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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선물 없어 다급한 北… 종전선언·제재완화 지렛대 노린 포석

    美선물 없어 다급한 北… 종전선언·제재완화 지렛대 노린 포석

    남북이 3차 정상회담 준비를 협의하기 위한 고위급회담을 오는 13일 판문점에서 열기로 확정하면서 그 배경과 정상회담 시기 및 장소, 북·미 비핵화 협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9일 오전 북측이 통지문을 통해 먼저 고위급회담을 제의했고, 이에 정부가 회담 개최 제의에 동의하는 통지문을 전달했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먼저 제안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성대하게 치러져야 할 9·9절(70주년 북한정권수립기념일)이 한 달 남은 상황에서 지금껏 북한은 핵 실험장 폐기와 미군 유해 송환 등 성의를 표시했지만, 종전선언이나 제재 완화 등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다급함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 정상회담을 징검다리로 해서 유엔총회 기간, 북·미, 남·북·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핵미사일 동결, 종전선언, 대북 제재 해제까지 일괄 타결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9월 9일 전에 대외적 성과가 절실한데 여러 국가를 초청하려고 하지만 (미국 때문에) 여의치 않다. 내부적으로 정상회담으로 국면을 돌파하려는 욕구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담 장소로는 평양에 무게가 실리지만, 판문점도 배제할 수 없다. 시기는 8월 말~9월 초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8월 말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우세했다. 판문점 선언을 뛰어넘는 합의를 끌어내려면 북·미 비핵화 협상의 성과에 따른 체제 보장과 제재 완화 조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또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 당시 남북은 한 달 가까이 협의를 진행했다는 점도 8월 말 회담의 현실적 난관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양측은 이미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데다 그 과정에서 상대의 경호·의전 프로토콜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신뢰가 축적됐다는 점에서 실무 협의가 단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 모두 조기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양 교수는 “국빈급 평양 방문이 돼야 하지만 실무적 성격이 강하다고 보면 1박 2일 가능성이 큰데 그렇더라도 11년 만에 한국 대통령이 평양 주민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기는 8월 말, 9월 초로 본다”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9·9절 전 정상회담을 해야 북한도 선전 효과가 크다”며 “8월 말~9월 초, 열릴 수 있고 평양이나 판문점 모두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판문점에서 하면 9월 말 유엔총회와 북·미 정상회담 이후인 10월쯤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번 회담을 북·미 관계의 막힌 ‘혈’을 뚫기 위한 실무형 정상회담으로 본다면 또 한 번의 판문점 회담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9·9절 이전에 의전이 포함된 국빈급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도 없고 뚜렷한 성과가 나오는 세리머니도 쉽지 않기 때문에 판문점에서 실무형으로 열릴 수도 있다”고 했다.  형식상으로는 북한의 제안을 우리가 수락했지만, 남북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의 물밑 협상을 통해 3차 정상회담의 공감대를 좁혀 가다가 ‘공개 모드’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남북대화에 밝은 정부 소식통은 “서 원장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북측과 협의를 진행해 왔고, 그 내용에 대해 서 원장이 청와대에 (북측의 회담 제안)사전에 보고를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도 “사전조율이 이뤄졌다고 보는 게 현실성 있다. 그동안 얘기 된 것을 반영해서 북한이 제안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급회담에서 정상회담의 대략적 시기를 합의한다면 곧 북·미 고위급회담이 재개되고 유엔총회에서의 종전선언 수순으로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김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은 결국 유엔에서의 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을 위한 김 위원장의 뉴욕행을 가능케 하는 흐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조만간 평양에 가리라고 본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제주서 신개념 지식융합콘서트 테크플러스(tech+) 열린다.

    제주에서 신개념 지식융합콘서트 ‘테크플러스(tech+) 제주 2018’이 오는 23일 오후 2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주도, 한국산업기술문화재단, 제주테크노파크, 제주의소리가 주최·주관하는 ‘테크플러스 제주 2018’은 인문학과 최신 과학기술의 경계를 허물고 지적 통찰을 제시하는 지식공유의 장이다. ‘섬, 디지털 대륙을 탐하라!’를 주제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예측해본다. 일상 속 골목길부터 전 세계를 연결하는 디지털 거버넌스까지 넘나들며 제주의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한다. 원희룡 제주지사의 특별강연에 이어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선다.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최근 도시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이 화두로 떠오른 제주에 메세지를 던진다. 또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있다’를 펴낸 정하웅 KAIST 석좌교수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성공적 사례부터 어두운 면까지 ‘빅데이터의 모든 것’을 풀어놓는다. 세바시를 기획한 기술사상가인 유니크굿컴퍼니 대표는 제주에 ‘디지털 테마파크’라는 지향점을 제시하고 제주가 가진 고유의 자산들을 활용한 ‘융복합 경험산업’이라는 실마리를 건넬 예정이다. 농촌 일자리 장터 ‘푸마시’로 대박을 터트린 청년창업가인 김용현 (주)푸마시 대표는 매년 수확철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제주농촌의 현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테크플러스 제주는 창의적 산업기술 생태계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2013년 시작됐다.스마트 아일랜드를 꿈꾸는 제주에서 최신기술과 인문학, 제주사회의 접점을 찾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수십년 묵은 냉전 패러다임서 ‘新판문점 평화 체제’로 대전환

    수십년 묵은 냉전 패러다임서 ‘新판문점 평화 체제’로 대전환

    1952년 ‘샌프란시스코 체제’ 해체 냉전 붕괴 30년 지나 한반도 해빙 남북 번개미팅 등 숨가쁜 대화모드 이념과 상관없이 ‘평화’를 원하다 진보세력, 비핵화 추진 美공화 응원 北접경지 ·서울 강남서도 보수 완패오는 4일이면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구시대 냉전 대결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극적으로 손을 맞잡은 지 100일이 된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전쟁위기설이 나돌았던 한반도에서 4·27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지더니 한 달 만인 5월 26일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번개 미팅’ 형식으로 열려 또다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회담 계획 취소 편지를 보내는 등 롤러코스터를 탄 끝에 6월 12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지난 100일간 전 세계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특히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100일간의 변화상은 단순히 한반도 안보환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분단 이후 수십년간 사람들의 머릿속을 지배해 온 가치관이 변했고 패러다임이 변했다. 기존의 주류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1일 “지금의 미·일 대(對) 북·중·러 냉전구도를 만든 1952년 ‘샌프란시스코 체제’가 해체되고 평화를 앞세운 ‘신(新)판문점 체제’로 패러다임이 교체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한국의 진보세력은 미국의 민주당과 호흡이 맞았고, 보수세력은 공화당과 정치적 노선이 비슷했는데 최근에는 이런 전통적 구도가 무너졌다. 공화당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화해무드를 조성하다 보니 남북 관계 개선을 원하는 상당수 진보세력은 미 공화당을 응원하고, 보수세력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미 민주당에 박수를 보내는 기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미 공화당을 응원하게 될 날이 올지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 보수(극우) 진영은 패닉에 빠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주말마다 성조기를 앞세운 ‘태극기 집회’가 펼쳐졌으나, 요즘엔 집회 자체가 시들해졌고, 열리더라도 성조기는 찾아볼 수 없다. 보수진영은 그동안 미국을 같은 편으로 삼아 북한과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는데,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성조기, 인공기를 배경으로 악수하는 현실이 도래하자 혼돈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6·13 지방선거 때 전통적 반공지역으로 보수세가 강했던 경기 북부, 강원도 등 접경지와 서울 강남 등 부유층 거주 지역에서 보수정당이 완패한 것도 과거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지방선거 투표 때 가장 크게 감안했던 것이 남북 관계라고 답했다. 일부 극단적 보수세력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은 이념과 상관없이 평화를 원한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당은 한반도 냉전체제를 바꾸려 했고, 보수 정당은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 했다”며 “평화를 이슈로 ‘변화 대 현상 유지’가 격돌한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통해 전쟁의 공포로부터 탈피하는 쪽을 지지했던 것”이라고 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사실 냉전체제는 1990년에 이미 붕괴했는데, 한반도만 그때 조응하지 못하고 30년 가까이 시차를 두고 냉전 해체의 수순을 조금씩 밟아 왔다”면서 “지금은 북한도 미국도 경제적·정치적 문제 등으로 냉전 패러다임을 유지하는 데 대한 부담이 누적된 상황”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南 민생파탄” 문 대통령 비난 나선 북한, 왜?

