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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썼다, 그날 이승엽 시즌 56호… 달다, 30일 3254일 만의 ‘승’

    [프로야구] 썼다, 그날 이승엽 시즌 56호… 달다, 30일 3254일 만의 ‘승’

    롯데 투수 이정민(33)은 얻어맞은 홈런 한 방으로 유명하다. 프로야구 2년차이던 2003년 10월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로 나와 이승엽에게 아시아 신기록이 된 시즌 56호 홈런을 내준 것이 바로 그다. 그 씁쓸한 기억만 제외하면 이정민은 데뷔 10년차인 올해까지도 이렇다할 인상을 남긴 적이 없다. 그런 그가 29일 문학 SK전에서 놀라운 역투로 무려 3254일(8년 10개월 26일)만에 감격의 선발승을 따냈다. 완봉승까지도 기대됐다. 이정민은 8회까지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그러나 9회 무사 1루에서 최정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완봉과 완투 모두 아쉽게 무산됐지만 8이닝 동안 9피안타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데뷔 이후 최다 이닝, 최다 투구수(95개) 기록을 새로 썼다. 그의 호투에다 4회 터진 황재균의 3타점 싹쓸이 2루타, 6회와 9회 각각 터진 홍성흔과 손아섭의 투런홈런을 몰아 롯데가 SK를 10-1로 대파했다. 롯데는 3연승을 달리는 한편 2위 싸움이 한창인 3위 SK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기쁨을 더했다. 이정민은 “(18일 사직 넥센전에서 1082일 만에 선발로 등판했을 때) 5이닝을 못 채워 오늘은 5이닝만 막자는 생각으로 올랐다. 나중에는 타자들도 점수를 많이 뽑아 줘 긴장도 풀리고 힘도 안 들었다. 끝까지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끝까지 못 채워서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산에서는 삼성이 KIA를 4-0으로 꺾고 4연승, 선두 자리를 고수했다. KIA는 4연승을 끝으로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잠실에서는 LG가 ‘한 지붕 라이벌’ 두산을 3-0으로 꺾고 5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넥센에 7-6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한대화 감독의 중도 퇴진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한화는 0-4로 뒤진 5회 상대 선발 밴 헤켄의 폭투와 장성호의 3타점 역전 2루타 등으로 대거 6득점, 4연패 사슬을 끊었다. 한용덕 감독 대행은 첫승을 신고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런던 아이’ ‘허스토리’ 등 신선… 국수주의적 관점은 경계해야”

    “‘런던 아이’ ‘허스토리’ 등 신선… 국수주의적 관점은 경계해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이문형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센터소장)는 29일 제53차 회의를 열고 런던올림픽과 관련한 서울신문 지면 평가 및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서울신문이 독창적인 코너로 신선한 시각을 선보였지만 국수주의적인 관점으로 기사를 다루거나 심도 있는 해설이 적은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대부분 서울신문의 ‘런던 아이(eye)’와 ‘허스토리’ ‘올림픽과 나’ 등 기획성 칼럼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런던 아이’는 김민희·조은지 기자가 올림픽 현장에서 보고 듣고 접한 다양한 상황을 이야기하듯 풀어 쓴 칼럼이었으며 ‘허스토리’는 여자 선수들의 뒷얘기를 다룬 코너였다. 런던올림픽이 최초의 양성평등 올림픽으로 치러지는 점에 착안했다. ‘올림픽과 나’는 칼럼니스트들이 올림픽을 즐기는 방법과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한 기고물이었다. ●“런던서 직접 올림픽 보는 느낌” 김형진(변호사) 위원은 “스포츠 뉴스에 대한 신문 보도는 실시간 중계를 하는 TV와 차별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서울신문이 ‘런던 아이’ 등의 코너를 마련한 것은 성공적인 접근이었다.”고 평가했다. 표정의(전 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도 “서울신문만의 콘텐츠인 ‘런던 아이’ 등은 영국 문화와 올림픽 진행 상황을 심도 있게 전해 마치 영국에서 직접 올림픽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8월 24일자 24면에 게재된 ‘런던 아이-외국의 한국인 감독님 은메달까지만 봐 드릴게요.’를 들며 신선한 시각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런던올림픽 양궁에 출전한 40개국 중 16개국의 지도자가 한국인이란 정보를 재치 있게 소개해 흥미를 끌었다는 것이다. 이들 칼럼이 연성의 주제만 다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위원은 “‘런던 아이’를 집필한 기자가 모두 여기자여서인지 일부 내용은 소소한 잡담처럼 보이기도 했다.”며 “좀 더 큰 주제로 대국적인 내용을 다뤘다면 어땠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아람 오심’ 타임키퍼 비판 지적 올림픽과 같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다룰 때는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인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김 위원은 여자 펜싱 에페 준결승에서의 신아람 오심 논란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타임키퍼’(시간기록원)가 16세 여학생이란 비판이 제기됐는데 다른 경기도 비슷한 또래의 자원봉사자들이 진행하는 만큼 ‘음모론’으로 몰고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또 대다수 언론이 잉글랜드와의 축구 8강전에서 승리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잉글랜드는 올림픽 축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만 흥분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신문이 8월 7일자 30면 ‘데스크 시각’을 통해 “약소국 콤플렉스를 버리자.”고 제안하는 등 새로운 시각을 보였지만 신아람 등 일부 선수를 다룰 때는 국수주의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외국 선수 보도·분석성 기사 부족 서울신문 보도가 메달리스트와 한국 선수 위주로 치우쳐 정작 감동적인 이야기를 남긴 외국 선수들에 대한 보도는 미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표 위원은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육상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국 선수 소식이 거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스포츠 기사를 보면 ‘잘 싸웠다’ ‘꺾었다’ 등의 전투적인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신문도 선수를 영웅화하고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식의 표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의 특성상 중계식 보도보다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분석 기사가 많아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됐다. 이문형 위원장은 “한국이 올림픽 종합 5위에 올랐지만 우리 국민이 과연 세계 다섯 번째의 행복을 느끼고 있는가는 의문”이라며 “한국이 사격과 양궁, 무술 등 전투와 관련한 종목에서는 강하지만 기초 종목이 약한 원인 등을 학계 설명을 곁들여 상세히 다뤘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표 위원은 “조준호가 유도 준결승에서 심판 판정이 번복돼 졌을 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독자로서 궁금했다.”며 “그러나 서울신문도 당시 상황만 전달했을 뿐 자세한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여자 사격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김장미가 학창 시설 소총에서 권총으로 종목을 바꿨다는 기사, 잉글랜드 축구팀이 단일팀을 구성했다고 했지만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빠진 ‘반쪽팀’이었다는 기사 등을 흥미롭게 읽었다고 돌아봤다. 손성진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지나치게 금메달 중심의 보도를 하지 않았나 반성했다.”며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우리를 이긴 상대도 칭찬하는 아량을 지면에 반영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리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프로야구] 잘랐다, 잘할까

