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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 美에 추파 앞서 남북대화 응하라

    북한이 어제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미국에 전격 제안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중대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미국 본토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조(북)·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북이 우리가 그토록 기대하던 남북 당국회담을 수석대표의 격을 핑계로 무산시켜 놓은 지 불과 5일 만에 새삼스레 미국에 대화의 손길을 내미는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미국은 그동안 북·미 대화에 앞서 북한의 선(先)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런 만큼 북의 제안에 어떤 자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번 담화문은 국방위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중이 실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회담 의제도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 핵 없는 세계 건설 문제 등을 폭넓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이라고까지 밝혔다. 북은 지난달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났을 때도 한반도 비핵화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북은 이번에 북·미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에 강한 ‘추파’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북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가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정책적 과제”라면서도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자가당착적인 주장을 폈다. 비핵화를 고리로 미국을 대화 테이블에 앉힌 뒤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핵군축 회담을 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담화문을 보면 북은 과거의 입장에서 전혀 변한 게 없다. 진정성이 담긴 대화 제의라고 보기 어렵다. 오는 18~20일 한·미·일 정부 간 북핵 협의와 27~28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대화를 제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6일 미·중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남북 대화를 제의한 것과 비슷한 맥락 아닌가. 한·미·중 간의 대북 공조체제를 흔들고 중국 등 국제사회를 향해 대화를 하고자 한다는 명분을 쌓으려는 꼼수도 엿보인다. 설령 북측의 미국과의 대화가 진심이라 해도 그 또한 우리 측에 제안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북·미 대화의 징검다리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자인하는 꼴밖에 안 된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외침이 무색하게 진짜 논의해야 할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운운하며 미국하고만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진정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면 남북 대화부터 먼저 여는 것이 순서다.
  • [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中, 한반도정책 3요소 중 비핵화 우선”

    [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中, 한반도정책 3요소 중 비핵화 우선”

    탕자쉬안(唐家璇)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16일 “중국은 한반도 정책의 3가지 요소 중에서 비핵화를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탕 전 국무위원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오찬 석상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 요소는 ▲한반도 평화·안정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이다. 한반도 안정을 우선시해왔던 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비핵화를 중시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그는 북한의 북·미 회담 제의와 관련해 “한국이 북한과 대화를 개시하고 남북관계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탕 전 국무위원은 앞서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1세기 한·중교류협회’ 회원들과의 조찬 자리에서 “한국에서는 김정은 체제가 곧 붕괴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 내 판단은 그렇지 않다”면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김정은 체제를) 이미 다 구축해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시 주석은 북한의 핵무기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에 쐐기를 박았다”고 강조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강지영은 대남라인 실세?

    강지영은 대남라인 실세?

    북한이 남북당국회담 수석대표로 내세운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의 실제 직급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국장급’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장관급’에 가까운 대남라인의 ‘실세’라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전자가 맞다면 북한은 격(格)에 맞지도 않는 수석대표를 내세워 억지를 부린 게 되고, 후자가 맞다면 오히려 우리 정부가 상대 측 수석대표를 격하하고 대화의 기회를 차 버린 셈이 된다.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이후에도 강 국장의 직급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센 이유다. 조평통은 형식상 노동당 외곽 기구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나 민족경제협력위원회처럼 남한의 민간단체를 상대하는 ‘반관반민’(半官半民)은 아니다. 우리의 민주평통처럼 대통령 자문기구가 아니고 집행기구로서 그동안 남북 당국 간 회담에도 참여해 왔기 때문에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공식 조직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강 국장이 속한 서기국은 이 가운데서도 핵심 기구로 알려져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서기국은 형식적인 직급보다 실질적 위상이 높기 때문에 서기국장이면 조평통의 제1부위원장(장·차관 중간급) 정도로 봐야 한다”며 “조평통 위원장이 공석인 지금은 조평통의 1인자”라고 말했다. 김정은 시대가 도래한 이후 김정일 인맥이 대거 물러난 상황에서 강 국장이 새로운 대남사업 실세로 떠올랐다는 설도 강하다. 북한군 총참모부도 총참모장과 부총참모장, 작전국장이 있지만 부총참모장은 명목상의 지위일 뿐 작전국장이 실질적 2인자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통일부가 서기국장의 직급이 높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며 “청와대의 고집 앞에 그게 아니라고 말을 못한 게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손사래를 쳤다. 통일부 당국자는 “서기국은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활동을 행정적으로 도와주는 곳이다. 민주평통 사무처 정도의 역할을 하는 기구의 장”이라고 반박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 당국회담 무산] 靑 “양비론은 北에 면죄부 주자는 것”… 원칙에 따라 정면돌파

