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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서 中유학생 첫 확진… 8일 증상 발현 전 잠복기에도 수업 받아

    서울서 中유학생 첫 확진… 8일 증상 발현 전 잠복기에도 수업 받아

    명지대 어학당·용인 지인 집 등 머물러서울시 중국인 유학생 중 첫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중국이 아닌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대문구는 11일 “관내 2명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해 긴급 방역소독을 했으며, 자체 동선조사팀을 투입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서대문구 확진환자 중에는 중국인 유학생 A씨(21)가 포함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는 A씨가 처음이다. A씨는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한국어교육센터(어학당)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지난 1월 29일 입국한 뒤, 지난달 8~28일 서대문구 인근 숙소에서 머물며 어학당 수업을 들었다. 이후 이번 달 3일부터 경기 용인의 지인 집에 머물며 명지대 자연캠퍼스에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다 지난 8일부터 미열 등의 증세가 나타나자 10일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해 검체를 체취했다.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고 서남병원으로 이송됐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A씨는 지난달부터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았기 때문에 중국이 아닌 국내 감염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명지대는 캠퍼스 건물 일부를 방역하고 A씨와 접촉한 학생들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한양대와 경희대도 학생들이 확진환자로 밝혀지면서 건물 일부를 폐쇄하고 방역에 나섰다. 한양대생 B(22)씨는 지난 5일 인후통이 시작됐고, 10일 동대문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양대는 B씨가 근로장학생으로 일했던 건물 일부를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벌였다. 경희대 석사 과정 졸업생 C씨도 지난 1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C씨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학생 10여명과 교수 1명도 자가격리됐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좁은 곳에 다닥다닥… 노동자에게 너무 먼 ‘거리두기’

    좁은 곳에 다닥다닥… 노동자에게 너무 먼 ‘거리두기’

    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좁은 공간에서 밀집해 일하는 다른 노동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콜센터뿐만 아니라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고 노동환경이 열악한 보석 세공, 제화 등 공장이나 좁은 사무실과 휴게실도 감염의 취약지대다. 21년차 보석 세공사 김정봉(39)씨는 요즘 코로나19 확진환자들의 동선을 주의 깊게 본다. 화려한 보석을 더 빛나게 하는 일을 하는 보석 세공 작업장은 좁고 열악하기로 유명하다. 서울 종로3가에 모여 있는 700여개의 보석 공장은 예외 없이 비좁고 대부분 환기구도 없다. 10~30명 정도의 세공사가 어깨를 맞부딪힐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앉은 탓에 때문에 1명이 코로나19에 걸리면 다른 동료도 걸리기 십상이다. 김씨는 “2~3명씩 칸막이 없이 짝을 지어 붙어 앉아 광을 내거나 땜질을 같이 한다”며 “식사도 자기 자리에서 몸을 돌려 앉아 도시락을 함께 먹기 때문에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좁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제화 공장도 감염병에 취약한 환경이다. 1명이 폭이 90~120㎝ 정도인 낮은 작업대에 앉아 작업한다. 특히 구두 윗부분인 갑피 작업은 2명이 짝을 지어 마주 보고 일을 한다. 35년째 제화공으로 일하는 이창열(57)씨는 “작업대 간 간격은 멀어 봐야 1m 정도인데 모두 수작업이다 보니 재채기나 기침을 하고 손으로 여기저기를 만지면서 병을 옮길 수 있는 게 문제”라며 “감염 걱정과 줄어드는 고객까지 이중고를 겪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고객과의 대면 업무가 많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좁은 휴게실도 감염 사각지대다. 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최희옥(가명)씨는 “계산대에서 하루 8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다 보니 갑갑해서 휴게실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실제 동료 직원 중에 확진환자가 나왔는데도 휴게실에서 같이 쉰 사람은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아 내심 걱정이 됐다”고 전했다.집단감염 사태 발생 이후에도 여전히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좌석 간격을 넓히고 환기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11일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영환 한국고용정보지회장은 “콜센터는 실질적으로 마스크 사용이 불가능하고 앞, 옆 사람과의 간격도 불과 50㎝”라면서 “콜센터를 24시간 운영하는 곳은 여러 직원이 같은 자리를 돌려 쓰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헤드폰을 쓰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김라미 SH공사지회장은 “마주 보는 자리는 일렬로 일하도록 배치를 바꾸고 통화 품질을 위해 닫는 문을 열어 건물 환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처음으로 마스크 샀어요! 계 탔네”

    “처음으로 마스크 샀어요! 계 탔네”

