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준형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1
  • 왕이, 정의용에 “잘못된 장단 따르지 말라”… G7 앞두고 압박

    왕이, 정의용에 “잘못된 장단 따르지 말라”… G7 앞두고 압박

    중국이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된 한국을 향해 “잘못된 장단에 따라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주도로 G7 공동성명에 ‘중국의 핵심이익’에 해당하는 대만해협이나 홍콩·신장위구르 자치구 인권은 물론 코로나19 기원의 재조사 등 견제 메시지가 담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중국이 한국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1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난하면서 “중한은 우호적인 이웃이자 전략적 파트너로서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며 정치적 공감대를 지켜 나가야지 남의 장단에 따라 끌려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한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미측과 더 밀착하는 것을 경계하는 차원으로 보이지만, 한미 관계에 대해 중국이 간섭하는 듯한 발언이어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통화는 한국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G7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면박하거나 윽박지르는 분위기가 아니라 솔직한 분위기였다”고 했다. 하지만 연일 강력한 ‘대중 견제구’를 뿌리는 바이든 정부가 G7 공동성명에 중국을 직접 겨냥한 문구를 넣을 경우, 초청국인 한국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국이 주도해서 (공동성명을) 작성할 때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정도여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공동성명에 중국 관련 언급이 나오더라도 우리는 초청국”이라면서 “한미를 근간으로 한중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 호주, 유럽연합(EU)과 양자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한미일, 한미 정상 만남 가능성을 묻자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답했다. 서울 김헌주 기자·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dream@seoul.co.kr
  • 이경선 서울시의원 “서울시 주거복지센터 모델 전국화를 통한 국민 주거권 보장 필요”

    이경선 서울시의원 “서울시 주거복지센터 모델 전국화를 통한 국민 주거권 보장 필요”

    서울특별시의회 이경선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북4)은 10일 오후 2시에 개최된 서울 중앙주거복지센터(센터장 이정규, 운영위원장 이경선) 주관 ‘주거복지센터 전국화를 논하다’ 정책토론회에서 서울시 주거복지센터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전 국민의 주거권 보장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주거복지센터의 중장기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된 이번 토론회는 ‘주거복지에서의 지자체 역할 강화를 위한 방안(박 준 교수, 서울시립대)’, ‘주거복지센터 전국 모델 과제(이길제 책임연구원, 국토연구원)’, ‘주거복지센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김준형 교수, 명지대)’, ‘주거복지센터 중장기 발전방향(홍인옥 소장, 도시사회연구소)’ 등 주거복지센터의 운영 정책과 현황을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제안하는 총 4개의 전문가 발제로 진행되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주택관리공단 서종균 사장을 좌장으로 남원석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봉인식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 윤혜영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등 국내 주거복지정책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해 서울시 주거복지센터 체계를 중심으로 한 전국적 센터 구축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 의원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서울시는 2018년부터 25개 자치구당 1개소의 지역주거복지센터와 1개소의 중앙주거복지센터를 설치헤 주거 문제로 고통 받는 서울시민을 밀착 지원할 수 있는 맞춤형 주거복지 체계를 마련했다” 고 평가하며, “서울시 주거복지센터 체계를 모델로 하여 전국 지자체로 주거복지센터 설치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번 정책토론회를 통해 현행 주거복지센터 정책의 중장기 발전 방안이 마련된 만큼, 서울시민이 보다 촘촘한 주거안전망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하며, “중앙주거복지센터 운영위원회 위원장이자,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으로서 서울시 주거복지센터의 역량 강화와 지원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비대면 화상 토론회로 진행되었으며, 서울시 중앙주거복지센터 유튜브 채널 ‘주福TV’로 생중계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4시간 통근길, 더 커지는 계급격차/박재홍 탐사기획부 기자

    [오늘의 눈] 4시간 통근길, 더 커지는 계급격차/박재홍 탐사기획부 기자

    “우리는 뉴욕에서 생명을 구하지만 뉴욕에 살지 못한다.” 2019년 9월 미국 뉴욕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던 뉴욕 소방관들의 피켓에 적힌 문구다. 이들은 자신이 일하는 도시에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위한 임금인상 등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2021년 서울 소방관의 현실은 더 암울하다. 서울신문이 지난 6월 7일자에 ‘계급이 된 통근- 집과 바꾼 삶’ 시리즈 3회에 보도한 내용을 보면 올 4월 기준 서울 24개 소방서에 근무하는 소방관 6612명 중 2929명(44.3%)이 서울 밖에 산다. 주말이나 비번 때도 화재·재난 발생 시 긴급 소집에 응해야 하는 소방관들의 지각 사태는 생각보다 빈번했다. 이들이 서울에 못 사는 건 지난 수년간 급등한 서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유가 크다. 어느새 우리 삶의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인력조차도 1시간 넘게 출근해 출동해야 하는 현실이다. 서울에 사는 게 계급이 된 세상이다. 우리 사회에서 통근에 대한 편견은 견고하다. 장거리 통근 문제를 개인의 선택에 따른 결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서울의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변두리로 밀려나는 현상도 개인의 실패로 귀결된다. 좋은 직장이 있는 지역과 그 직장에서 가까운 좋은 주거 환경은 개인이 바꿀 수 없다.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의 공간적 분리가 심화되고, 매년 평균 통근 시간이 늘어날수록 우리의 사회적 이동성과 활기는 떨어진다. 장거리 통근이 삶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매일 왕복 4시간을 통근으로 보내는 김지환(41·가명)씨는 박탈감과 번아웃에 이유 없는 분노감을 느낀다고 했다. 퇴근해 현관에 가방을 던진 적도 여러 번이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재택근무를 한 적이 있다. 평소 데면데면하던 네 살 아들이 ‘아빠’, ‘아빠’하며 따랐다. 다른 인생을 사는 것 같았다”며 씁쓸해했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통근의 문제를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결과로 본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의 좋은 일자리들은 강남과 광화문,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그곳에서 가깝게 살기 위해서는 소득보다 높은 자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다수는 긴 통근 시간을 감내한다”며 “주거 지역을 본인이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신도시 등 새로운 주거지는 정부 정책에 의해 결정되고 대부분 서울에서 먼 곳”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장거리 통근을 합리화하는 사이 부동산 소유 여부에 따른 통근시간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서울의 아파트 거주 통근자 11만 4918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가 아파트 소유자의 평균 통근 시간은 2010년 35.6분에서 2020년 36.9분으로 1.3분 느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전·월세 직장인의 통근 시간은 각각 3.2분, 5.4분으로 최대 4배 이상 더 증가했다. 정부가 통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이유다. maeno@seoul.co.kr
  • 정의용 “美 대북정책 환영”… 한미 공조로 북미 대화 이끌어내나

