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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를 갖지 못한 여성들의 삶

    “에미를 원망치 말고 사회제도와 도덕과 법률과 인습을원망하라.네 어미는 과도기에 선각자로 그 운명의 줄에 희생된 자이었더니라.”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이 자식들에게 남긴 유언 아닌 유언이다.출구 없는 미로와 같은 막막한 상황에서 그는 사회와 어울리지 못 한 채 행려병자로 삶을마감했다. “집을 떠난 ‘노라’에게 가능한 미래는 창녀 아니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 양자택일 뿐”이라고 중국 작가 루쉰은 말했지만 나혜석은 창녀가 될 수도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주류(主流)의 역사 밖에 놓인는 여성들의 삶.그것은 아직도 ‘역사’라는 이름을 갖지 못하고 ‘사건’속에 파편으로 존재한다. 최근 출간된 ‘20세기 여성 사건사’는 이러한 여성들의역사를 어떻게 다시 쓸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총체적인 여성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사건사’라는 접근법을 택했다. 지은이는 권김현영 소현숙 박정애 등 여성사 연구모임 ‘길밖세상’의 멤버들.27개의 사건들을 사회적·역사적맥락에서 재구성 했다. 조선에서 처음으로 단발을 감행한 여성인 한남권번 기생강향난,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며 한밤중에 평양 을밀대위에 올라가 농성한 평원고무공장 노동자 강주룡,작가 김유정이 사랑한 여자였던 당대의 명창 박녹주 등 20세기 초 잊혀져가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생생한 역사로 되살아난다. 책의 초점은 한국사회에서 ‘성별 정치학’이 어떻게 여성의 삶을 왜곡해 왔는가를 살피는 데 맞춰져 있다.전쟁미망인의 정조가 우려돼 미망인의 재혼을 권장했던 50년대우리 사회 이야기는 쓴웃음을 자아낸다.또 일탈한 여성의응징을 외치게 만든 자유부인 논쟁이나 “법은 순결한 여성의 정조만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명언(?)을 남긴 박인수사건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다시금 짚어보게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근대는 남성의 것이라는 ‘선험적인’ 믿음이 그대로 굳어지는 것을 경계한다.그것은 결과적으로여성비관주의를 낳고 여성이 쌓아온 경험을 역사화하려는여성사의 이론적 전망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근대 여성교육의 시작에서 사이버 페미니즘까지’라는부제대로이 책은 20세기 여성 사건사를 폭넓게 다룬다.그러나 저자들 스스로 인정하듯 역사의 장에 제대로 자리매김돼야 할 의미있는 사건들이 빠졌다.‘김활란’을 둘러싼 여성주의와 민족주의의 관계,여성들의 정치적 주류화를향한 노력,90년대 이후에 등장한 레즈비언 조직 등이 그것이다.여성신문사 펴냄. 김종면기자 jmkim@
  • 교과서 문학 작품 “상당수 잘못 가르친다”

    우리 대부분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진정한 문학작품과 처음 만난다. 그러다 고교 졸업과 함께 ‘소설책’은 읽더라도 ‘교과서에 실릴’그런 문학작품은 더 이상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이렇듯 중고교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작품에는 문학의 고전·정전(正典)이라는 후광과 의미가 실려 있다. 그러면 중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은 과연 ‘실릴’만한 것들인가.또 교육현장에서 그 작품들을 제대로 가르쳐지는가.문학평론가이자 사범대에서 예비 국어교사들을 지도하는 이남호교수(고려대)는 최근 발간한 ‘교과서에 실린문학작품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현대문학)를 통해 이문제를 숙고한다. 이교수가 머리말에서 “중등학교 문학교육을 실질적으로개선하려는 목적을 갖는다”라고 밝힌 이 책은 제목처럼 중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26편의 현대작품(시 17,소설 9)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촛점을 맞추었다.이교수는 이를위해 각 작품마다 먼저 ‘배우기에 적절한 작품인가’와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를 일일이 따져묻는다. 특히 ‘어떻게’부분에서 일선 국어교사들의 학습내용 및교과서와 참고서 해설내용의 부정적 측면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앞서 ‘배우기에 적절한 작품인가’부분에서도 부정적으로 지적당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효과적인 문학교육이되기 위해서는 우선 대상 작품이 문학적으로 휼륭하고,학생 수준에 맞으며,학생의 흥미를 끌 만한 내용을 지닌 것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윤동주의 ‘참회록’은 그의 ‘서시’나 ‘별을 헤는 밤’에 비해 내용이 모호하기 때문에 고교생에게가르치기에 적당하지 않은 작품이며,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도 시의 묘미나 감동을 전달해 줄 만한 요소가 적은편이라 교과서에 실을만큼 휼륭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이교수의 견해다. 이런 지적은 박용래의 ‘겨울밤’,김동명의 ‘파초’,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등의 시 작품과,김동인의 ‘붉은 산’이나 이범선의 ‘학마을 사람들’등 몇몇 단편소설에도 해당된다.교과서에는 문학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충분히전달하는 휼륭한 작품을 수록해야 한다는 전제에 미달된다는 것이다. 물론 교과서에는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서정주의 ‘추천사’,유치환의 ‘생명의 서’,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김유정의 ‘동백꽃’,황순원의 ‘목넘이 마을의 개’등 중고생들이 꼭 읽고 배워야할 시·소설이 많이 실려 있다.그런데 교사와 교과서·참고서가 상당수 작품을 잘못 가르치고 있다고 저자는 비판해마지 않는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어교사들은 교과서와 참고서의 내용에전적으로 의존하는데,바로 그 내용의 많은 부분이 부정확하거나 틀린 해설이며 쓸모없는 지식이어서 학생들의 이해와감상을 오히려 방해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문학교육에서는 무엇보다 작품 자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감상이 필요한데도 이를 무시한 채 도식적인 지식만을 주입한다.예를 들어 이상의 ‘거울’에 관해서 많은 고교 문학교과서와 참고서들은 ‘기이한 행적을 보인 작가의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식으로 해설한다.그러나 ‘거울’은 아주 상식적인 작품이고 고교생 수준에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시로,학생들은 이작품으로 시적 사유와 문학적 상상력을 배우고 즐길 수 있다고 저자는 반박한다. 또 작품에는 없는 내용을 억지로 가져다 붙이는 교사와 해설이 많는데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육사의 ‘청포도’등이 그런 수난과 오해의 좋은 예라는 지적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김수영의 ‘풀’,김기림의 ‘바다와 나비’등도 교사나 교과서의 추상적이고 견강부회하는 설명이 시의 맛을 ‘가게’하고 만다는 것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쓴 좋은 작품에는 무조건 ‘일제에 대한 항거’나 ‘조국 광복에 대한 열망’등의 주제의식을 상투적으로 부여하는 버릇은 고쳐 마땅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김재영기자 kjykjy@
  • ‘쉬움의 미덕’위에 둥지튼 본격소설 2편 출간

