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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길이가 매맞는 아내 됐어요”/ MBC 가정의 달 특집극 ‘제비꽃’ 출연 김지영

    헐레벌떡 방송국으로 뛰어들어온 그녀.자세히 들여다보니 눈망울이 촉촉하다.3년 2개월 동안 정든 라디오 프로그램(CBS ‘김지영의 12시에 만납시다’)의 마지막 방송을 진행하며 펑펑 울다가,곧바로 드라마 촬영 때문에 뛰어왔단다. 가장 위안이 됐던 라디오 방송의 마이크를 힘겹게 놓은 이유는 연기자로서 매진하기 위해서다.그렇게 그녀는 ‘전원일기’가 끝난 지 4개월여 만에 다시 탤런트로 돌아왔다.MBC가 새달 2일 방송하는 가정의 달 특집 2부작 ‘제비꽃’(오후 9시55분·연출 이창섭)에 출연하는 김지영(29)이 바로 그 주인공. 촌티 폴폴 풍기는 ‘복길이’가 잘 나가는 산부인과 의사 은수로 변신했다.그런데 문제가 있다.남편 태진(남성진)은 남들이 보기에는 자상하고 성공한 신경정신과 의사지만,집에서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한다.은수는 혼자 끙끙 앓으며 하루하루 시들어간다.“맑고 밝았던 여자가 남편의 폭력으로 고통받다가 벼랑에 몰려 자살을 선택하는 역이에요.” 그녀는 TV에서 맞고 사는 여자를 보면 “왜 저러고 사나.”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가족·아이가 상처받지 않을까,사회적 위치가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쉽게 남에게 말하거나 이혼을 선택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자살은 너무 극단적이지 않을까.“물론 전 크리스천이라 자살은 용납할 수 없지만,몰리고 몰리다가 순간적으로 자포자기한 여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어요.무관심과 편견 속에서 그렇게 몰아간 주변상황과 남편에게 더 큰 책임이 있겠죠.” “가정 내부에서만 쉬쉬하던 가정폭력을 사회적인 문제로 끌어올리겠다.”고 똑부러지게 말하는 그녀는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벌써부터 체화한 듯했다.하지만 미혼인 그녀는 “알콩달콩 살고 싶은 결혼의 환상이 깨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웃었다.특히 ‘전원일기’에서 연인으로 출연했던 남성진과는 드디어(?) 부부가 됐는데,그가 폭력남편으로 돌변해 안타깝단다. 지난 1월 극단 유의 ‘노틀담의 꼽추’에서 집시여인으로 연극무대에 서기도 한 그녀.앞으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역’이라면 영화·연극·TV 가리지 않고 뭐든 도전해볼 생각이다.“다중인격장애 역할이 다음 목표입니다.밋밋한 역할은 재미없잖아요.” 김소연기자 purple@
  • 美 컬럼바인 총기사건은 볼링 탓? / 오늘 개봉 ‘볼링 포 컬럼바인’

    ‘미국 컬럼바인 총기난사 사건은 볼링 탓?’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부시,부끄러운 줄 아시오.”라며 미국 정부에 신랄한 일격을 날린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볼링 포 컬럼바인’(Bowling for Columbine·25일 개봉)은 이렇게 황당한 발상에서부터 시작한다. 얼토당토않게 들리지만,영화의 논리를 좇다 보면 고개가 자연스럽게 끄덕여진다.만약 총기사건이 폭력적인 록음악이나 게임 탓이라면,볼링 탓이라고 못할 것도 없다.범인들은 사건 당일 볼링수업을 듣기로 돼 있었으니까.물론 무어 감독에게 중요한 건 볼링이 아니다.정부·언론·기업이 나서서 폭력을 조장하는 현실을,말도 안되는 원인 탓으로 돌리는 미국 사회가 그의 주 타깃이다. 다큐멘터리니 재미없을 것이라고 지레 속단하지 말자.제목부터 튀는 이 영화는 지루한(?) 보통의 다큐멘터리와 완전 다르다.만화가 등장하고,무어의 상상이 극(劇)으로 재연되는 등 다양한 기법에 풍자와 독설을 가득 담았다. 이 영화가 설득력을 갖는 것은 독특한 접근법 덕이기도 하다.거대한 폭력구조를 까발리기 위해 감독은 순진한 아이처럼 시치미를 뚝 뗀 채 “그럼 뭘까?”라며,로드무비처럼 의문을 캐는 여행을 떠난다.우선 록 스타 마릴린 맨슨을 찾아간다.“대통령의 미사일 침공은 잊고 로큰롤을 부른 나만 비난한다.TV에도 홍수,에이즈,살인뉴스 등 온통 겁주는 것 뿐이다.” 그럼 폭력적인 영화·게임,빈곤이 원인일까.캐나다에서는 폭력영화에 열광하고,실업률도 높지만 총기사건이 제로에 가깝다.총이 적기 때문일까.무어는 캐나다의 월마트에서 총을 사보기로 한다.그는 외국인이지만 탄약을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이밖에도 영화는 총기협회 회장,TV프로듀서,무기회사 등을 찾아 종횡무진한다. 결국 폭력만 부각하는 언론,지구촌 학살에 앞장선 미국 정부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특히 9·11사태 이후 빈민 구제는 뒤로 한채 공포 조장에만 열을 올리는 부시와,공포가 이윤을 창출하는 자본주의 구조를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배경음악인 ‘What a wonderful world’처럼 기막힌 반어법으로 웃음 속에서 불쑥 분노를 끓어오르게 하는 작품.다큐멘터리로는 46년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고 올해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김소연기자
  • ‘고민 희화화’ 시청자 비난 빗발 / K - 2TV ‘논쟁 버라이어티 당신의 결정’

