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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린 임금 때문에 한국 못 떠나는 이주노동자…그 검사는 무얼 했나요

    밀린 임금 때문에 한국 못 떠나는 이주노동자…그 검사는 무얼 했나요

    “근로계약서에서 정한대로 근무시간을 잘 지켜주세요. 일한 시간만큼 최저임금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주세요. 미얀마에 보내겠다고 자꾸 협박하지 마세요.” (미얀마 출신 농업 노동자 ㄱ씨)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19만 9400여명. 정부는 이주노동자도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현실에선 언어 장벽과 불안정한 지위, 이방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 때문에 임금이 밀리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문제 제기하기 쉽지 않다. 용기 내 형사·민사상 대응에 나서도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수사의 ‘구멍’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사건을 다뤄본 시민단체나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기본적인 수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보통 특별사법경찰인 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이 기소·불기소 의견을 내면 수사검사도 수일 내에 그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해마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신고액이 700~900억을 넘나들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데 근로감독관 수는 적다 보니 애초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에서 2년간 하루 10시간씩 일하다 갑자기 해고된 캄보디아 출신 따임피 사건도 그랬다. 농장주는 근로계약서에 적힌 ‘8시간 근무’만큼 임금을 지급했고, 휴일은 한 달에 이틀뿐이었다. 체불된 임금을 계산하니 1300만원이 넘었다. 따임피는 농장주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지난 6월 불기소 처분됐다.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서 “수기로 작성한 출퇴근 기록부 일부 내용이 부정확하다”는 등 이유로 불기소 의견을 낸 직후 검찰도 별다른 보강 수사 없이 사건을 끝냈다. 이에 반발한 따임피 측 변호인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지만 지난 8월 거절됐다. 변호인이 작성한 신청서에는 ‘따임피가 매일 벽걸이 달력과 노트에 적은 근무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을 확인할 유일한 증거인 상황에서 ▲연필로 지우고 다시 기재한 흔적이 있다거나 ▲출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촬영 시간은 7시 20분인데 일지에는 7시 10분으로 적혔다는 이유로 기록 전체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 담겼다. ‘따임피는 한국어로 소통이 불가능해 통역 조사가 진행됐는데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한마디 한마디 진술 변화에 집중해 부당하게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끝내 고려되지 않았다.●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재판의 ‘구멍’ 사업주가 형사재판을 받게 되더라도 공판검사의 무성의한 태도에 이주노동자들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씨우미(가명)를 4년간 고용했던 경기도 여주의 농장주 김모씨는 2600만원 상당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씨우미는 겨울을 제외하고 매일 10시간씩 일했는데 임금은 8시간 근무한 만큼만 주었기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매달 숙식 비용으로 30~35만원씩 씨우미의 임금에서 공제한 것이기 때문에 밀린 임금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24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XXX호. 김씨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ㄴ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공판조서에 따르면 ㄴ씨는 “증인을 비롯한 농장 근로자들에게 오버타임으로 일한 급여 부분은 그때그때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하는데 맞느냐”는 김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현금으로 받았다”고 답했다. 씨우미의 말과 달리 김씨가 초과근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해왔다고 주장한 것이다. 공소사실에 반하는 증언이 나왔는데도 이날 공판검사는 증인에게 반대신문을 하지 않았다. 같은 날 같은 법원 또다른 재판. 경기도 이천의 한 농장주 신모씨의 임금체불 사건에서도 공교롭게 농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ㄷ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신씨는 이주노동자 2명에게 2700만원 상당의 임금을 미지급하고, 이들이 불만을 표하자 돌연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ㄷ씨는 이날 “고소인들이 자발적으로 그만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해고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증언이었지만, 이번에도 공판검사는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언어 장벽·불안정한 지위…“이주노동자 특수성 고려해야” 씨우미의 고용주 김씨는 지난달 23일 임금 미지급 혐의가 일부 인정돼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신씨에게는 임금 미지급 혐의에 대해 무죄,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벌금 100만원형이 나왔다. 특히 신씨의 임금체불이 인정되지 않은 데에는 근로계약서의 역할이 컸다. 고소인들은 2015~2018년 근무했는데 최초 계약서에는 숙식 공제에 관한 내용이 없었지만 2017년 4월 재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30만원 숙소비를 노동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열악한 숙소였지만, 2017년 4월 이후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노동자들이 초과근무한 만큼의 임금을 숙소비로 공제해왔다는 신씨 측 주장을 재판부는 받아들였다. 두 사건을 대리한 원곡법률사무소의 최정규 변호사는 “(근로계약서 재작성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 없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중간에 싸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법원 판례에서 노동자의 동의를 얻으면 제한적으로 임금 상계(공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애초 고용주와 대등한 지위일 수 없는 이주노동자의 경우 상계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지위 탓에 피해 회복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금체불 중재 절차를 밟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기존 고용허가제로 얻은 체류자격이 만류될 경우 법무부는 대개 기타(G-1) 비자를 발급한다. 임시체류만 가능할뿐 노동 활동은 제한된다. 최 변호사는 “법무부 출입국에서는 계속 이주노동자들에게 재판을 한국 변호사에게 맡기고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서 “민사소송으로 확정판결이 나더라도 고용주가 ‘배째라’ 식으로 나오면 실제 체불된 임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당한 노동처우를 문제 삼았다가 오히려 일자리만 잃고 쫓겨나는 걸 각오해야 하는 현실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무기력을 학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치마·넥타이 강요 이제 그만”…한국판 ‘구투 운동’

    “치마·넥타이 강요 이제 그만”…한국판 ‘구투 운동’

