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민전
    2026-01-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5
  • [월요 포커스] 민주통합 선거인단 80만명… 정당정치 발전? 위협?

    [월요 포커스] 민주통합 선거인단 80만명… 정당정치 발전? 위협?

    민주통합당이 새 지도부를 뽑기 위해 선거인단을 모집한 결과 무려 80만명에 육박하는 시민과 당원들이 선거에 참여하게 됐다. 과거 1만~2만명의 당원들만이 체육관에 모여 투표하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쌍방향 소통의 새로운 정치행태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민주당은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 참여 확대이자 정당정치 발전의 징표”라며 한껏 고무돼 있다. 그러나 우려도 적지 않다. 선거인단 구성이 특정 계층이나 집단에 편중될 경우 그 자체로 또 다른 표심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정당정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민주당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1·15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79만 2273명이다. 신청 없이 자동으로 선거인단에 포함되는 진성당원(당비 납부 당원) 12만 7920명과 대의원 2만 1000명이 포함됐다. 선거인단 신청 일반 시민은 64만 3353명으로, 당초 민주당의 예상 30여만명보다 2배 이상 많다. 민주당은 이번 지도부 경선이 흥행 측면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자평한다. 오종식 민주당 대변인은 “당비 납부 당원보다 5배나 많은 일반시민이 선거인단을 신청한 것은 정당정치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라며 “최근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지적됐는데 민심과 소통하는 정당정치 변화의 신호탄이 됐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9일부터 14일까지 선거인단 모바일투표를 진행하는 사상 초유의 실험에 나선다. 모바일 투표 결과는 14일 투표가 끝나면 집계하지 않은 상태로 이동식 디스크(USB)에 보관한다. 결과는 15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가 끝나면 함께 집계돼 공개된다. 시민선거인단은 88.4%가 모바일투표, 11.6%는 투표소 투표를 한다. 한국 정치에 대한 불신이 드높은 현실에서 이 같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정당 발전, 정치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한국 정당들의 전당대회는 지금까지 그들만의 리그였다.”면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2002년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 방식이 진화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참여는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정당의 비민주성, 전근대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러나 우려 또한 적지 않다. 특히 세대의 편중, 이념의 편향을 걱정한다. 시민 선거인단의 경우 88%가 모바일 투표를 하는데, 모바일 투표의 주종을 이루는 SNS 활용자는 대부분 2040세대라는 통계가 나와 있다. 이념적으로는 SNS 이용자들의 70~80%가 진보라는 통계도 있다. 윤성이 경희대 정외과 교수는 SNS가 20대, 진보 진영에 편향돼 있다며 “편향된 과잉 대표의 문제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사람, 당원도 아닌 사람들이 선거에 참여해 진성 당원들의 인센티브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진짜 당원들이 사라질 우려가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대의정치의 실종과 정당정치의 위기로 이어지고 정치의 포퓰리즘을 강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형준 교수나 김민전 교수도 ‘디지털 디바이드’를 우려하며 세대 간 불균형을 보정하는 기술적인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한국노총, 국민의 명령 등 특정 단체가 조직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민의가 왜곡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춘규선임기자·강주리기자 taein@seoul.co.kr
  • [한·미FTA 통과 이후] “국회폭력 방지법 처리를”… 폭력국회의 마지막 임무

    [한·미FTA 통과 이후] “국회폭력 방지법 처리를”… 폭력국회의 마지막 임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최루탄 연기 속에서 처리됐다. 여야 의원들이 뒤엉켜 멱살을 잡고 주먹을 날리지는 않았지만 처리 절차는 과거의 폭력 국회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여당은 국민의 눈을 피하기 위해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근 채 직권상정과 단독처리에 나섰고, 야당의 한 의원은 최루탄을 분사했다. 끝까지 합의처리를 주장했던 여당 협상파는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면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약속 때문에 총선 불출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야당 협상파도 ‘회색 분자’로 몰리고 있다. 여야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 예산안을 놓고 조만간 또 충돌할 조짐이다. 하지만 폭력으로 점철된 18대 국회가 역설적으로 폭력을 종식시키는 법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3일 “전기톱에서 해머로, 해머에서 최루탄으로 국회 내 폭력의 강도가 점점 심해진다.”면서 “사회가 무한투쟁의 장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가 존재하는데 오히려 국회가 무한투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제 와서 무슨 ‘몸싸움 방지법’이냐고 말할지 모르나, 지금이야말로 국회법을 개정해 폭력을 근절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한 협상파 의원은 “정태근 의원이 10일 동안 단식을 하면서 주장한 것이 ‘몸싸움 방지법’ 처리였는데,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돼 이런 논의를 하기 힘들어졌다.”면서도 “국민에게 속죄하고, 스스로를 쇄신하는 마음으로 우리 당이 법 통과에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줄곧 비준안 합의처리를 주장해 온 김성곤 의원도 “여당 협상파에게 약속을 지키라며 불출마를 종용하는 자세는 옳지 않다. 오히려 그런 분들이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면서 “‘몸싸움 방지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여당 의원들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직권상정 제도는 너무 거칠다.”면서 “자동상정이나 신속처리절차를 도입하고 직권상정은 아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당내) 혁신파가 그냥 앉아 있을 게 아니라 이런 것을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폭력을 방지하는 법안은 이미 여러 개가 국회에 제출돼 있다. 국회폭력 방지 등 선진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등으로 구성된 ‘6인 회의’는 지난 6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강화하고, 본회의에서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까지 했다. 이들은 천재지변 등으로 인한 국가재난이 있을 경우에만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대신 상임위에서의 법안·안건 심사 완료시한을 정하는 ‘신속처리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야는 본회의에 자동상정할 수 있는 정족수와 보좌관의 회의장 출입 금지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한·미 FTA 대치국면을 맞았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단순히 폭력방지법을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공천권을 유권자에게 돌려줘서 의원들이 지도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표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국회 윤리위원회에 학계, 시민단체 등 외부인사들이 참여해 폭력 의원을 실질적으로 징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영 세종대 교수는 “당론이 있는 한 폭력은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여야 협상채널을 소장그룹, 중진그룹, 원내대표단 등으로 다양화하는 한편 여당 의원은 야당 안에, 야당 의원은 여당 안에 ‘교차투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공전 국회·파행 정치… 내년 예산 시한내 처리 ‘빨간불’

    공전 국회·파행 정치… 내년 예산 시한내 처리 ‘빨간불’

    한나라당이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강행 처리함에 따라 정치권 전체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국회는 공전, 정치는 파행이 우려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개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여야는 2009년 미디어법 처리, 지난해 12월 예산안 처리 때와 같은 거센 몸싸움은 가까스로 피했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사상 초유의 ‘난장판’이 연출됐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도 여전히 실종됐다. 본회의를 비공개에 부친 것은 과거 ‘밀실정치’라는 구태를 반복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예산안도 한나라 단독 처리?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여야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국익을 위해 비준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했다는 불가피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미 모든 국회 일정을 중단하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항의 농성에 돌입했다. 당장 법정 시한(12월 2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새해 예산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박왕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대표는 “사실상 정기국회는 오늘로 끝났다.”면서 “내년도 예산안도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도 “당분간 여야 간 대립이 첨예화되면서 장외 정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예산안 처리 지연 등 국회가 기능 마비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해질 경우 정개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야 모두 국민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에서는 쇄신론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비준안 처리 이후로 미뤘던 ‘쇄신 연찬회’가 1차 고비가 될 전망이다. 쇄신론은 지도부 개편과 당명 변경, ‘공천 물갈이’ 등 전방위적으로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책 쇄신에 초점을 맞췄던 박근혜 전 대표가 정치 쇄신으로 옮겨 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 쇄신론 봇물 예상 이번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 전체가 한 배를 탄 형국이 됐지만, 공천 문제를 놓고 당내 계파 간 힘겨루기가 격화될 경우 여권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기득권 포기’ 요구 등이 표면화될 경우 당내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될 가능성도 높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중심으로 힘을 얻고 있는 신당설과 맞물려 여권 전체가 요동칠 수 있다. ●범야권 反MB 전선 형성 계기 통합 국면에 접어든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강경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범야권 전체가 반MB(이명박) 전선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 비준안 강행 처리가 향후 야권 통합에 참여하는 세력 간 결속력과 결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은 당내 온건파의 중재안이 제시된 이후 민주노동당 등으로부터 FTA 정책 연대 파기라는 반발을 샀지만, 비준안이 강행 처리되면서 역설적으로 “한나라당과 타협하려 한다.”는 의심과 비판에서 벗어나게 됐다고도 볼 수 있다. 김종욱 동국대 교수는 “야권에서는 연대가 공고해져 통합 관련 시너지가 생길 것이며, 총선 승리 전략 차원에서 정부의 모든 정책을 보이콧하려는 운동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대로 여당 입장에서는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분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이번 비준안 처리 결과가 여당이든 야당이든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는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타협의 정치에 실패한 여야의 무능함도 드러난 만큼 새로운 정치 세력들이 기존 정당과 차별화된 정당을 만들려는 시도들이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이현정기자 shjang@seoul.co.kr
  • ‘국책사업 논란’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경쟁이 갈등 심화

