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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
    20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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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정치가 국민 위해 존재하는가”

    “지금 정치가 국민 위해 존재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휴가 이후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치권에 ‘쓴소리’를 내놓았다. “정치가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지 정치인들이 잘살라고 있는 게 아닌데 지금 과연 정치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자문해 봐야 할 때”라고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 중인 각종 경제활성화법안 등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면서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이것을 전부 정부 탓으로 돌릴 것인가. 정치권 전체가 책임을 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여권의 7·30 재·보궐선거 승리를 통해 확인된 민심의 소재가 경제 살리기와 민생 안정에 있는 만큼 여론의 지지를 토대로 강력한 입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이날 “말로만 민생, 민생 하면 안 된다”, “우리 스스로가 손발을 꽁꽁 묶어 놓고 경제가 안 된다고 한탄만 하고 있다”, “정치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자문해 봐야 할 때”,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방식으로 판단을 잘못해 옛날 쇄국정책으로 기회를 잃었다고 역사책에서 배웠는데 지금 우리가 똑같은 우를 범하고 있다”는 등 정치권을 향해 수위높은 표현을 쏟아냈다. 여권 인사들은 박 대통령의 이러한 공세적 어조가 청와대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후 최근 2기 내각을 출범한 박 대통령이 이제는 경제와 민생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낀 가운데 정쟁 등에 매몰돼 주요 경제활성화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여의도를 강하게 압박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가계소득을 늘려 내수를 활성화해야 경기를 살릴 수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법안들이 국회에서 계속 잠자고 있다”며 “여야를 떠나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박 대통령이 호소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 중인 19개의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일일이 열거하고 그 내용과 통과의 당위성 등을 강조했고 정부조직법과 ‘김영란법’ ‘유병언법’ 등도 8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각종 법안의 처리가 일자리 창출로 직접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의 효자 노릇”(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1만 7000개 일자리 창출”(관광진흥법), “창업자들이 애타게 통과를 기다리는 법”(자본시장법), “크루즈 한 척 취항 시 연간 9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크루즈법),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법”(마리나 항만법)이라고 언급하며 개별 법안마다 의미를 부여해 법안 처리의 불가피성을 주장한 것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김영란법·유병언법 ‘용두사미’

    정치권이 세월호 사태 후속 처리와 관피아 척결을 외치며 의욕을 앞세웠던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과 ‘유병언법’(범죄은닉재산 환수강화법안) 등이 8월 임시국회에서 실종될 위기에 처했다. 세월호특별법 재협상 및 상임위별 법안소위 복수화 요구 등 야당이 후폭풍에 휩쓸린 탓도 있지만, 여야가 말만 꺼내놓은 뒤 자신들의 정파적 이해관계, 선거 승리에만 매몰돼 정작 약속한 입법은 용두사미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10일 여야에 따르면 이들 법안은 모두 해당 상임위마다 상정조차 되지 않았거나 논의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영란법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4월 25일 정무위 법안소위에 상정된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의 19대 후반기 법안소위 구성이 공전하는 바람에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8일 법사위에 상정된 유병언법은 법안심사소위에서 한 차례 논의된 뒤 감감무소식이다. 여야는 오는 14일 8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키로 했지만, 이들 법안은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이 정국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면서 다시금 뒤로 밀릴 공산이 커졌다. 앞서 이미 정부·여당은 김영란법과 유병언법을 6월 임시국회 때 처리키로 공언한 바 있지만 허언에 그쳤다. 정무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김영란법 원안에서 문제됐던 부분의 미세 조정은 거의 끝났다. 대가성이 있으면 액수에 관계없이 처벌하고, 부정 청탁 범위는 ‘합법적 절차’ 기준을 세분화했다”면서 “원포인트 법안소위만 한두 차례 열고 8월 국회 내에 처리하자는 입장인데 야당이 반대하고 있다”고 책임을 미뤘다. 반면 새정치연합 측은 “법안소위 복수화 요구를 여당에서 들어줘야 한다”며 버티고 있다. 유병언법은 범죄자의 상속·증여재산도 몰수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법 논리의 허점에 발목 잡혀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정치권이 ‘포퓰리즘 법안’ 만들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법사위 새누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재판 없이 제3자 명의의 재산을 환수하려다 보니 재산권 침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면서 “당장 정기국회 내 처리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여론 눈치에 떠밀린 여야 지도부가 지난주 세월호특별법 합의문에서 ‘김영란법·유병언법 등 국민안전 혁신법안은 양당 정책위의장 간 협의를 통해 조속히 처리토록 노력한다’는 애매모호한 문구로 면죄부만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서울시 관피아 척결안 정부·국회가 배우길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강도의 관피아 척결 방안을 내놓았다.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대책에 따르면 소속 공무원이 단돈 1000원이라도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처벌 대상이다. 100만원 이상을 받거나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하면 한 차례만 적발돼도 해임 이상 징계를 받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된다. 국회가 2012년 8월 입법 예고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김영란법) 처리를 미루는 사이 서울시가 공직사회의 적폐 해소를 위한 초강수를 먼저 들고 나온 셈이다. 국회와 정부의 분발이 요구된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직사회의 혁신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박원순 강령’의 의미와 파급력은 결코 적지않아 보인다. 김영란법이나 퇴직 공무원 재취업을 제한하는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관피아 방지법)보다 훨씬 강도가 높다. 서울시 공무원의 금품수수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한 것은 물론 관피아 대책의 일환으로 퇴직 후 3년 동안 퇴직 전 5년간 근무했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에 취업할 수 없도록 했다. 또 퇴직 공무원이 영리 사기업체에 취업하면 그 심사 결과를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개토록 했고 매년 직무 연관성을 심사해 가족·친인척의 이해관계와 관련성이 있으면 해당 직무를 맡을 수 없게 했다. 서울시의 혁신 대책은 자체 행동강령과 징계규칙 차원이어서 상위법과의 충돌이 예상되고 실효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는 서울시의 혁신대책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도록 공직 사회 전반의 혁신과 자정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김영란법 처리나 공직자 윤리법 개정을 서두르기 바란다. 여당과 정부는 단순히 야당소속 서울시장의 정책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적 혁신 과제라는 차원에서 그 실효성과 의미를 충분히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 혁신 대책이 ‘나비효과’가 돼서 전체 공직사회의 변화를 이끌기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경기도는 퇴직 공무원의 산하 공공기관 재취업 가능 여부를 3개 유형으로 구분한 기준안을 마련했고, 경상북도는 출자출연기관을 축소하고 전·현직 공무원의 기관장 임명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을 만들었다. 대구시는 공무원의 산하기관 이동을 금지하고 공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잇따른 관피아 척결 방안은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대국민담화에 담긴 후속 개혁조치와 일맥상통한다. 국회와 정부는 지자체의 관피아 척결 대책에 탄력과 가속이 붙도록 입법과 제도 개혁에 적극 나서야 마땅하다.
  • [사설] 비위 인사 로펌행 보고도 공직윤리법 뭉개나

