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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초기 핵탄두 반출·美 보상 조치… CVID 접점 찾은 듯

    北 초기 핵탄두 반출·美 보상 조치… CVID 접점 찾은 듯

    트럼프 “빅딜은 12일에 있을 것…우린 어떠한 서명도 하지 않아”지난 1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확정됨에 따라 보름 이상 반목하던 양측이 큰 산을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에 무리하게 속도를 낼 필요가 없다고 발언하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도 가능하다며 선제적 체제 안전 보장 조치도 언급했다. 기존에 고수하던 ‘일괄타결’ 및 ‘선 비핵화, 후 보상’에서 벗어나 북·미가 서서히 접점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부위원장을 만난 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동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큰 협상(빅딜)은 12일에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12일에 어떤 것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과정(프로세스)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들(북한)에게 ‘서두를 필요 없다(take your time). 우리는 빨리 갈 수도 있고, 천천히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간 ‘일괄타결’ 등 단번에 해결하는 방식을 강조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비핵화 ‘과정’(프로세스)이라고 표현한 데 이목이 쏠린다. 북한의 경우 이미 핵무기 완성을 선언한 단계로 핵탄두, 탄도미사일, 핵시설, 핵설비, 핵전문인력 등을 모두 다뤄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기 때문에, 단번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일부 수용하면서 북·미 간에 접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그간 너무 성급하게 비핵화 속도를 내면서 북한과 갈등을 빚었을 뿐 아니라 미국 내부에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북핵 문제를 다룬다는 비판을 받은 점을 고려한 발언인 것 같다”고 말했다.비핵화 로드맵상 북·미 간 접점은 ‘프론트 로딩’(선 비핵화 중대 조치) 방식으로 보인다. 첫 조치부터 북한은 핵탄두 반출과 같은 중대한 비핵화 조치를 하고 미국은 상응하는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총 2단계이기 때문에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방식은 맞지만 미국이 원하는 속전속결 비핵화이기도 하다. 이상적으로 전개되면 9~10월까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를 반출한 뒤 연말까지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 무역대표부 설치 등 체제 안전 보장 및 경제제재 완화 조치를 할 수 있다. 또 내년부터 2020년까지 2단계에서는 북핵 검증·사찰, 핵시설·핵설비 폐기, 핵인력 관리와 같은 비핵화 조치에 따라 미국은 북·미 수교, 평화협정, 경제협력 등의 보상 조치를 해 줄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종전 선언’ 카드를 꺼냈다. 그간 북한이 먼저 중대한 비핵화 조치를 하도록 압박했다면,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외려 선제적으로 종전 선언을 통해 체제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북측의 불신을 줄이기 위해 종전 선언으로 구속력을 담보하는 동시에, 북으로부터 보다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당근’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수준에서 걸림돌은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오는 12일에 꺼낼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럴 수 있다. 아마도 무척 자세하게”라고 답했다. 북한이 반출할 핵무기의 범위나 개수 등을 정해야 하고 반출 기간도 확정해야 한다. 북의 중대한 비핵화 조치에 따라 미국이 줄 구체적인 보상 조치 및 시점도 논의해야 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종전 논의”… 무르익는 한반도 평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비핵화 넘어 ‘항구적 평화’ 담판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 주목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조인 이후 65년간 ‘일시적 전쟁 멈춤’ 상태였던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무르익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알리면서 “북·미 회담에 앞서 종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종전선언 가능성을 공개 언급하기는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남·북·미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에 점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은 양측의 불신을 없애기 위한 마지막 과정으로 보이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종전 논의를 언급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남·북·미 정상의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해서는 “종전선언은 북·미 비핵화 사전협의가 완료된 이후의 프로세스인 만큼 좀더 신중하게 기다려 봐야 한다”면서 “의전·경호 등 최소한의 준비를 위해서는 늦어도 7일쯤까지 북·미의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은 국제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원하는 미국의 대북 적대행위 종식 및 체제보장의 일환인 동시에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의 시동을 건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발걸음이라는 평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상응하는 신뢰를 줘야 하는데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으로 가기 전에 북·미 적대 관계가 끝났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선언”이라며 “당초 비핵화가 진전된 이후 종전선언을 고려했는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끌어내기 위해 시점을 북·미 회담으로 앞당기는걸 고민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2일 정상회담은) 시작이 될 것이다. 회담 한 번으로 다 해결될 순 없다. 우리는 이번에(12일)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추가적인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수년에 걸쳐 거듭된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무기 감축협상을 타결했던 전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비핵화에 따른 대북지원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북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많은 돈을 쓰지 않을 것이며 한국, 중국, 일본이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대북 원조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국내여론을 의식한 한편, 재정 부담을 한·중·일에 떠맡기겠다는 특유의 ‘사업가 마인드’로도 보인다. 다만 북·미 회담 성공 시 남한의 대북 경협을 ‘승인’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따른 대응인 5·24 조치에 따라 금지된 남북 경협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와 연동돼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남·북·미 3자 종전선언 급물살… “늦어도 이달 내 가능”

    남·북·미 3자 종전선언 급물살… “늦어도 이달 내 가능”

