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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축구스타의 꿈 끝내 못다 펼치고…

    지난 7월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뒤 뇌사 상태에 빠진 16세 이하 여자 청소년축구대표팀 공격수 김지수(16·충남인터넷고)가 끝내 숨을 거뒀다. 한국여자축구연맹은 3일 “김지수가 2일 밤 9시40분쯤 사망했다.”며 “병원과 의료사고 여부를 놓고 결론을 내리지 못해 장례식 일정조차 못 잡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수는 6월 청학기 여자대회에서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가 ‘못다 핀 꽃’이 되고 말았다.7월16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 도중 쇼크를 일으켜 뇌사 상태에 빠진 뒤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석달 이상 생명을 연장해 왔지만, 이틀 전 혈압이 크게 떨어진 뒤 끝내 소생하지 못했다는 것. 초등학교 때 육상선수로 활약한 김지수는 지난해 11월 청소년대표에 처음 선발된 뒤 3월 U-16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를 차지하면서 내년 17세 이하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는 데 앞장섰다. 유족들은 “수술 당시 마취과 전문의에게 ‘선택진료’를 신청했지만 실제 마취는 다른 의사가 했다. 마취에 문제가 생긴 뒤 후속조치가 미흡한 상태에서 수술을 강행해 뇌사에 빠졌다.”며 의료사고에 따른 사망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측이 최선을 다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장례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고 유족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병원측은 “수술 과정에 문제가 없었고 이후 소생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생산라인 이틀내 복구해도 500억 피해

    생산라인 이틀내 복구해도 500억 피해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가동하는 게 ‘생명’인 반도체공장이 멈춰섰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3일 초비상이 걸렸다. 사고 원인 등 미심쩍은 대목도 적지 않다. 문책 인사도 불가피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원시 사고’ 정전 왜 났나 삼성전자측은 “과부하”라고 해명했다. 과부하로 배전반에 불꽃(스파크)이 일면서 순식간에 K2지역 전체가 정전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정량을 유지하는 반도체 생산라인에 갑자기 과부하가 걸렸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안된다. 삼성측은 전력 공급 이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측은 “경기 신수원 변전소에서 삼성전자 K1,K2 두 개 지역에 전원을 공급하는데 전원 공급의 문제였다면 K1 지역은 왜 멀쩡했겠느냐.”며 펄쩍 뛰었다. 한전은 기기 노후 가능성을 제기했다. 노후 변압기를 삼성이 제때 교체하지 않아 사고가 났을지 모른다는 추론이다. ●한달 전 정전 예고편 있었다 지난달 12일 D램 등을 생산하는 K1 지역에서 정전 직전까지 가는 ‘일촉즉발’의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15초 가량 전압이 갑자기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기흥공장측은 “워낙 짧은 순간이어서 피해 규모는 금액 산출이 어려울 정도로 미미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소문이 돌았으나 삼성이 워낙 쉬쉬하는 바람에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미 이 때 변압기의 이상이 감지됐음에도 사후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데 있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만 뒤따랐어도 ‘정전’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정전 사고가 대규모 라인 중단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삼성은 정전 등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세워두고 있다고 누누이 자랑해 왔다. 삼성전자측은 “전기가 나갈 때를 대비해 비상 전력을 확보해 놓았고 이번에도 정전 즉시 이를 가동했으나 양이 충분치 않아 핵심시설과 안전시설을 가동하는 데 그쳤다.”고 해명했다. 장비는 보호했으나 라인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설명이다. ●윤종용 부회장 “이틀이면 완전 복구” 정전 당시 라인에 투입됐던 웨이퍼는 불량이 확실시돼 전량 폐기해야 한다. 삼성전자측은 “이를 감안해도 피해액은 최대 50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사고가 나자 기흥공장으로 즉각 달려가 복구 작업을 지휘한 윤종용 부회장은 “일요일(5일)까지는 라인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믿기지 않으면 월요일(6일)에 기흥공장을 언론에 개방할 수도 있다.”고 장담했다. 일각에서는 공장 외부까지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는 점에서 생산라인의 오염 가능성도 제기한다. 김지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생산라인의 온도·습도·무균 상태 등을 다시 최적화시키는데 한달까지 걸릴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7000억원의 매출 손실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황창규 사장 거취 주목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로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확실한 것은 하이닉스반도체와 일본 도시바 등 낸드 플래시 경쟁업체들의 반사이익이다. 가뜩이나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최근 낸드 가격이 치솟기 때문이다. 안미현 김효섭기자 hyun@seoul.co.kr
  • [인사]

    ■ 대법원 ◇판사 전보 (고등법원)△서울고법 李濟正△부산고법 金紋希(지방법원)△서울남부지법 金東玩△인천지법 朴宣俊 朴英朱△수원지법 성남지원 광주시법원 金允秀△춘천지법 속초지원 朴柱炫△전주지법 成忠容■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신규위촉 △비상임위원 姜貞暳■ 해양경찰청 △정책홍보관리관 김수훈△경비구난국장 윤혁수△장비기술〃 김상철△남해지방해경청장 김승수■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승진 △선임연구위원 金炳國 金銑基 林聖日 韓豹桓△연구위원 이효 韓富榮 趙錫柱 徐廷燮 琴敞淏 李三周■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승진 (본부장급)△경영관리본부장 朴東奎△감사실장 曺基鉉(실장급)△기술평가본부 평가총괄실장 文種德△기반기술본부 기반조성〃 高秉喆△정보화기획단장 李京學△경영관리본부 홍보팀장 李現淑◇실장급 전보△전략기획본부 전략기획실장 韓聖龍■ 코트라 △감사 金成珍■ 서울대 ◇보직겸무 △농업생명과학대 교무부학장 李鶴來△〃 학생부학장 鄭喆永△국제대학원 부원장 金鐘燮△교수학습개발센터소장 梁豪煥△기초과학공동기기원장 李仁盛◇4급발령△사무국 총무과장 鄭炳述△교무처 교무〃 趙泳畿△학생처 복지〃 趙惠英△연구처 연구지원〃 宣泰武△입학관리본부 입학관리〃 李鐘實■ 성균관대 △나노튜브및 나노복합구조연구센터 소장 朴鍾允△성균어학원장 洪德善△성대방송국주간 겸 성균타임즈사주간 金浩淵△자연과학부행정실장 金赫△학사처 학사지원팀장 吳時澤△동아시아학술원행정실장 崔秀薰■ 한국외대 △교수학습개발센터소장 윤석만△BRICs센터소장 오승렬△디 아거스 편집인 겸 주간 한경민△교육방송 주간(용인) 전종섭△모현학사장 정환승△한국어문화교육원 부장 김재욱△통번역원 〃 최성은△중국연구소장 맹주억△철학〃 윤성우△언론정보〃 김영찬△영미〃 박시영△외국문학〃 이영구△중앙아시아〃 김대성△영어대학부학장 이동일△동양어대학〃 박흥수△법과대학〃 김학태△상경대학〃 조남신△경상대학〃 백재승△자연과학대학〃 김연규△정보산업공과대학〃 이경식■ 한양대 △부총장(안산) 元亭淵△대외협력부총장 呂鴻九△경영대학장 芮鍾碩△생활과학〃 겸 디자인경영센터장 朴在玉△음악〃 康海根△국제문화〃 趙興胤△언론정보〃 金鼎基△과학기술〃 景鎭範△총무관리처장 全炳坤(서울캠퍼스)△출판부장 皮宗昊△한대방송국주간 黃相宰△한양레파토리씨어터극장장 겸 백남소극장관장 崔馨仁△어린이복지센터소장 李廷燮△핵심소재특성화사업단장 李晟澈(안산캠퍼스)△창의인재교육원장 柳太洙△사회〃 南相男△학술정보관장 李尙鎬△사회봉사단기획운영실장 金鍾烈■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 겸 경영대학장 장하성(연임)△보건대학원장 김순덕■ 이데일리 △이데일리TV 대표이사 孫東榮△〃 제휴사업본부장 河泳燮△〃 미디어전략〃 朴哲珉△〃 편성기획부장 姜守政■ 매일경제 △논설위원(부장대우) 장경덕■ 기은신용정보 ◇부장△경영관리부 엄주철△정보사업부 신환균△채권관리부 정지수△전산실 화문옥△영업추진팀 김관호 ◇지점장△영등포 김지수△서부 이범식△구로동 최문엽△부산 조규문△광주 류용호△대전 안종기■ 교보생명 ◇팀장 전보△투자포트폴리오관리 金鐘雲△연금자산운영 李濟雲■ 대한생명 ◇팀장 △보험심사팀 金容鉉 ◇지원단장△광주 尹秉喆△중부 趙益煥 ◇RM△부천 鄭哲宇△광주 權容洙△구리 朴相彬△은평 趙東孝△광진 卓興源△남부 金容東△광명 金鐘千△남수원 趙鎭熙△부평 金潤植△둔산 金 星△청주 金相萬△전북 兪炳曄△순천 金吉洙△무등 韓圭童△여수 劉榕植△제주 奉學鐘△충남 金善九△달서 南晳根△대구 金泰守△수성 金柄顯△포항 趙相濟■ 현대증권 △산업분석부장 李相逑■ 하나대투증권 ◇승진 (부서장·지점장)△주식법인영업부 李誠洙△월평중앙지점 宋寅壽△수지상현〃 李鍾泰 ◇전보 (지점장)△광장동 李宗成
  • [병자호란 다시 읽기] (26) 인조반정의 외교적 파장 Ⅲ

