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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후쿠자와 유키치’저자 정일성씨

    ‘후쿠자와 유키치’의 저자 정일성(59)은 “후쿠자와를 통해 100여년 전 격동기 우리의 처지를 이해하고 우리를 침략했던 상대들의 논리를 확인함으로써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 새 시대 새 좌표를 마련하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한국을 이끄는 지도층이라면 반드시 일본에 대한 대처방안과 우리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짜내느라 고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망동에 “우리가 냄비식 감정적 대응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이론적인 연구를 통해 구체적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려대 물리학과를 나와 69년 서울신문(현 대한매일)에 입사,문화부 기자를 하며 일본에 관심을 갖게 됐다.85년 게이오대 연수를 계기로 한일관계사에 천착하기 시작했다.지난해 ‘황국사관의 실체’를 펴낸 데 이어 2년여 준비 끝에 이 책을 완성했다. “개화기 이후 일제 치하까지 역사가 국내에서는 정리된 게별로 없고,일본 고어를 현대어로 해석하는 데 가장 애를 먹었습니다.”현재 집필활동에 전념하고 있다.앞으로 이토 히로부미 등 인물을 통해 한일관계사와 근대사를 정리할 계획이다. 김주혁기자
  • ‘도올의 동양학’ 무엇이 문제인가

    TV 강의를 통해 동양학 대중화 붐을 일으킨 도올 김용옥은 찬사에 못지 않게 비판도 끊임없이 받고 있다.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찬반 논란이나,신문·잡지 기고를 통한지적은 무수히 많은 가운데 책으로 나온 것은 이제까지 2종.도올의 불교관을 꾸짖은 ‘김용옥 선생 그건 아니올시다’(변상섭,시공사)와 노자 해석에 직격탄을 날린 ‘노자를 웃긴 남자’(이경숙,자인)이다.거기에 1종이 또다시 보태졌다.도올의 공자 해석에 동양철학계가 마침내 이의를제기하고 나선 것.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장 겸 유학대학원장은 ‘도올 김용옥의 일본 베끼기’(동인서원)를 펴내고 “동양사상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왜곡되게 알리는 것은 알리지 않는 것보다 더 큰 폐해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해 비판서를 쓰기로 했다”며 칼날을 빼들었다. 김원장이 지적하는 도올의 무비판적 일본 베끼기 사례는크게 두가지.공자가 무당의 아들이라고 단정지었고,공자의 핵심사상인 인(仁)을 도외시한 채 예(禮)만을 강조했다는 것이다.일본 시라카와시즈카는 ‘공자전’에서 공자의 어머니 안징재가 이구산에서 기도를 해 공자를 낳았다는 사실만을 토대로 무당일 것이라고 추측,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공자의 ‘무당 아들설’을 제기했다.일본에는 일반인이기도를 해서 아이를 낳는 습관이 없기 때문에 기도를 하는 사람은 무당이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누구나 삼신할머니든 부처님에게든 기도를 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상할 것이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도올은 추측을 단정으로 바꿔 앵무새처럼 외쳤단다. 또 한국사상이 성선설에 가깝고 도덕과 양심을 중시하는반면 일본사상은 성악설에 가까워 예법을 중시한다.그같은 일본인의 한계 때문에 소라이가 공자 사상의 핵심으로 인 대신 예를 강조,공자사상을 왜곡시킨 점도 도올은 아무생각없이 답습했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일본적 시각을 주체적으로 분석,수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그 시각에 매몰돼 우리 것을 잃어버린다면일본적 시각을 통해 한국을 비판하는 꼴이 된다며 엘리트들의 망국적 행태로 인한 일본 사상·문화의 침략을우려했다. 공저자인 배요한은 정작 도올에 대해 학자·전문가 집단이 비판에 나서야 함에도 침묵하는 이유는 그의 학문에 대한 태생적인 반감과,그에 대한 비판이나 평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생각 때문이며,그의 사상체계가 너무 방대해 일개인이 나서기에는 역부족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도올은 이같은 비판을 의식,얼마전 TV강의를 통해 자신의 학문 자세 등에 대해 해명하며,비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올 비판이잇따르는 것은 그의 논리에 결함이 있기 때문인데다,불교나 유교 등 종교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데 대한 반발이나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도 작용하고 있지 않겠느냐는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주혁기자 jhkm@
  • ‘도서관 장서,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지식사회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공 도서관 수와 소장 자료및 예산이 늘어나고,도서관의 도서 선정 기능이 올바르게작용해야 하며,도서관 특성화가 집중 배려돼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도서관 장서,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우창 고려대영문과 교수(문학평론가)는 ‘지식사회와 사회의 문화-도서체제와 문회’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교수는 미국에 관한 기초적 자료와 간행물,잡지 등을 집중 소장한 타이완 학술원 부속 미국학연구소를 보고 경탄을 금치 못했던 경험을 예로 들며 국내에 특정 분야 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적 자료가 체계적으로 모여 있는 도서관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도서관 특성화 부진을 꼬집었다.그는 교통수단,시설,장서,대출절차 등 편의성과 책을 볼만한 사회문화의 정신적 여유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기 부산대 문화정보학과 강사는 ‘한국사회 지식흐름의 왜곡-공공도서관 장서와 관련하여’란 주제 발표에서 대중성과 극우주의에 치우친공공도서관 장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용자 요구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적극적 장서 관리 개념의 도입,책임있는 지식유통기관으로서공공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재인식이 요청된다고 밝혔다.이제까지 공공도서관의 장서 선정은 광고와 이용빈도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전세중씨(대중도서관운동가)는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인 우리 사회 지식축적체계의 식민성을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장서개편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출판연구소의 2000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읽을만한 책이 없음’이 40%로 가장 많았다. 김주혁기자 jhkm@
  • 국악 보여주기…우리시대 ‘악학궤범’