    법적 효력 없는 신사협정이지만 남북 간 평화체제 진입 의미 중요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직후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남·북·미 종전 선언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설사 12일 종전 선언을 내지 못할 경우 늦어도 이달 안에는 종전 선언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종전 선언은 법적 효력이 없는 정치적 합의 또는 신사협정이다. 따라서 종전 선언만으로 군사분계선이 국경선으로 바뀌거나, 북한이 국제법상 국가로 승인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 65년간 전쟁 가능성이 상존하던 남북 간 관계가 본격적으로 평화체제로 접어드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대화를 지속하며 평화정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면, 종전 선언에 들어서는 순간 ‘이제 전쟁이 끝났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평화가 왔다는 분위기가 급격히 확산될 것”이라며 “현 상황이라면 이르면 오는 12~13일에, 늦어도 한 달 안에 종전 선언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특히 종전 선언은 북측에 중요한 ‘체제 보장’ 조치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군사적 긴장이 줄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강도와 기간 등이 다소 조율될 수도 있다. 특히 법적 효력이 없다 해도 정상 간 합의에 따른 선언인 만큼 진지하게 비핵화 및 체제 안전 보장의 맞교환을 추진해야 하는 정치적 구속력이 생긴다. 종전 선언을 한다면 남·북·미 3자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은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의 종전 선언 가능성을 열어 놨었다. 그러나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북·미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는 투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문재인 대통령이 5·26 남북 정상회담 직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언급하면서 3자 종전 선언이 기정사실화된 모양새다.실제 종전 선언은 정치적 선언인 만큼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 중 하나인 중국이 반드시 참여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는 견해도 많다. 또 한·중, 미·중 간에는 이미 국교가 수립돼 있기 때문에 종전 선언은 불필요하다는 견해도 설득력이 있다. 물론 향후 종전 선언을 ‘법적’으로 합의하는 평화협정 체결의 경우 4자(남·북·미·중)가 모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평화협정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법적 문서다. 평화협정은 통상 종전 선언을 1조로 포함하며 영토의 범위, 사면, 기존 조약들의 효력 재개, 배상금 문제 등을 담는다. 현재로서는 종전 선언이 북 비핵화 시작의 입구라면 평화협정은 북한 비핵화 완료의 출구로 인식된다. 또 평화체제가 유지·심화돼 남북 간 평화 공존이 공고화·제도화되면 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삼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상태가 된다. 종전 선언 후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화한다면 참여국을 둘러싼 논란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식적으로는 65년 전 정전협정에 서명했던 북·미·중과 당사국인 남한이 참여하는 4자 협정이 유력하지만, 동북아 평화를 위해 일본과 러시아까지 포함하는 6자 협정 방안, 나아가 유럽까지 포함하는 다자 평화협정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김영철, 방미 마치고 中 베이징 도착…4일 평양으로 돌아갈 듯

    北 김영철, 방미 마치고 中 베이징 도착…4일 평양으로 돌아갈 듯

    미국 방문을 마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일 저녁 중간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복심’인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쯤(현지시간) 뉴욕발 중국 국제항공편을 이용해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내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하루 머문 뒤 4일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두고 미국과 자꾸 엇나가는 일본…계속되는 ‘재팬 패싱’

