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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사교육비 27조 ‘최대’… 킬러 배제·의대 열풍에 학원비 더 썼다

    작년 사교육비 27조 ‘최대’… 킬러 배제·의대 열풍에 학원비 더 썼다

    학생수 7만명 줄었지만 ‘또 경신’고교생 8.2% 늘어 7년 만에 ‘최대’1인당 월 43만원… 참여율은 79%소득 따른 ‘빈익빈 부익부’ 여전월소득 800만원 이상 3.7배 더 써N수생·유아 통계 빠져 ‘사각지대’ 지난해 초중고교생의 사교육비 지출 총액이 27조원을 넘어서며 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고등학생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의대 열풍과 함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에 따른 대입 환경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14일 전국 초중고교 약 3000곳의 학생 약 7만 4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수는 1년 사이 528만명에서 521만명으로 되려 7만명(1.3%) 감소했다. 그런데도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1조 2000억원) 늘어났다. 증가율 자체는 전년(10.8%)의 절반 수준이지만 사교육비 총액 규모는 2021년(23조 4000억원), 2022년(26조원)에 이어 3년 연속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증가세는 고등학생에게서 두드러졌다. 고교 사교육비 총액은 7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2% 늘어 2016년(8.7%) 이후 7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의대 쏠림과 지난해 6월 킬러문항 배제 방침 이후 수능 출제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고교생들이 사교육 업체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전체적인 사교육비 증가율이 둔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사교육비는 4.3% 증가한 12조 4000억원, 중학교 사교육비는 1.0% 늘어난 7조 2000억원이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2년 연속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5.8% 증가한 43만 4000원이다. 사교육 참여 학생으로 좁혀 보면 1인당 5.5% 오른 55만 3000원을 썼다. 사교육 참여율도 전년보다 0.2% 포인트 상승한 78.5%로 역대 최고치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참여율은 늘어났지만,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만 75.4%로 0.8% 포인트 하락했다.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 하락은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7월 연간 약 71만원이던 EBS 중학 프리미엄을 무료로 전환해 이용자가 1만 4000명에서 31만명으로 급증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사교육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여전했다. 월평균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18만 3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월평균 가구 소득이 가장 높은 ‘800만원 이상’ 구간의 사교육비 지출은 약 3.7배 많은 67만 1000원이었다. 서울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2만 8000원으로 처음으로 60만원을 넘었다. 가장 낮은 전남(27만 9000원)과 2.3배 차다. 수백만 원에 달하는 ‘N수생’ 학원비와 유아 영어학원을 포함한 유아 사교육비는 이번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실제 사교육비 지출은 훨씬 더 많다는 의미다. 이날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서 만난 재수종합학원 수강생 손모(19)씨는 “교재비와 급식비까지 포함해 학원비로 월 350만원을 쓴다”면서 “고3 때에 비해 사교육비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의대를 지망하는 고3 자녀를 위해 이날 학원비를 결제한 정모(51)씨는 “다섯 과목을 수강하기로 하고 이번에만 300만원 이상을 냈다”면서 “각종 시험이나 자료 비용까지 감안하면 갈수록 부담이 커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영어 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과 놀이학원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학원은 월 180만원 남짓 내야 하지만, 레벨 테스트는 예약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일곱 살 외동아들을 키우는 임모(36)씨는 “시험을 통과하려고 해외 유학을 다녀온 대학생에게 하루에 10만원을 주고 일대일 과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유아 사교육비에 대해 시험조사를 할 계획이다. ‘N수생’ 관련 통계는 조사를 위한 연구를 먼저 진행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늘봄학교나 방과 후 정책을 지속하면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사교육비를 반드시 줄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
  • 역대 최대 사교육비에…“사교육비 또 오를 것” “정책 다시 세워야”

    역대 최대 사교육비에…“사교육비 또 오를 것” “정책 다시 세워야”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지출이 27조 100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자 교사 단체와 시민단체가 정부의 교육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14일 교육부·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와 관련해 “교육당국이 지자체 통합 돌봄 추진, 경쟁 위주의 대입제도 개편을 통한 공교육 정상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사노조는 “2023년 사교육비 총액 27조 1000억원은 최악이라 일컬어진 2022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보다 심각한 것”이라며 “특히 서울지역 사교육 참여 학생 기준 월평균 사교육비가 고등학교 2~3학년의 경우 1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날 교육부·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수는 1년 사이 528만명에서 521만명으로 7만명(1.3%) 감소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1조 2000억원) 늘어났다. 특히 고교생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전년보다 8.2% 늘어, 2016년(8.7%) 이후 7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교사노조는 이어 “의대 증원 등 대학 입시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올해 사교육비도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사교육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을 해소할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을 때려잡는다며 헛발질한 결과 또다시 사교육비가 최대치를 경신했다”며 “정부는 입시 경쟁 해소와 대학 서열화 해체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걱세는 “2029학년도 이후 단계적 절대평가 도입을 추진하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 내실 운영, 자사고 설립 취지 위반 감독 강화 등을 통해 사교육 유발 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은 “작년 사교육비 증가는 대통령의 뜬금없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발언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 킬러문항·의대 입시에 사교육비 늘었나…지난해 27조 ‘역대 최대’ 찍어

