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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만 날리는 인천 클린센터

    금품 수수 자진 신고로 공직자 자정을 유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클린센터’에 신고 사례가 드문 데다 그나마 대개 물품이어서 제도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민원인들로부터 받은 금품을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감사실 내에 클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대통령령에 의거한 공무원 행동강령으로 2003년 도입됐다. 하지만 신고된 금품을 보면 현금은 거의 없고 저가의 상품권이나 과일, 축·수산물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천시 클린센터에는 2011년 5건에 830만원, 2012년 12건 520만원, 2013년 6건 160만원, 지난해 5건 450만원 상당의 금품이 신고됐다. 하지만 4년간 신고된 금품 가운데 현금은 5만원에 불과하다. 부평구의 경우 2011년에 한 건도 없었고 2012년 8건 70만원, 2013년 23건 320만원, 지난해 4건 100만원 상당의 금품이 클린센터에 접수됐다. 역시 현금은 6만원 한 차례에 그쳤다. 계양구는 2012년과 2013년 단 한 건도 신고되지 않았고 2011년 10만원짜리 상품권 1건, 지난해는 3건에 100만원의 물품이 접수됐다. 종류는 과일과 지갑, 기프트카드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시 관계자는 “최근 수년 새 시민 및 공직자들의 의식 변화로 금품 수수 관행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물품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는 우리 사회의 정 문화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물품을 주고받는 사례도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 기초의회 의원은 “공직자 금품 수수 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상당 부분 신고되지 않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큰 금액의 경우 과연 누가 신고를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김영란법과 언론의 자유’…한국언론법학회 긴급 토론회

    사단법인 한국언론법학회(회장 문재완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18일 오후 3시 한국프레스센터 11층 언론중재위원회 교육강의실에서 ‘일명 ‘김영란법’과 언론의 자유’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긴급 토론회를 마련한 계기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그 위헌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법을 전공하는 언론학자와 법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사)한국언론법학회의 이번 토론회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관점에서 김영란법의 입법취지와 언론의 자유와의 상관성, 언론의 자유 침해 여부, 입법취지를 유지하는 개선방향 등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논의한다.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진행될 긴급 토론회에서는 이인호 교수(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사회로 김종철 교수(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심석태 기자(SBS), 윤성옥 교수(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지성우 교수(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황성기 교수(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가 토론을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연줄과 신평판 사회/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연줄과 신평판 사회/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울신문의 또 다른 기획 뉴스 특집 ‘신평판 사회’가 제시하는 울림이 적지 않다. 현재 우리 사회가 실력이나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인맥과 학벌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들이 능력에 우선하는 문화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특정 인맥이 주도하는 연줄 중심 사회가 강한 힘을 발휘해 왔다. 가령 매번 특정 정권을 기술하는 상징어들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소멸해 갔다. 이는 특정 지역이나 학교, 모임 등에서 파생된 근거리 커뮤니케이션의 구조가 폐쇄적으로 기능하게 되면서 나타나게 된 부작용이었다. 연줄이 있거나 아는 사람들끼리만 소통하고 주요 의제를 결정하는 연줄 중심의 사회는 유유상종 사회, 다시 말해 끼리끼리 사회의 속성을 갖는다. 물론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객관화된 평가와 공개된 기회 제공 등의 측면에서는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실력이 있는 인재나 가치 있는 상품 또는 서비스보다는 그렇지 않은 대안을 선택하게 되는 딜레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잠재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평판 사회로 빠르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신평판 사회는 최근 법안이 통과된 김영란법과도 밀접하게 연계된다. 부정부패는 공식적인 기준이 아닌 비공식적인 인간 관계를 통해 시작되고 확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사회가 제공할 수 있는 기회와 성과를 객관적 능력이 검증된 인재 기준보다는 인맥 등의 연줄을 통해 결정하게 될 때 사회의 비효율성이나 비용 규모는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정당하지 못한 기준이나 사람을 통해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그 대가를 누군가에게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정부패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최근 인기 있는 방송 프로그램인 ‘K팝스타4’를 살펴보면 다양한 음악 분야 인재들이 등장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음악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 참가자들은 제각기 갖고 있는 음악적 능력을 공개된 방식으로 평가받고 조언을 듣는다. 이들은 오직 실력과 재능을 통해서만 평가되고 한 계단 한 계단 성장의 문턱을 넘게 된다. 참가자나 평가자, 시청자 모두 성장하는 이들에게 환호와 사회적 인정이라는 선물을 보낸다. 개인의 사회적 평판이나 능력은 권력자와의 물리적 거리가 가깝다고 만들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또는 기득권이라는 시스템에서 재생산되는 것만도 아니다. 오히려 공개 평판 시장에서의 검증을 통해 인정되고 권위가 부여되는 것이다. 이제는 능력 있는 인재들이 다양한 사회 부문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신평판 리더십의 사회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야 사회 구성원들 간의 소통도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서울신문의 신평판 사회 기획은 시의적절했다. 스포츠에서부터 정치, 사회 등 다양한 분야별 능력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서울신문 기획 기사들은 더욱 가치가 있다. 다만, 해외 사례의 소개나 관련 데이터 제시 등은 추후 보완되고 추가돼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도 계속 신평판 사회 기획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 기업 접대비 매년 증가… 은행·보험사 많이 쓴다

