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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치페이가 더 편해요”…청탁금지법 시행 2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더치페이가 더 편해요”…청탁금지법 시행 2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청탁금지법 시행 2년을 맞아 일반 국민 10명 중 7명은 ‘더치페이’가 편해졌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청탁금지법 인식조사 결과와 신고·처리 현황’을 발표했다. 청탁금지법은 일명 ‘김영란법’으로도 불린다.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일반 국민(1000명), 공무원(503명), 공직유관단체 임직원(303명), 교원(408명), 언론사 임직원(200명), 음식점업 종사자(202명), 농수축산화훼 종사자(400명) 등 총 3016명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응답자 중 더치페이가 편해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한 인원이 1689명(56%)이었다. 특히 응답자 가운데 일반 국민은 69.2%가 더치페이하는 것이 편해졌다고 답했다. 일반 국민을 제외한 조사 대상자별로는 공무원이 더치페이가 편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7.7%로 가장 높았다. 언론인이 49%로 가장 낮았다. 한편 상대방이 더치페이를 제안했을 때 이를 이해하게 됐다는 응답은 공무원이 90.1%로 가장 높았고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이 89.1%, 교원 83.6%, 일반 국민 83.2%, 언론인 72.5% 순이었다. 청탁금지법 시행은 찬성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이 97%로 가장 높았고 공무원(95.6%), 일반 국민(89.9%), 언론사 임직원(74.5%)이 뒤를 이었다. 청탁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은 공무원이 95%로 높았고 일반 국민은 87.5%였다. 권익위가 지난 1월 직무 관련자에 대해 허용하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상향 조정한 것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잘했다고 응답한 일반 국민은 78.6%였다. 영향업종 종사자는 81.2%로 집계됐고, 소비 장려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률은 일반 국민 61.4%, 공무원 67.4%였다. 한편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공공기관에 접수된 청탁금지법 위반신고는 5599건이었다. 월평균 373건이고 공직자 1만명당 3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보면 외부강의를 나갔는데 신고하지 않은 게 4096건(73.1%)으로 가장 많았다. 금품수수 967건(17.3%), 부정청탁 435건(7.8%), 외부 강의 초과사례금 수수 101건(1.8%) 순이었다. 외부강의 미신고를 제외한 1503건의 처리 현황은 1192건이 신고접수 기관에서 종결됐거나 조사 중이고 311건에 대해서는 법적 제재 절차가 진행됐다. 무죄·기각을 제외하고 실제로 형사처벌이 이뤄진 사건은 11건이다. 과태료 부과는 56건이고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징계부가금을 부과한 거은 16건 등이다. 총 83건에 대해 법적 제재가 이뤄졌다. 현재 수사·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사건은 170건이다. 형사처벌된 사건으로는 사립초교 신입생 모집 전형에서 탈락한 아동의 학부모가 부정청탁을 했는데 해당 아동을 정원 외로 입학시킨 교장과 교감에게 벌금 700만원과 500만원이 각각 선고된 것이 있다. 학부모에겐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청렴 국회를”… 한국당, ‘의원 윤리실천규범’ 강화 추진

    달랑 1장인 내용 27년 만에 손질 해외 출장 등 논란 재발 방지 골자 제재 실효성 높여 당 혁신안 반영 자유한국당이 1991년 제정된 국회의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을 27년 만에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를 다녀온 것이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선도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소위원회인 시스템·정치개혁 소위와 여성·청년 특별소위는 현재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 강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현호 비대위원은 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원 해외 출장 논란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의정 활동을 할 때 준거로 삼을 상세한 규범이 없기 때문”이라며 “한국당이 앞장서 제도를 바로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현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은 윤리 강령 준수, 품위 유지, 청렴, 직권남용 금지, 직무 관련 금품 등 취득 금지 등 15개 조문으로 돼 있다. 하지만 분량이 A4 한 장밖에 되지 않아 내용이 선언적이고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구체성이 떨어지다 보니 입장에 따라 해석이 갈리고, 결국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국은 상원과 하원 모두 자체 윤리 규정을 갖고 있다. 분량은 상원이 542쪽, 하원이 456쪽으로 우리 국회의 윤리 규범과는 내용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전진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미국과 영국 의회 모두 윤리 규범과 별도로 매뉴얼을 만들어서 ‘허용되는 것’과 ‘금지되는 것’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우리 국회도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을 개정하거나 ‘국회윤리규칙’을 별도로 제정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자체적으로 개선안을 마련한 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등의 참여를 설득할 방침이다. 국회규칙 제200호인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을 개정하려면 의안 발의를 통한 본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당에서 만든 안에 대한 여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간다면 국회 차원의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기고] 김영란법도 무시한 공직자들의 해외 출장/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

    [기고] 김영란법도 무시한 공직자들의 해외 출장/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

    국회의원이나 고위공무원, 지방의원들이 국민 세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목적도 분명하지 않고, 출장의 성과도 없어 보인다. 심지어 공식 일정은 몇 시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부 관광성 일정으로 채워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배우자가 같이 간 경우도 여럿이라고 한다. 이런 해외 출장을 가면서 국회의원들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했고, 1인당 1000만원 이상씩을 쓴 사례들도 있다.여기까지만 해도 문제가 심각하다. 세금을 이런 식으로 써도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자기 기관의 돈으로 해외 출장을 간 것이 아니라 자기 기관의 감사·감독를 받는 피감사·감독 기관의 돈으로 해외 출장을 간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세금 낭비가 아니라 자기 기관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을 위반한 것이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직무 관련 여부에 관계없이 1회에 100만원 이상의 편의를 제공받아서는 안 된다. 이것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 법은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됐는데, 그 이후에도 많은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지방의원들이 피감사 기관의 예산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지난 7월 26일 발표에 따르면 국회의원 38명, 국회보좌진·입법조사관 16명, 지방의원 31명, 상급기관 공직자 11명의 해외 출장은 김영란법을 위반한 소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이렇게 실정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 등의 명단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김영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수사기관이나 감사원이 하는 게 아니라 예산을 지원한 기관 측의 자체 조사에 맡기고 있다. 자칫 유야무야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행태를 그대로 놔두고 무슨 공직윤리를 얘기할 수 있겠는가. 명단 공개는 물론이고 김영란법을 위반한 행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제 시행한 지 2년도 되지 않은 김영란법은 휴지 조각이 될 것이다. 헌법에 있는 ‘법 앞의 평등’과 국회의원의 ‘청렴 의무’는 조롱의 대상이 될 것이다.
  • [씨줄날줄] ‘빈손 국회’/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빈손 국회’/김성곤 논설위원