    북한 두고 미국과 자꾸 엇나가는 일본…계속되는 ‘재팬 패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확정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대북 강경론을 고수하는 일본만 홀로 소외되는 모양새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약 90분간 면담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대북 제재에 대해 묻기에 ‘북한과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추가 제재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면서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이라는 말이 더는 사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일본 언론들은 크게 주목했다. 도쿄신문은 “최대한의 압력 더 말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1면 톱기사 제목으로 뽑았다. 교도통신도 이 발언에 주목하면서 일본 정부가 이 발언의 의도 파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듣고 “핵무장한 북한을 일본이 용인할 리 없다. 압력을 높여 (북한이) 빠져나갈 길을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압박’을 강조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도 교도통신에 “미국의 압력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낸 것은 명확하다. 미국과 일본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일본의 좌불안석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급변해 온 한반도 정세의 국면마다 일본이 소외되는, 즉 ‘재팬 패싱’ 징후가 여러 차례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미훈련 예정대로’ 요청했다가 “내정 간섭” 경고받은 아베 남북한 사이에 해빙 무드가 시작된 평창 동계올림픽 때부터 일본의 행보는 삐걱대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도 “한미일이 연대해 북한에 정책 변화를 유도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해 압력을 가해나가겠다”면서 대북 압박에 방점을 뒀다. 고노 다로 외상도 “국제 사회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해 북한이 지금 정책으로는 밝은 미래가 없다고 인식하게 만들겠다”고 남북 화해 분위기를 마뜩찮아 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남북 화해 분위기에 대한 견제는 아베 총리가 정점을 찍었다. 아베 총리는 2월 9일 평창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던 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군사훈련은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 문제는 우리 주권의 문제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 측에 대북 압박 노선을 이어갈 것을 종용하던 일본에 상당히 강한 어조로 거부의 뜻을 밝힌 것이다. ●미일정상회담에서마저 폼페이오 방북에 묻혀버린 일본 일본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놀란 때는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는 백악관의 공식 발표가 있었던 3월 8일이었다.이미 남북미는 물밑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3월 5일 한국의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미국과의 대화 의사를 확인하고, 다시 미국으로 날아가 이를 전달하는 등 일련의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전혀 이를 살피지 못하고 대북 강경책만 고수하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북미정상회담 추진 소식을 듣게 됐다. 발표 다음날인 9일 부랴부랴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30분간 전화 통화를 하고, 미일정상회담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이미 ‘재팬 패싱론’은 확산되고 있었다. 급하게 일정을 잡은 미일정상회담은 북미정상회담 추진이 알려진 지 한달도 더 지난 4월 17~18일에 열렸다. 그러나 이곳에서마저 일본은 뒤로 밀려나버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3월말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왔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것이다. 공동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를 옆에 세워둔 채 말이다. ●중국과 북한의 노골적인 ‘일본 배제’ 일본이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소외당한 장면은 또 있었다. 5월 7~8일 김정은 위원장은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때 중국은 공식 발표 전 한국과 미국 정부에 미리 통지를 했지만 일본 정부에는 따로 전하지 않았던 것이다.일본이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준 것은 5월 12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식을 외신에 공개한다고 발표했을 때다. 북한은 같은 달 23~25일 진행될 폭파 의식에 초대할 국제기자단을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한국 기자들로 한정했다. 북한은 북한 핵 문제 당사국이라 할 수 있는 한·미·중·러 외에 일본 대신 크게 관련 없어보이는 영국을 포함시켰다. 앞서 5월 7일 조선중앙통신은 ‘암담한 자기 신세나 돌이켜보는 것이 어떤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일본이 우리에 대해 짐짓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서 배제된 궁색한 처지를 모면해 보려는 어리석은 모지름(모질음)에 불과하다”면서 일본을 비난했다. ●북미회담 취소→재개 사이에 꼬여버린 스텝 일본 정부는 국내외에 확산을 넘어 확신으로 굳어가는 ‘재팬 패싱론’을 불식시키려고 했지만 뜻처럼 잘 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가 하루 만에 재추진을 선언했을 때에는 일본 정부의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5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전격 취소하겠다고 밝히자 아베 총리는 “유감”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면서 사실상 회담 취소를 환영하는 듯한 속내를 보였다. 고노 다로 외무상도 “회담을 해도 비핵화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겠느냐”며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겉으로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며 표정 관리를 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일본의 이같은 표정 관리는 하루 만에 어그러지고 말았다. 바로 다음날인 5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아베 총리는 “회담 실현을 강하게 기대하고 있다”면서 어색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일련의 일본 소외에 대해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은 지금 어려운 위치에 있다. 관련국들 중 현재 유난히 소외돼 있는 국가가 일본”이라면서 ‘재팬 패싱론’을 사실상 확인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대북 강경론을 정치적 노선으로 삼아온 아베 총리가 대북 유화론으로 선회하기엔 정치적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와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미국과의 담판을 통해 체제 보장을 얻으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이해 관계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일본의 소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싱가포르에서 2일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일본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이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과거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갑자기 국제 사회의 모든 평화 노력을 무시하고 무력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일본이 과거) 북한에게 계속 속았다고 해서 미래도 계속 속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북한과) 협상하고 평화를 창출하겠느냐. (북한이 과거에 지키지 않았던) 약속은 과거의 일이고, 지금은 지도자가 바뀌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정은 친서, 어떤 내용 담겼을까…트럼프 “흥미롭다”

    김정은 친서, 어떤 내용 담겼을까…트럼프 “흥미롭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전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친서 전달은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부위원장의 막중한 임무 중 하나였다. 6·12 북미정상회담을 한때 취소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최종적으로 돌려놓기 위한,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친서는 지난달 24일 정상회담 취소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이 바뀌면 주저 말고 언제든 전화나 편지를 달라”고 했던 데 따른 응답이기도 하다. 친서는 봉인이 해제됐지만 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친서 내용 중 비핵화와 관련해 어느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을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CNN 방송은 “최고위급 미국 당국자들이 친서를 읽어보진 못했지만, 내용에 관해서는 외교적 채널을 통해 대체로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친서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내용이 담겼지만, 비핵화에 대해 특별한 약속이 명시돼 있지는 않았을 것으로 당국자들이 이해하고 있다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친서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는 한 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꽤 기본적인 내용이 담겼으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김정은의 관심이 표현돼 있지만, 의미 있는 양보나 반대로 위협이 들어가 있진 않았다”고 전했다. 봉인된 상태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이 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회동 당시에는 개봉되지 않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이 떠난 뒤 친서를 열어봤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접견 장소인 백악관 집무실에서 A4 크기의 친서 봉투를 들고 김영철 부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도 방송에 공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떠난 직후 기자들에게 “굉장히 멋지고 흥미로운 친서였다. 그 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 보고 싶으냐”고 물으며 “어느 시점에 여러분에게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른다. 아마도 곧…”이라며 공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몇 분 뒤 “아직 안 읽어봤다. 일부러 개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면전에서 읽기를 원하느냐고 묻자 김영철 부위원장이 “나중에 보셔도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을 읽으면) 매우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다”면서 궁금증을 불러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정상회담을 취소했던 것과 관련, 귀책 사유가 북측에 있음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는 “내 서한은 그들의 서한(담화)에 대한 반응이었다”면서 “나는 그들의 매우 거친 성명에 대한 반응 차원에서 취소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이라고 표현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터져나온 북미 간 갈등이) 완전히 끝난 일”이라면서 “우리는 지금 협상을 하고 있고, 진정으로 하나의 과정을 시작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관계는 형성되고 있고, 이는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영철의 양복 차림, 18년 전 군복 입었던 조명록과 왜 달랐나