    쉽게 읽히는 본격소설은 아무튼 후한 점수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 나온 김향숙의 장편소설 ‘서서 잠드는 아이들’(창작과비평사)과그보다 앞서 출간된 김종광의 소설집 ‘경찰서여,안녕’(문학동네)은 작가는 나름대로 치열하게 쓰고,독자는 편하게 세상과 삶에 대한 문학적인 탐사의맛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예를 제공한다. 우리 세계의 진실을 문학적으로 들춰내고자 애쓰는 본격 소설은 많은 경우바윗돌을 들어올리는 거인인 양 끙끙대는 작가의 원초적인 노력이 그대로 독자에게 감지돼 읽기가 편치 않다.세상의 바윗돌을 다 움켜쥐려고 하지 말고한 귀퉁이만 살짝 들어올리면 쓰기도 쉽고 읽기도 편하지 않을까.김향숙은틴에이저의 방황을 이야기하고 김종광은 충청도 농촌·읍내의 풍속을 샅샅이 꿰뚫는다. 이 시대 십대 청소년의 일탈적인 삶은 다룬 ‘서서 잠드는 아이들’은 제목이 좀 가벼워 보이는데 ‘어른의 욕망과 부조리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평안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틴에이저를 가리킨다고 한다. 등장인물 중 아버지를 일찍 여읜 지선이는 돈많은 중년남자와 원조 교제 비슷한 걸 하다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까지 하게 되며 주인공인 셈인 혜진이는가난으로 대학을 포기한 데다 암이 두 개씩이나 걸린 어머니 대신 생활비를벌어야 한다는 걸 참을 수 없어하며 집에서 도망치려 한다.중산층 남학생인남영이는 공금횡령으로 구속된 아버지 때문에 모범생에서 가출,본드흡입까지 내몰린다.통속성이 없지 않은,저널리스틱한 이야기거리들을 속도감있게 펼쳐 매우 쉽게 읽힌다.가끔 십대가 아닌 명석한 어른의 시각이 튀어나오고,중산층 이상에 한정된 풍속이 필요 이상으로 돌출되곤 한다. 그보다는 기존 세대와는 판이한 이들의 교제를 비판적이든 긍정적이든 더 깊게 들여다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풀어진 꽃잎처럼 절제가 없는 이들 틴에이저의 생은 병태가 아니라 새로운 변종일 수도 있는 것이다.그런 면에서 이들의 문제를 성장의 내부가 이닌 어른이란 외부에서 출발시킨 것이근본적인 약점으로 잡혀지긴 한다. 11편의 단편을 묶은 김종광의 소설집은 71년생인 젊은 작가에 대한 기대를한껏높여준다. 작가는 드물게 보는 이야기꾼인데 중소도시나 농촌의 좁은 주변에서 이야기를 건져내는 화학적 막대기같은 그의 코믹한 시선은 삶 자체에 대한 연민,사회구조에 대한 비판까지 포용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김유정의 반어,채만식의 풍자,이문구의 능청스러운 입담이 함께 심어져 있다”는 평론가 김만수의 책 말미 해설도 수긍되는 일면이 있다.평론가 김사인 또한 작가의 ‘가벼움’을 ‘거창한 이념과 명분,정도 이상의 과장된 자의식적 태도를 다같이 경계하면서’ 나온 의미있는 전략으로 높이 사고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집중취재 이것이 문제다] 황폐한 연근해 어장

    부산에서 여수에 이르는 남해 동부해역에 조업 어선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높은 파도와 간간이 뿌리는 비 속에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몇년 전만해도 이 해역은 우리 어선 250여척이 조업하던 곳이다.요즘은 장어·삼치·새우잡이 어선 50여척이 조업할 뿐이다.바다가 텅 비어있다.어민들은 연안해역에 “고기 씨가 말랐다”며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기자가 탄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무궁화 2호(1,000t·선장 金喜柱·44)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20분쯤 거제도 남쪽 20마일 해상에서 통영선적의장어 통발잡이 반야호(선장 김상태)를 만났다.선장 김씨는 “전에는 장어통발을 한번에 7,000개까지 설치했지만 새 한·일어업협정에서 최대 2,500개로 제한돼 아예 일본수역에 입어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요즘은 하루 500∼700㎏ 정도 잡는데 예년의 70%에 불과하다고 했다. 다음날인 28일 오전 7시 남해 남동쪽 35마일 해상.짙은 안개 속에서 갈치잡이를 하고 있는 남해 미조항 선적의 삼양호(선장 김용재)의 모습이 어슴프레 들어왔다.삼양호가 하루에 잡는 갈치는 200㎏ 정도라고 선장 김씨가 무선으로 푸념했다.김씨는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서 조업하지 않는 이유를선장과 기관장의 면장,본선 및 운반선의 조업일지,운반선 어창의 용적량 등갖춰야 될 서류가 많은데다 기존에 쓰던 양식과 일본측이 요구하는 양식이약간씩 차이가 나 혼란스럽다고 설명했다. 1시간30분 뒤인 오전 8시30분쯤 남해 남동쪽 45마일 해상.무궁화2호가 불법 조업중인 이른바 고대구리 어선인 소형기선저인망 어선을 발견,추적에 들어갔다. 추적 5분여 만에 오른쪽에서 9척,왼쪽에서 5척 등 모두 14척의 소형기선저인망 어선들이 순식간에 모여들면서 지도선의 항로를 막아섰다. 순간 지도선에는 비상벨이 울려 선장 김씨 등 승무원 22명 모두가 대기상태에 들어가 긴장감이 높아졌다.선장 김씨가 “SSB 2116.4로 나와라”며 이들과 무선교신을 몇차례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었다.어선들은 지도선의 경고방송에도 흩어지지 않고 어업지도선 주위를 무리지어 빙빙 돌며 경계의 눈초리를 번뜩였다. 10∼30t 크기의 이들 불법어선은 등록을 하지 않았거나 업종을 전환한 것이 대부분.때문에 선박 이름이 없거나 그물 등으로 모두 가려 단속의 눈을 피하고 있다.지도선은 이들 어선의 조업상태와 승선인원 등을 망원경으로 면밀히 관찰한 뒤 이 지역을 맡고 있는 다른 어업지도선 무궁화 6호(300t·선장裵翊九·47)에 이같은 사실을 알려주고 목적지로 항해를 계속했다. 지도선 통신사 송희선씨(42)는 “불법 어선들의 해상 집단시위가 종종 있다”며 “이들은 그물에 걸리는 것은 모조리 다 잡아 고기 씨를 말린다”고 말했다.불법 조업 어민들은 긴 회칼이나 갈쿠리로 무장해 단속요원들에게 저항을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한다. 같은날 9시30분쯤 여수 소리도 남쪽 23마일 해상.부산 선적의 대형기선저인망 외끌이어선 제1유정호(선장 김유정)가 그물을 올리는 양망작업이 한창 진행중이었다.이번 어획량은 30㎏ 정도.어업지도선에서 어황을 묻자 선장 김씨는 “배가 고프다(어황이 부진하다)”며 무선통신으로 답했다. 지난 8월20일 첫 출항한 유정호는 하루 5㎏들이 상자로 한치와 적어 등을 15상자 정도 잡는다고 한다.선장 김씨는 “이같은 어획량으론 기름값과 선원7명의 인건비 등 수지타산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다”며 “하루 50상자는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길이 50m 정도의 그물을 수심 80m까지 투망했다 끌어 올리는데 보통 2∼3시간 정도 걸려 하루에 많이 그물을 내려야 2∼3차례 정도란다. 김씨는 “새 한·일어업협정으로 일본 수역에서 입어와 조업절차도 매우 까다롭다”며 일본수역에서 조업하려면 망목(網目)이 54㎜ 이상이어야 하지만우리 어민들 것은 이보다 조밀해 새로 구입하지 않으면 입어신청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여수의 백도에서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지난달 29일에도 우리 어선들의조업광경은 이곳이 황금어장이었던 곳인가 싶을 만큼 드물었다. 어민들은 연안어장에 일본연안처럼 고기가 돌아오도록 획기적인 ‘고기기르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남해안 무궁화 2호선상 이기철기자 chuli@ *어민에 들어본 ‘바다살리기' 여수시 어촌계(134명) 협의회장 박종길(朴鍾吉·42·화정면 적금리)씨는 “이대로 간다면 5년 안에 연안에서 고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박회장을 만나 불법 실태와 바다 살리기 대안 등을 들어봤다.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데. 10년 전만 하더라도 마을 앞에서 2㎞만 노를 저어 나가면 팔뚝만한 농어나민어 100여마리는 족히 잡았으나 이제는 하루종일 서너마리도 안 걸린다.철저하게 멸치를 잡다보니 멸치를 따라 연안으로 들어오는 삼치·갈치 등이 오질 않는다.바닷물 오염도 심각해 전복·소라 등의 종패가 죽고 있다. 어민들 스스로가 불법 어로행위에 앞장서고 있다는 느낌이다. 부인하지 않는다.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다.어민들이사용하는 소형 기선저인망(고대구리)이나 삼중자망 등은 불법이다.바닷속을 이 잡듯이 해 새끼고기나 어패류 등을 싹쓸이하고 있다.또 폐 그물이나 통발(게 잡는 도구)은 바다에 버려져 온갖 새끼고기를 굶어 죽게 만든다.특히 낭장망(멸치잡이 그물),이각망(숭어잡이)은 그물 간격이 너무 조밀해 치어까지 다 잡고 있다. 심지어 산란기 때도 불법 어로행위를 하는데. 보통 어패류 산란기는 매년 4∼6월이다.그러나 이 때도 고기잡이는 멈추지않는다.각종 불법 도구,현대화된 장비 등으로 어패류 씨를 말리고 있다.마을 앞 여자만은 회유성 어종인 조기·고등어·숭어 등이 거문도 등 먼 바다에서 자라다 산란하기 위해 득량만으로 이동하는 길목이다.다시말해 황금어장이지만 이제 여자만에서도 고기가 사라졌다. 강력하게 단속하면 되지 않느냐. 불법을 하다 ‘걸려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문제다.실효성 있는 단속이 필요하다.불법 어망 자체를 생산치 못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적발횟수에 상관없이 벌금을 내면 된다고 여기는 것이 문제다.저인망이 활성화되면서 고기가 사라졌다는 것은 어민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연안어장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이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이 시급하다.치어 방류나 인공 어초 투하 사업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무엇보다 현재 단일종으로 한정된양식업 허가를 복합양식으로 넓혀야 한다.어류 양식업자가 전복이나 새고막양식 등을 복합해야 경쟁력이 있다.젊은이들이 바다를 지키고 살아 갈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길은 복합양식뿐이라고 믿는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수산업 살리기 대책은 연근해 어장의 급격한 감소는 우리 수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이는 한·일 어업협정 발효를 비롯한 국제어업질서의 재편과 주먹구구식 수산행정,전근대적인 조업관행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어장이 줄어들면서 조업권을 둘러싸고 어민들끼리 반목이 깊어져 서로 출어를 막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일본쪽 연근해 어장으로 조업을 나가지 못하는 어선들의 불법조업 사례가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그렇다고 어업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한·중·일 해역에 그어진 선을 지워버릴 수도 없는 일이어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수산 전문가들은 감척사업을 포함한 수산분야의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수산자원을 조성하는 것만이 우리 수산업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편이라고 강조한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경제연구실 유정곤(柳廷坤)박사는 “원천적으로 연근해 자원에 비해서 배가 많은 상황에서 어장까지 축소되면서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수산업이 지속적인 산업이 되려면 채산성을 맞출 수 있도록 적정한 수준으로 감척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부경대 해양산업정책학부 김병호(金炳浩)교수는 수산업 구조조정과 관련,“10여개 업종으로 구분,어구와 어법 및 조업구역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제도상의 규제를 과감히 풀어 자율 경쟁 속에서 업종 통폐합과 경영구조 개선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교수는 또 “연안수역의 관리정책을 근해와 구분,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고 관리감독권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자원관리 측면에서는 어종별로 포획·채취할 수 있는 연간 어획량의 한도를 정해서 조업하는 TAC(총허용어획량·Total Allowable Catch)제도를 조기 도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유박사는 ”아무리 훼손된 자원이라도 잘 관리하면 단기간에회복할 수 있는 것이 바다의 특성”이라며 “현재의 허가제도로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어자원 관리를 할 수 없으므로 자원관리 방식을 TAC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비합리적인 규제는 과감히 풀고 자원평가가 사전에 이뤄져야 하며 사후관리 시스템도 정비돼야 한다고 유박사는 덧붙였다. 동해안과 동중국해의 주요 어장 상실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어장개발도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해양수산부도 신어장 개척의 중요성을 인식,정책지원자금 25억원을 긴급편성했다. 이와 함께 급변하고 있는 국제어업질서에 우리 어업인들이 신속히 대응할수 있도록 신어장개척지원센터와 같은 연구기관도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청와대 女비서관·행정관 현정부출범후 50% 늘어

