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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 영화 볼까]

    ●달콤한 인생 장르/예매율 누아르액션/25.28%(18세) 감독/배우는 김지운/이병헌·깅영철·신민아 어떤 줄거리 사소한 실수로 몰락한 넘버2의 처절한 복수 이래서 좋아 삶의 아이러니를 포착하는 화면의 힘 이래서 별로 홍콩누아르보다 비장미는 떨어지네 홈피 반응은 “암울함과 화려함이 묻어나는 영화” ●주먹이 운다 장르/예매율 드라마/30.06%(15세) 감독/배우는 류승완/최민식·류승범 어떤 줄거리 전직 복서 태식과 소년원 출신 복서 상환의 인생을 건 승부 이래서 좋아 땀냄새 물씬 나는 사람영화 이래서 별로 어쩔 수 없는 신파의 분위기 홈피 반응은 “카리스마와 연기력의 대결” ●밀리언 달러 베이비 장르/예매율 드라마/1.69%(12세) 감독/배우는 클린트 이스트우드/클린트 이스트우드·힐러리 스왱크·모건 프리먼 어떤 줄거리 여성복서와 늙은 트레이너의 진한 교감 이래서 좋아 삶을 통찰하는 깊은 시선과 긴 여운 이래서 별로 숨가쁜 휴먼드라마와 권투영화를 기대했다면 홈피 반응은 “오랜 연륜이 만들어낸 감동” ●잠복근무 장르/예매율 코미디·액션/1.69%(15세) 감독/배우는 박광춘/김선아·공유 어떤 줄거리 조폭 두부목의 딸을 감시하기 위해 학생으로 위장잠입한 여형사 이래서 좋아 무르익은 김선아의 코믹 연기 이래서 별로 서로 겉도는 액션과 코미디 홈피 반응은 “김선아도 웃기지만 조연도 장난 아니다.” ●블랙아웃 장르/예매율 스릴러/3.09%(15세) 감독/배우는 필립 카우프만/애슐리 주드·새뮤얼 잭슨 어떤 줄거리 여경관이 기억을 잃는 순간에만 일어나는 살인사건 이래서 좋아 인간의 이중성을 탐색 이래서 별로 의외의 범인을 터뜨리려는 반전 강박증 홈피 반응은 “볼만은 한데 흥행은 글쎄” ●엄마 장르/예매율 드라마/14.04%(전체) 감독/배우는 구성주/고두심·손병호 어떤 줄거리 자식을 위해 해남에서 목포까지 3박4일을 걷는 엄마의 여정. 이래서 좋아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 이래서 별로 엉성한 이야기 구조와 투박한 매무새. 홈피 반응은 “2시간짜리 특집드라마” ●마파도 장르/예매율 코미디/16.57%(15세) 감독/배우는 추창민/이정진·이문식 어떤 줄거리 160억원에 당첨된 복권을 찾아 다섯 할매들이 사는 마파도로… 이래서 좋아 웃지 않고 못 배기게 하는 연기자들의 힘 이래서 별로 ‘복권 찾기’와 관계없는 에피소드들의 잔치 홈피 반응은 “실컷 웃을 수는 있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장르/예매율 드라마/5.34%(12세) 감독/배우는 도이 노부히로/다케우치 유코·나카무라 시도우 어떤 줄거리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유언을 남기고 떠난 아내와의 기적같은 6주간의 재회 이래서 좋아 영원한 사랑에 대한 팬터지를 꿈꾼다면… 이래서 별로 너무 순수해서 밋밋한… 홈피 반응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
  • [무슨 영화 볼까]

    ●달콤한 인생(1일 개봉) 장르/예매율 느와르액션/29.63%(18세) 감독/배우는 김지운/이병헌·깅영철·신민아 어떤 줄거리 사소한 실수로 몰락한 넘버2의 처절한 복수 이래서 좋아 삶의 아이러니를 포착하는 화면의 힘 이래서 별로 홍콩느와르보다 비장미는 떨어지네 홈피 반응은 “암울함과 화려함이 묻어나는 영화” ●주먹이 운다(1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34.87%(15세) 감독/배우는 류승완/최민식·류승범 어떤 줄거리 전직 복서 태식과 소년원 출신 복서 상환의 인생을 건 승부 이래서 좋아 땀냄새 물씬 나는 사람영화 이래서 별로 어쩔 수 없는 신파의 분위기 홈피 반응은 “카리스마와 연기력의 대결” ●아무도 모른다(1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2.09%(전체) 감독/배우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야기라 유야·기타우라 아유 어떤 줄거리 도쿄 한복판 아무도 모르게 버려진 네 아이들의 홀로서기 이래서 좋아 어른의 시선에 갇히지 않은 아이들의 세계 이래서 별로 충격적인 스토리에 심한 통증을 느낄 수도… 홈피 반응은 “좋은 내용, 하지만 너무 조용한 영화” ●미스 에이전트2(1일 개봉) 장르/예매율 코믹액션/2.82%(12세) 감독/배우는 존 파스킨/샌드라 불럭·레지나 킹 어떤 줄거리 왈가닥 FBI요원, 친구 구하러 라스베이거스에 가다 이래서 좋아 여전히 매력적이고 웃기는 샌드라 불럭의 연기 이래서 별로 전형적인 할리우드 형사 버디 무비 홈피 반응은 “1편이 더 나은 것 같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장르/예매율 드라마/3.25%(12세) 감독/배우는 클린트 이스트우드/클린트 이스트우드·힐러리 스왱크·모건 프리먼 어떤 줄거리 여성복서와 트레이너의 가족보다 진한 교감 이래서 좋아 삶을 통찰하는 깊은 시선과 긴 여운 이래서 별로 숨가쁜 휴먼드라마와 권투영화를 기대했다면 홈피 반응은 “오랜 연륜이 만들어낸 감동” ●마파도 장르/예매율 코미디/8.50%(15세) 감독/배우는 추창민/이정진·이문식 어떤 줄거리 160억원에 당첨된 복권을 찾아 다섯 할매들이 사는 마파도로… 이래서 좋아 웃지 않고 못 배기게하는 연기자들의 힘 이래서 별로 ‘복권 찾기’와 관계없는 에피소드들의 잔치 홈피 반응은 “실컷 웃을 수는 있습니다.” ●유희왕(1일 개봉)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11.46%(전체) 감독/배우는 츠지 하츠키 어떤 줄거리 게임의 지존 유희와 고대 악마의 대결 이래서 좋아 만화 캐릭터들의 잔치가 볼 만하네 이래서 별로 아이들이 주인공인 아이들을 위한 만화 홈피 반응은 “아이들에게 커다란 이벤트가 될 작품” ●잠복근무 장르/예매율 코미디·액션/4.27%(15세) 감독/배우는 박광춘/김선아·공유 어떤 줄거리 조폭 두부목의 딸을 감시하기 위해 학생으로 위장잠입한 여형사 이래서 좋아 무르익은 김선아의 코믹 연기 이래서 별로 서로 겉도는 액션과 코미디 홈피 반응은 “김선아도 웃기지만 조연도 장난 아니다.”
  • 새달1일 개봉 핏빛 누아르액션 ‘달콤한 인생’