    짐 옮기고, 서서 일하는데 구두만 가능“과도한 복장 규정은 남녀 모두의 문제”꽉 끼는 치마와 검정 구두에 풀 메이크업. 우리가 백화점, 의류 매장 등 서비스직 직원을 만날 때마다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직장 내 복장 규정은 현재진행형이다. ‘단정함’을 넘어서 헤어스타일과 매니큐어, 귀걸이, 향수까지 규정하는 곳도 여전하다. 업무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복장을 외관을 이유로 유지하기도 한다. 3일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 따르면 한 대형 백화점 발레 지원 부서 직원 김혜진(가명)씨의 사연을 바탕으로 직장 내 복장 규정 완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김씨는 발레 주차장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그들의 짐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손님들의 짐을 빠르게 받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지만 김씨에게 허락된 복장은 치마와 검은 구두가 전부였다. 반면 맡은 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은 남성 직원에게는 넉넉한 바지와 운동화가 허락됐다. 김씨는 회사에 여성 직원에게도 바지와 운동화를 허락해달라고 요구했다. 다행히 바지는 선택이 가능하도록 복장 규정이 바뀌었지만, 운동화는 단칼에 거절당했다. 회사는 김씨에게 “다른 직원들은 가만있는데 유독 너는 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느냐”고 핀잔을 줬다. 좌절을 맛본 김씨는 결국 회사를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김씨의 회사를 대상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종일 서서 일하고, 무거운 짐을 나르는 발레 여직원에게 구두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위반한다고 판단해서다. 구체적으로는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인 행동의 자유권’을 침해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제가목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한국판 ‘구투(KuToo) 운동’으로 평가된다. 구투 운동은 지난해 일본에서 ‘하이힐을 신지 않을 권리’를 요구하며 일어난 운동으로 일본어로 구두와 고통을 뜻하는 ‘구츠’와 ‘미투(#MeToo)’를 합친 단어다. 구투 운동은 일본의 배우 겸 작가인 이시카와 유미씨가 하이힐을 강요받았던 경험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여성 복장 규정을 개선해달라는 청원에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하면서 움직임이 거세졌다.직장 내 복장 논란은 비단 서비스직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8월 빨간 원피스를 입고 출근해 논란에 오른 정의당 류호정 의원, 2018년 여성 아나운서 최초로 안경을 끼고 뉴스 진행에 나선 MBC 임현주 아나운서 등 그동안 업무에 문제 되지 않는 옷차림이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한국판 구투 운동이 획일화된 복장 규정이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김씨를 대리해 인권위 진정을 준비하고 있는 박지영 변호사는 “인권위 시정권고가 법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이미지를 중시하는 기업 특성상 복장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항공업계의 경우 지난 2013년 아시아나항공 여성 승무원의 복장에 대해 인권위 시정권고가 내려진 이후 복장 문화에 변화가 생겼다. 그 해 아시아나항공은 바지 유니폼을 도입했고, 꽉 끼는 청바지 유니폼을 규정했던 진에어는 지난해 신축성 있는 청바지와 치마 유니폼을 함께 허용했다. 구투 운동이 필요한 직원들은 여성뿐만이 아니다. 남성에게는 넥타이와 구두 등이 강제되고, 반바지는 금지되곤 한다. 화난사람들에 따르면 한 의류 매장에서는 남성 직원의 머리 길이와 수염 디자인을 규정하고, 귀걸이 등을 금지하고 있다. 획일화된 복장 규정 문제가 성별을 넘어서 남녀 모두의 인권 문제인 이유다. 박 변호사는 “과도한 복장 규정은 남성에게도 마찬가지”라면서 “한국판 구투 운동은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문화를 만드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갈 곳 없는 닷새… 5060 삼식씨는 비대면 추석이 두렵다

    갈 곳 없는 닷새… 5060 삼식씨는 비대면 추석이 두렵다

    지난해 은퇴한 김모(60)씨는 고교 동창 셋과 추석 연휴 내내 날마다 만나기로 했다. 김씨는 “이번 추석엔 다들 가지도 오지도 못하니 친구들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비대면 추석을 앞두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 아버지들의 한숨이 늘었다. 이동 없는 명절 연휴를 어떻게 쪼개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는 호소가 많다. 박모(62)씨는 특별할 게 없는 이번 추석이 전혀 기다려지지 않는다. 아들 부부가 오지 않기로 하면서 부인이 명절 음식도 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박씨는 “손자가 태어나면서 그나마 손자 덕분에 명절마다 온 가족이 자연스럽게 뭉쳤는데, 코로나19가 야속하다”면서 “아내의 삼식이(은퇴 후 삼시 세끼를 집에서 먹는 남편) 취급도 불편하고 이래저래 연휴가 길게만 느껴진다”고 했다. 최모(60)씨는 자식들 눈치도 보인다. 그는 “명절 때 같이 시간을 보내자고 했다가 핀잔만 들었다”면서 “아내 눈치, 자식 눈치에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낀다. 가장의 권위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실제 우울감을 호소하는 아버지들이 적지 않다. 서울신문 아무이슈 팀이 베이비붐 세대의 아버지 49명에게 ‘최근 일주일간 우울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17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 이유(중복 응답)로는 돈(17명), 가족 등과의 소통 부재(15명), 은퇴로 인한 소속감 부재(10명) 등의 답변이 많았다. 베이비붐 세대의 아버지들이 가장의 역할을 경제적 부분에 한정 짓는 경향이 있다 보니 은퇴 후 수입이 줄면서 자신감을 잃고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우울감은 가족의 전통적 개념이 강조되는 명절이면 더 커진다. 전통 가족제도에 기대 권위를 확인해 온 아버지들은 비대면 추석이 특히 난감하다. 올 추석에는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는 서모(58)씨는 “제사도 안 드리고 친척들도 모이지 않으니 명절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가장으로서의 최소한 역할마저 박탈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추석 당일 가족끼리 간단한 식사만 하기로 한 김모(57)씨는 “명절 차례를 없앨 때가 되지 않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된다”면서 “그게 시대 흐름이라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씁쓸해했다. 코로나19가 상상도 못할 사회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은 시간이 갈수록 곳곳에서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가부장제 중심의 명절 문화도 예외일 수 없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직적·권위주의적 가족 구도 속의 아버지들은 코로나19가 예기치 않게 가속화시킨 수평적 분위기에 소외감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면서 “자녀들에게 먼저 다가가 속마음을 털어놓고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베이비붐 세대 아버지들도 코로나 시대의 프레퍼(Prepper·재난이나 사고에 스스로 대비하는 사람들)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오도가도 못 하는데 뭐하지?”…아버지는 추석이 벌써 외롭다 [아무이슈]

    “오도가도 못 하는데 뭐하지?”…아버지는 추석이 벌써 외롭다 [아무이슈]

    “추석 당일 빼고 연휴 내내 만나서 고스톱이나 치자고 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도 못 가니….”지난해 은퇴한 김모(60)씨는 고교 동창 셋과 추석 연휴에 만나 고스톱을 치기로 했다. 김씨는 “(주말에 친구들과 치는 고스톱이) 유일한 낙인데, 이번 추석 땐 가지고 않고 오지도 않으니 딱히 할 일도 없을 것 같고 (가족보다) 친구들이 편하다”고 말했다. 고향도 못 가는데… 집은 답답, 친구가 편해사상 초유의 비대면 추석을 앞두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아버지들의 한숨이 늘었다. ‘이동’ 없는 긴 명절을 어떻게 쪼개 보내야 할지 막막하다는 호소다. 당장 부인이나 자식과 함께 보내야 할 연휴가 부담스럽다는 고백도 있다. 박모(62)씨는 명절이 전혀 기다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아들 부부가 오지 않기로 하면서 부인이 ‘음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 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그나마 손자가 태어나면서 손자 중심으로 가족이 돌아가는 게 있었던 거 같은데 코로나가 야속하다”면서 “부인의 삼식이(은퇴 후 삼시세끼를 집에서 먹는 남편) 취급도 이제 너무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젊을 땐 일만하다가…‘삼식이’ 생활에 가족 눈치 최모(60)씨는 자식이 어렵다. 최씨는 “명절 때 뭐 하느냐 아버지랑도 놀자고 했다가 ‘내가 정작 필요할 때 아빠는 어디 있었느냐’며 한 소리를 들었다”면서 “부인 눈치, 자식 눈치에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낀다. 가장의 권위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고 했다. 실제 우울감을 이야기하는 아버지들이 적지 않다. 서울신문 아무 이슈 팀이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베이비붐 세대에 속하는 아버지 49명에게 ‘최근 일주일간 우울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17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우울감을 느끼는 이유(중복 응답)로는 돈(17명), 가족 등과의 소통 부재(15명), 은퇴로 인한 소속감 부재 (10명) 등의 답변이 나왔다. 베이비붐 세대의 아버지들이 가장의 역할을 경제적 부분에 한정 짓는 경향이 있다 보니 은퇴 후 수입이 줄면서 자신감을 잃고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모이질 않는데 명절은 무슨…“제사도 없애야 하나”가족에 기대 권위를 확인해온 아버지들도 비대면 추석이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이번 추석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는 서모(58)씨는 “명절에나 겨우 모여 가족다운 분위기를 보내는 건데 제사도 안 드리고 친척들도 모이지 않으니 (명절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그나마 (가장으로써) 해야 할 일도 사라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가족끼리 추석 당일 간단한 식사만 하기로 한 김모(57)씨는 “이번 명절을 계기로 정말 차례를 없앨 때가 됐는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면서 “다들 못 만나니 쓸쓸하기도 하고 벌써 심심하기도 하지만 시대 흐름이라고 생각하니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직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과거 전통적인 아버지들은 최근 가족 내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면서 “먼저 자녀들에게 다가가 속마음을 털어놓고 행동의 방식을 바꿔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장관의 아들과 총장의 아내·장모, 그리고 혼외자…검찰 영욕사

