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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김정일 면담때 ‘정상회담 개최’ 발표 가능성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가 급속히 무르익어 가는가. 정상회담 제의에 가까운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발언’에 이어 남북은 11일 개성에서 접촉을 갖고 열차 시험운행 방안을 협의한다. 다음달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평양까지 이용할 교통편 문제 협의인 셈이다.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은 DJ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 순조로울 경우 DJ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서 노 대통령-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 개최 합의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대북 경협비용 3∼4배로 늘까 노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제도적·물질적 양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물질적 양보는 경제적 지원과 경제협력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연철 고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협력 규모를 지난해 7000억원에서 앞으로는 연간 2.3조∼2.8조원으로 추정했다. 궁금증이 모아지는 ‘제도적 양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관측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10일 “북한은 쌍방의 체제와 사상을 존중하면서 남북이 발전하는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보안법을 유지하고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보안법 폐지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장관급 회담을 연기한 바 있다. 원칙있는 양보는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북한의 조치에 상응하는 상호성을 의미한다. 다만 국가보안법 폐지는 국회, 한·미합동군사 훈련 중단은 미국과 합의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게 변수다. ●정상회담을 거론한 배경은 노 대통령은 왜 이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공론화했을까. 노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 해결 없이는 정상회담은 없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고유환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북핵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을 점쳤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전격 합의할 수도 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9·19 공동성명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는)진전을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지체상황을 타개할 필요성이 있고 진전을 이뤄내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북핵문제 해결에 초점을 뒀다. 이를테면 선 북핵 해결 후 정상회담 방침이 정상회담-북핵타결로 전환됐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은 2000년 정상회담 발표 때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2000년 DJ-김정일 회담은 공식 발표 하루 전에 미·일·중·러 등에 통보됐다.“미국과 주변국가들과의 여러 가지 관계가 있어 정부가 선뜻선뜻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도 주변국의 묵시적 동의를 염두에 둔 것 같다. 2000년 당시와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도 확연히 다르다. 미국은 북한에 금융제재와 인권압박 등의 ‘채찍’을 전방위로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정상회담은 ‘당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채찍은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다. 미국을 설득하는데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파열음이 나올 소지도 없지 않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북한경제 변화와 남북경협’ 아카데미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상임대표 박원철)는 4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연구소 교수를 초청하여 ‘북한경제의 변화와 남북경협’을 주제로 ‘시민과 함께하는 통일아카데미’를 연다.
  • [부고]

    ●윤용남(전 육군참모총장·합참의장)용이(전 창보실업 회장)용덕(양지운수 대표)용철(〃 이사)씨 모친상 서부웅(태흥산업 대표)씨 빙모상 윤태형(영타임즈 편집국장)씨 조모상 26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31)787-1509●김인호(전 한솔제지 사장)씨 별세 영우(KT 자금팀 부장)영아(보라매병원 임상교수)씨 부친상 박종무(을지대의대 교수)씨 빙부상 26일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02)2072-2014●주명관(연세대 교무부처장)태관(아시아나항공)씨 부친상 박두석(진성플라스틱공업 대표)김창현(강남성심병원 신경외과장)씨 부친상 26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30분 (02)392-0299●최주엽(광운대 교수)스이(서울대 〃)주훈(ADP엔지니어링 부장)씨 부친상 권남익(한국외대 교수)씨 빙부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410-6916●이성진(전 한양대 교수)동규(VNG 대표)현선(메트라이프 FSR)씨 부친상 김영남(영해운 대표)씨 빙부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410-6918●변재삼(미국 거주)재승(전 대법관)재혁(미국 거주)씨 모친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410-6917●정재인(자영업)창화(하이텍엔지니어링 대표)씨 모친상 김광수(자영업)손병화(〃)씨 빙모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30분 (02)3010-2295●이철호(조양메디칼 대표)용호(〃 부장)진호(농업)경호(사업)문호(조양메딕스 대표)씨 부친상 25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31)787-1502●김형준(변호사)씨 상배 영훈(변호사)영한(쎄븐조이 대표)씨 모친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410-6914●허정원(현대상선 아주수출부)씨 모친상 26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921-0699●허종생(전 울산 울주군 부군수)씨 별세 25일 울산 인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11-9208-3232●김창연(전 대전 서교회 목사)씨 별세 요한(명지대 음악학부 교수)진우(서울공고 교사)명혜(수원북중 〃)씨 부친상 정영식(베스트앤파인 대표)씨 빙부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410-6912 ●김연철(공주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연수(파리크라상 과장)연희(서흥캅셀 대리)씨 부친상 조흥준(한국존슨다이버시 차장)씨 빙부상 김영종(연세대 장학복지부장)석종(경향신문 문화부장)씨 형님상 26일 을지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20분 (02)970-8747●노선영(웨스턴리얼티 지사장)성윤(법원행정처 보건주사)씨 부친상 김규석(호중상사 사장)신원조(테크노세미켐 부장)씨 빙부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3010-2265●서병상(전 전곡중고 교장)씨 별세 정욱(전 과학기술부 장관)정균(미국 거주)씨 부친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3410-6919●김인호(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씨 별세 26일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2072-2014
  • [초선의원 24시] (1)崔星 우리당 의원

    “이거 큰 사건이 터졌는데.” 차에 올라탄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기자와 악수를 나누기가 무섭게 이렇게 입을 열었다.의례적인 안부인사는 없었다.이런 사람은 대개 형식보다는 내용을,의전보다는 성과를 중시하는 인간형이다.때는 6월 21일 아침 7시37분.장소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최 의원의 아파트 앞이었다.차창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뉴스와 신문부터 챙기는 그는 이라크 한국인 인질사건을 전하면서 한바탕 ‘논평’을 펼쳤다.“이건 완전히 현대전이야.저사람들(테러단체)이 우리를 속속들히 읽고 있는 거야.…” 통일외교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그의 ‘웅변’이 자가용 승합차 내부에 쩌렁쩌렁 울렸다.아침 졸음이 싹 가셨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최 의원의 지역구 연락사무소에 차가 섰다.보좌관으로부터 지역민원 처리현황을 보고받는 것으로 하루 일정이 시작됐다.최 의원은 중간중간 “이런 문제는 반대의견도 있으니까 주민 공청회를 꼭 거쳐라.”는 식의 지적을 꽂아댔다.그의 마른 입으로 ‘아침 밥’인 샌드위치가 들어가고 있었다.“첫째도 둘째도 민원인들한테 겸손하고 친절해야 한다.”는 당부를 수차례 되풀이한 뒤 사무소 문을 나섰다. 최 의원은 차에 오르자마자 소형 TV 모니터를 켰다.인질사건과 관련한 국내외 뉴스를 번갈아 체크하더니 “아무래도 회의를 소집해야겠어.”라면서 진희관 동국대 교수와 김종욱 전 NSC 행정관,이재웅 통일정보센터 사무국장 등을 전화로 찾았다.그의 자문그룹 멤버들이라고 했다.차에서 그는 잠시도 가만있지 않았다.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고,아이디어를 말했다. 9시 29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도착했다.보좌진으로부터 일일 일정과 주간 일정을 보고받으면서 그는 이런 지시를 했다.