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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베트남 교류 정상화해야”…베트남과 ‘친선관계’ 과시

    北 “베트남 교류 정상화해야”…베트남과 ‘친선관계’ 과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과의 우호 관계를 적극 강조했다. 북한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북·베트남 정상회담에서 당과 정부, 경제와 국방 등 전 분야에서 교류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당적, 정부적 래왕(왕래)을 활발히 벌리며 경제, 과학기술, 국방, 체육문화예술, 출판보도부문(언론) 등 모든 분야에서 협조와 교류를 정상화하고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 수령들의 뜻을 받들어 피로써 맺어진 두 나라, 두 당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를 대를 이어 계승해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국가의 일관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날 저녁 쫑 주석이 마련한 환영연회에서 “격변하는 세계정치 정세 하에서 조선·베트남 친선의 역사적 전통을 변함없이 이어나가며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두 나라 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 나갈 일념을 안고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을 방문했다”며 “두 나라 수령들의 숭고한 심혼이 어리어있고 조선·베트남 친선의 역사를 피로써 새긴 두 나라 열사들의 공동의 넋이 깃든 베트남을 찾는 것은 너무도 응당한 것이며 마땅한 도리”라며 양국 간 유대를 거듭 강조했다. 비록 ‘하노이 선언’이 나오지 않으며 상당히 힘이 빠진 모습이지만 북한은 과거 베트남과의 ‘혈맹’ 향수를 불러일으키는데 힘을 쏟는다는 평가다. 베트남 정부도 지난 1일 주석궁 계단과 앞마당에 레드카펫을 깔고 상당한 규모의 의장대와 군악대를 동원해 베트남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한 김 위원장을 위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마련했다. 55년 만에 자국을 찾은 북한 최고지도자를 국빈급으로 환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정부청사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만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는 흑백 사진을 함께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과거 베트남 전쟁과 함께 ‘혈맹’ 관계를 강조하던 북한과 베트남이 전후세대의 교체로 점차 잊혀진 과거 관계 회복에 주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베트남 국민들에 대한 북한의 폐쇄적 이미지와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에 베트남 여성이 연루되며 생성된 악화된 인식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트럼프 “웜비어 죽음에 책임 있어”…‘김정은 두둔’ 입장 선회

    트럼프 “웜비어 죽음에 책임 있어”…‘김정은 두둔’ 입장 선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된 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에 대한 책임이 북한에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웜비어 사건을 나중에 알았다”고 발언한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그대로 수용했다가 비판이 잇따르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기억하라. 나는 (북한에 억류됐던) 오토와 다른 3명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전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 그는 북한의 감시하에 들어갔다”면서 “북한이 오토의 학대와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오토 웜비어는 2016년 1월 평양을 방문한 도중 호텔에서 선전 현수막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5년의 중노동(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억류된 지 17개월 만에 풀려나 2017년 6월 미국으로 돌아왔으나, 의식불명 상태로 엿새 만에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웜비어) 사건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며 “워낙 큰 국가이고 많은 사람이 감옥, 수용소에 있다 보니 일일이 모를 수 있다”고 발언함으로써 김 위원장을 두둔한 바 있다. 이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악당들’을 믿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의 밴 홀런 상원의원은 “김정은에게 미국인을 고문하고 살해할 수 있는 자유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웜비어 부모 또한 성명을 내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 우리는 예의를 지켜왔지만, 이제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면서 “김정은과 그의 사악한 정권은 우리 아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의장 “대북제재에 변화 줄 이유 없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의장 “대북제재에 변화 줄 이유 없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 범위와 대북제재 완화 폭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가운데,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의장이 당분간 대북재제 해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의장국인 독일의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주 유엔 독일 대사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프랑수아 들라트르 주 유엔 프랑스 대사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봐서 알겠지만,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국제사회의 목표에 조금도 근접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앞으로 현 대북제재 체제에 변화를 줄 어떤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들라르트 대사도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는 안보리 의제가 아니라면서 2017년 결의한 대북제재들은 유용하고 효과적인 지렛대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들라르트 대사가 언급한 유엔 안보리의 ‘2017년 대북제재’는 북한으로의 유류 공급을 30% 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해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안(2375호)이었다. 북한 정권의 생명줄로 여겨지는 유류가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 내용을 놓고 결국 회담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완전한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해 회담이 결렬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1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일부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해제만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이 대북제재의 전면적인 해제를 요구했다고 다시 한 번 반박하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호텔에서 남측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했지만 미국이 적절한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았다고 맞섰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전체 원자력 발전시설의 80%가 집중돼 있는 시설로,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하노이 공동선언’에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 및 사찰(검증) 방안이 포함될지가 관심사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북한 김혁철, 북미회담 재개 여부 묻자 “두고 봐야죠”