    킬러문항·의대 입시에 사교육비 늘었나…지난해 27조 ‘역대 최대’ 찍어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지출 총액이 27조원을 넘어서며 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고등학생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의대 열풍과 함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에 따른 대입 환경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14일 전국 초중고교 약 3000곳의 학생 약 7만 4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 수는 1년 사이 528만명에서 521만명으로 7만명(1.3%) 되려 감소했다. 그런데도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1조 2000억원) 늘어났다. 증가율 자체는 전년(10.8%)의 절반 수준이지만, 사교육비 총액 규모는 2021년(23조 4000억원), 2022년(26조원)에 이어 3년 연속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1인당 55만원 써…‘빈익빈 부익부’ 현상 여전 증가세는 고등학생에서 두드러졌다. 고교 사교육비 총액은 7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2% 늘어, 2016년(8.7%) 이후 7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의대 쏠림과 지난해 6월 킬러문항 배제 방침 이후 수능 출제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고교생들이 사교육 업체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전체적인 사교육비 증가율이 둔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고교 1학년인 2007년 출생아 수가 많아서 고등학생 수가 많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사교육비는 4.3% 증가한 12조 4000억원, 중학교 사교육비는 1.0% 늘어난 7조 2000억원이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2년 연속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5.8% 증가한 43만 4000원이다. 사교육 참여 학생으로 좁혀보면 1인당 5.5% 오른 55만 3000원을 썼다.사교육 참여율도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78.5%로 역대 최고치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참여율은 늘어났지만,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만 75.4%로 0.8%포인트 하락했다. 중학교 사교육 참여율 하락은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7월 연간 약 71만원이던 EBS 중학 프리미엄을 무료로 전환해 이용자가 1만 4000명에서 31만명으로 급증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사교육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여전했다. 월평균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은 18만 3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월평균 가구 소득이 가장 높은 ‘800만원 이상’ 구간의 사교육비 지출은 약 3.7배 많은 67만 1000원이었다. 서울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2만 8000원으로 처음으로 60만원을 넘었다. 가장 낮은 전남(27만 9000원)과 2.3배 차다. “재수생 학원비 350만원” 유아·N수생 통계 사각지대 수백만 원에 달하는 ‘N수생’ 학원비와 유아 영어학원을 포함한 유아 사교육비는 이번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실제 사교육비 지출은 훨씬 더 많단 의미다. 이날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서 만난 재수종합학원 수강생 손모(19)씨는 “교재비와 급식비까지 포함해 학원비로 월 350만원을 쓴다”며 “고3 때에 비해 사교육비가 두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의대를 지망하는 고3 자녀를 위해 이날 학원비를 결제한 학부모 정모(51)씨는 “다섯 과목을 수강하기로 하고 이번에만 300만원 이상을 냈다”면서 “각종 시험이나 자료 비용까지 고려하면 갈수록 부담이 커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영어 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과 놀이학원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학원은 월 180만원 남짓 내야 하지만, 레벨 테스트는 예약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7살 외동아들을 키우는 임모(36)씨는 “시험을 통과하려고 해외 유학을 다녀온 대학생에게 하루에 10만원을 주고 일대일 과외를 하고 있다”면서 “학원비가 부담이지만 아이가 크면 학원비를 더 쓸 텐데 영어유치원에 안 보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아 사교육비는 올해 하반기 시험조사를 할 계획이다. ‘N수생’ 관련 통계는 조사를 위한 연구를 먼저 진행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늘봄학교나 방과 후 정책을 지속하면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사교육비를 반드시 줄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
  • ‘필수의료 특화’ 중소병원 키운다

    ‘필수의료 특화’ 중소병원 키운다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환자를 전원받아 진료할 수 있도록 필수의료·특수·고난도 진료에 특화한 전문병원을 키운다. 의료체계의 ‘허리급’인 중소 종합병원의 기능과 역량을 대폭 강화해 대형병원으로만 환자가 몰리는 기형적 의료구조를 바로잡는다는 취지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이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의료 개혁을 늦출 수 없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일부 의료계의 반발에 밀려 의료 개혁을 통한 의료체계 정상화를 하지 않기는 쉬운 선택이고,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선택일 것”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선택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의료 개혁 첫 단계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응급 기능과 종합병원의 중등증 환자 진료 기능을 강화하고 동네 병의원은 경증 환자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2차 병원 의뢰서가 있어야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전원한 중등증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중소 종합병원부터 키우기로 했다. 전국에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뇌혈관·심장 등 12개 분야별 전문병원 109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은 평균 3억원 수준의 의료 질 평가 지원금과 4000만원 수준의 전문병원 관리료가 전부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브리핑에서 “상급종합병원이 보낸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특수·고난도 전문병원을 특화하고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사가 부족한 필수의료 분야는 병원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중증·응급, 심뇌혈관 분야에서 전국 65개 의료기관 1317명의 전문의가 협력해 화급을 다투는 환자를 함께 진료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소아진료 지역협력체계 구축 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렇게 협력 진료를 하는 병원에는 보상을 더 주기로 했다. 새로 의사를 뽑아 전공의의 자리를 메운 상급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에는 인건비를 지원한다. 의사에게는 월 최대 1800만원, 간호사에게는 월 최대 400만원을 이달 안에 지급한다. 또한 의료 공백을 막는 공공의료기관에 올해 총 948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은 국민 건강을 생각할 때 한시라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서울대의대 교수들이 오는 18일 전원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데 이어 연세대·울산대·가톨릭대 등 이른바 ‘빅5 병원’ 연계 대학이 포함된 19개 의대가 15일까지 사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전날 “개인 의지에 따라 사직한다”고 뜻을 모았다. 울산의대 교수들도 지난 7일 전원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 한 총리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결정의 근거는 명확하다”며 “(교수들은) 명분 없는 집단행동에 동참하는 대신 제자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공의 26명은 정부의 복귀 명령이 강제 노동에 해당한다며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했다. 의대생들은 무더기로 휴학을 신청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유효 휴학’ 신청이 5개교에서 511명 불어나 누적 5954건(의대 재학생의 31.7%)을 기록했다. 요건을 지키지 않은 휴학계까지 합하면 전체 의대생의 7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대생 대표들에게 대화를 제안했지만 회신받지 못했다. 교육부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 공동대표 3명 중 1명으로 알려진 A씨에게 지난 11일 연락해 대화 제안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비대위 대표가 변경돼 더는 대표가 아니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전북대에서 전북대 총장, 교무처장, 의대학장과 간담회를 열고 “학사운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학생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휴학은 허가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 SKY 로스쿨 합격자 86%는 SKY… 심해지는 쏠림

    최근 5년간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합격자 대부분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배경의 학생을 선발한다는 로스쿨 취지와 달리 일부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이다. 종로학원은 2020~2024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의 로스쿨 합격자 총 1998명을 분석한 결과 이른바 ‘스카이’(SKY)로 불리는 3개 대학을 졸업한 이들이 1726명(86.4%)이었다고 13일 밝혔다. 학교별로는 서울대 출신이 888명(44.4%)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가 426명(21.3%), 연세대가 412명(20.6%)이었다. 세 대학 출신 합격자는 2020년 85 .4%에서 올해 86.9%로 소폭 상승했다. 이외에는 최근 5년간 성균관대 출신이 62명(3.1%)이었고 한국과학기술원 41명(2.1%), 경찰대 36명(1.8%), 한양대 26명(1.3%), 외국어대 23명(1.2%), 이화여대 19명(1.0%), 서강대 15명(0.8%), 포항공대 13명(0.7%)이 뒤를 이었다. 비수도권 일반 대학에서는 5년간 전남대·충남대·전북대·충북대·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각각 1명씩 합격했다. 최근 5년간 자교 출신 학생의 로스쿨 합격 비율은 서울대가 66.1%, 연세대가 44.5%, 고려대 45.8%였다. 자교 출신 다음으로는 서울대 졸업생을 많이 뽑았는데 연세대 로스쿨에선 196명(31.5%), 고려대에선 188명(30.7%)을 선발했다. 계열별로는 인문계열이 1496명(74.9%), 자연계열은 272명(13.6%), 사범계열은 109명(5.5%)을 차지했다. 로스쿨은 규정상 자교가 아닌 다른 대학에서 모집정원의 3분의1 이상을 선발해야 한다. 로스쿨 합격자가 특정 대학 출신으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데 세 대학은 신입생을 최대한 자교 출신으로 뽑은 셈이다. 종로학원은 “인문계열에서는 로스쿨 합격생을 많이 배출한 학교·학과로의 집중화가 심해질 수 있다”며 “각 대학은 이러한 흐름을 무전공 학과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늘봄학교 1주일…“강사 못 구하고 프로그램 실망해 관둔 아이도”

