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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형 前합참본부장이 회고하는 秘史/ 北 73년 “NLL 불인정”…해상 무력시위

    지난 6월29일 발생한 서해교전은 북방한계선(NLL)으로 빚어졌다.북한은 지난73년 ‘NLL은 무효이며 서해5도 지역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은 북한당국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처음 주장,NLL논쟁의 불을 지폈다.이때부터 20년동안 NLL을 둘러싼 남북간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73년 당시 이병형 합참본부장을 만나 NLL과 관련된 비화를 들어봤다. 1973년 11월초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장 바로 옆 작전회의실에는 예정에 없던 긴급 비상회의가 소집됐다. 한신(韓信·육사2기·작고) 합참의장을 비롯,이병형(李秉衡·76·육사4기)합참본부장,그리고 배옥광(裵玉洸·74·해사4기) 작전국차장 등 합참의 수뇌부들이 모두 모여 북한의 일방적 북방한계선(NLL) 파기선언에 따른 대응책을 긴밀히 논의했다. 이보다 1시간 전.평양방송은 다음과 같은 충격적인 내용을 전격 발표하면서 우리 군당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서해5도가 북한군 통제하의 해역에 있으므로 앞으로 우리 영해에 있는 5개도서 출입시 사전 승인과 임검을 마땅히 받아야 하며,위반시에는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남조선 당국에 엄중히 알린다….” 53년 정전협정 이후 그동안 묵시적으로 인정해왔던 북한이 서해상의 군사분계선이나 다름없는 NLL은 무효이며,앞으로는 자신들이 주장한 새로운 해상분계선에 의해 서해질서가 재편돼야 한다는 실로 엄청난 내용이었다. “당시 평양방송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하나는 NLL을 파기하자는 것이었고,다른 하나는 한강하구에서 서해상으로 향하는 일직선이 새로운 분계선이라는 것이었지요.이는 휴전 이후 잠잠했던 서해바다에 전쟁선포를 하는 것과 다름 없었습니다.” 이병형 전 본부장은 당시 상황을 ‘서해사태’라고 줄곧 표현했다. 이날 비상회의를 끝낸 이 본부장은 곧바로 유재흥(劉載興) 국방장관에게 올라갔다. “장관님,저들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서해5도를 당장 요새화해야 합니다.저들의 속셈은 서해5도를 고립화시켜 결국에는 자기네 영토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맞아,나도 그렇게 생각하네.어쩌면 좋겠나.” “제가 지금 당장 서해5도를 다녀오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73년 11월27일 배옥광 합참작전국차장과 김영찬(金泳燦·74·육사5기)국방부동원국장 등과 함께 해군의 고속수송함(APD) 2300t급 ‘81함’을 타고 백령도,대청도,연평도 등 서해5도 순시에 나섰다. 아,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전혀 예상치 못한 위급 상황이 벌어졌다.이 본부장 일행을 태운 APD함이 연평도에 잠시 들른 뒤 이날 저녁 백령도로 막 향하는 순간이었다.연평도 서쪽 약 6마일 해상쯤이었다. APD 함상 곳곳에 설치된 비상벨이 갑자기 울리더니 “전원 전투배치부터.”라는 함장(정현경 대령)의 다급한 목소리가 계속 하달됐다. 저녁식사 후 함장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있던 이 본부장도 깜짝 놀라 일어났다.이때 함장이 뛰어들어왔다. “본부장님,위급상황이 벌어졌습니다.CIC룸(레이더실)으로 지금 빨리 가줘야 하겠습니다.” “함장,도대체 무슨 일인가?” “적함 출현입니다.포문을 우리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 본부장은 함장의 안내로 서둘러 레이더실로 올라갔다.동행했던 배 제독과 김 장군 등 합참 고위장성 10여명도 이미 도착해 전방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레이더 화면에는 NLL을 표시하는 선이 가운데에 그어져 있고 그옆에 APD함의 예정항로가 표시돼 있었다.그런데 APD함 예정항로 양쪽 옆에적 함정 6척씩,모두 12척의 북한 군함이 배치돼 있었다. “틀림없는 북한 군함들인가?” “예 그렇습니다,본부장님.” 아니 이럴 수가.저들이 어떻게 알고….위기일발이었다.북한군 함정이 이미 우리측 영해로 깊숙이 내려와 있는 데다 이 본부장 등 합참의 수뇌부들이 승선한 APD함을 완전히 포위한 것이 아닌가. “함장,이런 경우가 있었나?” “아닙니다.처음입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일단 인천쪽으로 항로를 돌린 뒤 백령도로 돌아가는 우회항로를 택하겠습니다.” “알았네.함장인 자네 의견에 따르겠네.” 이 본부장은 다시 함장실로 돌아왔다.제발 무슨 일이 없어야 할 텐데 하는 조바심으로 몸을 뒤척이다가 잠깐 잠이 들었다.얼마쯤 지났을까.다시 비상벨소리가 들리고 “전원 전투배치부터.”라는 함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시계를 보니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함장이 또다시 헐레벌떡 달려왔다. “본부장님,백령도 항구 앞쪽에 적함 두 척이 나타났습니다.” 우회항로를 통해 연평도 해상의 적함 12척은 따돌렸지만 백령도에 가까워지자 다시 새로운 적함들과 조우했다는 것이었다. 이 본부장은 다시 레이더실로 올라가 상황을 주시했다.함장의 말대로 북한군함 2척이 항로를 가로막고 있었다.불과 1마일도 안된 해상에서 기동시위를 벌이며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함장,비상조치는?” “우선,우리 구축함 1척을 백령도 근처에 출동시켰습니다.” “어떻게 할 셈인가?” “저들의 함포가 우리쪽으로 향해 있습니다.이대로 가면 전쟁으로 이어질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비상용 항구가 있습니다.지금 저들이 가로막고 있는 항구는 용기포항입니다.남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장촌부두가 있습니다.함선을 남쪽으로 향하는 척하다가 장촌 부두쪽으로 돌리겠습니다.” 이 본부장은 함장의 조치내용을 옆에서 들으며 가만히 밖을 응시했다.뇌리에 번개 같이 뭔가 스쳤다.‘세상에 이게 웬일인가.저들이 NLL파기선언을 일방적으로 하더니 이제 와서 우리를 어쩔 셈인가.납치?전쟁? 우리 일행의 서해5도 방문은 또 어떻게 알았을까.’ (나중에 밝혀진 일이었지만 이 본부장일행이 서해5도 지역을 방문할 때 관련 도서부대에 암호화하지 않은 평문으로 무전을 타전,북한 군당국에 도청당했다.) 잠시 후 새벽이 밝아오면서 어슴프레 함교 좌측 전방쪽에 큰 물체가 시야에 들어왔다.한국군 구축함 91함(충무함)이었다. 당시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APD함의 비상 지원요청을 받고 공해상에 있던 구축함 한 척을 급파했다.”고 말했다. 당시 APD함에 동승했던 배옥광(전 동서울컨트리클럽사장) 제독은 “세월이 지나 생각은 잘 나지 않지만 북한 경비정의 갑작스러운 출현으로 우리 측 구축함도 출동,서로 교전 상황까지 벌어진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전도봉(全道奉) 전 해병대사령관은 당시 백령도 해병부대 정보정찰 장교로 근무중이었다.그는 마침 이날 새벽 백령도 관측소(OP)에서 북한군 경비정이 우리측 APD함을 가로막고 시위기동하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찰하고 있었다.이와 관련,전 전 사령관의 회고. “그날 새벽녘에 81함이 잠시 시야에 들어오는가 싶더니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대신 북한군 고속정 4∼5척이 갑자기 나타나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백령도 앞바다를 고속 선회 항해했다.당시 백령도와 대청도 일대에는 즉각 비상이 걸렸으며 백령도에 설치된 각종 포문도 모두 열렸다.” 결국 APD함은 이날 아침 우회항로를 통해 장춘항에 도착했다.백령부대장 김치현(사망·해군간부 8기) 대령이 이 본부장 일행을 맞이했다. “본부장님,휴전 이후 이곳에 첫 공습경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부대장,그게 무슨 말이오?” “적기 4∼5대가 백령도 상공에 출현했습니다.1,2초 간격으로 선회비행하다가 돌아가곤 합니다.” 해상의 적들을 피해 겨우 왔는데 이번에는 공중에서 위협하는 것이 아닌가.이 본부장은 레이더기지에 직접 가서 이를 확인했다.부대장의 말대로 백령도 상공 고공에 적기 3대가 떠 있었다.결국 우리측 공군기의 추가 발진으로 적기들이 돌아가면서 상황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와 관련,해군 기록에 보면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짤막하게 기술하고있다. “73년 11월27일부터 29일까지 이병형 합참본부장외 장성 10명이 서해 도서지역을 시찰하다가 북한 경비정 수척과 조우했다.81함은 2130t이며 정현경(전 해군참모차장) 대령이 함장이었다.81함은 2000년 12월 패함됐다….” 서울로 돌아온 이병형 본부장은 이튿날 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했다.이 자리에서 이 본부장은 서해5도의 요새화 필요성을 강조했다.그러자 이후락(李厚洛) 중앙정보부장이 “만약 서해5도가 요새화한다는 것이 저들에게 알려지면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나섰다.결국 장시간 회의 끝에 이 본부장의 주장대로 서해5도의 요새화 계획을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로 하고 일단락지었다. 이튿날 박 대통령은 이 본부장과 마주한 자리에서 ‘서해5도의 요새화는 NLL을 굳건히 유지시키는 것과 다름 아니다.’는 요지의 보고를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기획원장관을 불러 예산 40억원을 즉시 지원해주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해서탄생된 것이 ‘81프로젝트’였다.81함에서 입안됐다고 해서 이렇게 명명됐다.그런데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주한미군측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 본부장이 청와대에 다녀온 몇 시간 뒤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이 찾아와“백령도를 굳이 요새화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이에 이 본부장은 “만약에 러시아가 하와이를 위협하면 가만히 있겠느냐.”는 논리로 맞섰다. 이 무렵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서해의 NLL을 인정할 수 없으며 따라서 서해 5개도서는 북한의 영토”라고 주장하곤 했다.그러던 차에 북한 군부는 한국군 고위 장성인 합참본부장 일행의 백령도 방문 사실을 미리 알고 기습적으로 고속정을 발진시켜 서해 5도가 자신의 영토임을 주장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던 것이다. 김문기자 km@