    “말해 봐요. 우리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죠?”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꼬인 인생이 또 있을까. 화려한 삶의 꼭대기에서 한순간 추락한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순간의 달콤한 상상이 부른 결과라고 보기엔 그 대가가 너무도 가혹하다. 영화 ‘달콤한 인생’(제작 영화사봄·새달 1일 개봉)의 주인공은 그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는 단지 증오심에 차 복수를 감행하는 것이 아니라, 어그러진 삶의 이유를 찾아 세상 끝까지 나아간다.“여기가 끝이에요, 더이상 갈 데가 없어요.”라는 대사처럼. ‘달콤한 인생’은 줄거리를 좇는 영화가 아니다. 삶의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실존적인 질문과 표정을 따라가는 영화다. 보스(김영철)의 신임을 받던 조직의 2인자 선우(이병헌)는 어느날 보스의 명령을 받는다. 보스의 젊은 애인 희수(신민아)를 감시하고 다른 남자가 있다면 처리하라는, 어쩌면 그에게 쉬울 수도 있는 임무였다. 미행 3일째 희수가 다른 남자와 있는 현장을 급습하지만 선우의 마음은 흔들린다. 그들을 놓아준 선우는 조직의 쓴맛을 맛보고, 자신을 밑바닥으로 처넣은 사람들을 찾아 복수를 감행한다. 더이상 치밀할 것도 꼬일 것도 없는 단순 명쾌한 줄거리다. 반전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이야기 망에 촘촘히 새겨넣은 인물들의 표정과 상징적인 영상의 깊이는 쉽게 이해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잦은 클로즈업으로 비춰지는 인물들의 표정에는, 한순간 달콤했던 욕망의 그림자와 상실감이 교차하면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하얀색, 검은색, 붉은색이 어우러진 화면은, 핏빛 폭력의 세계 안에서 빛과 그늘이 아이러니하게 스쳐간 삶의 느낌을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전달한다. 영화는 음습한 뒷골목을 배경으로 어두운 욕망이 낳는 파멸을 그리는 누아르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사건보다는 심리와 영상미학을 통해 그것을 살짝 비튼다. 하지만 인간을 탐구하려는 감독의 자의식이 두드러져, 홍콩 누아르처럼 대중적인 재미를 확보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듯 보인다. 남성적인 세계 속에 의리와 배신을 녹여 비장미를 절절히 전달하는 홍콩 누아르에 비하면 사뭇 건조한 느낌이다. 그래도 감성을 담은 액션연기를 폼나게 펼치는 이병헌의 모습은 관객들을 사로잡을 만하다. 피범벅이 되는 상황 속에서도 유머와 품위를 잃지 않는 조연들의 연기도 눈부시다.‘반칙왕’‘장화, 홍련’의 김지운 감독 연출.18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달콤한 인생’ 김지운 감독

    ‘달콤한 인생’ 김지운 감독

    ‘쓰리’‘장화, 홍련’ 등 한동안 공포영화의 늪에 빠져 있던 김지운(41) 감독이 이번엔 누아르에 도전했다. 하지만 장르는 달라도 그가 그려내는 세계는 매번 비슷하다.“사소한 일로 어긋나는 관계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소통이 부재한 인간 관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장르는 달라도 제 영화를 관통하는 세계관은 같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선승의 격언이 영화 ‘달콤한 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라는.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그 짧은 문구로부터 출발해, 자기가 흔들렸는데 다른 대상을 탓하는 인간의 슬픈 운명을 누아르 장르로 그려냈다. 선우를 파멸로 이르게 한 선택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불완전한 욕망을 지닌 인간은 어느 순간 윤리적인 선택보다 미학적이고 인상적인 선택을 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합리화시킬 무언가를 찾는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달콤한 꿈은 언젠간 대가를 치른다. ‘달콤한 인생’은 화려한 삶에서 비극으로 치닫는 삶의 아이러니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 선택한 제목이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동명 영화와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비극적인 분위기만이 영화를 지배하는 건 아니다.“유머는 내 영화의 밑바탕이자 힘”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이번 영화에도 곳곳에 웃음을 묻어놓았다. 특히 밀매조직 접선책으로 출연한 오달수의 러시아어 연기는 압권이다.“러시아어를 시켰는데 한국말처럼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인물의 진정성에 흠이 갈까봐 많은 장면을 걷어냈다. 장르 영화의 문법을 배반하면서 관객과 퍼즐게임을 벌일 때 짜릿한 묘미를 느낀다는 그에게 여전히 장르란 매력적인 밑그림이다.“당분간은 장르 안에서 비주얼의 서사를 섬세히 짜넣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장르적 재미와 이를 뛰어넘는 독창적 예술성이 절묘하게 동거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김지운 감독의 힘이 아닐까.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영화 ‘달콤한 인생’ 이병헌