    “오늘 처음으로 마스크 샀어요. 계 탔네.” 9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약국거리. 한복집을 운영하는 박미선(69)씨가 약국을 나오며 KF94 마스크 두 개를 흔들어 보였다. 박씨는 “장사하는 사람은 줄을 오래 못 서잖아요. 시간이 없어 딸이 사다 주는 마스크를 썼죠”라며 “이제 일주일은 근근이 버틸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출생 연도별로 마스크 구매를 제한한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첫날인 이날 서울 시내 약국 앞은 마스크를 구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종로5가의 약국 중 일부는 ‘마스크 재고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문 앞에 붙였다. 약사들은 손님이 들어오면 “마스크가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며 손을 내저었다. 그래도 우체국, 농협을 중심으로 공적 마스크를 팔던 지난주보다는 대기줄이 짧아졌고 어느 정도 발품을 팔면 마스크를 구할 수 있게 됐다. 한 약사는 “전주에는 10분이면 마스크가 동났는데 오늘은 입고된 물량이 50개에서 250개로 늘었고 정해진 사람만 살 수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월요일인 이날은 출생 연도가 1과 6으로 끝나는 사람만 1인당 두 개씩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복잡한 구매 규정 때문에 혼란을 겪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자영업자 송모(70)씨는 “1950년생이라 금요일에 살 수 있다고 다시 오라는데 그날은 일이 바빠 시간이 없다”면서 “혹시나 해서 일대 약국을 돌고 있는데 1개에 3000원짜리 비싼 마스크 3개만 겨우 구했다”고 말했다. 한 60대 남성은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마지막 숫자(생일 끝자리)가 1, 6인 사람이 살 수 있는 게 아니었느냐”며 발길을 돌렸다. 정부 민원 처리 사이트인 ‘정부24’는 이날 오전 한때 서버가 폭주해 접속이 불가능했다. 가족을 대신해 마스크를 구매하려면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한데, 이 서류를 인터넷으로 출력하기 위해 시민들이 앞다퉈 몰린 탓이다. 마스크 물량이 부족해 허탕을 치는 사람도 많았다. 직장인 오모(29)씨는 이날 서울 마포구 약국 3~4곳을 다녔지만 마스크를 구하지 못했다. 그는 “약국에 들어가자마자 ‘마스크 없어요’라고 해 민망했다”면서 “이럴 거면 가구마다 몇 개씩 정부가 배분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불만스러워했다.약사들은 시민들의 불만과 혼란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다. 일부 약국은 하나씩 포장돼 있지 않은 대용량 벌크 마스크를 직접 2개씩 비닐봉지에 넣어 소분했다. 번거로움 탓에 공적 마스크 판매를 포기한 약국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약국은 문 앞에 ‘우리 약국은 공적 마스크를 취급하지 않습니다’라고 내걸었다. 약사는 “직원이 2명뿐이라 여력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마스크가 언제 입고될지, 살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면 시민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며 “마스크 입고 현황을 알려 주거나 구매 예약이 가능한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불편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원자재와 시설 확충을 정부가 지원해 생산량을 늘리고 민간 채널 판매를 유도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대학의 이름으로… 청춘의 기부행렬

    대학의 이름으로… 청춘의 기부행렬

    ‘치킨 먹는 대신 기부합니다.’ ‘통장에 10만원밖에 없어서 만원만 기부해서 미안해요.’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입금했습니다.’ 개강이 연기된 대학가에서는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려는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이맘때와 달리 캠퍼스는 텅 비었고 수업은 열리지 않지만, 온라인에서 학생들은 쌈짓돈을 모으고 머리를 맞댄다. 학생들을 대표해 학교 이름으로 기부금을 모으겠다는 ‘총대’ 자원자도 여럿이다. 대학가에서 기부 운동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경희대다. 지난달 26일 박민희(21), 문수현(21), 송유빈(21)씨는 “경희대 이름으로 코로나19 모금하면 참여할 사람이 있느냐”는 글을 대학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올렸다. 오픈채팅방을 통해 입금과 기부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부 캠페인을 벌이자는 아이디어였다. 기부처에 현금을 보낼지, 밥차를 보낼지도 논의하자고 이들은 제안했다. 글이 올라오자 기부 대상과 사용처를 정하자는 댓글이 달렸고 기부는 급물살을 탔다.박씨는 “모금 계좌 내역을 열어보고 놀랐다”면서 “1만~3만원 기부가 가장 많았고 교수님 이름으로 120만원도 들어왔다”고 말했다. 지난 3일까지 1500여명이 4672만원을 모았다. 학생들이 모은 기부금은 곧바로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전달됐다. 지난달 27일에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100만원을, 28일에는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대한적십자사에 각각 1000만원을 보냈다. 박씨는 “손수레를 끄는 주변의 노인분들에게 마스크를 소량으로 나눠 드리다가, 학생들이 단체로 기부에 나서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기부 대상 기관들의 조건과 상황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뿌듯하다”고 전했다. 경희대 학생들의 선행이 알려지자 고려대, 숙명여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다른 대학에서도 총대가 손을 들었다. 숙명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지난달 28일 시작해 지난 6일까지 8일 동안 7838만원을 모았다. 5000만원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고 나머지는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마스크를 직접 사서 전달하고 싶었지만, 전국적인 마스크 품귀현상에 대량 구매가 만만치 않아 현금 기부를 결정했다.숙명여대에서 모금을 시작한 전신영(21)씨는 “뉴스를 보면 남 일 같지 않았다. 며칠 뒤면 들어올 아르바이트 월급을 생각하다가 학교 이름으로 기부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글을 올렸다”면서 “소액 모금이 대부분이었는데도 글을 올린 지 3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1000만원이 모였다”고 전했다. 기부한 학생들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송금 인증사진과 카드뉴스를 올려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냈다.신세희(22)·구채린(21)·오민영(21)씨와 함께 고려대 코로나19 기부 캠페인을 벌인 이수연(24)씨는 “다들 돕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기부할 플랫폼을 찾기 어려웠다고 한다”면서 “학교 단체 채팅방이나 학교 커뮤니티는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 기부 참여가 활발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취업준비생인 이씨는 “겨울방학 동안 따려고 준비하던 자격증 3개가 시험이 다 취소돼 낙심했는데 통장에 있는 돈을 탈탈 털어서 보낸 기부자의 사연이나 만원만 보내 미안하다는 글을 보고 감동과 위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장애인들을 위한 모금도 진행됐다. 숭실대 동아리 ‘숭실대의 선한 영향력’은 지난 2일 확진환자이거나 자가격리된 장애인들을 위해 모금을 벌였다. 그 결과 지난 7일까지 모인 약 230만원을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에 기부했다. 김지찬씨는 “장애인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자가격리됐는데 생활에 불편을 겪는다는 기사를 보고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을 돕고자 했다”면서 “급박한 상황에 처한 장애인들을 돕고자 20만원, 30만원이 모이는 대로 송금했다”고 말했다. 이 동아리의 이제혁 대표는 “기부금으로 대구나 다른 지역에서 자가격리된 장애인을 돕는 활동지원사 등을 위해 방호복이나 마스크, 손소독제를 살 예정이라고 들었다”면서 “우리보다 더 어려운 분들을 생각하고 돕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한국인 학생들만 기부에 동참한 것은 아니다. 단국대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 97명은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이틀 동안 약 230만원을 모았다. 박사과정생인 천링윈(37)과 류원하오(34)는 중국에 다녀온 뒤 격리된 상황에서 단국대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위안화로 기부할 수 있는 QR 코드를 만들어 배포했다. 모금에 참여한 리하이싱(32) 단국대 박사과정생은 “중국에서 코로나19로 힘들어할 때 한국 정부가 제일 먼저 도움을 준 만큼 한국이 힘들 때 돕고 싶어서 기부했다”면서 “처음에는 마스크를 사서 기부하고 싶었는데 구매가 어려워서 학교에 기부를 도와 달라고 요청했더니 100만원을 보태 줬다”고 말했다. 대구 등 코로나19 의료 현장에 마스크나 방호복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병원이 필요한 물품을 직접 사서 기부하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대는 현금 기부 방식의 모금을 물품 기부로 바꿨다. 물품을 직접 기부하자는 의견이 많아서다. 지난 3일부터 7일 동안 1035명이 참여해 4171만원을 모았다. 이 돈으로 포항의료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원주의료원, 안동의료원, 대구의료원, 대구 경북대병원 등에 방호복 2075벌과 장갑 2만 7000개, 손소독제 100통을 보냈다. 일부 업체는 학생들의 기부 운동에 방호복 수십 벌을 기부하기도 했다.서울대 물품 기부를 제안한 손주승(21)씨와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는 홈페이지를 만든 17학번 김영민씨는 구매처와 기부할 곳을 찾으려고 5일 동안 1000통이 넘는 문자와 100번이 넘는 통화를 했다. 급박한 의료 현장의 상황을 실감했고 현장의 일손을 조금이나마 도왔다는 보람도 느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손씨는 “개인적으로 100만원을 기부하려고 기부처를 찾다가 경희대의 기부 캠페인 소식을 접하고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도 제안하게 됐다. 예상보다 반응이 긍정적이었고, 도와주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고려대 이수연(24)씨도 “병원이나 선별진료소에 연락해 보니 ‘돈도 감사하지만 제일 필요한 것은 마스크’라고 하더라”면서 “기부처를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가능하다면 마스크처럼 현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번진 코로나19 기부 활동을 계기로 대학가와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가 정착될지 주목된다. 지난달 29일부터 고려대와 연세대의 공동 모금을 주도하고 있는 고려대 박찬민(20)씨는 “학교 동문은 아니지만 100만원을 기부하겠다는 분도 계셨고 선후배들이 공동으로 기부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번 모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부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꾸준히 캠페인을 이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네 이웃을 사랑한다면… 주일예배 모임 잠시 멈춰 주세요