    기업 접대비 매년 증가… 은행·보험사 많이 쓴다

    국내 기업들이 쓴 접대비가 2013년에 처음으로 9조원을 넘어서는 등 매년 늘어나고 있다. 최근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세법에서 비용으로 인정하는 접대비 한도를 깎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쓰는 접대비는 업무 관련 비용이므로 한도를 줄일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접대비를 깎으면 ‘갑’(甲)의 위치에 있는 대기업보다 ‘을’(乙)인 중소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접대비는 2000년 이후 2005년만 빼고 매년 증가했다. 2013년에 사상 최고액인 9조 68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7조 4790억원)과 비교하면 5년 새 20.4% 늘었다.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이 2007년 이후 1위를 지키고 있다. 2013년 기준 금융·보험업 기업들의 접대비는 총 7500억원으로 1곳당 평균 4050만원에 이른다. 제조업 1곳당 평균 접대비(2739만원)보다 47.9% 많다. 법인세법에서 인정하는 접대비는 업체당 기본 1200만원에 기업 규모에 따라 매출액의 0.03~0.2%를 더하는 구조다. 소득에서 이 액수만큼은 정당한 비용으로 빼줘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반면 미국은 접대비 개념이 없고 기업이 거래 상대방이나 자사 직원에게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지출’, ‘선물’ 등만 인정한다. 일본은 ‘교제비’라고 하는데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중소기업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한도를 넘겨 접대비를 쓰고 있다”면서 “접대비에 의존하면 공정 거래를 해칠 수 있어 접대를 받는 사람의 소득으로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접대를 안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기업 문화를 먼저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춘호 기획재정부 법인세제과장은 “그동안 접대비 한도를 많이 줄였다”면서 “중소기업에 미칠 부작용을 고려해 아직 접대비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열린세상] 입법자의 자세와 입법의 원칙/홍복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입법자의 자세와 입법의 원칙/홍복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름치다’라는 속어가 있다. 일이 원활하게 처리되도록 금품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영어 ‘그리스’(grease)도 같은 뜻으로 사용된다. 기름칠은 때에 맞추어 지속해서 반복하여 행하며,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더 큰 것을 쓰거나, 아니면 기계가 아예 작동하지 못하게 모래를 뿌린다. 영어 ‘샌드’(sand)도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이 위험한 기름칠을 없애기 위해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안’(김영란법·이하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더 큰 규모나 나쁜 기름칠에는 형법상 뇌물죄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을 적용한다. 여야 합의로 법안이 통과됐음에도 위헌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국회 주역들의 자조적인 냉소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자부심과 당당함을 상실한 모습이었고, 오히려 각계각층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게 나오는 계기를 만들었다. 과거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서 일어난 ‘날치기 통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위헌적인 행위를 했다고 자백하지 않았다. 국회에서 의결한 법안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받기 전에는 합헌으로 추정함에도 입법기관의 주요 구성원들이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고백한 것은 위헌 논란을 더욱 부추긴 꼴이다. 대한변호사협회가 대통령이 공포하지 않아 아직 법률로서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법안 통과 다음날 날쌔게 위헌심판을 청구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입법기관이 스스로 통과시킨 법률안에 대해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헌법 수호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에게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자기모순의 행위인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가. 헌법 원리에 따른 입법의 원칙을 무시하고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한 채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면서 입법을 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법치국가는 권력분립의 원리에 따라 국회가 법을 정립하고 그 법에 따라 행정과 사법을 행하며, 이를 바탕으로 국가가 기능을 한다. 따라서 입법은 행정, 사법보다 우위인 지위에 있으므로 입법을 할 때 헌법의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대립하는 다양한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해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 특히 위헌의 소지가 있다면 이를 없애고 합헌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국회가 입법을 하면서 우선 결정해야 할 문제는 특정 사안을 국가가 법 적용의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는가, 아니면 사회의 자율에 맡길 것인가이다. 입법의 필요성이 있다면 권력분립의 원칙상 법률은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므로 평등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법안을 공직자뿐만 아니라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사적 기관에도 적용하기 위해서는 입법의 필요성과 함께 규정의 형식도 헌법상 평등의 원리에 맞게 일반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법안이 수많은 ‘공적업무 종사자’ 중에서 사립학교와 언론기관의 종사자만을 공적 업무 종사자로 규정했기 때문에 거센 비판과 반발이 따르는 것이다. 법안을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사적 기관에도 적용하기 위해서는 모두 같이 가도록 규정하는 것이 헌법상 평등의 원리에 맞는 것이다. 시기와 여건상 다툼이 많아 함께 갈 수 없는 무리가 있다면 나중에 합류시키는 것이 차라리 낫다.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기와 방법도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법안은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고 청렴하고 투명한 신뢰 사회로 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결코 낯선 제도가 아니라 당연한 제도로 볼 수 있다. 법안을 기존 질서를 깨트리는 불편한 제도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청탁과 금품 제공으로 왜곡된 공정 경쟁을 회복하고,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며, 삶의 수준을 높여 진정한 시민의 자유를 향유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법안의 제정만으로 부패 문화를 청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환상이다. 전 세계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으면 부패지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연고 문화에 파묻힌 우리의 경우는 정반대라는 사실은 고질화된 부패 문화 청산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각종 자원이 부족하고, 복지가 빈약한 나라에서는 청탁 문화가 상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식개혁, 실천의지가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오늘의 눈] 선비정신과 염치/김학준 사회2부 차장

