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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 성폭력 땐 처음이라도 퇴출…‘짬짜미 징계위‘로 실효성 있을까

    증거 불충분 등 이유로 유야무야 사립학교엔 직접적 적용 어려워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의 사회적 확산과 함께 대학가에서도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성폭력·성희롱에 대한 고백과 고발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교수를 교단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대응책을 내놨다. 하지만 대학 관계자들과 피해자들은 무엇보다 폐쇄적인 대학 사회에서 이뤄지는 조직적 은폐 문화를 고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28일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을 전보다 강한 기준으로 적용해 성폭력을 저지른 교수는 교단에 다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면서 “교육부 온라인신고센터는 3월 중으로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날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예방 대책’을 통해 온라인신고센터 운영과 성폭력 범죄 교수는 비위 정도에 상관없이 교단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교육계와 시민단체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에 근무하는 A교수는 “성폭력을 저지른 교수의 경우 교직에서 퇴출되는 징계 규정은 과거에도 있었다”면서 “문제는 교수가 성폭력을 저질러도 주변의 교수들이 해당 교수를 감싸고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내려야 하는 징계위원회도 동료 교수들로 이뤄져 있어 증거 불충분 등으로 비위를 낮춰 다시 교단에 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교육부 대책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A교수는 과거 피해 학생의 편을 들었다가 가해 교수로부터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당했다. 가해 교수는 여전히 해당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제지간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 교수는 오히려 자신이 가진 대학 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리한 입장에 서고, 조직이 없는 피해 학생은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교육부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의 근거로 든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은 이미 지난해 3월 제정된 법안이다. 또 사립학교의 경우 직접적인 법 적용이 어렵고 교육부에서 감사 등을 통해 사후 조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육부의 대책이 구체적인 방안 없이 최근 미투 확산에 따른 ‘면피용’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영선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조직생활이 강조되는 예체능 대학의 경우 피해자는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는 순간부터 2차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면서 “학교 내부에 신고자 신원에 대한 비밀보장을 철저하게 지켜주고 징계 역시 학교의 영향력을 받지 않는 독립적 성폭력·성희롱 상담 기구와 징계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김정은, 김정일 생일 앞두고 북한군 장성 승진인사 단행

    김정은, 김정일 생일 앞두고 북한군 장성 승진인사 단행

    북한이 김정일 생일(16일)을 앞두고 군 장성 승진인사를 단행했다.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정은 동지께서 김정일 동지의 탄생일에 즈음하여 13일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려줄 데 대하여 명령하시었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군 인사에서는 안명건이 육군 중장(별 2개)으로 승진했으며, 해군의 김영선, 전략군의 김명복·전혁주·손종록·리정묵, 육군의 김동길·김철웅 등 22명이 소장(별 1개) 계급장을 달았다. 특히 이번에 김정은 체제 들어 새롭게 창설한 군종인 전략군에서 4명이나 장성 계급장을 단 것이 눈길을 끈다. 북한은 거의 매년 김정일 생일이나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앞두고 군 장성 승진인사를 발표해 왔다. 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장성 승진인사를 명령하면서 “인민군 지휘성원들이 당중앙의 두리(주위)에 하나의 사상·의지로 철통같이 뭉쳐 노동당기를 제일 군기로 높이 휘날리며 반미대결전과 주체혁명 위업의 최후 승리를 앞당기기 위한 투쟁에서 시대와 혁명이 부여한 사명과 임무를 다하리라는 믿음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완수 의원, 홍준표 대표 권유 뿌리치고 경남지사 불출마 결정

    박완수 의원, 홍준표 대표 권유 뿌리치고 경남지사 불출마 결정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유력 후보로 꼽히는 박완수(창원 의창)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박 의원은 14일 기자들에게 보낸 ‘오는 6·13 지방선거에 대한 입장’이라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나는 당초 시민과 약속한 국회의원직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서, 이번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도지사 선거 불출마를 밝혔다. 박 의원이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입장문에서 “우리 자유한국당에는 나보다 훌륭한 인재가 많이 있고,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의원은 “나는 중앙과 지역에서 우리 자유한국당과 지역의 발전 그리고 6·13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의원으로 지방선거를 돕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근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제가 경남지사 할 때 저와 극렬하게 대립하면서 두 번 경선했던 사람도 불러서 ‘경남지사로 뛰어달라. 당신이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면서 박 의원에게 경남지사 출마를 권유한 사실을 여러차례 언급했다. 홍 대표는 “통합 창원시장을 지낸 박 의원이 경남지사로 경쟁력이 있고 당선 가능성이 있다”며 박 의원의 도지사 후보 공천에 힘을 실어 주었다. 박 의원이 홍 대표의 도지사 출마 권유를 뿌리치고 불출마 결정을 함에 따라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 공천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홍 대표 최측근인 윤한홍(창원 마산회원) 의원을 비롯해 안홍준·김학송·김영선 전 의원, 강민국 경남도의원 등이 경남지사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로는 김경수(김해시을) 의원과 권민호 거제시장, 공민배 전 창원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꼽히지만 초선 의원 임기조차 마치지 못하고 중도사퇴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출마가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다. 경남지사 선거에 자유한국당에서 현역 의원이 아닌 후보가 나서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김 의원이 출마하면 의원직 중도사퇴가 쟁점이 될 수 있어 박 의원 불출마가 김 의원의 출마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인사]