    국회는 다른 이름도 참 많다. 그리고 대부분 부정적이다. ‘식물국회’와 ‘동물국회’, ‘방탄국회’, ‘통법부’,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 ‘세금도둑’, ‘규제완화의 무덤’, ‘규제공장’까지…. 해방 이후 1948년 5월 10일 총선으로 출범한 제헌의회 이후 73년의 의정사에서 궂은일 좋은 일 많이 했을 텐데 왜 이렇게 국회가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법안은 국회에 가면 각 당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부지하세월이다.경제를 살리자는 데는 모두 한목소리지만 정작 규제완화 법안이 국회에 가면 뒷전이다. 2011년 상정된 서비스발전기본법은 이렇게 7년을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19대 국회에 1만 8000여건의 법안이 상정됐다가 처리되지 못하고 57% 정도가 폐기됐다. 20대 국회 상반기에는 처리율이 20%에 그쳐 1만 건이 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 중 상당수는 임기 말에 폐기되는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그런 국회가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법안은 신속히 처리해 통법부란 말을 듣곤 했다. 2014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이 관심을 보였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법과 외국인투자촉진법이 단 5분 만에 통과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좋아할 것만도 아니다. “새 옷 입고 들어가서 누더기 입고 나온다”는 게 국회다. 제출된 법안을 여야가 입맛대로 뜯어고치다 보니 누더기가 된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다. 공직자가 4촌 이내의 친족과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이해충돌방지 규정이 국회심의 막판에 빠졌다. 국회의원과 관련된 선출 공직자들이 ‘공익을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를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이러니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높아 지난 3월 ‘국회의원에게 최저시급을 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8만명이 서명했다. 5월 여론조사에선 ‘국회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80%가 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야가 8월 임시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29일 밤늦게까지 상가임대차보호법,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등 굵직굵직한 규제완화 법안들을 놓고 줄다리기했다. 앞서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 이어 다음날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조찬 회동에서 8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및 규제개혁 법안 처리를 합의했다. 오늘 본회의에서는 당시의 합의정신이 제대로 발현돼 ‘빈손 국회’라는 오명을 벗었으면 한다. sunggone@seoul.co.kr
  • 文대통령 “경제정책 기조 흔들림 없어야”

    文대통령 “경제정책 기조 흔들림 없어야”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과거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중심 경제라는 새 패러다임으로 위기에 빠진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며 경제정책 기조를 자신 있게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축사에서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3대 경제정책 기조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과거 경제 패러다임은 결국 우리 경제를 저성장의 늪에 빠지게 했고 극심한 소득 양극화와 함께 불공정 경제를 만들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성장과 양극화의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무조건적 반대가 아니라 부족한 점과 보완 대책을 함께 찾는 생산적 토론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의 근로소득을 높여 주기 위한 것으로 목적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근로자 외 가구의 소득증가를 위해 별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회의에서 국민권익위의 ‘공공기관 해외출장 지원 관련 후속조치’ 보고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는 감사기관의 해외출장에 대한 피감기관 지원, 과잉 의전행위는 문책 대상이란 점을 명확하게 하도록 지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피감기관 돈으로 사파리 관광…김무성·정병국, 고발당해

    피감기관 돈으로 사파리 관광…김무성·정병국, 고발당해

    피감기관 지원으로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혹을 받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검찰에 고발됐다. 민생경제연구소(공동소장 안진걸·임세은)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지원으로 아프리카 사파리 관광을 한 두 국회의원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속으로 코이카로부터 총 4800만원을 지원받아 9박11일 일정으로 케냐와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 3개 나라를 여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던 정 의원도 출장 나흘째부터 합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경제연구소는 지난 4월에도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을 받는 김성태·이완영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안 소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고발취지를 묻고, 직권남용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고발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안 소장은 “국민권익위원회가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외유를 간 것으로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국회에 정식으로 통보한 38명의 현직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추가로 고발할 예정”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해 진상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박근혜 징역 25년 선고한 김문석 부장판사는 김영란 동생

    박근혜 징역 25년 선고한 김문석 부장판사는 김영란 동생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24일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4부 김문석(59·사법연수원13기) 부장판사는 진경준 전 검사장,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박유하 세종대 교수 등 굵직한 사건을 도맡았다.  김 부장판사는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해군 법무관을 거쳐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남부지법원장,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낸 뒤 일선으로 복귀해 서울고법 부패전담부 5곳 중 하나인 형사 4부 재판장을 맡고 있다. 첫 여성 대법관인 김영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의 동생이다. 김 석좌교수는 국민권익위원장 재직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추진한 인물이다. 김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는 서울 중앙고 동기다.  법조계에서는 김 부장판사를 법과 원칙에 충실하면서 형사와 민사 등 두루 실무와 이론에 능통하다고 평가한다.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받아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림 혐의로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을 1심(징역 4년)보다 더 높은 징역 7년, 벌금 6억원, 추징금 5억 21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진 전 검사장이 받은 넥슨주식 매수대금, 여행 경비, 제네시스 차량 등을 뇌물로 봤다.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보다 높은 징역 5년 2개월, 벌금 5000만원, 추징금 8840만원을 선고했다.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에게는 무죄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일본군 위안분 피해자의 명예훼손의 고의성을 인정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국회 특수활동비, 완전 폐지가 답이다

