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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과서 내용, 공연으로 관란해요~”

    서울 양천구는 학교에서 책으로만 접하던 교과서 내용을 무대 공연으로 관람하는 ‘학교 밖 교과서 예술여행’을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양천구는 “강신·금옥·신월 등 지역 내 16개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는 27일부터 12월까지 목동청소년수련관과 해누리타운 해누리홀에서 진행한다”고 전했다. 학교 밖 교과서 예술여행은 교육연극·국악전문단체가 담당한다. 교육연극단체는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알퐁스도데의 ‘별’, 황순원 ‘소나기’ 등을 연극으로 각색해 무대에 올린다. 국악전문단체는 장단맞추기 등 음악 교과서 내용을 토대로 퓨전국악체험을 마련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교과서 내용을 공연으로 보면 해당 장르의 특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극배우, 연출, 작가, 국악 등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진로직업탐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수영 양천구청장, “양천 30년 미래 설계, 새로운 미래도시 양천 만들겠다”

    김수영 양천구청장, “양천 30년 미래 설계, 새로운 미래도시 양천 만들겠다”

    “올해는 양천구가 개청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제 성년이 된 양천구는 다시 한 번 도약해야 합니다. 양천구를 유능하고 따뜻한 행정 조직으로 만들고 괄목할 성과를 확인한 지금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려 합니다. 새로운 미래도시 양천을 만들기 위해 오는 6월 민선 7기 양천구청장에 출마하겠습니다.”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이 19일 오는 6·13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오후 3시 구청 4층 공감기획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선 도전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개청 30년을 맞아 양천은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며 민선 7기 양천의 비전으로 ‘사람 중심 YES 양천’을 제시했다. “사람 중심 YES 양천은 사람 중심 일자리로 활력이 넘치는 젊은 도시 Young 양천, 사람과 환경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환경도시 Eco 양천, 사람을 위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는 미래도시 Smart 양천입니다.” 김 구청장은 대학 운동권 시절 겪은 고초도 들려주며 재선 의지를 다졌다. “용왕산 자락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독재정권으로부터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세 번의 옥고를 치루면서도 정의를 향한 신념을 굽히지 않았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 삶으로 증명하겠습니다. 촛불혁명의 정신, 문재인 정부와 함께 완성하겠습니다.” 김 구청장은 “혼신의 힘을 다해 민선 6기를 성과 있게 이끌었고, 민선 7기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려가겠다”며 “더 나은 양천을 위해 구민들께서 저의 든든한 힘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6·13 지방선거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 후보자 면접 심사에서 1차로 김 구청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양천구와 성동구의 단수 후보로 결정했다. 김 구청장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2014년 7월 민선6기 구청장으로 취임했다. 민주당 소속 서울 구청장 중 유일한 여성 구청장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 6기 성과는. -4년 전 ‘세월호’ 참사의 눈물을 딛고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엄마구청장이 되겠다는 포부로 이 자리에 섰다. 구청장에 당선돼 임기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구민 안전을 챙겨왔다. 재난안전체험장을 설치해 현재까지 2만 5000여 구민 교육생을 배출했다. 이제 양천구는 서울시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안전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제 자신이 자식을 키우며 일하는 엄마 입장이었기에 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싶었다. 양천구 전역에 어린이집을 확충하고, 1동 1도서관 약속을 성공리에 마무리 했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으로 학부모들이 지역 사회와 소통하며 교육 주체로 나서기 시작했다. ➜복지 분야도 호평을 받는데. -4년 전 약속했던 촘촘한 그물망 복지는 마침내 ‘나비남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복지모델을 창출해 중앙정부와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 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 복지행정을 크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패와 혼란의 대명사 양천 행정을 반듯하게 바로잡았다. 공직 사회 청렴도는 서울시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최하위를 맴돌던 양천구 시설관리공단의 경영평가도 전국 최상위 등급을 달성했다. ➜대외 평가는. -제안활성화 부문 대통령 표창, 현장민원처리 최우수상 등 140여회에 이르는 대외 수상과 30억원이 넘는 상금을 받았다. 제 자신도 한국 매니페스토 공약이행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받았고, 전국공무원들이 뽑은 최고의 지방자치단체장 CEO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이 모든 성과는 구민들 도움으로 성취한 것이다. 구민들 지지와 성원, 참여와 동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구청장직을 후보 등록 전까지 할 건가. -올해는 양천구 개청 30주년이 되는 해다. 5월 16일 구민의 날이 양천구 생일이다. 구청장 없이 생일잔치를 할 수는 없다. 마음은 급하지만 5월 16일 구민의 날 기념식까지는 구청장직을 유지하고 그 후 후보 등록을 하는 게 주민들에 대한 예의라 생각한다. 한 달도 채 안 남았지만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주민 이야기에 귀 기울이겠다. ➜새로운 미래도시 양천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나 공약이 있나. -세세한 걸 이 자리에서 발표하는 건 좀 그렇다. 후보 등록하고 순차적으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우선 비전만 말씀드리겠다. 민선 6기 동안 교육·복지·안전을 엄마의 마음으로 챙기겠다고 했는데, 그 기조는 민선7기에도 유효하다. 주민들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양천구는 주거도시로 사람들이 잠만 자고 가는 곳이라고 말씀을 하셔서 서부트럭터미널 개발, 목동 홈플러스 옆 넓은 부지 활용 등을 통해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오고 싶어 하는 도시로 만들겠다. ➜재선 출마 이유는. -지난 4년간 참 열심히 했다. 아직 결과를 보지 못한 게 많다. 1동 1도서관 끝은 중앙도서관 건립이다. 중앙도서관 건립은 행정적 절차는 모두 끝나고 한참 설계 중이다. 올해 말 착공 예정이다. 혁신교육지구 사업도 민선6기 시작했는데, 안정적으로 정착되려면 민선7기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주민들께서 지난 4년을 평가, 민선 7기 구청장으로 어떤 구청장이 돼야 양천의 기조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 판단해 주실 거라 믿는다. 그리고 지금은 양천구 개청 30년을 맞아 30년 후를 준비해야 하는 전환점이다. 새로운 미래 도시를 구상하고, 사람·환경·일자리·스마트 도시 기반을 다져야 한다. 이를 할 수 있는 민선 7기 구청장 적임자는 저라고 본다. ➜구청장께서 가진 강점은. -주민들께서 여성 구청장이기 때문에 편하게 스스럼없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한다. 오늘 한 분이 찾아와 어제 고등학교에 갔는데 한 여고생이 김 구청장은 동네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만나 얘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고등학생이 그런 얘기를 할 정도면 구민들은 더 크게 느끼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류지영 기자의 호모퍼블리쿠스] ‘레전드’ 공시에 죽어나는 수험생