    [오늘의 눈] 선비정신과 염치/김학준 사회2부 차장

    조선이 선비의 나라로 여겨진 데는 사헌부와 사간원의 역할이 컸다. 특히 왕이 혼군(渾君)이거나 정의가 바로 서지 않을 때에는 존재가 더욱 빛을 발했다. 이들은 옳고 명분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안에는 목을 걸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폭군을 제외한 왕들도 간언을 무시하지만은 않았기에 무력한 조선이지만 그런대로 굴러갈 수 있었다. 사헌부는 관리를 규찰·탄핵하고, 사간원은 왕의 잘못을 지적하는 일을 맡았지만 불의를 바로잡는다는 공통점이 있어 함께 ‘대간’(臺諫)으로 불렸다. 대간의 기능을 오늘날에 견주면 검찰과 감사원이 우선 떠오른다. 하지만 국민의 기대감을 상실한 지 오래기에 오히려 사법부에 비견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검찰이 사명감과 결기를 상실한 상태에서 사법부가 권력 행사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데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지난해와 올해 눈에 띄는 판결과 결정을 잇따라 내렸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을 인정한 항소심, 청와대 참모들의 문제를 제기한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과 경찰관들에 대한 영장 기각, 언론의 자유를 폭넓게 해석한 ‘시사인’ 주진우 기자에 대한 판결 등등. 정권이 예민하게 주시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법관의 소신과 기개가 전제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울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 법 위에 있는 것처럼 행세하던 사람들에 대한 단죄도 이어졌다. 해당 판결에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의 막힌 속을 뚫게 한 것은 분명하다. 사법부는 오랜 기간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는 말이 무색하게 제 역할을 못했다. 주류 편향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 ‘약자’ ‘정의’ ‘진실’이라는 명제를 외면해 왔다. 하지만 굴절의 역사에 대한 각성인지, 보수 성향의 법관들마저 등을 돌릴 정도로 비정상이 판치는 현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법 논리와 양심으로만 판결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판사 동네의 상식이 됐다. 정작 대법원은 상식과 동떨어지는 판결을 하고, 정신이 온전치 못한 법관들의 개인 일탈도 잇따르고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희망적이다. 일선 법관들의 소리 없는 변화와 달리 요즘 정의와 애국심을 요란하게 내세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원 전 국정원장은 법정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행위를 ‘애국심의 소치’라고 강조했고,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정원장에서 자리를 옮겨 오면서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실장직을) 맡았다”고 밝혔다. 후배 법관들의 재판에 관여해 물의를 빚은 신영철 대법관은 퇴임 인터뷰에서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애국심이 강하다거나 정의롭다고 하는 사람들에게서 재미를 본 적이 없다. 진짜 그런 사람은 말로 떠벌리지 않는다. 더욱이 자신을 포장하거나 허물을 가리는 수단으로 애국심과 정의를 들먹이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다. 선비정신은 ‘염치’와 통한다. 자기 행동의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아전인수만이 판치는 김영란법 논란을 보면서 과연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간다고 자부하는 인사들 중에 염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kimhj@seoul.co.kr
  • [사설] ‘벤츠 여검사’ 무죄 국민 상식과 거리 멀다

    201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벤츠 여검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벤츠 여검사’ 사건은 정의의 편에 서야 할 검사가 변호사로부터 청탁과 금품을 받고 내연 관계까지 맺는 등 부패한 법조계 비리의 일단을 보여 준 사건으로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제정의 계기가 됐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위헌 논란을 무릅쓰고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 등 민간 영역까지 포함된 ‘김영란법’을 통과시켰음에도 정작 법 제정의 발단이 된 사건이 최종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니 국민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은 내연 관계인 최모 변호사가 고소한 사건 수사를 담당 검사에게 재촉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벤츠 승용차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모 전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검사는 검사 재직 시절 알게 된 최 변호사가 소속된 법인 신용카드를 받아 샤넬 백과 모피코트, 다이아몬드 반지 등을 구입하고 벤츠 승용차 리스 비용을 지원받는 등 약 6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에서는 이 전 검사와 최 변호사가 연인 관계로 제공한 금품인 만큼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2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와 2007년쯤부터 내연 관계를 맺었고, 청탁이 있었던 2010년 9월 이전에도 경제적 지원을 받았으며 ‘벤츠 승용차가 사랑의 정표’라는 이 전 검사의 주장을 고스란히 수용한 것이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직무 관련성 대가의 기준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것으로 ‘사법 소극주의’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고 본다. ‘벤츠 여검사 사건’이야말로 직무상의 지위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범죄’의 전형으로 봐도 무리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사랑의 정표라면 샤넬 백이나 벤츠 승용차쯤은 연인에게 사 줘도 문제 될 것이 없지 않으냐며 비아냥댄다. 국민 60% 가까이가 찬성하는 ‘김영란법’은 ‘사랑을 갈라놓는 법’이라는 빈정거림도 들린다. 대법원의 벤츠 여검사 무죄 판결은 공교롭게도 이완구 국무총리가 부정부패에 대한 무관용을 선언한 날 나왔다. 행정부와 사법부가 손발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대법원이 판단하는 부정부패의 기준은 국민 일반의 상식, 정서와는 사뭇 동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검찰이 부정부패를 적발해도 법원이 과연 국민이 수긍할 만한 수준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 ‘현재권력’ vs ‘미래권력’… 정국 기싸움

