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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공연계는 장르파괴중

    지금 공연계는 장르파괴중

    겨울을 알리는 무대의 전령,‘호두까기인형’이 찾아왔다.‘호두까기인형’하면 누구나 발레를 떠올리기 마련. 올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서울 발레시어터 등 3개 발레단이 앞다투어 작품을 내놓는다. 발레리나들의 행진이 펼쳐지는 한켠에서 국산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이 첫발을 내딛는다.E T A 호프만의 원작 동화 ‘호두까기인형’은 지난 5월 영국 안무가 매튜 본이 댄스 뮤지컬로 만든 것까지 합하면 올 한해 가장 많이 변주된 단골 소재가 아닌가 싶다. 이렇듯 한 작품이 여러 장르에서 ‘재활용’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베르디의 오페라로 유명한 ‘아이다’도 작곡가 팀 라이스와 가수 엘튼 존에 의해 디즈니식 가족 뮤지컬로 탈바꿈중이다. 내년 한국 상연을 앞두고 있다. 영화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뮤지컬 황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이 새달 스크린에서 부활하고, 스웨덴 출신의 걸출한 뮤지션 아바의 명곡들을 엮어 만든 뮤지컬로,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맘마미아’도 곧 영화로 만날 수 있다. 물론 아무 작품이나 재활용되는 건 아니다. 탄탄한 작품성으로 경기 불황 등 외적 조건과 상관없이 꾸준하게 먹히는 고전 또는 히트작들만이 그 영예를 얻을 수 있다. 웬만큼 해서는 원작의 그늘을 벗어날 수 없다는 우려도 있지만, 창작의 위험성을 손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유혹을 떨칠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한 뮤지컬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수입해서 팔아먹을 브로드웨이산 뮤지컬이 바닥난 상황에서 익숙한 재료들을 갖다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흥행작들의 유명세에 기대는 이런 현상은 창작의 싹을 잘라버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전의 또 다른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즐거운 기회를 선사하기도 한다. ■ 우유부단한 왕자… ‘호두까기인형’ 살짝 비틀어졌네 새달 11일부터 26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려질 가족뮤지컬 ‘호두까기인형’은 완전히 새로운 내용과 감각으로 다가간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고전으로 유명한 이 작품의 변주를 위해 국내 3대 공연기획사인 악어컴퍼니, 오디뮤지컬컴퍼니,PMC프로덕션이 의기투합했다. 원작과 그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에선 생쥐대왕을 물리친 주인공 소녀 마리와 호두까기인형이 소매 속으로 들어가 신비한 나라를 여행하다가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것으로 끝이 났다. 뮤지컬은 소매 속 여행 부분에 ‘확대경’을 들이댔다. 즉 호두까기왕자가 왕위를 수여받기 위해 왕국을 찾아 여정을 떠나는 내용이 뮤지컬 2막을 채우고 있는 것.‘말탄기사’와 같이 원작에 없는 인물이 여럿 등장하고, 호두까기인형, 마리, 드로셀마이어 등 주인공들의 캐릭터나 관계도 원작과 다르게 비틀었다. 원작에서 용맹스러운 왕자였던 호두까기인형은 뮤지컬에서는 겁 많고 우유부단한 인물로 나온다. 마리는 이런 호두까기인형을 이끌어 진정한 남자로 만드는 강인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를 통해 동화적 상상력을 한껏 과시했던 박승걸씨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박씨는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은 여행과 모험을 통해 성숙하고 사랑을 깨닫는 한 편의 성장 러브스토리로 그려질 것”이라면서 “꿈과 환상이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데 현실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가족뮤지컬이지만 주인공들의 러브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성인 관객들까지 겨냥했다. 현대무용, 발레, 재즈가 녹아든 자유롭고 기발한 춤사위가 무대 위에서 펼쳐지며 이에 맞춰 26곡의 노래도 새롭게 창작됐다. 발레에 밀리지 않는 볼거리와 이야기를 듣는 재미까지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작곡 이경재, 공동극작·안무 조성주. 서영주, 김선동, 오진영, 김태한, 최인경 등 출연.5만원∼3만원.(02)764-876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서울발레시어터 3色 ‘호두까기…‘ 12월21∼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발레단 버전. 러시아에서 직접 제작한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와, 전막에 걸쳐 역동적이고 짜임새있게 배치된 안무가 특징이다. 인형 대신 어린이 무용수가 호두까기인형으로 출연해 깜찍한 춤을 선사한다.(02)587-6181. 유니버설발레단은 12월21일부터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키로프발레단 버전의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한다. 섬세한 여성미와 아기자기한 작품구성이 매력. 오디션으로 선발한 어린이 50여명이 펼치는 앙증맞은 춤솜씨도 볼거리다. 러시아, 스페인, 중국 등 세계 각국의 화려한 민속춤과 아름다운 눈송이 요정들의 군무는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제격이다.1588-7890. 서울발레시어터의 ‘호두까기인형’은 발레단 상임 안무가인 제임스 전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만 그대로 두고 장소와 배경, 줄거리를 모두 바꿔 한국적으로 재창조한 작품. 고아원에 사는 남매가 꿈속에서 부모님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는 내용의 모던발레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무대에 등장시키고, 안무에도 변화를 주는 등 지난해에 비해 볼거리를 보강했다.12월23∼25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02)3442-2633.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영화로 만나봐 최근 영화계에서도 인기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영화로 제작하는 바람이 일고 있다. 지난해 뮤지컬 ‘시카고’가 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 주연, 롭 마셜 감독의 뮤지컬 영화로 선보여 큰 성공을 거뒀다. 아카데미상을 휩쓰는 등 흥행과 비평 모두를 만족시키며 뮤지컬 영화의 붐을 예고했다. 지난 추석 연휴 때는 비제의 오페라로 유명한 ‘카르멘’을 스페인의 비센테 아란다 감독이 영화로 선보여 국내에 개봉했다. 원작의 비극적인 드라마를 살리되 감각적이고 화려한 영상으로 승부하는 작품이었다. 새달에는 뮤지컬의 황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초호화 블록버스터 영화로 재탄생시킨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흥행 영화 감독인 조엘 슈마허가 메가폰을 잡아 19세기 오페라 하우스의 웅장하고도 화려한 무대를 그대로 재현해냈다. 원작 소설을 토대로 영화화된 적은 여러번 있지만 1986년에 초연된 뮤지컬의 인기에 힘을 입어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 그룹 아바의 노랫말을 엮어 만든 뮤지컬 ‘맘마미아’도 곧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올해 초 국내에서 공연돼 선풍적 인기를 끌기도 했던 작품으로, 영화에서는 ‘러브 액츄얼리’의 키이라 나이틀리와 니콜 키드먼,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이 출연진 물망에 올라 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권태환 등 지음

    주변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보는 것은 이제 우리 일상이 되었지만 대부분은 그들의 삶에 대해 무심하다. 동성애자, 양심적 군복무거부자 등도 사회적 이슈로 잠시 떠들썩했을 뿐 우리 사회는 아직 그들의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수준이다.‘한국의 소수자, 실태와 전망’(권태환 등 지음, 한울 아카데미 펴냄)은 이같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들에게 돋보기를 들이댄 책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한국사회학회와 문화인류학회의 공동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논문을 기초로 재구성한 23편의 논문. 저자들은 최근 사회 계층, 성, 세대 격차가 커지면서 다양한 소수자 집단이 생겨나고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같이 한다. 특히 세계화, 냉전체제의 해소에 힘입어 외국인 노동자와 조선족, 고려인의 유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IMF 이후 절대빈곤층, 불안정취업자, 정신질환자, 홈리스 등 다수의 사회적 부적응자를 생산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한다. 장애인, 빈민 등 전통적인 소수자들을 넘어서며 우리 사회 ‘타자’들의 영역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치밀한 실태조사와 대안 제시를 아우르는 것이 이 책의 미덕.1부에서는 홈리스, 동성애자, 장기수, 정신병자 등 사회적 계급과 권력 관계에서 소외된 소수자 집단을,2부에서는 해외 한인과 국내 화교를,3부에서는 국제결혼, 외국인 노동자, 국제적 성매매 등 세계화의 이면에 숨겨진 소수자들을 조명한다. 인류학자와 사회학자의 공동 성과물인 만큼 거시적인 원인 분석부터 개인적 수준의 자료까지 포괄하고 있다. 우리 사회 소수자에 대한 치열한 보고서.‘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꾸는 독자나 정책 입안자들에게 권할 만하다.2만 30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논술’ 한달음에 넘어볼까

