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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진보 北인권논쟁 모두 본질 외면”

    지난해 ‘국경을 세번 건넌 여자’란 자전 에세이로 주목받은 탈북 시인 최진이(46)씨. 그녀는 26일 보수와 진보세력이 벌이는 북한 인권 논쟁에 대해 “답답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양측 모두 정치적 도그마에 빠져 제대로 북한 문제를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흘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막을 내린 유럽연합(EU)의 북한 인권청문회에서 양측이 장내외에 동시출연한 것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치열하게 제대로 보려는 노력들이 없이 이념·파벌 싸움으로만 몰고 간다.”고 비판했다. 한편에선 거시적 안목없이 무조건 김정일 타도로, 다른 편에선 실제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아예 외면한다는 것. ●노대통령도 ‘요덕스토리´ 직접 봐야 그녀는 특히 최근 정치범수용소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보고, 수용소 생활을 경험한 탈북자들과 터놓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노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 의식을 제대로 지적하기 위해 야스쿠니를 가보고 싶다고 말했듯 요덕 스토리를 보고 의사 소통 부재에서 오는 이념갈등을 깨뜨리자는 것이죠.” 북한 김형직 사범대 작가반 출신으로 조선작가동맹에서 시를 쓰다 평양 추방령을 받은 뒤 탈북한 최씨는 토론부재, 한(恨)풀이식 댓글 문화를 남한사회의 지나친 이데올로기 대립 원인으로 분석했다. 논쟁을 논쟁으로 보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분노, 인격 모독으로 여기면서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유치한 감정전으로 치닫는다는 것이다.‘북한알기’도 마찬가지. 최씨는 “학자들도 선민의식으로 무장한 채 자신이 이미 구축해 놓은 틀에서만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고 말했다. 북한사회 ‘386’의 고민을 제대로 들으려 하는 사람들도 없다고 했다. 최씨가 얘기하는 ‘386´은 70년대 후반 80년대 대학을 다닌 북한의 지식인들. 그는 “김정일 정권을 좋다고 얘기하는 북한사람들은 공포감에서, 한편으론 자신의 존재를 부정했을 때 생기는 혼란에 대한 자기 방어 차원에서 얘기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60년대 학번의 경우 세계문학전집도 봤고, 볼쇼이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도 본 ‘누린 세대’이지만 그 이후 세대는 세상으로부터 갇혔다.”고 말했다. 정권으로부터 세상에 갇히게 되자 진실을 캐기 시작한 게 북한의 ‘386’세대라고 한다. 그는 “최근 386들이 돈벌이에 눈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386세대가 북한 변혁의 동력이 될 수 있냐는 주장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지난 50년 동안 스스로 일어날 줄 모르는 자들로 키워져 고민으로만 그친다는 진단이다. 한 교수의 경우 토속언어 연구를 명목으로 반란의 기미를 감지해 보고자 전국을 돌아다녔으나 전혀 찾을 수 없어 결국 탈북했다고 한다. 최씨는 그러나 남북, 북·중 경제교류 증가로 시장 경제의 기운이 북한사회에 스며들면서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북한에 대한 인식 수박 겉핥기식 남한 사회의 북한 인식이 너무도 겉핥기식이고 각종 색깔로 덧칠돼 있는 게 안타깝다는 최씨.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에 낼 석사논문 ‘식량난 시기 여성 시인들의 여성주제 시쓰기 방식´도 최씨가 남한사회에 보내는 또 하나의 북한 알리기다. 작가동맹시절 염형미란 후배 시인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이산상봉 취재갈등 ‘사과표명’ 논란