    북한 김혁철, 북미회담 재개 여부 묻자 “두고 봐야죠”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무 협상을 맡았던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향후 북미회담 재개 여부에 대해 “두고 봐야죠”라고 말했다. 김 특별대표는 지난 1일(현지시간)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향후 북미회담이 다시 열릴지를 묻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두고 봐야죠”라고 짧게 답했다. 미측 실무 협상팀과 다시 만날 계획은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말 없이 간단한 목례로만 답했다. 김 특별대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오랜 기간 하노이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 협상을 진행해온 인물이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 내용을 놓고 결국 두 정상이 회담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확대 정상회담까지 마치고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완전한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해 회담이 결렬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1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일부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해제만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이 대북제재의 전면적인 해제를 요구했다고 다시 한 번 반박하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호텔에서 남측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했지만 미국이 적절한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았다고 맞섰다. 그러나 북미는 대화의 끈은 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알 수 없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열릴 수도, 곧 열릴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많이 기다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고 밝혔다. 최 부상도 미국과 계속 대화할 생각인지를 묻는 질문에 “지금으로선 해야 하나 싶다”면서 “회담하면서 보니까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웜비어 부모, “웜비어 사건 나중에 알았다”는 김정은 비판

    웜비어 부모, “웜비어 사건 나중에 알았다”는 김정은 비판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된 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웜비어 사건을) 나중에 알았다”고 해명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를 그대로 수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웜비어 부모는 지난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이번 정상회담 과정에서 우리는 예의를 지켜왔지만, 이제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면서 “김정은과 그의 사악한 정권은 우리 아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웜비어는 2016년 1월 평양 방문 도중 호텔에서 선전 현수막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5년의 중노동(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억류된 지 17개월 만에 풀려나 2017년 6월 미국으로 돌아왔으나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엿새 만에 숨졌다. 웜비어 부모는 아들이 석방된 후 고향인 신시내티로 돌아왔을 때 “이미 장님이고 귀머거리였다”면서 “그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격렬히 꿈틀거렸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웜비어) 사건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며 “워낙 큰 국가이고 많은 사람이 감옥, 수용소에 있다 보니 일일이 모를 수 있다”고 발언함으로써 김 위원장을 두둔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미회담 결렬 뒤 귀국한 트럼프 “김정은과 관계 좋다” 트윗

    북미회담 결렬 뒤 귀국한 트럼프 “김정은과 관계 좋다” 트윗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귀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 관계가 매우 좋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귀국한 뒤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과 매우 실질적인 협상을 진행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그들은 우리가 무엇을 가져야 하는지를 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돌아와서 좋다. (베트남은) 놀라운 곳이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라고 말했다. 하노이 담판이 결렬된 뒤 북미 양국은 결렬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진실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서로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은 자제하는 등 대화를 계속할 여지를 남겼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정은, 부은 눈으로 “베트남에 감사”…주석궁 방문

    김정은, 부은 눈으로 “베트남에 감사”…주석궁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을 만나 전날 결렬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지원한 데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전날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김 위원장은 쉽게 웃지 않았다. 눈두덩이 부어 간밤에 잠을 설친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전날 회담 종료 이후 25시간 동안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두문불출했다. 후속 대책 마련에 고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현지시간) 베트남 측이 주석궁에서 연 성대한 환영행사를 거치고 오후 3시 50분부터 쫑 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은 “조미(북미) 수뇌회담 기간에 베트남 동지들이 우리의 활동을 위해서, 우리의 편의를 위해서 성심성의로 모든 것을 다 해서 보장해주신 데 대해서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우리 조선(북한)·베트남 사이의 친선의 역사는 가리울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그런 친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가슴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트남에 들어서는 국경에서부터 전 기간에 걸쳐서 이렇게 따뜻하게 환대해주시고 뜨겁게 맞아주신 것에 대해 베트남 인민의 진심 어린 마음을 접할 수 있었다”며 양국의 유대를 강조했다. 쫑 주석도 김 위원장의 공식친선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내년이 양국 수교 70주년이라는 점 등을 언급했다. 쫑 주석은 이어 김 위원장의 방문이 양국관계 역사에 중요한 ‘새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번 방문은 양 정상이 자국의 상황을 서로 알려주고 관계발전 방안과 역내 및 국제적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대외 군사교류를 담당하는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이날 회담에 참석했으며, 베트남 측에서는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 쩐꾸억브엉 공산당 중앙집행위원회 사무국 상임위원 등 고위 인사들이 배석했다. 김 위원장은 쫑 주석과의 양자회동이 끝난 후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응우옌티낌응언 베트남 국회의장과 연이어 면담하고 국제컨벤션센터(ICC)로 이동해 환영만찬을 했다. 김 위원정의 이번 방문 전까지 북한 최고 지도자는 55년간 베트남 땅을 밟지 않았다. 하노이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하노이+]‘평화의 도시’ 하노이 기대했는데…허탈한 하노이 시민들