    네 이웃을 사랑한다면… 주일예배 모임 잠시 멈춰 주세요

    주요 교회 340곳 중 100곳 주일예배 강행 전염병 막으려 띄워 앉도록 의자에 표시 예배 반대 현수막 건 주민과 충돌 빚기도 “온라인 대체해도 일부는 교회 나와 걱정”“이 교회에 다니는 교인들이 맞는지 확인하고, 마스크 안 쓰면 못 들어와요. 나도 안 오면 마음이 편치 않아서 온 거고….” 8일 서울 노원구의 한 교회 앞에서 만난 70대 A씨는 이날도 평소대로 주일예배를 봤다. 온라인으로도 예배가 진행돼 평소보다 참석 인원이 훨씬 적다고 했지만 이날 이 교회를 찾은 사람은 70여명에 달했다. 입구에는 손 소독기가 있었고 관계자들이 발열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했다. 예배당에서도 4명이 앉는 의자에 한두 명만 앉는 등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교회 관계자는 “일요일 하루 7차례 열던 예배를 5번으로 줄이고 온라인 예배를 권고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주교와 불교 교단, 많은 대형 교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종교 행사를 중단했지만 여전히 현장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에 따르면 주요 개신교단에 속한 국내 대형 교회 340곳 중 240곳(70.5%)이 이날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의 한 교회에서도 예배가 열렸다. 예배당 문 앞에는 ‘예배는 멈춰질 수 없습니다. 달라질 뿐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영상으로 예배에 참여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교회 관계자는 “전염 방지를 위해 한 칸씩 띄워서 앉도록 좌석에도 표시해 뒀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일예배를 강행한 교회와 주민들 간에 충돌도 빚어졌다. 서울 구로구 주민들은 관내 연세중앙교회의 예배 강행에 반발하며 “모든 예배 중단을 촉구한다”는 현수막을 걸었지만 예배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교회 관계자는 “현장 예배 중단을 논의하진 않았지만 정부 방침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에서는 가정 예배를 당부하기 위해 교회 앞을 찾은 공무원에게 “종교의 자유 탄압”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신자들도 있었다.개신교 신자들 사이에서도 현장 예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주부터 온라인 예배를 하고 있다는 김모(29)씨는 “신도들의 모임이 교회와 예배의 근간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쉽긴 하다”며 “유례없는 일에 애통하지만 그래도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현장 예배는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도인 오모(31)씨는 “내가 다니는 교회는 현장 예배 없이 온라인 예배로 대체해 마음이 편했지만 성가대 등 일부 교인은 여전히 교회에 가는 것 같아 괜찮을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한국인 입국 제한 하루 앞두고 日출국장 ‘북적’

    한국인 입국 제한 하루 앞두고 日출국장 ‘북적’

    9일 일본 정부의 한국인 입국 제한 강화를 앞두고 일본 유학, 취업 등을 준비하던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시민은 일본행 항공편 축소를 앞두고 급히 출국 일정을 앞당기느라 애를 먹었다. 방학 동안 한국에 돌아왔던 일본 유학생 A씨는 8일 “오는 14일 출국 예정이었는데 이날 출국으로 급하게 비행기 일정을 바꿨다”면서 “공항에 나와 같은 처지인 유학생, 일본 거주 한국인이 많았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자녀와 일본으로 떠날 B씨도 “일본에서 한국에 돌아오는 귀국편도 운항이 취소돼 겨우 표를 찾았는데 일본 가는 비행기도 취소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처럼 급히 일본으로 떠나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일본행 항공편의 탑승률도 올랐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인천공항에서 일본으로 떠난 항공편은 54편으로, 1주일 전인 지난 1일(76편) 대비 28.9% 줄었다. 그러나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으로 떠난 탑승객 수는 4053명으로 지난 1일(4162명)보다 2.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여행객 감소와 양국의 입국 제한이 강화되면서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운항편도 감소했다. 인천공항과 일본을 잇는 항공편은 지난 1일 152편에서 이날 기준 110편으로 줄었고 9일부터는 28편만 운항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김포에서 하네다로 가는 노선은 오늘이 마지막 운항이고, 인천에서 나리타로 가는 노선은 주 7회로 줄어든다. 9일 이후 일본행 노선 예약은 전부 마감된 상태”라고 전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서울대병원, 고글 등 일회용 방역욕품 재사용 지시”

