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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종일 돌봄부터 국공립 교사 수급까지… 유치원 해법 ‘산넘어 산’

    온종일 돌봄부터 국공립 교사 수급까지… 유치원 해법 ‘산넘어 산’

    국공립은 오후 5시까지만… “늘어도 고민” 병설, 초등학교 건물 임차 탓 종일반 눈치 교사수 두 배로 급히 늘리면 교육 질 저하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맞벌이 김모(39)씨 부부는 내년에 만 3세가 되는 딸이 다닐 유치원을 알아보다 걱정만 늘었다. 주변 국공립유치원은 걸어서 갈 수 없는 거리에 있지만 해당 유치원이 통학차량을 운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방과후 과정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아 퇴근 전까지 아이를 봐줄 사람을 새로 구해야 하는 점도 고민이었다. 집 근처 사립유치원은 통학차량 운행에 밤 10시까지 아이를 봐주는 온종일 돌봄 서비스도 하고 있지만 ‘비리 유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김씨는 “국공립에 당첨되더라도 걱정이고, 그렇다고 근처 사립에 보내자니 찜찜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공립을 늘린다고 하지만 지금처럼 통학버스나 온종일 돌봄 서비스가 없다면 결국 사립에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비리로 정부가 내년 국공립유치원 확대 목표를 기존 목표의 두 배인 1000학급을 증설하겠다고 밝혔지만 학부모들은 “국공립이 늘어도 고민”이라고 한숨을 쉰다.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하지만 통학버스 운행 등 사립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4일 교육부와 유치원 현황 공시 사이트 ‘유치원알리미’에 따르면 2018년 전국 4707개 국공립유치원 중 통학차량을 운영하는 곳은 2296곳(48.8%)으로 절반도 되지 않는다. 반면 사립유치원은 전체 4088개 중 4031곳(98.6%)이 통학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아침 7~9시, 오후 8~10시에 추가로 아이를 봐주는 온종일 돌봄 서비스를 실시하는 비율도 사립이 높다. 국공립유치원은 전체의 2.6%(123곳)만 온종일 돌봄을 하고 있지만 사립은 두 배에 가까운 274곳(6.7%)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를 봐주고 있다. 온종일 돌봄을 받는 유아 수는 사립이 3만 5715명이고, 국공립은 1만 6038명이다. 그런데 온종일 돌봄을 하는 국공립유치원은 대부분 단설유치원이라 혜택을 받는 지역이 한정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전국 국공립유치원(국립 3곳 제외) 중 병설은 4322곳으로 380곳인 단설보다 10배 이상 많다. 한 병설유치원 관계자는 “초등학교 건물을 임차해 쓰는 병설의 경우 장소 특성상 밤 늦게까지 온종일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공립유치원의 교사 수급과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규 유치원 교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당초 내년 국공립유치원 정교사 1018명을 뽑기로 했던 정부는 국공립 확대 방침에 따라 선발 인원을 늘려 발표할 예정이다. 배지현 성결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현 정부 계획대로라면 기존에 목표치 대비 두 배의 신규 인원을 선발해야 하는데 양적으로 급하게 인원을 늘리다 보면 이들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치원 현장의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소녀상 지킴이’ 김샘씨, 도로 점거 혐의 무죄

    ‘소녀상 지킴이’ 김샘씨, 도로 점거 혐의 무죄

    2014년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국대회에 참가했다가 도로를 점거한 혐의로 기소된 김샘(26)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변성환 부장판사는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2014년 6월 민주노총 등이 주최한 세월호 진상규명 시국 대회에 참가했다가 행진 경로를 이탈해 종로타워 앞 왕복 8차로를 점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증거로 제출된 채증 사진과 동영상이 원본 파일이 아닌 데다 원본 파일 자체도 삭제돼 있어 유죄 근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됐다. 김씨는 이밖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주도해왔다.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를 비판하며 일본대사관 건물에서 점거 농성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200만원의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은 집안일을 날 때부터 할 줄 알았나요?”..男 가사노동 참여율 미혼 때부터 낮아

    “여자들은 날 때부터 집안일을 할 수 있게 태어났나요? 자라면서 학습하고 배운 건데 남자들은 ‘난 배운 적이 없어서 못하겠어’, ‘이런 건 여자들이 훨씬 잘하잖아’라는 말로 가사노동을 회피하죠. 잘 못하기 때문에 안 한다고 하기보단 잘 못하니까 배워서 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봐요.” 최근 가사 노동 문제로 남편과 크게 다툰 김경희(32)씨가 열변을 토했다. 둘 다 맞벌이를 하고 있어 가사 노동의 분배가 절실함에도 남편은 해본 적이 없어 잘 못하겠다는 이유로 빨래 널기나 개기와 같은 간단한 집안일만 하려고 든다. 라면은 끓이지만 간단한 밑반찬조차 만들지 못하고, 설거지는 하지만 배수구에 모인 음식물 쓰레기를 치울 줄은 모른다. 부부간 가사노동의 불균형을 겪는 건 김씨만의 일은 아니다. 맞벌이 부부라 해도 상당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노동 시간이 길다. 통계청이 내놓은 2014년 생활시간조사 자료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 중 여성은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이 158분인데 비해 남성은 28분에 불과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하루 2시간 10분이나 집안일을 더 한 셈이다. 기혼 남성들이 집안일을 분담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개 “할 줄 모른다”는 이유를 든 사례가 많다. 실제 미혼일 땐 어머니나 여자 형제 등이 가사일을 전담하고, 결혼 후엔 아내가 그 역할을 도맡게 되니 ‘배울 기회’가 없었다는 말이 영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여성연구(2018년 3호)에 실린 ‘성인이행기 남녀의 가사노동 시간에 대한 탐색적 연구’(이진숙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 대학원)에서 2014년 통계청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이용해 만 25세부터 39세까지 5381명(여성 2879 53.5%·남성 2502명 46.5%)을 조사한 결과 해당 나이대 남성들은 결혼하든 하지 않든, 혼자 살든 다른 가족구성원이 있든 가사참여율이 여성보다 낮았다. 결혼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사는 미혼 남성의 가사 참여 비율은 43.8%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혼자 살 땐 67.7%가 가사노동에 참여했지만, 여전히 10명 중 3명은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 결혼 직후엔 42.7%로 미혼 상태에서 가족과 함께 살 때보다 참여율이 더욱 낮아졌다. 아이가 생기면 46.8%로 비율이 소폭 증가했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시간으로 보면 가족과 함께 사는 미혼 남성은 하루 평균 27.4분만 집안일에 썼다. 혼자 사는 미혼은 46.9분을 사용했으며, 결혼 후 자녀가 없을 땐 26.0분, 자녀가 있을 땐 33.2분을 썼다. 반면 여성은 어떤 조건이든 남성보다 가사참여율이 높았다. 미혼이면서 가족과 함께 살 때는 78.4%가 가사노동에 참여했으며, 혼자 살면 86.2%로 늘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 84.6%로 소폭 줄었지만, 미취학 자녀가 생기면 97.7%로 거의 모든 여성들이 집안일을 했다. 시간으로 보면 혼자 살 때 가장 적은 시간을 집안일에 할애했다. 미혼 여성이 가족과 함께 살 때는 하루 평균 85.7분을 집안일에 썼으나, 혼자 살면 80.1분으로 약간 줄었다. 그러나 결혼 후엔 자녀가 없어도 134.9분 집안일을 했고, 자녀가 생기면 185.8분이나 사용했다. 보고서는 “여성은 어느 시기에서든지 남성보다 가사일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고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면서 “‘아내’나 ‘부모’의 역할을 맡기 이전인 미혼시기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일에 책임과 부담을 느낀다면 과연 생애과정에서 ‘결혼’을 선택할 것인지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재명 부인 김혜경, ‘혜경궁 김씨 사건’ 경찰 출석 ‘미소 의미는?’