    늘봄학교 1주일…“강사 못 구하고 프로그램 실망해 관둔 아이도”

    “공간 부족으로 1학년 교실을 사용해 한글이 부족한 학생을 보충 지도를 할 수 없었다.” “프로그램에 실망해서 이틀 만에 2~3명이 그만뒀다.” 초등학생 돌봄을 확대하는 ‘늘봄학교’ 시행 1주일이 지난 가운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력과 공간 부족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강사를 구하지 못해 교사가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행정 업무도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반면 교육부는 “신규 업무가 기존 교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행정 인력을 배치했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11일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611개 초등학교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을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보는 정책으로, 이달부터 전국 2741개 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전교조 설문에 따르면 1학기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강사의 유형에 대해 응답자의 53.7%가 교사(정교사·기간제교사)라고 답했다. 나머지는 방과 후 강사 또는 돌봄전담사 등이었다. 또 늘봄학교 행정 업무 담당자 가운데 교원(교감·기간제 교사·정교사)이 89.2%로 가장 많았다. 앞서 정부는 교육지원청 늘봄지원센터를 통해 학교의 강사 수급을 돕고, 행정업무를 위해 기간제 교사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사의 17.3%는 행정업무를 맡을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기간제 교사가 채용되지 않은 이유로는 81%가 ‘채용 공고에 지원한 사람이 없음’을 꼽았다. 기간제 교사가 없는 경우 늘봄 행정업무를 맡은 이들은 상당수가 기존 교원(55.5%)인 것으로 집계됐다. 초등교원 자격 소지자를 기간제 교사로 채용한 경우 연령대가 ‘60대 이상’이라는 응답이 46%로 절반에 가까웠다. 20~30대는 25.4%, 40~50대는 28.6%였다. 기간제 교사가 가진 교원 자격과 다른 교과에 투입되거나, 기간제 교사에게 과도한 업무를 부여해 채용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고 전교조는 전했다.한편 교육부는 늘봄학교를 통해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혜택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2741개 학교 1학년 가운데 약 6만 6000명(32.2%)이 돌봄교실을 이용했으나, 올해는 약 12만 8000명(70.2%)이 이용하고 있다. 또 행정업무 전담을 위해 약 3500명을 배치했고, 초1 맞춤형 프로그램 강사로 약 1만 1500명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늘봄 콜센터를 운영해 민원을 직접 접수하고 현장지원단을 운영해 애로사항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했다.
  • 동국대서 한일 대학생 교류… “네트워크 만들어 공통 문제 풀자”

    동국대서 한일 대학생 교류… “네트워크 만들어 공통 문제 풀자”

    동국대는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과 일본 공익재단법인 일한문화교류기금이 주최한 ‘2024년 한일 학술문화 및 청소년 교류 방한 대학생단 연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고 12일 밝혔다. 전날 동국대에서 열린 행사에는 일본 대학생 50여명과 동국대 재학생 40여명이 참가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송정현 동국대 일본학과 교수가 ‘경제 측면에서 본 한일관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송 교수는 “한국과 일본은 유사한 국가 경제와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복지비용 증가 등 공통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제 정세의 불안에 따른 한미일 군사 안보 협력 같은 국외 과제도 공통으로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일 협력체제나 공동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양국의 경제발전과 안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이번 연수를 통해 한일관계의 미래를 담당할 대학생들이 한일 양국에 대한 상호이해를 심화하고, 건설적이고 지속 가능한 한일관계 구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본지 ‘비수급 빈곤 리포트’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본지 ‘비수급 빈곤 리포트’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제26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본상 수상작으로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를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신문 특별기획취재팀(백민경·강병철·김헌주·홍인기·김지예·강윤혁·김주연·김소희·김중래·박상연·곽진웅·임태환·명종원 기자)은 기본적 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 제도에 편입되지 못한 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비수급 빈곤층 이야기와 제도의 허점, 대안 등을 지난해 7월 3~19일 5회에 걸쳐 연재했다. 특별기획취재팀은 3개월간 전국에서 비수급 빈곤층을 발굴하기 위해 117개 기관의 협조 등을 받고 수소문하며 직접 찾아다녔다. 또 복지 담당 공무원과 전문가 등 1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보도 이후 기초생활보장 수급에서 벗어나 있던 이들이 복지망에 편입됐고 수급자 선정 시 반영하는 보유 차량가액 기준이 현실에 맞게 완화되는 등 정부·지방자치단체도 정책 개선에 나섰다. 시상식은 오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다.
  • 서울의대 교수협 “18일 집단 사직서”

    서울의대 교수협 “18일 집단 사직서”

    “정부 사태 해결 나서야” 최후통첩다른 ‘빅5 병원’ 교수들과도 연대집단행동땐 다음주 최악 의료대란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오는 18일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가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을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자 마지노선을 정해 ‘역 최후통첩’에 나선 것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나머지 ‘빅5 병원’ 교수들과도 연대하겠다고 밝혀 의정(醫政) 갈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다음주 의료대란 양상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긴급총회를 연 뒤 “정부가 사태 해결에 진정성 있는 합리적인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을 경우 18일을 기점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회에는 교수 430명이 참여했다. 방재승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주 ‘빅5 병원’ 교수들이 만났고, 구체적으로 사직서 제출을 의결한 것은 아니나 향후 행동을 연대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외래 진료는 줄일 수밖에 없지만, 응급·중환자는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진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직서 제출은 개별적인 것”이라면서도 “(교수) 전원이 사직서 제출에 합의해 줬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7%는 일정 시점이 됐을 때 집단행동에 동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오는 14일, 성균관대 의대와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도 이번 주 중 회의를 연다. 집단 사직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 교수들의 ‘줄사직’이 전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 ‘디데이’를 오는 18일로 잡은 것은 19일이 전공의 사직서 제출 한 달째 되는 날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사직서 제출로부터 1개월이 지나면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아도 민법에 따라 자동으로 사직 처리된다. 즉 정부가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 압박에 굴복해 백기를 들면 전공의들이 19일까지 돌아와 정상 수련을 이어 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백기를 들 생각이 없다. 전공의 사직서 제출 전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했고 곧이어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이에 불응해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는 의료법에 따라 전원 면허정지 처분 대상이다. 게다가 전공의들은 동료들과 보조를 맞추고자 사직서를 낸 것이어서 ‘진의 없는 의사표시는 무효’라는 민법 제107조 1항에 따라 1개월이 지나도 사직 처리되지 않는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이날 면허정지 행정처분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 복귀한 전공의들을 선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면허정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처분 시기를 늦추거나 면허정지 기간을 줄이는 식으로 선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공의들에게 ‘서둘러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한편 집단행동에 나서려는 의대 교수들을 달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대통령실은 “의사들이 현장으로 돌아오는 것은 환영하지만, 언제까지 인내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혀 전공의들을 오래 기다려 주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8일까지 정부는 4944명에게 면허정지 행정처분 사전 통지서를 보냈다. 12일부터는 복귀한 전공의가 집단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에 대비해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대표에게 대화를 제안하고 13일까지 답신을 요청했다. 10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의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5446건이다. 10개 의대 학생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으며 나머지 30개 의대는 개강을 연기했다. 14일 이후에는 수업 일수 미달로 일부 의대생들이 유급될 수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한 달간 상급종합병원 20곳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158명을 파견한 데 이어 이르면 다음 주 공보의 200명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전남대병원이 1년차 미만 간호사까지 대거 수술실 PA간호사로 배치할 만큼 현장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 건강보험 재정도 더 투입하기로 했다. 현재 1882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한 달간 한시로 집행해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쓰고 있다.
  • 우연이라던 수능 영어 23번 논란… 교사·업체·평가원 ‘모두 거짓말’

