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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정치자금 아베에도 불똥

    불법 정치자금 아베에도 불똥

    일본 아베 신조(얼굴) 내각 각료들이 최근 잇따라 불법 정치자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아베 총리에게도 같은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아베 총리가 대표로 있는 자민당 야마구치 제4선거구 지부는 2012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보조금을 받기로 결정된 지 1년이 안 된 도자이화학산업으로부터 24만엔(약 219만원)의 정치 헌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이 지부는 화학기업 우베코산으로부터도 보조금 지급 결정 1년 이내에 150만엔(약 1370만원)의 기부를 받았다. 농림수산성 보조금 대상업체인 광고회사 덴쓰로부터도 2013년 10만엔(약 91만원)을 받았다. 일본 정치자금규정법에 따르면 국가의 보조금을 받게 된 기업은 이후 1년 동안 정당이나 정치자금 단체에 기부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도자이화학공업은 2012년 6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보조금 100만엔을 받는 결정을 통보받은 뒤 3개월 후인 그해 9월 기부를 했다. 우베코산의 경우 약 3300만엔의 경제산업성 보조금 지급 결정(2013년 4월)이 내려진 지 8개월 후인 2013년 12월 기부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헌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해당 기업이 국가 보조금을 받았다는 것은 몰랐다. 사실관계를 조사한 후에 적절히 대처하겠다”는 해명을 비서관을 통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에게 전달했다. 정치자금규정법상 정치자금을 받은 정치인이 형사 책임을 지는 것은 해당 기업이 보조금을 받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받았을 경우에 한정된다. 앞서 니시카와 고야 전 농림수산상(지난달 사퇴)과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 모치즈키 요시오 환경상, 가미카와 요코 법무상 등 아베 내각의 각료들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았다. 이들 중 니시카와, 모치즈키, 가미카와 등은 아베 총리와 마찬가지로 보조금 결정이 이뤄진 지 1년 이내의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떠도는 피난민 23만명… 부흥주택 완공률 14%

    떠도는 피난민 23만명… 부흥주택 완공률 14%

    규모 9.0의 강진, 쓰나미, 뒤이은 원전 사고…일본 최악의 재해로 기록된 동일본대지진이 오는 11일로 4년째를 맞는다. 일본은 2016년까지 5년간을 ‘집중 부흥 기간’으로 삼고 피해 지역인 미야기·이와테·후쿠시마 3개현의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동일본대지진의 상처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3일 일본 부흥청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현재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난민은 전국에 약 22만 9000명이다. 이 중 당초 2년 기한이었던 가설주택에 아직도 살고 있는 사람이 8만 9327명(지난해 9월 기준)에 달한다. ‘집중 부흥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피해 복구는 요원하다. 재해 폐기물 처리만 99% 완료됐을 뿐 주택 등 인프라 재건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국가와 지자체가 지어주는 부흥주택의 경우 완공률이 14%에 그칠 정도다. 정부는 당초 2만 1895호(후쿠시마현 제외)를 지으려 했으나 지난해 9월 말 현재 완공된 것은 3057호에 불과하다. 지난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부흥주택 건설을 위해 피해를 입은 3개현과 62개 시초손(기초자치단체)에 할당된 부흥교부금 1조 4000억엔(약 12조 8000억원)이 택지 조성과 주택 건설의 지연으로 아직도 사용되지 않고 있다. 미야기현의 한 담당자는 신문에 “용지 매수가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지역의 주요 산업인 농·어업도 복구율이 각각 70%와 55%에 머무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지역에서 난 농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됐을지도 모른다는 ‘풍문 피해’다. 부흥청에 따르면 재해지의 약 90%에서 어획이 가능해져 재해 전 어획량의 약 70%를 회복했지만, 방사능 오염 우려 때문에 판로가 막혀 피해 3개현의 수산물 가공업자 중 매출이 재해 직전 수준으로 오른 비율이 8%밖에 되지 않는다. 