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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요일 지정 공휴일제 도입 서둘러야/김성수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요일 지정 공휴일제 도입 서둘러야/김성수 산업부장

    “상사가 아무리 괴롭혀도 내년 10월까지는 회사를 꼭 다녀라.”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런 우스갯소리가 돈다고 한다. 2017년 10월의 황금연휴 때문이다. 내년 추석 연휴는 가히 환상적이다. 공식 추석 연휴는 10월 3·4·5일(화·수·목) 사흘이다. 그런데 6일(금)은 대체 공휴일이다. 9일(월)은 한글날이다. 또 논다. 그 사이에 주말(7·8일)도 끼어 있다. 7일 연휴는 확보돼 있다. 여기다 9월 30일은 토요일이다. 10월 2일 하루만 연차를 내면 9월 30일(토)~10월 9일까지 무려 열흘간의 휴일을 만끽할 수 있다. 공휴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과 매번 겹쳐서 안타까워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쾌재를 부를 만한 일이다. 경기가 바닥이라 너도나도 어렵다고 난리인데 난데없이 노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좀 그렇지만 사실 연휴는 경기 부양에도 큰 도움이 된다. 올해도 5월 6일(금)이 임시 공휴일이었다. 어린이날(5월 5일)부터 일요일인 5월 8일까지 나흘 연휴였다. 임시 공휴일 지정이 늦었는데도 나흘 연휴 동안 카드 승인 금액은 물론 식음료 판매, 백화점 매출이 크게 늘었다. 4조원의 경제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연휴를 더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공휴일 요일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지금처럼 날짜가 아니라 요일별로 공휴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어린이날을 5월 5일이 아니라 5월 첫째주 금요일이나 둘째주 월요일로 정하는 식이다. 이렇게 바꾸면 ‘금토일’ 또는 ‘토일월’ 사흘 연휴가 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들어가 있는 내용이다. 국민에게 쉴 권리를 주고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일본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면서 “우리도 광복절, 3·1절 등 날짜에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공휴일을 빼고 적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휴일은 외국과 비교해도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은 수준이라고 한다. 국가 공휴일은 연간 15일이지만 주말과 겹치는 것을 감안하면 1년에 8~11일 정도다. 그런데도 공휴일 요일제를 도입하면 일하는 날이 줄게 되니 재계는 반대한다.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고 당장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프랑스도 대공황으로 경제 불황이 극심하던 1936년 소비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바캉스법’을 도입했다. 2주간의 유급 휴가를 주는 내용이 골자인데 경제 회복에 직접적인 효과를 냈다. 연휴도 마찬가지다. 연휴 때는 돈을 더 쓴다. 여행을 가거나 외식을 하거나 하다못해 영화라도 한 편 더 본다. 정부로서는 별다른 노력 없이 쓸 수 있는 경기부양책이다. 근로자는 재충전의 기회를 누릴 수 있으니 업무 효율성도 높아진다. 연차라도 쓰게 되면 기업은 그동안 줄곧 나가던 미사용 연차휴가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안 그래도 9월 28일부터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소비가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를 살리겠다면서 정반대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 왼쪽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하는 격이다. 꽁꽁 얼어붙은 수출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내수라도 살리려면 요일 지정 휴일제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sskim@seoul.co.kr
  • “구조조정 영향” 성장률 2.8→2.7%로 내린 한은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7%로 소폭 낮춰 잡았다. 경기 부양 조치의 덕을 다소 보겠지만, 오는 9월 시행되는 ‘김영란법’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파장,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 중국의 성장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하향 조정의 이유가 됐다. 내년 성장률도 당초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해 지난해(2.6%)를 포함해 3년 연속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월 1.2%로 전망했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1%로 내려 잡았다. 기준금리는 연 1.25%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두 차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리 인하와 재정 보강(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우리 성장률을 0.2% 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이 없었다면 올 성장률은 2.5% 수준에 그칠 것이란 의미다. 하반기에는 민간 소비가 더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김영란법이 정착돼 가는 과정에서 관련 업종의 업황과 민간 소비에 분명히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 증가율이 상반기 2.7%에서 하반기 1.9%로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수는 사실상 ‘정부 재정의 힘’으로 굴러갈 것으로 분석됐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1059억 달러에서 올해 950억 달러로 줄고, 내년엔 800억 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6월 소비자물가가 0.9% 상승에 그친 데는 저유가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총재는 이날 취임 이후 가진 첫 물가안정목표제 설명회에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 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부실대기업 구제 말고 어음 제도는 폐지해야 중소 기업이 살아난다