    우연이라던 수능 영어 23번 논란… 교사·업체·평가원 ‘모두 거짓말’

    교사·입시업체 문항 거래 조직화총체적 유착에 관리·감독도 부실교사가 출판사 세워 ‘문항 제작팀’ 조직… 수억원 받고 학원가 거래 사교육업체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검토 등에 참여한 교사들에게 돈을 주고 모의고사 문항을 샀고 수능 담당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문제 제출부터 사후 감독까지 부실했다는 게 드러나면서 수능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실시한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 결과 교원과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해 달라고 했다고 11일 밝혔다. 수사 요청 대상에는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만든 사설 모의고사에 등장한 지문이 똑같이 사용된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 논란 관련자들이 포함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학교수 A씨는 2022년 8월 ‘2023학년도 EBS 교재’를 감수했는데, 여기에 고교 교사 B씨가 ‘Too Much Information’(TMI)을 지문으로 출제한 문항이 수록돼 있었다. A씨는 2개월 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뒤 자신이 봤던 EBS 교재 지문을 수능 23번 문항으로 출제했다. A씨는 EBS 교재 내용을 외부에 유출할 수 없다는 보안 서약서를 어긴 것이다. 공교롭게도 평소 교사들한테 문항을 사서 모의고사를 만들던 유명 강사 C씨는 B씨와 친분이 있는 교사 D씨를 통해 TMI 지문으로 만든 문항을 받아 이보다 앞선 2022년 9월 모의고사로 출제했다. 수험생들이 보기엔 모의고사 문제가 수능에 똑같이 나온 뒤 2023년 1월 출간될 EBS 교재에도 똑같이 실리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1타 강사 모의고사 판박이’ 논란을 걷잡을 수 없이 키운 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검증 부실과 부당한 업무 처리였다. 평가원 영어팀은 수능 문항이 사설 모의고사와 중복된다는 걸 걸러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중복 출제에 대한 이의신청이 215건이나 들어왔는데도 평가원 담당자끼리 공모해 이의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을 축소하려 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평가원 담당자들이 “지문이 같아도 문제 유형이 다르면 시중 기출문제와 동일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기출문항 판정 기준을 유리하게 해석하고 해당 문항을 아예 이의 심사 대상에서 빼기로 공모했다고 감사원은 봤다. EBS 교재 감수본과 똑같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지 평가원은 판박이 지문 논란에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는 해명만 했다. 감사원은 수능 출제 혹은 EBS 수능 연계교재 집필에 참여한 일부 교사들과 사교육업체 사이에 존재하는 문항 거래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교원과 사교육업체 간 문항 거래는 수능 경향에 맞춘 양질의 문항을 공급받으려는 사교육업체와 금전적 이익을 원하는 일부 교사 간에 금품 제공을 매개로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항 거래는 피라미드 조직 형태로 진행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능과 수능 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여러 번 참여한 고교 교사 E씨는 출제 합숙 중에 알게 된 교사 8명을 포섭해 문항 공급 조직을 구성했다. 이들은 2019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수능 경향을 반영한 모의고사 문항을 2000개 넘게 만들어 사교육업체와 학원 강사들에게 공급하고 6억 6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고교 교사 F씨는 배우자가 설립한 출판업체를 공동 경영하면서 현직 교사 35명으로 문항 제작팀을 구성한 뒤 사교육업체와 유명 학원 강사들에게 문항을 넘겨 수억 원을 챙겼다. 현직 교사가 EBS 수능 연계 교재 파일을 교재 출간 직전 빼돌려 비슷한 문항을 만든 뒤 학원 강사에게 공급하거나 대학 입학사정관이 사교육업체에 취업해 자기소개서 작성 강의를 해 돈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사교육업체와의 문항 거래 같은 중대한 비위가 확인된 교사에 대해서는 소관 교육청에 강력한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원이 수사 요청한 56명에는 앞서 교육부가 고발한 교사 외에 학원 관계자가 상당수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감사 결과를 분석한 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호봉 잘못 계산한 교육당국… “22년간 인상분 반납” 날벼락 공문

    호봉 잘못 계산한 교육당국… “22년간 인상분 반납” 날벼락 공문

    “내 잘못도 아닌데 호봉 계산이 잘못됐다고 이제 와서 수천만원을 토해내라는 게 말이 됩니까. 없는 살림에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습니다.” 11일 경기교사노조에는 ‘교육당국으로부터 잘못 획정된 호봉 인상분을 모두 반납하라’는 공문을 받았다는 조합원 민원이 접수됐다. 경기 지역에서 국공립 교사로 22년간 근무한 민원인 A(45)씨는 안양과천교육지원청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받고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말했다. A씨는 “한달에 10만원씩만 치더라도 반납해야 할 금액이 2000만원을 훌쩍 넘는다”면서 “호봉 담당자의 실수 탓에 이런 일을 겪으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받은 공문에는 지난달 10일자로 31호봉에서 30호봉으로 정정됐다고 적혔다. 과거 대학에 재학하던 중 학원에 근무한 경력 6개월이 중복 반영됐다는 사유에서다. 교육지원청은 A씨가 9호봉이 아닌 8호봉으로 임용됐어야 했다고 봤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연봉이 한 단계 높게 정해지면서 연금과 의료보험료, 소득세 등을 더 많이 내온 데 대한 보상은 5년치만 돌려받지만, 급여는 전액 반납해야 해서다. 교육부는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잘못된 호봉 획정에 따른 급여 정산 기간을 전 기간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봉 획정 업무 담당자들은 A씨와 같은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A씨와 유사한 사례는 지속해서 발생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안양과천교육지원청 관계자도 “이달 1일 기준으로만 관내 호봉정정자가 15명”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말 대구교사노조에서도 호봉 정정을 이유로 전 기간에 걸친 급여 환수에 대한 교사 조합원들의 문의가 이어져 교육청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노조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약 30건으로 파악됐다. 호봉 정정이 최근 많아지는 데는 관리·감독 주체의 변동이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이전까지는 학교장이 호봉 획정·점검 등 권한이 있었으나 이후엔 교육지원청 또는 교육청 등의 교육장이 권한을 위임받으면서 과거의 오류들이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이호동(국민의힘) 경기도의원은 “과거에는 학교에 권한이 있어 생긴 오류라고 하더라도 결국 학교의 상급기관인 교육지원청과 교육청의 책임”이라면서 “교육당국이 호봉 획정을 잘못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국가재정법에 따라 5년치만 청구하도록 하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제출부터 사후 감독까지 총체적 유착 의혹…감사원, 경찰에 수사 요청