    이산상봉 취재갈등 ‘사과표명’ 논란

    이산가족 상봉행사 취재과정에서 우리측 공동취재단의 전원 철수 사태로 확산됐던 북측의 취재제한 조치가 24일 남북간에 사과-유감표명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우리는 남측 기자단이 우리를 심히 자극하는 도발행위를 감행해 나선 데 대해 남측 단장이 서면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시한 점에 유의하여 2진 상봉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봉단 단장인 김장배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장이 공동취재단의 취재 과정의 우리측 ‘잘못’을 인정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즉각 “잘못을 인정한 게 아니라 유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지난 21일 개별상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봉 행사를 책임진 우리측 단장으로서 ‘행사 진행이 지연되는 불의의 상황’이 일어난 데 대해 같은 날 오전 서면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건은 우리측 상봉단장 명의로 전해졌으나, 내용은 정부의 지침을 받아 정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유감표시’ 문건 전달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북측의 보도가 나오자 해명에 나섰고, 통상 국가간의 사과는 ‘유감’으로 표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사과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겉으로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사항이어서 절대로 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협의 과정에서 북측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북한에 사과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측은 2004년 4월 이산가족 상봉 때 ‘천출명장 김정일’이란 글귀를 놓고 남측 관계자가 던진 농담이 문제가 되자 서면으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남측 공동취재단의 철수에 대해 앞으로 금강산 상봉 때 들어올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남북관계가 주목된다. 한편 우리측 공동취재단 전원 철수에도 불구하고 제13차 이산가족 2진 상봉행사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통일부가 전했다.2진 상봉단 430여명이 23일 저녁 단체 상봉한 데 이어 24일 오전 해금강호텔 개별상봉과 삼일포 나들이행사 등이 예정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北 장성택 베이징 도착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북한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이 18일 경제시찰단을 이끌고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 부부장은 고려항공편으로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샹그릴라 호텔에서 하루를 묵었다고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이 19일 전했다. 장 부부장은 30명 내외로 구성된 시찰단과 함께 우한(武漢), 광저우(廣州), 선전(深玔) 등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방문했던 지역들을 시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장 부부장 일행이 베이징에서 중국의 어떤 지도자들과 만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일정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jj@seoul.co.kr
  • 남북 장성급회담 결과 보고 김정일 “국방회담 개최 결정”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북 장성급 회담 결과를 보고 남북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김원기 국회의장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은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김 의장에게 최근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소개하면서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진행중인 장성급회담 결과를 보고 남북 국방장관회담이 개최되는 방향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 “北 미사일기술 획기적 도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은 고체연료로 추진되는 단거리 미사일로 북한 미사일 기술의 ‘획기적 도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벨 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지난 7일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쓴 기존의 것과 달리 고체연료를 사용했다.”고 설명하면서 “신뢰도가 더 높고, 전장에서의 기동과 운용이 쉬우며, 더 높은 정확도와 잠재력 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북한의 김정일(국방위원장) 체제에 대한 내부 도전 징후가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일의 주된 관심은 체제를 공고히 유지하는 것으로 소수 엘리트 집단을 통해 북한 주민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김정일은 한반도 적화통일 정책을 아직도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신뢰성있는 여론조사 결과 한국민의 77%가 미군의 지속 주둔과 미국과 강건한 동맹관계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한국 생활 한달에 한·미동맹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청문회에 출석한 윌리엄 팰런 태평양사령관도 “한·미동맹은 건강하고 건전하다.”고 말했다.그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 수가 최대 3기일 수도 있다.”면서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팰런 사령관은 또 현재 한·미간에 진행 중인 전시작전권 이양을 비롯한 지휘통제권 협상의 결과에 따라 주한미군이 추가로 감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한·미 양국은 2008년까지 1만 2500명의 주한미군을 감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팰런 사령관은 “현재 미국측에 있는 전시작전권을 한국이 되가져갈 경우 주한미군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데 관한 추가 협상이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지상군의 주된 임무를 한국 육군과 해병대가 떠맡을 경우 미국이 할 역할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캄보디아국왕 부친 모시러 5월께 방북”