    오는 17일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3자 회동은 정국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역대 3자 회동에 비해 정치적 무게감이 크다. 시기적으로도 박 대통령은 임기 5년의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인 두 대표는 총선과 대선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는 측면에서 각각 놓칠 수 없는 정치적 기회이기도 하다. 각자의 이해와 맞물려 이번 회동에서는 정치 현안보다는 정책 과제가 우선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중동 순방 결과를 설명하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살리기 등 민생 법안 처리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무원연금과 규제 완화 등 개혁 과제에 대한 협력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회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경우 안정적인 국정 운영 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말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인적 쇄신’ 논란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국면을 전환하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문 대표는 지난달 8일 취임 이후 ‘유능한 경제 정당’을 표방하면서 ‘중도·보수 포용 행보’를 보여온 만큼 정책 대안 제시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제1야당의 수장을 넘어 차기 리더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표가 주장하는 ‘소득 주도 경제성장’에 기반한 최저임금 인상, 생활임금제 도입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법인세 인상을 거론할지도 관심사다. 반면 민감한 정치 현안에는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김현미 새정치연합 대표비서실장은 12일 회동 의제로 개헌이 다뤄질지 여부에 대해 “개헌은 민생 경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적극적으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박 대통령과 문 대표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김 대표 체제 등장 이후 껄끄러운 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당청 관계를 재정립하는 데 무게중심이 실릴 수 있다. 회동에서는 또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법)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등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번 회동의 결과를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민생 과제의 우선순위가 다른 데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처방 측면에서도 시각차가 뚜렷하다. 서로 간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회동이 마무리될 경우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김영란법 제정 불붙이고… ‘벤츠 女검사’는 무죄

    내연 관계의 변호사로부터 벤츠 승용차 등 고가의 선물을 받고 동료 검사에게 사건 처리를 재촉한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벤츠 여검사’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벤츠 승용차는 대가성 없는 사랑의 정표”라는 항소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 사건 등으로 공직자가 고액의 금품을 받았더라도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법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의 계기가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이모(40) 전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해야 죄가 성립하는 알선수재죄의 법리를 토대로 이 전 검사의 금품 수수 행위를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용카드 및 벤츠 승용차를 교부받은 시기와 청탁 시점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존재하는 점, 사건 처리 청탁 시점을 전후해 카드 사용액 등 내연 관계에 기초한 경제적 지원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전 검사가 받은 청탁과 수수 이익 사이에는 대가 관계가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 전 검사는 부장판사 출신 최모(53) 변호사와 내연 관계로 지내며 최 변호사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명품 핸드백과 의류 등을 구입하고 벤츠 승용차를 제공받아 8개월간 타고 다니는 등 모두 5591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검사는 40평대 전세 아파트, 다이아몬드 반지, 고급 시계, 모피 롱코트, 샤넬 핸드백, 골프채 등을 선물받기도 했다. 최 변호사와 내연 관계를 유지하며 금품을 받아 오던 이 전 검사는 2010년 9월 최 변호사로부터 고소 사건 청탁을 받고 같은 해 10월 담당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신속한 사건 처리를 부탁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2011년 7월 최 변호사의 또 다른 내연녀인 이모씨가 “현직 검사가 변호사 사건을 도와주고 금품을 받았다”는 진정을 제기해 들통났다. 검찰은 특임검사를 임명해 진상 규명에 나섰다. 1심 재판부는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 있다며 징역 3년에 추징금 4462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 전 검사가 청탁을 받은 것은 2010년 9월, 신용카드를 받은 것은 같은 해 4월, 벤츠 승용차를 받은 것은 2009년 4월로 각각 시간적 간격이 있어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검사는 형사 처벌을 면했지만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내년 10월부터 비슷한 사건이 재연되면 대가성과 관계 없이 처벌받는다. 김영란법은 공직자나 그 배우자가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1년에 300만원을 초과한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벤츠 여검사 무죄 확정 “김영란법 적용하면 어떻게 되나”

    벤츠 여검사 무죄 확정 “김영란법 적용하면 어떻게 되나”

    벤츠 여검사 무죄 확정 벤츠 여검사 무죄 확정 “김영란법 적용하면 어떻게 되나” 돈과 치정, 배신과 음해로 얽히고 설켜 “3류 소설 뺨친다”는 세간의 평을 자아냈던 ‘벤츠 여검사 사건’이 주인공의 무죄 확정으로 막을 내렸다. 공직자의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은 부장판사 출신 최모(53) 변호사다. 부산의 한 로펌 대표였던 그는 이모(44)씨, 이모(40) 전 검사와 각각 내연 관계를 가졌다가 상황을 파국으로 몰고 갔다. 최 변호사는 2010년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올랐을 때 이씨를 만났다. 그는 2011년 절도 혐의 등으로 고소를 당한 이씨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한편 2007년부터 이 전 검사와 사귄 최 변호사는 다른 여자와 만나지 않겠다는 정표로 벤츠 승용차를 줬다. 이후 사업 파트너를 고소하고서 이 전 검사에게 수사 재촉 청탁을 했다. 사건의 전모는 최 변호사와 사이가 틀어진 이씨가 법원과 검찰에 탄원서를 내면서 차츰 밝혀졌다. 서로간의 음해가 난무하는 가운데 이창재 특임검사팀이 진상 규명에 나섰다. 등장인물 3명은 전부 재판에 넘겨졌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 변호사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0만원을,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씨는 징역 1년 4월과 벌금 1000만원을 각각 확정받았다.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검사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심에서 금품수수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를 받았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사건 당시 김영란법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 전 검사는 벤츠 승용차뿐 아니라 40평대 전세 아파트, 다이아몬드 반지, 고급 시계, 모피 롱코트, 샤넬 핸드백, 골프채 등을 받았다. 공소사실에 포함된 것만 5000만원이 넘는다. 1회 100만원, 1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경우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더라도 3년 이상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김영란법에 걸린다. 이 전 검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최 변호사나 최 변호사에게 돈을 주고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한 이씨도 이 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그래도 무죄를 주장했을 수 있다. 김영란법은 ‘사교의 목적으로 제공하는 선물’의 경우 대통령령이 정한 금액 이하라면 처벌하지 않도록 했다. 당사자들이 금품을 ‘사랑의 정표’라 항변할 여지를 남긴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시행 전인 김영란법을 이들에게 소급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공직자의 부적절한 처신에 무죄를 선고한 것은 논란거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김영란법에서 대통령령에 위임한 일부 조항도 엄격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KT&G] 양대사업 담배·홍삼 수출 효자… ‘금연’ 파고 해외시장서 넘는다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KT&G] 양대사업 담배·홍삼 수출 효자… ‘금연’ 파고 해외시장서 넘는다