    이재명 부인 김혜경, ‘혜경궁 김씨 사건’ 경찰 출석 ‘미소 의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경찰에 재출석했다. 김혜경 씨는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이날 파란색 투피스를 입고 검은색 가방을 든 김혜경 씨는 엷은 미소를 띠며 포토라인에 잠시 서 있다가 이동했다. 김혜경 씨는 ‘할 말이 없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한 후 청사로 들어갔다. 이날 김혜경 씨는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나승철 변호사(법무법인 대호)와 동행했다. 나 변호사는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의 법률지원단장을 맡은 바 있다. ‘혜경궁 김씨’ 논란은 ‘@08__hkkim’라는 트위터 계정주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친문계를 비방하면서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계정 이름이 김 씨의 영문 이니셜과 같다는 등의 이유로 ‘김 씨의 계정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나왔다. 지난 6월 국민소송단 법률대리인 이정렬(변호사이정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혜경궁 김씨’ 계정과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김혜경 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앞선 지난달 24일 김 씨는 비공개로 진행된 1차 조사 때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가 자신의 경찰 출석이 언론에 보도되자 항의한 뒤 돌연 귀가한 바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배우 견미리 남편, 징역 4년에 벌금 25억…‘주가 조작’ 혐의

    배우 견미리 남편, 징역 4년에 벌금 25억…‘주가 조작’ 혐의

    “견씨 이름으로 투자자 모집...15억원 이상 부당 이득” 허위 공시로 주가를 조작하고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견미리의 남편 이모(51)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2부(부장 심형섭)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코스닥 상장사 A사 전 이사 이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25억 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와 범행을 공모한 A사 전 대표 김모(58)씨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2억 원이 선고됐다. 이씨 등은 2014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A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23억7000여만 원 상당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당시 A사는 적자가 지속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었고 A사 전 대표 김씨는 이씨와 공모해 유상증자로 자금난을 벗어나려 했다. 이어 유명 연예인인 견씨의 자금이 계속 투자되고 중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는 것처럼 공시해 회사의 재무건전성이 호전되는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또 주가 조작꾼 전모(44)씨는 이들과 공모해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고 금융투자업을 하면서 A사 유상증자에 투자자를 끌어모았으며 증권방송인 김모(34)씨는 거짓 정보를 흘려 A사 주식 매수를 추천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주가를 부양해 총 23억7000여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전씨에게는 징역 2년에 벌금 12억 원, 증권방송인 김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자신의 처인 견씨가 실제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견씨 명의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투자자를 모집하고 이 사건 범행 전반을 기획·실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면서 “주가조작으로 15억 원이 넘는 이익을 취했고 2차례 동종 전과가 있고 누범 기간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씨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관련기사] ‘주가조작 혐의’ 견미리 남편, 2심서무죄…“수사기관 선입견”법원 “무죄인 피고인들이 고생해 안타까워” 주가를 조작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 중인 배우 견미리씨의 남편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52)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2014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자신이 이사로 근무한 코스닥 상장사 A사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23억여원 상당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25억원을, 함께 기소된 A사 전 대표 김모씨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2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와 김씨가 유상증자 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법규를 위반했다고 볼 정도로 중대한 허위 사실을 공시하지는 않았다면서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오히려 “두 사람은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대단히 노력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이씨의 아내 자금까지 끌어들이는 등 자본을 확충하며 장기투자까지 함께 한 사정이 엿보인다”고 봤다. 이어 “그런데 이후 주가 조작 수사가 이뤄져 투자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사업이 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결과적으로 무죄인 피고인들이 고생하고 손해를 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사가 이렇게 된 것은 이씨에게 과거 주가 조작 전과가 있고, A사도 주가 조작을 위한 가공의 회사가 아니냐고 하는 수사기관의 선입견이 작용했기 때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거짓 정보를 흘려 A사의 주식 매수를 추천한 혐의로 기소된 증권방송인 김모씨에도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고 금융투자업을 하며 A사의 유상증자에 투자자를 끌어모은 주가조작꾼 전모씨의 혐의는 유죄라고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토] 경찰 출석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부인 김혜경씨

    [포토] 경찰 출석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부인 김혜경씨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2일 경찰에 출석하고 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조사를 받는 김씨는 지난달 24일에 이어 두 번째로 경찰에 출석했다. 지난 조사 당시 김씨는 자신과 문제의 트위터 계정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지난 4월 6·13 지방선거의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이 트위터 계정인 ‘@08__hkkim’이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처 살해범’ 2년 전 흉기 협박… 그냥 보낸 경찰

    ‘강서구 전처 살해사건’ 피의자 김모(49)씨가 2년여 전 피해자를 흉기로 협박하고도 처벌을 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철저히 대응해 김씨에게 특수협박죄를 적용했다면 피해자 A(47)씨가 살해되는 참극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일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며 살인과 위치정보법 위반, 특수협박, 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특수협박 혐의는 2016년 1월 1일 A씨가 서울 미아삼거리 인근에 살 때 있었던 112 신고와 관련이 있다. 당시 A씨 모녀는 김씨를 피해 살다가 서울 강북구 미아삼거리 인근 거리에서 김씨와 마주쳤다. A씨 모녀는 김씨를 달래 식당으로 들어간 뒤 주인에게 ‘전 남편이 쫓아와 불안하니 경찰에 신고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김씨는 테이블 아래로 흉기를 보여주며 모녀를 협박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은 김씨를 형사입건하지 않았다. 당시 112 신고는 긴급출동이 필요한 ‘코드1’로 분류됐지만, 경찰관은 흉기 소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자 경찰관들은 A씨가 김씨를 피해 친척 집으로 거처를 옮길 수 있도록 도운 뒤 떠났다. A씨와 달리 딸은 처벌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고 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이재명 여배우와의 불륜 혐의 불기소 의견 송치

    경찰이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친형 강제입원 혐의 등에 대해 유죄 취지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그러나 여배우와의 불륜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취지로 송치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접수된 이 지사 관련 고발 혐의 7가지 조사결과를 검찰로 넘겼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이 지사의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과 관련한 직권남용 및 허위사실 공표, 검사를 사칭한 사실이 없다고 한 허위사실 공표, 대장동 개발에 따른 수익금이 확정되기 전 확정된 것 처럼 공표한 허위 사실 공표 등 3가지는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반면 김부선씨와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조폭 연루설, 일간베스트 활동 관련 혐의 등 4가지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을 냈다. 경찰 측은 “송치 의견은 경찰수사단계의 의견으로,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며 향후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이던 2012년 보건소장 등 시 소속 공무원들에게 친형(이재선. 작고)에 대한 강제입원을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방자치단체장이 필요에 따라 환자를 입원시킬 때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정신과 전문의 대면 상담 절차가 누락돼 있는데도 관계 공무원에게 강제입원을 지속해서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당시 일부 공무원이 강제입원에 대해 “적법하지 않다”고 하자 강제 전보 조처했고, 이후 새로 발령받고 온 공무원에게도 같은 지시를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지사는 또 과거 검사를 사칭했다가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형을 확정 받았는데도 지난 6월 선거 과정에서 “누명을 썼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아왔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북부청사 기자간담회에서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사건에 대해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다”며 “시간이 지나면 안개가 걷혀 진실이 드러난다”며 거듭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는 2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경찰에 출석한다. 지난 달 24일에 이은 2번째 출석으로 앞서 조사에서는 출석 후 발언 등이 언론에 보도되자 수사팀에 항의한 뒤 귀가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계엄군 총 겨누며 집단 성폭행”…38년간의 악몽