    [병자호란 다시 읽기] (26) 인조반정의 외교적 파장 Ⅲ

    명 조정이 인조반정을 ‘찬탈’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조선의 새 정권을 승인하기로 결정한 것은 분명 자신들이 처한 수세(守勢)를 염두에 둔 결단이었다. 명 조정은 마치 ‘모문룡의 은혜’ 때문에 인조를 책봉하는 것처럼 포장했다.‘자격이 되지 않는 인조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모문룡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함으로써 조선으로 하여금 모문룡에 대한 경제적·군사적 지원에 나서도록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後金과의 대결 열기가 고조되다 모문룡 또한 선수를 쳤다. 그는 1623년 4월, 서울로 사람을 보내 인조에게 망의(衣)와 옥대(玉帶)를 선물했다. 그것은 모두 국왕을 상징하는 물품이었다. 당시는 명 조정이 아직 인조를 책봉하기로 결정하기 한참 전이었다. 인조에게는 분명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같은 상황에 고무되었던 것일까? 인조는 명나라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명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 모문룡이 보낸 응시태(應時泰), 시가달(時家達)은 물론 명 조정이 파견한 맹양지(孟養志)를 접견했을 때, 후금에 대한 적개심을 피력하고 장차 있을 명의 정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신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영의정 이원익(李元翼)은 ‘백성들이 군신(君臣)의 대의는 잘 몰라도 임진년에 명나라가 베푼 재조지은(再造之恩)에는 감격하고 있다.’면서 후금을 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반정공신 이귀(李貴)는 한술 더 떴다. 그는 “모문룡과 합세해야만 민심을 수습할 수 있다.”고 한 뒤, 자신이 직접 가도( 島)로 가겠다고 나섰다. 모문룡을 감동시키고 서울로 초청하여 인조와 만나도록 주선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친명(親明) 분위기가 높아가고 있던 상황과 맞물려 후금에 대한 적개심과 자신감은 고조되었다. 인조는 서북변의 방어를 책임질 도원수(都元帥)에 무장 장만(張晩)을 임명했다. 그러면서 ‘유사시 장만은 선봉을 이끌고, 자신은 뒤에서 3군을 거느리고 후금에 대한 친정(親征)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1623년 4월24일, 도원수 장만이 임지인 안주(安州)를 향해 출발하는 날이었다. 인조는 모화관(慕華館)까지 거둥하여 그를 환송했다. 당시 인조는 융복(戎服) 차림이었다. 모화관에는 조정의 백관들과 종실(宗室)들까지 모두 도열해 있었다. 인조는 장만에게 상방검(尙方劍)을 하사했다.“명령을 어기는 자는 이것으로 처치하라.”는 주문도 빠뜨리지 않았다. 인조반정 성공 직후, 명을 도와 후금을 정벌하겠다는 조선의 의지만큼은 결연했다. 이윽고 6월1일, 명의 등래순무(登萊巡撫) 손원화(孫元化)는 군사 원조를 요청하는 자문(咨文)을 보내 왔다. 비변사는 “우리는 지금 군사를 징발하고 양식을 마련해 군문(軍門)의 영을 기다리고 있다.”며 “모문룡과 합세해 요동을 회복하겠다.”는 내용으로 답신을 보냈다.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광해군이 취했던 애매한 태도와는 영 딴판이었다. 이같은 조선의 태도에 고무되었는지 모문룡은 “조선과 합세해 요동을 정벌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흘리고 있었다. ●책봉례 주관 明환관 은 13만냥 뺏어 조선에서 후금에 대한 적개심이 높아가고 있던 1625년 6월, 명의 태감(太監) 왕민정(王敏政)과 호양보(胡良輔)가 서울로 들어왔다. 명 조정이 인조를 조선 국왕으로 인정하는 공식적인 책봉례(冊封禮)를 주관하기 위해서였다. 조선 새 정권의 숙원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모두 환관(宦官)이었던 왕민정과 호양보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조선에 왔다.1624년 2월, 명 조정이 인조를 책봉하기로 결정했을 무렵부터 명의 환관들은 입맛을 다셨다. 조선으로 서로 가겠다고 다투었다. 두 사람이 선발된 것은, 당시 명의 실권자나 마찬가지였던 환관 위충현(魏忠賢)에게 수만 냥의 은을 뇌물로 바쳤기 때문이었다. 명의 천계(天啓) 황제는 두 사람에게 은 3000냥을 여비로 하사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에서 은을 징색하여 원한을 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본전을 뽑으려고’ 덤볐다. 왕민정 등은 서울에 머무는 동안 매일 1만 냥씩의 은을 달라고 요구했다. 조선 조정이 접대를 위해 준비한 한강 유람 등의 일정도 거부했다. 오로지 은이었다. 조정은 그들을 위해 양화진(楊花津) 등지에 선박을 미리 대기시켜 놓았다. 그들이 유람을 거부하자 배를 강제로 차출당했던 어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갔다. 이들이 은 5000냥으로 인삼 500근을 구입해 달라고 하자 호조판서 심열(沈悅)은 개성부(開城府)로 하여금 바꾸어 주게 하였다. 개성 유수(留守) 민성징(閔聖徵)은 방법을 고민하다가 결국 가호(家戶)마다 강제로 징수했다. 제때 납입하지 못하는 자들은 결국 체포되었고, 그 때문에 개성부의 옥이 가득 찼다. 독촉과 닦달 때문에 결국 자살하는 사람이 나올 정도였다. 왕민정 등은 인삼을 얻은 뒤에는 지불했던 은을 유유히 회수했다. 조선 조정은 접대를 위해 은 13만 냥을 준비했다. 조선 내부의 은만으로는 모자라 모문룡에게 빌린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13만 냥이란 액수는 광해군대 조선에 왔던 환관들이 수탈했던 양보다 훨씬 많은 것이었다. 조선 조정은 무리인 줄을 알면서도 왕민정 등의 요구를 들어주었다.2년 가까이나 끌어왔던 책봉을 마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광해군대의 ‘과거’를 비판했지만 인조정권 역시 명의 태감들이 자행한 수탈을 피해 가지는 못했던 것이다. ●지워지지 않은 ‘흔적’ 왕민정 등이 와서 책봉례를 거행함으로써 인조는 공식적으로 ‘조선 국왕’이 되었다. 인조와 새 정권은 이제 정통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했지만 문제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명 조정 일각에서는 여전히 인조를 삐딱하게 보는 시선이 존재했다.1627년(인조 5) 명의 예부상서는 북경에 왔던 조선 사신 일행에게 미묘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광해군의 생존 여부와 인조가 조선 팔도를 확실하게 지배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당황한 조선 사신 김지수(金地粹)는 인조가 조선 내에서 만인의 추대를 받았다는 것과 명 조정으로부터 정식으로 책봉을 받았다는 사실을 거듭 환기시켜야 했다. 인조반정을 삐딱하게 보는 명의 태도는 역사서 속에도 흔적을 남겼다.1623년 조선에서 정변이 일어났음을 기록했던 명의 ‘희종실록(熹宗實錄)’과 사찬(私撰) 사서(史書)인 ‘양조종신록(兩朝從信錄)’에는 여전히 인조반정을 ‘찬탈’로 기록하고 있었다. 조선 조정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야 인지했다. 병자호란 직전 북경에 갔다가 우연히 ‘양조종신록’을 구입한 고용후(高用厚)는 ‘찬탈이라는 기사를 보는 순간 머리털이 거꾸로 서고 간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이후 조선 조정은 명 조정을 상대로 교섭하여 ‘찬탈’이라는 용어를 제거하려 했으나 1644년 명이 멸망하면서 무산되었다. ‘찬탈’ 운운하는 기사를 고치는 것은 효종대 이후에도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왜냐하면 그것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인조의 뒤를 이은 역대 왕들은 전부 ‘난신적자’가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찬탈’이라고 적어 놓은 당사자인 명은 사라지고 없었다. 조선 조정은 하는 수 없이 청(淸)을 상대로 교섭에 나섰다. 그런데 그것은 그다지 내키는 일이 아니었다. 병자호란을 겪은 이후에도 조선은 여전히 청을 ‘오랑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은 ‘오랑캐’에게 명나라 시절에 만들어진 ‘과거의 흔적’을 지워 달라고 아쉬운 소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청 또한 조선의 수정 요청에 그다지 기꺼운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 때문에 현종대 이후 역대 왕들은 대대로 청 조정에 변무사(辨誣使)를 보내 사정했고,‘양조종신록’ 기사의 수정 작업은 영조 대에 가서야 이루어졌다. 하지만 ‘희종실록’의 기사는 끝내 고치지 못했다. 자신들의 전략적 필요 때문에 인조를 책봉하긴 했지만, 인조반정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명의 이중적 태도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아주 특별한 손님’ 한효주 싱가포르영화제 여우주연상

    영화 ‘아주 특별한 손님’(감독 이윤기)의 한효주가 30일 끝나는 제20회 싱가포르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한효주의 소속사 팬텀엔터테인먼트는 “영화제 사무국으로부터 한효주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는 소식을 미리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 영화제에서는 김지수가 2005년 ‘여자, 정혜’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한효주는 KBS 1TV 일일극 ‘하늘만큼 땅만큼’ 촬영 스케줄로 인해 시상식장에는 참석하지 못한다.
  • 임권택 영화 ‘천년학’ 개봉

