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수사 발표검찰 발표문 요약
◎제철소 건설비 부풀려 비자금 조성/은행 대출·사채발행 통해 5조559억 조성/시설자금 등 정상 경비로 4조8,423억 사용
Ⅰ.수사경위
〈수사착수 배경〉97년 1월23일 한보그룹의 주력기업인 한보철강공업이 발행한 어음과 수표가 부도처리돼 22개 계열사와 850여개 협력업체 등의 연쇄부도가 예상됐다.한보철강공업이 자본금 9백억원이 60배가 넘는 5조7천억원을 당진제철소의 건설에 투자하고 있었다.인·허가과정에서의 특혜의혹이 제기됐다.
○자본금 60배 넘는 투자
또 91년 세칭 「수서사건」의 여파로 한보그룹의 재무구조가 취약해졌는데도 한보철강에 92년 9월부터 97년 1월까지 무려 3조원이 넘는 거액의 대출이 이루어졌다.이는 외부의 압력이나 청탁에 의한 것으로서,한보의 실질적 최고 경영책임자인 정태수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정치권 인사·관련부처 공직자 및 은행 임직원 등에게 집중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등의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경과〉대검 중앙수사부는 1월23일 한보철강공업의 부도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각종 의혹이 제기됨에따라 내사에 들어갔다.27일 한보그룹 관계자 등 총 36명을 출국금지,한보그룹본부와 한보철강공업 등 16개 계열사 및 정태수 일가 5명의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 수색을 실시하는 등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30일 정태수를 소환,정이 한보철강공업 대표이사의 직인을 보관,직접 수표를 발행했고 그룹의 계열사인 한보상호신용금고로부터 불법으로 거액을 대출을 받았으며 자금 악화로 결제 가능성이 없는 어음을 남발한 사실이 드러나 31일 구속했다.
또 2월1일부터 6일까지 정태수로부터 자금대출 및 사업 인·허가과정에서 청탁과 함께 거액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신한국당 홍인길,정재철,황병태·국민회의 권노갑 의원,김우석 전 내무부장관 등 5명을 구속했다.
한보철강공업 등 한보그룹의 회계장부 및 전산자료를 분석,제일은행 등에 개설된 42개 예금계좌를 압수해 자금추적 조사를 병행했다.정태수의 대출금 유용 및 사용,은닉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다.박재윤 전 통상산업부장관,한이헌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석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윤진식대통령경제비서관,재경원·통산부·해양부·은행감독원 실무담당자 등을 상대로 한보철강공업의 인·허가 및 자금지원,압력 행사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다.검찰은 수사인력 108명을 투입해 300여명의 피의자와 참고인을 조사했다.
〈처리 내용〉검찰은 2월19일 정태수 등 한보그룹 관계자 2명,제일은행장 신광식 등 은행관계자 2명,국회의원 홍인길을 비롯한 공직자 5명 등 9명을 구속기소했다.별건으로 구속수감중인 전 제일은행장 이철수를 불구속기소,한보철강공업 대표이사 홍태선 등 한보 관계자 4명은 기소유예했다.
○모두 3백여명을 조사
Ⅱ.정태수 등 한보그룹 관계자의 범죄사실
1.정태수(73·한보그룹 총회장)=실질적으로 한보그룹의 운영을 총괄한자로서,당진제철소는 대부분 외부차입금에 의존하여 건설하던 중 무리한 계열사 확장,철강경기 부진,과다한 금융비용 지출 등으로 96년 11월말 극도로자금사정이 악화돼 어음을 발행해도 만기에 결제할 수 없는데도 96년 12월3일부터 97년 1월18일까지 86회에 걸쳐 액면 합계금 1천1백15억8천4백31만원의융통어음이 마치 지급기일에 결제될 것처럼 피해자를 속여 할인을 하는 수법으로 1천77억5천5백36만원 상당을 교부받아 편취했다.
94년 1월부터 95년 9월까지 「한보상사 단기대여금」 계정으로 분식한 뒤 현금을 인출,개인명의의 부동산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24회에 걸쳐 9백37억5천1백90만원을 횡령했다.
제일은행장 신광식,조흥은행장 우찬목,전 제일은행장 이철수,신한국당 정재철·홍인길·황병태,국민회의 권노갑 의원 등에게 뇌물을 건냈다.
○1천77억여원 편취
2.김종국(52·여광개발 대표이사)=93년 11월1일부터 97년 1월12일까지 한보그룹 재정본부장으로 근무한 자로,정태수와 공모하여 94년 1월부터 96년 12월까지 109회에 걸쳐 합계금 1백51억2천5백60만원 상당의 회사자금을 횡령했다.
Ⅲ.은행관계자의 범죄사실
1.신광식(59·제일은행장)=96년 6월부터 제일은행장으로 재직하는 자로,96년 7월 정태수로부터 당진제철소 건설과정에서 자금지원 대가로 2억원을 교부받는 등 같은해 9월까지 4억원을 수수했다.
2.우찬목(60·조흥은행장)=95년 2월부터 조흥은행장으로 재직하는 자로서,96년 7월 정태수로부터 당진제철소 건설과정에서 자금지원 대가로 4억원을 받았다.
3.이철수(60·전 제일은행장)=93년 5월부터 96월 4월까지 제일은행장으로 재직하던 자로서,94년 8월 정태수로부터 당진제철소 건설과정에서의 자금지원 대가로 모두 3억원을 받았다.또 96년 2월 유원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일은행이 2천98억원을 지급보증의 형식으로 지원해주고 2억원을,같은해 4월 2억원을 챙겼다.