    김영철의 양복 차림, 18년 전 군복 입었던 조명록과 왜 달랐나

    김정은 시대에 최초로 미국 대통령을 만난 북한 고위급 인사의 모습은 18년 전과 사뭇 달랐다.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예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흰색 와이셔츠에 남색 넥타이를 맨 어두운 색 양복 정장 차림이었다. 가슴에는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았다. 이날 백악관에 도착해 존 켈리 비서실장의 안내를 받은 김영철 부위원장은 백악관 집무동으로 들어갈 때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다. 그러나 약 90분간 면담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나올 때에는 이따금씩 미소를 지으며 손짓까지 해가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 10월 10일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군 총정치국장(인민군 차수)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서 백악관을 방문,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났다. 그러나 그 풍경은 이번 만남과 크게 달랐다. 조명록 차수는 인민군 차수의 ‘왕별’ 계급장과 함께 훈장이 주렁주렁 가득 달린 군복을 입고 나타났다. 백악관 예장에 앞서 국무부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만났을 때에는 양복을 입었다가 이후 다시 갈아입은 것이기 때문에 그의 군복 차림은 의도적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다.당시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은 브리핑에서 그의 군복 차림에 대해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 외무성 등 민간 측뿐만 아니라 군부도 함께하고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우리와 북한 주민, 그리고 (동북아) 지역에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름의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조명록 차수의 군복 차림이 미국에 대한 북한의 호전성을 의도적으로 보인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그보다는 김정일 정권이 근본적으로 군사우선주의 통치 철학인 ‘선군 정치’를 내세웠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한 해석의 연장선에서 보면 김영철 부위원장의 양복 차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뒤 군부 중심의 통치에서 당 중심의 국가 운용 시스템을 복원해 온 것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체제에서 사실상 군부에 종속돼 하위 기관으로 전락했던 노동당의 역할을 복원시키고 군부에 대한 당의 통제 강화를 추진해왔다.트럼프 대통령은 면담 뒤 기자들에게 김영철 부위원장을 ‘북한에서 두번째로 힘 있는 사람’(second most powerful man in North Korea)으로 지칭했다. 18년 만에 미국을 찾은 북한의 ‘2인자’가 군 인사에서 당 인사로 바뀐 상징적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김영철 부위원장 역시 총참모부 정찰총국장 등을 지낸 정통 군 출신이다. 그렇지만 현재는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으로서 한반도 관계 전반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도 이번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관련 브리핑에서 그를 ‘(노동당) 부위원장’(Vice Chairman)으로 일관되게 지칭하고 있다. 이날 미국 측이 김영철 부위원장에 대해 켈리 비서실장이 영접을 나오고, 트럼프 대통령이 차량 탑승까지 배웅까지 하는 등 각별한 대우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6·12 북미정상회담 공식화…종전 선언 가능성도 언급

    트럼프, 6·12 북미정상회담 공식화…종전 선언 가능성도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공식화했다.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전격 취소 선언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숨가쁘게 돌아갔던 한반도 정세는 6·12 북미정상회담을 향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특히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전쟁 종전 문제까지 언급하면서, 이번 회담에서 남북미 정상의 종전선언까지 나오게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며 “(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6·12 북미정상회담은 사실상 최종적으로 공식화됐다. 북미가 뉴욕 고위급 회담, 판문점·싱가포르 실무접촉을 통해 최대 쟁점인 북한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큰 틀에서의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2일 빅딜이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이날 서명을 하진 않을 것이며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12일 회담에서 모든 논의의 결론을 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북한과 회담 내지 논의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우리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갈 수도, 빨리 갈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무언가 일어나길 희망하고 있고, 그것을 만들어낸다면 대단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싱가포르에서 12일에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나는 (회담이) 한번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한번에 (합의가) 성사된다고 하지 않았다”면서도 “결국에는 매우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6·12 회담에서 최종 결론에 이르지 않더라도 추가 회담을 열어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종전 논의가 있을 것”이라면서 회담에서 종전 선언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문제를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선언 전망을 묻는 기자에게 “우리는 그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그럴 수 있다. 지켜보자”고 여러 차례 답했다. 이어 “한국전쟁의 종전 선언은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일”이라면서 “우리가 70년이 된 한국전쟁의 종전을 논의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기자들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한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약 90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체제 안전 보장과 경제적 지원 의사를 여러 차례 다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이라는 말이 더는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특히 북미 간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제재를 북한에 부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체제 보장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들의 안전을 확실히 할 것이며 (비핵화 등이) 끝났을 때 안전하게 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나라의 발전을 바라고 있다”면서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며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로, 원조에 많은 돈을 쓰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웃 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친서만 전달받는 자리였는데 북한의 2인자와 2시간짜리 대화의 자리가 됐다”면서 “대북 제재 등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 측의 관심 표명으로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대화를 나눴으나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인권 문제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서 “아직 읽진 않았지만, 매우 좋고 흥미롭다”면서 “조만간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김정은·트럼프 ‘일생의 기회’ 과감히 잡아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로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전달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미 사전 담판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된다. 지난 며칠간 북·미는 김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뉴욕 회담을 비롯해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의 의제, 의전, 경호 등에 대해 집중 협의를 해 왔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김 부위원장과의 뉴욕 회담 뒤 나온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이다. 그의 언급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지난 사흘 동안 “비핵화, 체제보장의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으나 완전한 조율과는 거리가 있어 아직 많은 일이 남아 있다”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양측이 바라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에 대한 로드맵의 밑그림은 그려졌으나 비핵화 범위·속도 등에서 아직 이견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회담 개최 및 성공을 섣불리 점치기 어렵다는 의미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가 세계의 흐름을 바꿀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를 잡을 수 있으려면 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도 주문했다. 바꿔 말하면 비핵화 프로세스와 체제보장에 관한 김 위원장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한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일생일대 단 한 번의 기회’는 북한에만 적용되는 일은 아니다. 북한과 미국이 절충과 양보를 하지 않고 강 대 강으로 맞서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비극적 결말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 또는 세 번 회담할 수도 있다”며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기의 비핵화 담판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비핵화 합의’에 완전한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미국 측이 당초 희망했던 ‘일괄타결’(All-in-one)인 빅뱅식 해법보다 추가 담판 등으로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북·미 정상회담은 비핵화의 진전을 담보하는 담판이 돼야 한다. 북한은 과감한 초기 비핵화를 이뤄 체제보장과 경제적 보상이 담보되는 ‘밝은 미래’를 향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그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의지는 일관하며 확고하다”고 거듭 강조한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도 한반도 비핵화의 당사자로서 책임 있는 결정을 과감히 내려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할 수 있는 방안과 임기 후에도 북·미 간 상호불가침조약 등 구체적인 체제보장 방안 등과 타임스케줄을 제시해야 한다.
  • 통역 없이 막후 조율 중심엔 한국계 ‘양金’