    국악기는 한국인이 자신들의 마음을 소리로 표현한 문화 매체이자 상징이다.1493년 편찬된 ‘악학궤범(樂學軌範)’은국악기를 설명한 책자의 최고봉이다.그러나 악기와 사람의관계,즉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韓國樂器’(한국악기)는 이런 약점을 보완,음악을 연주하는 도구에 대한 사실적 기술과 그 악기가 입고 있는 ‘문화의 옷’에 대한 설명을 함께 제공하면서 국악기 60종을 소개한다.현악기 9종,관악기 15종,타악기 36종.시와 소설,속담과 설화,민요와 무가,판소리와 잡가 등에 등장하는 여러시대,여러 계층 사람들의 악기 이야기를 곁들여 읽기에 딱딱하지 않다.악기와 명인들의 연주 모습 사진,악기 구조 그림,장인들의 악기 제작과정 사진,악보와 표 등을 풍부하게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국내외 소장 주요 국악기 목록은 자료적 가치를 더해준다.송혜진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교수가 쓰고 강운구 사진작가가 작품을 찍었다. 출판을 통해 전통문화 보존과 창조적 계승에 매진해온 열화당이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2년여 준비를 거쳐 완성한국악안내서로 ‘우리시대의 악학궤범’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국악기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한 악기는 물론,서양악기가 들어온 20세기 이전에 수용돼 국악을 연주하는 데 사용되는악기까지 포함한다. 서양 악기가 금속성 선호의 악기라면 우리 악기는 식물성선호의 악기여서 부드럽고 따뜻하게 사람의 감성에 호소하는 감성적 예술을 잉태했다. 국악기들은 용도에 따라 모습도 다르다.굿판이나 농악판의악기,풍류방에서 나온 악기,궁궐에서 사용된 악기 등에 따라 채색이나 장식,솜씨가 차이가 난다.외모가 가장 이색적인 것은 궁궐에서 사용된 악기다.편종 편경 방향 특종 등은청·홍·흑·백·황·녹 등 화려하게 채색되고 다양한 동물장식으로 조각됐다. 12줄 가야금은 가야 전래의 현악기를 중국 악기를 참고해개조한 것이다.가야의 멸망으로 우륵이 신라에 망명하고 진흥왕이 전폭 후원해 낙이불류(樂而不流)하고 애이불비(哀而不悲)한 신라의 음악으로 자리잡았다.그러나 조선시대에 6줄 거문고가 문인들의 풍류문화를 주도한 데 비해 가야금은뒷전에 가려있다가민속 예술음악에 바탕을 둔 순수 기악독주 형식의 산조(散調)가 탄생하면서 19세기말 이후 가장대표적인 악기로 자리를 잡았다. 음악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그러나 굶주리고 헐벗은백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풍악 울리기를 좋아하는 관리들의질펀한 유흥 음악은 백성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오죽하면 정약용이 목민관들에게 “음악을 가까이 하지 말라”고 당부했을까.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줘 풍속을 이롭게 하지만, 귀를 즐겁게 할 뿐인 향락의 음악은 패가·망국하다는사실을 경고한 것이다.12만원. 김주혁기자 jhkm@
  • 부시의 인생역정 자서전 ‘맡아야 할 본분’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의 40대 이전 인생은 크게 자랑할바가 못된다.“나는 실수를 통해 배우며 성장한다”는 그의말처럼 전반기 인생은 명문가집 아들답지 않게 실수로 점철된 인생의 연속이었다.그러나 불혹의 나이를 기점으로 술을 끊고 정치적인 목표를 설정해 힘차게 달려갔다. 그의 인생 역정과 생각을 담은 자서전 ‘맡아야 할 본분’(양재길 옮김,두레박)이 나왔다.원서는 지난 99년 나온 것이어서 어렸을 적부터 대통령 당선 직전까지 이야기가 실려있다. 카렌 휴즈 공보 비서는 부시의 주지사 선거운동이 한창일때 아들의 야구 경기를 볼 수 있었다.사양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가 강력히 권했기 때문이다.그 정도로 인간적 매력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평한다. 부시는 “사회의 불합리한 모습을 보면 앉아서 불평만 할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 모순을 타파하는 주역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이것이 그를 대통령에 출마하도록 한 동기일지모른다. 이 책은 부시의 호방하고 진솔한 인간성을 보여준다.그러나본인의 입장에서 쓴 글이니만치 좋은 면만 부각된 점은감안해 읽어야 할 것같다. 김주혁기자
  • ‘물’로 달리는 車 왜 탄압받았나?