“중앙(국회,중앙당) 일정에 지장이 없는 한 지역행사는 무조건 참석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잡아라.조찬 일정은 최대한 갈 것이다.” 10시 15분 인질사건과 관련한 자문그룹 회의가 이어졌다.“일본의 경우 정부가 나선 게 아니라 민간인 루트를 활용했다.”“종교지도자를 접촉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원내부대표를 맡고 있는 최 의원은 회의결과를 천정배 원내대표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11시 15분에는 ‘북한 용천 소학교 재건립 기금 마련 콘서트’ 기획단 관계자들을 만났다.그는 12시 10분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만두사랑 캠페인 시식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점심을 대신했다.이어 30분 정도 낮잠으로 휴식을 취한 뒤 보고서 검토와 현안 분석작업을 했다.오후 4시 25분에는 채용정보업체 코리아리크루트의 이정주 사장을 찾았다.지역구 여성들의 일자리를 위한 ‘취업 박람회’를 제안하기 위해서다. 5시 21분 의원회관에 돌아오니 남북경협진흥원 임완근 원장이 기다리고 있었다.평양기술산업단지 건립 상황을 설명하는 임 원장에게 최 의원은 “통일 주제 캐릭터 공모전을 일산 호수공원에서 여는 게 어떻겠느냐.”며 또다른 ‘숙제’를 냈다. 저녁 7시부터는 인질사건 관련 2차 회의가 열렸다.오전 회의 참석자 외에 고려대 김연철 교수 등이 가세했다.회의 도중에 도시락이 들어왔다.회의는 밤 9시쯤 끝났다. ‘이제야 비로소 집에 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일어서는 기자의 뒤통수로 최 의원의 ‘마지막 일격’이 가해졌다.“다들 야근합시다.” 결국 최 의원과 보좌진은 1시간에 걸쳐 보고서 작성작업을 한 뒤 10시가 넘어서야 사무실을 나섰다. 최 의원이 행신동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섰을 때 시계는 밤 10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최성 의원은 ▲광주 출생(41) ▲초선(경기 고양덕양을) ▲송원고,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 ▲15대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행정관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16대 대통령직 인수위 상근자문위원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 김상연기자의 ‘느낌’ 최성 의원을 하루종일 따라다니면서 마치 벤처기업 CEO를 취재하는 기분이 들었다.빡빡하게 짜여진 ‘살인적 일정’ 때문만은 아니다.사람을 만나면 반드시 그 자리에서 성과를 내려 덤비는 의욕이 영락없이 벤처기업가를 빼닮았다.예전 정치인들에게서 흠씬 풍겼던 낭만이나 여유 같은 것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굳이 걱정되는 부분을 꼽으라면,이런 초발심(初發心)의 탄력성이 얼마나 유지될까 하는 점이다.4년 임기 초반에 과욕을 부리다가 후반에 탈진해 용두사미로 흐지부지되는 것은 차마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특히 근시안적 성과에 집착하는 조급함은,거시적인 비전 제시나 이해조정의 역량과는 병행하기 힘든 속성이 있다는 점에서,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관건인 것 같다. ˝
  • [열린세상] 주한미군 감축과 외교안보/김연철 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소 정치학 교수

    주한미군 감축 결정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한·미 관계,남북관계,그리고 동북아 구도에도 중요한 변화의 계기다.거시적이고,장기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안보환경의 변화라면,보다 성숙한 자세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주한미군의 감축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탈냉전 이후 미국은 다양한 지역적 분쟁에 개입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을 국방전략 전환의 우선적인 과제로 검토해 왔다.해외주둔 미군을 신속 기동군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은 럼스펠드 독트린으로 구체화되었지만,탈냉전 이후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세계적인 안보환경의 변화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아프간과 이라크 상황의 차질로 미국이 겪고 있는 병력운영의 문제도 단기적 이유가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주한미군 감축원인을 한·미 관계의 악화에서 찾는 다분히 의도적인 해석들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을 뿐더러,바람직하지 않다.역시 이번에도 한·미 관계에서 절반의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음을 알 수 있다.현재의 남북관계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주한미군 감축이 경제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악의에 찬 증오를 본다.국가의 현실과 미래를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사람들이 쏟아붓는 현실 왜곡은 한국의 여론으로 미국언론에 소개되면서,양국관계에서 인식의 격차를 더욱 넓힌다.부시 행정부의 일부 인사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시대적 변화에 대한 감정적 왜곡은 한국 지식계 및 언론 상황의 거울 효과에서 비롯되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물론 정부의 대응 역시 미숙하다.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전환기의 외교안보 상황에서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정책 대안에서 부처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논의과정에서 의견 차이는 생산적 결과를 가져온다.그렇지만 중요한 결정 시점에서 부처별로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면,혼선이 발생한다.더욱 중요한 것은 전환기에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외교안보 상황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하는 것은 장기적인 외교안보전략이다. 물론 우리도 장기적인 전략이 있다.그렇지만 현재 상황에서 평화,번영,혹은 자주와 같은 개념들이 겉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쟁점 현안들과 장기 목표사이에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전환기적 상황에서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열린 사고다.주한미군 감축에도 불구하고,안보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이유는 달라진 남북관계에 있다. 남북관계의 변화는 ‘대북 억지력’의 수준과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6·15 정상회담 4주년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그동안의 관계 진전이 가져온 현실적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개성공단과 철도 도로연결 사업이 그동안 꾸준히 진행되었고,이제 작지만 소중한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남북 당국간 대화는 정례적으로 개최되고 있다.최근에는 두 번의 장성급 대화를 통해 그동안 미흡했던 군사대화도 초보적이지만 시작되었다.남북관계의 현실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안보 불안을 걱정할 만큼의 불안정한 신뢰수준은 분명 아니다. 그래서 주한미군 감축이 가져올 전력약화 상황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힘을 쏟아야 할 부분은 적극적인 남북 군사적 신뢰구축이다.7·4남북 공동성명과 같은 중요한 남북관계의 진전계기도 미국의 한반도 군사 전력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하물며,정상회담 이후 꾸준히 쌓아온 남북관계의 현실을 고려한다면,그렇게 불가능한 이상은 아니다. 결국 장기적인 한국의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은 이미 정부가 개념을 밝힌 바 있지만,포괄안보다.좁은 의미에서 남북한의 교류협력 활성화는 적정한 ‘대북억지력’수준을 요구하고 있으며,넓은 의미에서 동북아 차원의 평화 번영역시,적합한 장기국방 전략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협력과 외교전략,그리고 국방 전략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상호 상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물론 이 과정에서 한·미 관계는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현재의 한반도 정세에서 그리고 장기적인 동북아 구도에서 한·미 동맹이 호혜적이고,보다 평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김연철 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소 정치학 교수 ˝
  • 해외학자 176명 송두율교수 석방탄원

