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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탄소년단 유엔 연설X김정숙 여사와 인증샷 “자랑스럽다”

    방탄소년단 유엔 연설X김정숙 여사와 인증샷 “자랑스럽다”

    방탄소년단은 24일(현지시각) 미국 맨하탄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의장에서 진행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네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에 참석해 단상에 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끄는 ‘청년 2030’(Youth 2030) 프로그램 중 교육부문 파트너십을 홍보하기 위한 자리다. 한국 가수가 유엔총회 행사장에서 연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김남준·24)은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지난해 11월 유니세프와 함께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서울 근교의 일산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10살 무렵부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자신을 집어넣으며 나의 목소리를 잃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별을 보면서 꿈꾸지 말고 실천해보자고 생각했다. 내 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며 “저에게는 음악이라는 도피처가 있었다.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RM은 “사람들이 ‘방탄소년단은 희망이 없다’고 말했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멤버들이 있었고 아미(팬클럽명)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단점도 있지만 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덴마크, 케냐, 파나마, 온두라스, 기니 등 세계 각국의 국가원수 및 정부수반 다수와 스리랑카와 니제르의 영부인 등이 참석했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뉴욕을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도 자리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정숙 여사는 RM의 연설을 들은 뒤 “방탄소년단이 유엔무대에 선 것이 자랑스럽다”, “음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유력 음악 매체 빌보드가 집계하는 음반 차트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두 차례 정상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유니세프와 함께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으며 유니세프의 아동 및 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인 ‘엔드 바이올런스(#ENDviolence)’를 후원하고 있다. 앞서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함께 5억 원을 유니세프에 기부했으며 팬들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5∼6일, 8∼9일 LA 스테이플스센터를 시작으로 월드투어에 들어갔다. 다음 달 6일에는 뉴욕 시티필드에서 한국가수 최초로 단독 공연을 펼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방탄소년단 유엔연설 “10세 때부터 타인 의식해..내 목소리를 듣자”

    방탄소년단 유엔연설 “10세 때부터 타인 의식해..내 목소리를 듣자”

    그룹 방탄소년단에 유엔(UN) 총회 무대에서 연설했다. 방탄소년단은 24일(현지시각) 미국 맨하탄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의장에서 진행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제네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에 참석해 단상에 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끄는 ‘청년 2030’(Youth 2030) 프로그램 중 교육부문 파트너십을 홍보하기 위한 자리다. 한국 가수가 유엔총회 행사장에서 연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김정숙 여사와 구테흐스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김남준·24)은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지난해 11월 유니세프와 함께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서울 근교의 일산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10살 무렵부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자신을 집어넣으며 나의 목소리를 잃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별을 보면서 꿈꾸지 말고 실천해보자고 생각했다. 내 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며 “저에게는 음악이라는 도피처가 있었다.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RM은 “사람들이 ‘방탄소년단은 희망이 없다’고 말했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멤버들이 있었고 아미(팬클럽명)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단점도 있지만 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강조했다. 연설은 총 7분간 이어졌으며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방탄소년단은 5∼6일, 8∼9일 LA 스테이플스센터를 시작으로 월드투어에 들어갔으며, 다음 달 6일에는 뉴욕 시티필드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시티필드는 미국메이저리그 팀 뉴욕 메츠의 홈구장이며,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를 비롯해 제이지,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이 공연했다. 한국가수가 이곳에서 단독공연을 펼치는 것은 처음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고루한 유엔에 신바람 불어넣은 ‘방탄소년단’

    고루한 유엔에 신바람 불어넣은 ‘방탄소년단’

    “자랑스럽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제73차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니세프의 새로운 청소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파트너십 출범 행사에서 발언자로 초청받은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BTS가 지난 5월과 9월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기록한 것을 축하하고, 이들이 음악을 통해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대변함으로써 힘이 되고 있다고 격려한 것이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는 10~24세 청소년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유엔의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이다. 안토니오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2030년까지 모든 청소년들이 교육 시설 또는 고용 상태에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천명했다. 덴마크, 케냐, 파나마, 온두라스, 기니 등 세계 각국의 국가원수 및 정부수반 다수와 스리랑카와 니제르의 영부인 등이 참석했다. 앞서 미국 CBS는 BTS가 유엔총회 무대에 서는 배경과 관련, “유엔에는 젊음이 필요하고, 케이팝 보이밴드는 글로벌 15∼25세 집단을 지배한다”고 전했다. CBS는 “BTS가 고루한(staid) 유엔에 신바람(buzz)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사에서 이들이 젊은 세대의 아이콘으로서 유엔에 참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BTS는 ‘유니세프 글로벌 서포터스’라는 새 타이틀과 함께 낸 성명에서 “우리는 젊은이들이 서로 보여주는 상호 지원이 사랑을 보여주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뉴욕 도착…유엔외교 및 한미정상회담 일정 돌입