    노로돔 시아모니 캄보디아 국왕이 오는 5월 북한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이 사실은 국왕의 아버지로 현재 평양에 머물고 있는 시아누크(84) 전 국왕이 9일 본인의 홈페이지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발표됐다. 시아누크 전 국왕은 “자신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개인적 약속인 캄보디아 국왕의 북한 방문이 이뤄지기 전에는 캄보디아로 돌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시아누크 전 국왕은 지난 2004년 왕위를 아들에게 넘겨줬다. 최근 중국에서 암치료를 받은 그는 지난달 28일부터 북한에 머물고 있다. 캄보디아 국민들로부터 여전히 존경받고 있는 시아누크 전 국왕은 지난 4일 웹사이트에 올린 서한에서 “일련의 정치적 문제로 자신이 다시 출국을 강요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귀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훈센 총리와 야당 지도자 등이 정치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귀국을 촉구하자 마음을 되돌렸다. 프놈펜의 외교 소식통은 “시아모니 국왕의 북한 방문은 무슨 현안이 있거나 획기적인 관계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머물면서 귀국을 두려워하고 있는 전 국왕을 모시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아모니 국왕의 5월 방북은 70년대 부친의 망명시절 함께 따라가서 공부를 했던 평양을 다시 방문하는 의미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현지 외교 소식통은 시아누크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밝힌 ‘국빈방문’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시아누크 전 국왕은 망명시절 자신을 보호해준 김일성 전 북한 주석에 대한 호감으로 아들인 시아모니 역시 북한과 친선관계를 유지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아모니는 맹방관계가 아닌 일반적인 관계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프놈펜 연합뉴스
  • 현정은회장 장녀 정지이씨 현대유엔아이 기획실장에

    현대그룹은 2일 현정은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29)씨를 그룹 정보통신기업인 현대유엔아이 기획실장에 선임했다. 그룹 관계자는 “정 실장이 현대상선의 재정부 등 현업부서를 거쳤고, 현대유엔아이의 디지털컨버전스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감각과 자질을 갖춘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정 실장은 지난해 현대유엔아이가 창립될 때부터 등기이사로 참여하면서 현대상선과 현대택배 등 물류 솔루션 특화사업에 관심을 표명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유엔아이는 그룹의 중장기 발전 전략에 따라 첨단사업 육성을 위해 지난해 7월 설립됐다. 최근에는 그룹의 해외 사업망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성장세를 과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나온 정 실장은 고 정몽헌 회장 타계후 현대상선 재정부에 경력사원으로 입사, 지난해 말까지 재무 및 회계 분야 실무 책임자로 일해 왔다. 정 실장은 평소 직원들과 친화력이 뛰어나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룹 입사후 현 회장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과 현대상선 유니버설 퀸호 명명식 등을 수행하면서 그룹 안팎으로 활동범위를 넓혀 왔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北 유도영웅 계순희 결혼

    북한의 유도영웅 계순희(26)가 최근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3연패를 이룬 평양시 모란봉체육단 선수 계순희와 리명수체육단 김철 감독에게 결혼상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리명수체육단은 호위국 소속의 군인들로 이뤄진 팀이지만 계 선수의 신랑인 김 감독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계순희는 1996년 16세의 나이로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 당시만해도 48㎏급에서 무적으로 군림하던 일본의 다무라 료코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2001년,2003년,2005년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연이어 우승한 것을 포함해 각종 국제대회에서 10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계순희는 김일성상 수상자, 노력영웅, 인민체육인 등의 칭호를 받는 등 북한의 간판스타다. 남한에서도 ‘남북화합’의 상징으로 폭넓은 사랑과 인기를 누렸다. 한편 계순희는 북한의 월간잡지 ‘금수강산’ 2004년 1월호에서 “무서워서인지 아니면 어려워서인지 (총각들이) 정식 청혼을 하지 못한다.”면서 “보통처녀로 살고 싶다.”며 결혼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이에 따라 계순희는 김 감독과 사귄 지 얼마되지 않아 결혼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여의도in] ‘전여옥 독설’ 또 파문