    정의용 “美 대북정책 환영”… 한미 공조로 북미 대화 이끌어내나

    블링컨 45분간 대북정책 검토 결과 공유鄭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결정더 자주 만날 것… 5일 한미일 회담 예정”美국무부도 “한반도 비핵화 협력” 성명北, 美 전향적 양보 없이 대화 안 나설 듯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와 억지를 통해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한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미측 입장에 지지 의사를 밝힌 셈이다. 강력한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을 방문 중인 정 장관이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비롯해 한반도·지역·글로벌 현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우리 측에 공유했고, 정 장관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결정됐다”고 화답했다. 지난 3월 18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서 양국은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을 강조했기 때문에 우리 측은 환영 입장을 낼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양 장관은 또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비롯해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구상 간 연계 협력, 코로나19 백신 협력 등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무부도 회담 직후 성명을 내고 “두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한미일 3국 협력 등 공동의 안보 목표를 옹호하고 진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회담 후 취재진과 만나 “블링컨 장관과 약 45분간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내용을 다 얘기했다”면서 “한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뭘 해야 할지와 북한 관련해서 잘 준비해 왔고, 우리도 할 얘기를 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 3자 회담을 할 테니 그때 북한 관련해서 더 집중해서 얘기하려고 하며, 회의 중에도 곁가지로 종종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일 회담은 5일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의 개별 회담과 관련해선 “한미일이 만난 뒤에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의 부활은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는 미측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은 체제 보장,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전향적 양보 없이는 대화에 나설 용의가 없다는 점을 밝혔기 때문에 북미 대화의 문이 쉽게 열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위성락 전 러시아 대사는 “상황을 냉철하게 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결국 자신들의 플랜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북한 입장에선 대화의 시동을 걸 만한 불쏘시개가 없다”면서 “그럼에도 이 정도로 빨리 반응한 것은 대북정책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고 중간에 개입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경제협력과 관련해 실질적인 제재 완화나 해제까진 아니더라도 사실상 그 정도 수준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인데 미국이 응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살얼음 위에 있는 한반도...北 오판이 최대 변수

    살얼음 위에 있는 한반도...北 오판이 최대 변수

    한반도정세 가를 분수령 될 5월이인영 “한반도 긴장조성 안 돼”정의용·블링컨, 대북정책 논의美, 적대시정책 철회 쉽지 않아한반도 정세를 가를 5월이 시작되자마자 북미가 탐색전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대북정책 검토가 끝났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반응을 떠봤고, 북한은 즉각 “이 정도로는 어림없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미국에 재차 공을 던졌다. 대화의 출발점을 놓고 북미가 기싸움을 벌일 것이란 점은 이미 예견된 일이지만 문제 해결의 ‘키’를 미국이 쥔 상황이어서 북한이 오판을 할 경우 한반도의 봄은 더 멀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 재생에너지 협력방안 토론회’에서 “어떤 순간에도 한반도 긴장 조성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전날 담화를 통해 예고한 상응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남북 관계뿐 아니라 북미 대화 재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북측에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정부는 북미 대화를 앞당기기 위해 한미 간 긴밀하게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한다. 정상회담 의제 조율과 더불어 사전에 공유된 대북정책 검토 결과와 관련된 논의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당장 북한을 움직이려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유인할 당근책을 우리 정부가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미국을 설득해야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적대시 정책 철회는 사실상 대북 제재 조치 완화이지만,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단계적 해법을 제시한 미국이 이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은 대화의 시동을 걸 만한 불쏘시개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이 정도로 빨리 반응한 것은 대북정책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고 중간에 개입한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단계적 접근법은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있을 때 외교를 하겠다는 것으로 외교보다 억지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경제협력과 관련해 실질적인 제재 완화나 해제까진 아니더라도 사실상 그 정도 수준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인데 미국이 응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고강도 도발을 감행하면서까지 협상을 깨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기조를 밝히며 싱가포르합의를 비롯해 기존 합의서들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했는데, 북한 역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인 싱가포르합의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적 성과로 여기고 있는 만큼 협상 문을 열어 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비난 담화는) 대북정책이 발표되기 전에 자신들이 원하는 바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한국에 미국을 설득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미국을 겨냥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마포 소상공인 위한 라이브커머스 ‘마쑈라’ 내일 첫 방송