    [하노이+]‘평화의 도시’ 하노이 기대했는데…허탈한 하노이 시민들

    “하노이에서 종전 선언이 나왔다면 하노이가 평화의 도시로 기억됐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쉽죠. ” 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 28일 북미 정상회담이 양측의 의견차를 확인하고 결렬된 다음날 하노이는 예상과 다른 결과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양국 정상을 맞이하기 위해 도시 곳곳에 걸렸던 포스터에 적힌 ‘평화’와 그려진 비둘기 그림이 무색했다. 당초 시민들은 하노이에서 정전 선언이나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합의되면 하노이의 국제적 위상이 한단계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공안의 검문과 교통 통제에도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는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하노이 선언’ 대신 ‘하노이 결렬’이 되레 역사에 남게 됐다. 또 다른 시민은 “잔치집을 열어줬는데 이런 결과가 나오다니 깜짝 놀랐다”며 원망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예정대로 베트남 친선방문 일정에 참석했지만. 거리에는 구경하거나 환영하는 인파가 대폭 줄었다. 이날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열린 3·1절 기념 행사도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한 한인 교민은 “침울했던 것은 아니지만 기왕이면 어제 좋은 결과가 나온 뒤 만났다면 분위기가 더 활기찼을 것”이라면서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앞서 지난 28일 JW메리어트 호텔 앞을 지키던 공안도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입술을 깨물거나 결렬을 믿지 못하겠다는듯 휴대폰을 확인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메트로폴 호텔에서 김 위원장과 합의문을 발표한 뒤 이곳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평화의 의미’를 묻는 질문 대신 ‘왜 합의가 결렬됐는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하노이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포토] 김정은, 베트남 주석궁 방문…북미회담 결렬 뒤 첫 공개행보

    [포토] 김정은, 베트남 주석궁 방문…북미회담 결렬 뒤 첫 공개행보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베트남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재확인한 美 대북 강경론, 트럼프 ‘악재’ 속 北-美 3차회담 성사될까

    재확인한 美 대북 강경론, 트럼프 ‘악재’ 속 北-美 3차회담 성사될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고, 어쩌면 나와 김 위원장 모두 준비가 안 돼 있었을 수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 반면 북한은 일부 지역에 대한 비핵화만 원했다”면서도 “언젠가는 뭔가 일어날 것”이라며 낙관적 기조를 견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내 정치 사정은 그가 북핵 문제에 전념하기 어렵도록 흘러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에 재선을 위한 대선을 앞두고 있어 올해 중반이 넘어가면 사실상 국내 정치에 더욱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기간 중 미 국내서 열린 청문회에서 자신의 전 개인 변호사의 폭로와 회담 결렬 등으로 운신의 폭이 넓지도 않아 3차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한 앞으로의 협상 전망이 극히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이유로 “한 레벨에서 만족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게 100%를 가져오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에 마주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대북 협상에 대해 미국 정치권의 초당적 강경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공화당 내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구심을 표명하는 기류가 강해 북한이 미국에 대폭 양보하지 않으면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되기 어렵다. 북미 정상이 지난해 1차 회담 이후 다시 만나는데 8개월 정도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11월 미국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3차 정상회담을 열기에 빠듯한 일정이다.●코언 청문회 등으로 의회 공격 거세질 듯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클 코언 청문회와 조만간 발표될 로버트 뮬러 특검 보고서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코언은 지난달 27일 미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공개 증언을 했다. 코언은 청문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러시아 스캔들, 성관계 여성 입막음용 돈과 관련된 폭로를 이어갔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회담 자체가 코언의 폭로와 경쟁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6일 국가비상사태 무효 결의안을 가결한 미 의회의 공격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국내 정치적 위기 무마를 위해 회담을 강행하다가 실패했다는 공세를 펴는 것은 물론 로버트 뮬러 특검 조사 결과 사법방해 등의 죄목이 확인될 경우 탄핵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경제 상황도 밝지만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실제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미 무역대표부(USRT) 의견을 감안하면 난항을 겪고 있고,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무역전쟁 등으로 증시 등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지 않다. ●웜비어 관련 김정은 옹호하다 뭇매…미국내 강경 기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편드는 발언을 했다가 미 정치권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도 우호적이지 않은 미국내 기류를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웜비어 사건에 대해 김 위원장과 대화했냐’는 질문에 “그는 매우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사건을) 나중에 알았다”면서 “나는 그(김정은)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간 웜비어 사건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김 위원장을 편드는 듯한 발언을 하자 미 정치권은 분노했다.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나는 북한 지도자를 친구라고 보지 않는다. 우리는 오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고, 우리는 이 나라(북한)가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부인을 받아들인 대통령에 대해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우리 중 한 명을 고문하고 살해한 것에 대해 김정은에게 무사 통과증을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美정치권, 트럼프 합의안 거부에는 긍정적 반응 반면 미국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합의를 거부한 데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이어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만약 새로운 길을 선택한다면 경제적 번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드러내 보인 것은 현명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제안한 작은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 것도 주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며 “북한은 비핵화 없이 제재 해제를 원했는 데 대통령이 그것으로부터 걸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앞으로 장고의 시간에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됐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종전 선언을 조건으로 핵시설 신고를 요구하며 교착 국면이 장기화되자 조건부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꺼냈다. 이를 통해 2차 정상회담을 여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 또한 회담이 결렬되면서 동력을 잃게 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하노이 선언 무산 25시간 만에 외출한 김정은 표정은