    1979년 뉴질랜드의 아치 블루라는 발명가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물을 연료로 해 ℓ당 40㎞를 달리는 자동차 엔진을 발명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얼마 후 연구가중단됐다. 1996년 호주에서 물로 움직이는 또 다른 자동차가 발명됐으나 발명자는 잡지와 인터뷰한 뒤 협박에 시달렸다.발명품의판매는 물론 대중매체에 글도 싣지 말라는 것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조나단 에이센은 ‘탄압받는 과학자들과그들의 발견’(서율택 옮김,전2권, 양문 펴냄)에서 천재 과학자들의 발명과 발견이 이윤과 권력을 추구하는 기득권세력들에 의해 탄압받고 은폐된 역사를 파헤쳤다. 대체의학과 독립과학자,대체에너지원에 대한 제도권 과학의탄압 사례를 심층 분석했다. 청정하고 안전하며 풍부한 대체에너지 개발이 불가능하지않지만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전력회사와 석유회사들이 종말을 맞게 되기 때문에 진전을 보지못한다는 주장이다.UFO(미확인비행물체)및 외계인 문제와관련,미국 정부가 사회·종교·정치제도의 혼란을 방지하기위해 예민한 정보를 세심하게 검열하고 조율하며 깊이 관여한다는 내용도 소개한다. 저자는 탄압신드롬의 본질이 체제 내에서 권력을 갖고 일정한 몫을 누리는 사람들이 탄압을 용인한다는 사실이라며,진실을 말하는 진정한 힘을 강조한다. 김주혁기자
  • 美·日 한반도정책 숨은 뜻 찾기 ‘이제 미국이…‘

    지난 90년 노태우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아키히토 일황은궁중만찬회에서 “과거 한 시기의 불행했던 양국 관계를 생각하면 실로 통석(痛惜)의 염(念)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한국은 일황의 사죄로 받아들였다. 이 말이 과연 사죄일까.일본에서 30년째 망명중인 통일운동가 정경모는 미심쩍은 생각이 들어 역사를 살펴봤다.삼국사기 백제본기(제3)에는 ‘관미성은 우리 북변의 요충지였는데,그것이 고구려의 손에 떨어진 것은 참으로 통석하기 이를 데 없다’는 아신왕의 발언 기록이 나온다.백제 영토를고구려에 빼앗겨 원통하다는 뜻이지,잘못을 사죄한다는 뜻은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 ‘문선’에는 ‘미지불수(美志不遂) 양가통석(良可通惜)’이란 말이 나온다.덕연이란 사람의 문재가 뛰어난데아름다운 저작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일찍 병들어 죽은 것을 애석히 여긴다는 말이다.과오를 사과한다는 뜻은 담겨있지 않다.“일본이 20년만 더 조선을 지배했더라면 좋을뻔 했다.잘 하려고 노력했는데 전쟁에 졌기 때문에 노력이수포로 돌아가게 됐다”는 제7차 한일회담 일본측 대표 다카스기 신이치의 말이 황국사관에 비춰보면 바로 미지불수양가통석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일황의 발언에 앞서 일본 정부는 서울로 특사를 파견,우리정부와 용어 선택에 대한 의견을 타진했다.특사는 관동군참모를 지낸 세지마 류조였다. 정경모는 ‘이제 미국이 대답할 차례다’(한겨레신문사)에서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정세와 북한에 대한 미국과일본의 정책을 해부하고 역사적 뿌리도 파헤친다.일본이 북한에 대해 왜 저리 호들갑을 떠는지,북한이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에 왜 겁없이 맞서는지,미국이 왜 북한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게 해준다. 북한은 지난 92년 국제원자력기구 사찰협정에 가입했으나그해에 미국이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하고 국제원자력기구가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위협을 느껴 핵확산 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하고 노동1호를 쏴올렸다고 저자는 분석한다.북한이1994년 제네바 북미합의에 건 진정한 기대는 경수로도, 50만t의 중유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하는데 있었으나 합의서에 명시된 경제제재 완화나 국교 정상화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한국전쟁 재발에 대비해 60년대에 작성한 ‘작전계획 5027’을 94년재검토했으나 미군 사망자 5만2,000명, 한국군 사상자 49만명,민간인 사망자 100만명으로 피해가 추정되자 무력공격을포기했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이 시작되기 1년 전 당시 러스크 미 국무장관에게케넌이 제출한 한국 관련 정책건의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일본인의 영향력과 그들의 활동이 또다시한반도와 만주 일대로 뻗어나가는 사태를 미국이 현실적으로 반대할 수 없게 될 날이 우리 생각보다 빨리 올 것이다. 그것은 이 지역에 대한 소련의 침투를 막을 수단이 이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일본의 재지배를획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문익환 목사의 북한 방문 때 동행했던 저자는 “일본이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40년간 비약한 뒤 40년간 전락했으나이제 제2의 비약이 똑같은 패턴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두려움에서이 글을 쓴다”고 말했다. 김주혁기자 jhkm@
  • 광고없는 계간지 ‘디새집’ 창간