    통역 없이 막후 조율 중심엔 한국계 ‘양金’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민감한 현안을 다루는 북·미 대화에서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한 한국계 미국인이 맹활약하고 있다. 미국 대표인 이들은 공식 석상에선 한국어를 쓰진 않지만 통역을 거치지 않고 북측 대표의 발언을 이해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확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앤드루 김, 폼페이오 방북 때 통역·뉴욕회담 배석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1일(현지시간) 뉴욕 회담에는 앤드루 김(한국명 김성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센터(KMC)장과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이 미국 측 배석자로 참석했다. 김 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 3월 첫 방북 이전부터 평양에 들어가 실무를 조율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에도 배석해 북핵 협상의 막후 조율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한국어와 영어에 모두 능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당시 통역 역할을 겸했지만 이번 뉴욕 회담에는 실무자로 참석했다. 북·미 간 실무 협상을 주도해 왔던 만큼 협상 내용의 진행 과정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북·미 고위급 회담에는 또 다른 한국계인 KMC 부센터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김, 판문점 협상… “뉘앙스 해석없이 北과 대화” 판문점 회담에서는 성 김(한국명 김성용)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가 나서고 있다. 그가 이끄는 실무 협상 대표단은 지난달 27일과 30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협상팀과 의제를 조율했다. 판문점 협상팀에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북측과의 추가 조율 가능성에 대비해 방한 일정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한국어 능통 직원 대거 싱가포르 차출 백악관도 최근 미국 재외공관 직원 중 한국 관련 근무를 해서 한국어에 능통한 직원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싱가포르로 대거 차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통역뿐 아니라 회담 기간 북한 인사를 상대로 전방위적 접촉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통역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은 내용보다 마음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들이 (공식 석상에서) 한국어를 쓰진 않지만 (배석해서) 들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확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예상보다 빨리 회담 종료… 폼페이오, 트위터로 실시간 사진 올려

    美국무부 “순조롭게 진행돼 일찍 끝나” 김영철 설득 위해 일부러 ‘마천루 만찬’ 金, 300여명 취재진 질문에도 묵묵부답 북·미 정상회담의 ‘운명’을 결정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뉴욕 고위급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31일(현지시간) 전날 만찬 회동이 있었던 뉴욕 맨해튼 코린티안 콘도미니엄의 주유엔 미 차석대사 관저에서 열린 본회담은 오전 9시부터 2시간20분 동안 열렸다. ‘마라톤 회담’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비교적 짧게 마쳤다. 이는 북·미가 사전 협상을 통해 실무 현안들의 사전 조율을 끝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결정할 굵직한 사안에 대한 최종 합의만 남겨 놓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로이터통신은 “회담이 잘 진행됐다”는 미 국무부 관료의 발언을 전하면서 좋은 진전이 이뤄져 회담이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고 전했다. 핵심 현안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기류는 무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김 부위원장과 회담한 후 뉴욕 롯데팰리스호텔 5층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팀과 실질적인 회담을 했다”면서 “북한과 세계는 한반도 비핵화로 큰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시그널을 내놨다. 기자회견에는 북·미 정상회담에 쏠린 전 세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미 현지 언론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 취재진 300여명이 몰렸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결정 사항을 밝힐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했을 뿐 구체적인 결정 사항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만찬 회동에 이어 이날 본회담에 대해서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속보 형식으로 알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김 부위원장과 웃으며 악수하고 북·미 협상단과 논의하는 장면을 잇달아 사진으로 올리면서 회담장 분위기를 사실상 생중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트윗 정치’가 이제 워싱턴 정가의 기본이 된 셈이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먼저 회담장을 빠져나온 김 부위원장은 미 경찰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숙소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 도착부터 동선마다 몰려든 각국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단 한마디도 응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 기자들은 김 부위원장을 ‘묵묵부답’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전날 뉴욕 야경이 환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가진 만찬은 ‘마천루’ 만찬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뉴욕처럼 북한도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김 부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해 일부러 만찬 장소를 이곳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1일 오전 6시 50분쯤 차량 편으로 숙소를 떠났고, 삼엄한 경비 속에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백악관으로 향해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했다. 뉴욕·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대북 청사진 내민 폼페이오 “비핵화 땐 국제사회 편입 돕겠다”

    대북 청사진 내민 폼페이오 “비핵화 땐 국제사회 편입 돕겠다”