    문 대통령 뉴욕 도착…유엔외교 및 한미정상회담 일정 돌입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해 3박 5일간 이어질 유엔 외교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 첫 일정으로 24일 오전 28개국이 공동 주최하는 ‘세계 마약 문제에 대한 글로벌 행동 촉구’ 행사에 참석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한다. 취임 후 다섯번째 한미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주했던 제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가지고 북미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와 북미 간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유엔이 지속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25일에는 미국 외교협회와 코리아소사이어티, 아시아소사이어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 성과와 지난 1년간 진전된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연설한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만들기 위한 비전을 밝히는 동시에 한미 간 긴밀한 공조의 필요성도 강조할 계획이다. 26일에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비핵화 협상 진전 등 북미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구상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평화·안보, 인권, 개발·인도지원, 기후변화 등 국제 사회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역할과 의지를 천명할 예정이다. 이후 스페인과 칠레 정상 등과의 양자 정상회담 일정까지 마치면 우리나라 시간으로 27일 오후 귀국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대통령, 뉴욕 도착… 트럼프에 김정은 ‘구두메시지’ 전한다

    문대통령, 뉴욕 도착… 트럼프에 김정은 ‘구두메시지’ 전한다

    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비핵화 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 3박 5일간의 유엔 일정에 돌입했다. 유엔총회 기간 한·미 정상회담 및 한·일 정상회담을 연이어 갖고 남북 관계의 진전을 통해 북·미관계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내기 위한 비핵화 외교의 본격적인 막을 올리는 것이다.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4일 한·미정상회담을 한 다음 날인 25일 한·일 정상회담이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13시간여의 비행 끝에 이날 오후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24일 오전 28개국이 공동 주최하는 ‘세계 마약 문제에 대한 글로벌 행동 촉구’ 행사에 참석한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다섯 번째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18~20일) 결과를 토대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와 비핵화 논의의 진전을 끌어내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9월 평양공동선언’에 명문화하지 않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된 ‘구두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 지속적인 유엔의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25일에는 미국 외교협회와 코리아소사이어티, 아시아소사이어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 성과와 지난 1년간 진전된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연설한다. 이날 미국 FOX뉴스와의 인터뷰에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도 갖는다. 최근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성공적인 북·미 대화를 위한 일본의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26일에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비핵화 협상 진전 등 북·미관계 개선을 추진하고자 하는 구상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칠레 정상 등과의 양자 정상회담 일정까지 소화한 뒤 문 대통령은 27일(한국 시간) 오후에 귀국한다. 뉴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포토] 뉴욕으로…문재인 대통령 부부 ‘잘 다녀오겠습니다’

    [서울포토] 뉴욕으로…문재인 대통령 부부 ‘잘 다녀오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뉴욕으로 출발하는 전용기에 타기 전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9.23. 청와대사진기자단
  • [서울포토] 유엔총회 참석차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

    [서울포토] 유엔총회 참석차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UN총회 참석을 위해 서울 공항을 출발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18.09.23 청와대사진기자단
  • 문 대통령, 유엔총회·한미 정상회담 위해 뉴욕으로 출발

    문 대통령, 유엔총회·한미 정상회담 위해 뉴욕으로 출발

    문재인 대통령이 제73차 유엔총회 참석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3일 미국 뉴욕으로 출발했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온 지 사흘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쯤 성남 서울공항에서 김정숙 여사 등과 함께 출국했다. 오는 26일 귀국길에 올라 27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문 대통령은 뉴욕에 도착한 다음 날인 현지시각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다. 정상회담은 한국시각으로 25일 새벽에 열린다. 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북·미 대화를 재개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평양 방문을 마치고 대국민보고를 통해 “논의한 가운데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26일에는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 등에 대한 비전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밖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 정상과 회담을 할 예정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서울포토] 환송인사들과 인사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

    [서울포토] 환송인사들과 인사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으로 출발하는 전용기에 타기 전 환송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8.9.23. 청와대사진기자단
  • [서울포토] 서울공항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서울포토] 서울공항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UN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위해 서울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18.09.23 청와대사진기자단
  • 김정숙 여사가 추석 장에서 산 생경한 해산물