    “5000억원을 김정일 개인계좌로 주면서 김정일이 공항에서 껴안아주니까 치매든 노인처럼 얼어서 서 있다가 합의한 게 6·15선언 아닙니까.”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또다시 독설파문을 일으켰다.23일 인터넷매체 `브레이크 뉴스´에 따르면 전 의원은 전날 대전시당 당원 행사에서 “6·15선언은 돈으로 산 것”이라며 이같이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게는 “가짜다. 인상만 봐도 아는데 억울해 보이고 쭈글쭈글해져 진짜 못 봐주겠단 어른들이 많다.”고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여권에는 `날강도´,`날건달´,`싸가지 없는 X´이라고 했다.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즉각 사죄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우리당 법률지원단은 전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및 인신 공격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이종수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김정일 8월 답방 ?

    “2006년에는 아마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최근 일본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정 의장은 통일부 장관 시절인 지난해 6·17 면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상회담을 빨리 하자.”면서 적극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의 합의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에 열린다면, 내년보다는 올해가 적기일 수 있다. 내년에는 대선전에 접어들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올해 열린다면 6·15 정상회담 6주년,8·15 광복절 등이 계기가 될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관측됐던 DJ의 방북이 4월에서 6월로 연기되면서 8·15 광복절에 무게가 더 실리는 듯하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이 시기를 판단할 일이라면서 겉으로는 느긋한 표정이다. 청와대는 정 의장의 발언에 대해 즉각적으로 “정 전 장관이 지난해 방북시 그런 입장을 설명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긍정적 이해를 표한 것, 그 이상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의례적이고 원칙적인 얘기였다는 것이다.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상황판단을 해서 전략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승계한 참여정부로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남북관계를 업그레이드시키지 못한 정부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물러난 전 청와대의 외교안보분야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답방약속은 북한에는 금과옥조이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하려고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간 만남에 남북 모두 절박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막후에서 정상회담이 거론되고 있거나 거론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위한 주변 여건은 6년 전과 사뭇 다르다. 우선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경색돼 있고,6자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금융제재가 풀리지도,6자회담 재개의 모멘텀이 생기지도 않으리란 관측이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한 당사자는 물론이고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이 참여할 만큼 한반도는 주변국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주변국의 이해와 적극적 지원이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필요조건이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승마용 말 2마리 김정일에 증정 제의”

    이우재 마사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승마용 말 2마리를 증정하겠다고 제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회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봉수 전 마사회 부회장이 지난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비공식적으로 이같은 제의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김 위원장이 승마를 즐긴다는 얘기를 듣고 말 2마리를 선사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아직까지 북측으로부터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떠한 경로로든 북측이 받겠다고 화답하면 말 2마리를 보낼 생각이며 승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고자 이같은 제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마 이익금에 물리는 레저세 10%와 교육세 8% 등 연간 1조원 가운데 5000억원은 축산발전기금 등에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마팬들에게 돌려주는 환급률도 현행 72%에서 75%로 높여 경마팬들의 불만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철지난 이념 집착… 정체성 훼손”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지방정부 교체론’에 대해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무능론’으로 맞서며 이틀째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20일 ‘노무현 정부 3년 국정파탄 국민대보고회’를 개최했다. 당 정책위원회와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정치·안보·경제·사회 등 분야별 실정에 대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박근혜 대표는 축사에서 참여정부 3년에 대해 “철 지난 이념에 집착하면서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근본 가치를 흔들어 정체성을 훼손하는 데에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했다.”고 비판했다.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는 발제에서 “북한에 대한 어떤 압박도 반대하느라 6자회담이 교착됐고 한·미관계도 악화됐다.”며 “기득권 타파 등 국내정치에 몰입하느라 4강외교는 현안 따라가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참여한 ‘현장보고’에서는 거친 발언이 이어졌다. 탈북자 김태산씨는 “노 대통령은 김대중과 김정일의 각본에 의해 정권에 올라앉은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원색 비난했다. 뉴라이트교사연합 두영택 상임대표는 “개정 사학법과 3불정책으로 대변되는 노 정권의 교육정책과 전교조 교육 때문에 우리 교육이 질곡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고 주장했다. 주부 김효선씨는 “노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는 가짜배기 불량서민”이라며 “태풍 ‘매미’가 와도 오페라 구경에 넋을 잃고 부부가 나란히 드러누워 눈꺼풀 수술에만 신경을 쓰는 ‘서민 대통령 노무현’에게 서민들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라고 외친다.”고 힐난했다.경북대 학생 김경욱(4학년)씨는 “지금 대통령은 대학생들의 미래를 뺏고 있다.”며 “청년이 꿈과 도전을 가지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노 대통령의 부분개각 방침에 대해 “그 자체로 관권선거이자 국정파탄”이라고 비난했다.이규택 최고위원은 “정동영 의장이 당선 다음날 대통령 후보라도 된 듯 대구로 내려가 정국을 혼란·분열의 골로 몰아가며 야당·국민을 죽이는 ‘살생정치’를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김일성 유적지서 反김정일 전단