    일생일대의 선택을 연예인들에게 상담을 받아 몇 십분만에 결정한다? 지난 8일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KBS2 ‘논쟁 버라이어티 당신의 결정’(화 오후 11시5분)의 인터넷 게시판에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프로그램의 포맷이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을 토론을 통해 함께 고민해보겠다.’는 기획의도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논쟁…’은 절박한 선택을 해야하는 한 의뢰인의 사연을 재연 드라마 형식으로 보여준 뒤,의뢰인이 출연해 패널 20명의 질문에 대답하고 토론을 거쳐 어느 한 쪽의 결정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연예인 떼거지 출연’이라는 전형적인 오락적 틀로 고민을 희화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사안에 따라 전문가 2∼4명이 출연하지만,연예인과 다를 바 없는 발언권으로 토론을 이끌어가지 못하고 있다.게다가 연예인들은 ‘감놔라 대추놔라’는 식의 가벼운 의견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시청자들은 “인기만 있으면 나와도 되는 건가.”“논쟁이 아니라 수다”라며 패널들의 자격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장난기 섞인 상담을 받은 뒤 바로 결정을 내리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지난 22일에는 ‘결혼을 앞둔 여자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을 때 어느 쪽을 택해야 할까?’라는 소재로 토론을 벌였다.“사랑에도 의리가 중요하다.”“마음이 떠났다면 성급한 결혼은 불행이 될 수 있다.”는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의견이 잠깐 오간 뒤 의뢰인은 불과 10여분 만에 “옛 사랑을 선택한다.”는 결론을 냈다. 남녀문제에 한정된 소재도 문제.첫 회에서는 의붓아버지의 아들을 사랑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뤄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시청자 이강호씨는 “살아가는데 남녀문제만 있겠느냐.”면서 “좁아지는 취업문이나 부모세대와의 갈등,가치관의 혼돈같은 문제 등도 다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작진들도 고민은 있다.실제 녹화에서는 상담 1건당 1시간30분 정도가 진행되지만,방송에서는 재미있는 일부만 보여주다 보니 그런 문제가 드러난다는 것.권경일 PD는 “재미도 있어야 되고 논쟁의 흐름도 보여줘야 되니 어려움이 많다.”면서 “하지만 상담자들은 모두 상담 뒤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30일 전세계 동시개봉 SF 화제작 Q&A로 미리 본 엑스맨2

    지난 16일 지구촌 팬들과 인터넷 화상채팅을 열어 분위기를 띄운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2’(X-MEN2)가 오는 30일 전세계 관객들을 동시에 만난다. 전편이 ‘좋은 엑스맨’과 ‘나쁜 엑스맨’사이의 대결을 그렸다면,이번엔 ‘엑스맨’과 ‘나쁜 인간’이 맞붙었다. 이야기 전개와 등장인물 관계는 어디까지 진전됐나. -전편이 인물들의 사연 보따리를 잔뜩 풀어놓고 뒷수습을 못한 느낌을 줬다면,속편은 작정하고 이야기를 밀고 나간다.누군가가 대통령 암살을 기도한 뒤 여론이 엑스맨(유전자 변형으로 탄생한 돌연변이)을 지목하고,돌연변이를 증오하는 스트라이커 장군(브라이언 콕스)은 엑스맨들의 학교에 전쟁을 선포한다.이 과정에서 엑스맨의 지도자인 사비에 박사를 납치,모든 엑스맨을 죽이는데 이용하려 한다.결국 엑스맨들은 모두 힘을 합친다.이는 원작만화 내용의 4분의1 이상이 진행된 것.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 구조에 힘을 쏟다보니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는 전편만 못하다.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엑스맨의 운명의 괴로움보다는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더 소중하게 다뤄 전편만큼 음울한 느낌을 주지도 않는다. 새로 등장하는 엑스맨은?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파란 피부에 문신으로 범벅된 나이트 크롤러(앨런 커밍).오프닝 신에서 클래식 선율 속을 유영하듯 연기처럼 흩어지며 이동하는 모습은 신비롭고 아름답다.신세대 엑스맨들의 활약도 돋보인다.전편에서 잠시 얼굴을 비췄던 아이스맨(애런 스탠포드)과 파이로(숀 애쉬모어)가 전면에 부각된다.아이스맨이 얼음벽을 만들고,파이로가 무차별 공격에 분노해 경찰차를 불바다로 만드는 장면은 압권이다.손톱에서 칼날이 나오는 무술의 달인 데쓰스트라이크(켈리 후)도 이번 속편의 유일한 악당이자 동양여성으로 등장한다.피부만 닿으면 에너지를 흡수하는 로그(애너 파킨),손등에서 갈퀴칼이 나오는 울버린(휴 잭맨)등 전편의 인물도 거의 그대로 나온다. 액션과 세트 규모가 더 커졌다던데. -스트라이커 장군의 기지로 쓰이는 11만 평방 피트의 거대한 세트는 캐나다 밴쿠버에 300여명을 투입,다섯달동안 만들어냈다.기차역,자유의 여신상 등에서 결투를 벌여 현실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전편에 비해,금속성의 비밀기지는 미래적이다. 홀로코스트를 연상시키는 학교 습격신,회오리 기둥 사이를 휘젓는 전투기,우위썬 감독의 스타일을 베낀 듯한 음침한 성당과 비둘기신도 볼거리다.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감한 앵글,초현실적인 분위기 등 SF팬이라면 더없이 좋아할 요소를 두루 갖춘 셈.제작비는 1억5000만달러가 들었다. 전편보다 뜰 수 있을까. -전편은 전세계적으로 3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렸지만,국내 관객은 서울에서 46만명에 그쳤다.하지만 지난해 성공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새로운 SF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전편 때보다 더욱 유명세를 얻은 스톰 역의 할리 베리,매그니토 역의 이안 맥켈런의 영향력과 여름 극장가의 첫 포문을 열게 되는 작품이라는 점이 최대 이점.위험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인간에 대한 비판도 요즘 시기에 더없이 적절해 보인다. 김소연기자 purple@
  • “부끄러움 없다”/ 정연주씨 野주장 반박