    하노이 선언 무산 25시간 만에 외출한 김정은 표정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하노이 선언’을 발표하지 못한 채 끝난 다음날인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첫 외출에 나섰다. 25시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시중일관 어둡고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28일 메트로폴 호텔에서 보였던 밝은 표정은 찾기 어려웠다.이날 오후 3시 15분 하노이 멜리아 호텔 앞.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는 호텔 로비 앞에는 수십명의 경호원이 검은 차량 여러대를 둘러 쌌다.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난 28일 이후 두문불출하던 김 위원장의 첫 외출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여느 때처럼 경호는 삼엄했다. 오후 3시 20분. 5~6명의 경호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더니 그 뒤로 김 위원장이 나타났다. 아무런 환영 인파가 없는 곳에서 그는 미간은 찡그렸고 입꼬리는 불편한듯 일그러뜨렸다. 경호원들은 브이(V) 대형으로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을 엄호하면서 호텔을 떠났다. 그 시각 주석궁 앞에서는 김 위원장 환영 행사가 준비 중이었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리수용 노동당 외교담당 부위원장,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 등 미리 도착한 수행원도 표정이 굳은 채였다 수십명이 어린이들이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와 인공기를 들고 길목과 광장 앞을 메웠다. 오후 3시 25분부터 주석궁 앞 의장대가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계단으로 응웬푸쫑 주석이 걸어내려왔다. 30분쯤 주석궁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쫑 주석과 포옹해 인사하고 환영 행렬에 손을 흔들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받은 꽃을 건네 받아 수행했다. 이내 의장대가 환영 연주를 시작했지만 연단에 선 김 위원장의 표정은 줄곧 어둡게 굳어 있었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눌 때 잠시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이내 다시 표정은 굳어졌다. 3시 40분쯤 김 위원장은 쫑 주석과 주석궁 안으로 들어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김 위원장은 주석과 회담에 이어 오후 5시부터 응웬쑤언푹 총리와 응웬티킨응언 국회의장과 만난다. 오후 6시 30분에는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오는 2일에는 오전 9시 30분 호찌민 전 주석의 묘를 방문한 뒤 오후 10시쯤 하노이에서 랑선역 동당역으로 항?다. 당초 오후에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을 내지 못하면서 일정을 오전으로 앞당겼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김정일의 나라 북한 가보자” 베트남에 부는 ‘북한 열풍’

    “김정일의 나라 북한 가보자” 베트남에 부는 ‘북한 열풍’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후광 때문일까, 북한을 찾는 베트남 관광객이 급증했다. 1일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는 현지 관광업체 비에트래블을 인용해 “올 3월부터 11월까지 베트남 관광객 1000여명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광업체 하노이레드투어는“3월 북한 관광 상품은 매진됐다”면서 “정상회담 이후 방문자 수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이공투어리스트는 매월 1회씩 각각 15~20명의 관광객을 모집할 계획이다. 사이공투어리스트는 “올 여름까지 정기적으로 여행 상품을 편성할 계획”이라면서 “4박 5일짜리 상품은 2990만~3299만동(144만~160만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베트남 여행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을 방문한 코스와 비슷한 열차 관광 상품 시작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 평양까지 항공편으로만 갈 수 있고 좌석 수는 제한돼 있다. 기차노선을 열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수도 크게 늘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정부는 여행객 개개인의 자유 여행을 금지한다. 반드시 관광업체를 동반한 단체 관람만 허용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지난달 27일부터 1박 2일의 일정으로 하노이에서 진행됐다. 전 세계가 1차 회담에서 상당히 진전된 하노이 선언문이 나오기를 기대했으나, 비핵화 및 제재 해제 수준을 놓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해 최종 결렬됐다. 하노이 강신 기자 xin@seoul.co.kr
  • ‘Coca 콜라’…김정은-트럼프, 합의는 실패했지만 광고는 남겼다