    공직자의 비위를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인 예방책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하지만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은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에 있어 여야 의원들의 각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금품·향응 수수 사실이 적발돼 직위해제됐던 청와대 전 행정관의 대형 로펌행을 승인한 사례를 보라. 공직자윤리위는 당사자의 비위 혐의를 알고 있었지만, 현행법 규정만 적용하고선 무사 통과시켰다. 공직자윤리위는 처음으로 공직자의 취업 심사 자료를 공개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 의미마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논란의 당사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돼 근무하던 중 기업으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직위해제됐다. 그는 공정위로 복귀 조치된 뒤 곧바로 사표를 내 징계를 받지 않았고, 지난달 말에 있은 공직자윤리위의 재취업 심사에서 그의 로펌행은 통과됐다. 징계 절차가 진행되기 전에 공직을 떠나 ‘비위로 인한 면직’ 조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는 비위로 면직이 된 공직자는 공공기관에 5년간 취업할 수 없지만, 직무 관련성이 없는 사기업체 취업은 가능하게 돼 있다. 하지만 사표를 내기 직전 그의 직책은 기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정위의 과장이었다. 더욱이 취업이 결정된 로펌의 자리도 공정거래팀장이다. 향후 민관 유착이 예견되는 ‘관피아’ 사례로 꼽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와 비슷한 혐의로 함께 청와대에서 복귀한 기획재정부 과장은 직위해제된 뒤 자체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재취업을 신청할 수 없었다. 우리 공직사회의 의식이 늘 이런 수준이다. 따라서 그의 로펌 취업은 청와대와 공정위, 공직자윤리위의 합작품이란 지적 말고는 달리 이해하기 어렵게 됐다. 공직자윤리위는 사기업과의 직무 연관성만 따졌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퇴직 공직자의 재취업 심사는 하나 마나다. 물론 현행 공직자윤리법에는 ‘비위 면직’의 경우 비위에 연관된 공직자가 징계 전에 자진 사퇴하면 기업에 재취업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공직자윤리위는 이 기준을 폭넓게 적용했어야 옳았다. 공공기관의 비위 면직자가 자진 사퇴할 때 공공기관 등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비위 공직자에 대한 취업제한 조치를 강화하는 법률 개정안이 지난 4월 발의된 상태다. 공직자의 비리가 끊이지 않기에 ‘적폐’란 말이 나온다. 공직자 비위를 없앨 관련 법과 규정이 쏟아지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재취업 제한 기간도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업무 적용범위도 소속 부서에서 소속 기관으로 확대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이미 6월 국회에 제출돼 있다. 공직자가 퇴직한 뒤 10년간 취업 이력을 공시토록 하고 취업제한 기업체 지정 기준도 강화한 안도 담겼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할 이유다. 관련 법이 통과되면 보다 강화된 조항들이 적용돼 미비점은 일거에 해결된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 위한 부정청탁 방지법인 ‘김영란법’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의 입장 차는 크지 않다. 그동안 세월호 특별법에 묶여 국회에서 표류했지만 최근 재·보선도 끝나 더 이상 지체할 이유도 없다. 비위 혐의 공직자의 로펌행을 허용하는 제도적인 구멍은 법적으로 막아야 한다.
  • [사설] 8월 국회 열어 세월호법·경제법안 처리하라

    올 들어 처음 폭염경보가 내려진 어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선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천막농성이 어김없이 이어졌다. 19일째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가만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더위 속에서 세월호의 참극을 잊지 말아달라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런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과 달리 7·30 재·보선을 마친 정치권의 세월호 관련 논의는 확연하게 식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MBC를 방문, ‘전원구조’ 오보 경위 등을 조사하려 했으나 거부당했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 간 협의도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정치권의 달라진 기류는 버티기에 돌입한 듯한 여야의 모습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당장 4일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예정됐던 세월호 청문회가 여야 간 증인채택 논란 끝에 무기 연기됐다. 저마다 ‘이젠 급할 게 없다’는 태도다. 그런가 하면 어제 새누리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세월호 협상에서 야당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가선 안 된다”는 강경론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도 “법과 원칙에 관한 문제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세월호 진상조사 특검 추천권 논란 등에서 야당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뜻을 내비친 것이다.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그 결과가 어떠하다고 해서 세월호의 참극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달라질 수는 없는 일이다. 아니, 선거가 끝난 만큼 이제부터 진정 정략을 버리고 진지하고 건설적인 논의에 임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109일째다. 세월호 국조특위가 구성된 지도 60일을 넘겼다. 그러나 지금껏 여야가 한 일이라곤 정쟁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가 함께 국정조사를 펼친 날은 기관보고를 받은 8일에 불과하다. 세월호 관련 입법도 말만 무성했지 단 한 건을 처리하지 못했다. 국가의 안전기능 강화를 주된 내용으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공직비리 근절을 위한 ‘김영란법’,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의 은닉재산 환수를 위한 ‘유병언법’ 등이 다 상임위에 묶여 있다. 세월호 관련 법안뿐 아니라 민생경제 입법도 한 발짝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함께 주저앉은 내수시장을 되살리려면 입법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하건만 세월호 국회에 발이 묶여 금쪽같은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는 형국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과 함께 내놓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광진흥법, 크루즈산업육성법, 부동산 관련 법안 등 경제활성화 관련 입법들은 아예 잊힌 법안이 돼 버렸다. 단기적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이른바 ‘최경환노믹스’ 관련 정책들도 지금 시장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고는 있으나, 이 또한 입법적 뒷받침이 되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 될 형편이다. 9월 정기국회를 기다릴 때가 아니다. 당장 8월 임시국회를 열어 세월호 극복을 위한 국가 혁신과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 여느 해처럼 하한정국을 틈타 국회의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해외 방문에 나설 계제가 아니다. 김무성 대표가 말한 대로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잘하라고 유권자들이 표를 줬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하며 새정치연합도 참패를 안겨준 민심을 겸허히 받들어 민생 챙기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 [사설] 세월호법 처리 못한 여야 모두가 패자다