    정연주씨는 한나라당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편파적”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우선 ‘친북’인사라며 제기한 색깔시비에 대해 “북한의 주장도 가감 없이 전달해 독자가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북한관련 보도를 하면서 북한에 유리하도록 각색하거나 선별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1994년 방북취재건에 대해서는 “워싱턴특파원 시절 방북취재 신청을 한 뒤 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고 8월말 북한에서 취재를 와도 좋다는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방북 기간동안에도 취재협조 문제로 다투다 나흘만에 나왔다고 했다.김일성 ‘서거’표현에 대해서는 “기사에서 북한관리의 말을 인용하면서 한 두 군데 쓴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두 아들의 미국 시민권 문제는 “82년 유학을 떠나면서 아들들을 데려갔고 두 아들이 대학 졸업 뒤 미국에서 살겠다고 해 그들의 선택을 존중했다.”면서 “병역기피를 위해 취득한 것이 아닌 만큼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KBS사장 정연주씨 임명제청

    KBS는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정연주(鄭淵珠·사진·56) 전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을 사장 후보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키로 했다. 이사회는 단체와 개인이 추천한 60명의 후보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검증절차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지명관 이사장은 “모두 6차례 투표를 실시했으며,최종 투표에서 정 후보가 재적 과반수(6명)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황규환 스카이라이프 사장,황정태 KBS 이사 등 3명이 정씨와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사회는 24일 행정자치부를 거쳐 노 대통령에게 임명제청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정씨는 이번 주 안에 사장으로 임명될 전망이다. 정씨는 70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기자로 일하다 75년 해직됐다.이어 ‘씨알의 소리’편집장을 거쳤으며 89년 한겨레신문으로 옮긴 뒤 12년간 워싱턴특파원으로 근무하다 2000년 귀국해 논설주간을 지냈다.정씨는 “언론과 사회의 전반적인 개혁을 하는 데 KBS가 해야 할 중요한 몫이 있다.”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방송계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조직과 프로그램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정씨의 임기는 박권상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5월22일까지다.5월15일 현 KBS 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된 뒤 새로 구성된 이사진의 재신임을 받으면,3년의 임기가 보장된다. 정씨 등 3명을 추천했던 ‘개혁적 KBS 공동추천위원회’와 KBS 노조는 “고무적인 결과”라며 환영했다.한편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방송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무해 공영방송의 책임자로서 적합한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이슈’보다 ‘사람냄새’ 내기/ MBC 28일부터 봄개편

    공익성은 높이고 논란의 소지는 줄여라? 이긍희 사장 출범 이후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할 첫 신호탄인 MBC 봄 개편이 확정됐다.신설되는 10개 프로그램은 모두 ‘공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이슈’보다는 ‘사람’을 다룬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일단 신설하는 프로그램 자체가 적은 데다,그 가운데 ‘사람’에 관한 프로그램이 5편이나 된다.MBC에서 직접 내세우는 인간 중심 프로그램은 3편.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사람들을 그린 다큐물 ‘따뜻한 세상’(화 밤 12시55분),제2의 인생을 소개하는 노인 정보 프로그램 ‘늘푸른 인생’(일 오전 6시10분)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개혁적 프로그램’이라며 신설한 3편 가운데서도 이슈를 정면으로 다룬 것은 ‘생방송 이슈&이슈’(일 오전 8시10분)뿐이다.화제가 된 인물을 밀착 취재하는 ‘휴먼다큐 희로애락’(목 오후 7시20분)과 이미 파일럿으로 편성된 ‘재난극복 프로젝트 안전지대’(일 오전 8시50분)는 인간·생명의 안전이 주 소재여서 논쟁보다는 감동과 정보가 우선이다. ‘생방송…’는 사건의 중심에 있는 당사자 2명이 ‘맞수 토론’을 벌이는 프로그램으로 고려대 국제대학원 안인해 교수가 진행한다. 이같이 누구나 공감하는 사람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지나치게 진보적이다.”“사장이 바뀌어 보수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라는 MBC에 쏟아지는 상반된 비판을 동시에 ‘공익성’이란 무기로 피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게다가 신설 프로그램은 대부분 전체 시청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시간대에 편성됐고,비판은 받지만 시청률이 높은 기존 오락·드라마 등은 그대로 살아 남아,공익성 강화라는 목표가 얼마나 실현될지도 의문이다. 이밖에 주부대상 소비 정보 프로그램 ‘행복가득 실속정보’(월 오전 11시),문화예술 정보를 담은 ‘즐거운 문화읽기’(목 오전 11시),‘CSI 과학수사대’(토 오후 1시10분),‘스포츠 하이라이트’(월∼수 밤 12시20분·목 12시50분·금 12시15분)가 신설됐다. 반면 ‘오 해피데이’‘꿈꾸는 TV’‘장수보감’‘국악초대석’‘행복한 책읽기’‘파워 소비자 세상’‘우리시대’등은 폐지됐다.프로그램 개편은 28일부터 시행된다. 김소연기자 purple@
  • 재미도 있고 교훈도 만점 ‘공익성 오락물’ 뜬다