    [남북 당국회담 무산] 靑 “양비론은 北에 면죄부 주자는 것”… 원칙에 따라 정면돌파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남북 당국회담이 대표의 격(格)을 둘러싼 대립으로 무산되자 청와대 관계자가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라면서 전한 표현이다. 이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일(대표의 격을 맞추는 것)과 관련한 대통령의 발언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전에 종종 썼던 말씀”이라면서 “이번 일을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대표에 비해 북한 대표의 ‘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기존의 비정상적인 회담 관행을 더 이상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전날 “남북 누구든 상대에게 굴종이나 굴욕을 강요하는 건 남북 관계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는 결국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박 대통령의 인식과도 맞물려 있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이 2002년 5월 유럽-코리아 재단 이사 자격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을 만난 경험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007년 펴낸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북한에 다녀온 이후 나는 남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면서 “상호 신뢰를 쌓아야만 발전적인 협상과 약속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의 눈치를 살피거나 정치적 계산에 밀려 신뢰를 쌓지 못한다면 만난 횟수나 대화 시간은 무의미하다”면서 “오히려 그런 식의 만남이 많아질수록 양측이 신뢰를 쌓을 가능성은 적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대화를 위해 원칙을 훼손하거나 저자세로 북한에 끌려다닐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국제 스탠더드(기준)’라는 원칙과 상식에 기반을 두고 남북이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한다는 기존의 대북 접근법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측은 이날 회담 무산에 대한 일부 인사들의 남북 양비론적 접근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비론은 북한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잘못된 부분은 잘못된 것으로 구분하고, 그것을 바르게 지적해 줄 때 발전적이고 지속가능한 남북관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회담이 열리지 못하는 책임이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는 분들이 그것을 명확히 구분해 주지 않고, 북한에 대해 그러한 잘못을 지적해 주지 않고 양비론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분명하고 엄격하게 추진하고자 하는 현 정부 방침에 대해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잘못을 냉철하게 지적하고, 원칙을 세워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얘기다. 회담 무산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을 원칙에 따라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청와대는 대북 문제를 담당해 온 국가안보실과 외교안보수석실을 중심으로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 측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남북당국회담 D-1] 南 “쉬운 것부터 접근” 北 “근본문제 해결”… 1박2일 진통 예상

    [남북당국회담 D-1] 南 “쉬운 것부터 접근” 北 “근본문제 해결”… 1박2일 진통 예상

    서울에서 12일 개최되는 남북당국회담은 6년 만에 열리는 고위급 회담인 데다 논의해야 할 의제가 많고, 기간도 1박2일로 짧아 현안에 집중하는, 밀도 있는 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정치적 부담이 낮은 문제부터 우선 합의하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정상화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식으로 단계적 접근법을 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북한은 6·15공동행사 개최 문제 등 우리 정부가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는 의제를 전면에 들고나올 태세여서 진통이 예상된다. 진짜 고비는 이제부터다. 우리 정부는 핵심 의제인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방지책을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개성공단을 단순히 재가동하는 게 아니라 북한에 개성공단이 문을 닫게 된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따져 묻고 앞으로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하거나 근로자를 철수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개성공단의 국제화 추진도 유사 사태 재발 방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성공단 정상화 자체는 정치적 부담이 큰 의제가 아닌 만큼 남북 당국이 신속하게 타결을 볼 접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개성공단 사태의 책임을 여전히 우리 측에 떠넘기며 ‘근본문제’의 선(先) 해결을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순순히 우리 측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2008년 7월 북한군의 박왕자씨 피격 사건 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는 기존 우리 측 요구안인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의 제도적 확약과 북측이 몰수한 남측 자산의 원상복구 등이 관건이다. 북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9년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직접 관광객 신변안전을 보장했다는 주장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는 5·24 대북제재 해제 조치와도 맞물려 이번 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북측은 우리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부각시킬 가능성이 크다. 남측의 경우 인명 피해가 발생한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측의 선(先)사과가 대전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주장해 왔다. 다만 북한이 먼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 만큼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산가족 상봉은 합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의제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정례화를 추진해 왔고, 북한 역시 먼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꺼낼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르면 8·15광복절이나 추석을 계기로 상봉이 성사될 수도 있다. 문제는 북한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6·15공동행사 개최 여부다. 북한은 이번 실무 접촉에서도 공동행사 개최 문제를 남북당국회담에서 의제로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남측의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정치적 공세의 일환으로 6·15공동행사 개최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관급 회담이 아무리 짧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14일 단 하루 만에 행사를 준비하기에는 시일이 촉박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당국회담 D-1] 북측, 대남라인 책임 피하기인듯

    [남북당국회담 D-1] 북측, 대남라인 책임 피하기인듯

    지난 9일 판문점 남북 실무접촉이 18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이 된 배경에는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있다. 우리 측은 남북회담의 대표로 ‘류길재 통일부장관-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안을 제시했지만, 북측은 “상급 당국자로 하자”고만 했다. 북한에서 회담 대표로 김 부장이 부각되는 상황을 꺼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북한의 태도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일부에서는 김 통전부장을 남측의 장관급으로 해석하지만, 노동당이 내각을 이끄는 북한에서 당 통전부장이자 대남담당 비서를 겸하는 김 부장의 위상은 그 이상이다. ‘부총리급’ 정도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1,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경제부총리, 통일부장관, 청와대 수석, 국정원장 등이 배석했지만 북측에선 김 통전부장 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배석했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총 21차례에 걸친 장관급 회담에서 우리는 통일부 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한 반면, 북측에서는 내각 책임참사가 나섰다. 내각 책임참사는 일종의 무임소장관으로 통전부 부부장이 주로 맡았다. 지금껏 통전부장이 공식 남북회담 수석대표로 나선 경우는 없다. 회담의 성패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통전부의 수장 김양건을 내세웠다가 자칫 정치적 책임을 짊어질 가능성을 대남 라인이 피하려 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2010년 ‘대남 일꾼 물갈이’ 차원에서 대거 숙청된 대남 라인은 군사긴장이 고조되면서 세가 크게 위축됐으나, 최근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면서 간신히 군부와 세력 균형을 맞춘 상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위상과 실권 모두 통전부장의 격이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북한이 아쉬운 상황인 만큼 우리가 처음 장관급회담을 제안할 때 아예 김양건 부장을 못 박았어야 했다. 현안을 타결하려면 김정은을 수시로 독대하는 김 부장을 상대하는 것이 유리한데 (우리 정부가) 전략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과거 장관급회담에서 북측 대표로 나선 내각 책임참사의 격이 떨어진다는 일부의 비난을 정부가 지나치게 의식해 신경전을 벌인 것 같다”면서 “지금은 대표의 급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남북 장관급회담 실무접촉] 남북 수석대표는 40대 ‘南男北女’

