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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길장관 상반기 訪北 검토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은 10일 “남북한 문화장관 회담의 개최가필요하다”면서 상반기 중 방북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김장관은 이날 7대 종단지도자와의 신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종교지도자들의 방북이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동철기자 dcsuh@
  • 7대종단 대표 초청 간담회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은 10일 낮 서울 중구 필동 한국의 집에서 7대종단 대표를 초청,신년인사를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김장관은 이날 어려운 경제사정과 국민화합·남북평화협력 등 국정현안을 설명하고 종교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이날 모임에는 이만신(李萬信)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서정대(徐正大) 조계종 총무원장,김광욱(金光旭) 천도교교령,김종수(金宗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사무총장,장응철(張應哲) 원불교 교정원장,최창규(崔昌圭) 성균관장,한양원(韓陽元) 민족종교협의회장이 참석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신공항 개항일 이달 중순 최종 결정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을 앞두고 수하물 처리 준비가 미흡하다는 일부 우려와 관련,“개항에 앞서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총리는 지난 4일 김윤기(金允起)건설교통부장관과 강동석(姜東錫)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부터 인천 신공항 개항 준비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같이 밝히고 “오는 2월중 인천공항 현장 점검을 직접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5일 전했다. 김건교장관은 “신공항 수하물 처리시스템의 수용능력이 1개 라인에시간당 600개이나 시험운용 결과 현재 450개”라면서 ”그러나 3월말로 예정된 개항일까지 수하물 처리능력을 높이는 데는 문제가 없는만큼 예정대로 개항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김장관은 그러나 “오는 15일 인천공항에 대한 전반적인 컨설팅이끝나는 대로 개항 날짜를 최종 결정짓겠다”고 말해 컨설팅 결과에따라 개항 날짜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최광숙기자 bori@
  • 정치 뉴스라인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은 성탄절인 25일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의원과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함께했다.김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인 이성헌(李性憲)·김영춘(金榮春)·정병국(鄭柄國)의원,김정남(金正男)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유도재(劉度在) 전 총무수석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한편 29일 74회 생일을 앞둔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교동 중앙침례교회에서 권영해(權寧海)전 안기부장 내외,허문도(許文道)전 국토통일원 장관,김장환(金章煥)목사 등과 성탄 예배를 봤다.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비서를 지낸 동교동계 인사들이 내년 1월1일 신년 세배를 위해청와대에 모인다. 권 전 최고위원의 측근은 25일 “신년 인사는 동교동계 비서 출신인사들의 연례적 행사인 만큼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세배에는 권 전 최고위원과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김옥두(金玉斗)·최재승(崔在昇)·윤철상(尹鐵相)·설훈(薛勳)·배기선(裵基善)·배기운(裵奇雲)·조재환(曺在煥)의원 등이 모일 예정이다.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은 북한 최고인민회의 김영남(金永南)상임위원장과 최태복(崔泰福)의장에게 연하장을 보낼 예정이다. 이 의장은 이를 위해 지난주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했다. 통일부 황하수(黃河守)교류협력국장도 25일 “이만섭 의장이 북한 최고인민회의 관계자에게 연하장을 보낼 목적으로 북한 주민 접촉을 신청,지난주 이를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9.끝)사랑과 맛