    국회가 어제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한 모든 특수활동비(특활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특활비는 특활비 본연의 목적에 합당한 필요 최소한의 경비만 집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납하며, 2019년도 예산도 이에 준해 대폭 감축 편성하기로 했다. 특활비 집행과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국회가 내놓은 특활비 개선 방안으로 만시지탄이나 환영한다. 하지만 국익을 이유로 외교·안보·통상 등 최소한의 영역에서는 계속 특활비를 쓰겠다고 한 것은 여전히 꼼수다. 조건 없는 완전 폐지가 답이다. 우리는 국회 특활비 논란 초기부터 전면 폐지를 촉구했다. 연간 76억~87억원의 특활비 중 ‘눈먼 쌈짓돈’이 40억원이 넘었다. 영수증도 없이 마음대로 썼다. 국회 예산 사용은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 대법원이 국회 특활비가 비공개 대상 정보가 아니라고 공개 결정을 내린 것도 같은 취지였다. 꼭 필요하다면 특활비가 아니라 예산 조정을 통해 업무추진비나 예비비 등으로 반영하고 그 사용 내역과 금액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특활비 개선 발표에 앞서 상임위원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경우에는 납작 엎드려 국민 뜻을 따르는 것밖에 없다”고 한 것은 여전히 특활비에 미련이 남아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지난해 하반기에 사용된 특활비 공개 판결에 대한 항소를 취소하지 않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특활비 집행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수용하기로 했다면 취소가 맞다.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38명 의원의 김영란법 위반 여부도 피감기관의 조사를 받아 보겠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다. 국회는 정부 예산심사권과 입법권을 갖고 있다. 국회가 조건 없는 특활비 폐지로 세금을 투명하게 사용할 때, 정부 각 부처의 특활비 문제도 제대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부패 호랑이’ 때려잡다 인권 놓친 시진핑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부패 호랑이’ 때려잡다 인권 놓친 시진핑

    SCMP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이후 처벌을 받은 부패 관료는 150만명이 넘는다. 올해 상반기에만도 ‘반부패 8항규정’을 위반한 3만 6618명의 공직자가 처벌됐다고 반부패 총괄기구인 공산당중앙 기율검사위원회(기율검사위)가 밝혔다. ‘중국판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반부패 8항규정은 차량·접대·연회의 간소화, 회의시간 단축, 수행인원 축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인권침해 원흉은 구금 조사하는 쌍규 관행 반부패 조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쌍규’(雙規) 관행이다. 쌍규는 “(피의자에 대해) 규정한 시간, 규정한 공간에서” 조사를 진행한다는 뜻이다. 기율검사위가 8900만여명의 공산당원들 가운데 비리 혐의가 있는 당원을 연행해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이다. 통상 조사가 이뤄지기 전 당원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종의 격리 감찰권이다. 이처럼 격리해서 처분하는 까닭은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자살을 막기 위해서다. 기율위가 쌍규 처분을 내리는 순간 피의자의 모든 직무가 정지되고 인신의 자유가 박탈된다. 압수수색, 압류, 계좌 추적과 동시에 피의자의 모든 재산도 동결 조치된다. 쌍규 기간에는 일반인은 물론 가족과 변호사의 접견조차 제한된다. 기간은 3~4개월이지만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최장 2년까지 연장 가능하다(일반인 구속은 일반사건 최장 14일, 특수사건 최장 37일). 쌍규 처분이 내려지면 각급 검찰기관의 공소 제기나 법원의 재판, 형의 선고와 집행 등은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영장심사나 구금기간 제한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중앙 정법위원회 서기이자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이자 전 정치국원 등 최고위급 관료도 끝내 쌍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백해야 했다. ●국가감찰위, 비당원 재산몰수 ‘무소불위’ 사정이 이러니 부패 혐의를 인정하는 거짓 자백을 한 사례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쌍규 처분을 받은 후 풀려난 이들은 한결같이 “창문이 없는 방에서 12시간 연속 앉아 있거나 12시간 연속 서서 조사를 받는다”고 증언했다. 9일간 철제 의자에 손과 발이 묶인 채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폭로한 이도 있다. 인권침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쌍규 대신 ‘유치’(留置) 제도를 도입했다. 반부패 숙청을 합법화하는 이 제도는 구금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특수 상황에서 상급기관의 승인을 받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감찰위원회는 유치 제도를 통해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감찰위는 국무원 감찰부, 국가예방부패국, 인민검찰원 반부패 조직 등을 통합해 지난 3월 출범한 사정조직이다. 당원뿐 아니라 비당원 공직자도 감찰할 수 있고 조사·심문·구금은 말할 것도 없고 재산 동결과 몰수 권한까지 부여받아 ‘무소불위’의 반부패 사정기구로 등장했다. 그러나 국가감찰위의 주장과는 달리 유치 조치를 당하는 피의자들도 쌍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 접견권이 보장되지 않아 인권침해 가능성은 여전하다. ‘형사절차법’에 따라 변호인 접견권 등 기본적 인권보호 조치를 적용받는 살인 피의자만큼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시 정부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던 천융(陳勇)은 지난 5월 시 부구청장이었던 린창(林强)의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와 관련해 구금돼 조사를 받다가 사망했다. 천의 누나는 “동생의 얼굴이 흉하게 망가져 있었고, 뺨과 허리에 멍이 들어 있었다”며 “동생은 고혈압으로 약을 먹고 위가 좋지 않았으나, 다른 질병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허난(河南)성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을 지내다가 2010년 부패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베이징시 북부 친청(秦城)교도소에 수감된 쑨산우(孫善武)는 “수사관들이 내 집과 계좌를 뒤졌지만 아무런 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친구와 동료들은 고문과 협박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쑨의 아내가 뇌물을 받았다고 증언했던 한 사업가는 “그들은 나를 고문했고 잠도 못 자게 했다”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증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쑨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며 당국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그의 지인들은 쑨이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었던 당 원로의 청탁을 거절했다가 미운털이 박혔다고 주장했다. 이 원로의 친척은 국유 광산을 불하받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후이(安徽)성 국토자원청 부청장으로 재직하다가 비리 혐의로 조사받은 천량강(陳良剛)은 “그들은 내 방 바로 옆에 아내를 가뒀는데, 날마다 아내의 비명이 들렸다”며 “석방된 후에 아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척추 손상, 신장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中 유치제도, 피의자 접견권 보장 안 해 중국 법률 전문가들은 중국 재판의 유죄판결 비율이 무려 99.9%에 이를 정도로 수사 당국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시스템이라며 이러한 제도를 개선해 피의자 인권을 개선하고 수사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장옌성 변호사는 “중국의 법 집행은 항상 정치와 관련된다”며 “지도자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투옥되기도 하고, 파벌 싸움에 얽히거나 정적 제거의 희생양이 돼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만큼 유치 제도가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스페인 종교재판은 15세기 가톨릭 왕들이 통치력 강화를 위해 과거 신앙을 은밀하게 믿는 이교도 30만여명을 붙잡아 고문하고 재산을 몰수하는가 하면 3만 2000여명을 화형에 처한 사건이다. 유치 제도 역시 피의자들의 변호인 접견권을 보장하지 않고 구금기간도 국가감찰위가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등 인권침해의 소지가 큰 탓이다. 더군다나 국가감찰위는 당원이 아닌 공무원과 국유기업 임직원, 판사, 검사, 의사, 교수, 유치원 교사 등 공공인사 수천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등 감찰의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중국 법률제도 전문가인 제롬 코언 뉴욕대 교수는 “이번 제도 변경은 변호인 접견권, 고문받지 않을 권리 등 피고인에 대한 법적 보호제도 수립을 위해 지난 수십년간 기울여 온 노력을 ‘완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들과 정부 간부들, 재계 임직원, 판검사, 변호사,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교수들은 자의적인 중국 제도의 다음 희생자가 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유치 제도는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클리대 법학대학원의 스탠리 루브먼 교수도 “이는 당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당에 대한 사법권의 복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사설] 국회, 특활비 항소 접고 해외출장 의원 명단 공개하라