    ■헌법재판소 ◇사무처 <과장 전보>△헌법재판소장 비서관 석현철△평가감사과장 김기호△인사과장 최병협△심판민원과장 장유식△심판제도과장 신승훈△자료총괄과장 전득환△홍보담당관 전상보△통일교육원 파견 이영일△세종연구소 파견 권순모<과장 신규보임>△국제과장 이은영△건설관리과장 김일중<4급 전보>△헌법재판소사무처장 비서관 유준영△평가감사과 이범원<4급 승진>△총무과 조진훈△인사과 정미영△심판민원과 조기영 ■기획재정부 ◇부이사관 승진△정책조정총괄과장 민상기◇서기관 승진△총사업비관리과 권성모△국토교통예산과 서영환△종합정책과 이근우△일자리경제과 임홍기△국고과 이미혜△재정전략과 강우진△회계결산과 김정훈△대외경제총괄과 민경신◇기술서기관 승진△경영정보과 김규정 ■병무청 ◇부이사관 승진△대변인 곽유석 ■특허청 ◇과장급 승진△특허심판원 심판관 김준경 최기혁◇서기관 승진△심사품질담당관실 나선희△산업재산정책과 하유진△디자인심사정책과 임태완△복합상표심사팀 윤현진△특허심사제도과 윤기웅△로봇자동화심사과 김태수△바이오심사과 박정웅△금속심사팀 김종혁△특허심판원 이창용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반시설국장 김태복 ■언론중재위원회 △전문위원 황정근△홍보팀장 류석창△접수상담팀장 구율화△대구사무소장 김주용△대전사무소장(충북사무소장 겸직) 양재규△전북사무소장 최영훈△경남사무소장 장성원 ■조선일보 △논설위원 정권현 김기철 권대열◇편집국△행정 및 총괄(부국장) 신효섭△에디터 송의달(오피니언 담당) 최유식(디지털 겸 중국 전문기자) 최우석(국제)△국제 담당 선임기자 이철민△출판 전문기자 김태훈△편집부장(부국장) 안덕기△미래기획부장(부국장) 윤영신△정치부장 배성규△국제부장 조중식△문화1부장 김윤덕△문화2부장 한현우△주말뉴스부장 어수웅 ■오리온그룹 ◇승진 <사장>△중국법인 대표이사 이규홍<전무>△오리온 ENG부문장 이정곤△오리온 생산·물류부문장 장세칠<상무>△러시아법인 생산부문장 박종율◇위촉변경 <상무>△중국법인 물류부문장 임명준△중국법인 랑방공장장 이성수△베트남법인 연구소장 김재신 ■현대자동차 ◇승진△부사장 루크 동커볼케 이인철 이종수 정재욱 탁영덕 하언태△전무 김동욱 김선섭 김용화 도신규 서정국 정인옥 지태수 차석주△상무 금우연 김민수 김세훈 김흥수 남찬진류창승 서강현 서인권 양두철 유근혁 이강석 이규석 이기영 이봉재 이재운 이향 이희찬 장인성 정상빈 조상백△이사 고영은 구영유 기정성 김기남 김영기 김영돈 김윤주 김제영 김진택 김창국 김철 노승욱 민병훈 박귀영 박진 박채훈 박현달 방제수 석광수 손신모 송관웅 송성호 안현주 오인원 유지한 이종부 이주헌 장경준 전금동 정구용 정원대 정현철 주수천 최돈호 허준무 황윤성△이사대우 강범석 강태원 구민철 김동환 김선평 김승회 김영헌 김정모 김해웅 김호태 김희곤 남원오 노철환 류남규 박상혁 박순찬 박주성 박진열 박해록 성동철 송군호 오정훈 원태연 이동헌 이보용 이상무 이승조 이양선 이용석 이윤 이창근 임성목 장윤석 장종철 정인호 제광모 조성균 조영경 최두하 최운학 최재호 편광현 허만장 황승필 황일중△수석연구위원 한동희 ■기아자동차 ◇승진△부사장 권혁호 박병윤△전무 송교만 이영규 임균국 조용원 최진우△상무 권용석 김성진 김용성 김의성 류현우 이한응 정순원 최연홍△이사 김선한 김우주 류종현 박명호 서유찬 이수환 장인종 조윤덕 최진기 태원섭 한석원 홍승종△이사대우 권오충 김도학 김석봉 김주한 김진범 김현태 민경재 소득영 송완식 송형동 윤승규 이준규 이현철 이형석 장수항 정종철 ■현대모비스 ◇승진△부사장 장동철△전무 문창곤△상무 고영석 김대곤 김정철 안병기 우경섭 이병기 한상진△이사 김동빈 김용희 남영일 민경희 서병칠 정하승 정해교△이사대우 이주권 박정섭 김보근 임종필 이승용 황재호 ■현대위아 ◇승진△부사장 최정연△전무 이승원△상무 김사원△이사 원광민 장길승△이사대우 김보근 서민석 이채규 ■위아마그나파워트레인 ◇승진△이사 남기현 ■현대위아터보 ◇승진△상무 박영우 ■현대파워텍 ◇승진△이사 권혁빈 오호균△이사대우 김영규 최인혁 ■현대다이모스 ◇승진△전무 이종윤 최규민△상무 김정일 김타곤△이사대우 김인호 김현욱 안성수 ■현대케피코 ◇승진△이사 박성민△이사대우 이구호 ■현대아이에이치엘 ◇승진△상무 서상곤△이사대우 이창덕 ■현대오트론 ◇승진△상무 이기춘△이사 류승현 ■현대파텍스 ◇승진△이사대우 조창석 ■현대제철 ◇승진△부사장 서명진 이형철△전무 김점갑 한영모△상무 김경석 박병익 최주태 황성준△이사 김원배 김형철 백종현 이명구 임종협△이사대우 김윤규 박기상 박상용 석윤종 유병호 이성민 임석영 최일규 ■현대비앤지스틸 ◇승진△전무 지재구 ■현대종합특수강 ◇승진△이사 정인우△이사대우 최상기 ■현대건설 ◇승진△전무 김택규 손준 이석장 황희수△상무 김기창 문갑 채병석△상무보A 김교태 김태균 박상윤 박종태 서영호 신광수 이창환 조상훈 주지상 채수열 최효룡△상무보B 김영호 류병길 심보현 임시태 임종백 정연모 진용호 홍승기 ■현대엔지니어링 ◇승진△부사장 이상국△전무 강순문 김영근△상무 김원옥 문일현 임관섭△상무보A 김동일 박인서 최욱△상무보B 문형식 박상준 윤태준 이규복 정성용 최재원 ■현대스틸산업 ◇승진△상무보B 배덕운 ■현대종합설계 ◇승진△상무 최현재 ■현대도시개발 ◇승진△전무 박찬호△상무보B 남근학 ■현대캐피탈 ◇승진△이사 김성준△이사대우 한대영 ■현대카드 ◇승진△이사대우 최유경 ■현대커머셜 ◇승진△이사 노시원△이사대우 최인호 ■현대차투자증권 ◇승진△부사장 정상근△전무 김택규△이사대우 박현수 ■현대라이프생명보험 ◇승진△이사 도문주 ■현대글로비스 ◇승진△부사장 김영선△전무 구형준△상무 서상석 정석봉△이사 김태우 우영주△이사대우 박찬줄 송익현 최성훈 황윤석 ■현대로템 ◇승진△전무 채경수△이사 김익수 김인현 김종년△이사대우 김재수 유상호 ■현대오토에버 ◇승진△상무 김광석△이사 윤학규△이사대우 김재홍 배성식 ■이노션 ◇승진△전무 윤석훈 ■현대엠엔소프트 ◇승진△상무 우병근△이사 김성우
  • [부고]

    ●장영석(CJ제일제당 커뮤니케이션 상무)태석(미래재무컨설팅 대표)씨 부친상 김광호(전 SST공장장)전진오(자영업)이광선(레이저시스템 대표)씨 장인상 11일 오전 9시 40분 평택 농협연합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9시 30분 (031)684-6444 ●설동광(사업)동욱(말번파나리티컬 지사장)경숙(전 유락여중 교사)씨 모친상 장지태(전 부산일보 편집국장)씨 장모상 10일 오후 6시 부산 한중프라임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7시 30분 (051)305-4000 ●정영수(로버트 보쉬코리아 전무)경인(현대상선 정보전략실장)귀련(동래여고 교사)혜선(동아대 행정실장)씨 부친상 김영선(전 국제신문 기자)김병립(부산진여고 교사)씨 장인상 10일 오후 8시 40분 부산 동아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30분 (051)256-7011 ●임회무(충북도의원)회양(영림공사 엔지니어링 대표)씨 부친상 11일 0시 25분 괴산 동부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9시 (043)832-0995
  • “동남아 = 외국인 노동자” 색안경 낀 한국 청년

