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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깨스트] 판결로 본 ‘세월호 보고조작’… “김기춘, 허위 보고 직접 주도”

    [판깨스트] 판결로 본 ‘세월호 보고조작’… “김기춘, 허위 보고 직접 주도”

    “(대통령)비서실에서는 20~30분 단위로 간단없이(끊임없이) 유·무선 보고를 하였기 때문에 대통령은 직접 대면보고 받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7월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와 서면답변서를 제출하고 보고서 내용 그대로 국회에서 답변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법원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권희)는 “청와대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들을 기만하고자 한 것으로 그 죄책(죄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른바 ‘세월호 보고조작’ 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의 판결 내용을 통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과 이후 청와대가 보고시각을 조작한 과정을 되짚어 봤습니다.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발생 무렵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국무회의나 외부 행사 등 공식적인 일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근무하지 않고 주로 관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 등 관계 공무원들과 직접 대면하여 국정을 논의하거나 보고를 받는 일이 드물었고 주로 서면보고를 받았다” 김 전 실장 등의 판결에 기본 전제사실로 적힌 박 전 대통령의 근무 형태와 보고 방법입니다. 공식 행사가 없을 때는 관저에 머물렀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나가기까지 7시간 동안 과연 무엇을 했는지가 사고 직후부터 큰 논란이 됐죠. ●청와대, 최초 보고시간 ‘9시 30분→10시’으로 수정 왜? 사고 직후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오전 9시 30분 사고 발생에 대한 첫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사고 상황에 대한 첫번째 보고서를 작성한 국가안보실의 상황은 이랬습니다. 오전 9시 19분쯤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뉴스속보 자막을 통해 세월호 사고 발생 소식을 접했고, 안보실 소속 전모씨는 9시 22분 청와대 문자메시지 발송시스템을 이용해 각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행정관 등에게 사고 발생 소식을 알렸습니다. 역시 안보실 소속인 이모씨는 10분 안에 상황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겠다고 보고 보고시간을 ‘2014. 4. 16(수) 09:30’으로 적은 상황보고서 1보를 작성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본적인 사항만 보고를 올렸다가 상황팀장인 김모씨의 지시를 받고 조난 신고 시간, 배의 명칭과 톤수, 탑승인원 등을 추가로 파악했고 김씨가 이씨의 보고 내용을 토대로 1보 보고서를 수정했습니다. 상황2반의 상황팀장인 백모씨가 9시 39분과 9시 42분쯤 구조세력 동원 현황을 파악했고 9시 54분과 9시 57분쯤 56명이 구조됐다는 것과 구조된 인원이 사고지점으로부터 약 7㎞ 떨어진 서거차도로 이동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해경 상황실과의 전화통화로 파악했죠. 이미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예상한 보고시간보다 30분 가까이 지체가 됐습니다. 그리고는 안보실 상황팀은 1보 초안을 작성해 10시에 상황병에게 김장수 전 실장에게 보고서를 전달하도록 했습니다. 김 전 실장이 1보를 검토한 뒤 신인호 전 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장에게 1보를 대통령에게 보내도록 지시했고 신 전 센?장은 10시 12~13분쯤 1보 보고서를 출력해 밀봉한 뒤 상황병에게 관저로 전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위기관리센터에서 대통령 관저 인수문까지 597m를 상황병이 뛰어서 이동할 경우 소요되는 시간은 약 6분 20초. 관저 경호원이 이를 전달받아 대통령의 침실 앞 탁자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은 최소 10시 19~20분이 됐을 것이라는 게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단 내용입니다. 1보를 포함해 국가안보실에서 청와대 관저로 상황보고서를 보낸 것은 모두 세 차례였습니다. 1보가 10시 19~20분쯤 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이후 10시 40분쯤 상황보고서 2보, 11시 20분쯤 상황보고서 3보가 각각 안보실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무수석실 산하 사회안전비서관실에서 해경 출신 이모 행정관이 해경 상황실 등과 통화하며 파악한 내용들을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게 보냈습니다. 오전 10시 36분, 10시 57분, 11시 28분, 오후 12시 5분, 12시 33분, 1시 7분, 3시 30분, 5시 11분, 8시 6분, 8시 50분, 10시 9분 총 11차례 정 전 비서관에게 이메일이 전달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정 전 비서관이 이메일을 열어보았는지, 이메일 속 보고서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실제로 보고됐는지는 확인하지 안?고 정 전 비서관도 비서실에 이메일을 받았는지,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는지 알리지 않았습니다. ●국회 답변 앞두고 보고시간 및 대응상황 재점검…김기춘 “좋아, 다음으로” 일일이 확인 스스로 탈출한 생존자들을 제외하고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참사의 비극이 나날이 짙어지자 청와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제대로 상황이 전달되지 않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런데다 참사 일주일 뒤 김장수 전 실장은 당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통일, 정보, 국방 분야의 컨트롤타워이지 자연재해 같은 게 났을 때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발표해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고조시켰죠. 참사 당일 과연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가 이뤄졌고 왜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지 못했는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국회는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습니다.국회 운영위원회와 국정조사특위가 7월로 예정되자 5~6월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예상 질의·응답자료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각 수석비서관실과 국가안보실 소속 행정관들인 실무자들이 작성한 답변자료 초안을 직접 검토한 뒤 6월 18일부터 7월 9일까지 14차례 ‘검독회’를 갖습니다. 쟁점별로 질의응답을 직접 주고받으며 정리하는 것이죠. 신동철 당시 정무비서관이 예상 질의내용과 답변을 읽은 뒤 관련된 수석들이 부가적인 설명을 하는 식으로 답변 내용이 정리되면 김기춘 전 실장은 “좋아, 다음으로 넘어가“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판결에는 “피고인(김기춘 전 실장)이 각 답변자료에 대해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질의사항 및 답변사항 추가, 수정 및 삭제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답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특히 청와대의 늦장 대응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신인호 센터장은 국가안보실의 최초 사고 인지 시점과 최초 서면보고 시점 등에 대해 정확하게 다시 사실관계를 파악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애초에 안보실에서 작성된 1보에는 ‘9시 30분’으로 보고시간이 적혀있었지만 실제로 1보 보고서가 완성된 시간은 10시가 다 가까워졌으니 보고시간부터 이미 틀린 상태였습니다. 