    임권택 영화 ‘천년학’ 개봉

    “나는 영화속에 리얼리티가 담겨야 한다고 고집하는 감독입니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리얼리티란 내 개인적인 삶의 체험에서 나오는 것이라기보다 좀더 넓은 의미의 것으로, 다양한 우리들 삶의 경험에서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는 단순한 오락물일 수 있어요. 그러나 나는 영화란 우리의 삶에 대한 창조와 지혜의 예술양식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삶 자체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서 영화가 우리의 삶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장 임권택. 오는 12일 개봉하는 100번째 영화 ‘천년학’(오정해·조재현 주연)으로 한국 영화사에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임권택(71)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천년학은 어려서 소리를 위해 남매 아닌 남매가 된 동호(조재현)와 송화(오정해)가 평생 서로를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임 감독은 젊은이들에게 우리 조상들의 ‘슬픔’의 정서를 보여주고 싶어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천년학’은 남도소리를 입힌 사랑 이야기 ▶감독님! 만나서 영광입니다. 초등학교 때 ‘씨받이’(강수연 주연·1987년 개봉)를 보고 감독님의 작품세계를 처음 접했습니다. -초등학생 때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때인데 씨받이를 왜 보고 그러나. 허허. ▶100번째 작품으로 천년학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요? -천년학은 이청준의 연작소설 ‘남도사람’ 중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한 거야. 애초 ‘서편제’(1993년 개봉)때 시나리오로 쓰려던 것인데, 당시 기술로는 소설 속 배경인 바닷물이 드나드는 선학동(전라남도 장흥군 소재)을 만들 수가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어.(원래 이 지역은 바닷물이 드나들었지만 개간사업으로 농토로 바뀐 상태다.) 그러다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발전해 이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된 거야. 그래서 100번째 작품으로 다시 한번 도전한 거야. ▶천년학을 ‘서편제’의 후일담으로 봐도 될까요? -영화의 기본구조는 비슷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남도소리의 역할이 서로 달라. 서편제가 ‘소리에 사랑 이야기를 입힌 영화’라면 ‘천년학’은 거꾸로 ‘사랑 이야기에 소리를 넣은 작품’이야. 서편제가 소리 자체를 중시했다면 천년학은 이야기 구조에 좀더 비중을 뒀어. ●100편의 영광,100번의 고뇌 ▶100편이나 영화를 만들었는데 기분이 어떠신지요? -한편 한편 찍을 때마다 정말 피가 마르는 심정이야. 지금도 마찬가지야.100편을 찍은 보람보다는 이제 간신히 영화를 끝냈다는 생각 뿐이야. ▶100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과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부모가 어찌 예뻐하는 자식을 남들에게 대놓고 말하겠는가. 다른 자식들이 들으면 서운해할 것 아냐. 하지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작품은 있어.‘태백산맥’(1994년 개봉)이 그래. 원래 노태우 정권 때 만들려던 것인데 주변에서 워낙 만류가 심해 문민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기다렸지. 영화를 만들 때도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전화를 수도 없이 받았어. 하지만 더 힘들었던 것은 바로 내 자신이 ‘내 사상의 검열관’을 자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서야. 워낙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고 살다 보니 자연스레 내가 알아서 자신을 통제하던 거지. 만약 좀더 ‘열린시대’에 살았다면 태백산맥이 더 좋은 작품이 됐을 텐데…. ▶101번째 작품으로는 뭘 해보고 싶으세요? -솔직히 그동안은 작품을 고를 때 남들의 기대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하지만 이제는 내가 진짜 해보고 싶은 작품을 한번 해볼 테야. 그게 현대물일 수도 있고 애정물이 될 수도 있겠지. 이제부터는 남들에 대한 부담에서 좀 홀가분해지고 싶어. ●스크린쿼터 없었으면 나도 없었다 ▶한·미 FTA가 타결돼 스크린쿼터가 73일로 완전히 확정됐는데요. -(담배를 꺼내 긴 연기를 내뿜으며)한국 영화산업이 이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사실 스크린쿼터가 없었다면 나처럼 흥행과 관계가 없는 감독은 생겨나지도 않았을 텐데 말야. ▶한국 영화들을 보면 조폭영화나 코미디 영화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그래도 스크린쿼터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그런 상황을 부인하지는 않아. 하지만 스크린쿼터가 줄어들면 미래 한국영화는 그런 종류의 영화들만 남아 있게 될지도 몰라. 한국 영화가 더더욱 경제논리에 내몰릴 테니까 말야. ▶그렇다면 최근 본 한국영화 중 ‘제대로 된 한국영화답다.’고 느낀 작품이 있었는지요? -지난해 개봉한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유지태·김지수 주연)가 꽤 인상 깊었어. 감정의 절제를 통해 흥행보다 영화적 완성도를 택한 감독의 고집을 읽을 수 있었지. ▶위기의 한국 영화계에 한마디 하신다면요? -앞으로 우리 영화산업에 커다란 회오리가 몰아치겠지만 우리 영화계에도 재능과 잠재력을 가진 감독들이 여럿 있다는 것이 위안 거리지. 앞으로 상황이 어려워져도 지금까지 그랬듯 늘 최선을 다해 헤쳐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앞으로도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많은 노고 부탁드립니다. -류 기자는 자식 관리 잘해야겠어. 자네 아들도 아빠 닮아서 어려서부터 ‘씨받이’ 같은 거 보러 다니면 어쩌려고 그러나. 허허허.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총리실 경기고 ‘접수’

    한명숙 전 총리 후임에 경기고 출신의 한덕수 총리 지명자가 내정되자 관가에서 “총리실은 경기고가 사실상 접수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 지명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 총리실에 공식 입성하면 총리실의 핵심 고위직 대부분이 경기고 동창들로 포진되기 때문이다. 한 지명자(행시 8회)는 경기고 63회로 총리실 경기고 멤버 중 좌장이다. 한·중 마늘협상 파동으로 낙마했던 한 총리 내정자의 앞길을 열어 준 것은 바로 이해찬 전 총리라는 후문인데, 이 전 총리의 손위 처남인 김지수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한 지명자와 경기고 동기동창이다. 한 총리 지명자를 보좌하게 될 국무조정실의 ‘양날개’인 두 차관 역시 경기고 선후배 사이다. 총리실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이병진 기획차장은 경기고 71회이고, 기획예산처에서 최근 자리를 옮긴 신철식 정책차장은 이 차장보다 2년 선배인 69회다. 신 차장(행시 22회)은 고시로도 이 차장(행시 24회)보다 두 해 빠르다. 종전의 1급 공무원격인 김석민 사회문화조정관은 경기고 72회다. 고시가 비교적 빨라 이 차장과 같은 행시 24회다. 최고참 국장인 신정수 총괄심의관(행시 25회)은 경기고 70회로 신 차장 후배이지만 이 차장이나 김 조정관보다는 선배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주몽 떠난 안방극장 여인천하

