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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 57%, 김영란법 긍정평가

    직장인 57%, 김영란법 긍정평가

    직장인 절반 이상이 이른바 김영란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3일 밝힌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김영란법 시행에 대한 이메일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는 인크루트 회원 1105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7일까지 실시했다. 먼저 직장인들에게 김영란법을 아는지 물어본 결과, 응답자 8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김영란법은 시행 전부터 사회 전반에 걸쳐 화제였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접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당연한 일이며, 공직사회에서의 변화가 기대된다는 등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응답자가 57%에 달했다. 현 시점에서 많은 이야기가 대두되고 있는 권리 침해와 영업성과 저해가 우려된다는 의견은 각각 5%에 그쳤다. 김영란법이 자신의 직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45%가 그렇다고 응답하는 등 직장인들은 김영란법을 의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김영란법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하는 분야는 어떤 분야일까? ‘건설/건축/토목/환경’이 73% 응답률을 기록하여 1위에 올랐다. ‘교육/교사/강사/교직원’과 ‘마케팅/광고/홍보/조사’, ‘의료/간호/보건/복지’ 가 각각 57%를 차지하는 등 김영란법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란법에서는 접대 비용을 식사는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으로 정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얼마 정도가 적당한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직장인을 대상으로 1회 접대비, 식사비, 선물비 한도를 물은 결과, 직장인 대부분은 접대비는 16만원, 식사비는 10만원, 선물은 14만원이 적당하다고 응답했다. 조사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김영란법과 직장인 사이에는 인식의 차이가 있어 앞으로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김영란 티켓/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영란 티켓/서동철 논설위원

    지난주 회사 주변 김치찌개집은 손님으로 크게 북적였다. 이렇게 많은 손님이 늘어선 모습은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동료들은 “김영란법 영향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메뉴를 있는 대로 주문하고 아무리 먹어도 김영란법을 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농담도 뒤따랐다. 반면 자주 가는 중국집 주인은 걱정이 태산 같았다. 오래전부터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 가격의 세트 메뉴로 손님을 끌고 있었지만, 이제 잘나가는 2만원짜리 중국술 한두 병 주문해도 ‘3만원 상한선’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한정식집처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표를 달고 있는 음식점들이 ‘김영란 메뉴’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은 당연한 움직임이다. 음식점만 영향을 받는 줄 알았더니 공연 시장에도 ‘김영란 티켓’이 등장했다고 한다. 김영란법이 정한 선물값의 한도는 5만원이니 티켓값을 그 가격에 맞춘 공연 관람권이다. 비싼 식재료를 쓰는 고급 메뉴 몇 가지를 들어내 채산성을 맞추는 것이 ‘김영란 메뉴’다. 하지만 ‘김영란 티켓’이라고 레퍼토리 몇 가지를 들어내지는 않을 것이다. 공연기획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결정이겠지만, 겉보기에는 관람객에게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예를 들어 12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해외 유명 교향악단의 내한공연은 2층과 3층 관람석 전체를 최하등급인 2만 5000원짜리 C석으로 팔기로 했다. 가장 비싼 R석이 30만원, S석·A석·B석이 각각 18만원·12만원·7만원이니 C석 가격은 파격적이다. 2층에는 기존에 R석으로 팔던 자리도 적지 않다. 그러니 ‘재수’만 좋다면 12분의1 값으로 30만원짜리 객석을 차지할 수 있을까. 두고 봐야겠지만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다. 사실 유명 오페라나 교향악단처럼 제작비가 많이 드는 공연은 티켓 판매도 티켓 판매지만 기업 협찬으로 수익성을 맞추는 게 보통이다. 기업은 떠들썩한 대형 공연에 협찬해 문화 발전에 기여한다는 명분을 높인다. 기업은 더불어 협찬금의 상당 액수를 초대권으로 돌려받아 고객 관리나 사원 복지에 활용하곤 했다. 대형 공연의 티켓값이 하늘 모르고 치솟은 배경에 초대권이 있다. 협찬 액수에 근접하게 티켓을 넘겨주려니 티켓의 최고가는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게다가 협찬 기업이 VIP 고객에게 B석 초대권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결코 ‘로열박스’라고 할 수 없는 변두리 객석이 R석으로 둔갑하는 일도 다반사로 벌어졌다. 그런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즉 김영란법으로 이런 관행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갑이 얇은 공연애호가를 위한 변화라면 ‘물개 박수’라도 칠 일이다. 하지만 2장에 5만원짜리 ‘김영란 티켓’의 본질은 ‘VIP석에 김영란법에 어긋나지 않는 가격만 표시한 티켓’이라는 것이다. 결국 ‘김영란 티켓’은 또 다른 질서 문란일 수도 있겠다 싶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김영란법 유권해석 부담에… 침묵만 지키는 권익위