판결에는 “상황팀 직원 모두 상황보고서 1보에 기재된 보고시간 09:30이 실제 보고시간과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이들이 최초 보고시점을 특정하려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상황팀은 위기관리센터 안에 있던 폐쇄회로(CC)TV 두 대를 통해 당시 보고서를 전달한 상황병들의 출발 시간을 확인하고 9시 50분쯤을 1보 보고서의 보고시간으로 특정했습니다. 이후 그해 6월 초까지 1보 보고서의 보고시간을 9시 50분으로 정리했는데, 해경 녹취록을 입수한 뒤 9시 50분도 틀린 시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해결 녹취록과 상황보고서 1보의 내용을 비교해 보니 9시 57분쯤 안보실이 파악한 구조 인원들이 서거차도로 이동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1보에 포함돼 있던 겁니다. 청와대는 최초 보고시간을 10시로 바꾸기로 결정했는데, 누구의 지시와 제안으로 최초 보고시간을 10시로 바꾸게 됐는지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려 명확하지 않습니다. 상황팀 직원들은 자신들이 변경 지시를 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일로, 정무수석실 관계자들로부터 변경됐다는 내용을 들었다고만 했습니다. 보고시간을 수정한 것과 함께 재판의 쟁점이 된 것은 과연 ‘실시간으로’ 보고가 이뤄졌는지였습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그해 7월 7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현황 보고에 이어 7월 10일 세월호 국정조사특위에서 잇따라 박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부터 서면보고를 받은 뒤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달받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국가안보실장이 10시 서면보고를 대통령에게 올리자마자 10시 15분에 대통령이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주셔서 해경에 지시를 하도록 했고, 다시 또 해경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하시고 그 이후에 저희들이 계속 간단없이 20~30분 단위로 문서로 보고를 드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 충분히 직접 만나서 물어보는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보고시간은 최소 10시 19~20분보다 늦었음에도 세월호 탑승자가 마지막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시간인 10시 17분의 ‘골든타임’ 이전에 보고가 이뤄졌음을 강조하기 위해 오전 10시에 서면보고를 받았다고 조작했고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이 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고 했다는 게 김기춘 전 실장의 공소사실 핵심 내용입니다. ●법원 “‘20~30분 간격, 끊임없이 보고했다’는 김기춘 답변은 허위” 김기춘 전 실장 측은 특히 정호성 전 비서관을 비롯한 부속비서관실 직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대통령에게 10차례 이상 보고가 됐으니 실시간으로 보고한 게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이 검찰에서는 “오후 1시 27분쯤 관저로 올라가 비서실에서 받은 보고서(10시 36분부터 1시 7분까지 보내진 6건)를 한꺼번에 출력해 침실 옆에 있는 탁자 위에 올려놓는 방법으로 보고를 했다. 다만 오전 10시 36분과 57분 보고서는 오전에 관저에 한 번 올라가서 갖다 드렸거나 팩스르 보냈을 수도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법정에서는 “오전에 한두 번 팩스를 넣었던 것 같고, 오후에 관저에 올라가면서 출력해 침실 앞 탁자에 올려두었던 것 같다”면서 그 뒤 오후 상황까지 자세히 보고 시점을 언급했습니다. 검찰과 법정 증언이 엇갈리는데 특히 사고와 더 멀리 떨어진 법정에서의 진술이 더 자세하고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정 전 비서관이 기억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본 것입니다. 또 정 전 비서관이 실제 몇시에 몇 번이나 관저에 직접 찾아가 보고를 했는지를 밝힐 증거는 없었습니다. 재판부는 김기춘 전 실장이 정 전 비서관에게 보고 시간 및 횟수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보고서가 실시간으로 보고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여기에 국회 질의응답 자료를 준비하던 실무자들은 한 목소리로 ‘실시간으로’, ‘20~30분 단위로’, ‘간단없이’라는 문구는 김기춘 전 실장이 직접 쓴 표현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고 당일 대통령비서실이 정호성에게 이메일로 보낸 대통령에 대한 서면보고서가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대통령에게 보고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았고, 실제로도 보고서가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전달되지 않은 사실을 인식했음에도 대통령이 20~30분 단위로 간단없이 보고를 전달받아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고 허위의 사실을 기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사고 당일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과 직접 대면한 사람은 그날 오후 2시 15분쯤 관저를 방문한 최순실씨와 정호성·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이었는데 이 가운데 비서실에서 이메일을 받은 정 전 비서관조차 그날 점심 무렵까지 상황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정 전 비서관이 평소에 급한 보고서가 있으면 바로 팩스로 대통령에게 전송했다고 하면서 그날은 팩스를 보냈는지 아닌지 기억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오후 2시 50분쯤 김장수 전 실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190명 추가 구조 보고는 서해 해경청에서 본청에 잘못 보고한 것”이라고 보고할 때까지도 그렇게 큰 사고인 줄 몰랐다며 스스로 불찰이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대면한 사람 가운데 그나마 정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인식과 가장 비슷했을 텐데 그조차 오후까지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지 못했으니 박 전 대통령 역시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재판부는 “당시 대통령이 최초 보고를 받은 때부터 약 7시간에 이르도록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선내에 갇혀있는 것조차 몰랐던 것은 아닌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했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5년. 이날 선고공판을 지켜보기 위해 노란색 옷을 입고 온 유가족들은 방청권을 미리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정에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한 시간 남짓 법정 밖에서 울부짖던 부모들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분노와 슬픔이 뒤섞였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2014년에 살고 있다고요”, “자식을 이렇게 잃은 부모의 심정을 알기나 합니까?” 목이 터져라 토로하던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김기춘 전 실장은 피고인석에 앉아 가만히 듣고 있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SNS에 ‘도도맘’ 비하글 올린 40대 블로거 법정구속