인프라 구축같은 ‘하드웨어’도 문제지만,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같은 ‘소프트웨어’의 복구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동일본대지진이 가져온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일본 내에서는 탈원전과 원전 재가동 주장이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아베 신조 정권은 ‘아베노믹스’ 성공을 위해 원전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원전 재가동’을 명시하는 내용을 담은 새 에너지기본계획을 각의(국무회의) 결정하며 원전 재가동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9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가고시마현 센다이원전 1·2호기에 재가동 합격 판정을 내린 데 이어 지난달 12일에는 후쿠이현 다카하마원전 3·4호기에도 합격 판정을 내렸다. 일본 내의 원전 54기는 2013년 9월 15일 이후 단 1기도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이르면 올해부터 원전이 재가동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전 사고 4년이 지난 지금도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도 세우지 못하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반면교사로 삼아 일본을 ‘탈원전 국가’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지난 2일에는 원전 사고로 큰 피해를 본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가 ‘탈원전 도시’를 선포해 주목받기도 했다. 사쿠라이 가쓰노부 시장은 “원전 사고의 과실을 확실히 역사에 새기고 새로운 미나미소마시를 만들도록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는 도시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면서 2030년까지 시내에서 소비되는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에서 얻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쪽으로 약 10㎞ 떨어진 미나미소마시는 원전 사고로 인해 주민 6만명 이상이 피난 생활을 했다. 또 지난해 5월 탈원전을 주장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자연에너지 추진회의’를 설립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도 동일본대지진 4주년을 맞는 11일 후쿠시마현 기타카타시에서 ‘일본이 걸어야 할 길’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계획하고 있는 등 탈원전을 주장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측근 “과도한 과거사 사죄는 화해 걸림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으로, 오는 8월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아베 담화’의 초안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학자가 과거사에 대한 과도한 사죄는 한·일, 중·일 간의 화해에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했다. ‘아베 담화’의 전문가 회의의 좌장 대리인 기타오카 신이치 국제대학 학장이 최근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비공개 강연에서 “사죄라는 단어가 담화의 주(主)가 되는 것은 이상하다”면서 “너무 과도한 사죄 추구는 일본 국내의 반한, 반중 의식을 높여 오히려 화해를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기타오카 학장은 또 전후 50주년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와 60주년 고이즈미 담화의 핵심인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 및 반성’이 아베 담화에 포함될지가 관심을 끄는 상황과 관련, “70주년 담화에서도 어떤 ‘키워드’를 넣느냐 마느냐는 이상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어떤 단어가 있는가 없는가로 생각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고 덧붙였다. 기타오카 학장은 지난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이 각의(국무회의) 결정되기 전 관련 논의를 담당한 ‘안보법제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에서 좌장 대리를 맡는 등 아베 총리의 측근 학자로 평가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3·1절 인터뷰] “祖父는 日 쉰들러… 조선 청년을 동지로 생각하고 변론 앞장”