    사교육업체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검토 등에 참여한 교사들에게 돈을 주고 모의고사 문항을 샀고, 수능 담당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문제 제출부터 사후 감독까지 부실했다는 게 드러나면서 수능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실시한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 결과 교원과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해 달라고 했다고 11일 밝혔다. 수사 요청 대상에는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만든 사설 모의고사에 등장한 지문이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로 똑같이 출제된 것에 대한 관련자들이 포함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학 교수 A씨는 2022년 8월 ‘2023학년도 EBS 교재’를 감수했는데, 여기에 고교 교사 B씨가 ‘Too Much Information’(TMI)을 지문으로 출제한 문항이 수록돼 있었다. A씨는 2개월 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뒤 자신이 봤던 EBS 교재 지문을 수능 23번 문항으로 출제했다. A씨는 EBS 교재 내용을 외부에 유출할 수 없다는 보안 서약서를 어긴 것이다. 공교롭게도 평소 교사들한테 문항을 사서 모의교사를 만들던 유명 강사 C씨는 B씨와 친분이 있는 교사 D씨를 통해 TMI 지문으로 만든 문항을 받아 이보다 앞선 2022년 9월 모의고사로 출제했다. 수험생들이 보기엔 모의교사 문제가 수능에 똑같이 나온 뒤 2023년 1월 출간된 EBS 교재에도 똑같이 실리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1타 강사 모의고사 판박이’ 논란을 걷잡을 수 없이 키운 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검증 부실과 부당한 업무 처리였다. 평가원 영어팀은 수능 문항이 사설 모의고사와 중복된다는 걸 걸러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중복 출제에 대한 이의신청이 215건이나 들어왔는데도 평가원 담당자끼리 공모해 이의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을 축소하려 시도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평가원 담당자들이 “지문이 같아도 문제 유형이 다르면 시중 기출문제와 동일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기출문항 판정 기준을 유리하게 해석하고 해당 문항을 아예 이의 심사 대상에서 빼기로 공모했다고 감사원은 봤다. EBS 교재 감수본과 똑같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지 평가원은 판박이 지문 논란에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는 해명만 했다. 감사원은 수능 출제 혹은 EBS 수능 연계교재 집필에 참여한 일부 교사들과 사교육업체 사이에 존재하는 문항 거래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교원과 사교육업체 간 문항 거래는 수능 경향에 맞춘 양질의 문항을 공급받으려는 사교육업체와 금전적 이익을 원하는 일부 교사 간에 금품 제공을 매개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항 거래는 피라미드 조직 형태로 진행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능과 수능 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여러 번 참여한 고교 교사 E씨는 출제 합숙 중에 알게 된 교사 8명을 포섭해 문항 공급 조직을 구성했다. 이들은 2019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수능 경향을 반영한 모의고사 문항을 2000개 넘게 만들어 사교육업체와 학원 강사들에게 공급하고 6억 6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고교 교사 F씨는 배우자가 설립한 출판업체를 공동 경영하면서 현직 교사 35명으로 문항 제작팀을 구성한 뒤 사교육업체와 유명 학원강사들에게 문항을 넘겨 수억원을 챙겼다. 현직 교사가 EBS 수능 연계 교재 파일을 교재 출간 직전 빼돌려 비슷한 문항을 만든 뒤 학원 강사에게 공급하거나, 대학 입학사정관이 사교육업체에 취업해 자기소개서 작성 강의를 해 돈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사교육업체와의 문항 거래 같은 중대한 비위가 확인된 교사에 대해서는 소관 교육청에 강력한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원이 수사 요청한 56명에는 앞서 교육부가 고발한 교사 외에 학원 관계자가 상당수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감사 결과를 분석한 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500개 학교 통학로 환경 바꾼다…인성 교육 캠프도 추진

    500개 학교 통학로 환경 바꾼다…인성 교육 캠프도 추진

    정부가 전국 500개교의 학교 밖 통학로 안전시설 설치를 비롯한 등·하굣길 환경에 89억원을 투입한다. 교육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제2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학교 밖 통학로 안전 개선 방안’을 상정·논의했다. 교육부는 학교 밖 통학로 안전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지원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특별교부금 교부·운용 기준’을 개정해 학교 내 시설뿐 아니라 학교 밖 안전시설에 대해서도 지역 현안 특별교부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근거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학교 밖 보도 신설, 보도·차도 분리, 무단횡단 방지시설 설치에도 특별교부금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말까지 통학로 인근 교통환경 개선 수요를 집계한 결과 서울(203개교), 경기(153개교) 등 12개 교육청에서 500개교 인근의 등·하굣길 안전시설 설치에 필요한 예산 89억원을 신청했다. 지자체 대응 예산 89억을 포함하면 총사업비는 178억원이다. 교육부는 적정성 검토를 거쳐 3월 중으로 교부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인성과 리더십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합숙형 프로그램도 만든다. 사회관계부처는 이날 전국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생 인성 함양 리더십 새싹 캠프’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캠프는 학생들이 정직·배려·소통 같은 인성과 덕목을 배우고 리더십을 키울 수 있도록 마련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수요를 고려해 경제, 나라사랑, 글로벌, 스포츠리더십 등 4개 주제로 운영된다. 대상은 초등 5~6학년과 중학생 총 400~500명이며 초등학생은 2박 3일, 중학생은 3박 4일 일정으로 계획 중이다. 캠프 기간은 5~7월 중으로 검토 중이다.
  • “학교 성교육 체계 없어…성평등 교육 목적도 불명확”[여성의 날]

    “학교 성교육 체계 없어…성평등 교육 목적도 불명확”[여성의 날]