    “동남아 = 외국인 노동자” 색안경 낀 한국 청년

    아세안 “한국 하면 친근함 떠올라” 우호적 관계 인식 동남아는 75% 한국은 절반 안 되는 31% 불과 미디어속 편견 차별적 시각 키워 한·아세안 관계에서 아세안 국가 청년들은 ‘경제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한국의 청년들은 ‘국제결혼’을 주요 이슈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으로 아세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양측 젊은 세대 간에도 인식의 간극이 좁지만은 않음을 보여 주는 결과다.9일 한·아세안센터에서 입수한 ‘한국과 아세안 청년의 상호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아세안 청년들은 ‘한·아세안 관계에서 현재 중요한 이슈’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0.7%가 경제협력이라고 답했다. 이어 관광 15.6%, 이주노동 10%, 유학 9.6% 순이었다. 반면 한국 청년들은 국제결혼(15.8%)을 1위로 뽑았으며 이어 경제협력(14%), 이주노동(12.9%), 관광(11.2%) 순이었다. 서로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도 아세안 청년들은 한국인에 대해 ‘친근함’을 가장 많이 떠올렸지만 한국 청년들은 아세안인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를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동남아연구소 측은 “아세안 남학생들을 이주노동자, 여학생들을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연장선에서 보는 일부 한국인의 시각이 아세안 학생들을 불편하게 한 경우가 있었다”면서 “미디어에 종종 나오는 편견이 현실에서 차별적 시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측 관계에 대해 아세안 청년들은 75.2%가 좋다고 답했지만 한국 청년들은 31.8%만 좋다고 답했다. 한국 청년들은 보통이라는 응답이 61.8%로 가장 많았다. 다만 한·아세안 관계의 미래에 대해서는 한국(64.2%)과 아세안(82%) 청년들 모두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아세안이 남북한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한국 쪽 응답자의 42.9%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럴 것이라는 답변은 22.1%였다. 과거 한반도 문제에 중립을 유지했던 아세안은 최근 북핵 문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정부의 ‘베를린 구상’에도 지지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아직 아세안이 남북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은 확산되지 않은 것이다.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이번 조사는 급증하는 아세안 유학생 등의 인식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최초의 시도”라면서 “추후 조사대상 등을 확대해 한·아세안 협력 사업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3~8월에 20~35세 한국 청년 1004명, 아세안 출신 유학생 32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특별기고] 아세안은 ‘제2 교역상대’… 함께 성장할 파트너십 만들어야/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특별기고] 아세안은 ‘제2 교역상대’… 함께 성장할 파트너십 만들어야/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문재인 대통령은 8일부터 15일까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세안 국가로 순방을 떠난다.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개최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동남아시아를 무대로 하는 신(新)남방정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됐던 신북방정책과 함께 우리 외교정책의 주요 방향을 천명하는 것이다.또한 필리핀에서 열릴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 공개 연설에서는 한·아세안 미래 공동체 구상이 발표된다. 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취임 직후 아세안에 특사를 파견하고 아세안과의 관계를 4강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했던 만큼, 그간 아세안에서는 한국의 대(對)아세안 전략과 비전이 무엇인지 계속 궁금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순방을 통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정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사실 아세안은 우리에게 여러 분야에서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다. 아세안은 우리의 제2 교역 상대로, 한국은 매년 300억 달러가 넘는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대아세안 투자도 지난해 대유럽연합(EU) 25억 달러, 대중국 33억 달러를 훨씬 뛰어넘어 51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대아세안 투자도 22억 달러를 기록하며, 대중국 투자액 10억 달러의 2배를 넘어섰다. 특히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아세안은 ‘포스트 차이나’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인구 6억 4천만명, 국내총생산(GDP) 2조 6천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공동체이자, 평균 성장률 5%, 역동적인 젊은 인구를 보유한 아세안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해외 여행자 2200만명 중 3분의1을 넘어서는 수가 아세안 10개국을 방문했을 정도로 아세안은 우리 국민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아세안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라는 관심과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아세안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수백년간 지속될 수 있는 진정한 파트너십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심해야 한다. 그 해답은 다음 여섯 가지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한국과 아세안은 강대국들과는 달리 어떤 정치적 야심이나 역사적 갈등 요소 없이 진정한 파트너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중견국이다. 오늘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과 불확실성이 강대국들 간의 경쟁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고려할 때, 한국과 아세안은 중견국 외교를 통해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화하는 데 있어 더 큰 역할과 기여를 할 수 있다. 둘째, 한국과 아세안은 상호 보완적인 경제를 바탕으로 호혜적인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 현재 많은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아세안 각국으로 진출해 상호 호혜적인 관계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그 예로 베트남에 있는 삼성전자는 베트남 전체 GDP와 수출액의 20%가량을 기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우리 기업인 포스코와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Krakatau) 합작으로 설립된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 회사가 인도네시아의 산업화에 탄탄한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아세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기술 협력, 일자리 창출, 인적자원 개발 등을 통해 윈윈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셋째, 한국과 아세안 간 비즈니스 협력 강화는 아세안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가치 사슬(GVC) 편입을 지원하고, 아세안 통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2015년 말 출범한 아세안 공동체는 아직은 ‘느리지만 꾸준히’ 진행 중이다. 우리 기업들의 아세안 진출이 활발해지고 양 지역 간 비즈니스 협력이 강화되면서, 아세안 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SMEs)의 글로벌 가치 사슬 및 글로벌 공급망 편입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는 아세안 10개 회원국 간 개발 격차 완화와 경제 통합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또한, 아세안은 ‘정보통신기술(ICT) 마스터플랜’을 통해 2020년까지 디지털 경제 블록으로 새롭게 부상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을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어 협력의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넷째, 한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성취한 경험과 발전전략을 아세안과 보다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아세안은 한국의 제1의 공적개발원조(ODA) 파트너이다. 아세안 국가들에게 한국의 경험 공유는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 극복과 최빈국 탈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섯째, 한국과 아세안 사람들은 아시아적인 문화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가족 중심사상, 효(孝)와 같은 유사한 전통과 가치를 공유한 것을 한국 드라마의 인기 요인으로 꼽기도 한다. 또한,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널리 즐기는 것만큼이나 한국에서도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 음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호 이해와 신뢰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위한 견고한 토대가 될 것이다. 지난 8월 부산에 개원한 아세안 문화원은 동남아에서 ‘코리안 웨이브’의 인기를 넘어, 한국에서 아세안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고 ‘아세안 웨이브’를 불러일으키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세안 각국의 한국인 커뮤니티와 국내 아세안 인들의 커뮤니티는 점점 더 커지고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아세안인은 2016년 기준 이주 노동자 18만명, 결혼 이주 9만명, 유학생 2만명을 비롯해 50만명에 이른다. 우리 정부가 ‘사람을 지향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라는 아세안의 비전에 맞춘 한·아세안 미래 관계를 목표로 하는 만큼, 이제는 아세안을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 운명체’로 인식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문 대통령이 발표한 우리의 새로운 대아세안 전략과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부처와 유관기관, 지자체에 분산되어 이뤄지고 있는 아세안과의 협력을 종합하고 총괄할 수 있는 범정부 아세안 태스크포스(TF)를 하루빨리 출범시켜야 한다. 이러한 TF는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제는 담론과 총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협력 분야와 성공사례들을 만들고, 아세안과의 교류 협력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는 아세안 전문가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김영선 사무총장은 제11회 외무고시, 외교통상부 북미2과 과장·장관 보좌관·대변인, 주이스라엘 참사관, 주이집트 참사관, 주일본 참사관, 주레바논 대사. 주일본 공사, 주인도네시아 대사 역임.
  • 아세안 10개국의 100가지 음식 맛 보세요