    KT&G가 가장 성공한 민영화 기업으로 불리는 데는 민영화 후 다른 대기업의 경영 기법을 그대로 따와 회사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한 민영화 기업’이라는 말 자체가 완전히 정부의 그늘을 벗어났다는 의미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KT&G가 당면한 과제와 미래도 이와 관련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KT&G의 핵심 사업인 담배사업 관련 법규를 기획재정부가 관할하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어쩔 수 없이 정부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또 KT&G의 지분구조를 보면 대주주는 최근 지분 매각을 발표한 기업은행(지분율 7.55%)이다. 이 밖에도 공기업일 때의 직원들이 민영화가 된 현재 임원이 돼 있고 개인이 회사를 소유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사장 교체기에 크고 작은 구설수로 홍역을 치르는 게 KT&G다. KT&G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주력 사업이 받은 타격을 회복하는 일이다. 담배와 홍삼 판매가 주력 사업인 KT&G는 경기에 관계없이 무난히 실적을 올리는 이른바 경기방어형 기업이지만 건강 문제, 담뱃값 인상이란 논란은 항상 제기되는 문제거리다. 담뱃값 인상 정책에 따라 KT&G는 올해 1월 1일부터 기존 담뱃값에 갑당 2000원씩 인상했다. 담뱃값 인상에 따라 KT&G의 수익도 오를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부의 인상 방침이 발표된 후 금연이 늘면서 판매량이 감소한 상황이다. 또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됐지만 담뱃값에 흡연의 폐해를 나타내는 경고 그림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담배 제조사들은 담뱃갑의 앞면과 뒷면에 각 면적의 30% 이상을 흡연경고 그림으로 채워야 하며 경고 문구까지 포함해서 면적의 50% 이상을 채워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담배 제조사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하고 최악의 경우 제조 허가권이 취소될 수 있다. 법안 통과는 지지부진하지만 건강을 위한 금연정책으로 담뱃값은 올리면서 경고 그림은 왜 못 싣게 하느냐는 여론의 반발에 따라 언젠가는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담배 사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KT&G로서는 창사 이래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와 필립모리스코리아,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 등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537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KT&G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통과된 이른바 ‘김영란법’도 KT&G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김영란법은 공직자 등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처벌하도록 돼 있다. 홍삼은 기업에서 많이 선호하는 고가 상품으로 어느 정도 판매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악재는 KT&G의 지분 7.55%를 보유한 1대 주주인 기업은행의 지분 매각이다. 최근 기업은행은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KT&G의 주식 951만 485주(지분율 7.55%)를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의 KT&G 지분 매각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KT&G에 불확실성이 커져 주가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각종 어려움에 처해 있는 KT&G를 이끄는 민영진 사장은 올해가 연임한 임기의 마지막 해다. 올해 말 새로운 사장 선임을 두고 혼란이 예상된다. 일단 KT&G는 올해는 민 사장이 이뤄낸 경영 실적의 주된 성과였던 해외사업 확장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건강을 해치는 담배와 함께 건강보조식품인 홍삼을 동시에 파는 회사. 아이러니하지만 담배와 홍삼은 KT&G를 굴러가게 하는 양대 사업이다. KT&G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해외 담배판매량이 국내시장을 추월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5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는 KT&G는 세계 담배시장에서 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제이티, 임페리얼토바코 등 빅4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1999년 해외 판매수량은 26억 개비, 판매금액 1476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16배 성장한 343억 개비를 팔았고 판매금액은 43배 뛴 6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에쎄 제품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에쎄는 현재 전 세계 초슬림 담배 소비자 3명 가운데 1명이 애용하는 담배로 자리 잡았다. KT&G의 해외담배 판매량 가운데 에쎄 비중은 절반 정도에 달한다. 에쎄는 1996년 첫 발매 이후 지난해까지 해외 누적 판매량이 1603억 개비에 달하며 이를 길이로 환산하면 지구 약 400바퀴를 도는 것과 같다는 것이 KT&G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KT&G는 해외시장에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시킨 에쎄의 1위 굳히기는 물론 보헴 브랜드를 제2의 에쎄로 자리 잡게 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KT&G의 자회사 KGC인삼공사의 해외 진출 무기는 홍삼이다. 인삼공사 전체 매출의 12%, 960여억원은 해외 수출 비중으로 특히 한류 열풍에 따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인삼공사의 홍삼제품은 전 세계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고 해마다 한국 인삼류 전체 수출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인삼공사는 중국 상하이, 대만 타이베이, 미국 LA, 일본 도쿄 등지에 법인을 설립해 고려삼(한국산 6년근 홍삼)을 홍보하고 있다. 앞으로 홍삼의 중동 진출이 활발할 전망이다. 지난해 뿌리삼과 수출용 홍삼정, 홍삼정 플러스 3종이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이슬람교도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 처리된 할랄 음식만을 먹을 수 있어 이슬람권에 식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이 필수적이다. 인삼공사는 이슬람권(중동+인도네시아)에서 지난해 803만 달러어치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 목표는 1050만 달러어치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서울광장] 두려운 건 ‘김영란법’ 소동이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두려운 건 ‘김영란법’ 소동이다/진경호 논설위원