    피감기관의 돈으로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와 일명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 의심을 받는 국회의원 38명에 대해 국회가 어제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피감기관의 자체 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단다. 참으로 해괴하고 후안무치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국회가 자신의 위법행위를 피감기관더러 조사해 고발까지 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어떤 피감기관이 자신의 목줄(예산)을 쥔 국회의원들을 조사해 수사의뢰할 수 있겠나. 국회는 “국민권익위원회가 명단을 통보해 추가 조사를 하라고 한 곳은 피감기관”이라며 “국회는 이를 조사하거나 명단을 밝힐 권한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다분히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권익위는 지난달 26일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국회의원 38명이 포함된 공직자 96명의 명단을 한국국제협력단 등 해당 피감기관과 감독기관 모두에게 통보하면서 추가 조사를 통해 청탁금지법 위반이 확인되면 징계나 수사의뢰를 하도록 했다. 권익위 측은 이 같은 조치 요구가 피감기관과 감독기관 모두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국회의 뻔뻔함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난달 1심 법원이 20대 국회의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판결했음에도 국회는 이를 거부한 채 오늘 항소장을 접수시키기로 했다. 이미 18·19대 국회의 특수활동비 내역이 대법원 판결로 공개되는 마당에 현 20대 특활비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심보가 놀랍다. 가능한 한 대법원까지 끌고 가 시간을 벌겠다는 속셈이다. 방어권의 부적절한 남용이자 사법 자원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국회가 의원들의 김영란법 위반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나 특수활동비 공개를 거부하는 것이나 모두 ‘제 식구 감싸기’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국회는 얼마 전 똑같은 해외출장 문제로 낙마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사례를 벌써 잊었나. 2명의 전직 대통령이 특활비 문제로 치도곤을 당하는 현실이 보이지 않는가. 남의 잘못은 결사적으로 들추어내면서 자신의 흠은 어떻게든 감추고 합리화하려는 국회의 ‘내로남불’ 구태에 신물이 난다. 국회는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원 38명을 김영란법 위반 사항이 없는지 꼼꼼하게 자체 조사해야 한다. 법 위반 의원들 명단을 공개하고 징계나 수사의뢰 조치를 밟아야 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특활비 공개 판결에 대한 항소 의사를 접고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길 촉구한다.
  • 전여옥 “‘놀자 리스트’에 문희상 있으니, 국회 대변인 모호한 태도”

    전여옥 “‘놀자 리스트’에 문희상 있으니, 국회 대변인 모호한 태도”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이 피감 기관의 지원을 받아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의원들과 관련, 이를 공개하는 데 미온적인 국회를 힐난했다. 그는 8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김영란법을 어긴 38명의 국회의원의 명단과 일정을 밝히라고 했는데 정작 국회는 발을 빼고 있다”면서 “해당 의원들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고 ‘그 출장의 포장과 내용물’을 솔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피감기관 지원을 받아 국외 출장을 다녀온 의원 38명의 명단을 전달했는데도 이계성 국회 대변인이 “해당 피감 기관에서 진행 중인 자체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공개하는 데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17대~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국회의원 시절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는 “한번은 국제 회의에 참석하러 (비즈니스석에 타고) 유럽에 갔다”면서 “(돌아올 때) 당시 운동권 출신 여당의원이 ‘난 피곤해서 비즈니스 못 탄다’며 하루 더 있다가 ‘1등석’을 타고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도 기가 막혀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면서 “이번에 38명 명단이 나오면 꼼꼼히 들여다 보고 2020년까지 머릿속에 잘 기억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당시 저와 함께 갔던 한 한나라당 재선의원도 ‘원래 생선회가 빨리 썩는 법이지’라고 한마디 했다”고 꼬집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권침해의 그늘이 짙어지는 중국 반부패 사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권침해의 그늘이 짙어지는 중국 반부패 사정