    김영란법 유권해석 부담에… 침묵만 지키는 권익위

    권익위 “유선 문의 폭주에 마비”… “대법 판례 정립 전까지 혼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닷새째인 2일까지도 혼란이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권익위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한 달여 전인 올해 8월부터 권익위 홈페이지에서 답변이 이뤄진 것은 2480여개 질문 가운데 절반을 한참 밑돈다.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 김영란법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진 지난달 중순쯤부터는 상담·질의 게시물만 계속 쌓이고 있다. 권익위의 유권해석이 늦어져 혼란을 키운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박천오 전국대학원장협의회장(명지대 행정학과 교수)은 “수많은 대학원이 공무원 신분인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 중이라 김영란법 위반 여부를 확인해 각 대학원에 지침을 내리고자 유권해석을 요구했지만 허사였다”고 말했다. 최근엔 에버랜드가 2010년부터 휴가 중인 군인에게 제공하는 자유이용권 무료 이용 혜택을 중단하면서 구설에 오르자 혜택을 재개하기도 했다. 에버랜드는 김영란법 시행일인 지난달 28일 이와 관련, 권익위에 유권해석을 요구했지만 즉시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김유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권익위 입장에서는 유권해석을 한 내용이 실제 재판에서 뒤집히면 기관 전체의 책임으로 이어져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유선상 문의가 폭주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낮에는 전화 응대에 전부 시간을 쏟는다”며 “법 시행 전까지 매뉴얼 작업을 끝내느라 이젠 산더미처럼 쌓인 서면 질의에 답변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란법 전담 인력 14명이 주간에는 권익위 청탁금지법 대표전화(044-200-7707)로 걸려 오는 문의 전화와 정부민원안내콜센터(110)를 통한 응대도 벅차 다른 업무는 저녁과 주말 휴일을 이용해 처리 중이라고 한다. 현재 권익위 청탁금지제도과 정원은 지난해 김영란법 통과 이후 5명을 늘려 9명이다. 이 밖에 법제처, 방송통신위원회, 교육부 등 부처에서 파견 나온 인원은 5명이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부처 차원에서 인력 증원 규모가 적었기 때문에 그 틀 안에서 청탁금지제도과 소요 정원이 정해졌다”며 “지금처럼 법 시행으로 인한 혼란이 클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만 행자부는 수시 직제 요구가 가능한 만큼 권익위로부터 공식적으로 요청이 오면 조속히 타당성 검토를 거쳐 증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천오 회장은 “대법원 판례가 정립될 때까지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민간 경력 채용 등 방식으로 권익위에 법률 전문가를 충원해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영란법 시행 첫 주말… 눈에 띄게 확 줄어든 화환·하객

    김영란법 시행 첫 주말… 눈에 띄게 확 줄어든 화환·하객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전인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웨딩홀에 화환이 가득했던 모습(아래)과 법 시행 뒤 첫 연휴인 2일 같은 웨딩홀에서 화환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위). 공직자,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인 등 법 적용 대상자 400여만명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개인이나 기관으로부터 10만원 이상 경조사비를 받으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100만원 넘게 수수하면 직무 관련성과 관계없이 형사처벌된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단독] 김영란법 신풍속도… 프리랜서·파워블로거 ‘귀하신 몸’

    [단독] 김영란법 신풍속도… 프리랜서·파워블로거 ‘귀하신 몸’

    저명 교수 ‘프리 선언’ 헛소문도… 일부 블로거 “기업에 대가 요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법 적용을 받지 않는 프리랜서나 파워블로거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법의 적용을 받는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제품을 홍보하는 게 부정청탁이 되면서 이들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포털사이트를 무대로 언론과 같은 역할을 하는 프리랜서나 파워블로거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결국 포털사이트를 언론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정보기술(IT) 전문 온라인 매체의 기자로 근무하다 최근 프리랜서 선언을 한 A(34)씨는 “김영란법만 생각해서 프리랜서가 된 것은 아니지만 취재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는 것을 보니 옳은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시승행사 참여나 해외취재 요청을 할 수 없게 된 기업들이 프리랜서나 블로거 등에게 취재 요청을 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업들은 기자를 대상으로 한 취재 행사를 취소하고 프리랜서와 블로거 행사로 대체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2일 포르쉐는 기자들 대신 블로거와 동호회원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신형차를 소개했다. 지난달 말 자비로 파리모터쇼를 취재한 자동차 전문지 기자 B(43)씨는 “외국 매체 기자들은 대부분 브랜드 초청을 받았는데 우리나라는 모두 수백만원의 자비를 들여 참석했다”며 답답해했다. 반면 이 모터쇼에 참석한 프리랜서 기자 C(29·여)씨는 “종합일간지에서 모터쇼와 관련한 칼럼을 써 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다”며 “김영란법 때문에 일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학 강연으로 저명한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강의 규제가 엄격한 김영란법을 피하기 위해 프리랜서 선언을 했다는 잘못된 소문이 사설정보지에 나돌기도 했다. 기업들은 블로거를 주요 홍보 통로로 삼는 전략을 고심 중이다. 실제 한 유명 육아 블로거는 “나는 언론과 관계없으니 이제부터 기업에서 제대로 대가를 받아야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법 시행 초기여서 프리랜서나 블로거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도 조심하고 있지만 향후 블로거를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리랜서나 블로거가 기사를 쏟아내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문지 기자는 “10~20년씩 자동차만 공부한 기자들이 제공하는 정보의 질과 블로거의 글이 같을 수 없다”며 “사실 확인을 소홀히 하거나 잘못된 사실을 게시하고도 제재를 받지 않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의 기사를 배포하는 포털사이트가 언론중재법의 적용을 받으면서도 정작 김영란법 대상에서 빠진 데 대한 지적도 많다.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이 “뉴스 소비의 80% 이상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이뤄지므로 인터넷뉴스서비스 사업자의 대표자 및 임직원을 김영란법에서 정하는 공공기관과 공직자 등에 포함해야 한다”며 포털사이트 종사자를 김영란법 적용 대상으로 추가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언론과 유사한 활동을 하는 블로거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민간 영역이기 때문에 사실상 규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필리핀의 빈곤, 토지개혁 실패가 부른 부패… 한국도 위험하다