    주몽 떠난 안방극장 여인천하

    방송가 월·화 드라마의 지존 MBC ‘주몽’이 안방을 떠난 자리는 누가 메울까. 시청률 50%를 넘나들며 10개월 동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아성을 구축했던 ‘주몽’.MBC에 드라마 왕국이란 명예를 안겨주었지만 KBS,SBS에는 재앙과 같은 존재였다. ‘주몽’의 부재로 월·화 밤 드라마 시장은 다시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만큼 시청자들은 골라 보는 재미가 생긴다.●여인을 위한, 여인에 의한 드라마 시대 지난해에는 주몽, 대조영, 연개소문 등 사극 열풍이 불면서 선 굵은 남자 연기자들이 주목을 받았다. 반면 ‘포스트 주몽’ 시대에 패권을 잡기 위해 선두에 뛰어든 것은 여전사들이다. MBC ‘히트’의 고현정,SBS ‘내 남자의 여자’의 김희애·배종옥,KBS의 ‘헬로 애기씨’의 이다해. 방송 3사가 월·화 영토전쟁의 새로운 카드로 모두 여성 연기자를 택했고 남성 연기자의 비중은 적어졌다. ‘주몽’의 종영과 ‘봄바람’으로 대표되는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 코믹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 남성 시청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부드러운 멜로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코믹, 액션 등이 가미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고현정이 주몽을 잇는다 MBC는 오는 19일부터 고현정과 하정우를 앞세운 20부작 드라마 ‘히트’를 꺼냈다. 또 ‘올인’의 유철용 PD와 ‘대장금’ ‘서동요’의 김영현 작가가 뭉쳐 눈길을 끈다. 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활약을 그리는 작품으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수사드라마 ‘CSI’와 비슷한 형식으로 꾸며진다. 고현정은 머리를 단발로 자르며 여성 강력반장 차수경으로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상대역은 중견배우 김용건의 아들이자 ‘구미호 가족’ ‘숨’ 등의 영화에 출연했던 하정우(본명 김성훈)이다. 서울지검 강력부 신입 검사 김재윤 역을 맡아 여성 형사반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역할이다. 헬기까지 동원해 홍콩에서 해상 추격장면을 촬영하는 등 화려한 영상과 빠른 이야기 전개로 ‘미드’(미국 드라마)에 빠져 있는 20∼30대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흥행 보증수표 김수현 카드 뽑다 ‘독신천하’ ‘101번째 프러포즈’ ‘눈꽃’ 등 SBS의 많은 드라마도 ‘주몽‘ 때문에 쓴맛을 보았다. 다음달 2일부터 ‘김수현표’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로 그동안의 빚을 한번에 갚으려고 칼을 빼들었다. ‘사랑과 야망’에 이어 김수현 작가가 4개월여 만에 집필에 나서는 작품이라 화제를 모았다.30대 후반 중년부부를 중심으로 한 멜로극으로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MBC와 KBS에 비해 중장년층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배종옥이 남편(김상중)에게 배신당하는 천사표 여자 ‘김지수’역을, 김희애는 이성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여자 ‘이화영’역을 맡는다. 두 사람은 친구이자 연적으로 대립각을 이룬다. 김희애, 배종옥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이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코믹에 멜로를 가미하다 KBS도 안재욱의 ‘미스터 굿바이’, 현빈-성유리의 ‘눈의 여왕’, 박건형의 ‘꽃피는 봄이 오면’ 등 야심작들이 ‘주몽’의 화살에 쓰러졌다. 그래서 오는 19일부터 유쾌, 상쾌, 발랄한 드라마 ‘헬로 애기씨’를 선보인다. ‘마이걸’에 출연해 인기몰이를 한 이다해(이수하 역)와 ‘빌리진 날 봐요’ 등에서 ‘완소남’으로 인기를 모은 이지훈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특히 그룹 ‘파란’의 매력남 라이언이 가세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지환의 소설 ‘김치만두 다섯개’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무너져가는 종갓집 ‘화안당’의 주인 ‘이수하’와 머슴 출신 재벌손자 ‘황동규’와의 위험천만한 러브스토리를 코믹하게 그린다. 여기에 날라리 재벌 3세 ’황찬민‘(하석진)과 광녀의 딸 ’서화란‘(연미주)이 맛깔스러운 연기를 더한다. 스펙터클한 영상과 빠른 전개의 ‘히트’, 정통 멜로의 ‘내 남자의 여자’, 귀엽고 발랄한 ’헬로 애기씨’가 펼치는 삼국지. 과연 누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지 궁금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블리트(EBS 오후 2시20분) 단번에 스티브 매퀸을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배우 자리에 올려놓은 영화로, 1968년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의 형사가 증인과 동료를 살해한 범인을 쫓는다는 내용. 스타일과 캐릭터, 줄거리 등 많은 면에서 범죄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거칠지만 정의로운 형사 이미지와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장면이 수많은 모방작을 만들어 냈을 정도다. 스티브 매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영화는 언제나 무뚝뚝하고 터프했던 그의 표정이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도심 속 자동차 추격 신이 아직도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 내용은 이렇다. 샌프란시스코의 강력계 형사 블리트 경위는 시카고에서 온 ‘자니 로스’라는 증인을 48시간 동안 보호하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는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이용해 범죄조직을 협박한 사람으로, 상원 의원인 월터 찰머스가 범죄 소탕을 위해 그를 청문회에 세우는 대신 신변보호를 보장한 상태였다. 블리트는 동료인 델게티, 스탠턴 경사와 함께 자니 로스가 묵고 있는 호텔로 향한다. 증인을 보호하기는 커녕 암살자에 의해 로스가 죽게 된다. 하지만 로스의 정체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블리트는 일련의 사건에 모종의 음모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사건을 뒤쫓는 이야기다.1968년작.113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호로비츠를 위하여(캐치온 오후 10시) 호로비츠같이 위대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부족한 재능 탓에 변두리 피아노학원 선생을 하고 있는 김지수. 학원으로 이사오던 날 ‘메트로놈’을 훔쳐 달아나는 이상한 아이 경민을 만나게 된다. 우연히 경민이가 절대음감을 가진 천재소년이라는 것을 알고 눈이 번쩍 뜨인 지수. 경민이를 유명한 콩쿠르에 입상시켜 유능한 선생님으로 명성을 떨치고자 열심히 훈련에 매진한다. 마침내 콩쿠르 날을 맞이하는 그들. 따라올 자 없는 경민이의 실력에 지수는 한껏 의기양양하다. 그러나 무대에 선 경민이가 어쩐 일인지 꼼짝도 하지 않고, 좌절한 지수는 경민을 매몰차게 내모는데….2006년작.108분
  • 영화 ‘사랑할때 이야기하는 것들’의 한석규 & 김지수

    영화 ‘사랑할때 이야기하는 것들’의 한석규 & 김지수

    한석규는 상대역을 맡은 김지수를 향해 말했다.“언젠가는 만날 줄 알았죠. 영화를 보고 나서는 연기가 너무 좋아서 ‘고맙다’고 했어요. 정적인 ‘인구’와 잘 조화되는 ‘혜란’에 적역이었죠.” 김지수는 어땠을까.“감사하죠. 연기라는 건 혼자 잘해서 되는게 아니니까, 서로 잘 받아주고 끌어주는 호흡이 중요하잖아요.(한석규)오빠한테 고마운 게 많죠.”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제작 오브젝트필름·30일 개봉)의 두 주연배우는 시사회가 끝난 뒤 소회를 이렇게 드러냈다. 영화 ‘사랑할 때’는 가족에게 발목 잡힌 두 남녀가 조심스럽게 사랑과 희망을 찾아가는 ‘착한 영화’다. 인구(한석규)는 정신분열이 있는 형에게 자신의 인생을 저당잡힌 약사. 인구의 동네로 이사온 혜란(김지수) 역시 아버지가 물려준 빚 5억원을 갚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인 여자다. 이 남녀의 사랑에는 조금의 환상이나 기교가 없다. 잔잔하게, 있는 그대로 현실적인 일상을 전달한다. 오히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간다. 인생이 피로한 인구와 혜란이 사랑할 때 현실을 이야기했다면, 배우 한석규와 김지수는 연기할 때 무엇을 이야기할까. ■ 지수 “혼자 해서 되는게 아닌데… 석규오빠에게 감사하죠” 지난해 개봉한 ‘여자, 정혜’로 김지수(34)는 연기인생 10여년 만에 조심스럽게 영화계의 문을 두드렸다.“영화계의 큰 수확”이라는 호평을 들으며 ‘로망스’ ‘가을로’에 이어 ‘사랑할 때’까지, 올해 그가 주연한 영화만 벌써 세편이 개봉됐다. 대부분 잔잔한 멜로물에 정적인 여자가 주인공이다.‘여자, 정혜’에서는 세상을 피해 숨고 싶은 상처받은 정혜였고,‘가을로’의 민주는 한 남자의 잊지 못할 사랑이었다. 이번 ‘사랑할 때’의 혜란은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아둥바둥하는, 사랑이란 사치로 여기는 여자다. 그는 이 중에서도 혜란에게 공감이 가고, 가장 친근감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혜란도, 민주도, 자신과 같은 캐릭터는 없다고. 정혜는 더더욱 아니란다. “나조차도 날 모르겠어요. 똑 부러지고, 솔직해 보이기도 하지만 모질지도 못하죠. 비극적인 역할도 많이 하다 보니, 평소에도 눈물이 많냐는 질문도 많이 받죠.” ‘사랑할 때’에서도 그는 현실의 무게에 못이겨 사랑을 포기하고 돌아서며 서럽게 운다. “그 장면 정말 힘들었어요. 그저 상황에만 몰입하면 와락 눈물이 나올 텐데, 카메라 동선과 구도를 신경쓰다 보니 NG가 수없이 났죠.” 그에게는 쉽지 않은 촬영이었지만, 상대역 한석규는 이것을 가장 좋은 장면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앞으로 30년을 더 해도 연기는 힘들 것 같다.”는 그는 대본을 받아들고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 본다.“아무리 연기를 잘 해도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을 주는 것은 피하고 싶어요.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괴로울 거예요. 해보겠다는 의욕 하나로 도전할 나이는 이제 아니잖아요.” “지금은 영화를 우위에 두고 싶다.”는 그는 점점 영화의 매력에 빠져든다고 털어놨다.“영화는 더 세심한 연기를 요구해요. 드라마에서 1분 동안 배우의 얼굴만 클로즈업하면 채널이 돌아가지만, 영화에서는 많은 느낌을 전달하죠. 손으로 일일이 바느질을 하는 수작업의 세심함이 느껴져서 더욱 작품에 애착이 갑니다.” 내년에는 또 다른 여자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담백하고 현실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을 좋아해요. 다음 영화는 불행하게 산 여자 이야기인데, 어떤 다른 색깔을 넣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올해 활발한 활동을 한 만큼 영화상에 관심이 있긴 하다.“상에 욕심없는 배우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마음을 비울 필요는 있죠. 집착하면 실망도 크거든요.”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 또 관객들이 ‘김지수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것, 지금 그가 가진 가장 큰 바람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석규 “영화 보고 나서 너무 좋아 지수에게 고맙다고 했죠” ‘쉬리’‘텔미섬씽’‘음란서생’ 등 많은 작품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한석규(42)였다. 그래도 역시 나지막하게 깔리는 목소리, 온화한 표정의 그이기에 멜로물에서 매력이 한층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힘을 빼며 ‘허허허∼’ 웃음 짓고, 사람 좋아보이는 술주정을 하는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왜 그가 멜로물에 등장해 주어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 “너무 정적인 역할만 하면 관객들이 지겹지 않겠어요? 장르에 대한 욕심 많죠. 상반된 모습을 소화하면서 희열을 느낀다고나 할까요.” 최근에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를 했던 이유다. 그렇게 넘나들다 보니 지난 1998년 개봉한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멜로물은 8년 만이다. “시나리오를 보며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감동을 받았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가족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그는 “늘 곁에 있어서 쉬운 듯하지만 표현하기는 어려운 게 ‘가족’인 것 같아요. 영화는 ‘가족은 소중해, 사랑해야 해.’라고 애써 외치지 않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기술이 있죠.” 그가 ‘사랑할 때’에 느낀 또 다른 매력은 제작상의 많은 ‘약점’이었다. 신생영화사에, 변승욱 감독을 비롯한 대부분의 촬영진이 신인이다. 신인감독이 작품을 개봉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이 영화판이라, 관객에게 소개하는 그 순간에 더 큰 성취감이 느껴진다.“또 신인감독에게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새로운 것은 시도하려는 열정이 있어요.” 장르에 대한 욕심과 감독의 열정이 맞아 떨어져 신인감독과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연기력에 대한 자신감도 하나 추가할 만하지 않을까. “유영길 촬영감독님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자신의 카메라 움직임이 점점 단순해진다고 묻자 ‘촬영감독이 하는 일은 배우를 잘 담아내는 것, 그게 내 일이다.’라고요. 그럼 배우가 할 일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됐죠.” 그래서 늘 연출이 의도하는 것, 과연 배우의 몸을 빌려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를 고민한다.“어떻게 하면 덜 넘치게, 안한 듯 다 보여줄 수 있을까 먼저 고려하죠. 그게 제 연기관이라고 할까요.” 언젠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연기인생 최고의 해는 언제였나.’ “이 ‘과거형’의 질문에 더 이상 자신이 예전만하지 않다라는 말인가 순간 고민했다.”는 그는 “연기 인생 최고의 시기는 지금”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고, 관객에게는 ‘지금의 그’가 가장 소중하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seoul in] ‘…일출·일몰’ 사진전 수상작 선정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 구 사진작가회는 지난 8월 작품을 공모한 제2회 ‘아름다운 사랑, 일출·일몰’ 사진전에서 수상작 3편을 선정했다. 응모한 909점 가운데 영예의 금상은 북한산성의 야경을 촬영한 김지수씨의 ‘화성의 일몰’이 차지했다. 은상은 박영진씨의 ‘희망’과 김효현씨의 ‘제자 사랑’이 받았다. 동상은 김광득씨의 ‘자연의 신비’ 등 3점이 받았다. 구는 13일 시상식을 갖고 오는 17일까지 입선 이상의 작품 164점을 동대문문화원에서 전시한다.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그리움과 애잔한 사랑이 가득한, 상실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영화 ‘가을로’의 매력에 빠져보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제작 영화세상·26일 개봉)는 ‘번지점프를 하다’‘혈의 누’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의 세번째 작품.11년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모티프로 그때 그 사고에서 있었을 법한 사랑을 담았다. 사랑을 그리는 남자의 발걸음을 따라 단풍으로 물든 우리나라 가을의 정취를 화면 가득 펼친다. 1995년 여름, 사법연수원생 현우(유지태)와 방송사 PD 민주(김지수)는 결혼을 한달 앞두고 있다. 함께 백화점에 혼수용품을 보러 가기로 한 날, 일이 생긴 현우는 기다리겠다는 민주에게 먼저 백화점에 가라며 다그친다. 홀로 자신을 기다리는 민주에게 서둘러 가는 현우의 눈앞에서 백화점이 내려앉는다. 세월이 흘러 참사가 가족, 친구, 연인을 잃은 당사자만의 아픔으로 남아 있을 즈음, 현우에게 민주의 빛바랜 일기장이 전해진다. 신혼여행을 꿈꾸며 아기자기한 그림, 사진으로 꾸민 일기장을 따라 여행을 떠나는 현우와 함께 아름답고 애잔한 로드무비로 빨려들어 간다. 현실과 과거, 잃어버린 사랑을 되짚어가는 현우와 고통의 기억을 안고 사는 세진(엄지원), 현우의 시선과 민주가 그렸을 법한 풍경이 자연스럽게 교차되면서 영화는 들뜨지 않고 잔잔하게 흐른다. 우이도, 소쇄원, 내연산 등 7번 국도를 따라 가며 담아내는 풍광에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과 같은 그윽한 선율이 보태져 가을의 감성을 완성한다. 모두가 경악했던 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할리우드식 영웅 이야기나 투쟁 일대기 대신, 소박하고 부드러운 멜로로 풀어내며 아픔을 어루만진다. 영화 속 대사를 응용해 본다.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관객의 마음 속에는 그 누구와의 사랑, 누구를 향한 그리움 가득한 숲이 만들어져 있지 않을까.15세 관람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시네드라이브] 스타가 만사?