    남북은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한 당국 간 실무 접촉의 대표 얼굴로 각각 40대의 ‘남남(男)북녀(女)’를 앞세워 눈길을 끌었다. 북측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에서 유일한 여성 부장인 김성혜(48)를, 남측은 ‘회담 베테랑’으로 꼽히는 천해성(49)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수석대표로 내세웠다. 김일성대 출신으로 알려진 김 부장은 북한에서도 금녀의 벽을 허문 대표적인 ‘여성 대남(對南) 일꾼’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꾸준히 남측과 접촉 경험을 쌓아왔다. 1964년생인 천 실장보다는 한 살 적다. 두 사람 모두 과거 여러 차례 회담 수행원으로 참여해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장은 2005년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개최된 제15·16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 수행원으로 참가했다. 서울에서 열린 15차 회담 때는 강렬한 흰색 정장 패션으로 모습을 드러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2006년에는 6·15 남북 당국 공동행사의 보장성원(안내요원)으로 활동했고,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측 특별수행원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2011년 12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방북해 조문했던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개성에서 직접 영접하기도 했다. 북측이 남북 장관급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접촉 대표로 여성을 앞세운 건 남측과의 대화를 부드럽게 풀어 나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천 실장 역시 2005년 제15·16차 남북 장관급 회담을 수행했다. 그후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대변인,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 등을 두루 경험했다. 온화한 ‘영국 신사’ 이미지가 강한 그는 2년 5개월간 대변인을 맡을 정도로 친화력이 높다. 북측 대표단 일원인 황충성·김명철은 개성공단과 관련한 회담 경험을 갖고 있다. 1973년생인 황충성은 2010년 남북적십자 회담 보장성원, 2009년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 간 제1∼3차 실무회담 대표로 남북 간 대화에 참여했다. 1960년생으로 북측 대표단 중 가장 연장자인 김명철은 2002년 개성공단 실무협의 대표 등을 지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남북 대화 급물살] 내친김에 정상회담?… 靑 “거론 단계 아니다”

    남북 당국 간 대화의 물꼬가 트임에 따라 최고 정점에 있는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선결 과제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청와대 역시 “아직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북측에 제안한 장관급 회담이 성사되면 정상회담이 ‘먼 훗날의 일’로만 보기도 어렵다. 과거 남북 장관급 회담은 2000, 2007년 정상회담을 계기로 논의 사항을 정하거나 합의 내용을 실천하기 위한 협의체 형태로 진행됐다. 이번에도 남북 장관급 회담이 이어질 경우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현안을 뛰어넘는 의제를 다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이 경우 남북 정상이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지난 6일 당국 간 회담을 제안하면서 7·4 남북공동성명을 언급한 점도 정상회담 개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7·4 남북공동성명은 1972년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주도로 체결된 남북 간 첫 합의문이자, 박 대통령이 2002년 5월 평양을 방문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거론됐던 내용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김 위원장에게 “(서울) 답방 약속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고, 김 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남북 간 대화 재개를 2002년 상황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7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당국자 회담이 남북 정상회담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0년 6·15 정상회담 때 방북했던 박 의원은 “(장관급 회담이) 서울에서 열리면 북측 대표가 박 대통령을 면담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상회담 개최와 비핵화 논의가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대북 문제의 핵심인 비핵화에 진전이 없을 경우 남북 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나아가 정상회담은 물론 북·미 대화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정부 ‘서울 남북 장관급회담’ 제의] ‘박정희 유산’ 앞세워 박대통령에 구애

    [정부 ‘서울 남북 장관급회담’ 제의] ‘박정희 유산’ 앞세워 박대통령에 구애

    북한이 6일 우리 측에 포괄적 남북회담을 제의하며 7·4 공동성명을 언급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매개로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7·4 공동성명은 1972년 박 전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이 공동으로 이뤄 낸 남북 간 첫 합의이자 그 후손들인 박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함께 풀어 가야 할 공동 유산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7·4 공동성명 발표 41주년을 남북이 함께 기념하자고 제안하면서 선친이 만든 7·4 공동성명의 의미를 박 대통령이 이어 주길 바란다는 메시지인 것이다. 박 대통령도 의원 시절인 2002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면서 7·4 공동성명 이행 의지를 확인했었다. 북한이 끊은 남북관계를 연결할 고리로 7·4 공동성명을 택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당시를 상기시키면서 그 초심을 다시 살리려는 북한의 진정성도 알아 달라는 복합적 의미”라고 해석했다.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의 남북관계만 강조해 왔던 북한이 박근혜 정부 출범을 맞아 2000년 이전의 남북관계까지 폭넓게 보기 시작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7·4 공동성명은 지금 시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1항에는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통일 원칙이 명시돼 있고, 2항에는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신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중상 비방 중지, 무장도발 중지, 군사충돌 사건에 대해 적극적 조치를 추진한다는 약속이 담겨 있다. 북한이 원하는 체제 안정, 개성공단 정상화의 근본 문제로 내걸었던 ‘한반도 전쟁연습 중단’ 등이 여기에 모두 포함돼 있다. 당시의 합의 내용에 대해 우리 정부의 암묵적 동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북한의 정치적 의도도 담겨 있는 듯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병사 중심’ 선군정치