    장관의 아들과 총장의 아내·장모, 그리고 혼외자…검찰 영욕사

    지난 1월부터 9개월 가까이 쏟아졌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아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검찰의 ‘혐의 없음·불기소’ 처분으로 일단락됐다. 추 장관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과 자신의 부정청탁 의혹이 나올 때 마다 이를 전면 부인하며 ‘검찰개혁 완수’를 외쳤다.이는 사실상 자신과 아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쪽을 ‘검찰개혁 반대 세력’으로 규정한 것으로, 사실에 기반한 의혹 제기가 아닌 단순 정치공세로 일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또 정치권이 수사기관을 정치 도구화한다”,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자신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고 주장할 것” 등의 하소연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이 검찰을 정쟁에 이용하면서 법무·검찰 전체 이미지를 정치검찰화 하고, 국민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은 정권을 가리지 않고 반복됐다. ●추미애의 아들 VS 윤석열의 아내와 장모 국민의힘(전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범보수 세력은 지난 1월 추 장관의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과 총선의 연이은 참패 이후 당 지지율 또한 지지부진한 상황 속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의 조기 퇴진에 이은 추 장관 관련 의혹은 현 정권에 치명타를 입히면서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였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 관련 의혹을 검찰에 고발했고, 이후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각종 의혹 제기가 이어졌다. 의혹 제기 출처 대부분은 국민의힘 의원들이었다.반면 현 정부와 추 장관을 지지층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와 장모 최모씨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는 윤 총장의 장모 최씨의 과거 사업 동업자 정대택씨와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의원 등이 검찰에 고발한 의혹으로, 정씨는 과거 최씨와의 소송에서 최씨 측의 모의로 자신이 패소해 재산상 손해를 봤다며 최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황 최고위원 등은 윤 총장 아내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며 고발장을 냈고, 장모 최씨에 대해서는 파주의 한 의료법인 비리에 연루됐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해당 의혹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박순배)가 재배당 이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법조계에서는 추 장관 관련 수사와 윤 총장 가족 수사 모두 외형적으로는 개별적인 고소·고발에 따른 것이지만 본질은 ‘정치 논리에 따른 법무·검찰 수장 흔들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저마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가족에 대한 의혹을 실체 이상으로 제기한다는 의미다. ●추·윤의 대리전 ‘검사 육탄전’ 지난 7월 29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출입 기자단에 수사팀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이 배포됐다. 입장문을 보낸 측은 서울중앙지검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 피의자인 한동훈 검사장이었다. 자신에 대한 압수수색을 나온 정진웅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돌연 자신을 바닥에 넘어트리고 몸 위로 올라타 얼굴을 누르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형사1부는 한 검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를 겨냥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의 협박성 취재에 결탁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 측 주장에 반박하며 “피압수자(한 검사장)의 물리적 방해 행위 등으로 담당 부장검사가 넘어져 현재 병원 진료 중”이라면서 정 부장이 병상에 누워있는 사진까지 공개했다.사상 초유의 현직 검사 육탄전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과 이성윤 중앙지검장의 대리전, 윤 총장과 추 장관의 대리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 검사장과 정 부장의 몸싸움 너머에는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대립한 윤 총장과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하며 해당 수사에서 윤 총장을 배제한 추 장관, 그리고 추 장관의 신임을 받는 이 지검장의 대립이 있다는 시각에서다. 몸싸움 소동 이후 정 부장은 광주지검 차장으로 승진했고, 이 전 기자를 재판에 넘긴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한 검사장 휴대전화(아이폰) 분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역린’ 건드린 채동욱…혼외자 논란에 사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2013년 2월. 검찰에서는 특수부 검사들의 집단 항명에 물러난 한상대 검찰총장의 후임 총장 인선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당시 검찰과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김학의 당시 대전 고검장을 총장에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고검장은 검찰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채동욱 서울고검장이 총장에 올랐다. 당시 검찰에는 사법연수원 같은 기수에서 검찰총장이 나오면 동기 검찰 간부들이 일괄 사직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박 대통령이 채 총장과 연수원 14기 동기인 김 고검장을 법무부 차관에 임명하면서 법조계에서는 “채 총장은 2년 임기 보장은커녕 얼마 못 가 김 차관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이런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그해 9월 6일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숨겼다’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이에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고, 채 총장은 감찰 개시 전인 13일 스스로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채 총장의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된 김 차관은 앞서 ‘별장 성접대 의혹’이 제기되며 이미 법무부에서 사퇴한 상황이었다. 채 총장의 혼외자 보도와 낙마에는 채 총장이 박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검찰 내 최대 현안은 ‘국정원 여론조작 의혹’ 수사였다. 이명박 정부가 차기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국정원을 조직적으로 동원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정권 탄생의 정통성을 뿌리째 흔드는 수사였지만, 채 총장은 청와대와 여당의 외풍을 막으며 원칙대로 수사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채 총장의 사퇴 이후 특별수사팀장이던 윤석열 여주지청장도 대구고검으로 좌천되며 수사팀 와해로 이어졌다. 국정원 여론조작 의혹은 문재인 정부 들어 재수사가 진행됐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과 국방부의 조직적 여론조작 개입은 물론 국정원의 채 전 총장 뒷조사도 사실로 확인됐다. ●총장도 날린 최재경과 특수부 사단의 대립 현직 시절 ‘특수 수사의 달인’이라는 찬사와 ‘정치검사의 표상’이라는 비난이 함께 따라다녔던 최재경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의 ‘항명’은 당시 검찰총장의 사퇴로 막을 내렸다. 2011년 1월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그해 8월 검찰총장으로 초고속 영전하면 MB정권에서 ‘꽃길’만 걸어왔다. 하지만 총장 취임 이후 자신과 친분이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수사와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관련 수사에 개입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이때 한 총장은 위기 돌파 카드로 ‘대검 중수부 폐지’ 방안을 꺼내 들었다. 당시는 차기 대권 유력 주자들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모두 검찰 개혁 공약으로 대검 중수부 폐지를 내걸어 여·야 모두가 한 총장의 ‘셀프 개혁안’을 반길 상황이었다. 당장 최 중수부장이 반기를 들었고, 한 총장은 최 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이에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비롯한 전국의 특수부 검사들이 연대해 반발했고, 사태는 2012년 11월 한 총장이 사퇴하고 최 부장의 지방 좌천으로 일단락됐다. 대검 중수부는 2013년 4월 박근혜 정부 때 폐지되며 32년 역사를 마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강원 고성에서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일가족 3명 숨져

