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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김영란법 2월 국회서 처리”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김영란법 2월 국회서 처리”

    민주당이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국회의원 특권방지법’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도 즉각 환영 의사를 표해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일부 관련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시선으로 국회의원을 바라본 결과를 온전히 수렴했다”면서 이 같은 혁신 법안 제정과 함께 ‘국회 윤리감독위원회’ 설치도 공식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함진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민주당의 기본 취지에 공감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제안이 2월 국회에서 현실화되려면 여야가 각각 의원총회를 통해 법안 내용을 보완한 뒤 당론으로 추인해야 한다.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당론이 결정되면 양당 원내 지도부가 회동해 입법 논의 과정을 거쳐 국회 운영위원회에 법안이 제출되는 통상적인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선 부정부패 등에 연루된 국회의원을 유권자가 직접 심판할 수 있도록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2월 임시국회에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일명 김영란법)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선물, 향응, 경조사 금액은 5만원 이하만 허용된다. 출판기념회 비용과 수익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의원의 해외 출장은 ‘국회의원 윤리감독위원회’를 설치해 사전 승인·사후 보고를 받도록 했다. 의원의 국내외 공항·열차 의전실 사용도 금지된다. 또한 외부 심사위원으로만 구성된 ‘의원 세비 심사위원회’를 설치해 매년 심사를 통해 국회의원의 세비를 결정하도록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씨줄날줄] 고액 경조사 부조금/문소영 논설위원

    부조(扶助)의 사전적 정의는 남의 큰일에 돈이나 물건 등을 도와주거나 거들어주는 것을 말한다. ‘남의 큰일’은 전통적 농경사회에는 모내기나 추수 등이 있고, 개인 행사로는 결혼식이나 장례식과 같은 일이다. 당연히 필요한 경비를 서로 갹출했고, 음식을 장만한다든지 운구를 한다든지 육체적인 힘도 보탰다. 근대화와 산업화로 씨족 형태의 농경사회가 붕괴한 뒤에도 부조의 ‘아름다운’ 관행은 살아남았다. 결혼식이나 초상이 나면 사람들이 찾아와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낸다. 문제는 경조사 부조금이 뇌물로 판단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법원은 ‘직무 대가성’에 대해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보자. 서울지방국세청 정모 과장이 토마토저축은행의 세무조사를 마친 수개월 뒤 부친상을 당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의 회장 등이 조의금 1100만원을 냈다. 정씨는 조의금 1100만원이 문제가 돼 해임됐다. 정씨는 억울하다며 복직소송을 냈는데 1심에 이어 지난 1월에 열린 2심에서도 패소했다. 지난해 12월의 사례도 있다. 서울고용노동청 소속 5급 근로감독관은 자녀 결혼식에서 자신이 지도·점검한 기업들로부터 1인당 5만~30만원짜리 축의금 530만원을 받았고, 이 축의금의 성격을 뇌물로 볼 것인가를 두고 법정 다툼 끝에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가 10만원 넘는 축의금만 뇌물죄를 적용했지만, 대법원은 더 엄격하게 5만원 축의금도 유죄로 판단했다. 최근 평균적인 축의금이 5만~1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의아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텐데,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사람으로부터 받았다는 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일명 김영란법)에는 금품수수를 금지해 놓았는데, 경조사 부조금도 금품에 속한다. 다만 제8조에 9개의 예외를 두어 금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부조금의 경우는 ‘직장, 동호인회, 동창회, 향우회, 친목회, 종교·사회 단체의 구성원으로 공직자와 특별히 장기적·지속적인 친분 관계를 맺고 있는 자’로 한정해 두었다.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의기투합해 수십만원짜리 해외브랜드의 넥타이나 목도리를 교환하거나, 수천만원짜리 손목시계를 선물로 받는 경우를 간혹 봤다. 남자들 사이의 의리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검찰의 한 관계자는 “10원도 이론적으로 뇌물이 될 수 있으니 모두 뇌물성 선물”이라고 했다. 상식이 엄격해지고 있다. 흔한 부조금이나 평범한 선물이라도 찜찜하면 돌려줘야 하는 시대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황우여 기자회견 “지방파산제도 도입 검토하겠다”

    황우여 기자회견 “지방파산제도 도입 검토하겠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4일 지방정부의 만성적인 재정 불안 및 부채 누적과 관련해 “지방 재정의 건전화를 강력히 추진하는 동시에 책임성을 높이는 지방파산제도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연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해를 지방정부 혁신 원년으로 삼고 지방자치제도 전반에 걸쳐 개혁과 쇄신을 이루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100조 원이 넘는 지방정부 부채와 72조 원이 넘는 지방 공기업 부채도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제 부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며 국회 지방자치발전특별위원회와 지역별 원탁회의 신설을 제안했다. 특히 황우여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특별·광역시 구의회 폐지, 교육감 임명제, 지방선거(기초의회) 소선거구제 도입을 공식 제의하면서 대선 공약인 기초의원 공천 폐지를 언급, “개방형 예비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여야가 함께 입법화하는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치 개혁과 관련해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정치자금법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정비하고 의원들의 외국 출장에 대한 윤리성도 강화하겠다”면서 “공무원 부패방지법(일명 김영란법)도 원안의 정신을 살려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서비스 개선안에 대해서는 “결코 의료 영리화가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의료비 인상과는 더욱 무관하다”면서 의료서비스 문제 논의를 위한 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 신설 계획을 밝혔다. 청년 취업과 관련해선 “지자체에 청년 일자리 창출과 알선을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하여 정확한 취업 실태를 파악하도록 하고 그에 대해 평가를 해 공천에 반영되도게 하겠다”면서 “’일자리 공시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우여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회견을 통해 올해 국정 운영의 양대 과제로 밝힌 통일 문제 및 경제 혁신을 강력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당 ‘통일위원회’ 강화, 당 부설 여의도연구원 ‘통일연구센터’ 설치 계획 등을 공개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관련해 공기업 및 규제 개혁을 위한 ‘당 경제혁신위원회’ 신설 방침을 밝혔고, 국민 통합 방안과 관련해선 ‘갈등관리기본법’ 제정과 당내 ‘국민갈등조정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황우여 대표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돌풍을 일으키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에 대해서는 “선거는 각 정당이 독자적으로 치러야 한다”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야권 연대를 이룰 가능성을 경계했다. 또 “같은 높이의 연대라면 당을 하나로 하는 게 옳고, 다른 것의 연대는 후유증이 크다”면서 “정책 연대가 아니라 선거만을 위해 연대하는 것은 금단의 사과임을 경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대표는 개헌에 대해 “이를 급격히, 여기에 큰 방점을 두고 당장 추진한다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면서 “헌법은 한번 손대면 30년, 50년, 때에 따라서는 100여 년 넘게 유지돼야 하므로 잘 정리하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헌의) 타이밍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물밑에서 얘기를 나눠야 한다”면서 “(물밑에서)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김영란법’ 2월국회 처리 지켜보겠다