    부실대기업 구제 말고 어음 제도는 폐지해야 중소 기업이 살아난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달 23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2016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대기업의 임금을 5년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의 자산 규모를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올리기로 한 것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여야 대표와 주요 부처 장관들을 잇따라 만나는 등 취임 이후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달로 취임 16개월을 맞는 박 회장을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만났다. 그는 이날도 어음제도를 폐지해야 하며 무분별한 대기업 지원을 중단해 대우조선해양을 부도나게 놔둬야 한다는 등 대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거침없이 이어갔다. →지난달 중소기업리더스포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강하게 우려를 표했는데. -이제 우리나라는 중소기업형 경제구조로 가야 한다. 대기업이 1000억 달러를 수출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중소기업이 100억 달러를 수출하더라도 고용을 늘릴 수 있는 구조, 그것이 바로 중소기업형 경제구조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업 중심 경제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세금이 들어가도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통행금지 세대인데, 당시에 통행금지가 해제될 때만 해도 밤늦게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1960~70년대 경제개발 당시에는 계획경제 시대라 국가발전을 위해 대기업에 혜택을 몰아 주는 것이 당연했고 또 이해도 됐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그런데도 대기업에 돌아가는 혜택은 야간통행금지 시절 그대로다. 특히 지금의 재벌 2세와 3, 4세들은 자신들의 기업이 혜택을 받았다는 사실도 모른다. 창업세대들은 자신들의 기업이 특별한 혜택을 받은 국민들의 기업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오너들은 기업이 ‘내 거’라는 인식만 강하다. 이 같은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가 최근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경제단체장 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당시 경제단체장 대부분이 창업주가 아닌 2, 3세 오너들이었는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피해 대책을 논하는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가 “그 기업들은 보험 안 들었느냐”와 “(입주 기업들은)북한에 갈 때 위험한 거 모르고 간 것이냐”였다. 그 두 마디로 개성공단 이야기는 끝났다. →대기업의 자산기준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올린 것에 대해서도 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자산기준 완화는)심각한 문제다. 대기업의 출자제한이 필요한 이유는 좋은 계열사 하나만 갖고 있으면 50개, 100개의 계열사도 거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시장경제에 맞지 않다. 모두 똑같이 뛰어야 새로운 창업자들도 새롭게 나와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이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 같은 대기업의 기득권이 우리나라의 금융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에 수천억원을 한번에 대출해 주는 것과 수백개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것 중에 무엇이 편하겠나. 그런 것은 제도적으로 조정이 필요하다. 은행들도 대기업과의 거래에만 매몰되지 않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이것은 중소기업을 도와주자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는 것이다. STX나 웅진그룹 등 후발 대기업들이 망한 것도 기존 대기업이라는 기득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대기업 중심의 대표적인 금융제도가 어음이다. 경제개발 시기에는 대기업들도 돈이 없으니 차관을 먼저 쓰고 물건을 만들어 수출을 해서 돈을 받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 어음제도도 그 같은 합의 아래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외환위기 때 구제금융시대를 거치면서 어음을 받았던 대기업들과 중소기업들이 모두 무너졌다. 어음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대기업도 더이상 ‘대마불사’(大馬不死) 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정부가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조선업을 살리기 위해 11조원을 퍼붓고 계속해서 구조조정을 뒤로 미루고 있다. 그 돈이 새로운 산업이나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가야 한다. 중소기업은 늘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권은 중소기업들이 담보 한도를 넘어 부실하면 바로 채권을 회수한다. 그런데 대기업은 그렇지 않다. 중소기업이 구조조정한다고 해서 망한 은행이 있나. 외횐위기 때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사회적으로 굉장히 좋은 시그널이었다고 생각한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부실 대기업들을 모두 청산하고 중소기업이나 새로운 창업을 할 수 있는 기업들게 자원을 돌렸어야 했다. 그렇게 해 우리나라 경제의 수출 방향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의 실업률이나 고용 문제는 많이 해결됐을 것이다. 똑같은 1000억원을 수출할 때 대기업의 고용 인원과 중소기업의 고용인원을 비교하면 차이가 너무 크다. (대기업만을 상대로)10조, 20조씩 무조건 돈을 풀고 추경을 하는 것은 강에다 돈을 그냥 풀어 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원이 합리적으로 배분돼야 미래가 있는 것이다. →최근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겠다. -(정치권에서)공감은 많이 하는 것 같다. 일단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실행 방법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가려면 경제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더 많은 젊은이가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을 창업하고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고용이 늘어난다. 대기업에 뿌릴 것이 아니다. ‘신산업’과 ‘중소기업’ ‘서비스 산업’ 이 세 축에서 중소기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70년대 대기업에 국가 자본을 집중했을 때처럼 우리나라의 사업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줘야 한다. 그러려면 부실 대기업들을 구조조정을 통해 빨리 떨쳐내야 한다. →대표적인 중소기업 국가로 대만이 있다. 우리나라도 그런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인가. -안 그래도 최근 대만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대만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 역시 중소기업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1970년대식 제조업에 너무 많은 돈이 쏠려 있다. →최근 언급한 대기업 임금 5년 동결 주장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 것인가. -오죽하면 그렇게까지 이야기했겠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격차가 매년 더 벌어지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이 대기업의 57% 수준인데 이게 9년 뒤에 40%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는 대한민국의 경제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구조는 시장의 논리로 이뤄지지 않고 사실상 대기업의 대형 노동조합들과 기업들의 담합으로 이뤄졌다. 대기업 직원들이 임금을 올리면 올라간 만큼의 비용 부담은 하청업체로 전가된다. 최소한 대기업 임금을 올리지 않는 방법으로 중소기업과의 격차를 줄이자는 뜻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도 강화하자고 주장했는데. -중소기업이 약자 입장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한다기보다 공정거래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경제범죄를 저지르면 망한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 공정거래법을 지금보다 구체적으로 세분화하고 처벌 규정을 강화해 경제범들이나 불공정 거래를 저지른 기업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대통령 직속으로 두고 중소기업청을 부(部)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9월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은 어떻게 보나. -법 취지는 좋다. 사회가 투명해지고 하는 방향은 맞다. 그걸로 반대할 사람은 없다. 다만 자영업이나 생계업종들이 다 어려워지고 그 시장마저 문을 닫아야 하니 우리 입장에서는 반대를 하는 것이다. 사실 3만원짜리로 가면 다 중국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국내 인건비로는 도저히 맞출 수가 없다. 구체적으로 3만원(식사), 5만원(선물), 10만원(경조사비)으로 각각 나눠져 있는 한도금액을 좀 올리자는 것이다. 구분 없이 다 10만원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회의원들도 대상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 대담 김성수 산업부장 sskim@seoul.co.kr 정리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박성택 회장은 1957년 경기 안성 출생인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1975년 경희고등학교와 1983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4년 LG그룹의 LG금속㈜에 입사해 근무하다가 1990년 아스콘·레미콘 업체인 ㈜산하를 설립했다. 이후 기업 구조조정 계열사 위업인베스트먼트 등을 설립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는 2013년 이사로 처음 합류한 뒤 지난해 2월에 제25대 회장에 당선됐다. 임기는 4년이다.
  • 김영란법 수사 매뉴얼 만드는 검·경