    김정숙 여사가 추석 장에서 산 생경한 해산물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사진을 23일 공개했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경남 양산 덕계동의 덕계종합상설시장을 찾았다. 이 곳은 문 대통령 부부가 양산에 살 때 자주 이용했던 곳이다. 푸른 바지 정장 차림에 핫핑크색 장지갑을 손에 든 김 여사는 노점 할머니가 파는 가지를 사서 살짝 데쳐 나물로 무쳤다고 청와대 페이스북은 전했다. 단골 해산물 가게에 들린 김 여사는 싱싱한 군소를 샀다.군소는 해조류를 먹고 사는 연체동물로 경상도 지역에서 요리를 많이 해먹는다고 청와대 페이스북은 설명했다. 군소 자체의 수분으로 요리하는 것이라 김 여사는 꼼꼼하게 싱싱한 것을 골랐다고도 전했다. 다음으로 청과물가게에 들린 김 여사는 사과도 넉넉히 구입했다.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과 바로 이어지는 유엔총회 일정으로 추석을 가족과 보내지 못할 것을 걱정한 김 여사가 부산에 계신 어머님께 인사를 드리고 시장에 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호박속과 쪽파도 구입한 김 여사는 전을 부쳐 맛있게 먹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당시 수행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안도현 시인이 서울신문에 당시 감동을 담은 기행문을 보내오셨습니다. 안 시인이 보고 느꼈던, 그리고 언론 매체에선 볼 수 없었던 정상회담 이면의 이야기들을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듯 생생한 북한의 풍경들을 함께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자의 서해 직항로의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보였다. 이른 새벽 해 뜨기 전에 잠을 자지 못하고 나선 길이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 순안비행장이라 불리던 평양국제비행장 청사는 현대식 건물로 면모를 완전히 바꿨고, 의장대와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의 함성이 귓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차범근도, 유홍준도…벅찬 감동에 “왜 이렇게 눈물이”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 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천천히 움직였고 우리는 시민들의 진심 어린 표정 하나하나를 가까이에서 읽을 수 있었다. 버스 바깥도 버스 안도 만남의 감격의 출렁거렸다. 선두에서 남북 정상은 정상끼리, 행렬 뒤쪽에서 같은 동포인 우리는 우리끼리 만나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 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썬팅 처리된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볼 날이 없었다. 누군가가 눈물 타령한다고, 감상적이라고 또 이죽거린다고 해도 평양에서는 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식수행원들의 숙소는 백화원초대소, 특별수행원들의 숙소는 고려호텔이었다. 오랜만에 들어선 고려호텔은 별다른 장식 없이 조용히 낡아가고 있었다. 1인 1실로 배정된 방에는 사과, 배, 귤, 바나나로 구성된 과일 한 접시와 과자, 사탕, 껌이 담긴 접시 하나가 ‘당신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내게 재떨이는 또 반가운 선물이었고. 호텔 창밖으로 평양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올라 평양 시내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 호텔에서 가까운 평양역 구내로 화물차와 전철이 쉼 없이 오가는 게 보였다.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호텔 2층 뷔페식당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는데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봤다. 북쪽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룩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으면서 나는 1930년대 후반 시인 백석을 떠올렸다. ●김정숙 여사 ‘영부인 외교’ 동행한 리설주 여사 ‘깍듯한 환대’ 인상적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와 같은 문화예술계 인사,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등 체육계 인사,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14호차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쪽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정장 차림에다 하이힐을 신고 부동자세에 가까운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이기 전에 젊은 부부가 웃어른을 모시는 우리의 전통 예절을 잊지 않으려는 자세가 분명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이어서 김원균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했다. 김원균은 북한의 국가와 ‘김일성장군의 노래’ 등을 작곡한 사람으로 북한 정권 초기 앞장서서 음악으로 ‘혁명과업’을 수행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재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 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되었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 ‘그대 없이는 못 살아’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주었다. 남쪽의 대중가요를 선곡한 것도 모두 남쪽 손님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한 거라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그렇지만 나는 귀에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서도 왠지 불편했다. 낯간지러운 가사와 트로트풍의 가요를 내가 모두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외국에 나가 북한 식당을 들렀을 때 점점 남쪽 사람들의 입맛대로 음식들이 변화하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불편함과 유사한 것이다. ●‘홀로아리랑’에 눈물…“어떤 난관도 아리랑 고개 넘듯 헤쳐 가야” 환영공연에 등장한 인민배우들의 한복 디자인도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원래의 것을 놓치고 남쪽을 흉내 내는 일로 남쪽을 배려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될 모든 남북 관계에서 북한은 원래의 북한을 유지해야만 화해와 협력도 대등한 관계 속에서 진전될 것이 아닌가.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되었다. 