    이제부턴 논술이다. 수능을 끝내고 한 숨 돌렸다면, 이젠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올 때. 하지만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다간 허송세월 시간만 보내기 십상이다. 무슨 책부터 볼지 모르는 수험생들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주는 책 두 권이 나란히 나왔다.‘교과서 속에 숨어 있는 논술’(사진 왼쪽·로고스교양연구회 지음, 살림 펴냄)과 ‘비판적 사고를 깨우는 논리 이야기1.&2.’(김광수 지음, 사계절 펴냄)는 지금까지 공부해 왔던 지식을 토대로 기본부터 다져가는 논술 관련 서적들이다. ●교과서를 제대로 읽으면 논술이 보인다 12년 동안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해 교육을 받지만 정작 뭘 물어 보면 “책을 읽은 게 별로 없어서…”라고 대답하는 학생들. 그렇다면 그동안 교과서에선 뭘 배운 걸까. 흔히 교과서는 사고력이나 글쓰기 능력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사실 교과서는 설명이 불친절하다. 하지만 교과서 안에 숨어 있는 논쟁점들을 발견해 주장을 펼칠 능력만 기른다면 더없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특히 최근 교과과정을 넘어선 주제들이 나왔던 것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2005년 대입 논술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제출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교과서 속에‘는 모든 교양의 보고인 교과서에 숨어 있는 논쟁점들을 끄집어내는 책이다. 예를 들어 ‘김유신은 삼국통일의 영웅인가, 사대주의자인가?’라는 주제에서는 먼저 국사 교과서에 실린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에 관한 서술을 소개한다. 다음엔 실증주의 역사관이 갖는 한계와, 역사가 기록되면서 가치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상대주의적 역사관을 김유신의 사례로 분석해 낸다. 토론거리와 더 읽을거리 등도 덧붙였다. 역사, 사회, 문화, 경제, 윤리 등 7개의 큰 영역에서 다양한 주제들을 뽑았다.‘얼짱, 몸짱은 진정 아름다운가.’같은 시의적절한 주제부터 ‘능력이 없는 자는 가난해도 좋은가.’ 같은 보편적인 주제까지 포괄했다.1만 1000원. ●스스로의 힘으로 비판적 사고를 벼락치기 논술 공부로 추상적인 논리 규칙이나 개념들을 달달 외운다면, 외우지 않은 주제가 출제됐을 때 당황할 수밖에 없다. 어떤 주제가 나올 것인가를 예상하고 모법답안을 외우는 것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스스로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를‘은 비판적 지식을 기르기 위한 논리적 기초와 응용방식을 대화체와 그림으로 쉽게 설명한 책이다. 첫번째 책 ‘어찌 이방이 사또를 치리오’는 못된 사또를 몰아내기 위해 관아의 사람들이 지혜를 모은 이야기에서 논증을 찾아 연역, 귀납, 가설 추리의 방법을 익히는 내용 등이 담겼다. 논리학의 방법부터 논증을 평가하는 방법까지를 소개하면서,‘왜 그렇지?’라는 물음을 통해 논리적으로 정당화된 것만 지식창고에 넣으라고 제안한다. 두번째 책 ‘솔로몬은 진짜 어머니를 가려냈을까’에서는 1권에서 배운 논리적 방법들을 다양한 상황에 응용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인 것처럼 보이는 가설을 논리적 사고로 판단할 수 있는 사고력을 길러주는 것. 교과서, 신문, 우화, 역사, 성경까지 다양한 예시문을 통해 논리의 방법을 익힐 수 있어 수험생들이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내용은 만만치 않지만 술술 읽힌다.1권 8800원,2권 95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시간 역행’ 영화 잇따라 개봉

    ‘시간 역행’ 영화 잇따라 개봉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다면…. 정해진 시간의 법칙 속에서 같은 질량의 모래알을 세며 살아가는 인생이 지겹거나 버거워질 때, 허황된 꿈인 줄 알면서도 점괘에라도 의지해보려는 것이 인간의 심리일 것이다. 특히 요즘같이 혼돈과 디지털이 지배하는 시대엔 미래로 달려가고픈 상상력이 현실을 넘어서게 마련이다. 그 때문일까. 최근 미래를 예견하고 미래를 뒤바꾸는 영화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래를 먼저보면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최근 개봉작 가운데 미래를 경험한 뒤 다시 현재로 돌아와 미래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뒤바꾸는 내용의 영화들이 유독 많다. 먼저 지난달 개봉한 장윤현 감독의 ‘썸’은 미래를 보는 교통방송 리포터가 한 형사의 죽음을 예견하는 이야기. 총에 맞고 죽는다는 것을 들은 형사는 총알을 넣지 않는 방법으로 자신의 운명을 비껴간다. 최근까지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멜로물 ‘이프 온리’에서도 주인공은 미래를 먼저 경험한다. 엉망진창인 하루를 보낸 뒤 애인이 사고로 죽지만 다음날 눈을 떠보니 다시 그 하루가 그대로 반복되는 것. 미래를 알고 있기 때문에 행동이 달라지고 결과까지 뒤바뀐다. 로맨틱코미디물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것’의 주인공은 자고 일어나보니 17년이나 지난 30세가 돼있다. 처음엔 좋아하지만, 진실된 친구 하나 없고 사랑하는 남자까지 빼앗긴 뒤 다시 13세로 돌아와 새 삶을 꾸려 미래를 바꾼다. 스릴러물 ‘팜므 파탈’도 마지막 반전에서 대부분의 내용은 주인공이 꿈에서 본 미래였음이 밝혀진다. 현재로 돌아온 주인공은 자신이 대신 행세했던 여인의 자살을 막아 미래를 바꾼다. 이번주 예매율 1위를 기록한 영화 ‘나비효과’는 과거로 돌아가 현재를 뒤바꾼다는 점에서 비슷한 내용이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지금까지 영화에서는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가 압도했다.”면서 “시대가 디지털화되면서 미래를 바꾸고 싶다는 욕망과 상상력이 현실을 압도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타임머신은 필요없다?-장르 다양화 지금까지 미래를 보거나 예견하는 영화는 ‘백 투 더 퓨처’로 대표되는 SF물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개봉하는 영화들은 스릴러, 드라마, 로맨틱코미디, 멜로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미래를 영화적 소재로 삼고 있다.SF가 아니다보니 미래나 과거로의 시간이동에 과학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는다.‘썸’이나 ‘팜므 파탈’은 데자뷔로 미래 예견을 설명하고,‘이프 온리’나 ‘완벽한‘은 별 설명도 없이 마법 같은 일이 발생한다.‘나비효과’역시 일기속 글자들이 움직이다가 과거로 빨려들어가는 황당한 방법으로 시간이동을 한다. 이는 논리적 설명보다는 영화의 플롯을 복잡하게 해서 관객과 게임을 벌이려는 최근 영화의 한 경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관객의 호기심을 끌고 구성을 복잡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 패러독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면서 “시간 패러독스가 타장르로까지 확산된 것이 최근 할리우드 영화의 한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콤플렉스없는 세대가 한·일교류 주도”