    필리핀의 빈곤, 토지개혁 실패가 부른 부패… 한국도 위험하다

    동아시아 부패의 기원/유종성 지음/김재중 옮김/동아시아/568쪽/2만 2000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지만 국민의 대다수는 이 법이 권력 엘리트 집단의 구조화된 부패를 해소하고 불평등을 완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부패가 먼저일까, 불평등이 먼저일까. ‘동아시아 부패의 기원’을 쓴 유종성 호주국립대 정치 및 사회변동학과 교수는 경제적 불평등이 각종 부패를 야기한다고 확신한다. 경제적 불평등은 이념과 정책이 아닌 개별적인 특수 혜택을 제공하면서 표를 얻는 후견주의적 선거, 능력이 아니라 연고와 정치적 영향에 따라 임용되는 엽관주의 관료제, 국가의 정책이 엘리트 등 특수층의 이익으로 독점되는 국가포획의 위험성을 증가시켜 정치부패, 관료부패, 기업부패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과 대만, 필리핀의 부패 역사를 통시적으로 비교함으로써 불평등이 부패에 인과적 영향을 끼친다는 경험적 증거를 제시한다. 동아시아의 세 나라는 모두 1945년 식민지 지배에서 해방되어 독립을 맞이했고 당시 비슷한 사회·경제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으며 친미 성향을 지닌 채 50년대 이후 발전국가로 발돋움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를 보면 2011년 기준 필리핀 2.6, 한국 5.4, 대만 6.1로 차이를 보인다. 저자는 부패 수준의 차이를 토지개혁의 성패에서 찾았다. 저자는 “토지개혁에 실패한 필리핀과 토지개혁에 성공한 한국과 대만 사이에는 경제적 불평등 수준의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 차이는 부패 수준의 차이로 이어졌고, 나아가 경제성장에도 차이를 가져왔다”고 강조한다. 한국과 대만은 성공적인 토지개혁을 통해 지주계급을 해체했다. 이로 인해 소득과 부의 분배가 이뤄짐으로써 비교적 평등한 사회가 됐다. 반면 토지개혁에 실패한 필리핀은 소수의 지주가문이 산업·금융 자본을 소유하고 정치·경제정책까지 포섭해 저성장과 빈곤의 늪에 빠졌다. 저자의 논리에 따르면 토지개혁의 분배 효과가 사라지고 경제양극화가 극심해지는 오늘날 한국사회는 그만큼 부패에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이어진 재벌집중산업화로 경제집중도가 높아지고 강력한 기업이익집단에 의해 정책이 포획된 것이 그 증거다. 저자는 “성공적인 반부패 개혁을 위해서는 부패 자체에 대한 공격뿐 아니라 경제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불평등과 빈곤이 적절하게 해결되지 않고 후견주의, 엽관주의, 국가포획을 겨냥한 효과적인 조치들이 없다면 반부패 개혁에 대한 협소한 접근은 쓸모없다”고 단언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김영란 교수 “최종 법안 권익위 작품… 바뀌는 사회 모습 지켜볼 차례”

    김영란 교수 “최종 법안 권익위 작품… 바뀌는 사회 모습 지켜볼 차례”

    “이제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앞으로 우리 사회가 바뀌는 걸 지켜봐야 되는 입장인 거죠. 저도 지켜보고 싶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처음 제안한 김영란(60)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30일 시행 사흘째를 맞은 김영란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강의를 위해 등교한 김 교수는 서강대 법학관 앞에서 기자를 만나 “이미 (김영란법은) 제 손을 떠났다”며 애써 발언을 자제했다. “제가 최초 제안을 한 것은 맞지만 최종 법안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작품”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김영란법은) 사람들이 실천하면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 문화가 바뀌고 우리 속에 내면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이래야 합니다 저래야 합니다’ 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2004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대법관이 된 뒤 2011년 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서강대에서 석좌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장이던 2011년 6월 14일 국무회의에서 공정사회 구현 대책의 하나로 법 제정 필요성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직무관련성 부분을 놓고 많은 국민이 혼란스러워한다. 어떻게 보나.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아직 미답의 영역이지 않나. 전대미답의 영역이라는 표현을 쓰신 곳도 있던데 저도 모르고 여러분들도 모른다. (김영란법이 안착될 수 있도록) 좋은 방향으로 기사를 써 달라. →정착하기 위해서 지금 겪는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보나. -혼란인지 아닌지 모른다. 처음이니까 다 모르는 거라는 의미에서는 혼란이겠지만, 이 법은 실천 방안이니까 실천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기 대상이 되시는 언론인 여러분들도 노력해 주시면 다 좋을 것 같다. →이 법안을 통해 어떤 사회가 됐으면 하나. -문자 그대로 ‘부정청탁 금지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니까 궁극적으로 이 입법 취지에 맞게 잘 정착되길 바란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초기 부작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불과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냥 여기까지만 말하자. 퇴근하겠습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정시 퇴근족 늘었지만 3만원 초과분 현금결제 ‘꼼수’

