지 못하느냐, 팔다리 없는 장애인이냐’는 등으로 막말하지 않았느냐.”고 대꾸했다. 이후 남편이 “멀쩡한 아내를 왜 이상하다고 하느냐? 경찰이 그러면 되겠느냐.”고 항의했다. 남편은 청와대 경호처 안전본부 직원이었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을 법한 이웃 간 다툼이지만 문제는 다음이었다. 박씨의 행동에 화가 난 주씨는 서울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 ‘박씨가 주벽이 심해 매일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워 주민들이 항의하면 경찰관이라면서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욕설을 했다.’는 고발성 민원을 제기했다. 이 사건으로 박씨는 주씨와 남편에게 사과하고 화해했지만,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감봉 1개월로 감경됐다. 박씨는 주씨 남편의 신분 때문에 과잉 감찰이 이뤄졌다고 여겨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이인형)는 “분쟁 과정에서 문제 발언은 층간 소음 문제로 이웃 간에 생기는 사소한 시비 도중의 과격한 언사로, 경찰공무원의 신뢰를 저해한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술을 마시고 늦게 복귀해 기동단 대원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등 그 밖의 비위는 인정되지만 처분 수위가 재량권 일탈이라며 취소를 명령했다. 이민영·김진아기자 min@seoul.co.kr
  • 지구촌 반응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소식에 서방과 중동 진영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이스라엘은 서방진영 가운데 가장 먼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명의로 성명을 내고 “빈라덴의 사망에 대한 미국 국민의 기쁨에 동참한다.”면서 “정의와 자유,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공통의 가치를 위해 싸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를 함께 축하한다.”고 환영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빈라덴의 죽음은 전 세계에 크나큰 안도감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기자들에게 “빈라덴의 죽음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길라드 총리는 “알카에다가 오늘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면서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치담바람 인도 내무부 장관은 빈라덴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인근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파키스탄이 테러리스트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무슬림 조직인 나흐타둘 우라마의 아길 시라지 대표는 “빈라덴의 죽음이 이슬람 전체를 폭력집단으로 보는 시각을 순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방세계와 달리 중동지역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대다수 아랍인은 빈라덴의 사망을 ‘순교’로 받아들였다. 각종 아랍 언론과 관련 사이트에는 빈라덴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추모글과 사진이 속속 올랐다. 아랍권 위성 보도채널 알자지라의 아랍어 사이트 메인화면은 빈라덴의 사망을 알리는 기사로 도배됐다. 첫 보도 이후 몇 시간도 안 돼 이 기사를 60여명이 트위트해 갔고 230여명이 페이스북으로 퍼갔다. 또 500여명이 댓글을 달았다. 아무리 큰 이슈라도 평소 댓글과 트위트 규모가 10건 안팎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빈라덴의 사망이 아랍 세계에 가져온 충격과 관심을 가늠케 한다. 댓글을 올린 20명 가운데 1명꼴로 빈라덴의 사망을 “잘된 일”로 받아들였다. ‘무함마드’라는 ID를 가진 네티즌은 “빈라덴 때문에 이라크에서 살해당한 수천명의 사람들이 보답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ID ‘아미리’는 “지구상의 악인 가운데 한 명이 죽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대다수 아랍인 네티즌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아바디’라는 이름의 요르단 네티즌은 “우리 형제가 무자헤딘으로 증명했다. 하나님께서 순교자와 함께 그것을 수용하실 것이다.”라고 말했다. 수단의 ‘빈라덴’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빈라덴은 살아 있다.”라는 댓글을 반복해서 남기며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아이만’이라는 아랍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신이여, 이슬람교의 승리를 위해 떠난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댓글을 남겼다. 박찬구·김진아기자 ckpark@seoul.co.kr
  • 키스방·대화방, 경찰·구청에 신고해 보니

    “성매매 현장을 본 것도 아니고 심증만으로는 단속할 수 없습니다.”(경찰) “퇴폐 의심 업소를 신고하는 것은 맞지만 구청 업무가 끝났기 때문에 평일에 전화하세요.”(다산콜센터) 지난달 29일 오후 9시쯤 서울 화곡동 강서경찰서 부근에 있는 A전립선 마사지방으로 손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들어갔다. 기자는 퇴폐 영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직접 112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심증만으로 단속할 없다며 미적거리다 신고 접수 6분 만에 지구대 경찰 2명이 출동했다. 이들은 건물에 들어갔다가 7분 뒤에 나왔다. 그 업소는 영업을 그대로 계속했다. 잠시 뒤 120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인근 B키스방을 단속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다산콜센터 측은 “구청 업무가 끝났기 때문에 평일에 신고하세요.”라고 답했다. 강서경찰서와 강서구청 인근 이른바 ‘먹자골목’ 반경 100m 안에는 키스방 2곳, 대화방·유리방 6곳, 성인PC방 4곳 등이 밀집해 있다. 주위엔 아파트 단지와 학교 등이 들어서 있다. 낮에는 등하교하는 학생들로, 저녁엔 외식하러 나온 가족들로 붐비는 곳이다. 이들 업태는 종종 퇴폐영업으로 단속된다. 때문에 이곳의 업소에도 불법영업에 대한 관리와 단속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키스방 등 다양한 신·변종 성매매 업소가 성업하고 있지만, 경찰과 구청의 단속은 겉돌고 있다.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키스방이나 대화방의 종업원 등이 유사 성행위를 제공하다 종종 경찰에 단속된다. 업소를 차리는 데 제한이 없다. 자유업으로 분류돼 누구나 업소를 할 수 있다. 음란물을 틀어주는 ‘성인PC방’의 경우도 등록할 때 청소년PC방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성인PC방은 청소년 유해업소로도 지정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경찰과 구청이 단속에 나섰더라도 성매매 행위 등 직접 증거를 잡지 못해 헛걸음하기가 일쑤다. 업소 대부분은 건물 안팎에 여러 개의 폐쇄회로(CC) TV를 달아 놓고 단속의 손길을 피한다. 다만 키스방 등이 광고전단지를 뿌리거나 간판에 전화번호나 주소를 표시할 경우 청소년보호법과 옥외광고물관리법에 따라 단속할 수 있다. 이 같은 단속의 어려움 때문에 전문가들은 ‘법의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키스방, 대화방 등의 업소를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출입금지 업소로도 지정하고, 유사 성행위 업소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상업지역이라 해도 근처에 아파트 등 거주지가 있다면 ‘반경 몇m 내에는 퇴폐업소를 차리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킨십과 유사성행위까지 이뤄지는 키스방, 대화방, 허그방 등 업소를 유사성행위업소로 지정해 성매매특별법 등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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