    영화 ‘달콤한 인생’ 이병헌

    그의 얼굴이 이렇게 커다랗게 다가왔던 적이 있었던가. 김지운 감독의 누아르 액션 영화 ‘달콤한 인생’에선 이병헌(35)의 얼굴이 자주, 아주 가깝게 클로즈업된다. 그래서 그의 표정과 눈빛에 스며든 빛과 그늘이 선명한 자국으로 가슴에 새겨진다. 그 안엔 더이상 부드럽지도 달콤하지도 않은, 상실감에 떠는 불안한 존재가 웅크리고 있었다. 지난 21일 영화의 시사가 끝난 뒤 마주앉은 그에게선 여전히 영화속 선우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검은 양복을 입은 채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그는, 누아르 영화속 비극적 주인공의 모습 그대로였다. 사실 그 강렬했던 표정과 지옥 같았던 촬영현장의 기억을 지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웃는다는 건 선우의 인생에선 사치다. ●고생한 만큼만 관객이 좋아해 줬으면 이병헌이 맡은 선우는 보스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다가 사소한 실수로 인해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역할이다. 보스의 애인에게 순간의 연정을 품으면서 일이 어그러졌다. 피가 범벅이 되도록 맞고,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땅에 묻히는 등 보기만 해도 섬뜩할 정도로 조직의 쓴 맛을 맛보는 선우. 당연히 배우로서 힘든 촬영이었을 듯싶다.“고생한 것만큼만 나온다면 이 영화처럼 재미있는 영화는 드물 것”이라는 그의 말 속엔 진심이 담겼다. 특히 청평에서 2주간 물에 흠뻑 젖어 촬영한 장면은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땅에 생매장된 뒤 흙을 뚫고 빠져나오고 비에 젖은 채로 수많은 사람들과 액션신을 펼치는 그 장면에선 추위와 육체적 고통 때문에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너무 괴로워서 감정이 안 살아났어요. 정말 ‘뒈지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죠. 그러다 보니 자꾸 다시 찍게 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죠.” 그 와중에 따뜻한 말 한마디 않고 오히려 시범을 보인다며 눈도 못 뜰 정도로 호수로 물을 뿌려대던 김지운 감독이 야속하기만 했다.“촬영이 다 끝난 다음에야 농담을 하시더라고요.‘피부가 너무 좋아졌어. 진흙 마사지를 해서 그런가.’라고요.” 총 쏘는 연기도 고역이었다. 처음엔 나름대로 사격장에 가서 연습도 했지만, 실제로 총소리를 들으면 깜짝 놀라 눈을 감게 됐다. 하지만 너무 많이 쏘다 보니까 나중엔 눈을 똑바로 뜬 채 기관총까지 쏘게 될 정도에 이르렀단다. 덕분에 그의 총 쏘는 연기는 그 어떤 액션영화의 주인공보다 폼난다. ●눈빛 속에 수만가지 감정의 결이 액션 연기 못지않게 강렬한 건 그의 눈빛 연기다. 보스의 애인 희수(신민아)에게 선물을 건넨 뒤 힐끔힐끔 쳐다보고, 그녀가 연주를 하는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녀를 미행하며 뒤에서 지켜보는 그의 눈빛은 화면 가득히 울린다.“사랑이라기보다는 순간순간 다가오는 강렬한 느낌들을 표현했다.”는 게 그의 설명.“빅 클로즈업이어서 제가 표현한 감정보다 크게 관객에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저도 스크린을 보면서 ‘내가 그런 감정이었구나.’라고 느끼죠.” 보스(김영철)를 향한 애증이 담긴 눈빛도 잊을 수 없다. 이룰 수 없는 욕망과 사랑에 대한 보고서로 영화를 읽는다면, 아마도 선우가 사랑한 대상은 희수가 아니라 보스이지 않았을까.“자기만 편애하던 선생님이 아무것도 아닌 일로 야단을 치면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라고 할 거 아니에요. 그런 느낌이에요.” 하지만 그 느낌 이상이다. 절대적으로 사랑한 대상으로부터 배신을 당했을 때 느끼는 절절한 상실감의 눈빛. 그 눈빛 때문인지 그도 자신을 버린 보스를 처음 바라보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영화 속 선우의 삶은 결코 달콤하지 않지만, 액션에 감성의 결을 채워넣은 그의 연기만큼은 달콤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내 느낌대로 내 소신대로 영화의 삭제신을 모아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했던 그에게 감독의 욕심은 없는지 물었다.“마케팅 회의 때 그냥 던져본 말이었는데 제 대답도 안 듣고 편집실을 예약해 버렸더라고요. 얼결에 그렇게 된거지 이걸 시작으로 연출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김지운 감독의 작품이라 앞 뒤 재지 않고 출연을 결심했던 그는, 앞으로도 주관대로 작품을 고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팬들이 좋아하는 영화나 이미지에 따르기보다는 배우의 소신대로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단다. 하지만 당분간은 아니다.“1년 동안 3편의 영화를 촬영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감정의 저장창고가 모두 소모된 것 같은 느낌이 관객에게 전해지면 안 되잖아요. 쉬면서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여행도 할 거예요.” 다음 작품에서는 더 충만한 감정으로 가득찬 배우 이병헌의 모습을 기대해 보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남성복 전문 멀티숍 ‘MAN gds’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남성복 전문 멀티숍 ‘MAN gds’