    지난 2월 10일 함경북도 온성군 왕재산에서 ‘반(反)김정일 전단사건’이 발생했다고 북한전문인터넷 웹사이트인 데일리NK가 19일 보도했다.데일리NK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김정일을 거꾸로 세우자’라고 쓰인 전단 수십 장이 온성군 소재 왕재산(해발 239m)에 뿌려져 보위부 등 관계당국이 수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왕재산은 김일성의 항일업적을 기리기 위한 동상과 사적지가 대대적으로 건설된 곳이다.
  • [서울광장] 차라리 ‘北風’이 불었으면/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차라리 ‘北風’이 불었으면/이목희 논설위원

    북한 땅은 자연부터 달랐다. 버스로 군사분계선을 지나니 돌연 황량한 곳이 나타났다. 이곳저곳의 민둥산들. 미국 서부에서 멕시코 국경을 넘어가면서 놀랐던 적이 있다.“몇㎞ 상관에 세상이 이렇게 달라지나.” 남북한 경계의 느낌은 그보다 더 했다. 페루 등 중남미 빈국을 방문했을 때의 황당한 이질감에 가까웠다. 얼마전 개성공단을 다녀왔다. 개성시내 관광도 했다. 북한 주민들이 못산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실제 눈으로 보니 참담했다. 낯선 자연환경에, 남루한 주민들. 김정일 정권을 향한 분노가 새삼 끓어올랐다.“국제정세가 아무리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해도 그렇지, 주민과 자연을 이렇게 만들다니….” 다른 경로로 북한을 다녀온 대학교수가 비슷한 한탄을 했다.“북한 주민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그런데 군 고위층은 외제차를 몰고 다니더라고요.” 북한땅을 비교적 자유롭게 다닌 남측 사람들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관계자들이다. 그중 한 인사는 “평양이나 개성은 나은 편이고, 시골로 가면 주민 생활수준이 말이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곳곳에서 힘있는 계층의 도덕적 타락이 심각하더라.”고 덧붙였다. 문득 양극화를 떠올렸다. 남한에서 지금 양극화가 최대 이슈로 등장했다. 북한의 양극화는 독재권력까지 연관되어 고난도 방정식이다. 연착륙을 시켜야 할 텐데 얼마나 많은 비용과 정치적 대가가 필요할까. 그 비용을 남측이 부담하자는 주장에 동감하는 우리 국민 숫자는 점점 줄고 있는데….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북풍(北風)’의 정치적 파괴력은 이제 없다. 북핵위기, 남북정상회담,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겪을 건 모두 겪어서 웬만해선 놀라지 않는다. 집권여당이 북한에 강공을 취하건, 시혜를 베풀건 득표에 도움이 될 듯싶지 않다. 시혜 부분은 특히 그렇다. 한국전쟁을 겪은 50대 이상 노·장년층은 김일성·김정일이 밉다.20대 젊은층은 “우리가 잘 살면 되지 북한을 왜 돕느냐.”는 식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통일이 안 돼도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을 연기하라는 한나라당 요구는 타성에 젖은 것이다.DJ 방북이 성사되고, 남북정상회담 등 성과가 있으려면 무언가 ‘대북 선물’이 있어야 한다. 유권자들이 그것을 좋아할 리 없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내 일부 세력들이 5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완벽한 패배를 위해 DJ 조기방북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인들의 얄팍한 표계산은 접어두자. 역사의 긴 호흡에서 북한과 따로 살 수는 없다. 독일이 통일비용을 치르고 있다면 그 역시 민족의 운명이다. 통일이 안 된 상태보다는 낫다고 본다. 북한 주민을 돕자는 ‘북풍’이 선거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일었으면 좋겠다. 지도부와 주민을 따로 떼기가 힘든 게 통일론자의 딜레마다.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독재권력 유지보다 주민복지를 우선하는 생각을 가지도록 이끄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DJ 방북과 남북 정상회담은 그런 차원에서 추진되고, 여야가 힘을 모았으면 한다. 김정일을 열차에 태워 남한이나 도라산역으로 억지로 데려오면 뭐하겠는가. 정지작업 없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 등 전시성 합의에만 매달려서도 안 된다.“김정일이 연명하도록 무슨 선물을 줬기에 저러나.”는 식의 냉소가 퍼지면 상황이 도리어 꼬일 우려가 있다.DJ 방북은 김정일이 정신차리고 내부 양극화 해소에 나서도록 설득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北 후계구도 이상징후?