    미국 등 해외에서 학문활동 중인 176명의 학자가 2일 국가보안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무죄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 박사인 박원호씨 등은 “송 교수에게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은 학문과 연구의 자유,나아가 한국의 학술발전 자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헌법에 보장된 학문과 사상의 자유가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기본원리인 데도 재판부가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는 것이다.A4 13장의 탄원서에서 이들은 1심 판결문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재판부가 국가보안법의 법조문에조차 충실하지 못했고,학술 연구에 대한 단죄를 시도,학문 검열의 길을 열어놓았다.”고 강조했다.이어 “서명인 모두가 송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학문의 자유 핵심이 다른 의견에 대한 관용이기에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용균)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선 고려대 김연철 교수가 변호인측 증인으로 나와 노동당 후보위원의 선출 과정 등에 대해 진술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열린세상]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의 의미/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14차 장관급 회담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남북한은 사실상의 회담결렬 직전에 장성급 회담에 합의했다.용천 사고이후 국내의 초당적 대북지원 열기가 고조된 상황이고,6자회담 실무협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모두 결렬의 부담감은 컸다. 남측의 원칙적 대응은 평가할 만하다.장성급 회담 개최는 남북이 이미 합의한 것이고,꽃게잡이 철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쟁점현안이었다.그렇지만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주장하면서,이번 회담을 결렬직전까지 몰아갔다.북측이 느끼는 군사적 위협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남북간의 군사적 협력 또한 현재의 남북관계 현실에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다.개성공단의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연례적인 서해상의 군사적 충돌 위험을 올해도 되풀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동시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구상(PSI)이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해에서의 군사적 긴장은 한반도 정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남측이 결렬을 무릅쓰고 장성급 회담 개최를 주장한 이유가 있다. 남북 회담 문화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북한은 지속적으로 남한 국내의 문제를 제기한다.민주주의 국가인 남한에서 정부의 권한은 한계가 있다.북한이 문제 삼는 보수적 시민단체나 보수 언론 역시,그들이 실정법을 어기지 않는 한,정부가 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어렵다.북한도 이제 남한 체제의 다양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교류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남북한의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그동안의 남북 회담의 문제는 합의사항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남측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국회구조나 여론의 반응 등 정책 집행과정이 그만큼 복잡하기 때문이다.다행히 17대 국회는 여대야소 상황으로 남북 협력기금 운영이나 대북지원 결정이 과거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쉬워졌다.게다가 야당 역시 교류협력 분야에서의 ‘초당적 협력’의사를 밝히고 있다.남북 교류협력 활성화의 국내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번 회담의 성과인 장성급 회담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특히 북측은 북한의 군부가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회담의 성과를 예측케 하는 부분이다.물론 시급한 서해상의 군사적 충돌방지가 우선적인 협의사항이다.그렇지만 북한이 이번 장성급 회담을 계기로 실질적인 남북한의 군사적 신뢰구축에 나설 수 있다면,그것은 한반도 정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개성공단 건설을 비롯한 남북교류협력의 활성화는 당연히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6자회담의 돌파구 마련이 쉬워 보이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서 남북한의 군사 대화는 남북관계에서나 국제사회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중장기적으로 주한미군의 재배치로 자주 국방을 통해 전력공백을 보완해야 하는 남한의 입장에서,남북한의 군사적 신뢰구축은 새로운 대안적 상황이 될 수 있다. 용천 사고이후 확인되었지만,북한의 입장에서 남한의 대북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실제로 남한 내부의 상황은 본격적인 교류협력이 가능한 방향으로 변화되었다.이제 북한의 수용능력도 커져야 한다.북한은 말로는 민족공조를 강조해 왔지만,핵문제를 비롯한 군사 대화에는 소극적이었다.이번의 대북 지원과정에서도 남측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참여했던 개인이나 단체들은 북측이 보다 적극적인 접근성을 허용해 주기를 원했다.북측은 자신들의 눈높이를 남측에 이해시키기보다는 남측의 실질적인 협력 의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변화해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이후 14차례의 장관급 회담이 있었고,셀 수 없는 각종 분야별 회담이 열렸다.남북 교류협력의 수준 또한 이제는 돌아가기 어려울 만큼 전진해 왔다.국제환경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지만,남북관계는 확실하게 또 다른 단계로 도약하고 있다.군사적 신뢰수준이 그것이다.장성급 회담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계기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열린세상] 이라크, 일방주의의 실패/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점령정책은 실패했다.미국이 생각하는 ‘새로운 국가’는 이라크 사람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임시 정부인 과도통치위원회는 국민적 지지를 상실했고,미국이 양성한 경찰과 군대의 일부가 미국의 통제권에서 벗어나고 있다.전쟁이전 중동에서 가장 발전했던 바그다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가난한 도시가 되었다.전쟁이전 3%에 불과했던 이라크의 실업률은 2004년 현재 70%를 넘어서고 있다. 미·영 연합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사회 간접자본 시설이 대부분 붕괴되었고,국가 해체로 공공영역의 고용이 급감했기 때문이다.치안상황이 날로 악화되면서 재건복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민간부분의 고용도 살아날 가능성이 당분간은 없다.그 많은 이라크의 젊은이들은 어디로 가겠는가? 팔루자에서 나자프에서 카르빌라에서 분출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분노는 점령정책의 구조적 실패의 결과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앞으로도 미국이 ‘침묵하는 다수’ 이라크인들의 마음을 얻기가 어려울 것 같다.미국이 정치적 정당성을 얻지 못하면,압도적인 군사력이 있어도 질서를 회복하기 힘들다.베트남 전쟁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미국이 전투에서 한번도 패배하지 않았지만,결국 전쟁에서 졌다는 사실이다.팔루자 사태는 베트남 철수여론을 자극시킨 ‘디엔 비에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는 실패했다.‘전쟁 이후의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정치적 정당성과 외교적 협력이다.이미 많은 사람들이 잊어버린 또 하나의 전장,아프가니스탄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가? 아프가니스탄은 단지 통제가 가능한 ‘카불’에서만 국가의 형태를 띠고 있다.지방 군벌들이 난무하고 있으며,탈레반 세력들이 다시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부시행정부 개입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전쟁이후의 재건’이 가능할 수 있는 능력과 정당성,그리고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방주의의 부정적 영향은 이라크에서 동맹국간의 균열로 나타나고 있다.스페인의 철수 방침 이후,최근 이른바 이라크 저항세력의 인질 전술은 일본을 비롯한 이라크 파병국가들에서 철수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파병의 정당성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 1년간 파병국가들이 생각했던 ‘파병의 국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이라크의 이른바 전후 복구사업은 대부분 미국 일부 기업들의 독점으로 나타났고,대부분의 파병국가들은 국내적 반대와 테러의 위협을 겪고 있다.부시 행정부가 국제사회의 참여를 가능케 하는 전향적인 상황을 만들지 않는 한,떠나는 국가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부가 독자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건과 복구 중심의 파병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그동안 파병지역 선정이나 부대 구성에서 이러한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다고 보기 어렵다.현재 검토되고 있는 북부 쿠르드 지역은 단기적인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더욱 위험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갖고 있다.중동지역에서 이른바 쿠르드족 자치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이미 이라크뿐만 아니라,인접 국가들은 쿠르드 독립국가 형성을 경계하고 있다.터키는 쿠르드 독립국가가 형성된다면,무력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있다.또 다른 중동 분쟁의 불씨라고 할 수 있는 이 지역으로 가는 문제는 중장기적인 한국의 중동외교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날로 확산되는 이라크의 ‘혼돈’은 부시행정부 일방주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자기 성찰’이다.거대 적이 사라진 탈냉전의 세계 질서에서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의 일방주의는 또 다른 불안과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절반의 미국과 국제사회는 미국인들의 성찰의 결과가 11월 대선에서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일방주의 이후의 세계질서에 대한 미국의 대안적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동북아에서도 일방주의 이후의 새로운 질서가 한국 외교의 과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열린세상] 외교쟁점 사라진 ‘한국 총선’/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한국의 선거는 예외다.