    [프로야구] 잘랐다, 잘할까

    타이밍이 이상하다. 프로야구 한화의 한대화(52) 감독 경질 얘기다. 한화는 28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한 감독이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28일 대전 넥센전부터 한용덕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로 올시즌 남은 경기를 치른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올해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한 감독과의 재계약은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한 감독의 경질설이 나돌았지만 그때마다 “한 감독과 올 시즌 끝까지 같이 간다.”는 게 한화 프런트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정규리그를 한 달가량 남긴 지금, 갑작스레 칼을 빼들었다. 문제는 높아도 너무 높은 구단의 눈높이였다. 올해 한화는 김태균(30)과 박찬호(39), 자유계약(FA)선수로 풀린 송신영(35)을 잇따라 영입하며 통큰 지원을 했다. 구단 내부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그러나 야구는 에이스와 4번타자로만 하는 게 아니다. 팀 성적이 제대로 나오려면 꾸준한 투자와 코칭스태프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이다. 한 감독은 최근 “시범경기 후 전력분석팀에서 8개 구단 전력을 비교했더니 우리가 7위로 나왔다. 야수진 전체의 기량이 다른 팀보다 떨어졌다. 그런데 고위층에서 전력분석이 잘못됐다며 다시 작성하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4강 전력이라고 자신하던 팀이 하위권을 맴돌자 팀내 불신은 더욱 심해졌다. 지난 5월 한 감독이 직접 데려온 이종두 수석코치, 강성우 배터리 코치 등을 구단이 2군으로 내려보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한 감독의 레임덕도 빨라졌다. 외국인선수 교체 등을 놓고서도 감독보다는 구단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면서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이후 한 감독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구단 수뇌부는 임기 보장을 약속하며 만류했다. 당시 정승진 사장, 노재덕 단장은 빈약한 선수층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기대치를 높게 잡았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정규리그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한 한화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잠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이달 초 5연패, 최근 4연패 등으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한 감독에게 묻게 됐다.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 모른다. 하지만 31년 프로야구 역사를 돌이켜보면 시즌 도중 사령탑 경질은 약보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중도 퇴진한 감독 8명 중 6명이 LG, 롯데, KIA 소속이었다. 하위권을 헤맸던 이 팀들은 잦은 감독 교체로 오히려 악순환을 불러오는 일이 많았다. 당장 성적이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팀 리빌딩이나 팀원들의 사기 저하로 ‘골병’드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 감독은 시즌 도중 하차한 역대 32번째 감독으로 기록된다. 그중에서도 시즌 막판인 8월 이후 물러난 역대 7번째 감독이다. 25명 중 대부분이 6~7월 사령탑에서 물러난 것을 감안하면 한 감독의 사퇴 시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한 감독은 이날 오후 마지막 미팅을 위해 대전구장을 찾았다. 착 가라앉은 분위기의 선수들에게 한 감독은 “나는 괜찮다. 너희들은 야구할 날이 앞으로도 많이 남아 있으니 남은 경기를 잘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LG-두산(잠실), 롯데-SK(문학), 넥센-한화(대전), 삼성-KIA(군산) 네 경기 모두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취소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알고 보면 재미 두 배 패럴림픽] (4) 올림픽과 동시 출전한 선수들

    일생에 한 번 나가기도 힘든 올림픽을 1년에 두 번 경험하는 ‘행운아’들이 있다. 패럴림픽과 올림픽에 동시 출전하는 선수들이다. 이들을 눈여겨보는 것도 2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런던패럴림픽의 관전 포인트인데, 이번 대회 가장 큰 스타는 아무래도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다. 런던올림픽 남자 육상 400m에서 아쉽게 결선 진출에 실패했고 1600m 계주에서도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피스토리우스는 패럴림픽에서는 8년 동안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2004년 아테네 대회 100m 금메달, 2008년 베이징 대회 100·200·400m 3관왕으로 ‘우사인 볼트급’ 실력을 뽐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의 자리를 위협하는 경쟁자들의 기세가 매섭다. 제롬 싱글턴(26·미국)은 가장 호적수. 2004년부터 100m에서 한 번도 패배해 본 적이 없던 피스토리우스는 지난해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주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0.002초 차로 싱글턴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떠오르는 별 조니 피콕(19)은 지난 6월 100m에서 10초85를 기록, 세계신기록을 다시 썼다. 피스토리우스는 “100m가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면서 “다른 선수들이 매우 빠른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폴란드의 ‘외팔 탁구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23)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팔꿈치가 없이 태어난 파르티카는 11세이던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에 참가해 화제가 됐다. 세계랭킹 68위인 파르티카는 2004년과 2008년 각각 단식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따며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탁구 단체전 멤버로 참가한 파르티카는 런던올림픽에 단식 선수로 출전,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인간 승리를 몸으로 증명해냈다. 이번 패럴림픽에서는 개인전 3연패와 단체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망막이 손상되는 슈타르가트병을 앓아 시력을 잃은 미국의 말라 러년(44)은 1992년 바르셀로나 패럴림픽에서 여자 육상 4관왕(100m, 200m, 400m, 멀리뛰기)에 등극한 뒤 비장애인과 경쟁하고 싶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7종경기 대표 선발전에 나섰다가 탈락했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 1500m에서 당당히 8위를 차지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프로배구] 누가 이들을 ‘만년 4위’라 했나