    “한국에서 일본 문화를 개방한 것이 한류붐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문화를 개방한 한국에 고마움을 느낍니다.”(가와이 하야오 장관) “한류는 역설적으로 일본 문화 개방과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국민적 설득은 어려웠지만 일본 대중문화 전면 개방이 장기적으로 한국 문화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이창동 감독) 이창동(50) 전 문화관광부장관과 가와이 하야오(76) 일본 문화청장관이 17일 오후 ‘제1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부대행사의 하나로 마련된 특별대담에 나란히 마주앉았다.2002년부터 장관직을 맡고 있는 가와이 장관은 임상심리학자 출신. 이 감독의 장관 재임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왔다는 가와이 장관은 “처음 만날 때 이 전 장관이 넥타이도 매지 않고 불쑥 나타나 놀랐다.”며 농담 섞인 인사말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오사카 출신의 가와이 장관은 “내 조상은 한국인인 것 같다.”면서 “5∼6세기 한국에서 문화를 가르쳐 주면서 자연스럽게 융화된 것처럼, 지금도 다시 새로운 교류시대를 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 역시 “과거 역사에 대한 콤플렉스 없는 젊은 세대가 문화 교류를 주도하기 때문에 진정한 교류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문화의 획일화에 대항하기 위해 문화 교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의견을 모았다. 가와이 장관이 “일국의 힘만으로 미국에 대항할 수 없다.”고 하자 이 감독도 “미국 문화에 의한 표준화가 세계화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가 물 흐르듯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대담을 시작하기 전 이 감독과 함께 일본 영화를 관람했다는 가와이 장관은 이번 일본영화제가 한국인들이 일본인들의 삶과 사회상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이 감독 역시 “정치적 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감정이 풍부했던 일본의 60년대에 대한 향수를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찾는 것이 한류붐의 한 원인이라는 데 동감한다.”고 말했다. 가와이 장관은 현재 일본에서는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를 배우자는 열풍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중장년층 여성이 새로운 것에 대한 의욕과 행동이 왕성해진 시기에, 때마침 한국 문화가 들어오면서 한류붐이 한국을 배우자는 행동으로 옮겨졌다는 것.“‘겨울연가’를 보면서 단순히 좋다는 것을 넘어서 한국에 가보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가와이 장관의 말에 이 감독이 “그렇다면 일본 여성들이 더 행동해 줬으면 좋겠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한·일 문화 교류의 전망을 묻자 가와이 장관은 의식주를 포함해 보다 폭넓고 다양한 교류가 이뤄지길 희망했고, 이 감독은 문화 교류를 통해 양국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고 인적 교류가 문화교류를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가와이 장관이 인적 교류의 묘안을 되묻자 이 감독은 “한국 사람들이 비자 없이도 일본에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와이 장관은 “한류 때문에 한국을 오가면서 이제야 일본 사람들이 그런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됐다.”면서 “아마도 문화의 힘이 양국의 정치·사회적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시네마 천국] ‘나비 효과’ 19일 개봉

    유년기에 각인된 단 한번의 상흔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을까. 흔히들 작은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연처럼 일어난 작은 사건 하나가 모든 삶을 뒤바꾸기도 한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 한번이 뉴욕에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는 것처럼. 영화 ‘나비 효과’(The Butterfly Effect)는 카오스 이론의 시발점이 된 나비효과에서 아이디어를 빌려, 한 사람의 삶을 되짚어본다. 철없는 장난으로 두 모녀가 죽고, 여자친구 아버지의 성희롱에 시달리는 등 상처 많은 어린시절을 보낸 에반(애시튼 커처). 하지만 이같은 고통스러운 경험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에 시달린다. 대학생이 된 에반은 일기를 읽다가 과거로 들어가는 통로를 발견한다. 실제 과거의 순간인지 궁금하던 에반은 어린시절의 친구인 켈리(에이미 스마트)를 찾아 과거의 일을 묻지만, 켈리는 화만 내고 다음날 자살한다. 그러나 에반이 과거 성희롱을 당하던 순간으로 돌아가 일을 바로잡자 이내 미래는 바뀐다. 에반과 켈리는 둘도 없는 연인사이가 돼 있는 것. 하지만 곧 다시 비극적 순간을 맞게 되고, 에반은 그 때마다 과거로 돌아가 비극을 야기하게 된 불행했던 순간들을 고치지만, 현실은 그가 꿈꾸는 것처럼 이상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누군가가 멀쩡하면 누구는 미쳤고, 누가 행복하면 누군가는 불행하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강렬한 과거의 상처를 하나쯤은 품고 살기 마련이다.‘그 상처만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바뀌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거시적인 역사도 우연적인 사건 하나에 휘둘리기도 하는데, 인간의 삶은 그같은 균열에 더 깨지기 쉽다. 영화는 이같은 포스트모던적인 인간사의 공감대를 아우르며 강한 흡입력을 갖는다. 배우들의 변신을 보는 것도 재밌다. 할리우드 청춘스타 애시튼 커처는 앞길이 창창한 밝은 대학생에서 좌절에 빠지는 장애인까지를, 에이미 스마트는 ‘공주과’의 여대생에서 창녀까지를 넘나든다. 치밀한 과학영화를 상상한다면 실망이 클 듯. 일기장의 글자가 움직이며 과거로 들어가는 장면은 마치 블랙홀로 빠져들 듯 시각적으로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지만, 그 근거는 어디서도 제시되지 않는다.‘데스티네이션2’의 각본을 쓴 에릭 브레스와 J 매키 그루버의 감독 데뷔작.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눈에띄네~이얼굴]“내 관능에 빠져봐”

    누군가를 파멸로 이끌만큼 매혹적인 동시에 순수의 얼굴을 가진 ‘팜므 파탈’의 주인공.1인 2역을 소화해야하는 이 역을 찾기 위해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수십명의 여배우들을 오디션했다. 하지만 적합한 배우를 찾지 못해 고심하던 중, 당시 ‘롤러볼’을 연출하고 있던 존 맥티어넌 감독에게서 레베카 로민 스타모스(32)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대중들에게는 ‘엑스맨2’의 미스틱으로 이미 섹시한 매력을 발산한 그녀지만, 분장이 심한 역이어서 얼굴은 잘 알려지지 않은 편. 유명하지 않은 배우를 스타덤에 올리기로 유명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그녀에게서 매혹과 순수의 이중적인 얼굴을 발견했고, 그녀 역시 완벽한 연기로 감독과 관객을 만족시켰다. 감독은 조명과 각도에 상관없이 사진이 잘 받는 모델 출신의 그녀를 하늘이 준 행운이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모두 얻는 보석털이범 로라와, 아이를 잃은 뒤 상심에 빠진 로라를 꼭 닮은 릴리. 그녀는 두 얼굴을 넘나들며 동전의 양면과 같은 여성성을 표출한다. 결국 자신의 악한 본능을 드러내놓고 뽐내며 “난 나쁜 여자에요.”라고 말하지만, 파파라치 니콜라스(안토니오 반데라스)처럼 모두가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 만큼 매혹적이다. 하이라이트신은 한 술집에서 검은 망사 옷을 입은채 스트립쇼를 펼치는 장면. 릴리 행세를 하며 관능성을 꼭꼭 숨겨왔던 그녀가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을듯 말듯 유혹하는 몸짓은 관객들을 무아지경에 빠뜨릴만한 수준이다. 이 스트립쇼는 대본에도 없던 것을 그녀가 즉석에서 펼쳐 감독의 오케이를 받아냈다. 레베카 로민 스타모스는 1995년부터 모델을 시작했고,98년 TV 시리즈 ‘프렌즈’로 연기에 입문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시네마 천국] ‘팜므 파탈’ 거장 팔마 감독