    ‘남성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남성복 패션.’ 지난달 25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가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 남성복 전문 멀티숍(편집매장)인 ‘MAN gds’이 남성 패션리더들의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메트로섹슈얼(꽃미남)을 지향하는 젊은 남성들의 구미에 맞는 제품들을 엄선해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인 4색의 정상급 디자이너 ‘작품’ ‘남성 패션 선도’를 표방하는 ‘MAN gds’는 ‘남성 갤러리아 디자이너 거리(MAN Galleria Designer Street)의 약어. 국내 정상급 남성 디자이너 4인방인 정욱준·홍승완·김서룡·서상영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남성만을 위한 특별한 패션 공간’이다. 방원배 명품관 남성복 바이어는 “다른 지역과 달리 서울 강남지역 상권에서는 젊은 남성 소비자들도 여성 소비자들처럼 원하는 트렌드가 다양하고, 브랜드보다 자기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세분화된 남성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보다 차별화된 특성을 살리기 위해 ‘MAN gds’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여평 규모인 ‘MAN gds’는 니트·티셔츠를 비롯해 재킷, 바지, 턱시도, 정장 등 의류뿐 아니라 구두·가방·액세서리 등 패션 잡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템들을 내놓았다. 가격은 셔츠가 20만원대, 정장은 100만원대 안팎으로 조금 비싼 편이다. ●정장 100만원대 등 다소 비싼 편 이곳에서 만난 장태식(36·서초구 반포동)씨는 “패션 스타일이 심플하고 세련됐으며, 매장도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쇼핑할 기분이 난다.”며 “다만 제품의 가격대가 높아 조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정욱준은 ‘론 커스튬’, 홍승완은 ‘스위트 리벤지’, 김서룡은 ‘김서룡 옴므’, 서상영은 ‘서상영’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했다. 특히 정욱준과 서상영은 강남구 신사동의 가로수길, 홍승완과 김서룡은 강남구 압구정동에 로드숍을 내고 있어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들로, 자기만의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는 톡톡 튀는 스타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정욱준의 ‘론 커스튬’은 도회적이고 세련된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일반적인 ‘옷(Cloth)’이 아닌 격식을 차려 입는 ‘커스튬(Costume)’이라는 특별한 느낌을 갖게 한다. 정욱준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영어 완전정복’ 등 영화 의상을 제작해 성가를 높였고,2003년 아시아 타임지 선정 ‘아시아 4인의 아티스트’에 뽑혀 유명 인사로 떠올랐다. ●메트로섹슈얼족 입맛에 ‘딱’ 옷을 입는 소비자 중심의 편안한 디자인을 강조하는 홍승완의 ‘스위트 라벤지’는 향수를 자극하는 고전풍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살렸다. 홍승완은 지난 1995년 일본 패션 디자인 콘테스트 디자인상을 수상했으며 용인 송담대학 스타일리스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여자 친구와 함께 온 김진영(29·송파구 오금동)씨는 “자신이 매일 입는 남성 패션에 대한 연구가 깊을 수밖에 없는 남성 디자이너들이 직접 만든 제품인 만큼 보다 편하고 신선해 보인다.”며 “요즘 들어 열풍이 불고 있는 메트로섹슈얼 요소를 모두 갖춰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서룡의 ‘김서룡 옴므’는 손뜨개나 나염 등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는 수공예적인 요소가 진하게 배어 있고, 동양적인 신비함을 담은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학 때 서양화를 전공한 뒤 1983년부터 92년까지 개인전을 여는 등 작가 활동을 하며 심미안을 키웠다. 지난 ‘2002년 추동 서울 컬렉션’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철학을 패션으로 표현하는 ‘서상영’은 간편함과 자연스러움, 신고전풍의 디자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불문학을 전공한 뒤 프랑스 파리의 스튜디오 베르소에서 디자인 공부를 한 서상영은 겐조 마틴 쉬퐁 등 유명 디자이너들과의 작업에 프리랜서로 참여하는 등 실무를 익힌 것이 ‘브랜드의 힘’이다. 김선구 명품관 신사팀 바이어는 “창의성과 개성 있는 독특한 제품이지만 개인의 체형과 취향에 맞게 변형이 가능해 기성복의 약점을 보완해 준다.”면서 “이 때문에 자신의 개성 표현에 적극적인 남성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GDS’에선 여성디자이너가 만든 의류·구두 취급 갤러리아 백화점에는 ‘여성 디자이너의 브랜드만을 판매하는 여성 전문 패션 공간도 마련돼 있다.’ 명품관 웨스트 2층에 위치한 ‘GDS’가 그곳. 지난 1999년 9월 오픈한 ‘GDS’는 국내 여성 신진 디자이너의 브랜드로 구성한 멀티숍으로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매장의 원조로 꼽히고 있다. 추은영 대리는 “멀티숍은 한정된 공간에 여러가지 브랜드를 한데 모아 선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이 캐주얼에서 정장까지 취향에 맞는 상품들을 원스톱 쇼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특히 다양한 브랜드나 디자이너의 제품을 소량으로 팔고 있어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희소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15평 규모인 ‘GDS’는 디자이너가 상품을 공급하고, 백화점은 위탁 판매를 전담해 판매사원 관리, 인건비, 인테리어 등 영업에 필요한 부문을 맡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디자이너 배상은의 ‘b.a.e’, 박윤정의 ‘박윤정’, 송자인의 ‘송자인’, 윤영선의 ‘미오’, 김지운의 ‘Tess킴’, 구두 디자이너인 최정인의 ‘최정인’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하고 있다. 여성 의류와 구두 등을 판매하며, 가격은 여성 정장이 100만원대 안팎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한국영화 수출 ‘짭짤’

    한국영화 수출 ‘짭짤’

    한국영화의 해외수출이 날개를 달았다. 하지원, 강동원 주연의 액션 사극 ‘형사;Duelist’(감독 이명세, 제작 프로덕션M)가 최근 일본 영화사 콤스탁에 미니멈 개런티 500만달러(약 51억원)에 판매돼 한국 영화 최고 수출가 기록을 세웠다. 제작사인 코리아픽처스는 17일 “지난 5일 미니멈 개런티 500만달러에 향후 흥행 성적에 따라 추가 수익을 분배하는 파격적인 조건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명세 감독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이후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제작비 80억원의 대작으로 현재 35% 촬영이 진행됐다. 오는 8월 한국 개봉에 맞춰 일본 동시개봉을 추진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이병헌 주연의 영화 ‘달콤한 인생’(감독 김지운, 제작 영화사봄)은 일본 닛폰헤럴드사에 미니멈개런티 320만달러(약 40억원)에 팔렸다.‘달콤한 인생’은 지난 14일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공식홈페이지를 오픈하는 등 4월 개봉을 앞두고 발빠른 마케팅전략으로 일본 시장 다지기에 나섰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도 일본에 300만달러(30억 8000만원)에 판매된 데 이어 지난 16일 미국 영화사에 40만달러(4억 1000만원)에 팔렸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한국감독 16인이 본 우리영화의 힘

    한국감독 16인이 본 우리영화의 힘

    한국영화 관객 1000만 시대, 그 중심에 있는 감독들은 그런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영화채널 캐치온에서 18일 방영하는 다큐멘터리 ‘한국영화의 중심:감독’(오후 9시)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16명을 내세워 그 궁금증을 직접 풀어준다. 내레이션 없이 인터뷰만으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는 일선 영화감독들의 육성을 통해 한국영화의 성장 비결, 감독의 역할ㆍ영역과 한국 영화감독의 특징 등을 두루 살펴볼 예정이다. 대다수 감독들은 한국영화의 성장 원인을 ‘감독에게 주어진 권한’이라고 대답했다.‘역도산’의 송해성 감독은 “감독의 창의성을 존중해주고 시나리오부터 편집까지 모든 권한을 감독에게 주는 것이 한국영화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특성이 상업적인 영화제작 시스템 하에서도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한국영화의 성공을 견인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장화홍련’의 김지운 감독은 “다른 사람이 쓴 시나리오는 연출 욕구와 열망을 느끼지 못한다.”며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감독들은 영화스타일의 변화에 대해서도 주목했다.‘무사’의 김성수 감독은 “영화는 영화가 바뀌는 게 아니라 표현하는 방식이 바뀌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김지운 감독은 “꽃무늬 벽지나 발자국 소리, 심지어 빛의 각도로 영화 속 주제가 전달될 수도 있기에 모든 장면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작품성과 상업성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것도 한국영화의 특성으로 꼽았다. 임순례 감독은 “만드는 방식은 상업영화지만 영화 속에 담긴 내용은 작가주의”라면서 “한국영화는 상업영화와 예술영화, 그 둘 사이에 위치한다.”고 규정했다. 이학성 편성팀장은 “새로운 스타일의 다큐멘터리로 한국영화를 새롭게 분석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영화와 감독들에 관한 의미있는 기록”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스산한 거리의 ‘바바리맨’