    ‘국책사업 논란’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경쟁이 갈등 심화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비즈니스벨트, 세종시 수정안 등 대형 국책사업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이 크게 부각됐다. 특히 정치권의 갈등 양상은 점입가경이다. 4일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여야 비수도권 의원들은 정부의 대기업 수도권 투자를 뼈대로 하는 ‘산업 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기를 들었다. 국책 사업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 주요인이기는 하지만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표심 경쟁이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국민 대표성도 가져야 한다.”면서 “당면 현안과 미래 지향적 정책이 부딪칠 때 냉철하게 판단해서 유권자를 설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부 여야 의원들은 당선 무효 규정을 완화하는 법안에 한목소리를 냈고 이날 선관위가 철회 의사를 밝혔지만 기업과 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힘을 싣기도 했다.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기업 후원금 등 이기적 입법 꼽혀 집단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는 당선 무효형 벌금 기준을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완화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등 여야 의원 21명은 지난 1일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17년 전에 만들어진 벌금 100만원 규정으로 너무 많은 고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낮은 액수로는 합리적인 재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선자의 직계 존·비속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을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하는 조항을 삭제하자는 법안도 발의돼 질타를 받았다.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 등 여야 의원 53명은 지난달 4일 “헌법에 위배되며 본인이 아닌 친족의 잘못으로 당선이 무효되는 건 과도하다.”며 법안을 발의했다. 여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2월 국회 때 기습 합의, 상정한 기업·단체의 정치후원금을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이기적인 입법으로 꼽힌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정 의견을 철회했다. 이와 함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11일 통과시킨 상장회사에 준법지원인 1인을 의무적으로 두게 하는 상법 개정안도 “법조 출신 의원들이 만들어낸 변호사 일자리용 법안이며 옥상옥”이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지역 이기주의도 기승이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 민주당 이낙연 의원,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 등 비수도권 의원 13명은 이날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에 대해 관보 게재 철회를 요구하는 등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맞불을 놓았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문제도 충청권 의원들은 “대통령 공약”을, 영·호남 의원들은 “지역 균형 발전”을 들어 ‘쪼개기’에 나선 형국이다. ●국가대표성보다 지역대표성 부각 국가정책과 지역정책의 갈등 지수가 높아진 데는 다양한 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선 시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내년이 총선·대선을 치르는 격변기라는 점이다. 국회의원들이 지역 이익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 상황을 ‘대표성의 전환’으로 규정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당과 계파가 더 이상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위기 의식이 심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다 보니 지역 대표성이 점점 부각된다는 것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지난달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생명을 걸었다.”고 밝히며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주장한 것은 지역주의의 위력을 체득한 까닭이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이를 두고 “갈등 구조가 존재하더라도 정치권이 조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법’ 과정을 예로 들더라도 그 자체를 전쟁으로 표현하는 등 일상 정치에서부터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적 문제가 합쳐지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닫는 것이 의회 정치의 대표적 단상이다. 지역주의가 고착화된 한국 정치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는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객원교수는 “지역주의 구도에서는 국가 균형 발전 정책도 개발주의로 흐르기 쉽다.”고 꼬집었다. 지방의 균형 발전 소외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를 논외로 치더라도 정치권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 현안이 당장 해결되지 못했다 해서 다른 지역 현안을 저지하겠다고 나서는 식의 극단성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큰 틀에서 논의하고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큰 틀에서 논의·조정 필요”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총선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대선만큼은 지역 개발 공약보다는 가치 공약 중심으로 가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 균형 발전의 발상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윤철 교수는 “지역 발전은 국가위임 사무의 범위, 자치권 문제, 지방세 등 지방의 내생적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지방자치 활성화를 지원하는 일종의 사회적 협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집단 이기주의의 경우 개인적으로 양식 있게 대처하는 태도와 함께 국민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정치인들이 책임질 부분을 제대로 하고 문제를 풀어 달라고 해야 설득력을 갖는다. 지금처럼 전혀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요구하면 명분을 얻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전 교수는 “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안 요구에는 개혁과 비개혁이 혼재돼 있다.”면서 “선거를 앞두고 자기 선거에 유리하게 하려는 현상에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섞이면 바람직한 방향도 발목 잡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률적 기준 외에도 정치인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방법이 합리적인지, 허용 가능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사회적인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집권 4년차? 아직도 2년 남아… 마지막 날까지 일할 것”

    “집권 4년차? 아직도 2년 남아… 마지막 날까지 일할 것”

    이명박 대통령은 90분 동안 진행된 방송 좌담회에서 시종 여유 있고 자신감 있는 어조로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진보 성향으로 꼽히는 정관용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잇달아 직설적인 질문을 던질 때는 제스처를 섞어 가며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집권 4년차를 맞는 소회를 묻자 이 대통령은 “아직도 2년 남았나 생각한다. 남들은 벌써 4년차라고 해서 여러 이야기를 하지만 나 자신은 다른 느낌”이라면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재직 시절에도 임기 마지막 날 오후 5시까지 근무시간을 모두 채웠던 것을 소개했다. ●“설 연휴 손자·손녀에게 서비스” 설 연휴 계획을 묻자 이 대통령은 “내일(2일) 하루는 국립박물관에 가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보려고 한다.”면서 “내일 하루는 그렇게 둘러볼 데를 둘러보고 그 다음 이틀은 손자, 손녀, 가족에게 서비스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나는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일해 오면서 살았다.”면서 레임덕에 빠졌던 역대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해 당청 관계가 악화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여당은 책임을 공유해야 하는데, 10년 야당을 해서 여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착각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렇다고 상처를 입고 그런 것은 없다.”며 웃어넘겼다. ●“5년 단임제 효율적 일처리 중요” ‘회전문 인사’ 논란과 관련,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단임제로 5년 일하면 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가 중요하며, 나는 일 중심으로 사람을 판단한다.”고 털어놨다. ‘2월 개각설’과 관련해서는 “감사원장은 채워야 하는데 무사히 청문회를 통과할 사람을 찾는데 만만치 않다.”면서 “개각은 없으며 필요하면 필요할 때 그냥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월 개각 없고 필요할 때 할 것” 그러면서 인사청문회의 보완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미국은 개인의 신상이나 이런 것은 국회가 전반적으로 조사해서 결정하고 공개적인 청문회는 개인의 능력, 정책 이런 것만 한다.”면서 “우리는 정책은 다 없어지고 괜히 신상 가지고 하니까 이렇게 점점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북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외교안보 라인의 인적 개편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안 하고 있다.”고 단언한 뒤 “왜냐하면 북한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야지 좋아하는 사람만 있으면…”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집중력 높이려 회견 대신 좌담회 이날 기자회견이 아닌 신년 좌담회로 형식이 결정된 것은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분히 앉아서 소수의 패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대담 형식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인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이 같은 형식을 선호했다. 좌담회의 여성 사회자로는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과 교수,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씨 등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방송 경험이 풍부한 SBS 앵커 한수진씨로 최종 결정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갈팡질팡’ 세종시 모두가 패자였다