    16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4회 생일을 맞이하는 북한에는 지금 무슨 일이 있어나고 있을까. 북한은 예년과 같은 결의대회, 문화·체육행사, 답사행군 등의 생일 축하행사로 지난달 하순부터 요란한 분위기다. 특히 올해는 김 위원장의 연초 전격적인 중국방문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위대성’ 찬양과 주민의 충성심 고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외형상의 축하 분위기와는 달리 갖가지 ‘이상설’이 흘러나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김 위원장이 중국방문 과정에서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심한 탈모현상의 모습을 보여줘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에서 나온다.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의 사실여부를 떠나 올해로 64세를 맞는 김 위원장의 나이를 감안하면 후계구도가 가시화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일부에서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후계구도에도 이상징후 조짐에 우리 정부 당국은 주목한다. 후계자로 유력시돼온 차남 정철(25)이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의 북한 전문가는 15일 “정철이 여성호르몬 과다분비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를 정보기관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정철이 여성처럼 가슴이 불거지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신부전증을 앓고 있다는 정철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우리 정보기관이 구체적인 증세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지난해부터 노동당 간부 사무실에 김일성·김정일·김정철의 사진이 함께 걸려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정보통인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최근 “김정철씨가 후계수업을 받고 있어 그가 후계자가 되는 게 아니냐는 쪽으로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의 건강이상설이 사실이라면 후계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 정남(35)은 2001년 일본 밀입국 소동으로 김 위원장의 눈밖에 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영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정철과 정운(22)이 있고, 정운은 후계자로서는 어리다는 지적이 나온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北, 신의주특구 개발 재추진”

    북한이 신의주를 특구로 개발하기 위한 각종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북한전문 인터넷 언론인 데일리NK가 13일 북한의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데일리NK는 이날 “신의주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거 인근 농촌지역으로 소개(疏開)하고 당 행정기관을 이전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으며, 신의주와 맞닿은 중국 단둥으로 통하는 도로를 확대 포장중”이라면서 “손전화(휴대전화)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는 등 개방으로 인한 정치적 대책을 이행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북한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후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에 관심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국내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이후 신의주 아래의 철산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식통은 “신의주에 거주하는 약 7000가구(2만 5000∼3만명)를 인근 도시와 농촌으로 대이동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출신성분이 나쁘거나 (정치적) 과오가 있는 사람들을 철저히 가려내 평안북도 동림군·염주군·태천군 등으로 이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美 BDA조사 발표 몇주 걸릴것”