외교적 쟁점은 실종되었다.초유의 탄핵사태는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만을 멈춘 것이 아니고 외교를 중단시켰다. 각국에서 외교가 선거의 쟁점이 되고 있다.스페인에서는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했던 집권당이 테러의 후폭풍으로 패배했다. 타이완 총통선거에서는 중국과의 긴장을 우려하는 중국 투자 기업인들의 대규모 투표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미국 선거에서도 오랜 전통을 깨고 이라크전을 비롯한 외교적 쟁점이 국내문제보다 부각되고 있다.바야흐로 외교정책이 선거쟁점으로 부각되는 시대가 되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외교가 국내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결코 자본만은 아니다.정보의 세계화로 관심의 경계가 무너지고 외교적 선택이 자기 이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타이완 총통선거는 물론 20여년 이상 진행되어온 타이완경제의 중국 종속 결과다.기업인들이 천수이볜을 반대하고 국민당 지지를 선언한 것은 그만큼 중국과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페인의 선거 결과는 더욱 중요하다.미국은 스페인 국민들이 테러위협에 굴복했다고 비판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볼 수는 없다. 부시행정부의 이라크 침략 1주년이 되는 현재 시점에서 명분은 없었다.대량살상무기의 흔적은 없다. 테러는 계속되고 있다.테러는 현대의 비대칭적 전쟁형태다.압도적인 군사력 우위로 근절될 수 없다.테러는 정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이라크 국내적으로나 국제사회에서 정당성과 지지기반을 넓히는 것이 테러리스트의 명분을 줄이는 것이고 그들의 활동공간을 좁히는 지름길이다. 그렇지만 오직 군사력에 의존하는 부시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은 실패했다.유일초강대국인 미국의 권력에 압도당했던 많은 나라들이 이제 정신을 차리고 있다. 스페인은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편승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많다고 결론을 내렸다.스페인의 이라크 철수대열을 따르는 국가들은 점차 증가할 것이다.미국의 일방주의는 국제사회에서 점차적으로 고립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미국내에서 반테러전의 경제적 결과는 참담하다.국제사회의 협력이 감소할 경우 미국은 더욱 많은 군사비를 지출해야 하고,그만큼 재정적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문제는 군수산업의 산업연관 효과는 제한적이고 고용 창출에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면 테러위협으로 관광객이 줄어들고 소비 위축의 부정적 효과는 늘어났다.군사안보의 불균형 팽창은 미국 국내에서 교육,복지,의료를 비롯한 인간안보의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국의 선거에서 외교적 쟁점의 부각과 더불어 주목되는 것은 투표율의 증가다.서구사회에서 정치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정치적 안정구도가 흔들리고 새로운 질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선거는 예외다.외교적 쟁점은 실종되었다.초유의 탄핵사태는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만을 멈춘 것이 아니고 외교를 중단시켰다.그렇다면 한국의 현실은 외교적 문제에 무관심해도 좋은가.그렇지 않다.한국은 이라크에 세 번째로 많은 군대를 파견할 예정이다.6자회담은 또 어떤가. 선거를 앞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할 때 6자회담의 쟁점에서 미국이나 일본이 극적 돌파구를 만들 가능성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대북정책을 둘러싼 쟁점도 있다.많은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 진출을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지만 현재의 국면에서 그날이 조만간 오기는 무리다. 야당들이 국민여론을 무시하고,대표의 유효기간이 끝나가는 의회 권력이 대통령의 권한을 일방적으로 정시시킨 해프닝을 국제사회는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다행인 것은 언제나 그랬지만,다수의 국민들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국제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한국은 언제쯤 미래지향적인 쟁점이 있는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인가.이번 선거가 제발 시대착오 세력의 마지막 청산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열린세상] 6자회담과 고농축 우라늄/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고농축 우라늄 의혹을 둘러싸고,북한과 미국이 다시 한번 ‘벽보고 말’하면,6자회담은 출구를 잃어버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곧 열릴 2차 6자회담은 핵 문제의 교착과 해결의 기로다.1차 회담처럼 테이블에 앉았지만,대화는 없었던 그런 회담이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대화는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것이 아니다.서로 말을 주고받아야 협상의 접점이 만들어 질 수 있다.2차 회담을 앞두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과연 북한과 미국이 얼마나 상대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이른바 ‘고농축 우라늄 의혹’을 넘어서야 한다.2002년 10월 이른바 2차 핵위기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던,이 문제의 정확한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다.미국은 몇가지 간접 증거를 통해 정황을 추측하지만,북한은 명백히 이 프로그램의 실체를 부정하고 있다.최근 미국 언론에서 파키스탄의 칸 박사를 통해 ‘고농축 우라늄 계획’이 북한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그 또한 정확한 실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설령 고강도 알루미늄이 북한에 수입되었다 하더라도,그것이 곧바로 원심분리기 제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항공기 부품이나 의료기 제작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또 칸 박사를 통해 설령 원심분리기 설계도가 북한에 흘러들어 갔다고 하더라도,과연 북한이 핵폭탄을 만들 수 있을 만큼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했다고는 장담하기 어렵다.원심분리기의 부품과 고강도 알루미늄 자체가 수출 통제품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더욱 그렇다. 문제는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대한 검증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플루토늄 방식은 비교적 검증 대상이 한정되어 있지만,이 계획은 사실 북한 전역을 수색해도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결국 고농축 우라늄에 대한 의혹 해소는 신뢰에 달려 있다.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북한 주석궁을 조사한다고 하더라도 의혹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현실적 위협이 되고 있는 플루토늄 재처리에 대해서 무관심하면서,실체가 모호한 고농축 우라늄 의혹을 문제 삼는다면,6자회담은 헤어나기 힘든 늪이 될 수 있다.6자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조심해야 할 점이다.그런 점에서 우리측 대표들이 고농축 우라늄 의혹 해소를 강조하는 것은 지혜롭지 않다. 2차 회담은 우선적으로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플루토늄 재처리를 중단시키고,이른바 보다 책임있는 동결국면에 합의하는 것이다.‘현재 핵’을 동결한 상태에서,‘과거 핵’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검증과정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의 목표를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중요한 것은 과정이고 방법이다.미국이 진정으로 핵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다면,누구나 공감하는 해결의 목표를 반복하기보다는,실현 가능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고농축 우라늄 의혹에 대해서도,북한 스스로 제안한 ‘전문가 회의’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 핵 동결에 대한 ‘보상’이나 ‘상응조치’는 얼마든지 협상의 여지가 있다.미국이 재정적 보상을 할 의사가 없다면,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직접적인 재정적 보상이 아니라,테러 지원국 해제나 경제제재 해제와 같은 제도적인 변화다.북한의 입장에서 핵 포기의 실질적인 경제적 동기는 남북 경제협력의 활성화나,북·일 관계의 진전에서 찾을 수 있고,그것은 미국의 제도적 변화가 있어야 가능하다. 2차 6자회담은 최소한 지속적인 협상이 진행될 수 있는 논의 구조를 마련하고,최대한 1단계 동결 국면을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농축 우라늄 의혹을 둘러싸고,북한과 미국이 다시 한번 ‘벽보고 말’하면,6자회담은 출구를 잃어버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미국의 입장에서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한국은 그렇지 않다.핵 문제의 교착은 남북관계뿐만 아니라,한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6자회담이 교착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한국의 당면 목표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열린세상] 북핵, 한국의 선택