    [3·1절 인터뷰] “祖父는 日 쉰들러… 조선 청년을 동지로 생각하고 변론 앞장”

    1919년 3·1운동의 기폭제가 된 2·8 독립선언은 재일(在日) 조선인 유학생들이 제국의 심장인 도쿄 한복판에서 독립을 요구한 사건이다. 이 사건의 뒤에는 ‘일본의 쉰들러’라고 불리는 한 일본인 변호사의 조력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후세 다쓰지(1880~1953). 이 사건으로 기소된 9명의 조선인을 위해 변호에 나서는 등 식민지 시대 많은 조선인을 도운 이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후세 변호사는 2004년 일본인 최초로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 25일 후세 변호사의 외손자인 오이시 스스무(80)를 만나 2·8 독립선언 사건 당시의 상황과 후세 변호사의 치열했던 삶에 대해 들었다. 1980~2008년 출판사 일본평론사의 사장·회장을 역임한 오이시는 2010년 한국에도 번역 출판된 ‘후세 다쓰지와 조선’을 비롯해 4권의 책을 펴내는 등 할아버지의 삶을 알리는 데 앞장서왔다. →후세 변호사가 2·8 독립선언 사건을 맡게 된 계기는. -할아버지는 항소심부터 관여했다. 기소된 한국인 유학생의 친구가 찾아와서 사건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한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중국과 조선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다. 더군다나 유학생들의 행동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맡게 된 것 같다. 2·8 독립선언은 나도 감동할 정도로 훌륭하다. 학생들은 어두운 역사에서 맨 처음 떨쳐 일어난 사람들이다. 할아버지는 2·8 독립선언에서 유학생들이 대한제국의 부활이 아닌 민주주의를 주창하는 것에 주목했다. 거기에 동조해 그들을 동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2·8 독립선언은 어떻게 일어나게 됐나. -그해 음력 정월은 2월 1일이었다. 8일의 독립선언은 새해 축하를 끝낸 조선인 유학생들이 체포를 각오하고 감행한 것이었다. 학생들은 특별고등경찰(일본 구 경찰 중 정치·사상 관계를 담당)의 주목 대상이었다. 촘촘한 감시망을 뚫고 그들은 그날 오전 한글, 영어, 일어로 쓰여진 독립선언문을 몰래 각국 대사관과 신문사, 학자 등에게 보냈다. 오후 2시 간다의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 모여 독립을 선언했다. 경찰에 의해 즉시 해산됐고 체포자가 나왔다. 독립선언문을 만들어 뿌린 것이 출판물의 인쇄·발행·배포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출판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후세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을 때의 상황은. -재판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8일 체포돼 10일 기소, 15일 1심 판결, 3월 21일 항소심 판결, 6월 26일 상고심 판결이 나왔다. 채 5개월도 되지 않아 상고심까지 끝난 것이다. 당시 조선에서 반일 사건의 처리는 길게 끌수록 통치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대개 즉결 처리했다. 기소된 9명의 한국인 유학생이 내란예비죄가 아니라 출판법으로 기소된 것도 그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항소심에 관여하기 전 1심을 담당한 두 명의 변호사는 ‘국헌 문란이기 때문에 유죄를 인정하지만 젊은이들이니 집행유예를 부탁한다’, ‘조선은 일본에 합병됐기 때문에 이들의 행위는 일본이라는 본가의 행랑방을 빼앗은 정도다. 그렇다고 일본의 국체가 붕괴되는 일은 없다’며 감형을 호소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대체 조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며 그들을 나무랐다. 할아버지는 당국의 온정을 바란 것이 아니라 2·8 독립선언을 한 청년들의 생각을 존중하며 조선 독립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1919년 일본은 러시아 소비에트 정권에 붙잡힌 체코군을 구출한다는 명목으로 시베리아를 침공했다. 당시 할아버지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 논리를 역이용해 “체코의 독립을 도왔던 일본이 왜 조선의 독립은 돕지 않는가”라고 검사에게 질문하며 피고인석과 방청석을 열광케 했다고 한다. →조선인과 대만인 등 식민 치하의 국민들을 도우면서 후세 변호사는 두 번의 변호사 자격 박탈과 두 번의 투옥을 경험했다. 그 와중에도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은 이유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 아닐까. 할아버지는 기독교(그리스 정교) 세례도 받았지만 그전에 중국 묵자를 공부했다. 묵자의 사상은 한마디로 사랑이다. 이웃의 아픔은 곧 자신의 아픔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할아버지의 주변에서 가장 아파하는 사람이 우연히도 조선인이었던 것뿐이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일방적으로 조선인을 도운 것은 아니었다. 우유 배달을 하는 조선인이 당시에 매우 귀했던 우유를 공짜로 넣어주거나, 집마다 1명씩 차출되는 방공훈련을 할아버지 대신 해준 사람도 있다. 할아버지와 조선인 간에는 마음의 이어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2009년 다큐멘터리도 제작됐지만 아직 후세 변호사의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동의한다. 할아버지가 좌익이었던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 나도 여든 살이다. 나처럼 할아버지가 한 일을 후세에 전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전전, 전후에 대한 역사가 제대로 평가된다면 자연스럽게 할아버지가 한 일도 평가받지 않을까 기대할 뿐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아직도 식민 지배와 관련된 청산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어려운 문제다.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해 전체의 틀을 보지 않고 위안부나 강제연행 같은 개별 문제를 놓고 무엇이 사실인지 일일이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틀리기 쉽다. 더 큰 틀에서 제대로 평가하지 않으면 (식민지배와 관련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일본의 식민 지배, 아니 그 이전에 청일전쟁이 끝난 뒤 명성황후 시해부터 시작된 역사에 대한 사죄나 배상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한다. 1965년 한·일 기본조약이 체결돼서 경제협력이나 무상지원이 실시됐지만 그런 정치적인 조치 말고 인간으로서의 진정한 사죄나 배상은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이것이 일본이 독일과 다른 점이라고 본다. 그게 제대로 되지 않으면 한국인은 용서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 사진 가마쿠라(가나가와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3·1절 인터뷰] 일본인 첫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 받아

