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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에 미치다/이옥순 지음

    ‘알렉산드로스, 혜초, 바스코 다 가마, 비틀스….’ 인도를 찾아간 이방인들은 이들 외에도 끝이 없다. 지금도 세계인들의 여행 희망지 가운데 인도는 단연 첫번째 그룹에 속한다. 인도에 도대체 무엇이 있기에 마치 ‘블랙홀’처럼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것일까. 신간 ‘인도에 미치다’(이옥순 지음, 김영사 펴냄)는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는 땅 인도를 찾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도 델리대에서 인도 역사를 전공한 뒤 연세대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인도 전문가인 저자. 그는 ‘황금’이 이들을 인도로 끌어들였다고 말한다.“황금은 중의적 표현이다. 후추에서 금, 진리에서 자유까지. 인도를 찾아간 이방인들은 늘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 그들은 그 목적을 위해 목숨을 걸었고, 그들이 성취한 것이야말로 바로 황금과도 같은 것이다.”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의 정복자 알렉산드로스의 군대는 어둠과 굵은 빗줄기를 뚫고 젤룸강을 건넜다. 진짜 ‘황금’을 얻기 위해서였다. 헤겔의 말처럼 ‘역사없는 인도’에는 당시의 기록이 없다. 반면 그리스인들은 알렉산드로스를 인도를 정복한 영웅으로 그리고 있다. 하지만 알렉산드로스는 정말 인도를 정복했을까. 저자는 알렉산드로스가 겨우 인도의 서쪽지방에 도착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우리가 알았던 인도는 단순히 ‘명상의 나라’ 정도다. 그러나 과거부터 인도는 엄청난 부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같은 부로 인해 인도는 침입과 정복을 부르는 불행한 역사를 반복해 왔다.21세기에도 인도인들은 해마다 세계 금 생산량의 20∼30%를 사들인다.17세기 무굴제국을 찾은 유럽의 한 여행가는 농촌 여성이 금목걸이를 하고 들판으로 일하러 나가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당시 인도에는 델리, 아그라, 수라트, 라호르 등 인구가 20만명이 넘는 도시가 9개나 있었다. 동시대 유럽에는 그런 도시가 런던, 파리, 나폴리 등 3개뿐이었다. 이렇듯 이 책은 인도가 가진 부에 주목한다. 기원전 4세기부터 기원후 20세기 초반까지 인도는 물질적 황금을 찾는 이들에 의한 약탈의 역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20세기 후반기부터는 정신적 황금을 찾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인도를 찾고 있다. 비틀스는 요가와 명상을 배우기 위해 아내와 여자친구들을 데리고 갠지스강 상류를 찾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비틀스의 뒤를 이어 위안을 얻기 위해 인도에 가고 있다. 마케도니아부터 영국까지 수없이 많은 나라에 정복당했지만 인도는 진짜로 정복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정복자들을 힌두에 동화시켜 나갔다. 이 책은 이처럼 아무나 갈 수 있지만 누구도 정복하지 못했던 인도의 유구한 역사를 담고 있다.99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녹파잡기/한재락 지음

    “취란은 피부가 차가운 옥처럼 투명하고, 손가락은 가는 파를 깎아놓은 듯하다. 몸집은 입은 옷도 못 이길 듯 가냘프다. 성품이 담담하여 물욕이 없다.” 19세기 조선의 한량 한재락이 평양기생 취란(翠蘭)을 평한 글이다. 개성의 명문가 출신이지만 낙방거자(落榜擧子) 신세가 된 그는 시·서·화에 능한 당대 기생들의 삶과 예술에 이끌려 숱한 평양 기생들을 만났다.‘녹파잡기’(한재락 지음, 이가원·허경진 옮김, 김영사 펴냄)는 그가 직접 만난 평양 기생 66명의 풍류와 사랑을 문학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기생 화월(花月)에 대한 묘사는 한 편의 문학소품이다.“우리는 함께 대동루에 올랐다. 기다란 길은 숫돌처럼 빛나고 강물 빛은 비단을 펼친 듯 반짝였다. 그녀는 쪽머리에 꽂았던 은비녀를 빼들고 난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 노랫소리가 구슬을 꿰듯 이어져 허공에 흩어지자, 모래톱의 갈매기가 놀라 날아오르고 지나가던 구름이 멈춰 섰다.” 조선시대 기생과 기방을 소재로 한 첫 산문 단행본.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어린이책꽂이]