    공직사회의 부패를 척결하고자 정부가 2012년 8월부터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통해 마련했던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일명 ‘김영란법’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심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초 정부가 제출했으나 정무위에 상정한 시기는 지난 12월 6일이다. 이후 법안심사소위로 내려갔지만 단 한 차례도 심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안은 원안에서 상당히 후퇴한 탓에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었다. 그런데도 의원들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 법안 처리에 소극적인 인상을 주고 있는 꼴이다. ‘김영란법’ 원안은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는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법무부 등이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금품수수를 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발해 수정 제출됐다. 직무관련성이 있는 금품수수는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직무와 관련이 없는 금품수수는 과태료만 매기도록 한 것이다. 공무원 등의 금품수수에 대한 직무 관련성을 입증한다는 것이 몹시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기 때문에, 금품수수가 바로 형사처벌의 원인이 되는 원안보다 훨씬 완화된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이상민 의원 등은 ‘김영란법 원안’과 흡사한 법안을 의원발의해 원안 고수의 의지를 밝혔다. 국회에서 정부안과 의원발의안을 병합심리를 하는 과정에서 원안에 더 가까운 법안이 본회의에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정무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해야 이 법안을 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은 “순환출자금지법 개정 등 더 시급한 법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없었다”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청탁 처벌 조항 때문에 국회가 법안처리를 꺼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국회로서는 외려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 격이 아닌가. 2004년 공직선거법에서 국회의원의 경조사 부조를 금지해 이른바 ‘상가(喪家)정치’ 등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다. 홍콩 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티(PERC)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 부패점수는 10점 만점에 6.98로 아시아 선진국 중 가장 부패한 나라다. 싱가포르 0.74, 일본과 호주는 2.35이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세계부패인식지수(CPI) 순위도 3년 연속 하락해 46위였다. ‘김영란법’이 오는 2월 국회에서 꼭 처리돼야 할 이유다.
  • [사설] 공직기강 확립 특단대책 세워라

    공무원들의 공직기강 해이가 위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광주 정부통합전산센터의 일부 직원들은 전산센터 유지보수를 위한 입찰을 앞두고 관련 업체로부터 카드상품권과 성접대까지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복지부의 한 서기관은 민간재단에 사업을 위탁하면서 ‘대외협력비’ 카드 제공을 요구하는가 하면 월 100만원씩 3차례에 걸쳐 300만원을 받아 자녀의 유학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공익 제보 내용이다. 현역 공군 대령은 지하철역에서 성추행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공직부패 및 기강해이 사건에 대해 보다 엄정히 수사해 일벌백계로 다스리기 바란다. 문제는 공직비리나 모럴 해저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도 일시적인 단속이나 수사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사정당국은 고강도 감찰을 하는 등 공직기강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지만 부패 관련 지수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의 순위는 2009~2010년 39위에서 2011년 43위, 2012년 45위로 하락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최근 발표한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뇌물방지협약 이행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지난해 ‘보통 이행국’에서 올해 ‘이행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국가’로 분류했다. 4개 등급 가운데 최하위로, 부패척결 의지마저 의심받는 상황이 된 셈이다. 원자력발전소 납품계약 비리는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공직 부패 사례로 꼽힌다. 부정부패만 줄여도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0.65% 포인트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공직자의 ‘슈퍼 갑질’을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입법이 절실히 요구된다. 일회성 구호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부패 척결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기 바란다. 뇌물과 직무행위 간 ‘대가성’ 입증 조항을 제외하는 등 강력한 내용을 담았던 국민권익위원회의 부정청탁 및 이해충돌방지법안(김영란법)은 정부 의결 과정에서 대폭 후퇴해 비난을 받았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권익위의 원안 취지가 최대한 반영돼 국제사회에 부패 척결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김영란 “김영란법, 원안보다 약해…감사원장 제의 받은 적 없다”

    김영란 “김영란법, 원안보다 약해…감사원장 제의 받은 적 없다”