    ‘정시 퇴근형, 편법 결제형, 몰래 접대형, 막가파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세간에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대응 방식이다. 식당 계산대에선 더치페이를 하자는 편과 1인당 3만원이 안 되는데 혼자 부담하겠다는 사람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1인당 3만원이 넘는 돈만 현금으로 낸 뒤 영수증을 찢어 버리는 편법도 동원되고 있다. 누가 신고를 하겠느냐며 예전의 행태를 그대로 이어 가는 사람도 있고, “이때만 기다렸다”며 정시에 퇴근해 어학원·헬스장을 찾거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김영란법이 바꿔 놓은 일상의 모습을 찾아봤다. 지난 29일 대기업 대관 업무를 담당했던 A(45)씨는 오랫동안 친분을 쌓았던 공무원과 저녁을 함께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됐으니 간단한 술자리를 갖고 일어서려고 했지만 닭갈비, 순댓국, 술을 먹은 뒤 계산하니 모두 8만 4000원이 나왔다. 식대가 6만원을 넘자 그는 6만원은 법인카드로 나머지 2만 4000원은 현금으로 계산했다. 영수증은 그 자리에서 찢었다. “지금은 개인적 친분으로 만나는 사이인데, 동생에게 나머지 금액을 각각 내자고 하는 건 정서상 맞지 않아서요. 6만원에 맞춰서 먹는 게 쉬울 줄 알았는데 술을 한잔씩 마시다 보니 멈추는 게 쉽지 않네요.” 첫 케이스에 걸리면 안 된다는 조직의 압력을 받고 있는 공무원들은 1인당 3만원 미만의 식사도 더치페이를 하려고 하지만 상대의 강한 제지에 포기하기도 한다. 더치페이보다는 선후배 문화, 온정주의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아서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B(35·여)씨는 지난 28일 지인(41)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두 사람이 먹은 식사비는 합쳐서 2만 6000원이었고 B씨는 찜찜한 느낌에 더치페이를 제안했지만 “낯설고 마음이 불편하다. 직무 관련성이 없는데 왜 그러느냐”고 거절당했다. B씨는 “우리가 그 정도 사이밖에 되지 않느냐며 서운해하는데 나만 깐깐하고 유난스럽게 구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더이상 고집을 부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기획재정부 감사담당관실은 최근 “특수대학원에 재학 중인 공무원도 김영란법에 저촉될 수 있는 만큼 자퇴도 고려해보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전 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혼란을 겪는 공직사회와 달리 ‘와리(더치페이를 의미하는 군대 속어) 문화’에 익숙한 군인들은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면 그만큼 편한 게 없다고 평가했다. 부사관 C(38)씨는 “회식을 하고 한 사람이 계산한 뒤 나중에 정산하는데, 계급이 올라갈수록 오히려 부담이 적어져서 좋다”며 “상명하복 문화가 가장 강한 군대지만 회식을 시켜 주면서 부정한 업무를 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둘을 분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도 “법인카드와 현금으로 나눠 결제하거나 여러 개의 카드로 결제해도 당연히 법 위반”이라며 “당장 익숙하지 않겠지만 더치페이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당부했다. 반면 김영란법 시행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려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정보기술(IT)기업 홍보팀에 근무하는 김모(30)씨는 9월 초부터 수영장과 헬스장에 등록했다 “우선 9월과 10월달 약속은 대부분 취소됐거든요. 일 핑계로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 주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도 늘리려고요.”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정부패로 이어질 수 있는 접대 자리에 반강제적으로 동원되던 사람들이 그 시간을 자기 계발이나 가족을 위해 쓸 수 있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나 가족을 위한 소비도 이뤄지는 등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檢 명예 바닥에…” 뒤늦게 사과한 김수남

    “檢 명예 바닥에…” 뒤늦게 사과한 김수남

    “최근 일부 구성원의 연이은 비리로 정의로운 검찰을 바라는 국민께 실망과 충격을 안겼습니다. 검찰의 명예도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합니다.” 진경준(49·구속 기소) 전 검사장에 이어 최근 5000만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김형준(46·구속) 부장검사까지 구속되면서 김수남 검찰총장이 30일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 7월 진 전 검사장 구속 직후 “국민께 실망과 분노를 안겨 드려 송구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자료와 대변인을 통한 것이어서 국민에 대한 공식 사과로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으로 평가된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청렴 서약식’에서 “많은 국민은 검찰이 그 누구보다 정의롭고 청렴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스스로도 내부의 청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고는 검찰이 제대로 설 수 없다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공정과 청렴은 검찰 조직의 존립 기반”이라며 “공정하지 않으면 옳은 판단을 할 수 없고, 청렴하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후배 검사들에게 강조했다. 김 총장은 특히 진 전 검사장과 김 부장검사의 비위를 겨냥한 듯 “이 세상에 비밀은 없다. 비밀이 없어서 청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청렴해야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일선 검사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김 총장의 사과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검사 개인의 일탈은 총장이 사과할 일이 아니다. 개별 검사의 문제가 있을 때마다 수뇌부가 일일이 사과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그러나 ‘문제를 인지하면서도 반성 없이 권위적인 태도를 고집한다’는 각계각층의 비난 여론이 일었고, 이에 김 총장은 일부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청렴 서약식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전면 시행을 맞아 대검을 포함한 전국 64개 검찰청에서 일제히 열렸다.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1만명의 직원이 참여했다. 법조계 고위 관계자는 “권위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에서 만들어진다”며 “검찰이 다시 신뢰받는 기관이 되기 위한 변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이명박 전 대통령 “김영란 권익위원장 내가 임명”