    “南 민생파탄” 문 대통령 비난 나선 북한, 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쓸데 없는 훈시질”을 한다고 비난했던 북한이 남측의 경제상황이 파국에 이르렀다고 지적하는 등 대남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해빙 무드를 강조했던 북한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남북 경제교류에 속도를 내지 않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다음달 하순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해 집탄 탈북 여종업원의 송환을 요구하고, 지난 20일에는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를 거론하면서 “아전인수격의 생억지, 제 처지도 모르는 희떠운 훈시”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22일 탐측의 경제상황을 거론하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신문은 구체적으로 ‘남조선 경제위기와 민생파탄에 대한 심각한 우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남조선에서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어 각계의 우려가 커가고 있다”며 “경제위기로 수많은 기업체가 문을 닫거나 합병되는 통에 노동자들이 무리로 해고되어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이어 “남조선에서 경제파국과 실업사태는 그대로 민생파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분야에서 물가 폭등이 계속되고, 반면에 주민소득은 급격히 줄어들어 사회양극화지표는 역대 최고를 기록하였다고 한다”고도 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지금 남조선에서는 경제위기의 영향 속에 기업경영에서 실패한 중소기업가들, 생활난에 시달리고 빚에 쫓기던 수많은 사람이 사회현실을 저주하며 자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동신문은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싱가포르 명사들 앞에서 “(북미)정상이 직접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국제사회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크게 반발했다. 신문은 “남조선 당국은 우리와의 대화탁에 마주앉아 말로는 판문점선언의 이행을 떠들고 있지만,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북남 사이에 해결하여야 할 중대문제들이 말꼭지(말의 첫마디)만 떼놓은 채 무기한 표류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21일에는 2016년 중국 저장성 닝보 소재 북한 식당인 류경에서 일하다가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 사건의 진상규명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면서, 남측의 현 정부가 과거 정부의 반(反) 인권적 행위를 왜 그대로 두는지 모르겠다고 압박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김련희 여성을 비롯해 강제억류하고 있는 우리 여성 공민들을 공화국의 품으로 즉시 돌려보내라”며 여종업원 송환이 시급히 이뤄지지 않으면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장애가 조성될 수 있다고도 했다. 노동신문의 연이은 이런 보도가 남북교류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최근 행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계속 공조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을 지속해서 표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의 대남비난에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면서 남북교류와 협력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속도를 내지 않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깔렸다”고 설명했다. 노동신문은 20일 논평에서 “낡고 망해버린 보수세력이 만들어놓은 사대와 대결의 족쇄에 묶여 새로운 역사의 출발선에서 씨엉씨엉(성큼성큼) 내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남조선 당국의 현 처지”라는 주장도 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아빠는 고속철 타고 서울~개성 출퇴근…아들 軍복무는 딱 6개월

    아빠는 고속철 타고 서울~개성 출퇴근…아들 軍복무는 딱 6개월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면서 분단 73년째인 남북 관계는 획기적인 전기를 맞았다. 문 대통령이 “연내 종전선언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이런 훈풍이 20년간 계속되면 한반도는 어떻게 변할까. 남과 북이 하나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휴전선을 허물고 자유롭게 오가며 평화롭게 공존한다고 상상할 수 있지는 않을까. 20년 후인 2038년 한반도의 모습을 각종 보고서와 북한 전문가 인터뷰로 재구성했다.삼성전자 입사 3년차 김정훈(34)씨는 서울에서 개성으로 출퇴근한다. 삼성전자는 2034년 개성공단 가동 30주년을 맞아 이곳에 국내 10번째 사업장을 설치했다. 개성은 서울과 가깝고 수출 창구인 인천과도 인접해 국내 주요 대기업 대다수가 생산기지를 세웠다. 서울에서 개성까지는 약 50㎞의 만만치 않은 거리지만 웬만한 수도권과 출퇴근 시간이 비슷하다. 시속 350㎞의 고속철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개성, 평양, 신의주로 달리는 고속열차는 2030년부터 운행됐다. 2018년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과 북이 손잡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과거 두만강역에서 평양역까지 900㎞를 이동하는 데 무려 27시간이 걸리던 북한은 ‘철도강국’으로 탈바꿈했다.부산에 사는 나상진(45)씨는 여름휴가로 평양 여행을 계획 중이다. 부산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평양 순안공항까지 1시간이다. 첫날은 을밀대, 부벽루, 영명사 등 평양 8경과 주체사상탑,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 만수대, 개선문 등을 둘러본 뒤 저녁에 대동강 맥주축제를 찾을 계획이다. 대동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야경과 함께 7가지 맥주를 즐기는 이 축제는 2016년 첫 개최 당시 외국인 5000명 등 4만 5000명이 참가할 정도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매년 7월 말~8월 초에 열리는 한반도 최대 맥주 축제로 자리잡았다.숙소는 평양의 랜드마크인 류경호텔을 골랐다. 지하 4층, 지상 101층 규모의 이 호텔은 삼각뿔 형태로 객실만 3700개에 달한다. 이 호텔은 원래 김일성 주석 80회 생일(1992년)에 맞춰 개장하려 했으나 경제난으로 완공식을 미루다 2019년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먹거리 1순위는 옥류관 평양냉면이다. 1960년 문을 열어 어느덧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옥류관은 1·2층 면적이 1만 2800㎡로 한번에 2000명이 식사할 수 있지만, 수백명이 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평양 관광을 마치면 함흥 마전해수욕장에서 서핑 강습을 받을 예정이다. 마전해수욕장은 유달리 맑고 푸른 바다에 백사장이 6㎞나 뻗어 있어 이국적인 경치를 뽐낸다. 북한을 찾는 관광객 수는 2016년 10만명에 불과했으나 현재 2000만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대학생 김진수(20)씨는 지난달 입대했다. 남과 북은 사실상 하나가 됐지만 병역의 의무는 아직 그대로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을 허문 독일도 지난 2011년까지 22년간 징병제를 유지했다. 군생활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휴전선 사이로 북한과 총부리를 맞댔다는 건 교과서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양측 정부는 남북 연합훈련의 정례화를 논의 중이다. 이를 두고 일본도 중국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군의 주요 임무는 동북아 평화 유지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중국 접경지대에 배치된 북한 병사는 중국어를, 경상도와 전라도 남한 병사는 복무기간 동안 일본어를 의무적으로 배워야 한다. 남과 북을 합쳐 한때 185만명에 달했던 병력은 50만명으로 줄었다. 복무기간은 6개월이다. 정부는 30년 이내에 모병제 전환을 완료하고, 전체 병력도 20만명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역사부터 언어, 교육, 의료 등 각 분야마다 남북 통합을 위한 공동 기구들이 생겨나고 있다. 남북한이 하나의 체제로 통일됐을 때 사회적 충격을 줄이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특히 의료분야의 경우 발 빠르게 움직여 ‘남북 보건의료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으로 북한이 국제적 수준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남북 공동기구가 설치됐다. A대 병원 정신의학과 김정현(55) 교수는 10년째 이 기구에 참여해 북한 의료진에 선진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실제 2012년 남한의 7배에 달하던 북한 산모 사망률은 절반으로 감소해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 북한 영아와 아동 사망의 주요 원인이던 조산, 감염성 질환도 50%나 급감했다. 하지만 이주민들의 경력 인정을 놓고 빚어지는 갈등도 있다. 북한에서 의과대학을 나와 20년간 외과 의사로 활동해 온 류경진(45)씨는 얼마 전 서울로 이주했지만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남북 정부는 미래 통일 대한민국 일자리 기구를 만들어 서로 다른 시스템 속에서 양성된 전문가들의 경력을 어떻게 통합해 나갈지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지속 중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도움 주신 분 고경빈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병욱 북한개발연구소장
  • [나에게 통일이란] 통일세 도입엔 아직 냉랭… 75% “지갑 연다면 年10만원 이하”

