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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자보다 살자 맘먹게”… 자살 시도자에 희망 준다

    응급실 온 시도자 89%가 충동적 35%는 과거 경력 가진 고위험군 절반 이상 도움 요청하거나 ‘암시’ 고위험군 4회 접촉에 위험 절반↓ ‘사후관리’ 수행 기관 10곳 늘려 총 52곳 운영… 예산 47억으로 20년간 조울증으로 치료를 받던 40대 김미영(가명·여)씨는 최근 이혼으로 극심한 우울 증상에 시달리다 두 번째 자살 시도를 했다. 병원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김씨는 해당 응급실 자살 예방 사후관리팀의 도움으로 의료비를 지원받고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고 있다. 김씨는 “가족이 전부여서 이혼 후엔 죽어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는데 지금은 ‘살아갈 수 있겠다’는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4일 발표한 ‘2017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자살 시도자 10명 중 3명(35.2%)은 과거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고위험군이었다. 재시도 계획이 있는 시도자 중 75.3%는 ‘일주일 이내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자살 위험성은 일반인의 25배나 된다. 그러나 시도자 10명 중 1명만이 계획적으로 했을 뿐 나머지 9명은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53.5%는 시도 당시 음주 상태였으며, 52.1%는 시도 전후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자살할 것이라는 암시를 남겼다.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음주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은 그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게 죽음이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라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2013년부터 이들의 자살 재시도를 막고자 응급실(지난해 42곳)에 자살 예방 사례관리팀을 두고 자살 시도자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하고 있다. 병원별로 2명 내외로 구성된 사례관리팀은 자살 시도자의 재시도를 막고자 전화와 방문 상담을 진행하고, 병·의원 치료 및 지역사회 관련 서비스와 연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후 관리를 꾸준히 받은 시도자들은 전반적으로 자살 위험이 감소했다. 자살 고위험군의 비율은 1회 접촉 때 15.6%였지만 4회 접촉 땐 6.3%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우울증도 같은 기간 62%에서 44.6%로, 알코올 문제를 겪는 비율도 73.3%에서 58.3%로 낮아졌다. 한 센터장은 “사후 관리를 통해 적절한 치료와 사회·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면 자살 시도자의 자살 위험을 분명히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서울의료원과 중앙대병원을 포함해 사후관리사업 수행기관 10곳을 추가해 총 52곳을 운영하기로 했다. 예산도 지난해 30억 5000만원에서 올해 47억원으로 늘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누가 덕수궁 앞마당을 빼앗았나

    누가 덕수궁 앞마당을 빼앗았나

    대한문 쌍용차 해고자 분향소 보수단체, 대형스피커 군가 틀고 “시체팔이” 추모객에 욕설 퍼부어 양측 몸싸움에 부상자까지 발생 이틀간 충돌 끝에 분향소 옮겨 “여기서 왜 이래. 청와대 앞으로 가라고.”4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은 아수라장이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5년 만에 차려지자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든 보수단체 회원들이 “금속노조가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며 거칠게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경찰이 분향소 주위를 에워쌌지만 보수단체 회원들은 막무가내였다. 일부 회원은 분향소 안으로 들어가 훼방을 놓거나 추모객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시체팔이’ 등 모욕적 표현도 잇따랐다. 이 과정에서 추모객과 보수단체 회원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노조원 등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보수단체가 분향소 바로 옆에 세워 둔 차량의 스피커에선 시끄러운 군가가 계속 흘러나왔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대한문은 태극기의 안방이다”고 외쳤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지난달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주중씨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 3일 대한문 앞에 다시 분향소를 차렸다. 김씨는 끝내 자살을 택한 30번째 해고자다. 하지만 보수단체 회원들은 분향소가 설치되자 곧바로 추모객을 위협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폭력적인 방해 행위는 이틀 동안 계속됐다.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광장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대한문은 쌍용차 해고자의 추가적인 죽음을 막게 해 준 의미가 깊은 곳”이라고 호소했다. 쌍용차 노조는 김주중씨의 49제가 열리는 날까지 이곳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노조는 2012년 4월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설치해 1년가량 운영했다. 당시 중구청은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사유로 분향소를 강제로 철거했다. 충돌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극기시민혁명국민운동본부가 1순위로 집회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성향의 집회가 열리면 먼저 신고한 쪽에 우선권이 주어진다. 하지만 경찰은 전날 쌍용차 노조 측에 “1순위 집회에 방해되지 않아야 한다”는 ‘제한 통보’를 하는 것에 그쳤다. 이날 오후 쌍용차 노조 측이 분향소 위치를 덕수궁 담벼락 쪽으로 옮기면서 조용해지는 듯했지만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박주민 의원이 분향소를 찾으면서 재차 충돌이 발생했다. 보수단체 소속 60대 남성은 조문을 마치고 나온 표 의원의 목덜미를 잡는 등 폭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틀간 폭행, 재물손괴 등 총 7건의 사건이 접수됐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이례적으로 형량 없이… 檢 “드루킹, 실형 선고받아야”