    MBC의 ‘!느낌표’가 장안의 화제다.외국인 노동자의 가족을 데려오는 ‘아시아 아시아’코너는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고,국내 출판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책책책,책을 읽읍시다!’는 시청자의 호응에 힘입어 어린이도서관 짓기에 들어갔다.이같이 오락프로그램에 공익성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대성공을 거두면서,최근 ‘오락+공익’프로그램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두마리 토끼를 잡아라 MBC는 이번 봄 개편에서 신설 프로그램 10편 가운데 재난사고를 예방한다는 취지의 ‘재난극복 프로젝트 안전지대’와 시골마을을 찾아가는 ‘까치가 울면’등 2편을 공익성 오락물로 편성했다.KBS2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는 최근 소화기를 나눠주는 안전캠페인을 시작했고,SBS 역시 26일부터 대형사고 예방 프로그램인 ‘위기탈출 수호천사’를 내놓는다.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재난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왜 하필 오락이라는 틀에 담았을까.‘재난극복…’의 김학영 책임프로듀서는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면서 “‘!느낌표’의 성공이 프로그램포맷에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놓았다. 스타가 불우한 이웃을 돕는 SBS ‘스타 도네이션-꿈은 이루어진다’,친절시민을 찾아가는 KBS1 ‘좋은나라 운동본부’등 기존의 몇몇 프로그램도 공익과 오락을 접합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출연자들이 노래 한 곡을 제대로 불러내면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KBS2 ‘해피투게더’)등 오락프로그램에 공익을 끼워넣는 포맷도 인기를 끌고 있다. ●천편일률 탈피한 재미가 성공 비결 그렇다면 ‘오락+공익’이 시청자를 사로잡는 이유는 뭘까.시청자 김정호(32·대학원생)씨는 “당위성은 알고 있지만 잊고 살던 것들을 일깨워 감동과 교훈을 준다.”면서 “맨날 똑같은 연예인만 보다가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것을 보면 신선한 느낌”이라고 말했다.천편일률적인 포맷과 진행자로 일관하는 가벼운 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대안이라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성공의 비결은 두 요소를 적절히 조화시킨 데 있다.주철환 이화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연예인들끼리 장난치다가 수익금을 나눠 주는 식의 프로그램은 면피용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오락과 공익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락 지상주의 우려도 하지만 이같은 ‘장르 파괴’는 ‘오락의 공익화’가 아니라 ‘공익의 오락화’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오락+공익' 프로그램은 오락이 아닌 교양 프로그램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아,‘진짜’교양 프로그램은 그 수가 줄거나 심야로 밀리는 등 찬밥 신세다. 공익마저도 오락으로 포장해야만 팔리는 현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경실련 미디어워치 김태현 부장은 “경제·사회적으로 불안한 심리를 웃음으로 풀려는 게 요즘 사회의 흐름이지만,이에 편승하면서 오락화를 조장하는 제작자들도 문제”라면서 “교양 프로그램은 고유의 정체성을 살리고,오락 프로그램도 공익을 가미한 것 외에 다양한 포맷에 대한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재미와 공익 동시 추구… 프로그램 질 높일터 ”이긍희 MBC신임사장

    “방송계에 30여년간 몸담아오면서 항상 변화를 추구했습니다.저는 절대 수구적인 인물이 아닙니다.” MBC 이긍희(李兢熙·사진·57)신임사장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음식점에서 취임 한 달여 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이 사장은 그간 일각에서 불거져 나온 ‘보수로의 회귀’라는 우려를 의식한 듯 “한 인물을 보수·진보로 나누는 이분법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방송으로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운을 뗐다. MBC가 이 사장 체제로 전환된 뒤 처음 맞부딪친 문제가 ‘미디어비평’폐지 논란이었다.이 사장은 “최근 한 인물정보사이트에서 내 이름이 조회 건수 3위를 기록했는데 아마도 ‘미디어 비평’때문일 것”이라면서 “처음부터 폐지·축소할 의사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폐지 논란이 제기된 과정에 대해서는 “확대 개편해 심층 보도의 기능을 첨가하려 했는데,반발이 심해 그대로 존속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프로그램 품질 평가지수(QI)로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지금까지는 시청률만이 평가의 잣대였지만,이제는 질을 동시에 평가해 재미와 공익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는 ‘!느낌표’를 꼽았다.정부의 새 취재 지침에 대해서는 “장점은 있지만 방법과 운영상의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지난달 4일 선임된 이 사장은 경남 밀양 태생으로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70년 MBC에 입사했다.그 뒤 오락과 교양 프로그램 PD를 거쳐 교양제작국장,정책기획실 이사,MBC 프로덕션 사장,편성실장,전무 등을 지냈다.이 사장은 MBC PD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장직에 올랐다. 김소연기자 purple@
  • “못하면 홍보탓 그게 우리 운명”/ 22년 방송홍보 외길 KBS 길 주 차장

    “인터뷰는 무슨….그냥 얘기나 하죠.” 오는 9월 방송 홍보 경력 22년만에 정년을 맞는 KBS 홍보실 길주(58)차장.매일 기자들을 상대로 기사거리를 챙기다가 거꾸로 취재 대상이 된 그는 무척 쑥스러워 했다.“같은 일을 오래 했다 뿐이지 실적을 따지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는 부산일보 서울지사에서 기자로 근무하던 80년,언론통폐합 과정에서 해직됐고 이듬해 KBS에 입사해 지금까지 홍보를 맡아왔다.그동안 그를 거쳐간 기자만도 신문사마다 30명 정도에 이르고,신문사에서 이미 국장을 지낸 기자도 여럿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오랜 기간 하나의 일에 몸 담아와 ‘홍보의 달인’이 됐으니 남들이 보면 행운이라고 하겠지만,정작 본인은 답답할 만도 하다.길 차장은 “차라리 목수를 했으면 인간문화재가 됐을 것”이라며 웃었다.프로그램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촬영현장 공개나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그는 20여년간 같은 일에 종사해왔다. 하지만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는 세월동안 시스템이 많이 변해 격세지감을 느낀단다.20년 전에는 원고지 1장짜리 프로그램 하이라이트를 정리하는 데도 60∼70쪽의 대본을 모두 읽고 수작업으로 요약을 한 뒤 직원들이 일일이 신문사로 날랐는데,요즘은 컴퓨터·팩스·e메일·퀵서비스 등을 이용해 참 편리해졌다. 그래도 “홍보실 직원은 기자가 돼야 한다.”는 신조를 가진 길 차장은 현장에서 발로 뛰던 ‘옛날’을 그리워했다.그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정도를 넘어 언제나 재미있는 아이템을 발굴해 내려 노력했다고 회고했다.드라마에 출연하는 연출자들부터 ‘한명회’에 출연했던 탤런트 이덕화의 당나귀 귀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등 소품과 분장에 이르기까지 기사가 될만한 것들은 모두 챙겼다.“제가 발굴한 것이 지면을 장식하면 보람을 느끼죠.물론 제 흔적은 없지만요.홍보는 그림자처럼 뒤에서 하는 일입니다.그것 때문에 의기소침해서는 안되죠.”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83년 6월30일부터 시작된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을 꼽았다.상봉숫자 집계,상봉 가족 뒷얘기 등을 발굴하면서 회사에 살다시피 했다.“거의 매일 철야를 했지만 돌아오는 건 식권 하나였죠.하지만 연일 대서특필이 되니 제가 KBS 직원이라는 게 자랑스러웠습니다.” 가장 곤혹스러웠던 때는 85년 2·12총선.편파방송에 휘말려 차에 KBS 스티커만 붙이고 다녀도 돌팔매를 맞던 시절이었다.신문에 안 좋은 기사가 이어지니 홍보 담당자인 그에게 질책이 돌아왔다.“잘하면 제작진 덕,못하면 홍보 탓이죠.지금도 그래요.그게 홍보인의 운명이고요.” 2001년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타 지망생을 위한 가이드북 ‘나도 이제는 스타’를 발간하기도 한 그는 오는 5월 딸에게 보내는 서간문을 낼 예정이다.그리고 9월이 되면 KBS 홍보실을 영영 떠난다.하지만 “이제 지겨울 만도 한 방송 홍보계를 떠나면 홀가분하지 않겠느냐.”고 기자가 묻자 그의 답변은 반대였다.“회사를 떠나더라도 홍보 계통에서 계속 일할 겁니다.제가 보탬이 될 때까지는요.” 김소연기자 purple@
  • “연기는 정답없어 매력 있지요”/ SBS 새주말극 ‘백수 탈출’주연 이정진