    “北 강하고 안전하며 번영된 미래 누릴 것” 경제 지원 넘어선 체제보장 패키지 제시공동체 인정 시사… IMF 가입 승인 유력 폼페이오 “72시간 실무협상 실질적 진전” 비핵화·체제보장 방식 의견 접근한 듯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에 따른 미래 청사진의 키워드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강하고 안전하고 번영된 국가’를 제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뉴욕 고위급회담에 대해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심 쟁점인 비핵화 방식과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회담을 끝내고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강하고(strong), 연결되고(connected), 안전하고(secure), 번영한(prosperous) 북한의 모습을 상상한다”고 말했다. ‘SCSP’로 요약되는 키워드 중 ‘안전’과 ‘번영’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한 북한의 체제 보장과 경제적 보상을 의미한다. 미국의 민간 자본 투입을 허용해 북한의 인프라와 농업을 발전시키며 경제 번영의 길을 적극 돕겠다는 구상이다. ‘강한 북한’은 체제 안전 보장 약속과 경제적 번영을 통해 북한이 진짜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키워드는 ‘연결’이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 따라 ‘은둔의 왕국’ 체제를 견지해 온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충실히 이행할 경우 국제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한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혜택이 부여된다’는 기존 입장, 즉 압박에 굴복한 북한에 시혜를 베푼다는 식의 태도에서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상대로 인정하고 불가침 협정과 평화 협정, 북·미 수교, 제재 해제, 경제적 지원 등 포괄적인 체제 보장 패키지를 제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국의 첫 단계는 국제통화기금(IMF) 가입 승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이 세계은행(WB),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려면 선결 조건으로 IMF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72시간’은 뉴욕은 물론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던 북·미 간 실무 접촉 결과를 모두 아우른 것이다. 뉴욕 회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만큼 큰 그림을 완성해 갈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결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실질적 진전’은 미국이 고수해 온 CVID와 그에 대해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체제 안전 보장’(CVIG) 간 어느 정도 입장 차가 좁혀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CVID의 원칙적 선언과 핵무기·핵물질·탄도미사일을 포함한 핵폐기 시간표, 이후의 검증·사찰 절차, 그리고 그에 조응한 일련의 체제 보장 패키지 로드맵이라는 전체 프로세스에서 일정 수준의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북한에 상당 규모의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선(先) 반출·폐기를 압박해 왔다. 이는 최고지도자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몫이 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진전된 비핵화·회담 기대감… 김정은, 적대관계 끝내자고 쓴 듯

    트럼프 첫 임기 내 비핵화 약속 가능성 반대급부로 완전한 체제보장·투자 요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는 비핵화 및 북·미 간 적대관계 해소에 대한 의지가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 친서의 세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김 위원장의 훈령을 받고 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뉴욕에서 회담한 뒤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한 점에 비쳐 볼 때, 미측도 만족할 만한 진전된 내용이 포함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일 “폼페이오 장관에게 친서 내용을 먼저 파악하라고 했을 것이고 만약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직접 받으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요구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받아들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인 2020년까지 비핵화를 완성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친서에 적혀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신들이 바라는 체제보장의 청사진을 제시했을 수도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체제보장’(CVIG)을 해 달라, 그러면 우리는 뭐든지 다 이행하겠다는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누차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미국이 확실한 체제 안전 보장만 해 준다면 북한은 핵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왔다. 6·12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친서에 담았을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에서 만나 양국 관계 개선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싶다. 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트럼프 모델에도 큰 관심이 있다’는 원론적 얘기가 들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모델은 핵폐기를 신속하고 과감히 이행하고 체제보장과 민간 자본을 통한 경제 지원을 해 주는 일괄타결 방식이다. 이와 함께 친서에는 수십년간 지속된 북·미 간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의 역사적 이정표를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18년 전인 2000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을 미국에 보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때도 양측은 친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당시 북·미 협상 과정을 지켜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회고록에서 “친서에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안보 위협을 제거한다는 확신이 서면, 북한은 미국의 안보 관심(핵·미사일)을 해결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공개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김정은 ‘친서 외교’…백악관, 18년 만에 北최고위급 맞았다