    오늘 수도권 6곳 등 전국 15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박근혜 정부 임기 중반 정국 주도권 확보를 겨냥한 여야의 총력전이 펼쳐진 가운데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15개 선거구 대부분을 나눠 갖는 구도 속에서 정의당이 1석을 추가할지 여부가 지켜볼 대목이다. 경제 살리기를 화두로 꺼내 든 새누리당과 세월호 심판론으로 맞선 새정치연합은 선거기간 내내 난전을 벌였다. 이에 맞춰 표심 또한 2기 내각 인선 파동과 새정치연합의 공천 파동, 선거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이 이어지면서 적지 않게 출렁거렸고, 이에 따른 승패의 기준점도 왔다갔다를 반복했다.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을 노린 여야의 엄살까지 얹어지다 보니 대체 15석 중 몇 석을 건져야 승리를 말할 수 있는지조차 헷갈리는 상황이다. 산술적으로야 과반인 8곳 이상을 이기면 승리라 하겠으나 여야의 텃밭인 영남 2곳, 호남 4곳을 뺀 9곳의 승패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선거가 끝나도 ‘내가 이겼느니, 네가 졌느니’하는 논란이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한마디로 어느 정당이 압승을 거두지 않는 한 6·4 지방선거 때처럼 어정쩡한 승부와 여야의 견강부회식 해석이 눈에 빤히 보이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선거 결과가 어떠하든 이번 재·보선은 여야 모두 패자임을 확인시켜준 선거로 보는 것이 민심을 충실히 반영한 분석일 것이다. 여야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는 선거가 아니라 어느 쪽을 더 심판하고 덜 심판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인 선거인 까닭이다. 실제로 6·4 지방선거 이후 국민들은 대통령과 여야 모두에 대해 마음을 거둬들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볼 때 박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6·4 지방선거 직후 47%에서 지난주 40%로 떨어졌다. 반면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3%에서 50%로 늘었다. 새누리당 지지도는 42%에서 41%로 옆걸음쳤고, 새정치연합은 30%에서 26%로 떨어졌다. 정치의 3대 축 가운데 누가 더 국민들의 불신을 받느냐를 다투는 상황인 터에 여야 누구든 승리를 운운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표심을 얻겠다고 다투는 선거를 맞아서도 여야가 국회에서 벌이는 행태는 더운 날씨만큼이나 국민을 답답하게 한다. 처리 시한인 어제까지도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지 못했다. 특별검사 추천 주체와 세월호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놓고 드잡이만 거듭했다.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한 민생경제법안만도 70여건이 쌓여 있건만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정부조직법 개편안과 공직부패 근절을 위한 ‘김영란법’도 언제 처리될지 기약이 없다. 선거는 오늘 끝나겠으나 승자는 없다. 부디 이제부터라도 여야는 입법으로 승부를 가리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 [사설] 세월호 참사 100일, 과연 이나라 바뀔 수 있나

    떠올리기도 싫지만 영원히 잊어서도 안 될 세월호 참사가 난 지 오늘로 꼭 100일이다. 꽃다운 목숨들이 차디찬 바닷물 속에 수장되는 현장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제 자식을 잃는 듯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으로 괴로워했다.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무능함을 질타하고 반성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이제 겨우 석 달 열흘, 그때의 다짐은 어디로 갔는가.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바꾸었고 어떻게 달라졌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다시 한번 참회하는 심정으로 되돌아봐야 한다. 사상 최악의 해난사고는 안전 규정을 무시한 대가였다. 이제부터라도 사고를 막아보자는 각오를 비웃듯이 사고는 참사 직후 연달아 터져 나왔다. 용접을 하면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8명을 희생시킨 고양종합버스터미널 화재, 안전점검과 환자 관리를 제대로 했더라면 21명이라는 사망자를 줄일 수도 있었던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는 우리의 안전 불감증이 치유 불능 아니냐는 자책감마저 들게 했다. 그뿐이던가. 서울 상왕십리역에서 지하철이 추돌사고를 일으키더니 부산 지하철에서는 불이 났고 광주에선 소방헬기가 추락하는 등 사고가 바다와 육지, 공중을 가리지 않았다. 엊그제엔 강원도 태백에서 벌건 대낮에 열차끼리 정면충돌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터졌다. 이번 사고의 원인 또한 기관사의 과실로 추정된다고 한다. 기관사는 “신호를 보지 못해 뒤늦게 제동장치를 작동했다”고 실수를 자인했다. 이젠 ‘인재’(人災)니 ‘후진국형 사고’니, 원인을 들먹이기도 지쳤다. 사고는 제자리에서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에서 똑똑히 보았다. 승객들은 수장되는데도 혼자 살겠다고 도망친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나 선박 관제는 내팽개치고 엎드려 자거나 골프 연습까지 한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 직원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사고는 언제 어디서라도 다시 우리를 덮칠 것이다. 참사 직후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큰소리치던 국회는 온전히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정쟁을 그치고 민생을 위해 뛰겠다던 정치인들의 약속은 결국 쇼에 불과했다. 세월호 대책과 관련해 정부와 여야가 내놓은 법안이 190건에 이르지만 공포된 것은 단 한 건에 불과하다. 당리당략의 늪에 빠져 세월호 특별법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유족들에겐 일각이 여삼추 같은 아까운 시간을 허송했다. ‘관피아’의 비리를 차단하기 위한 ‘김영란법’은 6월 말까지 처리하겠다고 하고선 기약 없이 깔아뭉개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세월호는 결국 정쟁의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다. 정부도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 이후 후속 대책 27건을 쏟아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감감무소식이다. 세월호 특별수사팀은 선장과 선원, 선주회사 임직원 등 60여명을 구속했지만 주범 중의 주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눈앞에 두고도 40일 동안이나 찾아 헤매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아직도 맹골수도를 떠돌 10명의 영혼과 땅에 묻힌 294명의 희생만 안타깝다. 벌써 이럴진대 몇 년 후면 한바탕의 소동쯤으로 잊힐까 걱정스럽다. 과연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한계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진정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 [세월호 100일-허탈] 후속 대책 ‘표류’… 27건 중 고작 7건만 이행