    [류지영 기자의 호모퍼블리쿠스] ‘레전드’ 공시에 죽어나는 수험생

    Q.팔만대장경의 경판은 모두 몇 개인가? ①8만 1351권 ②8만 1352권 ③8만 1353권 ④8만 1354권. Q.정약용이 저술한 책의 수는? ①500권 ②900권 ③800권 ④1000권 ⑤200권. Q.서울의 대표적 문학관·유적과 소재지가 잘못 연결된 것은? ①종로구 윤동주 문학관 ②용산구 황순원 문학관 ③성북구 한용운 심우장 ④도봉구 김수영 문학관 이런 문제를 선행학습 없이 풀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포털 사이트에서 ‘공무원시험 레전드’라는 이름으로 어렵지 않게 검색할 수 있는 공시 기출 문제의 일부다. 보통 ‘레전드’라고 하면 존경과 감탄의 의미가 담겨 있지만 여기서는 비꼼과 탄식의 뜻으로 쓰였다. 특히 마지막 문제의 경우 ‘공무원이 되려면 서울에서 택시 운전까지 해 봐야 하나’라는 공시생들의 한탄이 쏟아졌다. 공무원의 자질과 역량을 평가하는 데 이런 문제가 무슨 쓸모가 있을까. 정부 부처를 출입하는 기자의 눈에도 ‘넘쳐나는 수험생을 떨어뜨리기 위한 문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가직 공무원시험 문제는 인사혁신처가 낸다. 지방직의 경우 서울시는 자신들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고 나머지 지자체는 인사처가 대행한다. 요사이 불거진 7·9급 시험 문제 난도 논란은 인사처와 서울시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인사처와 서울시는 출제위원에게 은근슬쩍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지엽적 문제를 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지만 출제위원 다수가 전문가들이다 보니 일반 수험생과의 눈높이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현직 출제위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출제기관들이 “변별력이 최우선 요소”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강조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라도 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판석 인사처장은 “앞으로 공무원 시험에서 지엽적 문제를 지양하겠다”며 공무원 선발 방식 전반에 대한 쇄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최근 치러진 지방직 9급 시험에서 한국사 사건 발생 연도를 묻는 문제가 전체 20문항 가운데 6개나 출제되는 등 올해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초 대선 후보 시절 “입시지옥에서 대입 수험생들을 해방시키고 창조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런 박 시장이 일하는 서울시의 올해 7급 시험 문제가 너무 지엽적인 탓에 유명 한국사 강사가 강의 도중 욕설을 하기도 했다. 입시지옥은 반드시 없애겠다는 그가 공시지옥 문제는 왜 신경쓰지 않는지 모르겠다. 정부와 지자체가 ‘변별력 강화’라는 이름으로 말도 안 되는 문제를 들이밀며 “유레카”를 외칠 때마다 전국 수십만명의 공시생은 “이제 저런 것까지 공부해야 하냐”며 공포를 느낀다. 높은 분들은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바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100분에 100문제를 풀어야 하는 구시대적 공무원시험 방식은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대부분 공시생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도 1평 남짓 고시원 방에 처박혀 수험서를 외우고 또 외우며 자기 자신을 ‘시험기계’로 만들고 있다. 누구보다 청년을 위한다는 이 정부에서도 젊은이들이 이렇게 살아가게 내버려 둘 것인가.
  • [현장 행정] 맘 편한 공동육아…맘 아는 엄마 구청장

    [현장 행정] 맘 편한 공동육아…맘 아는 엄마 구청장

    구, 13개 자조모임 운영 육아 고충 토로·정보 공유 “엄마들 목소리 내야 보육 개선” 김 구청장 “모임 활성화 지원”“다섯 살 아이들이 갈 데가 마땅치 않습니다. 키즈카페에 가기엔 너무 크고, 도서관은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수 있어 가기가 힘들어요. 만 3~5세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장난감을 빌려 주는 장난감 도서관이 아주 실용적입니다. 지역 내 곳곳에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 50분, 서울 양천구 목사랑시장 고객주차장&공유센터 2층 해우리아이맘카페에선 엄마들의 육아 고충과 건의 사항이 줄을 이었다. 이날 열린 ‘통합자조모임과 보육반상회’에 참석한 40여명의 엄마들은 평소 마음속에 품었던 말들을 쏟아 냈다. 동석한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엄마들이 목소리를 내야 우리 아이들의 보육 환경이 개선된다”며 엄마들의 말에 힘을 실어 줬다. 김 구청장의 ‘독박육아’ 경험담이 분위기를 숙연케 하기도 했다. “제 아이가 두 돌쯤 됐을 때 복직하려다 그만뒀습니다. 구립어린이집에서 기저귀를 안 뗐다고 받아 주질 않아 집에서 아이를 돌봐야 했습니다. 구청장이 되면 구립어린이집을 대폭 확충하고, 동시에 언제든지 아이들을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세 살 딸을 둔 한 엄마는 “김 구청장을 ‘엄마구청장’이라고 부르는데 이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며 “구청장께서 직접 경험했기에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을 펼치는 것 같다”고 했다. 양천구의 육아모임인 ‘부모자조모임’이 공동 육아를 실현하며 아이 키우기 좋은 양천을 만들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구에는 함께하는 공동육아, 깐깐한 이유식, 예쁜맘, 고운맘, 무지개, 꿈터 등 13개의 부모자조모임이 운영된다. 부모자조모임은 또래 영유아를 둔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모임으로, 주 1회 모여 육아 정보도 공유하고 함께 아이도 돌본다. 구에서 뽑은 보육반장 7명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부모자조모임 활성화를 돕는다. 구 관계자는 “통합자조모임과 보육반상회는 이들 개별 모임에 소속된 엄마들이 한곳에 모여 육아 고충도 나누고, 보육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네 살 아들을 둔 부모자조모임의 한 엄마는 “육아에 대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고, 구의 보육 정책 마련에도 기여할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부모자조모임이 아이를 낳아 아무런 불편 없이 잘 키울 수 있는 양천을 만드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모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모임 장소 마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양천 ‘푸드뱅크마켓 신월점’ 오늘 오픈