    페미니스트가 들으면 발끈할지도 모르지만 절망에 빠지고 좌절한 남자에게는 여성이 세상과 닿는 통로이며 자기 존재를 확인 시켜주는또 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다.사랑에 빠질 때 그렇다는 말이고 어느만큼 지나면 서로 냉정한 타인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헤밍웨이의 초기 단편에 보면 전장에서 돌아온 젊은이의 허무와 자폐증에 대한 심리 묘사가 곳곳에 나온다.죽음의 본질 비슷한 것을 곳곳에서 엿보고 돌아온 자는 생이 덧없고 쓸데없는 짓이라는 걸 눈치채게 된다.군대에서는 의학적으로 ‘전쟁 공포증’이니 ‘야전 신경증’ 정도로 다루고 후송과 ‘휴양’을 강조하고 있다. 휴양 중의 행위 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여자와의 접촉이다.성행위를 하든 안하든 간에 여성과 술을 마시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최소한간호만 받아도 안정을 되찾는다.그래서 나이팅게일 이후 ‘무기여 안녕’에 이르기까지 전장의 병사들에게 여성은 ‘천사’나 다름없다. 내가 베트남에서 돌아와 제대를 하고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보낸 일년은 악몽이었다.우선 아무런 의욕이 없었고 밖에 나가기도 싫어하고생각도 없고 누구와 말도 하기 싫고 혼자 있는 게 제일 편했다.사나흘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그냥 누워서 잠이 깼다가 다시 돌아누워잠들었다가 하면서 보낸 적도 있었다.즉 폭력의 상처 때문에 남과의사회적인 접촉을 믿지 못하고 자신이 없으므로 자폐되는 것이다.밤에는 눈 멀뚱히 뜨고 일어나 앉아서 담배나 피워 대다가 해가 번히 뜬대낮에 죽은 것처럼 자는 생활이 계속 되었다.한번은 자고 있는데 고등학생이던 아우가 내 몸을 건너 뛰다가 잘못하여 팔을 밟았고 나는번개 같이 일어나 손에 닿는 대로 잡아서 후려쳤다.화병으로 머리를때렸으니 도자기는 산산조각이 나고 아이 머리도 터져서 피투성이가되었다.그리고 또 어떤 날은 잠 자다가 일어나 마당으로 뛰어나가서땅바닥을 기어 다니기도 했다.이러니 온 식구들이 공포에 질렸을 밖에.어머니가 목사님을 청해다가 안수기도도 올리며 법석을 떨었다.나는 어느 잡지에 나온 글을 읽다가 그 주소에다 대고 편지를 쓰는 것으로 밤을 새우기 시작한다.상대가 누구인지 나이가 몇인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나는 나를 끊임없이 설명하고 이해 시키려 하고 내 생각을 전달하려고 한다.그렇게 편지를쓰는 행위를 통해서 내가 생각이 있고 느낌이 있고 살아 있다는 것을확인한다. 내게는 어쨌든 내 존재를 비쳐주고 확인시켜줄 타인이라는거울이 필요했던 셈이다. 몇 통의 편지를 연달아 쓰고나면 날이 훤하게 밝았고 그것을 우체통에 갖다 집어 넣고 나서야 하루를 살았다는강열한 의욕이 생겼다.나는 젊어서부터 글을 쓰기로 작정을 했던 사람이고 ‘좋은 글을 쓰겠다’라는 생각은 전장의 위험 속에서도 거의강박관념이었다. 내가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행복한 사생활을 위해서가아니라 글을 쓰기 위한 여생으로서의 삶을 위해서였다.뭔가 끄적여보려고 했지만 한 줄도 쓸 수가 없었던 제대 이후에 나는 편지라는형식을 통해서 수십장씩의 ‘자기 표현’을 할 수가 있었다.요즈음은인터넷이 있어서 ‘자폐’는 묘하게 은페되어 있다.혼자 독방에 앉아누구와도 직접 관계하지 않으면서 컴퓨터가 세상으로나가는 ‘창’이라고 착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드디어 ‘왜 그러십니까?’식의 한 줄짜리 답장이 상대에게서 날아왔고 접촉이 시작 되었다.나는 그네를 만나러 시청 앞의 어느 찻집에나갔고 내 옷 차림새만을 전해둔 뒤였지만 상대의 반응이 없어서 그네가 과연 누구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젊은 여성이 드나들 때마다 눈여겨 보았지만 다른 사람의 자리로 갈 뿐이었다.결국 두 시간쯤 기다린 뒤에 그네가 오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찻집을 나오게 된다.그러나 혹시 그네가 살그머니 왔다가 먼데서 관찰만 하고 돌아갔을지도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곳을 떠나면서도 조바심이 났다. 나는 주소를 가지고 그네의 집을 찾아 가기로 한다.이런 행동은 자기최면의 성격이 더욱 강해서 다른 가능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아직은 미래가 불확실하고 자신도 믿을 수가 없으며 그러나 자기 표현에목마른 젊은이들이 불가항력적인 사랑에 빠졌다고 확신하는 편집증에대하여 잘 안다. 이를테면 빈센트 반 고호가 사촌누이에게 구애하려고 찾아가서 만나 주기를 청하고 거절당하자, 거실의 촛불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이 손가락이 타는 동안만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부르짖던 절박한 광경이 떠오른다. 빈센트는 그 뒤 절망에 빠져 자살하려던 창녀를 만나게 되는데. 그 날은 마침 추석 전날이라 달이 휘영청 밝았고 골목길마다 전 부치고 고기 굽는 냄새로 귀가하는 이들은 발걸음이 빨랐고 인기척도 일찍 끊겼다. 나는 주소지 근처에서 웬 아이를 만나서 길을 묻게 되고그애가 그네의 남동생이라는 걸 알게 된다.우여곡절 끝에 나는 그네를 드디어 만났다.짧은 글에서 본대로 그네는 부드럽고 침착한 성격이었고 내 자폐증을 서서히 치유 받게 되었다.그네는 그날 다른 장소에서 나를 찾고 있었다.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이름의 찻집이 있었던것이다.나는 어쨌든 그 무렵의 다른 제대한 젊은이들처럼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그리고 그네의 인도에 의하여 세상으로 서서히 돌아왔다. 아마 초겨울이었을 것이다.전라선 기차의 창가로 싸락눈이 부딪혀 날려가던 게 생각이 나니까.그때는 단풍철도 다 끝나서 기차에 승객도별로 없었다.내장산은 서리가 내린 것처럼 싸락눈에 살짝 덮여 있었다.함박눈이 덮이면 더욱 풍성한 눈꽃이 피어나겠지만 싸락눈이 희끗희끗 덮인 나무와 산등성이들은 초로의 여인네처럼 조금 쓸쓸해 보였다.귀틀집을 독채로 여러 채 지어 놓은 방갈로들이 유원지에 유행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때는 벽난로가 없고 방 한 가운데에 투박한 석탄쇠난로가 있었다.장작을 잔뜩 집어넣고 벌겋게 달아오른 난로 위에다고구마를 구워 먹었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오솔길에는 싸락눈이 얼어서 뾰죽뾰죽한 성에가바사삭 부서지고 유리창도 꽃처럼 얼어붙었다.나는 산장의 아침 밥상에서 처음으로 ‘고들빼기’ 맛을 보았다.서울에서 자란 나는 물론이고 경기도가 고향인 그네도 고들빼기를 처음 보고 이름도 처음 들었다.쌉쌀하고 풀향내 나는 잎과 아삭이며 씹히는 뿌리의 맛이 여간 독특하지가 않다.고들빼기를 소금물에 며칠동안 담가 쓴맛을 우려내어멸치 젓국에 찹쌀풀과 갖은 양념을 버무려 실파와 함께 담그었다가일주일쯤 지나면 먹을 수 있다.그리고 한 겨울에까지 눈 속에 남아있는 돌미나리와 냉이는 겨울이 깊으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옛 시처럼싱그럽다.모시조개 넣고 된장 고추장에 끓인 ‘냉이 토장국’은 옛날의 잊혀진 사진 같이 정겨웁다.겨울의 하얀 냉기 속에서 봄날의 풀꽃들을 찾아내는 기쁨 같은 것이다.돌미나리 김치와 파래김치 같은 맛들은 묵은 김장 김치며 기름진 육것으로 포위된 듯한 한 겨울에 봄을재촉하는 방안 화초의 물기어린 방향과도 같다.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 시리즈를 이번 회로 끝맺습니다.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 대한매일을 읽고/ 보호시설에 온정의 손길 이어졌으면

    본격적인 겨울한파가 시작됐지만 양로원·고아원엔 온정이 뚝 끊겨난방비와 김장으로 걱정이 태산같다(대한매일 12월12일자 23면)는 기사를 보았다.그동안 정부보조와 뜻있는 이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해오던 보호시설의 유지비가 현저히 줄어들어 장애인과 고아,노인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보육원이나 소년의 집,양로원 등 사회보호시설은 이웃의 보살핌이 없으면 생계유지가 힘들다.더욱이 겨울나기에 정부의 보조금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경제한파로 서민들이 겪는 고통 이상으로 보호시설에 수용돼 있는 사람들은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보호시설에 따뜻한 관심을 보이자. 김욱[경남 진주시 신안동]
  • 경북 시·군 김장채소 기관단체등 통해 판촉

    경북지역 자치단체들이 내 고향농산물팔아주기 운동에 나섰다.농산물가격이 크게 하락한데다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소비위축까지 겹쳐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18일 고령군에 따르면 지난주 군청 공무원을 상대로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배추 1,600포기를 팔았다. 군은 또 지역 단체,대도시아파트단지 부녀회 등에 김장용 채소 이용 안내문을 발송했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김장더하기 및 채소팔아주기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성주군도 지난 16일 삼성생명 성주영업소에 배추 1,800포기를 포기당 550원씩에 판매했다.사과 15㎏들이 65상자와 배 111상자를 군청공무원과 성주교육청,성주농협 등에 판매하는 등 지역 기관단체를 통한 농산물팔아주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산림과를 통해 대구모 교회에 배추 600포기를 팔았다. 영천시도 과일판촉반을 편성,대도시 직판행사를 열고 서울 대구 등향우회를 통해 사과 등을 팔아주기 위한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고령 한찬규기자
  • [사설] 세밑 불우이웃을 돕자