Ⅳ.대출 등 관련 공직자의 범죄사실
1.홍인길(54·국회의원)=93년 2월부터 95년 12월까지 대통령 총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다가 96년 5월부터 신한국당 의원으로 있는 자로,95년 1월 정태수로부터 산업은행 총재,제일은행장,외환은행장 등에게 부탁해 당진제철소에 대한 시설자금 대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2억원을 받는 등 96년 12월까지 모두 10억원을 수수했다.
2.황병태(61·국회의원)=신한국당 의원으로 96년 8월부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는 자로,96년 10월 정태수로부터 당진제철소 자금지원 부탁을 받고 산업은행 총재에게 청탁,5백억원의 지급보증을 받게 하고 2억원을 챙겼다.
3.정재철(68·국회의원)=92년 5월부터 민주자유당,신한국당 의원으로 있는 자로,95년 10월 정태수로부터 국민회의 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한보그룹의 여신현황 및 담보현황에 대한 질의를 하지 말도록 무마해 줄 것을 국민회의 권노갑의원에게 청탁하여 달라는 부탁과 함께 권의원에게 전달하라는 1억원을 교부받았다.또 96년 10월 정태수로부터 권의원에게 같은 취지로 청탁하여 달라는 부탁과 함께 권의원에게 전달하라는 현금 1억원을 교부받아 전달했다.
○대출대가 4억원 수수
4.권노갑(67·국회의원)=평민당·민주당·국민회의의 제13·14·15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있는 자로,93년 3월 정태수로부터 국정감사 등에서 한보그룹과 관련 질의를 잘 무마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5천만원을 교부받는 등 모두 2억5천만원의 뇌물을 수수했다.
5.김우석(60·전 내무부장관)=93년 12월부터 94년 12월까지 건설부장관으로 재직하다가 95년 12월부터 내무부장관으로 재직하던 자로,94년 9월 정태수로부터 당진제철소와 34번 국도를 연결하는 해안도로에 대한 예산을 조속히 배정함과 아울러 건설부가 발주하는 각종 공사를 한보건설이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는 등 2억원의 뇌물을 수수했다.
Ⅴ.의혹사항에 대한 수사결과
〈부도 경위〉=한보철강공업이 당진제철소 건설비의 부담 가중 등으로 96년 6월 이후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제2금융권에서 일제히 여신회수에 나섰다.같은해 말부터 채권금융기관들은 정태수 등 경영주가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보철강공업을 제3자에게 인수시켜 공장을 완성케하는 것이 국민경제 및 채권보전에 유리하다는 결론에 따라 정태수에게 경영권 포기를 종용하였으나 거절,1월23일 부도처리했다.
부도처리는 제일은행장 신광식의 주도로 31개 금융기관장이 참석한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에서 결정됐다.
일부 은행들이 부도발생 사실을 1∼4일씩 지연신고한 바 있는데 96년 12월 이래 한보철강공업의 자금사정 악화로 은행마감시간 이후에 결제가 된 전례가 있었던 점으로 인정된 만큼 위법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
〈거액 대출배경〉=97년 1월31일현재 제1금융권의 한보철강공업에 대한 여신총액은 3조2천6백48억원이며 이 가운데 산업·제일·외환·조흥·서울 등 5개 은행의 한보철강공업에 대한 여신총액은 2조9천9백9백1억원이며 거의 대부분 94년부터 96년까지 사이에 집중적으로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95년 11월 당시 은행측에 제시한 총소요자금 4조1천억원 중 9천5백억원 가량을 한보 소유 부동산 매각 등으로 지체 조달하겠다는 자구계획이 이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보철강공업에 자금지원이 이루어진 것은 정태수의 부탁을 받은 홍인길 등의 대출청탁도 일부 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진제철소 부지조성 및 코렉스 기술도입 과정〉
89년 6월 건설교통부가 한보철강공업이 부산공장 이전부지로 신청한 아산만내 매립대상지가 포함된 공유수면매립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한보철강공업은 89년 1천2백76만8천평에 대한 매립면허를 받아 매립공사를 시행했다.같은해 5월3일 준공인가를 받은 뒤 한국전력에서 인근에 발전소 건설부지로 확보해 두었다가 발전소 건설계획이 취소된 14만9천평에 대해 같은해 9월 추가로 매립신청,매립면허를 받았다.매립 부지위에 제1단계로 연산 3백만톤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건설하고 제2단계 설비확장때 코렉스 공법으로 알려진 용융환원제철기술을 도입하기로 한 뒤 94년 8월 이후 연산 75만톤규모의 코렉스로 2기를 건설하고 있었다.
○김 전 내무 2억원 수뢰
통산부는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공해물질 배출량이 적어 기존의 고로방식보다 유리한 새로운 제철기술인 코렉스 공법을 인증해 주었다.
〈자금유용 및 사용처〉=한보철강공업은 금융기관 대출금 4조8백81억원,회사채 및 사채발행 등 5조5백59억원을 조성하여 이 중 시설자금으로 3조5천9백12억원을 투입,운영자금으로 1조2천5백11억원을 사용했다.나머지 2천1백36억원은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용자금의 사용처는 ▲계열사 및 위장계열사 신설과 인수 4백37억원 ▲해외진출경비 55억원 ▲계열사 임직원 영업활동지원비 2백74억원 ▲정태수 일가 전환사채 인수 8백20억원 ▲개인 세금납부 1백51억원 ▲정태수 전처 이혼위자료 400억원 ▲부동산구입 78억원 등이라고 정태수는 진술하고 있다.현재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자금은 약 25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