    SNS에 ‘도도맘’ 비하글 올린 40대 블로거 법정구속

    강용석 변호사와 불륜설이 불거졌던 유명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 씨를 비하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블로거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한정훈 부장판사)는 16일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함모(40·여)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형량인 징역 8개월보다는 2개월 줄었다. 함씨는 2017년 1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김씨에 대한 비방글을 쓴 혐의로 기소됐다. 유명 블로거 조모씨의 가방 판매장에서 일하면서 거액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함씨가 매출액 상당을 사적으로 썼고, 인터넷에 허위사실과 비방글을 올렸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관련 민사소송에 대한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함씨의 공소사실 중 횡령 혐의와 관련해 오랜 기간 돈을 횡령한 상태에서 변제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점, 항소심에서 일부 금액을 변제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드루킹 항소심도 실형 김경수 지사 재판은?

    드루킹 항소심도 실형 김경수 지사 재판은?

    19대 대통령 선거 전후로 포털사이트의 댓글 조작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50)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조용현)는 14일 김씨의 항소심에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서는 댓글 조작과 뇌물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이 선고됐지만 6개월이 감형됐다. 김씨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아이디를 동원해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8만여개의 기사에 달린 댓글 140만여개에서 공감·비공감 클릭 9970여만회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댓글 조작은 국민의 건전한 여론 형성을 방해하는 중대한 범죄로, 위법성의 정도가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직접 댓글 순위 조작 범행에 대한 대가로 경공모 회원의 공직 임용 등을 요구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부는 김 지사 재판의 핵심 쟁점인 킹크랩 시연 관람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 지사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댓글 조작’ 2심서 징역형 드루킹, ‘아내 성폭행’은 집행유예 확정

    ‘댓글 조작’ 2심서 징역형 드루킹, ‘아내 성폭행’은 집행유예 확정

    댓글 조작 혐의로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드루킹’ 김동원씨가 아내를 성폭행하고 폭행한 혐의로 별도로 기소된 사건에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는 유사강간,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2017년 3월과 9월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던 중 아내를 폭행하고 위협을 가한 뒤 성폭행했다. 또 같은 해 10월 큰딸을 때렸다. 1심 재판부는 “위험한 물건으로 아내를 폭행해 4주간 상해를 입히고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아내를 성폭행했다”면서 “상해 정도와 범죄 횟수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음에도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김씨 아내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현재 두 사람이 이혼해 김씨의 재범 위험성도 낮아졌다는 등의 이유로 김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구형(징역 3년)보다 훨씬 낮은 형량이었다. 김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도 “피해자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김씨가 공소사실과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게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김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원심과 마찬가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김씨가 이미 피해자와 이혼을 해 추가 범행이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면서 김씨에게 원심과 같은 형(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심 재판부는 밝혔다. 항소심 판결에도 불복한 김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하급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날 김씨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2심에서 뇌물공여와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를 이끈 김씨는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 등으로 2016년 말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일일이 추천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추천 수를 늘리게 해주는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또 경공모 회원인 도두형 변호사와 공모해 고 노회찬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네고, 이를 숨기기 위해 관련 증거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심리한 2심 재판부는 “댓글 조작은 피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의 건전한 여론 형성을 방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면서 “선거 상황에서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과정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드루킹 2심 ‘댓글 조작’ 징역 3년…‘불법 정치자금’ 집행유예

    드루킹 2심 ‘댓글 조작’ 징역 3년…‘불법 정치자금’ 집행유예

    19대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씨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조용현)는 14일 김씨의 선고공판을 열고 김씨의 뇌물공여와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1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뇌물공여와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 6개월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를 이끈 김씨는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 등으로 2016년 말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일일이 추천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추천 수를 늘리게 해주는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또 경공모 회원인 도두형 변호사와 공모해 고 노회찬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네고, 이를 숨기기 위해 관련 증거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댓글 조작은 피해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의 건전한 여론 형성을 방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면서 “선거 상황에서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과정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직접 댓글 순위를 조작한 대가로 경공모 회원의 공직을 요구했다”면서 “불법 범행의 대가로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공직을 요구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김경수 지사에게 도 변호사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해달라로 청탁한 것으로 허익범 특별검사팀 수사 결과 드러났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태영호 “김정은, 탈북민 사망에 미소 짓고 있을 것”

    태영호 “김정은, 탈북민 사망에 미소 짓고 있을 것”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은 13일 ‘탈북민 모자 사망 사건’과 관련 북한 정권에 강한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태영호 전 공사는 이날 ‘탈북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는 글을 통해 “북한도 아닌 이곳 대한민국 땅에서 사람이 굶어 죽을 수도 있다니”라며 “굶주림을 피해 목숨 걸고 북한을 떠나 이 나라를 찾아온 탈북민이 대한민국에서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충격적인 비극을 접하면서 저는 북한 정권에 대한 강한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며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최소한이라도 보장해 주었더라면 수만명의 탈북민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탈북민 모자 아사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북한 당국과 김씨일가에 있다”며 “북한 정권은 이번 사건을 탈북민들과 남한 사회에 대한 비난과 탈북방지를 위한 내부 교양용 선전에 이용하고 한국 사회와 탈북민들, 한국 정부와 탈북민들 간의 증오와 갈등이 증폭되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하고 또 그것을 조장하려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당국이 원하는 것은 탈북민들의 불행한 삶과 탈북사회의 내부 분열, 한국 사회와 정부, 탈북민들 간의 반목과 갈등, 그리고 탈북민들의 한국 정착 실패”라며 “김정은은 미소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속보] 제자 골프채 폭행·성추행 음대 교수들 집유