    ●중얼중얼 중국사(노동현 지음, 주니어김영사 펴냄)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시황, 한나라를 세운 ‘초한지’의 영웅 유방, 유방과 천하를 두고 다툰 초나라 장수 항우, 한나라 말기 고통받는 백성들을 구하고 위나라를 세운 조조, 조조의 대군을 적벽에서 격파하고 후한이 망하자 스스로 제위에 오른 유비, 형제를 죽이고 당나라 황제가 됐지만 나라를 잘 다스린 태종…. 변화무쌍한 중국 역사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만화로 전해준다.7500원.●내 안의 또 다른 나 조지(E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 펴냄) 자기 안에 ‘또 다른 나’가 살고 있는 다중인격 장애를 겪는 주인공의 이야기. 조지는 주인공의 내면에서 살아가는 존재, 말하자면 ‘괄호 속의 존재’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 위에 자아를 형성해 갈 때 비로소 불안한 사춘기 같은 성장의 고빌를 잘 넘기고 행복한 인생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미국 도서관협회가 수여하는 세계적인 어린이문학상인 ‘뉴베리 상’ 수상작.8500원.●손에 잡히는 과학 교과서, 바다(최익대 등 지음, 길벗스쿨 펴냄) 옛날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 바다 끝은 낭떠러지라서 끝까지 가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1519년 마젤란이 3년에 걸친 항해 끝에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밝혀낸 뒤로 바다의 비밀은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회용의 조각난 지식이 아니라 평생 써도 닳아 없어지지 않는 지식의 토대를 닦아주는 책.9800원.fi●브라질에서 보물찾기(곰돌이 co. 지음, 아이세움 펴냄) 열정의 삼바 춤과 리우 카니발, 축구와 아마조니아의 밀림으로 잘 알려져 있는 나라 브라질. 남아메리카 중심에 자리잡은 브라질은 포르투갈인들이 처음 발을 디딘 1500년 이후,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 다양한 인종들의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져 발전해왔다. 아마조니아는 세계 최대의 강인 아마존강을 중심으로 한 열대우림 지역으로, 이 열대우림은 지구에 필요한 산소의 4분의 1을 공급한다.‘세계 탐험 만화 역사상식’ 시리즈의 하나.8500원.
  • [책꽂이]

    ●도쿄타워를 향해 달려라(알렉산드라 후놀트 지음, 김준미 옮김, 주니어 김영사 펴냄) 일본 도쿄에서 일어난 도난사건을 해결하는 꼬마 탐정들의 범인추적 과정을 통해 일본의 문화와 지리, 역사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꾸민 학습서. 일본의 전통여관 료칸, 벚꽃축제 하나미,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종교 신도 등 고유의 문화를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배운다.‘추리와 탐험이 만나는 세계여행’ 시리즈 첫째권. 시리즈 2,3권으로 브라질편 ‘아마존에서 사라진 아빠’와 인도편 ‘뉴델리의 얼굴 없는 도둑’도 함께 나왔다.9500원.●흙으로 만든 귀(이규희 지음, 바우솔 펴냄) “나리 마님, 절대로 밖에 나가셔서는 안 됩니다. 왜놈들이 조선 사람들을 보기만 하면 귀나 코를 베어 소금에 절여 전리품으로 가져간답니다. 그래야 조선 사람들을 얼마나 죽였는지 알고 본국에 가서 상을 받는다고요. 지금 남원뿐 아니라 경상도나 충청도까지 귀나 코가 잘린 시신들이 셀 수 없이 많답니다.” 일본 교토에 있는 ‘미미쓰카’라 불리는 이총(耳塚, 귀무덤)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한 책. 이 무덤엔 우리 군인과 민간인 12만 6000명의 귀와 코가 묻혀 있다. 무덤 뒤엔 가증스럽게도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제사 지내는 도요쿠니(豊國) 신사가 자리잡고 있다.7000원. ●트로이와 크레타(한스 바우만 지음, 강혜경 옮김, 비룡소 펴냄) 20세기초 트로이와 미케네, 크노소스 유적을 발굴해 전 세계에 고고학 열풍을 몰고온 하인리히 슐리만과 아서 에번스의 일대기. 기원전 3000∼1만년에 걸쳐 에게해 일대에서 번영을 누린 트로이와 미케네, 크노소스 문명은 이 지역에서 일어난 청동기 문명을 입증한 하나의 사건이었다. 독일 고고학자 슐리만은 일곱살 때 선물로 받은 책에서 불타는 트로이성의 그림을 보고 당시로선 신화로만 존재했던 트로이 전쟁의 무대를 직접 확인하겠다는 꿈을 키웠다.1만 2000원.●한국의 멋-인물편(최순자 등 지음, 삐아제어린이 펴냄) 조선시대 내로라하는 화가들의 이야기. 안견은 특히 산수화에 뛰어났고 초상화와 사군자에도 능했다. 그의 화풍은 일본의 수묵화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1447년에 그린 ‘몽유도원도’에는 안평대군의 발문을 비롯, 정인지·신숙주·성삼문 같은 당시 문신들의 찬시가 곁들여져 회화사적으로 더욱 가치가 높다.‘금강전도’ ‘청풍계도’ ‘계상정거도’ 등을 그린 겸재 정선, 김홍도·신윤복·김득신 등 조선 3대 풍속화가의 이야기도 실렸다.9000원.
  • [이주의 책갈피]