    100만원 어름의 금품을 받은 적도 없고, 받을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기자에게 김영란법은 ‘강 건너 법’이다. 과태료를 물리든 실형을 때리든 체감의 영역을 벗어나 있다. 월급통장에 나랏돈 한 푼 들어오는 법 없는 기자들에게 이 법을 들이대겠다는 발상은 분명 헌법에 어긋난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이 법이 언론 자유를 어떻게 침해하는지 딱히 그려지지도 않는다. 김영란법을 겁낼 이유도, 김영란씨를 원망할 까닭도 없는 셈이다. 두려운 건 따로 있다. 국회다. 여야 의원 228명이 김영란법에 찬성표를 던진 지난 3일 무엇에 홀리거나 무엇에 쫓기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줄지어 따라 걷는 ‘좀비’들의 행렬이 어른댄 국회의 영혼 없는 행태가 두렵다. 과잉입법이니, 연좌제 소지가 있느니,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느니 하는 논란이 들끓었지만 그들은 전원을 끄듯 고민을 딱 끊었다. 원내대표 둘이 법안에 합의했다는 ‘사실’ 하나를 면죄부로 움켜쥐고는 가결 처리를 향해 신속하게 대오를 정비했다. 금배지들의 이런 집단적 사고(思考) 정지엔 몇 가지 사유가 있을 듯하다. 내년 총선 공천을 떠올렸을 수 있다. 원내대표 합의는 무조건 따르고 보는 관성을 따랐을지도 모른다. 행여 반대했다가 반개혁 세력으로 찍힐 게 두려웠을 법도 하다. 여야 두 원내대표는 어땠을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선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이 돼 처음 맞은 2월 임시국회에서 ‘한 건’이 필요했을 것이다. 민생법안들이 죄다 야당 반대에 막힌 마당에 김영란법이라도 건져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을 것이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어떤가. 민생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을 뒤집어쓸 판에 김영란법을 마다할 까닭이 없다. “부족한 내용은 다시 개정하기로 원내대표끼리 어제 합의했다”는 우 원내대표의 발언은 두 사람의 허기(虛氣)를 여실히 보여 준다. 모두가 눈치를 봤고, 모두가 비겁했다. ‘김영란법’ 처리 다음날 마치 주술에서 풀린 듯 쏟아 낸 변명들이 이들의 비겁을 확증한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 대다수가 “법이 문제가 많다”고 했다. 언론의 질타 앞에서 밤새 다른 사람들이 돼 있었다. 표리부동의 이런 국회보다 더 두려운 건 어쩌면 입법 권력의 횡포라는 소리까지 듣는 이들조차 사실은 쇠락해 가는 권력일 뿐인 현실일 듯하다. 경제사회학자 모이제스 나임이 ‘권력의 종말’에서 설파했듯 권력 투쟁이 점점 격렬해지는 데 반해 권력의 힘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현실, 어렵게 권력을 쥐더라도 이를 휘두르기는 더욱더 어려워지는 현실이 우리가 정치를 생각하며 절로 한숨을 짓게 만드는 이유일지 모른다. 정점에 있던 권력이 점차 아래로 내려가 이젠 많은 이들이 권력을 나눠 쥐었지만, 그런 까닭에 누구도 힘을 쓰지 못한 채 ‘여론’이라는 변화무쌍의 절대권력 앞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현실이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대상일지 모른다. 미래학자들이 진작 경고해 온 대의정치의 위기가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이런저런 온라인 연결망으로 촘촘하게 묶인 다중은 더이상 힘없는 다수가 아니라 현안마다 적극 제 목소리를 내는 신권력으로 떠올랐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여론조사로 가리자고 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물색없는 발언은 ‘스마트몹’, 똑똑한 군중 앞에서 더는 자신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국민을 대신할 역량을 갖고 있지 못함을 고백한 대의권(代議權)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다. 금배지를 반납하면서나 했어야 할 말이다. 국회선진화법 위헌심판 제청처럼 걸핏하면 정치가 법정 문턱을 넘나들고, 노무현 대통령 이후 ‘불통령’(不通領)이 대통령의 이웃말이 되고, 세월호 참사가 이념의 전장이 되고, ‘땅콩 회항’ 조현아의 ‘갑질’이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 것도 결국은 둘로 나누면 반이 아니라 무(無)가 되고 마는 속성으로 인해 권력 분산이 권력 부재로 변성(變性)돼 가는 현실을 보여 주는 증거들일 것이다. 뒤엉킨 ‘김영란법’에 대한 원작자 김영란 교수의 ‘감수’ 앞에서 정치권은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기결정 능력을 상실해 가는 국회는 내일도, 모레도 이렇게 허둥댈 것이다. 철 지난 정치를 비난할 시간이 없다. 신직접민주주의 시대에 부합할 정치의 틀을 고민할 때다. jade@seoul.co.kr
  • [김영란이 말하는 김영란법] “원안서 후퇴 아쉬워… 반부패 핵심 이해충돌방지 빠져 반쪽”