    [나에게 통일이란] 통일세 도입엔 아직 냉랭… 75% “지갑 연다면 年10만원 이하”

    통일세 도입, 반대 36.1% 찬성 29.5% 남북 경협 재원도 “세금 투입” 13%뿐남과 북이 하나가 되면 정치·경제·사회·문화 통합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통일비용 조달을 위해 남한 재정을 투입하면 세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지갑’을 열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 통일을 외치는 목소리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 통일이 되면 여러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거란 우려도 높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북이 통일 전부터 스펀지에 물 스며들 듯 서서히 합쳐진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17일 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통일비용 조달을 위한 세금 인상은 반대(36.1%)가 찬성(29.5%)을 웃돈다. 찬성하는 쪽도 통 크게 지갑을 여는 데는 난색을 보인다. ‘연 1만~10만원 이하’(61.5%)가 대다수다. 한 달로 따지면 1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연 1만원 이하’(13.7%)도 있다. 둘을 합치면 4명 중 3명(75.2%)이 연 10만원 이하를 고른 것이다. ‘연 11만~50만원’(19.4%)과 ‘연 51만원 이상’(5.4%)은 24.8%에 그쳤다. 남북경제협력 재개 시 재원 마련 방안도 비슷한 생각이다. ‘국제기구 자금 활용’(55.7%)과 ‘남한 민간자본 활용’(31.0%)은 많은 선택을 받았지만 ‘남한 정부 예산 활용’(13.3%)은 호응이 낮았다. 세금을 쓰는 게 달갑지 않다는 뜻이다. 통일비용은 추산 방법과 산출 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뽑아본 비용은 통일부가 2011년 공개한 연구용역 결과다. 오는 2030년 통일이 이뤄졌다고 가정할 경우, 첫 1년 동안 필요한 비용이 최소 55조원에서 최대 24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체제통합에 33조 4000억~49조 9000억원, 사회보장 비용으로 21조 3000억~199조 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원회도 2014년 보고서를 통해 20년간 5000억 달러(약 540조원)의 통일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1만 달러로 끌어올리는 데 드는 비용이다.1989년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린 독일은 20년간 3000조원의 통일비용을 투입했다. 서독 인구는 동독보다 4배 많았다. 서독인 4명이 동독인 1명을 지원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남한 인구는 북한보다 2배 많아 2인당 1명꼴로 북한인을 지원하게 된다. 게다가 서독인과 동독인의 1인당 GDP는 3배가량 차이 난 반면 남한인과 북한인은 20배의 격차를 보인다. 북한 경제를 남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독일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부담감은 설문조사 결과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10명 중 9명(91.9%)은 남과 북 소득 차이가 통일에 장애가 될 것으로 봤다. 통일을 반대하는 이들은 ‘남한에 돌아오는 과도한 통일비용’(37.3%)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통일이 북한 주민에게 이득이라는 답변은 ‘매우’(52.9%)와 ‘다소’(42.0%)를 합쳐 94.9%에 달했다. 반면 ‘자신에게 이득’(45.0%)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통일이 남한을 희생하고, 북한에 퍼주는 것이란 인식이 강한 것이다. 하지만 통일비용을 생각할 때는 통일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고정비용인 분단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국방비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 남북 대치에 따른 각종 비용은 반대로 통일 이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 국방비는 한 해 예산의 10%인 43조원에 달한다. GDP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42%(2015년 기준)로 중국(1.28%)이나 일본(1.0%)보다 월등히 높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2007년 보고서를 통해 분단비용(1조 3000억~1조 8000억 달러)이 통일비용(8000억~1조 3000억 달러)보다 많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의 생각은 연구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 ‘분단비용>통일비용’(24.6%)보다는 ‘통일비용>분단비용’(55.4%)을 고른 이가 월등히 많았다. 통일을 더 갈망하는 진보에서도 통일비용을 더 무겁게(46.9%>32.8%) 느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돈 걱정이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통일비용은 북한이 갑자기 붕괴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남과 북이 꾸준한 교류를 통해 점진적으로 하나가 된다면 걱정할 정도의 비용이 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통일비용은 남북 경제적 격차에 따라 달라지는 생물 같은 것”이라면서 “통일을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할 때는 비용만 생각할 게 아니라 남과 북이 하나가 돼 얻는 다양한 유무형적 이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이 각종 사회적 문제를 심화시키고 혼란을 부추길 것이란 걱정이 많다. 남북 이데올로기 차이(89.5%)와 문화 및 생활습관 차이(74.9%)가 통일에 걸림돌이라는 응답은 압도적이다. 계층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질문에도 과반(51.3%)이 고개를 끄덕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일비용 부담을 줄이고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시나브로 통일’, 즉 ‘가랑비에 옷 젖는’ 방식의 통일이 필요하다”면서 “통일 전부터 남북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충격을 사전에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나에게 통일이란] 20대 “통일 찬성” 35%P 껑충… “北, 한반도 평화 진심” 43%

