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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아라 연출 ‘햄릿 프로젝트’ - 현대인 빗댄 우유부단한 새 햄릿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온 연출가 김아라가 또다시 ‘햄릿’을 해체하는 연극을 올린다. 10일부터 30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될 ‘햄릿 프로젝트’는 햄릿의 의식을 새롭게 조명한 연극.지금까지 그의 셰익스피어극이 언어를 시청각적으로 표현한 음악극의 성격이 강했다면,이번 작품은 언어를 비틀어 이어붙인 콜라주 기법이 돋보인다. 햄릿하면 떠오르는 것은 비극적 영웅의 이미지.이 작품은 기존의 햄릿을 지우고,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새 햄릿을 탄생시켜 맘껏 비웃는다.강박관념에 사로잡힌 현대인에 대한 비유다.다른 등장인물은 햄릿의 자의식 속에 존재하는 부속물에 불과하다.셰익스피어의 황홀한 시적 대사도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이를 위해 작품은 원작의 줄거리를 뜯어내 햄릿의 성격을 부각시킬 수 있는 단면을 콜라주처럼 이어붙이고,대사보다는 신체동작과 이미지로 주술적인 무대를 만들어낸다.아홉개의 회전의자 뿐인 텅빈 무대는 기계적이고 사무적인 현대사회와 닮았다. 오후 7시30분.(02)751-1500. 김소연기자 purple@
  • 새영화 ‘굳세어라 금순아’ 주인공 배두나/ “망가져도 귀여운 금순이 제게 딱 맞는 역이죠”

    “저라면,남편이 170만원어치나 술을 마셨다면 찾으러 가기는커녕 집에도 못 들어오게 문을 잠가 버렸을 거예요.” 당차게 말하면서도 쑥스러운 듯 웃는 배두나(24).그녀 안에는 겉으로 보기와는 참 다른 모습들이 숨어 있는 듯하다.‘배두나’하면 터프하면서 중성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만,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을 보면 캐릭터가 제각각이다.담긴 그릇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젤리처럼. 이번 영화 ‘굳세어라 금순아’에서는 초보 아줌마 역이다.20대 초반의 나이에 어떻게 애 엄마를 소화할까 싶으면서도,남편을 찾아 유흥가를 휘젓는 ‘씩씩한 신세대 아줌마’하면 배두나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그녀의 생각도 같았나 보다.“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망가질수록 아름다워 보이는(웃음)역할이 제게 딱 맞겠다 싶었어요.” 예상대로 ‘굳세어라…’는 배우 배두나의 매력이 폴폴 날리는 영화다.뭐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이,애는 덜컥 낳아서 키우느라 얼빠진 초보 주부.그폭발 직전의 짜증을 솔직히 표현하고,겁없이 조폭에게 토마토를 던지는 그녀는 영락없이 신세대 아줌마다.하지만 실감나는 연기를 소화하기까지는 갓난 아기와의 힘든 심리전을 통과해야만 했다. “슬픈 장면에서도 우는 아이를 달래느라 밝은 음악을 들려줘야 해서 몰입이 잘 안됐어요.우리 애는 ‘징글벨’만 틀어주면 울다가 뚝 그쳐요.나중엔 ‘징글벨’이 울리면 아이는 방긋방긋 웃고 스태프는 모두 인상을 썼죠.아이를 업고 달리는 것보다 아이 보는 것이 훨씬 힘들더라고요.” 엄마들은 어떻게 애를 키우는지 정말 대단하다며 혀를 내두른다. 사실 배두나는 출연한 영화에서마다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흥행 운은 안따랐다.“제가 흥행을 보는 눈은 없나봐요.항상 별 계산없이 그때 그때 느낌에 따라 작품을 고르는데 흥행은 안 되더라고요.하지만 이번 작품은 재미있어서 기대하고 있어요.” ‘복수는 나의 것’과 ‘튜브’등을 찍으면서 즐거운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다는 배두나.하지만 그녀는 ‘굳세어라…’가 꼭 웃기는 영화만은 아니라고 말한다.“금순이는 철이 없어 보이지만 배구선수의 꿈을 접은 아픔을 가진 캐릭터예요.시나리오를 처음읽었을 때는 눈물이 나더라고요.따뜻하고 마음이 짠∼해지는 영화입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영화 박스오피스/ ‘YMCA 야구단’ 1위 올라

    예상대로 ‘YMCA 야구단’이 ‘가문의 영광’을 뒤이어 정상에 올랐다.개봉 첫 주말 13만여명을 모은 ‘가문의…’에는 못 미치지만 기대할 만한 출발이다.하지만 동시개봉작이 3편뿐이어서 아직 롱런을 장담하기는 이르다.개봉후 3주 연속 정상을 차지한 ‘가문의…’은 3위로 밀렸지만,‘집으로…’의전국 관객 416만명은 곧 뛰어넘을 태세. 김소연기자
  • [충무로 산책] 관객 외면한 아태영화제

    지난 4일 4일간의 일정 끝에 제47회 아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13개국에서 280여명의 대표단을 파견했고,조미 양자경 등 홍콩 톱스타들이 다녀간 영화제 치고는 지나치게 조용했다. 이유는 자명하다.일반관객을 위한 행사가 전혀 없었기 때문.영화제 이무상 사무총장은 “일반인 대상으로 한 상영회가 없어 괜한 말을 들을까봐 홍보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영화제는 기본적으로 관객을 위한 축제가 되어야 한다.아태영화제측도 처음에는 10년 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영화제답게,한글자막으로 10여개 극장에서 출품작을 상영하는 서울시민의 행사로 기획했다. 하지만 문제는 돈.전체 예산은 5억여원 정도에 그쳤다.내막을 들춰 보면 문화관광부·서울시 등 9개 단체의 후원은 이름뿐이고,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 5억원이 거의 전부다.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5년 전 제주에서는 도의 지원을 받아 극장 상영이 가능했다.”면서 “이번엔 지원이 거의 없는 데다 대작이 많은 가을 시즌이라 극장 협찬도 힘들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럼에도 준비 부족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힘들다.그 정도 규모의 행사에 스폰서가 안 붙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국내 대표적인 국제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출품작 가운데 이미 개봉된 것이나 다른 영화제에 출품된 것이 많아 스스로 위상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문화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아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인들의 친목모임 성격이 강해 예전의 권위를 잃었다.”면서 “자생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부산영화제 10억원,부천·전주영화제 5억원에 비한다면 아태영화제에 대한 영진위 지원금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식사만 제공했는데도 각국에서 자비로 최대 규모의 대표단이 온 것은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증명한다.이번 영화제 기간에 각국의 제작·배급 관계자들은 한국영화와 TV프로그램 수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일반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더라면 이런 긍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지 않았을까.영화인들의 잔치로만 끝난 점이 못내 아쉽다. 김소연기자 purple@
  • 11일 개봉 ‘비밀’-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속에 있다면…