    김정은 ‘친서 외교’…백악관, 18년 만에 北최고위급 맞았다

    트럼프, 제재 대상 김영철과 극적 회동 CVID·CVIG 맞교환 구체적으로 언급 워싱턴 정가, 6·12 회담 청신호 주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내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얼마나 구체적이고 성의 있는 ‘비핵화’ 방안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지난달 24일 일방적으로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2일 예정대로 정상회담을 재개한다고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에 공감을 표시한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라면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친서 전달에 이은 북·미 양국 정상의 결단이라는 최종 관문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의 이목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트럼프 정부가 갖고 있는 불신을 없애고, 미측의 눈높이에 맞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 의지를 밝혔는지에 쏠려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친서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지난달 30~31일 북·미 뉴욕 고위급(김영철·폼페이오) 회담 등에서 구두로 밝힌 비핵화 의지를 보다 구체적인 ‘직접화법’으로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정상회담 취소 서한에서 “마음이 바뀌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나 편지를 해 달라”고 했던 만큼, 김 위원장은 이번 친서에서 어떤 식으로든 ‘바뀐 마음’을 전달했을 가능성도 크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친서의 화답으로, 북한의 체제 보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CVID와 이에 맞교환 격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에 대한 양측의 ‘사전 보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텍사스로 떠나는 길에 기자들에게 북·미 고위급회담을 언급하면서 “나는 그들이 금요일(1일) 워싱턴DC로 내려와 김 위원장이 보낸 편지를 전달할 것으로 안다”면서 “그것(편지)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그들은 편지 전달을 위해 아마도 워싱턴DC로 내려오게 될 것”이라며 김 부위원장의 전격 백악관 방문과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직접 만난 것은 그동안 북·미 간 진행해 온 판문점·싱가포르 실무회담이 성과를 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미 기정사실로 된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북한 최고위급으로서는 18년 만인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은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종일 텍사스에서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전이 돼서야 백악관으로 복귀한 데다, 미 국무부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에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한 ‘간접 배달’ 방식에 무게를 두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직접 대면이 이뤄질지를 둘러싸고 관측이 분분했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두 차례 방북 때 모두 김 위원장과 면담했던 만큼, 그에 상응하는 최고 수준의 예우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대상인 김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만난다는 정치적 부담에도 전격 만남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가 불과 몇 달 전에 비해 엄청난 북·미 관계의 발전을 의미할 뿐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 개최의 청신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미 접촉 올바른 방향” 성 김 판문점 대표단 밝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7일과 30일 판문점에서 북한과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의를 했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등 미국 대표단을 1일 접견했다. 북·미 간 정상회담 협상이 급진전되는 가운데 한·미 간 공조가 긴밀히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김 대사를 비롯한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 보좌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실무대표단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에서 강 장관을 만났다.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북·미 간 중재자로 적극 역할을 했던 우리 정부가 미국 대표단으로부터 일종의 ‘브리핑’을 받고 향후 대책을 협의한 셈이다. 이 자리에서 김 대사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미국 국무부)이 지적했듯 예정된 정상회담까지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북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회동,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의 회동까지 우리가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지금은 우리 두 국가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며 “내 생각에 우리는 정말로 생각이 일치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김 부위원장과의 회담 이후 폼페이오 장관과의 아침 전화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여러분 미측 대표단으로부터 매일 보고를 받을 것이고 여러분은 계속 북한 측과 대화를 할 텐데, 현재까지 여러분의 북측과의 판문점 협상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정부가 상시적으로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는 정황은 그간 수시로 포착됐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간 실무급 회담에 대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순조롭게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상당 부분 회담 진척 상황을 파악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강 장관과 미국 실무대표단 면담 몇 시간 전 폼페이오 장관도 미국에서 한·미 간 ‘찰떡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김 부위원장과 뉴욕 회담을 마친 뒤에 연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3국의 공조 문제에 대해 “빛 샐 틈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도달할 합의는 그 나라들(한국과 일본)도 서명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핵 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것은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로 이 자리에서, 또 앞으로 어떤 협상 과정에서도 (내가) 말하진 않겠다”며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일은 국방부의 현안”이라고 피해 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결단만 남았다

    워싱턴 방문 김영철 ‘김정은 친서’ 전달 폼페이오 “金위원장 과감한 리더십 필요” 김정은, 러 외무에 “비핵화 의지 확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김 부위원장은 2000년 조명록 북한 차수 방미 이후 18년 만에 북한 최고위급으로 미국의 심장부인 백악관을 찾았다.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이 12일로 추진 중인 북·미 정상회담 개최의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전날인 31일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행 소식을 전하면서 “편지(김 위원장의 친서)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보길 고대한다. (내용은) 매우 긍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친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친서가 6·12 북·미 정상회담의 문을 여는 ‘열쇠’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트럼프 대통령의 화답→김 위원장의 결단→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그림이 예상된다. 지난달 30~31일 뉴욕에서 김 부위원장과 북·미 고위급회담을 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31일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과감한 리더십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판문점·싱가포르 실무회담부터) 지난 72시간 동안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전날 열린 김 위원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접견 소식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변함 없고 일관하며 확고하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세하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각자의 이해에 충만되는 해법을 찾아 단계적으로 풀어 나가며 효율적이고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 해결이 진척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를 끌어들이며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힌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영철 북한 부위원장, 미국의 심장인 백악관 입성해