    한국인의 체취와 흙내음이 물씬 나는 광고 없는 유가 잡지가 창간됐다.계간지 ‘디새집’(열림원).기와집이란 뜻의우리말이다.환경 전문 계간지 ‘녹색평론’등이 광고를 적게 싣기는 하지만 완전히 없애기는 국내 처음이다.상업 광고가 없어서 값은 권당 2만2,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그만큼 값어치가 있다.280여쪽에 걸쳐 우리네 사람과 문화,자연,사상을 담았다. 디새집의 인터뷰 기사는 한 사람을 최소한 2박3일씩 5차례이상 만난 끈질긴 작업의 산물이다. 강원도 삼척시 웃구머리에 사는 김씨 할머니는 올해 일흔여섯이다.술과 노래로 한량처럼 살던 남편이 열다섯해 전 훌쩍 세상을 버린 이래 홀로 지낸다.삼남이녀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은 탓이다.그니는 꼬박 육십년동안 베 짜는 일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삶의 전부이며 생활이기 때문이다. 삼을 심어서 한 필의 베가 나오려면 아흔아홉번 손이 가야한다.“징글징글 맞은 일이래,하이고,요새 사람들은 하래도못할 꺼래…”이제 “눈도 아니 보이고 베 세월도 없어”베짜는 일을 그만 접을 셈이란다.북제주군 바닷가의 작은 마을에서 홀로 사는 제주 해녀 할망 고씨(87)는 올해 제주 해녀상을 받았다.“아기 밴 뜩에도 바당엘 갔지.아기 배 놘 몸이 무거워서 물 속으로 후룩후룩 들어가는데 그렇게도 잘 되어.”그녀는 요즘 물질을하지 않는다.돈 욕심이 많아서 나온다고 젊은 해녀들이 손가락질 하기 때문이다.아직도 할망은 바다를 떠 다니는 꿈을 꾼다. 이지누가 편집장으로 참여했다.박완서 이윤기 이철수 등 외부 필진들도 쟁쟁하다.흑백사진 100여장도 책의 고상한 분위기를 더해준다.디지털 디새(www.deesae.com)에서는 비디오와 오디오도 감상할 수 있다.2호부터는 간추린 내용을 영어와 일어로 번역해 붙일 예정이다.추후 영문판과 일어판디새집을 동시에 발간할 계획이다.외국인들에게 보다 깊은한국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한편 디새집은 디새구비문학상을 제정,연말까지 공모한다. 당선작 고료는 500만원이고 단행본으로도 출간된다.구술 녹음 테이프 복사본을 원고,사진과 함께 제출해야 한다. 김주혁기자
  • 도서관 장서확충 캠페인 김언호 출판인회의 회장

    “국민이 책을 읽지 않는 나라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좋은 책을 만드는 사람과 읽는 사람간의 가교 몫을도서관이 충실히 해줘야 하고 그런 여건을 조성하는 데 우리 모두 나서야 합니다.” ‘도서관 콘텐츠 확충과 책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공동대표인 김언호(金彦鎬·한길사 대표)한국출판인회의회장은 4일 도서관 장서 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00만인 서명운동 등 범국민적 캠페인에 나선다고 밝혔다. 국내 330개 공공도서관의 연간 자료구입비 총액은 200억원이 채 못된다.서울시내 4차선 도로 500m를 신설할 예산에 불과하단다.지식사회를 만들기 위한 투자 규모 치고는너무 적다는 얘기다.그래서 우선 내년에 2배인 400억원 수준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각종 활동을 펼 계획이다.오는 12일에는 ‘도서관 장서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한 국민토론회를 오후2시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열고,23일 오후5시에는 서울 안국동 수운회관에서 국민운동 발대식을 갖는다.독서캠페인과 도서관 운영시스템 정비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회장은 “단순히 도서관의 장서구입 예산증액 차원에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 읽는 기회를 늘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발상의 전환을 우리 모두 해야 한다”고 말한다.도시를 개발할 때 학교와 도서관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국립중앙도서관이 교통이 불편한 남산에 있을 것이 아니라 도심 한가운데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김주혁기자 jhkm@
  • 의사들도 할 말 있었다…서울대 송호근교수

    의료대란이 얻어낸 성과는 무엇인가.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교수는 ‘의사들도 할 말 있었다’(삼성경제연구소)에서 의사파업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을 시도한다.의사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국민은 의료비부담이 2배이상 늘어났으며,정부도 신뢰를 잃는 등 누구도 득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의약분업을 둘러싼 전쟁은 모든 참여자들의 패배로 끝났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 유학시절 몸살로 병원에 가 주사와 항생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반면 귀국한 뒤 몸살 때문에 병원을 찾아가 주사 맞고 받은 두툼한 항생제를 하수구에 버린체험으로 서두를 꺼냈다.우리나라의 약물 남용에 대해 문제의식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의약분업 시행으로 약물 오·남용 문제는 상당히개선되겠지만 의사와 국민이 원한 핵심 쟁점들은 그대로방치됐기 때문에 본질적인 의료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의약분업으로 병·의원을 찾는 환자 수가 늘어 의사들은 ‘3분 진료’를 ‘2분 진료’로 단축하게 됐다는 것이다.양질의 의료 서비스와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행위별수가제에 의한 보험급여 행위의 제한 등도 문제점으로 꼽는다.준비 안된 서툰 개혁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그는 말한다. 한편 ‘현대 의학의 위기’(멜빈 코너 지음,소의영 등 옮김,사이언스북스 펴냄)는 국민 개보험이 아닌 미국의 현대의학과 의료계가 지닌 문제점을 진단해 눈길을 끈다. 김주혁기자
  • 섬세함과 역사만행 ‘두얼굴’의 日本문화