    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상한 상상은 금물.선정적인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일본영화 ‘비밀’(11일 개봉)은 전혀 야하지 않은 영화다.그렇다고 이루어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것도 아니다. ‘비밀’의 외양은 전형적인 일본 코믹영화의 품새를 지녔다.아빠와 딸이 겪는 난처한 상황을 디테일하게 잡아내면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외모와 생활환경이 변했을 때 인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관찰이다. 평범한 가장 헤이스케(고바야시 가오루)의 아내 나오코(기시모토 가요코)와 딸 모나미(히로스케 료코)가 버스 추락사고를 당한다.아내가 숨을 거두는 순간 그녀의 영혼이 딸의 몸으로 옮겨간다.남편은 몇마디 대화로 모나미가 아내임을 안다.이제 이들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과연 나오코는 헤이스케의 아내로 남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유심론과 유물론의 고전적인 논쟁과 맞닿아 있다.인간의 정신이 먼저일까,몸이나 환경이 우선일까.정신은 나오코지만 몸과 환경은모나미인 인간이 어떤 길을 선택할지,이 어려운 문제를 영화는 다양한 상황에 놓고 풀어간다. 이런 점에서 영화는 스파이스 존스 감독의 ‘존 말코비치 되기’와 닮았다.‘존…’의 주인공들은 존 말코비치의 뇌 속으로 들어가 그의 육체로 세상을 보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마찬가지로 ‘비밀’의 나오코도 모나미의 몸으로 살아가면서 결국 다른 인간이 된다. 다시 여고생으로 돌아가 열심히 공부해 의대생이 되고,이어 요트부에 들어가 젊음을 만끽하는 나오코.남편은 그런 아내의 모습에 질투를 느끼고,걸려오는 남자친구 전화에 안절부절 못한다.아내의 남자친구에게 “우린 외계인이다.”라며 훼방을 놓기도 한다.영화의 웃음은 이 남편의 각종 해프닝에서 비롯된다.하지만 헤이스케는 결국 나오코의 새로운 삶을 존중한다. 영화는 관념론자들이 껍질에 불과하다고 믿는 인간의 육체와 환경이,얼마나 정신과 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는 마르크스주의적 유물론을 충실히 따르는 것. 원작은 1998년 일본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다.부인과 딸 역을 능청맞게 소화한 ‘철도원’의 배우 히로스케 료코의 연기도 주요 감상포인트. 인간의 정신과 육체라는 어려운 문제에 굳이 신경쓰지 않더라도,적당한 웃음과 감동이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영화다. 김소연기자 purple@
  •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 주연 남경주 “악기까지 직접 연주두배는 더 힘드네요”

    색소폰 부는 남자와 남경주(38).썩 어울리는 만남이다.‘왕자표’ 이미지와 달리 후줄근한 점퍼와 운동화 차림에 색소폰을 든 그를,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의 연습실에서 만났다. 멍청하면서도 귀여운 표정으로 색소폰을 맨 채 마이크를 잡고 폼나게 로큰롤을 불러대는 그의 모습은 가수인지 배우인지 헛갈린다.“이렇게 마이크를 직접 들고 노래하는 뮤지컬은 처음입니다.색소폰·베이스·드럼·피아노도 무대에서 직접 연주하죠.” ‘포비든 플래닛’은 이처럼 좀 색다른 뮤지컬이다.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모티브로 한 1957년작 SF영화 ‘금단의 행성’에 로큰롤을 결합해 록콘서트 형식의 뮤지컬로 만든 작품.8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 올랐고 로렌스 올리비에 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맡은 템페스트 선장은 혼자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어리버리한 역입니다.지금까지 모자란 역을 맡아본 적이 없어 연기 변신을 시도해 보고 싶었죠.” 게다가 악기까지 직접 연주하니 19년 동안 무대에 선 베테랑이라지만 배는 힘들다고 한다.“처음엔 우습게 봤는데 요즘엔 연주하다 틀리는 악몽까지 꿉니다.장난이 아니예요.” 그래도 대단하다.언제 그 많은 악기를 다 배웠을까.“음악을 좋아하는 데다 호기심이 많아서 틈나는 대로 배웠습니다.대학 다닐 때 재즈 뮤지션들이 멋있어 보여 바로 색소폰을 구입해서 연습했죠.” 그의 욕심과 열성은 공연계에서 유명하다.요즘은 하루 4∼5시간만 자면서 연습 중이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이래 벌써 강산이 두번은 바뀌었다.출연한 작품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물었다.“형(남경읍)과 함께 한 ‘사랑은 비를타고’죠.당시 대극장 뮤지컬에 견줄 만한 공연이었습니다.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99년 이후 작품인 ‘듀엣’ ‘키스 미 케이트’ 등도 기억에 남아요.연기에 관한 제2의 눈이 생겼거든요.” 이전에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라는 데 주로 신경을 썼다.하지만 연기를 공부하면서 이젠 인간 남경주가 아니라 작품의 등장인물로서 매력을 주고 싶단다. 그는 99년 ‘남자 넌센스’로 연출가로 데뷔하기도 했다.“솔직히 그땐 하지 말아야 했어요.준비가 덜 됐죠.하지만 공부를 많이 한 뒤 언젠가는 제대로 된 연출을 해 보고 싶습니다.배우활동을 오래한 뮤지컬 연출가는 아직까지 없잖아요.” 뮤지컬계 대선배답게 후배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던졌다.“최근 성악을 전공한 후배가 많아지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하지만 노래 못잖게 연기나 움직임도 힘들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는 인간적으로 괜찮은 사람보다는 귀감이 되는 좋은 배우로서 후배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참 따뜻한 선배다.이번 뮤지컬의 상대역은 가수 박기영.연습중 그가 대사를 해야 하는 부분에 실수로 박기영이 치고 들어오자 “내 대사 잘라도 돼.그렇게 집중해서 연기하는데 나중에 알아서 끼워넣지 뭐.”라며 당황한 후배를 보듬는다. “이번 작품 정말 재미있고 독특한 데다 저로서는 새로운 시도예요.” 미남 스타가 아니라 진짜 배우로 남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 템페스트 선장 역에 어떻게 녹아 있을까.무대는 11일 LG아트센터에서 첫선을 보인다.26일까지.화∼목 오후 8시,금·토 오후 3시·8시,일 오후 3시·7시.(02)2005-0114. 김소연기자 purple@
  • 韓·日 실험예술 한자리에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 27일까지