    [나에게 통일이란] 20대 “통일 찬성” 35%P 껑충… “北, 한반도 평화 진심” 43%

    “통일 필요” 1년 만에 57.8→76.9% 상승 “20대, 남북관계 극적 개선 후 의식 변화”북한과 미국 중 한반도 평화 정착을 진심으로 원하는 쪽은 누구일까. 우리 국민은 미국보다는 북한에 좀더 진심이 담겼다고 판단했다. 또 10명 중 6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17일 서울신문이 창간 114주년(7월 18일)을 맞아 진행한 설문조사엔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국민 정서가 고스란히 투영됐다. 4명 중 3명이 통일에 찬성한다에 손을 들었다. 특히 그간 통일에 부정적인 시각이 강했던 20대 역시 찬성으로 마음을 돌렸다. 하지만 응답 결과엔 부정적인 시각도 드러난다.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남아 있고, 보수와 진보 간 통일에 관한 견해차도 여전히 컸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 신뢰 역시 모래성처럼 무너질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통일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43.4%가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진심으로 원한다고 생각했다. ‘원하지 않는다’(23.8%)는 대답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70년간 동맹 관계인 미국(38.0%)보다 높은 게 눈에 띄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한반도 평화 연주’를 지휘하는 세 지도자에 대한 평가도 미묘하게 갈렸다. 문 대통령에 대해선 77.2%, 김 위원장에 대해선 62.9%가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에 높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43.1%)은 절반을 밑돌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변신이 본인은 물론 북한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통일이 ‘다소’(44.9%) 또는 ‘매우’(32.0%) 필요하다는 응답은 76.9%에 이른다. 지난해 통일연구원 조사에선 찬성률이 57.8%(‘다소’ 44.0%, ‘매우’ 13.8%)에 그쳤는데, 1년여 만에 19.1% 포인트나 상승했다. 통일연구원이 이 조사를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찬성률이다. 통일 찬성 여론은 2014년 69.3%→2015년 68.5%→2016년 62.1%로 해마다 떨어졌다가 올해 반전했다. 20대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에는 통일 찬성이 고작 38.8%에 그쳤지만 올해는 73.3%로 무려 34.5% 포인트나 급등했다. 20대는 지난해 조사에서 찬성보다 반대가 많은 유일한 연령대였다. 61.1%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20대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결성에 대해선 82.2%가 반대하기도 했다. 20대가 그간 통일에 부정적이었던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3대 세습이 자행된 북한 체제 거부감과 막대한 통일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는 부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 등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 여론을 전하면서 천안함 사건과 군대 의무 복무 등이 젊은층의 북한에 대한 반감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하지만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 정상회담’이 20대의 마음을 움직였다. 박주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새로운 현상을 잘 받아들이는 20대가 최근 극적으로 개선된 남북 관계를 보면서 의식에 변화가 왔다”면서 “다만 분위기에 휩쓸린 측면이 강한 만큼 남북 관계 악화 시 다시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판문점 선언이 한반도 패러다임을 위기에서 평화로 바꿨다는 데는 75.8%가 동의했다. 중립(16.6%)을 제외한 부정적 응답은 7.6%에 불과했다. 특히 40대(80.9%)와 50대(79.7%)가 강한 지지를 보냈고, 30대(73.7%)와 20대(72.6%)도 뒤따랐다. 60대(65.8%)까지 전 연령층에서 긍정적 답변이 주류를 이뤘다. 판문점 선언은 보수와 진보를 넘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자신을 보수라고 칭한 응답자 중 과반인 54.7%가 평화에 ‘다소’(41.1%) 또는 ‘매우’(13.5%) 기여했다고 답했다. 진보(89.0%)와 중도(74.3%)에 미치지는 못해도 상당한 호평이다. 북·미 정상회담도 마찬가지다.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 이행 시기와 검증 방법 등을 다루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73.0%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60대(62.7%)와 보수(52.8%) 역시 과반의 지지를 보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이 보인 솔직하고 적극적인 모습이 판문점 선언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최고 수위의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올 들어 180도 바뀐 건 ‘대북 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51.3%)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에 대한 두려움’(3.8%)을 고른 이는 적었다. 북한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같은 위협보다는 ‘돈줄’을 조이는 것에 더 압박을 받았다고 본 것이다. 통일 여론이 높아졌지만 북한에 대한 인식은 성향이나 연령대에 따라 크게 갈렸다. ‘김 위원장이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상대인가’라는 질문에 보수는 26.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진보(71.3%)와 상당한 격차다. 20대(42.6%)와 60대(46.0%)도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40대(58.8%) 및 50대(58.2%)에 비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북한의 핵 포기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보수는 61.9%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반면 진보는 장기적으로 포기할 것이란 응답이 75.8%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도 60대(47.7%)에서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란 답변이 전체 평균(32.1%)보다 매우 높게 나왔다. 보수는 북한을 ‘경계 대상’(38.2%)으로 꼽은 답변(38.2%)이 가장 많지만, 진보는 ‘협력 대상’(74.3%)으로 바라봤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는 “보통 사람에게 통일은 추상적, 감성적, 윤리적인 영역이라 찬반 여론이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통일에 대한 사회적 공론의 장을 만들고, 북한을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는 통일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8일~이달 3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3.1% 포인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노동신문에서 ‘미제’가 사라졌다…‘반미’ 대신 ‘반일’ 감정 키우는 북한

    노동신문에서 ‘미제’가 사라졌다…‘반미’ 대신 ‘반일’ 감정 키우는 북한

    미국과 대화 무드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이 노동신문을 비롯한 공식 매체에서 반미 감정을 자극하는 ‘미제’와 같은 표현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대신 일본에 대한 적대감은 여전하다. 계급교양은 한마디로 자본주의 체제를 미워하도록 주민을 끊임없이 세뇌하는 과정이다. 북한은 평소에도 계급교양을 강조하지만, 특별히 6·25전쟁 발발일과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이 있는 6월과 7월을 ‘반미공동투쟁 월간’으로 정하고 ‘미제’(미제국주의의 준말)를 중심으로 한 ‘계급적 원수’를 증오하라고 주민을 부추겨왔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올해 6∼7월 북한 공식매체에서 계급교양의 주된 타깃이었던 ‘미제’라는 용어가 5일 현재까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5월 말까지도 계급교양과 함께 노동신문에 등장했던 ‘미제’라는 표현이 북미정상회담 이틀 전인 6월 10일부터는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관련 기사들은 자본주의의 ‘열악한’ 사회상과 사회주의의 ‘행복상’을 부각하고, 특히 계급교양의 두 번째 타깃인 ‘일제’의 만행을 소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또 2∼3일에 한 번꼴로 계급교양관 참관기나 계급교양관을 찾은 주민들의 반응 등을 소개하고 있는 조선중앙TV도 6월부터는 일제의 조선 침략 역사와 만행을 규탄하는 내용만 내보내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체제 유지를 위한 중요한 사상교육인 계급교양을 지속하면서도 계급교양의 핵심인 ‘미제’에 대해 비난을 자제하는 것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관계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대화 분위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반미교양을 강화하면 그것은 스스로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꼴”이라며 “북한 당국이 대화 상대인 미국을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화’ 외친 6·25… 李총리 “北장사정포 후방 이전 논의”

    ‘평화’ 외친 6·25… 李총리 “北장사정포 후방 이전 논의”