    이례적으로 형량 없이… 檢 “드루킹, 실형 선고받아야”

    檢, 심리연장 거부 법원에 항의 뜻 김 “네이버, 매크로 금지 안 했고 트래픽 증가해 광고 매출도 늘어 악어가 악어새를 고소한 셈이다”검찰이 댓글 조작으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에게 실형을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형량은 언급하지 않았다. 결심공판을 늦춰 달라는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의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의 심리로 4일 열린 김씨 등 4명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댓글 순위를 조작하기 위한 (일반적인 매크로 프로그램보다 고도화된) 킹크랩 서버를 구축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등 죄질이 중하다”며 실형을 구형했다. 구체적인 형량은 나중에 의견서로 내겠다며 밝히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동일한 피해자에게 동일한 수법으로 연속된 범행을 한 경우 한꺼번에 심리하는 게 형사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는 것”이라며 재판 진행을 늦춰줄 것을 거듭 요구했다. 특검 기간 동안 김씨의 구속 상태를 유지하며 추가되는 댓글 조작 혐의를 보태 김씨의 형량을 높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김 판사는 “구속영장에 포함 안 된 범죄사실을 위해서 종전 범죄로 인한 인신구속을 지속해 달라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하기 어렵다”며 재판을 마무리 지었다. 또 김씨가 집행유예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들을 의식한 듯 “양형과 관련해 여러 예측이 나오는데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며 “추가 기소되면 범행 기간이나 횟수가 증가하는 점은 형량을 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사회적 물의를 빚어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법리적인 문제는 반드시 검토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네이버는 약관에 자동화 프로그램 사용 금지 규정을 만들어 두지 않았다”면서 “시속 200㎞로 달리는 것이 위험하더라도 속도 제한규정이 없었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자신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해 “악어가 악어새를 고소한 것”이라면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데, 네이버는 트래픽 증가로 늘어난 광고 매출로 돈을 벌었는데 우리는 아무런 금전적 이익을 얻은 게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선고는 오는 25일 내려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찰, 댓글 조작 ‘드루킹’에 실형 구형… “형량은 추후 밝힐 것”

    검찰, 댓글 조작 ‘드루킹’에 실형 구형… “형량은 추후 밝힐 것”

    포털 사이트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모씨(49)에 대해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다만 구체적인 형량에 대해선 추후에 재판부에게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 측은 “이번 사안은 매우 중하고 김씨 등의 죄질이 아주 불량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검찰은 “다수의 공범이 가담해 조직적이고 장기간 동안 댓글 순위를 조작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조작한 사건”이라며 “수사 이전부터 수사에 대비해 텔레그램을 삭제하고 USB를 부수는 등 수사를 지연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법원은 구형 등이 이뤄지는 결심공판을 연기하고 기일을 속행해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형에 대한 의견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정한 후 의견서의 형태로 추후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2286개의 네이버 아이디와 서버 킹크랩을 이용해 네이버 뉴스기사 537개의 댓글 1만6658개에 총 184만3048회의 공감·비공감 클릭신호를 보내 네이버 통계집계시스템에 장애를 발생시켜 댓글순위 산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지난 1월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관련 기사에 달린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이 뿔났다” “땀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라는 댓글 2개에 매크로를 활용해 614개 아이디로 ‘공감’ 수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 2016년부터 매달 1000원씩 당비를 내며 더불어민주당의 권리당원으로 활동하면서 김경수 민주당 의원(현 경남지사)과 교류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은 사건이 불거진 후 김씨 등을 당에서 제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희망으로”…응급실 온 자살시도자 돕는 사후관리 서비스 확대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희망으로”…응급실 온 자살시도자 돕는 사후관리 서비스 확대

