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 창작지원 알찬 열매
가나아트 갤러리의 창작지원을 받아온 작가들이 대규모 작품전을 연다.
지난 2006년 가나아트 갤러리가 장흥에 문을 연 아틀리에와 평창동 아틀리에의 입주작가 34명이 25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아틀리에 보고전’을 연다.
장흥아틀리에 1기 입주작가와 평창아틀리에 3기 입주작가가 함께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2년의 입주기간을 마무리하는 졸업보고전의 성격이다.
전시에 붙여진 제목은 ‘천 송이 꽃을 피우자’. 독일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안젤름 키퍼의 동명 작품에서 빌려온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다양한 작가들이 다양한 작품을 생산하는 아틀리에의 장소성을 부각시킨 전시이다.
●장흥·평창아틀리에 출신 ‘천 송이 꽃을…´
가나아트센터의 아틀리에는 신진 및 중견작가들에게 2년(일부는 3∼6개월) 동안 안정적인 창작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컬렉터와 연결해 주는 등 프로모션 기회도 부여하는 창작 지원사업. 평창아틀리에의 경우 이미 2기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배병우, 사석원, 이동기, 김아타, 고낙범 등의 인기작가를 배출해 냈다.
전시에 출품한 평창아틀리에 3기 입주작가는 금중기, 김유선, 김종학, 문경원, 박병춘, 백승우, 손진아, 안성하, 박보순, 안종대, 임상빈 등 모두 11명. 금중기의 ‘느슨한 충돌’, 김유선의 ‘1880년 여름 숲’, 김종학의 ‘불꽃’, 박병춘의 ‘흐르는 풍경’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아틀리에가 미술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창작센터로 활용돼온 방증은 장흥아틀리에를 거점으로 작품활동을 해온 신인작가들도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 2006년 문을 열어 이번에 1기를 배출하는 장흥아틀리에서는 23명이 작품을 낸다. 강영민, 김병훈, 김지혜, 노세환, 도성욱, 박선기, 반미령, 석철주, 이호철, 정경희, 정규리, 한젬마, 현혜성, 홍지연 등의 신진작가들이 그들이다.
한지 바탕의 유화가 독특한 이정웅의 ‘붓’, 이지은의 입체작품 ‘고양이와 정물’, 한젬마가 지난해 모델하우스 외벽에 설치해 눈길을 끌었던 못 용접 설치작품 ‘무제’ 등이 국내 젊은 작가들의 현주소를 한눈에 가늠하게 한다.
●입주작가 90% 개인전… 한국미술 흐름 한눈에
아틀리에 입주작가 34명의 근작들을 통해 한국 미술의 오늘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전시의 의미는 더 커진다. 가나아트센터는 “2년 동안 입주하면서 90% 이상의 작가들이 개인전을 여는 등 짧은 기간에 미술시장에서 주목받은 신진 작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가나아트센터는 또 “1996년 프랑스 정부 지원으로 파리에 문을 연 예술가촌 ‘라 시테 데자르’(국제예술공동체)에 가나아트 갤러리가 한국 작가 입주공간을 마련해 교류한 지도 10년이 됐다.”며 “이번 전시는 그 의미를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뉴욕 가나아트를 오픈하면서 뉴욕 아틀리에도 문을 열 계획이다.
인사아트센터와 동시에 전시는 25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부산 가나아트에서도 열린다.3월5일부터 22일까지는 무대를 다시 프랑스 파리 시테 데자르로 옮겨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02)736-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