    경찰이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 13일 수사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김영란법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사 매뉴얼을 만들고, 일선 수사관을 교육한다고 밝혔다. TF는 수사기획관(경무관급)을 팀장으로 수사 1과장, 공공범죄수사계장, 변호사 자격을 소지한 법률 전문가 등 8명으로 꾸려졌다. 오는 10월까지 법안을 만든 국민권익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수사 매뉴얼을 작성, 일선 경찰서에 배포하고 수사과장 및 지능팀장 등을 교육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 시행되는 법인 데다가 판례가 전혀 없어 수사를 담당하는 일선 경찰서에서 혼란이 클 수 있다”며 “예상되는 사건의 상황을 사례 위주로 엮어 매뉴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에서 다음달 말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을 포함할 것인지에 대해 위헌 여부를 결론 내면, 이 내용을 포함해 매뉴얼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앞서 법무부와 대검찰청도 올해 초부터 1차 TF를 꾸려 김영란법에 대비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팀별로 신고 접수, 징계 양형, 사건처리 기준 등을 나누어 연구 중”이라며 “신고 접수를 일원화해 절차를 만들고 형사고발 때는 어느 정도 수위에서 처벌할지를 정리하는 게 주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다음달 말쯤, 신고 접수 시점부터 사건의 할당 및 배분, 조사 방식, 양형 등 전체 과정을 시범 가동해 충돌되는 부분이 없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수사당국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김영란법을 마련한 국민권익위원회조차 세부적인 운영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확정하지 못한 상태여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괄적인 법 조항으로 인해 구체적인 상황에 따른 법적 대응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황 총리 “공직 비위 무관용, 기관장 책임 묻겠다”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 등 최근 잇따라 터진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 태도와 관련, 정부는 올해 하반기 공직기강 점검을 강화하고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일벌백계하기로 했다. 정부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감사관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공직기강 확립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44개 중앙행정기관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과학기술연구회, 한국연구재단 등 3개 연구기관 감사관이 참석했다. 이례적으로 황교안 국무총리도 참석했다. 국민들에게 용납받을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진 공직기강을 다잡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황 총리는 “공직기강 해이 발생 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조사와 문책을 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기관장에게도 지휘·관리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휴가철이나 명절 등 연휴 기간,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 등 취약 시기에 공공기관과 중앙행정기관 소속 지방행정 조직인 특별지방행정기관 등에 대한 공직기강 점검과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오는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각 기관 감사관실 차원에서 내부 점검도 실시하기로 했다. 국조실 산하 공직복무점검단은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계 휴가철 공직기강 점검에 들어갔다. 이 실장은 “공직윤리에 대해 높아진 국민들의 기대 수준에 따라 공직사회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이번 망언 파문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할 의향이 있느냐는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우리 몸에서 나쁜 세포, 병든 세포를 고치고 도려내는 일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 공직사회는 상당히 큰 조직인데 소수의 잘못으로 인해 전체의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참~ 변하지 않는 국회

    참~ 변하지 않는 국회

    나향욱 막말·역사교과서 등 공방 지역 사업 원활 추진 당부 급급해 2015회계연도 결산 심사를 위해 12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온통 지역구 민원과 정치 공방으로 얼룩졌다. 그야말로 ‘대정부질문’을 연상케 했다. 여야 의원들은 황교안 국무총리와 정부 부처 장관 등을 상대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과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막말 파동, 영남권 신공항 문제, 광복절 특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등 민감한 정치 현안부터 꺼내들었다. 정작 해야 하는 전년도 결산 심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황 총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하면 사드 배치도 중단되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를 선행한 다음에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나 기획관의 발언 파동에 대해 황 총리는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다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사드는 일개 방공 포병 중대 규모 수준”이라면서 “엄격히 말해 주한미군이 통보하면 협의해 승인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질의 순서가 오면 너도나도 자신의 지역구 사업부터 언급했다. 그러면서 황 총리와 해당 부처 장관에게 원활한 추진을 당부하거나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정부로부터 얻어낸 긍정적인 답변을 자신의 정치적 성과로 포장해 지역구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인천 연수을이 지역구인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은 “인천 송도 GTX는 지역구의 희망”이라면서 “계획대로 잘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의 같은 당 황영철 의원은 “강원 30년 숙원 사업인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확정됐다”는 말부터 꺼냈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의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영란법에 따른 농축산업 종사자들의 직간접 피해액이 10조원으로 추산된다”면서 “금품 대상에서 농축산물을 제외해 달라”고 주장했다. 전북 김제·부안의 김종희 국민의당 의원은 새만금신항만의 접안 시설 확충 등을 요구했다. 영남권 의원들은 신공항 문제로 공방을 벌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In&Out] 김영란법의 파장/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학 교수

    [In&Out] 김영란법의 파장/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학 교수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약칭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입법 예고되면서 또다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김영란법은 400만여명에 이르는 적용 대상자와 식당 및 농축수산업, 유통업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김영란법은 관련 당사자들의 사회관계와 경제활동은 물론 전 국민의 문화적 행태까지도 혁신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김영란법의 당위성은 지난 수년간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절대다수 국민으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뿌리 깊게 만연된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해소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공직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입법 취지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공직을 수행하는 데 연줄을 동원한 청탁이나 각종 접대와 뇌물, 전관예우 등의 부조리 문화를 척결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당위성이 구현되려면 법의 형평성과 실효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영란법이 원안과 달리 입법 과정에서 변형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법의 형평성이 무너진 것이다. 당초 공무원만을 대상으로 했던 것이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이 포함된 반면 막상 국회의원 자신들은 빠진 것이다. 법안 제5조는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 등이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 개선을 제안하는 경우’ 부정청탁 적용에서 배제하고 있다. 이것은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은 공적 활동을 한다고 해 포함한 반면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면죄부를 준 것과 다름없다. 정치 행위야말로 공적 활동이며, 특히 선출직 공직자야말로 공무원의 범주에 들어가야 한다. 또 공적 활동을 법 적용 대상으로 한다면 정당과 시민단체는 물론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의 전문직도 포함돼야 한다. 따라서 김영란법이 형평성을 가지려면 선출직을 포함한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든지, 아니면 공적 활동을 하는 모든 사회 부문까지 포함해야 할 것이다. 김영란법의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적용 대상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 법 적용이 쉽지 않다는 주장은 실효성 문제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 모든 법은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며 실효성 문제는 과연 범법자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가에 있다. 법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해 실제로 지켜질 수 없을 때는 효과적 제재가 불가능하다. 말하자면 법의 당위성은 현실에 기초해야 한다. 소위 3-5-10 규정(식사대접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비 10만원)이 상당히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식사 및 선물 규정은 요식업과 농축수산업계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한다. 제한액을 상향 조정하자는 입장도 있지만, 일반 국민의 처지에서는 그 이상의 액수는 접대, 뇌물, 사치, 허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정도 수준에서 우리의 생활양식과 행태를 조정하는 것이 그동안의 우리 사회 거품을 빼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김영란법을 회피하려는 이해 당사자들의 행태다. 합법성보다는 법에 대한 도구적 관념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서 벌써 편법 찾기에 여념이 없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대기업은 기자들 처우 방법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고, 유통업계는 선물 가격을 5만원 한도로 맞추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적응 노력이 실질적으로 법을 지키려는 합법성에 기초해야지 법을 회피하기 위한 기만행위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김영란법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매우 크다. 우리 사회가 악습을 깨고 사회적 불신을 넘어 공정사회와 선진사회로 나가기 위한 디딤돌이다. 김영란법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형평성이며, 그것은 국회의원의 부정청탁 제외 조항을 폐지하는 것이다.
  • “김영란법 시행 땐 적자 심화” 종로 유명 식당 ‘유정’ 폐업