    ‘갈팡질팡’ 세종시 모두가 패자였다

    세종시는 모두를 패자로 만든 게임이었다. 세종시를 기획한 전 정부도, 수정하려던 현 정부도, 세종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던 정치권, 그리고 지역주민들까지…. 지난해 9월 정운찬 국무총리가 행정부처 이전이 핵심인 세종시 건설 계획을 수정할 뜻을 공식화한 뒤부터 우리 사회는 소모적인 논쟁에 빠져들었고, 극심한 지역대결과 정치대결도 겪었다.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세종시 수정안은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부결되면서 국회 통과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세종시 논란이 낳은 ‘국책사업 불신’ 후유증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왜 이 지경이 됐나 세종시 수정안이 끝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정치적 목적으로 추진된 국책사업의 한계가 꼽힌다. 김민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는 “세종시의 근본 문제는 정치적 목적의 산물이라는 데 있다.”면서 “국책사업이 정치적 계산에 따라 계획되면 다음 정권에서 부정되는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도 “정치 게임으로 인해 원안과 수정안의 본래 의미가 사라졌다.”면서 “정부는 국민적 동의를 구하고, 국회에서 토론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보였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개인은 국가의 정책을 보며 미래 계획을 세우고 예측가능한 삶을 만들어야 하는데, 세종시 문제는 정권이 바뀌면 법도 바뀐다는 불신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무엇을 잃었나 세종시 논란으로 국가 정책의 신뢰는 곤두박질쳤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수정안이 부결됨으로써 정치 및 정책이 신뢰를 잃었고, 정치와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오류에 의해 국민들은 치르지 않아도 될 비용을 지불했다.”고 비판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세종시는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9개월 간 세종시에 ‘올인’하다 보니 국회기능이 마비되고 행정도 파행을 거듭했다.”면서 “대통령이 임기 내 모든 사업을 끝낸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른 정책을 추진할 때도 의혹·불신을 없애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면서 그나마 우리가 얻은 결론은 국책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교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정치인 및 통수권자의 정책 판단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알게 한 슬픈 사건”이라면서 “국책사업의 범주를 명확히 하고, 요건과 검증 절차를 거친 정책만 국책사업의 틀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국책사업관리법, 갈등조정법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특히 “세종시 원안을 추진할 때도 수도권에 있는 기능을 빼어내 채우는 방식이 아닌 수도권을 능가하는 새로운 기능을 창출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도 “대형 국책사업은 30~40년간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시 수정법안이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됐다. 그러나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이 상임위 처리 결과와 상관없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 절차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여야간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 국토해양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안’을 기립표결 방식으로 표결한 결과 전체 위원 31명 가운데 찬성 12명, 반대 18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일명 ‘스폰서 검사’ 특검법도 법사위에서 처리됐다. 이창구·주현진·강주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지방선거 D-1] ‘25% 득표’의 한계… 낮은 투표율, 정책갈등 부른다

    [지방선거 D-1] ‘25% 득표’의 한계… 낮은 투표율, 정책갈등 부른다

    대선, 총선 등 전체 선거를 통틀어서 가장 투표율이 낮은 선거가 바로 지방선거다. ‘생활밀착형’ 정책을 펼치는 대표자들을 선출하는 선거이지만, 유권자들이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6·2 지방선거는 천안함 침몰 사태, 세종시 문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등 국가적인 대형 이슈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오히려 지방선거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인 지역 이슈가 매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큰 이슈에 후보자들 사이의 쟁점이 압도돼 관심을 못 끌다 보니 유권자들도 자신의 한 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투표율이 낮으면 아무리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해도 대표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방선거 투표율은 왜 낮을까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바빠서도 아니고,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도 아니다.”라면서 “지방선거가 지방선거답지 않으니 유권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교수는 “주목을 이끌어낼만한 정치거물들도 움직이지 않는 데다 전쟁과 평화, 전 정권 대 현 정권 타령만 하고 있으니 유권자의 관심의 창이 열리지 않는 것”이라면서 “내가 투표에 참여했을 때 결과를 바꿀 수 있겠느냐 하는 ‘투표효능감’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세대 양승함 교수는 “지방선거의 본래 취지인 지방자치가 잘 뿌리를 내리지 못해 주민들이 냉소적”이라면서 “주민들이 지방선거가 자신의 생활정치와 관련된 중요한 선거라고 인식을 해야 하는데 국가적 차원의 큰 선거만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선거의 경우 8개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데 정작 정보는 부족하다.”면서 “특히 교육감 선거의 경우 교육정책이 아니라 진보니 보수니, 이념 중심으로 편향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표율이 왜 중요할까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대의민주주의의 정수라고 입을 모았다. 낮은 투표율로 당선됐을 경우 선출직이라고 해도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체 투표율이 51.6%였던 지난 4회 지방선거에서 가장 투표율이 낮은 연령대는 20대 후반으로 29.6%에 불과했다. 이 선거에서 60%의 득표율로 당선된 후보라고 해도, 20대 후반 유권자의 민의는 사실 18% 정도밖에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대표성 결여는 곧 정책 시행에 있어 저항에 부딪치기도 쉽다는 뜻이다. 당연히 더 많은 갈등이 유발될 수밖에 없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황영아 간사는 “투표는 대의정치 행위인데 투표율이 낮으면 뽑힌 사람들의 정치적 대표성도 문제가 된다.”면서 “그들이 시행하려는 정책이 대표성을 획득할 수 있는지도 문제가 되고, 대표자들도 유권자들 전반의 이해에 대해 고민하고 않고 지지층 이해만을 따져 지방 정부를 운영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대접받고 싶으면 투표하라’는 이론도 정설이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투표를 안 하는 집단, 연령층에 대해서는 정치인들도 관심을 덜 갖기 마련이고 당연히 영향력도 떨어진다.”면서 “투표를 본인이 하지 않았다고 해서 투표 결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아니고, 좋은 후보가 되지 못했을때 책임은 전적으로 유권자가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표율 어떻게 올릴까 투표율을 높이려면 유권자들의 인식 변화는 물론 선거문화와 환경도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많은 후보가 나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잘 모른다는 것이 문제인 만큼 선거기간을 늘려서 더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부재자 투표 활성화 방안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투표를 대의민주주의의 체험학습현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김형준 교수는 “부모들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와 함께 투표장에 가야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투표라는 예방주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제대로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에 나중에 시간이 지나 선거권을 갖게 되면 반드시 투표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희대 임성호 교수는 “지금처럼 이슈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자초하는 것으로, 정당들은 구체적인 정책 대결로 가야 한다.”면서 “소속 후보자들이 제멋대로 나열식 공약을 못 내놓도록 정당이 제어하는 기능도 해야 한다.”고 정치권의 각성을 주문했다. 유지혜 강병철 오달란기자 wisepen@seoul.co.kr
  • 선거비 부담 ‘돈유혹’에 취약

    선거비 부담 ‘돈유혹’에 취약

    기초자치단체장의 비리가 줄어들지 않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선거비용 마련’의 문제를 꼽았다. 기초단체장은 후원회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선거 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인·허가권 가져 로비 집중 일단 선거를 치르고 보자는 식으로 돈을 받았다가 당선된 뒤에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셈이다. 기초단체장의 비리 유형이 대부분 인사청탁 및 토착비리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지역의 각종 건설 인·허가권, 승인권 등을 쥐고 있기 때문에 기초단체장은 끊임없이 유혹과 로비의 대상이 된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13일 “선거비용을 충당하려고 몰래 돈을 받았다가 나중에 당선되면 돈을 준 사람들에게 청탁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선거구는 국회의원보다 훨씬 넓은데 선거비용을 만들기 어렵다 보니 유혹에 빠지기 더 쉽다.”면서 “선거비용을 적법하게 마련할 수 있는 제도적 길을 터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등 외부감시도 소홀 비리 사실이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는 것이 기초단체 비리의 악순환을 이어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지방자치가 활성화되면서 기초단체장이 많은 이권을 가질 수 있게 되자 선거비용을 기반으로 한 리베이트가 암암리에 이어지는 구조”라면서 “당사자들끼리 서로 조용히 넘어가기 때문에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 행정에 비해 외부의 감시가 소홀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대전 참여자치 시민연대 금홍섭 사무처장은 “기초단체는 여전히 지역 토호그룹에 의해 지배되는 측면이 있는 데다 지방의회로부터 감독을 받는다고 해도 시민사회단체나 언론의 견제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다 보니 비리가 발생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후원회 등 돈줄 터줘야 지역별로 시민사회단체나 언론이 있기는 하지만 기초단체까지 세세하게 감시하기 어려울뿐더러 비리가 발각되더라도 중앙에 비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초단체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과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재·보선 D-1] 참 이상한 재·보선