    ‘Coca 콜라’…김정은-트럼프, 합의는 실패했지만 광고는 남겼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지난 27~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은 결렬로 막을 내렸지만, 두 정상의 역사적 만남은 광고로 활용되며 여전히 화제를 낳는 모습이다.코카콜라가 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해 코카콜라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고 베트남 VN익스프레스가 28일 보도했다. 리미티드 에디션에는 ‘코카콜라’(Coca Cola) 로고가 영어 ‘Coca’와 한국어 ‘콜라’로 변형돼 표시됐다. 로고 밑에는 ‘Here‘s to peace, hope and understanding’, ‘평화, 희망, 배려를 위하여’, 그리고 같은 내용의 베트남어 문장 등 세 국가 언어로 된 문장이 새겨졌다. 앞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때도 코카콜라는 이와 같은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해 주목을 끈 바 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리미티드 에디션은 대량으로 생산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26~27일 하노이와 호치민의 특정 지역에서 열린 이벤트에 참가한 고객만 이 에디션을 구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기념하고 싶었다”며 “이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우리의 상징적인 로고를 바꾸기로 결정했었다”고 했다.베트남의 가장 큰 맥주 업체인 사베코는 대표 상품인 사이공 맥주가 담긴 두 개의 잔과 잔 위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머리 스타일을 맥주 거품으로 표현한 광고 포스터를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포스터에는 ‘평화를 위하여 건배’라는 의미의 베트남 문장이 새겨졌다. 이 포스터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올라왔는데, 사흘이 지난 1일 오후 3시(현지시간) 기준 9만 6000여명이 ‘좋아요’를 클릭했고, 댓글도 660여개가 달렸다.세계적인 콘돔 제조 업체 듀렉스 역시 지난 26일 두 대의 미사일에 콘돔을 씌운 광고 포스터를 페이스북에 게재에 큰 인기를 끌었다. 포스터에는 ‘유탄을 막자. 평화를 위해’라는 문구를 달아 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념하면서도 제품을 홍보하는 재치를 선보였다. 하노이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트럼프 “北 일부 비핵화만 원해…김정은 핵실험 안한다 말한 건 중요”

    트럼프 “北 일부 비핵화만 원해…김정은 핵실험 안한다 말한 건 중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으며 북한이 일부 지역의 비핵화만 원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낙관적 기조를 견지하면서도 어쩌면 자신과 김 위원장 모두 준비가 안 돼 있었을 수도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이날 밤 워싱턴DC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 반면 북한은 일부 지역에 대한 비핵화만 원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제재 완화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가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거론하자 “걸어 나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어제 상태에서 합의문에 서명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한테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솔직히 그(김 위원장)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부각하며 전망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보이는 듯했다고 폭스뉴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그는 다른 종류의 남자다. 나는 단지 ‘이봐. 이건 잘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뭔가 일어날 것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 뭔가 일어날 것이다.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번 2차 회담에 대해 “나는 우리가 아주 좋은 이틀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그저 우리 둘 다 어쩌면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또한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 얘기를 최근에 했으며, 나에게 좀 전에 막 이 얘기를 했다”며 “그는 실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건 ‘중요한 일’이다. 로켓도 없고 그 어떤 것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나는 그가 한 말을 믿는다. 나는 그가 한 말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굴러가는지 보자”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 위원장과의 단독회담에 들어가면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관련해 “우리는 지난밤 이에 대해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우리는 이 부분과 관련해 아주 특별한 무언가를 진전시켜 왔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오전 0시 15분쯤(베트남 현지시간) 북한 대표단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 핵시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고 소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정은 사상 첫 외신 기자 질문 받을 때 ‘1호 통역관’이 멈칫한 이유는