    세밑 거리에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구세군 자선냄비의 불우이웃 돕기가 시작된 지도 2주일이 지났다.구세군측에 따르면 나라 전체 경제가 어려운 때이지만 온정의 손길은 더 뜨겁다고 한다.지난 4일모금을 시작한 이래 들어온 성금은 작년 동기 대비 20%나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어려울 때일수록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이 살아나고 있는 것 같아 반갑다. 그러나 의지할 데 없는 어린이나 노인들을 보호하는 고아원,보육원,노인의 집 등 사회복지시설의 경우는 좀 다르다.중소기업을 하는 기업체나 후원자들의 정기 송금이 하나 둘씩 끊어져 성금이 작년보다크게 줄어 들고 있다.서울의 은평천사원,충북 옥천의 영실애육원 등전국의 복지시설들은 난방,김장같은 월동비용을 상당부분 후원금에의존해 왔으나 올겨울 들어 20∼30% 이상 지원이 끊겨 걱정이 태산같다고 한다.이런 반면에 연말연시를 맞아 골프백을 메고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은 작년에 비해 크게 늘고 있으며 괌,사이판,호놀룰루,방콕,마닐라, 홍콩 등 겨울철 인기관광노선 항공권은 대부분 매진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최근 3년간 혹독한 경제적고통을 겪어 왔다.환란의 위기는 극복했지만 최근엔 다시 노숙자가늘어 나고 대학졸업생들은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으며 빈부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상류층과 하류층으로서서히 양분되면서 중산층은 줄어들고 있다. 불우이웃을 돕고 주변을 돌보는 일은 계층간의 위화감을 불식시키고 우리의 사회공동체를 건강하게 하는 일이다.소외계층을 끌어안는 건전한 시민의식이 확산되어 갈 때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부자도 많고 거지도 많고 인종도 많은 미국사회가 사회통합을 이루고 있는이유의 하나는 바로 남을 돕는 자선(慈善)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미국 가정의 70%가 적어도 하나의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내고 있으며 연간 개인소득 1만달러(약 1,200만원)이하인 사람들도 절반이상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언제나 세밑이 가까워 오면 불우이웃을 생각하는 온정의 손길이 더욱 아쉽다.불우이웃을 도우려면 언론사 등을 찾아 성금을 내면 된다. 최근엔 자선후원 전문 사이트도 생겨 인터넷으로도 훈훈한 사랑을 전달할 수 있다.구세군의 자선냄비 모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는 어려울수록 이웃을 돕는 미덕이 있다.작은 정성이라도 합칠 때 ‘나눔의 기쁨’은 커진다.우리가 더불어 살아 가야할 사회공동체는 바로 내가 ‘쓰고 남는 것’으로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몫의나눔’을 통해 더욱 건강해지고 윤택해지는 것이다.
  • 성탄절·아듀! 2000 “겨울밤 추억을 드립니다”

    12월은 콘서트 ‘대목’이다.목하 열심히 인기몰이중인 스타들이야말할 것도 없고,근황이 뜸했던 중년스타들도 너나없이 무대를 마련하는 시즌.성탄절을 즈음해 크고작은 공연들이 봇물터진다.친구 혹은연인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새삼 위로가 되는 이즈음.곱씹을 추억거리 하나 만들기로 일찌감치 계획해두자.‘그래! 그 겨울 그 밤엔 그랬었지…’◆20대를 위하여: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오는 23일엔 서울 등촌동이한바탕 소란에 휩싸이겠다. 최근 50억원에 일본 음반진출 계약을 성사시킨 서태지가 이날 KBS 88체육관 무대를 시작으로 내년 1월17일까지 전국 투어콘서트에 들어간다.또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6집 앨범을발표한 김장훈이 ‘만화열전’이라는 이색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60인조 오케스트라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달굴 공연에는 탤런트차태현이 래퍼로 찬조출연한다.‘흔들린 우정’으로 단박에 무명의그늘에서 벗어난 홍경민도 무대를 꾸민다.허스키하면서도 부드러운록보컬에 댄스를 곁들인 3집의 새 음악들을 집중소개한다. 2집 수록곡 ‘사슬’로 정상의 여성로커로 우뚝 선 서문탁은 느지막히 29∼31일 무대를 펼친다.자우림도 스탠딩 콘서트를 열고 특유의장난기와 넘치는 상상력으로 새롭게 편곡된 곡들을 들려준다.장소는스탠딩 전용극장인 ‘트라이포트홀’. 언더록의 대표주자 크라잉넛도 조용히 연말을 넘기진 않을 작정이다. 5년째 해마다 300회가 넘는 라이브 공연을 해온 이들은 부담없는 입장료(1만5,000원)로 기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록페스티벌을 선사한다. ◆30대를 위하여:30대를 겨냥한 콘서트 프로그램들이 모처럼 줄을 잇는다.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갈등을 좀 해야할 것같다.이름만 들어도가슴설렐 들국화와 올해로 데뷔 10년이 된 신승훈이 나란히 무대를펼친다.2000년 마지막날 밤은 김현식 10주기를 추모하는 대형 콘서트로 접어도 근사하겠다.조성모 김경호 김종서 등 30여명의 후배·동료가수들이 한무대에 선다.또 이선희,김경호,이은미도 기억에 남을 밤을 선사한다. ◆40대를 위하여: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는 ‘국민가수급’스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트롯트의 여왕’이미자와나훈아,김수희가 올해도 어김없이 디너쇼를 마련한다.곧 데뷔 40주년을 맞게 되는 하춘화도 22∼23일 이틀동안 공연을 준비했다.반가운 무대 또하나.왕년에포크무대를 휩쓸었던 송창식,윤형주,김세환이 29일 ‘포크 빅3 디너쇼’를 열어 옛추억을 더듬는다.마음을 정했다면 서둘러 예매해두자. 황수정기자 sjh@
  • [기고] 석유 의존도를 줄이자