    김영란(57)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9일 지난달 국회에 제출된 이른바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이 “원안보다 약해진 부분이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이 법이 국회에 제출된 뒤 원안자인 김 전 위원장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법의 원안은 굉장히 초보적인 단계의 부패방지법인데 이런 법조차 거부하는 세력이 있다면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해 8월 입법예고한 원안은 공직자가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처벌을 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하지만 이후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직무 관련성 없이 돈을 받은 경우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수정됐다. 김 전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 아직 부패 카르텔을 통해 이익을 얻는 세력이 이 법을 꺼리고 반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이 법을 반대하는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이 법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회 내에서 원안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후속 입법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만들어 줄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그는 최근 새 감사원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과 관련, “제의받은 적도 없고, 내가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법관으로 재직하면서 내린 많은 판결을 정리해 사회 발전에 도움되는 메시지를 주는 것도 임무”라면서 연구와 강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성역 없는 부패 감시 보도가 더 많아지길/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성역 없는 부패 감시 보도가 더 많아지길/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13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76개국 가운데 45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는 27위에 등재되었다. 지난 7월 한 달간 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보면 국제투명성기구의 조사방식의 모호성과 관계없이 우리나라가 부패한 국가 가운데 하나인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전직 국세청장과 국세청 고위공무원이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었고,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던 전직 대통령과 그의 친인척은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서 숨겨놓은 재산이 밝혀지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 국장이 주가조작 검사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고, 원자력발전소 부품 납품과 관련하여 금품이 오갔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부패 고리를 끊을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이 7월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국회에서 입법절차만 남았다. 그러나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은 지난해 8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입법예고했던 ‘직무 관련성에 관계없이 모든 금품수수를 형사처벌한다’는 방침에서 많이 후퇴하여 이해관계자가 직접 부정청탁을 하더라도 금품이 오가지 않거나 직무관계성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 제재하기 어렵다. 그래서 언론의 환경감시는 법 제정과 관련 없이 살아 있어야 한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5월 18, 19일 이틀에 걸쳐서 “성남시장이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인 ‘나눔환경’에 성남시 청소용역 특혜를 줬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취재하고, 탐사를 통해 특혜의혹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보도에 대해 성남시와 성남시장은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냈지만, 지난 4일 패소했다. 설령 성남시가 아무런 대가 없이 나눔환경에 청소용역을 주었다 하더라도 보도는 정당하다. 통합진보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성남시장 선거과정에서 후보사퇴를 했고, 이후에 통합진보당 관계자가 설립한 청소용역업체가 용역을 맡았다면 ‘특혜’라고 의심받을 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다. 그러나 법으로는 이러한 의혹을 처벌할 근거가 모호하다. 성남시와 나눔환경의 ‘특혜의혹’의 경우 절차상 문제가 없었으며, 금품이 오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권력형 특혜’는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면 대부분 조용히 묻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남시와 나눔환경’ 비판기사와는 사뭇 거리가 먼 기사도 있었다. 서울신문은 7월 22일자에서 골프가 ‘운동·취미보다는 접대·로비수단으로 변질’되어서 공직사회에서 골프를 금지시켰지만, 지난 5년간 공무원 부패는 줄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이유로 실효성 없는 골프 금지령을 해제하여 공무원 골프를 허용하면 ‘매년 1조 9839억원의 경제 파급효과와 5만 4097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한다’는 업계의 주장도 담았다. 그러나 검증할 수 없는 수치를 나열하기보다는 공무원 골프 금지령을 해제하더라도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고 청렴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에 대한 심층기사가 더 절실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2부의 1심판결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판결이었다. 그러나 이제 첫 관문이다. 부패한 권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적자’ 경전철이나 ‘녹차 호수’ 4대강 부실공사와 같이 문제가 있는 곳에 찾아가 탐사하여 의혹을 풀어야 한다. 그래서 서울신문이 진실을 위해 살아 있음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 朴대통령 또 협업 부재 질타… ‘내각 군기잡기’

    朴대통령 또 협업 부재 질타… ‘내각 군기잡기’

    여름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전면쇄신에 이어 6일 국무회의를 통해 내각에 다양한 주문을 쏟아냈다. 하반기 국정운영의 고삐를 다잡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변화, 새로운 도전”이라는 표현을 다섯 차례나 언급했다. 하반기 국정운영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안으로는 그렇게 노력해 나가면서 밖으로는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세계를 상대로 외교력을 넓히며 경제를 살리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대한민국의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고 한다”면서 “앞으로 민생을 위한 강력하고 추진력 있는 정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부 부처 간 ‘협업 부재’ 현상을 또다시 질타했다. 전날 청와대 참모진 교체와 더불어 공직사회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각 부처 장관들이 모인 국무회의 석상이라는 점에서 내각에 대한 ‘군기 잡기’로도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정보 개방과 공유가 부처 간은 물론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행정부와 사법부에 이르기까지 국가 전반에 걸쳐 미흡한 걸로 지적됐다”면서 “특히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보유한 기관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개방하는 건 꺼리면서 다른 기관 정보는 요구하는 이기적 행태가 심각한 걸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에서는 칸막이나 부처 이기주의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된 협업 실천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의 협업 부재 지적은 최근 한 달 동안 벌써 세 번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주택 취득세 인하 문제를 둘러싼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 간 불협화음 문제를, 같은 달 15일에는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 문제와 다문화 정책을 둘러싼 관련 부처 간 엇박자 문제를 각각 거론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공직자들의 ‘처신’ 문제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사초(史草) 증발’ 사태와 원전 비리 등을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사건’이라면서 “국무위원들은 각 부처가 가진 문제점을 바로잡고, 공무원들이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 변화와 도전에 적극 나서서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된 것과 관련, 그는 “이 법을 계기로 모든 공직자가 초심으로 돌아가 공직에 대한 자세와 공직윤리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언급하면서 “상반기 중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틀을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제대로 작동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가 나타나게 모든 부처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후퇴 논란 ‘김영란법’ 1년만에 국회로

    대가성이 없더라도 직무와 관련된 공직자의 금품 수수를 형사처벌하고 부정한 청탁에 대해 과태료를 물리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김영란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8월 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지 1년 만이다. 그러나 직무 관련성에 관계없이 모든 금품수수를 형사처벌한다는 당초의 입법예고안에서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국회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김영란법 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다음 달 초 국회에 해당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제정안에 따라 공직자는 대가성이 없더라도 자신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자신의 지위·직책의 영향력을 통해 금품을 챙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금품 수수에 대해서도 받은 돈의 2배 이상~5배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행 형법에선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 제3자를 통해 공직자에게 청탁을 해 법령을 위반하거나 지위 및 권한을 남용하게 하는 알선·청탁의 경우 청탁한 제3자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제3자가 공직자면 3000만원 이하)를, 청탁을 의뢰한 이해 당사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각각 물어야 한다. 부정 청탁을 들어준 공직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는다. 차관급 이상 공무원, 광역·기초자치단체장, 교육감, 공공기관장 등 고위 공직자가 새로 임명되면 이해관계가 있는 고객의 재정 보조, 인허가, 조세 부과, 수사 등의 직무 수행에서 배제된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이해당사자가 직접 부정청탁 제재 없어