    미디어시대에 무대예술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을까. 오는 27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열리는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 2002’는 ‘미디어±피지컬’을 주제로,공연예술의 기본인 몸과 미디어 테크놀러지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담았다.차세대 예술인을 자칭하는 한국과 일본 실험예술가들의 무대다. 장르도 다양하다.공식 초청작 5편은 연극·현대무용·마임·미디어퍼포먼스·크로스오버로 구성됐다.10일까지 공연하는 첫 작품은 극단 풍경의 ‘하녀들’(박정희 연출).프랑스 장 주네 원작에 형사란 인물을 새롭게 추가해 기억과 욕망의 문제로 재구성한 무대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13∼16일 1997년 초연작 ‘두 문(門)사이’(임도완연출)를 무대에 올린다.전쟁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영상과 움직임으로 표현한 마임극.18∼20일은 일본 퍼포먼스 그룹 아구아 갈라의 ‘Ultimate Museum’(아리사카 연출)이 아방가르드 공연의 진수를 보여준다.지난달 도쿄에서 발표된 신작으로,연극과 무용의 경계를넘어서는 무대.과잉폭력에 길든 위험사회를 뒤틀린 몸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한다. 22∼24에는 일본의 살 바닐라 무용단이 멀티미디어를 통해 근원적 의사소통의 복원에 대한 희망을 그린 ‘Inter/action’(기가 히즈메 연출)을 선보인다.비주얼과 초현실적 음악,속도감 있는 남성 군무가 한데 어우러졌다.잃어버린 자신의 반쪽을 찾아가는 성(性)으로의 긴 정신적 여행을 표현한 댄스컴퍼니 조박의 신작 ‘꼬리를 문 물고기’(박호빈 작·안무)는 26∼27일에 공연된다.오후 7시30분.(02)325-8150. 김소연기자 purple@
  • 탤런트 김진만·전현아 연극결혼식