    서울 양천구는 13일 ‘푸드뱅크마켓 신월점 앤(&) 50스타트 센터’ 개소식을 한다고 12일 밝혔다. 지상 2층, 연면적 197.4㎡ 규모로 지난해 5월 착공됐다. 사업비는 총 18억 4000만원이 투입됐다. 1층 푸드뱅크마켓은 개인이나 단체로부터 쌀·라면·비누·치약·휴지 등 식생활용품을 기부 받아 저소득층에 나눠 주는 ‘무상 슈퍼마켓’이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겐 집까지 배달도 해 준다. 2층 센터는 지난해 6월 한빛종합사회복지관에서 설치한 임시 센터를 확대한 것으로, 50대 독거남의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는 ‘나비남 프로젝트’를 총괄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푸드뱅크마켓 신월점은 기부나눔문화 활성화와 복지 서비스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양천, 신월3동 주차타워 건설

    양천, 신월3동 주차타워 건설

    서울 양천구는 신월3동에 여울공영주차장(조감도)을, 목2동에는 거주자우선주차장을 신설했다고 10일 밝혔다. 양천구는 “신월3동과 목2동은 주택가 밀집 지역으로 주차난이 심각하다”며 “주차 불편을 겪어 온 두 지역에서 주차난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했다.신월3동 여울공영주차장은 지상 4층·연면적 3129.26㎡ 규모로, 구비 42억원과 시비 47억원이 투입됐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며 총 76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주차요금은 5분당 50원이다. 월 정기권은 전일 5만원, 주간 3만원, 야간 2만원이다. 11일 오후 2시 개장식이 열린다. 목2동 42~37호엔 구비 12억원을 들여 총 1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거주차우선주차장을 조성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주차장 건설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고 부지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지만 주민 편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재무의 오솔길]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이재무의 오솔길]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저이는 나보다 여유가 있다/저이는 나보다도 가난하게 보이는데/저이는 우리 집을 찾아와서 산보를 청한다/강가에 가서 돌아갈 차비만 남겨놓고 술을 사준다/아니 돌아갈 차비까지 다 마셨나 보다/식구가 나보다도 일곱 식구나 더 많다는데/일요일이면 빼지 않고 강으로 투망을 하러 나온다고 한다/(중략)나같이 사는 것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나는 이렇게도 가련한 놈 어느 사이에/자꾸자꾸 소심해져 간다/동요도 없이 반성도 없이/ 자꾸자꾸 小人이 돼간다/俗돼간다 俗돼간다”(김수영, 시, ‘강가에서’, 부분)김수영 시는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 주고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부여해 준다. 그런 면에서 그는 오래전의 시인이지만 여전히 현대적이다. 생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를 떠올릴 때면 때 전 러닝셔츠를 입고, 움푹 파인 휑한 눈으로 어딘가를 강하게 쏘아보는 듯한, 영양이 결핍돼 보이는 흑백 프로필 사진이 먼저 다가온다. 시인 부족의 울타리에만 한정시켜 평가한다면 그는 성공한 시인으로 부러움의 대상이라 할 수 있다.내가 좋아하는 그의 시편들 중에서 ‘강가에서’를 읽는다. 시 ‘강가에서’는 그의 시편들 가운데 소통이 원활한 시다. ‘공자의 생활난’이나 ‘꽃잎’과 같이 난해 일색의 시편들을 보다가 이 시를 대하면 과연 동일한 인물이 쓴 시라는 게 언뜻 납득이 안 갈 정도로 쉽게 읽힌다. 이 시는 그의 다른 시편들과 달리 리얼리즘의 기율에 입각해서 쓴 것이라 할 수 있다. ‘강가에서’는 나날의 비루한 일상을 소재로 삼고 있으며 서사 충동으로 가득 차 있다. 시적 주체는 매우 무기력한 인물이다. 그에 반해 이웃 사내는 화자에 비해 더욱 비참한 현실을 살아가지만 어찌된 일인지 훨씬 더 여유가 있고 자신에 차 있다. 이러한 이웃은 그에게 공포를 준다. 이 시의 어조는 자조로 가득 차 있다. 생활의 동력이나 활력을 찾아볼 수 없다. 시적 주체의 일상은 오래된 늪처럼 우울과 권태가 고여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웃 사내의 일상 또한 마찬가지다. 아니 그는 나보다도 더 속화된 존재다. 그는 도덕성이 마비된 존재이고 내일을 믿지 않는 존재다. 따라서 시적 주체인 나에게 내보이는 그 사내의 여유란 허풍, 즉 과장된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시 속의 풍경이 나는 전혀 낯설지가 않다. 그것은 아마도 시 속의 사내가 여전히 물리적 시차를 뛰어넘어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오기 때문일 것이다. 김수영은 왜 이처럼 자책을 넘어 자기 모멸에 가까운 내용의 시편을 지어냈을까. 그동안 그의 시편들은 평자들에 의해 소시민의 비애와 자의식에 가득 차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시는 바로 그 지적에 해당하는 시라 볼 수 있다. 김수영은 누구보다 4·19 혁명의 실패를 안타까워했다. 혁명 실패 후 그의 시편들은 자학, 자조, 절망의 어조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혁명의 대의인 자유를 포기하지 못하면서도 그것을 위해 자신의 생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그를 자조와 자학으로 몰고 갔을 것이다. 혁명 실패 후 일상에 매몰돼 가는 시인의 괴로움이 ‘강가에서’와 같은 유의 시를 낳았다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시 속의 이웃 사내와 같은 부류의 인간들로 가득 차 있는 세상에 대해 느낀 절망이 얼마나 컸으면 시인은 기계적 관성으로 나날을 살아가는, 무력한 그 사내에게 공포를 느꼈겠는가. 사실 틀에 박힌 삶처럼 무서운 것도 없다. 거기에는 자기반성이나 성찰이 배제돼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점차 행동하지 않는 지식인, 즉 날마다 속화돼 가는 소시민적 굴종의 삶에 길들어 간다. 그런 자의식이 들 때마다 그는 자신이 모래보다도 작다고 여긴다. 어느새 자괴, 자조, 자학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시 쓰기를 통해 괴로운 자의식을 토로하는 것, 즉 철저하게 자기반성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그는 당대 누구보다 순결하고 정직하게 삶을 영위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작 부도덕한 자들은 자신의 생이 얼마나 오점과 얼룩으로 더럽혀져 있는지도 모르고 살기 때문이다. 시 속 주체의 자리에 나를 대입해 본다. 부끄러움이 엄습해 온다. 나는 지금 너무 쉽게 살고 시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본다.
  • [우리 동네 건강 비책] 태아·임신부 힐링 돕는 양천 숲태교