    [세월호 100일-허탈] 후속 대책 ‘표류’… 27건 중 고작 7건만 이행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함께 정부의 후속 대책이 쏟아졌지만 후속조치 과제의 상당수가 이행되지 않은 채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23일 현재 정부가 제시한 27개 대책 가운데 실현된 것은 7개 안팎에 불과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담화에서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특별법 제정은 수사권 문제 등에 걸려 여야 간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부정청탁금지법안, 이른바 ‘김영란법’을 6월까지 통과시키겠다고 했으나 여전히 성과가 없다.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해체하고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은 당초 정부의 약속대로 국회에 제출됐지만 야당의 반발로 난항이 예상된다. 국무조정실이 이달까지 내놓겠다던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세월호 사고의 주요 원인이기도 한 화물 과적을 막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이달부터 카페리에 싣는 화물차량의 무게를 일일이 재고, 과적 차량은 선적을 제한할 계획이었지만 화물운송업계 등의 반발로 일단 보류했다. 안전교육을 ‘혁명적’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한 교육부는 장관 교체가 늦어지면서 수학여행 대책 외에 ‘학교안전종합대책’을 아직 내놓지 못했다. 일부 후속 조처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부터 여객터미널에서 승선권을 발급할 때와 탑승 때 모두 승객의 신분증을 확인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안전하고 교육적인 수학여행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퇴직 관료의 업무 관련 민간 분야의 재취업을 금지하는 이른바 ‘관피아’ 관행을 차단하는 대책도 부분적으로 마무리됐다. 개방형직위가 내실 있게 운영되도록 민간인으로 구성된 ‘개방형직위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했고 전문성이 필요한 직위에 순환근무를 제한하는 ‘직위유형별 보직관리제도’가 시행에 들어갔다. 정부는 또 퇴직 전 직무와 관련성이 있으면 취업을 제한하는 사기업체의 수를 3960곳에서 1만 3466곳으로 늘렸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세월호 100일-허탈] “재난대응 개선 없이 갑론을박만… 국민 불신 해소 시급”

    [세월호 100일-허탈] “재난대응 개선 없이 갑론을박만… 국민 불신 해소 시급”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재난대응시스템 구축과 ‘관피아’ 척결 등을 외치고 있지만 100일이 되도록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으로 마련된 국가안전처 신설 등을 포함한 정부조직법과 관피아 척결에 필수적인 공직자윤리법과 부정청탁금지법도 국회에 제출됐지만 한 달이 넘도록 갑론을박만 거듭되고 있다. 전문가들로부터 세월호 100일에 대한 평가와 대안을 들어봤다. 고길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와 행정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동시에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행정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까지 정치 쟁점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세월호 참사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한 진척은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참사 이후 쏟아져 나온 대책들 가운데 어느 하나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가장 시급하게 진단하고 시행해야 할 것인가’를 정하지 않아 실질적인 대책 수립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세밀하게 참사의 원인을 진단해야 제대로 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데 지금은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싸움에 참사가 악용되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00일이라고 하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참사 이후 정부와 정치권은 보여주기를 위한 감성적·피상적인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도 “정부가 참사 이후 대책을 내야 한다는 조바심 탓에 막무가내로 대책을 만드는 데만 몰두한 탓이 있다”며 “앞으로 유사한 사건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근본 처방인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함께 지금까지 쏟아져 나온 대책들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재진단을 통해 후속조치와 보완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와 별개로 세월호 참사의 원인 규명 및 책임소재 등을 진단해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작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시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불신 해소를 위해 관련 대책 마련 과정에 국민, 외부 전문가를 참여토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히 해양경찰, 소방방재청을 흡수해 재난을 총괄한다는 국가안전처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직 체계나 관할 업무 등에 대한 밑그림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안전 업무의 기능 강화와 소속 공무원들의 전문성 함양을 위한 후속대책 마련이 논의돼야 한다”며 “국가안전처가 대통령 담화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체가 있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 등으로 드러난 재난 대응체계에 대한 진단과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우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관피아 척결을 위한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이나 정부조직법 등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김영란법 같은 경우 사문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청탁 행위에 대한 감시 및 관리·감독 인력 증원 및 윤리 교육 강화 등 법 제정에 따른 후속 조치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강서구 재력가 ‘송씨 리스트’ 낱낱이 밝혀내야