    김정은 사상 첫 외신 기자 질문 받을 때 ‘1호 통역관’이 멈칫한 이유는

    “Are you confident?” (데이비드 나카무라 미 워싱턴포스트 기자) “김 위원장님 자신 있으십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통역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 “자신감 있으십니까, 확신 있습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통역 신혜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정상회담에서 외신 기자에게 질문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의 통역관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이 김 위원장에게 통역을 해주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신혜영은 잠깐 멈칫하다 이 국장이 통역을 시작하자 그제야 통역하면서 두 사람의 말이 겹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두 사람의 통역을 듣고 “속단하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예단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나의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거라고 믿습니다”라고 답했고 신혜영은 유창한 영어로 통역했다. 정상회담에서 정상이 상대국 기자에게 상대국 언어로 질문을 받으면 자신의 통역관에게 통역을 듣는 것이 관례다. 그럼에도 신혜영이 김 위원장에게 들어온 미국 기자의 영어 질문을 즉각 통역하지 않고 이 국장에게 선수를 빼앗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외교 소식통은 1일 “신혜영이 국제무대 경험이 부족해서 발생한 해프닝인 것 같다”고 했다. 신혜영은 지난해 6월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통역을 맡았던 김주성 대신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1호 통역관’으로 등판한 인물이다. 신혜영이 국제무대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정상회담의 ‘1호 통역관’이었던 김주성은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펴낸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김 위원장의 통역을 전담하는 당 국제부 8과 부원으로 소개됐다. 평양외국어대학 영어학부를 졸업하고 외국어대 동시통역연구소를 거쳐 외무성 번역국 과장으로 근무하다 국제부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해 신혜영은 이력이 알려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1호 통역관’이 실수한 것은 신혜영만이 아니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6일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한 뒤 전용열차에서 내려 베트남 관료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눌 때, 열차에서 김 위원장의 베트남어 통역관이 부리나케 뛰어와 김 위원장 뒤에 서기도 했다. 1~2초 사이였지만 김 위원장이 통역 없이 베트남 관료의 인사를 받는 상황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뻔한 것이다. 신혜영이 멈칫한 것은 실력 부족이라기보다는 기자가 김 위원장에게 질문하는 것이 북한 체제에서는 이례적인 상황이라 당황했거나, 김 위원장이 답을 할지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외신 기자의 질문에 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위원장은 자신감이 붙었는지 이후 확대정상회담에서도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하며 사실상 즉석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나카무라 기자는 28일 WP에 소감문을 올리고 “김 위원장이 뭐라고 할지, 혹은 입을 열기나 할지 아무도 몰랐다“며 “내가 김 위원장에게 답변을 받은 첫 외국 기자인지 모른다”고 했다.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트위터에 “나카무라 기자가 역사를 만들었다”며 “이번 일이 김 위원장과 인터뷰를 하는 계기를 열길 바란다”고 했다. 하노이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노딜 하노이 회담 금융시장 변동성 전반적으로 제한적” 정부 24시간 모니터링 체제 운영

    “노딜 하노이 회담 금융시장 변동성 전반적으로 제한적” 정부 24시간 모니터링 체제 운영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1일 기획재정부는 1일 방기선 차관보 주재로 긴급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고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기재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통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고 4일 이호승 기재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 마지막날인 28일 합의문 작성을 위한 확대정상회담을 돌연 중단하고 합의문 서명 없이 헤어졌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종료되면서 28일 국내 증시는 급락했다. 28일 코스피는 남북 경협주와 건설주 등이 급락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39.35포인트(1.76%) 내린 2195.44로 마감하며 22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도 20.91포인트(2.78%) 내린 731.25로 마감했다. 환율시장도 요동을 치면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5.6원 오른 1124.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5.3원 급등한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상회담 종료 후 국내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영향은 전반적으로 제한적이었다”면서도 “단기적으로 이번 회담결과가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한동안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그럼 북미는 8개월간 뭐했던 거지?…역추적해 찾은 잘못된 단추