    [프로배구] 누가 이들을 ‘만년 4위’라 했나

    실업배구 시절까지 합쳐 14차례나 리그 우승을 했던 프로배구 삼성화재. 그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동안 대한항공이나 현대캐피탈이 무수히 도전했지만 그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런데 ‘만년 4위’ LIG손해보험이 2인자들도 못했던 일을 해냈다. LIG는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 결승에서 삼성화재를 3-0(25-15 25-20 25-20)으로 꺾고 덜컥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출범 이후 정규리그 우승은 한 번도 없었고 전초전 격인 컵대회에서도 2007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던 LIG가 사고를 제대로 친 것. 1976년 금성통신배구단을 모태로 한 LIG가 종합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LG화재 시절인 1995년 전국체전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경기 초반부터 LIG는 삼성화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김요한(27)과 이경수(33) 쌍포는 어김없이 불꽃 화력을 자랑했고, 여기에 군 복무에서 돌아온 센터 하현용(30)이 가세해 중앙 블로킹으로 기세를 올렸다. 세터 이효동(23)은 영리한 토스워크로 상대 블로킹을 교란했고 신기에 가까운 디그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리베로 부용찬(23)도 믿음직스러웠다. 한마디로 어떤 포지션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특히 블로킹 19개를 기록, 7개에 그친 삼성화재를 높이에서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전날 대한항공과 준결승을 치른 뒤라 체력적인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V리그 6회 우승에 빛나는 삼성화재는 이상하게도 컵대회에서는 한 번(2009년)밖에 우승하지 못하며 부진했는데, 지난해 결승 진출 좌절에 이어 올해도 결승에서 무릎을 꿇으며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준결승에서 개인 최다득점 타이인 50득점을 하며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을 달성한 박철우(27)는 이날 15득점에 공격성공률 40%로 부진했다. 27세 동갑내기 주포의 라이벌 대결로도 관심을 끈 이날 결승은 김요한의 낙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김요한은 두 팀 통틀어 최다인 23득점(공격성공률 65%)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해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총 18표)로 컵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가 MVP(15표 중 12표)로 뽑힌 한송이(28·25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IBK기업은행을 3-1(25-15 25-12 19-25 28-26)로 누르고 2007년 이후 5년 만에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프로야구] 또 홈런에… 고개 숙인 박찬호

    [프로야구] 또 홈런에… 고개 숙인 박찬호

    프로야구 한화의 박찬호(39)에게 8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잔부상이 많아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무더위도 체력 방전에 한몫했다. 이달 들어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1승(2패)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평균 자책점도 6.95로 치솟았다(올 시즌 평균 4.42). 지난 7일 대전 두산전에서는 한국 무대 데뷔 후 최다인 8실점으로 무너졌는가 하면 19일 대전 LG전에서는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허용한 데다 최다 피안타(9개) 기록도 다시 썼다. 부진 속에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얻어맞은 박찬호가 26일 대전 KIA전에서 또 홈런을 내줘 4경기 연속 피홈런으로 늘렸다. 박찬호를 무너뜨린 주인공은 KIA의 안방마님 김상훈(35)이었다. 김상훈은 2회 초 2사 1·2루에서 박찬호의 5구째 몸 쪽 높게 들어온 144㎞짜리 직구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3-0으로 달아나는 기선 제압용 홈런이었다. 지난해 6월 19일 광주 삼성전 이후 434일 만에 홈런을 터뜨린 김상훈은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박찬호에게서 얻어냈다. 흔들린 박찬호는 5회 안타와 볼넷,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를 자초한 뒤 송창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4와3분의1이닝 동안 5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5실점(5자책)했다. 지난 1일 잠실 LG전 승리 이후 4경기째 6승 수확에 실패했다. 한화 역시 0-6으로 져 4연패 늪에 빠졌다. 반면 KIA는 서재응의 시즌 6승과 함께 4연승 가도를 달리며 4위 두산과의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잠실에서는 삼성이 선발 배영수의 호투에 힘입어 LG를 11-2로 완파했다. 배영수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 10승과 통산 100승, 1000탈삼진이란 기록을 한꺼번에 달성하며 기쁨이 배가됐다. LG는 5연패. 목동에서는 이성열의 짜릿한 역전 2점 홈런에 힘입어 넥센이 SK를 3-1로 꺾었다. 이적 후 한 달 넘게 부진에 시달리던 이성열은 넥센으로 옮긴 뒤 이날 터뜨린 첫 홈런으로 마음의 짐을 덜었다. 롯데는 사직에서 두산을 3-2로 꺾으며 SK를 끌어내리고 2위로 올라섰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4개 구장에 4만 8592명이 들어 올 시즌 누적 604만 6019명을 기록, 419경기 만에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소경기였던 지난해 466경기를 47경기나 단축하며 2년 연속 600만 관중 몰이를 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프로야구] ‘비의 남자’ 서건창