    “서울대병원, 고글 등 일회용 방역욕품 재사용 지시”

    서울대병원이 마스크, 장갑 등 방역용품 재고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회용 보호구를 소독해 다시 쓰라고 지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들에게는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노조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수십명씩 입원해 있지만 지난달 26일 병원에서는 ‘의료용 N95마스크 재고가 부족하고, 전동식호흡장치(PAPR) 후드와 고글 입고가 어려워 재사용해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왔다”면서 “궁여지책으로 일회용으로 쓰던 PAPR 후드와 고글을 회수해 소독하고 다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아무리 소독을 잘하더라도 일회용이다. 재사용으로 인한 안전성은 어디에도 담보되지 않는다”면서 “만약 간호사가 감염되면 책임은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또한 노조는 “환자와 24시간 밀접접촉하는 간병인들도 감염될 수 있지만 서울대병원은 소속 직원이 아니라면서 책임을 회피한다”면서 “의료진 등 병원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보호구를 지급하고, 간병인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병원 노동자들에게도 마스크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이날 김용균재단과 발전비정규직 연대회의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을 위해 써달라면서 의료용 N95 마스크 600장을 기부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대학생들, 수백만원 등록금 내고 인강으로 때울 판

    대학생들, 수백만원 등록금 내고 인강으로 때울 판

    작년 온라인 강의 1%… 운영 능력 의문 학생 84% “온라인 대체땐 등록금 반환” 시각·청각장애인 학습권 침해 우려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개강을 연기하고 개강 후에도 당분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대도 개강 후 2주 동안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교수, 학생들의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취지이지만 5000개에 달하는 강의를 모두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면 강의가 장애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대는 4일 학사운영위원회를 열고 개강 후 2주간 모든 단과대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예체능계나 이공계에서 필수적인 실험이나 실습수업도 대부분 이론 강의로 대체될 전망이다. 앞서 경희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은 2주간, 국민대는 4주간 비대면 강의를 하기로 정한 바 있다. 학생들은 비대면 강의는 수업의 질이 낮다고 지적한다. 강의 전달력이 떨어지고 교수와 학생의 원활한 소통이 어렵다는 것이다. 영상 강의를 제작할 역량과 시간이 부족하고 서버 등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온라인 강의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교수단체인 한국대학교수협의회는 “213개 대학의 지난해 온라인 강의 비중은 평균 0.92%에 그쳤다”며 “온라인 강의를 전혀 해 본 적이 없는 대학이 있을 정도로 대학의 온라인 강의 운영 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생은 등록금 반환까지 요구하고 있다. 27개 대학 총학생회 연대기구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학생 1만 26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3.8%가 ‘개강 연기나 원격수업 대체 시 등록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시각·청각장애인 등의 학습권 침해도 우려된다. 교육부는 전날 각 대학에 공문을 보내 “온라인 등으로 재택 수업을 운영할 때 장애 대학생에게 수어 통역, 속기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알고 보니 자가격리자 등기 모르고 직접 전한 집배원들…법무부 뒤늦게 “비대면으로”

    알고 보니 자가격리자 등기 모르고 직접 전한 집배원들…법무부 뒤늦게 “비대면으로”

    지난 2일 대구 모 우체국에 등기우편물 1500여통이 쏟아졌다. 법무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자가격리자에게 보낸 출국금지 통보서였다. 대구시에 있는 우체국 6곳 모두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등기우편물은 반드시 수신인 본인에게 전달하고 확인 서명을 받아야 한다. 외부인과의 접촉이 금지된 코로나19 자가격리자에게 등기우편 방식으로 출국금지를 통보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집배원 노동자들 법무부 ‘탁상행정’ 분통 3일 법무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물론 확진환자와 접촉해 질병관리본부가 자가격리자로 분류한 사람들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출국금지 대상으로 지정된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2일 기준 1만 3000여명에게 등기우편으로 출국금지 통보서를 발송했고 이 중 8126명이 우편물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자가격리자에게 직접 등기를 배달한 대구 집배원 노동자들은 법무부의 ‘탁상행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자가격리자를 직접 대면해야 하는 집배원의 건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대구는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지만 병상이 부족해 집에서 자가격리 중인 환자도 2195명(3일 0시 기준)에 이른다. 대구 지역 집배원 강명훈(가명)씨는 “준등기처럼 대면하지 않고 전달할 수 있는 우편 방식도 있는데 법무부는 장관 명의로 등기 발송했다”며 “집배원 한 명이 평균 10~30명의 자가격리자를 만났다. 나중에 ‘통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책임을 물을까 봐 마스크만 쓰고 직접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 관계자는 “하루에 100여명을 만나는 집배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집배원 동료는 물론 시민들의 감염 위험도 커진다”고 했다. 법무부는 법에 따라 처리했다는 입장이다.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출국금지 통지서는 본인에게 직접 교부하거나 우편 등의 방법으로 보내야 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질본 요청에 따라 출국금지를 내리고 직접 교부에 준하는 등기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대구 집배원 “평균 10~30명 만났는데…” 집배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법무부는 이날 우정사업본부에 공문을 보내 “앞으로 (출국금지 등기 우편은) 별도의 안내 스티커를 부착해 비대면으로 배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집배원들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 등기와 택배 비대면 배달을 확대해 달라”며 “자가격리자 정보를 집배원과 공유하고 마스크도 제때 보급하라”고 요구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더이상 학원 뺑뺑이도 못 해” 대안 없는 맞벌이 ‘육아 멘붕’