    그럼 북미는 8개월간 뭐했던 거지?…역추적해 찾은 잘못된 단추

    지난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양측은 합의문 도출에 실패했다. 이면합의가 있었건, 우호관계가 진전됐던, 결정적인 결과물이 없다. 협상의 결론만 보면 양측의 간극은 좁힐 수 없을만큼 컸다. 하지만 최근 단계적 접근법을 언급했던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의 발언들은 꽤 긍정적이었다. 담판을 앞두고 대미 비난을 자제하고 침묵을 지킨 북한 역시 진중했다. 어디서 문제가 발생한 걸까.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을 짚어봤다.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종전 VS 동창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시 동창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 폐기를 카드로 내밀었다는 관측이 많았다. ICBM은 핵탄두를 싣고 미국 본토로 날아갈 수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구두로 종전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곧 미국의 여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손해나는 협상이었다고 돌아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종전선언은 한미 동맹의 문제인 주한미군철수와 무관하지만 당시에는 종전이 되면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2018년 7월 폼페이오 방북 ‘종전 VS 핵신고’= 미국 내 안좋았던 여론이 문제였을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7월 6~7일 3차 방북을 하면서 종전선언의 대가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기가 아니라 핵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측은 ‘강도적 요구’라는 수위 높은 비난을 했다. 북한 입장에서 핵신고서는 미국이 정밀 폭격을 할 수 있는 지도를 내 주는 격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그럼에도 같은달 27일 북한이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하면서 대화의 끈은 이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2018년 9월 평양정상회담 ‘영변핵시설 VS 대북제재 완화’= 평양정상선언문에는 이미 폭파 조치를 한 풍계리 핵시험장의 검증,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기 뿐 아니라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른 영변핵시설의 폐기 의사’가 담겼다. 북핵의 50~70%를 차지하고, 플루토늄뿐 아니라 고농축우라늄 폐기를 사상 처음으로 의미한 파격적 조건이었다. 대신 북측은 기존의 종전이 아니라 대북제재의 일부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쪽은 더 이상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졌다. #2019년 1월 17~18일 ‘친서 외교 부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하면서 2차 정상회담의 물꼬가 열렸다. 지난해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양 정상의 대리인으로서 실무협상에 나서는 새로운 틀도 긍정적이었다. 이후 실무협상에서 많은 부분 이견이 조율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김 위원장은 빠른 비핵화를 원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게 없다며 속도조절론을 들고 나오면서 완전한 조율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결국 두 정상이 만나야 풀 수 있는 문제라는 의미였다. #2019년 2월 27~28일 ‘영변핵시설+알파 VS 대북제재’= 2차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면 북한은 영변핵시설 폐기에 대해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고, 미국은 이런 교환이라면 영변 외 핵시설 등 추가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북한도 모든 핵을 없애려면 대북제재 완화가 아닌 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따라서 협상은 결렬되며 막을 내렸다. 결국 기존의 이견차가 지속되는 가운데 두 정상의 통 큰 결단으로 위기를 도파하길 기대했지만, 이를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회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상호 대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높은 허들을 얼마나 내릴지, 김 위원장이 얼마나 큰 결단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하노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2차 북미 정상회담 최후의 승자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최후의 승자는

    최종 결렬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승자는 북한도, 미국도 아닌 베트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는 공통의 반(反)중국 노선을 확인했고, 혈맹이었던 북한과의 관계 또한 다졌다. 응우엔푸쫑 베트남 국가주석은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날 만남고 관련 세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양측 지도자들은 또한 국제법 및 항행의 자유 등에 부합되는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주권 존중에 대한 공유된 원칙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증진시키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베트남에 힘을 실어줬다. 베트남은 현재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이 베트남 다낭에 입항한 바 있다. 미 항모전단이 베트남에 기항한 것은 1975년 베트남전 종전 이후 4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기지화하는 중국을 견제하려고 미국과 베트남이 손을 잡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고, 이후 미국과 베트남은 군사·방위 협력을 강화해 왔다. 베트남은 동시에 베트남전에서 한편으로 싸웠던 ‘혈맹’ 북한과의 사이를 복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번 방문 전까지 북한 최고 지도자는 55년간 베트남 땅을 밟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은 1958년, 1964년 두 차례 하노이를 방문해 당시 호찌민 주석과 정상회담했다. 그러나 이후 정치적 견해 등이 엇갈려 사이가 틀어졌다. 이번 방문에서 김 위원장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이 결렬됐음에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르지 않고 쫑 주석과의 회담 등 예정된 주요 일정을 소화하며 베트남을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회담과 관련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는 1일 “회담 일정이 급박하게 잡혔으나 우리는 잘 준비해 절대적인 안전 속에 치러냈다. 이번 회담 개최국인 베트남은 조미(북미)는 물론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았다”면서 “조미 양국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진전을 이룰 기회”라고 자평했다. 하노이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사설]남북 정상회담, 장소 가리지 말고 조속히 개최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하노이 핵 담판이 결렬로 끝난 지 이틀이 지났다. 아무런 합의나 성명서도 없는 ‘노딜’이 전 세계에 안긴 충격이 쉽게 가라앉지 않지만 북미는 냉정을 되찾아 무산된 담판을 교훈 삼아 다음 협상을 준비하기 바란다. 다행히도 회담이 끝난 뒤 북미가 내놓은 발언들을 보면 하노이 회담이 충분히 생산적이고 의미있었다는 데 양측 모두 동의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생산적 회담”에 의견 일치한 북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를 떠나 필리핀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양측은 성취하려고 하는 것 사이의 충분한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는 일 없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활짝 웃으며 작별 인사를 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관영 매체는 1일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 생산적인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평가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이날 새벽 하노이 현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무위원장이 미국식 거래에 이해하기 힘들어 하고, 앞으로 조미 거래에 대해 좀 의욕을 잃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었다”고 미국을 비판하면서도 향후 협상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하루빨리 냉정 찾고 다음 협상 준비해야 문제는 차기 북미 실무협상이나 정상회담이 언제 재개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협상을 할 수 있지만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최 부상도 “다음 회담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합의문까지 작성하고 서명도 하지 않은 충격에서 벗어나 회담 동력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은 자명하지만 너무 지체해서는 안된다. 다시 한번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역할이 요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비핵화 의지를 다짐하고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알려주는 등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남북 경협의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예상했던 3, 4월에 가능할 지 미지수이지만 장소가 어디든 남북 정상이 조기에 회담을 가질 필요성이 생겨난 것은 분명하다. 1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해 5월 판문점에서 ‘핀 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처럼 굳이 서울을 고집하지 말고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은 조속히 만날 필요가 있다. 비핵화 조치+제재완화 절충안으로 중재를 북한은 리용호 외무상이 하노이에서 밝힌 대로 영변 핵시설의 미국 입회하 영구 폐기가 “조미의 현 신뢰수준을 놓고 볼 때 현 단계에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큰 비핵화 조치”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 또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는 북한이 요구하는, 사실상 제재해제에 가까운 민생부문 제재완화는 불가능하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팽팽히 맞서는 북미를 중재할 수 있는 사람은 문 대통령 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하루라도 빨리 만나 비핵화와 제재완화의 절충안을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져야 한다. 문 대통령은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도 “미국·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반도체제 구축 위해 조기 비핵화 이뤄야 하노이 북미 회담에서 양측의 요구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돌아오지 못할 비핵화의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북미 모두 일정한 양보를 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하지만 비핵화를 질질 끌다가는 미국 내부에서 동력을 잃기 쉽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것처럼 트럼프 행정부와의 타결 희망을 버리고 ‘새로운 길’로 가 비핵화의 문을 잠글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언급한 대립과 갈등을 끝낸 평화협력공동체인 ‘신한반도체제’를 앞당기기 위해서도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신속히 달성되어야 할 것이다.
  • 협상결렬 ‘블레임 게임’, 북미가 서로 질수 없는 이유