    아역 출신의 탤런트 김진만(33)과 연극배우 전무송씨의 딸이자 SBS ‘여인천하’에서 금이 역으로 잘 알려진 전현아(31)가 ‘연극 결혼식’을 올린다. 5일 오후 경기 고양시 신시씨어터에서 진행될 결혼식은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식장에서 신랑·신부가 ‘엔드리스 러브’를 함께 부르며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하지만 손을 잡으려는 순간 둘은 갈등을 느끼고 식장을 뛰쳐나간다. 도깨비들이 등장해 사랑을 일깨워 주고,두 사람은 결국 마음을 돌리고 결혼식을 올린 뒤 퇴장한다.무대에는 딸을 시집 보낸 아버지 전무송씨 홀로 허전함을 독백으로 달랜다. 배우답게 결혼식을 연극으로 꾸민 둘은 지난 96년 연극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에서 만나 사귀다 결혼에 골인했다. 김소연기자
  •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 (1)노무현후보 부인 권양숙씨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한매일은 종합일간지 중 처음으로 주요 대선후보 부인들의 본격 인터뷰를 포함,특집시리즈를 시작합니다.대선후보들의 인간적 면모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후보 부인들입니다.또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있어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대선후보 부인들의 이야기는 또 하나의 중요한 후보 평가 요소가 될 것입니다.인터뷰는 대한매일 신연숙(辛然淑) 문화에디터와 본사 명예논설위원인 김경애(金慶愛) 동덕여대 교수가 함께 주관했습니다.게재 순서는 특별한 기준 없이 인터뷰 요청에 응한 시점에 따라 결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 후보 부인 권양숙(權良淑·55)씨는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 탓에’ 언론 인터뷰를 안 하기로 유명하다.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먼저 사진 촬영부터 하자고 하자 “선거운동은 하겠는데 사진 찍는 것은 정말 어렵다.”며 어색해 했다.그러나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를통해 조심스러우면서도 뚜렷하게 생각을 털어 놓았고 안정감 있는 태도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다음은 일문일답. ■남편평가 및 자녀교육 ◆노 후보께선 평소 부인께 60∼70점짜리 남편밖에 안돼 부인이 무섭다고 하던데요. 그냥 평범한 가정이면 남편이 가정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텐데 남편은 지금까지 생활 그 자체가 힘든 선택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가정에 많은 시간을 내거나 인자하고 자상할 여건이 못됐습니다.가족들은 서운할 수밖에 없고,노후보는 항상 그 점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자기 점수가 형편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실제로 저는 점수를 후하게 안 주는데,아들과 딸은 아버지에게 후하게 줍니다.(노 후보에게는)원군(援軍)이 두 명이 있는 셈이죠.(웃음) ◆자녀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을 보니 노 후보께선 좋은 아버지였나 봅니다.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 아침식사는 꼭 함께 했습니다.아침을 같이 먹으면서 식탁에서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주고,본인 얘기를 하면서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아이들은 제가 공(功)을 많이 들였는데도제 편이 안되더라고요. ◆부부간에 호칭은 어떻게 하십니까. “여보”“당신”이라고 합니다.처음에는 친구처럼 이름을 그냥 불렀습니다.같이 자랐으니까요.“여보”“당신” 소리가 잘 안 나와서 약간 반말로 ‘어∼’라고 할 때도 있었죠.(웃음) ◆노 후보께선 집에서 가사를 도와주거나 쇼핑을 같이 하는지요. 노 후보가 재야활동을 하기 전에는 저 혼자 나가서 쇼핑한 일이 별로 없습니다.하지만 재야활동을 시작하면서 평범한 삶과 가정을 꾸리기가 어렵더라고요.지금은 거의 못한다고 해야 하죠. ◆노 후보께서는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로 비치는데 집안에서 가부장적이거나 그런 여성관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노 후보가 여성문제에 보수적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하고 질문도 받는데 사실은 아닙니다.어쩌면 그것은 순전히 제 탓이기도 합니다.제가 활동을 많이 안 하니까 ‘혹시 노 후보가 부인의 사회활동을 못하게 막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는 것이죠.하지만 제 성격이 어려서부터 나서서 하는 것을 잘 못합니다.실례로 지난 88년부터저희들 선거만 여섯 번을 치렀는데,저는 후보와 같이 움직이면서도 소리없이 표나지 않게 했습니다. ◆노 후보께서 부인에게 사회활동을 해보라고 권유한 적은 없나요. 결혼 당시 경희대 한의대가 설립 초기였습니다.그때 노 후보가 제게 “한의대를 가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습니다.또 다른 쪽으로도 공부를 해보라고 했습니다.그런데 아이는 어리고 항상 다른 식구들이랑 같이 살다 보니까,주부가 제 시간을 내서 공부를 한다는 게 어렵더라고요.집념과 의지도 있어야 하는데 제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딸이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손자·손녀를 봐줄 의향이 있습니까. 아들하고 딸에게 “며느리 될 아이와 딸이 계속 일을 할 것 같은데 내가 다 키워주겠다.”고 했습니다.지금도 허락이 된다면 아이는 키워주고 싶습니다.제가 가장 잘하는 분야거든요. ◆자녀들이 바르게 잘 커준 것 같은데요. 아이들이 아주 밝습니다.특출나게 우수하진 않지만 아이들을 밝게 잘 키웠다고 칭찬받은 적이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체벌을 한 적은 있습니까.저는 가끔씩 야단을 칩니다.용돈을 끊기도 하고,큰아이의 경우 밥을 먹지 않기에 굶기기도 하면서 버릇을 고쳤습니다.그러나 노 후보는 (아이들을)큰소리로 야단치는 것을 못 봤습니다.그런데도 아이들은 아버지를 무서워하더군요. ◆시댁 일은 많지 않았는지요.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아무래도 항상 마음을 많이 쓰고,가능하면 어머니와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했지만,(노 후보가)정치인이 돼 서울에 오고부터는 제대로 못했습니다.노 후보도 (이 점을)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노 후보께서 변호사였을 때는 고소득자였는데,정치인이 된 이후에는 경제적 변화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한테 점수를 못받는 것입니다.(웃음)한번 늘린 것을 줄이는 건 힘듭니다.경제소비 규모도 그렇고,키운 것을 줄이려고 하면 고통이 따릅니다.그렇게 풍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생은 안 하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 두 분께서는 “작은 별장을 갖고 멋있게 살아보자.”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그 꿈은 안 이뤄진 셈인데요. 변호사를 계속 했더라면 그런 희망을 남편에게 많이 닦달했을 것입니다.(웃음)그러나 남편이 재야활동에 들어서면서부터 식탁에 앉으면 정치·사회 얘기를 계속했고,저도 들으면서 은연중에 물이 들었나 봐요. ■정치관 ◆노 후보께선 사실상 정치적으로 순탄한 길을 걷지는 못했습니다.좌절의 고비 때 심정은 어땠습니까.남편이 정치를 그만뒀으면 하는 생각은 없었는지요. 처음 시작할 때는 두렵기도 하고,정치하는 분이 주위에 없었기 때문에 제가 좀 반대를 했습니다.그런데 낙선한 이유가 사람의 자질이 모자라서기보다 민주당 간판으로 부산에 가니까 ‘호남당’이라고 안 찍어주는 것이었습니다.그래서 (선거 때마다)‘만약에 이번에 낙선하면 정치를 그만두면 되지 않는가.’란 각오로 선택을 따랐습니다.솔직히 선거에서 떨어지면 나는 더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웃음) ◆지난번 국민경선에서 노 후보가 승리했을 때 기분은 어땠습니까. 노 후보가 1등을 하리라고 생각해서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그런데 경선기간 동안 민주당원들의 마음,노사모의 마음,일반 국민들이 정치권을 바라보는 마음을 보게 되면서 벅찬 감격을 느꼈습니다.‘우리 남편이 정치 개혁에 큰 몫을 하고 있구나.’란 생각 때문에 힘들어도 힘든지 몰랐습니다. ◆지금은 노 후보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는데요. 저는 (지지율이 치솟을 때도)인기가 끝까지 최상으로 가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민주당이 보궐선거,지방선거에서 일반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했고 노 후보의 실수도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노 후보를 중심으로 한 대선 본 게임이 시작되면 노 후보를 바라보는 마음들이 다시 돌아오리라 생각합니다. ◆노 후보의 대선 출마를 만류한 적은 없었습니까. 노 후보는 제 남편이기도 하지만,그 이전에 많은 분들과 이념과 정치성향을 같이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제가 ‘하라,하지 말라’는 생각은 접었습니다.이제는 남편이 결정한 대로 따르고 협조할 것입니다. ◆노 후보의 책 가운데 제목이 ‘여보 나 좀 도와줘.’가 있던데요.남편의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아닌가요. 사실은 지금도 책 제목 때문에 “사모님 지금도 안 도와주시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제가 안 도와줘서 도와달라는 뜻으로 제목을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94년 당시 재정이 어려워 책 제목이라도 재밌게 하면 책이 좀 팔릴까 해서 노 후보가 그렇게 정한 것입니다.역시 그 예상이 적중해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웃음) ◆노 후보에게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리 집에서 제 별명이 ‘뉴스 중독자’입니다.하루종일 방송뉴스와 신문을 보거든요.노 후보에게 필요하면 스크랩은 아니지만 그날그날 내용을 전하기도 하고,노 후보 관련 기사나 좋은 사설이 있으면 보여주기도 합니다.대중연설 때에는 청중들의 반응을 살펴 전하기도 하고,노 후보의 제스처를 모니터해 주기도 하지요. ◆바람직한 퍼스트 레이디로 육영수(陸英修) 여사를 꼽았는데요.어떤 이미지가 맘에 와 닿았습니까. 우리 국민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나 그리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육 여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청와대 안의 야당’이고,그 다음 봉사활동 아닙니까. ◆앞으로 퍼스트 레이디가 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십니까. 기본적으로는 남편이 초심을 잃지 않고 국정을 잘 다스리도록 내조를 잘해야 하지만,거기에만 머물러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여러 학자나 여성계에서 제게 모델을 줬으면 고맙겠지만,기본적으로 영·유아 탁아문제,방과후 어린이 프로그램,노인문제 등 약하고 소외된 쪽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노 후보께서 대통령이 된다면,자녀 관리는 어떻게 할 계획이십니까. 노 후보는 제도나 감시보다 문화가 바뀌어야 된다고 말합니다.저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대통령 아들에게 생길 것이 없다면 (부정부패의)연결고리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다행히 아들이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출발했고,딸도 그냥 예전대로 직장생활을 할 것 같습니다. ■가정생활 - 가족들 모두 독서 즐겨 ◇가족끼리 평소 즐기는 문화생활은 무엇입니까. 아들이나 남편이나 저나 주로 책을 많이 봅니다.운동도 좋아합니다.등산도 좋아하고….예전에 부산에 있을 때는 제가 수영을 굉장히 잘 했습니다.◇노 후보의 건강을 위해 특별히 챙겨주는 것이 있나요. 별로 없습니다.노 후보는 식사를 안 가리고 골고루 잘 합니다.생활도 규칙적으로 참 잘 합니다.자기관리가 철저한 분이죠.아침 5시면 일어나서 맨손체조하고 과식을 절대 안 합니다.건강의 비결인 것 같더라고요. ◇어려웠던 성장기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요. 자기가 몸소 체험한 부분하고 그냥 밖에서 사물을 봤을 때 하고는 느낌과 판단에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노 후보는 사법시험이라는 관문을 통과해 신분은 상류층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만,성장기나 자신의 관심분야는 일반대중의 삶입니다.다른 분보다 대중의 정서와 생활상,어려움을 이해하는 데는 가장 많은 자산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노 후보께서 국민경선에 참여한 이후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됐는데요. 머리에서 발끝까지 노출되는 느낌이었습니다.본인이나 가족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들까지….몰랐던 사실까지 알아내 주고,그런 부분이 힘이 들었습니다.하지만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막상본인의 일이 되니까 견디는 과정이 아주 힘들더군요. 정리 김소연 홍원상기자 purple@ ■권양숙씨는 누구 - 평범한 주부… 독실한 불교신자 권양숙씨는 ‘그림자 내조’를 해온 평범한 가정주부다. 집안은 평범하다 못해 불우한 편이었다.어린 시절 아버지 권오석(權五石)씨가 좌익 혐의로 구속돼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1971년 아버지가 옥사하면서 어머니 박덕남(朴德南·82)씨는 일찍 혼자가 됐다. 권씨는 경남 김해시 진영 대창초등학교,부산 혜화여중을 거쳐 부산 계성여상 3학년 때 중퇴했다.수업료를 못 낼 정도로 가세가 기울었기 때문이었고,곧 부산서 직장생활에 들어갔다. 노무현(盧武鉉) 후보와는 고향 친구사이로 직장생활 중 할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고향에 갔다가 군에서 막 제대한 노 후보를 다시 만나 연인사이로 발전했다.연좌제를 걱정한 노 후보 집안이 완강하게 반대했으나 두 사람은 2년간 열애 끝에 1973년 결혼식을 올렸다.이때 4년여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고시공부하던 노후보를 도와 함께 합격의 기쁨을 나누게 된다. 슬하에 아들 건호(建昊·30·LG전자)씨와 딸 정연(靜姸·28·주한 영국대사관)씨가 있다.둘 다 미혼으로 권씨 명의로 돼있는 서울 종로구 명륜동 45평짜리 빌라에서 모두 함께 살고 있다. 권씨는 독실한 불교신자다.어려서부터 절에 다니는 모친의 영향으로 불교와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었다. 김해 봉화산 정토암을 자주 찾았으나 1988년 서울에 올라 온 뒤 삼성동 봉은사,능인선원 등을 가끔 찾는다. 권씨의 언니 창좌(昌左·57)씨는 남편과 일찍 사별했다.남동생 기문(奇文·48)씨는 부산지역 모은행 간부이며,여동생 진애(珍愛·52)씨는 가정주부다. 이춘규기자 taein@
  • 47회 아·태영화제 폐막 홍상수씨 감독상 수상