    “더이상 학원 뺑뺑이도 못 해” 대안 없는 맞벌이 ‘육아 멘붕’

    휴가 못 내거나 가족 도움받기 어려워 긴급 돌봄 오후 5시 이후 공백 발생 사설 서비스 감염 우려에 이용 꺼려 맞벌이 77% “코로나 육아 공백 경험”경기 부천시에서 9살 딸, 7살 아들을 키우는 공무원 김모(40)씨는 2일 오후 사무실에서 뉴스를 보다가 탄식을 뱉었다. 교육부는 이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에 따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을 기존 1주에 이어 추가로 2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김씨는 “부부 모두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 지난달 24일 이후 아이들을 처가에 보냈는데 두 아이에게 시달린 장모님이 지병인 방광염이 심해져 혈뇨를 볼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면서 “개학이 또 연기됐다는 말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전국 학교가 3주간 개학을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아이를 돌볼 처지가 안 되는 맞벌이 부부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교육부는 개학을 추가 연기하면서 각 학교의 긴급 돌봄 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로 의무화했다. 하지만 직장의 출퇴근 시간과 야근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오전 9시 이전과 오후 5시 이후에는 돌봄 공백이 생길 우려가 크다. 교육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원들에 휴원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어 ‘학원 뺑뺑이’를 통한 돌봄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학교가 필요에 따라 아침 및 저녁 돌봄도 제공할 수 있지만, 긴급 돌봄 신청이 저조해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 미지수다. 맞벌이를 하며 7살 아이를 키우는 김모(41)씨는 “개학 연기 소식을 듣자마자 남편이랑 한숨부터 쉬었다”며 “지금도 아이를 봐주는 친정어머니께 너무 죄송한데, 3월 말까지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아이를 돌봐줄 임시 시터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 대전에 사는 신모(38)씨는 “감염 우려 때문에 긴급 돌봄에 보내기도 불안하고, 유치원 휴원이 얼마나 길어질지 몰라 연월차를 최대한 아끼고 있다”면서 “대학도 개강이 연기돼 일단 대학생 조카를 불러 아이를 봐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시간당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설 돌봄 서비스도 뾰족한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휴교나 휴원 때문에 기존 고객의 이용 시간이 전주 대비 30% 늘었지만, 신규 고객은 예약을 취소하는 분위기”라며 “낯선 선생님이 집에 와서 혹시 감염 우려가 생길까 봐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코로나19 이후 맞벌이 직장인의 자녀 돌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육아 공백을 경험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76.5%에 달했다. 맞벌이 가정 4명 중 3명이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한 셈이다. 응답자 중 양가 부모 등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비율이 36.6%로 가장 높았고 연차 사용(29.6%), 재택근무 요청(12.7%) 등이 뒤를 이었다. 긴급 돌봄 서비스와 정부 지원 아이 돌보미 서비스 활용은 각각 7.0%, 6.1%에 그쳤다. 특히 5.6%는 ‘정 방법이 없으면 퇴사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피해자 스러져가는데… 아픈 역사 입증할 전문가·전문기관이 없다

    피해자 스러져가는데… 아픈 역사 입증할 전문가·전문기관이 없다

    1년 단위 연구위탁 아닌 국가 독립기관 갖춰야 “역사적 맥락 맞춰 뿔뿔이 흩어진 자료 해석 필요”아픈 역사의 산증인이 차츰 사라져가면서 반대급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위안소를 운영하며 여성들을 강제동원한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졌다. 현재 국내 여러 기관에서 산발적으로 이 같은 일들을 하고 있지만 수집한 증거 수에 비해 이를 활용해 각 사건의 인과관계를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사편찬위원회는 2016년부터 위안부 자료를 수집·편찬하고 있다. 이상록 국사편찬위 국외자료수집팀장은 27일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 연합국이 작성한 문서들을 보면서 일본군이 위안소를 어디에, 어떻게 운영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수집해왔다”면서 “향후 일본의 전후처리 및 도쿄전범재판의 진행 과정 등과 관련한 일본의 전쟁범죄 자료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중국의 국가기록원에 해당하는 당안관과 태국 국립공문서관이 소장한 위안부 관련 공문서를 입수해 국내외 위안부 자료 목록을 2018년 말에 공개했다. 서울대에도 정진성 명예교수가 이끄는 ‘위안부 연구팀’이 따로 있다. 2014년 9월부터 만들어진 연구팀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을 방문해 위안부 자료를 조사·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록물 400여건을 수집했고, 지난해 말에는 ‘일본군 위안부 관계 연합군 자료’라는 책을 펴냈다. 문제는 넘쳐나는 구술을 꿸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에 수집된 관련 자료는 2000여건이 넘지만 ‘위안부 역사’를 전공으로 하는 연구가가 드믈다. 박정애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실제 자료를 보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정황이 보이지만 ‘위안부’나 ‘위안소’ 등의 단어가 적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해당 자료가 위안부 자료로 엮어 내기 위해선 당시 시대상과 법, 일본군의 움직임 등과 관련한 다른 자료들을 같이 연구해야 하는데 그런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김소라 연구원은 “과거 연합군도 위안부 문제를 심각한 전쟁범죄로 보지 않은 탓에 관련 기록을 찾는 게 힘들다. 어렵사리 분량이 긴 보고서를 찾아 내도 그 속에 위안부 관련 내용은 한두 줄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면서 “지역별로 위안소 제도가 다르게 운영됐기 때문에 지역사 연구도 필요하다.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 있는 자료를 역사적 맥락에 맞게 해석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위안부 연구가들은 국가 차원의 전문 연구기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위안부 연구는 정부가 발주하는 1년짜리 연구용역사업 중심으로 진행됐다. 연구 성과가 나오기 힘든 구조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안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가 2018년 8월 문을 열었다. 현재 연구원은 총 5명이다. 여전히 1년 단위 위탁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연구할 독립기관인 ‘여성인권평화재단’을 설립하는 내용의 법률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세계유산등재 막는 건 2015년 한일협상… 진정성 결여 방증”