    김하중 주 중국 대사는 13일 북핵 6자회담의 중대 변수가 되고 있는 마카오 소재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와 관련,“중국 정부는 BDA에 대한 미국의 조사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차 귀국한 김 대사는 이날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은 BDA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조사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으며 몇 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김 대사는 이어 지난달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한 것이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에 대해 “중국 정부는 아직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한 뒤 “개인적으로 우리 정부가 적절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하며 중국도 한·미간의 특수한 동맹관계를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서는 “8박9일간 그 많은 도시를 돌아본 목적은 중국의 발전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던 것”이라면서 “돌아가서 자기가 생각하는 범위에서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수정기자crystal@seoul.co.kr
  • [사설] DJ 방북 정치시비 말아야

    정치권은 가장 변화가 느린 곳이다. 비슷한 잘못을 질리도록 거듭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북풍(北風)’ 논란이 대표사례다. 이번에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할 대북 문제를 놓고 아옹다옹하는 게 볼썽사납다. 국민의식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아직도 북한 관련 정책이나 행사를 득표에 연결짓는 것은 부끄러운 처사다. 한나라당은 DJ방북 추진 시점과 배경을 문제삼고 나섰다.4월 방북이 성사되면 ‘5·31’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권이 DJ방북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 혹은 느슨한 형태의 연방제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지방선거 득표전에 활용할 것이라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남북간 긴장관계를 고조시키거나 획기적 대북 제안을 통해 선거에 도움을 받았던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오른 뒤에는 대북 상황이 득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이 실증적으로 확인되고 있다.2000년 총선 직전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전격발표되었으나 당시 여당은 선거에서 패배했다.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나 대북 지원은 오히려 표를 깎는 결정일 수 있다. 몇몇 여론조사에서 그렇게 나타난다. 한나라당의 우려는 타성에 젖은 것으로 적절치 않다고 본다. 여든을 넘긴 DJ가 건강이 허락하는 때 평양을 찾아 현안을 해결해보겠다는 충정을 정략적인 것으로 몰아붙이는 일은 삼가야 한다. 한나라당의 요구대로 지방선거 이후로 방북을 연기한다면 다음에는 대통령선거가 예정되어 있지 않은가. 여권도 주의해야 한다.DJ방북을 이벤트성 행사로 이끌어 선거에 이용하려는 이들이 있다면 역풍을 맞을 것이다. 또 하나 조심할 것이 있다.4월15일은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로 북한이 ‘태양절’로 떠받드는 날이다. 행여 경축사절로 선전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약속,6자회담 지원과 남북 철도개통 등 실질성과가 나오는 방북이 되도록 여야가 함께 도와야 한다.
  • [씨줄날줄] 네오리얼/한종태 논설위원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외교정책이 변하는가.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최근 이와 관련해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을 보도했다.내용인즉,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가 일방주의와 군사력 사용을 선호하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에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네오리얼리스트(신현실주의자)’의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그러면서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대표적인 케이스로 들었다.네오리얼들이 안보리 회부에 부정적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외교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에서 네오리얼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단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다.로버트 졸릭 부장관과 니컬라스 번스 차관,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 등 국무부 고위인사가 여기에 속한다.이들은 부시 1기 행정부의 코드였던 네오콘식 ‘독불장관 외교’는 지양하는 것 같다.대신 대화와 회유를 통해 적대국이나 국제기구를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부시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로 호칭한 것이나 올해 국정연설에서 북한문제를 간단하게 언급한 것도 이들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또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민간 차원의 핵 기술을 허용하겠다는 미국의 입장변화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반면 네오콘들은 2기 행정부에서 영향력이 줄어든 모양새다.특히 행정부내 네오콘 조정자로 통했던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이 리크게이트로 기소돼 백악관을 떠난 것은 네오콘 퇴조의 상징적 사건이다.네오콘이 득세하는 동안 한·미관계를 말할라치면 갈등이나 마찰과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었다.네오콘의 대표적 이론가인 니컬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기회만 되면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주장한다.그는 2004년 11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자 청와대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더라.누가 부시 대통령의 낙선을 기원했는지 이름까지 댈 수 있다.”고 말해 평지풍파를 일으켰던 인물이다. 우방과의 협력과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네오리얼의 외교정책은 우리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북핵 해법에서도 한·미간 간극을 최소화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그렇다면 우리 정부도 이들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열린세상] 부시 연설에 담긴 對北 신축성/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 대사