    교사 10명 중 6명은 학교 현장에서 성평등 교육과 성교육이 중복적이고 체계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교사 10명 중 9명은 성평등 관련 교육과정의 목적과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수업을 준비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8일 세계 여성의 날 116주년을 맞아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전국 유·초·중·고교와 특수학교 교사 4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교사 63.2%는 학교 성평등 교육의 문제점과 관련해 ‘성평등 교육·성교육·폭력 예방 교육이 중복되고 체계 없이 추진된다’는 지적에 동의했다. ▲실천 의지 없이 기계적이고 형식적으로 학교 성평등 담당교사 지정 ▲성폭력, 성 비위 사안 처리에 집중된 학교 성평등 교육정책 ▲국가 차원의 성평등 교육 목표·개념·교육과정 부재가 문제라고 지적한 응답자도 각각 50% 이상이었다. 교사 10명 중 9명은 성평등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성평등 관련 교육과정의 목적과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수업을 준비하기 곤란하다’는 문항에 92.8%의 교사들이 동의했다. 또 교사 88.8%는 학교가 교사의 성평등 수업을 지원·보장하는 시스템이 없다고 인식해, 대다수가 교사의 성평등 수업이 제도적으로 지원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전교조는 “성평등 교육에 있어 국가·학교 차원의 기준과 지원방안, 보장대책 등 구조적 뒷받침이 거의 없다”며 “교육 당국이 성평등 교육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성평등 수업에 따른 민원이나 갈등 발생 시 교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분절적으로 시행되는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 교육을 포괄한 ‘통합적인 성평등 교육’을 시행하고 ▲성평등 교육법 제정 ▲교육청 내 성평등종합지원센터 운영 ▲학교급별 성평등 교육 교육과정 개발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 의대 강의실 텅 비었는데…“휴학 29%” 교육부 발표 맞나요[에듀톡]

    의대 강의실 텅 비었는데…“휴학 29%” 교육부 발표 맞나요[에듀톡]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교육부 휴학 규모를 보면, 집단 휴학계 제출 첫날인 지난달 20일 의대생 1만 8793명의 6%였던 휴학생 규모는 일주일만인 27일 70.2%까지 치솟았습니다. 휴학생이 연일 증가하자 지난달 28일부터 교육부는 휴학생 집계 숫자를 ‘유효 휴학’ 숫자로 바꿨습니다. 부모 동의서 같은 학칙상 요건을 갖춘 것만 ‘정상 휴학’ 신청으로 간주하고 나머지는 제외한 겁니다. 이 기준으로 산정한 교육부 공식 통계는 지난 7일 기준 5425명(28.9%)입니다. 70%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숫자입니다.하지만 실제 학교 분위기는 통계와 사뭇 대조적입니다. 전국 40개 의대 학생 대부분은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교양 과목 위주로 수업을 듣는 일부 대학의 예과 1학년을 제외하면 수업과 실습은 ‘올스톱’ 상태입니다. 텅 빈 강의실을 보며 의대 교수들은 “학생들이 유급될까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지난달까지 교육부가 발표한 휴학계 제출 수치와 각 대학이 자체 발표한 휴학계 제출 현황만 봐도 집단 휴학에 동참한 학생은 적어도 75%로 추정됩니다. 서류가 미비해도 집단행동에 동참한 학생이 대다수라는 의미입니다. ‘유효 휴학’ 숫자만 밝히다 보니 대학가에서는 “교육부가 의대 휴학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교육부는 그나마 이 ‘유효 휴학’ 숫자도 지난 6일 명확한 이유 없이 발표하지 않았다가 7일에 다시 공개했습니다. 지난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 의대생 휴학 현황이 포함되지 않아 안내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현재 의대 관련 통계는 중대본이 발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교육부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교육부는 의대 학사일정 파행에 대해서도 명확한 집계를 내놓지 않습니다. 개강 연기나 휴강, 수업 불참으로 의대 대부분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교육부는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학년마다 개강 여부가 다르고 매일 상황이 바뀌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부 입장입니다. 의대생 집단 휴학은 대규모 유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의대 교육의 질 뿐 아니라 의사 배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사태를 축소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낳지 않고 학사 운영을 정상화하려면 정확한 실태 파악과 정보 공개가 필요해 보입니다.
  • 70% 이상이 휴학계… 학교 밖 의대생들, 집단 유급사태 터지나

    70% 이상이 휴학계… 학교 밖 의대생들, 집단 유급사태 터지나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과대학 학생들의 휴학 신청과 수업 거부가 이어지면서 의대 학사 운영이 파행을 빚고 있다. 대학들은 학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개강 일정을 미뤘지만, 대치 상황이 길어져 대규모 유급 사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개강을 맞아 학생들로 북적인 다른 대학 캠퍼스와 달리 의과대학 캠퍼스는 방학 때와 큰 차이 없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의대 강의실 벽에는 지난해 학사일정 공지만 붙어 있었다. 의대 건물에서 만난 한 학생은 “수업을 들으러 온 게 아니라 학생증을 만들러 왔다”며 “지금은 아무도 수업을 듣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학교 의대 교수는 “전날 첫 수업 수강생이 100명이 넘었는데 실제로 수업을 들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예정보다 개강을 일주일 늦췄는데도 이런 상황이 됐다. 학생들이 유급될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성동구 한양대 의대도 적막감만 맴돌았다. 강의 시작 시간인 오전 9시가 훌쩍 넘은 뒤에도 의예과 1학년 전공필수 과목인 ‘일반화학’ 수업 강의실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 종로구 서울대 의대에서도 수업을 듣는 학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불 꺼진 실습실에는 초록색 수술복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의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의대 전체가 텅텅 비어 있다. 휴학한 학생도 많다고 해 이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수업 거부와 집단 휴학 신청이 장기화되면서 대학들은 출석일 부족에 따른 ‘단체 유급’을 막기 위해 본과 개강 일정을 미뤘다. 대부분의 의대는 수업일수 3분의1 또는 4분의1 이상 결석하면 유급이 되는 F학점을 부여한다.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최소 29곳이 정상적인 일정에 맞춰 개강을 하지 못했다. 고려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서울권 의대는 개강을 오는 11일로 연기했고 충북대, 가천대 의대는 오는 25일로 미뤘다. 정상적으로 학사 일정을 진행하는 대학들도 학생들이 수업에 불참하면서 자체 휴강을 하는 상황이다. 한 수도권 사립대 관계자는 “일단 정상 수업을 하지만 학생들이 없으면 휴강을 하거나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맹 휴학을 신청하고 수업 거부를 하는 의대생들도 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누적 휴학 신청은 총 5401건(전체 의대생의 28.7%)이고, 절차·요건을 지키지 않은 휴학까지 합하면 의대생의 70% 이상이 휴학계를 냈다. 대학들이 생각하는 유급 사태를 막을 ‘골든타임’은 이달 말까지다. 첫 한 달은 개강을 미뤄도 방학을 활용해 학사 일정을 소화할 수 있지만 장기화하면 이마저도 어렵기 때문이다. 각 학년이 1년씩 늦어지면 내년도 특정 학년의 학생수가 2배가 되는 ‘수업(실습) 대란’도 직면하게 된다. 2~4학년 개강을 이달 15일까지 연기한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유급되면 한 해 동안 의사는 배출되지 않고 또 다른 한 해는 두 배 배출되는 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곤 있지만 무작정 ‘돌아오라’고 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학사일정이 계속 변동하는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우선 학사 일정과 출결을 이달 내 정상화해 달라고 대학들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 “1학년 무료 돌봄 좋지만…한 반 20명 제대로 될까”