    [프로야구] ‘비의 남자’ 서건창

    이쯤 되면 ‘비의 남자’라고 불러도 되겠다. 프로야구 넥센의 서건창(23). 8월 들어 피로 누적으로 1할도 안 되는 빈타에 허덕였지만, 중반 이후 우천취소로 인한 꿀맛 휴식으로 체력을 충전한 뒤 최근 6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3할대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비와 서건창의 인연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서건창은 24일 목동 SK전에서 천금 같은 우중(雨中) 결승타를 터뜨리며 SK의 8연승을 저지하는 한편 팀의 실낱같은 ‘가을야구’ 가능성을 이어갔다. 누가 더 절박한가의 싸움이었다. SK는 전날 한화를 꺾고 7연승을 달리며 55일 만에 2위 자리를 되찾았다. 넥센은 SK보다 승리에 더 목말랐다. KIA에 밀려 6위로 처지는 통에 이날마저 지면 4강 싸움에서도 밀릴 공산이 컸다. 1회부터 넥센의 클린업트리오는 분발했다. 2사 후 이택근과 박병호, 강정호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선취점을 냈다. 1-1 동점이던 8회. 넥센의 선두타자 박정준이 중전안타로 출루하며 넥센에 기회가 왔다. 최경철의 희생번트와 대타 이성열의 볼넷, 장기영의 땅볼이 나오며 2사 1·3루가 됐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서건창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박정배의 초구를 받아쳐 우전 적시 2루타를 만들어냈다. 후반기 들어 경쟁자가 없어진 신인왕 경쟁에서 아직도 본인이 0순위임을 증명하는 듯한 결승타였다. 9회에 등판한 마무리 손승락이 이닝을 잘 틀어막으며 그대로 넥센의 승리가 됐다. 반면 SK는 아쉽게 연승 행진을 7에서 멈췄지만 2위 자리는 유지했다. 사직에서는 두산이 9회 2사 1·2루에서 터진 최재훈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롯데를 1-0으로 꺾었다. 잠실에서는 7회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된 가운데 삼성이 LG를 6-3으로 눌렀다. 대전 KIA-한화전은 비 때문에 취소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프로배구] LIG손보 “5년만에 우승 앞으로”

    [프로배구] LIG손보 “5년만에 우승 앞으로”

    프로배구 LIG손해보험발 돌풍이 거세다. LIG는 2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러시앤캐시를 3-0(25-22 25-22 25-14)으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2007년 컵대회 준우승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LIG는 이로써 5년 만에 결승에 올라 첫 우승을 노린다. 반면 지난해 준우승팀인 러시앤캐시는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지난해의 돌풍을 재현하지 못했다. 시종일관 LIG가 기선을 제압했다. 1세트 23-22에서 주상용이 연달아 포인트를 올린 덕에 세트를 가져온 LIG는 2세트에서도 막판 23-22로 쫓길 때 주포 김요한이 레프트 강타와 블로킹으로 연속 2득점을 올려 마무리했다. 3세트 초반 잠시 흔들리는 기미가 보였지만 또다시 김요한이 해결사로 나섰다. 5-4에서 서브득점 2개를 포함, 한꺼번에 4득점해 단숨에 10-5로 점수 차이를 벌려 놓았다. 승기를 잡은 LIG는 24-14에서 이경수의 레프트 강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요한이 24득점, 이경수가 12득점으로 선전했다. LIG는 25일 열리는 삼성화재-대한항공전 승자와 26일 결승에서 맞붙는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도로공사를 3-0(25-12 25-16 25-14)으로 꺾고 창단 2년 만에 컵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기업은행은 25일 열리는 GS칼텍스-현대건설전 승자와 26일 맞붙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프로야구] 실책, 실책, 실책… 괴물 또 눈물

    [프로야구] 실책, 실책, 실책… 괴물 또 눈물

    지독히도 운이 없는 올 시즌이다. 프로야구 한화의 류현진(25)이 23일 문학 SK전에서 6승 달성에 또 실패했다. 10월 2일까지인 정규리그 일정을 감안하면 지금부터는 거의 등판할 때마다 승리를 거둬야 10승이 가능하지만 이달 들어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2006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선발등판한 20경기 중 1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에이스로서의 책임을 다해 준 류현진이지만 타선 지원을 좀처럼 받지 못했다. 퀄리티스타트 15번 중 10경기에서 승수를 못 챙기거나 패전투수가 됐다. 똑같이 15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두산 니퍼트와 롯데 유먼이 각각 10승을 거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날은 뭔가 다를 듯했다. 2회초 이대수가 상대 선발 부시를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리며 희망을 품게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득점이 아니라 수비가 문제였다. 2회말 2사 2·3루에서 터진 박진만의 2타점 적시타는 한화의 내외야진이 콜플레이 없이 우왕좌왕하다가 내준 것이었다. 5회에도 마찬가지였다. 1사 상황에서 박재상이 터뜨린 좌중간 2루타를 중견수 추승우가 빈 곳으로 송구하는 바람에 박재상을 3루까지 보내줬다. 뒤이어 나온 최정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다. 2-3으로 뒤지던 8회 패배에 쐐기를 박은 2실점 역시 한화 야수진 실책의 산물이었다. 8회 1사에서 나온 이호준의 2루수 앞 땅볼은 전현태의 송구가 정확했더라면 아웃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주자는 물론 타자주자도 살려준 전현태의 악송구는 후속타자 박정권의 2타점 적시타로 바로 이어졌다. 한화의 2-5 패배. 류현진은 7과3분의2이닝 동안 8피안타 9탈삼진 5실점(2자책)하며 시즌 8패째를 기록했다. SK는 7연승 가도를 달리며 롯데를 제치고 2위로 올라앉았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이적 이후 첫 홈런을 터뜨린 오재일의 투런홈런과 윤석민의 개인 첫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넥센을 3-2로 눌렀다. 오재일의 홈런은 2009년 비디오판독이 도입된 이후 판독 후에도 홈런으로 인정된 첫 사례가 됐다. KIA도 광주에서 연장 10회말 나온 김원섭의 끝내기 안타로 LG를 3-2로 꺾었다. 7연패 탈출 뒤 2연승. 대구 롯데-삼성전은 비 때문에 취소돼 9월 24일로 경기가 재편성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프로배구 수원컵대회] 러시앤캐시 “LIG손보 기다려”