    자살시도자 재시도 일반인 비해 25배 높아응급실 온 시도자 사후관리 효과성 뚜렷전국 42개에서 52개로 자살시도 사후관리 응급실 확대두 번째 자살시도로 응급실을 방문한 40대 김미영(가명·여)씨는 20년 전부터 조울증을 앓아왔다.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왔지만 최근 이혼으로 우울증이 심화돼 자살까지 시도하게 된 것이다. 응급실에게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김씨는 해당 응급실 자살예방 사후관리자의 도움으로 의료비를 지원받고, 퇴원 후 사회복귀시설로 연계되는 한편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장기적으로 사례관리를 받게 됐다. 꾸준한 관리로 삶의 활력을 되찾은 김씨는 “가족이 전부여서 이혼 후엔 죽어야겠단 생각만 가득했는데 지금은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삶의 의지를 다졌다. 보건복지부의 2017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자살시도자 10명 중 3명은 과거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고위험군이었다. 이들 가운데 1주일 이내 다시 시도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75.3%나 됐다. 자살시도 동기에 대해선 정신건강(31.0%)이나 대인관계(23.0%), 말다툼 등(14.1%), 경제적 문제(10.5%), 신체적 질병(7.5%) 순으로 답했다. 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치료로 목숨을 건져도 다시 자살을 시도할 확률은 일반인보다 25배나 높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시도자 10명 중 9명은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53.5%는 음주상태였으며, 52.1%는 시도 후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막을 수 없는 계획적인 시도가 아니라는 의미다. 복지부는 이들의 자살재시도를 막기 위해 현재 전국 42개 응급실에 자살예방 사례관리팀을 두고 자살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별로 2명 내외로 구성된 사례관리팀은 자살시도자의 재시도를 막고자 초기에 위험 정도를 판단하고 나서 전화·방문 상담과 병·의원 치료 및 지역사회 관련 서비스 연계 지원을 한다. 사후관리서비스의 효과는 상당하다. 전반적으로 자살위험도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자살계획·시도에 대한 생각이 줄고, 알코올 문제가 수면 장애 등의 문제도 완화됐다. 전반적 자살 위험도를 살펴보면 시도 후 사례관리사가 처음 평가했을 때 자살위험도가 상(上)이었던 비율이 15.6%였지만, 네 차례 만남을 가진 뒤엔 6.3%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효과성이 입증됨에 따라 복지부는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수행기관을 올해 52개로 10개 더 늘린다고 4일 밝혔다. 예산도 지난해 기준 30억 5000만원에서 47억원으로 확대됐다. 새로 추가된 병원에는 서울 소재 서울의료원과 중앙대학교병원, 경기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등이 있다.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교수인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보고서 결과에서 상당수의 자살시도자가 음주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해 그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라는 걸 알 수 있다”면서 “사후관리 통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적절한 치료와 지원으로 자살시도자의 자살위험을 분명히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무대 오르려 새벽 알바 뛰던 날들… 이젠 관객과 함께할 작품 전념”

    “무대 오르려 새벽 알바 뛰던 날들… 이젠 관객과 함께할 작품 전념”

    두달 급여 7만원… 2주 대관료 280만원 1500만원 지원 덕에 제작비 걱정 덜어“다른 거 생각 안 하고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돈의 가치 그 이상의 것이 있다고 봅니다.” 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만난 청년극단 ‘너다워서 아름답다’의 단원 손성현(30)씨는 서울시의 청년예술단사업 참여로 느낀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실제 손씨는 최근 새벽 아르바이트(알바)를 2개에서 1개로 줄이고 연극에 이전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시는 매년 공모로 뽑힌 35세 이하(1984년생 1월 1일 이후 출생)로 구성된 청년예술인 단체에 8개월(5~12월) 동안 1인당 예술활동 지원비 월 70만원을 지급하고, 이와 별개로 단체에는 활동계획서의 완성도에 따라 최대 15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극단 너다워서 아름답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공모에 선정됐다. 이날 인터뷰에는 손씨 외에도 같은 극단 소속 지성훈(31)씨와 김해린(30·여)씨가 함께했다. 다른 단원들도 손씨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김씨는 “과거에는 지원금이 따로 없으니까 공연에 참여하는 6~7명이 제작비 때문에 같이 알바를 했다. 개인적으로도 학교에서 예술강사 일을 했지만 월세 등을 내고 나면 돈을 모을 수 없었다”면서 “이제는 여윳돈이 생겼고 지난 4월부터 20만원씩 적금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지씨 역시 “그동안 1년에 두 작품을 무대에 올리려고 하면 그때그때 벼락치기 식으로 모여서 했다. 그런데 활동비가 있고 생활이 조금 안정을 찾으니 작품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고 기획자 마인드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연극인들은 하나의 공연을 올리기까지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대학로의 대관료는 비싼 곳은 하루에 50만~60만원, 가장 저렴한 곳이 20만원 정도라고 한다. 공연 준비에 2주라는 시간만 써도 대관료만 최소 280만원이다. 손씨는 “올해 초 우리가 한 공연의 제작비가 300만원이었다. 기존에 했던 공연의 수익금을 모아서 작품을 만들기는 했는데 연극배우들은 두 달치 노동의 대가로 7만원을 받았다”면서 “이제는 인건비, 대관료 등을 당당하게 낼 수 있다. 그리고 그동안 홍보비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는데 홍보에도 신경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극단 너다워서 아름답다는 청년예술단 사업에 참여하기 전인 2013년부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지씨는 “처음에 ‘기획부터 무대 연출까지 우리가 다 해보자’는 뜻을 가진 청년 5~6명이 모였다. 지금은 20~30대 13명이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청년예술단사업의 지원 아래 이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뭘까. 김씨는 “올해 10월을 목표로 ‘분노 중독’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극을 준비 중이다. 대한민국에 왜 분노에 중독된 사람들이 많은지, 왜 그렇게 됐는지를 다루려고 한다. 그리고 순수 관객들을 어떻게 공연장으로 오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깊다. 우선은 탈(脫)대학로를 하기 위해 동대문구 장위동에 있는 폐건물 등을 찾아서 공연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지역주민을 관객화하는 게 목표다. 꾸준히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특검 “드루킹 석방돼도 상관없어”… 檢 “구속 유지돼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4일 재판이 마무리되는 ‘드루킹’ 김동원(49)씨에 대한 신병을 놓고 검찰과 엇갈린 입장을 나타냈다. 드루킹 김씨의 집행유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드루킹을 거쳐 정치권까지 수사를 넓혀 가야 하는 특검팀은 김씨가 풀려나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인 반면, 오로지 드루킹 일당에 대해서만 공소 유지를 하고 있는 검찰은 구속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박상융 특검보는 “특검은 드루킹이 구속되든 석방되든 관련 없이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드루킹 재판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에게 결심공판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드루킹의 구속 상태가 조금이라도 더 연장돼야 특검 수사가 더 용이하고 곧 검찰이 추가 기소할 사건도 이번 사건과 함께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김 판사는 별다른 상황 변동이 없는 한 4일 예정대로 재판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검팀도 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요청했으나 특검팀은 이를 거절했다. 박 특검보는 “특검의 권한이 아니다. 공소 유지는 검찰의 문제”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드루킹 일당에게 적용된 혐의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로 법정형이 가벼운 편이고, 이들이 혐의를 모두 자백하며 계속 반성문을 제출하는 상황들을 고려하면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드루킹의 최측근이자 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자금 관리를 도맡았던 ‘파로스’ 김모(49)씨를 소환해 경공모 운영 자금 조달 및 운용 과정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죽어서야 끝난 ‘해고의 고통’