    아세안 10개국의 100가지 음식 맛 보세요

    한-아세안센터는 25일~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아세안 10개국 100개 식음료 기업들의 상품을 전시하는 ‘2017 아세안 무역전시회’를 개최한다. ‘행복을 맛보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아세안 식음료 기업들과 한국 바이어 간 비즈니스 매칭, 한-아세안 간 식품 산업 협력 세미나,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아세안 커피 부스 및 바리스타쇼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는 100개 업체들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깔라만시 제품을 비롯해 망고, 두리안, 파파야 등 열대과일로 만든 각종 가공식품, 태국 똠양꿍과 베트남 쌀국수 등 조리식품, 로부스타, 아라비카 등 유기농 커피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아세안의 우수한 식음료 제품들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이번 행사가 아세안의 음식과 커피 등을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시론] 4차 산업혁명, 그리고 과로위험/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시론] 4차 산업혁명, 그리고 과로위험/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퇴근 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업무 지시를 받아 ‘정기적으로’ 일하고, 항시 대기 상태에 놓여 있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업무가 SNS를 타고 일상에 침투하는 빈도가 잦아졌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높아진 것은 자명하다. ‘카톡 감옥’, ‘전자 발찌’라는 자조적 표현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기술에 대한 유토피아적 전망은 ‘미래 신기술이 고된 노동을 줄여 주고 우리의 삶을 더 자유롭게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정당성을 확보한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과 달리 현실에서 노동자는 일거리의 네트워크에 더욱 얽매여 있고 만만치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단지 스트레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종의 시간 권리로서 자유시간에 대한 침해다. 사실 일터 밖이 업무로부터 벗어남을 의미하는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 자유시간에 대한 침해가 전방위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자유시간은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말이 완성되는 단계에 다다르고 있다. 신기술을 매개로 일상의 착취가 최대화될 수 있는 형국이다. 게임 개발사에서 품질보증 업무를 하던 한 노동자는 게임 출시나 업데이트 시기면 주말에도 무조건 대기하고 있었고, 새벽에도 호출받으면 가야 하는 상황을 ‘새벽불림’이라 자조했다. 언제부턴가 SNS 호출이 관행화돼 다들 그렇게 하고 있다는 상황이 더욱 어이없다는 문제 제기를 되새겨야 한다. 퇴근 후에도 SNS로 업무를 지시받아 처리했음에도 이를 ‘업무’로 보지 않는 인식이 퍼져 있다. “간단한거니 좀 처리해 줘”,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거 아냐”라며 일을 건넨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지만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어렵다고 한다. 업무 처리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업무가 일상 속으로 침투하는 것은 노동과 비노동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디지털 시대에 나타난 보편적 풍경이다. 하지만 시간 권리가 부재한 한국 사회에서 유독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수한 현상이다. 최근 이에 대한 대안으로 퇴근 후 SNS를 통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물론 현실적합성이 떨어진다는 직장인들의 자조감을 해소하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SNS를 매개로 한 업무의 일상 침투에 대한 문제 제기들이 제도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신기술이 노동 과정과 결합하면서 빚어낸 파괴적 문제들에 대한 논의는 턱없이 부족하다. 소비자 편의, 업무 효율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란 담론은 ‘크라우드 워커’,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을 각종 미사여구로 채색한다. 혹자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디지털 노마드’라고 이름 짓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노동 패턴은 노동자성을 제거한 채 시간의 조각들만을 취하는 방식에 불과하다. 유토피아적 전망의 신조어들은 노동 과정상의 위험이 개별 노동자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을 은폐한다. 얼마 전 배달대행 앱 회사 소속으로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고교생이 무단횡단하던 보행자와 충돌해 척수가 손상된 사건에서 배달 앱 노동자는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결론 났다. 배달 앱 소속 노동자는 개인사업자이지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신기술을 매개로 새 형태의 노동들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런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전례 없는 위험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장시간 노동이 유발하는 건강 문제를 비롯해 관계 단절, 소외, 과로사, 과로자살, 대형사고 등의 문제를 ‘시간마름병’으로 불러 보자. 기존의 만성적 과로위험에 신기술이 불러올 새 위험들이 중첩되면서 ‘시간마름병’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업무의 일상 침투가 가속화되고 위험을 개인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대안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만성적인 과로위험에 대한 제한과 함께 연결되지 않을 권리와 맞닿아 있는 휴식 시간 보장,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권 및 사회보장 제도의 확대, 나아가 인간 중심적 기술 배치를 위한 사회적 개입이 적극 요청된다.
  • [인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고위공무원단△주한미군기지이전지원단 부단장 김철휘△소통지원비서관 양성호◇과장·팀장급△국무조정실장 비서관 유승표△정책관리과장 서영석△연구지원과장 이순아△의정과장 장원석△평가총괄과장 김용수△현안과제관리과장 김윤수△규제기획과제과장 한동희△규제심사총괄과장 정일황△경제규제심사1팀장 김완수△복무평가팀장 김양수△감사기획팀장 이해정△경제총괄과장 김진남△재정기후정책팀장 박정용△산업통상정책과장 윤현주△여성가족정책과장 손선미△고용정책과장 이용주△정무기획행정관 노혜원△시민사회기획행정관 김영선△언론소통행정관 박효건△국정과제관리과장 이상법 ■공정거래위원회 △할부거래과장 홍정석 ■성신여대 △기획처장 이성근△교무처장 김봉수△연구처장 이명숙△학생처장 이경희△입학처장 윤진호△국제교류처장 심두보
  •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6년 137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6년 137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3>과로에 쓰러지는 공직사회 ‘무능해도 해고당할 일 없는 철밥통, 연금이 보장되는 신의 직장, 허리 굽힐 일 없는 갑 중 갑….’ 흔히 떠올리는 공무원의 인상이다. 수시로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압박을 받는 민간기업 직장인과 비교하면 고용 안정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식이 달라진다. 경찰과 소방관, 집배원, 시·군·구청 소속 등 한 해 평균 20여명의 공무원이 과로로 죽는다. ‘철밥통’ 공무원들은 어쩌다 과로에 몰리게 됐을까.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이유를 찾았다. 경찰관과 소방관… 과로 사각지대 1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과로사로 순직을 인정받은 공무원은 137명이었다. 이들 3명 중 1명(31.2%)이 과로 탓에 순직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과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과로자살)했다며 유족이 공단에 순직인정을 신청한 공무원도 꾸준히 늘어 2012년부터 2017년 8월 사이 1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명만 순직처리됐다.직종별로 보면 현장 공무원의 과로사가 많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2~2016년 과로사한 공무원 중 경찰청 소속이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군·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 42명, 소방청 11명, 서울·경기 등 광역지자체 8명 순이었다. 우정사업본부 공무원도 7명이 과로사했다. 경찰 과로사의 주범은 교대제 근무다. 파출소나 교통안전담당 업무 등을 하는 경찰은 보통 4조 2교대로 일한다. 첫날은 주간근무, 둘째 날 야간, 셋째·넷째 날은 비번인 패턴을 반복한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순찰·방범 업무를 하는 경찰관은 “출동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뛰어나가야 하고 총까지 차고 있어 업무 강도도 높은데 늘 긴장까지 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야근 때는 취객들과 소모적 승강이를 하며 느끼는 피로감도 크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2주 사이 파출소 등에서 일하던 경찰관 3명이 연달아 숨졌다. 모두 과로사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권 당시 경찰조직에 실적주의 바람이 분 것도 과로를 키웠다. 경정급(경찰서 과장급) 이상에 적용한 성과연봉제는 1년 단위 검거율,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등을 근거로 전국 253개 경찰서를 S, A, B, C 등급으로 줄 세운다. 성적에 따라 연봉이 최대 400만원(총경 기준)까지 차이 난다. 서울의 한 팀장급 경찰관은 “서장이 실적 압박을 받다 보니 과·팀장급 회의의 시작과 끝은 늘 실적 얘기”라고 말했다. 소방관도 경찰 못지않게 불규칙한 근무 패턴과 업무 스트레스 탓에 과로하는 직군이다. 불 끄다 숨진 소방관보다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한 소방관이 더 많다. 매년 평균 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구조현장의 극한 상황과 그곳에서 목격한 참상 등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지기 쉽다. 소방관의 정신과 진료·상담 건수는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087건으로 5년 만에 10.5배 뛰었고 47명이 자살했다. 2002년부터 거론된 ‘소방공무원 전문병원’ 건립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인력부족도 과로를 야기한다. 2016년 기준 현장 투입이 가능한 소방 인력(3만 2460명)은 3조 1교대 근무 적정 인원(5만1714명)의 62.8%에 불과하다. #재난과 감정노동으로 우는 지자체 공무원 2시간씩 점심 먹고, 출장 다니며 대충 시간 때우던 ‘동사무소 김 주사’는 옛날 얘기다. 서류 만드는 일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민원인을 상대하고, 문제와 맞닥뜨려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매년 터지는 동물 전염병은 대표 악재다. 