    제47회 아ㆍ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이 ‘생활의 발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4일 오후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막을 내린 아·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은 데쓰오 시노하라 감독의 ‘이노치’에게 돌아갔다.여주인공 마키코 에스미는 여우주연상을 받았고,남우주연상은 태국영화 ‘몬락’의 슈파콘키슈완이 차지했다.단편영화 부문의 최우수 작품상은 인도네시아 영화 ‘스튜던트 무브먼트’가 받았다. 지난 1일 개막한 이번 영화제는 12개국에서 25편의 장편과 15편의 단편영화가 출품됐다.홍상수 감독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1996년 밴쿠버국제영화제에서 용호상을 받은 바 있고 99년에는 ‘오!수정’으로 도쿄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김소연기자 purple@
  • 토요영화/ 집시의 시간 外

    ◆ 집시의 시간(EBS 오후10시) = 유고 출신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출세작.집시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현실과 상상이 교차하는 쿠스트리차 특유의 몽환적 리얼리즘이 빛나는 걸작이다.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고,프랑스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1980년대 최고 걸작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할머니,여동생과 함께 사는 집시 페란.이웃에 사는 아즈라를 사랑하지만 가난하다는 이유로 결혼을 못한다.페란은 절름발이 여동생의 다리를 고쳐주겠다는 아메드의 제안으로 이탈리아로 떠난다.하지만 여동생이 행방불명돼 페란 혼자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임신한 아즈라는 아이를 낳다가 죽는다. 지지리도 못사는 집시의 비극적인 삶이 소재지만,슬픔보다는 꿈과 환상이 너울거리는 신비스런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 인디안 썸머(KBS2 오후10시50분) = 인정 많고 능력있는 변호사 준하(박신양)는 사형선고를 받은 신영(이미연)의 국선 변호를 맡는다.죽고 싶다고만 말하는 신영이 정말 남편을 살해했는지 의심스러워진 준하는 치밀한 자료검토 끝에무죄 추정을 끌어낸다.그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랑이 싹트는데…. 엉성한 짜임새와 상투적인 사랑묘사로,법정 드라마에 멜로를 혼합시킨 새로운 소재의 장점을 십분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영원한 제국’‘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시나리오를 썼던 노효정 감독의 지난해 데뷔작.‘인디안 썸머’는 늦가을에 문득 찾아오는 짧은 여름날을 뜻한다. ◆ 리젼에어(MBC 오후11시10분) = B급 액션영화 스타인 장 클로드 반담이 외인부대 용병으로 출연했다.배경은 1924년 프랑스.복서로 이름을 날리던 알랑은 옛애인을 찾기 위해 시합에서 져달라는 갱두목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상대방을 KO시키면서 알랑의 도주가 시작된다.피터 맥도널드 감독의 98년 영화. 김소연기자 purple@
  • 책/ 롤프 하우블 지음,시기심-‘시기심’ 꼭 나쁘기만 한걸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누군가가 나보다 잘 되면 시기심을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일 터.하지만 그 시기심이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독일의 심리학자인 지은이는 이 단순해 보이기만 하는 ‘시기심’에 돋보기를 들이댄다.시기심에 관해 뭐 그리 할 말이 많을까 싶지만,저자는 정의부터 그 감정을 이용하는 법까지 400쪽 가까운 분량으로 시기심론(論)을 주절주절 풀어낸다.도덕이 아닌 과학으로서의 시기심이다. 그러다 보니 시기심은 감추어야 할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다.‘나는 시기하지 않는다’라는 부제처럼 사람들은 대부분 남을 시기한다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숨기지만,저자는 시기심이라고 다 똑같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시기심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적대적인 시기심’은 자신이 갈망하는 재산을 타인이 소유한다는 사실에 화를 내는 경우.‘우울한 시기심’은 상대방이 정당하게 재산을 소유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고 생각할 때 생긴다.‘야심에 찬 시기심’을 가진 사람은 상대를 인정하면서 자신도 그처럼 되고자 노력한다.마지막으로 ‘분노에 찬 시기심’은 상대방이 재산을 정당하지 않게 소유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을 때 나타난다. 이러한 분류를 토대로 저자는 역사·문학·종교·신화·광고 등에 나타난 온갖 시기심을 분석해 낸다.예를 하나 들어 보자.바그너는 1850년 갑자기 유대인의 전통음악을 비방하는 글을 출판한다.명예욕이 강한 그는 당시 비평가들에게서 호평을 받지 못했다.반면 유대인 출신인 작곡가 마이어베어는 바그너가 꿈꾸던 성공을 이루었다.바그너는 적대적인 시기심으로 실패에 따른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낸 것. 이처럼 시기심은 원한·복수·냉소 등 주로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이런 감정의 표출이 적대적인 시기심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이를 참는 힘을 키우거나 어떻게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면서 긍정적인 시기심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처럼 시기심의 다양한 성향을 파악해 이에 맞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책의 핵심.적대적인시기심과 달리 야심에 찬 시기심을 가졌다면 이를 정당한 자기발전의 계기로 삼으면 되고,근거를 보여줄 수 있다면 분노에 찬 시기심을 보여주는데도 인색할 필요가 없다. 이같은 시기심에 대한 다층적인 분석은 사회현상을 하나의 잣대로 해석하면서도 단순 도식에 빠지는 오류를 피해간다.보수주의자들은 계급투쟁을 못 가진자의 시기심으로 해석하지만,저자의 논리에 따른다면 이는 오히려 분배가 정당하지 못할 때 이를 바꾸는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독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매력을 지녔다.시기심은 적든 크든 누구나 갖는 감정이기 때문에 저자의 분류는 자신의 마음상태를 탐색하고 처세술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다양한 학문과 예술을 아우르는 박학다식함은 지적 만족감을 채워줄 수 있다.인간이란 복잡한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까지도 가능하다.1만 6500원. 김소연기자 purple@
  • 맞벌이 주부 요리 노하우-‘일하면서 밥 해먹기’ 출간