    ●뉴스 속에 담긴 생각을 찾아라 서울신문 현직 기자가 쓴 초등학생용 논술 교재. 우리 사회에서 쟁점이 될 만한 시사 문제 30개를 엄선, 논설문과 함께 다양한 생각거리를 소개한다. 특히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시사 상식과 알아둬야 할 한자어 등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어 활용하기에 편하다. 뉴스에 담긴 시사문제를 분석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책이다. 주니어김영사 9500원.●10대를 위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가 10대를 위해 쓴 청소년 경제서. 애매한 경제 이론서나 경제 교육서의 틀에서 벗어나 개인 경제를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돈의 속성과 올바르게 다루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황금가지.8900원.●특목고 우리 아이 이렇게 보냈다 자녀를 외국어고와 과학고에 보낸 엄마들이 쓴 특목고 성공 실전 가이드.5명의 엄마들이 각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공부 관리 시기와 방법, 좋은 습관 들이기, 내신 관리, 교재 및 학원 선택 등 특목고에 진학하려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맹모지교.9800원.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기자생활 23년이 남긴 기념사진

    기자생활 23년이 남긴 기념사진

    1960년대 대학을 다녔던 이들에게 변변한 기념사진이라도 있을까. 1961∼1984년의 서울을 기억하는 책을 쓰던 저자에게는 미국에 사는 친구가 이메일로 보내 온 흑백사진이 유일했다. ‘모든 사라진 것들을 위하여(김승웅 지음, 김영사 펴냄)’는 한국일보 기자와 시사저널 편집국장 등으로 뜨거운 젊은 시절을 보낸 이의 추억담이다. 저자는 기자로서 누구보다 바쁘게 내달렸던 옛 서울의 시간과 공간, 사람을 기억해 낸다.1961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입학한 저자는 동기인 홍사덕씨에게 “군계일학의 괴이쩍은 자”로 기억된다. 쇼펜하우어 찜쪄 먹을 허무의 우수어린 언사로 자살을 꼬드기는가 하면, 다음 순간 분단과 가난에 몸부림치는 조국을 위해 떨쳐일어나자고 열변을 토하는, 말 그대로 현기증 나는 괴물이었다는 것이다. 괴물은 기자들 사이에서 ‘왕초’로 불렸던 창업주 장기영씨와 부딪쳐 보기 위해 한국일보에 입사한다. 매일 특종과 낙종의 경계선을 달리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고, 기자 처우개선을 위해 당당하게 사주와 맞대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철 군화의 폭력과 억압 앞에서 수없이 무릎 꿇어야 했던 시간은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다고 회고한다. 기자협회에서 시국선언문을 낭독하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 일로 동료들이 옥살이를 치른 일은 지금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고백하고 있다. 젊은 날의 사자후는 이제 아련한 시간으로 지나가 버렸다.1961∼1984년을 저자와 함께 살아왔던 이들에게는 새록새록 옛 기억을 떠올리느라 넘어가는 책장이 아까울 수도 있겠다. 저자는 원고를 작성하면서 가까운 주위 사람들에게 글을 이메일로 돌렸다. 책장 사이사이에 실린 ‘글 속의 글’은 가벼운 댓글이 아닌 지인들의 따뜻한 공감으로 채워졌다. 인터넷과는 거리가 있는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이다.284쪽.95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주의 책갈피]

    ●공부벌레보다 차라리 꼴찌로 키워라 조기교육이나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두 아들을 미국 유명 대학에 보낸 덕성여대 교육학과 강명희 교수의 자녀 교육서. 부모로서 생생한 경험담과 시행착오를 통해 사교육 없이 자녀를 지도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스스로 공부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원칙을 볼 수 있다. 김영사.1만 900원.●아이의 뇌는 피부에 있다 일본의 신체심리학자가 쓴 자녀 교육서.‘백마디 말보다 강력한 스킨십의 비밀’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아이의 뇌와 마음을 일깨우는데 부모의 스킨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소개한다. 스킨십에 대한 잘못된 의견을 바로잡고, 아이의 성장에 관여하는 스킨십의 영향력을 풀이한다. 세각사.9000원.●한국의 딥스 국내 놀이치료 전문가인 주정일 전 서울대 교수의 놀이치료 실화를 소개한다. 놀이치료 교과서로 알려진 ‘딥스’처럼 놀이치료를 통해 부모를 받아들이고, 자아를 찾아가는 아이의 변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마음의 문을 걸어잠갔던 아이가 마음과 존중이 담긴 대화를 통해 부모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샘터.8000원.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책꽂이]