    안양체육관이 환호로 들썩인다.헌칠한 키에 미남인 한 선수가 열렬한 함성에 보답하듯 농구공을 번쩍 치켜든다.그리고 옆의 친구가 건네준 반지를 새끼 손가락에 끼고 골대를 향해 달려간다.이어지는 멋진 덩크슛! SBS의 새 주말극 ‘백수탈출’의 촬영현장에서 만난 이정진(25)은 녹초가 되어 있었다.‘덩크슛 청혼’장면을 반복 촬영하다 보니 눈도 다리도 모두 풀렸다. 엑스트라로 동원된 중학생 1000여명은 ‘제 멋대로’여서 스태프들이 몇 번씩 마이크로 소리를 질러야 했고,촬영은 번번이 늦어졌다.함께 뛰어준 SBS 스타즈의 실제 선수들도 덩달아 여러번 코트를 왔다갔다했다. 뒤늦게 터벅터벅 걸어온 그에게 오늘 촬영이 어땠냐고 묻자 “휴∼”하며 한숨부터 쉰다.하지만 땀으로 뒤범벅된 운동복이 잘 어울린다.“어릴 때부터 농구를 즐겨 했어요.프로 선수들하고도 친하고요.실제로 덩크슛도 해봤다니까요.” 그래도 이번 촬영에서는 골대의 높이를 20㎝정도 낮췄다. 그가 ‘백수탈출’에서 맡은 역은 제목 그대로 ‘백수’인 우람 역.원래 잘 나가는프로 농구선수였지만,문제의 덩크슛을 하다 손가락을 다쳐 일순간에 백수 신세가 되고 애인도 그를 버린다.그 뒤로 고시원도 기웃거리고,호스트바에 갔다가 기겁해서 나오는 등 이곳저곳을 전전한다. “가족,친구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성장하는 역할이에요.귀가 얇아 어떤 얘기에도 솔깃하지만 모든 일에 열심이죠.” 우람을 도와주는 입양아 출신 친구 진 역은 ‘하이마트 걸’로 유명한 김현수가 맡았다. 이 드라마에는 우람 말고도 여러 백수가 나온다.아버지인 천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조기퇴직하고,삼촌인 억수는 성추행범이란 누명을 쓰고 학원강사를 그만둔다.오세강 PD는 “실업문제를 가벼운 터치로 그리긴 했지만 그 안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로또에 당첨된 등장인물로 현대사회를 풍자하는 내용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패션모델로 시작해 시트콤 ‘연인들’,영화 ‘해적,디스코왕 되다’,드라마 ‘삼총사’등을 거쳐 확고한 스타로 떠오른 이정진은 “연기는 답이 없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연극,영화,드라마 중 아직은 편애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어떤 연기든 배워보고 싶습니다.” 건국대 원예학과를 다니던 그는,연기를 정식으로 배우고 싶어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다시 들어갔다. 어느 정도 연기의 경지에 다다르면 한 장르에 정착할 거냐고 묻자 “어쩌면 평생 여러 영역을 왔다갔다만 할지도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었다.매사 성실한 자세와 말투 덕에 별명이 ‘노인네’란다. 그는 지난 2월초 올해 여름 방송 예정인 MBC 특별기획드라마 ‘다모’의 출연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무기한 출연정지를 당한 바 있다.이번 SBS 드라마의 출연을 두고도 “도의상 문제가 있다.”는 식의 말들이 많았다.“그냥 지금은 제 앞에 떨어진 우람 역에만 몰두하고 싶어요.이것만으로도 벅찬 걸요.” 김소연기자 purple@
  • 인터넷방송 라디오21 前대표 사퇴 싸고 ‘잡음’

    인터넷방송 라디오21(www.radio21.co.kr)이 파행 운영되고 있다.라디오21은 김갑수 전 대표이사가 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수습에 나섰지만,김 전 대표 사퇴를 둘러싼 의혹도 커지고 있다. 라디오21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 ‘노무현 라디오(www.radioroh.com)'가 전신이다.영화배우 문성근씨가 준비기획단장을 맡아 지난 2월21일 정식 개국했다.하지만 지난 15일 김 전 대표이사가 “회사의 경영,방송의 질 등에서 청취자와 직원의 기대에 못 미친 점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일부 정규방송이 음악방송으로 대체됐다. 라디오21측은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김 전 대표의 사직서를 수리했다.”면서 “이승교 대표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가 방송 파행과 경영의 문제점을 진단,책임 소재를 가리는 한편 이른 시일 내에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아울러 김 전 대표를 영화배우 김갑수씨로 보도한 조선일보의 오보와 관련,정정보도 요청과 함께 언론중재위에제소할 예정이다.그러나 라디오21의 게시판에는 “김 전 대표가 사임한 이유가 도대체 뭐냐.”,“열린 매체라고 알고 있었는데,청취자에게는 한마디 설명도 없이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등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라디오21의 관계자는 “내부에 문제가 있었는데,다음주 초쯤 자세한 내용과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연기자 purple@
  • 佛 다큐감독 필리베르 회고전