    김정은 ‘병사 중심’ 선군정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정은식(式) 선군정치’에 시동을 걸고 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 엘리트에 특권을 부여하는 ‘간부 중심 선군정치’로 군을 양성해 왔다면, 김 제1위원장은 병사들의 식생활 문제까지 꼼꼼히 챙기는 ‘병사 중심 선군정치’로 군을 장악해 들어가는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4일 현재까지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김 제1위원장의 외부활동 23건 가운데 군 관련 활동은 9건, 이 중 군 부대 관하 사업소(생산공장)를 방문한 것은 6건에 달한다. 대부분 일반 군인들의 식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보에 집중됐다. 현지시찰 보도 사진에 과거 김정일 체제에서는 노출되지 않았던 깡마른 병사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김 제1위원장이 영양실조에 가까운 병사들과도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북한군의 식생활 실태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김정일 손자, 안 보인다 했더니…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군이 ‘실종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보스니아의 국제학교에 재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30일(현지시간) 김군의 소재와 관련, “김 군이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마지막 학년으로 졸업시험을 치느라 눈에 띄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가)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교 소식통은 “시험이 끝나면 졸업식을 할 것이나 그 일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졸업 후 진로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보스니아 언론들은 김군의 학교를 방문해 교직원과 친구 등의 말을 인용해 “김군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학교의 교장은 크로아티아의 한 일간지에 “그는 여기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 밝혀 김 군의 소재를 두고 보도가 엇갈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7급 공무원 되고 싶은 당신… 새달 22일 필기 이렇게 준비하세요

    7급 공무원 되고 싶은 당신… 새달 22일 필기 이렇게 준비하세요

    다음 달 22일 치러지는 국가직 7급 공채 필기시험이 25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7급 공무원 선발 예정 인원은 630명이다. 필기시험에서 일반행정은 국어(한문 포함), 영어, 한국사, 헌법, 행정법, 행정학, 경제학 등 직렬별로 모두 7과목을 봐야 한다. 로스쿨생의 집단 반발을 불러왔던 부산시의 변호사 7급 공채에는 단 2명이 응시해 로스쿨 출신 남성 변호사 1명이 최종 합격했다. 부산시 측은 최종 합격자의 개인 신상 정보를 캐고자 정보 공개 청구를 한 사례까지 있었다며 최종 합격자의 응시번호만을 공개하고 이름 등 개인 신상은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그동안 변호사는 보통 5급으로 채용됐지만 지난해 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변호사를 6급 주무관으로 채용한 데 이어 지난달 춘천시의 6급 계약직 법무전문관 1명 선발에는 제2기 로스쿨 졸업생 19명 등 무려 22명이 몰리기도 했다. 박문각남부고시학원의 정채영 강사는 7급 필기시험 공통과목인 국어 대비법에 대해 29일 “7급과 9급의 국어 출제 경향이 유사하지만 한문 문제가 포함되므로 대비책을 마련해 둬야 한다”면서 “지난해 7급 시험에는 공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국어생활 분야가 많이 출제됐다”고 소개했다. 국어생활 분야에서 주로 나오는 문제는 문법인데 단어의 형성 방법, 품사 구별, 문장 성분 파악, 정서법 등이 출제됐다. 한자어의 뜻을 묻는 문제와 사자성어의 쓰임에 관한 문제도 나왔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역시 공통 과목인 영어에 대해 손재석 강사는 “문법 중에서도 영작이 과거 5년간 꾸준히 3문제씩 출제됐다”면서 “독해는 경제, 의료 등 전문 분야에서 깊이 있는 내용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독해 지문도 길어져서 한눈에 정답을 찾기 까다로운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손 강사는 “지난해 어휘 문제에서 ‘audacious=plucky, threaten=menacing’과 같은 중상급 이상 단어가 나왔는데 올해도 이런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생활영어나 숙어, 관용 표현 문제에서는 직역보다 의역된 것이 정답일 확률이 높다고 귀띔했다. 예를 들어 ‘have a long face’의 뜻을 묻는 문제가 나오면 ‘긴 얼굴이다’보다 ‘우울하다’처럼 속뜻을 담은 지문을 고르면 정답일 가능성이 크다. 공무원 시험은 합격자를 가려야 하므로 만점을 방지하고자 2, 3개의 지엽적인 지문을 내는데 지난해 7급 한국사 시험에서 이런 문제들이 출제됐다. 선우빈 강사는 한국사 마무리 전략으로 “그동안 모의고사나 기출문제 풀이에서 자주 틀린 부분을 확인해 실수를 줄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기출문제가 바로 새로운 예상 문제이므로 기출문제로 마무리 공부를 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삼국의 금석문, 중원 고구려비, 금석문 건립 순서 등 비슷한 주제가 3년 연속 출제됐는데 지난해 중국에서 새로운 고구려비가 발견된 만큼 올해도 또 광개토대왕비에 관한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직 필수과목인 행정법은 판례 지문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김정일 강사는 “지난해 7급 행정법 문제의 80개 지문 가운데 55개가 판례 지문이었다”면서 “정답에 대한 이의 제기 등을 막기 위해 올해도 판례 지문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법무부에서 입법 예고한 행정소송법 개정안과 행정절차법의 행정상 입법예고절차 등 최신 법령도 출제 가능성이 크다. 김 강사는 반드시 알아둬야 할 최신 판례로 과세 처분에 대한 대법원 판결(2010두10907 전원합의체),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2012두6964), 행정상 강제집행이 가능한 경우에는 민사상 강제집행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2011다17328), 수녀원 환경에 관한 대법원 판결(2010두2005) 등을 꼽았다. 행정학 과목에 대해 신용한 강사는 “정책론 파트의 의제 설정 과정은 여러 해 출제됐으며 특히 콥과 엘더의 모형, 콥과 로스의 정책의제 설정 유형 등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며 “개정된 공직자윤리법 및 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 공무원 노조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정은 특사 방중] 최룡해, 시진핑 못 만나고 경제 행보만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 중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관례와 달리 방북 이틀째인 23일에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 친서를 전달하지 못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이날 류제이(劉結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과 함께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를 방문했으며, 개발구의 연혁과 관리 운영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여러 곳을 돌아봤다고 북한의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개발구의 일꾼들이 최 총정치국장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했으며, 개발구 청사 1층의 대형 전광판에는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는 지난 2010년 5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과 함께 둘러본 중관춘(中關村) 바이오 기술 산업 단지로, 당시 김 위원장이 경제발전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찾은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의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중국의 목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국에 뜻에 따라 경제 건설에 나설 것이란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21~23일 쓰촨 지진 지역인 루산(蘆山) 재해 지역을 방문한다고 이날 중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시 주석이 북의 메시지가 중국의 요구에 미치지 못해 북 특사를 만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과 함께, 늦어도 24일에는 베이징으로 돌아와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받을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김정은, 군부 검증·정비 마무리 단계인 듯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 핵심 측근인 현철해 차수를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자리에서 해임하고 전창복 상장을 임명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앞서 북한은 우리의 국방장관 격인 인민무력부장을 김격식(75)에서 50대 소장파 장정남으로 교체하는 등 군 세대교체를 단행한 바 있다. 전창복 임명은 이 같은 군 수뇌부 재정비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해 4월 공식 승계 이후 당·정·군 전반에 걸쳐 주요 인물들에 대한 충성도와 비리 등에 대한 검증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7월 군부 1인자인 리영호 전 총참모장을 숙청한 것이 군 길들이기의 신호탄이었다면 최근의 잇따른 군 수뇌부 인사는 군 검증과 정비 작업의 마무리 단계로 보인다. 현철해 전임 제1부부장의 거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79세의 고령인 데다 건강이 좋지 않아 다른 직책을 맡지 않고, 완전히 물러났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김 위원장을 단골 수행해 ‘김정일의 그림자’라고도 불린 최측근으로 김정일 체제에서 김정은의 군사교육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활동이 뜸하다가 지난해 11월 김 제1위원장이 자신의 직속 부대인 기마부대를 방문했을 때도 나타나지 않아 경질설이 나돌았다. 전창복 신임 제1부부장은 2010년 4월 상장으로 승진했고,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후방총국장을 지냈다. 2011년 11월 평양아파트 건설 부진의 책임을 지고 해임됐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선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하는 ‘1호 행사’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충성결의 軍간부 잇따라 요직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를 맞아 지난해 12월 평양에서 열린 ‘육·해·공 장병 충성 결의대회’ 때 연설한 군 간부들이 연달아 주요직에 올라 눈길을 끈다. 당시 연설한 장정남 1군단장은 최근 우리의 국방장관 격인 인민무력부장에 발탁됐고 리영길 제5군단장은 지난 3월 총참모부 작전국장에 임명됐다. 함께 단상에 올랐던 야전 지휘관 4명 가운데 2명이 불과 3~5개월 만에 파격 승진한 것이다. 장정남과 리영길, 김형룡 2군단장과 최경성 11군단장 등 연설조 4명은 당시에도 군부 내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았다. 따라서 이들 가운데 추가로 군 수뇌부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최정예 특수부대인 11군단장을 맡고 있는 최경성은 2010년 9월 28일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군단장 신분으로는 유일하게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돼 관심을 집중시킨 인물이다. 그는 같은 해 4월 군 승진 인사에서도 당시 상장 진급자 5명 가운데 가장 먼저 호명됐다. 장정남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부터 일찌감치 낙점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1년 4월 실시된 군 인사를 통해 김 제1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오일정 당군사부장, 황병서 당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함께 소장에서 중장으로 승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 시점에 장정남이 김정은의 눈에 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북한 군부 내 세대교체와 관련해 “혁명 1세대가 가고 2~3세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빨치산 그룹의 권력구도를 모두 무시하고 대대적 교체에 나서기는 무리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인민무력부장 50대로 ‘세대교체’