    “감독·주연 중앙당, 조연 거물정치인, 보조출연 후보….” 26일 한 정당 관계자가 10·28 재·보선 관전평을 압축한 말이다. 막바지로 갈수록 ‘지역 일꾼’은 뒷전으로 밀리고, 거물 대리인, 정당간 싸움, 현 정권과 전 정권의 대결이 부각되는 데 따른 자조가 담겼다. “참 기이한 재·보선”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 배경에는 야당의 ‘정권심판론’과 여당의 ‘못된 야당 심판론’이 깔려 있다. 두 논리가 정면 충돌하면서 중앙당의 개입이 심해졌고, 후보의 됨됨이보다는 명분에 매달리는 선거 풍토가 조성됐다는 해석이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의 민심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경기 지역 두 곳의 재선거에서는 여야 후보보다는 대리전에 뛰어든 거물 정치인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수원 장안에서는 거리를 잠시만 걸어다녀도 언론에서나 볼 수 있는 정치인을 쉽사리 만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선 정몽준 대표, 수원 맹주로 불리는 남경필 의원, 전여옥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는 아예 이곳에 거처를 마련했고, 정세균 대표와 김진표 최고위원은 이틀이 멀다하고 유세를 벌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박찬숙·민주당 이찬열 후보는 여론의 관심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경남 양산 재선거는 전 정권과 현 정권의 승부로 둔갑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는 현 정권의 실세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민주당 송인배 후보는 ‘노무현 집안의 막내아들’을 자칭하고 있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참여정부 핵심 인사들이 ‘한 표의 기적’을 호소하며 송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쪽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이른바 거물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생명과 재·보선 결과가 연계되는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게 문제”라면서 “해당 지역에서 인정받고, 지역에 필요한 인물이 공천을 받는 상향식 공천제가 서둘러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미디어법 통과 후폭풍] ‘총사퇴’ 내건 민주 脫여의도 투쟁 본격화