지난 6월 경기 포천시 한대성 축산방역팀장은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야근한 다음날 새벽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5개월째 과로하던 상황이었다. 한씨 같은 가축방역관(수의직 공무원)이 재난 상황에서 받는 심적 압박은 엄청나다. 수도권의 한 기초지자체 축산과 공무원은 “AI나 구제역으로 몇 달 쪽잠 자는 건 견딜 수 있다. 그런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과 싸우는 게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가축방역관은 660명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진단한 적정인력(1283명)의 절반이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전 집중근무)처럼 공직사회에는 ‘깔때기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월말·분기말 등 일이 몰리는 특정시기에 인원조정이 자유롭지 못하니 수시로 밤샘 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집배원도 명절이나 연말연시 등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업무량이 몰린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은 복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인력 충원이 미흡한 현실에 과로로 내몰린다. 무조건적인 헌신과 자비를 요구하는 풍토는 심리적 피로도를 배가시킨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사회복지공무원 59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 조사(2013년)에서 27.5%가 최근 1년 사이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경기의 한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김모(40·여)씨는 “근로 사실을 숨겼다가 적발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생계보조금 환수를 통보했더니 칼을 들고 찾아왔다. 어떤 수급자는 ‘나 없었으면 공무원인 당신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며 소리 지르더라”고 떠올렸다. 폭언을 듣고 무시를 당해도 윗사람들은 ‘민원인과 마찰을 만들지 말고 무조건 사과하라’ 하니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반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당 최대 근무시간으로 52시간(주말근무 제외) 적용을 받지만 공무원은 이 같은 법규정조차 없다. #주당 52시간 근로기준법 공직엔 적용 안 돼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 공무원도 과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9일 방위사업청 피아식별장비팀 소속 중령이 자체 업무 처리와 국정감사 준비 등이 겹친 근무를 하다가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환경부 소속 공무원은 “국회에서 저녁에 연락이 와 ‘내일까지 자료를 달라’고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덮친 신자유주의가 공직사회의 과로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을 상시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긴 근무시간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얹히면서 자살이라는 비극이 터지는 것”이라면서 “성과평가, 직무이동, 인사이동 등에 대해 당사자가 느끼는 압박이 민간기업보다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5년 114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5년 114명 과로사…무너진 ‘꿈의 직장’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3>과로에 쓰러지는 공직사회 ‘무능해도 해고당할 일 없는 철밥통, 연금이 보장되는 신의 직장, 허리 굽힐 일 없는 갑 중 갑….’ 흔히 떠올리는 공무원의 인상이다. 수시로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압박을 받는 민간기업 직장인과 비교하면 고용 안정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식이 달라진다. 경찰과 소방관, 집배원, 시·군·구청 소속 등 한 해 평균 20여명의 공무원이 과로로 죽는다. ‘철밥통’ 공무원들은 어쩌다 과로에 몰리게 됐을까.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이유를 찾았다. #경찰관과 소방관… 과로 사각지대 1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과로사로 순직을 인정받은 공무원은 137명이었다. 이들 3명 중 1명(31.2%)이 과로 탓에 순직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과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과로자살)했다며 유족이 공단에 순직인정을 신청한 공무원도 꾸준히 늘어 2012년부터 2017년 8월 사이 1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5명만 순직처리됐다. 직종별로 보면 현장 공무원의 과로사가 많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2~2016년 과로사한 공무원 중 경찰청 소속이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시·군·구 등 기초지방자치단체 공무원 42명, 소방청 11명, 서울·경기 등 광역지자체 8명 순이었다. 우정사업본부 공무원도 7명이 과로사했다. 경찰 과로사의 주범은 교대제 근무다. 파출소나 교통안전담당 업무 등을 하는 경찰은 보통 4조 2교대로 일한다. 첫날은 주간근무, 둘째 날 야간, 셋째·넷째 날은 비번인 패턴을 반복한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순찰·방범 업무를 하는 경찰관은 “출동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뛰어나가야 하고 총까지 차고 있어 업무 강도도 높은데 늘 긴장까지 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야근 때는 취객들과 소모적 승강이를 하며 느끼는 피로감도 크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2주 사이 파출소 등에서 일하던 경찰관 3명이 연달아 숨졌다. 모두 과로사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권 당시 경찰조직에 실적주의 바람이 분 것도 과로를 키웠다. 경정급(경찰서 과장급) 이상에 적용한 성과연봉제는 1년 단위 검거율,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 등을 근거로 전국 253개 경찰서를 S, A, B, C 등급으로 줄 세운다. 성적에 따라 연봉이 최대 400만원(총경 기준)까지 차이 난다. 서울의 한 팀장급 경찰관은 “서장이 실적 압박을 받다 보니 과·팀장급 회의의 시작과 끝은 늘 실적 얘기”라고 말했다. 소방관도 경찰 못지않게 불규칙한 근무 패턴과 업무 스트레스 탓에 과로하는 직군이다. 불 끄다 숨진 소방관보다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한 소방관이 더 많다. 매년 평균 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구조현장의 극한 상황과 그곳에서 목격한 참상 등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이어지기 쉽다. 소방관의 정신과 진료·상담 건수는 2012년 484건에서 지난해 5087건으로 5년 만에 10.5배 뛰었고 47명이 자살했다. 2002년부터 거론된 ‘소방공무원 전문병원’ 건립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인력부족도 과로를 야기한다. 2016년 기준 현장 투입이 가능한 소방 인력(3만 2460명)은 3조 1교대 근무 적정 인원(5만1714명)의 62.8%에 불과하다. #재난과 감정노동으로 우는 지자체 공무원 2시간씩 점심 먹고, 출장 다니며 대충 시간 때우던 ‘동사무소 김 주사’는 옛날 얘기다. 서류 만드는 일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민원인을 상대하고, 문제와 맞닥뜨려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매년 터지는 동물 전염병은 대표 악재다. 지난 6월 경기 포천시 한대성 축산방역팀장은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야근한 다음날 새벽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5개월째 과로하던 상황이었다. 한씨 같은 가축방역관(수의직 공무원)이 재난 상황에서 받는 심적 압박은 엄청나다. 수도권의 한 기초지자체 축산과 공무원은 “AI나 구제역으로 몇 달 쪽잠 자는 건 견딜 수 있다. 그런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과 싸우는 게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가축방역관은 660명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진단한 적정인력(1283명)의 절반이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게임업계의 크런치모드(게임 출시 전 집중근무)처럼 공직사회에는 ‘깔때기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월말·분기말 등 일이 몰리는 특정시기에 인원조정이 자유롭지 못하니 수시로 밤샘 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집배원도 명절이나 연말연시 등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업무량이 몰린다. 사회복지공무원들은 복지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인력 충원이 미흡한 현실에 과로로 내몰린다. 무조건적인 헌신과 자비를 요구하는 풍토는 심리적 피로도를 배가시킨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사회복지공무원 59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실태 조사(2013년)에서 27.5%가 최근 1년 사이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경기의 한 지자체 사회복지 공무원 김모(40·여)씨는 “근로 사실을 숨겼다가 적발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생계보조금 환수를 통보했더니 칼을 들고 찾아왔다. 어떤 수급자는 ‘나 없었으면 공무원인 당신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며 소리 지르더라”고 떠올렸다. 폭언을 듣고 무시를 당해도 윗사람들은 ‘민원인과 마찰을 만들지 말고 무조건 사과하라’ 하니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반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당 최대 근무시간으로 52시간(주말근무 제외) 적용을 받지만 공무원은 이 같은 법규정조차 없다. #주당 52시간 근로기준법 공직엔 적용 안 돼 중앙부처나 광역지자체 공무원도 과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9일 방위사업청 피아식별장비팀 소속 중령이 자체 업무 처리와 국정감사 준비 등이 겹친 근무를 하다가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환경부 소속 공무원은 “국회에서 저녁에 연락이 와 ‘내일까지 자료를 달라’고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덮친 신자유주의가 공직사회의 과로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경쟁을 상시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긴 근무시간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얹히면서 자살이라는 비극이 터지는 것”이라면서 “성과평가, 직무이동, 인사이동 등에 대해 당사자가 느끼는 압박이 민간기업보다 낮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단독]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15년간 남은 건 ‘비만’