    ‘과잉처벌’ 논란을 일으키며 1년 가까이 우여곡절을 겪은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김영란법) 제정안이 일단 마무리됐다. 논란의 핵심이었던 ‘금품 수수’ 부분에 대해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내놓은 조정안을 그대로 반영했다. ‘금품을 수수한 모든 공직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원안에서 ‘직무와 관련되거나 그 지위·직책에서 유래하는 영향력’이 인정될 경우 형사처벌하는 안으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역시나 후퇴’ 말이 있지만, 기존의 법률로는 처벌이나 제재가 불가능한 각종 공직 비리를 다룬다는 것은 인정할 만하다. 특히 공정한 업무를 막는 부정 청탁에 대해 형사처벌로 제재한다. 공직자가 부정 청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이 발각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다른 공직자에게 부정 청탁을 한 공직자에게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공직자의 비밀 이용 금지’ 조항도 강화했다. 이날 의결된 법안에는 비밀을 이용해 자신이나 제3자가 재산상의 이익을 얻게 한 공직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부패방지 및 권익위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에 있는 것을 옮겨와 김영란법의 처벌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를 위해 ‘부패방지법’ 개정도 함께 추진 중이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어길 때에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신고자의 인적사항이나 이를 추정할 수 있는 사실을 공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를 신고한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권익위 측은 “이 법안은 부패행위에 대한 사각지대까지 통제하고 있어 공직사회에서는 ‘혁명’으로 여겨진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여전히 빈틈이 남아 있다. 특히 김영란법의 핵심이라는 조항에서 모순이 발견된다. 차관급 이상 공직자,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 등 고위 공직자는 임용 전 3년 동안 이해관계를 맺었던 고객과 관련된 재정보조·인허가·감사·조세·공사계약·수사 등의 업무를 2년 동안 맡을 수 없도록 했다. 자치단체장을 이 같은 업무에서 어떻게 배제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불거진다. 반대로 지역에서 사업을 했던 사람들은 자치단체장과 관계있다는 이유로 공공사업에서 제외되는 역차별 논란도 나올 수 있다. 또 이해 당사자가 직접 부정 청탁을 하는 경우에는 제재 조항이 없다. 권익위 측은 “집단민원이나 고질민원 때문에 처벌 조항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민원들은 현행법으로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다. 만약 이것을 공직자가 해결해 주었다면 법령을 어긴 부정 청탁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 같은 빈틈을 인정하면서 “8월 초 국회로 넘겨 추가로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부패공화국 오명 씻는 ‘김영란 법’ 되도록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이 어제 국무회의를 통과해 새달 초 국회로 넘겨질 것이라고 한다. 제정을 추진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을 따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법이다. 입법예고 당시만 해도 기존 법률로 처벌이 어려웠던 공직 비리의 범위를 넓혀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처벌 의지의 후퇴 논란을 빚으며 실효성이 낮아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법안을 처리해야 할 입법부 일각에서 과도한 처벌이라는 목소리가 또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 여야가 법안 심의 과정에서 당초 취지를 약화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회는 국민의 여망을 좇아 실질적 공직 비리 척결법이 될 수 있도록 보완하기 바란다. 논란의 핵심은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의 처벌이었다. 정부 최종안은 국무총리가 중재에 나서는 우여곡절 끝에 대가성이 없더라도 공직자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자신의 지위·직책의 영향력을 통해 금품을 챙긴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금품 등을 수수했을 때는 받은 돈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형법의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실효성 논란은 있지만, 정부안이 국회에서 원안대로만 통과된다고 해도 공직사회의 청렴의식을 끌어올리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이다. ‘김영란법’은 행정기관은 물론 입법기관인 국회에도 적용된다. 지역구 유권자의 온갖 청탁에 시달리는 것이 국회의원의 현실인 만큼 법 시행이 걱정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정 공무원이든, 국회의원이든 공직자 보호법으로 이 법이 갖는 기능에 주목해야 한다. 법안은 공직자의 청렴한 공직 수행을 방해하는 청탁이나 알선 행위에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해당사자의 부정한 청탁을 방지하면서 공직자 스스로 외부 청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국회는 이런 법 정신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 법에 대한 국민의 잠재적 기대는 여전히 식지 않았다고 본다. 다만 선거판에서 설렁탕 한 그릇을 얻어 먹은 민간인에게는 그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물리는 나라에서 공직자가 부정한 돈을 받았다면 당연히 100배 이상을 토해 내게 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국민정서일 것이다. 역대 국세청장 18명 가운데 각종 비리로 사법처리되거나 불명예 퇴진한 사람이 8명이나 된다는 뉴스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나. 부패공화국이라는 오명(汚名)을 후손들에게까지 물려주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제 국회의원들의 손에 달렸다.
  • 김영란 법, 국무회의 통과…어떤 내용 담겼나

    공직자가 대가성이 없더라도 직무와 관련한 금품을 수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또 금품이 오가지 않더라도 제3자가 개입한 부정청탁이 적발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이른바 ‘김영란 법’을 30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기존 법률로는 처벌 및 제재가 불가능했던 공직비리를 겨냥해 처벌 범위를 넓혔다. 이날 의결된 김영란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대가성이 없더라도 자신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자신의 지위·직책의 영향력을 통해 금품을 챙긴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금품 등을 수수했을 경우에는 받은 돈의 2배 이상∼5배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현행 형법의 한계를 보완한 부분이다. 제3자를 통해 공직자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는 행위도 제재 대상이다. 청탁한 제3자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제3자가 공직자면 3000만원 이하), 청탁을 의뢰한 이해당사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부정청탁을 들어준 공직자는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는다. 여기서 부정청탁이란 공직자가 법령을 위반하게 하거나 지위·권한을 남용하게 하는 청탁·알선을 뜻한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또 차관급 이상 공무원, 광역·기초 자치단체장, 교육감, 공공기관장 등 고위공직자가 임명되면 이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고객의 재정보조, 인허가, 조세 부과, 수사 등의 직무 수행에서 배제된다. 공직자가 되기 전 몸담았던 민간기업 등에 특혜를 줄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밖에 직무 관련자에게 사적 자문 제공, 직무 관련자와의 금전차용·부동산·용역·공사 등 거래행위, 고위공직자·인사담당자 가족의 소속·산하기관 특별채용, 고위공직자·계약담당자 가족과 소속·산하기관의 수의계약 체결, 부하직원의 사적 노무 동원, 부동산 개발 등 직무상 비밀 이용 등이 금지된다. 이같은 법안은 다음달 초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그러나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모든 금품수수를 형사처벌한다는 당초의 입법예고안에서 후퇴했다는 비판과 함께 여전히 ‘처벌과잉’이란 불만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어 앞으로 국회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부정청탁 금지 ‘김영란 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