  • 서해교전/ 대선후보·黨대표 입장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그리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및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표 등 주요정당 지도자들은 ‘6·29서해교전’을 계기로 대북 햇볕정책과 안보위기 문책론 등에 대해 현격한 시각차를 보여주고 있다.8·8재보선과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국론결집보다는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이들의 입장과 속내를 분석해 보았다. ◆노무현 민주 대선후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그동안 현정부 대북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햇볕정책 승계 입장을 기회있을 때마다 분명하게 밝혀왔다. 현재도 노 후보는 한반도의 전쟁위협을 줄이거나 없애는 가장 현실적인 정책으로 ‘햇볕정책’을 꼽고 있으며 따라서 “햇볕정책의 근본적인 수정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남북관계나 한반도 주변상황 변화에 따라 대북정책의 세부사항은 현실에 맞게 일부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사태 전말과 책임소재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문책론은 불필요한 혼란만 가중시킨다며 반대하고있다.금강산관광 등 남북한 민간교류 문제에 대해서 노 후보도 1일 “남북한 민간교류협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감정적인 대응을 할 경우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드러나는 말이다. 특히 노 후보는 “이번 사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거나 대북정책 전체를 공격하는 빌미로 삼으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며 한나라당의 공세를 반박했다. 한나라당의 관련자 문책 요구가 “냉전·수구적 접근법으로,한반도 긴장을 불필요하게 고조시킬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노 후보는 시중 여론도 신경쓰는 분위기다.노 후보가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새로운 검토가 필요하다는 국민 일각의 문제제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노 후보측은 햇볕정책의 수정 입장을 밝힌 게 아니라 교전규칙의 문제점 보완 필요성 등을 언급한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노 후보가 북한측에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고 준수하도록 요구한 것도 이같은 접근법을 보여준다. 이춘규기자 taein@ ◆이회창 한나라 대선후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는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서해교전까지 발발한 현 상황에서는 ‘근본적인’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당의 입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셈이다. 반면 이 사건 ‘문책’과 관련해서는 당과는 오히려 다른 입장으로 비쳐질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이 후보는 이번 서해 교전이 근본적으로는 지난 4년간의 대북 유화정책으로 인한 ‘주적(主敵)’개념의 혼돈에다 군의 정신무장과 응전 태세의 허점 등이 겹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에 따라 그는 햇볕정책의 근본적인 수정과 함께 가시적인 조치로 일단 금강산 관광사업 일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서해 교전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이런 사태에 이르게 한 그 동안의 대북 정책을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또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고 관광객의 안전문제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금강산 관광사업은 즉각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해 교전의 ‘문책’에 대해서는당과는 약간의 입장 차이가 엿보여 눈길을 끈다.당이 ‘진상파악 후 문책요구’란 입장에서 하루만에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해임 요구로 돌아섰지만 이 후보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한 측근은 이와 관련,“사건에 대한 ‘진상파악’을 한 뒤 문책 요구를 하는 것이 순서라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의 이런 자세는 이번 사건이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자신이 정치적인 공세를 취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하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김종필 자민련총재 원조보수를 자임하는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어느 정치인보다도 강도높게 관련자문책을 주장하고 있다. 김 총재는 2일 마포당사에서 열린 ‘서해무력도발 진상조사특위’에 참석,“장병들의 희생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 잠도 못잤다.”고 했다.그는 이어 “확전을 우려해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뭐가 무서워 대응하지 않았단 말이냐.이 나라가 언제부터 이 지경이됐느냐.”고 교전규칙 개정을 주장했다. 김 총재는 나아가 “이번 사태에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지목,“벌써 그만뒀어야 했을 사람”이라며 “요사이 기초가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로서는 서해교전사태를 최대한의 호재(好材)로 활용하려들 것으로 보인다.안보문제가 불거질수록 보수정당의 입지가 확대되고,그만큼 김 총재로서는 정계개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진경호기자 jade@ ◆권영길 민노당대표 권영길(權永吉) 민주노동당 대표는 2일 “6·29서해교전 때문에 지금까지 쌓아온 남북간 신뢰와 화해 협력 분위기를 원점으로 되돌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근본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무조건 남북대결 상황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교전규칙을 개정하기보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북방한계선(NLL)을 남북공동어로구역으로 선포,남북한 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권 대표의 제언이다.서해교전을 갈등으로 몰고 가면 결국 남과 북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때문에 햇볕정책 재검토와 책임자 문책,금강산관광 등 민간교류협력 중단등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햇볕정책은 어느 특정 시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민족의 통일까지 염두에 둔 정책인 만큼 장기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 대표는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는 것은 찬성하지만 남북화해라는 큰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北 재도발땐 강력 응징”

    6·29서해교전과 관련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한나라당·자민련의 시각차가 뚜렷해 관련자 문책 및 햇볕정책 지속여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김동신(金東信)국방장관 등 관련자의 즉각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정확한 진상조사 전에는 문책인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2일 일본방문을 마치고 서울공항에서 귀국보고를 통해 “북한이 또 다시 군사력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입히려 한다면 그때는 북한도 아주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럴 만한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북한 함정이 우리 함정을 기습공격해 우리는 큰 피해를 입었지만,우리는 북한에 대해서도 상당한 피해를 주었다.”면서 “정부는 북한에 대해 사과와 책임자처벌,재발방지를 단호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전쟁을 하지 않는 한,한반도에서 평화를 증진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해 대북 포용정책의 지속의사를 밝혔다.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사태의 본질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국민의 분노와 허탈감에 대한 상황인식도 없고,진심 어린 대(對)국민사과도 없는 실패작”이라며 비판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김동신 국방장관과 이남신(李南信) 합참의장 등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서 인책문제가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당장 해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서해 무력도발 진상조사특위’를 본격 가동해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책임규명 및 대(對)국민사과촉구 등을 추진키로 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정략적 이유로 안보에 대한 불안을 조성하거나 정부와 국민 사이에 갈등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면서 김 대통령의 귀국보고 내용을 지지했다.민주당은 고위당직자회의를 열고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지속적 추진과 안보태세 확립 등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으나 군 수뇌부 인책여부는 진상조사 뒤 결정키로 했다.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김 국방장관과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의 해임을 요구했다. 오풍연 조승진기자 poongynn@