    중국에 반부패 사정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012년 11월 집권한 이후 반부패 사정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인권침해 행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반부패 사정 드라이브에 고문과 협박 등 비인간적인 수단이 사용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2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처벌을 받은 부패 관료는 150만명이 넘는다. 올 상반기(1~6월)에만도 ‘반부패 8항규정’을 위반한 3만 6618명의 공직자들이 처벌됐다고 반부패 총괄기구인 공산당중앙 기율검사위원회(기율검사위)가 밝혔다. ‘중국판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반부패 8항규정은 차량·접대·연회의 간소화, 회의시간 단축, 수행인원 축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반부패 사정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 행위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쌍규’(雙規) 관행이다. 쌍규는 “(피의자에 대해) 규정한 시간, 규정한 공간에서” 조사를 진행한다는 뜻이다. 기율검사위가 8900만여명의 당원들 가운데 비리 혐의가 있는 당원을 연행해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이다. 통상 조사가 이뤄지기 전 당원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종의 격리 감찰권이다. 이처럼 격리해서 처분하는 이유는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자살을 막기 위해서다. 기율위가 쌍규 처분을 내리는 순간 피의자의 모든 직무가 정지되고 인신의 자유가 박탈된다. 압수수색, 압류, 계좌 추적과 동시에 피의자의 모든 재산도 동결조치된다. 쌍규 기간에는 일반인은 물론 가족과 변호사의 접견조차 제한된다. 기간은 3~4개월이지만 사안에 따라 최장 2년까지 연장 가능하다(일반인 구속기간은 일반사건 최장 14일, 특수사건 최장 37일). 쌍규 처분이 이뤄지면 각급 검찰기관에서의 공소 제기나 법원의 재판, 형의 선고와 집행 등은 요식적인 절차에 불과할 뿐이다. 영장심사나 구금기간 제한 등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중앙 정법위원회 서기이자 전 당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이자 전 당중앙 정치국원 등 최고위급 관료도 끝내 쌍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백해야 했다. 이런 까닭에 반부패 사정 과정에서 고문과 협박에 못 이겨 부패 혐의를 인정하는 거짓 자백을 한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쌍규 처분을 받은 후 풀려난 이들은 한결같이 “창문이 없는 방에서 12시간 연속 앉아있거나 12시간 연속 서서 조사를 받는다”고 증언했다. 9일간 철제 의자에 손과 발이 묶인 채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폭로한 이도 있다. 이처럼 쌍규 관행이 인권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대신 ‘유치‘(留置) 제도를 도입했다. 반부패 숙청을 합법화하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구금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특수 상황에서 상급기관의 승인을 받아 한차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감찰위원회는 유치 제도를 통해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감찰위는 국무원의 감찰부, 국가예방부패국, 인민검찰원 반부패 조직 등을 통합해 지난 3월 출범한 거대 사정 조직이다. 공산당원은 물론 비당원 출신의 공직자를 모두 감찰할 수 있고 조사·심문·구금은 물론 재산 동결과 몰수 권한까지 부여받아 ‘무소불위’의 반부패 사정 기구로 등장했다. 그러나 국가감찰위의 주장과는 달리 유치 조치를 당하는 피의자들도 쌍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 접견권이 보장되지 않아 인권침해 가능성은 여전하다. ‘형사절차법’에 따라 변호인 접견권 등 기본적 인권보호 조치를 적용받는 살인 피의자만큼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시 정부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던 천융(陳勇)은 지난 5월 시 부구청장이었던 린창(林强)의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와 관련해 구금돼 조사를 받다가 사망했다. 천의 누나는 “동생의 얼굴이 흉하게 망가져 있었고, 뺨과 허리에 멍이 들어 있었다”며 “동생은 고혈압으로 약을 먹고 위가 좋지 않았으나, 다른 질병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사 도중 피의자가 사망하면 조사관이 책임을 지도록 했으나 이번 사망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질 지는 의문이다. 허난(河南)성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을 지내다가 2010년 부패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베이징시 북부 친청(秦城)교도소에 수감된 쑨산우(孫善武)는 “수사관들이 내 집과 계좌를 뒤졌지만 아무런 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친구와 동료들은 고문과 협박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쑨의 아내가 뇌물을 받았다고 증언했던 한 사업가는 “그들은 나를 고문했고 잠도 못 자게 했다”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증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쑨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며 당국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그의 지인들은 쑨이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었던 당 원로의 청탁을 거절했다가 미운털이 박혔다고 주장했다. 이 원로의 친척은 국유 광산을 불하받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후이(安徽)성 국토자원청 부청장으로 재직하다가 비리 혐의로 조사받은 천량강(陳良剛)은 “그들은 내 방 바로 옆에 아내를 가뒀는데, 날마다 아내의 비명이 들렸다”며 “석방된 후에 아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척추 손상, 신장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중국 법률 전문가들은 중국 재판의 유죄 판결 비율이 무려 99.9%에 이를 정도로 수사 당국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시스템이라며 이러한 제도를 개선해 피의자 인권을 개선하고 수사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장옌성 변호사는 “중국의 법 집행은 항상 정치와 관련된다”며 “지도자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투옥되기도 하고, 파벌 싸움에 얽히거나 정적 제거의 희생양이 돼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만큼 유치 제도가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스페인 종교재판은 15세기 가톨릭 왕들이 통치력 강화를 위해 과거 신앙을 은밀하게 믿는 이교도 30만여명을 붙잡아 고문하고 재산을 몰수하는가 하면 3만 2000여명을 화형에 처한 사건이다. 유치 제도 역시 피의자들의 변호인 접견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구금 기간도 국가감찰위가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등 인권 침해의 소지가 큰 탓이다. 더군다나 국가감찰위는 당원이 아닌 공무원과 국유기업 임직원, 판사, 검사, 의사, 교수, 유치원 교사 등 공공인사 수천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등 감찰의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중국 법률제도 전문가인 제롬 코언 뉴욕대 교수는 “이번 제도 변경은 변호인 접견권, 고문받지 않을 권리 등 피고인에 대한 법적 보호제도 수립을 위해 지난 수십년간 기울여온 노력을 ‘완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들과 정부 간부들, 재계 임직원, 판·검사, 변호사,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교수들은 자의적인 중국 제도의 다음 희생자가 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유치 제도는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클리대 법학대학원의 스탠리 루브만 교수도 “이는 당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당에 대한 사법권의 복종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새 제도를 마련하게 되면 반부패 작업이 질서 있게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길섶에서] ‘김영란법’ 시행 3년차/문소영 논설실장