    [미디어법 통과 후폭풍] ‘총사퇴’ 내건 민주 脫여의도 투쟁 본격화

    민주당이 의원 사직서 제출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선택함에 따라 향후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의 초강경 기조가 대여(對與) 투쟁 방식이나 민심의 향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지금까지의 여야간 대결구도가 야당 대 청와대·정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미디어 관련법 강행처리의 정치적 배경으로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꼽고 있기 때문에 여권 핵심과 직접적인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후 현 정권의 강경한 국정 드라이브가 반복될 때마다 야당이 정권과 직접 충돌하는 양상이 반복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민심에도 어느 정도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법이라는 이슈가 지난해 촛불정국만큼의 광범위한 반향이나 동참을 이끌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현 정권의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다시 한번 수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세균 대표는 24일 의원총회에서 “지금까지 국민이 지지하는 싸움에서 패배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미디어법 대치 과정에서 무기력감을 느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장외에서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제1야당의 초강수가 향후 정국에서 어느 정도 파괴력을 보일지는 민심의 향배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야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면서 사퇴와 단식 등으로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민심을 움직이는 데 일정한 효과를 거둘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도 민주당의 과제로 남았다.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와 책임정치의 명분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야 관계를 이대로 방치하다간 9월 정기국회에서 국회 본연의 임무인 국정감사나 예·결산안 처리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의회 활동 마비에 따른 민생법안의 장기 표류는 민주당에 부메랑으로 다가갈 수 있다. ●“정치적 제스처” 시선도 정 대표가 원내외 투쟁을 강조하고 의원들의 사직서를 즉각 제출하지 않은 것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엿보인다. 사직서 제출이 ‘정치적 제스처 아니냐.’는 일각의 따가운 시선도 부담이다. ●사직서 제출해도 의장 허가 필요 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해도 회기 중에는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고, 폐회 중에는 의장이 이를 허가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9월 정기국회 전에 여당이 정국 정상화에 주력하고, 야당을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대결구도가 더욱 격화되면 파국을 맞을 수 있다.”면서 “갈등을 최소화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 ④ 정치권 과제 좌담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 ④ 정치권 과제 좌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쇄신과 통합이 화두가 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 전반에서 소통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지닌 상황에서 정치권이 이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남긴 과제를 정치권에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서울신문은 지난 2일 본사 편집국에서 구본영 부국장의 사회로 김민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를 가졌다. 1 추모정국 민심 평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민심을 총체적으로 정리한다면. -김부겸 의원(이하 김 의원) 국민 감정을 미안함과 원망스러움으로 나눌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과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국민이 희망을 잃게 된 데에 대한 원망스러움이다. 국민은 “현 정부가 해도 너무 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검찰은 정당하다고 항변했지만 매일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고 생채기낸 부분이 분명히 있다. 모든 권력을 가진 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서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사회적 강자의 편만 들었다. 이번에 500만 조문객이 밀려든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국민의 적극적 의사표현이다. 대통령에 보내는 마지막 호소이자 경고다. 소통이든 화합이든 다시 생각해 달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나경원 의원(이하 나 의원) 국민 모두 안타깝고 애석하다는 생각이 많다. 여권으로서는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국민의 마음이 갑자기 돌아선 것에는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분들이 이명박 정부나 여권에 만족하지 못한 부분이 상당수 있다는 점이 반영돼 있다. 여권에도 반성의 기회가 될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과잉수사나 보복수사를 떠나 국민에게 그렇게 비쳐진 것 자체가 책임질 일이다. -김민전 교수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민심은 개인적인 안타까움이 무엇보다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국민의 기대수준이 점점 높아졌는데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국민 반감이 표출된 측면도 분명히 있다. 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고 정책도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가는 것 같다는 우려가 많았다. 또한 실업률이 높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적 어려움을 이 기회에 같이 아파한 부분도 있다. ‘말없는 다수’라고도 볼 수 있다. 국민 개개인이 마음 속에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끼면서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다가 이번 기회를 계기로 밖으로 한꺼번에 표출시킨 것이다. -김형준 교수 미안함과 분노, 성찰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현 정부에 대한 분노, 노 전 대통령이 지키려고 했던 가치의 재발견에 대한 성찰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국 정치 문화에 ‘소용돌이 정치’와 ‘온정주의’가 내포됐다고 볼 수도 있다. 2 국민통합의 길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나 의원 정치권에서는 이번 일을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야당도 노 전 대통령 서거 이전에 ‘박연차 리스트’에 관련됐다고 하자 노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면서 선을 그으려고 했다. 그런데 정국이 바뀌자 야당이 정치적 이해를 따지는 것처럼 보인다. 여당도 마찬가지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한계를 비롯해 개헌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가 여러가지 있다. -김 의원 우선 대통령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하셨으면 좋겠다. 국정 전반 상황과 노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해 국민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 법무부 장관 등 관계자들의 책임도 추궁해야 한다.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야당은 전직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점을 감안해 더 겸손해져야 한다. 추모 열기를 정치적 유산으로 여기는 못난 행동은 하지 않아야겠다. 오히려 여당에 호소하고 설득해 법적·제도적 틀을 바꿔야 한다. -김형준 교수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권과 언론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가 ‘용서·소통·화합’이다. 가장 최상의 통합은 피해자가 관용을 베푸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진보의 가치를 배격하지 말아야 한다. 여권에서 끊임없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진보정권 10년을 무능과 부패의 역사로 보는데 그런 속에서 통합은 어렵다. 역사는 항상 발전을 향해 간다. 지난 정부에서 잘된 것이 있으면 현 정부에서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끝까지 배제와 배격의 정치를 하고 있다. -김민전 교수 역대 정부가 보여주는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과도한 차별화’다. 이전 정부는 모두 잘못한 것이라고 치부하다 보니 진행돼 오던 정책 수단을 제한시켜 더 폭넓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을 방해한다. 대북정책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일단 터를 닦아놓은 대규모 국책사업 등 중요한 공공정책들이 다음 정부로 넘어가면 중단된다. 다른 사업을 추진하며 재원과 국가 에너지를 낭비한다.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시기를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시기에는 국민의 지지와 기대가 매우 높다. 이때 대통령은 자기 당 만들기에 나선다. 여기에 국민이 실망하면서 민심 이반이 나타나고 이때 야당을 비롯해 반대 세력에 의해 대선불복 현상이 나타난다. 노 전 대통령 때 탄핵정국과 이명박 정부의 촛불정국과 같은 상황이 그렇다. 2기에 들어선 대통령들은 다른 세력에 대한 불신이 강해진다. 대선 불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중도진영을 더욱 불신하고 자기 세력만 챙겨 좌경화 또는 우경화로 나간다. 이 상태로 3기에 들어가면 민심 이반으로 지지율이 더 낮아지고 여당은 갈등과 분열을 경험한다. 이러한 불행의 첫 단추가 대통령의 자기당 만들기에서 시작된다. 대통령이 여당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보면 민심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형준 교수 18대 국회 들어 ‘속도전, 입법전쟁, 전투’ 같은 호전적 용어가 남발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 전투를 하면서 무슨 통합이 있겠나. 6월 임시국회부터는 각 원내대표가 이런 단어를 쓰면 안 된다. 정치는 화합과 통합이다. 통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을 가진 세력이 중요한 정보를 야당에 줘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여당이 독점할 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특정 계파가 독점하고 있다. 당연히 갈등요소가 생길 수밖에 없다. 대통령 역시 야당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후보시절 “이념 과잉을 넘어 실용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념 과잉으로 가고 있다. -김 의원 6월 국회부터 여당이 미디어관련법을 비롯해 갈등을 유발할 요소가 있는 무리한 법안을 거둬들였으면 한다. 야당도 추모열기를 이용할 게 아니라 노무현의 가치인 민주주의, 인권, 남북평화 문제에 관한 대안을 내놓고 국민과 여당을 설득하는 성숙한 자세로 가야 한다. 고인의 죽음을 국민 통합의 징표가 되도록 하자. -나 의원 대통령이나 정부는 좀더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정치에 대해 배제하는 부분이 있다. 정치를 배제한다는 것은 역시 소통을 멀리하는 것이다. 결국 각 주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당과의 관계에서도 정부가 여당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야당과 정책 브리핑 제도 등을 도입해 야당이 스스로 협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정 법안을 떠나 법안을 추진할 때 국민에게 널리 의견을 구해보고 야당과도 미리 소통해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당도 이제는 정책적 문제로 여당과 논의하는 틀을 가져야 한다. 국회가 이념적으로 싸울 게 아니라 정책적으로 논의하고 어떤 것이 국민에게 좋은 것인지 평가받도록 전환해야 한다. 3 대통령 권한 견제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는 -김 의원 제도개선을 얘기하기 전에 문제제기하겠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은 맞다. 그러나 그 정도로 수습하기에는 500만 추모 열기가 너무 뜨거웠다. 본질적 원인은 대통령이 국정 전체를 바라보는 데 착오가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국정운영 기조와 소통방식을 모두 바꾸고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 먼저 국민에게 겸손하게 사과한 뒤 제도 개선으로 넘어가면 국민이 동의할 것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지 않은 채 덮어두면 더욱 커지기만 할 것이다. -김형준 교수 국회 중심으로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당정분리를 통해 열린우리당을 무력화시켰고 이 대통령은 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할 부분이 무너지고 있다. 여당이 입법부의 일원으로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공천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현재 정당이 국회 상임위 중심이 아닌 당정협의회 등 원외 비대조직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국회의원이 무력화됐다. 의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국회법과 정당법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강도 높은 쇄신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나라당 쇄신특위는 아주 중요한 책무를 지니고 있다. -김민전 교수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공천제도의 민주화가 매우 중요하다. 공천제도가 개정되지 않으면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거수기가 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임기를 맞추면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하기 어려워져 공천제도가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개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현재의 헌법 구조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개정된 것이지만,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이상을 다 녹여내지 못했다. ‘민주화 2기’에 맞는 형태를 반영할 수 있는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 -나 의원 검찰 내부의 개혁도 필요하다. 검찰총장이 직접 지휘하는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면 정치보복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국회가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는 말에 공감한다. 한나라당의 경우 대통령의 거수기보다는 계파의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어 상당히 우려된다. 국회의원이 독립된 입법부로서 권한을 가지려면 상임위 중심의 국회, 원내중심의 정당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공천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포함된다. 4 정치문화 개선 →정치 문화는 어떻게 개선돼야 하나. -나 의원 우리 정치문화를 보면 안 싸워야 될 것을 놓고 싸우는 게 많다. 정책적으로 충분히 타협될 수 있는 것도 이념화하고 정쟁화한다. 원내 중심의 정당이 되고 국회의원 개개인의 입법기관 역할이 보장된다면 자연스럽게 타협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가 형성된 이후에야 제도 개선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개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김형준 교수 역대 대통령이 크게 착각하는 것들이 있다. 첫 번째는 견제받는 것을 발목잡기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의회 정치가 강하고 능동적으로 운영되는 이유는 행정부가 입법부의 견제를 건강한 국회를 만들기 위한 예방적 차원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역대 대통령 모두 ‘마이웨이’식으로 고독한 결단가의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다. 지금은 사람들이 자기의 가치를 몰라주지만 민심은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고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하는 일을 모두 옳다고 밀어붙이게 돼 민심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국회와 정당의 정상화가 가장 시급하다. 원외가 당 대표로 있는 체제를 빨리 없애야 한다. 원외 대표가 비대해진 중앙당을 좌지우지하고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곧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당이 무력화된다는 의미다. 당의 운영 체제를 원내 중심으로 다지고 의원들이 자율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엄격하게 견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김민전 교수 정당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큰 이슈에 따라서 여기저기 휘둘리는 모습도 보인다. 어떻게 하면 정당을 더 건강하게 제도화시킬지를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국고 보조금을 분기별로 나눠주지 않고 선거 당시 얻은 득표율에 따라 준다든지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 의원 결국 서로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인식에 동의해야 한다. 현재 한나라당이 대통령 권력과 의회권력, 지방자치 권력까지 독점하고 과잉질주하고 있지만 국민이나 민심이 옛날처럼 순응하고 따라가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부끄럽지만 노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이 줬던 과반의 힘을 열린우리당이 제대로 국민 편에서 발휘해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렇게 무서운 민심 앞에서 국회가 국민 공동체를 위해 할 일이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공존하고 상생해야 한다. 민주당은 소수 야당이기 때문에 지금은 격렬하게 주장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상황을 풀 힘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있다. -김형준 교수 우리는 너무 다름만 얘기하고 같음은 얘기하지 않는다. 우리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가치에 대한 논의가 없다. 진보는 항상 진보만 얘기하고 보수는 보수만 고집한다. 다름보다는 같음을 좀 더 많이 얘기해야 할 시점이다. 정리 이재연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① 정치문화 이대론 안된다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① 정치문화 이대론 안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우리 정치 문화에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퇴임 대통령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도록 정치권의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진다. 보복의 정치 풍토가 되풀이 되어선 안 되며, 권력 주변의 비리를 방지하는 근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이를 감시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권력을 분산시키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대안 제시로 이어지고 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31일 “대통령의 권한이 절대적이어서 이에 기생하려는 부정한 기업인들이 생긴다.”면서 “제도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대통령은 조선시대 때의 임금보다 더 과도한 권력을 가진 반면 그 권력에 대한 감시는 약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까지 포함해 권력에 대한 전반적인 모니터링 시스템도 필요하지만 앞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에 이르게 된 데에는 우선 사생결단으로 싸우게 만드는 대통령 중심제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부통령직을 두든, 내각에 더 많은 책임을 두든 제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광옥 민주당 상임고문은 “대통령이 비리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도록 그 주변에 대한 사정(司正) 강도를 높이거나 새 사정 기구를 만들어야 할 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권 교체기 마다 되풀이되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흠집내기도 정치 문화 차원에서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권력을 향한 유혹의 손짓이 많은 정치 현실 속에서 잘못한 게 있다면 당연히 수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면서도 “누가 봐도 긴박하지 않은 수사로 전 정권 인사들에게 보복을 가하고, 그것으로 현 정권의 결백함과 도덕성을 포장하거나 부각시키려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이후 권력을 한순간에 잃고 맨몸으로 나서는 현실을 감안해 퇴임 이후의 대우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정권 교체기마다 되풀이된 정치보복 행태를 없애야 한다.”면서 “깎아내리고 헐뜯는 네거티브 경쟁에서 벗어나 장점 경쟁을 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에 이르게 된 문제의 본질과 원인을 분석해 보면 배제적 정치, 갈등적 구조, 과거회귀적 발상 등이 숨겨져 있다.”고 진단했다. 박 상임이사는 또 “정부는 소통과 통합을 토대로 모아진 국민의 목소리를 수렴해 발전과 통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검찰의 과잉 수사와 언론의 과잉 정보 유출이 당사자에게 극도의 심리적 피해를 준 것이 사실이라고 본다면 그에 대한 마땅한 처리가 있어야 한다.”면서 “나아가 좀더 근원적으로 왜 이런 비극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느냐에 대해 여야 모두 근본적으로 성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이어 “권력이 모이면 부패가 일어나기 마련이고 새 권력이 들어서면 이 허점을 물고 늘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권력이 과도하게 대통령에 집중되고 있는 헌정구조의 변화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현 정권에 대한 당부도 빠지지 않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권마다 여의도 정치를 무시하고 사정 당국에 의지하려는 마음이 생기곤 한다.”면서 “여당이나 의회가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권은 5년이지만 정당은 50년 이상 존재해야 한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에서는 이같은 논의가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쪽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세중 연세대 교수는 “논의가 고인의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가서는 안된다. 여야는 물론이고 사회의 여러 세력간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석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이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관계로 몰아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고인(故人)이 꿈꾸던 희망을 이 사회에 실현하고 국민이 화합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민 화합을 위해 현 정부가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유감의 뜻을 피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정부·여당이 국민의 공허한 마음을 읽고, 거기에 걸맞은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정부·여당이 국민과 맞서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꽃게는 잡지만 7년 전 악몽이 ☞핵우산 명문화 추진 왜 ☞장병은 줄어드는데 ★들은 늘어 ☞”소통이 곧 민주주의” 정부가 솔선해야 ☞유족들 대국민 감사글 전문 ☞민속마을 고택 사들여 술판 ☞뽀송뽀송하게 운전하려면 ☞”분양권 뜬다던데” 큰코 안 다치려면  
  • ‘천·신·정’이냐 ‘남·원·정’이냐… 정당개혁 반면교사