    서울 양천구는 임신부와 가족을 대상으로 ‘힐링, 숲태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양천구는 “프로그램에 참가할 임신 안정기에 접어든 임신 16~32주 임신부와 가족 20팀을 모집한다”며 “11일부터 구 홈페이지 통합예약시스템에서 신청하면 된다”고 전했다. 숲태교 프로그램은 계남근린공원에서 오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 10~12시와 오후 2~4시에 진행된다. 오감으로 함께하는 숲태교, 숲속 음악회 등 태교에 좋은 프로그램으로 가득하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아이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함께하기 때문에 태교가 정말 중요하다”며 “자연 속에서 태아와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이번 프로그램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자, 이제 가자.” “안 돼.” “왜?” “고도를 기다려야지.” “아, 그렇군.” 바짝 마른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빈 무대에 허름한 점퍼를 입은 두 사람이 앉아 구두를 벗으려 애쓴다.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는 고도가 올지 안 올지를 두고 대화한다. 도대체 고도는 누구인지, 왜 고도를 기다리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싱거운 대화만 몇 번이고 반복한다. 주인과 노예가 잠시 등장하고, 소년이 등장하여 고도가 그날은 오지 않고 내일도 오지 않을 거라고 알린다. 고고와 디디는 왠지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린다. 두 사람은 무의미한 대화로 시간을 때운다. 1막에서는 고고가 가자고 하고, 2막에서는 디디가 가자고 한다. 쓸데없는 장난과 엉뚱한 대화를 듣는 관객이 왜 내가 여기 앉아 있어야 하나 고민할 때 막은 내린다.●파리로 온 작가·화가·철학자 1906년 4월 13일 아일랜드 더블린 근교에서 태어난 사뮈엘 베케트(1906~1989)는 부유한 개신교 집안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를 전공하고, 졸업 후 파리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쳤다. 1937년 파리 몽파르나스 언덕에 정착한 베케트는 이듬해 장편소설 ‘머피’를 발표했다. 1938년 1월 6일,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나오던 베케트는 소위 ‘묻지마 폭력’을 당한다. 모르는 청년이 느닷없이 그에게 칼을 휘둘렀던 것이다. 법정에서 범인이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하자 충격을 받은 베케트는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한 인생을 숙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41년 파리에서 그는 조국도 아닌 프랑스 레지스탕스 친구들을 돕는다. 더블린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부잣집 아들이 어떻게 이런 위험을 결심했는지 모르지만, 1942년 동지들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베케트는 시골 농장으로 피신하여 ‘와트’라는 소설을 썼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 그는 집중해서 작품을 썼다. 우주의 인연이란 기이한 바, 베케트가 태어나기 5년 전 한 인물이 옆 나라에서 태어났다. 1901년 10월 10일 스위스에서 탄생한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스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후기 인상파 화가였던 아버지 덕에 자코메티는 거대한 서가에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자코메티는 10세 때부터 소묘와 그림을 그렸으며, 14세 때 동생 디에고를 모델로 처음 흉상을 만들었다. 18세 때 자코메티는 제네바 미술 공예학교에 들어갔다. 자코메티는 눈앞에서 몇 번의 죽음을 목격했다. 아이를 위해 제왕절개를 거부했던 여동생의 죽음을 보았다. 어제까지 함께 베네치아 여행을 즐겼던 병든 할아버지 이야기도 황당하다. 아침에 깬 자코메티는 죽어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그때 자코메티는 깨닫는다. 죽음이란 늘 곁에 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폭격으로 잘린 팔 등 그는 죽음을 목격하고 강제로 성찰해야 했다. 그의 예술은 죽음이라는 한계에서 탄생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도 파리에 있었다. 그 무렵에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도 파리에 있었다. 세 사람은 양차 대전을 모두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쟁의 비극으로 아수라장이었던 파리라는 공간을 작가 베케트, 화가 자코메티, 철학자 사르트르는 같은 시기에 체험했다. 세 거장은 죽음의 심연을 극복하는 실존주의 문학(베케트)-미술(자코메티)-철학(사르트르)의 연대를 보여줬다. 이후 1953년 1월 파리 몽파르나스 바빌론 소극장에서 초연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기다리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의 만남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텅 빈 무대에서 ‘고도’를 기다리는 고고와 디디가 있다. 처음 이 연극을 보았을 때 홀쭉이와 빵빵이 같은 개그맨이 나와서 만담하는 줄 알았다. 노숙자 복장을 한 괴이쩍은 두 사람은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고도가 온다는 확신도 없이, 두 사람은 그저 기다리지만 고도는 나타나지 않는다. 기다림 자체가 희망이다. 반세기를 기다렸건만, 고도는 오지 않고 다만 심부름꾼을 보낸다. 디디는 고도의 심부름꾼에게 “나를 만났다고 말해”라고 부탁한다. 두 사람은 견딜 수 없는 시간을 버티기 위해 구두끈을 풀었다 다시 감기를 반복한다. 두 인물이 대체 몇 번이나 구두끈을 풀고 다시 묶는지 세어보다가 포기할 정도다. 어찌보면 이 한심한 방법이 아우슈비츠의 죽음 앞에서도 희망을 꿈꾸었던 생명들이 견뎌내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아니 전쟁이 아니더라도 삶 자체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베케트는 고도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어 ‘신’(God)이 무의식에 있어서 절대자를 생각하고 썼을 수도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한다. 희망이란, 숨은 신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이 연극이 세계에 널리 알려진 배경에는 자코메티가 있다. 1961년 파리 오데옹 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려 할 때 베케트는 자코메티에게 무대 디자인을 맡겼다. 두 거장은 밤새도록 나무 하나를 구부려도 보고, 꺾어도 보고, 부수고, 다시 세웠다. 목매달아 죽고 싶어도 매달리면 부러질 것 같은 연약한 나무를 구상했다. 나뭇잎이 한두 개 달린 앙상한 나무를 석고로 만들어 마치 뼈다귀 같은 느낌을 줬다. 자코메티와 베케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만났다. 석고로 만든 이 나무 하나로 자코메티는 열매 맺을 수 없는 죽은 나무의 비극을 미니멀리즘 무대 양식으로 표현했다.베케트가 무대 디자인을 자코메티에게 부탁한 까닭은 자코메티가 1년 전인 1960년에 발표한 ‘걸어가는 사람’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은 사진으로, 모작으로 하도 많이 봐 와서 별 감동이 없었다. 과연 저 삐쩍 마른 철사 같은 존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파리 퐁피두센터 5층에서 저 삐쩍 마른 이상한 작품이 몇 점 있어 한참을 봤지만, 부끄럽게도 모자란 서생은 철사인간의 깊이를 공감할 수 없었다. 뭔 뜻인지 몰랐다. 이번에 예술의 전당 전시회에서 이 작품 하나만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묵상하는 방에서 나는 사십여분을 응시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운명을 쏘아보는 듯 눈알이 크고 둥글었다. 원효의 눈부처를 보듯, 저 둥근 눈에 내 눈을 겹쳐 놓으니 가슴이 떨렸다. 대지를 버티는 두툼한 발, 해골 같은 머리를 촬영하면서 저 철사 같은 인간을 내 삶에 전이시켜 보았다. 183㎝ 키의 철사인간을 자코메티는 비정상적으로 늘어뜨리고 불필요한 것은 다 덜어냈다. ‘덜어냈다’는 표현이 대단히 중요하다. 죽음을 곁에 둔 인간이 덕지덕지 무엇을 품고 걸을 필요는 없었다. 자코메티 이전의 화가들은 ‘본 것’을 만들려 했지만, 자코메티는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려 했다. 동양철학에 깊이 영향을 받은 자코메티는 쓸데없는 것을 다 덜어낸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는 선배 화가 피카소를 향해 엄청난 말도 했다. “난 피카소가 예술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천재더라.” 자코메티의 말은 무서운 자세를 보여준다. 예술은 명성이나 기술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상에서 탄생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피카소는 기술로만 그리는 천재(기술자)일 뿐, 사상을 가진 예술가는 아니라는 비판이다. 나는 피카소와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라는 자코메티의 생각은 사뮈엘 베케트의 정신과 만난다. “우리는 왜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걸까요?” “그건 말이야, 인간이 더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인간을 만든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는 걸어가는 인간을 말했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 모든 걸 포기하는 대신에 계속 걸어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순간을 경험한다. 비록 이것이 하나의 환상 같은 감정일지라도 무언가 새로운 것이 또다시 시작될 것이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계속해서 걸어나가야 한다.”●걸어가는 고도가 만든 실존주의 철학 희망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죽음이 앞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주인공은 베케트 자신이었다. 동지들이 죽어가는 전쟁 속에서 레지스탕스로 숨어 지내면서 그는 끊임없이 글을 썼다. 고독을 벗하며 쓰고 또 쓰면서 사망 전까지 그는 매년 작품을 발표했다. 자코메티, 베케트, 사르트르는 인간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절망하지 않고, 걷는 인간, 기다리는 인간, 실존주의 철학을 만들어냈다. 그들에게 파리는 창조의 공간인 동시에 죽음을 체험하게 한 공간이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두 등장인물의 모습은 요즘도 파리에 많은 집시, 난민, 노숙자의 모습이다. 젊은 시절 나치를 피해 도망쳐야 했던 베케트와 자코메티가 한때 저런 처지가 아니었을까.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삶 자체는 무의미요, 전쟁의 아수라와 유사하지 않은가. 세 사람은 뜬구름 잡는 희망을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살을 유도하는 염세주의를 자극하지도 않았다. 숨막히는 현실에서 오지 않는 희망을 기다리는 세 거장의 자세는 운명을 견디는 잔혹한 낙관주의라 할 수 있겠다. 이 땅에서는 식민지의 어둠 앞에서 쫄지 말고 “눈 감고 가라”고 했던 시인 윤동주, 독재 시대에 아마득한 혁명을 꿈꾸었던 시인 김수영, 제주도에서는 4·3의 비극에 숨죽이며 지금까지 많은 눈물을 삼켰던 이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저 철사인간이 바로 내 모습,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여 눈시울이 뜨끈해진다. 무의미한 세계에서 베케트는 금욕적인 수도승처럼 살았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글쓰기와 연출에만 전념했던 그는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시상식에 가지 않았다. 자코메티와 함께 잔혹한 낙관주의를 가르쳐 준 베케트는 1989년 12월 22일에 조용히 고도가 있는 곳을 찾아 까마득한 여행을 떠났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고장 난 자전거를 찾아갑니다!”