    올 하반기 ‘누아르’ 영화가 쏟아질 전망이다. 조직 폭력배 보스와 중간 보스가 이권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는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을 비롯해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와 서울지방경찰청 강력반 형사,국내 최대 폭력조직 두목 등이 벌이는 사활건 싸움을 다룬 김성수 감독의 ‘야수’,조폭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 사나이의 비극을 다룬 ‘비루’ 등이 관객의 심판을 기다리거나 제작중에 있다. ‘Noir’는 불어로 ‘검다.’라는 뜻.18세기 프랑스로 수입된 영국 고딕소설을 로망 누아르(roman noir)라고 명명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알려져있다. 1940년대 할리우드에서 암흑가 조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암투를 벌이는 영화들이 선을 보이면서 ‘갱스터 누아르’라는 장르로 고착돼 상당 기간 흥행가를 석권한다. ‘어두운 골목길,이슬비가 내리는 인적이 거의 없는 스산한 거리,가로등 밑에서 불안하게 서성이는 남자,그가 피워대는 자욱한 담배 연기,갑자기 귀청을 때리는 총소리와 이어 현장을 급히 빠져 나가는 자동차 엔진 소리,정체를 단번에 알아 볼 수 없는 바바리 코트와 중절모를 착용하고 등장하는 주인공,남자를 성적으로 유혹해 결국 파멸의 길로 인도하는 악녀’ 누아르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고 있는 구성 요소들이다. 여기에 ‘부패’ ‘배반’ ‘냉소주의’ ‘환멸’ 등이 기본 줄거리로 다루어지고 있다.이런 특징 때문에 ‘검은 영화(Dark Film)’로 불리고 있다. ‘보기’라는 애칭을 갖고 있었던 험프리 보가트는 ‘하이 시에라’(1941년)에서 소심하고 나약한 갱스터로 등장한 것을 시발로 해서 ‘분실된 물건’을 찾아달라며 접근한 불순한 음모를 갖고 있는 정체불명의 20대 여성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사설 탐정으로 등장했던 ‘말타의 매’(1941년),2차 대전이 발발하자 나치의 박해를 피해 피신하는 정치범들을 피신시켜 주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있는 보트 운송인역으로 등장했던 ‘소유한 자와 소유하지 못한 자’(1944년) 등에 잇따라 출연해 누아르 장르의 대중화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 여배우중 리타 헤이워드,로렌 바콜,메리 애스터 등은 동정심을 자아내는 순진한 외모를 내세워 어리숙한 남성을 유혹해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은 배역을 단골로 맡아 영화가에서는 이들 역할을 하는 히로인에 대해 ‘팜 파탈’(Femme Fatale)이라는 용어를 붙여 주였다. 1960년대 프랑스 영화계에서는 장 가방,알랭 들롱,장 폴 벨몽도, 리노 벤추라를 내세워 ‘현금에 손대지 말라’ ‘시실리안’ ‘암흑가의 두사람’ ‘볼사리노’ ‘어느 연약한 짐승의 죽음’ 등을 공개한다. 프렌치 누아르는 할리우드의 특성에 머물지 않고 음모와 술수에 휘말려 억울한 죽음을 당하거나 대의를 위해 죽음의 나락을 순순히 수용하는 갱스터들의 행적을 보여주어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셔준다. 1980년대 홍콩에서는 오우삼 감독이 주윤발,장국영,적룡 등을 기용해 암흑가 건달들의 우애와 목숨을 건 경쟁을 소재로 한 ‘첩혈쌍웅’ ‘영웅본색’ ‘첩혈속집’ 등을 공개하자 국내 영화 평론가들은 ‘홍콩 누아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붙이는 법석을 떨기도 했다.김성수 감독의 ‘비트’ ‘태양은 없다’,곽경택 감독의 ‘친구’ 등은 한국 스타일의 누아르로 평가되고 있다.
  • [문화마당] 음반을 사서 들어라/박준흠 대중음악웹진 ‘가슴’ 편집장