    협상결렬 ‘블레임 게임’, 북미가 서로 질수 없는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하노이 공동성명의 도출에 실패한 가운데 ‘블레임 게임’(blame game)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다른 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비핵화 협상이라는 호랑이 등에 탔던 두 정상 중에 먼저 내린 쪽은 전세계의 비난과 함께, 국내에서 더 큰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고, 다음 번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북미 양측이 ‘블레임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사활을 걸수 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블레임 게임은 실패한 협상 뒤에는 반드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협상의 연장선이다. 지난달 28일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제재 해제를 원했다“며 “북한은 핵 프로그램 상당수를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미국이 전면적인 제재 해제는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결렬의 원인이 북한에게 있다는 의미다. 또 “이틀 뒤나 다른 때에 청문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이 중요한 시기에 증언회가 있었다는 것이 옳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코언은 거짓말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의 옛 변호사로 아킬레스건을 쥔 마이클 코언이 소위 ‘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지난 27일(현지시간) 국회 공개 증언에 나섰던 점 역시 협상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이튿날인 1일,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란과 잘못된 핵합의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거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북한 등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거부했다. 미국 국민의 안전을 언제나 정치보다 먼저 둔다”고 트위터에 썼다. 전 정권의 정책을 지적하며 차별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리 외무상은 전날 자정에 멜리아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제1차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에서 공동인식으로 이룩된 신뢰 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 제안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특히 인민 생활에 지장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우리는 영변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 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의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아닌 ‘미국의 판깨기’였다는 의미다. 특히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1일 정상회담 결렬 소식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회담의 긍정적인 측면을 앞세워 전했다.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경제집중노선 채택에 대한 내부적 동요를 막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회담 의지를 더욱 강하게 밝혀 먼저 판을 깨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도 읽힌다. 북한의 입장에서 먼저 판을 깬다면 다시 은둔의 역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크다. 반면 미국이 먼저 판을 깬다면 중국과 러시와의 대북제재 전선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역시 먼저 판을 깬다면 냉전의 마지막 산물로 세계 평화를 위한 한 축인 한반도의 평화프로세스를 돕지 않았다는 비난을 국내외에서 받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불리하다. 이런 사정이 두 정상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이유로 보인다. 다만, 당분간은 냉각기를 거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시도는 지속되겠지만 그간 정상이 직접 결정하는 톱다운 형식으로 비핵화 담판이 진행돼 온만큼, 결국 3차 회담 여부는 두 정상의 입에 달렸다. 하노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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