    최근 만난 한 인사는 “내 카드 들고 나왔다”고 말하자 핀잔을 했다. 부패방지법인 일명 ‘김영란법’을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먹자는 거다, 본인의 이런 깔끔 떠는 행위가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지도 고민해 달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자면 장·차관들이 ‘경기를 살리자’며 대기업 사장들에게 만나자고 요청한 뒤 식사비를 장·차관 카드 등으로 각각 계산한다면 그 대기업 사장이 뭐라 생각하겠느냐는 것이다. 공무원들과 정의롭게 밥값을 따로 계산했다고 할 것인지 아니면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아직 재계를 믿지 못하고 마음을 열지 않는구나’ 할 것인지. 만약 후자라면 백날 만나도 대화가 빙빙 돌기나 하고, 대책에는 접근도 못한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내 카드로 각각 계산해야지’ 생각했다. 골프도 안 치고 비싼 밥도 안 좋아한다. 적용 대상을 공무원만이 아니라 민간까지 대폭 확대한 ‘김영란법’은 준수하기 어려운 법이다. 적용 대상을 축소해야 한다며 의견을 냈다가 ‘꼭 3만원 이상 밥을 먹어야 하느냐. 역시 기레기’라고 비판받았다. 법은 양심의 최소한이라고 한다. 즉 상식적으로 준수할 법을 만들어야 한다. 최근 정치자금법 개정 여론이 커지고 있다. 문득 ‘김영란법’을 경제활동인구 중 얼마나 지킬까 궁금하다. 문소영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학부모로부터 금품 받은 중고교 유도부 코치 8명 입건

    학부모로부터 선수지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부산의 중고교 유도부 코치 8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부산 모 중학교 유도부 지도자 A(42)씨 등 3명과 고등학교 유도부 지도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 지도자에게 뒷돈을 건넨 학부모 61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교육공무원 신분인 이들 유도부 지도자는 2016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학부모들로부터 선수지도비 명목으로 200여 차례에 걸쳐 1억7650 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부산시교육청의 의뢰로 수사에 착수했으며 관련자들의 계좌 압수 등 수사결과,이들 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자모회 회원들이 매월 한 사람당 30만원씩을 갹출해 유도부 지도자들에게 건넨 혐의를 확인했다. 학부모들과 유도부 지도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돈을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법에 위반되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부정청탁금지법이 적용되는 사람은 명목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한 회계연도에 300만원 이상을 받을 경우 처벌된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부
  • 김병준 “상식선에서 초대받아, 김영란법 위반 여부 몰랐다” 해명

    김병준 “상식선에서 초대받아, 김영란법 위반 여부 몰랐다” 해명

    ‘김영란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생대책위원장은 18일 “상식선에서 프로암대회 골프를 한 번 하고 온 정도인데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규정한 범위를 넘어섰는지 여부는 제가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LPGA이든 KLPGA든 정식시합 전 ‘프로암 대회’가 있고 사회 각계각층을 초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초대 받아 갔다”며 이렇게 전했다. 이어 “솔직히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알 수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하이원리조트에서 있었던 KLPGA 투어 프로암 경기에서 함승희 당시 강원랜드 대표의 초청을 받아 골프를 쳤으며, 골프 비용과 기념품, 식사 비용 등을 포함해 접대 규모가 118만 원가량됐다는 강원랜드 내부 제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돼 경찰이 최근 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당시 대회를 주최했던 대표께서 그 범위를 넘지 않는, 법(청탁금지법 시행령상 기준)의 범위를 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것 또한 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다려 달라”며 “서로 의견이 다르니 어느 쪽이 더 옳은 것인지 결론이 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한국당은 김 위원장 내정 발표날(17일) 의혹과 관련한 뉴스가 보도된 데 대해 “사실 관계가 확정이 안 된 상태로 보이는데, 왜 공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윤재옥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방선거 때도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공천 확정 당일 시장실 압수수색이 이뤄져 정치적 논란을 야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조진래 창원시장 후보는 당시 4월에 조사받기로 합의가 됐음에도 3월에 공천이 확정되자 경찰이 언론에 공표해 논란을 일으켰다”며 유사사례를 언급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 김영란법 위반으로 경찰 내사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 김영란법 위반으로 경찰 내사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SBS에 따르면 강원지방경찰청이 김 비대위원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교수 신분이었던 지난해 8월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의 초청으로 100만원이 넘는 골프 접대와 기념품 등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같은 내용을 제보받은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에 대해서 직무 관련 여부와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과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김 비대위원장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주 52시간 근무시대] “여가생활 늘 것 vs 회식 줄 것”…관광·외식업 ‘기대반 걱정반’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숙박·관광업계와 외식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저녁이 있는 삶’이 시작되면서 여가생활과 관련된 시장에도 활기가 생길 것이라는 낙관론과 회식, 출장 등 업무 관련 활동이 줄고 근로자들의 소득이 축소되면서 오히려 시장이 침체되리라는 비관론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 여행사 등 관광업계는 대체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퇴근 시간이 빨라진다고 해서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광업보다는 취미나 여가생활과 관련된 다른 업계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며 “외려 실질 소득이 줄어들면 관광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도 “기업에서 해외 출장을 줄이면 비즈니스 호텔 등 관련 업계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근무시간 단축 문화가 정착되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국내 여행이나 저가형 여행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현일 티몬 해외여행팀장은 “이미 최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트렌드의 영향으로 저렴한 가격의 여행 상품이 많이 발굴된 만큼 근로시간 단축으로 여가생활을 즐기는 문화가 확대될수록 여행 상품 판매업체들도 관련 패키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엇갈린 반응이다. 회식이나 접대가 줄어들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가족모임이나 외부 행사가 늘어나 외려 건전한 외식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도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 돼지고기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한모(41)씨는 “지난해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위축됐던 업황을 이제 겨우 추슬렀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복병을 만났다”면서 “회식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고깃집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회식이나 업무 목적의 모임 위주인 오피스상권 일대의 고깃집 등은 시장이 위축되는 반면 거주지 인근의 외식업은 오히려 호황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백민경 기자의 오만상~상] ‘적폐 3종세트’