    北 인민무력부장 50대로 ‘세대교체’

    북한이 75세의 노장 김격식을 인민무력부장에서 해임하고 그 자리에 야전 출신인 50대의 소장파 장정남을 앉힌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젊은 새 인물을 기용해 군을 재정비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격 세대교체로 풀이된다. 우리의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장이 단 7개월 만에 교체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임자 김격식의 거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승진 발탁이 아니라 경질됐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격식이 지난해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됐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며 “김 제1위원장은 젊고 충성심 강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원했는데, 이를 충족하는 사람을 찾지 못해 김격식에게 과도기 직책을 맡겼던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군부 내 마지막 70대였던 김격식이 물러나면서 군 수뇌부에는 70대 노장파가 사라지게 됐다. 현재 북한군 서열 1~3위는 최룡해(63) 군 총정치국장, 현영철(64) 총참모장, 장 부장 등 50~60대가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세대교체 배경을 ‘젊고 강한 군’, ‘김정은의 군 장악력 강화’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세대교체 작업은 지난해부터 시작돼 김정일 운구차를 호위했던 군부 4인방(이영호·김영춘·김정각·우동측)이 전원 좌천되거나 종적을 감췄고 최근 1년 사이 전방 군단장 9명 중 6명이 교체됐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이를 “김정일이 구축한 후견그룹 내 권력 재편”이라고 해석했다. 군부 서열 1위 최룡해가 신군부세력을 제거해 가며 군부를 김 제1위원장의 사람으로 바꿔 나가는 과정이란 설명이다. 최룡해는 당 관료 출신으로 김 제1위원장이 군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포진시킨 인물이다. 이와 함께 군부를 야전군 중심의 실전에 강한 군대로 변화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영철과 장정남은 각각 8군단장과 1군단장을 지낸 야전 지휘관 출신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 1~4월 김 제1위원장의 군 시찰이 집중된 점에 미뤄 볼 때 이 기간 군 실태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 지휘관을 중심으로 군을 다잡기 위한 발탁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지나치게 많은 군 병력을 줄여야 경제도 살고 외화벌이도 늘릴 수 있다”며 “전략무기에 의지한 첨단군으로 개편하기 위해 세대교체를 단행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 심리 상태 ‘중2병’ 급증