    강원 고성에서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일가족 3명 숨져

    28일 강원 고성군 한 해변에서 모래 놀이를 하던 엄마와 아이 2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 속초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6분쯤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 한 카페 앞 해변에서 김모(39)씨와 아들 이모(6)군, 조카 김모(6)양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다. 김씨는 해경 구조정에 의해 10여분 만에 구조됐으며, 곧이어 이군과 김양도 119구조대와 해경에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명 모두 숨졌다. 해경은 이군과 김양이 위험해 보이자 김씨가 구조하러 들어갔다는 목격자 진술을 등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고성을 비롯한 동해중부 앞바다에는 오전 11시를 기해 풍랑주의보가 모두 해제됐으나 오후까지도 해안가에는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일었다. 오후 2시 기준 고성군 토성지역의 최대 파고는 1.3m로 관측됐다. 너울성 파도는 국부적인 저기압이나 태풍 중심 등 기상현상에 의해 해면이 상승해 만들어지는 큰 물결을 말한다. 바람을 동반한 일반 파도와 달리 바람이 불지 않아도 큰 파도가 발생하고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바람이 잔잔하다가 갑작스럽게 방파제와 해안가로 너울이 밀려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고성 해변서 모래놀이하던 일가족 3명 너울성 파도에 사망(종합)

    고성 해변서 모래놀이하던 일가족 3명 너울성 파도에 사망(종합)

    강원 고성군의 한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하던 일가족 3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과 속초해경에 따르면 28일 오후 1시 56분쯤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의 한 카페 앞 해변에서 김모(39·여)씨와 아들 이모(6)군, 조카 김모(6)양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다. 김씨는 해경 구조정에 의해 10여분 만에 구조됐으며, 곧이어 이군과 김양도 119구조대와 해경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명 모두 숨졌다. 해경은 이군과 김양이 위험해 보이자 김씨가 구조하러 들어갔다는 목격자 진술을 등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너울성 파도란 통상 바람에 의해 생기는 풍랑과 달리 먼 해역에서 만들어진 파도의 힘이 전파된 큰 물결을 말한다. 풍랑이 바닷가의 궂은 날씨에 의해 거세지는 것과 달리 너울은 먼 해역에서 발생한 힘에 의해 만들어지는 만큼 바람이 없는 맑은 날씨에도 해안으로 밀려올 수 있다. 바람이 잔잔한 상황에서도 갑작스럽게 방파제와 해안가로 너울이 밀려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이 때문에 너울성 파도에는 무방비 상태로 휩쓸려 인명 피해가 발생하곤 한다. 이날 고성을 비롯한 동해중부 앞바다에는 오전 11시를 기해 풍랑주의보가 모두 해제됐으나 오후까지도 해안가에는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일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고성군 토성 지역의 최대 파고는 1.3m로 관측됐다. 이날 사고가 난 해변에서는 4년 전 이맘때쯤 초등학생 형제가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형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감히 이별 통보해?” 남친은 전 여친의 ‘구글계정’ 열었다[이슈픽]

    “감히 이별 통보해?” 남친은 전 여친의 ‘구글계정’ 열었다[이슈픽]

    동기화된 연락처로 지인에 ‘무차별 폭로’ 윤상호씨(가명)는 지난 2월 모르는 연락처로 뜬금없는 문자를 받았다. 지인인 김지수씨(30·가명)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김씨의 외도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최근 4~5개월 동안 김씨와 사랑을 나누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은 “김씨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친추’(친구추가)를 한 뒤 물어보라.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말하겠다”는 취지 문자를 보내왔다. 이성훈씨(37·가명)는 김씨가 “(외도)그만두자”며 이별을 통보하자 이 같은 문자를 무차별로 김씨 지인들에게 보냈다. 이씨는 이후 김씨에게 “(나눈 대화 등) 캡처 원본 등이 담긴 USB를 싹 다 넘길테니 그걸 사가라”면서 “복구하는 데 500(만원)이 들었으니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또 “넌 내 옆에서 떠날 수가 없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걸 하겠어. 대기하고 내가 오라고 하면 와야 돼”라고 김씨를 겁박하기도 했다. 이런 문자는 김씨 아버지에게도 전송됐다. 김씨의 전 내연남은 “사위가 담배 안 피우는 줄 아시죠? 엄청난 꼴초입니다”고 문자를 보냈다. 견딜 수 없던 김씨는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 결과 이씨는 김씨가 온라인 게임 편의 등을 위해 알려준 구글 계정에 접속해 동기화돼 저장상태인 김씨 지인의 연락처 등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성규 부장판사는 협박, 공갈미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등 혐의를 받는 이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구글 계정에 개인정보가 어디까지 있길래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구글 계정만 알면 연령대와 성별, 관심사와 취미는 물론 가계수입 정도, 주택 소유 유무, 결혼 여부 등 민감한 내용까지 알아맞힌 내용이 나온다. “만 25~34세, 개·고양이 좋아하는 기혼 여성” 구글 계정에 다나와 구글 계정과 핸드폰을 연동해 놓으면 내 핸드폰에 있는 사진, 전화번호부 등을 볼 수 있다. 또 구글 창에 본인이 자주 쓰는 타 사이트 아이디를 치면 내가 과거에 접속했던 사이트가 뜨기도 한다. 특히 구글 계정엔 나의 기본 신상이 뜨는데, 이는 누구나 자신의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글 또는 유튜브 창에서 계정>계정관리>데이터 및 맞춤설정 관리로 들어간 다음 ‘광고 설정으로 이동’ 링크를 클릭하면 된다. 구글 계정에는 구글의 인공지능이 맞춤 광고 서비스를 위해 당신의 신상을 추정한 결과다.검색, 광고 클릭, 유튜브 시청, 구매 기록, 매장 방문, 위치 이동 등 우리의 거의 모든 활동이 인공지능의 원료다. 구글은 “로그인된 상태로 활동한 내역이 이러한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밝힌 다른 사람과 비슷하기 때문에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해당 카테고리에 속하는 무수한 이용자들과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이면 해당 범주에 포함돼 맞춤 광고에 노출된다는 얘기다. 광고주는 누구에게 광고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인공지능이 해당 분야에 관심 있을 만한 사람을 알아서 찾아낸다. 이용자가 많을수록, 이용자 데이터가 많이 수집될수록 추정값은 정확해진다. 이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필요가 있다.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말을 알고 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양의 개인정보가 잘 관리되고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더 큰 문제는 글로벌 정보통신(IT) 업체들의 개인의 통신비밀 침해 역시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음성 명령 수행 소프트웨어인 ‘시리(Siri)’, ‘구글 어시스턴트’는 사용자들의 음성을 녹취해오다, 문제가 불거지자 중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9년 4월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세계 전역에서 수천 명의 계약직 인력을 동원해, 쌍방향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의 사용자 음성 명령을 녹취해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명분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성능 개선이었다.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페이스북에 개인정보 보호 위반 실태를 조사해 사상 최대인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의 벌금을 매기고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고객 사생활 보호 준수 여부를 보고하도록 하는 합의안을 승인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쪽의 정치 컨설턴트였던 영국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최대 8700만명의 이용자 개인정보를 유출한 데 대한 규제다. 페이스북이 이용자 음성을 녹취해 광고주들에게 제공하거나 맞춤형 뉴스피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의혹은 당시에도 불거졌지만, 회사 쪽은 이를 완강히 부인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당신이 다른 사람들과 메시지나 통신을 주고받을 때, 당신이 제공하는 콘텐츠, 통신, 기타 정보를 수집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제 비밀은 없다. 내가 어느 장소를 주로 가고, 무슨 일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 내 스마트폰은 다 알고 있다. 앞서 김지수씨 사례처럼 이를 악용하는 사건도 늘고 있다. 비밀은 없는 만큼 개인정보 관리도 그만큼 중요할 때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모래놀이하던 일가족 3명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숨져