    마포 소상공인 위한 라이브커머스 ‘마쑈라’ 내일 첫 방송

    서울 마포구가 코로나19의 타격으로 재정난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라이브 방송’(라방)인 ‘마포쑈핑라이브(마쑈라)’를 선보인다. 구 관계자는 21일 “기존에 오프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되던 지역 생산품들을 라이브 쇼핑이라는 방식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소개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한다”며 이번 방송을 기획하게 된 의도를 설명했다. 첫 방송은 23일 오후 3시부터 구정 홍보 유튜브 채널인 ‘마포TV’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첫 쇼핑 콘텐츠는 마포공예센터에 입점한 공예품들이다. 마포공예센터는 구가 지역 공예 문화사업 및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연남동에 조성했다. 1층에는 지역 공예 창작자들이 만든 작품을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마쑈라에서는 공방 ‘토라’가 만든 머그컵, 에스프레소잔, 술잔 등을 비롯해 공방 ‘가울’의 여행엽서집, 미니 카드 등 다양한 상품들이 나온다. 이번 방송 진행은 마포TV에서 지역의 ‘핫플레이스’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마실남(마포를 실감 나게 소개시켜주는 남자)’을 진행했던 김준형과 새내기 진행자인 최서영이 맡는다. 소상공인 경제를 살리는 데 힘을 싣기 위해 유동균 마포구청장도 깜짝 출연할 예정이다. 유 구청장은 “‘마쑈라’는 새로운 쇼핑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은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해 지역 상품을 시청자에게 홍보하는 방송으로, 서울시 자치구에서는 첫 시도”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설] 한미동맹을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국립외교원장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최근 낸 책에서 한미동맹을 ‘가스라이팅’(gaslighting)에 비유해 논란을 유발했다. 그제 온라인으로 출판간담회까지 하는 바람에 책은 주목받았다. 김 원장은 책에서 “한국은 한미동맹에 중독돼 왔다. 압도적인 상대에 의한 가스라이팅 현상과 닮아 있다”며 “(가스라이팅은) 사이비 종교를 따르는 무리에서 자주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미국 백악관 청원에 ‘문재인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라’는 한국인의 청원에 대해서도 “한미동맹이 한국의 이성을 마비시킨 가스라이팅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가스라이팅이란 상대방의 심리를 교묘하게 조작해 지배하는 것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데이트 폭력이나 사이비 종교의 양상을 설명할 때 주로 사용되는 말이다. 국립외교원은 외교부 산하 기관이고 원장은 차관급이다. 이런 인사가 외교적 언사를 사용해야 하는 한미동맹에 대해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썼다는 것 자체가 매우 경솔하고 충격적이다. 김 원장의 주장을 요약하면 한국 국민이 미국의 교묘한 심리 조종에 길들여져 사이비 종교처럼 추종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5000만 한국 국민의 수준을 모욕하는 발상이다. 한국 국민은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동맹이 외교안보적·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고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인생을 파탄 내면서까지 가해자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가스라이팅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김 원장의 논리대로라면 미군이 대규모로 주둔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 등 유럽 선진국 국민들도 모두 가스라이팅 상태가 된다. 한국은 이미 미국에 주권을 당당히 요구하며 국익에 가장 유익한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 이러니 김 원장의 가스라이팅 운운은 현실 분석에도 맞지 않는다. 김 원장이 오히려 철지난 1980년대식 반미(反美)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않았나 스스로 되짚어 봐야 한다. 외교부도 이 일을 “학자의 개인적 소신”으로 축소해선 안 된다. 학자적 소신은 퇴임하는 8월 후에 표출해도 됐다. 국립외교원장은 학자가 아니라 엄연히 공직자인 만큼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 김준형 “韓, 한미관계서 판단력 잃은 가스라이팅 상태”

    김준형 “韓, 한미관계서 판단력 잃은 가스라이팅 상태”

    “美에 압도당해 우리 스스로 지나친 제어국익에 입각한 의견 개진 할 수 있어야”외교부 “개인적 소신… 한미동맹 확고”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한미관계 150년 역사를 되짚어보는 책을 내면서 ‘한국이 한미관계에서 가스라이팅(gaslighting)된 상태’라고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가 한미 공조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의 차관급 인사가 이와 상반되는 듯한 용어를 언급하는 것은 정책의 혼선을 야기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이 30일 발간한 저서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에서 “한국은 오랜 시간 불균형한 한미관계를 유지하느라 애쓴 탓에 합리적 판단을 할 힘을 잃었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희박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태도 앞에서 주권국이라면 응당 취해야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국의 관성을 일방적 한미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 상태”라고 진단했다.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데이트폭력 사건에서 주로 사용된다. 김 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음모를 가지고 우리를 조정했다는 게 아니라, 미국에 압도당해 우리가 지나치게 알아서 스스로 제어하는 것을 말한 것”이라면서 “국익에 입각해 상식적으로 미국과 ‘딜’(거래)을 할 수 있고 미국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우리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외교부는 김 원장의 저서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동맹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면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자 핵심”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어 “해당 저서는 국립외교원장이 국제정치와 한미관계를 전공한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소신과 분석을 담아 저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도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저서에 기술된 일부 용어가 현재의 한미관계를 규정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며,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에서의 한미관계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호혜적”이라고 해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미관계 돌아본 외교원장,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이유는

    한미관계 돌아본 외교원장, ‘가스라이팅’에 비유한 이유는

    김준형 원장,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출간일방적 한미관계를 가스라이팅 상태로 빗대“미국이 압도당해 스스로 제어할 필요 없어”동맹 강화 필요...다만 군사 측면 강조 안 돼외교부 당국자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 근간”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한미관계 150년 역사를 되짚어보는 책을 내면서 ‘가스라이팅’이란 표현을 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가 한미 공조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 인사가 이와 상반되는 듯한 용어를 언급하는 것은 정책의 혼선을 야기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이 최근 펴낸 저서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소개글에는 “한국은 오랜 시간 불균형한 한미관계를 유지하느라 애쓴 탓에 합리적 판단을 할 힘을 잃었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희박해진 상황”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면서 “한국의 관성을 일방적인 한미 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책은 1882년 미국과 체결한 불평등 조약인 조미수호통상조약부터 2019년 하노이 회담까지 한미관계가 어떻게 변화돼 왔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양국 관계를 가스라이팅으로 규정짓는듯한 표현이 부각되면서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한미관계의 발판을 마련해보자는 취지는 자취를 감춰버린 형국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부정적인 어감이 강하다. 김 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이 음모를 가지고 우리를 조정했다는 게 아니라, 미국에 압도당해 우리가 지나치게 알아서 스스로 제어하는 것을 말한 것”이라면서 “국익에 입각해 상식적으로 미국과 ‘딜’(거래)를 할 수 있고 미국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우리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가스라이팅 상태라는 뜻이 아니라 과거에 그런 현상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일부 인사가 북한이 우리를 가스라이팅한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 논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김 원장은 책에서 “이러한 ‘동맹 중독’을 극복하고 상호적 관계를 회복하는 것만이 건강한 한미관계를 만들어가는 길”이라며 새로운 동맹 관계를 제시했는데 ‘중독’이란 표현도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그는 “한미관계는 깊어지는 게 늘 바람직하지만 동맹의 군사적 측면이 강조되면 결과적으로 우리의 대외 환경이 안 좋아진다”면서 “마치 (군사)동맹이 없으면 우리나라가 살아남지 못하는 것처럼 비약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분리 불안감 같은 중독 현상에서 벗어나 우리의 군사력, 경제력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의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라인으로 분류되는 김 원장은 한동대 교수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정책 등 외교 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전략가이다. 김 원장의 책이 논란이 되자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김) 원장이 어떻게 기술했던간에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며 지금까지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 지역 및 세계의 평화·번영·발전을 위해 큰 기여를 해왔고, 앞으로도 더 굳건한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삥뜯는 미국, 빵셔틀 한국... 한미동맹 신화 벗어나야”