    청와대 여성 비서관과 행정관이 9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기자간담회를갖고 여성의 공직참여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김실장을 비롯한 11명의 비서관과 행정관은 한결같이 “여성들에게 고위직에서 일할 기회가 많이 주어져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 내 여성비서관과 행정관은 모두 12명으로 현 정부 출범 초기비서관 5명,행정관 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0%가 늘어난 것이다. 김비서실장은 “이는 대통령의 여성정책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뒤 “여성비서관과 행정관들이 모두 각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앞으로 행정부처 여성진출 확대는 물론 국회의원선거법,정치관련법 개정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에는 1급비서관으로 박금옥(朴琴玉·총무) 신필균(申弼均·민정2) 안희옥(安熙玉·여성정책) 박선숙(朴仙淑·공보기획) 김영희(金英姬·제2부속실장)씨와 2급비서관 조은희(趙恩禧·문화관광)씨가 있고,행정관은 윤현봉(尹玹峯·제2부속실·3급) 이계영(李桂英·교육비서실·서기관) 김혜순(金惠順·여성정책비서실·사무관) 김유정(金裕貞·여성정책비서실·5급) 윤선영(尹善榮·보건복지비서실·〃) 조윤상(趙允祥·국정홍보조사비서실·〃)씨 등이 있다. 9급공무원으로 출발,33년만에 이 자리에 올랐다고 자신을 소개한 안희옥비서관은 “정부 수립후 여성공무원의 지위변화를 거의 모두 지켜본 셈”이라며 “역대 정부에서 여성인력을 이렇게 많이 기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강선임기자sunnyk@
  • ‘98 서울판화미술제’ 새달 7일 예술의 전당서

    ◎판화 ‘생활속의 미술문화’로 정착/화랑­공방 등 46개 업체서 참여/찍어내기·백일장 등 이벤트도 국내 판화미술계의 가장 큰 행사인 ‘98서울판화미술제’가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오는 4월7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 전관에서 열리게 된다. 한국판화미술진흥회 주최로 국내 33개 화랑과 8개 판화공방·5개 판화관련 업체 등 모두 46개 업체가 참여하는 이번 판화미술제는 ‘생활속의 미술문화’를 기치로 내걸고 일반인들의 판화 접근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다. 우선 예년 행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특별전이 없어지고 대신 판화백일장·판화찍기·판화교실 등 관람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들을 마련한 점이 눈에 띈다.특히 전시 참가업체들에 대한 전시공간을 늘려 예년 업체당 부스를 1개씩 할당하던 것을 올해는 2개씩 할당,전시내용에 충실하도록 했다.작품가격은 모두 참가업체 재량에 맡기도록 해 자연스럽게 판매가격이 정해지게 된다. 주요 기획전시로는 1∼3층에서 열리는 화랑기획전과 공방기획전·1층 로비에서 진행되는 관련업체전.여기에 특별기획으로 ‘21세기 판화의 예보’ 주제의 ‘BELT 97 선정작가전’이 마련된다.이와함께 국내 최초로 국내에서 제작된 판화 1천여점이 수록된 판화연감이 발간되며 전시 폐막 다음날인 13일 하오 4시 이 미술관 3층 전시장에서 국내 최초의 판화경매전도 열리게 된다.판화연감에는 97년 이전 제작된 판화의 작품당 작가·작품명,기법,제작년도 등이 수록되며 앞으로 계속 발간될 예정이다.전시의 가장 핵심은 아무래도 화랑·공방기획전과 관련업체전.모두 3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1천250점이 관람객을 맞게 된다.이 가운데 화랑기회전은 각 참가 화랑들이 자체 기획한 신작 판화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며 공방기획전은 화랑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방들이 기획한 작품들을 내놓는다.관련업체전에는 판화나 미술 응용상품을 제작·공급하는 업체들의 공간.한지·액자뿐만 아니라 판화관련 출판물과 문화상품까지 다채로운 상품들이 전시된다.또 프로젝트 전시인 ‘BELT 97 선정작가전’에는 판화를 이용한 대규모 설치작업위에 김유정 서유정유권열 이윤경 정길재 등 5명의 작가가 개별적으로 작업한 판화를 소개하게 된다.‘어린이를 위한 판화교실’과 ‘판화백일장’은 올해 새롭게 마련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이벤트.판화교실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직접 만든 판화그림을 직접 종이에 찍으면서 감상할 수 있고 판화백일장은 중·고교생들이 전시관람뒤 소감을 발표하는 행사로 대상 1명에게는 백남준씨 판화 1점,금상·입선자에게는 기념판화 각 1점씩이 증정된다.
  • 전신재 교수 ‘원본 김유정 전집’ 보정판 발간