  • 서해교전/정치권 반응, 한나라 “”초당적 협력””

    정치권은 29일 서해교전 사태가 발생하자 정당별로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등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등 각 당 지도부는 30일 서해교전 희생자들이 안치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희생자를 조문하고 부상자를 위문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긴급 고위당직자회의를 소집,비상대책을 논의했다.이 후보는 정부측의 철저한 대응을 주문하면서 국회 차원의 협조도 다짐했다. 이 후보는 “월드컵 3,4위전이 열리는 시점에 예기치 않은 도발이 일어나 유감스럽다.”면서 “그동안 여러번 일어난 북방한계선(NLL) 침범의 한 가지가 아니라 안보와 관련된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부는 북한의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에 대해 상응하는 사과와 배상,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하며 사상자에 대한 배려와 보상,지역어민 피해 최소화 조치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주문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이날 저녁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노사모 창립기념식에 참석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당사 후보실에서 유용태(劉容泰) 사무총장 등과 함께 긴급 관계자 대책회의를 가졌다. 노 후보는 “북한이 선제공격으로 많은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데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면서 “군 당국과 정부가 단호히 대처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광주시지부 개편대회에 참석한 뒤 급거 귀경,오후 6시 당사 대표실에서 노 후보와 당4역,국회 국방위원들이 참석한 확대대책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이날 오후 청구동 자택에서 긴급 당5역회의를 개최,북한의 서해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즉각 국회를 열 것을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촉구했다. 이춘규 조승진기자 taein@
  • ‘이원집정부제 정계개편’ 파문

    민주당내 최대 계파인 중도개혁포럼을 이끌고 있는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 겸 최고위원이 27일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론을 주장,파문이 예상된다. 정 총무는 이날 “부정부패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에서 나온 것인 만큼 정치개혁을 통해 분권적 대통령제로 가야 한다.”면서 “총리에게 많은 권한을 주는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제 분열에서 화합으로 이끄는 정치지형이 필요하다.”면서 “(민주당의) 모든 기득권이 포기돼야 이런 일이 가능하며,그래야 정치개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같이할 수 있다.”고 정계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 총무의 이같은 주장은 최근 이원집정부제에 대해 선호입장을 밝힌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전 상임고문과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주장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제3신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해 주목된다. 정 총무는 “당내에 ‘노무현(盧武鉉)당’화(化)하는 데 대해 거부반응이 많다.”며 “안정감을 심어주는 데 있어 당과 후보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종필 총재는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 총무의 발언과 관련,“그런 생각들이 이제 표면화돼 가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李·盧후보 독일전 관람 표정 “”자신감 심어준 선수단에 감사””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독일과 맞붙은 한국 월드컵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25일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두 후보는 서울 상암경기장 귀빈석에서 만나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함께 상암경기장을 찾은 이회창 후보는 경기 도중 한국팀이 선전할 때마다 박수와 “필승 코리아”를 외치는 등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했다.이 후보는 한국팀이 석패하자 “안타깝지만 잘 싸웠다.큰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더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국 대표팀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노무현 후보도 부인 권양숙(權良淑)씨,한화갑(韓和甲) 대표 등과 함께 상암경기장을 방문했다.노 후보가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노 후보는 시합 직후 “경기에 졌지만 관중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박수치는 모습이 너무도 인상적”이라면서 “국민들에게 자신감과 일체감을 안겨준 선수단과 히딩크 감독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방일 중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오사카 로열 파인스호텔에서 일본 의원들과 함께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TV를 통해 우리 대표팀을 응원했다.김 총재는 경기가 끝난 뒤 “민족적 투혼을 마지막까지 발휘해준 대표팀에 진정으로 찬사와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조승진 홍원상기자 wshong@
  • 월드컵 4강신화 정가 파장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4강신화를 창조하면서 정국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있다.한나라당은 한껏 축하를 하면서도 권력형비리 공세가 희석될까,아니면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연속된 상한가로 정계개편의 진앙이 될까 긴장한다.반면 민주당은 내홍(內訌)수습의 전기 등으로 십분활용하겠다며 반가워하면서도 노무현(盧武鉉) 후보측은 역시 정몽준 의원의 거취가 부담스럽다.4강 신화가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집중 분석했다. ■한나라당-비리정국 소멸 걱정“시선 붙들어라” “월드컵 환호에 여권의 각종 권력형 비리문제가 파묻히면 안 되는데….”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23일 우리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4강 진출이 현실로 나타난 데 대해 권력형 비리 폭로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식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이렇게 말했다.축구대표팀의 훌륭한 ‘성적표’가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에 대해 일말의 우려를 나타내는 대목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월드컵은 월드컵,권력비리는 권력비리’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다시 말해 국민들이 비록 예상 밖의 월드컵 ‘성적’에 열광한다고 해도 이달 말 월드컵이 끝나고 일상적인 정국이 펼쳐질 경우 다가오는 8·8재보선 등으로 권력형 비리문제는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우려를 표시하는 이들도 있다.즉 기적과도 같은 월드컵 4강 진출로 전 국민이 환호하고 있고,이런 기류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방선거 때부터 계속 거론해 온 권력비리 문제를 다시 들고 나올 경우 국민들이 식상해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이와 관련,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월드컵 기간 중에 대국민 사과를 ‘감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즉 월드컵 기간 중에 김 대통령이 서둘러 사과를 함으로써 월드컵 이후의 정국 흐름에서 민주당측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월드컵 대회 초반보다 막바지로 가면서 16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문제,김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문제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측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더욱 높여나가는 것도 월드컵 이후 다시 펼쳐나갈 권력 비리공방 정국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6·13지방선거에서 분명하게 나타난 민심은 바로 다름아닌 비리척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거론되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청산프로그램 역시 말장난에 불과하다.”