    스타가 만사? 중반을 넘어선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도 이 명제는 오차없이 적용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영화제의 주인이 ‘영화’가 아니라 ‘스타’로 둔갑한 공허한 현장들이 올해 부산영화제에서는 유난히 눈에 거슬린다. 지난 13일 자정 무렵 해운대 벡스코 옆의 작은 클럽. 문근영 김지수 김주혁 등 톱스타들을 대거 보유한 굴지의 매니지먼트사 나무엑터즈가 파티를 열고 있었다. 부산영화제 사상 연예기획사가 단독으로 여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화제 공식행사로 지정된 이 이벤트의 명칭은 ‘나무엑터즈와 함께하는 PIFF 힙합파티’. 그런데 행사취지는 클럽 입구에서부터 무색했다. 심야에 애써 행사장을 찾아온 팬들은 입구에서부터 출입을 저지당했다. 입구에서 배우들의 포토콜이 진행될 거라는 말에 애꿎은 팬들은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누구와 무엇을 함께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그들만의 행사’였던 셈이다. 영화제의 꽃은 누가 뭐래도 스타들이다. 그들로 인해 영화제가 빛난다는 사실에 이의를 달 수 없다. 그러나 스타가 관객을 아래로 굽어보는 허울뿐인 이벤트로는 진정한 교감(交感)창구로 인정받을 수가 없다. 이쯤되면 “부산영화제가 톱스타를 보유한 메이저 연예기획사들의 홍보장으로 둔갑했다.”는 비아냥들이 터져나올 만도 한 상황이다.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전시용 행사는 이뿐이 아니었다. 한류스타 김태희,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 ‘중천’을 홍보하는 ‘중천의 밤’ 이벤트가 열린 14일 밤 그랜드호텔.1000여명의 국내외 인사들이 참여한 행사장 안팎은 말그대로 난리통이었다. 목을 빼고 기다리던 스타 주인공들은 정작 얼굴만 비치고 자리를 떴고, 이내 휘성과 메이비에게로 넘어간 무대는 그저 요란한 한바탕 쇼였다.15일 밤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KM컬쳐(제작사)의 밤’도 취지를 살리지 못한 통제불능 현장이기는 마찬가지. 또 한류스타를 보유한 한 기획사는 팬투어로 부산을 찾은 일본팬들을 ‘동원’해 행사의 흐름을 끊어놓기도 했다. 국내 작품과 배우를 선보여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게 부산영화제의 큰 취지임에도, 북새통에 정작 해외 게스트들과 취재진이 철수해야 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 일쑤였다. 거품보다는 내실을 찾아 부산국제영화제는 해마다 더 단단히 속을 여물려야 할 것이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제작보고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제작보고회

    올 가을엔 스크린 밖으로 서정이 뚝뚝 묻어나오는 감성멜로를 만나게 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오는 26일 개봉하는 ‘가을로’(제작 영화세상)는 ‘번지점프를 하다’‘혈의 누’를 연출한 김대승 감독의 세번째 작품이다. 9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김 감독을 비롯해 남녀주인공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이 나란히 참석했다.“자잘하게 들끓지 않고 큰 움직임으로 다가가는 멜로를 찍으려 최선을 다했다.”는 감독의 제작소회를 시작으로 배우들과의 문답이 내내 화기애애하게 이어졌다. ‘가을로’는 결혼을 앞두고 백화점 붕괴사고로 목숨을 잃은 민주(김지수)와 10년이 지난 뒤에도 죽은 약혼녀를 잊지 못하는 남자 현우(유지태)의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 민주가 죽은 뒤 어느 날 현우에게 한 권의 일기가 배달되고, 현우는 민주가 적어놓은 일기 속의 지도를 따라 가을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여행길에서 만난 여자 세진(엄지원)에 끊임없이 민주의 흔적이 오버랩된다. # 한 폭의 수채화가 된 멜로 임권택 감독 밑에서 조감독으로 오랫동안 연출수업을 받은 감독의 장기가 빛을 발했다. 김지수·엄지원이 각각 “촬영현장인 소쇄원과 구룡사의 운치 넘치는 풍광을 잊을 수 없다.”고 침이 마르도록 화면의 서정성을 자랑했을 정도. 로드무비 형식의 멜로로 다듬어내기 위해 사계절의 변화를 화면 가득 담아야 했고, 덕분에 촬영기간이 10개월로 늘었다. “내 영화에 조금이라도 장점이 있다면 그건 모두 임권택 감독의 영향”이라고 전제한 김 감독은 “길, 사계의 변화를 스크린에 담아내는 건 아주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7번 국도는 ‘창(娼)’의 조감독 시절부터 눈여겨봐온 촬영지였다.“(7번 국도는)이후로도 따로 혼자 여행했을 만큼 좋아했던 길”이라며 “어떻게 찍어야 좋을지 임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었는데 끝내 그건 못했다.”며 웃기도 했다. 10개월의 긴 촬영일정에 대한 감회는 엄지원도 남달랐다.“처음 출연제의를 받을 때 감독님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세 배우와 ‘자연’이라고 했었다.”며 “좋은 날씨와 햇살, 구름을 기다리느라 열 달이 흘렀으며 감독에 대한 전폭적 믿음에 그 열 달이 즐겁기만 했다.”고 말했다. # 사회적 메시지 껴안은, 사려깊은 멜로 ‘가을로’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제작 전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 가까운 현대사의 얼룩을 멜로드라마로 껴안은 영화에 배우들의 부담이 없었을 리 없다. 삼풍백화점 붕괴에 대한 배우들의 개인적 기억이 영화에 어떻게 화학반응을 일으켰을까.“어머니가 당시 전화를 해서 ‘어디냐?’고 물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에 고급 아파트가 들어섰다는 사실 자체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일 아니겠어요?”(유지태) “여주인공이 붕괴현장에서 죽어가는 모습이 영화 속에 등장하기도 해요. 아픈 사랑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희망을 얘기하는 소박한 영화라서 참여한 작품이에요.”(김지수) # “멜로영화는 줄다리기 같은 것…” 김지수·엄지원은 멜로물의 단골 여주인공들. 특정장르에 묶이는 배경엔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도 같다.“멜로 장르를 워낙 좋아해요. 이번에 처음으로 멜로 아닌 멜로 연기를 하게 됐어요.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감독님이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멜로는 줄다리기와 같아서 너무 당기면 과해지고, 너무 느슨하면 긴장감을 잃게 된다고. 그 말을 듣고 ‘가을로’가 좋은 영화가 될 거라고 확신했죠.”(엄지원) “‘가을로’에 이어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감독 변승·11월 개봉)까지 두 편의 멜로로 올 가을엔 관객을 만나게 됐어요. 그러나 두 영화의 색깔과 사랑의 느낌은 전혀 달라요. 앞으로 멜로영화를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하지만 다른 색깔의 멜로가 들어온다면 또 찍고 싶을 거예요.”(김지수)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장흥은 지금 ‘가을 藝讚’