    [주말 인사이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 심리 상태 ‘중2병’ 급증

    #1. 중학교 2학년 박모(14)양은 인터넷 채팅으로만 이야기한다. 결혼 이주 여성인 박양의 어머니는 딸이 공부를 잘해 성공하기를 바란다. 남편과 나이 차이도 크고, 시댁과 사이도 나빠 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런데 중간고사를 앞두고 공부는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로 채팅만 하는 딸을 보고 어머니는 폭발하고 말았다.‘내가 힘들게 한국으로 시집와서 누구 때문에 험한 일을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노는 딸은 엄마에 대한 배신’이란 생각이 든 어머니는 딸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부쉈다. 그러자 박양이 갑자기 손을 떨고 말을 더듬으며 과호흡증상을 일으켰다. 신경정신과에서는 박양을 공황장애와 전환장애(히스테리성 운동기능 이상)라고 진단했다. #2. “상관없어요. 어차피 고등학교 안 가요”김모(14)군은 학교에서 가장 자주 찾는 곳이 상담실이다. 수업이 싫다며 상담실에 드러누운 김군에게 담임선생님의 허락이 없으면 무단결과란 상담 교사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학교 다니기 싫다며 결국 커터 칼로 자신의 팔을 그어 버린 김군은 “학교에서 자해 소동을 벌인 아이들이 상담실에서 매일 1~2시간씩 쉬는 것을 봤어요. 저도 쉬고 싶었어요”라고 털어놓았다.김군은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축구 실력이 뛰어났지만 부모는 ‘운동선수는 부상당하거나 탈락하면 대안이 없고, 진학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며 축구로 유명한 중학교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했다. 부모는 공부만 하라고 하지만, 김군은 교실에 앉아 있으면 숨이 막혔다. 상담 교사의 도움으로 럭비, 승마, 조정 같은 비인기 종목을 추천받은 김군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중2병이란 유령이 한국을 배회하고 있다. 중2병이란 일본어 ‘추니뵤’(中二病)에서 나온 신조어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인 심리 상태를 빗댄 말이다. 일본에서는 1999년쯤 만들어진 속어로 지난해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란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됐다. ‘김정일은 방위 때문에, 김정은은 중2가 무서워서 남침을 못 한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요즘 중2는 무섭고 거칠 것이 없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다. 중2병은 인터넷의 발달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물려 경쟁과 입시 교육이 낳은 병리 현상이다. 중학교 때부터 특목고, 특성화고, 일반고 등으로 학생의 서열화가 낳은 비극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2병은 타인에 대한 공격 성향 증가, 무기력, 비행, 다양한 중독 등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중2병 청소년들의 자살과 학교폭력, 가출 등 적잖은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보이스카우트 등 청소년 활동이 발달한 영국에서 청소년 교육을 맡은 수 워커(50) 국제청소년성취포상협회 사무국장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심각한 경쟁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2병은 선진국 청소년들도 겪는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중2병과 같은 청소년들의 사춘기 증상은 이르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나타난다. 부모들이 겪는 중년의 위기와 겹치면서 증세가 악화된다는 분석이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 대표는 “중2병은 청소년 발달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부부 갈등, 직장 스트레스, 오춘기 등으로 중년의 위기를 겪는 부모와 증폭되면서 심각한 가정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2병의 원인으로 양육 실패,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와 왜곡된 입시제도, 사회성을 가르치지 못하는 교육제도, 흔들리는 가정을 꼽았다. 맞벌이 부모들이 ‘제 시간에 밥 먹이고 준비물 챙겨서 학교 보내기’와 같은 기본적인 훈육에 실패하면 아이들은 친구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업주부가 아이를 보더라도 ‘공부를 잘하니까 다 괜찮을 거야’라며 사회성 발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왕따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2만여개의 직업이 있지만,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일러주는 직업은 공무원, 대기업과 공기업, 의사, 변호사 등 20여개도 안 된다. 특히 일반고 슬럼화 현상이 중2병을 더욱 확산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우리나라는 중학교부터 정식 입시 체제에 들어간다. 내신성적이 고입, 대입과 연결되기 때문에 아이의 부담이 커진다”며 특히 이명박 정부 5년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고교 다양화 정책 등으로 중2병이 심각해졌다고 분석했다. 일제고사를 치르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한 차례 성적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고교 서열에 좌절하고 만다는 것이다. 고교 다양화 정책은 사실상 고교 평준화를 해체하고, 고등학교 수직화를 가속했다는 게 교육 현장의 중론이다. 예전에는 웬만하면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이 가능했기 때문에, 고입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정도면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식으로 고교 진학이 거의 결정되기 때문에 ‘대포’(대학 포기) 증상이 중2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 대표는 “핵가족과 부모의 생활고로 충분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연과 친구들이랑 어울릴 기회 없이 학원 뺑뺑이만 돌다가 인터넷과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 사회화 기회를 아예 박탈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의 극심해진 스트레스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며 그다음이 교통사고, 암, 심장질환, 익사 순서다. 청소년의 11.2%는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그 원인은 성적과 진학문제,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청소년들은 도피처이자 정보 획득을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중독된다. 12~19살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80.7%다. 전년의 40.7%와 비교하면 1년 만에 배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2.6시간이며, 3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비율이 36.4%로 가장 높았다. 중학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블로그, 미니홈피, 커뮤니티 순서였다. 이를 통해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면서 중2병은 더욱 심화되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기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중학교 2학년은 본격적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라며 “사춘기 때는 다 불안하고 우울한데, 또래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다루며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입시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놀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교과목에 예체능 시간을 단순히 늘린다고 해서 중2병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2병은 일방적인 지식 주입보다는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공교육의 정상화로 치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학교 교사인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은 “최근 자사고가 늘어나고 일반고의 교육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중학생들에게 입시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심어 주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교육과 사회의 근본 환경은 변화하지 않고,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활동 몇 가지로 중2병을 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들어가는 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고, 사회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주변의 기대로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중하위권 학생은 경쟁에서 처졌다는 생각에 미래가 불안하다. 그는 “특목고나 자사고는 교육부 말처럼 학교 다양화가 아니라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일 뿐”이라며 “고교 진학에 중학교 교육이 휩쓸리지 않아야 중학생들의 불안함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에서 중2병 소녀는 같은 병을 앓았던 선배의 조언으로 중2병을 탈출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자사고·특목고 못 가면 대포”… 고3만큼 고달픈 중2 ‘나’를 버리다