    “계엄군 총 겨누며 집단 성폭행”…38년간의 악몽

    여고생·주부… 10~30대 여성 짓밟아 피해자 “얼룩무늬 보면 울렁” 호소 임산부 성추행·속옷차림 성고문도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10~30대 여성을 총으로 위협해 집단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소문으로만 나돌던 임산부 성추행과 성고문도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지난 38년간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에 시달렸다. 31일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원회, 국방부가 합동으로 꾸린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은 모두 17건이며, 성추행과 성고문, 목격담 등이 다수 발견됐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총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2인 이상의 군인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범행은 주로 민주화운동 초반(5월 19~21일) 발생했다. 장소는 초기 광주 시내(금남로, 장동, 황금동 등)에서 중·후반엔 광주 외곽지역(광주교도소 인근, 상무대 인근)으로 바뀌었다. 공동조사단은 “범행 장소가 당시 계엄군의 상황일지 속 병력 배치와 부대이동 경로와 유사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였다”면서 “특히 피해자 진술과 당시 작전 상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일부 피해 사례는 가해자나 가해자 소속 부대를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당시 성폭행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한 피해자는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힘들다”고 호소했으며, 다른 피해자는 “육체적 고통보다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정신적인 상처가 더 크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가족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당시 성폭행을 당한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스무 살 그 꽃다운 나이에 인생이 멈췄다”며 줄곧 제대로 된 치료 없이 고통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대부분은 과거에 심리치료 등을 받은 이력이 있으며, 지금까지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치료가 필요한 2명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심리치료센터로 연계해 추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로 특정되진 않았지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진술도 나왔다. 한 목격자는 “여고생이 강제로 군용트럭에 태워져 가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으며, 사망한 여성의 유방과 성기가 훼손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확인됐다. 교도소나 상무대(군부대) 등으로 연행된 여성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속옷 차림으로 성고문 등에 노출됐다. 일부 여성 피해자들은 대검에 찔린 상처도 있었다. 지난 5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서 용기를 얻어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고문을 받다가 석방 전날 수사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김모씨도 성폭행 피해 사례로 인정받았다. 당시 김씨의 증언은 공동조사단이 출범한 계기가 됐다. 공동조사단에 직접 접수된 피해 사례는 모두 12건이었다. 이 중 상담 종결된 2건을 제외한 10건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다. 7건이 성폭행이었으며, 1건 성추행, 2건은 관련 목격 진술이었다. 광주시 보상심의자료에서는 성폭행 12건, 여성 인권침해 행위 33건이 발견됐다. 그 외 5·18민주화운동 자료총서(61권)와 광주오월민주항쟁사료전집(500명 구술 채록), 광주지검 검시조서 등에서 성폭행 4건, 유방과 성기 등에 자창(찌른 상처) 3건, 고문 2건, 구타와 성적 위협 2건을 비롯한 다수의 목격 증언이 확인됐다. 이윤정 오월민주여성회 대표는 “5·18 당시 성폭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고, ‘광주 청문회’ 때도 증언했지만 한 번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사례들이 제대로 파악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추후 출범할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인계할 방침이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5·18 특별법에 조사 범위를 성폭력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진상규명조사위에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스무살 그 꽃다운 나이에 내 인생은 멈췄다”

    “스무살 그 꽃다운 나이에 내 인생은 멈췄다”

    여고생·주부… 10~30대 여성 짓밟아 피해자 “얼룩무늬 보면 울렁” 호소 임산부 성추행·속옷차림 성고문도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10~30대 여성을 총으로 위협해 집단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소문으로만 나돌던 임산부 성추행과 성고문도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지난 38년간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에 시달렸다.31일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원회, 국방부가 합동으로 꾸린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은 모두 17건이며, 성추행과 성고문, 목격담 등이 다수 발견됐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총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2인 이상의 군인으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범행은 주로 민주화운동 초반(5월 19~21일) 발생했다. 장소는 초기 광주 시내(금남로, 장동, 황금동 등)에서 중·후반엔 광주 외곽지역(광주교도소 인근, 상무대 인근)으로 바뀌었다. 공동조사단은 “범행 장소가 당시 계엄군의 상황일지 속 병력 배치와 부대이동 경로와 유사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였다”면서 “특히 피해자 진술과 당시 작전 상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일부 피해 사례는 가해자나 가해자 소속 부대를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당시 성폭행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한 피해자는 “지금도 얼룩무늬 군복만 보면 속이 울렁거리고 힘들다”고 호소했으며, 다른 피해자는 “육체적 고통보다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정신적인 상처가 더 크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가족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당시 성폭행을 당한 것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스무 살 그 꽃다운 나이에 인생이 멈췄다”며 줄곧 제대로 된 치료 없이 고통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대부분은 과거에 심리치료 등을 받은 이력이 있으며, 지금까지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치료가 필요한 2명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심리치료센터로 연계해 추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로 특정되진 않았지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진술도 나왔다. 한 목격자는 “여고생이 강제로 군용트럭에 태워져 가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으며, 사망한 여성의 유방과 성기가 훼손된 모습으로 있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확인됐다. 교도소나 상무대(군부대) 등으로 연행된 여성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 속옷 차림으로 성고문 등에 노출됐다. 일부 여성 피해자들은 대검에 찔린 상처도 있었다. 지난 5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서 용기를 얻어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고문을 받다가 석방 전날 수사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김모씨도 성폭행 피해 사례로 인정받았다. 당시 김씨의 증언은 공동조사단이 출범한 계기가 됐다. 공동조사단에 직접 접수된 피해 사례는 모두 12건이었다. 이 중 상담 종결된 2건을 제외한 10건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다. 7건이 성폭행이었으며, 1건 성추행, 2건은 관련 목격 진술이었다. 광주시 보상심의자료에서는 성폭행 12건, 여성 인권침해 행위 33건이 발견됐다. 그 외 5·18민주화운동 자료총서(61권)와 광주오월민주항쟁사료전집(500명 구술 채록), 광주지검 검시조서 등에서 성폭행 4건, 유방과 성기 등에 자창(찌른 상처) 3건, 고문 2건, 구타와 성적 위협 2건을 비롯한 다수의 목격 증언이 확인됐다. 집계된 성폭행 23건 가운데 6건이 중복이었다. 이윤정 오월민주여성회 대표는 “5·18 당시 성폭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고, ‘광주 청문회’ 때도 증언했지만 한 번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사례들이 제대로 파악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추후 출범할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인계할 방침이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가해자 조사권이 없는 데다 활동 기간도 짧아 모든 사례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면서 “5·18 특별법에 조사 범위를 성폭력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진상규명조사위에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알바생 감전사한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 이번엔 비정규직 사망사고