    “고장 난 자전거를 찾아갑니다!”

    서울 양천구는 자전거 수리 기술자가 지역 내 곳곳을 찾아 자전거를 수리해 주는 ‘자전거이동수리센터’를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오는 10월까지 기술자가 매주 수요일엔 18개 동 주민센터, 매주 금요일엔 학교·공동주택, 매달 둘째·넷째 주 토요일엔 양천공원·파리공원·신월근린공원을 돌며 고장 난 자전거를 고쳐준다. 구 관계자는 “브레이크 점검이나 기름칠, 공기 주입 등은 무료로 해주지만 펑크 때우기나 브레이크·튜브·타이어·기어줄 같은 부품 교체는 실비를 받는다”고 전했다. 구는 2004년 서울시로부터 자전거특구로 지정됐다. 총 49.20㎞의 자전거도로가 마련돼 있으며, 자전거무료대여소 운영, 어린이 자전거 운전 인증시험 실시, 자전거등록제 시행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자전거이동수리센터를 통해 구민 누구나 편하게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자전거 안전 사고를 예방하고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어머, 내 손에 세균이 이렇게 많다니”

    서울 양천구는 식중독과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 씻기 교육’ 사업을 한다고 6일 밝혔다. 양천구는 “관내 초등학교·어린이집·유치원·집단급식소 등에 손세정 교육기와 형광 물질이 함유된 특수 로션을 무상으로 대여, 올바르게 손 씻는 방법과 그 중요성을 인식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손 세정 교육기는 손을 씻고 나서 세균이 얼마나 없어졌는지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기다. 구 관계자는 “평소 올바르게 손을 잘 씻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손씻기 교육 희망 기관은 구 보건위생과(2620-4884)로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손을 통해 옮기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올바르게 손을 씻는 것만으로 99%이상 예방할 수 있다”며 “아이들이 올바르게 손 씻는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헌옷·잡화 기부 나선 양천