    회사 다니며 밥해 먹기가 얼마나 힘든지 해 본 사람만 안다.신혼 땐 부푼 꿈에 이것저것 시도해 보지만 곧 제풀에 죽어 포기하기가 일쑤. 그런 맞벌이 부부에게 ‘일하면서 밥해먹기' (김혜경 지음, 디자인 하우스펴냄)는 희소식이다.23년간 하루 세끼 요리와 씨름하며 터득한 맞벌이 주부의 노하우를 그대로 담은 것. 2주일에 한번 주말에 주요리를 모두 준비해 냉동하기,국과 찌개는 이틀치를 한꺼번에 만들기,인스턴트·냉동식품·스피드 쿠킹을 도와주는 주방도구 활용법 등 실현 가능한 요리 ‘비법’을 총망라했다.식단짜기부터 보관법까지 초보 주부를 위한 정보도 담았다.지은이는 잡지 편집장을 거친 기자 출신.9500원. 김소연기자
  • 뮤지컬에 마당극·퍼포먼스 접목 - 극단 예현 ‘블루 칩스 드림’

    한바탕 웃고 즐기는 뮤지컬 패러디 공연이 대학로를 달구고 있다.극단 예현의 ‘블루 칩스 드림’.뮤지컬을 기본으로 해 마당극·퍼포먼스를 뒤섞은 이색적인 무대다. 공연은 ‘뉴욕뉴욕’‘카바레’‘미스사이공’‘풋 루즈’등 인기 뮤지컬의 메인 테마를 부르는 콘서트 형식이지만,단순한 재연에 그치지 않았다.의상이나 무대를 새롭게 꾸미고 관객과 함께 어울리는 마당극 형식을 도입해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라기보다 팬 서비스 차원의 버라이어티 쇼가 큰 특징.20년 가까이 국내 뮤지컬계를 이끈 진복자와 이윤표를 필두로 신예스타인 임선애 김미혜 이석준 배해선 등이 빼어난 춤과 노래,연기를 선사한다. 배우이자 무대구성을 맡은 이윤표는 “뮤지컬 넘버를 한꺼번에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소극장 콘서트”라고 설명했다. 연출가 서영석은 “뮤지컬을 전통 마당극의 해학적 아이디어와 접목해 오락적 요소를 강화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13일까지 화∼목 오후7시30분,금∼일 오후 4시30분·7시30분,대학로소극장.(02)766-0773. 김소연기자 purple@
  • [충무로 산책] 뻔뻔스런 영화속 간접광고

    “열심히 일한 당신 극장으로 떠나라.” 대박 행진을 계속하는 영화 ‘가문의 영광’을 두고 이런 우스갯소리가 들린다.그만큼 이 영화에는 현대카드의 광고가 노골적으로 삽입돼 있다. 영화 속 간접광고(PPL·Products in Placement)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하지만 지금까지는 알게 모르게 쓱 지나가던 간접광고가,이제는 뻔뻔스럽게 정면에 나선다. ‘가문의 영광’에서는 현대카드 광고 모델인 정준호가 광고의 제스처를 극중 맥락과 상관없이 그대로 따라하는 장면이 나온다.또 “016은 ★표를 누르면 취소가 된당께.”라는 대사가 나오고,야후 코리아로 e메일을 보내기도 한다.현대카드는 마케팅비 20억원 가운데 3분의1 정도를 지원했고,야후 코리아는 1억원을 협찬했다. 물론 소비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를 무리하게 비난할 필요는 없다.특히 영화가 산업인 이상,간접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작비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는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관객은 영화를 보러 가지 광고를 보러 가는 것은 아니다.간접광고는 말 그대로 ‘간접’에 그쳐야 한다.영화의 소품이나,의미를 풍성하게 하는데 활용되는 선을 넘게 되면 관객은 짜증날 수밖에 없다. ‘공동경비구역 JSA’나 ‘집으로’의 초코파이는 잘 쓰인 PPL의 예다.상품이 가지는 의미를 영화의 주제 속에 녹여냈다.‘예스터데이’에서도 경찰청 화상전화 초기 화면에 카이 로고가 뜨는 장면이 나오는데,“경찰청 전화에이것 좀 안 넣으면 안돼요?”“네가 경찰청 전화요금 다 낼래?”라며 비트는 재치를 보인다. 포카리스웨트,동서식품 등 30개 넘는 간접광고로 한국 PPL의 원조가 된 99년 ‘쉬리’이래 한국영화에서도 PPL은 빠질 수 없는 양념이 됐다.하지만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미덕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소연기자
  • 영화 박스오피스/ 한국영화 1~6위중 5편

    한국영화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대박의 꿈을 이룰 조짐이다.주말 관객 수 1∼6위에 5편이 포진한 것.연휴 극장가를 독식한 ‘가문의 영광’은 3주째 1위를 고수했다. 지난 30일에 전국 관객수 300만을 돌파했다.3주째 2위를 지킨 ‘연애소설’도 만만치 않다.개봉과 동시에 3위에 오른 ‘도둑 맞곤 못살아’는 좌석점유율이 그다지 높지 않아 대박을 장담하기는 빠르다. ‘오아시스’의 뒤늦은 선전도 눈에 띈다.스크린 수는 줄었지만 좌석점유율은 61%로,지난주보다도 높아졌다.‘보스상륙작전’도 전국 관객 100만을 넘어섰다.이번 주말에 ‘YMCA야구단’이 가세하면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한국영화계,모처럼 축포를 터뜨려도 좋을 듯 싶다. 김소연기자 purple@
  • 새영화/ 남자 태어나다-섬마을 총각들 권투로 대학가기