    “자사고·특목고 못 가면 대포”… 고3만큼 고달픈 중2 ‘나’를 버리다

    #1. 중학교 2학년 박모(14)양은 인터넷 채팅으로만 이야기한다. 결혼 이주 여성인 박양의 어머니는 딸이 공부를 잘해 성공하기를 바란다. 남편과 나이 차이도 크고, 시댁과 사이도 나빠 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런데 중간고사를 앞두고 공부는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로 채팅만 하는 딸을 보고 어머니는 폭발하고 말았다.‘내가 힘들게 한국으로 시집와서 누구 때문에 험한 일을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노는 딸은 엄마에 대한 배신’이란 생각이 든 어머니는 딸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부쉈다. 그러자 박양이 갑자기 손을 떨고 말을 더듬으며 과호흡증상을 일으켰다. 신경정신과에서는 박양을 공황장애와 전환장애(히스테리성 운동기능 이상)라고 진단했다. #2. “상관없어요. 어차피 고등학교 안 가요”김모(14)군은 학교에서 가장 자주 찾는 곳이 상담실이다. 수업이 싫다며 상담실에 드러누운 김군에게 담임선생님의 허락이 없으면 무단결과란 상담 교사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학교 다니기 싫다며 결국 커터 칼로 자신의 팔을 그어 버린 김군은 “학교에서 자해 소동을 벌인 아이들이 상담실에서 매일 1~2시간씩 쉬는 것을 봤어요. 저도 쉬고 싶었어요”라고 털어놓았다.김군은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축구 실력이 뛰어났지만 부모는 ‘운동선수는 부상당하거나 탈락하면 대안이 없고, 진학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며 축구로 유명한 중학교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했다. 부모는 공부만 하라고 하지만, 김군은 교실에 앉아 있으면 숨이 막혔다. 상담 교사의 도움으로 럭비, 승마, 조정 같은 비인기 종목을 추천받은 김군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중2병이란 유령이 한국을 배회하고 있다. 중2병이란 일본어 ‘추니뵤’(中二病)에서 나온 신조어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인 심리 상태를 빗댄 말이다. 일본에서는 1999년쯤 만들어진 속어로 지난해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란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됐다. ‘김정일은 방위 때문에, 김정은은 중2가 무서워서 남침을 못 한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요즘 중2는 무섭고 거칠 것이 없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다. 중2병은 인터넷의 발달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물려 경쟁과 입시 교육이 낳은 병리 현상이다. 중학교 때부터 특목고, 특성화고, 일반고 등으로 학생의 서열화가 낳은 비극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2병은 타인에 대한 공격 성향 증가, 무기력, 비행, 다양한 중독 등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중2병 청소년들의 자살과 학교폭력, 가출 등 적잖은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보이스카우트 등 청소년 활동이 발달한 영국에서 청소년 교육을 맡은 수 워커(50) 국제청소년성취포상협회 사무국장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심각한 경쟁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2병은 선진국 청소년들도 겪는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중2병과 같은 청소년들의 사춘기 증상은 이르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나타난다. 부모들이 겪는 중년의 위기와 겹치면서 증세가 악화된다는 분석이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 대표는 “중2병은 청소년 발달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부부 갈등, 직장 스트레스, 오춘기 등으로 중년의 위기를 겪는 부모와 증폭되면서 심각한 가정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2병의 원인으로 양육 실패,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와 왜곡된 입시제도, 사회성을 가르치지 못하는 교육제도, 흔들리는 가정을 꼽았다. 맞벌이 부모들이 ‘제 시간에 밥 먹이고 준비물 챙겨서 학교 보내기’와 같은 기본적인 훈육에 실패하면 아이들은 친구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업주부가 아이를 보더라도 ‘공부를 잘하니까 다 괜찮을 거야’라며 사회성 발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왕따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2만여개의 직업이 있지만,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일러주는 직업은 공무원, 대기업과 공기업, 의사, 변호사 등 20여개도 안 된다. 특히 일반고 슬럼화 현상이 중2병을 더욱 확산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우리나라는 중학교부터 정식 입시 체제에 들어간다. 내신성적이 고입, 대입과 연결되기 때문에 아이의 부담이 커진다”며 특히 이명박 정부 5년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고교 다양화 정책 등으로 중2병이 심각해졌다고 분석했다. 일제고사를 치르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한 차례 성적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고교 서열에 좌절하고 만다는 것이다. 고교 다양화 정책은 사실상 고교 평준화를 해체하고, 고등학교 수직화를 가속했다는 게 교육 현장의 중론이다. 예전에는 웬만하면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이 가능했기 때문에, 고입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정도면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식으로 고교 진학이 거의 결정되기 때문에 ‘대포’(대학 포기) 증상이 중2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 대표는 “핵가족과 부모의 생활고로 충분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연과 친구들이랑 어울릴 기회 없이 학원 뺑뺑이만 돌다가 인터넷과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 사회화 기회를 아예 박탈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의 극심해진 스트레스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며 그다음이 교통사고, 암, 심장질환, 익사 순서다. 청소년의 11.2%는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그 원인은 성적과 진학문제,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청소년들은 도피처이자 정보 획득을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중독된다. 12~19살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80.7%다. 전년의 40.7%와 비교하면 1년 만에 배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2.6시간이며, 3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비율이 36.4%로 가장 높았다. 중학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블로그, 미니홈피, 커뮤니티 순서였다. 이를 통해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면서 중2병은 더욱 심화되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기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중학교 2학년은 본격적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라며 “사춘기 때는 다 불안하고 우울한데, 또래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다루며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입시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놀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교과목에 예체능 시간을 단순히 늘린다고 해서 중2병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2병은 일방적인 지식 주입보다는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공교육의 정상화로 치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학교 교사인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은 “최근 자사고가 늘어나고 일반고의 교육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중학생들에게 입시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심어 주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교육과 사회의 근본 환경은 변화하지 않고,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활동 몇 가지로 중2병을 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들어가는 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고, 사회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주변의 기대로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중하위권 학생은 경쟁에서 처졌다는 생각에 미래가 불안하다. 그는 “특목고나 자사고는 교육부 말처럼 학교 다양화가 아니라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일 뿐”이라며 “고교 진학에 중학교 교육이 휩쓸리지 않아야 중학생들의 불안함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에서 중2병 소녀는 같은 병을 앓았던 선배의 조언으로 중2병을 탈출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韓·美 정상회담] “北 도발→협상→지원 악순환 이제 끊어야”