    미국을 방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일(현지시간) 오후 1시8분쯤 워싱턴DC의 백악관에 도착했다.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미국의 심장부인 백악관 방문은 18년 만이며 역사상 두 번째다. 김 부위원장은 곧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로써 6·12 북·미 정상회담은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친서에 비핵화에 대한 ‘결단’ 내용이 포함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화답과 북·미 정상회담 공식 선언, 이은 김 위원장의 결단 등 ‘북·미 정상 차원의 결단’이 이뤄질 예정이다. 따라서 늦어도 다음 주면 북·미 정상회담이 ‘최종 관문’을 넘어서면서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김 부위원장은 지난 30∼31일 이틀간 진행된 ‘뉴욕 담판’에 대한 김 위원장의 최종 입장도 전달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앞서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뉴욕에 도착,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찬회동과 31일 북·미 고위급 회담 등을 진행하며 뉴욕에서 2박을 하고 방미 사흘째인 이날 오전 6시 50분쯤 경호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숙소인 맨해튼 시내의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을 나섰다. 그는 차량 편으로 워싱턴 DC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 및 미국 대통령 예방은 2000년 10월 10일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 위원장(인민군 차수)의 백악관 방문 이후 18년 만이며 역사상 두 번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미 접촉 올바른 방향” 성 김 판문점 대표단 밝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7일과 30일 판문점에서 북한과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의를 했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등 미국 대표단을 1일 접견했다. 북·미 간 정상회담 협상이 급진전되는 가운데 한·미 간 공조가 긴밀히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김 대사를 비롯한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 보좌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실무대표단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에서 강 장관을 만났다.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북·미 간 중재자로 적극 역할을 했던 우리 정부가 미국 대표단으로부터 일종의 ‘브리핑’을 받고 향후 대책을 협의한 셈이다. 이 자리에서 김 대사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미국 국무부)이 지적했듯 예정된 정상회담까지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북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회동,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의 회동까지 우리가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지금은 우리 두 국가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며 “내 생각에 우리는 정말로 생각이 일치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김 부위원장과의 회담 이후 폼페이오 장관과의 아침 전화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여러분 미측 대표단으로부터 매일 보고를 받을 것이고 여러분은 계속 북한 측과 대화를 할 텐데, 현재까지 여러분의 북측과의 판문점 협상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정부가 상시적으로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는 정황은 그간 수시로 포착됐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간 실무급 회담에 대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순조롭게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상당 부분 회담 진척 상황을 파악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강 장관과 미국 실무대표단 면담 몇 시간 전 폼페이오 장관도 미국에서 한·미 간 ‘찰떡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김 부위원장과 뉴욕 회담을 마친 뒤에 연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3국의 공조 문제에 대해 “빛 샐 틈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도달할 합의는 그 나라들(한국과 일본)도 서명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핵 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것은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로 이 자리에서, 또 앞으로 어떤 협상 과정에서도 (내가) 말하진 않겠다”며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일은 국방부의 현안”이라고 피해 갔다.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18년 전 처럼 ‘트럼프-김영철’ 북·미 공동코뮤니케 낼까?

    18년 전 처럼 ‘트럼프-김영철’ 북·미 공동코뮤니케 낼까?

    1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회동에서 18년 전인 2000년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 때처럼 ‘북·미 공동코뮤니케’와 같은 의미 있는 성과물이 나올지 주목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군부 실력자 조명록은 2000년 10월 워싱턴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빌 클린턴 대통령을 예방하고 북·미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는 ‘북·미 공동 코뮤니케’를 발표했다. 공동발표문에는 “북·미 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조치를 취하고,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4자회담 등 여러 방도를 인정한다’는 획기적 합의가 담겼다. 이와 함께 적대관계 청산, 상호 불신 해소와 신뢰 구축, 자주권에 대한 상호 존중과 내정불간섭 원칙, 경제교류 협력, 미사일 문제 해결 등이 포함됐다. 이 합의는 이후 북·미 관계 개선의 이정표가 됐다. 조명록의 방미 일정이 끝난 지 불과 열흘 만에 올브라이트 장관은 평양을 방문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성사됐다면 북·미 정상의 첫 만남으로 기록됐을 회담이었다.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하기도 전에 조명록이 클린턴과 이런 합의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북·미 간 사전 협의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비롯해 양국관계를 가로막았던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 뒤였기 때문이다. 1994년 북·미는 북핵 시설 동결과 대북 경수로 지원을 맞바꾸는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다. 1999년에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유사한 미국의 대북정책 로드맵 ‘페리 프로세스’가 나왔다. 그해 9월 베를린에서 열린 북·미 미사일 협상에선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와 ‘대북 경제제재 해제’에 합의했다. 북·미간 최대 현안인 핵·미사일 문제의 해결 가닥이 잡히면서 북·미 관계 개선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관계개선의 피날레를 장식할 북·미 정상회담을 열려면 이미 공감을 이룬 문제에도 확실한 도장을 찍어둘 필요가 있었다. 북·미 공동 코뮤니케는 북·미 정상회담의 확실한 성공을 위해 양측이 만들어낸 일종의 ‘징검다리’였다. 그러나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만남에선 북·미 공동코뮤니케와 같은 합의문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18년 전 북·미 공동코뮤니케가 발표될 당시는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올브라이트 장관이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뒤에야 북·미는 정상회담에 전격 합의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김영철이 들고 갔고, 북·미 정상회담이 조만간 이뤄지는 상황에서 굳이 코뮤니케를 발표할 필요는 없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때 합의문을 내면서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간적 여유도 없다. 미국의 갑작스런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뒤늦게 실무협의가 진행돼 공동코뮤니케를 발표할 만큼 완벽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김영철 부위원장과 회담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제 김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언급했다. 뉴욕 회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나 핵심 사안에 대한 논의는 미처 매듭짓지 못해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결심을 요구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합의문을 내기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북·미 정상회담이 얼마 안 남았는데, 코뮤니케를 발표해버리면 북·미 정상회담의 의미가 축소된다”고 지적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북·미 합의 내용의 윤곽을 먼저 밝혀 김빠지는 상황을 만들진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추미애 “‘사법농단’ 양승태 특검해야”

    추미애 “‘사법농단’ 양승태 특검해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이끌던 사법부가 청와대와 재판을 놓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1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진짜 특검은 (양승태 사법부가 저지른) 제2의 국정농단에 도입해야 하지 않나”라면서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을 통해 사법부의 치부와 민낯을 밝혀서 사법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고법원이란 사법부 이익을 위해 권력과 거래해 국민을 위한 사법부가 아닌 권력을 위한 사법부의 길을 택했는데, 사법부의 근간을 흔드는 사법농단”이라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엄격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한 북미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 “허심탄회한 양국 간 대화가 북미 간 큰 신뢰를 쌓고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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