    60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던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위치한 유명 한정식집 ‘유정’(有情)이 끝내 문을 닫는다. 정부 청사 이전, 외식문화 변화로 인한 젊은층의 한정식 기피 등으로 매출 부진을 겪은 데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까지 올 하반기 시행을 앞두면서 악재가 겹친 탓으로 보인다. 유정은 오는 15일부터 한 달가량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다음달 중 베트남 쌀국수집으로 재개장할 예정이다. 유정 관계자는 10일 “정부 부처들이 세종시로 옮겨 가고 단골손님들도 정년퇴직하면서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영향이 더 클 것으로 판단돼 간판을 바꿔 달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열린세상] 두테르테와 김영란법/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두테르테와 김영란법/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범죄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필리핀 대통령에 당선된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얼마 전 공식적인 취임식을 가졌다. 다바오 시장 시절부터 강력한 범죄 소탕 정책으로 크게 인기를 끌었던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벌써 수천 명의 마약 범죄 용의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자수했으며 불과 취임 이틀 만에 15명의 마약 범죄자들이 현장에서 사살됐다고 한다. 두테르테는 신임 경찰청장 취임식에 참석해 “임무 중 범죄자 1000명을 사살하더라도 보호해 주겠다”고 하는 등 황당하기까지 한 강력한 범죄 소탕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필리핀은 그동안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게 좋은 도피처로 인식돼 왔다. 그뿐만 아니라 한인을 상대로 한 각종 강력 사건이 빈발해 우리에게조차 치안이 매우 불안한 나라로 인식될 정도다. 두테르테가 과격한 논조로 범죄 척결을 부르짖고 필리핀 국민들이 그를 지지하게 된 배경을 이해할 만하다. 범죄가 지긋지긋했을 것이다. 소위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해 올해 9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입법 예고된 시행령에 따라 법률이 시행되면 공직자와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와 유치원의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장과 이사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100만원을 넘는 금품 또는 향응을 받으면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는다. 또한 이들이 3만원 이상의 식사 대접을 받거나 5만원 이상의 선물 또는 1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를 받으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 우리 형법상 공무원에게 뇌물죄가 인정되려면 반드시 직무 관련성이 입증돼야 한다. 직무 관련성 또는 대가성이 없더라도 일정 금액 이상의 금품을 받은 공직자 등을 처벌할 수 있게 한 김영란법은 뇌물죄의 개념을 획기적으로 확장시키고, 결과적으로 우리 공직 사회의 청렴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막상 김영란법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렇게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우선 법리적인 문제점을 들어 비판하는 견해가 있다. 금액의 다과를 기준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을 결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거나, 적용 대상을 공직자 외에 언론인이나 사립학교 교원 등으로 규정해 적용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했으며, 한편으로는 시민단체 등이 배제됨으로써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등이 그것이다. 그 밖에 법률 자체의 문제를 떠나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식당과 주점 등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떨어지는 등 가뜩이나 침체된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전국 화훼 농가 및 관련 소상공인들이 김영란법 개정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김영란법을 시행해 보기도 전에 이해집단들이 행동으로 나서 압박하는 형국이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라는 것이 있다. 한마디로 부패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정도를 수치화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부끄럽게도 선진국 수준에서 까마득히 뒤떨어져 있다. 국제기구의 발표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원자력 부품 비리, 방산 비리, 대우조선 분식회계 비리 등 연일 자고 나면 터지는 대형 부패 사건에 대한 기사가 참담한 기분이 들게 한다. 부패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조금도 이상할 것 같지 않다. 부패가 지긋지긋하다. 마약 범죄자들을 현장에서 사살해도 좋다고 한 두테르테의 발언이 적법 절차의 측면에서 문제가 될 소지는 충분히 있다. 그러나 오죽했으면 과격한 발언과 막말을 일삼는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을까 하고 생각하면 범죄에 넌더리가 난 필리핀 국민들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김영란법도 마찬가지다. 법리적 측면에서 법률 자체에 대한 문제점뿐만 아니라 당장 국민경제에 영향을 미칠 소비 위축 등 다양한 부작용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부정부패에 넌더리가 난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김영란법이 원래의 취지대로 잘 정착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 [국회의원 특권 이젠 내려놓으세요] “특권 내려놓기, 자문위 한다고 되겠나… 실천이 진짜 시작”

    [국회의원 특권 이젠 내려놓으세요] “특권 내려놓기, 자문위 한다고 되겠나… 실천이 진짜 시작”

    정치, 법률 전문가들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헌법으로 규정된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보다는 정당 자체적인 장치나 윤리특별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도록 노력하는 국회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이 법으로 명문화된 데는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승함 전 연세대 교수는 6일 “조응천 의원이 사실과 다른 명예훼손성 발언을 했다고 면책특권을 없애야 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국회 내에서 한 발언으로 많은 의원들이 송사에 휘말려선 안 되며, 의도적으로 허위사실 유포나 명예훼손을 한 경우는 면책특권 대상에서 제외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독재정권 시절의 면책 특권이라 민주화가 된 지금은 필요 없다’는 입장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입법부에 권력의 간섭이나 압력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은 민주정권에서나 군사정권에서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체포 특권은 정부의 불법체포로부터 야당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활용되는 것인데 여당 의원들이 ‘우리도 내려놓을 테니 야당도 내려놓으라’고 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체포동의안이 72시간 내에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으면 자동폐기되는 국회법 조항은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양 전 교수는 “‘자동폐기’를 ‘자동상정’으로 바꿔서 동료 의원일지라도 불법 행위가 분명하면 체포안에 동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특권 내려놓기’를 위해서는 국회가 법률을 개정하는 것보다는 법률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쓰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을 내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권 내려놓기도 정당 차원에서 경쟁해 보라는 것”이라면서 “공청회 등을 통해 내부적인 윤리제도를 정하고 위반하면 탈당시키거나 다음 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게 하든지 세비를 환수하는 게 한국 정치 실정에 맞는다”고 말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특권 내려놓기가 실행력을 가지려면 우선 각 정당이 당론으로 정해 국민 앞에 약속을 해야 한다”면서 “보다 근본적으로는 특권을 남용한 의원이 다음 선거에서 떨어지도록 선거 정치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의원들의 친인척 채용에 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입장이었다. 김 원장은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시기에 당분간 몇 촌 이내 채용을 무조건 규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면서 “앞으로 불가피하게 채용할 경우 봉급에 제한을 두거나 1명 정도까지는 국회사무처에 등록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초안에 들어 있던 ‘이해 충돌 방지 조항’(공직자의 4촌 이내 친족이 공직자와 사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직무를 맡지 못하도록 규정한 조항) 같은 규정이 필요하다”면서 “이해충돌 방지법을 따로 만들든지 그런 정신을 살려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설치하기로 합의한 정세균 국회의장 직속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최 교수는 “특권을 내려놓을 방안을 몰랐던 게 아니고 의장과 정치권의 의지가 선결될 문제”라면서 “자문기구를 만든다며 위원 구성하다 시간만 보내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반면 김 원장은 “국회의원의 지위와 관련된 문제는 스스로가 아닌 외부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면서 “정 의장이 자문기구에서 나온 논의를 가급적이면 그대로 국회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여당 계파 활동 당직자 당직 박탈 규정 만든다