    아르바이트 대학생이 감전사고로 목숨을 잃은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석 달도 안돼 비정규직 직원이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또다시 터졌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31일 지입 차량 운전자 김모(57·부산)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9일 오후 10시쯤 대덕구 문평동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직원 유모(34)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는 김씨가 이 물류센터에서 택배 화물을 싣기 위해 컨베이어벨트에 자신의 25t 트레일러를 대려고 후진하다가 유씨를 치면서 발생했다. 당시 유씨는 이미 택배를 실은 뒤 주차장에 서 있던 다른 트레일러의 뒷문을 닫아주던 중이었다. 유씨는 두 트레일러의 뒤쪽 부분에 끼어 과다출혈, 장파열 등이 있었다. 유씨는 사고 직후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오후 6시 20분쯤 숨졌다. 유씨는 미혼으로 지난해 10월 이 물류센터에 입사해 비정규직으로 일했고, 정규직 전환이 많이 남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류센터에서는 지난 8월 6일 아르바이트 대학생 A(23)씨가 택배 컨베이어벨트에 감전된 뒤 열흘 만에 숨졌다. 당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물류센터를 상대로 특별감독을 실시해 안전교육미실시, 감전예방비조치 등 법위반 사항 60건을 적발했다. 과태료 7506만원도 부과했다. 노동청은 유씨 사망사고 직후 기존 택배 운송을 제외한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이 물류센터에 내리고 사고 당시 교통 유도자가 없었던 점 등의 법 위반 여부를 살피고 있다. 경찰은 김씨와 유족 간 합의 여부 등을 지켜보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밥 퍼주는 목사’라더니…거액 부동산 빼돌려 항소심도 징역형

    ‘밥 퍼주는 목사’라더니…거액 부동산 빼돌려 항소심도 징역형

    지역 소외 계층에게 매일 식사를 제공하는 등 선행으로 ‘밥퍼 목사’로 알려진 목사가 거액의 부동산을 빼돌린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 한정훈)는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목사 김모(70)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씨는 지난 2016년 18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매하는 단계에서 피해자들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총 4억 7000만원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그해 8월까지 잔금 13억원을 납부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를 이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김씨와 대리인은 잔금 납부 기한이 다가오자 돌연 자취를 감췄다. 피해자들은 납부 기한 당일 은행 계좌에 잔금을 확보해두고 김씨 등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이틀 뒤 돌연 나타난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4일 안에 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매매계약을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기한 하루 전에도 법무사 및 김씨 대리인과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잔금 납부는 이뤄지지 못했다. 김씨는 기한이 하루 지나자 곧바로 조카 명의로 해당 부동산을 이전하는 가등기를 마쳤다. 김씨는 계약을 해제할 때부터 “매수인들이 기한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잔금 지급의사가 없음을 통지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1심 선고를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조형우 판사는 “피고인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적법하게 이행하려 하거나 잔금을 수령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허위사실을 근거로 계약을 해제했다”고 판단했다. 조 판사는 “피고인이 매매계약을 직접 체결한 당사자로서 중도금 수령 이후에는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여 그 죄질이 불량하고 지금까지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해자들이 이 사건 부동산 경매절차로 3500만원을 회수했으나 피고인이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아니다”면서 피해 액수 대부분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김씨는 10여년 전부터 해당 지역에서 ‘때밀고 밥 주는 목사’로 이름을 날렸다. 교회 인근에 작은 식당을 차려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매일 점심과 저녁을 무료로 주고, 동네 잔치를 열어 주민 수백 명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등 미담이 지역 언론을 통해 수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전세금 보태려 했는데”… 펀드수익률 추락에 망연자실

    “전세금 보태려 했는데”… 펀드수익률 추락에 망연자실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최고 23% ‘폭락’ 코스닥ETF 수익 한달 새 34% 빠진 것도 담보비율 미달로 30일 556억 반대매매 이달 해외주식형펀드 1697억 빠져나가사회초년생 김모(28)씨는 지난해 말 해외 주식형펀드에, 올해 4월 코스닥벤처펀드에 투자했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말까지 사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산 첫 펀드였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정부가 올해 초 코스닥 활성화에 나서면서 출시됐다는 소식에 샀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신흥국 시장이 무너진 데다 이달에는 국내 주식까지 동반 폭락하면서 각각 -2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0월 들어 국내외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김씨처럼 속앓이를 하는 펀드 투자자도 늘고 있다. 김씨는 “월급은 적고 ‘투잡’을 뛰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재테크를 하라는 조언을 따라 한 첫 투자인데 자괴감이 든다”면서 “이사를 가야 해서 수익을 전세금에 보태고 싶었는데 손실을 본 만큼 은행 대출을 더 받아야 해서 슬프고, 앞으로 투자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가 20% 넘게 추락하자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도 줄줄이 떨어졌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1(주식혼합)은 -23.68%로 가장 손실이 컸다. 뒤이어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1(주식)과 KB코스닥벤처기업2(주혼)A도 각각 -20.71%, -19.25%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코스닥벤처펀드에서 전체 설정액(7124억원)의 1% 남짓인 89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럼에도 3년 이상 투자해야 연간 투자금의 10%에 대해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인 데다 주가가 급락해 “대응을 못 했다”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코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더 낮다.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는 한 달 동안 -34.52% 떨어졌다. 코스닥은 반대매매 매물까지 쏟아져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다. 반대매매란 증권사가 대출을 해주고 담보로 받은 주식을 파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담보 비율을 못 맞추는 계좌가 늘어 개장 전에 반대매매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개장 전 한 시간(시가 단일가 시간대) 동안 코스닥시장에는 556억원(호가 기준)이 넘는 반대매매가 나왔다. 지난 29일 지수가 5% 이상 주저앉자 지난 1월 하루 평균 코스닥 반대매매(약 32억원)의 17배에 달하는 매물이 쏟아진 셈이다. 이달 주식 시장에 나온 반대매매는 5000억원이 넘는다. 비과세 혜택에 막차를 탔던 해외 주식형펀드도 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7만개였던 해외 비과세펀드 계좌는 지난해 12월 141만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고수익을 노렸던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신흥국주식형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11.18%다. 이에 이달 들어 아시아신흥국주식형펀드(-378억원)를 비롯한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1697억원이 빠져나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보건교사 더 뽑는다며?”… 간호사들도 노량진으로