    [주말 인사이드] 부정청탁 금지 ‘김영란 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

    ①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모든 공직자는 직무 관련 여부에 상관없이 형사처벌한다. ②모든 금품수수 행위는 수수액의 5배 이하 과태료를 문다. 단 직무와 관련 있거나 사실상 영향력을 통한 수수는 대가와 관련이 없더라도 형사처벌할 수 있다. ①번과 ②번 사이에서 차이점이 느껴지십니까. ①번을 보면, ‘모든’과 ‘형사처벌’의 조합이 굉장히 강력해 보이죠. ②번에서는 형사처벌이 과태료로 수위가 떨어졌습니다. 형사처벌 대상은 일부로 제한됐고요. 얼마 전 언론에서 떠들썩하게 다룬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얘기입니다. 지난해 8월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면서 내놓은 법안인데요. ①번이 원안이었는데, ‘과잉 처벌’ 논란이 일면서 입법 작업이 1년 가까이 지체됐습니다. 결국 최근 총리 중재안으로 ②번을 채택했죠. ‘다소 낮아진 수위’를 두고 누더기 법안이 됐네, 의지가 후퇴했네 등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전부일까요? 실제로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부정부패 척결 시늉만 낸 것처럼 말하지만, 공직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면서 바들바들 떨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체감도가 다른 걸까요. 대체 이 법안의 진실은 무엇이고 어떤 오해가 있는지,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자, 먼저 용어 설명부터 해보겠습니다. 법안 이름에 있는 ‘부정청탁’은 언뜻 알겠습니다. 공직자가 불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도록 ‘옆구리 찌르는’ 것이죠. 그런데 ‘이해충돌’은 감이 잘 안 옵니다. 이게 미국 공직자 윤리법에 있는, ‘컨플릭트 오브 인터레스츠’(Conflict of Interests)를 그대로 해석한 것이라 어색하죠. 공직자가 자신의 사적 이익이나 관계를 이용해서 공정하고 청렴한 업무 수행을 못하게 되는 상황을 일컫습니다. 어떤 행동으로써 공직자 자신이나 가족, 친지가 이득이나 혜택을 봤다면 ‘이해충돌’에 속하는 겁니다. 권익위가 내놓은 이 법안은 총 6장 35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2장이 ‘부정청탁의 금지 등’(3개 조)에 관한 것이고, 3장은 ‘금품 등의 수수 금지 등’(4개 조)을 내용으로 합니다. 4장이 ‘이해충돌’을 다루는데, 15조부터 24조까지 무려 10개 조항이 담겼습니다. 그런데 왜 ‘금품 수수’에 관한 것만 언론에 부각됐을까요. 금품 수수에 대한 처벌 조항에 ‘3년 이하 징역’ 같은 꽤 센 내용이 있기 때문이죠. 그동안 공무원 금품 수수에 대해서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모두 인정된 경우에만 형법상 뇌물죄로 처벌했습니다. 권익위는 예외 없이 ‘3년 이하 징역 또는 수수 금품 5배 이하 벌금’에 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무원 상당수가 반대하고 나섰죠. “애가 아파 수술할 지경에 놓였는데 절친한 지인이 병원비에 보태라면서 200만원을 주었다면 징역을 살아야 하나”라는 논리였습니다. 법무부의 논리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입법을 할 때 고려해야 하는 ‘과잉금지 원칙’입니다. 양쪽 의견을 절충해 결국 총리 중재안이 나온 것이죠. 과연 대법원 대법관까지 거친 김 전 위원장이 이것을 고려하지 않았을까요. 권익위 관계자들은 당시 분위기를 이렇게 전합니다. “우선 강력한 내용으로 밀어붙인 뒤에 접점을 찾아나가자. 어느 정도 물러서도 애초에 원하는 만큼을 얻을 수 있다.” 권익위에서는 “후퇴 논란은 억울하다”고 울상이지만 속으로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한 사회부처 고위 공무원은 이 법을 두고 “부패의 사슬을 끊는 것과 더불어 공무원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되는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기도 하니까요. ‘금품수수’에 앞서 명시된 조항이 ‘부정청탁’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김 전 위원장의 법 제정의 의도에는 공직자가 청탁을 거절하고 싶을 때 활용하도록 하는 것도 있습니다. 한 사회부처 사무관은 3만원짜리 화장품 세트를 받은 경험을 들면서 “껄끄러운 청탁을 거부할 이유가 생겼다”면서 반색합니다. 대부분 공직자가 이 부분에서는 같은 반응입니다. 한편 우리 국민도 이 조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아시나요. 공직자에게 직간접적으로 청탁을 했다가 딱 걸리면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국민에게는 ‘공직자의 청렴하고 투명한 직무수행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책무가 있으니까요. 금품수수와 부정청탁 모두 중요하지만, 이해충돌 분야야말로 이 법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자행됐던 공직사회의 모든 부정부패 항목이 이 부분에서 거론됩니다. 공직자윤리법과 전관예우금지법에는 퇴직자 취업제한과 국가기관 사건수임 금지 조항이 있죠. 고위공직자가 퇴직 후 일정 기간 동안 퇴직 전에 맡았던 업무나 기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인데요. 이해충돌 방지법에는 그 반대되는 상황을 언급합니다. 아무래도 업무를 할 때 부정청탁이나 금품수수, 이권 개입 여지가 농후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한 경제부처 공직자는 규정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개방형직위라는 것이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만든 자리인데 전문가의 공직 임용에 제한을 두면 되겠느냐”고 의문을 드러냅니다. 이 규정에 단서 조항이 있긴 합니다. ‘국가의 안보·경제 등 공익증진 또는 민간부문의 전문성 활용 등을 이유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허용된 경우’입니다. 조금 애매하죠?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해충돌 부문에서 열쇠말과 같은 것이 바로 ‘채용’과 ‘계약’입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공공기관에서는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대놓고 가족을 채용하거나, 가족이 있는 사업체가 공공기관 공사 계약을 따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거죠. 이렇게 대놓고 이익을 챙길 수 있냐고요? 공직자들에게 물어보면 실제 사례가 속출합니다. 한 지자체 의회 의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A사업체의 대표 자리를 부인에게 넘겨 놓고는 지역 건설공사를 A사가 수주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외압을 넣는가 하면, 다른 지자체 고위직은 자신의 자녀를 채용하기 위해 채용 공고부터 절차까지 자녀에게 유리하게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그 자녀는 많은 이들이 꿈꾸던 7급 공무원이 됐고, 지금도 잘 근무하고 있다죠. 이 법이 제정되면 이런 공직자는 앞으로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합니다. 이렇게 ‘김영란법’은 예상 가능한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대해 다루고 처벌 조항을 덧붙여 놓았습니다. 과태료 처벌이 공무원들에게 얼마나 심리적 부담감을 주는지 궁금하시죠? 안전행정부는 “과태료를 물게 되면 일단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면서 “여기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으면 향후 승진과 승급에 지장을 받는 등 여러 불이익이 뒤따라 공무원에게는 치명적”이라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홍보 부족입니다. ‘금품 수수 시 처벌’만 조명하고 있어 실제 법안의 내용과 수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충남 지역 지자체의 한 공무원은 “친족이 같은 지역에서 사업하는 공무원은 다른 지역으로 떠나야 하느냐”고까지 묻습니다. 안행부 관계자는 “법 체계상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윤리법, 형법 등에 이 법안까지 얹혀 과잉입법 논란도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영란법’에서 법 조항이 충돌할 경우 더 강력한 처벌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옥상옥’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겁니다. 이 법안은 다음 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금품수수 외에 다른 조항이 삭제되거나 처벌 수위가 조정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공무원 자기돈으로 골프 쳐도 직무관련자 있으면 신고해야