    여당 계파 활동 당직자 당직 박탈 규정 만든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당직자가 계파 활동을 하면 당직을 박탈하는 규정을 당헌·당규에 넣는 방안을 추진한다. ●새누리 혁신비대위 추진 새누리당 박명재 사무총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윤리강령 개정 권고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족할 윤리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에 따르면 개정권고안은 2006년에 제정된 윤리강령을 혁신비대위가 전반적으로 검토한 뒤 만들었다. ●윤리강령 개정 권고안 마련 권고안의 주요 내용은 계파 활동 당직자 당직 박탈 외에도 ▲소속 의원이 보좌진으로 채용할 수 없는 친인척의 범위를 4촌에서 8촌으로 확대 ▲성범죄 처벌 기준 강화 ▲논문표절 금지 등 조항을 신설하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오는 9월 시행에 대비한 관련 규정 개정 등이다. 박 사무총장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던 윤리강령에 실질적이고 실천적 이행을 위해서 조만간 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윤리강령 준수 서약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 중앙윤리위 7명 의결 한편 혁신비대위는 전날 당 중앙윤리위원장에 부구욱 영산대 총장, 부위원장에 정운천 의원 등 7명의 중앙윤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지난달 30일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규정한 국회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행 국회법은 국회 동의 없이 의원 체포를 금지하고 있는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서 의결되기 전까지 당사자가 영장실질심사에 자진출석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체포동의안은 72시간 내에 표결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72시간 내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뒤 첫 본회의에 상정하고, 회기 중에도 의원이 영장실질심사에 자진 출석하도록 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3·5·10 원칙’ 의원들만 쏙 빠진다고?… ‘NO’ 10만원짜리 4만원에 사 선물 땐 처벌?… ‘NO’

    시행을 2개월여 앞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높아지고 있다. 법안의 주요 내용과 논란의 핵심 등을 알아본다. Q. 김영란법의 핵심 내용은. A. 식사비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김영란법 시행령은 공직자가 이 금액을 초과해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법률안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연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Q. 국회의원은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나. A. 포함된다. 김영란법은 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를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과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라 공무원으로 인정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의원은 국가공무원법상 특수경력직공무원, 그중에서도 선거로 취임하는 정무직 공무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3·5·10만원’ 원칙이 적용된다. Q. “의원만 쏙 빠졌다”며 특권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A. 부정청탁 금지 예외 조항 때문. 김영란법 5조 2항은 ‘선출직 공직자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의 제정·개정·폐지 등을 제안·건의하는 행위’에 해당할 경우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입법 로비도 공익적인 목적이면 괜찮다는 의미다. 그러나 공익 부합 여부는 ‘이현령비현령’일 수 있기 때문에 의원에 대한 청탁이나 민원은 사실상 법망을 피했다고 볼 수 있다. Q. 개정을 요구하는 부분은. A. 크게 3가지. 의원의 ‘특권’으로 인식되는 부정청탁 금지 예외 조항인 ‘5조 2항 3호’ 삭제, 내수시장 위축 방지를 위한 ‘농·축·수산물’ 금품 예외 품목 지정, 공직자의 친인척 채용 방지를 위해 입법 논의 과정에서 삭제된 이해충돌 방지 규정 보완 등이다. Q. 4명이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접대를 받은 공무원이 2만원짜리 메뉴를 시켰는데 총비용이 20만원이라면. A. 김영란법 위반. 단체 식사비는 N분의1로 계산한다. 따라서 해당 공무원은 5만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셈이다. Q. 공무원의 딸이 1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으면. A. 김영란법 위반 아님. 공직자의 배우자까지가 적용 대상이므로 딸에 대한 선물은 위반이 아니다. 하지만 형법상 뇌물수수죄에 해당할 수 있다. Q. 10만원짜리를 4만원에 구입해 선물하면. A. 김영란법 위반 아님. 다만 영수증 등을 통해 해당 물품을 4만원에 구입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국회의원 특권 이젠 내려놓으세요] 美, 공직자 수뢰 최대 15년刑 ‘중징계’…의전 차량도 없이 자전거 타는 덴마크