    프랑스 다큐멘터리 ‘마지막 수업’의 개봉에 앞서,이 작품의 감독인 니콜라 필리베르의 회고전이 19∼21일 서울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다. 필리베르는 78년부터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감독으로,세상을 열정적이면서도 온건한 시선으로 포착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보통 다큐멘터리가 사회성이 짙은 데 비해,그의 영화는 개인적인 성찰들로 채색돼 있다. 이번 회고전에 소개되는 영화는,관객이 없는 미술관의 풍경을 잡은 ‘루브르 시티’(90년),청각 장애인만의 고유한 문화를 따라가는 ‘들리지 않는 땅’(92년),자연사박물관의 동물들을 관찰하는 ‘애니멀스’(94년),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연극 연습 과정을 담아낸 ‘가장 작은 것’(96년) 등 모두 4편이다. 한편 22일 개봉하는 ‘마지막 수업’은 프랑스 오지 마을에 있는 단일 학급의 풍경을 담은 다큐멘터리.작은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따라가며,성장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다시금 일깨우는 작품이다.(02)741-3391.홈페이지는 www.dsartcenter.co.kr 김소연기자
  • 무공해 가족영화 보리물의 여름/ 신부·스님·수녀·아이들 희망의 어깨동무

    ‘보리울의 여름’(제작 MP엔터테인먼트·25일 개봉)은 요즘 보기 드문 무공해표 영화다.폭력·섹스는 물론이고,애들 빼고는 악역조차 안 나온다.어지러운 도시 풍경도 일절 없다. 배경은 시골마을의 성당,절,학교를 오간다.주인공은 보리울 성당의 주임신부로 성직을 시작하는 김신부(차인표)와,겉으로는 ‘땡추’ 같지만 나름대로 심오한 철학을 가진 우남스님(박영규).그리고 이들 사이에,깐깐하기 이를 데 없지만 TV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릴 만큼 속마음은 여린 원장수녀(장미희)가 가세한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보다 캐릭터끼리의 부딪힘 속에서 재미를 찾고 싶었다.”는 이민용 감독의 말처럼,영화는 인물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에 공을 들였다.축구시합을 제의하는 김신부에게 우남스님이 불교 운운하며 ‘자신을 알라.’고 말하자,김신부가 ‘교만하지 말라.’는 십계명을 언급하는 식.철 없어 보이는 김신부와 그에게 딴죽을 거는 원장수녀의 갈등도 자잘한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축구경기가 끼어든다.읍내 축구팀에 참패한 보리울팀은 우남스님에게 감독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고,김신부가 이끄는 성당팀과 힘을 합쳐 읍내팀과 맞선다.이 과정에서 서로 티격태격하던 이들은 희망과 화해의 정신으로 하나가 된다. 시사회가 끝난뒤 차인표는 “아이와 아이 친구들,집사람,어머니,외할머니까지 모시고 영화를 보러 가겠다.”고 말했다.그의 말대로 ‘보리울…’은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다.애들에게 보여줄 만한 영화가 없다고 한탄하는 부모라면 주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마지막 경기에선 지난 한·일 월드컵 때 한국팀이 보여준 골 장면을 재연해 축구팬들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이 무공해 영화가 엽기코미디에 길든 일반관객에게 얼마나 먹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자극적인 소재와 박장대소할 장면이 거의 없어 영화가 다소 지루하기 때문이다.게다가 차승원의 과장된 연기만 뺀다면 선수를 친 ‘선생 김봉두’와 분위기가 비슷하고,절과 아이들의 등장은 ‘동승’과도 닮았다.그다지 새롭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도 상업적인 코드를 버린 채 우직하리만큼 순수하고 따뜻한소재를 밀어붙인 영화는 잃어버린 푸근한 감성을 되찾기에 맞춤이다.영화를 다 보고나면 비에 흠뻑 젖은 정겨운 시골 집에서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켜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길 듯싶다.‘개같은 날의 오후’‘인샬라’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이민용 감독의 야심작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아미엘 감독 ‘코어’/ 지구를 지키러 지구 속으로…

    할리우드판 ‘지구를 지켜라?' 영화 ‘코어’(18일 개봉·Core)는 ‘아마겟돈’‘딥 임펙트’ 등에서 익히 봐왔던 위기에 처한 지구를 지키는 이야기다.하지만 한가지 특별한 것이 있다면 보통 이런 유형의 영화가 지구 밖 나들이에 주력하고 있는 데 반해,이 영화는 지구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 갑자기 지구 핵의 회전이 멈춰 자기장에 이상이 생기면서 지구에 각종 재앙이 닥친다.이제 방법은 지구 속으로 들어가 다시 핵을 회전시키는 것뿐.물리학교수 키스,차일즈 소령 등 6명은 핵폭탄을 장착한 버질호에 올라 탄다.일단 버질호가 지구 속으로 들어가자 눈 앞에는 신비로운 광경이 펼쳐진다.“지구의 기억 속을 헤엄치는 기분”이라는 대사처럼,거대한 수정으로 반짝이는 미지의 공간은 경이로울 정도다.하지만 감탄도 잠시.예기치 못한 사고로 대원들이 하나둘 죽는다. 어차피 할리우드식의 지구를 구하는 결말은 당연한 것이고,그렇다면 긴장은 위기상황에서 인간들이 어떻게 부딪치고 이를 극복하는가에서 나온다.영화는 이를 노려 명예욕,희생정신 등을 가진인물이 빚는 갈등을 곳곳에 포진시켰다.또 어떤 위기가 이어지고 누가 죽는가도 관심거리다.컴퓨터그래픽이 범벅된 큰 스케일의 화면도 볼 만하다.하지만 결국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고 가족애를 강조하는 것까지,새로움보다는 진부함이 더 크다.감독은 ‘엔트랩먼트’의 존 아미엘.‘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힐러리 스웽크,‘포제션’의 애런 에크하트가 주연을 맡았다. 김소연기자
  • ‘박정희와 핵’등 현대사자료 공개 / KBS1 ‘역사스페셜’ 특별기획 ‘발굴! 정부기록보존소’ 방영