    공무원 자기돈으로 골프 쳐도 직무관련자 있으면 신고해야

    Q. 평소 전화로만 대하던 공직유관단체에서 감독부처 공무원과 친선 도모를 위해 주말 골프를 예약했습니다. 골프 접대는 금전이나 선물이 아닌데 응해도 되는지요. A. 골프 접대, 교통, 숙박 편의 제공이 모두 향응에 포함됩니다. 각자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직무 관련자와의 골프는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해야 할 대상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공직자 행동강령 사례집’에 나온 질의응답 내용 가운데 하나다. 청와대가 공직사회에 암묵적으로 내렸던 ‘골프금지령’을 최근 해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골프와 관련한 공무원 행동강령은 이처럼 생각보다 엄격하다. 권익위는 공직자 행동강령 14조에서 규정한 ‘금품 등을 받는 행위의 제한’에 골프도 포함된다고 명시했다. 예컨대 직무 관련자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는 행위는 명백한 위반사례다. 실제 국세청 등은 비용을 자신이 내도 직무 관련자와의 골프는 반드시 보고하도록 내부 지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공무원의 골프 문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더욱 예민한 당면 문제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관폐’로 꼽히는 접대 골프와 내기 골프 등의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24일 여름 휴가철 공직 기강 강화를 당부하면서 골프 문제에 대한 주의를 강조했다.정 총리는 이날 국무조정실과 총리 비서실 간부회의 자리에서 “골프도 칠 수는 있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자비 부담으로 엄격히 한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골프 해금이 자칫 공무원들을 해이하게 하고, 민폐를 끼쳐 원성을 사는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권익위의 사례집에는 환경업체로부터 해외 골프를 접대받은 지자체 민원실장과 제약업체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국립병원 전문의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환경업체는 민원실장과 유해물질 배출과 관련한 민원으로 알게 된 사이였고, 제약업체는 해당 국립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관계였다. 공직자 행동강령에서 골프 접대의 범위는 직접 골프를 치는 행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직자가 직무관련 단체에 골프장 예약을 요구하는 행위는 물론, 비용을 회원가로 할인받는 행위도 행동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권익위는 설명했다. 사례집에는 실제 모 중앙행정기관 국장 등 간부공무원 6명이 유관기관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가명으로 예약을 요구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소개됐다. 한 관계자는 “부킹을 요구하는 것은 편의를 제공받길 바라는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러모션’ 차원에서 받은 골프장 무료회원권도 당연히 행동강령 위반 사항이었다. 모 재외공관장은 한국기업으로부터 받은 골프회원권 때문에 문제가 됐다. 그는 마케팅용으로 나온 회원권을 되돌려주기도 어려웠고, 심지어 골프도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주의 처분을 피할 수 없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7월에 생각나는 것들

    [김일수 樂山樂水] 7월에 생각나는 것들

    7월은 고향 마을 청포도만 익어 가는 계절이 아니다. 우리 헌법의 의미를 되새기는 제헌절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비록 지금은 공휴일도 아니지만, 제헌절을 통해 헌법적 가치의 울림을 가슴속에 되새기는 일은 시민사회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두말할 것도 없이 헌법을 구성하는 두 기둥은 권리장전과 통치기구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이미 오래된 국가철학에 따르면 통치기구의 구성과 역할 분담도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보호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물론 헌법이 제정된 지 반세기를 훨씬 뛰어넘었고, 그 사이 한 세기는 가고 새로운 세기가 도래했다. 정치적·경제적 역학관계의 변화에 따라 수차례의 헌법 개정이 있었고, 개정의 필요성은 오늘도 정치적 현안 중 하나다. 비교적 변화가 없어 보이는 기본권의 의미조차 시대의 흐름을 좇아 강조점이 변하고 있다. 계몽기 이전 종교 권력이 지배하던 시대를 제외한다면 이 땅 위에 절대적인 것은 없어 보인다. 인권 내지 기본권의 역사에서 큰 줄기는 절대권력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확립하는 일이었다. 그 맥락에서 기본권의 중점은 그 후로도 주로 국가권력에 대한 개인의 방어권에 치우쳐 왔다. 그러나 시민사회가 발전하고 민주정치가 성숙하면서 개인의 자유에 바탕을 둔 사회질서가 확립되자 시민들은 점차 국가권력을 더 이상 시민적 권리들에 대한 위협인자로 간주하지 않게 됐다. 오히려 국가권력을 대내외적인 위협으로부터 시민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는 힘으로 인식하게 됐다. 지난 수십년간 전 세계적으로 생산과 시장의 글로벌화, 노동시장과 사회적 관계의 유연화, 핵가족화로 인한 전통적 유대와 보편적 공동체 정신의 약화 그리고 고도의 개인주의 및 다원주의의 확산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증폭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 결과 더 많은 안전을 향한 노력들이 이젠 안전을 다른 사회적 가치나 목표의 우선순위에 놓고, 시민생활과 정치생활의 일상을 지배하는 국면으로 나아가고 있다. 안전이라는 목적을 위해 계몽기 이래로 법치국가 전통에서 우위를 점했던 개인의 자유에 특별 희생이 요구되기도 한다. 헌법적 가치관에 나타난 이 같은 변화는 헌법의 구체화 규범인 형사법의 영역에서도 더욱 세차게 소용돌이 치고 있다. 전통적인 근대 형법은 자유의 틀 안에서 안전을 추구해 왔지만, 후기 현대의 안전형법·예방형법은 안전의 틀 안에서 자유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논쟁이 되고 있는 ‘김영란법’을 예로 들면 더 실감이 갈 것이다. 이 법안은 공무원이 직무 관련성도 없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이른바 스폰서로부터 대가 없이 금품을 받더라도 처벌받게 된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청렴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이 법안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안전형법·예방형법의 틀에서 보면 그와 같은 주장도 일리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전통적인 법치국가 형법은 개인의 자유를 위해 국가형벌권을 최소한·최후수단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형법은 피해자 없는 일탈행동이나 사회윤리 위반을 형법의 소관 사항에서 배제한다. 혹여 개인의 자유적 기본권의 포기할 수 없는 본질적 한계선을 넘어갈까 두려운 탓이다.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형사법을 이 한계선 너머로 팽창시키려는 시도가 빈발하고 있다. 외교, 학문, 예술, 윤리, 사적 영역에까지 형법 수단을 과도하게 투입하려 한다. 청렴의 도를 확립하기 위해 형법을 전진 배치하려는 시도는 정책적으로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행정법적 징계벌을 강화하고 엄격히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면 형법 수단의 투입은 절제돼야 한다. 안전·예방에 몰입한 이들은 자유의 울림에 귀 기울여야 하고, 자유의 정신에 심취한 이들은 안전의 울림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느 일방의 절대화는 헌법의 정신과 맞지 않는다.
  • [손성진 칼럼] 원전비리, 그리고 ‘김영란법’

