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형씨 신문 지상중계(한보 청문회)
◎“규정따라 대출… 외압없었다”/대출액 급증은 철강업이 장치산업이기 때문/황병태 의원·한이헌 수석이 전화로 대출 요청
국회 한보국정조사특위는 18일 국회 본관 145호실에서 지난 92년 12월 1천9백만달러의 외화대출을 승인하는 등 한보 특혜대출의 물꼬를 튼 산업은행 이형구·김시형 전·현총재를 불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계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김시형 산업은행 총재◁
◇이국헌 의원(신한국당)
지난 95년 1월부터 97년 1월말까지 한보철강에 6천4백여억원의 여신을 승인했나.
▲3천9백50억원 정도로 기억한다.
당시 한보철강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
한보철강이 94년 4월부터 96년 9월까지 5차례나 사업변경계획을 요청,당진제철소 건설 비용을 대폭 증가시켰는데.
▲그렇다.
타당성 검사를 했나.
▲해당 지점에서 했고,회사차원에서 한국기업평가에 의뢰도 했다.
97년초 추가대출 3천억원을 요청하는 등 당진제철소 건립에 따른 소요자금이 5조9천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는데.
▲정총회장이 지난 1월4일 찾아와 3천억원의 추가대출을 요청,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처음 생각했다.
한보철강이 부도가 날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 아닌가.
▲그렇다.
한보철강이 부도가 나게 될 것이라는 상황을 인지하고 3천억원 지원을 거절했는데 뒤늦게 다시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채권보존을 위해 지원했다.당시는 은행관리 등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조순형 의원(국민회의)
산은의 대출결정은 불가피하게 청와대의 지시와 조정 및 통제를 받지 않나.
▲그렇지 않다.개별여신은 산은이 독자적으로 한다.
김영삼 대통령 취임후 현대에 대해서는 95년까지 시설자금이 전혀 배정되지 않았는데.
▲현대로부터 신청이 없었다.
92년 1백61억원 대출됐던 한보에 96년말에는 5천9백22억원을 대출했다.과거에도 이런 예가 있었나.
▲없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나.
▲철강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이었기에 장기수급에 대처해야 했다.
한보철강의 사업성·투자성 검토도 없이 은행권 특혜대출에 앞장섰는데.
▲우리가 앞장선 것이 아니다.
권력핵심이 대출을 지시하는 것아니냐.
▲그렇지 않다.매년 업무계획에 의해 산업분야별,프로젝트별로 대출이 된다.
한보에 대한 대출을 줄이려고 노력한 적있나.
▲지원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
은행내 「한도협의회」 기록을 보면 실무진에서 「한보의 자금 악화와 대출신중」을 지적한 적이 있는데.
▲회의 내용은 최근 국회에 자료를 제출하면서 알았다.그리고 협의회 회의중에 의견교환은 있을수 있으나 결정은 투표로 한다.
◇이규정 의원(민주당)
한보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은 해봤나.
▲한보측에 자구노력을 강구토록 했다.
한이헌 경제수석이 대출청탁을 했나.
▲95년 6월께로 생각한다.
정총회장으로부터 대출 대가로 사례비를 받지 않았나.
▲정총회장을 만날때 임원을 배석시키는 등 몸가짐에 조심했다.
◇이상만 의원(자민련)
산업은행이 한보철강에 지원한 금액은 산은 계열사까지 합하면 1조원이 넘는다.이중 증인이 재임기간중 제공한 여신은 지급보증을 포함해 5천9백15억원인데맞는가.
▲승인기준으로 3천9백50억원이다.
당진제철소의 적정 소요자금이 4조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면 이미 95년도에 초과한 것이 아닌가.
▲96년9월에는 3조9천억원이라고 판단했으니까 맞다.
황병태 의원이 95년 11월,한이헌 전 경제수석 95년12월,이석채 전 수석 96년1월 대출청탁을 하지 않았는가.
▲황의원,한수석은 청탁을 했으나 이수석은 하지 않았다.
조승만 증권거래소 고문도 부탁하지 않았는가.
▲96년 봄 증권거래소 홍인기 이사장의 초정으로 조고문을 만나 인사를 했으나 이후에는 전화를 받지도 만나지도 않았다.
한보철강 지원을 처음 시작한 것도,문제제기를 처음 한 것도 산업은행이다.
이는 결국 정부입장을 대변한 것이 아니냐.
▲개별 프로젝트에 대해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다.
한보부도 결정은 정부가 했으며 이석채 전 수석이 각 은행에 한보지원을 부탁했다.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금융비리가 발생했다고 본다.
▲그렇지 않다.