    ●미국 비자 포커스(전종준 지음, 푸른솔 펴냄) 현재 미국 비자 면제국은 27개국으로, 대부분 유럽 국가이고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뿐이다. 아르헨티나는 면제국이었으나 IMF가 터져 그 지위를 상실했다. 미국 비자 면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먼저 비자 거부율이 3% 미만이어야 한다. 미국 비자 면제국이 되더라도 이같은 비자 거부율을 2년간 유지해야 취소되지 않는다. 미국 비자는 알파벳 순으로 A비자부터 V비자까지 있다. 이민전문 변호사인 저자가 들려주는 미국 비자 실제상황 가이드.1만 5000원.●시와 그림으로 읽는 중국 역사(이은상 지음, 시공사 펴냄) 문인들은 종종 자신의 그림에 그와 관련된 텍스트를 새겨 넣었다. 이런 글을 제화(題畵)라고 한다. 마치 상나라 때 정인(貞人)이란 지식인 집단이 거북의 뼈에 문자를 새겨 넣었듯이 문인들은 자신의 그림에 설명을 달아 놓은 것이다. 이 책은 상대(기원전 1600∼1045년) 갑골문부터 청대 괴짜화가 석도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역사를 그림과 제화를 중심으로 살펴본다.‘명말의 그로테스크 화가 진홍수’ ‘문인 은사 심주(沈周)와 명대 쑤저우의 엘리트문화’ 등의 글이 실렸다.1만 4000원.●선조, 조선의 난세를 넘다(이한우 지음, 해냄 펴냄) 안으론 사림이 득세하고 밖으론 오랑캐 침입의 난리를 맞은 조선의 국왕 선조. 그는 흔히 유약하고 무능한 인물로만 인식돼 왔지만 이 책은 그런 관점을 거부한다. 사림을 등용해 훈구정치의 막을 내리게 한 용인술의 대가, 조선 최고의 명필이자 사서(四書)를 훈민정음으로 풀어쓴 최초의 군왕,10만 양병의 기획자이자 7년 전란 후에도 왕권을 지킨 통치자…. 혹자는 수도와 백성을 버리고 떠난 파천이 선조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하지만, 이 또한 군력이 약한 상황에서 택한 위기관리술의 하나라고 주장한다.1만 3000원.●영국사:보수와 개혁의 드라마(박지향 지음, 까치 펴냄) 영국은 18세기 후반부터 한 세기 이상 가장 강력한 나라였다. 당시 영국 본토의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2%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세계 최초로 의회민주주의를 발달시키고 최초로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뿌리내렸으며 최초로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또한 19세기 말에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제국을 거느리기도 했다. 한국 영국사학회 회장인 저자는 영국 역사를 “대규모 유혈혁명을 겪지 않은 채 근대 세계를 수백년 동안 선도해온 ‘모범생의 역사’”로 규정한다.2만원.●여몽연합군의 일본정벌(정순태 지음, 김영사 펴냄) 13세기 천하정복을 꿈꾸며 세계의 7할을 복속시킨 몽골.40년간 그 야욕에 맞선 불굴의 고려. 이 막강 여몽연합군의 두 차례에 걸친 일본 정벌은 태풍이란 천재지변으로 실패했다. 일본이 최초의 외침인 여몽연합군의 침략을 물리치고 ‘신이 보호하는 나라’라는 거대한 신화를 만들어낸 이면엔 어떤 진실이 숨어 있을까. 여몽연합군의 일본정벌로를 따라가며 중세 동아시아 관계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전쟁이 2차 세계대전의 가미카제 특공대를 낳고,21세기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야스쿠니 신사참배까지 이어지는 일본 민족주의의 자궁이라고 일침을 가한다.9900원.
  • 만화 ‘먼나라… ’ 논란…저자 “시정하겠다”

    교양만화 ‘먼 나라 이웃나라’가 유대인을 비하, 왜곡했다는 미국 유대계의 항의에 저자인 이원복 교수(덕성여대)가 문제가 된 내용을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출판사인 김영사는 15일 보도자료에서 “이원복 교수가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한 깊은 사과의 뜻을 담은 서한을 미주 한인단체인 한미연합회(KAC)에 보냈다.”면서 이 편지 원본을 공개했다. 이 서한에서 이 교수는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겠다.”면서 “저작물의 내용은 반 유대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며 유대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교수는 “저는 절대적인 반인종차별주의자”라면서 “이번 일이 한인-유대인간 우의와 협력에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영사측은 “이 교수가 지적된 부분을 새로 그리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면서 “앞으로 나올 개정판부터 해당 부분을 새 그림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먼 나라 이웃나라’에서 유대계가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제10권 ‘미국인’편 중 유대인이 미국을 움직이는 막강한 세력이며(242·247쪽), 한인이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지만 유대인이라는 장벽에 부딪힌다(220쪽)는 내용 등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극단적 미래예측/제임스 캔턴 지음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미래학자는 점쟁이나 예언가가 주는 단순한 안도감이 아니라, 미래에 대처하는 전략을 안겨준다.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제임스 캔턴 박사가 내놓은 2030년대 미래는 극단적이고 혁명적이다. ‘극단적 미래예측(제임스 캔턴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김영사 펴냄)’은 세계미래연구소의 소장으로 30년간 세계 1000대 기업의 컨설팅을 해온 캔턴 박사의 구체적이고도 충격적인 가상 시나리오이다. 우선 25년안에 석유는 고갈된다. 캔턴 박사는 이미 세계가 석유중독에 빠졌다며 청정 재생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5년이 되면 구직난이나 취업전쟁이란 말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때가 되면 무려 1000만개의 일자리가 주인을 찾지 못해 인재확보 전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게 그의 진단이다. 현재 보톡스가 휩쓸고 있는 의료 시장은 10년안에 유전자를 교환해 치료하는 시장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생명 연장이란 목표 때문에 DNA 한조각을 2만 5000달러에 사고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 2020년 중국이 세계 2대 경제강국으로 부상한다는 가설은 그럴듯하다. 인류문명 역사상 전례가 없는 성장가도를 밟고 있는 중국은 앞으로 20년동안 미국 필라델피아보다 더 큰 도시를 매년 하나씩 건설할 것이라고 캔턴 박사는 말했다. 청바지 회사 리바이스는 중국 공장 문을 닫아버렸다. 중국인이 만든 짝퉁 리바이스501의 품질이 더 뛰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190억달러인 인터넷 광고시장은 2009년 1000억달러가 될 전망인데, 물론 중국이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할 것이다.2025년에 중국이 세계에 자동차, 섬유, 의료기기, 약품 등을 팔아치우는 액수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캔턴 박사의 가설은 믿기 싫더라도 위험한 낙천주의에 젖어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미래를 장기적 비전없이 맞아선 안 된다는 점을 일깨운다. 그의 말은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명제이다.436쪽.1만 9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조선명가 안동김씨/김병기 지음