    “삥뜯는 미국, 빵셔틀 한국... 한미동맹 신화 벗어나야”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낸 김준형 국립외교원장“한미동맹, 중요하지만 신화 벗어나야” 작심발언 “‘혈맹’이라더니 무기 사라고 압박하고, 철군한다 위협하고,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습니다. 속된 표현으로 미국이 우리의 ‘삥‘을 뜯은 거였고, 당시 우린 ‘빵셔틀’ 취급을 당한 거로 생각합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2017년 미국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반의 한미관계를 설명하며 거친 언사를 이어갔다. 김 원장은 30일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새로 읽는 한미 관계사’ 출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이 스스로 한미관계를 ‘가스라이팅’ 상태로 여긴다고도 지적했다. ‘가스라이팅’은 주로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판단력을 잃게 하고 타인에 대한 통제력이나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일컫는 표현이다. 그는 한미 FTA 과정에서 우리 측 협상자들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싸운 사례, 민경욱 전 의원이 미국에 가서 문재인 정부를 끌어내리라는 시위를 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태도 앞에서 주권국이라면 응당 취해야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국의 관성은 일방적 한미관계에서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책은 한·미관계 150년 역사를 촘촘하게 살핀다. 동시에 우리 대외정책의 핵심 상수이자 견고한 신화로 자리 잡은 한미군사동맹의 과거와 현재를 점검한다. 특히,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최근 상황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사드 배치, 미·중 전략경쟁,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남·북·미 대화 등을 충실하게 논평한다. 김 원장은 책을 통해 한미관계를 ‘중독’, ‘신화’, ‘종교’ 등으로 표현하며 “한미동맹은 중요하지만 극복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더할 수 없는 우리의 자산”이라면서도 “이 관계가 상식적, 실용적, 합리적 판단을 못 하게 할 정도로 신화화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니, 그저 이상한 대통령이었다고 미국과 분리해서 생각하더군요. 한미동맹의 신화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의 외교 싱크탱크 격인 국립외교원은 외교부 소속 기관으로, 원장은 차관급에 해당하는 인사다. 김 원장은 애초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8월쯤 책을 발간할 계획이었다. 그는 그러나 “진보정부 탄생에 참여한 이로서 지금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미관계가 더욱 신화화한다고 생각해 책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책에 대해 “‘공직에 있는 데 예민한 문제를 다룬 책을 내도 될까’ 고민했다. 그러나 공직을 이용하거나 수집한 정보를 책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나는 학자이기도 하다. 학자로서 소신을 봐달라”고 했다. 그는 국가들이 협력적 국제질서보다는 그들의 이익을 우선함을 강조한 뒤, 한반도에 관해 “4강국의 이익이 교차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미국에 너무 의존하지 말고, 실용적 외교를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 대해서도 이런 입장을 취하지 않으면 곤란에 빠질 것으로 경고했다. “미중전략 경쟁이 쉽게 판가름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20~30년 정도까지 우리를 괴롭힐 변수”라면서 “우리가 미중 대결의 대리전을 하는 상황이 돼선 안 된다. 북·중·러와 한·미·일의 진영논리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갈등 상황에 끼인 독일, 프랑스, 호주, 아세안 등과 연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새로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하나도 주지 않고는 얻는 게 없다”라며 북미 간 협상을 통해 “서로의 조건을 교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합격점 줄 만했나…눈높이 달랐던 한미 2+2 회의[김헌주의 외교통일수첩]

    합격점 줄 만했나…눈높이 달랐던 한미 2+2 회의[김헌주의 외교통일수첩]

    “축구로 따지면 ‘빌드업 과정’이었다. 구체적으로 뭐가 안 나왔다고 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다.”(김준형 국립외교원장) “한미가 각자 관심사를 얘기하고 스쳐 지나간 것 같다. 공동성명도 특별한 것 없이 밋밋하다.”(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5년 만에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결과를 놓고 전문가 평가는 크게 갈렸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급히 방한이 추진된 터라 조율 시간이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기에 공동성명도 딱 그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이 한국을 배려한 측면도, 기대에 못 미친 부분도 있었다. 전자와 후자,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평가도 다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무사히 회담을 마친 우리 정부는 스스로 합격점을 주고 싶은 것 같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은 19일 방한 결과를 담은 공동기고문에서 “2+2 협의체는 가까운 시일 내에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구체적 결실을 맺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번 회담이 분명한 성과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미 측도 이런 한국의 희망 섞인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할진 미지수다. 일본과 한국을 거쳐 18~19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에서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인 미국 외교안보팀은 이제 한중일 3국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차분히 복기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 방문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주목된다. 과연 미국이 “역시 한국은 70년 전 전장에서 피로 맺어진 동맹으로 우리와는 이견이 없다”는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을까.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본을 거쳐 한국에 왔기 때문에 일본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한미 간 차이점을 줄이기 위해 미국이 노력을 할지, 거리두기를 할지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방한 기간 중 한미 간 시각차가 여실히 드러난 건 2+2 회의 직후 공동 기자회견이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공동성명의 부족한 부분을 기자회견을 통해 최대한 얘기하려는 모습처럼 보였다. 방한 준비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은 확인이 됐기 때문에 한국을 배려하면서도 ‘자신의 시간’에 바이든 정부의 어젠다를 분명히 밝히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의 ‘입’에서 계속 중국이 언급되자 “회담의 무대는 한국이지만 청중은 중국”이란 말이 나왔다. 반면 정 장관은 “(북미) 싱가포르 합의는 현 단계에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 “우리는 국제사회에서도 ‘한반도의 비핵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이다’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는) 한미 간 완전히 조율된 대북 전략하에 다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공동성명에 못박은 상황에서 관련 질문은 외교적 수사로 넘길 수 있었는데도 이를 피하지 않은 것이다.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위 전 본부장은 “우려대로 됐다. 어떤 한계가 노정됐는지 정권 핵심에서 알아야 한다”며 “시간이 별로 없는데 북한이 도발이라도 하면 동아시아 전체의 큰 구도에서 한국이 소외된다”고 말했다. 결국 남은 기간 ‘한미 간 눈높이를 얼마나 맞추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이번 방한에서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협의체)에 대해 얘기를 안 한 것은 맞지만 쿼드가 의미하는 중국 견제에 (회담의) 대부분 시간을 썼을 것”이라면서 “비공식적 협의체를 공식화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한국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제적ㆍ능동적으로 원칙을 세우지 않으면 미중 양쪽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대북 정책 검토를 마치기 전에 비핵화 정의부터 차이를 좁혀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할 수 있는데, 우리 정부가 과연 그런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dream@seoul.co.kr
  • 방위비 매듭지었지만 갈 길 먼 한국..대북정책 조율 관건