    “‘천·신·정’이냐, ‘남·원·정’이냐.” 한 시대를 풍미한 이름이 정치권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지난 17대 국회 당시 쇄신의 주역이었던 민주당의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과 한나라당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 그들이다. 정치권이 새삼 이들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은 18대 국회에서 또다시 쇄신의 소용돌이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소장파와 비주류가 주류나 기존 권력 구도에 과감히 맞서고 있는 점은 당시 상황과 비슷하다. 정치 전문가들은 “당내 쇄신에 성공하려면 ‘천·신·정’과 ‘남·원·정’의 한계와 성과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14일 “‘천·신·정’의 개혁 바람은, 제도화되지 못한 정당의 한계에 부딪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신·정’은 새천년민주당 시절이던 2000년 말부터 ‘권력 2인자’인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 용퇴를 주장하며 정풍 운동을 벌였다. 2002년 대선에서 이들은 국민경선으로 선출된 노무현 후보가 당 안팎에서 흔들리자 온몸으로 그를 지켰다. 2003년 새 정치를 내건 창당 작업이 난관에 부딪히자 이들은 다시 선봉에서 정면 돌파했다. 위기 때마다 자신을 버리고 정치생명을 건 셈이다. 이들은 쇄신의 결과로 권력의 핵심에 진입했고, 소장파의 성공 모델로 불렸다. 하지만 쇄신을 주도한 ‘천·신·정’이 주류가 되자, 이들의 개인적인 정치 행보에 따라 당도 같이 흔들리는 모순이 드러났다. 정당의 제도화가 선행되지 않은, 사람 위주의 쇄신 작업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나라당의 ‘남·원·정’은 2002년 대선 패배 후 인적 쇄신을 요구하며 개혁의 전면에 등장했다. ‘60대 이상 용퇴론’, ‘5·6공 인사 청산론’을 들고 나온 이들의 쇄신 운동으로 17대 총선 당시 최병렬 대표를 비롯해 현역 의원 60여명이 물갈이됐다. 이들은 한때 당의 ‘미래’로 불렸지만, 갈수록 정치에만 매몰되고 정책에는 소홀했다. 요란한 구호는 있었지만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천·신·정’과 달리 자신을 버리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2007년 대선 경선과 본선을 통해 각자의 길을 걸으며 ‘남·원·정’으로 대표되던 소장파는 사실상 해체됐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 커뮤니케이션의 이경헌 대표는 “‘남·원·정’은 자기 정치를 하기 시작한 게 잘못”이라면서 “당권투쟁에서 개혁과 쇄신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기존 권력에 편입됐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이 ‘친이 대 친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이번에도 쇄신과 개혁 작업이 계파 이익에 매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각당 내부의 쇄신 작업이 ‘천·신·정’과 ‘남·원·정’ 모델 중 어느 쪽의 전철을 밟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제도의 쇄신과 자기 희생 없이는 정당 개혁도 요원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한나라당도 못 살리면서 민생 살린다고?”

    “한나라당도 못 살리면서 민생 살린다고?”

    4·29 재·보선 참패에 따른 한나라당의 민심 수습책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가고 있다. 재·보선에서 민심은 여권이 국정운영을 제대로 하라고 경고했지만, 정작 한나라당은 준엄한 심판을 또 다시 해묵은 친이·친박 갈등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국민은 “배가 고프다.”고 하는데 한나라당은 “밥 짓기를 같이 하나, 혼자 하나.”를 두고 싸우는 형국이다. 친이는 “손을 내밀어도 친박이 잡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낸다. 친이 쪽 한 의원은 12일 “친박에게 당을 통째로 갖다 바쳐야 하느냐.”고 비난의 화살을 친박 쪽으로 돌렸다. 친박은 “우리가 자리를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시혜를 베푸는 척한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인다. 한 친박 의원은 “우리는 야당보다 더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한나라당은 10년 만에 정권을 잡았지만 친박에게는 ‘잃어 버린 15년’이 진행 중이라는 허탈감이 묻어 난다. ‘제1야당은 민주당이 아니라 친박계’라는 자조도 흘러 나온다. 친이·친박은 ‘비무장지대’를 만들어 놓고 서로에게 공격을 자제하는 어정쩡한 휴전 상태를 유지한 지 오래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살리기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친박의 지원을 기대하지 않는 모습이다. 여권 핵심에서는 친이만으로도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는 여권의 위기 속에도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팔짱만 끼고 있다. ‘이미지 정치’, ‘나홀로 정치’에 매몰된 듯하다. 이처럼 한나라당은 ‘두나라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아무도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도리어 선거 때마다 공천을 놓고 내홍을 겪으며 정당정치의 위기를 넘어 파탄 지경까지 자초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자고 당 일각에서 기껏 내놓은 것이 민생과 동떨어진 조기 전당대회 정도다. 각 계파의 이해득실만 계산하며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재·보선 패배 직후 가장 먼저 전면 쇄신을 요구한 ‘민본 21’의 공동간사 김성식 의원은 “분란의 틈에 숨어 국정기조와 운영방식에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쇄신파나 비주류에 책임을 돌리려 한다.”면서 “국정쇄신과 인적쇄신이라는 애초의 원칙을 다른 방향으로 몰아 가는 건 절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니 야당이 여당 걱정을 더 한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당 5역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국민을 잊어 버리고 오직 내부의 친이·친박 갈등에 몰두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의 ‘창업주’이기도 한 이 총재는 “한나라당이 집권당이고, 정국의 주도적 영향력을 미치는 여당인 만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전문가들의 충고도 따끔하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과 교수는 “‘한나라당’도 못 살리면서 ‘민생’을 살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한나라당은 이미 2005년 혁신안을 통해 공천 문제 등 민주적 시스템을 잘 갖췄다. 그것만 잘 지켜도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학과 교수는 “재·보선이 보여준 민심을 여당이 잘 봐야 한다.”면서 “민심은 지금까지의 국정운영 기조를 수정하라고 하는데 한나라당은 민심과 무관하게 권력투쟁만 일삼고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빨리 지긋지긋한 파벌정치를 청산하고 여당의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朴,PK에 깜짝놀랄 액수 뿌렸다” “있는 사람들이 더한 경우” 멀쩡한 우리말 동화책 영어판 내기 盧 수십만달러 “추가 수수” “원래 포함된 것” ‘트와일라잇’ 속편 대본 쓰레기통에 ‘터미네이터 4편’ 청출어람 고대 총장 “건설대학 세웠으면” 박지성 “리버풀의 추격 즐기고 있다”
  • 재·보선 원칙도 절차도 없다