    [백민경 기자의 오만상~상] ‘적폐 3종세트’

    “나도 모르게 ‘적폐 3종세트’로 분류됐더라고…. 눈치 보고 살아야 되나 봐.” 얼마 전 취재차 ‘2018 부산국제모터쇼’를 갔을 때 일이다. 20년 연차에도 현장을 열심히 보고 듣던 한 부장급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몸담고 있는 언론사가 보수 색채를 띠고 있다. 청와대 출입기자였다. 삼성장학생으로 연수까지 다녀왔다.’ 이 세 가지 이유란다. 우스갯소리로 넘길 수도 있지만 묘하게 서글펐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언론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싶어서였다.  삼성장학생은 삼성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연수를 다녀온 기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삼성언론재단은 ‘언론이 잘돼야 국가와 국민이 잘된다’는 목표로 1995년 설립됐다. 언론인 해외 연수 사업을 시작했고, 뛰어난 공적을 남긴 언론인에게 상도 줬다. 저술과 기획취재도 지원했다. 하지만 삼성언론재단은 지난달 이 사업들을 접었다. 최순실 사태 여파와 일부 언론인의 인사 청탁 개입 등 비리 혐의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에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  삼성의 결정을 존중한다. 경영 활동에서의 선택일 수도 있다. 그 돈으로 저소득층 등 공익사업에 주력하는 것도 의미 있다. 다만 서글픈 건 일부 언론인의 잘못과 사회적 분위기 탓에 언론인 지원사업이, 기자들이 ‘적폐’로 오해받는 현실이다. 상당수 사람들은 연수를 다녀오는 등 지원 대상이 되면 기자들이 ‘기레기’로 바뀔 거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선후배들 중 기업 지원으로 연수를 다녀왔다고 그 기업에 무조건적인 호감을 가지고 유리하게 글을 쓰는 이는 없었다. 나 역시 어떤 기업이 주는 상을 받았다고 그 기업이 갑자기 좋아지지도 않았다. 다만 가까운 지인의 회사에 비판적인 글을 쓸 때만 괴로워하거나 망설였다. 청와대 출입은 또 어떤가. 통상적으로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고참급 중견 기자가, 능력 있는 기자가 맡는 곳이다. 청와대에 출입했다고 죄다 정권과 끈끈한 ‘커넥션’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이런 시선을 받기까지 언론인의 책임도 크다. ‘스폰서’를 달고 기사를 쓰고, 직접 인사 청탁에 나서고, 기사를 팔아먹는 언론인에겐 철퇴가 내려져야 한다. ‘김영란법’의 취지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얘기가 아니다. 언론인 지원사업이 무조건 매도되거나 기자들의 공이 상당수 과로 덮이는 것만 같은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행사를 취재하던 한국 기자 2명이 중국 경호원들로부터 폭행당했을 때도 그랬다. 자국 국민이 대통령을 더 잘 찍으려고 일을 하다 타국에서 부당하게 안와·코뼈 골절 등 중상을 당한 것이 ‘팩트’다. 그런데 댓글엔 우리 국민의 폭행이 아닌 ‘기레기가 맞을 짓을 했다’는 등의 악질적인 글로 가득했다.  언론인 지원사업을 없앨 수도 있다. 하지만 재단 후원으로 해외에 나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진국의 정책이나 사례를 취재하고 이를 한국 실정에 반영하도록 소개한 기획취재가 줄어드는 것은 안타깝다. 일선 현장에서 겪은 이례적 경험을 책으로 출간하는 것이 위축되는 것도 아쉽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매도는 아프다.
  • [사설] 잇단 경제위기 경보, 정부 대처 제대로 해야

    한반도 외교안보 정세는 요즘 ‘한여름’이다.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변수지만, 지난해와 달리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문제는 경제다. 경제 문제만 놓고 보면 대내외 변수가 요동치는 탓에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질까 우려할 상황이다. 대외적으로는 먼저 글로벌 금융위기 10년을 맞는 올해 ‘6월 위기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탈리아 및 신흥국의 통화 불안 등이 맞물려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추세도 큰 악재다. 세계은행(WB) 등도 향후 2년간 글로벌 경제의 전반적인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의 현실을 감안하면 ‘위기의 데자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어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 경제에 대해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본 한 달 전에 비해 부정적인 톤이 강해졌다. 투자는 부진한 흐름이 계속되는 데다 수출은 반도체 등의 의존도도 여전히 높다.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고용 불안과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 등 부작용은 이미 지적됐다. 다음달로 다가온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도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하다.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 현장에서 시행에 따른 혼란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는 시행 2주 전인 다음주에야 관련 안내 책자를 배포하기로 했다.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은 3개월 전에 가이드북을 제시했는데도 현장에서 수개월간 혼란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책임 방기에 가깝다. 경기 하락기에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는 건 부담이 크다. 한 해 12조 3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예측도 나오는 만큼 충격을 완화할 치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야당 등이 제기하는 ‘경제 위기론’은 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몰두하는 바람에 자칫 경제 이슈는 등한시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남북 긴장 완화에 따른 ‘코리아 리스크’ 하락은 우리 경제에 큰 호재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소득주도성장론과 더불어 이른바 ‘J노믹스’의 양 축인 혁신성장 면에서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1년이 지나도록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건 더 큰 문제다. 정부는 최근 실물과 금융시장에 드리운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문 대통령이 주문한 대로 혁신성장의 대안을 제시해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기업들 역시 ‘수익이 눈에 보여야만 투자하겠다’는 보수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기업 본연의 책무도 다하지 않으면서 ‘반기업 정서 탓에 기업하기 어렵다’고 볼멘소리만 반복하면 누가 옹호하겠는가.
  • 中企 ‘법인 쪼개기’로 시간 벌고…대기업은 PC오프·3無 운동