    새천년 첫해를 실로 의미 있게 보냈다. 분단 50년을 뛰어넘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세계의 주목을받았고 김대중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자긍심을 한껏 드높였다.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 개최는 각국 지도자의 찬사를 받아 우리의 국가 위상을 확고히 하였다. 그러나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배럴당 10달러 내외이던 유가가 작년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한때는 30달러를 웃돌았다.다행히 지금은 23∼24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잠재한 ‘고유가 가능성’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을 이루려는 우리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 유가가 치솟던 때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서는 ‘고유가시대와 에너지자원의 확보’에 관한 심포지엄을 열어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참여한 가운데, 이러한 에너지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지금의 유가가 다소 진정된다 하더라도 아주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과거에도 유가가 올라 석유 수입국이 어려움을 겪은 때가 있으나 이번 유가상승은 전쟁이나 정치적 불안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산유국들의 생산능력이 정체해 늘어나는 석유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1960∼70년대 이룩한 경제성장은 풍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에너지와 자원을 대량 투입하여 수출품 생산에 주력한 데 바탕을 두고 있다.이러한 과정에서 에너지는 싼 값에 마음대로 소비할 수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70년대 두차례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에너지소비효율화를 추진한 결과 이번과 같은 고유가에도 큰 위협을 느끼지 않고 있어 우리와 대조를 이룬다. 이번 유가상승은 산유국의 생산능력이 정체되어 늘어나는 공급을 맞출 수 없는 데 큰 원인이 있으므로 일시적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고 보면, 우리도 석유의존도를 줄이는 에너지정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석유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안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기후변화 협약이다.선진국들이 의무부담을 요구하는 첫번째 목표가 바로우리나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저유가시대’는 끝나간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였다.이제는 에너지를 많이 쓰면서라도 생산을 많이 함으로써 경제가 성장하는 시대가 아니라,가능한 한 석유에너지를 탈피하고 환경을오염시키지 않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시대로 성장의 기본원리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에너지 여건이 비슷한 일본 프랑스 같은 나라는 어떻게 지금과 같은 선진경제를 구축하였는가.이 나라들의 특징은원자력발전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두 나라의 드골과 나카소네 같은 정치지도자들이 원자력의 필요성을일찍이 이해하고 확고한 정책의지를 가졌다는 것도 공통점이다.당시에는 자원의 확보라는 축면만이 강조되던 시기였다.지금은 있는 자원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시대이다. 에너지를 씀으로써 환경을 훼손한다면 탄소세 같은 것을 부과해서라도 연료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 분위기이고 신경제질서의 흐름이다. 경제성장이 안정단계에 있는선진국과는 달리 한동안 과거와 같은에너지 수요를 갑자기 줄일 수 없는 우리나라가 고유가의 벽을헤치고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을 확대해야 한다. 김장곤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 KBS-2TV‘VJ특공대’체온 담긴 영상

    지난주 금요일 밤 KBS2 ‘VJ특공대’를 보면서,가슴속에서 훈훈한 감동이 피어오르지 않은 이는 아마 없었으리라. ‘1,500원짜리 밥집’‘2000년 겨울 노숙자들’등 6㎜비디오카메라에 소박하게 담아낸 세상 풍경은 경제위기,퇴출의 불안감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문득 자신의 삶과 이웃들을 돌아볼 여유를 던져주었을 것이다. 그동안 방송됐던 ‘산사의 스님들은 어떻게 김장을 담아 먹을까’‘2000년 겨울,연탄은 어떻게 생존해 남았을까’등도 어찌보면 사소한궁금증에서 출발했을 법한 삶의 편린들,하지만 그 별 것도 없는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풋풋한 사람냄새를 느끼게 하고 잔잔한 감동을 가슴속에서 퍼올리기도 한다. KBS 홈페이지에는 “사람냄새가 좋다,꾸미지 않는 진솔함이 좋다”,“이웃들의 다양한 일상을 허심탄회하게 담았다.서민적인 영상에 담긴 세상사가 재미있고 유익하다”,“어쩌면 저렇게도 흔한 소재를 가지고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것인지… 참 신기하다”는 소감들이 차곡차곡 쌓아 올려져 있다. ‘VJ특공대’를 담당하는 최종을PD의 목표는 “화려한 제도권 매스컴의 관심뒤에 숨어있는 사연을 발굴하고,관행을 탈피할 수 있는 비디오 시사물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너무 무겁지 않게,너무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표피적이지 않게 다루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방송시간이 밤9시50분인 탓도 있지만 ‘VJ특공대’의 시청률은 SBS‘리얼 코리아’(월∼금 오후5시20분),MBC ‘생방송,화제집중’(월∼금 오후5시40분)등 VJ취재로 이루어지는 유사 프로그램들이 최근 늘고 있는 가운데 10∼18%를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일반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어떻게 저런 아이템을 찾아냈을까 하는 것.‘VJ특공대’의 경우 3개 프로덕션에서 VJ들이 제작한 작품을 모아 방송한다. 제작사중 한 곳인 독립프로덕션 허브넷의 경력 2년차 VJ 서경선(28)씨는 “기존에 나오지 않은 아이템이나 방송됐던 것이라도 숨겨진 뒷이야기를 발굴하는데 역점을 둔다”며 VJ가 독자적으로 현장을 뛰며찾거나,KBS에 시청자들이 보내준 제보도 종종 참고한다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장점은 카메라렌즈가 작다는 것.체취가 배나오는 화면을만드는 것도 취재원이 경계감을 쉽사리 허물기 때문이 아닐까. 허윤주기자 rara@
  • 온정 끊긴 고아원·양로원 ‘걱정 태산’