    재·보선 원칙도 절차도 없다

    ‘기득권이나 특정 이해관계의 배제’, ‘미래지향적이고 개혁적인 인사’ 17일 민주당의 4·29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가 제시한 ‘공천 기준’이다. ‘주민과의 소통 중시’, ‘비리·부정 인사 제외’도 이 기준에 포함됐다. 하지만 민주당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정반대다. 대선 후보로 나섰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공심위가 가동되기도 전에 고향인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하며 당을 압박했다. 2003년 나라종금 로비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뒤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한광옥 전 의원은 전주 완산갑에 출마하겠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전주 덕진 출마를 노려온 채수찬 전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 전 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공정 심사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면서 “예비 후보 등록도 안 한 상태에서 공정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다른 예비후보들도 초조함과 참담함을 호소하긴 마찬가지다. 지역 일꾼을 뽑는 국회의원 재·보선이 공천 과정에서부터 변질되고 있다. 공당(公黨)으로서, 또 정치인으로서 공천의 기본적인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 각종 선거에서 낙천·낙선한 거물들의 ‘고공전’에 당 공심위의 공천 기준은 무력화되고, 해당 지역의 새내기 정치인이나 인지도가 낮은 공천 신청자는 두터운 진입 장벽을 실감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경남 양산과 인천 부평을, 울산 북구를 오락가락하다 선심 쓰듯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대표가 여권 핵심으로부터 10월 재·보선 출마 등을 보장 받았다는 소문도 나돈다. 부평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덕룡 청와대 국민통합특보는 “내 의사와 관계없이 18대 국회 진출이 (낙천으로) 좌절됐다.”며 재·보선에 대한 미련을 내비쳤다. 한나라당은 재·보선 후보 등록을 마치고도 “최종 결정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여당에 대한) 철저한 견제가 중요하다.”고 했다. 해당 지역의 민심은 도외시한 채, 양당 모두 승패를 가늠하며 전략공천을 꾀하겠다는 얘기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이번 4·29 재·보선에는 오로지 정당간 계산만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지난 18대 총선 때 나타난 총선 무관심은 상향식 공천의 후퇴가 불러온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다시 중앙당이 거대해지면서 지구당을 통한 민심 수렴에 큰 장애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전략공천이라는 말에 해당 지역구 주민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누구를 위한 ‘전략’인지 알 길이 없다.”면서 “공천이나 출마선언 과정에서 지역 민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공천은 이미 정치 게임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jj@seoul.co.kr
  • 홍준표 “비정규직 연장 한시적 도입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4일 비정규직법 개정과 관련, “법문의 비정규직 고용기간 2년 조항을 그대로 두고, 부칙에 경제가 어려운 3~4년간은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좀 늘린다고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김민전의 SBS전망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 안대로 비정규직 고용기간 2년을 4년으로 연장하면 노동계에서 비정규직을 고착화시킨다고 반대가 극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용시장이 안정될 만한 시점을 전문가들은 3~4년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이 시점까지만 부칙에 한시적으로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같은 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년 또는 4년이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정리해야 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선진국에서도 비정규직을 사안별로 다양하게 정리하고 있는 만큼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정치권과 노동계 등의 여론 수렴을 거쳐 오는 4월 국회에서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한국이 가장 먼저 경제위기 극복할 것”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한국이 가장 먼저 경제위기 극복할 것”

    ● 박근혜 前 대표도 위기땐 협력할 것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분야의 화두로 올린 것은 방송법 개정이었다. 이 대통령이 원탁대화를 통해 방송법 개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함에 따라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의 극한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방송법 개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패널들의 질문에 “세계는 미디어 융합시대로 가고 있다.”면서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무궁무진한 기술력이 생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구체적으로 “IPTV만 봐도 5년 전엔 우리가 먼저 시작했지만 법이 갖춰지지 않은 탓에 유럽 후발기업이 앞서가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방송법 개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시간이 없다.”, “급한 문제다.”라고 강조하며 정치권을 향해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방송법 개정이 ‘방송 장악을 위한 의도’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야당이 악법으로 몰아치지만 민주화된 시대에 어느 정권이 방송을 장악할 수 있나.”라고 반문한 뒤 “무조건 반대하기 위해 길거리에 나가면 어쩌자는 거냐.”고 비판했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방송을 소유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비판논조가 흐려진다든지 위험이 예상될 경우 지분소유가 가능한 수치를 더 낮게 하는 등 대화로 풀면 될 문제”라며 야당의 저지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집권 2년차 내각 인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인사의 핵심은 누가 적임자고 일을 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면서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인사가 돼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인사문제에 대한 지적을 다 감안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일축했다. 특히 이번 인사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탕평인사에 빗대 비판하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야당 의원이 입각해서 일이 되겠나. 대통령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사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미국 수준이었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달 2일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오찬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알려진 만큼 서먹한 관계가 아니다.”면서 “박 전 대표도 정치하는 분이니까 위기 때 협력하는 자세를 취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거리를 두고 있는 박 전 대표에 대한 압박으로도 들린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삐라 뿌려서 북한 자극 할 필요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초강경 성명 발표 등 경색된 남북 관계와 관련, “북한이 근래 강경한 발언을 했지만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고 과거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며 “앞으로 남북통일까지 얼마나 걸릴지 예측할 수 없지만 60년 분단 중 정상화를 위해 1년 경색된 것은 있을 만하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초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균형을 잡아 정당하게 출발해야 깨지지 않고 결과가 좋다.”면서 “대한민국이 열린 마음으로 북한에 애정이 있다는 것을 북한이 이해해 주길 기대하며 오래지 않아 남북관계 협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한국이야말로 북한을 생각하고 애정을 갖고 도울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우리가 막연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만은 아니고 열린 마음으로 언제든지 이야기할 수 있으며 조만간 대화의 길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남북대화에 대한 기대를 피력했다. 남북관계 경색 해소를 위한 대북 특사 파견에 대해 이 대통령은 “특사를 보내는 시기도 봐야 한다.”며 정치권에서 제기된 특사 파견론을 당장 수용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현 단계에서는 특사를 보낼 실익이 별로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또 “북에 삐라(전단)를 뿌리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가능하면 하지 않도록 강하게 건의하고 있으며 사소한 문제로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통미봉남’과 관련, 이 대통령은 “한·미간 신뢰가 없을 때 그런 얘기가 나오지만 지금은 그런 관계가 아니다.”라면서 “(미국과의) 신뢰가 회복됐고 동맹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통화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남북문제, 동북아 평화문제는 반드시 한국과 협의해서 하겠다.’고 했다.”면서 “한국이 역할을 크게 해주길 바란다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인책부터 한다면 공직자 일하겠나 이명박 대통령은 용산 참사와 관련해 “원인규명이 우선돼야 한다. 정치적으로 풀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에 대해선 “앞뒤 가리지 않고 인책부터 한다면 어떤 공직자들이 일을 하겠냐.”면서 “(우선)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 대통령은 “용산 사건은 잘잘못을 떠나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발방지를 위해선 지방자치단체 개발사업의 갈등을 해결할 합의기구 신설이란 카드를 꺼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10~15%의 세입자들은 늘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면서 “당사자끼리 해결하려니 폭력단체나 조직에 의존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용산 참사에 대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사과 요구는 일축하고, 정당한 법집행이었음을 강조했다. 야당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는 “법을 위반하는 사람,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경찰을 앞뒤 가리지 않고 징계한다면, (경찰이)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진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원인분석을 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내정자의 거취에 대해선 “이전 장관들이 (임기를) 6개월도 채우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지금) 결과가 나오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을 얘기하고 있다.”고 말해 내정 철회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복지예산이 줄었다는 패널의 지적에 대해선 “일자리를 만들어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며 ‘일하는 복지’를 강조했다. 교육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지나친 평준화를 지양하고 교육의 다양화를 꾀하겠다고 답했다. “자립형 사립고를 늘리고 입학생의 30%를 소외계층에서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겠다.”면서 “농어촌 학교에 기숙사 시설을 지어주는 등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를 끊겠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나눔의 문화 확산 부자들이 돈 써야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경제위기와 관련, “올해는 작년보다 어려워질 수 있고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송구스럽지만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IMF나 세계은행은 한국이 가장 먼저 4.2% 이상으로 가장 높게 경제를 회복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우리도 이것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어렵지만 자신감을 갖고 위기를 극복하자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또 4대강 살리기 사업 논란과 관련,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당장의 일도 해야 하고 미래의 기회도 준비해야 한다.”면서 “4대강 정비 사업이 지금 당장은 토목 사업으로 (일용직 등의) 급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지만 다 만들어진 다음에는 관광 스포츠 레저 등 안정적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은 생태계를 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환경부와 국토해양부가 수질 개선을 위해 매년 5조 2000억원을 쓰는데 5년이면 25조원이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14조원을 투입하면 이 예산이 대폭 줄고 그 강에 대해서는 기후 변화에 대비가 되고,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수질을 높일 수 있으며 지역균형발전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 실업과 관련,“올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젊은이에게 도전하라고 하고 싶다.”면서 “지방에도 가고 중소기업에 가서도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면서 “서울대를 나와 직장을 못 구한 사람에게 지방 중소기업에서 일하라고 하면 안 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졸업생들을 위한 인턴 자리를 7만~8만명까지 뽑게 될 것”이라면서 “녹색산업 등 신성장 동력에서 젊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일자리를 만들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 대책과 관련,“정부 힘으로 다 막을 수 없는 만큼 종교단체나 기업에서 나눔의 문화가 확산돼야 하지 않을까 부탁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있는 사람은 평소처럼 돈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구조조정 정책과 관련, “외환위기 때는 부도나 죽은 기업이 많아 쉽게 판단이 됐고 그래서 구조조정도 과감하게 했으나 지금은 살아 있어도 어려운 기업들이 많고 이들을 평가하고 있어 구조조정 작업이 만만하지 않다.”면서 “(구조조정을) 앞으로 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속도를 내고 냉정하고 과감하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패널 송곳질문에 조목조목 반박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밤 10시부터 100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시종 여유만만하게, 간혹 미소를 띠며 패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일부 패널의 ‘송곳 질문’에는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행사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대통령은 논란이 되고 있는 용산 참사와 미디어 관련법, 경제정책 등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세세한 설명을 곁들여 특유의 다변(多辯)을 쏟아냈다. 조국 서울대 법학부 교수,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 탤런트 박상원씨 등 4명의 패널과 원탁에서 이뤄진 대화는 당초 경제활성화와 국민통합의 큰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북한 조평통의 남북합의 파기 선언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문제가 첫 주제로 올랐다.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된 대화는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감안, 경제활성화에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당초 예정된 90분을 10분 정도 넘긴 대화 가운데 경제활성화에 40분 남짓의 시간이 배분됐다. 이 대통령도 자신의 전공으로 자처하는 경제 분야의 질의 응답에서 제스처를 써가며 대화를 풀어나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정부의 고환율 정책과 녹색뉴딜 사업, 부동산 규제완화, 고용문제, 지방경제 살리기 등에 대해 정부와 국민의 인식 차이를 의식한 듯 정책을 설명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용산 참사 문제에 대한 패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이 대통령은 단호한 표정으로 “한 국가가 질서를 잡으려면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법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기회는 만드는 사람에게 있다.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본다.”면서 “국민들도 신뢰를 가지고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해주면 고맙겠다.”고 강조했다. 또 여권의 중점법안 처리와 관련해 “정치인들은 길거리에 나갈 것이 아니라 대화하고 토론해서 결과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9시10분쯤 목동 SBS 사옥에 도착, 영접 나온 윤세영 SBS 회장 등과 인사를 나눈 뒤 바로 6층 스튜디오로 이동해 사회자·패널들과 환담을 나눴다.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 김인종 경호처장, 이동관 대변인 등이 수행했다. 스튜디오에서는 시민토론단 30여명이 대화를 지켜봤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박재완 靑수석 “4대강 정비는 뉴딜정책”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10일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 정비사업과 관련,“다목적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한국판 뉴딜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날 SBS 라디오 ‘김민전의 SBS 전망대’에 출연,“4대강 정비사업은 홍수도 예방하고 지구온난화와 물부족 현상을 해소하며 하천수질도 개선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그는 “4대강이 특정지역에 편중된 게 아니라 전국에 분포돼 있어 각 지역이 균형발전할 수 있고 골재난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박 수석은 4대강 정비를 놓고 ‘한반도 대운하’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대운하와는 전혀 다른 사업”이라며 “4대강을 깨끗하게 살리고 수량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4대강 정비사업과 대운하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운하 논란이 재현될 조짐이다.친(親)대운하 단체인 부국환경포럼은 이날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발기인대회를 가졌다.본격적인 활동을 할 예정이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이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와 연계된 게 절대 아니다.”라면서 “(대운하와 연결시키지 말고)순수하게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최용규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종부세 완화안 놓고 여당 내에서 반론 비등