    지금 한국의 음반산업은 한마디로 아사 직전이다.1997년에 4104억원의 시장규모를 기록하면서 정점으로 치닫던 음반산업은 지난해에는 1833억원으로 주저앉으면서 말 그대로 반토막이 되었고,이에 정신적인 공황상태를 겪은 음반업계에서는 나름의 이유를 찾기에 골몰하였다.그래서 내린 결론으로 ‘불법 음악유통’이 지금의 음반시장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는 것이고,벅스뮤직을 주범으로 몰아세웠다.마치 벅스뮤직과 같은 불법 스트리밍서비스 업체들을 단속시켜서 유료화로 돌려세우면 그동안 공짜로 음악을 듣던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다시’ 음반을 사거나,최소한 돈을 내고 음악을 들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래서 음반사들과 음원제작자협회는 이런 명분과 법적인 권리로 지난해 초부터 벅스뮤직에 소송을 제기했고,그간 무료서비스를 고집하던 벅스뮤직도 결국 굴복해서 유료화정책을 받아들였다.거기다가 최근에는 벅스뮤직과 함께 대표적인 무료 음악스트리밍서비스 업체였던 나우뮤직의 대표가 법원으로부터 저작권법 위반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음원제작자협회는 이번 판결로 불법 음원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고,이제 벅스뮤직이 유료서비스를 시작하는 올 11월부터는 사실상 ‘기업’차원의 무료 음악스트리밍서비스는 없어질 전망이다.그렇다면 이제 음반산업이 예전의 활기를 찾는 것만 남았다.정말 그럴까? 몇 년 전 네티즌들과 음반사 관계자들간에 ‘소리바다’ 논쟁이 벌어졌을 때 네티즌들이 했던 얘기가 있다.“제발 먼저 ‘살 만한 음반’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그때만 해도 네티즌들의 이런 논리는 단지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방어책’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하지만 올 11월이 지나서 상업적인 불법 음악사이트들이 거의 소멸된 상태에서도 음반시장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네티즌들의 주장은 현 음반시장 괴멸에 대한 정확한 진단으로 판명될지도 모른다. 음반업계는 아직도 이전에 네티즌들이 제기한 ‘살 만한 음반 제작’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한 적이 없다.물론 허락을 받지 않은 음원 스트리밍이나 MP3 다운로드가 불법이라는 것은 잘 안다.하지만 소비자들이 음반을 사지 않는 이유나 계속해서 공짜 음원을 찾아 인터넷을 뒤지는 이유가 단지 공짜 음원을 주변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닌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도서와 같이 ‘문화상품’ 취급을 받지 못하여 부가세가 매겨지는 음반은 게다가 영화처럼 생산자나 소비자나 ‘작품’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예술도 아니다.이 얘기는,왜 한국에서 영화는 거대한 시장규모를 형성하면서 나날이 성장하는데 음악은 그러지 못할까라는 데에 대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90년대 이후 한국에서 영화가 이 정도로 성장한 주요 이유는 ‘올드보이’의 박찬욱,‘살인의 추억’의 봉준호,‘장화홍련’의 김지운과 같은 작가들이 ‘실미도’의 강우석과 같은 엔터테이너들과 적절히 보조를 맞추면서 ‘돈 주고 볼 만한’ 작품들을 생산했기 때문이다.또한 시대를 읽는 기획으로 ‘20대 이상’에게도 끊임없이 흥미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고,그래서 어떤 영화들은 보지 않으면 동년배들의 대화자리에 끼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라도 보게 만든다.한마디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문화적인 행위’가 되었다.그렇다면 음반산업을 살리는 방법으로 ‘불법 음악서비스 근절’과 같은 지엽적인 문제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다.먼저 음반의 ‘소장가치’라는 구매의 본질적인 문제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어떻게 그 가치를 불어넣을 것인가 하는 것은 바로 생산자의 몫이다. 박준흠 대중음악웹진 ‘가슴’ 편집장
  • [토요영화]

    ●조용한 가족(MBC 밤 12시25분) 막내딸 미나(고호경),아버지(박인환),어머니(나문희),삼촌(최민식),오빠(송강호),언니(이윤성) 등 일가족 6명이 서울 근교의 한적한 곳에서 산장을 운영하게 된다.하지만 문을 연 지 2주가 지나도록 파리만 날리자 신경은 극도로 날카로워진다. 드디어 산장에 손님이 찾아오지만 다음날 시체로 발견되고,장사에 지장을 줄까 걱정이 된 가족들은 몰래 시체를 매장한다.얼마 지나지 않아 공교롭게도 산장에 투숙했던 남녀가 동반자살을 하고 또다시 둘을 매장하려고 할 때,갑자기 음독했던 남자가 깨어나 어쩔 수 없이 그를 죽인다. ‘코믹 잔혹극’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공포영화 붐을 일으켰던 작품.어쩔 수 없는 상황에 휘둘려 인간성을 잃어가는 인간의 형상을 장르영화의 문법을 빌려 코믹하게 비꼬는 솜씨가 일품이다.하지만 주변상황을 끌어오는 맥락이 그다지 설득력은 없다는 평을 들었다.송강호 최민식 박인환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반칙왕’‘장화홍련’으로 한국영화계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김지운 감독의 98년작. ●대청소(EBS 오후 11시10분) 뤼시엥 코르디에는 아프리카 작은 마을의 유일한 경찰이다.부인은 그를 속이고 바람을 피우고,사람들은 게으르기만 한 그의 무능을 비난한다.하지만 인종차별주의자 군인의 영향으로 변화하고,점점 더 광기어린 살인의 늪으로 빠져든다.1910년대 미국 남부를 다룬 원작을 1938년 프랑스령 아프리카로 배경을 옮겼다.인종차별과 경제발전이 최우선으로 여겨지던 시기를 살아가는 인간의 비도덕성에 관한 블랙코미디.좌파 리얼리즘 영화의 대가 프랑스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의 81년 작품.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주말매거진We/남규철의 DVD 폐인

    지난해 우리 영화의 점유율이 53%를 넘었다고 한다.최근에는 실미도가 ‘글로벌 흥행대작’이라는 ‘반지의 제왕 3’을 뛰어넘어 개봉 31일만에 7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이런 눈부신 소식을 들으면 굳이 영화팬이 아니더라도 어깨가 으쓱해질 것이다. 그러나 DVD쪽은 약간 상황이 다르다.우리 영화를 담은 DVD타이틀의 판매성적이 좋지는 않다.그 이면에 우리 영화DVD가 화질이나 음질이 떨어지고 서플도 부실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그런 편견을 깨뜨릴 만한 타이틀을 모았다. ●살인의 추억 5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지난해 최대의 한국영화.화성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범인을 찾아가는 스릴러와 그 사이에 담긴 봉준호감독다운 유머들,그리고 빼어난 캐릭터들에 대해 평론가와 관객 모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DVD도 매우 뛰어난 퀄리티로 많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모노톤의 화면위에 담긴 빼어난 디테일과 인상적인 화질,6.1채널을 지원하는 서라운드 효과와 깨끗한 대사들은 영화의 모든 것을 그대로 전달해준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18세기말의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새롭게 그려졌다.이재용 감독의 해석은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외화 ‘발몽’‘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등에 견줄 만하다.DVD ‘스캔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화면 곳곳에 펼쳐지는 깨끗하고 선명한 색상.아름다운 원색의 향연이 극장만큼이나 실감나게 펼쳐진다.초판에 한하여 예쁜 보랏빛 상자에 DVD와 함께 엽서와 춘화도 화첩(?)도 주니 미리 구입하면 좋을 듯. 이밖에도 DVD마니아를 자처하는 김지운 감독의 ‘장화,홍련’은 풍성하면서도 세세한 정성이 담긴 부가영상들과 빼어난 사운드를 자랑한다.순박하고 정이 넘치는 백수건달 아들과 형사 아버지의 모습을 푸근한 사투리에 담은 곽경택 감독의 ‘똥개’도 놓치면 아깝다.감독의 꼼꼼한 육성해설과 사투리를 알아듣기 힘든 사람을 위한 표준어 자막이 눈길을 끈다.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 적적한 겨울밤 영화와 함께…케이블·위성 영화채널 연말특집 풍성