    [3·1절 인터뷰] 일본인 첫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 받아

    ‘민중과 함께 살고, 민중을 위해 죽다.’ 후세 다쓰지 변호사의 묘비명은 그의 인생을 한마디로 보여준다. 후세 변호사는 제국주의의 광풍이 휘몰아친 20세기 초 일본에서 식민 치하의 조선인을 비롯한 약자들의 편에 서온 양심적 지식인이었다. 그는 1880년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의 농가에서 태어났다. 1902년 메이지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22세에 사법관 시보(검사)가 됐다. 그러나 생활고 때문에 자식과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미수에 그친 어머니를 살인미수로 기소해야 하는 현실을 보며 회의를 느끼고 임관 1년도 안 돼 사임했다. 1904년 변호사로 개업한 그는 1906년 도쿄시 전철요금의 인상을 반대하는 시민대회가 발단이 된 소요사건의 변호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쌀 소동사건(1918년), 가마이시 광산·아시오 동산·야하타 제철소 파업사건(1919년) 등 굵직한 노동 사건의 변호를 맡았다. 후세 변호사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의 희생자인 조선인들을 앞장서 변호하는 한편 인간적인 연대도 이어갔다. 한·일 강제합병 다음해인 1911년 ‘조선의 독립운동에 경의를 표함’이라는 글을 발표했고, 1923년 관동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조선인 학살사건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조선의 한 언론에 이를 사죄하는 글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암울한 제국주의하에서 온몸으로 항거한 지식인이기도 했다. 인권변호사, 사회운동가로서 신념을 굽히지 않으며 두 번의 변호사 자격 박탈과 두 번의 투옥을 경험했다. 1945년 패전 이후 변호사 자격을 회복한 뒤에는 재일 한국인과 관련된 변호를 도맡았고 1946년에는 해방된 한국을 위해 ‘조선건국 헌법초안’을 작성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 한국에서 그에 대한 서훈 추진이 이뤄져 2004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 수여가 결정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美, 아베 담화에 무라야마 정신 계승 요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패전 70주년을 맞아 오는 8월 발표할 예정인 ‘아베 담화’에 대해 미국 정부가 역대 담화의 핵심 문구를 계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정권이 한·일, 중·일 관계 악화를 우려해 일본에 이 같은 뜻을 물밑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요구의 허들(기준)은 높다”면서 “새로운 담화에서 과거 담화의 중요 부분을 빼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과거 담화의 중요 부분이란 전후 50년을 맞아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 60년의 고이즈미 담화에서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전날 열린 ‘아베 담화’ 관련 전문가 모임 첫 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담화에 담을 내용으로 ▲20세기의 교훈 ▲전후 일본의 평화주의, 경제 발전, 국제 공헌에의 평가 ▲아시아, 구미제국과 화해하는 법 ▲21세기 아시아와 세계의 비전 ▲전후 70주년의 구체적 시책 등 5가지 항목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아베 담화’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소홀히 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리가 중시하는 포인트는 명확하다”면서 “‘침략’도 ‘사죄’도 거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아베 총리가 담화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공헌을 강조하는 데 대해 “일본의 공헌에 기초가 되는 것은 종전(終戰) 이전 일본의 행위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반성”이라면서 “이 부분을 애매하게 놔둔 채 얘기하는 미래는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복심도 불법 후원금 의혹… 4번째 낙마 나오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핵심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이 부정 정치자금 의혹에 휩싸였다. 최근 4개월 동안 3명의 각료가 물러난 데 이어 아베 총리의 ‘복심’마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아베 정권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게 됐다.  26일 일본 언론은 이날 발매된 주간지 ‘슈칸분슌’을 인용해 시모무라 문부상의 사실상 정치자금 모금 단체로 활동해 온 ‘하쿠유카이’라는 단체가 관련 법을 따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쿠유카이는 전국 각지에서 시모무라 문부상의 강연회 겸 정치자금 모금 파티를 열어 참석자 1인당 2만엔(약 18만 5000원)을 회비로 거뒀다. 일본 정치자금규정법은 특정 공직 후보자의 추천이나 지지를 본래 목적으로 하는 단체는 선관위에 신고하고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를 제외한 각지의 하쿠유카이가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원들의 연회비가 시모무라 문부상이 대표로 있는 자민당 도쿄 제11선거구지부에 기부 처리되고 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내역이 정치자금 보고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이에 대해 시모무라 문부상은 “(하쿠유카이는) 민간 교육업자에 의한 친목 단체로 정치적 목적을 지닌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이 이들 단체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영토 교육 강화 등 아베 총리와 같은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앞서 지난해 10월 오부치 유코 경제산업상과 마쓰시마 미도리 법무상 등 여성 각료 2명이 정치자금 의혹으로 사퇴한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니시카와 고야 농림수산상도 불법 정치자금 수수 논란이 제기되자 물러났다. 여기에 아베 내각의 핵심 각료인 시모무라 문부상까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퇴한다면 아베 내각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일본인 81% “역대 총리들 한·중에 침략 충분히 사과”

    일본인 10명 중 8명은 자국 정부가 과거의 침략과 식민 지배를 충분히 사과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후 70년 관련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1%가 ‘역대 일본 총리가 한국이나 중국에 역사적 사실에 관해 사죄를 반복한 것이 충분하다’고 답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충분하지 않다는 답변은 15%에 그쳤다. 또 응답자의 81%는 일본이 패전 후 올해까지 70년간 평화 국가의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이는 5%에 그쳤다. 중·일전쟁이나 태평양전쟁 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다’는 응답과 ‘잘 모른다’는 응답이 44%로 같았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주변국의 반발과 관련, 국가가 전몰자를 위령·추도하기에 적합한 장소를 고르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38%는 야스쿠니신사를 꼽았다. 합사된 A급 전범을 분사하고 야스쿠니신사에서 참배하자는 견해는 24%, 종교적 색채가 없는 국립 묘원을 새로 만들자는 의견은 17%로 나타났다. 이 밖에 무명 전사자의 유골이 안장된 지도리가후치 묘원을 확대 정비해 참배하자는 답변이 15%를 차지했다. 전후 70년을 맞은 일본에 미국은 어떤 인상이 강한 국가인지를 묻자 74%가 일본의 생활·문화에 큰 영향을 준 나라라고 답했다. 49%는 일본이 전쟁한 상대국이라는 것에 주목했고, 36%는 가장 중요한 우호국이라고 답했다. 한편 전후 가장 높은 업적을 쌓은 총리로는 중·일 공동선언으로 중국과 수교한 다나카 가쿠에이(1918~1993) 전 총리가 꼽혔다. 2위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였으며, 현직인 아베 신조 총리는 5위에 올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 왕세자 “전쟁의 비참함 잊지 않고 기억해야”