    “세계유산등재 막는 건 2015년 한일협상… 진정성 결여 방증”

    “우리 증언·활동 보존 마땅… 국제사회 연대 절실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 법안은 빨리 통과돼야”“처음 증언했던 날이 또렷이 기억나지요. 피해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참 힘든 결심해서 나섰거든요.” 27일 대구 달서구에서 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 운동가 이용수(92) 할머니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 할머니는 “우리의 증언과 활동이 담긴 일본군 위안부 자료는 마땅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일본은 우리에게 사죄하지도 않고 세계기록유산 등재마저 방해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등재는 나의 소원”이라며 “늦었지만 일본은 방해하지 말고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막는 것은 곧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의 진정성 없음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세계가 위안부라는 문제를 알고 있지만 일본은 (위안부가 공창이라는) 거짓말만 하면서 2015년 12월 28일에도 장난이나 다름없는 협상을 타결했다”면서 “아베 신조 총리는 총리답게 행세하고 사람답게 죄를 알아라”고 크게 꾸짖었다. 국제사회의 연대가 절실하다고 이 할머니는 말했다. 그는 “일본이 망언과 거짓말을 쏟아내고 있지만 역사의 산증인인 피해자들이 있다”면서 “그들을 대표해서 나 이용수가 말한다. 국제사회는 일본을 똑바로 보고 꼭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가운데 생존자는 19명뿐이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을 이어 나가려면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와 국내외 교육과 홍보를 위한 법인 ‘여성인권 평화재단’ 설립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지만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관련 재단이 있어야 세계가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알도록 연구하고 운동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라면서 “우리나라 국회는 왜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日 집요한 방해… 위안부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4년째 보류

    日 집요한 방해… 위안부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4년째 보류

    아베 정부 “유네스코 분담금 끊겠다” 압박 日 로비에 3년전 ‘대화 전제 등재보류’ 결정 한일문제로 치부… 적극적 국제여론전 필요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과 사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지 4년이 지났다. 하지만 일본의 끈질긴 방해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 위안부 피해 사실이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분담금을 끊겠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국, 네덜란드, 중국, 일본, 대만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대위원회는 2016년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포함해 당시까지 나온 전 세계 2744건 자료를 모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했다. 그러나 일본 우익단체들은 위안부가 정부나 군부가 운영한 성노예제도가 아닌 민간사업이었다고 주장하며 등재에 반대했다. 일본 정부도 역시 해당 기록이 통과하면 유네스코 분담금을 끊어버리겠다고 협박을 가하고 있다. 다급한 일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양새다. 유네스코 등재소위원회(RSC)와 국제자문위원회(IAC) 위원들이 부부 동반으로 무료로 1주일 일본 여행을 갔다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7년 IAC 회의가 끝나기 하루 전에 나온 ‘대화를 전제로 등재를 보류한다’는 일본 NHK 보도대로 결정문이 나왔다. 이후 일본 우익단체는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권고된 ‘대화 시한’은 등재 신청 후 최대 4년으로 올해가 마지막이다. 신혜수 이화여대 교수 겸 국제연대위원회 단장은 “일본의 로비에도 위안부 자료 등재가 완전히 취소되지 않은 것은 위안부 기록물의 중요성을 방증한다”면서 “유네스코는 어떻게 대화를 진행해야 할지를 논의하지 않았고 사무국이나 지정 중재자도 노력 중이라는 답변뿐”이라고 꼬집었다.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IAC 자문위원 14인 가운데 한국에 우호적인 캄보디아 위원 등도 교체됐다. 일본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등재할 때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해당 자료를 등재할 수 없도록 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대부분 국가는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한혜인 국제연대위원회 팀장은 “일본은 유네스코 분담금 2위 국가이고, 2020년 1위로 올라선 중국도 자신들이 불리한 자료의 등재를 원치 않아 일본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전문가와 국가의 합리적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규정이 바뀌어도 4년 전 제출된 위안부 자료의 경우 기존 규정이 적용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전문가들은 유네스코가 이미 일본 편을 들고 있다고 본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을 맡았던 서경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유네스코는 2018년부터 대화를 종용하고 대화에 응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데 전혀 움직임이 없었고 2017년에는 기록유산 등재 절차를 모두 중단했다”면서 “어두운 역사의 일면을 사람들에게 알리던 유네스코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고 짚었다. 국제사회가 위안부 문제를 한일 간의 문제로 보는 분위기도 유네스코가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외교부와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국제 여론전이 필요한 이유다. 서 교수는 “전 세계 역사학자 사이에는 일본의 주장이 말도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해외 웹사이트나 외신에서 대중들은 우익 단체의 주장을 더 쉽게 접한다”고 말했다. 등재를 신청한 위안부 자료에는 조선인뿐만 아니라 중국,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등지의 피해 사실도 포함한다. 정진성 서울대 명예교수는 “정의기억연대 등이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우리가 가진 위안부 자료와 증언을 영어로 번역하고 국제적인 이슈로 키우는 작업은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이르면 내일부터 농협·약국·우체국서 마스크 최대 5장 산다