    “1학년 무료 돌봄 좋지만…한 반 20명 제대로 될까”

    저녁 8시까지 예체능·독서 등 활동일부 인력·공간 부족으로 시행 늦어“강사 못 구해…교사 업무 늘어” 5일 서울 마포구 아현초등학교에서는 수업을 마친 1학년생 12명이 오후 1시부터 운동장에 모여 강사와 함께 축구 드리블 연습에 몰두한다. 수업이 일찍 끝나는 1학년을 위해 마련된 체육 교실이다. 같은 시간 학교 내 별도 공간인 ‘꿈자람터’에서는 학생 20명이 손뼉을 치며 리듬 감각을 익히고 있다. 올 1학기 서울에서 운영하는 38곳의 ‘늘봄학교’ 가운데 한 곳인 이 학교에서는 1학년생 103명 중 58명이 정규 수업 이후 아트공예와 책놀이, 기초연산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새 학기 전국 2741개 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시행된 가운데 학교 현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저녁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지만, 강사 확보가 어려워 시행이 미뤄지거나 학교의 참여가 저조해 일부 지역에서는 돌봄 이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늘봄학교는 희망하는 초등학생 모두에게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돌봄 공백을 채우기 위해 정부가 올해 2학기 전국 모든 학교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특히 하교가 이른 초등 1학년은 오후 3시까지 학교에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현초 1학년생 학부모 이모(45)씨는 “무료로 1학년 아이들이 이런저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지난주에야 급하게 학교 공지가 떠서 부랴부랴 신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질에 대한 우려나 운영상 혼선으로 신청을 못 한 학부모들도 있다. 서울에서 초등학생을 키우는 박모(41)씨는 “늘봄학교를 시작한다는데 언제 하교하는지도 공지해 주지 않았다. 오후 2시인지 3시 10분인지 정해지지 않은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학부모 김모(42)씨는 “늘봄학교 한 반에 인원이 20명이라고 하는데 교사 한 명이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인력과 공간 부족으로 시행을 미룬 학교도 적지 않다.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도시에서는 유휴 교실을 찾기 힘들고 강사 섭외도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등 일부 과밀 지역 초등학교는 늘봄학교 시범 운영을 신청했지만 인력을 구하지 못해 이달 중순으로 시행이 미뤄졌다. 서울은 늘봄학교 참여율이 전체 565개 공립 초등학교 중 6.7%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서울교사노조가 서울 24개교를 대상으로 초등 1학년 맞춤 프로그램 현황을 조사한 결과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학교 중 75%가 전교생 600명 이하의 중소 학교였다. 또 강사 대신 교장·교감·교사가 초빙된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1학기에 운영하는 학교는 외부 강사 외에 희망하는 교원도 강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며 “이달 중 학교 150곳까지 적극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기업 출산지원금 ‘무제한 비과세’

    기업 출산지원금 ‘무제한 비과세’

    출산 2년 내 지급하는 지원금 대상연간 최대 240만원 ‘주거 장학금’내년부터 청년 주거비 부담 덜어 뉴홈·공공임대 11만 가구 공급도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1인당 연간 최대 240만원 규모의 ‘주거 장학금’ 제도가 신설된다. 올해 11만 가구가량의 청년주택을 공급하고 매달 적립액에 따라 월 최대 6%의 정부지원금을 더해 주는 ‘청년도약계좌’ 가입 요건도 완화된다. 정부는 5일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이러한 청년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은 전액 비과세해 기업 부담을 덜어 주고 더 많은 근로자가 혜택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국가소멸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부영그룹이 직원들에게 자녀 1인당 최대 1억원을 출산지원금으로 지급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기업과 근로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6세 이하 자녀의 출산·양육지원금에 대해 월 20만원(연간 240만원) 한도로 비과세하고 있는데 출산지원금에 한해 그 한도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기업이 ‘출산 후 2년 내 지급(최대 2차례)하는 출산지원금’을 비과세 대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급한 기업도 올 1월 1일자로 소급 적용하며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손비 처리가 가능하다. ‘제2의 부영’이 나오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비용 처리가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 자체가 혜택”이라며 “(일부 주장처럼) 추가 세액공제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다만 출산지원금 전액 비과세는 소득세법 개정 사안이다. 기재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또한 “제일 중요한 것은 청년이 공정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것”이라며 “청년이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미래도 열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학생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월 최대 20만원 한도의 주거 장학금을 내년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높은 임대료와 기숙사 부족으로 인한 저소득층 대학생의 고통을 덜겠다는 취지다. 지원 대상은 기초·차상위계층으로 현재 주거지가 아닌 지역의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될 전망이다. 다만 서울 소재 대학 인근 월세(전용면적 33㎡ 이하 원룸 기준) 시세가 지난 1월 평균 64만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지원 범위와 근로장학생도 늘리기로 했다. 근로장학생 규모는 지난해 12만명에서 올해 14만명으로 늘어나고 시간당 지원 단가는 지난해 교내 9620원·교외 1만 1150원에서 올해 교내 9860원·교외 1만 2220원으로 높아진다. 올해 수도권 지역에 월 30만원대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는 연합기숙사 4개를 착공하고 지자체와 협의해 기숙사 공급도 늘린다. 국토교통부는 청년 특별공급 등 공공분양으로 뉴홈 6만 1000가구를 올해 공급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공급, 저리의 40년 전용 모기지(분양가의 최대 80%) 등을 통해 내 집 마련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및 교통이 편리한 곳을 중심으로 청년층 공공임대 5만 1000가구도 연내 공급할 계획이다. 역세권이나 도심 등 선호 입지에 청년 맞춤형 주거 공간과 서비스를 결합한 청년특화 공공 임대주택도 공급한다. 국토부는 우선 1000가구를 공모로 선정할 계획이다.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자산 형성 지원을 강화한다.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려면 개인소득이 7500만원 이하(직전 과세기간 총급여액)이면서 가구소득이 중위 180% 이하여야 하는데 금융위원회는 가구소득 기준을 250% 이하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1인가구의 경우 연소득 4200만원에서 5800만원으로 확대된다. 가입 기간도 현재 5년은 너무 길다는 지적에 따라 3년만 채우면 중도 해지를 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렇게 모은 돈을 청년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자산관리 상담 및 설계도 강화한다. 만기 시 주택과 창업 지원을 연계하고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창업중심대학의 창업 교육을 제공한다. 미지급된 양육비를 국가가 먼저 주고 비양육자에게 나중에 받아내는 ‘양육비 선지급제’도 이르면 내년 하반기 도입된다. 지급 대상 규모는 약 1만 6000가구로 예상된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청년들이 우울증이나 번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마음관리 지원도 강화한다. 모바일 마음건강 자가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청년 정신건강검진(20~34세, 2년 주기 단축) 결과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한 경우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첫 진료비 지원을 검토 중이다.
  • 의대 증원 신청 2000명 수준…이탈 전공의 8000명 면허정지 착수