    살해당한 서울 강서구의 재력가 송모씨가 현직 검사 등 여러 사람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기록한 금전출납부가 발견됐다. 이 출납부에는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씌어 있는 현직 검사 A씨를 비롯해 경찰·구청·세무서·소방 공무원 등 수십명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고 한다. 또 송씨를 살인교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형식 서울시의원 외에 또 다른 전·현직 시·구의원의 이름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지역 뇌물 스캔들로 비화할 공산이 크다. 수사당국은 실제로 돈을 받았는지 낱낱이 밝혀 뇌물에 해당한다면 사법처리해야 한다. 송씨 사건의 원인은 단순한 채무관계가 아니다. 구속된 시의원 김씨가 건물 용도변경 청탁과 함께 5억여원을 받고 일을 추진하다 무산되자 송씨를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수사과정에서 송씨는 재산을 축적하면서 10여건의 민·형사소송에 휘말린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 송씨가 정·관계 인사들과 유착 관계를 형성해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출납부에 적힌 내용만으로 뇌물 범죄라고 확증할 수 없다. A검사는 송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지만 금전거래는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토착비리의 모양새다. 민원이 많은 재력가가 지역 공무원들의 ‘스폰서’ 역할을 하고 필요할 때 청탁을 하는 유착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 김 의원은 송씨의 뒤를 봐주고 7000여만원어치의 향응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런 스폰서 관계는 비단 강서구에만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개발 바람이 불고 부동산 관련 민원이 잇따르는 지역에 비리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역 공무원들과 토호가 결탁해 이권을 좌우하는 지역 비리의 폐해는 자못 크다. 지방자치의 뿌리를 흔들고 훼손하는 토착비리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유착 관계와 스폰서 관행을 바로잡을 수단이 바로 ‘김영란법’이다.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공무원은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불문하고 3년 이하의 징역을 받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송씨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은 대가성 여부를 떠나 모두 처벌을 받을 것이다. 현행법으로는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은 적은 금액의 금품수수는 처벌을 피해갈 수 있다. 따라서 토착비리를 막기 위해서도 국회에 계류 중인 김영란법의 처리가 시급하다. 위헌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나 여야가 법안 통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검찰과 경찰은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증거를 찾아내야 한다. 제 식구를 감쌌다는 비난을 듣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 [사설] 세월호 치유도 정부 쇄신도 ‘소통’으로 풀어야

    박근혜 정부는 ‘만기친람형 국정운영’이니 ‘수첩인사’ 라는 등의 비판적 수식어와 함께 소통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등에서 박 대통령 혼자 현안과 대책을 역설하고, 장관이나 보좌진은 이를 그대로 수첩에 받아적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그런 인상을 심어준 게 사실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국정을 통할하는 대통령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언로가 막혀서는 안 된다. 귀를 열어 쓴소리를 듣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해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삼는 소통정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우리는 누누이 강조해왔다. 다행스럽게도 그제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 간 회동에서 그런 소통정치의 가능성이 엿보였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장황하게 지적하고 주문한 내용들을 박 대통령은 메모지 5장에 꼼꼼히 적어가며 경청했다고 한다. 특히 박 대통령은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재고’ 요청에도 “잘 알겠다, 참고하겠다”며 야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교환하며 서로 절충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등 지난해 9월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 때의 냉랭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고 한다.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에 대통령과 여야의 의견이 드디어 일치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만하다. 무엇보다도 당장의 현안 처리에 ‘파란불’이 켜져 다행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석 달 가까이 돼 가고 있는데도 진상 규명이나 사후처리 등의 후속 대책이 여야 간 정쟁에 파묻혀 표류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제 가까스로 문제해결의 단초가 마련됐다. 여야는 청와대 회동 다음날인 어제 곧바로 ‘세월호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비로소 소통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 중 처리를 목표로 논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지지부진한 논의에 한숨만 내쉬었던 희생자 가족들이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여야가 희생자 가족들의 입장에서 진지한 대화를 통해 하루속히 세월호 참사 치유에 나서주길 바란다. 세월호 대응과정에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정부의 총체적인 무능은 정부쇄신, 국가혁신의 당위성을 설명해준다. 그래서 나온 것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다. 해양경찰청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정부쇄신 법안이지만 여야 간 이견이 커 지금까지 별다른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우리는 박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 간 회동에서 정부조직법 등의 8월 국회 내 처리에 공감한 것에 주목한다. 여야 간 조속한 협상을 통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는 결과를 도출해주길 기대한다. 더 이상 정부쇄신이 늦어져서는 세월호 참사의 교훈조차 망각되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부정청탁 금지 및 이해충돌 방지 법안’ 등 이른바 ‘유병언법’과 ‘김영란법’의 처리도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 여야 간 이견이 있다면 공론 과정을 거치면서 이견을 줄여나가면 된다. 여야의 소통만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여야는 모처럼 마련된 소통정치의 기회를 소중히 살려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상생국회’의 참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 [사설] 대학사회 ‘갑을 관행’과 적폐 뿌리 뽑을 때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은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갑을 관행’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김 후보와 관련한 의혹은 논문 표절과 칼럼 대필, 연구비 부당 수령, 경력 부풀리기 등 가히 ‘비리 종합세트’라 할 만하다. 오죽하면 여권에서도 부총리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을 내놓겠는가. 김 후보자가 몸담고 있는 학계에서조차 고개를 가로젓는다. 제자의 석·박사 학위 논문에는 숟가락을 올리지 않는다는 학계의 불문율을 깼기 때문이다. 1970년대 고속성장의 부작용인 정·관·재계 유착과 각종 부정부패는 2000년을 전후로 크게 개선되기 시작해, 지금 우리는 이른바 ‘김영란법’ 도입 등을 위해 노력하는 등 투명한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 어느 부문보다 도덕적이어야 할 학계에 여전히 갑을 관행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국민을 당혹게 하기에 충분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기업은 100마일로 달릴 때 교육은 20마일로 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만큼 학계가 사회적 지체 현상을 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지식이 ‘변화의 칼’이 되기 위해서는 학계 스스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적폐 청산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대학원생쯤 됐으면 교수의 부당한 갑질에 당연히 저항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박사 학위 논문 심사에서 지도교수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갑을 관행’ 폐지의 주체는 학생이 아니라 교수가 돼야 마땅하다. 학생으로서 교수가 수행하는 정부·기업의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리려고 애쓰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려대 일반 대학원 총학생회가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논문·연구 관련 비리를 겪어봤다는 응답이 전체 417명 중 138명으로 33%에 달했다고 한다. 교수들은 제자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은 제자의 실적을 채워줘서는 안 된다. 또한 외부 프로젝트에 참여한 제자들에 대해 인건비 등을 철저하게 지급해야 한다. 논문작성의 방향을 지도하는 수준을 넘어 자질 없는 제자에게 학위를 부여하는 학위 장사도 이제는 끝내야 한다. 더 이상 불필요한 학력 인플레이션을 유도해서는 안 된다. 대학원생들 또한 석·박사 학위 취득이나 이후 시간·전임 강사 자리를 얻고자 지도교수가 자신의 논문을 표절하는 것에 침묵해선 안 된다. 지도교수의 논문을 대필해줘서는 더욱 안 된다. 군사부일체와 같은 유교적 개념이 채 사라지지 않은 한국에서 대학교수에 대한 존경과 기대는 대단히 높다. 개각 때마다 국무총리나 장관 후보에 교수들이 서너명씩 지명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국민의 기대에 걸맞도록 학계가 더 노력해야 한다.
  • 金·鄭 재고 요청엔 ‘끄덕끄덕’… 김기춘 책임론엔 ‘묵묵부답’