    남북 평화 무드… ‘새 시작’ 담아 李총리 “민족 공동번영 위해 직진” 원색적 비난 쏟아내던 北도 조용 李총리 장사정포 발언 논란되자 정부 “군사회담 논의 과제 의미”전국 곳곳에서 25일 열린 ‘6·25 전쟁 68주년 기념식’은 남북 간 반목, 대결 등에 머물지 말고 오랜 상흔을 추모하되 평화를 위해 나아가자는 함의를 담았다.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주제였던 ‘평화 새로운 시작’을 담은 음악회가 열렸고 비무장지대(DMZ) 관광객도 급증했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결실 및 이후 빠르게 전개되는 후속 조치로 조성된 평화 무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희생으로 지킨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주제로 열린 6·25 전쟁 제68주년 중앙행사에서 “지난해 말까지 전쟁의 불안이 감돌던 한반도에 이제는 항구적 평화 정착이 모색되고 있다”며 “어떤 난관이 생겨도 신념과 끈기를 가지고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민족 공동번영을 향해 직진하겠다. 평화와 번영이야말로 국내외 참전용사 여러분의 헌신에 대한 최고의 보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 약속, 미군 유해 송환 절차 진행, DMZ의 남북 상호 비방 방송 중단,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 8월 하순 이산가족 상봉행사 재개, 장사정포의 후방 이전 논의 등을 열거하고 “평화의 기회가 기적처럼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방부가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6월 14일)에서 장사정포 후방 이전 논의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어 이 총리의 발언이 잠시 논란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내에서 검토한 일이 있으며 향후 남북 군사회담에서 논의될 만한 과제 중 하나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중앙행사에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6·25 참전유공자, 참전국 주한 외교사절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평화와 번영을 주제로 한 6·25 기념식이 열렸다. 지난 21~24일에는 제1회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이 강원 철원 노동당사, 월정리역 등에서 열렸다. 특히 철원 고석정에서 펼쳐진 본공연에는 가수 강산에, 이디오테잎, 장기하와얼굴들 등이 출연했고 6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관객이 모였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로 DMZ를 관광하려는 외국인 예약자도 예년보다 25%가량 늘었다. 기념일마다 미국에 비난을 쏟아내던 북한도 화해 무드를 의식한 듯 올해는 조용했다. 노동신문은 ‘1950년대의 그 정신, 그 투지로’라는 글에서 전쟁 시기 주민의 투쟁담과 공로를 소개하면서 미국 비난은 삼갔다. 지난해 같은 날 1면에는 “오늘도 우리 겨레는 철천지원수 미제에 대한 치솟는 증오와 분노를 금치 못하며 복수의 피를 펄펄 끓이고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바뀌어 가는 상황에서 6·25가 그간 분단, 갈등, 대결의 상징에서 이제는 화해,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정상국가 지도자 각인시킨 김정은… 세계외교 ‘록스타’ 데뷔

    [6·12 북미 정상회담]정상국가 지도자 각인시킨 김정은… 세계외교 ‘록스타’ 데뷔

    방중·남북회담 부부동반 격 갖춰 도보다리·군사분계선 월경 ‘파격’ 서구 경험, 체면보다 실용적 선택 경호단 등 美에 밀리지 않는 모습 싱가포르 명소 돌며 과감한 행보 셀카 찍고 손 흔드는 등 여유 보여 “앞으로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김정은(34)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한 말이다. 이날은 ‘은둔의 독재자’로 알려졌던 김 위원장이 마치 ‘록 스타’(연예인)처럼 떠들썩하게 세계 외교무대에 데뷔한 순간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상국가’ 지도자임을 과시했다.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는 “은둔형 지도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세계 외교 무대에 정상국가 지도자로서 모습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2011년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정권을 이어받은 김정은 위원장은 그간 북한을 세계 무대에서 정상국가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3월 중국을 비공개 방문할 당시에는 부인 리설주 여사와 공식수행원인 참모들을 대동하며 정상외교의 격을 갖췄고,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선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함께 부부 동반 만찬을 했다. 당시 13시간 가까이 언론에 생중계된 김 위원장의 모습은 그간 내부 숙청을 통한 공포정치로 악명을 떨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문 대통령과 함께한 ‘도보다리 회담’에선 30여분간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사전에 계획됐던 도보다리 회담은 잠시 머물다 오는 정도였다”며 “그렇게 긴 대화가 이뤄질 줄은 문 대통령도 몰랐고 김 위원장도 몰랐고 아무도 몰랐다”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 스위스 유학을 통해 서구 사회를 경험했던 김 위원장은 명분과 체면보다는 실용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싱가포르행에선 안전을 위해 중국 전용기를 임차했을 뿐 아니라 경호 목적으로 3대의 비행기를 동원하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특히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처음 나선 정상 외교무대에서도 상대 정상에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북·중, 남북, 북·미 정상회담장마다 북한 국무위원회 문양이 새겨진 방탄 경호차량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를 공수했고, ‘방탄경호단’이라는 별칭을 얻은 북한 974부대 소속 경호원들은 차량 주위를 밀착 경호하며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30대의 젊은 지도자인 김 위원장은 전날 밤늦은 시각에 싱가포르 식물원 ‘가든 바이 더 베이’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스카이 파크 전망대 등 관광 명소를 돌아보는 과감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을 수행한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외무장관과 여당 유력 정치인인 옹예쿵 전 교육부 장관은 함께 웃으며 셀카를 찍어 화제를 모았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주변에 몰려든 관광객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등 여유를 보였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과감한 행보는 지난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상에서 문 대통령과 처음 만나 문 대통령을 북쪽으로 이끄는 모습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지난해 11월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을 당시 국면을 전환할 것이라 예측은 했지만, 판문점 선언만큼 나아갈지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우리가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과감하게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정상화에 나선 데 이어 고립됐던 북한 외교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현 한반도 정세 변화를 계기로 북·중 혈맹 관계를 복원시킨 데 이어 러시아, 쿠바, 이란, 베네수엘라 등 기존 우방 국가와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러시아 국경일인 ‘러시아의 날’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북·러 간 전략적·전통적 관계도 새로운 시대의 요구와 양국 국민의 이익에 맞게 더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기로 정상국가의 지도자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南, 2년여 만에 개성공단 방문…“일부 기계 불능·벽면 누수”

    南, 2년여 만에 개성공단 방문…“일부 기계 불능·벽면 누수”

    추진단 “판문점 선언 이행 첫 조치” 교류협력협의사무소·숙소 지하 침수 등 “개·보수 필요한 곳 적지 않게 발견”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이 8일 개성공단을 방문하면서 공단 폐쇄 2년 4개월 만에 남측 당국자의 개성공단 방문이 실현됐다. 정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개성공단 재개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향후 북한의 비핵화 이후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공단 가동 재개 여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한 추진단 14명은 이날 경의선 육로로 오전 9시 30분쯤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소에 도착해 오후 4시 30분까지 점검을 마치고 남측으로 귀환했다. 추진단이 점검한 곳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KT 통신센터,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와 직원 숙소 등이다. 점검 결과 시설 대부분은 외관상 양호했으나 일부 건물에선 개·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발견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와 숙소는 지하층이 침수됐고 일부 기계 장비 불능, 벽면 누수, 유리 파손 등 개·보수가 필요한 곳이 적지 않게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점검 결과를 토대로 관계기관과 전문가 협의를 거쳐 추가 점검 여부를 판단하고 개·보수에 착수키로 했다. 남북은 이달 중 개·보수 공사 기간에 사용할 임시 연락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열면 민간 교류 협력을 논의하는 남북 간 상시 대화채널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제재 해제 논의가 이뤄진다면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비롯한 남북 경협 관련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 이날 추진단을 안내한 황충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과 원용희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장 등 5명의 북측 인사들도 시설 점검에 적극 협조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북측 기관이다. 황 부장은 지난 1월 남북 고위급회담 등에 대표단으로 참석했었다. 천 차관은 이날 방북 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는 판문점 선언 이행의 첫 번째 조치이면서 지속 가능한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개성공단 설비 점검 계획을 묻자 “기본적으로 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관련된 시설 등을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현재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을 이야기하긴 이르지만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성공단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 교류협력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무력도발’로 규정하고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북측은 입주기업의 설비, 물자, 제품 등 모든 자산을 동결하고 개성공단 폐쇄로 맞대응했다. 특히 남북 사이의 군 통신과 판문점 연락 채널까지 폐쇄하면서 남북 관계는 오랜 냉각기를 가져야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文·金 파격 소통, 북·미 난기류 걷어내…남북관계 진전도 확인”