    [손성진 칼럼] 원전비리, 그리고 ‘김영란법’

    보면 볼수록 한심하고 어이가 없는 게 원전 비리다. 원전 관리자의 집에선 억대의 돈다발이 연이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방사성물질을 다루는 원전에 엉터리 부품을 쓴 위험천만한 짓에 대한 보답이다. 그것은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한 수탈 행위다. ‘천인공노’(天人共)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이러니 한국은 ‘부패공화국’이라는 불쾌한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부패인식지수는 세계 45위다. 아프리카 국가들도 몇몇은 우리보다 낫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부끄러운 뒷모습이다. 원전 비리를 보면 뇌물죄의 형량을 더 높이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뇌물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세계 각국은 형량을 높여가는 추세다. ‘관시’(關係)의 나라 중국에서도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웬만한 뇌물죄에는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한다. 희대의 뇌물 스캔들 ‘원멍제’(?夢杰) 사건에서는 사형 선고를 내려 경종을 울렸다. 뇌물사범에게 은전(恩典)을 베풀다시피 했던 우리 법원도 ‘솜방망이’ 비난을 더 듣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몇년 전 대법원은 적극적으로 요구해 5억원 이상을 받은 공무원을 살인죄인처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 법무부가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금지 및 이해충돌 방지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법안의 핵심은 공무원이 직무 관련성이 없는 사람이라도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즉, 특별한 대가 없이 도움을 주는 ‘스폰서’에게서 금품을 받더라도 처벌하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법무부는 형사처벌에 반대한다. 사실 ‘스폰서’는 검찰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었다. 건설업자가 ‘전현직 검사 57명에게 금전과 향응을 제공하고 성상납을 했다’고 폭로한 게 몇년 전이다. 이런 검찰의 상급 부처인 법무부의 주장이라서 설득력이 더 떨어진다. 친인척, 사업하는 친구, 지인, 대기업 등에서 금품을 받아 사회관계를 유지하는 데 써온 검사들이 많았고 지금도 있을 터이다. 도움을 준 스폰서들은 결정적인 계기가 되면 반대급부를 요구한다. 금품과 향응에 공짜는 없다. 스폰서는 거악(巨惡)의 씨앗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가벼이 볼 것이 아니다. 원전 비리에도 스폰서 관계가 없었을 리 없다. 법무부는 이 법안이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한 과잉입법이라고 주장한다. 과잉금지의 원칙은 헌법에 규정돼 있다.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다. 학설에 따르면 이 원칙에는 네 가지 요건이 있다. 입법 목적의 ‘정당성’, 목적 달성을 위한 방법의 ‘적합성’, 입법 피해의 ‘최소성’, 입법으로 보호하려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의 ‘균형성’이다. 이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하고 그러지 않은 법률은 헌법에 위배된다. 따져보자. 우선 과잉금지의 원칙은 토지거래를 제한한다든가 하는 기본권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 김영란법은 기본권과 관련이 없다. 공무원의 뇌물수수를 규제하는 것이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그건 제쳐놓고 네 가지 요건을 보자. ‘정당성’과 ‘적합성’에는 이론의 여지가 적어 보인다. 김영란법이 달성하려는 깨끗한 사회라는 공익이 공무원의 사익보다는 물론 크니 ‘균형성’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문제는 최소성이다. 법무부는 형벌 대신 과태료를 부과하자고 한다. 형벌의 예방 효과가 훨씬 클 텐데 말이다. 과태료는 해야 할 일을 게을리할 때 내리는 행정벌이다. 법무부는 금품수수를 공중도덕을 위반한 것쯤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이렇게 보면 형사처벌 조항이 헌법 이념이나 국민의 눈높이와 충돌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실에서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해 형벌 대신 과태료로 결정했다는데, 이 법안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이제라도 다시 원안으로 돌아가야 한다. 총리가 안 된다면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sonsj@seoul.co.kr
  • [사설] 반부패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 불식시키길