    서울 양천구는 지난 3일 구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헌옷·잡화 등 생활용품을 모아 관내 자활단체와 보훈단체에 기부하는 ‘사랑의 재활용품 기부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오는 10일까지 수집된 재활용품은 11일 오후 4시 30분 구청 앞에서 열리는 ‘사랑의 재활용품 나눔 전달식’에서 양천지역자활센터와 고엽제전우회 양천지부에 전달된다. 양천지역자활센터는 기부 물품 판매 수익금을 저소득층 일자리창출사업에, 고엽제전우회 양천지부는 지역 내 중·고등학생 장학 사업에 사용한다.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다. 동주민센터나 구청 1층 종합상황실, 해누리타운 1층에 마련된 기부박스에 재활용품을 넣으면 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공무원들이 앞장서서 생활 속 나눔과 기부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양천, 상자텃밭 570세트 분양

    서울 양천구는 3~10일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 등 가정 내 자투리 공간에서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는 ‘상자텃밭’ 570세트를 분양한다고 2일 밝혔다. 상자텃밭은 기능성 플라스틱상자·토양 40ℓ·모종이 한 세트다. 모종은 상추·치커리·방울토마토로 구성돼 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온 가족이 도시 농부가 돼 가정을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드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도심 속 농부가 될래요!”

    “도심 속 농부가 될래요!”

    서울 양천구는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 등 가정 내 자투리 공간에서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는 ‘상자텃밭’을 분양한다고 1일 밝혔다.상자텃밭은 기능성 플라스틱상자·토양 40L·모종이 한 세트다. 모종은 상추·치커리·방울토마토로 구성돼 있다. 1인 2세트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전산 무작위 추첨을 통해 570세트를 배부한다. 상자텃밭 희망 주민은 오는 3~10일 구 홈페이지(www.yangcheon.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분양 대상자는 11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서울시와 양천구에서 일부 비용을 지원, 세트당 7000원만 내면 된다. 개별 안내에 따라 분양 대금을 입금하고 25일 양천공원이나 동 주민센터에서 수령하면 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상자텃밭은 어린이들에게 식물성장 관찰 기회를 제공해 감성·인성 함양에 도움을 주고, 안전한 먹거리 공급으로 구민 건강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온가족이 도시 농부가 돼 가정을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드는 기회를 가져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인공위성으로 재해 예측하는 양천

    서울 양천구는 전국 최초로 청사 내에 인공위성을 이용한 실시간 고정밀 이동측량시스템(GNSS RTK) 기준국을 설치하고, GNSS RTK 기준국과 사물인터넷(IoT)을 연계한 ‘스마트 공간정보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1일 밝혔다. 양천구는 “스마트 공간정보 플랫폼을 안전 분야에 가장 먼저 적용해 하천 범람·화재·산사태 위험 등을 사전에 감지, 주민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구는 우선 올여름 안양천을 대상으로 시범 가동할 계획이다. 안양천에 IoT 침수센서를 부착하면 안양천의 수위 등 정밀 정보가 구청 GNSS RTK 기준국을 통해 구 안전재난상황실에 실시간 제공된다. 구는 해당 정보를 토대로 신속하게 출입을 통제할 수 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앞으로도 선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성공한 ‘장애인 축제’… 장애인은 관람석 뒤에서 봤습니다

    성공한 ‘장애인 축제’… 장애인은 관람석 뒤에서 봤습니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성공리에 끝났다. 그런데 이런 평가는 주로 비장애인들의 시각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장애인 입장에서 본 장애인 올림픽은 어땠을까. 지난해 10월 휠체어를 타고 거리로 나가 3시간 동안 장애인의 삶을 직접 체험해 화제를 모았던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이 장애인 눈높이에서 패럴림픽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7일 평창을 찾았다. 잠시나마 장애인 체험을 한 사람으로서 그는 비장애인들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크고 작은 불편을 짚어 냈고, 장애인들이 느꼈을 법한 소외감을 체감했다. 장애인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배려’에 관한 한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김 구청장이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평창에서의 체험담을 그의 수기(手記) 형식으로 싣는다.경기장 가는 길 오전 7시 버스 편으로 양천구를 출발해 10시 20분 크로스컨트리스키 경기가 열리는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주차장에 도착했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타자마자 의자를 젖히고 휠체어를 세우는 장애인 구역으로 먼저 갔다. 지난해 장애인 체험 때 시내버스 안의 버튼이 고장 나 의자가 젖혀지지 않은 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버튼을 눌러 봤는데, 다행히 제대로 작동했다. 하지만 ‘다행’은 여기까지였다. 5분 뒤 버스에서 내려 경기장 입구까지 약간 경사진 비탈길을 올라갔다.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장애인들이 사람들을 피하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비장애인은 눈치챌 수 없는 불편함이다. 작은 턱도 길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장애인 체험 때 높이 5㎝도 안 되는 턱이 엄청난 높이의 담처럼 다가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작은 턱에 걸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휠체어를 탄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곧장 달려가 “밀어 드릴까요”라고 물었다. 장애인에 대한 교육을 받을 때 뒤에서 불쑥 밀면 휠체어를 탄 사람이 놀랄 수 있으니 의사를 먼저 묻는 게 예의라고 들었다. 그 여성은 “고맙다”며 웃었다. 안내판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 눈높이가 아니라 일반 성인 눈높이에 맞춰져 있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시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경기장에서 크로스컨트리스키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장애인용 좌석이 관람석 뒤쪽 난간에 좁게 마련돼 있었다. 장애인 축제임에도 앞줄 잘 보이는 좋은 좌석은 모두 비장애인이 차지하고, 정작 장애인은 뒤쪽으로 밀려난 꼴이었다. 더욱이 관람석은 계단으로 돼 있어 휠체어가 다닐 수도 없었다. 그래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관람석 뒤 난간에 위태롭게 올라가 경기를 봐야 했다. 관람객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난간에 앉은 장애인들을 흘끔흘끔 보는 시선도 불편하게 느껴졌다. 장애인 체험 때 버스나 식당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보던 시선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전 11시 45분 7.5㎞ 여자 입식 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들이 출발선으로 몰려들자 일부 관람객이 선수의 기록보다는 “저 선수는 무슨 장애를 갖고 있지?”라며 장애 자체에 더 호기심을 보이는 것도 아프게 들렸다.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을 나와 장애인 화장실을 찾았다. 경악했다. 위치도 구석인 데다 화장실 앞에 떡하니 흡연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일반인 화장실 앞엔 흡연 공간이 없었다. 장애인 축제에 정작 장애인 관람객은 별로 안 보이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그나마 눈에 띄는 장애인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이들은 중국, 베트남, 유럽 등지에서 휠체어를 끌고 비행기, 기차, 버스를 갈아타며 평창까지 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평창까지 오려면 보통 일이 아닐 것이다. 장애인 체험 당시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었다.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아직 장애인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고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회구조적으로 보이지 않는 벽에 장애인들이 위축돼 엄두를 못 내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장애인 축제가 되레 장애인들에게 더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건 아닌지.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는데 스틱 하나에 의지해 언덕을 힘겹게 올라가던 선수들의 뒷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한 명의 독자 위한 성찰의 편지… 고흐의 ‘뿌리 깊은 고뇌’ 담겼네