    [시네마 천국] ‘팜므 파탈’ 거장 팔마 감독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성을 유혹해 파멸시키고 지옥으로 빠뜨리는 악녀를 의미하는 팜므 파탈.50년대 후반 프랑스의 평론가들이 1940∼60년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B급 범죄·스릴러 영화들을 필름 느와르라는 용어로 분류하면서, 그 영화들이 가지고 있던 경향과 특징을 분석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그 이후에도 여러 영화에서 변형을 거치며 이어진 이 팜므 파탈을 아예 제목으로 삼은 영화가 19일 개봉한다. 스릴러 영화의 거장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팜므 파탈(Femme Fatale·19일 개봉)’. 수많은 영화에서 유혹에 이끌리면서도 이를 도덕적으로 재단하려 했던 남성들의 보조역할에 불과했던 팜므 파탈을 주인공으로 끌어올린 영화다. 영화를 주도하는 건 관능적인 유혹이 넘치는 세계다. 보통의 스릴러가 차갑고도 냉혹한 긴장감을 선사한다면, 이 영화는 파티를 연상시키는 클래식 선율에 맞춰 인간의 동선을 유유히 훑으며 시작하는 초반부부터 여성적이라 부를만한 새로운 느낌의 감성 스릴러를 만들어낸다. 보석전문 털이범 로라(레베카 로민 스타모스)는 칸영화제에서 수천만달러의 다이아몬드 의상을 걸친 모델을 유혹해 다이아몬드를 혼자 빼돌린다. 배신당한 동료들의 감시망을 피해 도망가던 중 우연히 자신과 닮은 릴리라는 여자의 집으로 숨어들고, 릴리 행세를 하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7년 뒤 미국대사의 부인이 돼 다시 파리를 찾은 로라는, 파파라치인 니컬러스(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사진에 찍힌 뒤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여기서부터 팜므 파탈인 로라의 유혹은 독버섯처럼 피어난다. 나쁜 여자인 줄 알면서도 유혹의 덫을 벗어던지지 못하는 니컬러스. 사건을 추적하는 긴장감보다는 로라의 꼬리를 무는 변신과 계략이 숨을 죽이게 한다. 하지만 영화는 새로운 형식의 스릴러로 유혹과 파멸에 대한 심층적인 보고서를 쓰는 듯하다 주춤한다. 팜므 파탈이란 만들어진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나비 효과’‘썸’ 등의 시간 이동과 데자뷔를 떠올리게 하는 느닷없는 반전은 모든 것을 신기루처럼 지워버린다. 허탈하거나 새롭거나.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서울레이디스싱어즈 창립 15주년 공연

    서울레이디스싱어즈 창립 15주년 공연

    ‘세계 무대에서 더 유명한 합창단’인 서울레이디스싱어즈가 2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창립 15주년 기념 정기연주회를 연다. 서울레이디스싱어즈는 국내 합창계의 대부인 윤학원 예술감독이 창단한 합창단으로, 월드비전 선명회 어린이합창단과 오디션을 거친 19∼35세의 음악을 전공한 여성들로 구성돼 있다. 현재의 상임지휘자는 윤 감독의 아들인 윤의중씨. 여성의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목소리의 조화로 마음을 울리는 이들은 이미 국제무대에서 많은 성과를 길어 올렸다.1992년 독일 쾰른의 유럽방송연맹 세계합창경연대회에서 2위를 수상했고,95년 미국합창지휘자 연합회의 컨벤션에 초대돼 워싱턴 케네디센터 무대에 섰다.93년에는 세계합창총연합회의 초청으로 세계합창심포지엄에서 노래를 불렀고,98년에는 유럽 전역 순회 연주를 가지기도 했다. 특히 내년 5월에는 프랑스 국제합창제 피날레의 메인 게스트로 초대됐으며, 그 뒤 프랑스 10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이를 기념하는 것이기도 한 이번 무대는 한국과 외국의 현대음악에서 흥겨운 재즈와 라틴음악, 성가곡 등을 아우르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사할 예정이다.7000∼3만원.(02)3665-0061.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사랑의 묘약’ 국립오페라단 21~25일 공연

    지난달 오페라 ‘아이다’로 다소 실험적인 무대를 선사했던 국립오페라단이 올해를 마감하는 작품으로는 가장 대중적이고도 유쾌한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골랐다.21∼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이 작품은 지난해 첫선을 보여 “국립오페라단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사랑의 묘약’은 성악적 기교를 과시하는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걸작 가운데 하나로,1832년 5월 밀라노에서 초연된 2막짜리 희가극. 이번 국립오페라단이 꾸미는 공연은 무대·의상·연출이 지난해와 같고 성악가들만 바뀌었지만, 성악의 비중이 큰 오페라인 만큼 다른 색깔의 작품을 만날 수 있을 듯싶다. 작품의 배경은 19세기초 스페인의 어느 시골마을. 아디나를 짝사랑하는 네모리노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려는 아디나의 마음을 얻으려 떠돌이 약장수에게서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으로 알고 사 마시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흔히 TV드라마 등에서 슬픈 장면에 삽입되곤 하는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사실 슬픈 감정과는 거리가 멀다. 갑자기 부유한 친척에게 유산상속을 받은 네모리노가 동네 처녀들에게 인기를 얻자 불안한 아디나가 눈물을 흘리는데, 이를 훔쳐본 네모리노가 기쁨에 겨워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 버냐미노 질리,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유명한 테너들이 불러 더 화제를 모았다. 이번 무대에서는 이 멋진 테너의 음성을 신동호, 박현재, 임제진이 선사한다. 아디나 역에는 소프라노 박정원, 오미선, 김수진이 캐스팅됐다. 이밖에 베이스 함석헌, 베이스 바리톤 최웅조(둘카마라), 바리톤 김동식 김동원(벨코레), 소프라노 이미선 김성은(자네타) 등이 출연한다. 연출은 지난해에 이어 이탈리아 출신의 울리세 산티키. 국립오페라단의 ‘투란도트’‘시몬 보카네그라’ 등을 연출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그는 ‘사랑의 묘약’의 매력을 도니제티의 음악에서 찾았다.“밝은 선율 속에 깊이를 담은 매혹적인 멜로디와 코믹한 스토리 전개가 잘 부합됐다.”면서 “관객들은 즐겁게 감상할 수 있지만 성악적으로 가수들에게 많은 탤런트를 요구하기 때문에 만드는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연출 컨셉트는 ‘유쾌함과 기쁨’에 초점을 맞췄다. 연출가와 함께 무대·의상 디자이너 리비아노 달 포초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낭만이 넘치는 무대를 꾸밀 예정. 관현악과 합창은 최승한이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국립오페라합창단이 함께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 일 오후 4시.2만∼12만원.(02)586-5282.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마약사범 잡은 ‘e메일 여순경’

    경기도 광명경찰서는 12일 히로뽕을 인터넷 카페 회원에게 판매하려 한 김모(37·회사원·대구 북구)씨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를 검거한 사람은 광명경찰서 강력반 김소연(25·여) 순경. 김 순경은 지난 7월 인터넷 상에서 마약을 매매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히로뽕 관련 카페 한 곳을 찾아내 마약을 구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2주일 후 김씨로부터 ‘필요한 게 뭐냐.’라는 메일을 받고 그가 히로뽕 판매책임을 알아챘다. 김 순경은 자신을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20대 여성’이라고 밝히며 김씨를 안심시킨 뒤 4개월간 80여통의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았다. 결국 김씨는 지난 11일 오후 1시30분쯤 광명고속철도역에서 히로뽕 0.35g을 김 순경에게 팔려다가 철도공무원으로 위장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지난 9월 히로뽕 1g을 구입해 자신의 집에서 커피에 타 복용하고 나머지는 인터넷 카페 회원 등에게 판매하려던 중이었다. 제주도 출신인 김 순경은 탐라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 경찰에 입문해 지난 6월부터 강력반 형사로 일하고 있다. 광명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톰 행크스,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 日서 홍보활동