가사 뒷부분은 이렇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타고 간다/ 가다가 홀로섬에 닻을 내리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해보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1980년대 후반에 남쪽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가 2018년 평양에서 울려 퍼진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걸어가기도 하였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와 부인 리설주 녀사께서 주최하는 연회”가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 것으로 나는 평양 방문을 한 것에 대해 우쭐거려 보려고 한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 이에 화답하듯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내 옆자리에 앉은 당중앙위 조용원 부부장은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금지의 언어가 아니라 소통의 언어로 말하고자 하였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은 찡그린 얼굴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한 한 사람은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양에서 가장 현대화한 지역은 미래과학거리 구역이었다. 여기에는 전에 없던 현대식 고층빌딩과 아파트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곳에는 과학자, 연구자, 교육자들이 주로 거주한다고 했다. 이 거리의 가로수들은 대부분 메타세쿼이아였다. 북에서는 이걸 수삼나무라고 부른다. 이밖에 평양의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나무들은 살구나무와 버드나무가 있다. 봄이 되어도 평양 거리에 벚나무들이 벚꽃을 휘날리는 일은 없다.9월 19일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이번 평양 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기록될 공동선언은 남쪽에 생중계 되었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웅장한 집단체조…남북 정상을 향한 15만 환호는 ‘지축 진동’ 평양 방문은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고,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모두 300g이었다. 평양교원대학은 우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합친 교육기관이다. “어린이들에게 한 컵의 물을 주기 위해 한 동이의 물을 들이키는 심정으로 가르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평양 방문 때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집에 그 판화를 가져와 펼쳐 놓고 다시 보아도 내 선택이 현명했던 건 분명하다.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 보는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지축을 울린다는 그 상투적인 표현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수사일 것이다.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주었다. 다들 하나같이 말했다. “남쪽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공연이지. 아이들을 저렇게 동원해서 연습 시키면 가만히 있을 엄마가 한 사람도 없을 걸.” 씁쓸했지만 그게 또 우리의 현실이었다. 1970년대 중반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중학생이었던 나도 마스게임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 어린 우리는 뙤약볕 속에서 살을 태워가며 연습을 해야 했다. 개인은 없고 집단만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북쪽 안내원이 말했다. “여기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엄마는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한답니다.”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저녁 9시경이었다. 20일 새벽 4시에 출발한다는 갑작스런 통보가 전해졌다. 평양 방문 내내 우리는 그 다음 일정을 알지 못해 궁금해 하였다. 일정이 정해진다고 해도 남과 북의 안내원 말이 다를 때가 있었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실무적으로 삐걱거리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특별수행원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백두산은 밤에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다는 말도 들렸다. 어쨌든 젊은 가수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9월 20일 새벽 1시까지 큰 짐들을 호텔 로비에 내려놓으라는 전갈이 왔다.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되었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서 빈 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남북을 위한 백두산의 환대, 이젠 평양도 백두산도 멀지 않더라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의 공기였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나는 마음껏 맑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만약에 할 수만 있다면 삼지연의 공기를 팔아 돈을 벌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지연비행장과 그 주변은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새로운 터미널이 신축되었고, 활주로는 깨끗하였다. 백두산으로 가는 포장도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깔나무(냑엽송), 가문비나무, 자작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길을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말했다. “남쪽에서 오신 나이 드신 손님들을 위해 속도를 80㎞ 이하로 줄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백두산과 천지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로 우리를 환대해 주었다. 1920년대에 육당 최남선이 쓴 ‘백두산근참기’를 나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꽃은 졌지만 잎은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는 일이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봉투에 넣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즐거움이었다. 백두산과 천지 주변을 마음껏 걸으며 둘러보고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 잎사귀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는 것, 그것으로 나의 ‘백두산근참기’는 완결편을 갖게 되었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김정은, 손가락 하트 사진 찍었다…남쪽 사람들 보면 놀랄 것”