    조선총독부 문서 3만건,정부수립 뒤 문서 180만건,대통령 결재문서 22만건,사진자료 130만건….정부기록보존소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수많은 현대사의 자료들이 브라운관을 통해 생생하게 재구성된다. KBS1 ‘역사스페셜’(토 오후 8시)은 5월부터 ‘발굴! 정부기록보존소’라는 기획 시리즈를 6개월 동안 내보내기로 했다.지난 98년 10월 탄생해 191회를 이어온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주로 고대사와 고려·조선 시대를 조명했다.하지만 아이템의 고갈,진행 패턴의 일률성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현대사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제작진은 그 단초를 정부기록보존소에서 찾았다. 정부기록보존소는 지금까지 학계에서도 극히 일부분만 파악하고 있는 감추어진 역사의 보고.지난 99년 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법이 제정되면서,정부의 비밀 자료들이 30년 뒤 공개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지만 실제로 이 자료를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김재순 학예연구관은 “기록 보존의 중요성을 깨닫고 공개가 일반화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역사스페셜’과 손을 잡았다.”고 의의를 밝혔다. 제작진은 문서를 공개하는 차원을 넘어 문서작성자를 인터뷰하거나 시대적 배경을 지적해,문서의 이면을 함께 조명할 계획이다.감추어진 역사를 공개한다는 점에서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 비슷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서재석 책임프로듀서는 “‘쉬쉬’하던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중요하지만 미처 모르고 있던 역사의 의미를 짚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발굴…’시리즈 사이 사이에 특집 형식으로 고대사나 조선시대도 다룰 예정이다. 시리즈는 5월 3·10일 방송되는 ‘최초 공개 박정희와 핵’으로 시작된다.핵무기 개발의 내용이 담긴 청와대 비서실의 문서를 공개하고,핵개발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을 추적한다.17일 ‘석유확보전쟁-사우디왕자를 접대하라’에서는 석유확보를 위한 눈물겨운 외교노력을,24일 ‘월남파병,이렇게 추진되었다’에서는 월남파병의 막전막후를 재구성한다. 하지만 이같은 새로운 변신에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정부 자료를 참고로 하기 때문에 편향된 시각이 있을 수 있는데다,정부기록보존소측이 자료 공개 여부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 아이템이 한정될 수도 있다.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이 모든 문제를 극복하고,단순 자료 속에서 얼마나 풍성한 역사적 의미를 건져내느냐에 달려 있다. 김소연기자 purple@
  • 드라마 돋보기 / 드라마는 연기연습장이 아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SBS ‘천년지애’에서 또다시 가수 출신 연기자의 연기력 부족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천년지애’는 최근 시작한 드라마 가운데 20%대의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주말드라마.판타지·멜로·코믹이 적절히 섞인,기존 드라마와는 차별성을 가진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하지만 핑클 출신 성유리의 연기가 드라마의 ‘옥에 티’란 지적이다. 성유리가 맡은 역할은 남부여의 공주인 부여주.1400년전에 자신의 왕국과 사랑하는 아리 장군을 잃은 비운의 여인.자신도 모르는 사이 미래로 떨어져 ‘좌충우돌’ 기막힌 상황을 겪는 코믹 드라마 속 인물이기도 하다.복합적인 배경 속에서 사극풍의 연기를 해야하는 만큼 그 어떤 드라마 속 인물보다 어려운 역할이다. 하지만 성유리의 연기는 처음 몇 회는 누가 봐도 심할 정도로 어색했다.콧소리가 들어간 강약 조절이 없는 목소리는 슬픈 장면에서도 웃음이 나오게 했고,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도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어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다. 인터넷 게시판에도 “국어 책을 읽는 것 같다.”“오른발 나갈 때 오른손,왼발 나갈 때 왼손이라 걸음걸이가 웃긴다.”“학예회를 보는 것 같다.”는 등 연기의 문제를 지적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물론 성유리 같은 인기 가수를 드라마에 캐스팅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도 많다.제작진으로서는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는 장점이 있고,연예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을 팔방미인으로 만들어 다른 분야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가수의 팬이 아니라 일반 시청자를 고려한다면,배역에 맞는 캐스팅은 필수다.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성유리의 연기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드라마가 연기 연습장은 아니다.가수를 무조건 캐스팅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가수가 소화할 수 있는 정도의 역할을 주어야 한다는 얘기다. SBS ‘스무살’의 SES 출신 슈,MBC ‘논스톱Ⅲ’의 핑클 출신 이진,KBS2 ‘저 푸른 초원위에’의 채정안 등의 경우를 보면 해답이 나온다.그들이 성유리보다 덜 ‘욕’을 먹고 있는 이유는,제작진이 무리하게 그들을 전면에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천년지애’가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긴 하지만,그렇다고 캐스팅의 과오가 덮어지는 것이 아님을 제작진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김소연기자 purple@
  • 가요 순위프로그램 ‘지루한 논란’

    방송 3사 가운데 유일한 가요 순위 프로그램인 MBC ‘생방송 음악캠프’가 12일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순위를 매긴다.하지만 폐지를 요구해 왔던 시민단체와 음악계는 “문제를 일부분만 수정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새로운 순위 선정 방식은 음반 판매와 라디오 매체의 영향력을 인정해 이를 반영했다.구체적으로 선호도,음반판매,방송횟수의 비율을 종전의 5대3대2에서 4대4대2로,방송횟수의 매체별 비율은 TV와 라디오의 5대1을 3대1로 수정했다.제작진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이같은 방식을 도입한 배경을 밝혔다. 그동안 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순위 선정의 불공정성,특정 장르 편중,볼거리에만 치중한 쇼 등을 이유로 비판이 쏟아져 왔다.이에 KBS는 지난 2001년 8월,SBS는 올 1월 순위제를 폐지했다. ‘음악캠프’의 제작진도 지난 2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를 가져,방송가에서는 조만간 폐지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하지만 MBC는 이번 조치로 선정 방식만 바꾼 상태로 계속 프로그램을 끌고 가기로 결정한 것. 폐지를주장해 왔던 시민단체 등의 반발은 거세다.대중음악개혁을 위한 연대모임 이동연 운영위원장은 “음악 순위 프로그램은 다른 오락물을 출연하기 위한 정거장 역할을 할 뿐”이라면서 “굳이 순위제를 유지해야만 한다면 전문성을 갖춘 진행자로 바꾸고 연주도 라이브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신정수 PD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예능 프로그램이라 전문성을 갖출 필요가 없다.”면서 “순위제는 시청자의 눈을 잡으려는 하나의 포맷”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정확성이 문제가 된다면 한국음반산업의 문제 때문이지 우리 프로그램 때문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논란은 TV속 가요를 음악으로 보느냐 오락으로 보느냐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좋은 음악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굳이 순위제를 폐지한 자리에 만들 필요는 없다.”는 제작진과 “좋은 음악 프로그램으로 바뀐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데 굳이 순위제를 고집하는 이유가 뭐냐.”는 시민단체의 주장 사이에 절충점을 찾지 못한다면 논란은 계속될 듯싶다.하지만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는 라이브 프로그램을 좋은 시간대에 편성하지 않는 방송사가 먼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김소연기자 purple@
  • 영화팬 설레는 전주/ 4회 전주국제영화제 25일 개막