    ‘김치와 난방비가 필요합니다’ 11일부터 본격적인 추위가 닥쳤으나 대부분의 고아원과 양로원이 당장 필요한 난방비와 김치가 없어 애태우고 있다.경제난으로 도움을주던 기업체나 후원자들이 부도가 나거나 사정이 어려워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170여명의 장애인과 고아를 돌보는 서울 은평천사원(전화 02-357-1701)의 올겨울 가장 큰 걱정은 1,000만원이 넘는 난방비다. 그동안 정부에서 난방비의 절반 가량을 보조받고 나머지는 후원금으로 충당했지만,올해는 겨울 문턱을 넘어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는데도 전화 문의조차 거의 끊긴 실정이다. 은평천사원 조규환(趙奎煥·68) 원장은 “장애인들은 여름철에도 난방을 해야할 만큼 추위에 약하다”면서 “지난 겨울에도 냉방에서 이불을 뒤짚어 쓰고 지냈는데 올해는 사정이 더 나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의지할 곳이 없는 노인 80명이 모여 사는 서울 종로 청운양로원(02-379-9232) 역시 지난주에 후원 단체로부터 배추 1,000포기를 받아 겨우 김장을 해결했지만 매달 300만원 정도 드는 난방비를마련하지 못했다. 지방에 있는 고아원과 양로원은 더 딱하다. 강원도 홍천의 명동보육원(033-432-0210)은 동네 음식점에서 김치를얻어먹고 있는 형편이다. 원생들이 겨울을 나려면 김치 300여 포기가있어야 하는데 돈이 없어 100포기밖에 김장을 하지 못했다. 충북 옥천의 영실애육원(043-731-3789)은 200만원의 빚을 얻어 배추120포기로 겨우 김장을 했다. 하지만 60여명이 겨울을 나려면 300포기를 담가야 한다.경기 부천에 있는 ‘새소망 소년의 집’(031-343-7205)도 턱없이 모자란 난방비와 김장으로 걱정이다. 새소망 소년의 집 이은화(李銀花·29·여) 사무원은 “예년에 비해후원금이 20% 이상 줄었다”면서 “외로운 사람들에게 더욱 따뜻한정이 필요할 때인데 불우이웃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현석 전영우기자 hyun68@
  • “신분 드러내면 후원 중단합니다”

    ‘신분이 드러나면 후원도 중단됩니다.철저히 익명으로 처리해 주십시오.’ 반년 가까이 신분을 감춘 채 망향의 한을 품고 귀국한 사할린 동포들을 돕고 있는 한 독지가가 있다. ‘홍길동’으로 불리는 이 익명의 후원자는 ‘사할린 동포를 돕는데 써달라’며 지난 6월 800만원을 경기도 안산시에 기탁한 데 이어지금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성금 4,070만원과 각종 위문품을 보내왔다. 지난달 27일에는 일제에 의해 강제 징용됐다가 지난 3월 조국으로돌아온 489가구 970여명의 사할린 동포들이 정착해 살고 있는 안산시사동 ‘고향마을’ 노인들의 김장용이라며 배추 13t과 무 5t, 갓 450㎏,파 25상자 등을 보내왔다. 안산시에서 보조하는 매달 52만원의 지원금으로 겨우 생활하고 있는사할린 동포 노인들은 각종 노인성 질환으로 고생하면서도 돈이 없어병원진료에 애를 먹었으나 ‘홍길동씨의 후원금’으로 치료비 걱정을덜고 있다. ‘홍길동’씨는 고향마을을 두 차례 방문했지만 ‘자신이 누구이고왜 후원하는지’ 등에 대해 일절 밝히지 않았다.안산시도 ‘뉴질랜드에 거주하며 안산에 사업체가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시 관계자는 “단돈 10만원을 내고도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독지가들이 많은데 ‘홍길동’씨의 행동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이 시대 참 의인”이라고 말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
  • 북한주민 겨울나기 모습

    북쪽의 겨울은 5개월 가량 이어진다.남쪽보다 1개월쯤 길지만 북한주민들의 겨울나기는 김장하고,여유있는 집이라면 옷 한두벌 장만하는 모습은 비슷하다. 우리의 달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연탄은 북한 도시의 주 연료로,농촌에서는 땔감이 쓰이는 점이 다르다.송년회도 거의 없다. 당국에서 석탄을 배급받은 가정은 진흙과 배합해 연탄을 만들어 쓴다.불이 잘 붙지 않고 발열량이 적지만 대안이 없다.여유가 있는 집은 석탄을 그대로 쓰기도 한다. 석탄은 쌀과 마찬가지로 장마당(농민시장)에서 유통이 금지돼 있지만 배급이 달려 인기리에 암거래된다.국정가격의 1,000배 수준에 거래되는데 1t에 1,500원(99년 나산지구 기준) 정도.빈부격차로 ‘춥고따뜻한’ 겨울의 희비가 엇갈린다.아궁이를 쓰는 일반 주택은 땔감확보에 고심한다.지난 3월 식목철을 맞아 북한 정부가 땔감나무림 조성을 대대적으로 독려할 만큼 땔감은 중시되고 있다. 이처럼 연료 부족이 일상화되면서 돈이 덜 들어가는 ‘집안 단속’은 필수다.탈북자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가정마다 외풍을 막기 위해창문에 비닐막을 씌우는 게 주요 행사”라고 증언한다. 김장은 10월 중순부터 시작돼 11월 중순경 끝난다.겨울 동안 별다른부식이 없는 북한에서는 김장을 ‘반년 양식’이라 부른다. 1인당 100㎏의 김장을 하는데 최근에는 고추 마늘 등 양념 구하기가 힘들어백김치를 담가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겨울 옷으로는 모자가 달린 점퍼와 스웨터가 인기상품이다.점퍼 한벌은 중고품이 북한 화폐로 700∼1,2000원,새 제품은 1,200∼1,500원에 거래된다.북한 근로자 한달 평균 월급(70∼120원)의 10배 가량 되는 셈이다. 북한은 90년대 초부터 송년회를 규제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관습상가족과 가까운 친구들끼리 집에서 맥주 몇병과 약간의 먹을 것을 준비해 간단히 치른다. 전경하기자 lark3@
  • ‘미래혁명이 시작된다’