    프로배구 러시앤캐시가 수원컵대회에서 B조 2위로 준결리그에 진출했다. 러시앤캐시는 2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B조 예선에서 나란히 1패를 기록하고 있던 KEPCO를 3-0(25-20 26-24 25-22)으로 가볍게 꺾었다. 러시앤캐시는 1승1패를 기록하며 삼성화재(2승)에 이어 조 2위로 4강에 올라 24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A조 1위 LIG손해보험과 맞붙는다. 최근 ‘보이콧 파문’을 겪은 러시앤캐시는 박희상(40) 감독이 이날 경기에 불참하며 컵 대회 이후 사퇴 수순을 밟을 것을 예고했다. 권순찬 코치가 대신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지난해 경기조작 파문으로 선수 기용에 차질을 빚고 있는 KEPCO를 완파했다. 앞서 여자부 경기에서는 GS칼텍스가 지난 시즌 챔피언 KGC인삼공사를 3-0(25-17 25-19 25-21)으로 누르며 예선 2전 전승을 기록, B조 1위로 준결리그에 진출했다. 여자배구 4강 신화의 주역 한송이(15득점)가 공격을 책임지고 배유나(14득점)와 김지수(13득점)가 뒤를 받쳤다. GS칼텍스는 25일 오후 4시 A조 2위인 현대건설과 준결리그에서 맞붙는다. 인삼공사는 이날 3-0으로 이겨야만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으나 1세트를 내줌으로써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됐다. B조 2위인 IBK기업은행은 A조 1위 도로공사와 24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프로배구] 박철우, 36득점 폭발

    [프로배구] 박철우, 36득점 폭발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2012 수원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러시앤캐시(옛 드림식스)를 가볍게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삼성화재는 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B조 예선 1차전에서 러시앤캐시를 3-1(25-14 16-25 25-20 25-20)로 제압했다. 지난 시즌을 포함해 통산 여섯 차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란 위업을 달성한 삼성화재지만 2006년부터 열린 컵대회에서는 한 차례(2009년)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고희진·지태환 등 고비마다 활약 그러나 삼성화재는 ‘토종 에이스’ 박철우가 가빈 슈미트 못지않은 타점 높은 스파이크로 두 팀 통틀어 최다인 36득점을 올리며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2년차 고준용(18득점)의 레프트 공격도 위력적이었고 센터 고희진(4득점)과 지태환(10득점)은 고비마다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냈다. 반면 러시앤캐시는 ‘보이콧 사태’로 흐트러진 팀 분위기 탓인지 지난해 컵대회 준우승팀다운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1세트 14-10에서 고준용의 후위 공격과 고희진의 블로킹 득점으로 점수 차를 순식간에 6점으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1세트를 손쉽게 따낸 삼성화재는 2세트에서 박철우와 고준용의 스파이크가 번번이 상대 블로킹에 차단당하며 고전했다. 삼성화재는 결국 2세트에서 러시앤캐시에 블로킹 득점으로만 6점을 허용하며 힘없이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상대에게 공격 루트를 간파당한 삼성화재는 3세트 초반부터 고희진과 지태환의 중앙 속공 빈도를 늘리며 상대 수비수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상대 블로킹이 우왕좌왕하면서 박철우의 위력은 배가됐다. 박철우는 3세트에서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상대 코트를 맹폭하며 팀 득점의 절반에 해당하는 12득점을 혼자서 수확했다. 흐름을 되찾은 삼성화재는 4세트에서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경기를 주도했다. ●女 기업은행, 인삼공사 3-0 완파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런던올림픽 4강 주역인 김희진의 활약을 앞세워 지난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인 KGC인삼공사를 3-0(25-18 25-21 25-21)으로 완파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이대호, 70타점 고지 밟았지만…

    이대호, 70타점 고지 밟았지만…

    이대호(30·오릭스)가 4경기 만에 안타 생산을 재개하며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 타자들 중 가장 먼저 70타점 고지를 밟았다. 일본 퍼시픽리그 홈런·타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대호는 19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홈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지난 12일 지바 롯데전 이후 7일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0-1로 뒤진 1회 말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 2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대호는 7회 말 2사 3루에서 상대 투수 야나세 아키히로의 130㎞짜리 포크볼을 잡아당겨 1타점 적시타로 또다시 타점을 추가했다. 9회 말 이대호는 2사 3루 상황에서 중전안타를 뽑아내 타점을 또 추가했다. 이날 3타점을 더해 71타점을 기록한 이대호는 올 시즌 70타점을 올렸다. 오릭스는 9회 말 4득점하며 따라붙었지만 8-10으로 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추신수, 15번째 담장 넘겼지만…

    추신수(30·클리블랜드)가 시즌 15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추신수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시움에서 계속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 2경기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1-8로 뒤지던 9회 초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상대 구원 투수 에번 스크리브너의 145㎞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 16일 LA 에인절스전에서 3점 홈런으로 10경기 만에 짜릿한 손맛을 느낀 지 사흘 만이다. 추신수는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해 시즌 49타점, 71득점째를 올렸다. 클리블랜드는 추신수의 홈런이 터진 뒤 브렌트 릴리브리지의 2점 홈런이 이어지면서 9회 초에만 4점을 뽑았지만 5-8로 져 4연패 늪에 빠졌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 디트로이트와는 10경기 차로 벌어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도 사라지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MLB] 추신수 14호 홈런, 팀은 져

    [MLB] 추신수 14호 홈런, 팀은 져

    추신수(30·클리블랜드)가 열흘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추신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에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 시즌 14호 홈런을 터뜨렸다. 팀이 1-8로 크게 뒤진 8회 초 잭 하나한의 안타와 제이슨 킵니스가 볼넷을 얻으며 2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타석에 나온 추신수는 상대 투수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의 시속 142㎞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중월 3점 홈런을 만들어 냈다. 지난 6일 디트로이트전에서 나온 솔로포 이후 열흘 만이다. 3타점을 추가한 추신수는 올시즌 타점을 47타점으로 늘렸다. 추신수는 다른 타석에서는 안타를 더하지 못했다. 1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첫 타석을 맞은 추신수는 선발투수 어번 산타나의 시속 134㎞짜리 슬라이더에 삼진을 당했다. 0-6으로 뒤진 4회초 1사 1루에는 볼넷을 골라 기회를 이어갔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가 한 점을 따라붙은 6회 초 1사 이후 2루에 주자를 두고 다시 나왔으나 2루 땅볼로 물러났다. 3타수 1안타, 볼넷 1개를 기록한 추신수는 타율을 .284로 약간 끌어올렸다. 팀은 그러나 4-8로 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프로야구] ‘벌떼불펜’은 역시 SK