    장흥은 지금 ‘가을 藝讚’

    달콤한 케이크와 과자가 내 키보다 크게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신날까. 예쁜 과자로 만든 집 밖에 알록달록한 사탕비가 내리고 있다면? 요즘 경기도 장흥에 가면 동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풍경을 만나볼 수 있다. 얼마 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장흥아트파크가 가을을 맞아 미술 대중화와 함께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 실제 음식처럼 먹음직스러운 갖가지 조각이 펼쳐져 있는가 하면 고흐, 백남준 등 세계적 미술가를 테마로 한 파티전도 열리고 있다. 또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물건들의 예술변신전’, 아틀리에 입주 작가들과 함께하는 ‘오픈스튜디오’도 진행 중이다. 장흥으로 아트피크닉을 떠나보자. ●재미있는 상상미술전 아트파크 어린이체험관 1∼3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11월30일까지.1전시장의 전시 타이틀은 ‘맛있는 미술전’. 일본 작가 사카이 다카오가 케이크와 빼빼로, 빵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통해 화려하고 신기한 음식조각의 세계를 보여준다. 또 점토, 펠트, 파스타 등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든 음식 오브제들을 전시,‘음식’이란 주제로 한 현대미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화가들의 파티전’이 벌어지고 있는 2전시실에 들어서면 세계적 미술가들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대표작 ‘해바라기’와 함께 앉아 있는 고흐, 그림 속 주인공인 타히티의 여인들과 함께 있는 고갱, 거만한 포즈의 달리, 휠체어에 앉아 색종이를 오리고 있는 마티스, 캔버스에 물감을 뿌리는 드리핑 작업을 하고 있는 폴록, 팝아트계의 스타 워홀 등. 이중섭, 박수근, 장욱진, 백남준 등 한국 미술계의 거장들도 있다. ‘물건들의 예술변신’전이 열리는 3전시실은 예술가들의 기발한 생각과 독창적 표현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이 ‘예술’이란 새로운 옷을 갈아입었다. 매일 쓰는 숟가락이 물고기로 변신하고, 버려진 깡통이 사람의 얼굴 표정으로 나타난다. 이밖에 휴지로 만든 화장실, 스테이플러로 만든 곤충, 스펀지를 활용한 정물 등 다양한 변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지수 이동재 이영배 임옥상 이지은 손원영 이봉수 한젬마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오픈 스튜디오 장흥 아틀리에 1기 입주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공개하는 행사도 22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다. 작가들의 작업과정과 작품세계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강영민 도성욱 석철주 이동재 현혜성 등 21명의 작가들이 손님들을 맞아 작품 이야기를 들려준다. 입주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아틀리에 작가 소품전’도 22일부터 30일까지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031)877-0500.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시네드라이브] 태권브이·천둥이 ‘충무로 카타르시스’

    충무로가 영리해졌다.‘꿈보다 해몽’이라고 핀잔할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최근의 몇몇 시도들은 확대해석의 근거가 확실하다. 충무로 참새들의 입방아에 오른 에피소드 둘.●‘영리해진 충무로-에피소드1’ “태권브이만도 못한…” 탄생 30돌을 맞은 토종 애니메이션 영웅 로보트 태권브이가 일을 냈다. 태권브이의 저작권과 판권을 지닌 영화사 신씨네가 지난 24일 매니지먼트사(나무엑터스)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나무엑터스는 문근영 김태희 김주혁 김지수 등 대한민국 대표스타들을 보유한 파워 매니지먼트사. 이제 태권브이는 문근영, 김태희와 회사동료가 되어 영화,CF,TV시리즈, 뮤지컬, 게임 등 전방위 엔터테이너로 뛴다는 얘기다. 여기서 문득 연결되는 할리우드 영화가 ‘시몬’이다. 턱없이 콧대세우는 여배우(위노나 라이더)때문에 영화가 엎어질 위기에 처하자 감독(알 파치노)은 컴퓨터그래픽으로 사이버 배우를 만들어 대체해버린다. 물론 초점이 사이버 배우의 탄생에 맞춰진 영화는 아니었다. 그러나 스타들의 몸값거품으로 만성두통을 앓는 충무로 현실에서 영화 속 사이버 배우는 카타르시스였다.태권브이가 그런 뉘앙스의 존재가 됐다. 영화 한편 찍을 때마다 근거없이 개런티가 수직상승하는 스타파워에 조만간 ‘비인간’배우들이 제동을 걸어줄 날이 올까.‘디지털 액터’가 이미 영화에 등장하고 있다는 외신이 들리니 우리에게도 ‘사이버 전지현’‘사이버 김태희’가 나오지 말란 법 없다. 그때 거품 몸값의 콧대높은 스타들은 이렇게 꼬집힐지 모른다.“에잇! 태권브이만도 못한∼.”●‘영리해진 충무로-에피소드2’ “천둥이보다 못한…” 새달 10일 선보이는 ‘각설탕’은 말과 인간의 우정을 그린 휴먼드라마이다.1000대1의 오디션 경쟁을 뚫고 캐스팅된 경주마 ‘천둥이’의 화면분량은 여주인공 못지 않다. 말이 충무로 최초로 ‘투톱’영화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여주인공과 우정을 엮는 천둥이에 카메라는 애정을 듬뿍 담았다. 최고 기수의 꿈을 이루려는 주인을 위해 목숨바쳐 달리고, 새끼를 낳다 죽어가는(실제 출산과정을 다큐처럼 보여준다) 어미말을 통해 눈물겨운 모성의 모티프를 건져올린다. 동물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시도가 속속 이어진다. 강아지가 주연하는 ‘마음이…’도 추석쯤 개봉한다. 스크린의 새로운 시도들이 메타포로 이어지는 건 어쨌건 즐거운 일이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스크린 밖의 사람들은 또 이런 유행어를 들이대지 않을까.“천둥이보다 못한∼.”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인사]

    ■ 대법원 ◇승진 (법원이사관) △대전고법 사무국장 유광희(법원부이사관)△법원행정처 조직혁신담당관 서형교△서울고법 총무과장 송완회△대전고법 〃 정해동△서울중앙지법 사법보좌관 조한근△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사무국장 조신기△수원지법 안산지원 〃 이각휘△광주지법 순천지원 〃 오양수(법원서기관)△법원행정처 조 영 강성진 김정실△특허법원 송재홍△서울중앙지법 이혜정 이채웅△서울가정법원 이종언△서울행정법원 김종영△서울남부지법 우영명 최미선△서울북부지법 김순자 이명언△의정부지법 오선희△인천지법 박재신 권상욱 권문자 임영주 남정례△수원지법 한의동 김철호 양덕수△춘천지법 박동효 김지수△대전지법 양채화 가일현 소의섭△청주지법 김중제 류초환 박정필 안준기 양창신 유승기△대구지법 정면수 이철수 송병길 조규환 정준호 김정한 이순재△부산지법 정태진 정수근 김영인 임성인△울산지법 조월행 최용철 최영섭△창원지법 최상렬 서광수 박재천 이봉자△제주지법 문봉익 ◇전보 (법원이사관)△서울고법 사무국장 김학균(법원부이사관)△법원행정처 사법정책제4심의관 이훈구△〃 인력운영담당관 류원석△〃 인사제2심의관 정준원△법원공무원교육원 사무국장 김선엽△법원도서관 〃 황윤구△서울중앙지법 민사국장 권중화△서울가정법원 사무국장 권순호△서울행정법원 〃 김종호△서울동부지법 〃 임욱빈△의정부지법 〃 이재주△수원지법 성남지원 〃 김영욱△부산지법 〃 이종언△광주지법 〃 조만기(법원서기관)△법원행정처 김영상△사법연수원 김금남 김옥진△법원공무원교육원 이상칠 모경필 이성훈△서울고법 홍수후△대구고법 최원영△부산고법 박원복△광주고법 배태경△서울중앙지법 김진수 이원윤 김영선 양종민 김성모 문위도△서울가정법원 안구환△서울행정법원 박기희△서울동부지법 김명환 정윤환 추연희 이승재 조행곤△서울남부지법 우강식△서울북부지법 이찬길△서울서부지법 최재석△의정부지법 배상일△인천지법 양우열 이래홍△수원지법 선병철 최웅철 박도철 위승렬△대구지법 유병은△부산지법 박순배△창원지법 김춘겸 김윤환△광주지법 소진천 최왕현 박화자 김범석 홍영태 이원일△전주지법 이석호■ 국무조정실 ◇국장급 전보 △산업심의관 權寧壽■ 기획예산처(국장급 파견)△사회서비스향상기획단장 서덕모△의료산업발전기획단 홍동호■ 법무부 ◇전보 △교정국장 承聖信■ 행정자치부 ◇이사관 전보 △홍보관리관 曺潤明■ 산업자원부 ◇국장급△감사관 金東秀■ 중소기업청 △혁신인사기획팀장 조종래△정책정보관리〃 박종찬△재정법무〃 이병권△제주지방중소기업청장 오태문■ 한국석유공사 △건설사업본부장 趙鏞昊■ 코트라 ◇처장 승진 △주력산업유치팀장 吳應天△블라디보스토크 무역관장 金京律△지방사업팀장 申鉉吉△샌프란시스코 무역관장 安相根△산티아고 무역관장 韓宣熙◇부장 승진△리마무역관장 金鍾京△총무팀 金龍錫△인사팀 申羽容△주력산업유치팀 柳在垣△서울무역관 申德秀△전시컨벤션팀 鄭永和△CS경영팀 金丙權■ 매일경제 (편집국)△산업담당 부국장대우 겸 디지털뉴스부장 조현재△산업부장 박재현△금융부장 조경엽△정치부장직대 전병준■ 프라임경제 (편집국) △산업IT 총괄 부국장 박광선△생활경제부장 겸 부국장 윤경숙△기획탐사부장 김태혁△온라인뉴스팀장 이상철(광고국)△광고국장 조병권 ■ 운암 김성숙선생 기념사업회 ◇전보 △홍보팀 차장 김종화△학술팀 대리 정민정(중국담당)■ 코스콤 △전무이사 정재동 이명
  • [탐사보도] 대중문화 새코드 - 연예인 2세 전성시대