    일본의 역사 왜곡이 우리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그러나 일본에서는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란 극우그룹을 조직한 후지오카 노부가츠의 저서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가 80만부 이상 팔렸다.그의 눈에는 억울하게 끌려가 인생을 망친 일본군 위안부가 돈 벌려는 ‘창녀’이고,난징의 피학살자들은 게릴라일 뿐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일본문화가 1998년 단계적 개방을 계기로 형식이나 기교의 섬세함과 감수성을 무기 삼아 우리 토양 위에 자리잡아간다.과거는 과거고 문화는 문화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우리 머리 속에 스며든 것. ‘일본 문화 그 섬세함의 뒷면’(책세상문고)은 이같은인식에 대한 문제제기다.박현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연구원은 일본 문화의 섬세함과 역사의 만행은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영화 ‘러브레터’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등을 예시하며 일본문화의 섬세함을 살핀다. 그 기원을 작가의 체험이나 심경을 소재로 한 사회성 적은 사소설에서 찾는다.1907년 발표돼 사소설의 전범으로 자리를 굳힌 ‘이불’등의 작품을 분석해 그 역사적 의도를분석한다.주인공인 중년 작가 도키오는 여제자에게 연정을 느끼며 그녀가 덮던 이불을 부여잡고 우는,시종일관 자신의 내면에 갇힌 인물이다. 일본문학의 사소설로의 귀결은 군국주의의 팽창과 같은뿌리에서 출발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다른 아시아 국가를 이웃이 아닌 영원한 부정적 타자(他者)로 상정하는 근대일본의 군국주의적 이데올로기가 확산되는 한편에서 문학이 현실을 외면하고 그 자리에 섬세함이나 정교함을 놓는과정이 진행됐다는 것. 일본의 근대화는 서구에 대한 열등감을 아시아에 대한 우월감으로 치환하는 형태로 나타나고,우월성의 근거를 천황에서 구함으로써 국가주의의 강조로 이어진다.신화와 가족주의 제도에 기반한 천황제 이데올로기의 기획과,그 반대편에서 이뤄진 신민의 양산으로 진행됐다.천황-신민의 회로는 일본-아시아라는 회로로 확산돼 주변 아시아 국가에대한 멸시로 직결된다.일본이 4세기 말이래 200여년간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 등신화의 역사화도 거기에 일조했다. 일본 근대문학은 절대적이고 신성화한 천황을 기축으로한 국가체제의 정당성을 합리화하고 신민 스스로 그것을받아들이도록 하는 기능을 요구받았다.현실의 외면과 내면에의 칩거는 문학의 일반적 경향으로 자리잡아갔다.사소설로 귀결된 근대문학의 흐름은 서구의 산물을 쥐어줌으로써 신민들에게 근대적 국민이라고 느끼도록 정체성을 부여하고,천황제의 모순과 비합리성 등 현실을 외면하도록 강제해 국가주의적 팽창을 순조롭게 했다.문학의 구실은 무관심으로 귀결됐고,비합리적인 현실의 모순은 그대로 방치된 것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감정적 반발이 아니라끊임없이 반복,재생산되는 그들 주장의 논리적 근저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일본문화와 역사,한일관계의 핵심을 두루 알기 쉽게 일러준다. 김주혁기자 jhkm@
  • 못된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 사랑에 무책임한 남자

    [잉그리트 옌켈 & 안겔라 보스] 재클린을 아내로 맞아놓고 양심의 가책 없이 마릴린 몬로 등 수많은 여자들과 염문을 뿌린 존 F 케네디,정신적 동반자 보부아르에게 배신감만 안겨준 장 폴 사르트르,뛰어난 수학자 밀레바 마리치를 부엌으로 내몬 아인슈타인,여러명의 아내를 현관 매트 정도로 여긴 피카소….독일의 남녀문제 상담전문가이자 여성 심리학자인 잉그리트 옌켈과안겔라 보스는 ‘못된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사랑에 무책임한 남자’(박강 옮김,명솔출판 펴냄)에서 남녀의 상반된 사랑 심리를 이론적으로 분석한다. 여자가 못된 남자에게 빠지는 이유를,어릴 때부터 엄마가 딸을 주눅 들게 만들어 남자에게 사랑받는 것을 여자의목표로 삼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또 여자는 최상의 것을 원하나 하늘의 별따기보다 힘든 이상형의남자를 찾지 못한 나머지 어린 시절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입에 발린 찬사를 늘어놓는 남자에게 빠진다는 것.케네디처럼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서 거절만 당하면 나중에 여자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된다고 주장한다.어린 시절을정신적으로 황폐하게 보낸 재클린은 케네디와의 결혼생활에 실패한 뒤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재혼생활도 쓸쓸하게보낸다. 여자들이 못된 남자를 성공적으로 길들이려면 적당한 시기에 차버리라고 이 책은 조언한다. 김주혁기자
  • 한반도 시계 100년전으로 회귀?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개방 압력을 가하며 우리의 대 북한포용정책에 제동을 건다.일본에서는 역사교과서 왜곡과 함께 호전적인 극우 보수의 분위기가 인다. 남북한에 다같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부각된 중국은 우리가 타이완과 관계를 개선하거나 달라이라마의 입국을 허용하면 보복하겠다는 심한 발언을 서슴지않는다.러시아는 남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지자 우리외교관을 추방한다. 우리가 민족통일을 위한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세계화 물결 속에 제2의 개방을 강요당하는 상황은,다소 차이는 있지만 한반도가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장이 된 100년전 제1의 개방기를 되돌아보게 한다. 한양대 최문형교수는 ‘한국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의각축’(지식산업사 펴냄)에서 구한말 우리를 둘러싼 청·러시아의 대륙세력과 일본·영국·미국 등 해양세력의 복잡한 대립구도를 분석,복원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20세기 후반이 미국과 러시아의 패권경쟁 시대였다면 19세기는 영국과러시아의 대결 시대였다.일본은 영·러의대립을 거꾸로 이용,1876년 강화도 수호조약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청의 종주권을 부정함으로써 한국과의 관계를근대적 불평등관계로 바꿔놓았다.중국은 연해주를 빼앗기는 등 러시아의 위협이 증대되자 러시아와 일본을 모두 견제대상으로 규정한 종전 태도를 바꿔 일본·미국과 관계를개선하라는‘조선책략’을 1880년 우리에게 전한다. 미국이 1882년 한미조약에서 주장한 ‘한국의 독립’도 한반도에서 일본의 입지를 강화시켰다.그후 한국은 미국에 대한실망과 영국에 대한 배신감으로 1884년 러시아와도 전격수교했다. 외세를 등에 업은 개화파의 갑신정변은 3일천하로 끝나친일세력의 몰락을 초래했다.러시아가 부동항인 한국의 영흥만을 확보하려 하자 영국은 거문도 점령으로 맞섰고,러시아는 할 수 없이 동아시아 방위정책을 바꿔 시베리아 횡단철도 부설을 구상하게 됐다. 러·불·독 3국이 일본의 요동반도 점령 움직임에 항의하며 간섭한 것을 계기로 민비는 인아거일(引俄拒日)책을 채택한 끝에 결국 일본에 의해 시해된다. 아관파천,러시아가 진출 목표를 만주로 바꾸며 한반도를일본에 양보한 로젠-니시 협상,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반러친일정책으로의 선회 등의 배경도 소상히 설명한다.강화도수호조약과 갑신정변,아관파천 등에 대한 우리 역사학계의 인식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는 “열강은 우리와 언제나 이해를 함께하는 우방이아니라 자국의 이해에 충실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한반도에 대한 전략을 바꿨을 뿐”이라며 “오늘날 남북한을둘러싼 열강의 각축은 100년 전의 현실과 실제로 달라진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김주혁기자 jhkm@
  • 인도의 똥, 인도의 풍습 그 독특한 삶