    가로수에 내걸린 색색의 전구가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요즘,이렇다할 애인도,특별한 모임도 없다면? 걱정할 것 없다.케이블·위성 영화채널이 12월 한달동안 긴 겨울밤의 지루함을 덜어줄 다양한 영화특집들을 마련한다. 먼저 OCN은 매주 수요일 오전 3시40분 올해 흥행기록을 세운 감독들의 전작을 모은 ‘한국영화 대박특집’을 내보낸다.10일에는 ‘장화,홍련’으로 사랑받은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17일에는 ‘바람난 가족’으로 저력을 과시한 임상수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가 방송된다.이어 24일에는 ‘스캔들’의 이재용 감독이 한·일 합작으로 만든 ‘순애보’,31일에는 ‘색즉시공’ 윤제균 감독의 ‘두사부일체’가 전파를 탄다. 슈퍼액션은 매주 일요일 밤 11시에 ‘기사영화특집’을 준비했다.14일에는 원탁의 기사 이야기인 ‘카멜롯의 전설’,21일 프랑스 제보당 사건을 극화한 ‘늑대의 후예들’,28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아이언 마스크’가 방송된다. 홈CGV의 ‘코스모폴리탄 특집’(매주 목 밤 12시)은 전세계 수작 가운데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이 집중 소개된다.벨기에 출신 아트 애니메이션의 거장 라울 세르베의 ‘탁산드리아’(11일),샐리 포터 감독의 ‘더 맨 후 크라이드’(18일),안제이 바이다 감독의 ‘판 타데우스'(25일)가 방송된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특집들도 풍성하다.TCM&클래식무비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오전 10시부터 15시간동안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 5편을 릴레이 방영한다.주다 갈란드 주연의 ‘세인트 루이스에서 만나요’를 시작으로,‘크리스마스 스토리’‘삼총사’‘더 맨 후 케임 투 디너’‘쿼 바 디스’가 방송된다. MGM은 성탄절에 가족이 함께 볼 만한 ‘가족영화 특집’으로 ‘미네소타 내사랑’(23일 오후 9시10분),‘나의 왼발’(24일 오후 6시50분),‘천사의 빛’(25일 오후 1시5분),‘베니와 준’(25일 오후 7시)을 내보낸다.20∼25일 밤 12시에는 ‘카프리의 깊은 밤’‘색있는 유혹’ 등 성인용 영화를 상영하는 ‘에로비안 나이트’가 방송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장화, 홍련’ 베를린영화제 초청

    김지운 감독의 ‘장화,홍련’(제작 영화사 봄)이 내년 2월 열리는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이 영화의 해외배급을 맡은 씨네클릭 아시아는 “베를린영화제 영포럼 부문의 미드나이트 섹션(Midnight Section)에서 상영키로 했다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전작 ‘반칙왕’‘조용한 가족’이 같은 부문에 초청된 적이 있다.이 영화는 내년 1월28일부터 2월2일까지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11회 제라르메 국제팬터스틱 영화제의 경쟁부문에도 진출했다.
  • 한국영화 올 흥행감독 5人 특집

    케이블 영화채널 OCN은 올해 한국영화계의 대표적인 흥행감독 5명의 작품을 되짚어보는 특집을 새달 3일부터 31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3시40분에 내보낸다. 3일은 ‘살인의 추억’으로 ‘대박’을 터뜨린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10일은 ‘장화홍련’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 2000년작 ‘반칙왕’,17일은 ‘바람난 가족’으로 문소리에게 스톡홀름영화제 여우주상을 안겨준 임상수 감독의 데뷔작 ‘처녀들의 저녁식사’다.24일은 ‘스캔들’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재용 감독의 ‘순애보’,31일은 ‘색즉시공’을 만든 윤제균 감독의 데뷔작 ‘두사부일체’가 전파를 탄다.
  • [시네 드라이브] 연극 연출가들 감독 데뷔

    연극연출가 출신들의 영화감독 데뷔작이 잇따라 개봉될 예정이다. 주인공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문제적 인간 연산’을 비롯해 ‘어머니’ 등 숱한 히트작을 남긴 ‘문화게릴라’ 이윤택과,‘노동자를 싣고 가는 아홉 대의 버스’‘한겨울밤의 꿈 극작’ 등 10여편의 걸출한 작품을 무대위에 올렸던 이수인.여기에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연출한 박광정도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일과 6일 부산영화제에서 선보인 이윤택 감독의 ‘오구’가 새달 28일 개봉하는 데 이어 이제 막 크랭크업한 이수인 감독의 ‘고독이 몸부림칠 때’는 내년 초 관객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연극연출가 출신답게 영화에서 두 사람 모두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맡았다.이윤택의 ‘오구’는 89년 처음 무대에 올려진 뒤 27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인기작품.이윤택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력과 주연을 맡은 수더분한 이미지의 배우 강부자의 해학이 어우러져 관심을 끈다. ‘고독…’은 개성있는 연기를 자랑하는 주현,김무생,송재호,선우용녀 등의 멀티캐스팅으로화제가 된 작품.노년에 접어든 죽마고우들의 웃음과 애잔함을 버무린 데다,배꼽을 잡게 하는 맛깔스러운 대사가 일품이다. 연극 연출자의 영화 감독 데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이미 ‘간첩 리철진’‘킬러들의 수다’의 장진과 ‘반칙왕’‘장화홍련’의 김지운 등이 연극계에서 배출한 ‘잘 나가는’ 감독들이다.이들이 연극계에서 익힌 탄탄한 연출력과 관객을 빨아들이는 흡입력 등으로 매너리즘에 빠진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 데 이어 이윤택,이수인,박광정의 가세가 ‘연극의 힘’을 다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 켠에선 이들 연극 연출자들의 영화계 진출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영화에서 성공한 배우·연출자들이 연극판으로 회귀하지 않아 ‘연극 공동화’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지적이다.영화와 연극은 ‘건널 수 없는 강’이 되어선 안되고,언제든 오가며 서로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젖줄을 주고 받아야 하지 않을까. 이종수 기자
  • 쉬어가기˙˙˙