    국내 정치권에 ‘특권 내려놓기’와 부정부패 척결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외국에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과 유사한 입법 사례가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대체로 국민 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부패와 비리에 대한 징계 수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독일 등은 ‘철퇴’에 가까운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었으며, 청렴도가 높은 유럽 국가에선 부패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사회적 통념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美, 입법 로비 때 일시·사유 공개 의무화 미국은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인 1962년 케네디 대통령 시절 ‘뇌물·부당이득 및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했다. 산발적으로 규정돼 있던 이해충돌 방지 관련 규정을 하나로 모은 법이다. 이 법 209조는 공직자가 공직 수행 중에 정부 이외로부터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뇌물죄에 대한 처벌이 무겁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대 15년 징역형, 벌금 25만 달러로 ‘징벌적’ 성격을 띤다. 단, 고의가 있는 뇌물과 없는 뇌물을 구분해 양형을 달리한다. 미국 의회는 이 법을 20세기 가장 위대한 법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입법 로비 등 청탁에 있어 미국은 ‘허용 및 공개’의 원칙을 갖고 있다. 로비를 허용하되 투명하게 하라는 취지다. 때문에 공직자들은 청탁을 하려는 사람을 만날 때 일시와 사유 등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獨, 김영란법과 흡사… 공직자로 국한 독일에는 1997년 ‘부패단속법’이 제정됐다.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에 대해선 이유를 불문하고 처벌한다는 내용으로 입법 취지가 김영란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대상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공공기관을 비롯해 재단, 주식회사 등 민간단체까지 포함된다. 다만 ‘공직 기능’에 초점을 두고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시킨 김영란법과는 달리, 독일의 반부패법은 ‘공무’를 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독일 형법은 공무원의 뇌물 수수와 관련한 규정이 아주 자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고 대가성 뇌물을 받았을 경우 최대 5년형이 내려진다.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공무원보다 법조인에게 더 무거운 형벌이 가해진다. 또 뇌물죄가 ‘쌍벌죄’이지만, 주는 쪽보다 받는 쪽에 대한 처벌 강도가 더 세다고 한다. ●뉴질랜드 ‘중대비리조사청’ 설치해 부패 전담 국제투명성기구가 선정하는 국가청렴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국가들은 다양한 반부패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다. 뉴질랜드는 1988년 불법 정치자금이나 부패 또는 사기 사건 등을 전담하는 ‘중대비리조사청’을 설치했다. 정부, 국회로부터 독립된 기구로 위법 행위자에 대한 문서제출, 정보제공, 답변 요구권 등을 쥐고 있다. 또 중대비리조사청 직원은 법원의 영장 없이도 피의자나 민간 기관 조사에 대한 협력을 요청할 수 있다. 덴마크는 ‘특권 내려놓기’의 표본이 되는 국가로 정평이 나 있다. 국회의원들도 국내와는 달리 청렴하고 탈권위적이라는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의원들의 의전 차량은 아예 없으며, 의원들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 때문에 국회의사당에는 별도의 주차장이 없다고 한다. 핀란드는 투명한 정보공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국민 누구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다른 사람의 소득과 재산, 납세 내역을 알 수 있다. 부정과 비리의 여지가 있는 정보에 대한 비공개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청렴 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면책특권 보완 필요성 보여준 조응천 사례

    정치권은 지금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 폐지와 친인척 보좌진 채용 규제 등 ‘특권 내려놓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럼에도 면책특권만큼은 여야를 막론하고 되도록 거론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역력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 폭로로 공분을 불러일으킨 것은 면책특권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정치권이 면책특권 손보기를 주저한다면 국민적 저항을 피해 갈 수 없다. 조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법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대법원 양형위원에 위촉된 12명 가운데 성추행 전력자가 포함됐다’는 잘못된 보도자료를 냈다. 조 의원은 해당 양형위원의 이름과 직장을 밝힌 보도자료를 이메일로 배포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 같은 내용을 발언하는 영상까지 공개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조 의원은 정정하고 사과했지만 면책특권을 남용했다는 비난은 쏟아졌다.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면책특권이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다. 하지만 침해당한 개인의 명예가 면책특권에 가로막혀 구제받지 못하는 것도 헌법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대법원도 모든 국회 발언에 면책특권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헌법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면책특권의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민주도 김종인 대표가 비난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조 의원에게 “언행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하기는 했다. 하지만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회의 권한을 제약하려는 시도에는 과감히 싸우겠다”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의 권리만 있고 피해자의 권리는 없다는 뜻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국회는 ‘특권 내려놓기’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사라져야 할 국회의원의 특권이 정말 무엇인지 몰라서 자문기구를 구성해 시간을 끌겠다는 것인가.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서 국회의원을 제외한 잘못부터 시정해야 한다.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이해충돌방지규정을 ‘김영란법’에서 빼놓은 것도 바로잡기 바란다. 나아가 여야는 더욱 강력한 내용을 담은 이해충돌방지법을 법제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야는 면책특권 보완에 합의해 ‘특권 내려놓기’의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 권익위,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 움직임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김영란법)의 소관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는 법안에 ‘이해충돌 방지’가 빠진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현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은 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국회의원 특권 논란으로 김영란법 원안에서 빠진 이해충돌 방지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반부패 정책의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분리돼 일부만 국회를 통과했다”면서 “현재 통과된 법은 3가지 분야 중 가장 비중이 큰 한 가지(이해충돌 방지)가 빠졌고, 그런 의미에서 반쪽 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법안이 통과된 지난해 3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재임 시절 입법 예고한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 다행이라고 여기면서도 이해충돌 방지법이 빠진 데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시 원안에 들어 있던 이해충돌 방지법은 공직자(공무원, 언론인뿐 아니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까지 포함) 등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사적 이익 추구를 금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신규 임용·취임하는 고위공직자가 사적 이해관계에 있는 특정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소속 공공기관과 산하기관에 자신의 가족이 채용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가족 채용 부분 등을 어겼을 때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그럼에도 권익위는 이 문제에 선뜻 나서기는 부담스럽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권익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문제가 있다는 여론의 지적은 알고 있지만 현재 3~4명의 직원이 김영란법을 담당해 법 시행 준비와 홍보에도 벅찬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치적 논란이 커질수록 손을 대기 어려운 국가기관으로서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익위는 법안의 ‘선(先)시행, 후(後)보완’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성영훈 권익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권익위 업무보고에서 “일단 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법의 시행에 집중하고 시행된 이후 경제 여건의 변화가 시행령을 개정해야 될 만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면 그때 가서 다시 한 번 재검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해충돌 방지법은 새로 정리를 진행 중이며 공공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법이 권익위 입장에서 최우선 법이라 이를 먼저 추진하고 이해충돌 방지법도 입법화 추진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국회의원 특권 이제 내려놓으세요 ] ‘이해충돌 방지 조항’ 뺀 당시 정무위 간사에 들어보니