    죽어서야 끝난 ‘해고의 고통’

    3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설치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고 김주중씨 추모 분향소에 조문객들이 두고 간 국화가 놓여 있다. 2009년 쌍용차 평택공장 점거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출소한 김씨는 이후 화물차 운전과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 가다 지난달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는 쌍용차 사태 관련 30번째 사망자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강진 여고생 사망 원인, 열흘 넘도록 밝히지 못하는 이유

    강진 여고생 사망 원인, 열흘 넘도록 밝히지 못하는 이유

    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이 시신으로 발견된 지 열흘이 다 됐지만 경찰 조사와 수색 작업이 더뎌 사망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3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장마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2개 중대 150여 명의 경찰력을 투입한 유류품 수색 작업을 재개했다. A양의 유류품은 지난 6월 24일 오후 시신 옆에서 발견된 립글로스가 유일하다. 사건 해결의 주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휴대전화나 옷가지 등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최근 하루 2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유류품 수색 작업이 더욱 힘들어졌다. A양의 사망과 관련된 직접 증거는 이미 사라졌거나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에 감춰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용의자 김씨는 사건 발생 당일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직후 차량을 세차하거나 옷가지를 태우는 등 증거를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했다. 현재로서는 김씨의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낫이 가장 유력한 증거다. 그러나 경찰 등 관련 전문가들은 낫의 날이나 손잡이가 아닌 자루에서 A양의 DNA가 검출된 점을 토대로 낫이 흉기로 사용됐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과 감식 결과가 이르면 7~8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기서도 사망원인을 밝히지 못한다면 결국 미제사건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광석 타살’ 주장한 이상호…경찰 명예훼손 결론

    ‘김광석 타살’ 주장한 이상호…경찰 명예훼손 결론

    가수 고 김광석씨의 죽음에 부인 서해순씨가 연루됐다고 주장한 언론인 이상호씨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이씨가 허위사실을 퍼뜨려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결론지었다. 이상호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그리고 모욕 혐의 등 3가지다. 경찰은 이씨가 영화 ‘김광석’ 제작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 또 기자회견에서의 발언 등 여러 수단을 통해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판단했다. 특히 고 김광석씨 사망 원인이 100% 타살이라고 주장하거나, 서씨를 살인 혐의자라고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광석씨 사망 원인은 자살이며 서씨가 김광석씨를 숨지게 하고, 김씨의 저작권을 시댁에서 빼앗았다는 이씨의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서씨가 딸 서연 양과 9개월 된 영아를 숨지게 했다는 주장 또한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그뿐만 아니라 서씨를 ‘악마의 얼굴’이라고 모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해순씨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고 김광석씨 부검의 등 관계자 46명을 불러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경찰은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이씨를 재판에 넘겨달라는 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로 보낼 방침이다. 또 이씨와 함께 영화 ‘김광석’을 만든 제작사 관계자 2명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검, 오늘 ‘드루킹 금고지기’ 파로스 소환 조사