면서 “민주당이 진정으로 청산 의지가 있다면 우리 당이 요구한 특검제와 국정조사 등을 받아들이면 된다.”면서 민주당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조승진기자 redtrain@ ■민주당-내홍수습 호재작용“집안정비 전기” 민주당은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을 계기로 당 내홍이 진정되기를 은근히 기대하며 내부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6·13지방선거 참패의 상처가 아물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부천 신앙촌 비리의혹 등 대형 ‘게이트’가 또 터질 가능성이 있어 긴장하고 있다.8·8재보선에 참패하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지도부에 대한 사퇴 요구가 더욱 거세게 터져나와 당이 더욱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정몽준 변수’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당 지도부는 김원길(金元吉) 사무총장과 박병윤(朴炳潤)정책위 의장,정범구(鄭範九)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들의 사퇴에 따라 23일 저녁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일괄 사퇴서를 제출한 핵심당직자 8명을 교체하기로 결정하고,후임 당직자 인선을 논의했다.빈 자리를 그대로 놓아두면 당이 더욱 어수선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30여분간 이어진 간담회에는 추미애(秋美愛) 신기남(辛基南)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을 제외한 8명의 최고위원이 참석해 당 운영과정에서 쌓였던 앙금을 상당 부분 털어낸 것으로 알려졌다.10병에 가까운 고량주와 오가피주가 만찬 장소에 들어갔고,한화갑(韓和甲) 대표와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은 간담회가 끝난 뒤 취기가 오른 얼굴로 서로의 어깨를 껴안기도 했다. 이협(李協) 최고위원은 “사나이들의 모임이었고,정권재창출을 위해 의기투합하는 자리였다.”면서 “정권을 내주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우리가 뭉치면 된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고 분위기를전했다. 한편 노 후보는 24일 원내총무실·정책위 전문위원,의원 보좌관 등과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23일 저녁에는 서울시내 모처에서 문희상(文喜相) 의원 등 대선기획단 간부들과 상견례를 가졌다. 노 후보는 이르면 24일쯤 8·8재보선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을 선임할 것으로 전해졌다.위원장에는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조순형(趙舜衡)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전영우기자 anselmus@ ■‘태풍의 눈' 정몽준 월드컵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대한축구협회장이자 월드컵조직위원장인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다는 관측이다.자연스럽게 정 의원과 대권을 연결시키는 각종 시나리오가 양산되고 있다. 한국팀이 월드컵 4강진출이란 금자탑을 쌓자 “정 의원이 연말 대선정국에서 대통령후보로 나서거나,그러지 않더라도 중요한 역할을 할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게 일반적 해석이다. 실제로 월드컵이 종반으로 치달으며 정 의원이 대선에 독자출마하기 위해 신당창당 준비를 완료했다는 설이 그럴싸하게 유포중이다.대선출마를 위한 기반다지기 차원에서 중앙은 물론 지역조직 결성 준비까지 마친 상태며,당명확정설까지 나돌고있다.토대 구축을 위한 언론사 인수설도 함께 나돈다. 민주당 입당후 대통령후보 경선 출마나 후보추대설은 일단 주춤한 상태다.민주당내 비주류 일각에서 6·13지방선거 참패 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전국적 득표력에 문제를 제기하며 정 의원을 영입,신당을 창당해 새롭게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됐으나 당 정체성 문제와 충돌해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노무현 후보는 지난 22일 정몽준 의원 영입 등 당내 ‘외연확대’요구를 의식,“대선승리를 위해서라면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기 위해 외연 확대론을 수용했으나 민주·개혁·통합 세력의 정통성과 주도권을 지켜낼 자신이 있다.”고 밝혀 정 의원 영입문제에 우회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했다.영입한다고 해도 후보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로도 들렸다. 정 의원의 거취와 관련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매개로 한 정몽준-박근혜(朴槿惠)-이인제(李仁濟) ‘4자연대’ 구축설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정 의원이 대선정국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면서 원내 1당으로서 정권 창출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온 한나라당측도 긴장하고 있다.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측이 정 의원의 역할 확대를 견제하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나라당쪽에서는 “정 의원이 월드컵 뒤 정치적·이념적·경제적 뿌리를 함께하는 한나라당에 입당,차기를 도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제기하면서 정 의원의 파장을 최소화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것은 정 의원의 활동 여지가 넓다는 의미도 된다.하지만 “정 의원 관련 시나리오는 지나치게 부풀려졌으며 월드컵이 끝나면 평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춘규기자 taein@
  • 국회 하반기 원구성 표류/원구성 몸살 전례

    국회 원(院)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2년마다 한번씩 국회를 몸살앓게 했다.가장 최근인 2000년 16대 국회 전반기 의장단은 법정개원일인 6월5일에 가까스로 구성됐다.DJP공조가 깨지고,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면서 여야는 의장을 서로 차지하겠다며 대립했다.표 대결이 벌어졌고,결과는 부의장 1석을 노린 자민련의 공조로 민주당 이만섭(李萬燮) 후보가 140표를 얻어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후보를 8표차로 제치고 신승했다. 상임위원장 선출은 이보다 11일 뒤인 6월16일에야 이뤄졌다.민주당과 자민련이 상임위 배분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느라 늦어졌다. 다시 2년을 거슬러올라 98년 15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은 법정시한을 무려 두달이나 넘긴 8월에야 이뤄졌다.어느 당도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원내 3당의 의석분포와,한나라당이 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 인준동의안 처리를 거부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8월3일 3차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나라당 이탈표에 힘입어 자민련 박준규(朴浚圭) 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상임위원장 인선은 역시 3당간의배분 갈등으로 8월17일에야 이뤄졌다. 이에 앞서 96년 15대 국회도 개원부터 파행을 면치 못했다.법정 개원일을 한 달이나 넘긴 끝에 7월8일 가까스로 원 구성을 마쳤다. 진경호기자 jade@
  • 이회창 충청 ‘보은 답방’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6·13지방선거 이후 첫 지방 나들이로 18∼19일 대전과 충남을 찾았다. 이 후보가 대전·충남을 찾은 것은 지방선거 지지에 대한 답례성 성격이 짙다. 한나라당은 대전시장·충북지사를 차지하는 등 충청권 지방선거에서 약진했다.이번 방문은 주민 지지에 대한 ‘보은’이자 12월 대선을 앞둔 ‘충청지역 민심 다지기’인 셈이다.김종필(金鍾泌) 자민련 총재나 이인제(李仁濟) 민주당 의원에 대한 견제도 깔려 있다. 이 후보는 19일 지난해 산불이 발생했던 충남 예산의 17대조 선영 묘소를 찾아 성묘했다.이어 읍내 상설시장을 방문,예산군수 선거에서 한나라당 박종순 후보가 자민련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많은 상인들과 주민들은 이 후보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앞다퉈 악수를 청하는 등 지방선거 이전과는 적잖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 후보는 지난 18일 저녁 대전시내 한 음식점으로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 당선자를 포함한 이 지역 출마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충청지역에도 (민심)변화의 계기를 만들었다.”면서 “당선자들은 겸허한 마음으로 시정 활동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월드컵 경기에도 언급,“경기장에서 관람한 한·미전을 제외하곤 야외에서 응원한 모든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이 승리했다.”면서 “22일 열리는 한·스페인전에서도 광주를 방문,길거리 응원으로 승리를 유도해야겠다.”고 광주방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예산 조승진기자 redtrain@
  • 정치권도 ‘8강 환호’