◇이사철 의원(신한국당)
한이헌 경제수석이 95년 홍인길 수석의부탁이라며 대출을 부탁한 적이 있나.
▲전화를 한 것은 일반적인 부탁을 위한 것이었다.이후 시설자금으로 4백억원이 대출됐다.
부탁을 받고 대출된 것이냐,아니면 대출될 것이 대출된 것이냐.
▲대출될 것이 대출된 것이다.
그러면 정총회장이 다른 사람을 통해 뭣 때문에 부탁했나.
▲모르겠다.
지난해 11월4일 5백억원이 대출된 것은 황병태 의원의 부탁 직후가 아닌가.
▲그렇다
한보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은 96년4월 한보 재무구조 악화 대상기업으로 지정했는데,이같은 사실을 몰랐나.
▲전혀 몰랐다.은행간에 정보교환이 없다.
◇이상수 의원(국민회의)
산은이 97년 1월4일부터 더이상 대출을 하고 싶지 않았으나 1월8일 「어쩔수 없이」 2백억원을 협조융자 해준 것 아니냐.
▲어쩔수 없이는 아니고 채권은행단끼리 부도를 내지 않기 위해 합의한 것이다.
1월21일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아나.
▲당시는 몰랐고 나중에 얘기가 나왔다.
◇박주천 의원(신한국당)
한이헌 수석이 홍인길 수석의 부탁이라며 개인적인 협조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민간기업을 두고 경제수석이 전화했다면 청탁이 아닌가.
▲그렇다.그러나 부탁을 안했어도 대출은 규정대로 됐을 것이다.
한보가 우선 배정됐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청탁이 들어온 것은 아닌가.
▲아니다.
95년 7월29일 융자한도 협의회때 부총재들이 향후 대출억제를 건의했는데도 불구하고 대출이 이루어진 것을 보면 규정상의 예외를 인정한 것이 아닌가.
▲당시 회의록을 보지 못해 잘 모르겠다.나는 실무진의 의견이 올라오면 이를 따른다.
◇박헌기 의원(신한국당)
95년봄 하얏트호텔에서 정재철 의원,정태수씨를 만날때 만찬을 하자면서 방에서 만나자는 것에 왜 의심을 가지지 않았나.
▲의문을 가졌다.소개하는 의례적인 얘기만 있었다.정씨가 도와달라고 했으나 시설자금이란 어차피 기성고에 따라 나간다고 말했다.
한보철강에 대한 한국기업평가회의 부정적 의견제시를 왜 존중하지 않았나.
▲당시는 부정적으로 해석하지 않았다.지금 결과적으로 여러 소홀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이인구 의원(자민련)
산은총재로 부임하면서 「검토리스트」를 만들어 공정한 자금관리를 강조했는데.
▲별도의 검토리스트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한보협의회」를 만들어 부총재 주도로 운영케했다.
협의회가 한보와 관련해 개최한 회의에서는 부총재까지 대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정도였는데 어떻게 대출이 가능했나.
▲협의회에서는 누구든 얘기할 수 있으나 결과는 투표로 정한다.총재는 일체회의내용을 알지 못한다.
97년초에 이석채 전 청와대경제수석을 만났다는데.
▲1월18일 수석실 요청으로 한보관계를 보고하러 청와대에 간 것이 처음이다.
청와대에서의 보고내용은.
▲(한보자금 사정이) 한두 은행으로 되지 않을 상황임을 얘기했고 은행관리에 염두에 둔 대책을 건의했다.
증인은 가급적 한보에 대한 대출을 안하려고 했는데 하얏트,조선호텔에서의 만남이후 거액이 대출됐다.외압이 정말 없었나.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
한보에 대한 5천6백억원 대출이 대부분 이형구 전 총재에 의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항변했다는데.
▲항변이 아니고 일단 대출이 승인된 것은 자동적으로 나가게된다.
◇김경재 의원(국민회의)
황병태 의원이 전화했을때 검토중이라고 답변했다는데 이는 사후 대출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 아닌가.
(전화했다고 해서) 대출 안되는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후 계속되는 추궁에 고개를 끄덕끄덕)
대출신청때 이사회 결의서가 필수인데 정한근,김종국씨의 필체가 실제와 다르다.이렇게 대출서류 심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서 대출이 이루어졌는가.
▲…
올 1월18일 경제수석 보고때 한보철강이 자금조달 능력 부족으로 경영 정상화가 어려워 추가대출시 관계금융기관의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검찰에서 진술하지 않았는가.
▲그런일 없다.
1월20일에 한보철강 시설자금 대출협조 요청 서류에서 추가소요자금 9천억원중 4천4백억원을 지원한다고 돼 있는데 그렇다면 추가대출이 미리 약속돼 있다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