    ‘남자 태어나다’(11일 개봉)는 유려한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에 아기자기한 연기를 녹여낸 고만고만한 코미디영화다. 지도에도 없는 섬 마이도.마을 최고령 할아버지의 99세 생일날 ‘지령’이 떨어진다.‘대학가는 놈 만들어라.’ 마을 어른들은 대성(정준) 만구(홍경인) 해삼(여현수)에게 권투를 시켜 대학에 보낼 계획을 세운다.복싱계를 떠난 왕코치(이원종)가 사범으로 붙으면서 연습이 시작되는데…. 영화란 장르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빛바랜 사진과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과거를 눈앞의 이미지로 살려내는 데 있다.‘남자…’는 그 향수의 정서를 노렸다.흑백사진을 연결하다가 정지된 사진이 영상으로 바뀌면서 시작하는 영화는,1983년의 아물아물한 과거를 현재시제로 만들어 관객을 초대한다. 하얀 접시에 한아름 쌓은 빵,‘새벽종이 울렸네∼’ 노랫소리,리어카상의 번데기,막 싸우다가도 꼿꼿이 서서 가슴에 손을 얹는 국기 게양식 등 이제는 볼 수 없는 80년대 풍경이 정겹게 묘사된다.하지만 복고로 승부를 걸기엔‘해적,디스코왕 되다’‘챔피언’ 등이 선수를 쳐서 낡은 느낌이다. 게다가 오래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였는지는 몰라도,바랜 듯한 색감은 섬마을의 아름다운 자연을 오히려 개성 없이 만들어 버렸다.동네 어른들과 건달 등 조연급들의 코믹 연기는 눈에 띄나 특별한 정도는 아니다.그래도 홍수환씨가 지도했다는 권투신은 ‘챔피언’에 비해 긴박감이 있는 편이다. 억지로 감동을 심으려 한 것은 문제.“꿈만 있으면 세상에 나가 터져도 포기하지 않는다.” “남자는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아.”라는 식의 ‘꿈 타령’이 지나쳐 짜증이 난다. 거기다 대상을 왜 남자에 한정지었는지도 모를 일이다.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진짜 남자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마초 같은 남성들에게나 통할 듯싶다.‘천사몽’의 박희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소연기자
  • 18일 개봉 몬스터 볼/ 가슴이 턱 막히는 슬픔 아픔뒤 만나는 ‘삶의 진실’

    아픔만큼 성숙해진다는 오래된 유행가 가사처럼,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은 인간을 변하게 만들기 마련이다.하지만 그 가슴이 턱 막히는 고통 없이도 인간이 성숙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흑인배우 할리 베리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몬스터 볼’(Monster’s Ball·18일 개봉)은 끝없는 절망의 깊은 우물을 휘젓고 다니는 영화다. 인생이 마냥 즐겁기만 한 사람이라면 발길을 돌려라.하지만 기억하기조차 싫은 슬픔을 가슴에 꾹꾹 눌러 담고 사는 사람에게는,생채기를 끄집어내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영화다. 사형수인 남편 로렌스(퍼프 대디)를 11년째 면회해 온 레티샤(할리 베리).이젠 지쳤다며 쌀쌀맞게 남편을 대하지만 속마음은 다르다.불안하게 담배를 피우며 다리를 떠는 레티샤의 모습은 초조하기만 하다.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남편.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대를 이어 사형집행관이 된 행크(빌리 밥 손튼).흑인을 경멸하고 아들을 나약하다고 구박하는 전형적인 남부 출신 사내다.하지만 로렌스의 사형집행날 구토를 한 아들을 나무라다가,눈 앞에서 아들이 자살하자 그의 삶은 바뀐다. 어찌 보면 신파인데다,지나치게 우연에 의존한 스토리 전개는 느슨하다.레티샤의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날 하필이면 그 자리를 지나간 사람은 행크였고,그 행크는 하필이면 레티샤 남편의 사형집행관이라니.게다가 둘 다 아들을 잃은 슬픔까지 공유하니 기막힌 우연의 연속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영화는 그 우연을 운명으로 뒤바꿀 만한 힘을 가졌다.둘의 만남은 우연일지 모르지만,둘을 연결하는 감정의 소통은 그 어떤 영화보다 강렬하다. 너무나도 고통스러워서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달라고 애원하는 레티샤와,같은 무게의 슬픔을 안고 사는 행크가 벌이는 거칠고도 슬픈 섹스는,양념처럼 가미되는 보통의 섹스 신과 차원이 다르다.둘의 섹스는 모든 가식을 집어던진 가장 정직한 소통이자 갈망이요 위로다. 이후 레티샤와 행크가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은 로맨틱 영화처럼 알콩달콩하게 그렸다.영화적 재미를 고려한 셈.하지만 그보다는 흑인을 경멸하다 흑인여자와 몸을 섞고 사랑을 느끼는 행크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더 흥미롭다. 비싼 대가를 치른 뒤에야 얻게 된 진실.결코 깨질 것 같지 않은 독단과 편견의 껍질에 갇혀 살아가는 인간이란 존재에 관해 성찰하게 한다.저런 아픔을 겪지 않고도 성숙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아쉽게도 인간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그 쉽지 않은 변화를 표현해 낸 빌리 밥 손튼의 연기가 완벽에 가깝다. 아들에 관한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웃다 울다 섹스로까지 이어지는 장면에서 할리 베리의 연기도 숨이 막힐 정도로 실감난다.이 둘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돈이 아깝지 않을 영화. ‘몬스터 볼’은,영국에서 사형 집행 전날 밤에 사형수에게 열어주는 파티를 뜻한다.선댄스영화제 출신의 서른한살 젊은 감독 마크 포스터가 연출을 맡았다. 김소연기자 purple@
  • 이스라엘版 난타 ‘마유마나’/ 14∼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

    한국에 ‘난타’가 있고 아르헨티나에 ‘델라구아다’가 있다면 이스라엘에는 ‘마유마나’가 있다. ‘스텀프’이후 대사없이 구르고 두드리는 넌버벌 퍼포먼스는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무대언어가 된 듯하다.국내에서는 1996년 ‘스텀프’의 내한공연으로 타악 퍼포먼스 붐이 일어났다.‘난타’‘두드락’‘칼라바쇼’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보면 모두 ‘스텀프’의 아류지만,자국의 독특한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재창조라고 평가하는 것이 더 알맞다.오는 14∼20일 새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될 ‘마유마나’도 마찬가지. ‘마유마나’는 지난 96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탄생했다.피 튀기는 전쟁과 테러의 소용돌이 속에서 황폐해진 젊은이들에게 삶의 유머를 느끼게 해주자는 의도로 시작했다.어지러운 아르헨티나의 정치적 상황에서 탄생한 ‘델라구아다’와 배경은 비슷하지만 목적은 다르다.‘델라구아다’가 안일한 대중에게 충격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마유마나’는 즐거움을 위한 공연이다. 그래서 ‘마유마나’에는 ‘델라구아다’나 ‘스텀프’와 달리 웃음이 끊이지를 않는다.주위의 소품을 이용해서 두드리는 데 그치지 않고,일상적 에피소드를 마임으로 표현해 아기자기한 극적 재미를 끼워넣었다. 또다른 특징은 개개인의 애드립이 많다는 점.단원들은 무용수·코미디언·마임연기자 등으로 다양하다.이들은 각자 자신만의 재능을 살려 힙합,요가,아프리카 전통춤,찰리 채플린의 희극,암벽등반,드럼 연주 등을 보여준다.각자가 잘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찾아가게 하는 전통적인 이스라엘 교육방식에 맞춰,단원이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춤사위와 무대연출을 익힌 것.‘마유마나’는 히브리말로 ‘다재다능한’‘기술있는’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음악은 재즈·테크노·록 등 비트가 강해 흥겹다.쓰레기통,드럼통,양동이,PVC파이프,수영장의 오리발,고장난 전화기 등을 악기로 사용한다.재즈댄스·탭댄스 등 다양한 춤과 괴성으로 고뇌하는 인간을 상징하기도 한다. 유럽을 비롯 전세계에서 800회 이상 공연했고,500만명 이상 관람했다.현재 텔아비브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전용극장을 두고 있다.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는 한국을 처음으로 찾았다.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3시·7시30분,일 오후3시.3만∼6만원.(02)399-5988. 김소연기자 purple@
  • 1인극 ‘레고 인간’으로 1년만에 무대 복귀 마임이스트 남긍호