    [단독]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15년간 남은 건 ‘비만’

    야근→ 수면부족→ 폭식 매일 악순환입사 때 75㎏ 몸무게 어느덧 90㎏간수치·지방·혈당 모두 ‘빨간불’근성으로 버텨라? 망가진 내 몸은? “회사에 헌신한 15년간 남긴 건 건강기록부에 적힌 지방간과 고지혈증뿐이네요.” 중소기업에서 지적재산권 업무를 담당하는 박호영(45·가명)씨는 최근 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 결과를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간수치, 혈당 등이 모두 정상 범위를 웃돌았다. 정밀검사를 할 필요 없이 거울만 봐도 볼록 나온 배와 퀭한 눈은 그의 몸 상태가 얼마나 악화했는지 한눈에 보여 준다. 15년 전 입사지원서에 적혀 있던 ‘키 180㎝·몸무게 75㎏’이라는 준수한 수치는 사라졌다. 대신 체중계의 화살이 90㎏을 가리킨 지 오래다. 그는 “중소기업을 일터로 택한 뒤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되자’며 앞만 보고 달렸는데 허탈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과로는 단순히 개인 생활을 빼앗는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건강까지 갉아먹는다. 과로사나 과로자살 등 극단적 사례가 아니더라도 과로하는 직장인 다수는 몸의 이곳저곳이 망가지고 있다. “해가 갈수록 건강기록부에 병이 하나씩 더해진다”는 푸념까지 나온다. 김형렬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학계의 최근 연구를 보면 장시간 근로가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결과가 많다”면서 “몸에 포만감을 주는 렙틴 호르몬이 억제되고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그렐린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식욕이 왕성해진다”고 설명했다. # 하루 5시간만 잔 사람, 복부비만율 1.6배 높아 실제 서울대 의과대학 박상민·김규웅 교수 연구팀이 지난 3월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수면시간이 하루 5시간 이하면 7시간씩 자는 사람에 비해 복부비만 비율이 1.61배, 전신비만 비율이 1.32배 높다. 연구진은 수면 부족에 따른 호르몬 불균형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국립수면연구재단이 밝힌 연령별 권장 수면시간은 만 26세 이상일 경우 7~8시간이다. 박씨에게도 집은 ‘잠만 자는 곳’이었다. 새벽 2시쯤 잠들어 고작 4시간 눈을 붙였다 일어나는 날이 많았다. 13시간 시차가 나는 미국 지사와 특허출원 등을 놓고 논의할 일이 잦아 취침시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박씨는 “보통 자정이 돼야 통화를 할 수 있어 팩스 원고나 이메일을 미리 써놓고 기다렸다가 시간에 맞춰 보내곤 했다”면서 “잠을 못 자니까 계속 피곤하고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게 됐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3~4일 정도는 밤늦게 일을 끝내고 “고생했다”며 동료들과 간단한 술자리를 가졌다. 과로는 비만만 낳는 게 아니다.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은 과로가 키우는 대표적 질환들이다. 김인아 한양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근로시간이 길어지니 최소 수면시간을 못 지키고 당연히 운동할 체력은 안 되는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먹는 것으로 푸는 일이 순환한다”면서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콜레스테롤 상승과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심하면 우울증… 정신질병 산재도 3년새 48%↑ 장시간 노동은 감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심하면 마음의 병으로 번지기도 한다. 게임 프로그래머인 김모(37·여)씨는 장시간 노동 탓에 우울증을 앓게 됐다. 2010년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김씨는 게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라는 상사의 지시에 밤낮없이 일했다. 주어진 시간이 짧을수록 압박감은 커졌다. 그는 “기획자, 디자이너, 프로그래머가 순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데 앞 공정이 지연되면 내가 작업할 시간이 확 줄어든다”면서 “그럼에도 회사는 무조건 시간 안에 결과물을 내놓으라고 하니 밥 먹듯 밤을 새우지 않고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근성으로 버티던 김씨도 한순간 일이 버거워졌고 자신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상사에 대한 불만만 쌓였다. 우울감도 깊어져 최근 4개월 사이 서울의 한 자치구 정신보건센터에서 10번이나 상담을 받았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지난 2012년 내놓은 ‘근로시간이 건강 및 사고에 미치는 영향 연구’ 자료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로자들이 우울증, 불면증을 앓은 경우가 주 40시간 이하보다 각각 2.13배, 1.86배 높았다. 노동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우울증, 불안장애 등 자신의 정신질병이 ‘업무상 재해’라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를 신청한 경우도 매년 늘어 지난해 125건을 기록했다. 2013년 84건과 비교해 48.8% 늘어난 수치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요즘은 장시간 노동이 신체 건강보다 정신적 차원에서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는 “우울증을 포함한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이 많다”면서 “오래 일하면 스트레스를 받아도 해소할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빛나라(법률사무소 인정) 변호사는 “일본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스트레스 검사를 매년 1회 이상 시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검사 결과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판정되면 사업장은 근로자 신청에 따라 의사와 상담을 받도록 하고 근무지 변경, 근로시간 단축, 심야작업의 축소 등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직원의 정신건강을 체크하기 때문에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에 몰랐다고 발뺌하기 어렵다. # 주당 60시간 땐 심장질환·사망위험 2배 증가 과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뇌·심혈관계 질환이다. 정인철 아주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2013년 내놓은 ‘노동시간과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 연구 자료에 따르면 주 60시간을 넘겨 노동하는 집단에서 40~50시간 미만 일하는 집단에 비해 4배 넘는 심혈관 질환이 발생했다. 다른 연구들도 전반적으로 주당 근무시간이 55~60시간 이상일 때 심장질환의 발생 또는 사망위험이 1.5~2.3배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 직업별 질병 리스트 등 예방 시스템 만들어야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동자들이 자신이 아프다는 것, 현장에서 나 자신이 병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실제 병들었을 때 어떻게 구조요청을 보내야 하는지 방법을 알아야 한다”면서 “정부가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을 많이 했을 때 질병으로 이어지는지 직업병 리스트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리스트에 포함된 질병이 발견되면 휴직을 권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기획팀 bulse46@seoul.co.kr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단독] 양·시간만 따지는 과로 기준… 직업별 업무 강도·교대제 등 체계화해야

    정부의 과로 판정 기준에는 ‘업무시간이 발병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60시간 이상이거나 4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한 경우’, ‘발병 전 1주일 이내 업무의 양·시간이 평상시보다 30% 이상 많아진 경우’라고만 간략히 적혀 있다. 과로 여부를 결정할 때 ‘업무의 강도나 책임, 휴무시간, 교대제 및 야간근로 여부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돼 있긴 하지만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없어 판정위원의 성향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탓에 병에 걸리거나 사망했는데도 어떤 노동자는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고 누군가는 승인받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업무의 질적 특성을 고려해 과로 여부를 결정하도록 판단 기준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업무 강도 정해진 업무시간 안에 얼마나 쉴 틈 없이 일했는지 판단할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시간제 텔레마케터의 경우 4시간만 일하더라도 상담 횟수를 채우도록 해 놨다. 전화를 빨리 끊어 더 많은 전화를 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광부는 노동 강도가 높아 하루 6시간만 일하게 돼 있다”면서 “직업별 적정 노동시간 기준을 정하고 이를 넘어선 시간과 강도는 과로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근무 형태 야근이나 교대제 근무는 몸을 곯게 한다. 특히 야간 노동은 정상적인 호르몬의 주기적 변화에 교란을 가져와 수면장애와 심근경색, 비만과 같은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야간 노동을 납이나 자외선과 같은 2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스트레스 기준 세분화 직장 내 스트레스도 과로 판정 때 제대로 고려되지 않는다. 오빛나라(법률사무소 인정) 변호사는 “일본은 ‘직장에서의 심리적 부하 평가표’를 만들어 조직문화, 직책에 따른 책임, 직장 내 괴롭힘 등 각각의 스트레스 요인이 노동자 정신건강에 미치는 정도를 ‘상·중·하’로 평가한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판정 지침이 없다”고 지적했다. #개인적 특질 같은 일을 하더라도 건강 상태 등에 따라 피로도는 크게 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과로 판정 때 해당 노동자의 신체 조건과 건강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 활동가는 “동료 운전기사들이 하루에 13시간씩 일한다고 해서 최근에 졸음운전 사고를 냈던 경기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장시간 노동이 과로가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개별 노동자가 달라진 업무 강도·책임 및 업무 환경 등에 적응하기 어려운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동자 입증 책임 완화 프랑스에서는 노동자의 사망이 과한 업무 탓인지 여부를 고용주가 입증해야 한다. 반면 우리는 입증 책임이 유가족에게 있다. 그러나 출퇴근 기록, 직장 내 컴퓨터 접속 기록 같은 기본 증거조차 수집할 능력이 유가족에게는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 않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유가족이 사망한 노동자 정보를 기업에 요청하면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5sjin@seoul.co.kr ■특별기획팀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새차 뺨친다, 신뢰가 달린다

    새차 뺨친다, 신뢰가 달린다

    람보르기니 등 명품중고 19대 전시 “소비자 인식 재고·유통 문화 개선” 세미나선 “딜러 공인자격제 도입을”제1회 한국중고자동차 페스티벌이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와 서울마당에서 열렸다.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재고하고 투명성을 높여 중고차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다. 한국중고자동차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사와 오토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관계자와 시민 5000여명이 방문해 첫날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현장에는 람보르기니 우라칸, 롤스로이스 고스트, 메르세데스벤츠 G바겐 등 인기 중고자동차 19대가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축사에 나선 김성태 자유한국당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은 “국내 중고차시장 규모는 거래 대수만 연 370만대에 달하고 거래 금액도 30조원에 달하지만 여전히 소비자의 불신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유통 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는 ‘중고자동차 시장 활성화, 과제와 해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중고자동차 유통발전 세미나’가 열렸다. 김영선 대경대 자동차딜러과 교수는 “정비 분야와는 달리 자동차 매매와 거래와 관련해서는 전문자격증도 국가 인증제도 없다”면서 “미국과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국가 공인 자격제도를 도입해 중고차 매매사업자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획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윤희 KB캐피탈 부장은 “세계 중고차시장은 온라인 거래가 전체의 41%에 달할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빅데이터를 기반한 시세 제공 등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역시 온라인 거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필수(대림대 교수) 중고자동차협회장도 “정부 차원에서 사고차와 무사고 차량별 감가상각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중고차의 표준가격 제도를 정착하는 등 세부적인 기준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소비자와 판매자의 불신도 없애고 시장의 투명성도 더욱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는 10일까지 3일간 서울마당에서 진행된다. 전시 차량 외에도 3000여대의 중고차에 대한 매매 상담이 가능하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영상] 아세안 50주년 기념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 열려

    [영상] 아세안 50주년 기념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 열려

    한국과 아세안의 최고 정책결정자와 석학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는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한-아세안센터와 대한민국 외교부, 한국동남아연구소, 중앙일보의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한국과 아세안의 주요 인사와 전문가 등 350여명이 자리했다.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는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한-아세안 관계의 발전상을 돌아보고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로, 아세안 50주년과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마련됐다. 개회식에서는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의 개회사, 르 루엉 민 아세안 사무총장의 축사에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알랜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교부 장관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우리의 대북 정책에 그동안 전적인 지지를 보내왔다”고 평가한 뒤 “아세안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설정한 새로운 대북 정책 기조인 ‘베를린 이니셔티브’의 강력한 지지자가 되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강 장관은 또 “한국은 아세안과의 교역량을 2020년까지 2000억 달러 규모로 늘리고자 한다”며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고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은 중소기업이나 소도시간 협력도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알랜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교부 장관은 “한국의 영화, 음악, 언어 등이 한류를 통해 공유되고 있고, 이것이 바로 소프트 파워”라며 “개발 격차를 줄이고 경제적 결실을 함께 나누려면 하나의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크게 △ 아세안 창설 50주년과 향후 한-아세안 관계 전망 △ 한-아세안 사회문화 협력 등 2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정치·안보와 경제 분야에 대해 이야기가 오갔고,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이주, 교육, 대중문화, 아세안 정체성 등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에 근간이 되는 사회·문화 분야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한국·아세안 교역량 2000억弗로 확대”