    이명박 전 대통령 “김영란 권익위원장 내가 임명”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입법의 주역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자신이 임명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임명 배경과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 기념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김 전 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당시 임명된 대한민국 1호 여성 대법관”이라고 소개한 뒤 “2010년 9월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그에게 청조근정훈장을 수여하며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물었더니 변호사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만 해도 대법관을 그만두면 대형 로펌에 가거나 변호사 사무실을 내는 것이 관행이었고 그로 인한 전관예우 문제도 있었는데, 이를 마다한 김 전 위원장의 생각이 우리 정부의 공정사회 철학과 일치한다고 느꼈고, 권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 역시 해외에서 공부하려던 계획을 접고 권익위원장으로서 부패 척결의 책임을 기꺼이 맡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김영란법 시행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김영란법은) 반부패·청렴의식의 확산을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의 신뢰를 구축하자는 취지로 발의됐다”면서 “각계 각층의 활발한 토론을 거쳐 어렵사리 열매를 맺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에는 고통이 따른다. 오랜 시간 관례화된 가치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해석과 세부 적용 사례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예기치 못했던 문제 또한 발생할 것”이라면서 “이 역시 우리 사회가 성숙해 가는 과정으로 겪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초기에는 이해와 공감대가 부족해 과잉반응이 나올 수 있으나 안정되면 합리적인 일처리가 가능해지고 그간 느껴왔던 부담도 크게 줄 것”이라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감한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실행해야 한다. 당장의 현실을 부정적으로 탄식하기보다 건전한 소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 새로운 방식의 수요가 창출되리라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검찰총장, 검사 비리 대국민 사과…“검찰 명예 바닥 떨어졌다”

    검찰총장, 검사 비리 대국민 사과…“검찰 명예 바닥 떨어졌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검사 비리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형준(46) 부장검사 사건에 대해서다. 김 총장은 30일 대검찰청 소속 검사·수사관 전원이 참석한 ‘청렴서약식’에서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국민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최근 일부 구성원의 연이은 비리로 정의로운 검찰을 바라는 국민들께 실망과 충격을 안겼다”며 “검찰의 명예도 바닥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은 검찰이 그 누구보다 정의롭고 청렴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저 스스로도 우리 내부의 청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고서는 검찰이 제대로 설 수 없다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총장은 “공정과 청렴은 바로 우리 검찰조직의 존립 기반”이라며 “공정하지 않으면 옳은 판단을 할 수 없고, 청렴하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부장검사의 비위에 개인 일탈 성격이 있는 만큼 검찰총장이 사과할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김 총장이 사과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이 이날 대국민사과를 한 청렴서약식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전면 시행을 위해 대검찰청 등 전국 64개 검찰청에서 동시에 열리는 행사다. 김 총장은 준비해온 발언을 끝낸 뒤 대검 직원들로부터 청렴 선서를 받고 청렴서약서를 제출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란 “더치페이 좋지 않나요? 시간 걸리겠지만 좋은 방향으로 안정될 것”

    김영란 “더치페이 좋지 않나요? 시간 걸리겠지만 좋은 방향으로 안정될 것”

    김영란(60) 전 권익위원장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대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법 취지대로 우리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2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지금은 사람들도 사회도 법을 정착시키고 받아들일 수 있게 기다려야 하는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인들과 밥 먹는 문제에까지 법이 과도하게 관여한다”는 지적에는 “더치페이 좋지 않나요?”라는 반문으로 답했다. 그러면서 “친구들끼리 먹는 3만원 이상의 식사를 규제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러나 법을 발의한 김 전 의원장으로서도 현행 김영란법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부정청탁·금품수수의 핵심 기준이 된 ‘직무 관련성’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직무 관련성은 내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사실 이것이 들어가서 법이 복잡해졌다. 나는 직무와 상관 없이 무조건 금품 수수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형사 처벌, 그 이하면 과태료를 부과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른바 ‘3·5·10 규칙’에 대해서는 “법이 다소 복잡해진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규칙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과의 식사(3만원 이하)·선물(5만원 이하)·경조사비(10만원 이하)에 대한 처벌 예외 규정이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이 제안한 원안에는 없던 내용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7월 중순 해외로 출국해 한 달 이상 언론과의 접촉을 끊었다. 2004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대법관으로 발탁된 그는 권익위원장(2011년 1월~2012년 11월)을 거쳐 현재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권익위원장으로 재임 중이던 2012년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을 발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소비 위축에 벌써 보완 논의 나오는 ‘김영란법’