    특검, 오늘 ‘드루킹 금고지기’ 파로스 소환 조사

    매크로를 이용한 인터넷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일당의 자금흐름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3일 오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공동대표로 자금관리책 역할을 한 ‘파로스’ 김모씨(49)를 소환한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드루킹’ 김모씨(49·구속)와 ‘성원(49)’, ‘파로스’는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 등에 대한 인사청탁 진행상황 파악과 민원 편의를 기대하면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의원시절 보좌관 한모씨(49)에게 5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25일 경기도 지역 한 일식당에서 한씨를 만나 5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원은 빨간색 파우치에 현금 500만원을 담은 흰 봉투와 아이코스(전자담배 일종) 기계가 담긴 상자를 넣어 한씨에게 건넸다. 한씨는 경찰 조사에서 “(드루킹 일당이) 김경수 의원의 보좌관으로서 드루킹이 인사청탁한 오사카 총영사 등 민원 편의를 봐달라는 목적으로 (나에게 돈을) 주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특검은 김씨를 상대로 인사청탁을 바라고 금전을 건넸는지 여부와 더불어 드루킹 일당의 자금흐름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검팀에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드루킹 일당과 김경수 경남지사의 보좌관 한모씨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한 문모 경위가 합류한 상태다. 특히 회계·세무전문지식을 갖추고 자금추적 실무에 능통한 국세청 조사4국 인원도 합류해 자금흐름 추적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安, 사냥꾼처럼 덫 놓고 위계 악용” 질타

    검찰 “安, 사냥꾼처럼 덫 놓고 위계 악용” 질타

    檢 “담배 심부름 시켜 끌어들여 KTX·車·집무실 등서도 추행” 安측 “김씨, 무급으로 일할 만큼 결단력 뛰어난 여성…자발적” 피해자는 방청석서 꼼꼼히 메모“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늦은 밤 술과 담배 심부름을 시켜 끌어들였다.” 2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형사합의 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황윤재 검사가 낭독한 공소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2017년 러시아 출장 중에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요트, 호텔 등에서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KTX, 집무실, 관용차 등에서 강제로 입맞춤을 하거나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고, 완강하게 거부하던 김씨를 네 차례 간음했다는 게 검찰 측의 주장이었다. 황 검사는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안 전 지사는 위력으로 간음하고 추행했다”면서 “이성적 관계가 형성될 수 없는 상명하복의 위계 구조에 의한 전형적인 성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감에 의한 관계”라는 안 전 지사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나르시시즘적(자기에 대한 애착이 심한) 태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황 검사는 특히 “대선 캠프에서 김씨의 업무는 노예로 불릴 정도였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성관계는 수평적인 연인 관계로서 애정의 감정을 가지고 합의 아래 이뤄졌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는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던 것을 반성하며 즉각 사임했다”면서 “여론의 비판도 받아들이며 도덕적·정치적 책임도 감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김씨는 장애인도, 아동도 아니며, 결혼 경험도 있다”면서 “무보수로 캠프에 올 만큼 결단력이 뛰어난 여성이었다”며 김씨의 자발적인 선택을 강조했다. 오후 재판에서 검찰은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보낸 메시지, 김씨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진료를 받으려 한 사실, 안 전 지사 가족이 김씨의 사생활을 파악하려 한 정황, 안 전 지사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했다는 것을 입증할 산부인과 진단서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면서 “충남도청 조직의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이 극히 낮았고 수행비서가 도지사의 성범죄를 밝힐 환경이 아니었으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이 성립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안 전 지사 측은 “피해자로 보기 어려웠던 김씨의 태도에 대한 진술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안 전 지사와 김씨 모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 전 지사는 피고인석에 앉았고, 피해자인 김씨는 방청객 자격으로 방청석에 앉아 발언을 노트에 꼼꼼히 적어 가며 재판을 지켜봤다. 안 전 지사는 판사가 직업을 묻자 “현재 직업은 없습니다”라고 답했고, 판사는 “지위와 관련된 사건이므로 ‘전 충남지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원 앞에는 여성단체 회원들이 나와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한다”고 외쳤다. 재판 방청권 46석 추첨에는 75명이 응모했고, 응모자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김씨는 6일 오전 비공개로 열리는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37년 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죽인 아내, 정당방위 인정 못받은 이유