    모래놀이하던 일가족 3명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숨져

    강원 고성군의 한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하던 일가족 3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과 해경에 따르면 28일 오후 1시 56분쯤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의 한 카페 앞 해변에서 김모(39·여)씨와 아들 이모(6)군, 조카 김모(6)양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다. 이군과 김양은 119구조대에 의해 10여분 만에 구조됐으며, 곧이어 김씨도 해경 구조정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명 모두 숨졌다. 너울성 파도란 통상 바람에 의해 생기는 풍랑과 달리 먼 해역에서 만들어진 파도의 힘이 전파된 큰 물결을 말한다. 풍랑이 바닷가의 궂은 날씨에 의해 거세지는 것과 달리 너울은 먼 해역에서 발생한 힘에 의해 만들어지는 만큼 바람이 없는 맑은 날씨에도 해안으로 밀려올 수 있다. 이 때문에 너울성 파도에는 무방비 상태로 휩쓸려 인명 피해가 발생하곤 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천국행 상징 14억 보내라”…신천지에 청산가리 협박한 50대 구속

    “천국행 상징 14억 보내라”…신천지에 청산가리 협박한 50대 구속

    신천지 대전교회에 14억여원을 요구하며 청산가리를 보낸 용의자는 서울에 사는 50대 남성인 것으로 밝혀졌다.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브리핑을 열고 김모(51·일용직)씨를 검거해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1일 대전 서구 신천지예수교 맛디아지성전에 청산가리를 보내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보낸 갈색 봉투 안에 가로세로 4㎝ 크기의 비닐봉지에 담긴 시안화칼륨(청산가리) 20g, 비트코인 주소가 담긴 USB, 편지가 들어 있었다. 컴퓨터로 A4 용지에 쓴 편지에는 ‘14억 4000만원을 USB에 적어놓은 비트코인 계좌로 보내지 않으면 신천지가 한 것처럼 참사를 일으키겠다’고 쓰여 있다. 경찰은 14억 4000만원은 신천지가 천국에 갈 수 있다는 ‘14만 4000명’을 본따 김씨가 금액을 정했고, 편지에 쓰인 참사라는 것은 ‘코로나19 전파지’로 신천지가 처했던 곤경과 같은 사건을 일으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씨가 보낸 ‘받는 사람’ 주소는 경기 가평 신천지 연수원(평화의 궁전)로 써 있었으나 연수원에서 자기네만 사용하는 봉투가 아니라는 이유로 발신지 주소로 적힌 대전 맛디아지성전으로 반송했다. 연수원은 지난 3월 신천지 신도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국민적 비난이 거세지자 이만희 총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힌 장소이고, 대전 교회는 신천지 12지파의 하나다.경찰은 봉투에 든 USB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분석해 김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24일 자택 앞에서 체포했다. 김씨는 검거 당시 저항하지 않았고, 현재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의 범행임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씨가 서울 강서구에 있는 신천지교회에도 전북 군산 신천지교회를 발신지로 협박 봉투를 보냈으나 두 곳 모두 폐쇄돼 우체국에 보관 중이었던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14일 경기 수원의 한 우체통에 2개 협박 봉투를 등기로 넣은 것으로 보고 CC(폐쇄회로)TV 영상 등을 통해 수원지역 86개 우체통 가운데 어떤 것에 투입했는지 등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2015년 7월에도 남양유업 대표 앞으로 “한국과 러시아, 홍콩 계좌로 15억 30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남양유업 분유 등에 청산가리를 넣겠다”고 4 차례 청산가리와 편지를 보냈다가 구속된 전력이 있다. 김씨는 가족 없이 일용직 일을 하면서 혼자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또 살아난 디지털교도소… 사라지기엔 아까운 사이트인가