    “보건교사 더 뽑는다며?”… 간호사들도 노량진으로

    공무원 열풍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증원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공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문 대통령은 소방관과 경찰관, 교원 등을 중심으로 17만 4000명 증원을 약속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공무원 증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기존 방침을 확인했다. ‘공시생(공무원시험 수험생)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노량진 학원가엔 ‘이번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수험생들의 절박함이 가득했다.●노량진 학원가 새벽 6시부터 ‘북새통 ’ 갑작스런 추위가 전국을 덮친 30일 새벽 6시. 아직 해가 뜨기 전인데도 노량진 학원가 앞 사거리에는 강의를 들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저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손을 녹이며 양손에 수험서를 안고 학원에 들어갔다. 경찰공무원을 1년째 준비하고 있다는 서모(27)씨는 “새벽 6시에 일어나 7시엔 학원에 도착한다. 4~5시에 오는 사람도 많다”고 노량진 분위기를 전했다.2년간 노량진 고시촌에서 순경직을 준비했다는 김모(28)씨는 “올해가 합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찰공무원 채용 정원이 크게 늘어난 데다 올해 세 차례나 순경 공채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찰청은 두 차례의 공채를 거쳐 3849명을 뽑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두 번째 공채에서 4294명을 채용했고, 마지막 세 번째 공채에서 3000명을 더 뽑는다. 지난해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김씨는 “아무래도 많이 뽑다 보니 주변에 준비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면서 “조건이 워낙 좋다 보니 ‘올해는 꼭 붙겠지’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상황이 바뀌기 전에 빨리 합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소방공무원에 도전하는 수험생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소방청은 올 상반기 4446명을 채용해 지난해 공채 선발인원(4341명)을 넘었다. 현재 하반기 추가 채용 전형이 진행 중이다. 지난 26일 소방청은 지방소방공무원, 국가소방공무원 필기시험에서 각각 1386명, 89명이 합격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있을 면접시험이 끝나면 지방직 경채 595명과 국가직 경채 30명을 포함해 총 625명이 합격자로 이름을 올린다. 소방공무원을 2년째 준비하고 있다는 김성호(31·가명)씨는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노량진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공무원을 준비한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을 확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수험생 사이에서 ‘방심’을 조심하자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뽑는 인원이 늘었지만 지원자도 많아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전력을 다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붙놈붙’(붙을 사람은 붙는다)이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며 웃었다.●“갑작스레 수험판 뛰어든 사람 꽤 많아” 소방·경찰이 아닌 다른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에 아쉬움을 표했다. 일반행정직 공무원을 2년째 준비한다는 강병호(25·가명)씨는 “많이 뽑는다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쏟아졌지만 실질적으로 크게 늘어난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 채용 증원 정도가 직렬별로 달라 혜택이 돌아가는 차이가 큰 탓이다. 강씨는 “지난해 국가직을 많이 뽑는다고 했지만 결국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많이 뽑는다는 소문이 나니까 사람들이 몰려 경쟁률만 높아졌다”며 씁쓸해했다. 강씨의 말처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국가직공무원만큼은 대폭 증원이 없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총 5508명의 국가직공무원을 뽑았는데 지난해 6205명을 선발해 697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강씨는 경쟁률을 살펴볼 때 ‘허수’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늘었지만 최근 공무원 증원 움직임에 맞춰 갑작스레 수험판에 뛰어든 사람들이 꽤 있다”면서 “그런 허수 수험생을 생각한다면 예년과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보건교사 수험생 늘자 男 강사도 등장 강씨가 준비하는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갑작스런 채용 확대 소식에 수험생들이 ‘행복한 비명’을 쏟아내는 직렬도 있다. 교원 임용시험 보건 직렬과 전문상담 직렬 등이 대표적이다. 보건 직렬 교원은 지난해 299명에서 올해 584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상담 교원 역시 큰 폭으로 증원된 직렬이다. 지난해 139명에서 올해 611명으로 4배 넘게 늘었으며 내년에도 57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본업’을 제쳐 두고 공무원시험에 뛰어드는 직장인들도 속출하고 있다. 보건 직렬 교원을 임용할 때 간호사 면허증이 있는 사람을 대상자로 하다 보니 졸업 예정자가 아닌 현직 간호사들이 대거 임용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병원에 사표를 내고 공시에 도전하는 김준호(가명·27)씨는 “과거 상담·보건 교사는 사실상 거의 뽑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최근 정부가 큰 폭으로 뽑으면서 간호사를 그만두고 임용시험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과거 소수 직렬들이 이번 정부 들어서 주요 직렬로 거듭나 학원가 분위기도 바뀌었다”면서 “보건교사에 도전하는 지원자들이 대부분 간호학과 출신이어서 남자 학원강사는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남자 강사도 생겨나고 서울대 출신 강사도 종종 보인다.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늘어난 정원 맞춰 학원가도 새 전략 ‘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의 신광은 강사는 “통계만 봐도 예전에 비해 공무원을 뽑는 수치가 크게 늘었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학원가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맞아 맞춤형 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 강사는 공무원들의 수험 기간도 예전에 비해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원에서 순경직을 준비할 때 보통 1년 정도면 합격할 수 있게 지도하는데, 올해는 공채만 세 차례여서 더 빨리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럼에도 학원가와 수험생들은 공무원 채용인원 증원이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신 강사는 “경찰공무원은 채용 인원이 꽤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일선 현장의 경찰인력 공급이 많이 모자라기 때문에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험생에게도 좀더 힘을 내라고 독려한다”고 말했다. 경찰공무원을 2년째 준비하고 있는 신모(28)씨도 “언론 보도를 보면 아직도 경찰공무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의경 제도가 폐지되면 그에 따른 공무원 충원도 있을 것으로 보여 채용 인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엄마 죽인 아빠의 보복 두렵다…국가가 남은 가족 보호해 줘야”

    “엄마 죽인 아빠의 보복 두렵다…국가가 남은 가족 보호해 줘야”

    ‘엄마를 살해한 아빠를 사형시켜 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린 ‘등촌동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 A씨가 30일 국회에 직접 나와 절규했다. 지난 22일 어머니를 잃은 A씨는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30분간 출석해 “가정폭력은 더이상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남은 유가족을 국가가 돌봐줄 수 있는 실질적인 법이 마련되길 원한다”고 호소했다.이날 여가위는 A씨의 신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회의장 모퉁이에 참고인이 앉을 수 있는 별도의 의자를 놓고, 90도로 접히는 경첩 모양의 가림막을 쳤다. 가림막 틈에도 흰 종이를 추가로 부착해 노출을 완전히 차단했다. 또 참고인이 입장할 때는 소회의실과 대회의실 연결문을 국회 관계자들이 우산을 펼쳐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국회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A씨의 목소리도 음성변조를 거쳐 중계됐다. 전혜숙 여가위원장도 “참고인의 신상에 관한 어떤 정보도 공개되지 않도록 언론과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A씨는 허술한 가정폭력 가해자 격리조치 및 임시조치 이후 모니터링 제도를 개선하고자 참고인으로 출석해 달라는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용기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증언에서 “(아버지가 우리를) 손을 묶고 때린 적도 있었다”며 “지금도 저희 가족 모두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특히 “가해자인 아빠가 우발적 범행이나 심신미약으로 감형돼 출소 후 가족에게 보복할까 너무 두렵다”며 “본인은 6개월만 살고 나오면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속적 가정폭력과 사회적 방관으로 인한 제2, 제3의 피해자가 없도록 실질적인 법 개정, 피해자 신변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구체적인 법 제정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A씨는 “2015년 2월 엄마가 아빠에게 폭행당한 상태로 들어왔다”며 “얼굴에 주름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맞아 부은 상태였다. 얼굴이 전부 피멍투성이에 눈도 못 뜨고 말을 못할 정도로 입이 부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복이 두려워 선뜻 신고를 하지 못하다 제가 참다 못해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사건 발생 전 가정폭력 신고기록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친부를 불구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제가 신고했고 가해자(아빠)는 겨우 2시간 만에 풀려났다. 추가 기소도 없었다. 용기를 내 신고했음에도 무시당했었다”며 “(경찰에서 풀려난 후) 집에 돌아와서 집기를 던지며 엄마를 데려오라고 저희 가족을 밤새 괴롭혔다”고 말했다. 2016년 두 번째 경찰 신고 당시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A씨는 “경찰서에 갔더니 경찰이 엄마에게 처벌을 원하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보복이 두려워서 처벌하더라도 처벌의 강도가 미미하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경찰이 ‘맞다’, ‘실질적으로 가해를 가하지 않아서 처벌은 미미할 것이니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신고앱을 깔아서 신고하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아빠는 다시 집에 와서 우리에게 폭력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떨리는 목소리지만 담담하게 답변을 이어 간 A씨의 발언에 회의장 공기가 무거워졌다. 답변을 듣던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진 장관은 “어제 A씨의 이모부, 이모님, 세 자매를 만났다”며 “다음 피해자가 나일 수도, 내 자매일 수도, 내 이모일 수도 있는 그런 불안감에 떠는 가족들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의 철저한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A씨의 어머니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남편 김모(49)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다음날 A씨를 비롯해 피해자 자녀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가해자인 친부를 사형시켜 달라고 했고, 30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15만여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20만명이 넘으면 청와대나 관련 부처가 답변을 내놓는다. 사건 당일 체포된 김씨는 지난 25일 법원의 영장 발부에 따라 구속됐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나 혼자 재판받아 마음 아파”…94세 강제징용 피해자는 울었다