    박근혜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해 단호하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북한이 2010년도(천안함, 연평도 사건) 같은 소규모 공격을 한다면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인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다. →대통령께서는 북한의 핵실험 다음에 협상과 식량 및 자금 지원이 뒤따르는 식의 게임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강경노선을 걷고 있는데. -북한이 협박과 도발을 하면 가서 협상을 하고 어떤 대가를 지원하고 또 그렇게 해서 한참을 가다가 또 도발이나 협박이 있으면 또 가서 협상을 하고 또 어떤 지원을 하고 그것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된다. →북한이 대통령님의 치맛자락을 거론하면서 아주 강렬한 어조로 비난했는데. -어떤 사실을 갖고 얘기하지 않고 곁가지를 갖고 인신공격을 하거나 치맛자락이 어떻다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벌써 논리가 빈약하다는 증거이고 또 그만큼 수세에 몰려 있다는 얘기다. →김정은을 직접 대면할 의향이 있나. 있다면 어떤 메시지를 전하겠나. -북한은 변해야 한다. 그것만이 북한이 살 길이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CBS는 이날 ‘이브닝 뉴스’를 통해 박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을 뉴스 형식으로 보도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마거릿 브레넌 기자는 박 대통령에 대해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됐고 대단히 매력적(fascinating)이고 강인한(tough) 분이며 아시아의 철의 여인(Iron Lady)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브레넌 기자는 또 “박 대통령의 어머니는 북한공작원에 의해 살해당했지만 박 대통령은 2002년 아마도 그 암살을 지시했을 것으로 보이는 장본인이자 북한의 현재 최고지도자(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과 만났다”고 말하면서 두 사람이 마주 앉은 사진을 화면에 내보냈다. 또 박 대통령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저격당한 뒤 경호원들에 의해 실려나가는 TV 자료화면을 방영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브레넌 기자는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 대통령에게 머리를 숙이며 두 손으로 악수하는 ‘한국식 인사법’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박 대통령과 악수를 해 결례 논란이 인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韓美 “원칙 고수”에 北 출구전략 ‘헛방’

    개성공단과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배준호) ‘인질’ 카드로 출구를 찾으려는 북한의 노력이 번번이 벽에 부닥치고 있다. 한국은 개성공단 우리 측 근로자를 철수시킨 뒤 “북한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여 개성공단을 정상화할 생각은 없다”면서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고, 미국 역시 “케네스 배의 석방을 위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개성공단을 지렛대로 남측과 거래하거나, 억류한 미국인에게 중형을 선고해 북·미 대화를 이끌어냈던 기존의 전략이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6일부터 한·미 대잠훈련이 시작돼 북한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출구를 찾고 싶어도 적대행위와 군사적 도발을 중지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갑자기 뒤집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한·미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대북 메시지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형국이 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유연성 없는 정책 결정이 결과적으로 정국 주도권을 한국과 미국에 넘겨버리는 악수를 두게 했다고 평가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협박 수위를 계속 높여 왔지만 목표가 관철되지 않았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니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전략은 달라졌지만 북한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29세의 젊은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호전적 성향이 북한으로 하여금 개성공단 사례처럼 감정적 대응을 하게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더라도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내야 할지를 알았는데, 김정은은 대남 정책 자체가 정립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면서 “과거 김 위원장이 누렸던 권위나 탄탄한 기반이 없어 내부 긴장을 도모해야 할 요인도 많고,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 결정도 내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성공단 우리 측 근로자 철수에 대한 북한의 대응을 지켜본 한 정부 당국자도 “김정일 때와 달리 일 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행보에 제동을 걸더라도 지도부의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김정은 체제에서의 남북, 북·미 관계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김정일 때보다 정책 결정 속도가 빨라진 대신 합리적 정책 결정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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