    ◎60주기에 되돌아보는 유정의 문학/영서민요·설화 등 바탕/구비문학적 성격 조명/순박한 인물묘사 특징 “삶의 현장을 그대로 포착해 재현하는 유정 소설의 언어는 유정의 언어라기 보다는 민족심성의 언어다.신들린 무당이 무아의 경지에서 쏟아내는 공수가 무당의 언어가 아니라 신의 언어이듯 신명이 올라 무아의 경지에서 써내려간 유정의 소설은 유정의 언어가 아니라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의 언어이다” 한림대 국문과 전신재 교수(58)가 29살의 나이에 요절한 천재작가 김유정의 60주기를 맞아 ‘원본 김유정 전집’(강)을 펴냈다.10년전 한림대출판부에서 낸 같은 이름의 책의 보정판이다.원전 출판의 전범으로 평가받는 이 책은 김유정 문학의 구비문학적 성격과 구연체에 가까운 소설언어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유정 소설의 목소리는 그것이 푸짐한 욕설이건 발랄한 우스갯소리이건간에 생생하게 우리 귀에 와 닿는다.그 한 예로 유정의 소설을 보면 ‘홍천인가 어디 즈 성님안터로’(‘만무방’)라는 대목이 나온다.국어문법대로 라면 ‘형님한테로’가맞는 말이지만 강원도 지방의 노인들은 지금도 ‘성님안터로’라고 말한다.강원도 춘성에서 태어난 유정은 이처럼 발화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소설속에 재현한다.유정은 말을 살리고,사전은 말을 죽이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영서지방의 설화와 민요 등을 낱낱이 살펴 김유정 소설언어의 진실성을 규명한다.‘동백꽃’에 나오는 ‘알싸한 그리고 향깃한 그 내움새’가 바로 생강냄새임을 아는 독자는 얼마나 될까.동백꽃이 생강나무의 사투리라는 것을 알면 의문은 쉽게 풀린다.한편 ‘동백꽃’의 점순이나 ‘산골’의 이뿐이가 아끼던 동백꽃은 ‘라 트라비아타’의 마르그리트가 사랑하던 빨간 동백꽃이 아니다.김유정의 동백꽃은 늦봄에 피는 붉은 꽃이 아니라 초봄에 잎이 돋기 전에 먼저 피는 노란 색의 생강나무 꽃이다.〈거지반 집께 다 나려와서 나는 호들기소리를 듣고 발이 딱 멈추었다.산기슭에 늘려있는 굵은 바윗돌틈에 노란 동백꽃이 소보록허니 깔리었다〉(‘동백꽃’중에서) 노란 동백꽃은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를 마라 산골의 큰애기 몸골 난다’의 경우처럼 우리나라의 민요,특히 강원도 지방의 아라리에 자주 등장한다는게 전교수의 설명이다. 김유정 소설에 일관되게 드러나는 특징으로 전교수는 뿌리뽑힌 인간들의 빈궁한 생활상,무기력한 남성과 생활력이 강한 여성,살기 위한 매춘,순박한 인간성,원점회귀의 구성 등을 꼽는다.절박한 한계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매춘할 수 밖에 없는 모티프는 ‘산ㅅ골나그네’ ‘솟’ ‘만무방’ ‘가을’ ‘정조’ 등 많은 작품에서 나타난다. 유정의 소설은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심상의 원형이 그대로 살아있다.일제 강점기를 시대배경으로 하고 있는 ‘동백꽃’이나 ‘봄 봄’ 등의 작품은 그 현저한 예이다.궁핍한 농촌을 무대로 삼고 있지만 어리석을 정도로 순박한 인물묘사는 한국적 해학의 정신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전교수는 “유정의 소설은 폐허위의 꽃처럼 수풀속에 나뒹군 동안의 돌부처의 표정처럼 순수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 중견작가 전상국씨 창작집「사이코」

    ◎병든 사회의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광기에 휩쓸린 인물 4명의 파행 그려/참된 인간다움이란것의 실존적 관심 중견작가 전상국씨가 모처럼 새 창작집 「사이코」(세계사)를 펴냈다.작가 김유정의 삶을 소설화한 93년작 장편 「유정의 사랑」도 있었지만 창작집으론 89년 「지빠귀 둥지 속의 뻐꾸기」이후 7년만이다. 분단의 악령을 진혼하던 이 중후한 작가는 대부분 90년대에 씌어진 이번 작품들에서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맹공하는 쪽으로 옮겨왔다.시대변화에 맞춰 소재는 「현대화」됐지만 참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캐묻는 실존적 관심의 불꽃은 여전히 맹렬하다.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급류에 휘말리지 않는 뿌리깊은 바위처럼 미덥고 반갑다. 작품집은 광기에 휩쓸린 인물을 그린 중편 네편이 연작으로 묶여있다.작가는 사회병리를 온몸으로 앓는 광인들을 그들과 달리 아무렇지도 않은듯 적응해 살아가는 정상인들에 대비시켜 병든 사회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과연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이코시대」에서 파행을 일삼다 골칫덩어리로 찍힌 땡삐는 가족들 손에 사이코로 몰려 기도원에 유폐된다.하지만 목소리만 클뿐 무력했던 땡삐에 비해 교활한 적응력을 갖춘 만재는 지역의 유지로 성공한다. 「거울의 알리바이」는 교통위반차량 색출에 총대를 맨 노상관이란 인물을 내세운다.4번과 66번 국도에 매복,무수한 차선위반 차량을 사진찍어 고발하는 것을 업으로 해온 그는 「법이란 지켜져야 한다」는 신념에 고지식하지만 고발당한 이들은 치를 떨며 그를 강박증 환자로 몰아세운다. 한편 어린 시절 살기오른 눈빛에 한끼라도 고기를 못먹으면 환장하는 육탐을 부리다 외지로 쫓겨나다시피 떠난 삼촌이 지자제 선거가 닥친 고향에 홀연히 나타나 막판뒤집기로 시의원이 되는 거짓말같은 과정을 그린 최근작 「개미거미들의 화음」은 복마전 정치판에 대한 풍자다.「시인의 겨울」은 도시의 한 빈민촌에 구멍가게를 낸 시인의 눈으로 일상의 구석마다 스며든 부패를 비춰보고 있다.국민학교 선생,문인,아이들,이웃 할 것없이 탐욕에 젖어 아무도 믿을 수 없게된 이 동네에서 시인은 군대간 이복동생이 백두산까지 횡단하겠다는 포부를 털어놨다가 정신병자로 몰려 의병제대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개미…」에서 삼촌 출마의 전과정을 지켜보는 소설가,「거울…」의 고발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르포작가 등 이번 작품집에는 거의 매편 작가가 등장하고 있다.이를 통해 『글쓰기는 야비하고 던적스러운 광기의 소산』이라며 사회고발 이전에 철저한 자아비판부터 수행한 전씨는 『반성을 통과하며 한매듭 짓고 자유로워졌으니 작가로서 새로운 출발이나 마찬가지』라고 앞으로의 왕성한 창작을 다짐했다.
  • 산사태 군 내무반 덮쳐/사병 20명 매몰사

    ◎2개동 유실… 8명 부상/철원 26일 새벽 강원도 북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일어나 전방 철책선부대 내무반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군인 19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상오 4시25분쯤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대마리 비무장지대와 인접한 육군 모부대에서 산사태가 발생,대대본부중대 내무반 막사 2개동을 덮쳤다. 이 사고로 내무반에서 잠자던 47명 가운데 26명은 긴급대피하거나 구조됐으나 이완희병장 등 19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매몰돼 숨졌다. 철원일대에는 25일 하오 9시부터 이날 상오 10시까지 1백81㎜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매몰된 본부중대 내무반과 통신대 내무반은 산사태가 일어난 2백65m 고지의 야산과 각각 7m와 17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순식간에 흙더미가 덮친데다 이들 내무반이 전방 철책선 부대에 설치하는 철제 조립식 막사로 순식간에 흘러내린 흙더미를 이기지 못해 피해가 더 컸다. 이날 산사태로 야산 기슭에 위치한 본부대는 완전히 매몰됐고 통신대는 절반쯤 묻혔다. 산사태는 9부능선에서 시작돼1천80t가량의 토사가 순식간에 45도의 경사면을 흘러내리면서 2부능선에 위치한 내무반 막사를 덮쳤다. 군당국은 시신 19구를 덕정병원 등 부근 5개병원 영안실에 안치하는 한편 중상자 5명,경상자 4명은 경기도 일동병원 등으로 후송했다. 육군은 사고직후 사고대책반을 구성,구조대원과 헬기 등 중장비를 현장에 긴급출동시켰으나 집중호우로 사고 현장 일대가 범람,현장 접근과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국방부는 이완희병장 등 사망자 19명의 유가족에게 군인연금법 시행령 66조에 따라 일시금 7백65만2천원과 월 40만원의 보훈연금을 부모생존때까지 지급하기로 하는 한편 이들 사망자를 대전국립묘지에 안장키로 하고 장례절차를 유족들과 협의하고 있다. ◆사망자 명단 및 안치병원 ◇일동병원 △배무열(상병) △엄상룡(일병) △이종호(〃) △김만기(〃) △오왈선(〃) ◇덕정병원 △최용혁(일병) △이상필(〃) △정명진(〃) △이상복(〃) △권기봉(〃) ◇벽제병원 △이완희(병장) △원세진(상병) △김현철(일병) △변진환(〃)이승준(〃) ◇창동병원 △김유정(일병) △이관준(〃) △윤덕환(〃) △신동재(〃)〈황성기 기자〉 ◎이 국방 사과 이양호 국방장관은 26일 철원 군내무반 매몰사고와 관련,『산사태 매몰사고 희생자들에 대해 전 국군장병과 더불어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가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면서 『국민여러분에게도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 참고서 필요없는 고교국어 나온다/올 신입생부터 사용