    새해가 되었지만,핵문제를 둘러싼 정세는 희망과 거리가 있다.어쩌면 2004년은 분단 이후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다.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북한과 미국의 핵문제를 바로 보는 엇갈린 시각에 대한 판단 때문이다.미국 민간 대표단이 북한 핵 시설을 보고 왔다.이후의 사태 전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매번 반복되고 있지만,2002년 10월 켈리 특사가 방북을 한 이후 벌어졌던 상황이 재연될 것이다. 북한은 핵 억지력의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에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그렇지만 미국은 북한의 협상의지를 읽을 생각이 없다.북한 정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재확인할 뿐이다.일부 사람들은 북한의 핵 능력 실체가 미국으로 하여금 협상을 수용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오히려 정반대가 될 수 있다. 북한이 대면하고 있는 미국은 과거와 다르다.부시 행정부에서 협상을 통해서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소수다.국무부의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봉쇄정책이나 군사적 압력의 동원이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는최선이라고 생각한다.리비아의 무장해제나 이란의 외교적 해결 역시 이들은 ‘협상의 과정’을 주목 하기보다 ‘강경정책의 효과’에 만족한다.동북아 정세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부시행정부는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무역현안과 대만문제를 양보하고,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중국에 주문하고 있다.중국은 외교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과연 미국과 북한이라는 양자택일의 상황이 되면 어떤 선택을 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북핵 해결의 길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동결,검증,폐기의 과정은 상호신뢰를 전제로 한다.설령 미국이 동결 단계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2차 6자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대북 불신을 고려하면,이후 협상의 발전과정을 장담하기 어렵다. 교착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이제 한국이 선택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우리는 지난 1년간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관리해 왔다.그렇지만 남북경제협력은 이제 준비단계에서 실행단계로 전환되고 있다.다양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고,경의선 연결 공사도 완공 시점에 와 있다.개성공단의 착공도 눈앞에 있다.준비단계는 교착 국면에서도 병행 가능하지만,실행 단계는 그렇지 못하다. 무엇을 할 것인가? 한국은 지난 1년간 부시행정부의 호의적 태도 변화에 모든 것을 걸어 왔다.성과는 없고,한국의 발언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축소되고 있다.앞으로도 제대로 된 협상의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귀중한 시간을 소진할 것인가? 이제 미국 내에서 협상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1998년 북한의 대포동 발사로 조성된 위기가 페리 프로세스로 전환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미국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한국의 적극적인 외교가 있었다.한국이 움직이지 않으면,미국의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정책의 빈곤상황에서 ‘외교적 상상력’을 발휘하라는 것은 과도한 주문이지만,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제 한국이 무엇인가를 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그동안 장관급 회담에서 지속적인 북한의 변화를 촉구해 왔지만,그 수준으로 안 된다.북한 최고위층의 핵 포기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회담이 필요하며,핵 포기의 대가로 새로운 발전 전략의 전환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한국의 보장 방안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탈냉전이후 남북한과 미국의 삼각관계에서 한국의 움직임이 북·미 교착을 돌파하는 중요한 계기였다.이제 한국이 나서야 할 때가 왔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硏
  • ‘열린세상’ 필진 바뀝니다

    대한매일이 새해부터 서울신문으로 제호가 바뀌며 고정 칼럼 ‘열린 세상’의 필진도 바뀝니다.정치·외교·행정·남북관계와 경제·사회·문화·과학·여성 등 각계각층에서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는 28명의 전문가들이 앞으로 6개월간 지면을 꾸며 갑니다. ‘열린 세상’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좌우의 폭넓은 이념과 주장을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서울신문은 합리적 중도 개혁노선을 이념적 좌표로 삼아 신문제작을 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오피니언면만큼은 진보·보수 성향 할 것 없이 개방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봅니다.그것이 다양성을 바탕으로 하는 공존과 수평의 시대를 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우리 사회는 지금 정치·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한국의 현실과 세계의 변화를 ‘열린 세상’에서 만나 보십시요.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바랍니다. ●정치·외교·행정 손혁재(성공회대 NGO 대학원 교수·정치학) 김민전(경희대 교수·정치학) 정대화(상지대 교수·정치학) 임춘웅(언론인) 강형기(충북대 교수·행정학) 이종수(연세대 교수·행정학) ●남북관계 이철기(동국대 교수·정치학) 백학순(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정치학) 김연철(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정치학) ●경제·과학 현오석(무역연구소장·경제학) 김종석(홍익대 교수·경제학) 김주영(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변호사) 송종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사회·법학·교육·의학 서영훈(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상임대표) 박상기(연세대 법대학장·법학) 김태기(단국대 교수·노동경제학) 김철규(고려대 교수·사회학) 김동춘(성공회대 교수·사회학) 오헌석(서울대 교수·교육학) 신의진(연세대 의대 교수·소아정신과) ●문화·언론·여성 김우룡(한국외국어대 교수·신문방송학) 정현백(성균관대 교수·역사학) 이정우(철학아카데미 원장·철학) 김상봉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교장·철학) 김진호(당대비평 주간·목사) 최광식(고려대 교수·역사학) 김무곤(동국대 교수·신문방송학) 임옥희(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 정부 ‘파병갈등’ 확산/ 정책기획위원 일부 “파견땐 사퇴”

    24일 대통령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일부가 ‘이라크 전투병 파병시 사퇴’ 의사를 밝혔다.지난 21일 박주현 청와대 국민참여수석이 ‘청와대 일부 비서들 전투병 파병시 사퇴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파병을 둘러싼 정부내 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 일간신문에 기명칼럼으로 ‘전투병파병 반대’ 의사를 밝혔던 정책기획위원회 통일외교분과 김연철 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전투병 파병 반대는 나의 소신”이라며 “정책기획위 위원 중에 몇몇은 전투병 파병시 사퇴하겠다는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합뉴스는 한 정책기획위원이 “일부 위원들은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한다 해도 전투병 파병은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민간위원으로서 자신의 뜻과 배치되는 결정을 내리는 정부와 함께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통일외교분과 팀장인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대통령 자문기관으로서 파병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회의를 했지만,아직 파병군대의성격까지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토론과정에서 자문단 일부가 파병에 반대했지만,자문단은 개인의사를 표명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밝혔다.정책기획위도 해명서를 내고 “사퇴문제와 관련한 위원 개인의 공식적 입장 표명은 없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임동원 전 국정원장의 아들인 임원혁 박사는 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반발해 청와대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 제도개선팀 전문위원직 사의를 표하고 친정인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 복귀할 의사를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
  • 청와대 정책기획위원 94명 발표