    지난달 31일 부시 미국 대통령의 2006년 국정연설이 있었다. 미국 헌법 제2조 3항은 대통령이 국정 상황을 의회에 보고하고 필요한 조치를 건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서 1790년 조지 워싱턴 때부터 대통령은 매년 의회에 국정보고를 해왔다. 서면보고로 대체한 경우도 있긴 했지만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대개 대통령이 직접 의회에 출석하여 국내외 정세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이 연례행사는 그해 세계정세와 미국의 대응을 파악하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해왔다. 특히 냉전체제 붕괴 후 미국이 유일 패권국가가 되면서는 이 국정연설에서 제시되는 비전과 전략들이 국제사회의 큰 흐름을 결정짓는 최대변수로 인식되어 전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부시의 2006년 국정연설에서 묘사된 미국의 자화상은 1970년대 중반 월남 패망 이래 최악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외교정책에 관한 세계적 석학인 스탠리 호프먼 교수가 월남전의 수렁에 빠져 허덕이던 1960년대의 미국을 ‘상처 받은 독수리’(wounded eagle) 또는 ‘절름발이 거인’(crippled giant)이라 부른 적이 있지만 그가 살아 있다면 2006년의 미국에도 비슷한 얘기를 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부시의 국정연설에는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비전과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 그가 대통령으로서 과거 5번이나 했던 국정연설에서 느껴졌던 신념과 열정도 찾아 보기는 힘들다. 물론 민주주의와 자유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이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낯익은 약속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정치인의 수사학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재선에 성공한 후 첫 국정연설이었던 작년에 비교하면 올해의 연설은 공허하다는 인상마저 지울 수 없다. 정말 미국은 회복 불능의 상처 받은 초강대국일까? 부시의 고민은 이해할 만하다. 국내외 어느 곳을 보아도 낙관적인 구석이 별로 없다. 재정적자는 그의 감세정책 때문에 이미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퇴임할 때까지 적자규모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별로 없다. 작년 국정연설에서 야심찬 사회보장제도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의회에 올리지도 못했다. 작년 여름 남부 지역을 폐허로 만든 태풍 카트리나에 분노한 민심은 부시 행정부의 핵심인물들이 연계된 도청사건으로 더욱 등을 돌리게 됐다.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도 시간이 갈수록 철군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을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의 반응은 역시 신통치 않다. 그래서 5년 전 9·11 참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을 때에는 90%가 넘었던 그에 대한 지지도가 작년 말에는 30% 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래서 이런 추세로 가면 금년 11월의 중간선거에서 참패가 불가피하다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공화당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아직 사태를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 그의 국정연설은 도덕적·이상주의적 가치를 강조했던 미국의 대외 정책을 오히려 현실적 바탕 위에 재정립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한반도 정책이 그러하다.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 규정하고 대량무기비확산전략(PSI)을 통해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겨냥해 온 부시의 대북정책이 보다 세련되고 현실적인 궤도로 복원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위조달러 같은 문제는 예외가 되겠지만 부시의 대북정책은 선택된 방법과 수단이 그것이 추구하는 목표를 정당화하지 못하는 비대칭적 측면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6자 회담 속개를 고대하는 우리로서는 금년에 미국이 전략적 신축성을 발휘하고 북한 역시 이 호기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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