    ◎교과서에 보충자료 수록/분량 기존의 2·6배 6백쪽/토론·발표위주 수업진행도 가능토록 고등학교 국어 참고서가 사라질 전망이다.올 3월 입학하는 고교 신입생부터 사용하는 국정 국어 교과서(상·하)에는 예전의 참고서에나 수록됐던 각종 보충자료가 담기는 등 내용과 형식이 크게 달라져 더이상 별도의 참고서가 필요없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소장 박갑수국어교육과 교수)에 의뢰해 개발한 새 국어 교과서는 국어와 마찬가지로 국정인 국사와 윤리 교과서가 기본틀을 바꾸지 않은 것과는 달리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수업시간에 교사들이 일일이 용어를 설명하거나 어구풀이를 해주는 「콩밭 김매기식」의 교습에 따른 시간낭비를 줄이고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위주의 수업을 유도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새 교과서에는 우선 참고서없이도 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은이 소개,중요어구 풀이,어려운 문장분석등 참고사항을 넣었다. 또 독해중심의 기존 교과서에 비해 보충자료를 풍부하게 수록,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읽을 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예를 들어 「청산별곡」같은 소단원의 참고자료에는 대표적 학자의 논문 가운데 핵심내용을 발췌해서 수록했다.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켜 적극적인 수업참여를 유도하고 지나치게 산만하고 방대한 자습서 위주의 학습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다만 보충학습이 필요할 경우,국어사전을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지난 88년 5차교육과정에 따라 개정된 현행 교과서는 분량제한등으로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교사와 자습서등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또 기존 교과서는 학습할 글만 제시,그 글을 통해 무슨 내용을 배우게 될지 분명하지 않았지만 새교과서는 중요어구의 제시,내용 이해에 대한 질문등을 통해 학습요지를 구체화했다. 또 새교과서는 가능한한 다양한 글을 수록했다.시는 종전에 김소월의 「길」,한용운의 「찬송」,김수영의 「폭포」등 3편과 시조로 이병기의 「오동꽃」이 실렸다.새 교과서는 본문에 김소월의 「진달래꽃」,이육사의 「광야」,김광섭의 「성북동비둘기」외에 영국시인워즈워스의 「뻐꾸기에 부쳐」등을 담았다. 소설도 염상섭의 「삼대」1편에서 이를 포함,김유정의 「동백꽃」,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김성한의 「바비도」,하근찬의 「수난이대」등 5편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교과서의 크기도 국판(가로 15㎝×세로 21㎝)에서 4.6배판(13㎝×15㎝인 4.6판의 2배)으로 커지고 분량도 상·하권 4백쪽에서 6백여쪽으로 대폭 늘어났다.실제 수록분량이 2.6배 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발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 종래의 암기·주입식교육에서 벗어나 문제해결 중심의 학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새교과서는 참고서가 필요없게 돼 참고서업계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교과서개발에 참여한 서울대 김대행교수는 『앞으로 학생들은 교과서만으로 충분히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하고 『아울러 수업시간에는 「토론과 발표」를 위주로 한 심화학습이 가능해져 쓰기능력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개정된 교과서는현재 인쇄중이며 다음달 25일쯤 일선고교에 배부된다.
  • 제11회 향토문화 대상/대상에 김정명 춘천문화원장