    “나 혼자 재판받아 마음 아파”…94세 강제징용 피해자는 울었다

    대법 선고 직전에야 원고 3명 죽음 알아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줬다면 좋았을 걸” 승소 기쁨보다 ‘동지’들과 함께 못해 눈물 변호인 “피해자 세상 떠난 뒤 승소 아쉬워” “나까지 원래는 네 사람인데 나 혼자 재판을 받게 돼 마음이 아프고 너무 서럽습니다.” 대법원이 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자 이 소송 원고 4명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94)씨는 승리의 기쁨보다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한 슬픔을 먼저 이야기했다. 직접 선고를 듣고 대법정을 나선 이씨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 이내 눈물을 흘렸다. 소송을 제기한 지 13년 8개월이 지나는 사이 여운택·김규수·신천수씨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이씨만 홀로 남았다. 그는 다른 동료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이날 대법원 선고를 방청하러 나와서 알게 됐다. 이씨는 “오늘 이 재판에 혼자 와서 서럽고 과히 기분이 좋지 않다”며 기쁜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동료들을 떠올렸다. 특히 넉 달 전인 올해 6월 세상을 떠난 김규수씨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김씨의 부인 최정호씨는 “조금만 일찍 이런 판결이 났다면 가시기 전에 좋은 소식을 맞았을 텐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씨 역시 “그 사람들이 같이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줬다면 얼마나 좋았겠나. 오늘 같이 재판을 못 봐 너무 서운하다”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는 ‘75년의 한(恨)’을 풀어 준 재판 결과에 대해 연신 “감사하다”고 했다. 하얗게 센 머리와 잔뜩 쉰 목소리는 지난 세월을 짐작하게 했다. 이씨는 1943년 1월 기술을 배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대전 지역에서 선발된 중·고등학생 80명과 함께 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 가마이시 제철소로 동원됐다. 여운택·김규수·신천수씨가 오사카, 야하타 제철소 등으로 동원된 것도 1943년이었다. 하지만 이씨는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일본군 출신 사감이 관리하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탄차에 석탄을 퍼올리는 단순 노동을 해야 했다. 임금은 없었다. 1945년 1월에는 일본군에 징병되기도 했다. 해방 이후 가마이시 공장 노무과에 찾아가 월급을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받지 못했다. 이씨는 “월급은 생각지도 못하고 밥 주면 먹고, 자라고 하면 자고, 일을 하면서 지내야 했다”고 담담하게 당시를 회상했다. 2005년 2월 이씨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불법 행위에 대한 개인의 배상청구 권리가 살아 있다는 법적 해석이 나오자 소송을 냈다. 그러나 2012년 5월 첫 상고심에서 승소 판결이 나고도 이번 재상고심 선고까지 재판이 석연치 않게 지연되며 6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하나둘 동료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이씨는 일본 정부와 기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질문에는 “일본에서도 (이번 판결로) 깨끗하게 이 일이 청산됐다고 생각할 것 같다”면서 “일본에서도 잘한다고, 환영한다고 말해 줄 것 같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이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해마루 김세은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피해자들이 승소했기 때문에) 만족스럽다”면서도 원고 중 대다수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재판의 결론이 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변호사는 “앞으로는 사법부가 이춘식 할아버지의 마음을 제대로 새겨서 지연되지 않은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경찰, 이재명 ‘여배우 스캔들’에 “불기소 의견” 송치할 듯

    경찰, 이재명 ‘여배우 스캔들’에 “불기소 의견” 송치할 듯

    경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배우 김부선씨 간의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을 더는 수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경찰은 조만간 이 사건에 대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명예훼손으로 이 지사를 직접 고소한 사건이 서울남부지검에서 진행 중인 만큼 사건을 검찰에 넘기고 손을 떼기로 한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다. 이에 따라 분당경찰서 사건은 성남지청을 거쳐 남부지검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은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가 지난 6월 지방선거 토론회 과정에서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면서 표면화됐으나, 실체적 진실규명은 이뤄지지 않은 채 양측의 사이버 공방만 치열하게 전개됐다.분당경찰서는 공지영 작가 등 주요 참고인은 물론 김 전 후보까지 불러 조사했으나 정작 배우 김씨가 피고발인이 아닌 참고인 자격으로 한 진술이 없어 수사의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가 분당경찰서가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직시절 ‘홈그라운드’라는 이유를 들어 서울남부지검에 이 지사를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하면서 수사의 주체는 사실상 검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찰 수사팀과 검찰 사이에 어느 정도 조율이 있었고, 검찰이 직접 수사하겠다는 뜻을 비쳐 사건을 넘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건을 넘기기 위해 조만간 경찰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사건을 ‘불기소 의견’ 송치하고, 성남지청은 관련 서류를 넘겨받아 서울남부지검에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이 ‘불기소 의견’ 송치하는 것은 통상적인 형사사건에서 “죄가 없어 보인다”는 의미로 하는 수사결과가 아닌 “아직 밝히지 못했다”는 정도의 의미라고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다 내려놓을게요” 영웅이 된 부자들