    역사적인 한국 축구의 월드컵 8강 진출에 정치권도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그러나 각 당은 6·13지방선거에서 엇갈린 명암을 반영하듯 응원의 모양새에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지도부가 길거리 응원에 나서 군중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반면 선거패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참모진 10여명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TV로 경기를 시청했다. 이회창 후보는 오후 대전에 내려와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 당선자 및 시의원 당선자들과 만찬을 함께 한 뒤 서대전 시민공원으로 이동,대전시민들과 뒤섞여 길거리 응원을 벌였다.붉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응원전에 가세한 이 후보는 승리가 확정되자 옆에 있던 염홍철 당선자,김무성(金武星) 비서실장과 잇따라 포옹하며 환호성을 올렸다.이 후보는 경기 내내 응원하느라 쉰 목소리로 “우리 선수들과 국민이 서로 힘을 합쳐 해냈으며,국민이 힘을 합치면 무슨 성과든 이룩할 수 있다.”고 소리쳤다. 당초 혜화동 자택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보려다 여의도 음식점으로 장소를 바꿔 승리를 지켜본 노무현 후보는 8강이 확정되자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이어 “끝까지 뛰는 한국인의 저력이 대단하다.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대단한 민족”이라며 감격해 했다. 청구동 자택에서 TV로 승리를 지켜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온 국민이 거둔 승리”라며 “이제 4강을 넘어 우승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승진 전영우기자 redtrain@
  • 자민련 선거참패 후유증/ 두갈래의 생존전략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가 6·13 지방선거 패배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일 결연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JP는 18일 마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당선자 대회에서 “이 사람은 자민련과 옥쇄할 사람”이라며 “우선 2년 후를 목표로 당을 쇄신하고 재조직해 당력을 길러야겠다.”고 말했다. 정계개편으로 연말 대선과 그 이후 정국에 임할 기틀을 마련하고,2004년 17대 총선 때 당의 재건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김 총재가 ‘10선 의원’달성과 2008년까지 현역 정치인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 총재의 결연한 의지 표명은 그만큼 현 시점이 위기임을 말해준다.민주당 이인제(李仁濟),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과 4자연대를 통한 제3신당 창당을 꾀하는 그로서는 재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여야 당의 동요를 막고,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지난 17일 만찬에서도 그는 “당이 결속돼야 정계개편 과정에서 중심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단합을당부했다. 하지만 자민련 소속의원들의 속내는 저마다 다른 듯하다.적지 않은 의원들이 당을 떠날 마음을 정한 채 상황만 보고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때 자기 지역구 기초단체장 선거에 열심히 뛴 의원들은 사실 자기 몸값을 올리려는 목적이 강하다.”고 말했다.정계개편을 빌미로 한나라당으로 옮겨갈 생각인 의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8·8재보선을 전후로 펼쳐질 정계개편 움직임은 JP에게 또다시 재기할 기회이자 40년 정치인생을 마감할 위기이기도 한 셈이다. 진경호기자
  • JP “2년내 재기… 지켜봐라”, 나흘만에 당사 출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17일 오전 6·13 지방선거 패배후 나흘만에 마포당사에 출근,당 추스르기에 나섰다. 김 총재는 이날 당 사무처 직원 전원과 점심식사를 같이 한 뒤 저녁에는 소속의원 14명 가운데 미국 외유 중인 송광호(宋光浩) 의원을 제외한 전원과 만찬을 함께 하며 선거패배 요인을 분석하고 당의 활로를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재는 정계개편에 대비해 의원들이 단합할 것을 당부했다.“어려움 속에서도 모두 단합해 하나로 나간다면 정계개편 움직임 속에서 활로를 개척할수 있으니 하나된 모습을 약속해 달라.”고 말했다.당세를 온전히 보전해 정계개편에 임하는 것이 모두의 앞날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탈당설이 나도는 몇몇 의원들의 이탈을 막으려는 발언이다. 의원들의 분위기는 무거웠다.진행을 맡은 김학원(金學元) 의원이 호명한 뒤에야 한마디씩 입을 뗐다.김 의원은 “당이 어려울수록 단합된 모습과 함께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들이었다.”고 전했다. 김 총재는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선거에서 인간답지 못한 사람이 있는 곳은 심판이 내려진 만큼 아직도 충청도에 정의가 숨쉬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자민련 몰락이니 뭐니 하는데 앞으로 2년 동안 두고 봐라.우리는 반드시 일어설 것”이라고 역설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대한광장] ‘미련의 정치’서 ‘희망의 정치’로

    이 정권에 대한 국민의 구조적 분노가 6·13지방선거로 폭발했다. 민심의 바다는 참으로 무섭다.기분이 좋을 때는 바람을 살살 뒤에서 불어 배를 순항하게 하지만,무섭게 변할 때는 거대한 파도로 덮쳐와 멀쩡하게 보이던 것들을 삼켜버리고 뒤집어버린다.광화문과 해운대 백사장 그리고 전국의 월드컵경기장에서 전 국민이 외쳤던 ‘대∼한민국’이 단지 축구를 위해 외친 구호가 아니었음을 이번 선거결과가 보여줬다.국민들은 웃는 얼굴을 한 채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와 부패를 응징했다. 혹자는 20,30대 젊은 층이 선거를 외면함으로써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한다.천만의 말씀.그들은 멋진 일이 있거나,좋아하는 사람이 온다면 천리길도 마다 않고 도시락을 싸들고 찾아가는 사람들이다.나는 지방선거가 시작되기 전 함께 있는 젊은이들에게 어느 당이 우세할 것 같으냐고 물어보았다.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고,너무나 정확하게 결과를 예측하고 있었다.그럼에도 그들은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가고 싶지 않으니까 가지 않는 것이고,그 또한 나름의 ‘탁월한선택’이었다.그들이 만약 선거에 적극 참여했다면 결과는 민주당에 더욱 참담했을 것으로 나는 본다. 텔레비전에서 보는 민주당 당직자들은 놀라고 망연자실한 표정이었지만,나는 이들이 놀라는 모습이 오히려 더 놀랍다.이러한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인지.수없이 많은 추잡한 게이트,친인척 참모 등 대통령 주변의 패거리식 뇌물수수,그 주변에 물씬 풍기는 한탕치기배들과 깍두기들의 냄새,지긋지긋한 권력암투에 대해 민심은 코를 쥐었지만 눈까지 막지는 않았다.따라서 선거결과는 이변이 아니고 게시판에 미리 내걸린 정답이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민주당에 남아 있는 희망은 아주 적어 보인다.민주당은 이번에 유권자로부터 철저하게 심판받았다.정당으로서의 생명력이 경각에 달려 있다.역대선거 사상 최고 표차,영남·충청뿐 아니라 수도권 광역단체장의 전패와 기초단체장 참패,정당명부 득표율의 엄청난 차이 등 전국정당으로서의 위상조차 위협받고 있다.그런데도 이 엄청난 상처를 녹슨 칼로 어물쩍 봉합하려 해서는더 참담한 미래가 기다릴 뿐이다. 희망이 없는 것을 붙들고 있는 일은 연애에도,정치에도 미련일 뿐이다.국민의 희망을 위탁받고자 하는 자는 미련이 내미는 손길을 단호하게 뿌리쳐야 한다.민주당은 지금 영화 ‘박하사탕’의 한 장면처럼 거꾸로 가는 열차다.뛰어내리기는 두렵지만,그대로 타고 있으면 끝없이 어두운 터널이 기다릴 뿐이다.지난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을 통해 국민들은 구태(舊態)정치를 단호하게 거부하고,‘희망의 정치’에 손짓하는 사인을 보냈다.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그것을 민주당에 대한 러브레터라고 생각한다면 순진하다고 웃어버리기엔 너무 심각한 오해다.그때 국민이 지지한 것은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이라는 꽃밭에서 살짝 엿보인 희망의 작은 새싹인 것을…. 이번 선거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만든 민주당의 참패,김종필 전 총리가 이끄는 자민련의 퇴조,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향력 감소로 한국을 30년 이상 움직여 온 ‘3김 정치’가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그러나 3김정치의 종언은 이 세 사람이 정치전면에서 퇴장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3김’이란 용어는 구태정치의 아이콘일 뿐이다.과거와 결별하지 않고 새 정치와 손잡지 않으면 민주당도 ‘3김’이며,‘반DJ’‘반북한 퍼주기’‘반부패’ 등등 ‘안티 정치’로만 일관하고 국민의 가슴을 흔드는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한나라당도 ‘3김’분류법에서 벗어날 수 없다. 월드컵 16강 진출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어떤 정치세력이 희망을 담을 그릇인지를 국민은 힐끔힐끔 재고 있다.시간이 없다.국민은 잠시 기다려 주지만 오래 기다리지는 않는다.민심은 참으로 무섭다.나는 이번 4월에,5월에 그리고 6월에 우리 국민의 따뜻하고,차갑고,부드럽고,단호한 얼굴을 줄곧 지켜보고 그리고 놀라고 감격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그리고 이 지구상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세련된 국민들이 이번 겨울에 보여줄 얼굴을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김무곤/ 동국대교수 신문방송학