    청와대는 18일 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 이종오) 위원 94명을 발표했다. ●통일·외교 고유환 동국대 교수,김연철 고려대 교수,김재홍 경기대 교수,박용옥 국방대 초빙교수,백경남 동국대 교수,백종천 세종연구소장,이수훈 경남대 교수,이종원 일본 릿교대 교수,최성 통일정보센터 소장 ●산업·노동 김호균 명지대 교수,김호식 해양수산개발원 자문위원,박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박진도 충남대 교수,박태주 노동개혁 태스크포스 팀장,배순훈 동북아경제중심 추진위원장,이원덕 노동연구원장,이희범 서울산업대 총장,장하원 KDI 지식경제팀 연구위원,전방지 호서대 교수,정명채 농어촌대책 태스크포스 팀장,정태인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 기획조정실장,조형제 울산대 교수,최홍건 한국산업기술대 총장,한덕수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홍성우 전남대 교수,홍장표 부경대 교수 ●정치·행정 김판석 연세대 교수,곽노현 방송대 교수,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 위원장,김용구 미래경영개발연구원장,박승주 정부혁신지방분권위 기획운영실장,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인적자원센터 소장,송하중 경희대 교수,안성호 대전대 교수,안철현 경성대 교수,이춘희 신행정수도 건설추진기획단장,임혁백 고려대 교수,장의관 새시대전략연구소 연구실장,정영식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정진민 명지대 교수,정해구 성공회대 교수,조재희 청와대 정책관리비서관 ●재정·금융 최흥식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손상호 금융감독위원회 자문관,양동휴 서울대 교수,윤여진 이화여대 교수,윤원배 숙명여대 교수,이제민 연세대 교수,정기영 한국회계연구원장,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사회·언론 곽노현 방송대 교수,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장,김경애 동덕여대 교수,김용기 경남대 교수,김호기 연세대 교수,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송기도 전북대 교수,이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이정호 국가균형발전위 기획조정실장,정숙경 한국여성개발원 전문연구원,주동황 광운대 교수,홍덕률 대구대 교수 ●복지·보건 김형식 한국재활복지대 학장,김수현 빈부격차·차별시정 태스크포스 팀장,김용익 서울대 교수,문진영 서강대 교수,박순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백종만 전북대 교수,서혜경 한림대 교수,신현택 숙명여대 교수,이선동 상지대 교수,조홍준 울산대 교수 ●교육·문화 김광철 동아대 교수,두재균 전북대 총장,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박대환 조선대 교수,윤지희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정책위원장,주보돈 경북대 교수,진동섭 서울대 교수,최협 전남대 교수 ●과학·환경 김명자 서울대 초빙교수,김선희 국토연구원 연구위원,김은경 한국여성민우회 환경위원장,박기영 순천대 교수,송상용 한양대 석좌교수,오길록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오세정 서울대 교수,유희열 전 과학기술부 차관,이상곤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상천 영남대 총장,임경순 포항공대 과학문화연구센터장,전도형 서강대 교수,조승현 전남대 교수
  • NGO / 시민단체가 매긴 ‘참여정부 100일’ 성적표

    ‘소리는 요란,성과는 별로….’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2일 참여정부가 100일 동안 펼쳐온 개혁정책에 대한 평가를 쏟아냈다.12개 평가 분야 가운데 환경분야가 ‘낙제점’으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경제·노동·민생·복지분야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등 모든 분야의 성적이 낮았다.외교·통일·안보분야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어정쩡한 평가를 내렸다. ●낙제점 환경정책과 소리만 요란했던 노동개혁 홍성태(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상지대 교수는 “참여정부는 환경정책에서 무능력과 무기력에 빠져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홍 교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에 단 한 사람의 환경정책 전문가도 배치하지 않았다.”면서 “자연파괴형 공업의 상징인 핵발전과 대형 댐건설은 물론 새만금 갯벌 매립사업과 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로공사 등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석운(참여연대 운영위원) 노동인권회관 소장은 “노동정책은 기대수준에는 못미치지만 두산중공업 사태와철도노조문제,화물연대 파업사태 등에서 이전 정권과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실제 노동정책과 관련한 개혁은 여전히 나팔소리만 요란할 뿐 실천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권해수(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 한성대 교수는 이와 관련,“개별 사안에 대해 청와대 주도로 정치적 해결에 의존,원칙에 기초한 협상에 실패했다.”면서 “특히 대통령이 이해당사자인 노조와의 직접 대화로 실무진의 협상 가능성을 없애버린 것은 분권과 자율을 표방하는 참여정부의 이념에 크게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흡한 반부패 정책과 시작도 못한 변호사·법원개혁 장유식(참여연대 협동처장) 변호사는 “당초 대선 공약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신설과 특검제 실시를 공약했으나,집권 후에는 ‘특검제의 한시적 상설화’ 등으로 후퇴했다.”고 지적했다.그는 “합법적 부패로 불리는 공직자의 주식보유 문제인 ‘이해충돌’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으며,시민옴부즈맨제 도입이나 투명한 인사시스템 확립,투명한성과중심의 예산개혁 등 반부패 정책과제의 진척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전제일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검찰개혁은 어느정도 이뤄졌지만 검찰과 함께 ‘법조 3륜’인 법원과 변호사 부문에 대해서는 어떠한 개선이나 개혁과제 설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전관예우 근절방안과 함께 부패 변호사에 대한 징계문제와 법관의 직무수행에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실한 민생분야와 실망스러운 복지정책 김남근(참여연대 협동처장) 변호사는 “참여연대가 지난해 말부터 벌인 ‘스톱 카드!’ 캠페인을 통해 신용카드사의 발급 남발과 사용한도 폐지 등으로 신용불량자와 가계파산자 양산과 카드사의 부실 우려를 지적했음에도 규제완화라는 미명 아래 카드회사의 부실 경영을 방치,30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김연명(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중앙대 교수는 “참여정부의 복지 관련 첫 발언인 보육업무의 여성부 이관은 찬반여부를 떠나 장기적인 비전없이 제시되는 바람에 혼란을 가져왔고,보육업무나 국민연금에 대한 복지부 장관의 발언 역시 정교한 정책구상이나 폭넓은 이해 없이 즉흥적으로 제시된 것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그는 “정부 차원의 정교한 정책구상이 없고,이를 집행할 만한 체계적인 의사결정과 집행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외교·통일·안보정책 김연철(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원칙이 3자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한·미관계와 남북관계의 미묘한 긴장이 깨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한·미정상회담은 노무현 정부의 외교적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또 “남북관계에서 핵문제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표류하는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며,대북문제도 한·미공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주변국 외교 등 다차원적인 외교릍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현석기자
  • ‘3국 정상합의’후 향후행보/ 北 ‘불가침조약’ 카드 버티기

    한·미·일 정상이 27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선 북한의 선(先)핵포기 선언이 있어야 하고 ‘다음 대북 조치’도 북측의 태도를 보아가며 결정하자는 데 의견을 모음으로써 한반도 핵문제 해결의 공이 다시 북측으로 넘어갔다. 지난 25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면 미측의 안보상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한·미·일 정상들을 향해 던졌던 북한은 상당기간 공이 북측으로 넘어온 것을 인정하지 않은 채 ‘불가침조약 체결’을 통한 포괄 협상 제안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즉 미국의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이 전제돼야 대량살상무기(WMD)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미측과 줄다리기를 할 것이란 관측이다. 고려대 김연철(金鍊鐵) 아시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고농축 우라늄 핵무기의 존재에 대해 조건부 미래형으로 애매모호하게 표현했다.”면서 이는 불가침협정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향후 북·미 관계를 과거처럼 ‘모호성을 기반으로 한 대치 전략’으로 끌고나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의 향후 동향과 관련,주목거리는 3국 정상들이 북한이 국제사회에 참여할 경우 혜택이 있다는 데 유의한다고 한 점과,미국이 남북대화 및 북·일 수교교섭회담을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 요구를 촉구하는 통로로 인정한 점이다.한국과 일본이 북한과의 포용정책 틀을 깨지 않는 한,최근 경제개선을 위해 획기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북한은 ‘평화공세’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제적인 실리를 챙기는 동시에,남한 및 일본과 이미 열려있는 창구를 통해 체제보장을 전제로 한 포괄 협상 메시지를 미국측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남북 및 북·일 관계 지속을 통해 유엔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촉구 등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완화하는 동시에 향후 북·미 핵협상 전략을 저울질하는 디딤돌로 쓸 것이란 관측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北 전방위 외교/ 美·中 딴죽… 김정일 ‘숨고르기’