    “金위원장 북미 만남 강한 의지 文 중재… 실질적 남북미 회담” “김정은 위원장 또 3차 방중설 中 영향력 행사 예의주시해야” 전문가들은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 대해 꺼져 가던 북·미 정상회담 개최의 불씨를 되살리는 기회가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깜짝 남북 정상회담은 다음달 12일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잠깐 발생한 난기류를 걷어내는 정상회담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으로는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봐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또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중계무역 같은 그런 정상회담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한·미 공군 연합훈련인 맥스선더에 매우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때 한국 기자단에 입국 허가가 늦게 나왔다”며 “그럼에도 북한이 먼저 회담을 제의한 것은 그만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다는 단적인 예”라고 분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김 위원장은 한국을 통해서 미국에 자신의 본심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창한 준비 없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소통해 진전된 남북 관계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김한권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서한 같은 돌발 현안이 나타났을 때 최고 지도자끼리 직접 대화하면서 다른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한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 관계도 판문점 선언 이후에 약간 정체기였다”며 “그럼에도 두 정상이 전격적으로 만난 것은 남북 정상이 우리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수 있고 주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에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를 빌미로 본인이 직접 회담을 취소했다가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번복했다”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 내부에서 회담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었는데 김 위원장도 발 벗고 나선 것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 식의 벼랑 끝 전술이 먹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물밑에서 진행될 비핵화 등의 의제 조율과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결국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는 북·미 간 합의해야 할 문제라고 본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중국을 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중국만 가게 되면 판이 항상 흔들려서 그 부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목표이고 미국은 선거를 앞두고 회담에서 비핵화 관련 성과를 내는 것이 핵심일 텐데 앞으로 실무협상에서 이 부분에 대한 의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고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체제 안전 보장만 이뤄진다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빠른 속도로 이행할 수 있겠지만 미국이 체제 안전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확약이 없었던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해 중국만 두 번이나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무 협상에서 이런 우려에 대해 만족할 만한 합의가 없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이뤄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한권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북한과 미국의 로드맵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의제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리비아식은 아니더라도 일괄 타결 후 그 과정을 로드맵으로 그려 나가는 것인지 아니면 북·중 사이에 합의된 단계적이고 동시적 조치로 나갈 것인지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미 간 적대감 해소를 위해 주한미군과 한·미 동맹의 역할과 의미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가 북한으로서는 매우 민감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또 발칵 뒤집은 트럼프…불확실한 CVID에 극단적 출구전략

    또 발칵 뒤집은 트럼프…불확실한 CVID에 극단적 출구전략

    美 반대여론·강경파 영향인 듯 트럼프 “마음 바뀌면 연락달라” 벼랑끝 전술…北양보 노릴 수도 “美 일정 부분 책임 회피 어려워”24일(한국시간)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다음달 12일로 계획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갑자기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 우리 정부도 크게 당혹스러워하며 진의 파악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며 핵 동결의 첫걸음을 뗀 날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국내의 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발을 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타고난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양보를 얻어 내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에서 “언젠가 나는 당신(김 위원장)을 만나기를 고대한다. 만약 너무나도 중요한 이 정상회담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 바뀐다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보내 달라”고 말해 김 위원장의 태도 변화가 있다면 만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무엇이 되든 우리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관해 다음주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특히 곧 북·미 고위급회담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제3국 회동이 점쳐지고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미라 리카르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 미 고위급 대표단이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북한 관리들과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23일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그 결정(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면서 “6월 12일로 예정된 그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고의 목소리도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건에 맞지 않으면 북·미 정상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튿날인 2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며 회담 재고려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하겠다”고 반박했다.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리비아식 비핵화’를 운운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맹비난하며 회담 개최 합의 번복 가능성을 처음 거론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회담 취소’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 내 반대 여론과 백악관 내 강경파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중국을 등에 업고 과도하게 비핵화 국면을 주도하려 했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다시 북을 최대한 압박하고 군사 옵션까지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기 싸움과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상호 비난전이 있을 건 예상됐는데, 백악관의 전격적인 선택에 대해선 조금 상황을 지켜봐야 될 거 같다”며 “혹시 대북 압박 수단이라면 적절치 않아 보이고 미국 역시 일정 부분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비핵화 로드맵 제1원칙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마저 합의할 가능성이 적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출구 전략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면서 비핵화의 첫 조치를 한 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를 표명했다는 점은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이 충격 상태에서 극도의 비난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더이상 대화는 없다고 선언해 버릴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간에 경쟁적인 기 싸움이 사그라들지 않고 높아지는 순간에서 신중하게 열기를 식힌 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현 국면에서는 조금 더 상황을 냉정하게 볼 수 있는 시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北 “탈북 종업원 송환” 압박… 의도된 무리수로 대화 속도조절

    북한이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발언을 문제 삼은 데 이어 기획 탈북 의혹이 제기된 류경식당 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등 대남 압박을 전방위로 확대하면서 남북과 북·미 간 냉기류가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성급하게 가동하기보다 일단 숨 고르기를 해야 할 때라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0일 “남북 핫라인 통화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미룰 것”이라며 “북한이 탈북 종업원 송환 문제까지 제기한 것은 당분간 냉각기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핫라인 통화를 뒤로 미룬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 통화로 해결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이 제기한 3대 문제는 남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복잡한 사안이다. 미국의 양해 없이 한국이 일방적으로 한·미 연합 공중훈련을 축소할 수도 없고 태 전 공사의 활동을 정부가 나서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탈북 종업원 13명 송환 문제도 간단치 않다. 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일이더라도 지금 이들을 송환한다면 여종업원의 집단 탈북이 국가정보원의 기획으로 이뤄졌다는 북측 주장을 정부가 인정하는 셈이 된다. 송환 과정에서 인도주의 문제, 탈북 종업원이 입국 전 거친 국가와의 외교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분들(종업원들)이 송환을 원한다는 게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확인되더라도) 송환은 지금 언급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정부가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라고 봤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북한이 미국과의 정상회담 전 남한과 미국으로 치우친 주도권을 잡고 남북 대화 속도를 조절하려는 의도”라며 “끌려가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내 강경파의 반발 등 내부 변수가 생긴 것 같고 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약한 고리인 남측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 내부 불만을 무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다롄에서 지난 7일 열린 북·중 정상회담이 최근 북한의 강경 기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에 ‘올인’하는 것은 북한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자 한국·미국과 의도적으로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면 현 국면이 장기화할 수 있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냉각기가 서서히 풀릴 것이란 시각이 지금은 더 우세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대남 압박은 결국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두 번째로 방북했을 당시 합의한 내용만큼만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하자는 것으로 북한이 모든 것에 제동을 걸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과 미국도 사태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애초 전략무기 ‘B52 장거리 폭격기’가 참가하는 한·미 공동훈련을 계획했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한국 측의 우려로 미국 단독으로 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태도 변화는 전략적 변화가 아니라 전술적 조정으로 맥스선더 훈련 등에 우리가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인다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그동안 한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모든 것을 건 듯한 모습을 보인 게 오히려 약점이 됐다”면서 “사태를 관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 경협 청사진 만든다…北억류 한국인 6명 논의 가능성