    이르면 내일부터 농협·약국·우체국서 마스크 최대 5장 산다

    이르면 27일부터 약국과 우체국, 농협 등에서 하루에 1인당 마스크를 최대 5장을 살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 추가조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마스크 하루 생산량의 50%인 500만장을 대구·경북 지역(100만장), 의료진(50만장), 약국(240만장), 우체국·농협(110만장) 등에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생산한 웰킵스 마스크 106만장은 대구·경북 지역으로 보내졌다. 전국 약국 2만 4000개소에 약국당 100장씩 마스크가 배분될 예정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을 제외한 농협 1900개소와 읍면지역 우체국 1400개소에 110만장이 공급된다. 공영 홈쇼핑 등 온라인 공급은 추후 남은 분량을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우체국 쇼핑몰에 회원가입을 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한때 홈페이지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공영 홈쇼핑은 매일 1인당 1세트(30장)를 한도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하루 판매량은 15만장 정도다. 수출은 마스크 공장에서 10%만 가능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보따리상이 소매상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더라도 1인 300개 이상은 수출이 불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르면 내일부터 마스크 구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마스크는 기계로 찍어낸 뒤에 사람이 포장하는 데다가 재고가 없는 제조사가 많아 당장 내일부터 판매가 가능한 사업장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쇼핑몰에 “공급물량 확보를 위해 제조업체와 협의 중”이라면서 “3월 초순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마스크 공장에서는 거래를 하던 지자체나 공공기관을 비롯해 유통업체들의 문의가 쏟아지면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한 마스크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계약한 업체들로부터 ‘물량을 남겨달라’는 전화가 폭주했지만 기존 계약을 파기해야 하는 것인지는 정부에서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면서 “원래 공급하던 지자체나 공공기관에 마스크 물량을 보낼 수 있을지 불투명해지면서 사각지대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생산량의 50%를 빠르게 지정한 곳으로 보내라고 하지만 소비자는 3월 초부터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마스크는커녕 밥도 끊겨… 코로나에 더 소외되는 소외계층

    마스크는커녕 밥도 끊겨… 코로나에 더 소외되는 소외계층

    전국 25개 천사 무료 급식소 잠정 휴업 복지관도 감염 우려 배식·도시락 중단 노숙인 급식 ‘밥퍼’도 새달까지 멈춰 “급식소 공백, 푸드뱅크·바우처로 해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지역사회로 확산하면서 노숙인이나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무료급식소 운영 중단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원봉사 등 도움의 손길마저 끊기면서 취약계층의 그늘은 더 짙어졌다. 전문가들은 취약계층을 위해 푸드뱅크 확대나 식사 바우처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 종로구에서 약 700명의 식사를 책임지던 천사무료급식소와 원각사 무료급식소는 문을 닫은 상태다. 종로구 외 전국 25개 천사무료급식소 역시 잠정 휴업 중이다. 해당 무료급식소를 통해 끼니를 해결해온 가난한 노인과 노숙자 등은 1만여명에 달한다. 인근 종로노인종합복지관도 감염을 우려해 경로식당에서 배식과 도시락 조리를 중단했다. 대신 약 950명분의 간편식으로 대체해 복지관 직원들이 나눠주거나 배달하고 있다. 최근 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급식소가 속속 문을 닫으면서 배 곯는 취약계층이 늘고 있다. 노숙자 무료급식의 원조격인 다일공동체(밥퍼)도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무료급식을 중단 중이다. 서울 종로 천사무료급식소 관계자는 “다음달이면 다시 급식소를 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큰일”이라면서 “어르신들은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문을 닫았는데 기간이 길어지면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 급식소는 매주 3회 350~500명이 이용했다. 원각사 무료 급식소 관계자는 “대체 식품을 준비해 나눠줄까도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일 자체가 위험할 수 있어 걱정”이라면서 “멀게는 수원이나 인천, 의정부 등 각지에서 200~300명이 와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도시락 배달은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급식 대신 주먹밥이나 빵을 나눠주는 급식소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용찬 바하밥집 지원실장은 “평소 약 130명이 찾아왔는데 요즘은 약 90명까지 줄었다”면서 “법인단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마스크나 손소독제 등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각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무료급식소 운영 중단으로 인한 공백을 채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종합복지관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인 노년층은 무료로 식사를 하고 다른 저소득층도 2500~2700원으로 끼니를 해결해왔다”면서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복지단체와 함께 취약계층을 파악하고 푸드뱅크를 확대하고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빈곤층 지원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비상대책의 일환이어야 한다”면서 “추경을 편성할 때 취약계층을 위한 바우처나 도시락 제공 사업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번호표 10분 만에 동나… 3시간 후 손에 쥔 마스크는 달랑 6장

    번호표 10분 만에 동나… 3시간 후 손에 쥔 마스크는 달랑 6장

    1장당 2500원 마스크 산 사람은 54명뿐 번호표 못 받은 100여명 소리치고 항의 재고 없어 온라인서도 4000원까지 올라 4인 가족 한 달 마스크에 48만원 소비한 셈 KF94보다 저렴한 KF80은 품귀 더 심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확진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 서울신문 기자가 23일 경기 하남시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한정 판매를 진행한 KF94 마스크를 구매해 봤다.이날 낮 12시쯤 이마트 하남점은 오후 3시부터 KF94 마스크를 1장에 2500원, 1인당 6장씩 한정 판매한다고 알렸다. 3층에서 번호표를 배부한다는 소식에 라면이나 휴지 등 생필품을 사기 위해 마트를 찾은 사람들이 우르르 3층으로 향했다. 번호표는 10분 만에 동났다. 발을 빨리 움직인 덕에 겨우 44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54번이 마지막 번호였다. 간발의 차로 번호표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겨우 54명한테만 마스크를 파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내가 마스크를 사지 못하면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그냥 죽어 버리면 된다”고 막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항의하면서 마트는 아수라장이 됐다. 마스크가 동나자 손님들은 불안해했다. 한 남성은 “코로나19가 곧 종식될 거라는 정부 발표에 안심하고 마스크를 더 사지 않았는데…”라며 걱정했다. 지난 22일 방문한 코스트코 하남점에서는 “대구로 마스크를 먼저 보내 지금 물량이 없다”면서 “월요일에 마스크 재고가 들어올지 모르겠다”는 직원 말만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이소나 약국 등에서 면 마스크는 겨우 구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1개당 3000원이던 KF94 마스크는 온라인에서도 1개당 4000원은 내야 살 수 있다. 4인 가족이면 1달 동안 마스크에 48만원을 써야 하는 셈이다.KF94보다 저렴하고 호흡이 편한 KF80 마스크는 더 구하기 어렵다. KF80 마스크는 황사용 마스크로 분류돼 방역용인 KF94 마스크를 더 많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1장에 50원이면 살 수 있던 덴털 마스크(일반 일회용 마스크)도 가격이 10배 가까이 뛰었다. 이달 말 이사를 할 예정인 김모씨는 “마스크는 돈을 주고도 사기 어려운 ‘귀중품’이기 때문에 업체에 맡기지 않고 여행용 가방에 따로 담아 직접 들고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택시업계 ‘타다 합법’ 항의… 25일 전국 대규모 총파업