  • [2002 선거 대해부] ‘6·13’ 결과와 향후정국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당한 참패는 한국 선거사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김대중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 이반의 정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고밖에 달리 해석할 도리가 없다.그러나 그 이면에는 복잡다양한 원인이 있다.이같은 선거결과가 가지는 의미와 특징은 무엇이고,8·8재보선과 12월 대통령선거등과의 연관성은 어떤지를 살펴 본다. ■득표·당선자수 비교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한나라당은 11명을 확보(68.8%)했다.반면 민주당은 4곳(25%),자민련은 1곳(6.3%)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98년 시·도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6곳(37.5%)을 차지했었다. 득표율면에서도 한나라당은 95년 지방선거 33.3%,96년 총선 42.9%,2002년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득표율 52.9%를 각각 기록했다.특히,한나라당은 취약 지역으로 여겨지던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 3곳의 단체장을 모두 석권했다. 전국 232개 시장·군수·구청장을 뽑는 기초단체장선거에서 한나라당은 140석(60.3%)을 차지했다.민주당은 44석(19%)으로 한나라당의 3분의1에도 못 미쳤다.한나라당은 95년과 98년의 지방선거에서는 각각 70명과 74명을 배출한 것이 전부였다.609명을 선출하는 지역구 광역의회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431석(64%)을 얻어 121석(19.9%)을 얻는 데 그친 민주당을 압도했다.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처음으로 도입된 정당투표제에서도 한나라당은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투표를 통한 정당 지지도가 밝혀지고,그 결과가 12월 대선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당투표 결과,한나라당은 52.2%의 득표로(859만 1299표) 민주당 29.1%(479만 2675표)보다 23.1%포인트(379만 8624표)나 앞섰다.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민주당에,충남에서 자민련에만 뒤졌을 뿐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나라당의 압승정도는 선거제도 연구에서 자주 활용되는 '이득비율(advantage ratio)'이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분석하면 더욱 쉽게 알 수 있다.이득비율이란 한 정당이 특정 선거에서 얻은 의석률(또는 점유율)을 득표율로 나눈 값이다. 이득비율이 1일 때는 정당이 얻은 득표만큼 비례해서 단체장이나 의석 등 '자리'를 얻었다는 뜻이다.정당이 얻은 득표율보다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할 때 이득비율은 1보다 커진다.반대로 정당이 얻은 득표율보다 더 적은 자리를 차지할 때 이득비율은 1보다 적어진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이득비율은 광역단체장 선거 1.30,기초단체장 선거 1.36,광역의회 선거 1.49 등 모든 선거에서 이득비율이 1보다 훨씬 높았다. 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야당이라는 악조건을 딛고 수도권을 석권했던 민주당이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에서 이득비율이 모두 1보다 낮았던 점과 비교할 때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득표에 비해 훨씬 많은 자리를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국민들로 하여금 한나라당의 압승 정도를 현실보다 훨씬 크게 느끼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김형준 KSDC 부소장 ■진보정당 급부상 지방선거 결과의 또 다른 특징은 민주노동당이 제3당으로 올라선 것이다.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정당투표에서 민주노동당은8.1%(133만 9726표)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득표를 기록했다. 이는 그동안 제3당이었던 자민련의 득표율 6.5%(107만 2429표)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민주노동당의 정당지지도가 충청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자민련보다 앞섰고 호남지역에서는 14.2%(29만 7802표)로 한나라당의 8.4%(17만 7476표)보다 높은 지지율을 획득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결과는 민노당이 ‘전국 정당’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97년 대선과 2000년 총선의 민주노동당 득표율이 1.2%에 불과했던 것에 견줄 때 엄청난 변화이다. 민주노동당의 핵심지지 기반인 울산은 이번에 정당지지도가 28.7%나 됐다.97년 대선(6.1%)의 4.7배,2000년 총선(17.3%)의 1.7배에 이른다. 민주노동당의 이와 같은 성과는 유권자들의 이념성향 변화와도 상당히 관련이 있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97년 대선,98년 지방선거,2000년 총선까지 유권자의 주관적 이념성향에 대한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의하면 ‘중도 성향’과 ‘상당한 진보 성향’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의 보수 편향적 이념 성향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중도’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97년 대선 22.2%,98년 지방선거 23.6%,2000년 총선에서는 37.5%로 크게 증가했다.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상당히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97년 8.3%,98년 8.4%,2000년 10.6%로 나타났다.이러한 결과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지난달 17∼24일에 실시한 한국인의 이념 성향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일관성 있는 진보성향’의 비율(31.3%)이 ‘일관성 있는 보수성향’의 비율(17.4%)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유권자 이념 성향의 변화가 민주노동당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한나라 수도권 약진/ 기초장 82% 석권… 98년의 5배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한나라당의 수도권 대약진이다. 98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최병렬 서울시장 후보는 48.5%,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33.3%,손학규 경기지사 후보는 44.9%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번에는 한나라당의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가 52.1%(+3.6%포인트),안상수 인천시장 후보가 56.2%(+22.9%포인트),손학규 경기지사 후보가 58.4%(+13.5%포인트)를 각각 얻어 득표율이 크게 높아졌다. 수도권 66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서울 22석(88%),인천 8석(80%),경기도 24석(77.4%) 등 54석(82%)을 차지해 민주당을 압도했다.한나라당이 9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5곳(20%),경기도 6곳(19.4%),인천에서 한 곳도 배출하지 못한 것과 비교할 때 의석수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 수도권 광역의회 정당투표에서 한나라당은 서울 51.5%,인천 54.4%,경기 55%로 이 지역에서 민주당이 얻은 37.1%,29.8%,32.2%를 훨씬 앞섰다.득표수로 볼 때는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서울 51만표,인천 17만표,경기 67만표를 비롯해 수도권에서 135만표를 앞섰다. 한나라당의 이와 같은 압승은 ▲대통령 아들들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심판▲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과 개혁 중심 세력인 젊은층의 투표 불참이 만들어낸결과이다. 한나라당이 선거기간 동안 제기한 ‘부패정권 심판론’이 호소력을 발휘했다는 뜻이다. ■정계개편·제3세력 결집 이번 지방선거의 참패로 민주당은 당내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충청권에 대한 김종필 총재의 영향력도 급격하게 쇠퇴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의원이 주도하는 한국미래연합은 정치적 한계를 절감,새로운 길을 모색할것으로 전망된다. 즉 지방선거 이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민주당과 자민련,한국미래연합 등은 모두 정치적 생존을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전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민주당은 쇄신운동을 통해 '노무현 당'으로 전환하든지,아니면 기존의 기득권을 포기한 채 '반(反)한나라당 대연합' 구성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자민련은 이념적·지역적 성향이 일치하는 이인제·박근혜 의원과의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도의 총 유권자수는 345만 736명이고 대구·경북의 총 유권자수는 385만 9493명으로 집계됐다.비록 자민련이 광역단체장선거에서 충남에서만 승리함으로써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자민련은 이 지역 정당투표에서 33.1%의 득표력을 보였다.아직도 충청 지역에서 약 100만명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미래연합은 정당투표에서 대구 8.3%,경북 5.5% 등 이 지역에서 6.5%의 표를 획득했다.