    37년 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죽인 아내, 정당방위 인정 못받은 이유

    대법원 징역 4년 확정 “조사 때 분노만 드러내 정당방위 인정 힘들어” 37년간 결혼생활 내내 가정폭력에 시달렸다고 했다. 어느 날 술을 마시고 밤늦게 귀가했다가 또 손찌검을 당했다. 아내는 묵직한 수석(장식용 돌)을 휘둘렀다. 남편은 숨졌다. 아내는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는 살인죄로 기소된 김모(61)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김씨는 지난해 3월 연락도 없이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왔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는 등 폭력을 행사한 남편을 장식용 돌로 10여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 측은 재판에서 혼인기간 내내 칼에 찔리고 가스통으로 머리를 가격당하는 등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했던 터라 사건 당일에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방어하려고 장식용 돌로 남편을 때렸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머리를 가격당해 누워있는 남편의 머리를 다시 수 차례 돌로 내리쳤다”며 “김씨가 검찰 진술에서도 분노감만 표현했을 뿐 공포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사회통념상 정당방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 측은 범행 당시 지속적인 가정폭력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태에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씨가 ‘남편을 두세 번 정도 때린 것으로 기억난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보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씨를 변호한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대표 이명숙 변호사)는 유감을 표명하며 “사건의 경위, 동기, 심신상태를 구체적으로 살펴 정당방위나 심신미약, 심신상실을 적극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호주 등 해외 입법사례처럼 지속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가족 구성원이 가해자를 살해할 경우 일정 조건 하에서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순천 시민들, 차량 연쇄 절도범 검거

    차량 연쇄 절도범이 시민들의 용감한 행동으로 검거됐다. 지난달 6일 오후 9시쯤 순천 덕암동 소재 메가박스 순천점앞에 산타페 차량이 신호를 위반한 채 급히 지나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신도심을 연결하는 편도 2차선 도로다. 차량 통행도 빈번하고 보행자도 많아 자칫 사고로 이어지는 위험스런 장소다. 그 뒤를 112 순찰차 한대가 급히 뛰쫓고 있었다. 차량 절도범이 경찰차를 피해 달아나는 장면이었다. 최모(21) 씨가 도난차를 타고 보성에서 순천으로 갔다는 연락을 받은 경찰이 수색을 하다 차를 발견하고 추적중이었다. 최씨는 광양과 보성, 순천 등지에서 주차된 차량 3대를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박스 지하 1층으로 달아난 최씨는 경찰의 정지 방송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과속 페달을 밟았다. 마침 이곳에 있던 그랜저 운전사 이모(62)씨가 이 상황을 목격하고 자신의 차로 산타페 차량 앞을 가로막았다. 최씨는 그랜저를 그대로 들이받은 후 차량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자 1층 건물안으로 뛰어올라갔다. 역전파출소 소속 김창희 경위와 여순경인 서한울 이서희 등 3명도 다시 뒤를 쫓았다. 이 순간 영화를 보고 내려 온 김모(30)씨가 달아나는 최씨 목을 뒤에서 낚아 채 잡고 있는 사이 김 경위 등이 반항을 제압하고 수갑을 채워 체포했다. 2일 순천경찰서는 차량절도 검거에 기여한 이씨와 김씨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수여하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삼호 서장은 “시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큰 도움을 줬다”며 “용기 있는 행동으로 범인을 조기에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가정폭력 남편 돌로 때려 살해한 아내…대법 “정당방위 아냐”

    가정폭력 남편 돌로 때려 살해한 아내…대법 “정당방위 아냐”

    폭력을 행사한 남편을 돌로 내리쳐 살해한 아내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37년 결혼생활 내내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아내는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살인죄로 기소된 김모(61)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새벽 1시까지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했다가, 연락도 없이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왔다며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는 등 폭력을 행사한 남편을 장식용 돌로 10여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 측은 혼인기간 내내 칼에 찔리고 가스통으로 머리를 가격당하는 등 지속적인 가정폭력을 당한 김씨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방어하기 위해 남편을 살해했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은 “머리를 가격당해 누워있는 남편의 머리를 다시 수회 돌로 내리쳤다”며 “김씨가 검찰 진술에서도 분노감만 표현했을 뿐 공포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사회통념상 정당방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지속적인 가정폭력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태인 김씨가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가 ‘남편을 두세 번 정도 때린 것으로 기억난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보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봐 1·2심이 선고한 징역 4년을 그대로 유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어준의 경고 “예멘난민 혐오가 극우 부른다”

    김어준의 경고 “예멘난민 혐오가 극우 부른다”