    [탐사보도] 대중문화 새코드 - 연예인 2세 전성시대

    요즘 세상에 연예인은 걸어다니는 1인 기업이다. 일년에 CF 몇편,TV드라마나 영화 두어편쯤 찍는 어지간한 스타라면 수십억원은 뚝딱 챙기기 일쑤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파이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연예인 가업 승계의 실태와 그를 부추기는 토양, 연예계 진출에 미치는 부모들의 영향을 짚어본다. #2세 스타, 꼬리를 물다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세 연예인은 줄잡아 50여명이지만 PD 아나운서 작가 등 방송 관계자들의 자녀까지 합하면 60명을 넘는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리메이크작에 얼굴을 내민 새내기 탤런트 남승민.20년 전 원작의 주인공으로 안방극장을 누볐던 고 남성훈의 아들이다. KBS 1TV 일일연속극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의 조연으로 연예계 첫발을 디딘 생초짜 탤런트 이상원은 이영하-선우은숙 부부의 아들. 극중 홈쇼핑 회사의 직원으로 한두번쯤 얼굴을 내미는 비중 약한 조연이다. 하지만 함께 출연하는 이영하의 아들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삽시간에 세인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한창 물오르는 연기를 구사하는 2세 연기자로는 최주봉의 아들 최규환을 빼놓을 수 없다.MBC 일일연속극 ‘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얼굴을 내밀며 본격적으로 ‘연기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늘어나는 세습 연예인, 무엇이 그들을? 연예인 2세들이 급증하는 배경은 뭘까. 연예계 관계자들은 “연예인은 모두가 꿈꿔보지만 도전하는 방법 자체를 몰라 여전히 엄두내기 어려운 특수영역의 직업”이라며 “연예인 자녀들에겐 데뷔 노하우와 기획사 접근권 등이 부모를 통해 일상적으로 열려 있는 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예인들의 사회·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가업을 이으려는 스타 자녀들이 많아지고,2세 연예인 속출은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분석이다. #홀로서기 전략 ‘폐쇄형’ vs ‘오픈형’ 연예계가 빠르게 기업화하면서 최근 2세 연예인들의 홀로서기 과정에도 치밀한 전략이 뒤따른다. 소속 기획사의 홍보 매뉴얼에 힘입어 대중과 접촉하는 이들의 방식은 주로 ‘전략적 폐쇄형’. 부모의 신분을 데뷔 초기의 한 시점에 짧게 효율적으로 노출시키는 띄우기 전략인 셈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덕화 최민수 독고영재 등 80년대 ‘세습 1세대’의 데뷔환경과는 사뭇 차별점을 찍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2세 스타들을 평가하는 대중의 자세가 대단히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지적들이다.“인터넷이 없었던 1세대들의 연예계 진출 당시에는 ‘안티’대중이 잠복세력에 그쳤던 반면, 요즘엔 ‘누구누구 자식’이란 꼬리표가 붙는 순간 ‘부모 잘 만나 호강하네.’식의 음해시비에 휩싸이기 십상”이라는 게 어느 가수 매니저의 말이다. 싫건 좋건 ‘폐쇄형’이 대세를 이룰 수밖에 없는 현실이란 얘기이다. 2세 연기자들 가운데 동급최강의 몸값을 자랑하는 김주혁. 소속사인 나무액터스의 담당매니저는 “김무생씨가 냉정할 정도로 주혁이의 데뷔과정(SBS 공채)에 객관적이었다.”며 “부모의 명성이 데뷔 초기에 대중의 이목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스포트라이트가 오히려 족쇄로 작용하는 게 이 바닥의 생리”라고 말했다. 대중과의 접근성에서 유리할 뿐 그들의 스타성은 결국 대중의 객관적 잣대로 저울질될 수밖에 없다는 것. 연정훈이 소속된 스타K의 윤성빈 실장은 “역량이 부족한 2세는 결정적 도약시점에서 대중에게 외면당한다. 대중의 평가는 무서울 만큼 엄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장기적 손익을 따진 폐쇄전략은 대부분의 2세 연예인들이 선택하는 생존방식. 신인배우 임영식은 아버지 임하룡과 새 영화 ‘원탁의 천사’에 동반 출연키로 했다가 부자지간이 밝혀지자 도중 하차했다. 제작사 시네마제니스의 서정 기획이사는 “작은 역할이지만 임영식이 가명으로 출연하기로 했는데, 부자관계가 기사화되면서 곧바로 포기의사를 밝혀왔다.”며 “시작단계에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아버지 이미지가 덧칠될까봐 부담스러웠던 것”이라고 전했다. 광고주들이 군침 흘릴 ‘그림’이 틀림없건만, 세습스타 가족들이 쇄도하는 거액의 CF를 마다하고 하나같이 자중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부연설명이다. 드물지만 대중의 적극적 관심을 유도하는 ‘오픈형’이 없진 않다. 백윤식-백도빈 부자는 영화계에선 이미 소문난 오픈형. 백윤식이 자신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마다 아들을 패키지 출연시켜 달라는 직설적 주문으로 캐스팅에 나선 제작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가속화할 연예가(家) 전성시대 연예인이 선망의 직업으로 부상한 이상 연예가업을 잇는 사례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수적으로 두드러지는 스타커플 역시 2세 연예인 증가와 맥락을 같이한다는 시각도 있다. 스타커플이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례도 연예계의 새 풍속도가 됐다. 김주혁-김지수, 유준상-홍은희(나무액터스) 남성진-김지영(팬텀엔터테인먼트) 등이 그런 사례. 한가인도 연정훈의 소속사인 스타K 쪽과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루 연예인2세 인지도 1위 “저요? 저도 ‘노예계약’이란 걸 했거든요.” 가수 이루(23)가 웃으며 하는 말이다. 남들과 다르지 않았던 자신의 데뷔를 알아달라는 뜻일 게다. 그러나 이루가 뭐라 하건 사람들은 여전히 그에게서 아버지 태진아를 떠올린다. 한국리서치 보고서에서 2세 연예인 하면 생각나는 사람 1위로 꼽힌 것도 한 예다. 이루는 최근 줄잇는 2세 가수 가운데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케이스.1집 ‘Begin to breathe’로 지난해 골든디스크 신인상도 받았고, 요즘 데뷔하는 고만고만한 ‘붕어떼’ 가수들과 달리 가창력과 작곡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부자지간이 위태로울 정도로 서먹서먹”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부모는 태진아 팬, 자식은 저의 팬인 경우가 많아 신기하고 재밌다.”고 밝힐 정도로 여유도 찾았다. 마음고생이 끝난 건 아니다.‘태진아가 뒤를 다 봐준다.’는 시선은 여전하다. 그래서 태진아와 함께 하는 인터뷰와 사진촬영 요청을 끝내 거절했다. 같이 나와야 출연시켜 주겠다는 방송 때문에 알게 모르게 불이익도 많이 받는다는 게 매니저의 귀띔이다. 그가 보는 2세 연예인은 어떨까. “2세라서 좋은 점요? 식당 같은 데서 서비스 주고, 어디 가면 알아봐 줘요. 그 외에는 없어요. 모든 게 단점이에요.” 외려 강심장이어야 한다.“광고주가 모델 시키려고 뒷조사했더니 나이트 죽돌이라는 보고가 올라와서 취소됐다더라는 식의…. 참 기도 안 찰 얘기들뿐이었죠.” 혼자라면 눈과 귀를 닫으면 그만인데, 아버지 얼굴이 떠올라 속깨나 태웠단다. 데뷔과정을 물었다.“아버지에게 받은 건 CD제작비밖에 없어요.” 노래부르고 싶어 버클리음대를 휴학하고 귀국한 뒤,1년 반 동안 40㎏을 빼고 보컬트레이닝에 매달렸다. 그러고는 작곡가마다 찾아가 열심히 오디션을 봤다.“열심히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제발 곡 좀 달라고요.” 그러다보니 이제 ‘비즈니스 화법’의 달인이 됐다며 웃는다.8월쯤 시작할 2집 작업에서는 자작곡도 많이 넣어 자신만의 색깔을 내겠다는 각오다. 태진아 역시 엄격하기는 매한가지였다.‘노예계약’ 얘기도 그래서 나왔다.“제가 음악한다 했을 때 아버지만 ‘30여년을 걸어온 내 인생인데 내가 돕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 도움이란 게 더 처절하게 현실을 겪어봐야 한다는 거였어요.” 오디션 보고, 앨범 만들고, 계약서 쓰는 것에까지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한다. 그래서 이루에게 연예인이란 ‘손쉽게 돈 벌어 폼나게 사는 직업’이 아니다.“대중을 위해 발가벗고 달려들지만, 선택받지 못하면 모든 게 끝이라는 연예계의 냉정함”에 익숙한 편이다. ‘2세 연예인’에 대한 이루의 바람은 간단했다.“그냥 한번 지켜봐주세요. 어떻게 하는지. 뭘 어떻게 하는지 보지도 않고 ‘아∼ 쟤는 누구누구 아들이지, 딸이지.’라고 말해버리는 건 정말 당사자한테는 소주 10병을 권하는 말이에요.”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누구누구 자식 꼬리표 캐스팅때 한번 더 보게돼” 부와 명예를 한손에 쥘 수 있는 요즘 대중스타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별이 되고 싶은 연예인 지망생의 증가세는 시중 연기학원들에서 한눈에 확인된다. 송혜교 강혜정 김소연 감우성 등을 배출한 대표적 연기학원 MTM. 에이전시(탱크M)를 겸하고 있는 이 학원은 한달에 두 차례 오디션을 보는데,1회 지망생이 300명을 넘는다.2,3년 전과 비교하면 30%쯤 늘어난 수치이다.MTM 기획팀 배호진 부장은 “예쁘고 날씬해야 스타가 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얼꽝’‘몸꽝’은 물론 제2의 인생을 꿈꾸는 30∼40대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연기학원은 몇 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SM, 인스타즈, 한별 등 자체 아카데미 기능을 갖추고 조직화한 학원이 15개가 넘는다. ‘길거리 캐스팅’이 되지 않는 한, 일반인들이 연예계에 진입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연기학원의 아카데미 과정을 밟으며 두각을 나타내는 것. 학원들이 별도운영하는 에이전시의 오디션에서 발탁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수백대 1의 경쟁을 뚫고 ‘낙점’되기도 하늘의 별따기이지만, 오디션 통과 이후 대중매체에 얼굴을 내밀기까지도 바늘구멍 들어가는 낙타가 되긴 마찬가지. 바로 여기에 힘의 논리가 끼어든다. 외주제작사나 연예기획사들의 막강파워에 휘둘려 방송사 공채가 사실상 무의미해진 현실에서 로비력이 센 기획사로 스타지망생들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실력으로 평가받을 뿐”이란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연예인 2세들에게 부모 후광의 편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유명 연예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누구누구의 아들(딸)’이란 수식어를 내세우면 캐스팅 과정의 방송사 PD들이 한번이라도 더 눈여겨보게 마련”이라며 “자녀의 캐스팅을 성사시키려 열심히 로비하는 스타부모 얘기도 자주 듣는다.”고 귀띔했다. 우회로 대신 지름길을 걷는 특혜가 2세 연예인들에겐 틀림없이 있다는 결론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본지 설문조사 결과 서울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연예인 2세에 관한 보고서에서는 최근 데뷔한 2세들의 ‘딜레마’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세 연예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을 말하라는 오픈형 설문을 준 뒤 그 사람이 부모 덕분에 성공했다고 보는지, 아니면 자신의 노력 때문에 성공했다고 보는지 물었다. 여기서 가수 이루는 2세 연예인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1위를 차지했다. 그 뒤에 최민수(최무룡)·김주혁(김무생)·허준호(허장강)·연정훈(연규진)·송일국(김을동)처럼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 오랫동안 대중에게 노출됐던 연예인들이 차지했다. 이루가 갓 데뷔한 가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더구나 2·3위 최민수·김주혁(16.5%·15.0%)과 1위 이루(22.5%)간의 차이는 꽤 크다. 조사(3월17일) 직전에 ‘이루-태진아’가 언론에 많이 노출됐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왜 성공했느냐.´에 대해서는 인색한 평가를 받았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최민수·김주혁에 대해서는 72.9%와 79.2%에 이르는 사람들이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이루에 대해서는 그렇다는 대답비율이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5.0%에 그쳤다. 한국리서치측은 “이미 인지도를 확보한 사람과 최근에 데뷔한 사람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부모의 인기도 중요한 변수다. 대체로 부모의 인기가 높았던 경우(태진아-이루, 신성일-강석현) 사람들은 자식의 인기도 부모 덕택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의 인기. 그것도 높은 인기는 대중의 시선을 확 잡아 끄는데는 크게 도움을 주지만, 부모 덕이나 본다는 소리를 딱 듣기 좋은 상황인 셈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죽어도 좋을 영화 로망스