    한나라당이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에 대해 ‘선 수용,후 조정’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당내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민본 21’ 소속 의원들이 종부세 개편안 수정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고,또 일부 의원들도 당이 청와대와 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 나타난 당내 찬반 여론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한 상태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다수가 정부 원안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일각에서는 ‘침묵하는 다수’를 고려하면 정부안 반대가 절반에 이른다는 의견도 있다.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는 당내 개혁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 21’이 있다. 김성식·현기환·권영진 의원 등 ‘민본 21’ 소속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도 종부세 개편안 수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민본 21’은 ‘정부 종부세 개편안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종부세는 조세체계상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다주택 보유 억제 등의 기능을 하고 있다.”며 “이번 종부세 개편안은 대다수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 하는 안”이라고 밝혔다. ‘민본 21’ 소속 의원들은 26일 라디오 인터뷰에 잇달아 출연,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성태 의원은 BBS 라디오 ‘유용화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모든 정책의 우선 순위는 민생을 안정시켜서 서민 경제를 살려내고 이 사람들을 잘 보듬는 것”이라며 “정부 원안대로 종부세를 개편하면 국민들의 위화감과 상대적인 박탈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내놓은 정부의 종부세 개편안은 국민 전체가 공감하고 받아들이기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원안 수정론을 주장했다. ‘민본 21’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식 의원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 원안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김 의원은 “우선 1가구 1주택 고령자와 장기보유자에 대한 감면을 하고,종부세 부과기준과 세율 및 과표구간 조정은 추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나온 뒤 국민적 공감대를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 절충안을 내놓았다. 그는 종부세 개편안에 대한 당내 여론에 대해 “상당수 의원들의 정부 개편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떠나 보완과 시기적 조절이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당 지도부와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주광덕 의원은 ‘선 수용,후 조정’을 찬성하는 의원들이 많았다는 당 지도부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주 의원은 SBS 라디오 ‘김민전의 SBS 전망대’에 출연,“당 지도부에서는 설문조사 결과 65대 35정도로 ‘선 수용,후 조정’을 찬성하는 비율이 높다고 주장하지만,젊은 의원들과 지방출신 의원들은 결과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정부 원안을 수용하는 것을 확정화할 태세다. 지도부는 의총과 여론조사 결과 ‘정부안 수용 후 조정’이 압도적이었다는 것에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같은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민경욱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종부세 개편안을 둘러싼 당내 진통에 대해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초 스케줄대로 가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종부세 개편안을 놓고 여당내 의견 일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원안론’과 ‘수정론’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당론 확정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MB ‘만찬 정치’ 재개?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외부인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함께하는 자리가 부쩍 늘고 있다. 쇠고기 파동이 잠잠해지고 지지율이 소폭 반등하면서 이 대통령이 이른바 ‘만찬 정치’를 재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건국 60주년 기념사업회 위원들과의 만찬을 시작으로 12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오찬,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만찬,15일 독립유공자 및 재외동포 명예위원 만찬을 가졌다. 이어 20일 한나라당 당직자 만찬,22일 한나라당 사무처 직원 만찬,26일 대선캠프 특보단 만찬 등 ‘여의도’와의 스킨십도 잇달아 가졌다.29일에는 정부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 230여명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함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실장급(1급 상당) 공무원과 만찬을 한 데 이어 고위 공무원들과의 두번째 만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장에서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한 자리”라면서 “현장과 청와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만큼 대화를 통해 소통의 기회를 늘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만찬정치의 행보를 늘리고 있는 것은 하반기 국정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본격적인 지지세력 결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올림픽 등의 여파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를 웃돌고 있어 국정운영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30%의 지지율이 보수세력과 한나라당 지지자 등 전통적 지지기반의 결집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을 기반으로 하반기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같은 전략에 대해서는 ‘절반의 소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최근 만나고 있는 외부인사들이 대부분 친 청와대 인사들이어서 폭 넓은 소통을 이루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다양한 계층, 다양한 정치성향의 인사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면서 “모든 부분에서 통합의 노력을 더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고상두 교수는 “이미 마음을 얻은 사람들하고만 소통을 하면 국민들과의 의사소통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불교계와의 관계 악화는 청와대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