    의대 증원 신청 2000명 수준…이탈 전공의 8000명 면허정지 착수

    전국 40개 대학 의대 증원 신청이 4일 밤 12시 마감된 가운데 전체 신청 규모는 2000명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계 반발에도 일부 대학에서 기존 정원의 2~3배를 적어 내는 등 대규모 신청이 잇따르면서다. 정부는 다음달 10일 총선 전까지 대학별 정원을 확정할 방침이다. 8000명에 달하는 근무지 이탈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 절차도 시작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기준 증원 신청서를 낸 곳은 없고 많은 대학이 4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이 비수도권 의대 26곳의 신청 추정치와 비공개한 6곳의 신청 보정치를 합산한 결과 최소 1877명에서 최대 2269명 규모의 증원 수요가 파악됐다. 현 정원 3058명과 합산하면 최소 4935명에서 최대 5327명이다. 물론 각 대학 희망대로 증원이 이뤄지진 않는다. 정부는 2025학년도에 의대생을 5058명 뽑을 계획이며 비수도권 의대와 정원 50명 미만의 ‘미니 의대’ 중심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보정치는 숫자를 밝힌 26개 대학 증원분 평균치에 비공개 대학 수를 곱해 구했다. 증원 신청은 비수도권 대학과 정원 50명 이하 ‘미니 의대’에서 두드러졌다. 경상국립대 등 거점국립대들은 기존 정원의 2~3배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구 경북대에서 ‘첨단 신산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를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고 “지역 거점 의과대학과 병원에 대한 정부의재정 투자는 확실하게 하겠다. 걱정하지 말고 정원을 확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역에서 중고교를 이수한 인재 (대상) 정원을 대폭 확대해 지역 중심 의대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국립, 지역 의대 시설 투자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과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행정처분과 수사에도 속도가 붙었다. 보건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7854명에 대해 현장점검을 시작했다. 병원에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사전통지, 의견진술 절차를 거쳐 면허정지 처분에 들어간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정례브리핑에서 “행정력의 한계, 의료 공백 상황 등을 고려해 면허정지는 순차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의료 현장 혼란을 초래한 집단행동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신속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처분이 ‘불가역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이 불가피한데 전공의 수련 기간을 충족하지 못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이상 늦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에게 6~7일 소환조사를 통보했다. 하지만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도 집단행동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공의 과정을 마친 전임의(펠로)들의 이탈이 현실화됐다. 전남대병원 21명, 조선대병원 13명이 임용을 포기했고 천안 단국대병원은 5명만 계약했다. 윤동섭 연세대 신임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병원 인턴 티오(TO)가 150명 규모인데 1일부로 계약서를 작성한 인원은 3명 정도”라며 “버텨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날 성명에서 “현재까지 응급의학과 전문의 등 일선 의사들의 고군분투로 간신히 버텨 왔다”며 “이제 그 노력도 거의 한계”라고 밝혔다. 윤우성 경북대 의대 교수는 “정부가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결론과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직 의대 교수 중 처음으로 사직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장기전에 대비해 이날부터 전국 4개 권역에 응급환자 전원을 지원하는 긴급상황실을 열었다.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병원 간 전원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다.
  • ‘월 200만원’ 학원 북적…의대 열풍에 자사고 몰리는 학생들[거꾸로 가는 교육]

    ‘월 200만원’ 학원 북적…의대 열풍에 자사고 몰리는 학생들[거꾸로 가는 교육]

    새 학기를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중학생들이 드나드는 학원 외벽과 게시판에는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준비반 모집 광고가 빼곡했다. 자사고 입시학원으로 유명한 A학원에는 “최근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는 문구와 함께 민족사관고와 상산고, 용인외대부고, 하나고 같은 자사고 대비반 시간표가 줄지어 붙어 있었다. 학생들은 주말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평일엔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수학·과학·영어 학습과 면접 준비 등에 몰두한다. 자녀가 민족사관고를 준비하는 학부모 김모(43)씨는 “전엔 100만원대에 영어·수학을 다녔는데 자사고 대비 학원은 (학기 중) 월 200만원 이상 든다”며 “자사고에 이미 입학한 학생들도 주말마다 (대치동에) 나와 내신 과외를 별도로 받는다”고 말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와 특수목적고(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초·중학생들이 최근 서울 학원가로 몰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월 자사·특목고 존치를 확정한 데다 의대 정원 확대가 맞물리며 ‘대입 실적’이 좋은 자사·특목고에 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자사고 준비를 했다는 최모(14)군은 “친구들의 80%는 자사고에 가고 싶어 한다”며 “의대 정원이 늘어난다고 하니 인기가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하나고를 지망한다고 밝힌 이모(14)양도 “자사·특목고에서 대학에 갈 확률이 높고 의대에 가는 인원이 원래 많았으니 (학생들이) 더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전국단위 자사고 10곳의 평균 경쟁률은 윤석열 정부가 폐지 백지화를 밝힌 후 꾸준히 올랐다. 2022학년도에 1.57대1이던 경쟁률은 올해 1.86대1로 상승해 최근 6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 1위 용인외대부고(2.99대1)와 올해 최고였던 하나고(2.84대1)는 경쟁률이 3대1에 육박한다. 사교육비 지출도 늘어날 조짐이다. 통상 학원가에서는 자사·특목고반 학원비가 일반고반보다 2~3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교육부·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사고 진학을 원하는 초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8만원으로, 일반고(33만원)나 특성화고(30만원) 준비생의 두 배에 가까웠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자사·특목고는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면접 등 추가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이 자사고 열풍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새 제도에서는 고교 내신 상대평가가 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고 절대평가를 함께 기재한다. 내신이 5등급으로 넓어지니 일반고보다 내신 경쟁이 치열한 자사·특목고의 불리함이 줄면서 지원자가 많아질 거라는 얘기다. 자사고에 재학 중인 진모(17)군은 “5등급제로 바뀌면 자사고생 입장에서는 좋다”며 “수학 두 문제를 삐끗해 5등급까지 추락한 적이 있는데 내신이 통폐합되면 안정적으로 내신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쏠림이 심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어느 학교든 내신 1등급이 똑같이 늘어나기 때문에 특정 학교가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학생의 특성에 맞게 진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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