    [속보] 제자 골프채 폭행·성추행 음대 교수들 집유

    1억 9000만원 공금 횡령도 “모두 반환” 감안 제자들을 골프채로 폭행하는 등 상습 폭행하거나 성추행한 전직 음대 교수들이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판사는 14일 상해·업무방해·횡령·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민대 음대 교수 김모(57)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 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2015년 11월 제자들이 ‘후배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5명을 합주실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골프채로 각 5∼7회씩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씨는 2016년 9월 학과 학생들과 경기 가평군의 한 펜션으로 세미나를 가서는 별다른 이유 없이 제자들의 허벅지를 꼬집거나 음식물을 던지고, ‘고기를 굽지 않는다’며 땅에 머리를 박게 한 뒤 옆구리를 걷어차기도 했다. 김씨는 이후 식당이나 주점에서도 제자들을 같은 수법으로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업무방해·폭행·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학 전직 겸임교수 조모(45)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조씨는 2016년 학생들과 술을 마시던 중 여성 제자 A씨의 신체를 동의 없이 만지며 “남자친구와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느냐, 내가 학생이라면 만나 줄 거냐”고 말하는 등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씨는 또 여러 차례에 걸쳐 주점에서 손으로 학생들의 뒤통수를 때리거나 볼을 꼬집어 당기는 등 폭행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와 조씨는 또 학교에 허위 업적보고를 올려 실적을 부풀리고 악단 공금을 횡령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15∼2016년 교원업적평가 점수를 높이고자 조씨와 짜고 실제로는 자신이 지휘하지 않은 공연을 직접 지휘한 것처럼 속여 업적평가 시스템에 입력하고, 증빙자료로 가짜 공연 팸플릿을 만들어 제출했다. 또 2012∼2016년 자신이 조직해 운영해오던 악단의 공금 1억 9000여만원을 임의로 인출해 주식투자 등에 써 횡령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업무방해·횡령·폭력행위 등은 범행 기간이나 횟수, 구체적인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공모한 업무방해가 교원 업적평가 업무를 직접·구체적으로 방해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폭력 범행이 피해자들에 대한 가해 의도를 가지고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김씨가 횡령액을 모두 반환한 점 등을 종합했다”면서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대 측에 따르면 김씨와 조씨는 교수직에서 해임된 상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인생 역전은 현금으로만

    인생 역전은 현금으로만

    복권 12종 연간 판매액 4조 3848억원 카드 결제시 사행성 조장 가능성 높아 “판매 이익 5%… 수수료 떼면 안 남아” 카드 단말기 없어 연말정산 혜택 제외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8)씨는 매주 토요일 집 근처 복권방에서 1만원어치씩 로또복권을 산다. 로또를 살 때마다 1등에 당첨되면 월세에서 벗어나 내 집을 마련하고 짜증스러운 직장 생활도 청산하겠다는 꿈을 꿔 본다. 하지만 이런 ‘인생 역전’의 꿈에 한 가지 불편함이 있다. 로또를 꼭 현금으로만 사야 한다는 점이다. 김씨는 “요즘 신용카드나 페이를 쓰기 때문에 현금을 거의 갖고 다니지 않는데 로또를 살 때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아야 해 불편하다”며 “왜 유독 복권방에서만 카드를 안 받고, 현금을 내도 현금영수증을 안 끊어 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이 보편화된 지 오래고 4차 산업혁명으로 핀테크(금융+기술)가 발달해 스마트폰만 있으면 각종 페이로 간편결제가 가능한 세상이지만 연간 4조원이 훌쩍 넘는 거래가 모두 현금으로만 이뤄지는 게 있다. 마약이나 불법 도박과 같은 지하경제 얘기가 아니다. 정부가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직접 관리하는 복권이다. 13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로또와 연금복권을 포함해 국내에서 발행되는 복권 12종의 지난해 총판매액은 4조 3848억원이었다. 연간 판매액이 처음 4조원을 넘었던 2017년(4조 1538억원)보다 5.6%, 3조원을 돌파한 2011년(3조 805억원)과 비교하면 7년 새 42.3% 늘었다. 4조원 이상의 복권 판매액은 모두 현금 거래다. 현행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서 신용카드로 복권을 팔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어서다. 복권 판매점에서 신용카드로 복권을 팔다가 적발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신용카드로 복권을 팔지 못하도록 한 것은 사행성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복권 산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신용카드 결제는 외상 판매다. 카드 결제를 허용하면 복권 구입자가 당장 현금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지나치게 복권을 많이 사거나 중독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레저 산업의 건전성 측면에서 도박 중독을 예방해야 해 법으로 복권의 신용카드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걱정하는 또 다른 문제는 카드 수수료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6789개 복권 판매점 중 47.4%는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저소득층 등 우선계약 대상자들이 운영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면 카드사가 복권 판매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떼 간다. 서울 중구에서 복권방을 하는 A씨는 “로또를 팔면 판매액의 5%를 받는데 여기서 카드 수수료를 떼면 남는 게 없다. 앞으로도 카드는 안 받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 성북구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는 B씨는 “금요일 오후나 토요일 등 로또 판매 마감을 앞두고 손님들이 몰릴 때는 현금으로 바로바로 계산하는 게 빠르다”면서 “카드로 결제하면 시간이 더 걸려 판매점도 손님도 모두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결제 단말기 설치 비용도 문제다. 복권위 관계자는 “복권 판매점 주인들이 연평균 2500만원을 번다.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판매점마다 카드결제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 비용도 만만찮다”며 “계좌이체 방식으로 사행성을 조장할 우려가 적은 체크카드만이라도 복권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 역시 결제 단말기 설치비 때문에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또 있다. 복권은 현금으로만 살 수 있는데 현금영수증을 받지 못한다. 직장인들은 ‘13월의 보너스’인 연말정산 환급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면 현금영수증을 꼼꼼히 챙겨야 하는데 매주 5000원어치씩 로또복권을 사면 연간 26만원의 현금영수증을 못 받는 셈이다. 현금영수증은 소득공제율이 30%로 신용카드(15%)의 두 배나 된다. 복권을 현금으로 사도 현금영수증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일단 복권 판매점에 카드결제 단말기가 없어서다. 복권 판매점에서 현금영수증을 끊어 주고 싶어도 못 끊어 준다는 얘기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소득세법 시행규칙에서 찾을 수 있다. 기재부는 2008년 소득세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복권 판매점을 현금영수증 가맹점 가입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당시 기재부는 “과세표준이 양성화된 업종을 제외해 납세 편의를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시행규칙 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로또복권은 판매점에서 현금으로 팔아도 전산에 판매 기록이 고스란히 남는다. 연금복권 등 다른 복권들도 판매점이 수수료를 받으려면 제대로 매출액을 신고해야 해서 탈세 우려가 없다. 현금 거래의 과세표준 양성화를 위해 현금영수증 제도를 도입한 과세당국으로서는 굳이 복권 판매점을 현금영수증 발행업종으로 지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카드 및 현금영수증 소득공제는 당초 과세표준 양성화를 위해 도입한 것이어서 복권 판매점뿐 아니라 과세표준이 양성화된 다른 업종들도 점진적으로 제외하고 있다”면서 “2008년 당시에 복권을 사지 않는 국민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복권 구입비에도 세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 여론을 감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복권 판매점에 카드 수수료 부담을 지우지 않고, 소비자는 더 편하게 복권을 살 수 있도록 제로페이 판매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 제로페이는 연 매출액 8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결제 수수료를 한 푼도 받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복권 판매점의 경우 수수료가 없다. 정부 입장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제로페이를 만들어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데 복권 판매에 제로페이를 허용하면 사용자 확산에 도움이 된다. 복권위 관계자는 “제로페이는 계좌이체 방식으로 사행성을 조장할 우려가 없는 만큼 도입 방안을 고민해 볼 것”이라며 “다만 복권 판매점 주인들 중 고령층이 많아 제로페이 결제 방법이 어려울 수 있다.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차원에서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美에 ‘가짜대학‘ 설립후 국내에서 수업한 일당 중형