    남북 경협 청사진 만든다…北억류 한국인 6명 논의 가능성

    수석대표 南 조명균·北 리선권 각 분야 실무 책임자 고루 참석 산림협력·6·15 공동행사 논의남북은 지난달 27일 정상회담 후 19일 만인 1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판문점 선언에 대해 후속 협의를 갖기로 했다. 북·미가 비핵화의 큰 밑그림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지 수일 만이다. 빠른 속도로 남북 관계 진전 및 비핵화 협의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북측은 성실한 이행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미국이 소위 ‘신(新)마셜플랜’을 언급한 것을 감안할 때 대북 경제 제재 완화까지는 힘들지만, 남북 경협의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한 비공개 협의는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선언을 총괄하는 회의체로서 열린다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이 빠르고 성실하게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데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 사항도 착실히 이행할 거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3차 고위급회담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협의하는 정례 채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회담 의제는 산림 협력,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 이산가족 행사, 동해선·경의선의 철도·도로 연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6·15 남북공동행사, 5월 중 장성급 군사회담 등 다양하다. 회담 참석자도 각 주제에 맞도록 구성됐다. 수석대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며, 이들을 제외하고 남북이 각각 4명씩 배석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많지만, 현재 남북 관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먼저 해 보자는 데 의미가 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아이스하키팀을 꾸리다가 벌어진 논란을 감안할 때 8월 아시안게임에서 공동 선수단을 구성한다면 이 분야의 협의가 가장 급하다”고 설명했다. 남북 산림협력과 6·15 공동행사는 이날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시급한 사안으로 언급됐다. 북한에 산림 면적이 급격히 감소하고 황폐지가 늘어나는 상황을 함께 막아 보자는 의도다. 특히 산림화는 시일이 길게 걸려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또 2008년 금강산에서 개최된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6·15 공동행사는 다음달 13일 열리는 지방선거와 맞물려 한국 정부의 적극적 참여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민간 주도 방식이 예상된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는 2005년 개성공단에 지었던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건물에 설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동해선·경의선의 철도·도로 연결 문제는 우선 북한의 교통 인프라 상황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송환 문제가 이번에 논의되지 않는다면,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를 위해 추후 열릴 적십자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미 경제 보상을 언급했기 때문에 남북이 기본 경제협력에 대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며 “개성공단 재개를 직접 거론하진 않겠지만, 해당 업체의 방북이나 경제 협력을 위한 상호 방문단 구성 등 제재를 거스르지 않는 수준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문정인 “文대통령, 北비핵화 의지 서면으로 확인 원할 것”

    문정인 “文대통령, 北비핵화 의지 서면으로 확인 원할 것”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6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먼저 (핵탄두 폐기 등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문 특보는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경기 고양의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논의 방향과 북·미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탄두 몇 개를 폐기하겠다며 처음부터 획기적인 제안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특보는 “중국이나 다른 국가가 국경을 초월해 북한의 체제 보장을 도와주는 제안도 할 수 있겠다”며 “특히 미국 의회가 북한에 원하는 것을 주는 게 중요한데 그렇지 않으면 (비핵화 등은)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의 회담 목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서면으로 확인받기를 원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양측이 (정상회담에서) 핵과 평화 문제와 관련해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양국의 경제 관계에 있어서 발전이 있기 어렵다는 메시지가 북한에 전달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핵화의 전제 조건에 대해 문 특보는 “북한이 주한 미군의 철수를 비핵화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하지 않은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시 전략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전제 조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며 “그 정도 의향이 없었다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 평화조약과 관계 정상화는 그 이후에 이야기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북한이 미국에 원하는 것은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안전 보장을 받고 나아가 경제 협력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 내부에 트럼프타워가 세워지고 맥도날드가 평양에서 가게를 여는 등 미국과 합작사업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이야기가 이어지면 안보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얻을 경제적 이익에 대해 문 특보는 “북한이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를 준수한다고 가정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기꺼이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단기간에 핵 사찰단을 수용하고 폐기를 검증하려면 2년 반보다 훨씬 더 걸린다”며 “북·미 간 (핵 폐기) 합의가 이뤄지면 다자 간 관계로 보장하도록 해 (미국이)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그 약속을 지키도록 우리가 강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북한 문제를 해결해 미국이 안전해졌다고 생각할 것이고 돈 한 푼 쓰지 않고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 텐데 경제적 보상은 누가 부담할까”라며 “미국이 만약 북한에 경제적 보상을 하기 싫다면 다른 당사자가 비핵화 보상을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비핵화·평화정착 및 남북관계 발전’을 주제로 한 또 다른 전문가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정상회담 후 한반도 평화의 관건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모든 의제를 담는 포괄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종전 선언’ 가능성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모든 의제들을 한 바구니에 담는 포괄적 합의를 이뤄 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남북 대화 의제와 대상과 범위, 북·미 대화 의제와 범위, 대상이 일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체제 보장은 북·미 수교에 달렸고 이 권한은 미국 의회에 있는데 그 조율이 얼마나 빨리 될지에 따라 (비핵화 등의)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지속하는 한 미국이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않고 한·미 군사훈련도 연기하는 유연성이나 주한미군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제시하는 내용도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 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양 교수는 “평화 선언은 종전 선언보다 윗단계이기 때문에 (당장) 평화 선언보다는 종전 선언에 대한 용의, 공감, 인식이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종전 선언 가능성은 작지만 전쟁 재발 방지, 적대적 조치, 내정 불간섭 같은 내용이 담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ICBM 검증·폐기 매뉴얼 없어 北비핵화 예상 밖 걸림돌 부상