    유전공학과 지식정보가 혁명적 변화를 이끌어간다.그 뒤쪽에서는 소외된 인간과 파괴된 자연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그 미래를 결정지을 우리 자신은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가. 그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정진홍 서울대교수 등 국내 지식인48명이 함께 나서 인류가 부딪치게 될 21세기의 21가지 쟁점을 점검했다. ‘미래혁명이 시작된다’(범우사 펴냄).이 책은 인간의 생명,생명을에워싼 환경,지식과 정보,역사,평화 등 5가지 주제로 크게 나뉜다.사안마다 찬반 입장을 대비시켰다. 우선 생명과 관련해 엄마없는 출산과,안락사,날개없는 닭의 출현,유전자 변형식품,맞춤인간 등을 다뤘다.인간 게놈(유전체)프로젝트에대해 이성호 상명대 교수(생물학)는 “인간에 대한 유전자 조작 기술은 잠재적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효용성을 갖고 있다”고 새로운 인간의 출현을 환영한다.반면 김환석 국민대교수(사회학)는 “인간 유전자는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과학의 자유나 상업화 때문에함부로 침해해서는 안될 소중한 것”이라며 먼저 평등사회 구현을 촉구한다. 환경에 대해 안태석 강원대교수(환경학)는 “인간과 환경을 위한 과학기술의 개발을 추구할 때만 백억명 이상으로 늘어날 21세기 인류사회가 지탱할 수 있다”고 말한다.그러나 유정길 한국불교환경교육원상임이사는 “환경문제는 물질적 풍요와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를 추구하는 사회가 더이상 지속될 수 없음을 알려주는 메시지”라며 작게 소비하려는 생활양식의 전환을 요구한다.원자력발전에 대해 김장곤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에너지에대한 국민의 믿음 부족”을 개탄한 반면 최연홍 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 교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없다면원자력발전은 종말을 고할 수밖에 없고,대체에너지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인류는 거기에 맞추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잘라말한다. 지식정보사회의 기반으로 한준 한림대교수는 소수 창조적 엘리트의역할 증대를,황희영 영산대교수는 폭넓은 지적 중산층의 배양을 각각 강조한다.네티즌 파워에 대해 백욱인 서울산업대교수는 “네트는 지식인과 행동주의자,민초를 서로 잇는 강력한 연결 도구로 활용될 수있다”고 높이 평가한 반면 유석진 서강대교수는 정보화의 사회적 불평등성과 통제 및 중우민주주의 가능성 등을 이유로 두 얼굴을 지닌정보화의 역할에 비관적 견해를 제시한다.김동춘 성공회대교수가 시민단체의 일차적 임무는 제도밖 정치를 통해 권력구조의 변화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단순한 도덕공동체이기를 거부한 데 반해,구승회 동국대교수는 대의정치에서 시민권력은 없다며 탈정치화와 도덕성을 요구한다.고민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은 제공한다. 김주혁기자 jhkm@
  • 우리자연 안내서 2권

    어깨에 내리꽂히는 일상의 무게가 천근만근이라면? 보리밭길을 걸어가본다.땀 한말을 흘려야 한다는 보리타작 마당앞에서 생활의 짐쯤이야 초개처럼 가뿐해질지도 모른다. 안팎으로 스트레스받아 폭발 일보직전일때 솔숲사이로 숨어드는 것은 어떤가.송정(松亭;솔밭속 정자)에 기대앉아 송도(松濤;솔숲에 이는바람소리)에 몸을 맡기면 머리끝까지 치솟던 불기운이 송홧가루에 분분히 날아가버릴 터. 콘크리트 빌딩숲에 갇혀 하루하루 연명하는 당신에겐 꿈같은 얘기일지 모르겠다.하지만 책은 때로 꿈을 안방으로 끌어들이는 마법사.‘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농작물 백가지’(이철수 지음·이원규사진·현암사 펴냄)와 ‘소나무’(정동주 지음·거름 펴냄)는 아랫목에 배깔고 누워 우리 자연속을 한껏 거닐게끔 도와주는 안내자들이다. 제목만 보고 ‘…농작물 백가지’를 원예이론서 정도로 여기면 오산. 벼,보리에서 참깨,파,우엉,땅콩,아주까리까지 스물다섯종 농작물을꼭지삼아 풀어놓는 이야기는 고스란히 우리 민족의 논밭둑·부뚜막문화,삶의 자취에 대한기록으로 연결된다.아스라해져가는 농경민족풍속사의 복원인 셈. 첫장인 ‘벼’를 들춰보자.골수 미식(米食)권 민족은 쌀뜨물조차 버리는 법이 없다.초벌은 돼지몫,두번째는 시레기 국물용.어쩌다 밥에서 돌을 씹어도 할머니가 “장군감”이라고 추켜세우니 우물우물 씹어야 했다. 못살던 시절 먹거리 얘기엔 늘 궁기가 따라붙기 마련.‘보릿고개’그늘은 여기도 짙다.그렇지만 바라보는 눈길만은 비참하지 않다.보리숭늉도 못드신 어머니가 칭얼대는 아이에게 누룽지 한쪽 얼른 긁어주는 온기가 있고 이농사 저농사 죄다 잡쳤으되 씨뿌린지 일주일만에쏙 고개내미는 메밀밭의 해학도 있다. 지은이는 덕유산 자락에 터잡고 우리 작물을 재배중.보리엿 고는 정경,사카린에 삶은 감자,찬우물속에 풍덩 넣어둔 김장김치,사내들 오줌만 퇴비로 쓰는 고추밭 얘기 등엔 체험이 그대로 녹아있다. ‘소나무’는 우리민족 심성 밑바닥에 솔과의 유대감이 얼마나 뿌리깊은지를 주장한 예찬서이자 소나무 백과사전.솔과 같이한 한국인의생사가 그대로 책한권을 관통한다.소나무 집에서 솔갈비를 태워빚은송기떡을 먹고,솔껍질로 춘궁기를 이겨내온 한국인.밤엔 관솔불을 켜고 죽을때도 소나무관에 든다.시조를 읊조리고 세한도같은 그림을 칠때,정신과 예술세계까지 솔에 내줬다. 책은 솔에 얽힌 아름다운 말의 보물창고기도 하다.송단(松檀)은 솔이 서 있는 낮은 언덕,송영(松影)은 솔그림자,송창(松窓)은 소나무 비치는 창…. 사진작가 윤병삼이 국토 곳곳에서 담아낸 솔들은 우람하고,아름답고때로 신령스럽다.그 시원한 눈맛만으로도 피로감이 싹 가실듯. 손정숙기자 jssohn@
  • 고시촌 산책/ ‘합숙출제’ 확대 시도 환영

    올해 사법 1차시험 출제에 채택된 ‘합숙출제방식’을 내년부터 행정·외무·지방고시 1차시험에도 도입·적용하는 방안이 고려중이라고 한다. 국가고시 출제·관리의 기본 시스템으로 운영되던 문제은행방식은최근 몇년간 문제와 정답에 대한 공개 요구와 정답 시비에 휩싸이면서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이런 상황에서 사법시험에 도입된 합숙출제를 통해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는 방식이 수험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물론 올해 사법시험에서도 11문제가 복수정답으로 결정됐고, 최근에는 행정심판을 통해 헌법 1문제의 복수정답이 추가로 인정되는 등 전년도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출제방식의변경만으로 출제오류와 관련된 모든 문제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다만 국가시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문제점이 있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진지한 시도가 중요하다. 일조일석에 이루어지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다.특히 국가고시처럼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고난이도의 학문적 성취도를 검증하는 작업에 있어서는 그런 일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그러나 이전에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시행에서 해왔던 것처럼 어려움만 호소하거나부인 내지 논란을 회피하는 자세로 일관한다면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적어도 문제점은 없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문제점이 있다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정고시나 외무고시 수험생의 경우 합격 후 자신이 근무하게 될지도 모르는 중앙 행정부처를 상대로 하는 것이기에 시험과 관련된 문제점이 발견된다 해도 다투기가 쉽지 않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행정고시 1차시험에서는 상당수 수험생이 소송을 통해서라도 다퉈봐야겠다며 발벗고 나섰다.그만큼 행정고시 등 국가시험이 수험생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한 것이다. 행시·외시 등이 ‘합숙출제방식’으로 바뀌면 사법시험에서와 마찬가지로 ‘문제공개→가답안 발표→이의제기→최종정답 발표→채점’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은행식 출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고시에 문제점을 줄여가겠다는 행자부의 태도 변화를 환영하며, 이제도가 정착돼 수험생의 갈증이 해소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김장열 로고스서원 대표
  • 金건교 세일즈 외교 “국내업계 튼튼합니다”