    ◎본상 개인 5명·단체 1곳 선정/새달 1일 시상식 서울신문사가 전통문화 계승과 지역문화의 창달에 힘써온 숨은 일꾼을 찾기 위해 제정한 제11회 향토문화대상 수상자가 22일 결정됐다. 전통문화부문과 현대문화부문으로 나누어 전국의 시·군 문화공보실과 문화원·예총·향토사학자들이 추천한 단체 및 개인을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영예의 대상에는 김정명 춘천문화원장(75)이 선정됐다. 본상중 전통문화부문에는 ▲김상곤(남원애향운동 본부장·58·전북 남원) ▲대구향토문화연구소(대표 김택규·66) ▲최종덕(양양 오색국교교사·52·강원 양양)씨등 3명이,현대문화부문에는 ▲이윤수(시인·82·대구시) ▲이은구(이천문화원장·52·경기 이천) ▲심우성(극단 서낭당 대표·62·충남 공주)씨등 3명이 뽑혔다. 대상에는 상금 3백만원,본상에는 각각 2백만원씩의 상금이 주어진다. 올해 심사는 구상(시인)·차범석(극작가)·임동권(중앙대 명예교수·민속학)·정영호(한국교원대 교수·역사학)·이중한(서울신문 논설위원)씨등 5명이 맡았다. 서울신문사 주최,LG전자 협찬,문화체육부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향토문화대상 시상식은 오늘 12월 1일 하오 4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다. ◎대상 수상자 김정명 춘천문화원장/「소양제」 부활·예술행사 활성화/민속자료실 만들고 삼악산성 복원 앞장 『큰 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지역에 묻혀버린 향토문화의 발굴,보존에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대상 수상자로 결정된 강원도 춘천문화원장 김정명씨(75)씨는 『선인들의 얼이 담긴 향토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는 작업이 너무 미흡해,후손으로서의 도리를 하려고 애썼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양구군수·강릉시장·도청 상공국장,중소기업 협동조합 도지부장 등을 거쳐 지난 87년 춘천문화원장으로 부임했다.그 때 문화원은 봉의동 도청 앞의 건물에 3평짜리 사무실를 임대해 쓰고 있었다.인원은 여직원 한명과 원장 뿐이었다. 문화재를 간수하는 유일한 기관인 문화원의 당시 역할과 위상을 말해주는 사례이다.『조상들의 발자취와 손때 묻은 유품들을 추스리려는 노력이나 의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때마침 시립도서관이 새 건물을 짓자,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해 사무실을 도서관으로 옮기고 민속자료실과 영상오디오 자료실·미니 도서실 등을 만들고 지역의 예술·문화 행사를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흐지부지됐던 춘천의 향토문화 축제인 「소양제」를 77년부터 부활하고 정월 대보름 놀이와 청소년 유적답사 등도 알차게 추진했습니다』 향토문화를 지키고 가꾸려면 주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보고 솔선하기 시작했다.스스로 강원도 전역을 누비며 선조들의 생활도구와 유물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은 베틀,소 구유,재래식 쥐틀 등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6백여점의 유물들을 의상,음식,생활,생활방식,습관 등으로 나뉘어 민속자료실에 전시했습니다』 대부분 지금은 볼 수 없는 물건들이다.학생들과 주민들이 문화원을 향토문화의 학습장으로 활용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요즈음은 스러져가는 산성 복원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춘천 덕두원리에 10여m 정도만 남아 있는 고대 맥국의 마지막 유적인 삼악산성의 복원 작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맥국은 삼국시대 이전의 고대 왕국으로 강원도의 뿌리입니다』 춘천,나아가 강원도의 뿌리인 맥국의 보존을 위해 3년 전 조사위원회를 만들었고,오는 연말까지는 신북읍 발산1리에 맥국터비를 세우기로 했다. 이에 앞서 몽고 침략에 맞서 결사적으로 싸웠던 항몽터전으로,허물어져 자취를 잃어가는 봉의산성을 2차례에 걸쳐 복원했다. 『국립 강원박물관을 세우고,지역 인사 17분이 모여 한일합방에 반대하는 시를 읊던 국사봉에 망배도 세워 선조들의 참된 얼을 배우고 잇는 곳으로 활용토록 하겠습니다』 정선아리랑 등 전통문화를 12분야로 나눠 책으로 펴내기 위해 서두르는 등 제 2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는 김원장은 『강원도에 제 2의 김유정과 이효석이 배출될 수 있는 문화의 터전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춘향제」를 전국규모의 축제로/김상곤 남원애향운동본부장 지난 85년 춘향문화선양회를 발족해 해마다 춘향제를 창의적으로 유치,전국적인 규모의 축제가 되도록 했다.91년 춘향제부터는 춘향문화대상(학술·예술·여성·언론분야)을 제정해 올해까지 상을 시상해오고 있다.92년 춘향제 때는 「춘향제 60년사」를 발간했으며 93년에는 「춘향전 관계사 학위논문선집」「춘향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발간했다. 투철한 향토애를 바탕으로 남원의 문화전통을 가꾸고 남원인의 품위향상을 위해 애쓰는 것은 물론 현재 춘향제를 세계적인 관광문화축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사당 놀이」 등 문화재지정 공헌/심우성 극단 서낭당 대표 59년 사라져 가던 「남사당 놀이」의 연희를 수합해 재연한 이래 특히 전통 인형극과 탈놀이의 발굴조사를 통해 무형문화재의 지정에 공헌해 왔다. 저서로 「남사당패 연구」「무형문화재 총람」「한국의 민속극」「한국의 민속놀이」「민속문화와 민중의식」「탈」등이 있으며 「조선무속의 연구」「역과 점의 과학」「연극의 역사」등 20여권의 역저가 있다. 현재는 문화체육부 문화재 전문위원,극단 서낭당 대표,한국민속연구소 소장,공주민속극박물관 관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69년 창립… 「향토문화」 회지 발간/대구향토문화연구소 69년 6월 향토사 및 향토문화의 조사연구에 관심있는 교수와 향토사가들이 모여 창립됐다.같은해 12월 회지인 「향토문화」를 육필사본으로 간행하는등 연구회의 발전을 꾀했으며 85년 7월부터는 대우학술재단의 지원을 받아 모임을 활성화 하고있다. 현재 회지는 제7집까지 간행됐으며 조사보고서로는 「경상감사 도임행차순력 복원」「화랑문화의 신연구」「낙동강 유역사」등을 출간할 예정이다.이밖에도 향토사 사료 윤독회,향토사적 답사 등으로 대구 경북지역의 향토문화연구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87년부터는 각 지역의 향토문화 연구단체를 결집해 우리 문화유산을 발굴·보존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76년 청파요 개설… 도예발전 헌신/이은구 이천문화원장 우리 전통도예의 맥을 이은 분청사기의 장인으로 76년 이천읍 사음리에 청파요를 개설해 도예문화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 왔다. 91년 1월 이천문화원장에 취임한 이래 각종 문화사업을 통해 지역문화 발전은 물론 지방문화원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공헌했다.특히 이천문화원이 해마다 10월에 개최하는 이천도자기축제를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문화관광축제로 적극 육성,올해 제9회 이천도자기축제의 경우 외국인 1만5천명을 포함한 25만명의 관광객 유치에 성공했으며 4억3천만원의 도자기 판매실적과 함께 도예작품전·한국의 잔 특별전·도자기 제작실연등 각종 행사를 마련해 도예문화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 ◎농악대 구성… 전통민속 보존 힘써/최종덕 양양 오색국교 교사 63년 교육계에 투신한 이래 투철한 교육관으로 전통민속예술과 우리 뿌리찾기 교육에 열과 성을 다해왔다. 전통민속예술의 창달 및 계승발전을 위해 사라져 가는 향토민속의 발굴에 힘써 강원도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종합최우수상 3회,종합우수상 2회와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을 3차례 수상했다. 양양군 전통민속보존회와 어린이·청년·노인 농악대를 각각 구성해 농악보급 및 보존에 힘쓰고 있으며 청소년 어울마당 지도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여름 피서철에는 해수욕장에서 고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전통민속을 공연함으로써 볼거리를 제공하고 향토민속을 관광자원화해 주민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광복뒤 첫 월간시집 「죽순」 창간/이윤수 시인 지난 45년 「죽순시인구락부」창립 이래 현재까지 대표로 있으면서 46년 광복 최초로 월간 동인시집 「죽순」을 창간했다.48년 한국문단 최초로 「상화시비」를 대구달성공원에 건립했으며 50년에는 문총(현 예총)구국대 경북지부를 조직했다.79년 동인시집 「죽순」을 복간했으며 83년에는 「전선시첩」1·2·3 합본을 발했다. 85년 상화시인상을 제정,올해로 10회째를 맞고 있으며 90년부터는 상화시 전국백일장을 해마다 실시하고 있다.92년 2월부터 한동안 서울신문에 「향토시인 이윤수 특집」이라는 글을 게재해 필력을 과시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한·일 국교수립후 처음으로 한·일 친선합동시화전을 주일 한국총영사관 초청으로 열었다.
  • 신춘문예(외언내언)

    신춘문예 작품을 공모하는 종합일간지의 사고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문단에 오르는 길은 여러갈래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신춘문예가 가장 권위있는 등용문.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만 하면 눈부신 각광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데뷔한다.그래서 해마다 이맘때면 문인지망생들은 열병을 앓는다.잘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신춘문예에만 매달리는 사람들도 있다.신춘문예작품을 처음으로 공모한 것은 1925년 동아일보.이 신문의 주필겸 편집국장이었던 소설가 홍명희가 단편소설,신시,가극,동요,가정소설,동화등 6개 분야에 걸쳐 작품을 모집했는데 아동문학가 한정동·윤석중이 신춘문예 당선1호의 영예를 차지했다. 일제때는 박영준,김동리,김유정,서정주,황순원등이,해방후에는 약2천여명의 문인들이 신춘문예의 관문을 거쳐 문단에 데뷔했다.서울신문은 1950년부터 역량있는 문인들을 배출하기 시작했다.첫공모에서 소설의 김성한이 당선,오영수가 가작에 뽑힌것을 비롯,이제하,장윤우.임철우,김문환,조대현,손영목 등 각분야의 쟁쟁한 작가들이 서울신문 문맥을 잇고 있다. 신춘문예 당선작가중 크게 활약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당선작이 마지막 작품이 된채 사라져버린 사람들도 적지 않다.때문에 문단 일각에서는 「신춘문예폐지론」이 대두되고 있다.신춘문예가 공정성이 확보되기는 하지만 한두편의 작품으로 작가의 역량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근거.일리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신춘문예옹호론」도 만만치 않다.이 제도가 폐지되면 선배문인들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도제적인 정실이 개입될 우려가 있다는 것.따라서 신춘문예의 공과를 흑백논리로 따지기는 어려운 일.어쨌든 신춘문예가 존속하는 한 역량있는 신인작가들이 많이 배출되고 또 이들의 신선한 시각이 담긴 역작들이 쏟아져나와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 땅밑 탈것 속에서 보는 일들은(박갑천 칼럼)

    땅밑교통 이용하는 일이 많아졌다.서울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믿을건 땅밑.얼른 타기 편하다고 땅위교통 이용하다가 황그리는 일은 적지않다.짬짜미시간 제대로 못대고서 뒤통수 긁적인 연인들도 많으렷다. 출근시간에 땅밑탈것 타면서 볼일 못볼일 다본다.물론 지금은 김유정의 수필 「전차가 희극을 낳아」의 전차안같이 한가로운 풍경일 수는 없다.우선 글을 써붙여 노약자와 장애자가 앉게 돼있는 자리부터 보자.대체로 젊은이가 차지하고 있다.글소경 아닌가 생각되는.더러 그앞에는 늙은이가 손잡이에 매달려 서있기도 한다.가끔씩 방송도 나온다.그자리는 노약자·장애자에게 양보해야 한다는.하지만 말귀(마이)에 부는 샛바람(동풍)이다. 가만히 훑어보노라면 앉은 사람은 거의라 할만큼 졸고들 있다.끄덕끄덕 꾸벅꾸벅.일본사람들이 말하는 너구리잠인지 아니면 여우잠인지.무슨 연유로 엊저녁잠을 설친 것일까.아니더라도 흔들거리는 탈것은 졸음을 불러들이는 법이긴 하다.한데 역에 닿으면 영락없이 벌떡 일어난다.눈만 감고 있었든지 수잠들어 있었든지의 어느쪽일 게다. 어떤 역에서 중늙은이 여성이 탄다.그는 일반석 여학생 앞으로 간다.『아이고고!』 물탄꾀 비명을 연발하면서.일어서는 여학생.두말없이 그자리에 털썩 앉는다.권리라도 찾은듯 사뭇 당당하다.고맙다는 말한마디 안나오는 것일까.그 나이또래의 한 남성은 숫제 자리를 「강탈」한다.요즘 젊은것들 도무지 예의범절이 없다고 엄펑소니치면서.자기가 앉지않고 남을 앉혔다면 듣기 민망한 「고담준론」이 그래도 나을 뻔했다. 성인은 희미한 조짐만 보고도 그것이 이르게될 결과를 안다고 했다(「한비자」설림편).그래서 기자는 주왕이 상아로 젓가락 만드는걸 보면서 천하의 앙화를 미루어 알았다.상아젓가락에 어울리는 밥그릇·밥상을 만들어야 하고 또 그에 걸맞을 산해진미하며 미주·미녀가 뒤따를 것이라는 데서였다.땅밑탈것 속의 이런저런 풍경은 오늘의 우리 의식구조 민모습을 그림그리고 있는것.우리의 내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짐작케한다. 어른이 어른답지 못하면 젊은이도 젊은이답지 못해진다.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군군신신부부자자:「논어」안연편).하건만 스스로는 답지 못하면서 남만을 탓하는게 과연 옳은 자세일까.제각기의 자리에서 다워질수 있는 길을 찾아야겠다.
  • 동백기름은 「술상무」 필수품으로?(박갑천 칼럼)