    ICBM 검증·폐기 매뉴얼 없어 北비핵화 예상 밖 걸림돌 부상

    美 국민안전 직결 논의 확실시 선례 없고 조약도 느슨해 난제 북한이 지난 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21일부터 핵실험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도 중지한다고 선언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 논의에 핵물질·핵시설뿐 아니라 미사일도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핵물질 폐기가 최우선 목표지만, ICBM 검증 및 사찰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김용현 동국대 북한한과 교수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ICBM을 선제적으로 시험 중지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측에 보내는 선물일 수 있지만, 그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ICBM을 포함하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미국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의미다. 미측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함께 ICBM 폐기를 회담의 주요 의제로 강조하고 있다. 핵무기를 구성하는 핵물질, 미사일, 기폭 장치 중 내용물(핵물질)과 그릇(미사일)을 무력화하는 전략이다. 북한은 지난해 5월 화성 12호(사거리 4500㎞), 7월 화성 14호(1만㎞), 11월 화성 15호(1만 3000㎞)를 각각 시험 발사했고 전문가들은 이들 탄도 미사일이 각각 괌, 미 서북부, 미 동부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무기 검증·사찰은 ‘악마의 디테일’로 불리며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는 9·19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던 ICBM 검증·사찰도 합의해야 한다. 남아공·리비아·이란 등 기존 핵 포기국의 선례도 적용하기 힘들고, 특정 시설을 폐쇄해도 감시를 피해 여러 곳에서 생산한 부품을 조립해 만들 수 있다. 은닉이나 재생산이 핵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뜻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사일은 핵물질과 달리 폐기 매뉴얼이 없고, 느슨한 금지 조약 체계만 있어 향후 핵보다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특히 일본이 중거리 미사일까지 비핵화 범주에 넣기를 원하고, 한국도 단거리 미사일로 위협받고 있어 미사일 폐기·검증 범위와 방법 등에 이견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북한은 2016년 핵탄두의 표준화 및 규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핵탄두를 어떤 미사일에도 장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물질, 핵탄두, 미사일은 결국 핵무기를 구성하는 한 세트이기 때문에 핵심은 미사일보다 핵물질의 폐기”라며 “핵이 없는 ICBM은 탄두에 폭약을 가득 채워도 5층 건물을 부술 정도의 위력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협상의 링서 못 나가게 됐다” “비핵화에 집중하려는 진정성 느껴져”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시설 폐기’를 선언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비핵화 방안에 대한 남북·미 사이의 차이를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22일 “북한이 비핵화 평화체제로 나오는 데 있어서 먼저 멍석을 깔고 나오는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평화체제에 대한 의지를 좀더 구체화하고 남북 정상회담에서 충분한 대화를 하자는 사전 준비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하여금 협상의 링 안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하루씩 열리는 정상회담를 앞두고 의제를 좁혀 국내 경제 발전을 위해 제재를 완화시키고 비핵화 쪽으로 집중하려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북한 지도부와 북한 주민들에겐 정책전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중간 단계로 전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비핵화 방법에 있어 남북 간의 시각 차이는 앞으로의 과제로 지적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정부는 공동선언에서 비핵화에 대해 확실히 명문화되기를 원하고 있지만 어제 전원회의 결과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단어는 없었다”며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뤄야 할 텐데 북측에 더 진전된 입장을 바랄 수 있는냐 하는 점이 과제”라고 분석했다. 국회 안에서도 온도차가 컸다. 더불어민주당은 환영한 반면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북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1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를 위한 선언과 실천적 행동을 동시에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국제사회도 북한의 노선변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남북, 북·미 정상회담은 이전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북이 이미 6차례 핵개발 실험으로 사실상 핵을 보유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위장 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진정한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핵실험 중단이 아니라 핵폐기 발표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북한 주민들, 남북 정상 간 만남을 생중계로 볼수 있을까?

    북한 주민들, 남북 정상 간 만남을 생중계로 볼수 있을까?

    남북 정상이 만나는 27일 역사의 현장을 북한 주민들도 생생하게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가능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전체 주민들이 시청하기에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세 번째 열리는 것으로 2000년 1차 때와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한민국 대통령의 만남을 생중계하지 않았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카퍼레이드를 평양 현장에서 지켜 본 한 탈북민는 “김정일은 자신의 동선이 노출되는 것에 소극적인 데다 방송 사고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북한 TV는 김정일의 외교행사는 물론 대내 공개 활동도 생중계가 아닌 녹화중계로 보도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탈북민도 “생중계는 돌발 상황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 때문에 최고 존엄의 우상화에 흠이 되는 어떤 것도 그대로 내보 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둔형’ 지도자였던 부친과 달리 ‘과시형’ 스타일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는 장면을 북한 주민들에게 TV 생중계로 보여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나이도 젊은 데다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이어서 생중계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북한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분계선을 넘어 남쪽 땅을 밟는 역사적인 순간을 주민들에게 실시간 공개함으로써 담대하고 결단력 있는 지도자라는 면을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실제로 북한 조선중앙TV는 열병식을 비롯해 김 위원장이 참석하는 공식행사를 동선이 공개되는 부담을 무릅쓰고 여러 차례 생중계로 보도했다. 앞서 중앙TV는 지난해 4월 15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 열병식을 생중계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자신이 타고 온 리무진에서 내려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광장 주석단에 입장하는 모습 등이 실시간으로 공개됐다. 또 2015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과 군중시위가 열렸을 때는 오후 3시께 행사 예고도 없이 곧바로 생중계로 보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북한 TV의 생중계 패턴은 김정은 집권 초기부터 나타났다. 중앙TV는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1년 12월 28일 평양에서 진행된 김정일 영결식과 다음날 열린 중앙추도대회를 생중계했다. 당시 영결식을 생중계하면서 중앙TV는 김정은 위원장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 평양 주민들의 표정, 김기남 당시 노동당 비서가 영결식 폐막을 선언하자 탄식하는 군중의 목소리 등을 여과 없이 방영했다.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북한이 보통국가임을 보여주려고 일부러 TV 생중계를 지시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렇지만 현재 북한의 전력 사정상 북한 주민들 전체가 TV를 볼 수 있는 여건이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평양과 남포, 평성 등 대도시들을 제외하고 낙후한 지방의 주민들에게 전기를 공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생중계를 한다고 해도 현재 북한 전력 사정상 전국의 모든 곳에 전력을 공급하기는 물리적으로 부담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력을 거기에 돌리려면 그 시간 동안 상시 전기로 운영되던 공장과 기업소 등을 중단해야 하는 데 그것은 현재 북한 경제위기에서 회복할 수 없는 손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남북 정상 간 만남을 북한 주민들에게도 생생히 보여주고 싶겠지만, 생방송은 예측할 수 없는 돌발변수가 많다”며 “더욱이 남북이 만나는 것은 더욱 고려할 것이 많기에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프트외교’ 앞세워 ‘정상국가’ 공들이는 北

    ‘소프트외교’ 앞세워 ‘정상국가’ 공들이는 北

    북한이 여성·문화·체육 등을 앞세운 ‘소프트외교’에 집중하며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라는 본질적 논의에 앞서 친선 교류가 가능한 정상국가 이미지 연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전날 방북한 중국 예술단의 발레무용극 ‘붉은 여성중대’를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은) 중국 예술단의 이번 평양 방문이 공동의 재부인 조(북)·중 친선의 전통을 계승하고 더욱 공고히 발전시키는 데서 의의 있는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리설주와 함께 무대에 올라 중국 예술단과 일일이 악수했고,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담화에서는 양국 간 문화 교류 발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체육 교류로 국면 전환에 나섰던 북한은 남북 예술단 교류 공연 이후 중국 예술단 방북 공연 등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친선관계 회복에도 나서고 있다.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일종의 ‘미소외교’”라며 “북한이라는 나라가 다른 이웃 나라들과 친선을 도모하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소프트한 방식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의 소프트외교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부인 리설주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해 현 남북 관계 개선 국면에 결정적 역할을 한 데 이어 최근 방북한 중국 예술단의 공항 영접에 직접 나서는 등 중국 측을 환대하며 북·중 관계 밀착에도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각종 행사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고 있는 리설주에 대해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는 호칭까지 붙이며 대내적 위상 높이기에 나섰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체제가 보통국가의 체제이고 국제사회나 대외적으로 충분히 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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