    내수 위축 조짐, 성장률 하락 우려 사회 혼란 커지면 개정 서둘러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불과 하루 이틀 만에 사회 풍속도가 확 바뀌고 있다. 고급 식당은 손님이 없어 썰렁하다. 식사값 상한선인 3만원 이하의 밥을 먹으면서도 불필요한 의혹을 살까 각자 부담하는 이들도 많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관행과 거품이 일시에 제거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법의 애매모호한 규정으로 인한 혼란도 많다. 자칫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내수가 위축되지나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벌써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하는 조짐을 보인다. 고급 음식점은 하루 매출이 30% 이상 하락했고, 선물용 난도 주문량이 80%나 뚝 떨어졌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이례적으로 “내수 진작을 위한 국내 골프에 장관들이 나서 달라”고 요청한 것도 그만큼 김영란법으로 인한 소비 위축에 대한 고심이 깊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아니겠는가. 문제는 이 법으로 인한 경제적 파장이 어느 정도가 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내년과 후년 경제 전망치를 추정해 발표해야 하는 한국은행마저도 시뮬레이션을 하고도 정확성을 자신하지 못해 고민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사실 농·수·축산업계와 요식업계 등의 매출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문화행사의 큰손이던 기업들이 후원을 줄이면서 문화예술계 등 예상치 못한 곳곳에서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업의 각 재단에서 운영하던 해외연수·저술지원 등도 중단 상태다.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하던 지원마저 ‘금품제공’으로 매도될 줄은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우리 사회가 ‘동토(凍土)의 왕국’이 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법도 하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김영란법은 부패의 먹이사슬 선상에 있는 공직사회와 기업뿐 아니라 전 국민이 사실상 법 적용에 포함되다 보니 모든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하다. 지갑을 열지 않으니 ‘소비절벽’이 나타나고, 경제 활력이 떨어져 성장률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JP모건 등이 최근 보고서에서 김영란법 등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을 내놓은 것도 그래서다. 청렴한 사회를 만들자는 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회적·경제적 손실 등 부작용을 외면할 수 없다. 각종 투서·고발·고소 사건으로 인한 행정력의 낭비와 불신사회 조장도 걱정이다. 더구나 법은 사회적 룰을 정해 사회의 혼란을 없애는 것인데 지금 김영란법은 법원의 판결이 없으면 위법 여부를 몰라 오히려 혼란을 부채질하면서 사회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대법원의 지적처럼 직무 관련성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고 모호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국회는 법안을 손질·보완하자는 개정안을 6건이나 발의했다. 사회를 과도한 혼란에 빠뜨리는 법이라면 개정을 서두르는 게 마땅하다.
  • [길섶에서] 자기관리법/최광숙 논설위원

    한 전직 장관이 옛 경제기획원 사무관 시절 모시던 국장과 나눈 대화다. “○○에서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돌려보내.” “국장님 드리려고 산 것은 아니고 그 회사 직원들에게 나눠 준 기념품이랍니다.” “내가 그 회사 직원 아니잖아.” 기념품이래 봐야 휴대용 가스버너인 것을 국장은 정색을 하며 뿌린친 것이다. 그 국장은 당시 해외 출장비 가운데 영수증 없이 쓸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여비마저 남겨 와 총무과에서 회계 처리에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그런 국장 밑에서 일한 그 사무관이 훗날 장관 후보자로 인사청문회에 섰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올 사람 없다는 청문회에서 투기, 병역의혹, 위장전입, 교통법규 위반도 한 건 나오지 않았다. ‘무결점’이다 보니 “일생을 청백리로 살았다”는 칭찬이 나올 법도 했다. 얼마 전 그가 “그동안 ‘모든 것은 그렇게 시작한다. 작은 기념품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밥 먹고, 술 먹고, 그러다가 돈이 오가며 사달이 난다’는 그 국장의 말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공직 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지만 그 법이 없던 시절에도 ‘청백리’(淸白吏)들의 마음속에는 더 무서운 ‘자기관리법’이 있었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래도 소통은 계속돼야 한다/김태균 경제정책부장

    [데스크 시각] 그래도 소통은 계속돼야 한다/김태균 경제정책부장

    정부 부처를 담당하던 때의 일이다. 기자들 몇이서 출입처 고위 간부와 저녁 식사를 하게 됐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이어지다가 대화의 주제가 과도한 교육비 부담으로 넘어갔다. 중고생 자녀 가르치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한 기자의 푸념이 이어졌다. 어느 순간 간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교육비가 그렇게까지 드는 줄은 몰랐다”고 정색을 하며 말했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가 꽤 됐던 그는 현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오늘 들은 얘기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던 그의 말은 그해 가을 국회에 제출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현실화됐다. 물론 그날 일이 정책 변화에 100%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민생경제를 고민하는 정부 관료가 현실에 그만큼 어두웠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팩트라고 할 수 있다. 정부 부처를 출입하는 기자들은 정책이나 법규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통상 기대하는 만큼 정교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사실에 종종 놀라곤 한다. 어떤 정책의 방향이 윗선에서 결정되면 사무관, 서기관 등이 초안을 만들고 이것이 과장, 국장 등 단계를 거치면서 구체화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다양한 외부 의견을 수렴하고 이해 당사자들과 폭넓게 접촉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면 좋을 텐데 불행히도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탁상행정’, ‘책상물림’으로 표현되는 정책들이 나온다. 정책 당국자들이 소통 노력을 강화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다. 사회 구성과 조직이 다양해지면서 이해 관계가 한층 복잡하게 얽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모바일을 타고 실시간으로 여론이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현실에서 정교하고 균형 있는 정책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발효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한 우려는 그런 면에서 더 크다.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 못지않게 공무원 사회와 외부를 차단하는 두껍고 묵직한 칸막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발효 첫날 정부 청사를 방문하는 외부인들의 수가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경위야 어찌 됐던 우리 사회는 그 법이 안고 있는 여러 장점과 단점 중에 장점에 방점을 찍고 이를 선택했다. 김영란법 시스템은 이미 가동이 됐고 돌이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 걱정만 하는 단계는 이제 끝났다는 얘기다. 이제는 국민들과의 소통이 위축돼 나타나는 부작용을 어떻게 완화하고 해소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영란법의 발효를 민과 관의 불투명하고 닫힌 만남을 투명하고 열린 만남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계기로 삼을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이미 일선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공직사회의 소통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대안을 찾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무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외부 인사들을 만나 관심사에 대해 청취하고 이를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도록 하는 대신 시간과 경비를 지원하자는 주장 같은 것들이다.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해 조기 퇴근을 유도하고 있는 것처럼 다소 부자연스럽더라도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 혹은 담당자와 민원인들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인위적으로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걱정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소통의 대안을 고민할 때다. windsea@seoul.co.kr
  • ‘김영란법 수사 1호’ 신연희 구청장 “연례적 사업 진행…법 위반 안했다”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이 관내 경로당 회장들을 모아 관광·식사를 제공하다 신고돼 김영란법 1호 수사 대상자가 된 데 대해 강남구는 29일 “김영란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신고된 행사는 연례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집행했던 사업이고 관내 어르신 대상 사업인만큼 사전 검토를 거쳐 그대로 진행키로 했던 것”이라며 “참석 대상도 대한노인회 강남지회 회원이 아니라 일반 경로당 회원들로, 대한노인회와 달리 구 보조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고한 전 대한노인회 강남지회 박모 회장이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난 뒤 연임을 놓고 내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에 구청이 올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은 조치를 놓고 앙심성 보복 신고를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신 구청장 역시 “연례 구 사업으로 일반인 대상인데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전날 박 전 회장으로부터 신 구청장이 경로당 회장 160명을 초청, 관광을 시켜 주고 식사를 제공해 김영란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이날 경기 수원화성, 용인 민속촌을 관광한 뒤 수원에서 1인당 2만 2000원 상당의 점심식사를 제공받았다. 수사는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 지휘로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가 맡았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권익위에 상담 쇄도… 1위 “선생님 간식 정말 안 되나요?”