    또 살아난 디지털교도소… 사라지기엔 아까운 사이트인가

    성범죄자 등의 신상을 임의로 공개하는 사이트인 ‘디지털교도소’가 지난 26일 주소를 옮겨 운영을 재개했다. 지난 22일 30대 남성 운영자가 베트남에서 검거된 데 이어 24일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사이트 전체를 차단했지만 또다시 살아난 것이다. 앞서 이른바 ‘2기 운영자’는 지난 11일 “사적 제재 논란으로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디지털교도소는 이대로 사라지기엔 너무나 아까운 웹사이트”라며 “비상식적 판결에 상처 입은 피해자를 위로했고 온라인 지인능욕범죄도 응징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교도소가 여전히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대신한 ‘사회적 응징’을 내세우는 지금, 디지털교도소의 출발과 그것이 남긴 명과 암을 되짚어 봤다. 디지털교도소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처음 만들어진 지난 3월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텔레그램에서 스스로를 ‘텔레그램 자경단’이라고 부르는 대화방 ‘주홍글씨’가 “텔레그램 강력범죄에 대한 신상공개 및 범죄자의 경찰 검거를 돕기 위해 범죄자들을 감시한다”며 활발하게 활동했기 때문이다. ‘n번방’ 피의자들에 대한 신상공개 요구가 거센 분위기 속에서 주홍글씨는 성착취물 영상을 제작·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이름이나 얼굴, 연락처, 나이 등을 임의로 공개해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주홍글씨는 가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가족이나 피해자의 신상도 유포한 데다 운영자 다수가 가해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뢰를 잃었다. 주홍글씨 운영자 중 송모(25·닉네임 ‘미희’)씨는 성착취물 수백 개를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디지털교도소는 그 빈틈을 파고들었다. 지난 5월 말 별도의 사이트를 개설하고 신상공개 범위도 넓혔다. ‘주홍글씨’에서 ‘박제’된 자료나 n번방, 박사방 피의자를 주로 공개하다가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나 살인범, 아동학대범,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던 판결을 내린 판사들의 신상까지 공개했다. 지난 7월 법원이 손정우의 미국 인도 불허를 결정하자 “사법부가 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아 디지털교도소가 나온 것”이라는 분노가 거세게 일었다. 디지털교도소는 제보를 받아 검증을 거쳐 신상을 공개한다고 공언했지만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피해가 이어졌다. 지난 6월 성착취 동영상 구매를 시도했다며 채정호 가톨릭대 의대 교수의 신상이 디지털교도소에 공개됐지만 경찰 수사 결과 이는 허위 사실로 드러났다. 채 교수는 누명을 벗기 위해 지난 8월 대구지방경찰청에 휴대전화를 자진 제출해 포렌식 수사를 받았다. 또 지난 7월 디지털교도소는 격투기 선수 출신 유튜버 김도윤씨가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이라며 신상을 공개했지만 김씨는 단순한 동명이인이었다. 같은 달 고려대 학생 정모씨가 지인의 얼굴을 영상물에 합성하는 ‘지인 능욕’을 요구했다며 신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학교 커뮤니티에 억울하다는 글을 올렸던 정씨는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신상이 공개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전화, 문자 등을 통해 각종 욕설과 비난을 받는 등 고통을 겪었다. 디지털교도소가 연락처 등을 공개하며 ‘공격하라’고 선동한 결과였다. 사후 대처도 미흡했다. 김씨는 “공개 사과문에는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고 적더니 연락도 없다”면서 “보여 주기식으로 대중에게 신뢰를 얻으려 할 뿐”이라고 짚었다. 제보가 사실이라 해도 확정판결을 받기 전에 피의자의 신분을 공개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과도 위배된다. 물론 수사 중에 일부 공개되는 사례도 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8조의 2에 따라 피의자가 죄를 저질렀다고 볼 충분한 증거가 있으며,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재범 방지나 범죄 예방 등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경우에 한해서다. 공개 대상자가 행정소송을 거쳐 불복할 수도 있다. 또한 법원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중 일부에 대해 범죄 예방을 위해 유죄판결과 함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디지털교도소처럼 개인이 성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아버지의 신상을 공개한 사이트 ‘배드파더스’의 운영자는 법원에서 공익성을 인정받았지만, 전문가들은 디지털교도소의 경우 공익성을 인정받기 쉽지 않다고 본다. 법원은 사실관계에 기초했는지나 표현 등을 바탕으로 공익성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배드파더스는 판결문, 양육비 부담조서 등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양육비를 받으면 정보도 삭제했다. 특히 신상공개 대상자에 대한 공격을 유도하거나 비난 섞인 표현도 쓰지 않았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교도소는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내는 공익적 효과를 가져왔다기보다 사적 복수나 분노를 쏟아 내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어 공익적인 사이트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일각에서는 디지털교도소 운영자의 의도 자체를 의심하기도 한다.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가족이 n번방 피해자”라고 활동 배경을 밝혔지만 정작 제보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았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주홍글씨에 있던 운영자들도 있지만 성착취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확신하며 공동 운영자들을 두둔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증거라며 게시된 캡처를 보면 결국 ‘지인 능욕’을 의뢰받아 제작했거나 성착취물을 가지고 있던 판매자가 디지털교도소에 제보한 것”이라며 “디지털 성범죄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왜 제작·판매자들의 연락처를 공개하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베트남에서 검거된 운영자를 한국으로 소환해 ‘2기 운영자’에 대한 수사가 진척되면 이들의 범행 동기도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방심위가 ‘늦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방심위는 지난 14일에야 디지털교소도의 17건만 접속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차단하기로 한 페이지에 지속적으로 접속이 가능하자 지난 24일 사이트 전체 접속을 차단하기로 결정을 바꿨다. 방심위 관계자는 “https로 접속하면 기술적으로 차단이 되지 않을 수 있어 디지털교도소 운영자에게도 페이지 삭제를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재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디지털교도소가 부침을 거듭하는 사이 사적 제재를 촉발한 원인으로 지목되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낮은 양형기준은 시민사회의 요구에 맞춰 정비됐다. 지난 15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범죄의 기본 형량을 징역 5~9년으로 정했고, 딥페이크 등 편집 영상물을 제작하면 기본 징역 6개월에서 1년 6개월을 선고하도록 했다. 사적 제재는 사그라들 수 있을까. 서혜진(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는 “양형위가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 등도 신중하게 판단하기로 하는 등 진일보한 양형기준을 내놨다”며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다면 사적 제재나 복수는 점차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상공개를 통한 사적 제재가 호응을 얻는 배경에는 정의감 외에 범죄자에 대한 호기심도 있다”면서 “사적 제재를 가하는 이들은 국가가 형벌권을 독점한 취지를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들은 어떻게 사법부를 감시하고 가해자를 주시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D’(마녀)라는 활동명으로 알려진 반성폭력활동가와 성신여대 자치언론 ‘온성신’, ‘eNd’(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 시위)는 시민들과 전국 법원에서 열리는 디지털 성범죄 재판을 방청하고 이를 대중에게 알렸다. 결국 사법부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디지털교도소가 아니라 성범죄의 실질적인 근절을 위해 활동한 시민들의 꾸준한 노력이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檢 칼날은 이미 윤석열에… 추미애 수사 추석 전 끝내나

    檢 칼날은 이미 윤석열에… 추미애 수사 추석 전 끝내나

    서울중앙지검이 반년 넘게 묵혀 뒀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처가 관련 의혹 수사를 최근 본격화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자녀 의혹 수사로 곤혹을 겪은 여권에서 윤 총장 가족 문제를 카드로 꺼내들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이에 호응해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이달 초 하반기 인사 직후 윤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장모 최모씨에 대한 고소·고발건을 형사6부(부장 박순배)로 재배당하고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사업가 정대택씨와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조대진 변호사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씨는 지난 2월 최씨와 김씨를 소송 사기 혐의로, 윤 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2003년 최씨와 함께 서울 송파구의 한 스포츠센터 건물에 투자한 정씨는 당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오랜 시간 법정 다툼을 했다. 특히 최씨가 약정서 작성 때 입회한 법무사를 매수해 거짓 증언을 시켜 자신이 누명을 쓰고 복역했다는 것이 정씨 측 주장이다. 윤 총장이 처가 사건 처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다만 최씨 측은 이미 법원이 해당 법무사의 위증 사실이 없다고 판단을 마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최씨와 김씨는 2010~201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도이치모터스에 대해 시세조종 행위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의혹을 제기한 황 최고위원 등은 검찰이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김씨가 윤 총장 후보 지명 당시 ‘보험용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되면서 윤 총장 부부가 25일 뇌물죄로 고발되기도 했다. 잇따르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최씨와 김씨의 소환 여부도 곧 가시화될 전망이다. 한편 추 장관 아들 서모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추석 연휴 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과 서씨를 비롯한 관계자 조사를 마친 수사팀은 서씨의 휴가 연장 과정에 문제가 없었고 부정청탁을 적용할 만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론과 야당의 반발을 고려해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김어준, 출연료 1주에 500만원?” 하차론 재등장한 이유