    최근 현대·동아건설 사태 이후 국내 건설업체에 대한 해외 발주처의 불신이 고조되는 가운데 김윤기(金允起) 건설교통부 장관이 발주처들의 불안해소를 위해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김장관은 오는 7일부터 16일까지 이란 쿠웨이트 이집트 등 중동지역 3개국과 중국을 차례로 방문,국내 건설업계의 구조조정 진행상황을 알리고 지속적인 거래를 요청할 방침이다.특히 중국을 방문,국무원 산하 국가기획위원회 고위관리들을 만나 중국 서북부지역의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사업에 국내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는 올들어 지금까지 국내건설업체들의 해외수주 실적이 약 41억달러로 지난해(78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다 최근 건설업체들의무더기 퇴출로 해외 발주처의 계약파기 등 부작용을 우려한 데 따른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해외 발주처가 국내 건설사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고,일부에서는 계약파기 등이 우려돼 불가피하게 장관이직접 팔을 걷어붙이게 됐다”고 말했다. 김장관은 그동안현대건설 등 건설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때 여러차례발주처에 친서를 보내 해당기업의 재무 건전성 등을 알리고 지속적인거래를 요청해왔다. 전광삼기자 hisam@
  • 사면초가 ‘천년의 문’ 해체되나

    ‘천년의 문’이 세워지기도 전에 무너져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천년의 문’은 새천년준비위원회가 서울 상암동 월드컵축구경기장옆에 세우기로 한 새천년 상징 조형물.해발 232m인 남산에 맞먹는 높이 200m의 거대한 원형띠 모양으로 만든다는 원대한 계획이다. 최근 이 사업이 잇따라 암초에 부딪쳤다.국회가 예산지원에 동의해야하지만 야당은 “절대로 지원할 수 없다”며 ‘전액삭감’을 공언한다.시민단체들은 ‘11월의 밑빠진 독’상을 주며 “천년을 후회할 ‘천년의 문’사업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한마디로 문제가너무 많다는 것이다. 첫번째는 예산이다.‘천년의 문’은 당초에는 150억원 정도로 계획됐다.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700억원설까지 나돌았고,결국 550억원 규모로 결정됐다.대형공사의 속성상 완공까지는 1,000억원 가까이로 늘어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두번째는 기술적 문제.‘천년의 문’을 세우는데는 고도의 기술력이필요하지만 국내 수준은 미치지 못한다.선진 기술을 도입하면 일단세울 수는 있다지만 서해쪽에서 몰아치는강한 바람을 견딜 수 있을지를 몰라,현재 영국에서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 세번째는 부족한 공사기간과 부실공사 가능성.월드컵 경기가 개막되는 2002년 5월31일 이전에는 완성시켜야 하나,아직 구체적인 설계도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서두른다면 공사가 부실해지리라는 것은 보나마나다. 가장 큰 문제는 당초 계획에는 없던 각종 위락시설을 추가함으로써,관리운영에 따른 권한의 폭도 넓어질 수 밖에 없는 재단법인 쪽의 의도.특정인이 경력에 걸맞는 ‘자리의 크기’를 만들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열쇠는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이 쥐고 있다.김장관은 ‘천년의 문’아이디어를 낸 이어령 새천년준비위원장과 ‘인간적인 특수관계’에있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그러나 이위원장도 최근에는 자신의 당초 의도가 훼손됨에 따라 거의 이 일에서 손을 뗀 것으로 전해져,김장관의 ‘단안’을 가로막는 장애도 사라진 것 같다. 서동철기자 dcsuh@
  • [해외 항일전적지를 찾아서] (17)러시아 우수리스크·수이푼