    경미한 신고도 전원위 상정 결론 김영란법 시행 이틀째인 29일 어린이집, 초등학교 등 교사와 학부모에게서 상담전화가 쇄도했다고 국민권익위원회는 밝혔다. 권익위 서울사무소 부패방지신고센터는 “지난 28일부터 들어온 상담 내용을 통계화하진 않았지만 상담사 대부분이 어린이집,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부모들로부터 간식 또는 선물 등을 받아도 되는지 묻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후원하는 기부금품을 받는 사회복지단체의 상담 요청도 이어졌다. 권익위는 이와 관련, “다른 법률에서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경우 김영란법에서도 예외로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회복지단체가 기업으로부터 받는 기부금품은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전날 권익위에 접수된 상담 내용을 살펴보면 승진을 한 직원에게 축하의 의미로 얼마짜리 선물이 적합한지, 상급자의 지시에 따른 행위라도 김영란법 저촉 시 제재를 받는지 등이 있었다. 행정자치부, 여성가족부 등 부처별 청탁방지담당관실에는 아직까지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보상금을 노린 이른바 ‘란파라치’가 법 시행 첫날부터 성행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다른 분위기다. 국가보조금 횡령 등 부패 관련 신고를 하는 경우 상한액이 30억원인 보상금이 상당한 유인책으로 작용하지만, 김영란법은 법률 자체가 부정청탁 방지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보상금 지급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보상금은 위반 신고를 통해 해당 기관의 금전적 손실이 회복될 때 지급된다. 권익위는 위반 신고에 대해 형식적 요건을 갖췄다면 내용이 경미하더라도 권익위 전원위원회에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기본적인 조사 및 위원회 상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청탁금지제도과다. 총 16명이 이 과에 근무하고 있다. 매달 2회씩 열리는 전원위원회에서 상정된 안건을 어디로 이첩할지 결정한다. 감사원, 소속기관, 소속기관의 감독기관 3곳 중 한 곳으로 이첩되면 해당 기관에서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사안에 따라 법원에 과태료 처분을 위한 재판을 청구하거나 수사기관에 넘긴다. 단, 권익위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건은 곧바로 수사기관으로 넘긴다. 김유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원 재판에서는 법률만을 가지고 해석하기 때문에 권익위의 유권해석 자체가 뒤집힐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사회상규에 해당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해도 실제 사회상규가 인정된 판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르포2…인적 끊긴 법조타운] 2차 ‘0’…음산한 서초동

    [르포2…인적 끊긴 법조타운] 2차 ‘0’…음산한 서초동

    “직원 2명 다 내보내고 집사람과 나와서 장사합니다. 오늘 단 한 팀도 손님이 없네요.” ●“스폰서 검사 이어 법까지 덮쳤다”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지난 28일 오후 10시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A노래방 주인 김모(50)씨는 “안 그래도 스폰서 검사다 뭐다 해서 분위기도 안 좋은데 법 여파까지 겹쳐 진지하게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며 “노래방은 통상 3차에 오는데, 1차도 안 하는데 3차까지 하겠느냐”고 말했다. 점심때만 해도 법조타운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람들로 붐볐다. 이 때문에 일부 직장인은 ‘법을 잘 아는 법조인들은 김영란법을 무서워하지 않는 모양’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9시가 되자 법조타운 뒷골목은 한산하다 못해 음산한 분위기까지 났다. 아예 일찍 장사를 접은 음식점들도 꽤 있었다. 29일 오전 1시, 취객이 비틀거리는 법원 사거리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차도 거의 없었다. 1인당 3만원 이하의 소위 ‘영란메뉴’를 내놓은 술집도 텅텅 비기는 마찬가지였다. 평소 법조인들이 자주 찾는다는 B카페 관계자는 “2인 5만 9000원짜리 메뉴를 내놨지만 좌석이 절반도 차지 않았다”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곳은 최근 비용 절감 차원에서 여종업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남성 종업원을 채용했다. ●“종업원 해고… 얼마나 버틸는지” 인근 편의점 주인 서모(50·여)씨는 “낮엔 밥은 먹어야 하니까 다들 나오는데 밤이 되니까 서울인지 시골인지 구별이 안 간다. 근방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전부 죽는소리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법조인은 “당분간 특히 저녁 술자리 약속은 잡지 않을 것 같다”면서 “기존에 잡은 약속도 서로 조심하자며 대부분 취소한 상태”라고 전했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경기 수원으로 이전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강남역 및 교대역 부근 상권도 평소와 달리 통행 인구가 적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직장인은 “앞으로 대로변의 비싼 집들보다 저렴한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골목상권이 살아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르포1…신논현역 대리기사] 콜 ‘0’…대리기사의 눈물