    “김정은, 손가락 하트 사진 찍었다…남쪽 사람들 보면 놀랄 것”

    “(손가락 하트를) 어떻게 하는 겁니까? 나는 모양이 안 나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에서 특히 유행하는 ‘손가락 하트’ 포즈를 하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방북 일정에 동행했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뒷이야기를 취재진들에게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 부부는 20일 오전 백두산을 함께 방문한 한국 측 특별수행단의 요청으로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김 대변인에게 다가와 “이거(손가락 하트) 어떻게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고, 김 대변인이 방법을 알려주자 “나는 모양이 안 나옵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곧 두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냈고, 리설주 여사가 그 하트를 두 손으로 받치는 포즈를 취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방북단에 함께했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모습을 남쪽 사람들이 보며 놀라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장군봉 정상에서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에는 1대에 4명씩 탔고, 첫 케이블카에는 남북 정상 부부가 탔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저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과 함께 탔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천지에서 대형 제사상이 발견됐다. 옛날 왕들이 나라의 국태민안을 빌 때 사용하던 제사상이다. 그러니 예전부터 천지에 올라와 제사를 지냈다는 뜻”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오늘 두 분 정상이 같이 올라오셨으니 백두산 신령께 조국의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면서 북한 조기천 시인의 장편서사시 ‘백두산’을 읊어줬다고 전했다. 천지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이 어떻게 되느냐”라고 묻고, 김 위원장이 “저기 흰 말뚝 보이시죠. 거기부터 시작해 안 보이는 저 왼쪽, 서쪽이 국경선이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김정숙 여사와 리 여사는 팔짱을 끼고 다녔다고 김 대변인은 덧붙였다. 특별수행단 중 한완상 교수는 천지의 물을 두 손으로 떠 마시며 “내가 이걸 마시러 왔다”고 했고, 백 명예교수는 “두 정상이 위대한 일을 했다. 제재를 하나도 위반하지 않으면서 이 많은 일을 해내셨다”고 이야기했다. 천지에서 내려오기 전에 가수 알리가 진도아리랑을 불렀고, 이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진도가 제 고향입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백두산에서 내려와 오찬을 가진 삼지연 초대소에서는 연못가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일부러 잔디밭에 천막을 치고 점심식사를 했으며, 7명의 실내악단이 연주를 했는데 대부분 ‘예스터데이’, ‘마이웨이’와 같은 팝송이었던 것으로 김 대변인은 말했다. 이어 “저는 김 부위원장, 노 인민무력상과 함께 오찬장에 있었는데, 그들은 ‘백두산 아래 첫 동네, 하늘 아래 첫 동네가 여기’라고 이야기하더라”면서 “들쭉아이스크림, 산나물, 산천어 등도 백두산 근처에서 나온 음식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오찬 후 두 정상이 삼지연 다리에서 산책한 것을 두고 리 여사가 “도보다리 걸어가실 때 모습이 연상된다. 그때 너무 멋있었다”라는 얘기를 했다고도 했다. 오찬 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관계자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이 김 위원장에게 작별의 술잔을 권했다고 김 대변인은 떠올렸다. ‘김 위원장이 작별주를 전부 마셨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그때그때 달랐다”고 했다. 첫날 목란관 환영 만찬 때에는 가수 에일리가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지코가 ‘아티스트’, 알리는 ‘365일’, 그리고 작곡가 김형석이 알리와 함께 ‘아리랑’ 피아노 연주를 했고, 마술사 최현우의 마술쇼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북한에 머문 총 시간은 54시간이며, 이 가운데 김 위원장과 함께한 시간은 17시간 5분인 것으로 집계가 됐다”면서 “공식회담은 두번에 걸쳐 3시간 52분 동안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함께한 식사는 네번이다. 첫날 환영 만찬이 4시간, 둘째날 옥류관 오찬이 1시간 30분, 둘째날 만찬인 대동강수산시장 만찬이 1시간 30분, 마지막날 삼지연 오찬은 2시간 등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평양회담 뒷이야기]회담 하루 연장할 뻔...남북 정상 17시간 찰떡행보