    열흘간의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가 예멘 난민을 혐오하는 여론에 우려를 나타냈다. 김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난민과 관련된 부정적인 가짜뉴스가 지속적으로 올라온다”면서 “난민 문제는 유럽에서 극우정당을 불러왔다. 이런 온라인 동향은 우리 사회에 극우의 공간을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6년 통계만 갖고 얘기하자면 독일이 그 해 받은 난민이 26만명이었고 우리나라는 100명이 채 안됐다. 제주도에 있는 예멘 난민이 500여명인데 난민 심사를 해야 하고,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 비율이 1%인 점을 보면 5명이 될까말까 하다. 그 숫자를 갖고 유럽 상황을 끌고 오는 것은 남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주말에 있었던 난민 반대 집회 동영상을 찾아보니까 엄마부대 주옥순씨,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이 참여하고 난민을 받으면 공산화된다는 구호까지 나오더라”면서 “유럽의 사례를 보면서 난민 문제를 꼼꼼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그것을 정치 쟁점화하려는 매우 희한한 시도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회를 주최한 ‘불법 난민 외국인 대책 국민연대’(난대연)는 입장문을 내고 김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난대연은 “주옥순씨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태극전사tv와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집회를) 악용하는 분들은 고소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뉴스공장은 이재호 한겨레21 기자와 함께 예멘 난민 관련 가짜 뉴스에 대한 팩트체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1994년부터 24년간 국내에 들어온 예멘 난민은 1000명으로, 전세계 에멘 난민 28만명의 0.4% 수준이다.다른 나라들이 더이상 난민 신청을 받아주지 않으면서 제주까지 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까지 말레이시아는 2만명의 예멘 난민을 받아들였지만, 올해 법을 바꿔 이들이 3개월 이상 체류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예멘 난민 대다수가 젊은 남성이라 난민이라 볼 수 없고 비행기를 타고 올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있고 위장취업을 하러 온 가짜 난민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김씨는 “난민에는 젊고 늙고 남녀 구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 제주에 체류 중인 예민 난민 549명 중 남성은 504명, 여성은 45명이다. 남성 혼자 온 사람은 80% 수준이다. 젊은 남성 비율이 높은 이유는 이들이 예멘 후티 반군의 강제 징집 대상으로 납치되는 타깃이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타고 온 것도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앞서 탈출해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등에서 돈을 번 형제, 친척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이 기자는 설명했다.김씨는 “우리 정부의 난민 인정 비율이 1~3% 수준인데, 500명 중 그 정도면 5~10명만 난민 지위를 받을 수 있다”면서 “10명 난민 때문에 이런 사단(난민 혐오)이 났고 팩트체크까지 해야 한다는 게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난민들 받아들이면 범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 이 기자는 “경범죄만 저질러도 난민 심사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상당히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씨는 “무슬림 테러나, IS(이슬람 무장단체) 뉴스를 접하다보니 무슬림에 대한 공포가 있다”면서 “하지만 난민 숫자가 매우 적다. 무슬림 커뮤니티가 전체 인구의 5~10% 정도면 모른다. 우리나라가 그 정도 되려면 난민이 250만명은 돼야 한다. 이렇게까지 부정적인 여론이 갑자기 형성된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고마워요, 방황하던 아들 붙잡아준 학교전담경찰관”

    “고마워요, 방황하던 아들 붙잡아준 학교전담경찰관”

    경제적 이유로 남편과 이혼하고 서울에서 아들과 단 둘이 사는 김소영(48·가명)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너무 힘들다”는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다. 지병을 앓고 있어 조금만 무리해도 피곤해지는 김씨는 그간 믿고 의지하던 아들(17)마저 툭 하면 집을 나가고 급기야 학교폭력에 연루되자 희망을 잃은 것이다. 지난 5월 21일 열린 학교폭력위원회에 불려간 자리에서 만난 이완재 서울 양천경찰서 경위가 아들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이 경위는 강제 전학을 당한 아들이 다닐 학교를 알아보고, 학원도 무료로 다닐 수 있게 연결시켜 줬다. 아들은 그때 이후 항상 집을 나설 때면 어머니에게 자기 위치를 정확히 알렸다. 김씨는 이 경위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지난달 20일 경찰청장 앞으로 편지도 썼다. “방황하는 아이들을 선도할 수 있도록 현장의 경찰관들을 격려한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이 사회에서 멋지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경찰이 운영하는 학교전담경찰관(SPO) 제도가 현장에서 속속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전국 1000여명의 SPO가 ‘학교·가정 밖 청소년’들을 찾아 나선 결과 2618명의 아이들이 새롭게 발견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만난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사는 ‘가출팸’(가출+패밀리)도 12개(74명)나 확인됐다.SPO의 활약은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경남에서는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임신하면 자살하겠다”고 한 여학생에게 전문 상담을 받도록 안내하고, 가해자에 대한 형사 처벌 진행도 지원했다. 서울에서도 아버지의 학대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퇴한 학생을 경찰관이 결국 학교로 돌려보낸 사례도 있었다. 윤재완 서울 관악경찰서 경위는 지난해 9월 이 학생이 14년 전 헤어진 어머니를 찾고 싶다고 해 실종수사팀과 함께 2주 동안 수소문해 어렵게 어머니를 연결시켜 주기도 했다. 윤 경위는 “2016년 학교폭력 가해자로 만났을 때는 면담조차 거부하던 아이가 어느 날 먼저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생활력도 강하고 성격도 괜찮은 아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법원 “한번 성매매로 귀화 불허는 지나쳐”