    방위비 매듭지었지만 갈 길 먼 한국..대북정책 조율 관건

    미 국무부 “6년짜리 방위비 협정 합의”韓 숙원인 다년계약 성사로 갈등 차단이인영 “상반기 남북대화 재개 바람직”17일 블링컨·오스틴 방한..동맹 과시김정은 경고에도 연합훈련, 北 반발할듯방위비 협상을 조기에 매듭지은 한미 양국이 대북 정책 조율로 동맹의 단단함을 과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17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은 조율 작업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어서 치밀한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양국의 협상팀이 6년짜리 새로운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의 문안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다”며 “이는 우리의 동맹과 공동 방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방위비 협상으로 진을 뺀 한국은 숙원인 다년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적어도 앞으로 5년 간 방위비를 둘러싸고 미측과 갈등을 벌이는 일은 없게 된 것이다. 다만 방위비 협상이란 ‘큰 산’을 넘었을 뿐, 아직 한미 간 풀어야 할 현안이 많다. 특히 대북 정책과 관련해 한미 간 의견 조율은 시급한 과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9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으로서 집권 후반기이고 거의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상반기 중에는 남북관계가 대화도 재개되고 정상화되는 개선의 과정에 접어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남북 관계 주무부처 수장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대화 재개 의지를 재차 피력한 것이다. 반면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지명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 인준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북한의 핵확산 위협을 완화하기 위해 강력한 제재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우리 정부와는 다소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최근 ‘국가안보전략 중간 지침’ 문건을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해야 할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방한이 추진되는 것은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것 자체는 좋은 신호”라면서 “동맹국 의견을 들으러 오는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방한 목적은 동북아 핵심 동맹국과의 관계를 튼튼히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한미 간 이견이 있어도 드러내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변수는 미 고위급 인사들의 방한 시기에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문제 삼아 반발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과거 북한은 한미 훈련 기간 중에 당·군·내각 등 공식기관 명의로 담화 또는 성명을 발표하거나 선전 매체를 통해 비판을 해왔다. 게다가 지난 1월 8차 당 대회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상황이어서 이번엔 반발 강도가 클 수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발언 내용을 보겠지만 연합훈련 반발과 더불어 미국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이고 미국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무장관, 국방장관의 동시 방한은 ‘외교+군사’ 옵션을 함께 쓰겠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는 만큼 첫 대면 외교서 미국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국 정부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속도를 높이려고 할 수 있는데 미국과의 정책 조율, 북한의 수요 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 획기적 진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히려 무리하게 추진하면 한미일 공조 등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핵 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조정해 먼저 해소할 수 있는 현안들부터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주한미군 방위비 ‘5년 협정·인상률 13% 이하’ 유력

    주한미군 방위비 ‘5년 협정·인상률 13% 이하’ 유력

    외교부·美국무부 “원칙적 합의 이뤘다”전문가 “13%보다 높아지지는 않을 것”귀국길 오른 정은보 “한미 공평한 합의美국무·국방 방한 전 내용 발표할 수도”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조 바이든 정부 출범 46일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 두 차례 정식회의 끝에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에 이르면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조속한 타결’ 못지않게 분담금 인상분도 중요한 대목이어서 곧 발표될 증액 ‘숫자’가 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와 미 국무부는 8일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양측 협상단은 지난달 5일 화상 회의를 진행한 뒤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 워싱턴에서 ‘마라톤 회의’를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혔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귀국길에 오르면서 “한미 간에 합리적이고 공평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이뤘다고 자평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때 서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정 대사는 최종 확정 및 가서명 시기와 관련해 “상당히 유동적인 측면에서 당장 결정돼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내용에 대한 발표가 먼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양국 모두 첫해 분담금액, 협정 기간, 연간 인상률 등 자세한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 언론에선 협정 기간과 관련된 내용이 흘러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이번 합의가 “2025년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고, 로이터통신은 ‘6년짜리 합의’라고 보도했다. 외교가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처럼 5년 협정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지난해 협정 공백 상황 때문에 6년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국무부는 한국 측의 ‘의미 있는 증액’이 포함됐다고 밝혀 첫해 인상률을 얼마로 합의했는지 관심이 쏠리지만 양국 모두 “내부 보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구체적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국무부는 이번 합의를 “민주적 동맹 활성화를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해 인상률이 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한국 측은 지난해 3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증액 압박 요구에 못이겨 10차 SMA 분담금(1조 389억원) 대비 13% 인상안을 제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13%보다 낮아질 수는 있어도 높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다년계약과 비율(인상률)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면서 “두 장관의 방한 계기에 방위비 협상을 동맹 복구의 좋은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文 “日, 매우 중요한 이웃”… 3각 공조 중시하는 美와 보폭 맞춰