    美에 ‘가짜대학‘ 설립후 국내에서 수업한 일당 중형

    미국에 정체불명의 ‘유령 대학’을 설립한 후 국내에서 학위 장사를 해 십수억원을 가로챈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13일 사기 및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미국 템플턴대학교 총장 김모(46)씨에게 징역 5년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경영대학 학장 박모(37)씨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경우 “만학의 노력으로 꿈을 이루려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정상적 대학이 아닌 것이 객관적이고 명백한데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중형이 불가피 하다”고 밝혔다. 박씨에 대해서는 “역시 만학의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혀 죄질이 좋지 않고, 경영대학을 운영하는 등 가담 정도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또 “직접 1억 7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얻는 등 편취액도 적지 않으며 피해 회복도 못한 점을 감안해 양형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일부 피해자들이 신청한 배상명령신청은 기각해 별도의 민사소송이 필요하게 됐다. 김씨 등은 2015년 5월 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템플턴대학교’라는 이름의 일반회사를 법인으로 설립한 후, 2017년 7월까지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템플턴대학교에 입학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으면 학위를 받을 수 있고, 이 학위로 국내 4년제 대학 학사 편입과 대학원 진학도 가능하다”며 학생을 모집했다. 학사 과정은 2년, 석사 과정은 1년 3개월, 박사 과정은 1년 9개월 만에 이수할 수 있다고 소개하면서 방학 없이 빠르게 학위를 취득하는 ‘집중 이수제’와 ‘1년 4학기제’ 등을 홍보했다. 홈페이지에는 “미국 법무부·재무부·국세청·NC주정부·NC교육부의 승인으로 설립된 학교로, 대학 과정이 주 정부의 승인과 서던 승인(Southern Accreditation)에 준하는 TSA와 AAATI에 소속된 정회원 대학교”라고 명시했다. 이들은 오프라인 수업을 서울 강남 및 종로, 부산에서 실제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템플턴대는 대학이 아닌 ‘일반회사’로 등록된 가짜 학교임이 밝혀졌다. 학위도 아무 효력이 없는 휴지 조각에 불과했다. 미국 교육부는 “템플턴대는 교육부가 정식으로 인정하는 인증 기관의 인가가 없는 학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와 박씨 등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며 1년 여 동안 재판을 끌어왔다. 2017년 5·9 대선에 출마한 A씨도 학력 란에 이 대학의 학위를 기재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었다. 법률사무소 윤경의 윤석준 변호사는 “피고인들이 학생들에게 경제적, 시간적으로 손해를 끼쳤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준 만큼 중형이 선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몇개월에서 수년까지의 시간들이 물거품이 된 학생들의 피해가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평소 알던 여자와 갈등 끝에 20대 딸 납치한 대전 40대 검거

    대전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자와 갈등을 빚다 그녀의 20대 딸을 납치한 40대 남자가 청주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12일 오후 2시 5분쯤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에서 김모(49)씨를 추격전 끝에 체포했다. 김씨는 지난 11일 오후 6시 30분쯤 대전시 대덕구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자(50)의 딸 A(20)씨를 납치한 뒤 승용차에 태워 20시간 동안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A씨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 주변을 배회하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밖으로 나온 A씨를 강제로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달아났다. 김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량 번호판을 바꿔치기했다. 청주로 달아난 김씨는 경찰이 검문을 하려고 정차를 지시하자 그대로 달아나기도 했다. 납치 직후 A씨는 김씨의 눈을 피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고, 아버지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12일 오후 1시 8분쯤 청주시 상당구 장암동에서 김씨의 차량을 발견하고 헬기까지 동원해 추격했다. 경찰은 1시간의 추격전 끝에 김씨를 검거하고 A씨를 구출했다. A씨는 김씨의 흉기 위협을 받았으나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A씨의 어머니와 친하게 지냈는데 갈등을 빚어 홧김에 딸 A씨를 납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사가 끝나는대로 김씨를 약취유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거리·굴뚝·철탑으로 간 의사들 “노동자 진료는 봉사 아닌 연대”