    청마 유치환은 목놓아 울던 청춘이 이 꽃되어 피어났다고 동백꽃을 노래한다.꼭두서니빛 사랑이 동백꽃위에 섭새겨진다.그는 『아아 나의 청춘의 이 피꽃』으로 이 시를 끝막는다.청춘의 피빛같은 동백이었다. 이와함께 생각나는게 김유정의 단편 「동백꽃」이다.젊은날 읽으면서 고개 갸웃거렸던 작품.서낙한 마름집딸 점순이와 주인공의 몸이 겹쳐 쓰러지는 장면을 이렇게 그리고 있던것이 아닌가.『…한창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속으로 폭 파묻혀버렸다』 갸웃거려지기는 그다음도 마찬가지.『알싸한 그리고 향깃한 그 내움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듯이 왼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색깔은 노랗고 알싸한 「내움새」가 나는 동백꽃이라니.더구나 「폭 파묻혀버릴」 정도라면 땅딸막한 좀나무(관목)거나 풀꽃이 아니겠는가.강원도쪽에는 그런 동백도 있나보다 했다.동백의 고장에서 나고자란 내가 아는 동백은 그게 아니었기에.동파 소식이 『붉은빛이 불꽃같이 눈속에 피었구나』(난홍여화설중개)고 읊은 그대로 늘푸른 큰키나무의 남녘 동백꽃은 빨갰다. 청마가 그린 색깔이 그렇듯이 나와 고향이 같은 박성룡 시인 또한 소동파의 감각.겨울방학하고서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걸어 큰댁에 가면 대숲속 늙은 동백나무는 「숯불같은 불을 피워」 맞아주었다고 그는 표현한다.김유정의 동백꽃과는 아무래도 다르잖은가.김유정이 말한 동백은 녹나무과의 갈잎좀나무를 이르는 것이었다.세월이 흐른다음 해설서를 읽고서야 그 사실을 알게된다. 동백은 속된 이름이고 본디는 산다라 한다고 문일평은 「화하만필」에 써놓고 있다.그 잎이 차나무잎과 같아서 붙은 이름이라 한다.「아언각비」에는 또 봄에 피는것을 춘백이라 하는데 해남의 대둔사(대흥사)에 이 나무가 많다고 덧붙인다. 그 꽃이 이운다음 맺은 열매는 아기주먹만 하다.옛아낙네들은 그 열매에서 짠 기름을 머리칼에 발랐다.향내와 함께 반질반질 윤이 흐르던 할머니 머릿결이 떠오른다.머리칼이 상하거나 빠지지않게 보호하면서 비듬·가려움증·살갗염증 다스리는 구실까지 했다는게 동백기름의 효능.한데 그걸 술마시기전에 먹으면 술에 취하지 않는다고 일본교토(경도)대학의 요시카와교수가 밝히고 있다. 몰라 그렇지 또다른 효능도 있는것이리라.지난날 아낙네 머리치장에 쓰인 동백기름은 세월이 흐른 이제 「술상무필수품」으로 얼굴을 바꾸는가.
  • 신춘문예(외언내언)

    신춘문예작품을 공모하는 각 일간지의 사고가 하나,둘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문단에 오르는 길은 여러갈래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종합일간지의 신춘문예가 가장 권위있는 등용문.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만 하면 눈부신 각광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데뷔한다.그래서 해마다 이맘때면 문인지망생들은 열병을 앓는다.신춘문예작품을 처음으로 공모한 것은 19 25년 동아일보.이 신문의 주필겸 편집국장이었던 소설가 홍명희가 단편소설,신시,가극,동요,가정소설,동화극 등 6개분야에 걸쳐 작품을 모집했는데 아동문학가 한정동과 윤석중이 신춘문예 당선1호의 영예를 차지했다. 일제때는 박영준·김동리·김유정·서정주·황순원등이 신춘문예의 관문을 통과했다.서울신문은 19 50년부터 역량있는 문인들을 배출하기 시작했다.첫 공모에서 소설의 김성한이 당선,오영수가 가작에 뽑힌것을 비롯,유금호 이제하 장윤우 김문환 임철우 등 각분야의 쟁쟁한 작가들이 한국문단에서 서울신문 문맥을 잇고있다. 요즈음 문단일각에서 「신춘문예폐지론」이 대두되고 있다.신춘문예가 공개경쟁에 의한 공정성이 확보되기는 하지만 한두편의 작품으로 작가의 역량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근거.일리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신춘문예옹호론」도 만만치 않다.이 제도가 폐지되면 선배문인들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도제적인 충성과 정실이 개입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주장도 그럴듯 하다. 따라서 신춘문예의 공과를 흑백논리로 따지기는 어려운 일.신춘문예가 쉽사리 폐지되지는 않겠지만 그 존재이유가 차츰 퇴색되고 있음은 분명하다.어쨌든 신춘문예가 존속하는한 이 관문을 통해 역량있는 신인작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또 신인들의 신선한 시각이 담긴 역작들이 쏟아져 나와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
  • 이문구 “판소리의 구술성을 소설에 접목”

    ◎전북대 전정구교수,「말글 생활」서 이씨 문체 본격 분석/시제 불일치·일관성 없고 장황하게 장점/「정돈·압축된 명사형 문장」 최인훈과 비교 소설가 이문구씨는 대중적 인기를 지닌 작가는 아니다.그러나 한국 문단에서 그의 위치는 독보적이다.그것은 그의 남다른 「문체의 힘」 때문이다.전북대 전정구교수(국문과)가 그 문체의 힘을 본격적으로 분석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교수는 「말글 생활」 제2호에 기고한 글 「이문구 소설의 문체」를 통해 『채만식 김유정 이효석 황순원등 뛰어난 작가들처럼 이문구는 개성적 문체를 지녔다』고 지적하고 『이문구의 문체는 채만식 문체의 연장선상에 있고 그 반대편에 위치해 있는 작가는 장용학과 최인훈』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그는 서로 상이한 문체를 지닌 이문구씨와 최인훈씨의 작품을 비교 분석한다.그의 분석에 의하면 『판소리 전통문체처럼 아무렇게나 장황하게 엮어낸 긴 사설』의 이문구씨의 글은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데 비해 『잘 정돈됐으나 호흡이 짧고 단속적이고 압축적인 명사형 문장』의최인훈씨의 글은 어렵다. 전교수는 또한 『이문구는 사건과 행동의 주체인 인물을 강조하고 사건과 행동을 행위자의 것으로 표현하는데 비해 최인훈은 인물보다 행동과 사건 그 자체를 중시하고 인물을 사건과 행동의 부속물로 처리한다』고 얘기한다.이문구의 소설은 최인훈의 소설과는 달리 『뚜렷한 내용이 없거나,설사 그것이 있다 해도 문체속에 분산시키고 구성을 거의 무시하기 때문에 그의 소설은 사건과 행동의 일관성이 없고 시제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분석한 전교수는 『그러나 이 모든 소설적 기법의 결함이 그의 소설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동네 이씨」) 이처럼 걸걸 하면서도 칡넝쿨처럼 얼크러진 입담에,방언이 지닌 고유한 의미와 미감을 실은 그의 문체는 특별한 소설적 장치를 동원하지 않고도 「시골 밭둑의 싱싱한 수풀같은」(송기숙) 농민의 삶을 형상화 해내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전교수는 파악한다.그에 의하면 이문구씨는 채만식 이후 구비문학의 「말하기와 듣기」에 충실한 판소리의 구술성을 소설미학으로 개척한 유일한 작가이다.따라서 『지금도 전통적 조선문체에 향수를 느끼는 많은 독자들이 이씨의 소설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씨의 이같은 문체가 근작소설 「매월당 김시습」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 전교수는 주목한다.이 소설에서는 인물의 행동과 사건을 생생하게 들려주기에 주력했던 구술성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긴호흡으로 느릿느릿 이어지는 특유의 이문구적 문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교수는 『오늘날 우리시대가 전통문체의 보전자 이문구를 외롭게 한다』면서 『그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문체가 사라지는 것은 우리 소설문단의 불행』이라고 안타까워 한다.
  • 김유정 소설/뜻 모를 어휘 많다/국립국어연구원 조사