    일본의 나루히토 왕세자가 패전 70년이 된 일본이 전쟁의 비참함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만 55세 생일을 맞은 나루히토 왕세자는 지난 20일 일본 언론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쟁의 기억이 희미해지려는 오늘날 겸허하게 과거를 돌아보는 것과 동시에,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비참한 경험이나 일본이 밟아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선 전쟁으로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많은 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많은 사람이 고통과 큰 슬픔을 겪은 것을 매우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아키히토 일왕의 장남으로 현재 왕위 계승 순위 1위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일왕 내외와 함께 1945년 미군과 일본군 사이에 벌어진 오키나와전쟁의 종전을 기념하는 오키나와 위령의 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 기념일, 종전기념일에 묵도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배워 왔다고 전했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전쟁의 참혹함을 두 번 다시 반복하는 일이 없도록 과거의 역사를 깊이 인식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는 전쟁의 참화를 거쳐 전후에 일본헌법을 기초로 노력을 쌓아올려 평화와 번영을 향유하고 있다”면서 전후 70년이 평화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 ‘물과 위생에 관한 사무총장 자문위원회’(UNSGAB)의 명예 총재이기도 한 나루히토 왕세자는 오는 4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 물 포럼이 수질 문제를 생각하는 좋은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 행사에 세 차례 참석한 바 있으며 올해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일 방위성 ‘문관우위’ 폐지 추진… 자위대 운용 무관이 주도할 듯

    일본 방위성이 ‘각 실·국의 문관이 무관인 자위관보다 우위에 선다’는 방위성 설치법 조문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도쿄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문관이 무관을 통제하는 ‘문관우위’ 규정이 사라지면 무관이 폭주하더라도 이를 저지할 장치가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방위성은 방위상이 통합막료장(합참의장격)과 육·해·공 막료장(참모총장)에게 지시할 때 방위성 실·국장들이 방위상을 보좌하는 식으로 ‘문관우위’를 규정한 방위성 설치법 12조 개정안을 새달 초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자위대 부대 운용(작전)을 무관과 문관이 분담하던 것을 무관 주도로 개정하는 ‘운용 일원화’도 포함된다. 특히 방위성설치법이 개정되면 자위대 운용 계획을 작성해 방위상 결재를 받는 권한이 방위성 각 실·국에서 통합막료감부(합참)로 이양된다. 이렇게 되면 자위대의 작전계획을 문관이 점검하는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에 문관 간부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 또 독도 도발… 수교 50주년 무색

    日, 또 독도 도발… 수교 50주년 무색

    일본 시마네현은 22일 마쓰에시에서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기념식을 강행했다. 올해로 10회째인 행사에는 미조구치 젠베에 시마네현 지사와 현 출신 국회의원, 주민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일본 정부는 마쓰모토 요헤이 내각부 정무관(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차관급)을 정부 대표로 파견했다. 정부 대표 참석은 아베 정권 발족 이후 3년 연속이다. 시마네현은 아베 신조 총리나 내각 각료를 초대했지만, 한·일 관계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지방정부의 독도 도발 행사에 또다시 정부 고위급 인사를 참석시킨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며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일 관계를 열어 나가겠다고 하는 일본 정부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역사 퇴행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시마네현은 1905년 일본이 독도를 시마네현 영토로 편입한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해 2005년부터 매년 기념식을 개최해 왔다. 미조구치 지사는 올해가 제정 10주년이자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해임을 상기시키며 독도를 둘러싼 문제의 해결을 정부에 요구했다고 NHK가 전했다. 일본은 올해 들어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로 표기한 한글판 방위백서를 국방부에 전달하고 관련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등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시민단체인 독도수호전국연대 회원 3명은 이날 마쓰에시를 방문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낭독하고 혈서를 작성하는 한편 일본 언론과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독도 도발을 규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아베 듣고 있을까…日양심들의 외침] 일본인 52%의 반성 “담화에 사죄 담아야”

    [아베 듣고 있을까…日양심들의 외침] 일본인 52%의 반성 “담화에 사죄 담아야”