    한 차례 성매매를 했다는 이유로 중국 동포 여성의 귀화를 허가하지 않은 것은 지나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조미연)는 김모(34)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귀화 불허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2009년 10월 방문취업(H2)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김씨는 이듬해 5월 경제적인 이유로 성매매를 한 차례 했다가 적발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 2013년 초 한국 남성과 혼인 신고를 하고 결혼 생활을 해 온 김씨는 2015년 간이귀화를 신청했지만 법무부는 ‘품행 미단정’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적법상 ‘품행이 단정할 것’이라는 요건을 해석하면서 여러 사정들을 공평하게 참작하지 않아 법무부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비록 성풍속에 관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기간이나 횟수, 이후 정황을 볼 때 그와 같은 행위를 지속적으로 할 의사였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우리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지장이 없는 품성 및 행동을 갖추지 못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한 차례 성매매를 하기는 했으나 이후 정상적인 혼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직장 생활을 해 온 점을 참작했을 때 귀화 불허는 지나치다는 설명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특검, 경공모 자금책 서유기 6시간 소환 조사

    ‘댓글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댓글 조작을 주도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핵심 멤버들을 연일 소환하고 있다. 특검팀은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씨의 공범인 ‘서유기’ 박모(30·구속 기소)씨를 1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역 인근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로 불러 6시간 가까이 조사하고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로 돌려보냈다. 박씨는 검찰과 경찰 조사에서 대선 전부터 킹크랩 서버를 구축해 댓글 작업을 해 왔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킹크랩은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의 기능을 특화한 서버다. 박씨는 경공모가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비누업체 ‘플로랄맘’의 대표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박씨의 종합소득세 신고서 등 경공모 자금 관련 기록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분석했다. 앞서 드루킹 김씨를 두 차례 불러 조사한 특검팀은 박씨에 이어 또 다른 경공모 멤버인 ‘둘리’ 우모(32·구속 기소)씨, ‘솔본 아르타’ 양모(34·구속 기소)씨의 소환도 저울질하고 있다. 드루킹 김씨의 인사청탁 의혹에 연루된 도모·윤모 변호사도 조만간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30년 전 故 문송면처럼 ‘소년 노동자’ 눈물 여전

    30년 전 故 문송면처럼 ‘소년 노동자’ 눈물 여전

    수은 중독으로 산재 경종 울려 “직업병 증명 여전히 노동자 몫”“수많은 산업재해 피해자들의 아픔이 담긴 비가 또 내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와 직업병에 대한 경종을 처음 울린 문송면·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30주기 합동추모제가 1일 오전 11시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렸다. 불과 열다섯의 나이에 세상을 떴던 문송면군의 형인 근면씨와 옛 원진 노동자들, 황상기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대표 등 130여명은 거센 비를 맞으며 산재로 숨진 노동자들의 넋을 기렸다. 근면씨는 추모사에서 “30년 전의 송면이처럼 아직도 어린 노동자들이 사망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제발 근로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 산업재해를 입으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문군은 중학교 졸업 전인 1987년 12월 서울 영등포에 있는 온도계·압력계 제조업체에 취업했다. 학업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낮에 일을 하면 야간학교에 보내준다는 말에 상경을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군은 이듬해 7월 사망한다. 근면씨는 “건강하던 송면이가 근무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으슬으슬 아팠고, 2월 구정 때는 시골집에서 경기를 일으켰다”면서 “각종 병원은 물론 심지어 굿까지 해 봤지만, 병명이 뭔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문군은 3월 중순 찾아간 서울대병원에서 의사로부터 “어떤 회사를 다녔냐”는 질문을 처음 받았다. “온도계를 만드는 회사”라고 답한 후 검사를 통해 병명이 수은중독으로 드러났다. 근면씨는 의사의 추천을 받고 당시 구로의원 상담소 김은혜(67·현 원진 직업병관리재단 이사)씨와 산재 승인 등을 의논했다. 김씨는 “송면이는 온도계와 압력계에 수은을 주입하고, 제품에 묻어 있는 얼룩 등을 닦아내는 일을 했다”면서 “유해물질에 대한 기본정보도 없이 일을 하다 사망했는데도 회사와 정부는 산재 승인을 거부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이 같은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며 문군은 6월 말 뒤늦게 산재 승인을 받았지만, 병원을 옮긴 지 3일 만에 숨지고 말았다. 15살 소년 노동자가 수은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경기 구리의 합성섬유회사 원진레이온에서 인견사(실의 일종)를 만들던 노동자 4명이 김씨를 찾아왔다. 이들은 유해 물질인 이황화탄소에 중독돼 몸을 가누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김씨는 “송면이 덕분에 직업병 공장이었던 원진 노동자들의 죽음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30년이 지난 현재에도 ‘수많은 문군’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생 이민호군이 프레스에 끼여 사망하고, 2016년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19세 노동자 김모씨는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삼성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반올림 농성은 2일 1000일째가 된다.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부장은 “유해물질이 발병 원인인데 삼성은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직업병의 증명 주체가 여전히 노동자에게 있다는 점이 문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글 사진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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