대구·경북지역에서 최소 25만명의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따라서,JP와 이인제·박근혜 의원 사이에 연대가 이루어진다면 100만표 이내에서 승부가 결정될지도 모를 박빙의 대선구도에 의외의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월드컵 이후 정몽준 의원이 대선 경쟁에 동참한다면 대선 정국은 제3정치 세력의 부상과 결집을 둘러싸고 크게 요동칠 개연성이 충분하다. 특히 박근혜 의원과 정몽준 의원이 실질적인 연대를 이루게 되면 대선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8·8 재보궐선거 전망 다가오는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지속적으로 세를 확장한다면 대선 결과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예컨대 진보 성향을 가진 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노무현 후보의 표를 잠식함으로써 한나라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그러나 한국인의 일반적인 투표 행태를 보면 정당보다는 인물(후보자) 중심의 투표 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라는 정당 지지가 바로 그 당의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대선의 진정한 전초전은 8·8 재·보궐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정치무대가 지방에서 중앙으로 바뀌는 것이다.따라서 8·8 재·보궐선거 전후로 중앙에서 정치 현안이 부각되고 그러한 이슈에 대한 민심의 향방이 어느 정당으로 쏠리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해진다. ■수도권 가변성 수도권 향배가 대선을 가름하는 중요한 열쇠다.수도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역주의 성향이 약하고 전체 유권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선거인구수가 많기 때문에 이 지역의 민심이 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대선후보 가상 대결에서 노무현 후보가 수도권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고학력자가 많으며 직업적으로도 전문·사무직 종사자가 많다.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여론 주도층으로 그들의 지지 성향이 전국적으로 파급될 개연성이 상당히 크다.이들이 대선 투표에 대거 참여하면 대선 결과는 바뀔 수 있다. 이번 대선은 노무현 후보가 개혁 지지세력의 중심인 젊은층을 얼마나 선거에 참여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도 젊은층과 여론주도층에 자신이 ‘3金정치’를 극복하고 변화와 개혁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보다 유리한 선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대선후보 지지도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난 이번 선거결과로 12월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노풍의 근간은 허물어지고 이회창 대세론이 다시 점화될 개연성이 많다. 실제로 지방선거 직후인 15일 일부 언론기관에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상당한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방선거 당일 SBS와 TN소프레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도 이회창 후보(37.6%)가 3월 이후 처음으로 노무현 후보(35.6%)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바로 대선 결과와 연결하는 것은 위험하다.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는 김대중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지방선거 여진이 가시면 다른 요인들에 의해 대선후보 지지율이 또 변할 수도 있다.정치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국민 앞에 자신의 국정 운영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공정한 정치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 [6.13 민의와 정국] (하)정계개편 오나

    ***政派 이합집산 가속화 기세 6·13지방선거는 연말까지의 대선정국을 뒤흔들어 놓았다.한나라당은 광역·기초단체장 석권에 정당득표율 50% 이상을 기록하며 비상했다.민주당은 정당득표율 29%에 머물렀고,광역단체장만 본다면 ‘호남당’수준으로 전락했다.자민련은 존폐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이같은 지방선거 결과는 정국의 유동성을 한껏 높여 놓았다.정계개편의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지방선거와 정계개편= 정계개편의 진앙지는 일단 민주당이 유력하다.선거패배 후유증을 무사히 수습한다면 민주당은 제3세력을 끌어들일 흡인력을 갖추게 된다.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이다.박근혜(朴槿惠) 대표의 한국미래연합과 김윤환(金潤煥)대표의 민국당,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을 아울러 거대정당 한나라당에 맞서는 세력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책임론을 둘러싸고 내분으로 치닫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전면적 차별화,개혁세력 중심의 체제 개편,김홍일(金弘一) 의원의 의원직 사퇴 등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반발세력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충청권 의원들의 집단이탈,또는 개혁세력과 동교동계의 결별 등 다양한 형태의 이합집산과 제3정당 출현 가능성이 점쳐진다.이인제(李仁濟) 의원과 박근혜·정몽준의원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까지 가세하는 이른바 ‘IJMP’가 태동하는 것이다. 민주당을 배제한 제3세력의 등장도 점쳐볼 수 있다.박근혜·정몽준 의원이 독자세력화해 대선을 3자대결 구도로 전환시키는 것이다.별다른 세력이나 지역기반이 없는데도 두 의원 모두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연대가 가시화할 경우 적지 않은 흡인력이 예상된다. 이인제 의원과 JP의 중부권 신당도 예상해 볼 수 있다.이번 선거에서 참패한 자민련 내부에서는 JP를 대신할 대선주자를 앞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한나라당과 민주당,제3신당,중부권신당 등 4자구도까지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한나라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파들이 정국상황에 따라 결합하는 제2의 정계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계개편과 한나라당=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6·13지방선거 압승 직후“두렵다.”고 했다.냉정한 민의(民意)와 그 위력을 목격한,앞선 자의 불안감이 담겨 있다.민주당에 그랬듯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는 것이 민심임을 이번 선거에서 확인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정당 지지율과 대통령 후보 지지율이 일치하지 않는 데 주목하고 있다.이번 선거에서 정당득표율은 50%를 넘었지만 지난 12일 SBS와 MBC가 각각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앞지르긴 했지만 지지율의 차이는 별로 없었다. 한 당직자는 “당과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지방선거 결과가 대선으로 직결되지 않음을 뜻하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대선전략은 당이 현 정권의 부정부패에 대한 공세를 전담하고,이 후보는 서민을 껴안으며 따뜻한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예상되는 정계개편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선공(先攻)을 펴지는 않겠지만 민주당 등이 정계개편에 나설 경우 민주당과 자민련의 충청권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한 중진은 “민주당은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며 “먼저 자민련 의원들을 영입,충청권에서 대세를 굳힌다면 민주당 의원들도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6.13선택/ “…” 넋잃은 자민련, JP칩거 침묵에 ‘무력감’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민련의 14일 모습은 물 빠진 포구를 연상케 했다.김종필(金鍾泌·JP) 총재는 종일 자택에 머물렀다.오장섭(吳長燮) 사무총장,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 등 주요당직자들 역시 마포 중앙당사를 찾지 않고 지역에 그대로 남았다.부총재단이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일괄사퇴를 결의했지만 비장함보다는 무력감이 짙었다. 김 총재의 충격은 그러나 4·13총선 패배 때보다는 덜한 듯하다.오전 자택을 찾은 부총재단에게 “조만간 지방선거 출마자 전원을 초청,위로하겠다.”고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무엇보다 정계개편이라는 ‘비상구’가 그나마 여유를 갖게 하는 듯하다. 하지만 정계개편이 자민련에 득이 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정계개편은 곧 불확실성과 직결되고,자민련 구성원들의 머릿속은 그만큼 제각기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완구(李完九) 의원은 “민심이 파악된 이상 모든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오장섭 총장은 “총장이 무슨 얘길 하겠느냐.그때(정계개편때) 고민해야지….”라고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자민련 의원들은 정계개편을 감안,당장 보따리를 싸기보다는 정국흐름을 관망한 뒤 새 진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경호기자 jade@