    [프로야구] ‘벌떼불펜’은 역시 SK

    프로야구 SK 전·현직 ‘벌떼 불펜’의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로 나란히 둥지를 옮긴 정대현과 이승호는 실투에 울었고, 형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박희수와 정우람은 막판 집중력을 살리며 팀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겨줬다. 16일 사직구장. 3위 싸움이 한창인 롯데와 SK는 초반부터 거세게 격돌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1회초 SK 선두타자 김강민에 이어 클린업트리오 최정, 이호준, 박정권에게 잇따라 안타를 얻어맞으면서 3점을 먼저 내줬지만, 롯데 역시 2회 1사 2·3루에서 터진 박준서의 2타점 적시타와 3회 강민호의 솔로홈런으로 3-3을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4번타자 강민호의 불방망이는 계속 돌아갔다. 7회 2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좌익수 옆으로 흐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만들어내 순식간에 5-3 역전을 일궈냈다. 승리를 굳히기 위해 양승호 롯데 감독이 선택한 것은 베테랑 정대현. 3일 연속 출장, 그것도 친정팀 SK를 상대로 한 것이 걸렸지만 최정부터 시작하는 SK의 막강 타선을 막기 위해서는 정대현이 필요했다. 그러나 양 감독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최정의 끈질긴 커트에 굴복해 볼넷을 내준 뒤 정대현은 곧바로 이호준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무사 2·3루에서 박정권의 내야안타와 정근우의 스퀴즈번트로 순식간에 2점을 내줬다. 5-5 동점이 됐다. 뒤를 이은 이승호 역시 9회는 잘 막았지만 연장 10회 1사 2루 상황에서 박정권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SK의 동생들은 달랐다. 9회 등판한 박희수는 선두타자 손용석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전준우와 손아섭을 잇따라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잘 틀어막았다. 10회 등판한 정우람 역시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정훈을 삼진으로, 손용석을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을 허용치 않았다. 이날 6-5 역전승으로 박희수는 7승(1패5세)째를 챙겼고 정우람도 19세이브(2승4패)를 올렸다. 목동에서는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극복하고 18일 만에 1군에 돌아온 좌완 밴헤켄의 역투에 힘입어 넥센이 두산을 7-1로 크게 눌렀다. 밴헤켄은 7과3분의2이닝 동안 안타는 3개만 내주고 삼진은 6개나 잡으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잘 막았다. 이날 승리로 9승(4패)째를 신고한 밴헤켄은 브랜든 나이트(11승 3패)와 함께 외국인 원투펀치로서의 면모를 당당히 뽐냈다. LG는 잠실에서 장단 17안타를 휘두르며 KIA를 10-3으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포항 한화-삼성전은 비 때문에 취소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올림픽 보도는 금메달감이었을까/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옴부즈맨 칼럼] 올림픽 보도는 금메달감이었을까/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올여름 찜통 열대야를 그나마 버티게 해준 것은 런던올림픽 열기였다. 비닐하우스에서 피어난 양학선 선수의 금메달 감동스토리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해묵은 상투어를 새롭게 상기시켰다. 월드컵 4강의 벽을 넘기 위해 태극전사들이 한마음으로 외친 ‘포기하지 마’란 말 한마디는 국민들에게도 용기를 주었다. 곤봉을 놓치고도, 슈즈가 벗겨져도 한치의 동요 없이 의연하게 경기를 마치는 손연재 선수의 깜찍한 담대함을 보며 우리는 위기 대처의 자세를 다시금 추스를 수 있었다. 스포츠를 넘어, 승패를 넘어 선수들의 삶 하나하나가 메달감이었고, 국민에게 자부심을 주었다. 스토리가 만발했던 올림픽만큼이나 언론의 보도 경쟁도 치열했다. 얼마만큼 빨리 상을 차려 내느냐보다는 특색 있고 보기 좋은 상차림과 함께 이슈를 선점하느냐가 올림픽 보도의 순위를 가르지 않았나 생각한다. 서울신문 보도를 중심으로 차별성, 디자인성, 이슈성 3가지 차원에서 하나씩 살펴보자. 차별성에서 탐독한 꼭지는 ‘런던 아이’다. 참가선수뿐만이 아니라 런던올림픽의 분위기를 소개하는 아기자기한 꼭지로 차별성이 있었다. 땀내 나는 승부의 경기장을 밀착취재하는 것도 좋지만 한발짝 떨어져 산들바람 맞으며 관망하는 여유가 느껴져서다. 인기종목, 메달리스트의 빛뿐 아니라 조용히 짐을 싸는 그림자 선수들도 조명,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김민희 기자의 ‘올림픽을 문자 그대로 순위보다 경기 자체로 즐기는 런던 풍경’에 대한 기사도 ‘순위에 살고, 순위에 죽는’ 우리의 경쟁문화에 대해 다시금 조망해볼 수 있게 했다. 조은지 기자의 “외국의 한국인 감독님 은메달까지만 봐드릴게요.”는 멕시코 양궁지도자로 진출한 이웅 감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뤘다. 올림픽 양궁에서 멕시코가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는 데 기여를 했지만, 그는 모국과 경쟁·대결을 벌여야 하는 딜레마를 겪고 있었다. 올림픽과 국가주의에 대해서도 한번쯤 되새겨볼 수 있었다. 다음은 보기 좋은 상차림, 즉 편집 디자인 면에서다. 스포츠 경기인 만큼 시시각각 볼거리와 승부를 보느라 종이신문을 기다릴 겨를이 없었다. 온라인판을 더 들락거렸다. 런던올림픽 온라인판 보도에서 아쉬운 것은 편의성 서비스가 아쉽다는 점이었다. 런던올림픽 배너가 전면 상단이 아닌 중간 우단에 있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은 게 아쉬웠다. 또 카테고리에서도 전체 뉴스만 있고, 스포츠 종목별로 세분화돼 있지 않아 불편했다. 경기 종목별로 분류하고 종목별 규칙 등도 같이 설명하면 보다 더 친절한 서비스로 다가서지 않았을까 싶다. 응원메시지 등 쌍방향 코너가 눈에 띄지 않았던 것도 아쉬운 점이다. 전체 순위는 메달·표·숫자 표시 등 3곳이 중복 배치돼 있는 반면 런던올림픽의 당일 스케줄, 폐막식까지 며칠 남았는지 D-○ 등 일정을 전체적으로 조감하게 하는 편의성 제공이 미흡했다. 끝으로 이슈성이다. 불편하게 느꼈던 것은 스포츠 선수의 병역면제에 대한 감상적·선정적 보도였다. 서울신문뿐만 아니라 전 언론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축구 경기장 우리 선수 라커룸에 동기부여용으로 ‘이등병의 편지’를 틀어놓는다는 것 자체가 바른 것일까, 언론에 공공연히 보도돼야 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더구나 징병제 폐지에 대한 감상적인 기사까지 실어 한층 우려를 자아냈다. 스포츠는 스포츠고, 국방은 국방이다. 지난 13일 자 기사에 축구팀 18명의 병역 혜택을 받게 했다고 홍명보 감독을 병역 브로커라고 표현한 것은 재치라고 보기엔 과한 표현으로 부담스러웠다. 대한민국은 남북이 대치하는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국방의 의무는 전 국민의 의무다. 정부가 나서서 병역특례를 포상으로 내걸어 “군 복무는 가능하면 피해야 하는 멍에”라고 은연중 떠드는 모양새가 된 것도 어색하다. 그런데 언론이 바로잡아 주지는 못할망정 나서서 부채질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이럴 때 언론이라도 냉정하게 점검하고 이슈의 중심을 잡아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 금쪽같은 은빛주먹 16년만에 희망주먹