    인도 사람들이 오른손으로 밥먹고 왼손으로 뒤닦는다는사실을 우리는 매우 불결하게 생각한다.그러나 찌개 냄비하나에 여러명의 숟가락이 들락거리는 우리 모습에 인도사람들은 깜짝 놀란단다. 인도 여행 전문가 안동근은 ‘인도와 똥’(제3공간 펴냄)에서 각종 인도 풍습의 배경을 소개하며 각자 살아가는 삶의 방식인 남의 고유 문화를 있는 그대로 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배설보다는 거름으로 쓰려고 모아두기 위해변소를 두지만,그렇지 않은 인도에서는 집안에 벌레가 꼬여 병균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집안에 변소를 두지 않았다.그래서 아무곳에서나 볼일을 보고 깡통에 담아간 물을 이용해 위생적으로 뒤처리를 한다는 것이다.밥도,짓는 도중에 밥물을 쏟아버려 끈기가 없기 때문에 숟가락으로 비비다가는 죄다 퉁겨나가고 탈리(인도정식)를 맛있게 만들 수가 없다는 얘기다.숟가락은 남의 입에 들어갔던 것이라는위생관념도 작용한다.물 마실 때도 절대로 입을 대지 않는다. 우리가 평소 양복을 입고 명절 때나 한복을 입는 것과는달리 인도 여자들이 천을 몸에 감고 다니는 고유의상인 사리를 늘상 걸치는 이유도 거창하게 전통문화를 보존하기위해서라기보다는 단순히 너무나 편리하기 때문이란다.인도 대륙의 강가에서 시체를 태우는 것도 산이 없는 평지이고 홍수가 잦은 특수성 때문에 시체를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빈둥거리는 인도 사람을 보면게으르다고 욕할 게 아니라 할 일이 없는 현실을 함께 가슴아파해야 한다고 일갈한다.소,쓰레기,축제,에어컨버스등 인도문화에 얽힌 수십가지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준다. 김주혁기자
  • 테크노폴리, 전체주의적 기술문화에 경종

    ‘기술의 발명자는,그 기술이 장차 이익이 될지 해가 될지를 판정하는 최선의 재판관이 될 수는 없습니다.’ 플라톤의 ‘파이드로스’에 등장하는,이집트를 통치하던타무스왕의 이야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계화와정보화 등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급속한 변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아예 인간이 스스로 기술의 노예로 전락한테크노폴리(기술독재)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지 모른다. 미국 뉴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닐 포스트먼 교수는 ‘테크노폴리’(김균 옮김,민음사 펴냄)에서 이같은 전체주의적 기술주의문화에 경고하며 우리 삶을 회복시키는 새로운문화를 제안한다. 그는 문명의 진화를 3단계로 정리한다. 기술이 인간의 도구로 남아 있는 도구사용 문화에서,기술이 사회의 문화적 전통과 가치에 도전하기 시작하는 기술주의 문화를 거쳐 기술이 신격화하고 인생의 의미를 기계와 기술에서 찾아야 하는 테크노폴리에 이른다는 것. 컴퓨터와 통계학 등 과학이 제공하는 답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과학만능주의와 가치 전도의 사례를열거하며 그심각성을 지적한다. 의학기술의 관심이 환자 치유가 아니라 병을 공격하는 데 있고,컴퓨터기술은 관료주의를 은폐하는 맹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오늘날 과학이중세시대에 종교가 가진 것 이상의 귄위를 갖는다는 얘기다. 사랑으로 무장해 기술에 저항하는 투사가 되고,교육을 통한 인간성 회복으로 테크노폴리의 폐해를 극복하자는 그의호소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김주혁기자
  • 인터넷서점 할인율 새달부터 10%내로

    현재 20∼30% 수준인 인터넷서점의 도서 할인판매율이 다음달 10일부터 10% 이내로 제한된다.5% 이내 마일리지도추가 제공된다.우송료는 소비자가 부담한다. 단행본 출판사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와 인터넷서점협의회 대표들은 26일 이같은 내용의 인터넷서점 판매방식에합의했다. 출판사가 지목하는,출간된 지 1년이 지난 책에 대해서는할인판매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도서정가제 준수 여부를 둘러싼 출판사와 인터넷서점간의 갈등은 일단락됐다. 오프라인서점과 서적 도매상을 포함한 4자 협의체인 한국도서유통협의회는 오는 29일 이 합의안을 논의할 예정이나,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도서정가판매를 주장해 진통이 예상된다. 김주혁기자 jhkm@
  • 출판시장 암흑기 오나