    金·鄭 재고 요청엔 ‘끄덕끄덕’… 김기춘 책임론엔 ‘묵묵부답’

    청와대와 여야는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의 회동을 위해 물밑에서 많은 조율을 거친 듯 보인다. 박 대통령은 회담 시간 대부분을 야당 의견을 듣는 데 할애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혹시 불편하거나 심기가 상할지도 모르지만 국민의 소리라고 생각하고 들어 달라”고 여러 차례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준비해 온 A4용지 8장 분량의 ‘요구 사항’을 다 전달했다. 결국 1시간 25분 동안 진행된 첫 회동에서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중 부적합 인물에 대한 수용 불가 방침, 세월호특별법 7월 국회 처리, 정부조직법, 김영란법, 유병언법의 8월 국회 처리,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 정례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박 원내대표는 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도덕성 의혹이 제기된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청와대와 여야는 이번 회동이 국회에 계류된 각종 법안 처리의 물꼬를 트고, 회동 정례화를 이룰 기회가 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이 같은 기대가 성사될 고리는 2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명 철회가 이뤄질지에 달린 것으로 관측된다. 야당의 지명 철회 요구에 박 대통령이 “잘 알겠다. 참고하겠다”고 한 것을 보면, 청와대는 적어도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명 철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부적격’ 의견을 달아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채택한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와 관련, 박 원내대표는 “이 국정원장에 대해 야당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분이지만 국정과 안보공백 문제를 고려해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는 점을 말씀드렸고, 정치관여 금지 등 국가정보원 개혁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인사참사, 세월호 참사 이후 청와대 인사책임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는 걸 대통령도 알고 계실 것”이라며 김기춘 비서실장을 겨냥했지만, 박 대통령은 직접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회동에서는 국정 방향에 대한 이견도 드러났다. 박 원내대표가 “세금 먹는 하마인 4대강 문제는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부작용에 대해 검토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가 대개조 범국민위원회’의 ‘국가 개조’라는 말이 권위적이고 하향식의 느낌을 준다. ‘국가 혁신’으로 바꿔 주면 어떻겠는가”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현재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경제활성화 정책보다 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한 가계소득 중심의 성장정책이 필요하다. 생활비를 줄이는 문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동일시간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임금 현실화, 청년 일자리 늘리기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별 다른 발언 없이 듣다가 “생활비를 줄이는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일자리가 어디인지 국회에서 의견을 수렴해 그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전문가들 “김영란법 위헌소지 적다”… 조속시행 건의