    장화·홍련 자매가 초여름 극장가를 간단히 제압했다.지난 13일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귀신영화 ‘장화,홍련’이 개봉 첫 주말 사흘 동안 전국에서 77만4500명(서울 21만4144명)의 관객을 동원,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이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75만8000명을 가볍게 따돌린 성적.덩달아 전국 스크린수도 200개로 늘었다니,‘흥행귀신’이 붙어도 단단히 붙은 모양.
  • 집안 떠도는 鬼氣… 광기 휩싸인 계모 시들어가는 두딸 / 가족공포물 ‘장화, 홍련’

    평소 새로 나올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면 ‘장화,홍련’(제작 마술피리,영화사 봄·13일 개봉)은 강렬한 포스터(사진)로 먼저 기억되고 있을 것같다.한장의 가족사진.그 기괴한 이미지들의 조합은 볼수록 소름이 돋는다.피범벅된 잠옷 차림의 두 자매는 반주검이 된 듯한데,말쑥하게 차려입은 채 뒤에서 그들을 감싸고 선 부부.분명 어느 한쪽이 ‘순리’를 거슬렀다는 암시가 역력하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의 김지운 감독이 고전비극 ‘장화 홍련’에서 소재를 빌려와 같은 제목의 영화로 만들었다.갈등을 엮는 주체가 두 자매와 계모라는 기본설정 말고는 캐릭터들을 완전히 새로 해석했다. 도시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던 수미(임수정)가 아빠의 손에 이끌려 여동생 수연(문근영)과 함께 외딴 시골집으로 돌아오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새 엄마(염정아)가 호들갑스럽게 반겨주지만 자매는 뭔가에 잔뜩 겁먹은 얼굴이다.불길한 기운이 집안을 맴돌고 첫날 밤부터 수미는 감당하지 못할 악몽에 시달린다. 숨겨진 가족사가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관객에게 영화는 자잘한 공포의 모티브들을 화면에 풀어놓고 퍼즐 맞추기 게임을 해보라고 권유한다.심리공포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화면의 작은 디테일 하나,스쳐지나는 대사 몇줄까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공포의 실체가 밝혀진 뒤 역순으로 아귀를 맞춰보는 재미를 선사하려고 크고작은 복선들을 곳곳에 깔아놓았다. 자매의 상반된 캐릭터도 영화의 긴장을 더하는 데 주효했다.새 엄마에게 뿌리깊은 적대감을 품은 수미와,죽은 엄마를 빼닮아 새 엄마의 미움을 받으면서도 말없이 눈물만 흘리는 수연.돈독한 자매의 우의가 못마땅한 새 엄마는 번번이 심술을 부리고,그럴 때마다 수미는 집안에 번져가는 귀기(鬼氣)에 치를 떨지만 아빠(김갑수)는 수미의 불안을 정신병 탓으로만 돌린다. 귀신들린 집이라는 설정이 ‘디 아더스’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는,반전의 충격도 충분히 만족스럽다.중반을 넘어서면서 아빠의 짧은 대사를 통해 반전이 일찌감치 드러나는 듯하다.하지만 방심하는 관객은 막판의 ‘카운터 블로’에 식은땀깨나 흘릴 것이다. 날카로운 굉음 등의 음향효과는 많이 자제했다.치밀한 이야기 구도에 빛을 더하는 건,감독의 심미안을 드러내는 탐미주의적 영상이다.채도낮은 고전풍의 인테리어,코발트색 이불보,선연한 핏자국….공포영화 팬이라면 세련된 화면 위로 산발한 재래귀신이 나오는 ‘언밸런스한’ 설정부터 구미를 당기지 않을까 싶다.그것도 싱크대 밑이나 옷장 안에 섬뜩한 존재가 깃들어 사는,‘일상’ 깊숙이 들어온 공포다. 황수정기자 sjh@
  • 딸잃은 슬픔딛고 소아암환자돕기 10년째 강태석씨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에도 실낱같은 희망을 결코 잃지 않으려는 것이 부모의 심정 아닐까요.” 소아암 환자를 도와주기 위한 부모모임 ‘한마음회’를 이끌고 있는 강태석(46)씨는 10년 전인 12월 18일 저녁,다섯살배기 어린 딸 경은을 하늘나라로 보내야만 했다. 소아암의 일종인 신경모세포종에 걸렸던 경은은 일년 반 동안 어른들도 견뎌내기 힘들다는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도 항상 부모 앞에서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강씨는 “난치병에 걸린 자식을 바라보며 수술비 걱정을 해야 하는 부모의심정은 겪어보지 않고서는 정말 모른다.”고 거듭 강조했다.먼저 떠난 자식을 가슴에 묻었지만 당시 그가 겪었던 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이 다른 부모에게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강씨는 곧바로 같은 처지에 있던 부모들과‘한마음회’를 결성했다. 10여년간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이제는 회원 250여명에 연간2000여만원의 후원금으로 소아암 환자 가족들을 돕는 모임으로 발전했다.한마음회는 외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환자와재발환자,수술환자 등으로 나눠 소정의 지원금을 주고 상담을 해주는 등 동병상련의 부모들을 돕고 있다. 18일 저녁 서울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자선의 밤’ 행사에는 여동생이 백혈병치료를 받았던 그룹 K-pop의 김주민(25)씨가 멤버들과 함께 공연을 했고,꾸준히 이들을 돕고 있는 호텔신라 면세점 여직원의 모임 ‘한마음 사랑회’도 함께 했다. 또한 2년여에 걸친 소아암치료로 완치된 김지운(8)군 등 네 명의 어린이들에게 ‘완치 기념메달’을 전달,다른 ‘소아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도했다. 강씨는 “백혈병 환자를 위한 정부예산이 연 25억원이라고 하지만 아직 우리 주위엔 병원비와 수술비에 애를 태우는 부모들이 많다.”며 연말 나눔의미덕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복수는 나의것’ 도쿄영화제 폐막작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이 오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리는 제15회 도쿄국제영화제의 ‘아시아의 바람(Winds of Asia)’부문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이 부문 개막작으로는 한국(김지운 감독)홍콩(진가신)태국(논지 니미부트르)이 합작한 옴니버스 공포영화 ‘쓰리’가 초청됐다.유하 감독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와 변영주 감독의 멜로물 ‘밀애’도 초청작 목록에 올랐다.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제의 공식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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