  • ‘축구民心’ 여야 한마음, 16강 진출 정치권 반응

    정치권은 14일 밤 우리 축구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된 직후 일제히 축하 논평을 발표하는 등 발 빠르게 ‘축구 민심’에 부응했다. 전날 지방선거에서 압승,느긋한 표정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빨간 셔츠를 입고 인천의 한 보육원 운동장에서 원생 및 주민 200여명과 함께 응원봉을 두드리며 응원했다.이 후보는 한국팀 승리가 확정되자 “우리 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쾌거”라며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경기를 시청한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어제는 부패정권을 심판해서 기분이 좋았던 날이고,오늘은 16강에 진출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여세를 몰아 8강,4강까지 올라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떨쳐주길 기원한다.”고 밝혔다.지방선거 참패로 야외 응원을 취소하고 서울 혜화동 자택에서 TV를 보며 응원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국민 여러분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16강전에서도 훌륭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붉은 악마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친 한화갑(韓和甲) 대표는“우리는 강팀에게 강하고 이길 때는 꼭 이긴다.장하다.”고 찬사를 보냈다.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한국 대표팀이 우리의 희망을 쐈다.”고 논평했다.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도 외출을 삼간 채 서울 청구동자택에서 TV로 축구를 봤다.유운영(柳云永) 대변인 직무대리는 논평을 통해 “히딩크 감독과 태극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6.13선택/ 노무현 고향서도 고전

    각 당 대선 후보나 총재 고향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의 선산이 있는 충남 예산군수 선거의 경우 한나라당이 공천한 박종순(朴鍾淳) 후보가 ‘이회창 대세론’에 힘입어 자민련 홍성찬(洪性贊·공주대교수) 후보를 개표 초반부터 압도했다.이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충청권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지방선거 지원차 네 차례나 예산을 방문할 만큼 ‘공’도 많이 들였다.이런 열띤 지원 덕분인지 지난번 지방선거 때 충남의 15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전멸했던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3∼4곳에서 선전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장 선거는 ‘노풍’의 강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적잖은 관심을 불러모았으나 민주당 최철국(崔喆國) 후보가 한나라당 송은복(宋銀復) 후보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노 후보는 당초 고향에서 압승,경남지역에 노풍을 더욱 확산시킬 계획이었으나 결국 지역 정서를 뛰어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노 후보가 선거 막판에 수도권 지원을 위해 부산·경남지역에 대한 선거 유세를 모두 취소한 것도 이 지역 민주당 후보들이 막판 고전을 면치 못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고향인 충남 부여군수 선거에서는 자민련의 김무환(金茂煥) 후보가 경선 패배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병돈(兪炳敦) 현 군수를 앞섰으나,충북지사선거 패배 등으로 당이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에 빠져 빛이 바랬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6.13선택/ JP, 黨 존폐 갈림길에

    6·13지방선거는 민주당뿐 아니라 자민련에도 엄청난 시련을 안겼다.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충격이 민주당 못지 않다. 김종필(金鍾泌·JP) 총재는 지난 20여일간 충청지역에 상주하며 수성(守城)에 안간힘을 쏟았다.그러나 결과는 자신의 쇠락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났다.충북지사를 잃었고,기초단체장 수도 절반으로 줄었다.13일 밤 개표결과를 지켜본 JP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제 JP는 당장 집안단속부터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소속의원 14명 가운데 L의원 등 4∼5명은 이미 선거 전부터 탈당 가능성을 내비쳐 왔다.선거 참패는 이들에게 탈당의 구실이 될 수도 있다.한나라당 당직자도 “자민련 의원들이 이미 줄을 섰다.”고 했다.연쇄탈당 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JP와 자민련은 원하든,원치 않든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로 빨려들 전망이다.한 측근은 13일 “남은 길은 정계개편뿐”이라며 “뜻을 같이하는 정파들과 본격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패배로 그는 정계개편을 주도할 동력(動力)을 크게 잃었다.자칫정계개편의 종속변수로 전락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JP는 일단 이인제(李仁濟) 의원을 필두로 한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이른바 ‘중부권 신당’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한 측근은 “민주당의 참패는 충청권을 홀대한 것이 큰 요인”이라며 “이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고심의 일단을 내비쳤다. 진경호기자 jade@
  • 선택6.13/ 선거결과와 대선후보 - ‘6·13 후폭풍’에 누가 뜨고 지나

    6·13 지방선거 결과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등 이미 선출되어 있는 대선후보들의 향후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대선정국의 변수 역할을 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그리고 대선 예비후보인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 등의 정치적 입지에도 변수가 될 것 같다.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 나돌던 ‘6월 이후 새로운 대통령후보 출현’이라는 가설도 지방선거 뒤 정국이 요동칠 경우엔 가시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건(高建) 서울시장,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 등이 이런 상황을 상정,제3후보로 거론중이다. ●대선 후보= 이회창 후보는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대세론을 공고히하면서 대선 고지를 향해 내달릴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충청권에서까지 자민련의 존재를 위협할 정도의 승리를 거둘 경우 의외로 상황이 꼬일 수도 있다.이 후보,서청원(徐淸源)대표 등 당지도부에 충청출신이 많은데다가,자민련 세력 흡수로 충청지역 세력이 더욱 강해지면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출신들의 소외감이 표출될 수도 있다. 예상과 달리 압승을 못해도 이 후보가 후보위치를 위협받을 확률은 높지 않다.다만 기대 수준이 컸던 만큼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중 1곳만 패해도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당내 개혁파와 보수파,그리고 민주계와 민정계의 세다툼도 예상된다. 노무현 후보는 영남지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전패하면 당장 ‘후보 재신임’문제에 봉착하게 된다.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까지 참패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재신임 문제와 겹쳐 자칫 당에 내분상황이 올 수도 있다. 현재 김원길(金元吉) 사무총장 등 당권파들은 중앙위원회 소집이나 당무회의 의결 등 재신임 절차에 대한 다각적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당무회의보다는 1000명 안팎의 중앙위를 소집,노풍(盧風) 부활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나 시장·군수 등 임기가 끝나지 않은 당연직 중앙위원 자격 문제로 혼선을 겪고 있다. 노 후보 주변에서는 민주당의 승패와 관계없이 ‘당의 노무현화(化)’를 진행시킬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정도의 차는 있겠지만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예비 후보군= 자민련 김 총재는 충청권에서 2곳 이상 광역단체장을 당선시키면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대전시장선거에서 패배하면 사실상 충청 지배권을 상실하면서 정치적 입지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이 경우 연합세력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게 박근혜·정몽준의원이다. 이인제 의원의 지방선거 뒤 공간은 더욱 좁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지방선거후 김종필 총재와의 관계도 이전만 못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이춘규기자 ta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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