    전문가들 “김영란법 위헌소지 적다”… 조속시행 건의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원안이 위헌 소지가 적다는 쪽으로 전문가 의견이 모아졌다. 위헌 논란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면서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는 형국이라 향후 국회 통과 여부가 주목을 받고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0일 ‘김영란법 제정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이 법안에 과잉처벌 조항이 있는지, 헌법이 금지한 연좌제에 해당하는지 등을 검토했다. 김영란법은 공직사회에서 이른바 떡값이나 스폰서와 같은 부패를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이 시도됐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제시한 원안은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불문하고 금품을 받은 공무원 및 가족에 대해 수수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형벌을, 100만원 이하이면 과태료를 물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직무 관련성이 입증됐을 때에만 처벌한다’고 변형시킨 정부 수정안(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최근 청와대와 여야는 원안 쪽에 치중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공청회에는 법제처, 법원행정처, 법무부, 대한변협, 참여연대, 학계 등에서 8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5명은 원안에 “위헌 소지가 없다”며 조속 시행을 당부했다.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 3명 중 2명은 애당초 원안을 변형시켜 정부안을 만든 법제처, 법무부 소속이다. 이 법이 공직사회 부패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노동일 경희대 교수는 “현행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직무관련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김영란법이 통과되면 부패행위의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 측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위헌 가능성을 제기한 이성기 성신여대 교수는 “직무와 연관성이 없는 공직자의 금품수수를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헌법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며 위헌 소지를 주장했다. 가족이 금품을 받아도 공직자를 처벌할 수 있게 한 데 대해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은 “현실적으로 당사자보다 가족을 규제하는 게 더 필요할 수 있다”면서 “가족 범위를 명확하게 하면 문제가 없다”고 제안했다. 반면 이 교수는 “헌법상 연좌제 금지 원칙에 반할 수 있다”며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 법의 적용대상을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에게까지 확대하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 많았다. 공무원만 뇌물죄 적용 대상이 되는 형법과 형평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립학교, 언론을 포함해 사회 전 영역에서 부패를 근절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청회 참석자 대부분이 뜻을 모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대통령·여야 회동, 상생·소통의 첫술로 삼길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가 어제 청와대에서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야당 지도부와 만난 것은 지난해 4월 만찬 회동 이후 처음이다. 세월호 참사와 인사파동, 지지부진한 경기회복과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국정 전반이 어려움에 처하고 서민 생활이 위축된 상황에서 긴요하고도 절박한 만남이었다. 회동 시간도 예정보다 40분 길어졌다. 모처럼 머리를 맞댄 만큼 상생과 소통의 정치를 복원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실명으로 지명철회를 요구한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신속하고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논문 표절과 연구비 부당 수령, 부당 주식거래 의혹 등 도덕성 논란에 대해 아전인수와 횡설수설 답변으로 일관하며 기본적 자질마저 의심케 했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부적격 의견이 나올 정도다. 정 후보자는 음주운전과 정치편향 트위터 글, 아파트 투기 의혹 등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야당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자체 검증 결과를 복기해 보기 바란다. 잘못된 인사는 과감히 철회하든지, 제대로 소명해야 신뢰 복원이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다. 여야는 박 대통령이 경제 동력 회복을 위해 조속한 처리를 희망한 경제활성화 법안에 대해 진지한 토론과 심의를 진행하기 바란다. 세월호 참사 이후 두 달째 국회는 경제 문제에 관한 논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은 내수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자본시장법을 비롯해 모두 14건이다. 해운 안전에 관련된 법안이나 여야 간 이견이 팽팽한 법안은 제외하더라도 우선 처리 가능한 법안부터 살펴봐야 한다. 새 경제팀으로서도 관련 법안 처리를 첫 시험대로 삼고 있다. 경제회복과 민생 살리기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정부조직법이나 김영란법, 그리고 유병언법은 여야가 8월 국회에서 처리키로 의견을 모은 만큼 입법에 차질이 없어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4대강 문제와 관련해 야당의 국정조사 필요성에 대한 답변 형식이긴 하지만 부작용을 검토하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막대한 부채와 혈세 투입 논란, 녹조 확산 등에 대한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정부 차원에서 세워나가야 한다.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 지도부에게 ‘국민을 위한 상생의 국회’를 당부했다. 상생은 국회만의 몫이 아니다.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박 대통령이 불통과 수직적 리더십을 개선하지 않고는 상생의 정치는 요원할지 모른다. 박 대통령 스스로 이번 회동을 계기로 격의 없는 대화의 자리를 더 자주 마련해야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만큼 박 대통령이 여야 원내 지도부와의 정례 회담을 제안한 것은 일단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형식적·의례적 모양 갖추기가 아니라 진정성을 확인하는 만남이어야 할 것이다. 청와대도 야당도 서로를 정치적 반대파로만 여길 게 아니라 국정운영의 파트너라는 생각으로 서로 존중하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관계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정치가 상생하고 민생이 사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 “세월호 특별법 16일·유병언법 8월 처리 합의”

    “세월호 특별법 16일·유병언법 8월 처리 합의”

    세월호 참사 이후 쏟아진 ‘국가 개조’ 성격 법안에 대해 여야가 조속 처리에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으로 이견이 큰 법안의 합의 과정에서 여야가 ‘솔로몬의 지혜’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간 회담 내용을 소개했다. 여야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월호특별법을 처리하고, 나머지 법안도 8월 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에 합의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 정책위의장이 관련 상임위와 협의체를 구성해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정책위 관계자는 “여야가 조속한 처리를 합의했으니 법 통과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면서도 “법안마다 여야 간 미묘한 입장 차이를 풀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세월호특별법 중 범정부 종합지원대책단 구성, 세월호 피해자에 대한 생활지원금 및 의료지원금 지원, 추모사업추진단 구성 등의 문제는 사실상 이미 여야 합의에 이른 것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특별법에 따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대목에서는 위원회의 구성, 활동 범위 등을 놓고 조율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8월 국회에서 다뤄질 정부조직법은 여야 간 이견이 가장 큰 법안으로 꼽힌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국가안전처 신설, 해양경찰청 해체, 사회부총리 신설 등 정부조직 개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국가안전처 대신 국민안전부를 만들고, 해양경찰청과 소방방재청을 개편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역제안한 바 있다. 김영란법은 8월 국회가 아닌 이르면 이번 임시 국회내 처리가 예상될 정도로 최근 들어 진도가 꽤 나간 법안으로 분류됐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김영란법 원안 통과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면서 “정무위 법안소위 구성이 어렵다면 원포인트 법안소위를 구성해 조속하게 통과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다. 새정치연합이 정무위 내 법안소위 복수화를 주장하고 있어 법안 심사를 위한 소위 구성이 지연되자 나름의 해법을 제안한 셈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을 공무원에서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추가 조율이 필요하다. 위헌 소지도 정밀하게 더 따져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인의 범죄 은닉 재산을 추징할 수 있게 한 ‘유병언법’에 대해서는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하지만 범죄 수익인 줄 모르고 맡은 민간인에게 추징하는 게 헌법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위헌 논란이 제기된 게 장애물로 꼽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뉴스 분석] 朴대통령 첫 ‘소통정치’… 金·鄭 지명철회 주목