    “김어준, 출연료 1주에 500만원?” 하차론 재등장한 이유

    tbs에 연간 서울시 세금 350억원 방송인 김어준씨를 tbs 아침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하차시켜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tbs 아침방송 진행자 김씨에 대한 하차를 청원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TBS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서울시 산하 공영방송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가가 세금을 통해 방송사를 운영하는 이유는 공익을 위함이다”며 “tbs에서 김씨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결국 국가가 음모론을 지원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tbs는 한 해 서울시 세금 350억원을 지원받는다. 이어 청원인은 “김씨는 그간 공영방송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공정성과 균형감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방송을 자주 진행해왔다”고 했다. 미투(Me Too) 운동 음모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 특정 지역 비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배후설 등을 김씨의 “특정 진영논리를 기반으로 한 음모론의 사례”라고 했다. 이어 “제 청원은 특정 진행자에 대한 헌법상 언론의 자유를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수입을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사가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 방송을 진행하는 점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했다. 현재 해당 청원은 삭제된 상태다. 김씨는 지난 3월 라디오에서 “우리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표현했다가 ‘지역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tbs 자유게시판에는 “김어준을 퇴출시켜달라”는 글이 올라왔다.2018년 1주당 500만원 받았다 2018년 국민의힘(당시 자유한국당)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tbs는 그해 김씨에게 출연료로 매주 500만원(주 5일 방송 기준 회당 100만원)을 지급했다. 당시 MBC 라디오 최고 인기 프로인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여성시대’의 진행자 사회료는 회당 60만~65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에도 야당 의원들은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김씨 출연료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박원순 시장은 “(출연료 관련 자료는) 신용정보이기도 하고 이 사람들은 개인사업자”라며 “KBS가 개인별 출연료 내역 제출을 거부한 이래로 다른 방송사들도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재용에 프로포폴 폭로 협박” 20대...검찰, 징역 2년6개월 구형

    “이재용에 프로포폴 폭로 협박” 20대...검찰, 징역 2년6개월 구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혐으로 구속기소된 남성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25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변민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모(28) 씨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의 첫 공판이었지만 김씨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변론은 이날 종결됐다. 김씨 측 변호인은 “비록 피해자 측에게 협박성 이야기를 했지만 실제 그런 행동을 할 의도는 없었다”며 “단지 겁을 줘서 돈을 받으려는 마음에 범행했을 뿐이라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직접 “처음 공범의 이야기에 혹해 같이 만나 범행을 저지른 점을 정말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6~7월 공범 A씨와 함께 이 부회장 측에 돈을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을 경우 프로포폴 관련 추가 폭로를 하겠다”는 협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도주해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김씨는 이 부회장이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받았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했다. 이후 탐사보도 매체인 뉴스타파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내용을 언론에 알리기도 했다. 김씨는 병원에 근무하던 간호조무사 신모 씨의 남자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14일 열린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시민단체, ‘뇌물혐의’ 윤석열 검찰총장 부부 고발

    시민단체, ‘뇌물혐의’ 윤석열 검찰총장 부부 고발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부부가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됐다.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은 25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윤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를 특가법상 뇌물수수의 공동정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시민행동 측은 “윤 총장이 지난해 5월 검찰총장 후보자로 천거된 뒤 6월 중순 지명되기까지 약 한 달 사이 부인 김씨가 운영하는 전시 기획사가 주관한 전시회 협찬사가 4개에서 16개로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당시 협찬사 중 일부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는데, 이들이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수사 편의를 바라고 ‘보험용 협찬’을 한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뇌물을 준 측에서 명시적으로 개별 사건에 관해 청탁하지 않았더라도 판례상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라면서 “공직자인 윤 총장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과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도 추가해 고발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윤 총장 측은 지난해 총장 임명 직전 야권과 일부 언론 등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하자 “전시회 협찬은 모두 총장 후보 추천 이전에 완료됐다”며 윤 총장이 협찬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검찰 ‘윤석열 처가 의혹’ 고발인 조사

    검찰 ‘윤석열 처가 의혹’ 고발인 조사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과 장모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한 고발인들이 25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최근 수사팀을 재정비한 서울중앙지검이 고발 7개월 만에 수사에 시동을 걸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박순배)는 이날 오후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 최모씨를 고소·고발한 사업가 정대택씨와 조대진 변호사,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정씨는 2003년 최씨와 함께 스포츠센터 건물에 투자했다가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오랜 시간 법정 다툼을 해왔다. 최씨가 애초 동업약정서에서 합의한 것과 달리 수익을 모두 가로챘고 되레 자신에게 약정을 강요했다는 누명을 씌웠다는 것이 정씨 측 주장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정씨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인정됐다. 그는 최씨가 법정 증인을 매수해 위증을 하도록 했다면서 지난 2월 최씨를 소송 사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최씨 사건 처리에 윤 총장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윤 총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정씨는 “17년 송사를 이어오는 동안 3년 간 징역살이를 하며 인고의 세월을 견뎠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검찰은 윤 총장 처가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파주의 의료법인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해당 의혹을 제기하며 김씨와 최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한 조 변호사와 황 전 국장은 이날 첫 고발인 조사를 받게 됐다. 황 전 국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고발) 다섯달이 넘은 오늘 고발인 조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라면서도 “늦게나마 조사한다니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3년 말 금융감독원에서 주가조작 의혹으로 두 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고발인들은 금융당국이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진중권 “김어준 ‘월북자 화장’? 헛소리하네, 바이러스 처치한거야”(종합)

    진중권 “김어준 ‘월북자 화장’? 헛소리하네, 바이러스 처치한거야”(종합)