    도서정가제 정착 노력이 끝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서점마저 할인판매에 가세할 태세다.이는 도서정가제의 공식 폐기를 의미한다.할인경쟁은 오프라인서점으로까지 번져 중소 서점·도매상들의 연쇄도산을 가속화할 전망이다.출판시장에 약육강식의 무한 출혈경쟁만이 존재하는 암흑기가 닥쳐오는 것이다.이대로라면 도서유통체계는 자금력 있는 극소수 인터넷서점과 초대형서점 위주로 연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서관에 양서(良書)구입 지원체계가 갖춰지지 않고 대학가에 불법복제가 판치는 가운데,베스트셀러 중심의 인터넷서점이 시장을 주도하면 지식산업기반인 학술서적 출판은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출판·서점계에 따르면 출판사와 온·오프라인 서점,도매상 등이 참여한 전국도서유통협의회의 도서정가제 협상시한이 수차례 연장 끝에 다음달 5일로 다가왔으나 타결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출판·서점계는정가 판매에 10% 마일리지를 주장하는 반면 온라인서점들은10% 할인과 5% 마일리지를 요구,평행선을 달린다. 출판계는배송비 범위 내에서 할인판매 수용 의사까지 내비쳤으나 일부 인터넷서점이 ■베스트셀러 100위까지는 무제한 할인을허용하고 ■교보문고는 온라인 할인판매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무리한 조건을 추가,협상은 거의 결렬 상태다. 이승용 한국출판인회의 유통대책위원장(홍익출판사 대표)은 “인터넷서점이 서비스가 아닌 가격경쟁만을 유일한 살길로 생각하고,교보문고의 정가제 파기가 불가능하다고 믿으며 반사이익을 누리려 한다”고 비난했다.그러나 제재수단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로써 지난해 9월7일 교보문고가 도서정가제 고수 여부에 대한 출판계 결단을 촉구한지 6개월 반만에 사태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교보문고도 협상 결렬이 확정되는대로 온라인부터 할인판매에 돌입할 분위기다.김연신 교보문고 상무(인터넷본부장)는 “(할인판매를 위한)전산프로그램 준비는 끝났다”면서 “이제 우리도 온라인시장의 경쟁조건을 똑같이갖출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대다수 인터넷서점이 적자를 감수하며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혈안이 된 현실에서 교보문고의 정가판매가 마치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독자들에게 좋지 않게 비치고 시장 점유율도 떨어지는 상황을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다. 김상무는 “(수지는 악화되겠지만)우리는 이익유보금이 많다”는 말도 덧붙였다.교보문고의 온라인부문 매출은 지난해 여름부터 예스24에 역전된 이래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나 신뢰도 높은 교보문고의 할인 위력은 폭발적일 것으로 출판계는 보고 있다. 할인경쟁 도미노 과정에서 서점들은 유통마진을 확보하기위해 할인 폭 확대를 요구하고,출판사는 할인율을 높이면서표시가격도 올려 자체 수익율을 확보하는 편법을 쓸 수밖에없다. 결국 실제 구입가는 엇비슷할 전망이다. 도서정가제 파기는 좋게 보면 원시적인 유통구조의 창조적파괴지만, 결국 출판계의 공멸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게출판·서점계의 한결같은 우려다. 김주혁기자 jhkm@
  • 요리후지 가츠히로 “이기주의는 솔직한 존재윤리”

    칸트는 타인을 ‘수단’으로 보아서는 안되며 모든 타인을‘목적’으로 취급하는 것이 지상의 실천이성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정신과 의사이자 고베대 의대 교수인요리후지 가츠히로는 “무리한 주장”이라며 이의를 제기한다. 그는 ‘현명한 이기주의’(노재현 옮김,참솔 펴냄)에서 모든 생물은 원래부터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강조한다.도둑이나 살인범은 물론,신앙심 깊은 종교인이나남에게 헌신적인 이타주의자들도 예외없이 이기주의의 변형된 형태일 뿐이라는 것이다.다만 현명한 이기주의자가 되라고 권한다. 그는 남의 부탁을 조건없이 들어만 주는 선심파와,부탁만하고 베풀지는 않는 사기꾼,처음에는 누구의 부탁이든 들어주지만 나중에는 자기에게 보답을 하지 않는 사람의 부탁은무시하는 나이스파로 인간세계를 분류한다. 주지는 않고 받기만 하는 사람이나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사람은 상대하지 말되,공정하고 기브 앤드 테이크의 규칙을준수하는 사람만을 상대하는 나이스파가 되라는 얘기다. 그렇지 않으면 악인들로부터봉으로 취급 당하며 악을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한다.‘저 사람에게 사기를 치려 했다가는 호된 보복을 당하기 때문에 공정한 교섭을 하는 수밖에 없다’거나 ‘이쪽에서 확실히 성의 표시를 하면결코 신뢰를 저버리지 않을 사람’이라고 느끼도록 행동하라는 것. 김주혁기자
  • 中 지식인이 본 세계화의 덫 ‘13억의 충돌’