    文 “日, 매우 중요한 이웃”… 3각 공조 중시하는 美와 보폭 맞춰

    징용 언급 안 해… 과거·미래 분리 ‘투트랙’과거사 ‘로키’ 대응에도 日 화답할지 의문“도쿄올림픽 성공 협력… 남북미일에 기회” 美 중재해도 한일 경색 지속땐 ‘관리 국면’日기업 자산 현금화·올림픽 ‘변곡점’ 될 듯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맞물려 한일 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미래’와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유화 메시지를 증폭시켰지만, 강제징용 해법 등 구체적 제안은 없다는 점에서 일본의 호응은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1일 위안부 및 강제징용 문제 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과거 불행했던 역사’로 에둘러 표현했다. 특히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2018년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도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라고 직격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가장 가까운 이웃’ 등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규정하면서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고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중요한 이웃’은 일본이 한미일 3각 공조 속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쓰던 표현이다. 문 대통령도 “양국 협력은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일본 정부가 사활을 거는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을 다짐하면서 “한일, 남북, 북일, 북미 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한미일 공조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보폭을 맞추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유화적 언급을 했다”면서 “몇 년간 ‘잊지 않겠다’, ‘지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다가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고 부른 것은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하지만 위안부·강제징용 해법을 압박해 온 일본이 응할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과거사를 ‘로키’로 다루겠다는 것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하겠다는 건데 구체적 해법을 기대한 일본이 화답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차라리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면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는 풀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재를 활용하되, 여의치 않다면 ‘상황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일본은 청구권 협정과 위안부 합의 전면 수용을 전제로 걸고 우리를 외통수로 몰아넣는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중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양보를 한다는 건 국내정치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중재가 안 통하면) 관리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외교 협상을 통해 일본이 사죄를 언급하고, 우리가 (배상)물질을 책임지는 방식도 있는데, 우리가 선제적으로 하면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기업 자산 현금화 및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올림픽은 아직 가능성이 있는데 강제징용 현금화 등을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뉴스분석]‘불행했던 역사’ ‘중요한 이웃’에 담긴 文의 속뜻은?

    [뉴스분석]‘불행했던 역사’ ‘중요한 이웃’에 담긴 文의 속뜻은?

    美 중재 활용하되, 여의치 않다면 ‘상황관리’ 필요 日기업자산 현금화 및 도쿄올림픽 여부가 변곡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맞물려 한일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미래’와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대일 유화 메시지를 증폭시킨 것이어서 그동안 대화를 거부해 온 일본의 반응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일 위안부·강제징용 문제를 ‘과거 불행했던 역사’로 에둘러 표현했다. 특히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8년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도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라고 직격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한일관계를 ‘가장 가까운 이웃’, ‘언제나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규정하면서 “이웃나라 간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고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중요한 이웃’은 일본 측이 한미일 3각 공조 속 일한 관계를 언급하며 쓰던 표현이다. 마지막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2019년 12월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라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일한, 일한미 간 공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양국 협력은 동북아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정부가 사활을 거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을 다짐하면서 “한일, 남북, 북일, 북미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한미일 3각공조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보폭을 맞추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강경 발언을 자제하고, 유화적 언급을 했다”면서 “지난 몇 년간 ‘잊지 않겠다’ ‘지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다가,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고 부른 것은 상당한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적반하장 격으로 위안부·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압박해온 일본이 호응할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지혜로운 해결’이 눈에 띄는데 추상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과거사를 ‘로키’로 다루겠다는 것이고, 투트랙으로 접근하되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하겠다는 건데 일본은 구체적 해법을 기대하고 있어 화답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 교수도 “날이 저무는데 갈 길이 멀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지가 숙제”라면서 “일본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일관계 복원을 위해 미국을 적극 활용하되, 여의치 않다면 남은 임기 동안 ‘상황관리’가 필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일본은 1965년 청구권 협정 전면 수용. 2015년 위안부 합의 전면 수용. 2018년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 번복을 전제로 걸고 우리를 외통수로 몰아넣는 상황”이라면서 “일본도 한발 물러서게 하는 미국의 중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와서 양보를 한다는 건 국내정치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며 “(중재가 안 통한다면) 관리 국면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외교협상을 통해 일본이 사죄를 언급하고, 우리가 (배상)물질을 책임지는 형태도 있는데, 우리가 선제적으로 하면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한 일본기업 자산의 현금화 및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가 한일관계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도쿄올림픽은 아직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그때까지 강제징용 현금화 등을 관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올림픽이 열리면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생기겠지만, 무산되면 일본 정국이 요동치면서 현 정부내 한일관계 개선도 물건너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광화문라운지 ‘美 대선 이후 정세’ 강연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광화문라운지 ‘美 대선 이후 정세’ 강연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0회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에서 ‘미 대선 이후의 국제 정세’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文·바이든, ‘북핵 해결 시급’ 인식… 평화프로세스 복원 계기 되나

    文·바이든, ‘북핵 해결 시급’ 인식… 평화프로세스 복원 계기 되나

    전문가 “새 전략 구축 시 韓과 협의 긍정적북한 문제 우선순위가 높다는 인식 확인돼비핵화 방법 등 각론 언급 없이 예단 일러” ‘같은 입장’ 강조는 韓 독자행동 경계 의미도韓 ‘인도·태평양’, 美 ‘동북아 핵심축’ 표현靑 “수레에 함께 올라 업그레이드된 대화”4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내용이다. 두 정상이 대북 공조에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첫 통화의 특성상 현안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한데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북핵 해결이 시급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한 것으로 읽힌다.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접근법 전반을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히면서 북핵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북한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청와대로선 긍정적인 대목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대북 정책에서 한국의 역할을 인정하고, 협의해 새 전략을 구축하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조속히’라는 말이 들어간 것은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가 높다는 인식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핵화 방법론 등 각론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향후 북미·남북 관계를 점치기는 이르다. 백악관 발표는 “북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가 전부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과 협상해야 하는데 정리가 안 된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같은 입장이 중요하며 공통 목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을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청와대는 긴밀한 협력을 강조한 메시지로 받아들였지만, 일각에선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한 한국의 독자 행동을 경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긴밀히 협의하고, 공조하겠다’는 취지로, 통화에서 한반도 문제에서 글로벌 이슈까지 전혀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통화의 상당 부분은 한미동맹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 동맹’, ‘가치를 공유하는 책임 동맹’,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을 넘어서는 포괄적 전략 동맹’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또 백악관 발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축(linchpin)’ 대신 ‘동북아의 핵심축’이란 표현이 들어간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외려 청와대 발표에 ‘인도·태평양 지역’이란 표현이 들어갔다. 미국은 수년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며 한국의 참여를 압박했다. 조 자문연구위원은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배려”라고 해석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미동맹을 표현하는 말인 ‘린치핀’은 수레에서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핵심축을 의미하는데 두 정상은 린치핀을 뛰어넘어 수레 위에 함께 올라가 업그레이드된 대화를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두 정상의 코드가 잘 맞았다”면서 세 차례 웃음이 터져 나오는 등 편안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분주한 가운데 전화를 줘서 고맙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과 통화를 못 할 정도로 바쁘지는 않다”고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한일 관계 경색을 방관했던 트럼프 정부와 바이든 정부는 다를 것이란 관측과 맞물려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번영에 중요하다’는 언급도 주목할 만하다. 미측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앞세운다면 정부의 대중국 정책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북미 앞으로 6개월 눈치싸움… 한미 공조 통해 승부 걸어볼 시점”