    [글로벌 인사이트] “다 내려놓을게요” 영웅이 된 부자들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것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가 아니라 평화롭고 평온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돈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내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통사람이 되는 것입니다.”1980년대 홍콩 누아르 전성 시대를 이끌었던 홍콩 배우 저우룬파(63)가 지난 12일 현지 매체 제인스타스 인터뷰에서 “전 재산인 56억 홍콩달러(약 8100억원)를 기부하겠다”며 이같이 밝히자 중화권이 들썩거렸다. 저우룬파는 한 달 용돈으로 800홍콩달러(약 11만원)를 쓰고 대중교통 버스를 타고 다니며 과거 노키아 휴대전화를 17년 동안 쓰는 등 검소한 생활이 알려지면서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지난 25일 한국에서는 서울 청량리에서 과일 장사를 시작으로 평생 모은 4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고려대에 기부한 김영석(91)씨와 부인 양영애(83)씨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김씨 부부도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1시간 거리를 걸어 다니고 20년 된 옷을 입는 등 평생 근검절약이 몸에 밴 삶을 살았기에 감동이 배가됐다. 전 재산을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쓰고 싶다는 양씨는 “평생 구두쇠 소리를 듣던 내가 인재를 기르는 데 보탬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두 사례 모두 당대에 일군 부를 자식에게 그대로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는 자수성가 부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습이다. 전 세계 유명인 중에서도 이 같은 삶을 지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미국의 마크 저커버그(34)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 페이스북 주식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고, 1조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 출신 스타 청룽(64)은 2014년 “죽을 때 통장 잔고가 0원이어야 한다”며 전 재산 기부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미국의 빌 게이츠(63)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는 2011년 “세 자녀에게 1000만 달러씩만 물려주고 나머지 재산은 자선 사업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김씨 부부는 저우룬파나 저커버그같이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유명인이 아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부와 명성을 모두 얻은 유명인으로서 전 재산을 기부한 인물을 떠올리기 쉽지 않고, 김씨 부부와 같은 무명 독지가의 미담 사례만이 간간이 들리는 게 현실이라는 걸 드러낸다. 오히려 한국의 부자들은 재벌들을 필두로 자녀에게 상속하기 위해 탈세를 일삼으며 부의 대물림에 집착하는 사례가 많다. 상대적으로 척박한 한국의 기부 문화는 사회 저변의 기부에 대한 호응도가 미국이나 홍콩에 비해 낮고 기부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구호재단(CAF)이 지난해 9월 발간한 세계기부지수(WGI)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부 참여 지수는 전체 조사 대상국 139개국 가운데 62위이며 국민의 기부 활동 참가율은 34%로 중간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이 5위(참가율 56%), 영국 11위(50%), 홍콩 25위(43%)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중국(138위·14%), 일본(111위·24%) 등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이할 만한 것은 개도국이며 불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미얀마(65%)가 오히려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경제적 풍요와 기부 문화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주목할 만한 것은 미국의 기부 문화가 눈에 띄게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 기빙 USA’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개인·재단·기업 등이 낸 기부금이 2016년보다 5.2% 늘어난 4100억 달러(약 468조원)로 추산된다. 자선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필랜트로피’는 지난해 상위 10명의 기부금 총액이 102억 달러에 이르러 2016년 43억 달러의 두 배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게이츠, 저커버그, 델 컴퓨터 CEO 마이클 델(53) 등 정보기술(IT) 업계 거물 3인이 10억 달러 이상의 ‘통 큰 기부’를 해 눈길을 끌었다. 포브스 추산 세계 2위 부호(재산 약 900억 달러)인 게이츠와 아내 멀린다는 지난해 질병 퇴치 및 미국 내 저소득층·소수인종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돕는 학교 프로그램 등을 위해 자신들이 설립한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46억 달러를 기부했다.게이츠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기부한 재산 총액이 500억 달러로 추정되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 자선 재단으로 세계적 빈곤 퇴치, 보건 의료 확대, 교육 기회 제공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저커버그와 그의 부인 프리실라 챈도 지난해 그들이 설립한 ‘챈 저커버그’ 재단을 통해 19억 달러를 기부했고, 델 CEO와 그의 부인 수전도 자신들의 ‘마이클 앤드 수전 델 재단’에 10억 달러를 출연했다. 이 밖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지금까지 275억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계 인사들도 사회 환원에 적극적이다. ‘꽃미남’ 배우의 대명사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44)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재단’을 설립해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활약 중이다. 그가 지금까지 재단을 통해 기부한 금액은 8000만 달러가 넘는다.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2억 3900만 달러를 벌어 ‘가장 돈 잘 버는 남자 영화배우’로 불린 조지 클루니(57)는 자선단체 ‘낫 온 아워 워치’(Not On Our Watch)의 공동 설립자로 수단 다르푸르 인종학살 종식을 위해 수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주인공 마이클 제이 폭스(57) 역시 숨은 기부왕이다. 그는 1991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뒤 파킨슨병 치료법을 찾기 위해 마이클 제이 폭스 재단을 설립하고 모금 활동을 벌였다. 이 재단의 적립금은 4억 5000만 달러(약 5100억원)에 달했다.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해 인디애나대학과 공동으로 미국인 16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연 소득 20만 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의 90%가 기부 활동에 참여했고 평균 기부액은 2만 9269달러로 2015년의 2만 5509달러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인 미국인의 기부 참여율이 56%이며 미국인의 평균 기부금액이 2514달러라는 점에서 고소득층이 기부 문화 확산을 견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기부 증가율이 높은 것은 개인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가 총소득의 50%까지 인정되는 등 기부를 유도하는 제도에 힘입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 결과 고소득층 기부자의 17%만이 세금 공제 혜택에 영향을 받아 기부한다고 밝혔다. 고소득층의 54%는 ‘기부하는 자선 단체의 사명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기부를 실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부금의 불투명한 사용과 기부 관련 단체에 대한 불신이 큰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자수성가한 부호들이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이유에 대해 자녀들이 물려받을 거액의 재산만 믿고 빈둥거리며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빌 게이츠 부부가 세 자녀에게 1000만 달러씩만 상속하겠다고 한 것은 이 같은 액수는 자녀가 무엇이든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기에는 충분치 않은 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수성가한 인사들에게 이들이 모은 막대한 재산은 개인적 역량보다 사회의 도움을 통해 축적된 부라는 ‘부채 의식’이 강한 동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에너지와 금융산업에서 92억 달러 규모의 재산을 일군 조지 카이저(76) BOK 투자회사 회장은 2010년 전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로 약속하면서 “내가 모은 엄청난 재산은 우수한 개인적 자질이나 독창성 때문이 아닌 내게 주어진 놀랄 만한 행운 덕분”이라며 “죄책감 때문에 기부를 서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드루킹 측근 “김경수가 보낸 기사 우선 댓글 조작”…김경수 변호인 “허위 진술”

    드루킹 측근 “김경수가 보낸 기사 우선 댓글 조작”…김경수 변호인 “허위 진술”