    국제투명성기구가 우리나라 등 세계 107개 국가의 국민이 가진 부패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조사한 ‘2013 세계부패 바로미터(Global Corruption Barometer, GCB)’를 어제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의 반부패 정책에 대해 면접조사에 응한 국민 1500명이 보인 인식이다. 조사대상자의 56%는 정부의 반부패 정책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대답했다. 직전 조사인 2010년 조사 당시 54%보다 2% 포인트 높다. 뇌물 제공 경험도 3%로 나타나 2010년도 조사 때의 2%보다 늘어났다. 부패한 분야로는 정당과 국회가 1, 2위로 꼽혀 2010년과 비슷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의 반부패 정책에 대해 실패로 평가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의 인식도 비슷했다. 공공영역과 정치부문의 부패 정보를 가진 전문가들의 인식을 반영한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 45위로 전년도보다 두 단계 추락했었다. 이번 조사는 또한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시스템과 반부패 시스템이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혈연·지연·학연으로 뒤엉킨 부패친화적 문화에서 벗어나 공정한 인사, 투명한 행정정보 공개, 엄격한 법집행을 해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정부 3.0’으로 상징되는 행정정보 공개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행정정보가 민간에 공유되면 그만큼 공직사회의 비효율성도 드러나고 행정효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나머지 부분에선 개선의 기미가 미약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화합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인사청문회 대상자들에 대한 밀봉·불통 인사 논란에 휘말려 인사 쇄신을 해야 할 정권 초기를 허비하고 말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공직사회 부정부패를 근절하라는 여론도 외면하고 있다. 공무원이 대가성 없는 금품이라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 형사처벌하자는 이른바 ‘김영란법’은 과잉금지 사유를 내세워 대가성이 없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흐지부지되고 있다. 공무원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금품을 건네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투명한 행정정보 공개 못지않게 도덕성을 확립할 수 있는 제도 보완과 법 집행이 중요한 국정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대가성 없어도 금품수수땐 공직자 형사처벌

    대가성이 없더라도 공직자가 직무 또는 그 지위·직책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3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의한 ‘부정청탁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둘러싼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해 공직자의 금품수수에 대해 대가 관계가 없더라도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형사처벌 조항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정홍원 총리가 지난 2일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과 법무 장관을 대신한 국민수 법무 차관을 집무실로 불러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부처 간 이견을 보여 온 해당 안건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조정안은 법무부의 반대로 빠졌던 형사처벌 조항을 추가했다. 그러나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금품 수수에 대해서는 과태료만 부과하기로 해 원안 후퇴 논란은 여전하다. 당초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모든 공직자를 형사처벌한다”는 입법예고를 내놨다가 법무부 등의 반대로 1년 넘게 법안을 묵혀 왔다. 부처 협의과정에서 법무부는 “대가성 없는 일체의 금품수수에 대한 형사처벌이 과잉입법으로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며 반대해 왔다. 특히 지난달에는 법무부의 주장에 따라 “직무 관련을 불문하고 공직자가 금품을 수수했을 경우 수수금품의 5배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선으로 완화하기로 정부안이 후퇴했었다. 형사처벌조항이 빠진 정부안에 대해 “공직자들의 입맛에 맞춘 누더기 법안”이란 비판이 거셌다. 그동안 공무원들이 금품이나 향응을 받더라도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형사 처벌을 할 수 없어 공직사회의 도덕불감증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컸다.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의 김영란법 제정안을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용두사미 ‘김영란법’, 공직부패 척결 되겠나

    공직 사회의 부패를 척결하겠다며 정부가 추진한 이른바 ‘김영란법’이 실효성은 사라지고 상징성만 남는 방향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취지가 크게 훼손된 법안이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주창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은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이 없는 사람에게 대가성 없이 소액의 금품을 수수하거나 향응을 받은 것만으로도 형사처벌되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하지만 법무부를 거치며 형사처벌 조항이 사라지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쪽으로 멀찌감치 후퇴한 것이다. 정부는 법을 어기면 과태료에 그치지 않고 소속 부처 및 기관 징계위원회 회부를 의무화했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법안은 처벌에 중점을 둔 게 아니라 오히려 관용의 여지를 넓혀 놓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공직자가 박봉에 시달린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대우도 좋아지고 직업적 안정성은 더욱 높아져 우리 사회에서 가장 선망받는 직종으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공직 사회에 ‘김영란법’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결코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법안이 글자 그대로 용두사미가 된 것은 법무부가 공직자가 연관된 일체의 금품수수에 대해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는 것이 과도한 규제라며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직자의 부패로 말미암은 국민의 고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기관이 권익위다. 이런 기관이 앞장서서 입법을 추진한 것은 그야말로 충격 요법이 아니고는 부패를 막을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의 결과라는 사실을 법무부는 알아야 한다. 법안의 후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각계에서 원안 고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김영란법’의 후퇴는 공직 사회의 부패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의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공직 사회의 각종 부패 양상을 특단의 조치 없이도 정화할 수 있다고 믿는 듯한 정부의 인식은 더욱 걱정스럽다. 이제라도 정부는 법안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손질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정부안은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2건의 부정청탁 금지 법안과 경쟁해야 한다. 의원 입법인 이 법안들은 정부안보다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안이 당초 기대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칠 경우 공직 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더욱 추락할 것이다.
  • ‘김영란법’ 결국 용두사미 되나

    공직사회의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강도 높게 추진했던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24일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입법예고됐던 김영란법 원안은 공무원이 직무 관련성이 없는 사람에게 금품 등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징역 또는 벌금형을 받도록 했지만, 정부 합의안은 형사처벌 조항은 삭제된 채 지난 11일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됐다. 이는 법무부가 일체의 금품수수를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반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법안 핵심 중 하나였던 ‘금품을 수수하거나 부정 청탁을 받은 공무원은 직무 관련성을 불문하고 처벌한다’는 내용은 유지됐지만, ‘형사처벌’ 조항은 사라졌다. 대신 상황별로 3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및 받은 금품의 최대 5배까지 과태료를 물린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권익위는 “공직자가 부정청탁금지법을 어겼을 때 과태료 부과에 그치지 않고 소속 부처 및 기관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처벌을 받도록 의무화했다”면서 “공무원은 징계를 받는 것만으로도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징계 의무화 조항이 형사처벌과 같은 부패 예방 및 근절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미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쪽에서는 원안의 핵심 내용이 모두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기철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차장은 “형벌과 같은 효과를 가졌다고 해서 과태료만을 적용하는 것은 부정부패를 일벌백계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혁 경실련 정치입법팀 간사는 “과태료만 부과하는 것은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단순히 질서를 위반한 경미한 사안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국회에는 김영란법과는 별도로 일부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부정청탁금지법 2개가 제정법안으로 등록돼 있다. 김영란법보다 강도가 높은 두 법안은 지난 17일 정무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돼 있어, 9월 정기국회에서는 정부안과 함께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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