    오는 25일부터 열흘간 열릴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30여개국 170여편이 소개될 이번 영화제는 실험적 성격을 살리면서도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았다.영화는 전북대 문화관 등 시내 7곳에서 상영된다. 개막작 ‘여섯 개의 시선’은 박광수·박진표·박찬욱·여균동·임순례·정재은 등 6명의 감독이 찍은 옴니버스.장애인·범죄자·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을 각기 다른 색깔로 담아낸 작품이다.폐막작으로는 부르주아 사회의 은폐된 섹슈얼리티를 들춰낸 토드 헤인즈 감독의 ‘파 프롬 헤븐’이 선정됐다. 경쟁부문인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은 아시아 영화의 다양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섹션.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그린 우즈베키스탄 잠셋 우즈마노프 감독의 ‘오른쪽 어깨 위의 천사’와,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중국 맹 징휘 감독의 ‘치킨 포에츠’등이 눈길을 끈다.또 다른 경쟁부문인 ‘디지털 스펙트럼’에서는 세계 각국의 디지털 영화를 선보인다. 영화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거장 감독의작품도 소개된다.이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텐’과 스페인 카를로스 사우라의 ‘살로메’를 비롯해 ‘말타의 매’의 존 휴스턴,‘블루·레드·화이트’로 유명한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다큐멘터리도 만날 수 있다. 올해 신설된 ‘필름 메이커스 포럼’도 주목할 만하다.제작진과 관객이 만나 영화 미학을 토론하는 장으로,프랑스의 로랑스 페레이라 바르보사 감독과 중국의 여성감독 닝잉이 초청됐다.전주영화제만의 자랑거리인 ‘디지털 삼인삼색’에는 박기용,이란의 바흐만 고바디,일본의 아오야마 신지 감독이 모였다. ●전주영화제 가기 전에 이것만은 영화를 고르기 전 홈페이지(www. jiff .or. kr)에서 프로그래머 추천작을 꼼꼼히 살피면 도움이 된다.예매는 인터넷(홈페이지나 www.ticketpark.com)과 전화(1544-1555).관람료는 편당 5000원.패밀리 카드로는 1만원에 3편까지.영화제 사무국 (063)288-5433. 김소연기자 purple@
  • “전시용 제외한 동물 반입 대부분 불법경로 거친 것”/ EBS ‘종의 묵시록’ 이연규PD

    야생동물의 모습 한 컷을 찍으려 전문가들과 정글에서 몇 달씩 잠복해야 하는 것이 자연 다큐멘터리 PD의 숙명.하지만 이 희귀한 동물들이 지천에 널려있는 곳이 있다.호랑이든 표범이든 극락조든 상관없다.국내 동물원에서 오랑우탄을 정식으로 수입하려면 3000만원이 들지만,여기서는 400달러면 구할 수 있다. “우리가 동물을 찾아 헤매는 순간에도 다른 한쪽에서는 그 동물들을 너무도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2월 ‘담비의 숲’으로 멸종되어 가는 담비의 세계를 포착했던 EBS 이연규(41˙사진)PD.생태나 자연의 아름다움에만 카메라를 들이대던 그가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의 프라무카 동물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린 데는 바로 이같은 이유가 있었다. “사람들은 동물을 보고 즐기고,심지어 TV프로그램에서는 장난까지 치지만,그 동물들이 어떻게 들어오는지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학술·전시 목적을 제외하고 국내에 들어온 조류·포유류는 모두 불법 경로를 거친 것이죠.” 그는 한국인 상인의 도움을 받아 동물수집상으로 위장,동물시장에 ‘잠입’했다.희귀종 판매금지라는 간판이 입구에 버젓이 걸려 있었지만,뒷골목에서는 공공연히 거래가 이뤄졌다. “가격흥정을 하다가 사지 않고 돌아서면 뒤에서 칼로 찌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소문에 항상 신변의 위협을 느꼈죠.”그는 상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실제로 동물을 사고 팔기까지 했다. 야생에서 훨훨 날고 뛰어다녀야 할 동물들은 작은 상자 속에 들어가 최소한의 먹을것으로 버티고 있었다.곳곳에는 수렵 당시 다친 상처로 죽은 동물들이 널려 있었다.애완용으로 팔기 위해 생이빨을 뽑히는 원숭이도 목격할 수 있었다. 제작진은 중간상인을 만나 밀렵현장까지 갔다.아이들까지 동원된 잔인한 현장.하지만 사냥이 생계의 수단인 그들에게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따위는 공허했다.“문제는 잡는 그들이 아니라 사는 우리들이죠.” 10·11일 방영될 ‘CITES 종의 묵시록’(오후 10시40분)에는 6개월간 촬영한 동물 밀거래 및 살륙의 현장이 속속들이 파헤쳐진다.이 PD는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보여주지 않는다면 진실을 가리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나아가 이 동물들이 국내에 버젓이 들어오는 현장과 밀수입을 낳을 수밖에 없는 국내 법의 문제점을 고발한다. 김소연기자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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