    거리·굴뚝·철탑으로 간 의사들 “노동자 진료는 봉사 아닌 연대”

    “저희 진료는 봉사가 아닌 사회를 고치는 연대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의사 홍종원(32)씨는 병원이 아닌 거리나 굴뚝·철탑 위에서 진료 보는 일이 많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소속인 그는 벼랑 끝에 선 노동자들이 단식농성 등을 할 때 현장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는 활동을 수년째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역사거리의 25m 철탑에서 11일로 63일째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를 진료해왔다. 지난해에는 75m 굴뚝 위에서 426일간 농성한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노동자들의 건강을 챙겼다. 진료를 하려면 홍씨도 최소한의 진료 장비만 챙겨 까마득한 높이의 굴뚝과 철탑에 올라야 한다. 청년한의사회 소속인 김이종(45)씨는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지붕처럼 생긴 구조물) 위에서 농성하는 해고 수납원들의 건강을 수시로 살핀다. 김씨는 농성장 진료를 하는 이유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농성자들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지지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노동자들 지지” 해고 노동자들의 목숨 건 농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료 단체도 구호 활동에 바빠지고 있다. 인의협과 청년한의사회가 대표적이다. 이 단체들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탄생했다. 홍씨와 김씨는 서울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의사로서 사회적 약자 곁을 지키는 것이 곧 한국 사회를 치료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농성장에서 종종 무력감과 마주한다고 했다. 홍씨는 “‘죽을 각오로 여기까지 왔으니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농성자들에게 ‘건강을 챙기시라’고 조언하는 게 겸연쩍고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고 했다. 김씨도 “2014년 세월호 유족의 단식 투쟁 때 농성자들의 위태로운 건강이 염려됐지만 그 절박함을 알기에 쉬이 말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의사로서 사회적 약자 지키는 건 당연” 처음에는 의사들을 경계하던 농성자들도 진심 어린 진료 태도에 마음을 열기도 한다. 김씨는 “세월호 유가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진료할 때 나를 정부 기관이 보낸 사람인 줄 알고 처음에는 거리를 뒀다”면서 “하지만 차츰 가까워져 지금은 나를 ‘생명의 은인’으로 부를 정도”라고 말했다. 두 의사는 목숨을 걸고 하루하루 절박하게 버티는 노동자들을 포용하지 못하는 사회가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했다. 김씨는 “노동자들이 몇 년간 목숨을 건 투쟁을 지속해야만 겨우 주목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도 품을 수 있는 건강한 한국 사회가 될 때까지 농성장 진료를 계속 할 예정이다. 홍씨는 “농성장 진료는 단순히 한 개인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사회가 건강해질 때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픈 분들을 치유하겠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대법 “기침하다 인공호흡기 튜브 빠져 사망은 의료사고”

    약물이 제대로 투약되지 않아 환자가 기침을 하다 인공호흡기 튜브가 빠져 사망했다면 의료과실로 병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는 경상대 병원에 입원했다가 사망한 김모씨의 부모가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1억 347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폐동맥고혈압 환자인 김씨는 2011년 가족여행 중 호흡곤란 상태에 빠져 경상대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수면 상태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던 김씨는 기침으로 인공호흡기 튜브가 빠져 저산소성 뇌손상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김씨의 부모는 환자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병원을 상대로 1억 5000만원 배상 소송을 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성접대 혐의’ 김학의, 억대 금품수수 추가 포착

    ‘성접대 혐의’ 김학의, 억대 금품수수 추가 포착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에게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이 2000년대 초반부터 부인 명의 계좌로 모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에게서 1억원 넘는 금품을 받은 흔적을 확인하고 추가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수사단은 당시 김 전 차관이 일선 검찰청 차장검사와 검사장으로 일한 검찰 고위간부였던 점을 고려해 김씨가 향후 수사에 대비해 건넨 뇌물로 판단하고 있다. 김씨는 고양종합터미널 건설사업과 관련해 시행사에 약 6900억원을 불법대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2012년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사단은 지난 5월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차관이 계속 소환조사를 거부함에 따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2003년 8월부터 2011년 5월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또다른 사업가 최모씨에게서 뇌물 1억 7000여만원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올해 6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최씨로부터 1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추가해 지난달 말 공소사실을 변경했다. 김씨에게 받은 1억원대 뇌물이 더해질 경우 전체 수뢰액은 3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속보] 제주 실종 중국 동포 여성 숨진 채 발견

    제주의 한 해변에서 지난 8일 실종됐던 30대 중국동포 여성이 1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포구 인근에서 실종됐던 김모(36)씨는 이날 오후 1시쯤 제주시 한경면의 한 양식장 앞 갯바위에서 발견됐다. 제주해경은 인근 낚시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시신을 수습했다. 해경은 김씨의 시신이 옷이 모두 벗겨진 상태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타살을 의심할 만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8일 신도포구 인근에 남자 친구와 함께 캠핑을 왔다 다툰 뒤 홀로 나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종교시설 절도범 붙잡은 택시기사의 눈썰미