    일본인의 절반 이상은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가 패전 70주년인 올해 8월 발표할 ‘아베 담화’에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반성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4~15일 전국 유권자 39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아베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등 역대 총리 담화의 핵심 키워드를 넣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17일 보도했다. ‘필요 없다’는 의견은 31%에 그쳤다. 아베 내각 지지층 중에서도 핵심 키워드를 넣어야 한다는 의견은 50%로, ‘필요 없다’는 의견(35%)을 웃돌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인에게 큰 피해를 끼친 것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 이를 계승한 고이즈미 담화에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이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평가한 응답은 62%에 이르렀다. 반면 두 담화가 반성과 사과를 포함한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응답자는 20%에 그쳤다. 이와 관련, 전날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서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는 아베 총리가 발표할 종전 70주년 담화에 “‘식민지 지배’와 ‘침략’ 표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지난 전쟁에 대한 반성과 전후 평화국가로서 걸어온 행보, 앞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세계를 위해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지혜를 모아 작성할 것”이라는 기존의 답변을 되풀이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듣고 있을까…日양심들의 외침] 日애니 거장의 일침 “주변국 원한 직시를”

    [아베 듣고 있을까…日양심들의 외침] 日애니 거장의 일침 “주변국 원한 직시를”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74) 감독이 일본이 제국주의 시대에 일으킨 문제를 거론하며 해결을 촉구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지난 16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본은 제국주의를 흉내 내면서 결과적으로 300만명의 사망자를 낸 전쟁을 했고, 원자폭탄이 두 번이나 떨어지는 일을 당했다. 주변국의 원한은 없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닛칸스포츠가 보도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이런 역사를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꼽으면서 “법적으로 해결해도 감정이 풀리지 않고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든 해야 한다”며 민족과 종교가 얽히고설킨 중동 일대의 상황에 비교하면 일본이 안고 있는 역사 문제는 매우 알기 쉬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일본이 헌법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무질서는 이제부터 더욱 많아질 것이다. 나는 아베 총리가 말하는 것이 너무 단순하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이럴 때 평화헌법이 도움이 된다. 헌법을 지켜야 한다. 조금 저쪽으로 가고 싶어도 가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야자키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일본의 과거 정치 지도자들이 식민지 정책을 추진하고 침략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자국민과 이웃 국가들에 큰 고통을 줬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적 해결’이나 감정이 풀리지 않은 문제 등을 거론한 것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이 법적으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세계의 창] “나 홀로 간병에 일은 꿈도 못 꿔 가난·피로에 쌓이는 건 술병뿐”

    [세계의 창] “나 홀로 간병에 일은 꿈도 못 꿔 가난·피로에 쌓이는 건 술병뿐”