    우리는 안동 김씨를 흔히 하나의 가문으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안동 김씨는 시조가 다른 구안동 김씨와 신안동 김씨 두개의 가문으로 나뉜다. 구안동 김씨는 경순왕의 손자 김숙승이 시조인 반면, 신안동 김씨는 고려 태조의 삼태사(三太師) 가운데 한명인 김선평을 그 시조로 한다. 세도정치로 이름을 떨친 안동 김씨는 신안동 김씨다. 신안동 김씨는 조선말 순조 이후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등 정승 자리를 독차지하며 권력을 좌지우지했다.23대 순조비 순원왕후,24대 헌종비 효현왕후,25대 철종비 철인왕후 등 세명의 왕후를 연이어 배출해 왕실의 외척으로도 세도를 부렸다. 안동 김씨는 과연 세도정치로 나라를 어지럽힌 권문세족에 불과한가. ‘조선명가 안동김씨’(김병기 지음, 김영사 펴냄)는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안동 김씨가 우리 역사의 어둠이자 동시에 빛이었음을 강조한다. 조선 정치의 최정점에 선 신안동 김씨는 왕을 막후에서 조종하며 조선의 역사를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고 주물렀다. 신안동 김씨의 가문사는 곧 조선의 정치사였다.‘조선은 김씨의 나라이지 이씨의 나라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권력투쟁의 와중에서 안동 김씨는 비극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수항으로부터 김창집에 이르기까지 안동 김씨 4대는 당파싸움에 휘말려 몰살당하는 비운을 겪었다. 그러나 안동 김씨는 시대를 이끌어간, 자타가 인정하는 명문가였다. 안동 김씨는 조선왕조 사상 가장 많은 문과 급제자를 배출한 집안의 하나이며, 나라의 위기에 목숨을 아끼지 않은 충절과 절의의 본가였다.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에 맞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김상용·김상헌 형제는 2상(二尙)이라 불리며 안동 김씨의 위상을 높였다. 책은 구한말 조선총독부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은 김가진이 독립운동에 뛰어든 이야기 등 독립을 위해 힘쓴 안동 김씨들의 사례도 소개한다. 안동 김씨야말로 조선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데 앞장선 가문이라는 것이다. 배천 김씨로 독립운동가의 후예인 저자(대한독립운동총사편찬위원장)는 “우리나라에는 뛰어난 명문가가 적지 않지만 문중사(門中史)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다시피 하다.”며 “이는 문중사학이 가문의 영광에만 집착, 문중 인물에 대한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9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책 안 세상 책 밖 풍경] 창의적 지식경영법 여기에