    [김응교 교수-작가의 탄생] 한 명의 독자 위한 성찰의 편지… 고흐의 ‘뿌리 깊은 고뇌’ 담겼네

    알다 이전에 ‘본다’가 있다. 쓰다 이전에 ‘본다’가 있다. 세상을 바로 보는 시선은 너무도 중요하다. 김수영은 “이제 나는 바로 보마”(공자의 생활난)라며 ‘보다’라는 행동을 강조했다. 작가란 대상의 본질을 보는 사람이다. 보는 시선에 따라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본다’라는 동사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낸 작가를 떠올리면 단연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떠올릴 수 있다.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거나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야. 사람들이 내 그림에 대해, 화가가 깊이 날카롭게 느끼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어. (1882년 7월 21일 / 반 고흐, 신성림 옮김,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예담, 2005) 고흐는 자신이 본 풍경을 ‘뿌리 깊은 고뇌’로 새롭게 표현하고 싶어 했다. 그의 고뇌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 써 있다. 그의 편지에는 자연과 종교를 대하는 태도, 안부를 묻는 내용이 가득하다. 에밀 졸라, 도스토옙스키 등 소설가에 대한 평과 렘브란트, 밀레 등 화가에 대한 간단한 인상주의 비평문도 들어 있다. 그는 화가이지만 ‘편지문학 작가’로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일기는 자기만 읽는 글이지만, 편지는 한 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독특한 문학 장르다. 한 명을 독자로 삼는 편지는 일기 못지않게 속내를 드러내는 솔직한 글이다. “그래, 내 그림들, 그것을 위해 난 내 생명을 걸었다. 그로 인해 내 이성은 반쯤 망가져버렸지. 그런 건 좋다.”(1890년 7월) 당찬 다짐이 들어 있는 편지글은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열정을 느끼게 한다. 그림에 “생명을 걸었다”는 속내는 일기처럼 편지글에서도 드러난다.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맘대로 써도 되는 일기와 달리, 편지는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성찰하며 이야기를 정리해 보내야 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이나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 ‘가난한 사람들’(1946) 등은 편지문학의 대표작이랄 수 있겠다. 편지작가인 고흐가 전하고 싶었던 것은 ‘뿌리 깊은 고뇌’였다. 영어로는 6권, 일본어로는 3권짜리 고흐 서간문 전집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말로 고흐 편지 전체가 번역된 적은 없다.●고흐가 본 시엔 한 통계를 보면 미술관에 걸린 누드화의 85%가 여성 누드라고 한다. 누드를 주문하는 자도 남자요, 그림을 그리고 만든 이도 남자였다. 천사처럼 성스러운 존재만을 누드로 그렸던 미술사를 에두아르 마네가 ‘풀밭 위의 점심식사’(1863)를 그려 흔들어 놓았다. 벌거벗은 여성 곁에서 넥타이에 정장을 갖춘 두 사내가 편안히 정담을 나누는 상황은 황당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누드의 여성은 그림 밖의 관람자를 태연하게 응시한다. 마네의 ‘올랭피아’(1865)는 더 도발적이다. 흑인 여성을 배경으로 하는 백인 여성의 흰 살은 조금은 외설적이다. 슬리퍼, 보석, 머리의 꽃 장식을 보자. 흑인 하녀가 든 향기로운 꽃다발은 누가 선물로 보냈을까. 고흐도 누드를 그렸다. 다만 고민 없이 혹은 그림을 팔려는 의도에서 그린 누드와 다르다. 고흐는 여성의 성적인 육체보다는 여성이 견딘 ‘뿌리 깊은 고뇌’를 그리려 했다. 고흐의 편지를 읽으면, 여성을 대하는 그를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작가로서도 충분히 평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겨울, 임신한 여인을 알게 되었어. 남자에게 버림받은 데다 그 남자의 아이를 배고 있었지. 겨울에 길을 헤매는 임신한 여자가 빵을 얻으려면 어떻게 했을지 너는 알겠지. 나는 그녀를 모델로 삼아 겨울 내내 그녀와 함께 일했어. 나는 그녀에게 모델료를 충분히 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방세는 내 주었어. 그리고 다행히도 빵을 그녀에게 나누어 주어 그녀와 아기를 굶주림과 추위로부터 지켜주었어. … 그녀와 결혼하는 것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결혼은 그녀를 구제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다시 가난해지고, 과거의 구렁텅이로 내몰리는 생활로 돌아가야 해.”(1882년 5월 3~12일)매독에 걸린 채 임신해 있고, 딸까지 데리고 있는 세 살 연상 매춘부 시엔과 고흐는 1년 넘게 함께 살았다. 그녀 때문에 목사인 아버지는 고흐에게 다시는 오지 말라고 야단쳤다. 친척이자 존경하던 스승이었던 안톤 모베도 인연을 끊었다. 시엔을 모델로 그린 ‘슬픔’(1882)에서 고흐의 ‘뿌리 깊은 고뇌’를 만날 수 있다. 우키요에(일본 에도시대 화풍)의 영향을 받았으나 외설적이거나 에로틱한 면이 없다. 오히려 힘없이 헝클어진 머리카락, 볼품없이 나온 뱃살이 지저분하고 추한 느낌마저 든다. 앞서 본 마네의 여인들은 팽팽한 곡선, 탐스러운 머리칼, 풍요한 젖가슴을 갖고 있지만, ‘슬픔’에 앉아 있는 시엔은 전혀 반대다. 모든 것을 잃었다는 박탈감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흐는 37년을 살면서 많은 그림을 그렸지만 ‘슬픔’은 고흐 개인사를 넘어 여성의 누드를 ‘슬픔’으로 보는 전복적인 작품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그린 것 중 최고”라고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말했다. “나 같은 사람은 정말이지 아파서는 안 된다. …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으니까. ‘슬픔’은 그 작은 시작이다.”(1882년 7월 21일) 그가 편지에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바람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시엔은 60여점의 데생과 수채화를 위한 모델에 지나지 않았을지 모르나, 시엔을 그린 ‘슬픔’은 여성을 보는 전혀 다른 세계를 제시했다.●감자 먹는 사람들… 빈자의 성찬식 솔직히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어두컴컴하고 지저분한 느낌 외에 달리 감흥은 없었다. 이상하게도 보면 볼수록 그 분위기에 점점 빠져들어 갔다. 집안은 온통 어둡고 감자가 놓인 테이블에만 빛이 모여 있다. 초라한 식탁에 등만 보이는 소녀 앞에 찐 감자의 김이 금빛으로 오르고 있다. 당시 유럽에서 감자는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이었다. 왼편에 그려진 광대뼈가 나온 사내는 거칠게 살아온 황소를 닮았다. 고흐는 왼쪽 사내의 손을 가장 공들여 그렸다고 편지에 썼다.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밀고 있는 손, 자신을 닮은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시하고 있다. … 언젠가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진정한 농촌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1885년 4월 30일 편지) 이 작품을 위해 고흐는 고향 누에넨에서 겨울을 보내며 농부들의 초상화 40여점을 그렸다. 고흐는 이 작품을 오랜 친구인 반 라파르트에게도 석판화로 보냈다. 걸작을 제작했다는 확신 때문에 고흐는 라파르트의 부정적인 반응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라파르트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예술의 규범을 모두 훼손했다고 생각했다. 굴하지 않고 고흐는 이 작품을 자신이 그린 그림 중에 가장 독창적이고 뛰어난 작품이라고 테오에게 편지를 보냈다. “나는 ‘감자 먹는 사람들’이 아주 좋은 작품이 되리라 믿는다. … 너도 이 그림이 독창적이라는 걸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1885년 4월 30일) 인도 콜카타에서 태어난 가야트리 스피박 교수는 돈도 없고 배운 것이 없어 자신들의 아픔을 표현할 줄 모르는 이들을 하위주체, 즉 서벌턴(Subaltern)이라고 명명했다. 이들은 왜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까. 스피박 교수는 구조적 문제에 주목하라고 요구한다. 고흐의 그림은 스피박의 서벌턴 이론에 호응한다. 고흐의 ‘슬픔’에 나오는 창녀 시엔이나 ‘감자 먹는 사람들’에 나오는 가난한 가족은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서벌턴들이다. 탄광 지역 보리나주에서 썼던 그의 편지를 읽으면 빈자에 대한 심려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수 그리스도는 괴로운 생활을 보내는 노동자에게 힘을 주고 위로하며 계몽할 수 있는 주님이기 때문이라고. 왜냐하면 그 자신이야말로 우리의 병을 안 위대한 슬픔의 사람이고, 그가 신의 아들이기는 하지만 목수의 아들로 불린 존재이며, 병든 영혼을 치료하는 주님이기 때문이라고.”(1878년 12월 26일) 고흐의 편지를 읽는 독자나 그림을 보는 관객은 잠시라도 그가 제시한 슬픔과 가난을 만드는 메커니즘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의 편지와 그림이 따스한 이유는 낮고 천하고 볼품없고 쓸데없는 것들을 ‘보는’ 그의 시선이 우리를 따뜻하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쓸쓸하고 낮은 것과 같이하려는 시선에서 ‘편지작가’ 고흐는 탄생했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경단녀·실직자 ‘제2의 인생설계’ 해요