    中企 ‘법인 쪼개기’로 시간 벌고…대기업은 PC오프·3無 운동

    경기 시흥 시화산업단지에 있는 중소기업 A업체는 현대·기아차의 주요 1차 협력사(1차 벤더)다. 자동화시스템 부품을 납품하고 시트벨트도 제작한다. 주로 자동차 부품과 엔지니어링 제품 등을 개발, 생산하는 A사는 최근 법인을 2개로 분리하기로 했다. 이유는 ‘근로시간 단축’ 때문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오는 7월부터 적용되지만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부터 대상이 돼서다. 사실상 같은 회사인데도 ‘법인 쪼개기’로 1년 반의 시간을 버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근로자들은 “하던 업무도, 일하던 곳도, 같이 근무하는 사람도 다 똑같은데 명함에서 회사 이름만 다르게 바뀌었다”고 자조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근로시간을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시간 단축을 한 달 앞둔 31일 기업마다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근로자가 300인이 넘는 일부 중소·중견기업들은 ‘법인 분할’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한 중기 대표는 “통상 회사가 성장해 외부감사 대상이 되면 자금 운용 제한을 피하려고 법인을 쪼갠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근로자들에게 시간 구애 없이 일을 시킬 수 있는 한시적 용도로 법인 분할을 활용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SNS 업무 지시 지양 ‘休’ 캠페인 대기업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직원에게 근무 재량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를 7월 1일부터 동시 도입한다. 재량근로제는 신제품이나 신기술 연구개발(R&D) 업무에 한한다. 신제품 출시, 프로젝트에 맞춰야 하는 R&D 분야는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회사 관계자는 “재량근로제는 특정한 전략 과제를 하는 인력에 한해 적용하고 구체적 과제, 대상자는 별도 선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생산직 등 제조 부문은 3개월 단위로 평균 주 40시간을 맞추는 탄력근로제를 도입한다. 에어컨 생산 등 성수기에 근로시간이 몰리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은 2~3년에 한번인 대규모 정기보수 업무를 위해 인력을 충원해야 할 판이다. 평균 주당 52시간 근로를 맞추려고 탄력근로시간제 단위를 3개월에서 1년으로 늘려 달라는 요구가 무산돼서다. 한화케미칼은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포함된 ‘인타임 패키지’ 도입 계획을 밝혔다. 2주 8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야근을 하면 2주 내에 해당 시간만큼 단축 근무를 한다. 금요일 오전 4시간만 근무한 뒤 일찍 퇴근하고 2주 안에 본인이 원하는 날 초과 근무를 통해 주 40시간을 채우는 식이다. SK그룹도 비슷하다. 지난 4월부터 2주 단위로 총 80시간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자율근무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SK그룹은 법이 시행되는 김에 아예 기존의 출퇴근 방식이나 일하는 문화 자체를 바꿔 보자는 취지로 하반기 ‘공유좌석제’를 계획하고 있으며, 벌써 SK브로드밴드 등 일부 계열사는 이를 시행하고 있다. 공유좌석제는 개인 책상을 없애고 그날 자신의 업무와 상황에 맞게 원하는 층과 자리를 찾아 일할 수 있는 제도다. 직원은 층별로 마련된 사물함에서 노트북 등 개인 물품을 꺼내 개방된 책상이나 독서실형, 카페형 등 원하는 형태의 좌석이 있는 층에 가 PC로 출근을 기록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유통업계는 다양한 제도가 확산되는 추세다. CJ그룹은 지난 14일부터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루 8시간 근무를 하고 나면 PC가 자동적으로 종료되는 ‘PC오프제’를 시행하고 있다. 계열사사업부별로 집중근무 시간을 2시간 이상 설정해 회의흡연티타임을 자제하는 ‘3무(無) 운동’도 벌인다. 업무시간 외에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업무 지시를 지양하는 ‘레알(Real) 휴(休)’ 캠페인도 진행하는데 캠페인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사내 인트라넷 제보 채널도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 9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PC오프제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PC오프제로 인해 자칫 너무 일찍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업무시간 20분 전에 컴퓨터가 켜지도록 하는 ‘PC온’ 제도를 추가로 도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PC오프제와 함께 지난 4월부터 백화점 점포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존 오후 8시였던 주중 퇴근시간을 7시 30분으로 30분 앞당기는 등 근무시간 단축 시범 운영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도 서울 영등포점과 경기점, 광주신세계점 등 일부 점포의 개점 시간을 기존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워크숍·거래처 약속 등 지침 없어 하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기업 현장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대표적으로 회식이나 워크숍, 거래처와의 저녁 약속 등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이 없다는 것이다. ‘김영란법 대비책’처럼 미리 신고를 하거나 일정 시간만 인정하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아직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도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특근, 야근 감소 등으로 임금이 줄게 된 생산직의 불만도 서서히 끓어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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