    ●‘다산선생 지식경영법’과 ‘지식형 인간’ 현대사회는 지식사회다. 지식이 사회를 지배한다. 지식은 곧 권력이다. 그러기에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저마다 지식의 주인이 되기 위해 애를 쓴다. 지식을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 즉 지식을 경영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화두다. 지식경영은 국내 최고경영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영혁신 기법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도 지식경영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할 만큼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기에 더욱 그렇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어떻게 지식의 맥을 살펴 자신만의 지(知)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한국 지성사의 거인 다산 정약용과 베트남 스님 틱낫한으로부터 지식경영의 비결을 배워보자.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가 펴낸 ‘다산선생 지식경영법’(김영사)과 세계적인 지식경영 전문가 카이 롬하르트 박사가 쓴 ‘지식형 인간’(넥서스)이 그 텍스트다. 두 책은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50가지의 지식경영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틱낫한 스님은 ‘전념(mindfulness) 수행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지식형 인간’은 이 명상 수행법을 지식활동에 접목시킨다. 가득 찬 잔에는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없는 법. 그러니 새로운 지식을 대하기 전에는 반드시 자신을 비워야 한다. 들끓는 마음을 가라앉히면 고요한 가운데 자신의 내적인 지식과 만날 수 있다. 외부의 지식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내면의 욕구에 따라 자신만의 지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다산은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며 50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유배생활 중 공부에 몰두하느라 방바닥에서 발을 떼지 못해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났다는 집념의 학자다.‘다산식’ 지식경영법 또한 ‘틱낫한식’ 지식경영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산은 불포견발(不抛堅拔), 곧 권위를 극복하고 주체를 확립하라고 말한다. 요컨대 창의적인 지식경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귀로 들은 것을 그대로 남에게 이야기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런 구이지학(口耳之學)의 수준에서 벗어나 지식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지식계에는 아직도 ‘학문의 사대(事大)’에 빠진 무리가 적지 않다. 서구이론의 수입상 혹은 중계업자를 자임하는 이들은 특히 다산의 치학(治學) 전략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양이론의 복덕방이 아니라 우리 이론의 공작소가 되어야 한다.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조적인 지식경영의 패러다임을 세우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날로 치열해지는 소프트파워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다. jmkim@seoul.co.kr
  •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1849년 골드러시를 이룬 황금의 땅 캘리포니아. 남자들은 한줌의 사금에 영혼을 팔고, 여자들은 한숨 잘 곳을 위해 몸을 팔았다. 노다지를 찾아 헤매는 남자들의 욕정을 채워주는 창녀들이 필요악처럼 존재하던 시기, 먹고 살 길이 없어 창녀가 된 이들은 ‘더러운 비둘기(soiled doves)’‘주홍 아가씨(scarlet ladies)’ 등으로 불리며 굴욕의 삶을 살았다. 미국의 여성작가 프랜신 리버즈의 소설 ‘구원의 사랑’(김지현 옮김, 김영사 펴냄)의 주인공 엔젤도 그런 삶의 멍에를 짊어진 아름다운 창녀다. 저주받은 운명 속에 살아가는 엔젤은 남자, 아니 이 세상 어떤 것도 믿지 않는다. 그런 어느날 미가엘 호세아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첫눈에 알아본 자신의 반쪽. 그러나 창녀의 몸으로 호세아의 순수한 영혼을 더럽힐 수 없다고 여긴 엔젤은 사랑을 애써 피한다. 그때마다 엔젤을 보듬어 주는 호세아. 둘은 결국 하나님의 품안에서 하나가 된다. ‘구원의 사랑’은 구약성경 ‘호세아서’에서 소재를 빌려온 기독교 소설이다. 기독교 소설은 우리에겐 아직 낯선 장르지만 미국에선 로맨스, 추리, 판타지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성경 구절을 모티브 삼아 글을 써온 리버즈는 로맨스 작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리타(Rita)상을 세차례나 받은 미국 최고의 감성작가. 작가는 로맨스 소설기법을 활용해 성경 속 인물을 재창조해 냈다. 아담과 하와, 이삭과 리브가, 야곱과 라헬, 보아스와 룻, 다윗과 알비가일,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 호세아와 고멜…. 위로와 인내, 성숙과 존경, 믿음을 보여준 성경속 사랑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커플의 사랑이 바로 창녀를 사랑한 호세아의 사랑이다. ‘호세아서’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단을 좇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무궁한 사랑이다.‘구원의 사랑’에는 그런 거창한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한 남자의 순애보를 다룬 이 소설은 인스턴트식 사랑이 난무하는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1만 2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상생경영시스템 갖춰야 성장 가능

    지난 수년간 대·중소기업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중소기업 취업기피 현상이 심화되었다. 청년실업률이 높아져도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인력난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중소기업은 인적자원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게 되어 기술력, 영업력 및 관리력 취약으로 인한 총체적인 경쟁력 약화에 처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한국경제의 미래 전망도 낙관하기 힘들다. 지난 수년간 대·중소기업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중소기업 취업기피 현상이 심화되었다. 청년실업률이 높아져도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구직난과 인력난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중소기업은 인적자원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게 되어 기술력, 영업력 및 관리력 취약으로 인한 총체적인 경쟁력 약화에 처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한국경제의 미래전망도 낙관하기 힘들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정부는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핵심적인 정책으로 채택하고 사회적 확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상생협력의 선도주체인 대기업 경영자들의 인식과 의지가 충분히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현장부서에서는 과거의 관행이 여전하다. 상행협력이 당위성 강조의 차원을 넘어서 지속적 실천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이론적 뒷받침과 현실적 실천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번에 상생협력연구회에서 저술한 ‘상생경영’(상생협력연구회 지음, 김영사 펴냄)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적합하게 씌어진 책이다. 이 책은 상생경영의 필요성을 기업생태계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의 기업경쟁력은 개별기업의 역량이 아닌 공급사슬을 구성하고 있는 기업시스템의 연결역량에서 나온다. 제품개발, 조립생산, 공급사슬이 상호연결성과 적합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어 있다. 신뢰에 기초한 기업간 관계의 품질이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의 원천이 되어야 함을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통해 설득력있게 보여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에 의해 씌어진 책은 딱딱하고 지루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국내외 최고의 전문가에 의해 집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다는 미덕을 갖추고 있다. 협력의 다양한 이론들을 소개하면서도 일반 독자들이 거부감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뢰를 통해 부품업체와 장기적 관계를 유지하는 기업이 연결의 정밀도를 높여서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상생협력을 정부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건전한 기업생태계 육성을 위한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론적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한다. 또한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기업내부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체계화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도 이론적 뒷받침과 실천방법론이 필요하다. 이제 ‘상생경영’은 선택이 아닌 기업생태계의 필수전략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건강한 기업생태계가 뒷받침될 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기를 바란다. 한정화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 되돌아본 2006 출판계