    [평양회담 뒷이야기]회담 하루 연장할 뻔...남북 정상 17시간 찰떡행보

    북측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하루 연장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행사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북측관계자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삼지연 초대소에 올라갔다 내려와 혹시라도 더 머물 수 있으니 특별히 준비를 해놓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회담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 일행이 200여명으로 많이 있지 않나. 그래서 삼지연 초대소를 비우고 우리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우리 쪽 사정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으로 출국하기 때문에 평양에 더 머물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는 “원래 우리 쪽은 2박 3일을 생각했는데, 북측이 손님 맞은 입장에서 여러 사정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도 북측은 우리에게 하룻밤 더 머물고 갈 것을 제안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이런 제안을 받고 “큰 것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합니다”라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이번에도 지난 19일 백화원 초대소 앞 정원에서 문 대통령이 기념식수를 할 때 표지석에 회담 기간이 20일까지가 아닌 21일까지로 표시돼 평양에 하루 더 머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백두산 방문은 ‘깜짝 일정’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0일 백두산 방문은 알려진 대로 ‘깜짝 일정’이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회담 전 백두산 방문이 사전 계획된 일정이었을 것이란 추측에 대해 김 대변인은 “모르고 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날씨와는 어울리지 않은 두꺼운 외투를 입고 백두산에 올랐고, 김정숙 여사는 사전에 제주 생수 ‘삼다수’를 준비해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물을 섞는 소박한 ‘합수식’을 했다. 수행원들은 K2 방한용 점퍼를 챙겨입고 왔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선 실무협의 때 백두산 동반 방문이 결정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언제 어느 때를 대비해서라도 대통령 부부는 충분히 옷을 가져가신다”라고 설명했다. 또 수행원들의 방한용 점퍼에 대해선 “(점퍼가)언제 도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백두산 방문이) 결정되고 나서 급하게 250벌을 공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17시간 찰떡 행보 이번 회담 때 문 대통령의 옆에는 언제나 김 위원장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첫날 저녁, 둘째 날 점심·저녁, 셋째 날 점심을 포함해 무려 4번의 식사를 함께했다. 19일 평양대동강수산물시장에서의 저녁도 애초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으나 뒤늦게 합류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오늘 내가 너무 시간을 많이 뺏는 것 아닙니까”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한 시간을 집계해보니, 북한에 머문 54시간 중 17시간 5분을 함께 했더라”고 전했다. 두 차례 공식회담하는데 3시간 25분이 걸렸고, 첫날 환영만찬은 4시간가량 이어졌다. 둘째 날 옥류관 오찬은 1시간 30분, 대동강수산물시장에선 1시간 30분, 삼지연 오찬에선 2시간을 함께 했다. ◆70% 새로 제작한 ‘빛나는 조국’ 북한은 문 대통령을 위해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의 70%를 각색했다. 빛나는 조국은 체제선전용으로 기획된 거라 원본 그대로 공연했다가는 이를 관람하는 문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느낄 게 뻔했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북측 고위관계자가 ‘내가 정권수립기념일(9.9절) 70주년 때 봤던 공연과 너무 달라 어떻게 닷새 동안 이렇게 수정했는지 신기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김 대변인에게 “애초 이 공연은 북한 역사 70주년을 서술하는 내용이다. 조국 창건과 전쟁, 건설, 김 위원장 시대의 번영을 표현한 공연인데 이데올로기적인 내용은 다 빠졌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7장으로 구성된 공연 가운데 3장 후반부터는 새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영상] 백두산 천지에 울려 퍼진 알리의 ‘아리랑’

    [영상] 백두산 천지에 울려 퍼진 알리의 ‘아리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방문한 가수 알리가 백두산 천지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오전 백두산에 올랐다. 이날 알리는 두 정상과 김정숙 여사, 리설주 여사 등이 보는 앞에서 ‘진도 아리랑’을 열창했다. 현장에 있던 수행원들은 알리의 노래에 맞춰 손뼉을 치며 깜짝 공연을 즐겼다. 문 대통령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알리의 노래를 감상했다. 김 위원장도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알리의 노래에 집중했다. 악을 전공한 김 여사는 알리의 노래를 일부 따라 불렀고, 리 여사 역시 노래에 맞춰 고개를 끄덕였다. 알리의 노래가 끝나자 박수가 이어졌고, 문 대통령은 알리에게 악수를 청했다. 김 위원장은 살짝 목례를 하며 박수를 보냈다. 알리는 지난 3월에도 남북정상회담 사전 행사로 열린 평양 공연 ‘봄이 온다’를 위해 방북한 바 있다. 알리는 당시 자신의 노래 ‘펑펑’과 함께 간 정인과 ‘얼굴’을 불렀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지코 “평양냉면과 배 속 김치가 가장 맛있었다” 방북 소감