    금쪽같은 은빛주먹 16년만에 희망주먹

    “올림픽 마지막을 금메달로 장식하고 싶었는데….” 한순철(28·서울시청)은 못내 아쉬워했다. 12일 런던 액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복싱 라이트급(60㎏) 결승전.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24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순철의 머릿속에는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나 상대가 워낙 강했다. 현재 이 체급 세계랭킹 2위인 바실 로마첸코(24·우크라이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페더웨이트급 금메달에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머쥔 강호 중의 강호였다. 한순철은 “지레 겁을 먹었다.”고 했다. “이전 경기처럼 공격적으로 가려고 했으나 겁을 먹어 뒤로 빠졌다. 내주지 말아야 할 점수를 많이 내줬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힘 한 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경기 내내 끌려갔다. 1라운드(3분) 로마첸코의 기습적인 원투 스트레이트에 안면을 계속 얻어맞아 2-7로 끌려갔다. 2라운드에서도 반격 기회를 노렸지만 상대는 빈틈이 없었다. 5-11로 조금 따라가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승배 감독이 “편하게 하라.”고 주문했지만 한순철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았다. 흥분해서 덤벼들기만 했다. 로마첸코는 여유 있게 한순철을 따돌렸다. 결국 9-19로 완패했다. 상대 전적도 3전 전패가 됐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 감독이 은메달을 딴 뒤 16년 만에 메달을 추가한 한순철은 그제야 가족들의 이름을 불렀다. “그동안 응원해 줘서 고마웠어. 우리 딸 도이, 도이 엄마 사랑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에 가면 딸과 수영장에 놀러 가고 싶다.”는 한순철은 한국 복싱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경기용품부터 다른 종목보다 지원이 부족하다. 연맹 회장님도 자주 바뀌니까 선수들 입장에서도 안정이 되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은 기술 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국제대회 경험만 보완하면 다음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순철은 후배 신종훈(23·인천시청)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금메달로 종훈이를 위로해 주면 좋았을 텐데 미안하다. 아직 어리고 기회도 많으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종훈이가 금메달을 꼭 딸 것”이라고 다짐하듯 말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김민희 기자의 런던eye] 보안검색 50번·가방은 폭탄 취급 16일간 난 테러용의자였다

    살면서 공권력에 가장 거세게 저항한 것은 2003년 미국 배낭여행 때였다. 9·11의 여파로 공항 보안 검색이 살벌했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을 지나는데 스캔을 마친 가방을 또 파헤치는 게 아닌가. 개인의 자유를 최고로 보장한다는 나라에서 프라이버시를 그렇게 침해하다니. 따지고 나섰다가 하마터면 경찰에 끌려갈 뻔했다.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 간 첫날, 오헤어 공항을 떠올렸다. 아이디 카드를 찬 사람만 타는 미디어 셔틀버스였는데도 군인들은 폭탄이 있지는 않을까 버스 밑을 반사경으로 훑는가 하면 탑승자의 아이디와 얼굴을 일일이 대조했다. 메인프레스센터에 가려면 또 보안검색대와 맞닥뜨린다. 아이디 바코드를 찍어서 본인 확인을 하고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를 꺼낸 뒤 가방을 스캔한다. 수상하면 가방 속을 탈탈 턴다. 생수나 음료수는 반입할 수 없다. 몸 수색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을 모든 경기장에 들어갈 때마다 새롭게 시작한다. 대회가 열린 16일 동안 하루 평균 3번 정도 경기장을 옮겨 다녔으니 대충 50번이 넘는 보안검색을 당한 셈이다. 그러니까 나는 유력한 테러 용의자였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여자하키 경기를 보려고 리버뱅크 아레나에 갔다.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 인터뷰에 기자회견까지 보고 나서 다시 기자석에 돌아왔다. 그런데 남겨뒀던 배낭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게 아닌가. 노트북에 카메라, 여권 등 중요한 것은 죄다 들어 있는데. 한참을 찾아 헤매고 보니 내 가방은 안내센터에 있었다. 왜 함부로 가져갔느냐고 따져 물으니 대답이 걸작이었다. “가방만 놓여 있으면 폭탄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란다. 내 가방 역시 유력한 테러용품이었던 것이다. 올림픽은 끝났고 나도 내 가방도 테러 혐의에서 벗어나게 됐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걱정한 것 중 하나가 테러였지만 다행히 어떤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영국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국가 이미지를 제고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영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에 가깝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 영국은 모두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아야 했나. 애초에 미국과 함께 ‘지구촌의 큰 형님’ 역할을 하려고 들지 않았다면 폭탄이 떨어질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됐던 것 아닌가. 옛 속담에 ‘죄 지은 놈이 성 낸다’고 했는데. 런던올림픽을 통해 내가 본 영국은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하지만 서서히 주저앉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그런 안쓰러운 나라였다. haru@seoul.co.kr
  • 위풍당당·솔직·침착 ‘V세대’ 한국 ‘스포츠 DNA’ 바꾸다