    올해 출판계는 유명인을 내세운 대리번역과 대필 논란으로 들썩거린 한 해였다. 또 인문학 교수들의 인문학 위기 선언에 이은 출판인들의 인문서적 위기 선언으로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도서정가제 개정 문제는 아직 뚜렷한 결말을 내지 못한 채 올해도 현안으로 남겨 뒀다. 대리번역·대필 논란은 번역가 혹은 저자의 역할과 위상, 출판사의 도덕성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주목된다. 한경BP는 지난 10월 방송인 정지영씨가 역자로 돼 있는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의 대리번역 의혹이 제기되자 “대리번역이 아니라 이중번역”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독자들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졌다. 이어 화가 한젬마씨의 대필사건까지 불거져 출판계는 스캔들로 얼룩졌다. 출판사측과 필자는 대필이 아니라 ‘고쳐쓰기’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이들은 이 같은 ‘정신적 사기’ 행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출판사 대표들의 인문서적 위기 선언은 연구-저술-출판-독자로 순환되는 우리의 지식문화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일각에선 80억원 규모의 정부 우수학술도서지원제도가 있지만 이는 모든 학술분야를 망라한 것인 만큼 인문학 분야만을 별도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편다. 그러나 정부와 ‘책 읽지 않는’ 대중을 탓하기 전에 고질적인 사재기 행태나 대리번역·대필 등 출판계 내부의 ‘환부’부터 도려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출판계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앞서야 한다는 얘기다. 도서정가제의 필요성에 대해 출판계는 대체로 공감한다. 도서 할인시장은 현재 출판시장의 3분의 1 정도로 추정된다. 이처럼 할인시장이 급격히 팽창함에 따라 중소서점은 물론 많은 출판사와 도매업체들이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다.30년 전통의 동화서적이 지난 11월 영업을 중단, 폐업 절차에 들어간 것은 생존위기에 처한 중소형서점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논술 광풍’은 출판계에도 몰아쳤다. 김영사는 인문, 사회, 과학기술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지식인 100명의 사상을 국내 젊은 학자들이 재해석한 ‘지식인 마을’ 시리즈(전 50권) 1차분 15권을 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영사는 최근 논술전담 별도 법인 ‘스쿨 김영사’를 설립, 내년부터 본격적인 논술출판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아동 출판시장에서는 창작동화가 다소 정체된 반면 논픽션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스토리 학습만화 시리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차 한 잔의 깨달음/한승원 지음

    “이태백은 마음이 흔들리면 술을 한잔 했다지만, 나는 흔들리면 차를 마신다.…누군가가 나를 절망하게 할 때, 내가 낡아간다고 생각될 때, 슬퍼지고 우울해질 때 차를 마시면 그 슬픔과 우울에서 깨어난다. 차는 깨달음 그 자체는 아니지만, 깨달음을 낳는 자궁은 된다.” 소설가 해산(海山) 한승원(67)은 누구보다 차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는 고향인 전남 장흥에 ‘해산토굴’(海山土窟)’이라 이름붙인 집필실을 마련하고 뒤란 언덕에 죽로차 밭을 일구고 있다. 그의 토굴 주위엔 손수 덖은 배릿한 차향이 가득하다. ‘다인 중의 다인’인 그가 차와 선,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 ‘차 한잔의 깨달음’(김영사)을 펴냈다. 이 책은 단순히 찻잎 따는 손길, 덖는 불기, 차 우리는 품새, 차 마시는 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스로를 ‘풋늙은이’라고 부르는 저자는 인생의 참다운 맛과 멋을 차라는 ‘각성의 약’을 통해 풀어낸다. “차와 인생에는 향기로운 파격이 있다.”는 게 그의 말. 초의 선사의 ‘동다송’과 ‘다신전’을 문학적으로 의역해 부록으로 실었다.1만 1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정민 지음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려면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는 촉류방통법(觸類旁通法)을 써보라.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연쇄적으로 가르치는 학습법. 이를테면 맑을 청(淸)자로 흐릴 탁(濁)자를 깨우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지은 ‘다산선생 지식경영법’(김영사 펴냄)은 다산 정약용의 치학(治學)전략, 즉 공부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18년의 유배생활 중 500여권의 저서를 낸 한국 지성사의 불가사의. 저자는 다산을 우리 역사의 전무후무한 지식편집자, 전방위적 지식경영인으로 규정한다. 이 책은 다산의 공부법을 다섯 글자의 핵심적인 한자성어로 정리해 눈길을 끈다. 여박총피법(如剝蔥皮法, 파 껍질을 벗겨내듯 문제를 드러내라), 공심공안법(公心公眼法, 선입견을 배제하고 주장을 펼쳐라), 어망득홍법(魚網得鴻法, 동시에 몇 작업을 병행하여 진행하라), 속중득운법(俗中得韻法, 속된 일을 하더라도 의미를 부여하라), 간난불최법(艱難不法, 좌절과 역경에도 근본을 잊지 말라) 등이 그것이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독일작가 푼케의 동화 단편집 2권