    “한국·아세안 교역량 2000억弗로 확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0일 “한국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교역량을 2020년까지 2000억 달러(약 224조 4600억원) 규모로 늘리고자 한다”고 밝혔다.강 장관은 이날 한·아세안센터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고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은 중소기업이나 소도시 간 협력도 강화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를 현재 제1의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아세안 간 교역 규모는 2015년 말 기준 1199억 달러이며 아세안은 중국에 이은 제2의 교역 상대다. 지난해 한·중 교역량은 2114억 달러였다. 강 장관 발언대로 한·아세안 교역 규모가 한·중 수준으로 확대되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 문제됐던 한국 경제의 ‘중국 편중’ 현상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장관은 또 “아세안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우리의 대북 정책에 그동안 전적인 지지를 보내 왔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설정한 ‘베를린 구상’의 강력한 지지자가 돼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테러, 극단주의, 초국가적 범죄, 사이버안보 분야 등에서 상호 협력하고 이를 제도화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한·아세안 관계의 지난 50년을 돌아보고 향후 50년을 조망한다는 취지로 열렸다.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레르엉민 아세안 사무총장, 앨런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교부 장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ASEAN 50주년] 동남아 10개국 연합체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

    [ASEAN 50주년] 동남아 10개국 연합체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

    아세안(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은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연합체다. 베트남전이 본격화되고 인도차이나반도의 공산주의가 확산되는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자 동남아 국가들의 공동 대응을 위해 1967년 8월 8일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5개국이 외교장관 회의를 열어 아세안 창립을 선언(방콕 선언)했다. 이어 1984년에 브루나이가, 1990년대 들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사회주의권 국가들도 잇달아 가입했다. 2015년에는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분야의 ‘아세안 공동체’를 출범시켰다. 협력을 뜻하는 볏단이 그려진 아세안 상징기를 사용한다.아세안 10개국은 남북과 모두 수교를 맺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인구는 약 6억 3200만명,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3% 수준인 2조 4355억 달러다. 우리나라의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으로 규모는 2015년 기준 1199억 달러다. 방문객 수는 1위로 우리나라에서 한 해 740만명가량이 아세안 국가를 방문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對)아세안 외교 강화를 공약하면서 앞으로 한·아세안 교류·협력은 더욱 증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아세안센터는 우리나라와 아세안 간 교류·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다. 2007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센터 설립 양해각서에 서명한 이후 2009년 공식 출범했다. 우리나라와 아세안 국가 사이 교역 증대, 투자 촉진, 관광 활성화 및 문화·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한다. 김영선 사무총장은 2015년에 3대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ASEAN 50주년] “인구 6억 시장·5강 외교 한 축… 對아세안 컨트롤타워 필요”

    [ASEAN 50주년] “인구 6억 시장·5강 외교 한 축… 對아세안 컨트롤타워 필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았다. 아세안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이자 우리의 2위 교역 상대국으로, 한·아세안 협력의 필요성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미·중·일·러 ‘4강 외교’ 탈피를 강조하면서 아세안은 새롭게 ‘5강 외교’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도약하는 아세안과 우리나라의 관계는 어디까지 왔으며, 또 관계 증진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세안 전문가인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에게 물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8층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아세안 관련 사업들은 중복돼 자원이 낭비될 가능성이 있다”며 “아세안 교류·협력 사업은 컨트롤타워만 있어도 효과가 3~4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또 “아세안은 스킨십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 아세안 문제를 전담하는 고위급 직책을 두고 스킨십을 형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아세안 창설 50주년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50년간 통합을 향해 달려온 아세안은 성공적인 지역협력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우선 정치·안보 면에서 아세안은 50년간 무력 충돌이 없었다. 경제적으로는 2015년 경제공동체를 출범시켰다는 건 대단하지만 아직 국가 간 격차가 심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아세안은 1년에 1000여개 회의를 열어 계속 협의를 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공동체이익을 일반인들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니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현재 한·아세안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아세안은 1989년 공식 관계를 수립한 이래 꾸준히 만족할 만한 발전을 이뤄 왔다. 그러나 비판적으로 보면 정부조차 아직 동남아시아와 아세안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아세안은 하나의 공동체다. 지역공동체로서 아세안을 생각해야 한다. 또 아세안의 컨센서스 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쉽다. →정부의 대(對)아세안 외교 강화 정책을 어떻게 보나. -역대 정부 최초로 아세안 특사를 파견하고 4강 수준으로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번 필리핀 행사에서도 아세안 국가들은 정부의 아세안 중시 정책에 대해 궁금해하고 다들 듣고 싶어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 외교의 원칙에 대해 설명했는데 이를 구체화하고 비전, 전략으로 가다듬는 것이 과제다. 11월에 아세안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그때 구체적인 전략을 밝히면 좋을 것이다. 또 이번 달 30일 열리는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에서 일부를 언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세안과 관계를 강화한다면 특히 어떤 분야에서 발전 가능성이 큰가. -아세안 경제공동체가 출범하면서 아세안 10개국 간 경제적 국경이 없어졌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 제품을 수출하면 캄보디아, 라오스에서도 까다로운 통관절차 없이 다 그 제품을 접할 수 있다. 글로벌 공급 체인이 변화한 것이다. 이에 대비해야 한다. 또 아세안은 중소기업이 95~99%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우리 기업이 진출할 때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며 접근한다면 훨씬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아울러 아세안은 디지털 경제블록으로 발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도 협력 가능성이 크다.→대아세안 외교에서 중요한 지점이 무엇인가. -해외 사업의 성공 비결이 뭐냐고 하면 현지화와 차별화를 드는데 외교도 현지화·차별화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에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나 외교 파워에서 밀린다. 하지만 중국만 해도 아세안에서 대형 건설 사업을 벌이는 등 영향력은 엄청나지만 한편으로 아세안은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있다. 한국은 아무리 관계를 강화해도 중국과 같은 우려는 없다. 우리는 그런 블루오션을 활용해야 한다. →한·아세안 관계 강화에 센터가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나. -한·아세안센터는 비전 측면에서 한·아세안 간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그렇게 하려면 어느 한쪽이 아니라 상호 호혜적 이익을 가져와야 한다. 그게 코트라 같은 다른 경제정책 관련 기관들과 한·아세안센터의 차이점이다. 우리는 사업을 추진할 때 아세안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사업을 발굴하고 그쪽과 협의한다. 아세안은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더 배려할수록 관계의 미래가 밝다. →관계 강화를 위해 진행 중인 사업은. -지난 5~6월을 ‘아세안의 달’로 지정해 아세안 음식축제, 아세안 문화관광 사진 공모전·전시회 등 특별 기념사업을 열었다. 오는 30일에는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를 열어 정책 결정자들과 석학들이 모여 아세안 50년을 돌아보고 향후 대아세안 전략 등을 논의한다. 센터는 상대방 수요를 생각해 사업을 발굴하는데 최근에는 스마트시티 건설 등 ICT 사업이 강화됐다. 아세안은 한국을 이 분야 최적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센터는 우리나라 ICT 등 전문가나 기업인을 아세안에 데려가 그쪽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각국이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등을 설명해 주면 우리의 사업 기회를 찾아내기도 한다. →한·아세안 관계 강화의 도전 과제는 무엇인가. -e커머스 사업을 협의하러 라오스에 간 적이 있는데 같은 시기에 거기서 한·라오스 관련 행사 3개가 열렸다. 라오스는 작은 나라인데 3개 기관이 각각 행사를 하며 서로는 물론 대사관도 몰랐다. 아세안과는 이미 새로운 사업을 벌일 필요도 없이 기존 사업이 많다. 그걸 종합하고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만 있어도 협력 효과는 3~4배가 될 것이다. 지금은 사업이 중복돼 제한된 자원이 낭비될 가능성이 있다. 사업 통합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정보 공유는 돼야 한다. 또 중요한 사업이라고 합의가 되면 양국 정부가 민간 분야를 지원하는 방식의 범정부적 협력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아울러 아세안은 스킨십이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나라는 아세안에서 10~20년씩 관계를 형성하지만 우리는 올해 아세안 행사에 갔던 장관이 내년에 다시 간다는 보장이 없다. 장기적으로 아세안 문제를 전담하는 고위급 직책을 두고 스킨십을 형성해 나가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역사를 바꾼 요리 가루] 입맛·영양 모두 잡는 한끼 ‘마법의 황금 가루’ 카레