    “북미 앞으로 6개월 눈치싸움… 한미 공조 통해 승부 걸어볼 시점”

    “이렇게 완전히 ‘통합’이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취임사를 한 건 처음인 것 같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본 김준형(58) 국립외교원장은 “이번 미국 행정부의 교체가 미국 역사뿐 아니라 인류사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완전히 깨져 버렸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일단 수습할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다. 21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만난 그는 “시작도 하기 전에 (통합에) 성공할지 얘기하는 건 가혹하다”면서 “바이든 말처럼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자”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사 전반에 대한 인상은. “미국은 현재 보건·경제·분열·인종차별·기후변화 위기 등 5가지 위기가 한꺼번에 왔다고 한다. 취임사 곳곳에 이러한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 바이든에게는 과제이자 도전이다. 이를 극복하겠다는 게 취임사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취임사에 한반도 정책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예상됐던 일이다. 다만 ‘동맹 회복’이란 표현 속에 기본적으로 다 녹아 있다고 본다.” -동맹 강화 메시지가 의미하는 바는. “미국의 동맹 복구에는 크게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미국의 힘이 약화되고 중국이 부상한다는 현실적 인식이다. 미국이 리더십을 회복하려면 동맹이 필요하다. 두 번째, 트럼프 때와 달리 동맹국으로부터 보호비를 갈취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방위비 분담금을 협박 카드로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압박 차원에서의 동맹 강화는 한국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원칙, 이념을 중시해 자칫 이념 전쟁으로 갈 수 있다. 근본적인 가치 싸움이 되면 미중 간 냉전이 재현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 입장은 분명하다. 한미일이 북한 문제 등에서 부분적으로 군사협력을 할 수는 있어도 한미일 동맹은 아니라는 것이다. 동맹은 자동적으로 모든 일에 개입하기 때문에 중국을 적으로 만들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언급을 하길 기대하지 않았을까. “취임사에 북한 관련 언급이 없었다고 북한이 실망을 하거나 이를 도발의 이유로 삼는다면 미국을 모르는 것이다. 대북 메시지는 거대한 취임식보다는 미국 외교안보팀의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건부 대화를 제안했는데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까. “앞으로 6개월간 눈치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이벤트 접근방식을 거부한다고 했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동안에는 조심스럽게 움직일 것이다. 상황이 아주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달면 오바마 정부 때처럼 도발의 패턴만 따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빅딜’보다는 ‘스몰딜’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도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된 상태에서 일시에 비핵화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그대로 둘 수도 없다. 중간 단계로 스몰딜도 필요하다. 일단은 북한의 핵을 동결시키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든 정부 출범에 맞춰 우리 외교라인도 진용을 재정비했다. “미국의 민주당과 한국의 진보 정부가 겹칠 때 항상 한쪽은 임기 말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시간표상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 그래도 정의용(외교부 장관 후보자)·서훈(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투톱 체제’ 카드를 내민 건 문재인 정부가 최소한 (대화의) 기반을 갖추겠다는 것이고, 할 수 있다면 최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가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은. “한미 양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서 서로 의심하지 않도록 공조를 튼튼히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나치게 조심스러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승부를 걸어볼 시점이다. 미국에 ‘과감하게 나아가겠다’고 설명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오는 3월 한미군사연합훈련이 걸림돌이 될까. “코로나19로 정상적인 훈련은 어렵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축소를 하더라도 코로나19 때문이 아닌 한반도 평화를 위한다고 ‘포장’을 잘해야 한다. 한국보다는 미국이 선제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북미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발전시키자는 우리 측 제안이 역효과를 낼까.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 때의 모든 성과를 뒤집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비핵화 등이 담긴 싱가포르 합의는 원칙을 표명한 거다. 이것 자체를 버린다는 건 아무것도 안 한다는 뜻이다. 이를 추인하는 게 트럼프를 인정하는 것도 아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바이든 반복적인 ‘통합’ 메시지는 미국의 위기의식을 담은 것”

    “바이든 반복적인 ‘통합’ 메시지는 미국의 위기의식을 담은 것”