    [국회의원 특권 이제 내려놓으세요 ] ‘이해충돌 방지 조항’ 뺀 당시 정무위 간사에 들어보니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금품 수수 금지법)이 ‘반쪽짜리’ 법으로 불리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원안에 있던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삭제된 데 있다. 당초 2013년 8월 정부가 제출한 김영란법 원안에는 공직자의 사촌 이내 친척이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할 경우 해당 업무에서 ‘제척’되도록 하는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 조항이 빠졌다. 당시 국회 논의를 이끌었던 국회 정무위원회 여야 간사를 맡았던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기식 전 의원의 설명을 들어봤다. ■새누리 김용태 의원 ‘정부안’은 대상 너무 광범위…부정-청탁 애매한 경계 많아 #1. 사립학교 교직원인 A씨 학급의 학부모가 A씨의 동생과 주택 전세 계약을 맺었다. #2. 구청 건축과에서 일하는 B씨의 사촌이 관할 지역에 주택 개·보수 허가서를 제출했다. ●‘원천적 차단’ 경우의 수 많아져… 이해충돌 방지 빼 19대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와 법안심사소위원장을 지낸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4일 이 같은 사례를 언급하며 당초 정부에서 제출한 김영란법의 ‘이해충돌’ 행위에 해당돼 ‘제척’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이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얼마나 많이 일어나겠느냐”면서 “원천적으로 차단하다 보면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진다”는 게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뺀 중요한 이유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권익위에서 제출한 법 자체가 원천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부안대로 법을 적용할 경우 대상이 너무 광범위해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아진다”는 이유로 이 조항을 뺐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전신고제를 주장했으나 권익위 측에서 받아들이지 못해 법안으로 완성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해충돌 방지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면서 “국회에서 계속 논의를 거쳐 고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직 시행도 안 된 마당에 고칠 수는 없고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시행을 먼저 하든 법을 고치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정청탁 금지에 대한 예외조항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은 300명밖에 안되지만 선출직 공직자를 모두 합하면 6000명이 넘는다. 민원과 청탁을 받는 게 이들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란법에서는 채용·승진 등 인사 개입을 비롯해 인허가 처리, 포상 등 15가지의 부정청탁 행위를 금지하면서 7가지 예외사항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선출직 공직자 등이 공익을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것이다. 시민단체도 예외다. ●선출직 공직자, 고충민원 전달… 예외조항 둔 것 김 의원은 “취직을 시켜 달라는 것은 당연히 100% 아웃”이라면서 “다만 ‘우리 집 앞에 있는 전봇대를 옮겨 달라. 보도가 좁아서 통행하기 너무 어렵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국회의원이 한국전력공사에 연락해서 해결해 달라는 문제는 청탁과 민원 사이의 아주 애매한 경계에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이것을 정확하게 접수해 문서 등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해당 기관으로 이첩을 하고, ‘이러한 민원이 들어왔는데 해결할 수 있는지 검토해서 답변을 달라’고 한다면 면책을 해 주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더민주 김기식 전 의원 여야 이견 좁히지 못해 빠져…‘사전신고제도’ 가장 현실적 김영란법 처리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였던 김기식 전 의원은 4일 김영란법의 핵심인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빠진 데 대해 “전체 입법이 지연되지 않도록 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 부분을 우선 처리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 우선처리에 초점 김 전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두 분야(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를 먼저 처리하고, 나머지 부분(이해충돌 방지)을 추가로 협상하려고 했는데 결국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원안은 ‘부정청탁 금지’, ‘금품수수 금지’, ‘이해충돌 방지’ 등 3개 영역으로 구성됐지만,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의 지위를 이용한 자녀와 친척 취업 청탁을 막기 위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은 입법 과정에서 빠졌다. 김 전 의원은 “김영란법 원안대로는 도저히 (이해충돌 방지 조항의) 입법화가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해명했다. 그는 “이해충돌 방지 영역의 회피·제척 방식이 원안대로 적용될 경우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친인척은 모든 금융회사에 다닐 수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주장했던 사전신고 제도가 입법 취지를 살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정무위 논의 과정에서 여당은 이해충돌 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내용을 신고하고 관련 업무에 대해 회피·제척하는 방식의 정부안을 고수한 반면, 김 전 의원을 비롯한 야당은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공직자들의 사전신고 제도를 주장했다. 김영란법에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포함됐다면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김영란법상 부정청탁 예외 조항에 ‘국회의원 입법 로비’를 허용해 특권을 보장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반박했다. ●‘입법로비 허용’ 특권 보장 지적에 “터무니없다” 김영란법 5조는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기준의 제정·개정·폐지를 제안·건의하는 행위’를 부정청탁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했다. 김 전 의원은 “국회의원은 김영란법에서 단 한 조항에 있어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면서 “제3자의 고충·민원 전달 금지가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하면 각 정부 부처마다 민원실에 민원을 제기하고, 해당 부처에 전달하는 것도 처벌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오늘의 눈] 특권 내려놓기, 일하는 국회의 시작/장진복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특권 내려놓기, 일하는 국회의 시작/장진복 정치부 기자

    “국민의 지상명령인 협치의 정신으로 좋은 출발을 하고자 한다.”(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20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꽃피우겠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생산적인 국회, 일하는 국회, 경제를 위한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20대 국회가 개원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비리 의혹’으로 얼룩졌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 5월 초 첫 회동에서 약속한 ‘협치’와 ‘일하는 국회’라는 다짐이 무색할 정도다. 국민의당은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에 당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더민주도 서영교 의원의 ‘가족채용’ 논란에 당이 발칵 뒤집혔다. 연일 야당을 공격하던 새누리당도 박인숙 의원이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자 고개를 숙였다. 여야 3당의 대처가 안일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선거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자 “별 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또 국민의당이 자체적으로 출범시킨 진상조사단도 흐지부지됐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서 의원의 가족채용 논란이 인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다. 서 의원도 딸 인턴 채용 의혹에 “딸이 PPT 귀신”이라고 해명해 빈축을 샀다. 새누리당도 뒤늦게 소속 의원들의 ‘가족채용’이 확인되면서 머쓱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여야 3당이 공언한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온데간데없이 서로를 비난하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됐다. 여야 3당은 역대 가장 빠른 원 구성으로 ‘식물국회’를 벗어나자고 했지만, 이번엔 ‘비리국회’ 오명으로 그나마 남은 국민 신뢰도 잃을 위기를 맞은 셈이다. 비상이 걸린 여야는 특권 내려놓기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정세균 국회의장 직속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를 설치, 특권 내려놓기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우선 불체포특권 개선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야는 앞다퉈 특권 내려놓기 경쟁을 하고 있지만, 실천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9대 국회에서도 세비 동결, 출판기념회 전면 금지, 국회의원 겸직 제한 강화 등 특권 내려놓기 관련 법안이 제출됐으나,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17대 국회 때부터 법안이 발의됐던 친인척 채용 금지도 슬그머니 없던 일이 되곤 했다. 심지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김영란법)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빠져 국회의원은 부정청탁의 ‘사각지대’에 남아 있다. “그동안 나온 혁신안만 제대로 실천했어도 한국 정치가 세계 최고 선진정치가 됐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역대 국회에서 각종 특권 내려놓기 방안이 쏟아졌지만, 제도화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 국회의원들의 의지 부족 때문이다. 20대 국회 출발과 함께 여야 3당이 다짐한 ‘일하는 국회’의 첫걸음은 특권 내려놓기 실천이 현실화돼야 할 것이다. viviana49@seoul.co.kr
  • 배우자 금품 수수 안 뒤 신고 안 하면 처벌… ‘정략 수사·민간인 사찰’ 논란 불거질 우려