    [역사를 바꾼 요리 가루] 입맛·영양 모두 잡는 한끼 ‘마법의 황금 가루’ 카레

    세계를 발밑에 둔 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위용을 떨치던 17세기의 대영제국도 인도의 뜨거운 폭염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당시 인도에 자리잡은 영국인들은 무더위로 인한 만성 식욕부진과 소화기 장애에 늘 시달려야 했다. 반면 인도인들은 아무리 강렬한 더위 앞에서도 기력을 잃지 않았다. 영국인들은 이내 그 비밀을 독특하고 알싸한 향의 황금빛 가루에서 찾았고, 유럽 대륙으로 전격 ‘스카우트’ 했다. 그렇게 국제무대에 데뷔한 카레는 이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음식의 풍미를 돋워 입맛을 사로잡는 주방의 조수이자 1인 가구의 영양 보충을 돕는 든든한 한끼 식사로 자리잡았다.카레는 대표적인 인도 음식이다. 카레의 어원은 인도 타밀어로 ‘소스’라는 뜻의 ‘카리’(Kari)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향기롭고 맛있다’는 의미의 힌두어 ‘투라리’(Turar)로 불리다가 후에 영국에 전해지면서 ‘커리’(Curry)가 됐다는 설도 있다. 일반적으로 카레는 노란색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도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널리 쓰이는 향신료인 카레나무는 사실 푸른 잎사귀를 갖고 있다. 우리가 아는 카레의 황금빛은 카레의 주 재료인 강황 때문이다. 카레 잎은 월계수 잎보다 작고 연하며, 보통 줄기에 붙어 있는 신선한 상태로 구입해 기름에 살짝 볶아 향을 살려서 요리에 사용한다. 이 카레 잎과 겨자씨, 강황, 고수, 커민, 고추, 후추, 계피, 페누그닉, 코리앤더 등 각종 천연 향신료를 건조해 분말로 가공한 것이 바로 카레 가루다. 여기에 다시 식품첨가물 등을 적절히 배합하면 소스 카레가 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카레 제품의 경우 고형·분말 제품에는 카레 가루가 5% 이상, 액상 제품에는 1% 이상 들어간다. 인도에서 유래했지만 현재 우리에게 친숙한 형태의 카레는 영국을 중심으로 전파됐다. 인도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17세기 인도 현지에 머물게 된 영국인들이 음식의 부패나 맛의 변질을 막아주고 식욕을 돋우는 카레의 매력에 눈뜬 것이다. 인도의 초대 총독이었던 워런 헤이스팅스가 임기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 대량의 커리 향신료를 빅토리아 여왕에게 진상했다는 기록도 있다. 18세기 초 영국 본토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카레는 1810년 옥스퍼드 사전에 ‘커리 파우더’(curry powder)라는 단어가 처음 등재될 정도로 대중화됐다. 영국에 건너온 카레는 유럽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매운맛을 줄이고 밀가루를 넣은 스튜 형태로 변형됐다. 초기에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다가 점차 대중적으로 수요가 늘었다. 18세기 말에는 ‘크로스 앤드 블랙웰’(C&B)이라는 영국 식품회사가 세계 최초로 카레를 즉석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분말 형태로 제조·상업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유럽 전역으로 급속도로 퍼졌다. 네덜란드에서는 인도네시아 요리의 영향을 받아 코코넛 우유를 넣은 카레 요리를 개발했고, 프랑스에서는 ‘루’(밀가루와 버터를 섞은 요리 재료)를 넣어 걸쭉한 카레를 만드는 등 국가별로 다양한 카레 조리법이 발명됐다. 일본으로도 전해진 카레는 ‘커리’의 일본식 발음인 ‘카레’(カレ)로 불렸다. ‘풍월당’이라는 식당에서 처음 판매돼 점차 일반 가정에까지 보급됐다. 일본의 카레는 유럽식에 비해 고기의 양이 적고 채소가 많이 들어간다. 밥 위에 카레를 끼얹어 먹는 카레라이스도 일본에서 탄생했다.국내에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 일본을 통해 카레가 처음 소개됐다. 당시 서울 명동 등지에서 운영하던 양식당의 주 메뉴 중 하나가 일본식 카레라이스였다. 그렇다 보니 당시 카레는 부자들만 맛볼 수 있는 진귀한 음식이었다. 쌀 1㎏의 가격이 25전 정도이던 1935년 무렵, 카레라이스 한 그릇의 가격은 그 5배인 1원 25전(125전)에 달했다. 1969년 5월 5일 식품업체 오뚜기가 국내 최초로 인스턴트 카레를 출시하면서 카레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들어서는 서구화된 생활방식이 널리 퍼진 데다 간편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음식으로 인식되면서 카레가 널리 사랑받았다. 특히 밥에 카레를 끼얹어 조금씩 떠먹는 일본과 달리 비빔밥처럼 소스를 밥에 비벼 먹거나 단무지, 김치를 곁들여 먹는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카레 문화가 발달했다. 카레의 원료인 각종 향신료에는 항암·항산화 작용을 비롯해 기억력 강화, 치매 예방 등 효능이 있어 특히 노인에게 이로운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카레가 주식인 인도는 세계에서 치매 발생률이 가장 낮은 국가이기도 하다. 또 카레의 ‘커큐민’ 성분은 위산 분비를 조절해 소화 작용을 돕는 역할도 한다. 카레 가루는 고기의 누린내를 잡아줘 자칫 냄새가 나기 쉬운 닭고기나 양고기 등을 이용한 요리를 할 때 소량을 첨가하면 음식의 풍미를 높일 수 있다.지난해 국내 카레 시장은 판매액 약 1161억원에 판매량 1만 112t 규모였다. 다만 최근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확대로 카레를 대체할 다양한 즉석식품이 등장하면서 카레 시장은 상대적으로 소폭 위축되는 추세다. 업체별로는 오뚜기가 60% 이상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상 청정원이 ‘카레여왕’으로 점유율 20%를 돌파하며 오뚜기의 뒤를 쫓고 있다. 높은 진입장벽을 뚫기 위해 CJ제일제당이 2009년 ‘인델리 커리’ 7종을 내놓으며 오뚜기의 아성에 도전했으나 고전 끝에 4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오뚜기는 국내 최초로 레토르트 카레 시장의 문을 연데 이어 2004년 강황 함량을 늘리고 귀리를 원료로 사용해 건강을 강조한 ‘백세카레’를 출시하면서 ‘웰빙 카레’ 시장을 선도하기도 했다. 또 오뚜기의 독주에 도전장을 내밀며 2010년 출시된 청정원 카레여왕은 ‘퐁드보 육수’(오븐에 구운 소고기 뼈에 야채를 넣고 우려낸 프랑스식 육수)를 사용한 프리미엄 카레로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과거에는 분말형, 과립형 등 제형에 따른 제품 출시에 열을 올렸다면 최근 몇년 새 카레시장은 맛의 다양화에 집중하는 추세다. 청정원은 매운 정도에 따른 맛의 분류만 존재했던 카레시장에 해물, 구운 마늘·양파, 토마토·요구르트, 치즈·코코넛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놔 호응을 얻었다. 2014년에는 향신료의 배합을 달리 한 ‘카레여왕 로열 스파이스’ 3종을 출시했다. 오뚜기도 최근 인도와 태국식 카레인 ‘3분 인도카레 마크니’, ‘3분 태국카레소스 그린’, ‘맛있는 허니망고 카레’, ‘맛있는 버터치킨 카레’ 등 국가별 카레 맛의 특성을 살린 제품들을 내놨다. 김영선 청정원 카레여왕 담당 팀장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국내 간편식의 원조격인 카레가 우위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신제품 개발을 하는 것이 업체들에 주어진 숙제”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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