    위풍당당·솔직·침착 ‘V세대’ 한국 ‘스포츠 DNA’ 바꾸다

    88올림픽을 기억하는가. 얻어맞아 퉁퉁 부은 눈에 붕대를 휘감고, 피 철철 나는 머리는 허리띠로 동여매고…. 우리는 그걸 ‘투혼’이라 불렀다. ●88올림픽 이후 많이 변한 선수들 ‘V세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태어난 이들을 우리는 또 이렇게 부른다. 용감하고(Valiant), 개성 만발(Various)에, 생기발랄(Vivid)하다고. 투혼으로 올림픽을 버텨낸 아버지, 삼촌들과는 유전인자(DNA)부터 다르다 했다. 24년 뒤 런던의 열전 16일 동안 우리를 웃기고 울리고 탄식하게 하다 환호하게 만든 이들이다. 24년의 간극, 그동안 한국 스포츠의 DNA는 참 많이도 변했다. DNA는 사물의 본질이다. 향후 행동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방향성이다. 이는 런던에서 보다 구체화되고, 나아가 ‘영감’(inspiration)으로 승화됐다. ‘세대에 영감을’(inspire to generation)이란 모토 아래 펼쳐진 런던올림픽. 13일 새벽 5시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 제30회 런던올림픽이 한국 스포츠에 던진 화두다. 대회 초반 유난히 대한민국의 아들, 딸들은 지독한 심판 편파 판정에 시달렸다. 펜싱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신아람(26)의 ‘멈춰 버린 1초’가 가장 아팠다. 아무리 찌르고 막아내도 1초는 흐르지 않았다. 역전패. 메달은 사라졌지만 대신 강해진 게 있었다. 끈끈한 동료 의식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튿날 최병철이 동메달을 터뜨린 이후 메달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5일 내리 메달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금2·은1·동3)을 냈다. 명예메달 따위에 비굴하지 않았다. 타협하는 법도 없었다. 신아람은 마침내 에페 단체전에서 제 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내 힘으로 메달을 따고 싶었다. 나는 더 강해졌다.”며 웃었다. 실력에다 미모까지 갖춘 펜싱 여자 사브르의 김지연(24)은 깜짝 금메달 직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했다.”고 털어놨다. ‘얼짱 검객’이란 찬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뒤로 빼지 않았다. “완전 고맙죠.”라며 까르르 웃어 젖혔다. ●실력에 얼짱에… 독특한 세리머니 여자사격 25m 권총의 김장미(20)는 금메달 세리머니에서 두 팔을 벌린, 독특하고 깜찍한 포즈로 화제가 됐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딴 금메달인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미디어의 주목을 받지 못해 섭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저는 충분히 뜰 수 있는 선수였는데, 감독님이 인터뷰를 제한하셔서…”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그러나 밉상이지 않았다. 첫 4강 진출을 일궈 낸 축구대표팀의 주장 구자철(23)은 영국과의 8강전 두 번째 페널티킥 판정이 내려지자 주심과 마주했다. 당당했지만 흥분하지 않았다. 바닥난 체력으로 따낸 일본전 동메달은 위기 속에 더 단단해진 대한민국 자체였다. 런던 김민희·조은지기자 haru@seoul.co.kr
  • 도전하는 여자는 아름답다

    도전하는 여자는 아름답다

    동메달까지는 두 팀 모두 2% 부족했다. 여자핸드볼이 12일 런던의 바스켓볼 아레나에서 끝난 3, 4위 결정전에서 2차 연장까지 80분을 달린 끝에 스페인에 29-31로 졌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 공백은 컸고 남은 선수들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은 4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강재원 감독은 “17개월 동안 고생했는데 메달로 보답하지 못해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메달을 못 딴 건 전부 내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금메달만큼 값진 경험을 쌓았다. 지금의 아픔과 상처가 결국 성공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미래를 그렸다. 메달은 없었지만 ‘전설’은 이어졌다. 여자핸드볼은 28년 동안 올림픽 4강에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8회 연속 올림픽 준결승에 진출했다. 유럽의 틈바구니에서 체격·체력의 열세를 딛고 꼿꼿하게 자리를 지켰다. 열악한 인프라나 초등학교부터 일반까지 여자 등록팀이 89개인 좁은 저변까지 고려하면 이런 성적은 ‘기적’에 가깝다. 고무적인 건 어린 선수들이 일군 성과라는 점이다. 사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2004년과 2008년 올림픽에서 중심을 이뤘던 고참 선수들이 대거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전력은 확 떨어졌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놓쳤고 이어진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는 11위로 마쳤다. 36년 만의 메달 사냥에 나선 여자배구도 전날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0-3(22-25 24-26 21-25)으로 무릎을 꿇고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 여자배구가 세계 4강에 들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세계 랭킹 15위인 대표팀은 톱 랭커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깜짝 선전을 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한 것은 경기당 25.9득점하며 팀의 공격을 책임진 ‘해결사’ 김연경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192㎝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영리한 공격도 일품이지만 서브리시브에 이단 연결까지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일본전 22득점을 포함해 모두 207득점한 김연경은 미국의 주포 데스티니 후커(161득점)를 제치고 이번 올림픽 득점왕에 등극했다. 공격 성공률에서도 3위(35.57%)에 오를 정도로 순도 높은 공격력이었다. 서브 부문 7위, 리시브 성공률에서는 9위에 올랐다. 런던 조은지·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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