    [김영란이 말하는 김영란법] “원안서 후퇴 아쉬워… 반부패 핵심 이해충돌방지 빠져 반쪽”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1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2012년 8월 입법예고한 김영란법의 원안이 국회 통과 과정에서 일부 후퇴한 것에 대해 ‘필요성을 느낀다’ ‘의문이 든다’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기적”이라는 말을 2~3차례 언급하며 법 시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공공성의 책무를 부담하는 차이를 고려할 때 일반 민간 회사보다 높아서 (사립학교와 언론을) 넣은 것으로 본다”며 “민간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범위와 속도, 방법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형성해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4월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한 이해충돌 방지 규정과 관련해선 “반부패정책의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분리돼 일부만 국회를 통과했다”며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공직자의 사익 추구를 금지하고 친·인척이 접수한 서류를 공무원이 직접 처리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해충돌 방지가 이미 통과한 금품 수수 금지, 부정 청탁 금지와 함께 시행돼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통과된 법은 3가지 분야 중 가장 비중이 큰 한 가지(이해충돌 방지)가 빠졌고, 그런 의미에서 ‘반쪽 법안’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정 청탁을 포괄적으로 규정한 원안에 비해 15개 법령 위반으로 한정한 것에 대해서는 “제3자를 통한 사건이 많아 광범위하게 적용하고자 했는데 금지 행위로만 축소해 아쉽다”고 밝혔다. 선출직 공직자의 제3자 민원이 예외 대상으로 분류된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을 브로커처럼 활용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스스로에게 (부정 청탁인지 민원인지를) 걸러 주는 것을 맡기는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법 위반자에 대한 수사권 남용으로 ‘검찰공화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에 착수하는 부분을 개혁해야지 그러한 풍토 때문에 법을 시행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고, 단서가 없다면 검찰이나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사권 남용은 자멸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배우자 신고 의무에 대한 불고지죄·연좌제 금지에 대해선 “오히려 공직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배우자는 처음부터 처벌 대상이 아닌 만큼 불고지죄와 무관하다. 배우자의 죄책으로 본인이 불이익을 입는 연좌제와도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초 입안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지만 여론을 호도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동안 의견 표명을 자제했다”며 “우리 사회의 집단 지성이 건강한 방향으로 법을 이끌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김영란 “언론자유 침해 없게 특단 조치 필요”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10일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과 관련된 각종 위헌 논란과 원안에 비해 후퇴했다는 지적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과 사립학교 등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된 것에 대해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 분야부터 솔선수범하고 민간 분야로 확산해야 하는 건데 사회적 합의와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하게 확대된 면이 있다”면서도 “공공성이 강한 분야에 확대를 시도한 것이기 때문에 평등권 침해는 아니다. 과잉 입법이라든지 비례의 원칙을 위배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언론 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헌법상 언론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출직 공직자의 제3자 고충 민원 전달을 부정 청탁의 예외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인사청탁 등이 포함될 수 있어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의 브로커화 현상을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해석상 돌파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100만원 초과 금품 수수 시 직무 관련성을 고려하지 않는 조항에 대해서는 “이 법은 ‘더치페이법’으로 합리적인 허용 규정이 있기 때문에 위헌 요소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통과된 법안의) 아쉬운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일 뿐 원래 제안했던 대로 고쳐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기적 같은 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국회의원 집단 브로커化” 가능성 제기한 김영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 최초 제안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국회 통과 과정에서 왜곡되고 훼손된 ‘김영란법’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털어놓았다. 김 전 위원장은 어제 A4 용지 8장 분량의 입장 자료를 작성해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위헌 소지 논란도 빚고 있는 ‘김영란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 스스로 자신들의 보호막을 만들면서 당초 취지를 퇴색시킨 대목에서는 날카로운 비판도 잊지 않았다. 선출직 공직자들의 제3자 고충 민원 전달을 부정청탁의 예외로 규정한 조항을 정면으로 지적하면서 “국회의원 등의 브로커화 현상을 용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부패한 직업군의 앞자리에 늘 정치권과 정당이 오르내렸지만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정당의 고위 당직자 등을 제외한 점에서 정치권의 집단 이기주의가 물씬 느껴진다. 김 전 위원장은 가족 범위를 배우자로 축소한 것에 대해 민법의 가족 개념까지 설명하며 추가적인 규정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배우자만 적용할 경우 애초 법안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법 적용 대상이 언론과 사립학교 교직원 등 민간 분야로 확대된 데 대해 적용 범위와 속도·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하게 확대됐다는 점을 비판했다. 공직사회의 반부패 문제를 개혁한 뒤 차츰 2차적으로 기업, 금융, 사회단체, 언론 등 모든 민간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자신의 생각도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언론과 사립학교 교원이 포함된 것은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이 제시한 논리나 입장 발표가 전부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원안을 왜곡하고 뒤틀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린 점은 높게 평가한다. 대한변호사협회가 김영란법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것처럼 졸속 입법에 대한 비난 여론은 높다. 공영방송 등을 넘어 민간 언론까지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고 부정청탁의 개념을 모호하게 설정해 검찰과 법원에 지나치게 넓은 판단권을 제공한 것도 평등의 원칙과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도 많다. 위헌 여부는 앞으로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일이다. 입법부는 시행도 하기 전에 헌법소원 심판까지 받아야 하는 초유의 사태를 자초한 것은 공(公)과 사(私)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국회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임을 직시해 올바른 법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카드뉴스]김영란법 원안 후퇴, 김영란의 생각은?