    그림 형제의 고향인 독일의 ‘입담좋은 아줌마’ 페넬리아 푼케(48) 문학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단편집이 나왔다. 푼케는 유럽에서는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에 버금가는 판타지 동화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의 유명세는 그에 못 미친다.2005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0대 인물로도 뽑힌 바 있다. 독일에 체류했던 소설가 배수아씨는 푼케 동화의 상상력에 반해 직접 번역을 자원했다. 배씨는 “독일어권 나라의 어떤 서점에 가더라도 아동용 도서 서가에는 코넬리아 푼케의 책이 반드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라며 유럽인의 ‘푼케 사랑’을 소개했다. 함부르크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뒤 교사로 일했던 푼케는 미술대학에서 삽화를 다시 공부했다.28살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400여권의 책을 펴냈다. 한국에서는 뉴라인시네마에서 제작해 2008년 개봉 예정인 ‘잉크 하트’가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기존의 관념을 뒤집는 유쾌하고 발칙한 푼케의 상상력은 고정적인 성 역할이나 일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거부한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키득키득 새어나오는 그녀의 단편동화 ‘도둑맞은 왕자님’과 ‘푸른 행성에서 온 괴물´(주니어 김영사 펴냄)의 내용을 살짝 살펴보자. ‘그라우젤디스’라는 못된 여자 거인은 예쁜 왕자들을 모으는 것이 취미다. 산꼭대기의 성에 갇힌 왕자들은 여자 거인이 장기를 둘 때 장기판의 말로 사용된다. 어느날 거울을 보며 스스로 미모에 감탄하던 땅콩 왕자는 거인에게 납치되고, 무적 소녀 프리다가 왕자를 구하러 나선다. 거미를 이용해 거인을 물리치고 땅콩 왕자를 구해 낸 소녀 프리다는 과연 왕자와 결혼했을까? 푼케의 동화에서 누구나 예상할 법한 결말은 없다. 프리다는 지하 감옥에서 땅콩 왕자보다 훨씬 멋진 기사를 발견한다는 것이 푼케의 이야기다. 공주님은 뽀뽀하기 싫어 기사가 되고, 푸른 행성의 괴물은 애완동물을 찾으러 지구에 온다. 밤중에 목이 타 문을 연 냉장고 속에서는 징그러운 노란색 줄무늬 괴물이 푸딩을 먹고 있다. 청소 중독자들 때문에 다락방으로 내몰린 유령들은 소년이 구해다 준 먼지와 거미줄에 감개무량해 한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웃으며 그녀의 단편을 읽다 보면 아이들에게 고정관념 대신 신선한 상상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초등 1∼2년.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어린이책꽃이]

    ●지붕위의 바이올린(고정욱 글·박영미 그림, 주니어김영사 펴냄) 가난과 장애를 딛고 훌륭한 음악가로 성장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몸의 장애보다 마음의 장애가 더 불행하다는 진리를 일깨운다. 작가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난 생생한 묘사가 장애우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협한 사고를 아프게 지적한다. 초등 4∼6년.8900원.●강치야 독도야 동해바다야(주강현 지음, 한겨레아이들 펴냄) 강치는 독도에 살았던 우리나라 토종 동물이다. 바다사자로도 알려져 있는 강치는 일제시대 가죽을 얻기 위해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면서 멸종됐다. 민속학자이자 해양문화전문가인 저자는 독도에서 사라진 강치의 목소리를 빌려 독도와 동해의 숨은 역사를 생동감있게 풀어냈다. 초등 3년 이상.9000원.●엄마는 나 때문에 아픈 걸까?(마르틴 에뉘·소피 뷔즈 글, 리즈베트 르나르디 그림, 이주희 옮김, 스콜라 펴냄) 아픈 부모를 둔 아이들이 흔히 겪는 심리적 불안과 마음의 상처를 다독여 주는 책. 벨기에 ‘암과 심리협회’에서 활동하는 아동심리 전문가 두명이 암환자의 어린이 가족을 위해 쓴 심리 성장동화다.8800원.●호랭이 꼬랭이 말놀이(오호선 글·남주현 그림, 천둥거인 펴냄) “꼬부랑 할머니가/꼬부랑 지팡이를 짚고/꼬부랑 고개를/꼬부랑 넘어갔더니….”처럼 전통적인 소재에 현대적인 표현과 유머감각을 조화시켜 새롭게 다듬은 말놀이 15편을 실어 흥미를 끌고 있다.3세 이상.9800원.
  • 지식인 마을/장대익 등 지음

    도서출판 김영사가 동서양의 위대한 지식인들의 사상을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 대중 교양서 시리즈 ‘지식인 마을’(장대익 등 지음)을 내놨다. 전 50권중 1차분 15권을 출간했다. 고급지식을 소개하는 교양서들이 대부분 번역서인 점과 달리 이번 시리즈는 우리나라의 해당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독특한 서술방식으로 책을 만들었다. 시리즈는 인문·자연·사회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동서양의 대표 지식인 100명을 촌장과 일꾼으로 등장시킨다. 이들 외에도 500여명의 이웃 지식인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를테면 데카르트는 2권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데카르트&버클리’에선 철학자로 등장하지만 10권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 거인-뉴턴&데카르트’에서는 자연과학자로 등장하여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식이다. 각 권마다 서로 대립하거나 영향을 끼친 두명의 지식인이 치열한 논쟁과 창조적 계승 과정을 통해 지식의 드라마를 펼쳐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각권 9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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