    “아시겠지만 우리 공연은 마임이라 말이 없어요.” 스태프들이 웃는다.연습을 막 마치고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며 숨가쁜 목소리로 말문을 연 마임이스트 남긍호(39).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교수이기도 한 그가 1년만에 ‘레고 인간’으로 무대에 돌아온다.연출도 마다하고 순전히 배우로서다. “마임 배우로 더 성장하고 싶었습니다.가르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연출도 많이 했지만 정말 하고 싶은 건 연기예요.”게다가 1시간이 넘는 한편의 마임극을 1인극으로 꾸미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제게는 모험입니다.정말 흥분돼요.”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팔을 들었다 내렸다 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그는 천상 마임 배우다.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아득한 환상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170㎝도 안되는 작은 키에서 어떻게 저런 신비한 힘이 나오는 걸까. 마임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에서 마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연극을 하고 싶어 경성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죠.하지만 부산 사투리가 심해서 제대로 연기를 할 수가 없었어요.그러다 마임을 해 보지 않겠느냐고 누나가 권유했죠.”누나란 역시 예술종합학교 교수인 현대무용가 남정호다. “몸으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어요.제대로 배워 보고 싶어 프랑스로 떠났습니다.”그는 마르셀 마르소 마임학교,콜포리엘 마임학교를 나온 뒤 파리8대학 연극·예술학과 대학원을 최고 성적으로 졸업했다.졸업 논문에서는 영화의 몽타주 기법과 마임의 움직임을 비교했다. 프랑스에서 보낸 8년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거리 공연.생활비를 벌고자 무작정 소도구를 싸들고 거리로 나섰다(그는 가방을 들고 분장하는 동작을 역시 몸짓으로 표현했다.)“그때는 한 달에 동전만으로 700만원 이상 벌었어요.지역신문에 기사가 나오기도 하고,꽃다발을 들고 찾아온 여자도 있었고….재미있는 추억이지요.” 무엇보다 거리공연에서 배운 건 마임이 엔터테인먼트라는 사실이다.“거리에서는 웃기지 않으면 그냥 쓱 쳐다보고 지나가 버립니다.학교에서는 마임이 예술이라는 것만을 가르쳤죠.”그는 여전히 마임의 기본정신은 대중성이라고 생각한다.세대·성별의 구분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1997년 굳이 귀국길에 오른 이유는 “배운 것을 공유하고 싶어서”였다.10편 정도의 작품을 꾸준히 올렸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받았다.99년에는 ‘이 시대에 맞는 우리의 이야기를 하자.’는 모토 아래 호모루덴스 남긍호 컴퍼니를 창단했다. 하지만 그의 활발한 활동과는 달리,국내 공연계에서는 마임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 “최근 마임의 추세는 무용·연극과 혼합한 크로스오버입니다.무대장치 없이 혼자 무대에 나와서 하는 공연으로는 볼거리에 익숙해진 관객을 사로잡을 수 없어요.연극공연과 마찬가지의 장비가 드는데도,마임은 연극의 절반 선에서 정부지원금이 나옵니다.마임이 뭔지 아직 잘 모르는거죠.” 그럼 마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졌다.“힘과 유연성이 있는 체력,왜 마임을 하는가에 대한 정신,그리고 자유로운 상상력이 마임의 세가지 요소죠.” 이번에 무대에 올릴 ‘레고 인간’은 호기심 많은 장남감이 권력욕에 빠져 흉측한 괴물로변해가는 과정을 그렸다.“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고민이 담겼습니다.”주제는 사뭇 진지하지만,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보고 가슴으로 느껴라.그리고 실컷 웃어라.’제가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는 짬짬이 다른 공연의 움직임을 지도하기도 한다.‘칼라바쇼’‘우리나라 우투리’와 오는 11∼26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될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에도 그의 손길이 닿았다.이번 공연이 끝나면 잠수함을 소재로 한 마임극을 준비할 예정이다. “젊은 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늘었으면 합니다.그들이 우리의 미래잖아요.” 그는 어느새 불혹의 나이에 다가선 대학교수답게 젊은이들을 걱정했지만,마임을 통해 “관객을 꿈꾸게 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여전히 ‘꿈꾸는 소년’같았다.3∼20일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월 쉼).아룽구지 소극장.(02)734-4908. 김소연기자 purple@ ■한국 현대마임 1960년대 출발 - 佛 유학파가 現마임계 이끌어 흔히 ‘마임’하면 하얀 분칠을 한 광대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연기를하는 모습을 떠올린다.하지만 이는 팬터마임이 국내에서 오랜 기간 마임의 대명사로 굳어지면서 생긴 오해다. 한국 현대마임은 1960년대 말에 출발했다.그전에도 팬터마임 학원이 있기는 했지만,롤프 샤레 등의 내한공연이 본격적인 불을 지폈다.69년 팬터마임 전문극단을 표방하고 나선 ‘에저또’는 초기 마임연기자들을 탄생시킨 국내최초의 마임극단. ‘에저또’가 배출한 ‘억울한 도둑’의 주인공 유진규를 비롯,김성구·김동수 등의 70년대 초기 팬터마임 세대는 국내에 마임을 소개하면서 실험극의 형태로 발전시켰다. 80년대 중반부터는 광대·오브제·소리마임 등 다양한 형태의 마임을 시도하기 시작했다.유홍영·임도완·박상숙·심철종 등이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모던마임 세대.마임이 독립된 공연예술로 자리잡으려는 노력은 한국마임협의회 발족과 한국마임페스티벌·춘천마임축제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현재 마임계의 주축을 이루는 3세대는 남긍호·유진우·박미선 등 프랑스 유학파들.이들은 다른 장르와 결합하거나 소리와 음악을 포함하는 등포스트마임 형태로 그 폭을 넓혀가고 있다. 김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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