    “크리스마스를 동경했던 여덟 살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만들고 연기했습니다. 모두들 폴라 익스프레스에 탑승하세요.” ‘포레스트 검프’‘캐스트 어웨이’에서 멋진 콤비를 이룬 배우 톰 행크스(48)와 로버트 저메키스(52) 감독이 함께 북극행 특급열차를 타고 일본에 도착했다. 애니메이션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의 홍보를 위해 12일 오후 도쿄 롯폰기(六本木)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마련한 기자회견. 아시아권 취재진 300여명이 몰려들었고, 톰 행크스는 회견장에 들어서면서 작품 속 차장의 모습처럼 “탑승하세요.(All Aboard!)”를 외치며 화답했다. 1985년 출간된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동명 동화책을 원작으로 한 ‘폴라‘는 북극행 특급 열차를 탄 소년이 모험 끝에 꿈에 그리던 산타클로스를 만나는 이야기. 톰 행크스는 이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 소년, 소년의 아버지, 차장, 떠돌이, 산타클로스 등 다섯개 역할을 거뜬히 소화했다. 애니메이션에서 연기가 가능했던 건 ‘퍼포먼스 캡처’라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 덕분. 영화 ‘반지의 제왕’의 골룸 캐릭터로 유명해진 모션 캡처보다 한단계 더 진전한 기법으로, 얼굴에까지 수백개의 센서를 부착해 속눈썹의 떨림까지 잡아낸다. 저메키스 감독은 ‘퍼포먼스 캡처’를 사용한 이번 작품이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필름이 사라지는 시대로 가기 위한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사로 찍어야할 영화가 있고 퍼포먼스 캡처로 찍어야 할 영화가 있다.”면서 “‘폴라‘는 풍부한 감정표현과 이미지의 환상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둘의 장점만을 뽑았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세번째 호흡을 맞추는 둘은 “톰은 연기력을 논할 필요가 없는 배우”“연기자로서 폭이 넓어진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 저메키스”라면서 서로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여줬다. 사실 작품의 기획은 톰 행크스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산타클로스가 있다고 해야 하나, 없다고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주는 책의 내용이 좋아 로버트 저메키스에게 제안했고, 그는 북극행 특급열차의 휘황찬란한 환상을 롤러코스터 같은 속도감으로 창조해냈다. 일본에는 오는 27일 개봉하고, 국내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도착해 선물 보따리를 풀 예정이다. 도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규형감독 새 영화 ‘DMZ, 비무장지대’ 도쿄 시사회

    이규형감독 새 영화 ‘DMZ, 비무장지대’ 도쿄 시사회

    80년대 청춘영화를 대표하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의 이규형(47) 감독이 10여년 만에 공포와 평화가 아슬아슬하게 동거하는 비무장지대로 관객을 초대했다.26일 국내 개봉에 앞서 지난 9일 도쿄 긴자의 마루노우치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시사를 가진 영화 ‘DMZ, 비무장지대’는 79년 DMZ 수색병으로 활동하던 감독의 자전적 체험이 녹아든 작품. 최근 DMZ의 3중 철책선이 뚫린 현실과 묘하게 오버랩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규형 감독 “25년을 바쳤다” 한류열풍을 증명하듯 시사 전부터 극장 앞에는 일본 관객 수백명이 길게 늘어섰다. 한국을 사랑하는 모임 등에서 초청된 이들은 한국문화에 특히 애착이 많은 관객들인지라 시사도중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많았다. 일본의 유명 액션 배우 마쓰카타 히로키와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그 남자 흉폭하다’‘하나비’ 등에 출연한 재일교포 배우 백룡 등도 눈에 띄었다. 이규형 감독은 “외국인이 내 영화를 보고 우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라면서 “이것이 문화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시사회 내내 이 감독은 벅찬 감동을 길어올릴 만했다.94년에 시나리오를 완성한 뒤 제작이 몇 번씩 좌절됐으며, 촬영만 3년이 걸렸고 그 와중에 주연배우도 바뀌었던 영화. 어쩌면 25년 동안 감독의 머릿속에서만 존재했을지도 모를 세계를 스크린에 펼쳐보이는 지금 이 순간, 이 감독은 그 어느 누구보다 행복했을지 모른다. “제작비 문제로 영화를 접은 다음 ‘JSA, 공동경비구역’을 보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죠. 무슨 일이 있어도 영화를 완성시키고 싶었습니다.” 실제 지뢰가 터져 눈앞에서 전우 11명이 죽는 것을 목격한 적도 있다는 이 감독은 “언젠간 꼭 좋은 군대영화를 만들어서 그 친구들이 정말 명예로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정치적인 것을 떠나서 인간대 인간으로 사랑하자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고 설명했다. ●‘DMZ’라는 제목이 어울리지 않는 영화 하지만 그 오랜 시간 공을 들이며 쏟아넣은 감독의 노력이 관객에게까지 와닿을지는 미지수.DMZ 수색대인 영화학도 지훈(김정훈)과 이병장(박건형)의 체험기를 보여주는 영화는 제목처럼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웃기려는 에피소드는 맥락과 동떨어져서 겉돌고, 긴장감이 감도는 장면은 서로 이어지지 못한 채 툭 끊긴다. 오히려 바뀌기전 제목인 ‘호텔 코코넛’이 코믹한 웃음과 공포가 혼재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주는 듯하다. 그래도 결말 부분은 영화적으로는 억지스럽긴 해도 감독의 진정성 때문인지 나름의 감동을 낳는다. 일본인에게도 그 정서가 먹혔을까.‘실미도’의 배급을 맡았던 일본의 도에이가 영화의 제작이 거의 끝나갈 즈음 일본내 마케팅과 배급을 맡겠다고 나섰다. 이번 월드 프리미어의 시사회도 도에이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도에이의 구사나기 슈헤이 전무는 “이 영화는 ‘실미도’와 달리 액션, 눈물, 웃음의 3대 요소가 다 들어있다.”면서 “일본에서는 내년 4·5월에 개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12일 개봉