    [르포1…신논현역 대리기사] 콜 ‘0’…대리기사의 눈물

    “권력 있는 사람들한테 청탁하지도 받지도 말라는 법이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 같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보게 되는 건지 답답하네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된 지난 28일 밤 11시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사거리에서 만난 대리운전기사 이모(49)씨는 “한참 운전해야 할 시간인데 콜(운전 요청)이 뜨질 않는다”며 “법 때문에 술자리가 줄어들고 일거리도 따라서 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예 일이 없을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매일 이러면 밤새워도 모자랄 판” 대리기사의 ‘골든타임’인 밤 12시. 하염없이 휴대전화만 보던 대리기사 김모(48)씨는 결국 신논현역 인근 ‘휴(休)서울이동노동자 쉼터’로 발길을 돌렸다. 쉼터에는 3~4명의 대리기사가 모여 있었다. 그는 “보통 새벽 2시는 돼야 잠시 쉴 겸 오는 곳인데, 이 시간에도 사람이 있다니 정말 일거리가 없는 모양”이라며 혀를 찼다. 29일 새벽 2시가 넘어 대리기사 업체가 운행하는 승합차를 타기 위해 기사들이 신논현역 사거리로 모였다. 파장인 셈이다. 이날 한 건밖에 일이 없었다고 푸념하던 김모(52)씨는 “오후 7시에 나와서 새벽 3시에 들어가는 게 보통인데 오늘 같은 날이 계속되면 아예 매일 밤을 새워야 할 것 같다”면서 “가족에게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유모(38)씨는 “대리운전을 하려고 서초동에 갔더니 사람이 살지 않는 동네처럼 조용했다”며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간 얼마나 비정상적인 술 접대 자리가 많았는지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서울 전역서 콜 절반 급감” 이모(42)씨는 김영란법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표현했다. “그 법 전혀 관심 없습니다. 지금은 공무원들이 밖에도 나오지 않는다지만 먹을 사람 다 숨어서 먹고 받을 사람 다 받지 않겠어요? 힘든 사람들 잘사는 법이나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종용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서울 전체적으로 콜이 절반가량 줄었다고 하는데 가장 콜이 많던 강남 지역의 경우 더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업계 입장에서는 결국 이런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네이버·다음도 포함시켜야”… 김영란법 강화 움직임

    이해충돌방지 부활·농축산 완화 국회 정상화 이후 병합심사할 듯 김영란법 시행 이후 ‘보완 입법’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정 방향은 법 조항에서 빠트린 부분을 추가로 반영하는 ‘강화’ 입법과 내수 시장 침체를 막기 위한 ‘완화’ 입법 양 갈래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네이버, 다음 등 대형 인터넷 포털사이트 업체의 임직원을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박 의원은 개정안에서 “최근 대법원 판례에서는 인터넷 뉴스 서비스를 언론 행위로 인정하고 있고 뉴스 소비의 80% 이상이 포털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등 사회적 영향력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며 “인터넷 뉴스 서비스 업체와 임직원을 이 법에서 정하는 공공기관과 공직자 등에 포함해 일반 언론사와의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김영란법은 사적 영역에 있는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이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공직자’로 규정하고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이런 논리에서 사실상 언론의 기능을 하고 있는 대형 포털과 포털뉴스 편집권을 가진 임직원도 김영란법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권력을 지닌 자가 청탁과 금품을 받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이 김영란법의 입법 취지인 만큼 ‘공룡’이라 불리는 대형 포털도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박 의원과 같은 ‘강화’ 개정안을 냈다. 김영란법의 원안에 포함됐다가 국회 정무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삭제된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부활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란 공직자가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사적 이해관계가 얽힌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의미다.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의원의 제3자 고충민원 전달을 부정청탁 예외로 규정한 조항을 삭제하는 ‘강화’ 조항과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을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완화’ 조항을 동시에 담아 발의했다. 새누리당 강석호, 이완영, 김종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농·축·수산물과 가공품을 금품 대상에서 제외하는 ‘완화’ 입법안을 일제히 제출했다. 국회가 정상화되면 이 개정안들은 정무위원회안 하나로 병합돼 심사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영란법 개정 작업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김영란법 원안에 대한 찬성 여론이 우세하고, 아직 개정이 필요하다 싶을 정도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적용 시점을 유예하자는 등의 개정 아이디어는 지난 28일부터 법안이 시행되면서 사실상 폐기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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