    종교시설 절도범 붙잡은 택시기사의 눈썰미

    성당과 교회 등을 돌며 금품을 훔친 20대 절도범이 택시기사의 신고로 붙잡혔다. 택시기사 김모(67)씨는 ‘카카오T(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경찰로부터 전달받은 절도범의 인상착의와 특징 등을 기억하고 있다가 용의자를 승객으로 마주하게 되자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지난달 9일 오전 8시쯤 A(26)씨를 태우고 용인의 한 성당으로 향했다. 김씨가 “아침부터 무슨 일로 성당에 가냐”고 묻자 A씨는 “식료품을 팔러 간다”고 답했다. 김씨는 경찰이 “절도 용의자는 ‘종교 시설에 식료품을 팔고 있다’고 말하고 다닌다”며 주의를 환기한 사실을 떠올렸다. 승객의 옷차림을 살펴보니 경찰이 보내준 절도범의 사진과 같았다. 경찰은 같은 달 1일 용인과 수원 종교시설에서 금품을 훔치고 달아난 A씨에 대한 신고를 받고서 8일 오전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하는 경기남부 지역 택시기사들에게 그의 옷차림 등이 찍힌 사진 등을 전송했다. A씨가 내린 뒤 김씨는 재빨리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범행장소였던 성당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5월 6일부터 두달 간 서울, 경기, 충북 등 전국에 있는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을 돌아다니며 30차례에 걸쳐 64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경찰은 지난 9일 범인을 검거하는 데 공을 세운 택시기사 김씨에게 표창장을 전달하고 신고보상금을 지급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NO아베!” 청소년 1천명 선언…日규탄 촛불 든 1만여 시민들

    “NO아베!” 청소년 1천명 선언…日규탄 촛불 든 1만여 시민들

    “日, 비겁한 ‘경제전쟁’ 일으켜”“일제강점기 만행 사과하라”‘아베정부 꺼져’ 플래카드 펼쳐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인근에 ‘No 아베’ 현수막 300개 걸려日시민단체도 아베 규탄 동참서울·광주·부산 등 전국서 촛불광복절엔 2만 대규모 촛불집회역사를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분노한 시민들이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에 나섰다. 특히 청소년 1000명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경제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며 경제보복을 당장 중단하고 위안부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며 규탄 선언문을 낭독했다. 사단법인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은 1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아베 정부 규탄 청소년 1000인 선언 및 청소년 행진’ 집회를 열고 선언문을 공개했다. 서울 낮 기온이 36도를 넘은 폭염에도 아랑곳않고 청소년 30여명은 집회에 참석해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일본 아베 정부는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면서 “일본군 성노예제와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본 아베 정부는 지난달 4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소재 3종에 대한 대(對) 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등 수출 우대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는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또 4일에는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일본군이 전쟁터에서 한국 여성을 성노리개로 삼았던 가슴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표현의 부자유전·그후’의 전시를 우익들의 테러 협박 등을 이유로 중단했다.이와 관련해 일본 현지 언론과 미술평론가연맹, 소비자연맹 등 일본 각계에서조차 전시 재개를 촉구하며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 기본 이념을 근본적으로 부정했다”며 중단 조치를 비판했다. 이런 흐름 속에 이날 집회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낭독문에서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저질렀던 만행에 대해 일본은 진정성 있는 사과나 반성도 하지 않았다”면서 “사과는커녕 아베 정부는 반도체 주요 소재 수출 규제 등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이어가며 비겁한 ‘경제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소미아를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이 2급 이하 군사 기밀을 교환하고 있다”면서 “지소미아는 한반도에서 일본의 군사적 영향을 확장해주는 굴욕적인 군사 협정”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무릎 꿇고 손들게 한 뒤 ‘경제보복’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적힌 손팻말을 대형 가위로 자르는 규탄 퍼포먼스를 벌였다. 또 ‘경제전쟁 일으키는 아베 정부 꺼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하라’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보였다. 서울 압구정고 2학년 유민서 양은 “강제징용 피해자분들께 무릎 꿇고 사과해도 잘못한 판에 우리나라에 경제 보복을 하는 것은 염치없는 행동”이라면서 “일본은 당장 경제 보복을 철회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학생들은 집회에 참석한 뒤 광주학생항일운동 당시 교복과 현재의 교복을 함께 입고 ‘경제 보복 철회하라’, ‘강제징용 피해자·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인사동 인근까지 광화문 일대를 행진하며 아베 총리를 규탄했다. 이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인근에는 ‘NO(노) 아베 현수막 거리’가 조성됐다. 서대문지역 20여개 시민단체·노동조합·정당으로 구성된 ‘아베규탄서대문행동’은 이날 정오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인근 가로수에 300여개의 ‘NO 아베’ 현수막을 걸었다. 청소년들에 이어 전국의 시민들도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민주노총, 정의기억연대, 한국YMCA, 한국진보연대 등 700여개 단체로 꾸려진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규탄 제4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지난달 20일 시작한 ‘아베 규탄’ 촛불 집회는 벌써 4주째 이어지고 있으며 무더위에도 시민 1만 5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했다.시민행동은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에 대한 배상 판결로 촉발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처가 ‘침략의 역사에 대한 반성 거부’이자 ‘부당한 보복 조처’라고 강조했다. 시민행동은 또, 일본의 행보가 역사를 왜곡하고 경제를 침략하는 것을 넘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련의 조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를 향해 지소미아 파기, ‘10억엔’ 반환을 통한 한·일간 위안부 합의 파기 확정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강제 동원 배상 판결에 대해 경제 보복을 하는 아베 총리를 규탄한다”면서 “국민적 합의 없이 박근혜 정부가 강행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즉각 파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자 처벌 특별법을 발의했던 김웅진 의원의 유족인 김옥자씨는 “아직도 친일 세력이 청산되지 못하고 각계각층에서 권력을 휘두른다”면서 “아베 총리를 두둔하고 우리나라 대통령을 음해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친일 세력을 몰아내야 한다”면서 “독립운동은 못 해도 불매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일본 시민단체인 ‘일한민중연대전국네트워크’의 연대 성명도 발표됐다. 일한민중연대전국네트워크는 성명서에서 “아베 정권은 한국에 대한 보복적 수출 규제를 철회하고 진지한 과거청산에 나서야 한다”면서 “일한민중교류 확대와 ‘NO 아베’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또 집회 무대에 오른 일본인 오카모토 아사야씨는 “일본 시민 3000명이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성명 발표에 동참했다”고 소개하며 “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카모토씨는 “한국 적대 정책을 그만둘 것을 아베 정부에 요구한다”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배상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촛불집회를 마치고 ‘모이자 8·15 광화문’, ‘청산하자! 친일 적폐’ 등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호선 종각역, 세종대로 등을 지나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까지 행진했다. 이날 저녁 촛불집회에는 서울뿐 아니라 광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광주 금남로와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모인 1000여명의 시민들은 함께 촛불을 들고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다. 다가오는 광복절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고돼 있다. 촛불집회에는 2만명이 넘는 시민들과 함께 일본 시민단체, 재일 한국인들도 참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개발사업 기밀 누설한 여수시 사무관 파면