    택시업계 ‘타다 합법’ 항의… 25일 전국 대규모 총파업

    택시업계가 차량공유 서비스 ‘타다’가 합법이라는 법원 판결에 반발해 오는 25일 대규모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20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조합연합회 등 택시업계 4개 단체에 따르면 전국 법인·개인택시 기사들은 25일 하루 운전대를 놓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4개 단체 대표들은 이날 실무자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집회 일정과 참여 인원 등을 조율했다. 전국 법인택시 기사는 약 8만 7000명, 개인택시는 약 16만명으로 추산된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양대 노총 “주 52시간 예외 취소하라” 정부 상대 소송전

    양대 노총 “주 52시간 예외 취소하라” 정부 상대 소송전

    “노동시간 임의 변경은 헌법에 어긋나”양대 노총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사유를 대폭 늘린 정부 정책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안 취소를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특별연장근로는 애초 재해나 재난 시에만 허용된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보건 마스크,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 공급 부족이 우려되자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인명 보호 ▲안전조치 ▲돌발 상황에 대한 긴급조치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 폭증 ▲고용부 장관이 인정하는 연구개발 등의 사유에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특별연장근로를 허가받았다. 양대 노총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라고는 하나 특별연장근로 인가 신청이 69건에 이르고 절반 이상이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라며 “앞으로도 사업자들은 온갖 경영상 사유로 특별연장근로 인가 신청을 준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로 돌아가는 구시대적 조치이고 노동자의 건강권을 훼손한다”면서 “산업·업종별로 업무량 급증 사유는 차고 넘치며 이렇게 되면 노동시간 단축은 무용지물이 될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은 “중요한 노동조건인 노동시간을 법이나 대통령령도 아닌 시행규칙으로 임의로 변경한 것은 헌법 제32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양대 노총은 ‘불법적 연장근로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오는 3월 말부터 4월 초에 공동 결의대회를 개최해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낯선 남자가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유괴범 공포’ 잡고 보니 ‘바바리맨’

    낯선 남자가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유괴범 공포’ 잡고 보니 ‘바바리맨’

    경찰, 신고받아 음란행위한 남성 입건 “유인 행위 없어… 공연음란죄만 적용”서울 동작구 일대에 ‘바바리맨’이 출몰하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마른 체형의 30~40대 남성이 지난달 말부터 동작구 보라매초등학교 주변에 나타나 여자 아이들에게 말을 건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19일 보라매초에 따르면 검은색 승용차를 모는 이 남성은 어른 없이 혼자 걷는 여아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며 차에 탈 것을 유도했다. 보라매초 앞 도로와 기상청 및 동작구민체육센터 앞 도로, 보라매파크빌과 롯데낙천대아파트 주변 도로에서 남자가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달 초 “낯선 남자가 말을 걸었다”는 자녀 얘기를 들은 학부모가 동작경찰서에 신고하면서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학교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붙잡아 입건했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미성년자 약취 또는 유인(유괴 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대신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는 차 문을 내리고 여자 아이들에게 말을 걸면서 왼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학생 진술을 종합한 결과 아이를 속이려는 ‘기망’이나 음식을 사 주겠다고 하는 등의 유인행위는 없었고 유괴 의사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학교와 경찰은 순찰을 강화했다. 보라매초 관계자는 “지난 13일 경찰로부터 피의자를 검거했다는 통보를 받아 바로 학부모들에게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공지했다”면서 “교사들이 조를 짜 학교 주변을 순찰하고 있고 녹색어머니회나 동작구에도 관련 사실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동작서 관계자는 “학교전담경찰관 등이 순찰을 강화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둔 동작구민 오모(40)씨는 “낯선 어른이 아이들에게 접근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혹시 비슷한 사례가 또 나올까 봐 아이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단독]동작구 초등학교에 바바리맨 출몰…아이에게 말 걸며 음란행위

    [단독]동작구 초등학교에 바바리맨 출몰…아이에게 말 걸며 음란행위

    서울 동작구 일대에 ‘바바리맨’이 출몰하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마른 체형의 30~40대 남성이 지난달 말부터 서울 동작구 보라매초등학교 주변에 나타나 아이들에게 말을 건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19일 보라매초등학교에 따르면 검정색 승용차를 모는 이 남성은 어른 없이 혼자 걷는 아이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며 차에 탈 것을 유도했다. 보라매 초등학교 앞 도로와 기상청 및 동작구민체육센터 앞 도로, 보라매파크빌과 롯데낙천대아파트 주변 도로에서 남자가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달 초 “낯선 남자가 말을 걸었다”는 자녀 얘기를 들은 학부모가 동작경찰서에 신고하면서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학교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붙잡아 입건했다. 경찰은 이 남성에게 미성년자 약취 또는 유인(유괴 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대신 공연음란죄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는 차문을 내리고 아이들에게 말을 걸면서 왼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학생 진술을 종합한 결과 아이를 속이려는 ‘기망’이나 음식을 사주겠다고 하는 등의 유인 행위는 없었고 유괴 의사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학교와 경찰은 순찰을 강화했다. 보라매초 관계자는 “지난 13일 경찰로부터 검거했다는 통보를 받아 바로 학부모들에게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공지했다”면서 “교사들이 조를 짜서 학교 주변을 순찰하고 있고 녹색어머니회나 동작구에도 관련 사실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동작서 관계자는 “학교 전담 경찰관 등이 순찰을 강화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동작구민 오모(40)씨는 “낯선 어른이 아이들에게 접근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혹시 비슷한 사례가 또 나올까봐 조심하라고 아이에게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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