    지코 “평양냉면과 배 속 김치가 가장 맛있었다” 방북 소감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던 가수 지코(우지호·26)가 “지금도 백두산 천지를 보고 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2박 3일간의 여정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지코는 연합뉴스를 통해 “천지가 너무 아름다워서 정말 넋을 놓고 봤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장관이었다. 사진도 파노라마로 찍어야 할 정도로, 눈에 다 안 담길 정도로 커서 360도 회전해야 풍광을 온전히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백두산에 올라도 날씨 때문에 온전히 그 그림을 보기 어렵다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시원하게 풍광이 들어왔다. 그게 너무 기뻤다”고 덧붙였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8일 방북 첫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에게 지코를 “이번 방북단에서 가장 핫한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한 데 대해 지코는 “정말 그렇게 소개해주셨다”면서 “저도 가수 지코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며 웃었다. 방북 첫날 열린 김 위원장 주최 만찬장에서 지코는 ‘아티스트’를, 에일리는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알리는 자신의 곡 ‘365일’을 부른 뒤 김형석 작곡가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아리랑’을 불렀다고 전했다. 그는 “힙합이란 낯선 장르여서 분위기에 맞을지 걱정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호응해주셨다”며 “보통 중간에 ‘풋 유어 핸즈 업’(Put Your Hands Up) 같은 영어 애드리브를 하는데, ‘손 위로’라고 바꿔서 하니 남북 참석자들이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주셨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호응을 묻자 “거리가 있어서 제대로 보진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무척 화기애애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5·1 경기장에서 15만 관객이 모인 가운데 열린 집단체조를 본 소감도 밝혔다. 그는 “제가 여태까지 보지 못한 스케일의 무대, 퍼포먼스여서 보는 내내 넋을 놓고 본 것 같다”면서 “카메라에 잡힌 것보다 실황은 규모가 더 큰 느낌이었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공연이었다”고 떠올렸다. 또 뮤지션답게 음악종합대학 방문에서 본 아리랑 등의 공연을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아리랑 공연 관람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면서 “현악, 관악, 합창단, 국악기가 모두 등장했는데 너무나 수준급 실력이었다”고 기억했다. 현지에서 맛본 음식 중 평양냉면과 배 속 김치가 정말 맛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옥류관 가는 일정이 잡혀 있어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정말 맛이 궁금했는데, 먹어 본 평양냉면 중 단연 으뜸이었다. 기대에 부응하는 맛이었다”고 웃었다. 이어 “만찬장에서 나온 배 속 김치도 정말 맛있었다”며 “배 속에 김치를 넣어서 먹는 건데 기억에 남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방북길에 오를 당시 말끔하게 수트를 입은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는 질문에는 “서울에 도착해서 알았다”면서 “평소 그렇게 입고 다녀 팬들에겐 낯설지 않았을 텐데, 무대에서 화려한 이미지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돋보인 ‘내조 외교’

    돋보인 ‘내조 외교’

    남북 두 정상의 파격 행보 못지않게 관심을 끈 것이 남북 퍼스트레이디의 ‘내조 외교’였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따뜻한 인사말을 건네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때로는 따로 외부활동도 하면서 우의를 다졌다. 특히 방북 첫날인 지난 18일 옥류아동병원, 김원균 음악종합대학 방문 등 두 차례로 예정됐던 김 여사의 공식 일정에 리 여사가 모두 동행한 것은 북측이 퍼스트레이디 의전에도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보여 주는 대목이다. 김 여사와 리 여사는 남북의 퍼스트레이디가 북한에서 처음 만난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백화원 영빈관을 둘러보던 중 리 여사가 김 여사의 손을 잡으며 “날씨가 쌀쌀해졌는데 감기 드시지 않게 조심하십시오”라고 말을 건네는 장면은 다정한 자매, 모녀를 연상하게 했다. 두 사람의 궁합은 음악종합대학 방문 일정에서 가장 돋보였다.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김 여사와 리 여사는 학생들이 선보인 ‘우리는 하나’라는 곡을 따라 부르는가 하면 공연을 보며 간간이 귓속말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옥류관에서 19일 진행된 오찬 자리에서는 김 여사가 리 여사에게 다가가 판문점 회담 기념 메달을 선물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두 분이 지금 역사적으로 만들어 낸 큰 것은 더 큰 메달로 기념해야 하는데 이 정도 메달로 해서 제가 (남편에게) 뭐라고 했습니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리 여사는 “두 분께서 우리 겨레와 민족을 위해 아주 큰 일을 하시리라 굳게 확신합니다. 문 대통령님도 제가 믿고 말입니다”라고 화답했다. 두 퍼스트레이디는 20일 백두산 등반에도 동행하면서 함께 평양정상회담 일정을 마무리했다. 산책을 하던 김 여사가 한라산에서 가져온 물을 붓고 천지 물을 물병에 담는 순간 리 여사가 김 여사의 옷이 물에 닿지 않도록 살며시 잡아 주는 광경은 이번 만남을 통해 두 사람이 얼마나 더 가까워졌는지를 고스란히 보여 줬다. 리 여사가 김 위원장과 함께 올 연말 서울을 방문하면 남북의 퍼스트레이디가 서울 곳곳을 누비는 장면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김정은, 서울서 환영받을 만큼 일 많이 못했다고 했다”