    오늘날 혁명가 체 게바라를 기억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오로지 남미의 혁명을 위해 살다가 총살로 인생을 마감한 이 혁명가는, 아이러니하게도 죽은 뒤 자본주의 사회의 문화상품이 돼 버렸다. 그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는 것이 유행이 될 정도다. 대중문화의 아이콘 위에 자신의 초상을 새긴 체 게바라. 그의 혁명에 대한 정치적 지지는 낡은 유물로 전락했을지 몰라도, 체 게바라의 생명력은 여전하다.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The Motorcycle Diaries·12일 개봉)는 영웅으로 전설로 신화로, 심지어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만 기억하는 체 게바라를 살아있는 인물로 되돌려놓는 영화다. 영화가 초점을 맞추는 건 그가 친구와 함께 떠났던 라틴아메리카 대륙 횡단 여행. 그 안엔 영웅 체 게바라가 아닌,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는 평범한 청년들의 들뜬 흥분과 열정이 숨쉬고 있다. 영화를 보는 동안만큼은 혁명가 체 게바라의 이름을 지워도 좋다.“이것은 영웅적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통된 꿈과 열망으로 한동안 나란히 나아갔던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서두에서 밝히듯, 로드무비와 성장영화의 외양을 입은 영화는 드넓은 남미의 대륙 위에 청년들의 여정을 유쾌하고도 아름답게 아로새긴다. 천식으로 고생하는, 연약하지만 속깊은 23세의 의대생 에르네스토 게바라(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와 엉뚱한 생화학도 친구 알베르토(로드리고 드 라 세르나). 둘은 낡은 오토바이로 남미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떠난다. 계획은 원대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오토바이는 고장나기 일쑤고 바람에 천막도 날아가 하룻밤 잘 곳을 찾기도 쉽지 않다. 눈길, 갈대밭 샛길, 사막길 등 끝없이 펼쳐지는 다양한 길 위에서 부서지고 넘어지고 깨지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 결국 그 길은 누구나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이 아닐까.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로 이어지는 낯설고도 신비로운 풍광만으로도 국내 관객에게는 드문 경험을 선사할 듯싶다. 바람에 살랑대는 초록풀의 물결, 언덕 아래로 쭉 펼쳐진 푸른 바다 등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체 게바라의 내레이션은 시적 아름다움으로 넘실댄다. 그렇다면 체 게바라가 이 여행길에서 본 건 무엇이었을까. 바로 이 아름다운 자연에서 소외된 인간들이다. 살아가는 것이 투쟁일 수밖에 없는 탄광촌 노동자들, 나병환자들. 그는 이 여행길의 경험을 토양으로 삼아 평생 신념의 나무를 가꾸며 살아갔다. 아마도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체 게바라를 기억하는 방식이어야 할 것 같다.‘중앙역’의 월터 살레스 감독작품.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시네마 천국]‘미치고 싶을 때’

    사랑이란 감정이 맘 먹은 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기도 모르는 순간 문득 찾아오고, 사랑이란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서로 닿을 수 없는 사이가 돼 버린 이들. 사랑으로 시작해 부부가 되는 보통의 연인들과 달리, 부부로 시작해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더이상 부부로 살아갈 수 없게 된 기막힌 사연만 놓고 보자면 영화 ‘미치고 싶을때(Head On·12일 개봉)’는 더없이 슬픈 멜로물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특별한 건 슬픈 사랑이야기를 누더기처럼 거친 삶의 현실 위에 툭 올려놓기 때문이다. 보통의 멜로영화처럼 사랑만이 존재하는 비현실적인 공간이 아니다. 자유에 대한 갈망과 거친 삶과 사랑이 뒤엉키면서 살아 꿈틀거리는 이 영화만의 독특한 질감을 창조해냈다. 자유를 꿈꾸는 터키계 독일인 시벨(시벨 케킬리). 가족들의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어 정신병원에서 만난 차히트(비롤 위넬)에게 결혼을 부탁한다. 결혼 뒤 약속대로 서로의 생활을 즐기며 룸메이트처럼 살아가지만, 죽음마저 두렵지 않을 정도로 망가져버린 삶의 궤도 위에서 둘은 처음으로 서로에게 안식을 얻으며 서서히 빠져든다. 하지만 운명은 둘의 행복을 원하지 않았다. 차히트는 시벨을 창녀라고 놀리던 남자를 실수로 죽인 뒤 감옥에 가고, 시벨은 터키로 떠난다. 삶의 끝에서 사랑은 둘에게 구원이 됐지만, 결국 이루어지지 않은 채 그 사랑 때문에 어긋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둘의 섹스신. 법적인 부부였을 때는 단 한번도 관계를 갖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난 뒤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시벨과 차히트가 갖는 섹스신은 삶의 슬픈 아이러니를 잘 드러낸다. 누구나 크든 작든 그런 아이러니를 품고 살아가기에 그들의 사랑은 울림이 크다. 아웃사이더들의 생생한 삶의 결을 그려넣은 화면 위에 사랑이란 감성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스토리 라인을 오밀조밀 짜넣은 감독의 연출솜씨도 놀랍다. 연대기를 훑는 듯한 스토리는 강한 흡입력을 갖고, 핸드헬드의 거친 영상은 감각적이면서도 진실되게 다가온다. 독일과 터키를 넘나드는 이국적인 풍경과, 터키의 전통음악부터 강렬한 록까지를 아우르는 음악도 인상적이다. 독일 출신의 파티 아킨 감독 작품. 올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눈데 띄네~ 이 얼굴]‘모터싸이클‘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우리시대 최고의 영웅 체 게바라의 깊이와 감성을 담은 배우를 찾는 건 그리 쉽지는 않은 일. 하지만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의 제작진은 만장일치로 멕시코 출신의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26)에게서 혁명가의 젊은 시절을 보았다. 사실 이 영화의 배우들은 주연급을 제외하고는 남미 전역에 걸쳐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고, 브라질 최대 나환자촌의 촬영에서는 실제 그 곳에서 생활하는 나병환자들이 90% 이상 출연해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였다. 하지만 주인공 체 게바라는 리얼리티뿐만 아니라, 높은 연기력을 필요로 하는 배역. 최근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며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던 베르날은 또다시 변신을 감행했고, 완벽한 체 게바라가 됐다. 언제나 천식을 달고 사는 체 게바라는 연약한 듯하면서도 솔직하고 강한 성격. 베르날은 실제의 체 게바라를 닮은 선굵은 외모에 수줍은 듯한 표정을 감추며 외유내강의 이중성을 잘 담아냈다.‘삶은 고통’이라는 한 환자에게 “그래요. 엿 같죠. 매순간 숨쉬기 위해 싸워야 하니까.”라며 나지막이 말하는 베르날은, 천식으로 헐떡대는 모습과 겹쳐지며 진정성을 낳는다. 베르날은 체 게바라가 젊은 시절 읽었던 책, 남미 관련 서적 등 인물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모든 서적들을 독파하며 스스로 체 게바라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마른 편이지만 근육질 몸매의 체 게바라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14주 전부터는 본격적인 체력훈련을 받았다. ‘아모레스 페로스’(2000)로 시카고영화제 최우수 연기상을,‘이투마마’(2001)로 베니스영화제 신인 남우상을 수상한 그는, 얼마전 국내 개봉한 ‘나쁜 교육’에서 동성까지 매혹시키는 신비스러운 역할로 이미 몇몇 국내팬들에게는 깊게 각인된 배우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시네마 천국]쉘 위 댄스?

    할리우드판 ‘쉘 위 댄스?(Shall We Dance·12일 개봉)’는 8년전 제작된 일본의 오리지널 영화와 거의 똑같다. 원작의 재미와 감동을 또다시 맛보고 싶거나, 원작을 못본 관객에게만 매력적일 작품. 원작의 스토리가 갖는 힘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무기력함을 느끼던 직장인이 춤을 알게 되면서 생활의 활력을 찾게 된다는 기본 줄기는 거의 같다지만, 일본과 미국 사회의 차이에서 오는 다른 느낌은 있다. 일본판은 일본 특유의 경직된 조직 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회사원이 자유로운 춤의 세계와 맞닥뜨리면서 빚는 충돌 때문에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느낌이라면, 이미 춤에 개방적인 미국에서 그려진 ‘쉘 위 댄스?’는 사회적 충돌보다는 내면적 욕망에 더 귀를 기울인 듯한 느낌이다. 시카고의 변호사 존 클라크(리처드 기어)는 남들 보기에는 더 바랄 것 없는 성공한 인생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매일 똑같이 유언장을 쓰고 전철에 몸을 싣는 그는 결코 행복하지 않다. 귀가하는 길에 시선이 머물던 댄스스쿨로 우연히 발걸음을 옮기는 존. 아내에게 들켰을 때 존은 이렇게 말한다.“창피했어. 바랄 게 없는데도 더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이.” 사회적 시선 때문에 스스로 가두어둔 틀 속에만 머물고 있는 현대인에게, 춤은 억눌려 있던 욕망을 해방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미국판은 내면의 욕망에 솔직해지라는 메시지가 보다 강하게 와닿는다. 나이의 흔적과 피곤함이 묻어난 주름진 얼굴에서 로맨틱한 신사까지, 리처드 기어의 다양한 표정을 만나는 것도 영화의 재미. 존의 아내 역으로 수전 서랜든이, 댄스스쿨의 젊은 여교사 역으로 제니퍼 로페즈가 출연했다.‘세렌디피티’의 피터 첼섬 감독.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여선생 vs 여제자‘의 웃기는 염정아