    “두 사람의 목숨을 혼자서 보살피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정말 힘들다.” “간병은 힘들지만, 그중에서도 치매 간병은 강도가 훨씬 세다. 앞으로 몇 년이나 계속될지, 이러다 함께 쓰러지는 건 아닌지….” 2011년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이어 치매와 만성 신장병을 앓는 어머니를 혼자 간호하고 있는 40대 여성 아야(가명). 그녀는 인터넷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아야처럼 결혼하지 않은 채 고령의 부모를 간병하는 ‘싱글 개호’(介護·고령자 등의 일상생활을 옆에서 돕는다는 일본식 표현)가 일본에서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와 비혼(非婚)화라는 두 가지 트렌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나타난 사회적 현상이다. 부모를 간병하다 보면 일을 아예 못하거나 임금이 낮은 계약직을 전전하게 돼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싱글 개호족들이 일본 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정부로부터 개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받은 대상자는 613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인구가 1억 2702만명(1월 1일 현재)이니, 전체 인구의 약 5%가 개호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6.1%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돼 온 탓이다. 그런 일본에서도 간병은 전통적으로 배우자의 몫이었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바뀌고 있다. 개호자들을 돕는 일본 시민단체 ‘알라딘’의 나카지마 유리코 사무국장은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 “요즘에는 개호를 자녀들이 담당하는, 그중에서도 독신의 자녀가 담당하는 케이스가 많다. 특히 원래 부모와 동거하고 있었던 경우가 압도적”이라고 최근의 경향을 전했다. 실제로 연로한 부모와 독신 자녀의 동거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중 배우자가 없는 자녀와 동거하는 사람의 비율은 2012년 현재 26.4%에 달한다. 2006년만 해도 21.6%에 그쳤지만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버블이 붕괴한 1990년대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패러사이트 싱글족’, 즉 대학 졸업 후에도 부모에게 얹혀사는 젊은이들이 나이를 먹은 결과 20년 뒤인 지금 거꾸로 노쇠한 부모를 부양하는 싱글 개호족으로 처지가 바뀐 것이다. 일본 총무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현재 개호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15세 이상 인구는 557만 3800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싱글 개호족이 경제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일과 개호를 양립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호에 전념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정기적인 수입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에 사는 55세의 한 독신 남성이 그런 경우다. 10일 니시니혼신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9년 전부터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다니고 있던 보석판매회사를 그만뒀다. 어머니가 데이케어 서비스(주 2회)를 이용하거나 그룹홈에서 며칠간 묵고 오는 ‘쇼트 스테이’(월 1회)를 갈 때를 제외하면 자신의 시간은 하나도 없다. 주 2~3회 전화로 보험을 권유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치매 환자를 돌보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 달 생활비는 부모님의 연금 15만엔(약 140만원)으로 충당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싱글 개호족들은 자신의 퇴직금이나 저금, 부모의 연금으로 생활하다가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되는 경우도 있다. 또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알코올중독 등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는 사람도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한다. 총무성의 취업구조 기본 조사에 따르면 개호를 하기 위해 일을 그만둔 사람은 2007~2012년 48만 6900명에 달한다. 그중 여성은 80%에 달하는 38만 9000명이다. 물론 개호자를 지원하는 제도는 있다. 일본 육아·개호휴업법상 가족이 개호가 필요한 경우 가족 1명에 대해 최대 93일간 쉴 수 있는 휴직제도를 비롯해 단축근무나 개호휴가(가족 1명당 최대 5일 사용 가능) 등도 있다. 그러나 주변에 이 같은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또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경우엔 93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용률이 현저히 낮다. 총무성 조사 결과 개호자 중 83.3%에 달하는 199만 8000명이 ‘관련 제도를 이용하고 있지 않다’(2012년 기준)고 응답했다. 아직 일본 정부 차원의 대책 역시 부족한 실정인 것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싱글 개호족들의 어려움을 일본 사회가 어떻게 해결할지는 고령화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세계의 창] 지팡이 대신 잡은 핸들…마지막 사랑 향한 집착

    일본 사회에 고령화가 드리우는 어두운 그늘은 비단 ‘싱글 개호족’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일본의 가장 큰 골칫덩이 중 하나는 ‘고령자 운전’이다. 지난해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자 수는 약 4000명으로 14년 연속 줄어들었지만 65세 이상 사망자의 비율은 점점 증가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3.3%에 이르렀다. 특히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운전 능력이 떨어지기 쉽고, 자신도 모르게 치매가 진행 중인 경우가 있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야마가타현 사카타시에서는 치매가 의심되는 한 70대 남성이 사망 사고를 일으켰다. 남성은 사고를 낸 뒤에도 그대로 차를 달려 현장에서 60㎞ 떨어진 곳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사고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4일 보도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 224건 중 약 68%(152건)가 65세 이상 고령자가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한 사망 사고 22건의 절반인 11건은 75세 이상 운전자가 일으킨 것이었다. 이렇게 고령자 운전으로 인한 문제가 잇따르자 경찰청은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인지기능 검사를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했다. 그런가 하면 ‘고령자 스토커’라는 다소 생경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배우자를 여의거나 이혼한 고령자들의 연애가 “인생 마지막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조바심 때문에 집착으로 변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73세의 한 남성은 지난해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30대 여성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벌금 10만엔(약 92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남성은 2013년 여름부터 자신을 30대로 속이고 이 여성과 모바일 메신저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알몸 사진을 보내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했고 여성이 이를 무시하자 “나는 언제 죽어도 좋다. 서로 찔러 죽여도 좋다”며 협박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일본 도쿄도를 관할하는 경시청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현재 스토커 사건으로 적발된 40대 이상은 총 97명(남성 84명·여성 13명)으로, 전년 동기(27명)에 비해 3.6배나 늘어났다. 이 중 60대는 9명, 70대는 5명이었다. 전국 경찰 통계에서도 40대 이상의 가해자는 2013년 8466명으로, 2009년에 비해 1.6배나 늘어났다. 경시청 관계자는 신문에 “경찰이 적극적으로 스토커 사건에 대처하는 것도 (가해자가 늘어난) 요인이지만, 고령화 사회임을 감안하면 향후 고령자 스토커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 중동·阿 테러 대응에 1500만 달러 낸다