    북한의 전면적이고 파격적인 대외 관계 개선 움직임이 일단은 제동이 걸린 양상이다.북한 개혁·개방 시리즈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임스 켈리 미 대북 특사의 방북이 소득없이 끝난 것도 그렇고,중국 정부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임명한 양빈(楊斌)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을 연금한 것도 한 예다. 북한은 지난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제임스 켈리 미 특사에 대해 “심히 압력적이고 오만하다.”며 지난 3∼5일 북·미 평양회담 결과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미측도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이를 반박,북·미간 팽팽한 신경전 국면으로 들어설 것임을 예고했다.8일은 김정일 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총비서에 추대된 지 5년째 되는 날이다.5년간 19개국과의 수교를 이끌어 내는 등 체제유지와 경제난 타개를 위해 전면적 대외관계 개선에 나선 북한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외교 정책 재조정하나 지난 8월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9월 북·일 정상회담(17일),신의주 특구계획 발표(20일),지난주 켈리 특사 방북 등 대외 개방을 겨냥해 숨가쁘게 진행된 북한의 행보는 핵심 고리인 북·미 회담이 인식차만 확인한 채 끝남으로써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번 회담에서 북·미 관계 개선이 간단치 않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이상,어느 정도 북한측의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대량살상무기 등 북·미 현안에 대한 ‘협상’보다는 일방적인 미측 우려 사항을 전달하는데 그친 미국과는 ‘줄다리기 긴장 국면’을 조성하면서 남한 및 일본 등과 관계진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특히 양빈 장관 연금을 계기로 미묘해진 중국과의 관계 재정립 또는 복원에도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미국과도 무작정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분위기를 봐가며 언제라도 ‘협상’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이종석(李鍾奭)세종연구소 연구원은 “일단 북·미 관계는 암중모색기로 접어들 것”이라면서 그러나 북측이 획기적인 양보안을 놓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미국이 구체적인 카드를 갖고 나온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이제 주변국들 이에 대해 김연철(金鍊鐵)고려대 아시아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99년이후 전방위 외교로 나섰지만,다급하고 불리한 상황에서 펼친 외교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북한측에 선택권이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즉,남한과 미국과 일본,중국 등 주변국이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지,사실상 북한이 정세 주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종석 연구원은 “양빈에 대한 처리과정에서 북·중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수십년간 북·중 관계는 갈등이 있을 때마다 필요에 따라 잘 수습해 왔다.”면서 이번에도 양국관계는 훼손되지 않은 채 무난히 정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남측과의 관계 안정에 힘을 쏟을 것이란 관측에도 상당한 무게가 실리고 있다.체제 유지를 위해서도 남측의 지원이 필요하고,최종 목표인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남북 관계진전이 미국에 대한 압력 카드로 작용할수 있다는 점에서다. ◆외교 정책 시스템의한계 양빈 장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연금과 관련,북·중 관계가 미묘해진 상황을 두고 북한 특유의 ‘김정일 위원장의 결단’에 의한 외교 정책의 한계라는 지적이 많다. 일본과 러시아,중국,미국과의 관계개선이나 신의주 특구 계획 등 모든 조치가 김 위원장 독단으로 결정되는 시스템이 변치않을 땐, 양빈 장관 문제나 북·일정상회담시 국제법을 고려치 않은 ‘일본인 납치 시인’ 등과 같은 시행착오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신의주특구 홍콩식 개발

    북한이 자본주의체제 도입을 본격화하는 획기적 조치들을 잇달아 발표함에 따라 정부와 우리 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지난 2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이달 12일 신의주 특별행정구에 독자적인 입법·행정·사법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신의주특구 기본법’을 채택했다.신의주특구는 중국의 홍콩과 비슷한 수준의 자치권을 줘 자본주의의 실험장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신의주특구는 신의주시와 의주군 흥남리,염주군의 다사노동자지구,철산군금산리 등 1개 시 3개 군에 걸쳐 있다.기본법에 따르면 북한은 특구의 법률제도를 향후 50년간 개정하지 않기로 했으며,신의주특구는 여권도 자체 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특히 특구를 국제적 금융·무역·상업·공업·첨단과학·오락·관광지구로 조성하는 한편 오는 2052년 12월31일까지 토지의 개발·이용·관리권을 부여해 투자장려 및 기업활동 여건을 보장토록 했다. 이와 함께 신의주특구에 국회격인 ‘입법회의’를 별도로 둬 특구 주민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피선거권을 주기로 했다.신의주특구를 대표하는 ‘장관’은 입법회의 결정과 특구 지시를 공포하고,특구의 행정집행기관인 행정부 성원(공무원) 및 구(區) 검찰소장에 대한 임면권을 갖게 된다. 이밖에 기본법은 신의주특구의 구장(區章)과 구기(區旗)를 자체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승렬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특구 기본법은 신의주에 영사권을 주는 등 중국의 특구보다 오히려 앞선 조치”라고 평가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신의주특구는 화교자본 유치가 1차 목표로 보이지만 경의선이 연결되면 남한 자본도 적극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관건은 세법과 노동력 제공 부분인데 북측의 전향적 자세를 감안하면 투자유치를 위한 파격적인 추가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신의주특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경제활동보장,값싼 양질의 노동력 공급,인프라 구축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신의주특구 일대에 3m 높이의 울타리를 올해 들어 설치하기 시작한것으로 알려졌다.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지난해 남신의주 일대 주민들을 신의주특구로 이주하도록 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신의주특구 일대에 울타리를 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北 신의주특구 기본법/ 의미와 전문가 분석

    ■‘1국가 2체제' 통큰 모험 자본주의 도입을 통한 ‘하나의 국가,두 개의 체제’의 신호탄인가. 북한이 변화의 숨가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지난 ‘7·1 경제관리개선방안’시행으로 본격화된 경제 개혁·개방 행보는 급기야 신의주 특별행정구역지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의미와 과제-북한은 특구에 독립적 입법·행정·사법권을 부여하는 등 파격적 내용을 담은 ‘신의주 특별행정구역 기본법’까지 제정하며 신의주 일대를 자본주의 실험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뚜렷이 했다.‘홍콩식 행정’형태로 특구에 자본주의적 요소를 최대한 도입, 화교자본을 우선 유치하려는 조치로 이해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독자적 여권 발급 등 더 나아간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중앙집권형인 북한의 복잡하고 느슨한 행정 및 각종 규제 조치를 간소화해 기업 활동의 자율성·편의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하지만 모든 것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남한,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북·미관계의 개선이 아직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커다란 걸림돌이다.또한 ▲특구의 행정·금융제도 등을 국제 규범에 맞추는 것 ▲계약 자유,소유권 보장 ▲SOC 확충 ▲환전·송금 안전성 보장 등의 조치가 적기에 이뤄지는 것이 특구 성패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대한매일 명예논설위원 분석-동용승(董龍昇)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장은 “북쪽은 신의주 특구를 외부로부터 자본유치 및 금융,과학기술,무역,외국기업 합작,서비스 업종 등 다양한 분야의 실험장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외국 기업 역시 투자환경을 따지면서 실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북한은 경제운영 자체를 이원화시키게 될 것”이라면서 “내부적으로는 ‘7·1경제개혁 체제’로 끊임없는 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신의주를 통해 자본주의의 연착륙에 대한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高有煥)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중국내 특구를 비롯,홍콩,마카오등과 비슷한 중국식 개혁·개방 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그는 신의주특구의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관건으로 동북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외교적 노력을 병행하는 것을 꼽았다.