    ‘드루킹 불법 댓글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첫 공판에서 ‘드루킹’ 김동원씨의 측근인 ‘서유기’ 박모씨가 “김 지사가 보낸 기사의 댓글 조작 작업을 우선적으로 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29일 열린 김 지사의 첫 공판기일에서, 박씨는 평소 김씨가 김 지사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는다는 사실을 김씨한테 들어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드루킹’ 일당의 경기 파주 사무실 ‘산채’에 기거하며 자금 조달 및 사무실 운영 등을 담당한 인물이다. ‘킹크랩’이라는 이름의 매크로 프로그램(일일이 추천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추천 수를 늘리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개발된 후에는 댓글 조작 작업을 할 기사를 선정하고, 공범들에게 작동 방법을 교육하는 임무도 맡았다. 김씨와 그가 이끈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들을 업무방해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드루킹 일당이 2016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7만 5000여개 기사에 달린 댓글 118만개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불법으로 8800여만번의 호감·비호감 클릭을 했다고 보고 있다. 박씨는 김씨가 경공모의 주요 회원들이 보는 텔레그램 채팅방에 댓글 조작 작업을 할 기사의 인터넷 주소(URL)를 올려놓곤 했는데, 이 중 김 지사가 보낸 기사에는 ‘AAA’라는 알파벳을 적어 두곤 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김경수 의원이 보낸 기사이니 우선 작업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메신저로 드루킹에게 URL를 보내고, 드루킹이 이를 확인하면 1분 내로 경공모 회원들의 메신저 방에 이를 옮겨놓은 정황도 신문 과정에서 공개했다. 이 방에서 드루킹은 “A다 얘들아”, “이거 놓쳤다, 빨리 처리해라”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박씨는 2016년 6월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소개로 김씨와 김 지사가 만난 자리에도 함께했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이 자리에서 김씨가 김 지사에게 자신을 경공모 대표라고 소개했고, 이에 김 지사가 “경공모의 ‘공’자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봐 김씨가 “함께할 공(共)자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는 김 지사도 출석했다. 김 지사는 법원 청사에 도착해 “진실을 밝히기 위한 새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면서 “지금까지 조사 과정에서 그랬듯 남은 법적 절차를 충실하고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남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데 도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면서 “하지만 도정에는 어떤 차질도 없을 것임을 약속드린다”고도 덧붙였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선 승리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해 6월 드루킹과 올해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연말에는 김씨 측근을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앉히겠다고 제안했다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김 지사는 이미 특검 조사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본 기억이 없으며, 드루킹이 불법 댓글조작을 하는 줄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또 드루킹과 인사 추천 문제로 시비한 적은 있지만 그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달라”는 등의 ‘거래’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지사의 변호인은 증인신문을 진행하기 전에 김씨가 구치소에서 작성한 노트를 증거로 제출했다. 변호인은 “드루킹이 공범들과 수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진술을 어떻게 할지 조율하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면서 “공통의 변호사를 통해 전달된 지시에 따라 공범들도 허위 내용을 진술했기 때문에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맞섰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 240만원에 내준 시력…위험한 일에 내몰리는 청년들

    [2018 청년 빈곤 리포트] 월 240만원에 내준 시력…위험한 일에 내몰리는 청년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는 속담은 누군가에겐 저주다. 어떤 일이든 가장 급하고 필요한 사람이 그 일을 서둘러 하게 된다는 것으로 결론짓는 탓이다. 그렇게 위험하고 더럽고 힘든 일일수록 아쉬운 사람이 삽을 들기 마련이다. 물론 아쉬운 사람들마저 망설일 때가 있다. 그런 일에는 수당이 붙인다. ‘위험 수당’ ‘야근 수당’ 등이 대표적이다. 수당이 붙으면 다시 빈자들의 줄서기가 시작된다. 대학을 중퇴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던 김영신(31)씨도 3년 전 그렇게 줄을 섰다. 대기업 스마트폰 재하청 공장에서 야간근로를 하던 그는 산재로 시력을 잃었다. 김씨가 스마트폰 부품을 제조하는 공장에서 일하게 된 것도 돈 때문이었다. 2015년 1월 마트 보안요원을 그만두고 새 일자리를 찾던 김씨는 하루 8시간(오후 8시~오전 5시)씩 주 6일 동안 야간 근무를 서면 한 달에 240만원을 주겠다는 구인 글을 봤다. 야간근무로 두 달만 고생하면 새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생활비를 챙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원서를 넣자마자 전화가 왔다. “당장 오늘부터 일해줄 수는 없나요”. 그 길로 부천으로 향했다. 밤새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을 빼곤 그리 어려울 것도 없었다. 레이저 기계가 스마트폰 부품에 문양을 새길 수 있도록 옆에서 보조만 하면 됐다.그렇게 3주 뒤, 알람 소리에 잠이 깼지만,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밑에서 잡아 당기는 듯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더 큰 문제는 눈이었다. 몇 시인지 보려 해도 휴대전화 속 숫자를 읽을 수 없었다. 오른쪽 눈은 암흑처럼 캄캄했고, 왼쪽 눈은 겨우 형체만 보였다. 종합병원을 거쳐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들은 하나같이 원인을 알 수 없다고만 했다. 그나마 희망은 있었다. “통상 이러다 시력이 정상으로 돌아오시는 분들이 85%입니다”. 김씨는 자신이 나머지 15%에 들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20개월간 통원 치료를 하며 집에서만 지냈다. 그러던 2016년 추석 무렵, 김씨는 이모부의 소개로 만난 한 노무사로부터 충격적인 얘길 들었다. 김씨 외에도 5명이나 되는 청년 파견노동자들이 김씨와 같은 일을 하다 시력을 잃었다고 했다. 그 중엔 뇌손상을 입은 사례도 있었다. 그제야 김씨는 자신이 실명한 원인이 3주간 일했던 공장의 작업환경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2016년 초 인천·부천 일대 공단에서 발생한 ‘메틸알코올(메탄올) 중독 산업재해’의 최초의 피해자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김씨는 “제품 제작 과정에서 알코올이 튀기도 하고, 알코올이 담긴 드럼통을 옮기면서 내용물이 옷에 묻거나 해도 다 날아가겠거니 하고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실상은 그게 공업용 메탄올이었고, 얇은 마스크와 다 떨어진 장갑이 아닌 원활한 환기 장치와 안전 장비를 갖추고 다루어야 하는 물질이었단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처음 일을 시작하던 날을 떠올려봐도 공장 직원들은 손을 기계에 넣지 않도록 주의하란 말 외에 따로 해준 말이 없었다. 공장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유해한 화학물질을 사용했다. 그 중엔 사장과 사장의 가족들도 있었다. 메탄올 중독 산업재해를 조사한 노동건강연대의 정우준 활동가는 “이번 사건은 기업이 하청 노동자들을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인력으로 보고 적절한 안전설비를 마련하지 않고, 사전에 안전교육을 시행하지 않은 탓이 크다”면서 “정부 당국도 파견직을 확대하고, 열악한 하청 공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기업의 무책임을 방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3개월 전부터 서울 관악구 실로암 복지관에서 바리스타 수업을 듣고 있다. 한 달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 서울 소재 한 도서관에 있는 카페에 출근한다. 한때 꿈이었던 바리스타 일을 이렇게 시작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제 겨우 31살. 새로운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든 건 사고를 당하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사고 전에도 녹록지 않은 삶이었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단다. 김씨는 “친구들을 따라 대학에도 진학했었지만 돈벌이가 될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고, 군대 있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더 많은 돈을 벌어야 겠다고 결심했다”면서 “그나마 벌이가 괜찮은 편인 야간 술집 서빙이나 마트 보안요원을 했지만 오래할 일들은 못 돼 그만뒀다”고 떠올렸다. “돈을 벌려고 선택한 일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고개를 떨군 건 김씨만이 아니다. 그를 비롯한 메탄올 산재 피해자들은 노동건강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함께 업주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언제 마무리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재해자 가운데 청년의 수와 비중도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청년 재해자는 4732명으로 전체 재해자 4만 8125명 중 9.8%를 차지했다. 청년 산업재해자는 2015년 8368명(9.2%)에서 지난해 9848명(9.7%)로 꾸준히 늘고 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눈을 낮춰 힘든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시선과 압박에 사고 발생 위험이 큰 직종으로 스며들고 있다”면서 “단기 알바생이나 파견 근로 청년을 헐값에 일을 시키려다 보니 4대 보험을 보장해주지 않아 산재 피해를 겪고도 합당한 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조업이나 택배업 외에 정보기술(IT)나 미디어업종 등에서도 많은 청년이 과로 등 질병에 노출돼 있다”며 “그럼에도 인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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