    ◎「골치기」 「마쿠다」 「헤가마」등 아리송/31편에 사전에 없는 단어 6백11개 「골치기」「마쿠다」「헤가마」「지우질」…. 뜻도 알수없을 뿐더러 사전에도 없는 말들이다. 이처럼 사전에서도 찾을수 없는 어휘들이 김유정(1908∼1937년)문학속에선 많이 등장한다. 최근 문화체육부 산하 국립국어연구원이 김유정 소설 31편을 엮은 「원본금유정전집」(전신재편 한림대출판부 87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사전 미등재어휘가 모두 6백11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사실은 최근 간행된 사전중 수록 어휘가 가장 많은 「금성판 국어대사전」(금성출판사 91년)과 「우리말 큰사전」(한글학회 92년)을 대조한 결과 드러난 것으로 기존 사전들이 우리 문학작품에 대한 배려가 충분치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수 있다. 『이것들이 또 저를 「고랑땡을」먹이는군요』(따라지)『가루지는 한 발 좀 못되고 「길벅지는」 약 서 발 가량』(노다지)『명월공산을 보기좋게 떡 저처노니 이거 왜 「수짜질이야」…』(만무방)등이 그같은 예.여기서「고랑땡」은 골탕,「길벅지는」 길이,「수짜질」은 수작질이란 뜻으로 사전엔 없지만 어느정도 의미와 형태파악이 가능한 단어들이랄 수 있다. 그러나 『그제야 식성이 좀 풀리는지 그 「가축으로」웃으며…』(만무방)에서 「가축으로」나 『생각해보니 어젯저녁부터 여짓것 창주가 「곱립든」것이다』(만무방)의 「곱립든」,『씻갑으로 「골치기나」하자구 도루 줘버려라』(총각과 맹꽁이)의 「골치기나」등은 뜻파악이 힘들어 표준어형으로 대치하기 어려운 것들로 이같은 어휘도 무려 3백37개나 됐다. 한편 국어연구소측은 『김유정이 우리 문학사상 차지하는 위치상 그의 어휘는 당연히 국어사전에 수록돼야한다』면서 김유정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표 문인들의 사전 미등재 어휘수집작업을 계속해 종합 국어대사전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 3월의 문화인물/소설가 김유정/문학성과·농촌계몽운동 높이 평가

    ◎다양한 기념행사 마련 문화체육부는 3월의 문화인물로 소설가 김유정을 정하고 그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벌인다. 1908년 춘천에서 태어난 김유정은 30년대의 농촌을 무대로 농민들의 물욕과 정욕,그리고 생활 풍속을 뛰어난 언어감각과 정확한 문장으로 그려낸 인물. 김유정은 휘문고보(5년제)를 졸업한 이듬해인 1930년 연희전문 문과에 입학했으나 배울 것이 없다는 이유로 중퇴한뒤 고향에 돌아와 「금병의숙」이라는 야학을 열어 농촌계몽운동을 벌였다. 그뒤 1933년 서울로 올라와 2년뒤 조선일보에 「소낙비」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3월한달동안 벌일 기념행사 일정. ▲김유정의달 기념 세미나=3월29일 상오2시 춘천,리오관광호텔 회의장 ▲김유정의 문학작품 재조명 세미나=25일 하오1시,한림대 세미나실 ▲문학강연회=9일 하오2시,적십자사 강원지사 강당 ▲김유정 추모제=29일 상오11시,춘천 김유정 유적비 ▲문학의 밤=29일 하오6시30분,춘천 군민종합복지회관 강당 ▲추모 연극제=20일 하오4시 7시,춘천시립문화관 ▲김유정 관련 자료전시회=1∼31일,국립중앙도서관 로비 ▲김유정 문학 현장기행=27일 상오10시,김유정 유적지 ▲김유정 작품 영화 「땡볕」상영=29일 하오4시,한국영상자료원
  • 문학의 향토성/손춘익 아동문학가(굄돌)

    김유정의 단편들 「봄봄」이나 「동백꽃」,「가을」,「소나기」들을 읽게 되면 궁벽진 강원도의 어느 산골마을 냄새가 물씬 풍긴다.순박하고 가난한 또 해학적이고 인정미가 넘치는 농투성이들의 사뭇 어이 없는 삶이 구수한 토속어로 적나라하게 펼쳐지니 말이다.그곳의 자연,또 거기에 딱 어울리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마치 여유작작한 구경꾼처럼 김유정은 그들의 입담 그대로 에누리없이 옮겨놓은 것이다.상가에 끼어든 우스개꾼일까.그는 도무지 심각한 티도 없이 그러나 사실은 자칫하면 묻혀 버리고 말았을 의미심장한 세계를 파헤쳐 놓는다.그의 그런 역량은 어디서 말미암은 것일까.만일 강원도가 고향이 아니라면 그는 결코 그런 작품을 남길 수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김동리도 마찬가지다.「무녀도」나 「바위」「찔레꽃」「황토기」같은 빼어난 단편들은 모두 고도 경주를 배경으로 한 것들이다.경주의 풍광,그곳의 인심,또 문화적 전통에 젖지 않고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작품들인 것이다.문체마저도 경주지방의 억양을 닮고 있으니 말이다.그의 초기 대표작들에는 그의 핏줄 속에 흐르는 경주의 향토성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듯하다. 시에서도 그런 예는 흔하다.함경도가 고향인 백석의 시나 전라도가 낳은 김영랑의 시만 해도 향토성이 그 생명이다.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라는 백석의 시는 지금도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하고 아련한 향수를 자아내게 한다.혹은 명절날 나는 엄메아베 따라,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은 또 어떤가.오메­ 단풍 들겠네나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의 김영랑의 시가 한결 감칠맛이 나는 것도 전라도 지방 토음이 주는 생동감 때문이다. 백문불여일독. 훌륭한 문학작품을 읽고 나면 새삼 문학의 본질이 향토성이란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문학의 세계화나 국제화는 다름아닌 향토성을 담보로 하는 것이 아닐까? 고향이야말로 영원한 문학적 영토인 것이다.
  • 내년 「이달의 문화인물」 12명 선정

    문화체육부는 최근 94년도 「이달의 문화인물」12명을 선정,발표했다. 선정된 인물은 ▲1월 가야금을 만든 우륵 ▲2월 청백리인 황희 ▲3월 소설가 김유정 ▲4월 실학자 홍대용 ▲5월 아동문학가 강소천 ▲6월 체육인 이상백 ▲7월 화가 안견 ▲8월 독립운동가 박은식▲9월 연극인 박승희 ▲10월 국문학자 이희승 ▲11월 조선시대 학자겸 정치가 정도전 ▲12월 독립운동가겸 사학자 신채호선생이다. 이들을 분야별로 보면 한국학이 3명이고 음악·문학·미술·연극·어문·청소년·체육·과학·국가보훈이 1명씩이다. 94년이 「국악의 해」로 정해짐에 따라 1월의 문화인물은 우륵이 뽑혔다. 문화체육부는 문화예술계등 각계의 추천을 받아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자문위원회에서 월별 문화인물을 선정했으며 앞으로 유관부처와 시민,민간단체등의 폭 넓은 의견을 모아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부는 지난 90년 7월부터 올 10월까지 모두 42명을 「이달의 문화인물」로 지정해 그들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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