    분열 가속화에 일단 ‘브레이크’북한 언급 없는 건 예상됐던 일한미일, 부분 군사협력 가능해도한미일 동맹은 한국에 큰 부담싱가포르 선언은 원칙 표명일뿐“이렇게 완전히 ‘통합’이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취임사를 한 건 처음인 것 같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본 김준형(58) 국립외교원장은 “이번 미국 행정부의 교체가 미국 역사 뿐 아니라 인류사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완전히 깨져 버렸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일단 수습할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다. 21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만난 그는 “시작도 하기 전에 (통합에) 성공할 지 얘기하는 건 가혹하다”면서 “바이든 말처럼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자”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이든 취임사에서 눈에 띈 부분은. “민주주의, 통합 등 핵심 단어를 표현을 달리하면서 계속 반복하고 재강조했다. 그만큼 미국 내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간에 코로나19 사망자에 대한 명복을 빌며 묵념한 것도 울림이 있었다.” -취임사 전반에 대한 인상은. “미국은 현재 보건·경제·분열·인종차별·기후변화 위기 등 5가지 위기가 한꺼번에 왔다고 한다. 취임사 곳곳에서 이러한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 바이든에게는 해결해야 될 과제이자 도전이다. 이를 극복하겠다는 게 취임사를 관통하는 메시지 아닐까 싶다.” -미국이 과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10년간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질서 체제가 유지됐다. 하지만 2001년 9·11테러와 2008년 금융위기, 2016년 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거치면서 통합 분위기는 완전히 깨졌다. 트럼프가 ‘촉매’ 역할을 했다고 본다. 바이든이 브레이크를 밟고 ‘일단 멈춤’에는 성공했지만 유턴을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미국에 지금 필요한 리더십은 ‘치유자’ 이미지를 가진 바이든일 수 있다.” -취임사에 한반도 정책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예상됐던 일이다. 다만 ‘동맹 회복’이란 표현 속에 기본적으로 다 녹아 있다고 본다.” -동맹 강화 메시지가 의미하는 바는. “미국의 동맹 복구에는 크게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우선 미국의 힘이 약화되고 중국이 부상한다는 현실적 인식이다. 미국이 리더십을 회복하려면 동맹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굉장히 중요한 국가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두 번째, 트럼프 정부 때와 달리 동맹국으로부터 보호비를 갈취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방위비 분담감을 통해 협박 카드로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압박 차원에서 동맹 강화는 한국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원칙, 이념을 중시하면서 자칫 이념 전쟁으로 갈 수 있다. 근본적인 가치 싸움이 되면 실제적으로는 미중간 냉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 입장은 분명하다. 한미일이 북한 문제 등에서 부분적으로 군사협력을 할 수는 있어도 한미일 동맹은 아니라는 것이다. 동맹은 자동적으로 모든 일에 개입하기 때문에 중국을 적으로 만들 수 있다.”-북한 입장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언급을 하길 기대하지 않았을까. “취임사에 북한 관련 언급이 없었다고 북한이 실망을 하거나 이를 도발의 이유로 삼는다면 미국을 모르는 것이다. 대북 메시지는 거대한 취임식보다는 미국 외교안보팀의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위원장이 조건부 대화를 제안했는데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까. “앞으로 6개월 간 눈치 싸움이 될 거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이벤트 접근방식을 거부한다고 했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동안에는 조심스럽게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황이 아주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달면 오바마 정부 때처럼 도발의 패턴은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빅딜’보다는 ‘스몰딜’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도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된 상태에서 일시에 비핵화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그대로 둘 수도 없다. 중간 단계로 스몰딜도 필요하다. 일단은 북한의 핵을 동결시키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든 정부 출범에 맞춰 우리 외교라인도 진용을 재정비했다. “미국의 민주당과 한국의 진보 정부가 겹칠 때 항상 한 쪽은 임기 말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시간표상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다. 그래도 정의용(외교부 장관 후보자)·서훈(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투톱 체제’ 카드를 내민 건 문재인 정부가 최소한 (대화의) 기반을 갖추겠다는 것이고, 할 수 있다면 최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가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은. “한미 양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서 서로 의심하지 않도록 공조를 튼튼히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나치게 조심스러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승부를 걸어볼 시점이다. 미국에도 ‘과감하게 나아가겠다’고 설명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오는 3월 한미군사연합훈련이 걸림돌이 될까. “코로나19로 정상적인 훈련은 어렵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축소를 하더라도 코로나19 때문이 아닌 한반도 평화를 위한다고 ‘포장’을 잘 해야 한다. 한국보다는 미국이 선제적으로 그런 방식으로 했으면 좋겠다.” -북미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발전시키자는 우리 측 제안이 역효과를 낼까.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 때의 모든 성과를 뒤집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완전한 비핵화 등이 담긴 싱가포르 합의는 원칙을 표명한거다. 이것 자체를 버린다는 건 아무 것도 안 한다는 거다. 이를 추인하는 게 트럼프를 인정하는 것도 아니다. 폐기할 이유 없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文 “남북 대전환 마지막 노력” 대화 의지… 與 일각선 연내 ‘김정은 답방설’ 불 지펴

    文 “남북 대전환 마지막 노력” 대화 의지… 與 일각선 연내 ‘김정은 답방설’ 불 지펴

    金 “비본질적” 방역 협력 거부했지만文 “北과 언제든지 비대면 대화 가능”바이든 정부 출범 맞춰 대화국면 조성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신년사에서 “멈춰 있는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나흘 전 비슷한 취지를 밝히면서 단서로 달았던 ‘여건이 허용한다면’이란 표현은 사라졌다.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 메시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렸지만, 청와대는 대화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오는 20일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대화 국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대북 메시지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핵심 동력은 대화와 상생 협력”이라며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의지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비대면’을 언급한 것은 코로나로 국경을 닫은 북측 상황을 감안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금까지 남과 북이 함께한 모든 합의, ‘전쟁 불용’·‘상호 간 안전보장’·‘공동번영’의 3대 원칙을 공동 이행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낸다면 평화·안보·생명공동체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했다. 북측은 한미 연합훈련과 첨단무기 반입 등을 꼽으며 2018년 남북 정상 간 합의를 남측이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지만, ‘함께한 모든 합의의 공동 이행’이란 표현을 통해 이행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등에 북측 참여를 거듭 제안한 뒤 “코로나 협력은 남북 국민들의 안전과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에 대한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며 협력이 넓어질 때 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북측이 앞서 방역협력 제안에 거부 의사를 드러낸 터라 대화 복원의 마중물로 연결될지는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은 방역 협력과 같은 비본질적 문제들을 꺼내 들고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북의 메시지는 한미 대응을 봐 가면서 일종의 ‘북한판 전략적 인내’를 하겠다는 것인 만큼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공동 이행을 강조한 건) 남북 합의가 여전히 살아 있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설을 재차 띄웠다. 윤건영 의원이 “답방을 한다면 남북 관계에 일대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며, 반드시 올해 있어야 된다”고 말한 데 이어 설훈 의원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남북 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도 불투명한 현실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