    연기파 배우 조재현, 영화 ‘여자, 정혜’가 있긴 하되 여전히 TV드라마에서의 야무지고 암팡진 연기로 각인된 김지수가 만난 멜로 ‘로망스’(제작 LJ필름).16일 개봉하는 영화는 두 배우의 조합이 심상찮은 상승효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정통 멜로물이다. 영화의 전반적인 정조는 비감(悲感)이다. 포스터 카피(‘나는 이 사랑에 목숨을 걸었다’) 그대로 남녀 주인공이 운명적으로 다가온 사랑을 목숨으로 맞바꾸는 이야기 얼개이다. 비감멜로에 던져진 남녀는 온전한 곳 하나 없는 상처투성이의 삶을 견디고 있다. 강직한 성격 탓에 조직에서 소외되고 아내에게까지 버림받은 형사 형준(조재현)이 그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여자 윤희(김지수)를 경찰서에서 우연히 만난다. 부와 권력을 한손에 거머쥔 남편이지만 병적인 집착과 폭력에 갇혀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던 윤희에게 상처를 쓸어주며 다가오는 형준은 순식간에 사랑의 존재로 발전한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려 사랑 말고는 구원을 얻을 수 없는 남녀의 만남은 빤히 파국이 읽힌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위기의 로맨스가 된다. 권력자 남편의 눈을 피해 나누는 위태로운 밀애, 남녀를 벼랑끝으로 몰아가는 권력의 횡포가 드라마의 골간이 되어 시종 불안한 파열음을 빚는다. 상처받은 영혼이란 공통점을 빼고는 모든 것이 극대비되는 남녀의 캐릭터가 멜로의 입체감을 살린다. 세상과 타협하지 못해 밑바닥 삶을 택하는 조재현의 거친 캐릭터, 웃음 한번 없이 절제된 슬픔을 연기하는 김지수의 가녀리고 애처로운 캐릭터가 상반된 질감으로 드라마에 요철을 만든다. 그러나 이전에 만날 수 없었던 독특한 향미의 멜로를 고대한다면 아쉬울 대목들이 많다. 너무 많이 봐온 탓에 다음 대사까지 유추할 수 있을 전형적 설정들이 특히나 난감하다. 권력에 빌붙어 형준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경찰서 내부의 적, 음모에 맞서 형준을 우정으로 지켜주려는 동료(기주봉 장현성) 등의 캐릭터는 형사액션물의 모범답안을 그대로 베껴온 듯하다. 각자의 위치에서 두려움 없는 사랑을 연기하는 두 배우의 ‘개인 플레이’는 흠잡을 데 없이 화려하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목표인식을 전혀 다르게 하고 있다는 뜨악함을 안기는 것도 이 영화의 단점이다. 김지수는 멜로를, 조재현은 액션을 찍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건 아무래도 요령부득이다. 목숨을 버릴 만큼의 격정적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면, 감독은 관객을 (액션이 아닌)심리적으로 압박해야 하지 않았을까.‘그렇다치고’ 덮어줘야 하는 우연이 남발되다, 후반부의 과도한 액션이 멜로라인을 잠식해버리는 한계가 아쉽다. 문승욱 감독은 ‘이방인’‘나비’ 등의 장편영화를 연출했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영화볼까]

    ■ 브로크백 마운틴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리안/제이크 질렌홀·히스 레저 줄거리 20여년에 걸친 두 카우보이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선을 그린 영화. 20자평 베니스영화제와 골든글로브를 휩쓴,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 진솔한 드라마. ■ 로망스 장르/등급 멜로/18세 감독/배우 문승욱/조재현·김지수 줄거리 상처뿐인 남녀의 운명적인 만남, 돌이킬 수 없이 치명적인 사랑. 20자평 멜로인지, 형사액션인지 헷갈리는 어정쩡한 장르. ■ 방과후 옥상 장르/등급 코믹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석훈/봉태규·김태현·정구연 줄거리 전학 첫날 학교 ‘캡짱’을 잘못 건드린 억세게 운없는 남학생의 하루. 20자평 ■ 왕의 남자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이준익/감우성·정진영·이준기·강성연 줄거리 조선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이야기. 20자평 탄탄한 내러티브, 튼튼한 연기력, 자신감 충만한 연출력. ■ 브이 포 벤데타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제임스 맥테이그/나탈리 포트먼·휴고 위빙 줄거리 한 개인의 테러 행위가 시민혁명으로까지 번지는 과정. 20자평 테러리즘의 배경을 이해하고 성찰해보려는 할리우드의 뒤늦은 성찰. ■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장르/등급 드라마/18세 감독/배우 이하/문소리·지진희·박원상 줄거리 ‘작업의 달인’인 지방대학 여교수를 둘러싼 코믹 섹스해프닝. 20자평 대사와 동선 하나하나를 쫓아보게 만드는, 문소리의 별나게 야한 코미디. ■ 데이지 장르/등급 멜로/15세 감독/배우 유위강/전지현·정우성·이성재·천호진 줄거리 한 여자를 같이 사랑해버린 킬러와 경찰의 엇갈린 운명. 20자평 풍경화 같은 화면은 일품.‘사랑과 운명’ 공감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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