    개발사업 기밀을 사업자에게 누설한 여수시 공무원이 파면됐다. 9일 여수시에 따르면 전남도 인사위원회가 최근 여수시청 박모(57) 사무관을 파면 조치하고 시에 통보함에 따라 곧바로 조치를 내렸다. 박씨는 2015년 12월쯤 여수시 돌산읍 상포 매립지 개발사업 인허가 관련 내용이 담긴 ‘공유수면 매립공사 준공인가 조건이행 협의 회신’공문을 촬영해 토지개발 업자인 김씨에게 보낸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 5월 박씨에 대해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평사리 일대를 매립해 개발한 상포지구는 1994년 조건부 준공 후 20년 넘게 방치돼 왔다. 이후 2015년 김씨가 해당 용지를 매입하고 택지개발을 재개하면서 여수시가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민감한 시국에… 훈장 반납 선언으로 아픈 독도

    민감한 시국에… 훈장 반납 선언으로 아픈 독도

    998계단 설치 공적서 김씨 빠져 “명예 실추”… 고의 은폐 의혹 제기“독도 수호의 산증인이었던 제 아버지에게 수여된 국민훈장을 반납하겠습니다.”‘영원한 독도인’으로 살다가 지난해 10월 숨진 김성도(1940~2018)씨의 딸이 지난 5월 아버지를 대신해 받은 국민훈장을 반납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고 김성도씨와 고 최종덕씨는 지난 5월 31일 바다의 날을 기념해 독도를 지키고 수호한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유족이 대리 수상했는데 김씨 측 유족이 반납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씨의 딸 진희씨는 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울릉군이 편파적으로 공적조서를 작성해 아버지의 명예 실추는 물론 그간의 공적들이 희석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억울한 상황을 야기시켰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 경북도 그리고 울릉군이 국민훈장을 수여하는 과정에서 주요 공적인 독도 서도 물골 998계단 설치를 누락시키고 누락 사실도 은폐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쟁점은 독도의 서도 물골 가는 길 998계단 설치 공적이 누구에게 있느냐이다. 울릉군이 해수부에 제출한 공적조서에는 998계단 설치가 최씨 공적으로만 기재됐고 김씨 공적조서에는 없다. 진희씨는 “울릉군 공적조서 작성 부서 담당팀장이 ‘998계단 설치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부분은 두 수상자 공적조서 내용에서 아예 빠졌다’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 쪽만 빠지고 다른 쪽은 기재됐다”고 지적했다. 울릉군이 김씨의 공적조서에서만 빼버렸다는 것이다. 이들의 공적조서 작성에 관여한 울릉군청 A씨가 ‘언론에서 논란이 되는 물골(계단)은 두 사람의 공적에서 아예 뺐다’고 말한 녹취도 가지고 있었다. 김씨 유족 측은 포상 이후까지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알지 못했다. 고의적인 은폐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이 서울신문에 이들의 공적 근거 자료라며 제공한 ‘독도주민생활사’(2010년 경북도 발행) 책자에는 물골 계단 설치가 김씨와 최씨 두 사람의 공적으로 기록돼 있다. 김 본부장은 “울릉군이 작성한 공적조서를 과장 전결로 해수부에 제출했다.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흡연하던 10대에 훈계하던 40대, 욕설 듣자 흉기 휘둘러

    흡연하던 10대에 훈계하던 40대, 욕설 듣자 흉기 휘둘러

    법원 “미성년자 훈계 과정서 범행…참작할 사정 있다” 담배를 피우던 10대들에게 훈계하던 중 욕설을 듣자 화가 나 흉기를 휘두른 4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이창열)는 특수상해 및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김모(49)씨에 대해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형의 집행을 1년간 유예한다고 6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5월 9일 오후 11시쯤 시흥시 소재의 한 공원 정자에서 담배를 피우던 A(18)군을 보고, 담배를 끌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A군은 욕설을 섞어가며 “야, 담배 끄라고 한다”고 말했고, 이에 화가 난 김씨는 흉기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A군의 머리카락을 잡아챈 뒤 뺨을 1대 때렸다. 이에 옆에 있던 B(17)군이 김씨를 제지하려고 김씨의 손을 잡았지만, 김씨가 흉기를 휘두르면서 B군은 손을 베였다. 이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 대해 법원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피고인이 당시 미성년자였던 피해자들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범행한 것으로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가짜 매니저 6억사기, 배우 지망생 집안보고..

    가짜 매니저 6억사기, 배우 지망생 집안보고..

    배우 지망생 부모에게 수억 원을 뜯어낸 가짜 매니저가 징역을 선고받았다. 지난 5일 MBN 보도에 따르면 로드 매니저 출신 김씨는 2010년 여름 모 배우 지망생 집안이 부유하다는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김씨는 로드매니저 경력밖에 없었지만 ‘전지현, 공유, 조인성, 황정민 등을 자신이 다 키웠다’고 부모에게 거짓말했고, 1년 뒤 드라마 출연을 빌미로 돈을 갈취했다. 3년간 총 6억 2천만 원을 가로챈 김씨는 돈 대부분을 생활비와 빚을 갚는데 사용했다. 반면 배우지망생 딸은 어떤 드라마에도 출연하지 못했다. 법원은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 금액 중 7천만 원만 갚아 피해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기죄 처벌 전력에도 피해자 측과 합의된 점을 감안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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