    배우자 금품 수수 안 뒤 신고 안 하면 처벌… ‘정략 수사·민간인 사찰’ 논란 불거질 우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되면 형법으로 규정된 수뢰, 뇌물죄가 구체화돼 처벌 대상과 행위의 범위가 넓어진다. 법에 따라 검·경의 수사권이 더 쉽게 발동할 수 있게 돼 수사권 남용 우려도 제기된다. 형법상 수뢰죄는 공직자에게 적용되지만 김영란법은 공직자,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 등에게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형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직무와 관련된’ 뇌물수수나 알선 행위를 처벌하는데, 김영란법은 직무 관련성, 대가성과 상관없이 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금액 이하인 경우라도 직무와 관련이 있는 사람에게서 3만원어치 이상의 음식물, 10만원 이상의 경조사비, 5만원 이상의 선물을 받으면 금액의 2~5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배우자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자신이 처벌을 받는다. 헌법에서 금지하는 ‘연좌제’에 해당된다는 비판과 함께, 배우자를 제외한 형제, 자녀, 부모 등을 통한 금품 수수에 관해서는 규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검찰의 수사 범위가 대폭 넓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금액과 죄질, 대가성 판단 등 종합적으로 혐의를 입증해야 했던 수사가 한층 쉬워진다. ‘정략 수사’나 ‘민간인 사찰’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해당 법을 위반한 행위가 발생하면 누구든지 해당기관이나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이나 수사기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신고를 받은 기관은 필요한 조사나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개별 공공기관들은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3일 “법 시행이 코앞에 왔는데 단위 기관에서는 어느 선까지를 청탁으로 판단해야 할지 등에 관한 기준 등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처벌 대상자나 기준 금액 등은 법의 영역이지만 시행은 정부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입법 로비는 청탁 아니다?… 불리한 건 다 뺀 낯 두꺼운 의원님들

    입법 로비는 청탁 아니다?… 불리한 건 다 뺀 낯 두꺼운 의원님들

    ‘고위공직자는 소속 공공기관이나 그 산하기관에 자신의 가족이 채용되도록 해서는 아니 된다.’ 2013년 정부가 제출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15조의 내용이다. 이른바 ‘김영란법’의 원안은 이처럼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의 ‘가족 채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19대 국회에서 김영란법은 논의 끝에 원안의 이해충돌방지 조항 규정이 대부분 삭제된 채 통과됐다. 법안 명칭도 원안에 포함됐던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가 빠지면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으로 바뀌었다. 최근 가족과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하는 국회의원들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당시 김영란법이 원안에 더 가깝게 통과됐다면 이 같은 ‘가족 채용’ 관행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원안의 이해충돌방지 규정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된 외부활동 금지, 관련자와의 거래 제한, 소속 공공기관 등의 가족채용 금지 등을 담고 있다. 또 고위공직자는 임용 전 3년 이내에 이해관계가 있었던 고객 등과 관련된 직무를 2년간 할 수 없도록 했고, 예산, 공용물, 미공개 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논란의 핵심은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것이었다. 정무위에서 김영란법 원안을 검토했을 당시에도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의 상당수는 이해충돌방지 규정에 몰려 있었다. 또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지에 대한 논란도 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을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안을 냈지만, 야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권익위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은 업무가 국정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에 직무 수행 과정에서 번번이 자신의 이해와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폈고, 야당은 “국민 여론을 생각하면 최고위 공직자만 제외할 근거가 없다”고 반대하며 공전을 거듭했다. 김영란법이 지난해 3월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금지 규정만 담아 통과되고 국회 정무위는 후속 조치로 이해충돌방지 법제화 논의를 시작했지만 공전만 거듭했다. 지난해 국회의원의 자녀 취업청탁 논란 등이 불거지며 다시 한 번 원안의 이해충돌방지 규정이 주목받았지만, 여야는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도 이해충돌방지 규정의 타깃이 되기 때문에 입법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예컨대 원안의 이해충돌 방지 취지에 따르면 국회의원 자녀가 변호사로 일한다면 해당 국회의원은 상임위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를 선택할 수 없게 된다. 국회는 또 선출직 공직자의 민원전달 행위를 부정청탁 유형에서 제외해 국회의원만 성역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초 원안의 예외조항은 ‘선출직 공직자·정당·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공직자에게 법령·조례·규칙 등의 제정·개정·폐지 등을 요구하는 행위’만 규정했지만, 여기에 ‘제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도 추가됐다. 김영란법의 시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이해충돌을 사전에 막기가 어렵다면 사후에 공직자의 이해충돌이 발생했을 때 강력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마련해 9월 이전에 입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오늘 얼마짜리 밥 얻어먹었지? 400만 한국인 시험대 오르다

    사립학교 교사 A씨와 배우자 B씨는 외출 중 우연히 만난 학부모 세 사람과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됐다. A씨와 B씨는 김영란법에 규정된 식사비 상한액(1인당 3만원)을 고려해 2만 5000원짜리 단품을 시켰다. 하지만 총식사비는 20만원이 나왔고, 학부모들이 계산을 했다. 이럴 경우 A씨와 B씨는 처벌을 받게 될까. ●공무원·기자·사립학교 교직원 다 적용 결론부터 말하면 A씨와 B씨 모두 김영란법을 어겼다. 김영란법에 규정된 식사비 상한액은 1인당 3만원이지만, 단체식사 시 총금액의 N분의1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A씨 일행은 총액이 20만원인 만큼 1인당 4만원씩 먹은 셈이다. 또 김영란법에는 사립학교 교직원과 그의 배우자도 적용 대상으로 규정돼 있다. 오는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부정부패의 시험대에 올랐다. 국가·지방공무원, 공직유관단체·공공기관의 장과 임직원, 기자 등 언론사 종사자, 사립학교와 유치원의 임직원 등 직접 적용 대상만 전국 240만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400만명에 달한다. 김영란법은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 법이 시행되면 A씨 부부의 사례처럼 일상 생활에서의 식사 한 끼는 물론 사회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김영란법은 부패 고리 단절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내수 경기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식사·선물·경조사비 상한규정(3만·5만·10만원)을 놓고 농축수산업계에서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여기에다 온갖 특권을 누리는 국회의원들이 국회 논의과정에서 자신들에 대한 규제 내용을 일방적으로 빼버려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年 11조 경제손실 vs 부패청산땐 GDP↑ 김영란법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연간 11조 6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분석한 반면,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청산지수가 1% 상승하면 국내총생산(GDP)이 0.029% 오른다고 주장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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