    “있을 수 없는 비인도적 범죄”“청취율 장사도 좋지만 언론 사회적 책임져라”김근식 “화장 아닌 화형… 코로나 방역이면우리 국민 화형 당해도 되나, 비상식적 논리”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5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에 의해 총살되고 불태워져 버려진 공무원 A(47)씨와 관련, “월북자”, “북한이 화장을 한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북한은 살아 있는 생명을 처치해야 할 감염원으로 간주한 것”이라며 비인도적 범죄에 대해 ‘헛소리’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어준 “의거 월북자, 북한이 화장한 것”“평소라면 환영했을 텐데 스트레스 때문”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씨의 발언이 나온 기사를 링크한 뒤 “북한에서 한 일은 장례가 아니라, 바이러스 처치에 가깝다. 문명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비인도적 범죄”라며 이렇게 밝혔다. 앞서 김씨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사건을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로 선정한 뒤 A씨 상황을 자진 월북으로 사실상 규정했다. 김씨는 “신발을 일부러 배에 벗어놨다든지, 실수에 의한 실종이라면 그러지는 않았겠죠”라면서 “그 지역의 조류를 잘 아는 분이라 어디로 흘러갈지 안다는 거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의 태도를 야만적이라면서도 “(A씨가) 평상시라면 의거 월북자로 대우받았을 사람인데 지금 코로나 때문에 바이러스 취급받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여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해상에서 사격을 하고 화장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체제가 경제적으로도 오랫동안 이러해 왔고 군사외교적으로도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도 긴장 속에 있지만 방역적인 측면, 의학적인 측면에서도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것 같다”면서 “평상시라면 환영했을 월북자도 거둘 여유가 없을 정도로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인 것 같다”고 북한의 이상 행동을 미국이나 코로나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화장’은 하고 난 뒤 유가족에 유골 전달”진 “김어준 헛소리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화장’은 장례의 한 방식이고 화장 후에는 유골을 유가족에게 전달한다”고 지적한 뒤 “북한은 살아 있는 생명을 처치해야할 감염원으로 간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친구의 헛소리,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참아줘야 하느냐”면서 “청취율 장사도 좋지만 언론의 사회적 책임이란 게 있는 거다. 도대체 이게 몇 번째냐”며 혹평했다. 김근식 “코로나 방역 때문에 우리 국민이 화형 당해도 되나” 국민의힘 서울 송파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어준씨의 발언에 대해 “화장이 아니라 화형”이라면서 “코로나 방역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 화형 당해도 어쩔수 없다는 김어준의 논리. 사실도 아니고 상식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김 교수는 “월북자니까 죽어도 싸다는 ‘대깨문’(친문재인 지지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의 반인륜적 인식이나 코로나 방역 때문에 화장 당했다는 비상식적 논리는 서로가 서로를 정당화시켜주는 쌍생아”라면서 “언제까지 김어준의 헛소리를 국민 세금으로 들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핑계로도 지난 7월에는 탈북자의 월북을 받아주고 체제 선전과 김정은의 자비로움 강조에 활용했다. 그는 화형시키지 않았다”고도 했다.“공무원 봤지만 적 지역에 있어 대응 못해”군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진 상상 못했다” 군, 22일 北과 A씨 접촉 감시망서 포착6시간 뒤 해상서 北 공무원에 사격 후 불태워 전날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군은 지난 21일부터 수색에 나섰으나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22일 오후 3시 30분쯤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북한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이 황해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A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접촉하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망에 포착된 것이다. 군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부유물에 탑승해 있는 기진맥진한 상태의 A씨를 발견했다. 이후 북한 선박은 A씨를 해상에 그대로 둔 채로 월북 경위 등을 물었고 6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돌연 단속정을 현장으로 보내 A씨에게 사격을 가했다. 이후 30분 뒤인 오후 10시 11분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웠다. 군은 북한이 A씨를 사살하고 불태우기까지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 것이라 상상 못했다. 북한이 그렇게까지 나가리라 예상 못했다”면서 “북한이 우리 국민을 몇 시간 뒤 사살할 것이라 판단했다면 가만 안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은 사격을 가했던 곳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너머 북한 지역 인근이어서 군사작전을 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적 지역에 대해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하정우·주진모 폰 해킹해 돈 뜯어낸 부부…언니는 ‘몸캠피싱’ 범행

    하정우·주진모 폰 해킹해 돈 뜯어낸 부부…언니는 ‘몸캠피싱’ 범행

    배우 하정우와 주진모 등 연예인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빼낸 개인정보를 빌미로 협박해 돈을 뜯어낸 부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김성훈 부장판사는 24일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31·여)씨에게 징역 5년, 김씨의 배우자인 박모(40·남)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씨와 박씨는 유명 연예인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계정을 해킹한 뒤 신상에 관한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해 1인당 최대 6억원가량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사회적 평판을 좋게 유지하는 게 중요한 연예인을 상대로 계획적·조직적으로 범행한 점에 비춰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김씨의 혐의는 유명 연예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김씨는 언니(34)와 형부 문모(40)씨와 공모해 이른바 ‘몸캠 피싱’을 한 혐의도 받았다. 이들은 피해자가 수치감을 느낄만한 동영상을 빼내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뒤 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문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김씨 언니에게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난 장난감이었다” 경찰 동료에 ‘지인능욕’ 당한 여경

    “난 장난감이었다” 경찰 동료에 ‘지인능욕’ 당한 여경

    “저는 장난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2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1부(성지호 정계선 황순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서울 모 지구대 소속 김모 경감(경위로 강등)의 항소심 재판에서 피해자인 경찰관 A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씨는 인터넷 ‘랜덤채팅방’에서 동료 여성 경찰관들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언어 성폭력을 저지르고 전화번호를 공개해 추가 성폭력 범죄를 유도한 혐의(정보통신망법·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 음란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모르는 남자의 메시지를 받고 수치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재미있어한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고통은 피고인이 생각하는 그 이상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낯선 남자들의 연락에 무방비로 얼마나 난도질당했는지, 주위 사람들을 의심하다 얼마나 많은 주변 사람을 잃었는지, 피해자 가족이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는지 모를 것”이라며 “누군가는 피고인이 잡혀 끝난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피해자들은 낯선 전화가 오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사건)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A씨를 비롯해 피해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A씨가 발언권을 얻어 말하는 동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 2월부터 9개월간 경찰 내부 인사망으로 알아낸 후배 여성 경찰관들의 신상을 인터넷을 통해 유포하고 피해자들이 스스로 음란한 언행을 한 것처럼 꾸몄다. 랜덤채팅방 참여자들은 김씨가 공개한 휴대전화번호로 피해자들에게 성폭력적 메시지와 사진을 전송하고 수차례 전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은 쌍방 항소로 이뤄졌다. 김씨 측은 양형 부당과 법리적으로 무죄 취지를 주장했고,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김씨 측은 “피고인이 랜덤채팅방 참여자들에게 피해자들 번호로 전화를 걸게 한 점에서 전화만 걸고 받지 않은 전화에 대해선 처벌 조항에 포함되기 어렵다”며 “이런 범행을 제외하면 총 9개월간 7번의 범죄를 저지른 것인데 (범행의) 반복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해자 입장에서 특정 번호로 수십통의 전화가 계속 걸려올 때 굉장한 노이로제와 공포심을 느낄 수 있는데 전화만으로는 공포심을 유발할 수 없다는 의견은 받아들일 수 없다”이라며 법리 오해 주장은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나경원 딸 입시비리 의혹’ 압수수색 영장 기각…제동 걸린 檢

    ‘나경원 딸 입시비리 의혹’ 압수수색 영장 기각…제동 걸린 檢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입시비리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최근 정기 인사 이후 사건을 재배당해 속도를 내려던 수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이병석)는 최근 나 전 의원이 회장을 맡고 그의 딸이 임원으로 있었던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앞서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은 기존 형사1부(부장 변필건)에 배당됐던 해당 사건을 형사7부로 재배당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재배당과 관련해 “인사이동과 각 부서별 담당 사건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자녀 입시·채용비리 ▲홍신학원 사학비리 ▲SOK 사유화 및 부당 특혜 등의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9월부터 10차례에 걸쳐 검찰에 고발됐다. 그러나 1년 가까이 검찰의 움직임이 없어 ‘봐주기 수사’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SOK는 발달장애인의 스포츠·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비영리 단체로, 나 전 의원이 2011~2016년 회장을 맡으면서 단체를 사유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나 전 의원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직후인 2016년 7월 딸 김모씨가 당연직 이사로 선정되면서 특혜 논란이 번졌다. 검찰은 지난 22일 문체부 소속 공무원을 불러 조사하는 등 최근에서야 수사를 본격화했다. 한편 지난 3월 문체부가 발표한 사무검사 결과에 따르면 김씨의 이사 선임, 글로벌메신저(홍보대사) 후보자 추천, 부동산(사옥) 임대수익, 계약업무 등에서도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SOK 임직원도 소환해 사실 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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