    40~60세 대상 일자리 훈련·알선 서울 양천구는 중장년층 재취업 지원을 위한 ‘중장년 생애설계 및 재도약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22일 밝혔다. 양천구는 “베이비부머 퇴직자, 경력단절 여성 등 만 40세 이상 60세 미만 구직자 3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 제2의 인생 설계를 돕는다”고 전했다. 교육은 다음달 24~27일 노사발전재단 서부센터에서 진행된다. 나만의 입사지원서 만들기, 온라인 채용사이트 200% 활용법, 한 번에 통과하는 면접 노하우, 행복한 건강관리법 등을 알려준다. 고용노동부 워크넷 및 일자리플러스센터를 통해 일자리도 알선하고 직업 훈련 연계로 취업 역량도 높인다. 참여 희망 주민은 구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다음달 10일까지 이메일(shwoo@yangcheon.go.kr)로 제출하면 된다. 참가자에겐 참여 수당 5만원을 지급한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프로그램에 참가한 중장년층 20명은 취업 정보도 많이 얻고 자신감도 키울 수 있었다며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층이 개인별 컨설팅도 받고 효과적인 면접 전략도 터득해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양천구, 방과후 초등수강생 모집

    서울 양천구는 오는 30일까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상반기 찾아가는 마을방과후’ 수강생을 모집한다. 양천구는 “공간별·마을별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각 마을의 우수 인적자원이 교사가 돼 아이들을 지도한다”고 밝혔다. 여러 이야기와 소재로 수업하는 창의 공예 프로그램인 목4동 ‘도깨비학교’, 자연물을 직접 만지며 지식과 감성을 일깨우는 신월1동 ‘흙 한줌 책 한줌’, 보드게임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는 신월3동 ‘생각이 커지는 보드게임’ 등 10개 강좌가 다음달 2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된다. 강좌별 20명 선착순 모집한다. 수강료는 1만원이다. 희망자는 구 교육지원과(2620-4628)로 전화 신청하면 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찾아가는 마을방과후’는 마을교육공동체 조성에 기여한다”면서 “배움의 의지가 있는 곳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도봉, 모바일 스탬프 투어 길

    서울 도봉구는 19일부터 지역 내 문화, 역사 관광지가 포함된 ‘역사문화관광벨트’ 8곳을 둘러보면 스마트폰에 인증 도장을 모을 수 있는 ‘모바일 스탬프 투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역사문화관광벨트’란 도봉구를 대표하는 명소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코스로 총 8개의 역사 문화 관광지가 포함돼 있다. 함석헌 기념관, 둘리 뮤지엄, 김수영 문학관, 원당샘 공원, 방학동 은행나무, 연산군 묘, 양효공 안맹담과 정의공주 묘역, 간송 옛집 등이다. 스마트폰에 ‘버라이어티 도봉’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시설별로 설치된 ‘QR 코드’를 앱으로 찍으면 모바일 스탬프를 얻을 수 있다. 장소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제공된다. 한편 이날부터 한 달간 완주자, 탐방록 우수 작성자를 대상으로 이벤트가 진행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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