    ‘여선생 vs 여제자‘의 웃기는 염정아

    섬뜩한 계모(‘장화, 홍련’)부터 도발적인 사기꾼(‘범죄의 재구성’)까지, 차가운 표면 안에 매혹과 열정을 숨긴 요부의 이미지로 뒤늦게 스크린에서 광채를 내뿜은 배우 염정아(32)가 코믹 연기에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는 걱정부터 앞섰다. 괜히 어설프게 망가져서 지금까지 힘들게 쌓아온 자신만의 색채에 먹물을 확 뿌리는 건 아닌지. 하지만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제작 좋은영화·17일 개봉)를 보는 내내 기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염정아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내 몸엔 코미디의 피가 흐른다니까요. 호호.” 물 만난 고기처럼 화면 안에서 자유자재로 뛰노는 품새는 ‘인상적’이라는 한마디로 규정지을 게 아니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능청을 떨며 귀엽게 웃는 모습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그녀에 대한 고정관념을 단번에 뛰어넘는 힘을 가졌다.“보여지는 제 모습은 차갑지만요. 여선생의 모습들은 연기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라니까요.” 시원시원한 말투로 친한 언니처럼 재잘재잘 말하는 모습이 영화속 여선생을 닮긴 닮았다. 그래도 카메라 앞에서 180도 달라져야 하는 코믹 연기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처음엔 웃겨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주변에선 ‘너 하던대로만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시나리오가 그녀의 마음을 끌었다.“여자가 혼자 끌어가는 영화가 드물잖아요. 코미디인데 탄탄한 드라마가 있는 것도 좋았고요. 또 장규성 감독의 전작인 ‘선생 김봉두’를 무지 좋아하거든요.” 사실 코믹 연기지만 그녀는 결코 망가지지 않았다. 망가졌다기보단 자연스럽게 그 배역에 녹아들었다는 말이 맞다.“좋아서 ‘앗싸라비아’를 외치는 장면이랑 뜀틀을 넘다가 날아가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오버’한 건 없어요. 일관된 감정선을 유지하면서 드라마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죠.” 그녀가 맡은 미옥은 갓 부임한 미술선생 상춘(이지훈)에게 ‘필’이 꽂혀 갖은 주책을 다 떠는 노처녀 교사. 그녀는 ‘푼수 덩이’노처녀를 그대로 표현해내기 위해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않았다.“영화 보다가 몇 장면에선 ‘어∼, 심각한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름이 너무 흉하진 않았나요?” ‘괜찮다.’라고 말하자 “미모로 승부하는 것도 아니어서 별로 신경은 안 쓴다.”는 그녀. 오랜 연륜에서 건져올린 자신감이었다. #“노처녀여∼ 표정 정말 리얼하지 않나요?” 촬영지인 여수에서 3개월동안 먹고 자면서 촬영하다 보니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영화속 미옥처럼 변하더라는 그녀.‘미스코리아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는 온데간데 없고, 정말 철딱서니 없는 노처녀 미옥만 남았다.“감독님이 요즘 절 볼 때마다 ‘왜 이렇게 예뻐졌어?’그런다니까요.” 그래도 영화속 처절한 노처녀의 몸부림이 싫지는 않았을까.“‘노처녀여∼’하고 미남이가 시를 읊을 때 제 표정 못 보셨어요? 실제로 슬프고 절절했기 때문에 나온 표정이에요. 모든 노처녀들이 그 때 나하고 똑같은 표정을 지었을 걸요.” 영화속에서 한 미술선생을 두고 티격태격하는 여제자 미남(이세영)은 실제론 미옥과 닮은꼴. 자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상대역이다.“나보다 어리고 예쁘고 미래도 밝고… 정말 부럽더라.”는 그녀는 “촬영 내내 신경 쓰이긴 했지만 이성으로 늘 자제하면서 예뻐했다.”며 솔직 담백한 대답으로 웃음을 끌어냈다. #“늦다뇨? 이제라도 배우로 인정받아 다행이에요.” 그녀는 이번 코믹 연기를 대단한 도전이나 연기 변신으로 생각진 않는다.“영화를 보고 난 뒤 좀 더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왔으면”하는 바람 정도가 있을 뿐.“더 늦기전에 이렇게 돼서 다행”이라는 그녀의 막 피어오른 연기인생에서 아마도 이번 연기는 거쳐가는 한 단계에 불과할 것이다. 하고 싶은 연기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니, 코미디 연기는 이 작품으로 만족하고 싶단다. 그럼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은 뭘까.“‘화양연화’같은 스타일이 있는 멜로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 누구도 못 말리는 지독한 사랑에 빠진 여자도 돼봤으면 싶고요.” 그래도 어떤 한 장르에 자신을 한정시킬 생각은 없다. 이제야 훨훨 날아오를 날개를 단 그녀에게 연기란 넓게 펼쳐진 벌판처럼 끝없이 이어질 테니까.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아직 배우는 배우… 91년 미스코리아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10여년. 그동안 TV나 영화에서 사람들은 염정아의 얼굴을 ‘그냥’봐왔다. 그러다 지난해 영화 ‘장화, 홍련’으로 염정아는 단번에 도약했다. 하지만 사실 ‘단번에’란 표현은 그녀에겐 억울하다. 단지 운이 없었을 뿐 10여년동안 한결같이 자신의 연기를 갈고 닦았으니까.“늘 감성훈련을 해요. 생활 속의 모든 표정들을 연기라고 생각하면서 관찰하고요.” 10년이 지나도 연기를 못하는 사람은 늘 못한다며 자신의 연기력이 연륜에서만 나온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예쁘게 보이려하기보다는 캐릭터에 완전히 빠지는 것도 그녀만의 매력.“10년넘게 봐 오셨을 텐데 굳이 예쁜 척할 필요가 없잖아요.” 이 모든 게 쌓여서인지 올해 초 ‘범죄의 재구성’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흥행의 짜릿한 맛을 봤다.“‘범죄의 재구성’은 정말 놓치기 싫은 작품이었어요. 역할은 작았지만 도발적이고 도도해보이는게 정말 강렬했거든요.” 배역의 크기보다는 좋은 작품에서 하고 싶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염정아. 그래서 “그런 역을 어디서 해보겠느냐.”며 ‘쓰리, 몬스터’의 흡혈귀로도 선뜻 출연했단다. 이어 ‘여선생 vs 여제자’에서도 코믹과 진정성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가뿐히 성공시킨 그녀. 앞으로 선택할 작품, 캐릭터가 계속 궁금해지는 이유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차세대 바이올린 주자와 젊은 클래식스타의 만남