    아침 일찍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지프를 대절했다.130㎞ 북쪽 우수리스크 시내를 취재하고 서쪽으로 나아가 선열들의 피어린 격전 현장을더듬기 위해서였다. 포장이 잘 돼 있어 지프는 바람을 가르며 내달렸다.한국의 산세를 닮아 마치 시골 국도를 달리는 기분이었다.색다른것은 커다랗게 쓴 러시아어 광고 간판들과 이따금 눈에 들어왔다가물러나는 주말농장 ‘다차’의 러시아식 바라크들이었다. 우수리스크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을 연결하는 철도의 분기점에 있으며 우수리강과 면해 있다.옛날 발해 시대 지명은 쌍성자(雙城子),북경조약으로 러시아 영토가 된 직후에는 니콜리스크 우수리스크라고 불리기도 했다.기사년(己巳年·1869년) 함경도의 대기근으로 유민행렬이 이어질 때 일찌감치 한인 집거촌을 이루었다.국운이 기울자 이상설(李相卨)·이동휘(李東輝)·이동녕(李東寧)·홍범도(洪範圖) 등 많은 우국지사들이 찾아와 근거지로 삼았다.그리하여 1917년 고려족회를 열었고 그것은 대한국민회의로 발전했다. 그러나 그 때를 증언하는 흔적은 시내에 없다.군납업으로 많은 재산을 모아 의병대를 조직하고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최재형(崔在亨)이 일본군에 사로잡혀 처형당한 곳이 우수리스크다.이상설이 숨을 거둔 곳도 이 도시다.취재팀은 두 분의 충혼을 되새기며 거리를 이리저리 달려보고 우수리스크역 앞에 차를 멈추었다.우리 선열들이 무수히드나들었을 3층 역사(驛舍)는 낡았으나 산뜻하게 녹색 페인트로 단장된 채 앉아 있다. 치체리나가(街) 54번지의 사범전문학교도 옛 모습그대로 서 있다.1917년 고려족중앙총회가 4만루불의 기금을 모아 만든 이 학교는 수많은 인재들을 길러냈다.국내에서 카프(KAPF)파로 활동하다가 망명한 시인 조명희(趙明熙)가 강의했던 이 학교는 지금 이과(理科)초급사범대학으로 사용되고 있다. 취재팀은 서쪽으로 차를 돌려 시내를 벗어났다.우수리스크에서 중국국경에 이르는 수이푼(秋風) 지역에는 우리의 항일투쟁 현장이 많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박환(朴煥·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취재팀이 이 곳에 갈 것이라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꼬르사꼬프까도 가보고 이상설 선생의 유해를 뿌린 수이푼강도 꼭 보십시오.거기 기념비를 세울 겁니다.” 우리 선열들이 재피거우라고 불렀던 꼬르사꼬프까 마을은 유인석(柳麟錫)이 1910년 6월 십삼도의군(十三道義軍)을 결성한 유서 깊은 곳이다.당시 연해주에는 간도관리사로서 북간도에서 투쟁하다가 온 이범윤(李範允),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로 갔던 이상설,삼수(三水)갑산(甲山)에서 용맹을 떨친 의병장 홍범도,그리고 안중근(安重根)등이 현지의 대부호인 최재형과 동포들의 지원으로 병력을 조련하고이따금 국내진공을 감행하고 있었다.위정척사파의 거두로서 국내 의병전쟁을 이끌다가 망명한 유인석은 그들을 이 곳에서 하나로 응집시켰다.그리고 꼬르사꼬프까 마을을 포함해 근처의 수이푼강과 뿌질롭까,솔밭관은 1920년대 러시아 혁명전쟁 때 국제간섭군으로 출병한 일본군과 그들이 조종하는 마적단에 맞서 우리 항일유격대가 수차 격전을 벌인 곳이다.당시 지휘자는 ‘백마를 탄 김장군’으로 전설처럼회자되었던 김경천(金擎天)과 채영(蔡英)·김규면(金圭冕)·조맹선(趙孟善)·이중집·황운정 등이었다. 출국하기 전 필자는 그들에 대한 자료를 얻기 위해 독립기념관 이동언(李東彦) 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자료를 보내주며 말했다.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이니 꼭 신문에 써 주십시오.” 취재팀을 태운 지프는 야트막한 산과 들판이 어우러진 곳을 달리고있었다.우수리스크역에서 눌러놓은 운전석의 타코미터가 3.5㎞를 가리킬 때 차를 세웠다.수청(水淸·현 빨치산스크)에서 활약하던 김경천은 1922년 부하들을 이끌고 이 곳으로 이동해 대한혁명단으로 개칭하고 무관학교를 설립해 500명 정도의 대원을 교육시켰다.그 장소가‘우수리스크 서방 7리’라는 기록이니 이 근처인 것이다.일본 육사출신으로 대위 군복을 벗어 던지고 항일전선에 뛰어든 그는 사관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해 이 곳에 장교양성소를 세웠던 것이다.이리저리노인들을 붙잡고 물었으나 아쉽게도 그 현장은 찾을 수 없었다. 나침반을 꺼내 들고 다시 한참 차를 달리는데 길가 수풀 속에서 꼬르사꼬프까라는 간판이 불쑥 나타난다.1869년에 마을이 처음 생겼다는 표시도 있고 ‘1917부터 1967년’이라는 표시도 있다.우리 동포들이 황무지를 개척하여 곳,우국지사들이 십삼도의군을 창설한,그리고항일 유격대의 근거지 구실을 한 유서 깊은 마을은 큰길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평온하게 자리잡고 있다.차에서 내려 천천히 마을의 고샅으로 걸어 들어갔다.굴렁쇠를 굴리며 노는 아이들과 체스를 두는 노인들만 보일 뿐이었다.노인들에게 뿌질롭까 마을과 솔밭관 마을,그리고 수이푼강 가는 길을 물어 약도를 그렸다.수이푼강은 이름이 라즈달리니야로 바뀌어 있었다.뿌질롭까는 확인했으나 솔밭관은 알 수가없었다.그리고 홍범도가 수이푼의 다아재골에서 최병준의 집에 무기를 숨겨놓고 동지들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국내진공의 기회를 기다렸다는 기록이 있는데 찾을 수 없었다.1937년 동포들이 강제이주당해지명도 사라지고 우리 노인들도 없고 전설마저 사라진 때문이다.뿌질롭까는 10여분만에 도착했다.마을의 옛 이름은 육성촌(六城村).조명희 시인이 교장을 지낸 ‘육성촌농업학교’가고색창연한 모습으로취재팀을 반겼다.조명희 교장 집에서 하녀로 일한 노파를 만났다.이곳 출신이었다는 아버지의 말을 기억하는 그녀의 짐작대로라면 솔밭관은 북쪽 1∼2㎞.들길을 달려 찾아가니 마을 자리가 남아 있다.강제이주 후 버려져 있는 것이다. 취재팀은 수이푼강을 찾아갔다.폭이 50m쯤 되는 우수리강의 한 지류였는데 포장도로가 나 있는 다리 옆으로 옛 다리가 보였다.이 강을중심으로 벌어진 수많은 혈투를 생각하며 주변의 산야를 휘휘 둘러보는 필자는 가슴이 아팠다.우리 역사의 소중한 일부인데도 지도자들이름조차 묻혀져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채영은 중국 군관학교 출신으로 1919년 ‘혈성단’이라는 항일유격대를 지휘해 일본군과 싸워 혁혁한 공을 세웠다.이중집은 600명 규모의 ‘솔밭관 유격대’와 ‘우리동무군 유격대’를 지휘해 싸웠다.김규면은 기독교계의 지도자로 국내에서 투쟁하다 연해주로 와서 ‘혈성단’의 단장을 맡았다.조맹선은 국내 의병 지도자로 북간도를 거쳐연해주로 와서 채영과 더불어 항일부대를 지휘해 싸웠다.황운정은 최진동과 함께, 홍범도가 지휘한 봉오동 전투에서 대승한 뒤 연해주로와서 이중집 부대에 합류했다. 박환 교수가 말해준 이상설의 기념비를 세울 자리는 오른쪽 교두보에서 활처럼 휘어져 뻗은 작은 둑 위였다.그 곳을 밟아본 뒤 시든 잡초와 관목들을 헤치고 강변으로 내려갔다.강은 오염되지 않아 맑고깨끗했다.이상설의 유해가 화장되어 이 곳에 뿌려진 것은 1917년 3월.강물은 그 옛날의 선각자의 한을,그리고 이곳에 무수히 뿌려진 피의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히 흐르고 있었다.취재팀은 강물 앞에국산 소주팩을 꺼내 한 잔 부어놓고 절을 한 뒤 차에 올랐다. 우수리스크 이원규 소설가·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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