    일본 정부가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테러 대응책을 지원하기 위해 1500만 달러(약 165억원)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산케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외무성 간부를 인용, 미국 워싱턴에서 18~19일 열리는 테러대책 국제회의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인질 살해 사건과 관련해 ‘테러에 굴하지 않는다’는 일본의 자세를 국제사회에 알리겠다는 생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IS 인질 사태 때 요르단 현지 대책본부에 파견됐던 나카야마 야스히데 일본 외무부 부대신을 워싱턴 회의에 파견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며 회의에서 테러에 맞서도록 식품·의료 등 인도적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과 일본인 인질 사태에 관한 각국의 협력에 대해 사의를 밝힐 전망이다. 일본이 제공하는 자금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걸쳐 있는 IS 지배 지역 주변국의 테러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치안대책의 법 정비나 국경 관리 강화 등 테러리스트의 활동을 억제하는 것이 목적으로, 국제기관 등을 통해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2014년도 정부개발원조(ODA) 예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윤동주 70주기 맞아 日교토서 기념식

    윤동주 시인이 27세의 젊은 나이로 일본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옥사한 지 16일로 70주기를 맞는다. 이를 기리고자 지난 14일 그가 유학하던 교토의 도시샤대에서 기념식이 개최됐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에서 무라타 고지 도시샤대 학장은 “윤동주가 살았던 격동의 시대를 회고하며 앞으로는 세계에서 대립보다는 화해라는 단어가 소중하게 다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고은 시인이 윤동주의 대표작 ‘서시’를 낭독했고 서시를 주제로 한 한국 전통 무용 강연도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대학 교정 안에 있는 ‘서시’가 새겨진 비석에 꽃을 바치며 윤동주 시인을 추모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수지 수지 모자, 퍼블리시티권 다른 경우는?

    수지 수지 모자, 퍼블리시티권 다른 경우는?

    ‘수지 수지 모자’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이민수 판사는 “허락 없이 이름과 사진을 써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며 수지가 한 인터넷 쇼핑몰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해당 쇼핑몰은 2011년 9월 한 포털 사이트에 ‘수지 모자’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자사 쇼핑몰 홈페이지 주소가 상단에 뜨도록 하는 키워드검색광고 계약을 했다. 이후 지난해 2월까지 이런 방식으로 상품 광고를 해왔다. 또 2013년에는 쇼핑몰 홈페이지에 ‘매체인터뷰’ ‘공항패션’ 등 문구와 함께 배씨의 사진 3장을 게시했다. 연예계에서는 수지를 비롯해 퍼블리시티권을 둘러싼 다른 사례가 많았다. 지난 2004년 배우 김민희가 퍼블리시티권을 침해로 제기한 소송에서 재판부가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같은 해 정준하는 허락 없이 자신의 이름과 유행어인 ‘두 번 죽이는 짓이에요’ 등의 문구를 함께 게재하고 이동통신회사의 고개들이 돈을 지급하고 휴대전화로 이 사건 캐릭터를 다운로드 받도록 한 콘텐츠 제작·공급 회사에 대해 손배 소송을 제기해 500만 원의 배상을 받은 적이 있다.연예팀 chkim@seoul.co.kr
  • “위안부 문제 빨리 해결하는 것이 日 위한 일”

    “위안부 문제 빨리 해결하는 것이 日 위한 일”

    니카이 도시히로(75·중의원 11선) 일본 자민당 총무회장이 “빨리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일본을 위한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2일 방한해 이튿날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 니카이 총무회장은 15일 한국 방문에 동행한 일본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등 전 세계에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니카이 총무회장은 “우리 측에도 과제가 있으면 최대한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정상회담을 앞당기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박 대통령과의 면담과 관련해 “(한·일)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일보 전진했다”며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니카이 총무회장은 또 아베 신조 총리가 올여름 발표할 종전 70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를 언급하며 “일본은 평화 우호 국가로, 경제적으로 각국의 협력을 얻어 발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국가”라며 “멋진 담화가 발표될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은 주변국 견제용… 美는 중재용 의도

    미국과 일본이 올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에 맞춰 종전 70주년 공동문서를 발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일본은 패전일인 8월 15일 전후로 나타날 한국·중국의 ‘역사 인식’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지만, 미국은 8월 아베 총리가 발표할 ‘아베 담화’가 주변국과 마찰을 빚지 않도록 사전에 ‘역사 문제’를 언급하길 바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오는 4월 말~5월 초 미국을 방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공동문서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후 70년을 맞는 올해 양국은 공동문서를 통해 새로운 동맹의 강화를 공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문서와 관련, 일본 정부 관계자는 신문에 “한국과 중국이 목소리를 높이기 전에 미국과 제휴해 세계 평화와 안정에 공헌해 왔다고 호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공동문서에 역사 인식 문제를 둘러싼 한국·중국의 움직임을 사전에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아베 담화와 관련, “대화를 통해 이웃 나라와 우호적으로 역사에 대한 염려를 해결하도록 일본에 제의한다”고 밝히는 등 미국은 아베 담화가 한·일 관계 악화 등 새로운 악재로 작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아베 담화 발표보다 앞서 미·일 정상회담에서 역사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을 통해 아베 담화의 내용을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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