    “김정은, 서울서 환영받을 만큼 일 많이 못했다고 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에 동행했던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가 아직 서울에서 환영받을 만큼 일을 많이 못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20일 채널A와 MBN 뉴스에 잇따라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평양 시내 10만 인파가 나와 문 대통령을 환영했는데, 김 위원장도 서울에 오시면 환영받을 것이라고 했더니 겸손한 화법으로 답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김 위원장 얼굴을 유심히 봤는데 검게 탔더라. 현지 지도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내부 장악력이 확고한 것 같았고, 비핵화 노선에 대한 북한 인민의 지지 역시 확실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첫날 만찬에서 김 위원장에게 술을 권하면서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보수 야당도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남북국회회담이 긴요하니 올해 안에 평양에서 꼭 회담을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려달라고 말씀드렸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어제 만찬에서 김정숙 여사가 ‘동무생각’을 부르고 리설주 여사에게 같이 하자고 제안하자 리 여사가 ‘저는 서울 가서 하겠습니다’라고 사양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평양의 변화한 모습도 전했다. 정 대표는 “어제 새벽 6시쯤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혼자 나와 평양역을 지나 대동강변을 1시간쯤 산책했다”면서 “전에 평양에 갔을 때에는 호텔 밖으로 가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는데, 어제는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105층짜리 류경호텔에 ‘인민 중시’라는 네온사인이 있었다”면서 “‘미 제국주의 타도’라는 구호가 붙어 있던 자리에는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구호가 붙어 있었다. 한마디로 확실히 변했더라”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북측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정말 성심껏 준비했다는 느낌”이라면서 “배석자가 ‘김 위원장이 메뉴 하나까지 직접 챙겼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평양 시내 퍼레이드를 할 때 무개차에 하나 있던 자리를 남쪽 경호처장에 양보했다”면서 “그만큼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게 되면 그만큼 대접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가수 알리, 백두산 천지 울린 ‘아리랑’ 공연...“국보급 가수”

    가수 알리, 백두산 천지 울린 ‘아리랑’ 공연...“국보급 가수”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한 가수 알리가 백두산 천지 앞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20일 오전 가수 알리가 백두산 천지 앞에서 ‘아리랑’을 즉흥적으로 부른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알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과 백두산 등산에 동행했다. 그는 천지 앞에 도착해 벅차는 마음을 노래로 표현했다.공개된 영상에는 ‘아리랑’을 열창하는 알리 모습이 담겼다. 그의 노래에 남과 북 양측 인사는 박수를 보내며 감상에 젖었다. 특히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아리랑’을 따라 부르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이를 본 네티즌은 “와 알리 진짜 감동적”, “‘아리랑’이 왜 이렇게 감동적이지”, “알리 대단하네요. 역시 대한민국 국보급 가수!”, “봐도 봐도 좋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알리는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에도 참석한 바 있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가수 알리, 백두산 천지서 ‘진도 아리랑’ 즉석 공연(영상)

    가수 알리, 백두산 천지서 ‘진도 아리랑’ 즉석 공연(영상)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음음음 아라리가 났네~” 백두산 천지에서 구성진 ‘진도 아리랑’ 가락이 울려 퍼졌다.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방문길에 함께 나선 가수 알리가 천지를 둘러보다가 즉석 공연을 펼친 것이다. 이날 공개된 남북 정상의 천지 방문 영상을 보면 이번 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함께한 알리의 진도 아리랑 노래가 시작되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물론 동행한 모든 이들이 알리 주변으로 모여들어 흥겨운 가락에 빠져들었다.곧 많은 이들이 박수로 박자를 맞췄고 성악가 출신인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는 함께 따라부르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환한 미소와 함께 알리의 노래를 감상했다. 노래가 끝난 뒤 박수가 쏟아졌고, 문 대통령은 알리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려주고 악수로 감사를 표시했다. 김 위원장도 박수를 치며 감사하다는 뜻의 목례를 건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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