    덩샤오핑이 지난 78년 개혁개방의 물꼬를 튼 뒤 중국은 고도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물론 성장의 뒷편에는 지역간빈부 격차와 농촌 파괴, 관료 부패, 실업자 증가 등 어두운그림자도 짙게 깔려 있다. 중국은 올해를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았다.다음달쯤 WTO(세계무역기구)가입 결정이,7월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결정이 내려지길 고대하고 있다.농업보조금 등 낙후산업 보호조치 철폐 및 금융주권 약화 등 어느 정도 양보와 희생을감수하더라도 WTO에 가입해 시장을 개방하면 소비재 가격인하와 경쟁력 강화,외자 도입 등 이점이 훨씬 많다고 언론과관리·기업인들은 선전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13억의 중국이 시장의 신화에 굴복해,실패가 보증된 자본주의화의 함정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중국의 비판적 지식인들은 시장의 신화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한다.대표적 신좌파 소장학자인 베이징항공대 경영대학원 부연구원 한더치앙(韓德强)은 ‘13억의 충돌’(이재훈 옮김,이후 펴냄)에서 시장낙관주의를 버리고 시장현실주의에 바탕을 둔 중국적 길을 택하라고 충고한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리카도의 ‘비교우위론’,로스토우의 ‘경제발전 단계론’에 근거한 시장낙관주의는 실물경제에 적용할 수 없는 허구적 가설이라고 반박한다.‘경쟁이론’과 ‘보호무역론’‘중심-주변이론’등을토대로 한 시장현실주의를 주장한다.저개발국에서 개발도상국을 거쳐 선진국에 이르는 단계적 발전 모델은 꿈에 불과하며,강자와 약자로 구성되는 중심과 주변의 질서가 국제경제의 엄연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효율보다 평등이 우선되는 일자리 우선정책,자원소비형이 아닌 절약형 경제발전정책, 경제논리를 뛰어넘는전략산업 육성정책,유일한 희망인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과학기술과 교육사업정책을 중국이 진정 민주적이고 문화적인부국강병을 실현할 수 있는 중국적 대안으로 제시한다. 시장개방의 득실을 산업별로 점검하며 국가보호 없이 세계시장의 경쟁을 받아들이기는 무리라고 분석한다.이 책은 중국판 ‘세계화의 덫’이다. 김주혁기자 jhkm@
  • 나무서 배우는 지혜 “자살도 막았다”

    나무를 보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대개는 아무 생각없을 거다.먹고 살기 바쁜 탓이겠지. 우리에게 산소를 공급해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느낌 정도는 가질 수도 있겠다. 더러는 벚꽃나무 밑을 거닐며 데이트하던 추억을 떠올릴 지도모르겠다. 나무의사 우종영은 좀 다르다.아니 상당히 다르다.각종 나무에서 온갖 상념을 떠올리며 인생의 교훈을 얻는다.단순히나무에 대한 지식 때문만은 아니다. 새 대신 벌레를 잡아주고,바람 대신 가지를 쳐주는, 자연의 순리에 동화하려는 순수한 마음 덕택이리라.‘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중앙M&B)는 그가 나무에게서 배운 소금같은 인생의 지혜들로 가득하다. 태백에서 제천에 이르는 길의 태백산 산등성이에는 소나무들이 꿋꿋이 서있다.강추위와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며 푸르름을 간직한 채.세월의 굴곡을 넘어 지금에 이른 이 땅의아버지들에게서 그는 소나무의 굳건함을 본다.고개를 당당히 들고 조금은 허풍을 떨어도 될 자격이 있지 않느냐는 그의 외침이 허튼 소리로 들리지만은 않는다. 지은이의 꿈은 중학생때까지만 해도 천문학자였다.그러나색맹이라는 이유로 꿈을 접었다. 방황이 시작됐다.중동에서 뼈빠지게 일하고 돌아온 뒤 마음잡고 결혼해 시작한 농사가 3년만에 망하자 자신이 그렇게 초라해 보일 수가 없었다.북한산에 올라 죽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아카시아나무가 눈에 들어왔다.“나도 사는데 너는 왜 아까운 생명을 포기하려고 하는 거니?” 삶을 포기하려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아무리 베어내도 끈질기게 줄기를 올리는 아카시아 앞에만서면 그는 숙연해진다.‘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생은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속삭임을 듣는다. 속이 썩어 뻥 뚫린 느티나무를 대하며,자식 키우느라 마음 고생한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한다.거문도에서 한겨울에 붉게 피어났다가 세찬 바람결에 꽃잎 한장씩이 아니라 꽃송이째 후두둑 떨어져 생을 마감하는 동백꽃을 보고는 박수칠때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예쁜 나무에서 열린 못생긴 열매에,그러나 엄청 달콤한 향기에,하지만 몸서리치게 떫은 맛에 세 번 놀란다는 모과나무를 접하고는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판단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바위 틈에서터를 닦고 나면 진달래에게 자리를 내주는 노간주나무에게서 좀 손해 보면 어떠냐는 여유를 배운다.이쯤 되면 나무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거다.좀더 알고 싶어졌다면 나무박사인 임경빈 서울대 명예교수의 ‘솟아라 나무야’(다른세상)를 함께 읽으면 좋겠다.우리 땅에서 자라는 나무 130종의 생태와 문화적 의미를 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께 담았다. 나무보다는 야생화가 좋다면 ‘온 가족이 함께 기르는 우리 들꽃’(김필봉 지음,컬처라인)도 읽을 만 하다. 이제 완연한 봄이다.산과 들로 나가 나무와 꽃을 만나며삶의 지혜를 얻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이 세상이 한결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김주혁기자 jh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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