    [카드뉴스]김영란법 원안 후퇴, 김영란의 생각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10일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과 관련된 각종 위헌 논란과 원안에 비해 후퇴했다는 지적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각각의 논란에 대해 김영란 전 위원장의 생각을 카드뉴스로 정리했습니다. ☞관련기사 http://me2.do/GwwP7t68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란이 말하는 김영란법] “직무관련 100만원 이하 금품 땐 형법으로도 처벌 가능”

    다음은 10일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법안 통과 과정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논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여러 가지 확대한 것에 대해 제가 말할 입장은 아니다. 결국 국민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한 게 아닌가 싶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데. -저는 ‘부패방지법’ 등 법 내용이 드러나는 명칭을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통과된 법이 원안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사실 입안을 하면서도 이게 가능할까 생각했던 것을 언론과 여론의 지지로 지금까지 왔다. →개정, 수정 논의가 나오는데. -아쉬운 점이 많지만 법을 시행하기도 전에 개정, 수정 얘기를 꺼내는 건 너무 성급하다. 형사법적인 처벌 문제에 집착하기보다 근본적으로 부패문화를 바꾸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시행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보다 강화된 조치를 추가하는 것이 순리다. →원안보다 후퇴한 부분을 지적하면서도 개정은 법 시행 이후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는 건 모순 아닌가. -(원안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걸 말하는 것이고, 당장 원래 제안했던 대로 고쳐 달라는 게 아니다. 법은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패가 만연한 문화가 바뀌면 이 법은 없는 법처럼 돼도 상관없다. 언뜻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순은 아니다. →사회상규에 대해 범위가 좁다는 지적도 있다. -판례가 축적되면 그것이 사회상규가 되는 것이다. 예컨대 축의금도 수천만원이 되면 뇌물죄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공무원행동강령에는 축의금이 5만원으로 정해져 있다. 사회상규에 대한 문제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뇌물죄와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100만원 이하 직무 관련성 있는 금품을 받았다면. -100만원 이하 직무 관련성 있는 금품을 받았을 땐 형법상 뇌물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뇌물죄가 명백하면 검사는 뇌물죄로 기소할 것이다. 법원에서 직무 관련성 입증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면 (이 법에 따라) 과태료는 가능할 것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영란이 말하는 김영란법] 정치권 “의견 존중”속 온도차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10일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정치권은 기본적으로 존중하되 보완에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큰 틀에서는 공감하지만,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김 전 위원장의 의견을 기본적으로 존중하고, 필요하다면 보완 과정에서 참고하겠다”면서 “언론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족 범위를 배우자로 한정한 것이 아쉽다는 김 전 위원장의 평가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국회도 깊이 고민한 결과라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은 법 시행 전 수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김 전 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불고지죄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위헌”이라면서 “해당 조항에 대해선 유예기간 중이라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한성 의원은 “김영란법에는 자기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내용과 같이 위헌적 요소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법안에 위헌 요소가 없다는 김 전 위원장의 인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법 제정 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와 관련해서는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등 위헌 소지를 제거하고 4월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렵게 여야가 합의한 만큼 시행 시기를 1년 6개월로 넉넉히 둔 것도 시행령 등 제정 과정에서 명확한 부분을 명시하자는 의미였다는 점을 상기하며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연합 소속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으로 대상을 확장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명쾌한 기준과 원칙이 없기 때문에 명백한 위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법을 수정 보완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영란법 김영란, “위헌이라 생각 안 해..” 이유 알고보니..

    김영란법 김영란, “위헌이라 생각 안 해..” 이유 알고보니..

    ‘김영란법 김영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10일 오전 10시 서강대 다산관에서 지난 주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 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민간 부분 적용에 있어서 공공성이 강한 분야에 대한 확대를 시도한 것이지 평등권이 문제는 아니다”면서 “우리 국민 69.8%가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까지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평한 조사 결과를 보면 과잉입법이라든지 비례의 원칙을 위배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저는 이 부분이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대한변협에서 이 부분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였으므로 그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중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로 축소한 것에 대해서도 “ 배우자나 직계 혈족 자매는 같이 살지 않아도 해당하는 것이었는데 배우자로 축소됐다. 전직 대통령의 자녀와 형님 문제된 사례도 있다”며 “아쉽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법안을 제안한 취지가 “빽 사회, 브로커 설치는 사회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법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의 브로커화를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국회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그러나 “원안은 공직자부터 시작해보고 차츰 민간으로 확대하자는 것이었다”며 “뜻밖에 언론사, 사립학교 포함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원안은 공직사회의 반부패 문제에서 접근하기 위해 대상을 공직자로 한정했던 것이고, 내 개인적인 생각은 반부패 문제 혁신을 위해서는 공직이 솔선수범 해야한다는 것이었다”며 “민간 분야는 그 다음에 확장시켜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위원장은 그러나 “민간 부패 척결도 매우 심각한 이슈”라며 “ 민간 분야 기업에서 하도급업체로부터 돈을 받으면 과연 그 기업이 성공한 기업이 될 수 있겠냐”고 말해 공직사회에서 먼저 이 법을 시행하고 민간으로 확대하는 게 적절하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공직자 부문은 2년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친 반면, 민간 부문은 적용 범위와 속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하게 확대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행일을 1년 6개월 후로 미룬 것도 원안의 취지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영란법 김영란, 김영란법 김영란, 김영란법 김영란 김영란법 김영란, 김영란법 김영란, 김영란법 김영란 사진 = 서울신문DB (김영란법 김영란) 뉴스팀 chkim@seoul.co.kr
  • “김영란법 원안 일부 후퇴 아쉽다” 김영란 기자회견 내용보니

    “김영란법 원안 일부 후퇴 아쉽다” 김영란 기자회견 내용보니

    “김영란법 원안 일부 후퇴 아쉽다” 김영란 기자회견 내용보니 ‘김영란법 김영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10일 국회가 처리한 김영란법이 졸속입법 및 위헌논란을 빚는 것과 관련해 “원안에서 일부 후퇴한 부분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강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회가 처리한) 법을 입수해 검토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초 원안에는 부정청탁금지, 금품수수금지 이해충돌방지 등 3가지 규정이 있었지만 2개만 통과됐고, 공직자의 사익추구를 금지하는 이해충돌 방지규정이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청탁의 개념이 축소됐다. 이 법안은 제3자 청탁풍조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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