    차세대 바이올린 주자와 젊은 클래식스타의 만남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과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MIK 앙상블이 10∼16일 전국 5개 도시에서 순회 연주회를 갖는다. 줄리어드 음대에서 도로시 딜레이, 강효, 펠릭스 갈리머 등에게 사사한 김지연은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 실내악단과 협연한 차세대 바이올린 주자. 이번 무대에 함께 설 MIK 앙상블의 구성원 4명도 만만찮다. 김상진(비올라), 송영훈(첼로), 김정원(피아노), 김수빈(바이올린) 등 클래식계에서는 떠오르는 젊은 스타들이다. 악단 이름을 ‘Made in Korea’의 약자에서 따온 이들은 지난해 호암아트홀 신년음악회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 뒤 폭넓은 지지를 얻어냈다. 이번 무대의 주제는 ‘열정’. 모즈코프스키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g단조’,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제임스 라의 ‘피아노 4중주를 위한 조곡’(한국 초연)등을 연주하고 곡 모두에 간략한 해설이 곁들여진다. 공연 수익금은 아토피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돕는 데 쓰인다. 공연일정은 10일 오후 7시30분 광주 5·18기념관 민주홀,1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2일 오후 7시30분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15일 오후 7시30분 부산 시민회관 대극장,16일 오후 7시30분 대구 동구문화체육회관 대공연장.2만∼4만원.(02)720-3933.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行試 여성합격자 4.9% 늘었다

    行試 여성합격자 4.9% 늘었다

    제48회 행정고시에서 여성 합격자가 지난해보다 4.9%포인트 증가하는 등 여성의 강세가 계속됐다. 면접 탈락자도 크게 늘었다. 중앙인사위원회(인사위)는 8일 행정고시 최종 합격자 198명의 명단을 사이버 국가고시센터(gosi.csc.go.kr)와 정부중앙청사 게시판 등을 통해 발표했다. 72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올 행정고시(행정·공안직)의 최고 득점자는 2차 시험에서 평균 64.39점을 얻은 배성희(31·여·소년보호직·건국대 철학과 졸)씨다. 최고령 합격은 일반행정직에 지원한 송광행(36·부산대 행정학과 졸)씨가 차지했고, 최연소 합격자는 서울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이선혜(21·여)씨다. 검찰사무직에 합격한 이정국(29·동국대 경찰행정학과졸)씨는 지난해 11월 동생에게 간이식을 해주고도 최종 시험까지 합격했다. 기획예산처 예산제도과에 근무 중인 이주현(35·6급)씨는 현직 공무원으로 당당히 합격했다. 김승민(30·연세대 국문과졸)씨는 아버지가 경비원으로 일하는 어려운 여건속에 사시에 합격한 큰형의 뒤를 이어 행시에 합격했다. 여성합격자는 38.4%로, 지난해보다 4.9%포인트 늘었다. 특히 교육행정직은 당초 10명을 뽑을 예정이었으나 합격자 모두 여성이어서 양성평등채용목표제(30%)에 따라 남성 3명을 추가 합격시켰다. 또 사회복지직은 합격자 3명을 모두 여성이 차지했다. 국제통상직은 당초 15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으나 과락자로 인해 12명만 뽑았다. 일반행정 지역구분에서도 인천·강원·경남·충남 등은 합격자가 없다. 면접과정에서 12%인 29명이 탈락했는데 면접 강화방침에 따라 지난해(6%)보다 2배나 증가했다. 학력별로는 대졸자와 대학 재학생이 지난해보다 2%포인트씩 는 50%와 34.3%다. 반면 대학원 이상은 14.1%로 지난해보다 5.2%포인트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24∼27세가 41.4%로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에 비하면 5.7%포인트 줄었다.28∼31세도 지난해보다 7.5%포인트 감소한 25.2%였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최종 합격자 명단 : 198명 일반행정(전국): 84명 10000012 박경희 10000081 최규섭 10000194 허윤선 10000982 김정대 10001114 박소정 10001277 김홍필 10001279 김종호 10001288 박원재 10001432 김수덕 10015048 김영호 10015549 김종훈 10015646 정혜은 10016537 이선혜 10016538 김홍철 10016542 이영진 10016625 박창규 10017238 박환대 10017823 정재욱 10018405 신재영 10018440 구민 10018563 박철웅 10018629 박재연 10018708 조경옥 10018795 장성준 10018796 안은경 10018839 김동현 10019011 김태경 10019014 김주화 10019020 이주현 10019035 이순배 10019042 예종원 10019045 김신애 10019050 조상준 10019057 엄현숙 10019063 윤동진 10019064 최선두 10019078 김승민 10019094 권도연 10019096 박재찬 10019105 김주식 10019118 김성현 10019138 최정희 10019140 최광준 10019142 윤세진 10019731 정윤정 10019739 이정주 10019751 오상윤 10019753 이종선 10019758 김수원 10019761 정혜원 10019766 전종태 10019782 김종승 10019790 공진호 10019792 오공명 10019793 이승혜 10019795 김기용 10019808 문준선 10019809 이정미 10019819 남우진 10019822 김혜인 10019833 박종옥 10019843 윤상훈 10019848 황효정 10019859 김동현 10019862 신혜라 10019864 이병호 10019869 정승혜 10019878 이제복 10019884 정유근 10019885 성현모 10019891 이형석 10019898 서나윤 10019915 이상현 10019922 엄기훈 10019942 김유미 10019945 김미라 10019946 김소연 10019964 이유리 10019967 홍현식 10019979 송희경 10019982 안현찬 10019987 오은경 10074901 이홍균 10080072 박미경 일반행정(지역)-서울 10119997 민수홍 일반행정(지역)-경기 10134895 홍덕수 일반행정(지역)-광주 10155005 박헌진 일반행정(지역)-대구 10174999 박기환 일반행정(지역)-부산 10186902 송광행 일반행정(지역)-제주 10199998 오성률 법무행정 : 10명 10200069 정병진 10200108 이영진 10218632 서종수 10218650 최신형 10218940 류준모 10219002 유태동 10244876 최수진 10259898 성석열 10270004 김승일 10274879 김완수 재 경 : 65명 10400259 박준수 10400266 전명숙 10400444 전수한 10400532 민경신 10417497 강우진 10417614 이선주 10417692 오미순 10417802 김원태 10417995 심승현 10418253 한상연 10418396 배준형 10418447 정규삼 10418532 하창훈 10418628 이인섭 10418659 김성은 10418744 신재형 10418779 명인규 10418867 이희곤 10418994 박진희 10419002 최원석 10419003 정희철 10419010 강지은 10419012 강희민 10419018 이보경 10419025 이임동 10419031 윤수현 10419039 오지훈 10419051 김은정 10419061 김건훈 10419071 이동욱 10419072 김정주 10419074 박진호 10419080 진민규 10419081 피계림 10419085 박은영 10419090 서영환 10419094 장세열 10419100 김영학 10419108 오현진 10419810 신재봉 10419823 최성영 10419825 민문기 10419832 임홍기 10419838 이한철 10419843 남아주 10419849 강성호 10419850 주원석 10419860 이지훈 10419865 이미혜 10419874 박은경 10419879 김태희 10419892 김선봉 10419893 정희진 10419896 황남욱 10419902 황석채 10419903 김영혜 10419916 이한샘 10419924 전상훈 10419927 백형기 10419947 박진애 10419949 최현정 10419963 이현정 10419974 김동현 10419984 조양찬 10419993 김동진 국제통상: 12명 10600024 김현철 10600058 장영재 10618795 최영선 10618810 이정희 10618850 박다정 10618915 박지숙 10618970 조윤영 10618971 이승훈 10619006 이정순 10619985 서일환 10619989 권소담 10670006 윤진영 교육행정: 13명 10800036 안주란 10818946 신광수 10818982 김지현 10819005 이지은 10819008 이지현 10819976 나현주 10819977 박혜원 10819979 정상은 10819983 박정신 10819989 차영아 10819996 구상 10819998 김율 10859902 박창원 사회복지 : 3명 11019001 조우경 11019003 윤남이 11019998 김혜래 소년보호 : 2명 15818977 배성희 15818990 황성원 검찰사무 : 3명 16218880 이정국 16219002 최성규 16219996 조경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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