    [뉴스 분석] 朴대통령 첫 ‘소통정치’… 金·鄭 지명철회 주목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취임 후 처음 가진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회동에서 김명수 교육부총리 후보자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해 달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요구에 대해 “잘 알겠다.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우윤근 정책위의장 등 여야 원내지도부 4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박 원내대표가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 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가진 여야 합동 브리핑에서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후보자를 재고해 주기 바란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정치권과 본격적인 ‘소통’에 나섬에 따라 향후 야당과의 대화 정치 복원을 포함해 국정운영 기조에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2기 내각 구성과 세월호 참사 후 국가 개조를 위한 정부조직법 통과가 시급한 상황에서 정치복원을 시도하는 것이라 야당이 지목한 장관 후보자들의 지명 철회 요청에 대해 향후 청와대 반응이 핵심 관건이란 관측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정홍원 총리 유임과 관련, 새 총리를 찾는 데 따른 어려움을 토로한 뒤 “세월호 현장 수습을 해 현장을 잘 알고 유가족들과 교감을 잘하셔서 유가족을 이해할 수 있는 분으로, 진정성 있게 후속 대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와의 정례 회동을 언급했다”고 전하고, 시기 등에 대해서는 “향후 9월 정도로 기대한다. 양당 대표가 잘 논의해 답을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박 원내대표가 남북 대화를 위한 5·24 조치의 해제를 건의하자 “인도적 차원에서, 민족 동질성 확보 등 허용 범위에서 추진하겠다”며 정부와 여야가 통일 준비를 함께 할 수 있도록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에 양당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과 ‘김영란법’ ‘유병언법’ 등에 대한 국회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으며, 오는 8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을 처리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세월호특별법과 단원고 피해 학생들의 대학 정원외 특례입학 문제 등도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영란법, 위헌소지·적용대상 진통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공직자와 공직자의 가족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게 되면 대가성뿐 아니라 직무와 관련성이 없어도 형사처벌한다”는 원안의 취지를 살리자는 데에는 여야 이견이 없지만, 위헌 소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과 법 적용 대상을 놓고 견해가 엇갈렸다. 국회 정무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은 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직무 관련성이 전혀 없는데 형사처벌하는 것에 위헌 소지가 있는지, 본인이 아닌 자신의 가족이 잘못한 것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지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구할 것”이라며 일부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직무 관련성 여부와 형사처벌할지, 과태료 처분할지 등은 입법 정책의 문제”라면서 김 의원이 제기한 위헌소지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법안을 성안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대법관 출신인데 위헌 여부조차 검토를 하지 않았겠느냐”면서 “큰 쟁점이 아닌 사항을 자꾸 붙들고 있으면서 처리를 지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법 적용 대상에 대해 두 의원은 ‘공직자’를 규율하자는 취지에 따라 “국·공립학교와 공영방송까지 포함하자”는 원안 처리에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법 적용 대상 언론사를 KBS, EBS에 한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기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사립학교 교직원과 민간 언론사 언론인도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맞서고 있어 향후 논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대통령과 여야, 정치 복원에 힘 모으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 지도부가 머지않아 회동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지난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청와대 만찬에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만나 조속한 별도 회동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한다. 모레나 글피쯤 청와대에서 양당 정책위의장도 참여하는 5자 회동이 열릴 것이라는 얘기가 어제 여야로부터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회동 소식이 주요 뉴스가 되는 우리 정치 현실은 그만큼 우리가 정치 부재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정치 실종의 중심에 대통령과 여야 간 대화 단절이 자리해 있음도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과거 정부라 해서 크게 다를 바 없기는 하나 현 정부 들어서도 대통령과 여야의 대화는 인색하기 짝이 없었다.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모두 상시 대화를 다짐했으나 정작 현 정부 1년 5개월간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얼굴을 마주한 적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다. 박 대통령만 해도 초당적 국정 협의체인 국가지도자연석회의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지금껏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박 대통령과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회동에서도 여야 국정협의체 정례화를 다짐했으나 이 또한 빈말에 그치고 말았다. 대통령과 여야의 대화 단절을 박 대통령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을 것이다. 3권분립의 헌법 질서 아래에서 대통령이 현안마다 직접 나서서 야당을 상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자칫 여당 무력화와 대통령 1인에 의한 국정운영이라는 폐단을 낳을 소지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치적 현안이 터질 때마다 야당이 여당을 제쳐 두고 대통령만 찾는 것도 또 다른 의미의 정치 실종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앙을 맞은 지 석 달이 다 돼 가건만 여태 대통령과 여야가 단 한 번 머리를 맞댄 적이 없다는 건 그 자체로 한국 정치의 불행이다. 지금 국회엔 정부조직 개편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 관피아 근절을 위한 ‘김영란법’ 등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을 향한 현안이 즐비하다. 주저앉은 내수 경제를 살려야 할 과제도 놓여 있다. 하나같이 화급을 다투는 일로 결코 허투루 다룰 수 없는 사안들이다. 국정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경색 정국을 풀기 위한 소통의 책무도 대통령에게로 귀속된다.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40%로 추락시킨 일련의 인사검증 파동만 해도 여야를 넘나드는 긴밀한 대화와 상호 이해가 선행됐더라면 얼마든 피할 수 있었을 일이다. 미국 대통령이 야당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해 야당 의원들과 수시로 만나는 것이 아니듯, 박 대통령 또한 야당과의 대화가 결국 자신의 국정운영을 위한 것임을 깨닫고 실천하는 일이 중요하다. 남은 임기 3년 반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은 이제 소통의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부를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국회를 찾아가 대화하고, 언제든 야당 대표와 전화로 국정을 논하는 적극적인 소통의 자세가 필요하다. 야당도 집권세력에 대한 견제 차원을 넘어 올바른 대안으로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성숙함을 보이기 바란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현실은 이제 끝내야 한다. 여야의 정치 복원을 소망한다.
  • 靑·여야 원내 지도부, 정국 실타래 푼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원내 지도부가 오는 10일쯤 청와대에서 정국 현안 논의를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6일 양당에 따르면 청와대와 여야 원내 지도부는 이번 주중 이 같은 회동 원칙에 합의했다. 회동 날짜는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7일 주례회동에서 확정키로 했지만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 대상자는 양당 원내대표 외에 새누리당 주호영·새정치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포함됐다. 박 대통령이 여야 원내 지도부만 청와대로 초청해 만나는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세월호 참사와 연이은 총리 후보자 낙마 이후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출발에 앞서 청와대와 여야가 처음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통해 교착된 정국 현안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9월 15일 박 대통령이 국회 사랑재를 방문해 여야 대표·국회의장단과 함께 원내대표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당시 회동은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 격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국빈 만찬에서 여야 원내 지도부와의 티타임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이완구 원내대표의 요청을 수용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원내 지도부 회동에서 세월호 후속 입법 차원에서 마련된 정부조직법 개정안, 세월호특별법, 관피아 방지를 위한 일명 ‘김영란법’,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 규제처벌법), 재난안전관리 기본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회동 결과에 따라 대통령과 여야 원내 지도부 회동 정례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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