개혁·개방과 관련한 제도를 개선,외국 기업에 안정감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동만(徐東晩) 상지대 교수는 “신의주특구 기본법에 입법회의와 장관직을 두도록 한 것은 중국과 홍콩의 관계와 같다.”면서 “북한 내부에서 자본주의 실험을 본격 시도하겠다는 모험적이고 독특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기본법 주요내용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최근 채택한 신의주특별행정구(신의주특구) 기본법은 정치,경제,문화,기구 구성 등 총 6장 101개조로 구성됐다. 기본법은 특구의 토지 등은 공화국(북한)의 소유임을 명확히 하면서도 국제적인 금융·무역·상업·공업·첨단과학·오락·관광지구로 꾸릴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다음은 조선중앙통신이 밝힌 이 법의 분야별 내용을 원문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제1장 정치 신의주특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후 공화국) 주권이 행사되는 특수행정단위이며 특구를 중앙에 직할시킨다.공화국은 특구에 입법·행정·사법권을 부여하며 특구의 법률 제도를 50년간 변화시키지 않는다. 공화국의 내각,위원회,성,중앙기관은 특구 사업에 관여하지 않으며 특구와 관련한 외교사업은 국가가 한다.특구는 국가가 위임한 범위에서 자기의 명의로 대외사업을 하며 여권을 따로 발급할 수 있다. ◇제2장 경제 신의주특구의 토지와 자연부원은 공화국의 소유이며 국가는 행정구를 국제적인 금융·무역·상업·공업·첨단과학·오락·관광지구로 꾸리도록 한다.국가는 특구에 토지의 개발·이용·관리 권한을 부여하고 특구에 창설된 기업이 공화국의 노동력을 채용하도록 한다.특구의 토지 임대기간은 2052년 12월31일까지로 국가는 특구에서 투자가들의 투자를 장려하며 기업에 유리한 투자환경과 경제활동조건을 보장하도록 한다. ◇제3장 문화 공화국은 특구에서 문화 분야의 시책을 바로 실시해 주민들의 창조적 능력을 높이고 문화정서적 요구를 충족시키도록 하며 첨단과학기술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과학기술 분야를 적극 개척하도록 한다. ◇제4장 주민의 기본권리와 의무 성·국적·민족·인종·재산·지식·정견·신앙에 따라 주민은 차별당하지 않으며 주민권을 가지지 못한 다른 나라 사람은 주민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공화국의 다른 지역,다른 나라로 이주하거나 여행하는 질서는 특구가 정한다. ◇제5장 기구 입법회의는 신의주특구의 입법기관이며 입법권은 입법회의가 행사한다.입법회의 의원으로는 특구의 공화국 공민이 될 수 있으며 특구의 주민권을 가진 다른 나라 사람도 입법회의 의원이 될 수 있다.입법회의는 의장·부의장을 두고 입법회의에서 선거한다. 장관은 신의주특구를 대표하며 장관으로는 특구 주민으로서 사업능력이 있고 주민들의 신망이 높은 자가 될 수 있다.장관은 입법회의 결정,행정부 지시를 공포하고 명령을 내며 행정부 성원을 임명·해임하고 구검찰소 소장을 임명·해임한다. 행정부는 특구의 행정적 집행기관이고 전반적 관리기관이다.행정부의 책임자는 장관이며,행정부의 부서책임자와 경찰국 국장은 특구의 구민이 된다. 신의주특구의 검찰사업은 구검찰소와 지구 검찰소가 하며 구검찰소는 자기사업에 대해 장관앞에 책임진다.특구에서 재판은 구재판소와 지구재판소가 한다.구재판소는 최종 재판기관이다. ◇제6장 구장·구기 신의주특구는 공화국 국장·국기를 사용하는 밖에 자기의 구장·구기를 사용하며 사용질서는 행정구가 정한다.특구에는 공화국 국적,국장,국기,국가,수도,영해,영공,국가안전에 관한 법규 밖의 다른 법규를 적용하지 않는다. 박록삼기자 ■궁금증 문답풀이 - 초대장관에 장성택 물망 북한의 신의주특구 지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특구 지정에 따른 궁금증을 질의·응답(Q&A) 방식으로 풀어본다. ◇나진·선봉 지역과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신의주특구와 나진·선봉 지역은 각각 서해와 동해 및 중국·러시아와 맞닿은 국경지역이라는 점에서 물류와 대외 교역에 유리한 조건이 비슷하다. 하지만 차이점은 더욱 본질적이다. 북한은중앙정부의 직접적 통제를 받았던 나진·선봉과 달리 이번에는 신의주특구에 독자적인 입법·사법·행정권을 보장했다.또한 신의주특구 지정 배경에는 최근 일련의 경제개혁 조치가 뒷받침하고 있어 개혁·개방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점은 북한을 둘러싼 국제환경의 변화다.나진·선봉 무역지대 지정 직후 북한의 핵문제가 불거지며 투자 유치가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남한,중국,러시아는 물론이고 일본과도 적극적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다.이들이 경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는 상황인 만큼 나진·선봉과 같은 시행착오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경제특구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지난 80년 지정된 선전·시아먼 등 4개 특구와 닮은 꼴이다.특구에 입법권을 줘 외국 투자기업들에 신뢰감을 준 점,토지 임대기간을 장기간으로 한 점,자국 노동력 사용을 명시한 점 등이 흡사하다. 하지만 신의주특구는 중국 내부 특구에 비해 진전된 것으로 오히려 홍콩·마카오에 가깝다는 지적이다.홍콩은 별도의 깃발,별도의 의회를 두고 중국과 별개로 영사업무를 한다.경찰권과 국방권만 중국의 본국 정부가 가지고 있다.신의주특구 역시 마찬가지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신의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교자본을 감안한 북의 조치”라면서 “중국 초기 개방 과정에 비해 훨씬 급진적인 조치”라고 말했다.다만 중국은 개방초기 시장지향적 개혁이 빠르게 펼쳐져 외국자본이 흘러들 여지가 많았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폐쇄적이라는 이미지가 남아 중국과 같은 성과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특구는 ‘국가속의 국가(?)’ 특구 기본법은 신의주특구를 영토와 국민,독립적인 주권을 갖추게 해 ‘북한속의 또 다른 국가,신의주’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신의주특구에 입법회의를 설치해 독자적인 법 제정을 가능하게 한 점이 두드러진다.또한 특구는 국가가 위임한 범위에서 특구 명의로 대외사업을 하고,여권을 따로 발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앙정부가 행사해온 외교권의 일부까지 넘겨받았다. 특히 구장·구기를 정해 국가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중앙정부와의 연계는 장관 임명 정도며 행정부의 부서책임자,경찰국 국장은 특구 주민이 맡게 했다. ◇초대 장관은 누구. 장관은 북한의 중앙정부와는 별도로 독자적 입법·행정·사법권과 함께 토지개발 및 이용권 등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는다.따라서 이곳의 책임자로는 경제적 식견과 함께 정치적으로도 매우 비중이 큰 인물의 기용이 예상된다. 이같은 조건을 전제로 볼 때 신의주특구의 초대 장관으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우선 물망에 오른다.그는 지난 8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했고 다음달 남한을 방문할 북한 경제시찰단을 이끌 예정이다. 장성택 다음으로는 연형묵 국방위원회 위원 겸 자강도당 책임비서 또는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이광근 무역상 및 홍석형 함북도당 책임비서도 신의주특구의 장관 후보로 거명된다.모두 손꼽히는 경제통들로 평가된다. 박록삼기자
  • 변화 격류타는 北/ 고이즈미 방북과 남북관계/납북합의 실천 ‘추진체’ 역할 기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이 갖는 큰 의미 가운데 하나는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관계와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추진체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30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면 남북 및 북·미대화 촉진을 위한 북한의 전향적 자세를 요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우리 정부도 한반도평화를 위한 일본의 중재 역할과 북·일 관계 개선이 한반도 정세 안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누차 강조해 온 게 사실이다. 남북한은 다음달 18일 경의선 연결 공사를 위한 첫삽을 뜨는 등 숨가쁜 합의 일정들을 줄줄이 마련했다.이같은 상황에서 우리측이 기대하는 것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이 북·일 관계 정상화의 계기가 되고,이와 더불어 남북한이 이뤄놓은 합의사항들을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는 보장장치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23일 김정일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합의가이번 남북간 경의선·동해선 연결 합의에 이르는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북·일간 관계 급진전 역시 북한이 여러 각도에서 합의한 사항들에서 물러설 수 없게 하는 제어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북측이 일본,러시아,미국 등으로부터 뭔가 얻기를 원한다면 남북한 합의를 실천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할 것이란 분석이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경제실리 획득에 국가역량을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정치적 양보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으로 관측된다.”고 김정일 위원장의 속내를 풀이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고이즈미 총리의 북한 방문은 남북철도 연결을 비롯한 동북아 경제협력의 활성화 환경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은 북한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상호 맞아떨어진 결과로,러시아가 구상중인 시베리아 횡단철도 건설과 관련한 국제컨소시엄에 일본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려는 의미도 있다.”고분석했다. 최근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와 대외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 등이 빚어낸 다양한 ‘사건’들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한반도 정세 전체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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