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민석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인민일보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영부인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변호인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 고용
    2025-12-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239
  • [커버스토리]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정책으로 본 노년층 우대의 ‘허와 실’

    [커버스토리]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정책으로 본 노년층 우대의 ‘허와 실’

    “선거 때마다 노인복지 공약만 넘쳐난다. 결국 재원은 젊은 층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 아닌가.”(서울지역 사립대 재학 중인 20대 A씨) “청년층을 위한 공약도 많다. 노인복지 정책은 젊은 사람들이 언젠가 누릴 혜택이다.”(퇴직 후 커피숍을 운영 중인 60대 B씨)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선거 공약이나 정부 정책을 둘러싼 세대 간 입장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세대를 막론하고 삶은 퍽퍽해지는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나랏돈은 정해져 있으니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초연금을 포함한 복지 정책과 정년 연장 등의 고용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그야말로 첨예하다. 세대 갈등이 사회 분열의 새 뇌관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표심에 민감한 정치권도 눈치만 살피고 있다. ‘정부 정책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큰 쪽은 청년층이다.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에 진입한 이후 노인 우대정책이 점점 노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세대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지난해 18대 대선에서 각 후보들은 중·장년 세대와 고령층의 마음을 뺏기 위한 공약을 여럿 앞세웠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 지급 ▲공공 노인 일자리의 참여수당을 현재(20만원)의 2배로 단계적 인상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의 진료비 전액 국가 부담 ▲노인 어금니 임플란트 비용의 건강보험 적용 등을 내세웠다. 문재인 통합민주당(현 민주당) 후보도 ▲기초 노령연금 2배 인상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권자를 2017년까지 전체 노인의 10%까지 확대 ▲노인 치매병원 확충 ▲노인 틀니(임플란트 포함) 지원 대상을 현행 75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확대 등을 내놓았다. 노인복지 공약은 많은 예산이 드는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 중심인 청년 공약보다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두 후보의 공약별 예산을 분석해 보니 박 후보는 어르신 지원과 보육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에 많은 재원을 편성했고, 문 후보는 서민과 중산층, 차상위계층 공약에 예산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실버 세대’와 ‘여성’을 핵심 공략층으로 삼았는데 이 전략이 성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박 후보는 ‘5060세대’로부터 몰표를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8대 대선 당시 50대 투표율은 82.0%로 가장 높았고, 60대가 80.9%로 뒤따랐다. 기표소에 들어선 50대 가운데 62.5%(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기준), 60대 이상 가운데 72.3%가 박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반면 문 후보는 50~60세 이상을 뺀 모든 연령층에서 박 후보보다 많은 표를 얻었지만 5060세대의 응집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어르신들이 이 가난한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고생을 많이 했고,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가 사회적으로 보답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18대 대선의 학습 효과로 향후 공직 선거에서는 5060세대를 향한 정치권의 구애가 한층 뜨거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정책 공약은 기본적으로 모든 계급과 계층을 겨냥해 마련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아무래도 50대 이상 세대에 더 초점을 맞출 듯하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국민이 빠른 속도로 늙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에서 ‘실버 파워’는 갈수록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50세 이상 유권자 수는 1997년 27%에서 2010년 38%로 치솟았고 2020년 46%, 2030년에는 53%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처럼 국내에 거대한 노인 이권단체가 등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AARP는 전직 대통령 등 3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리고 100명이 넘는 로비스트를 고용해 행정부와 의회 등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저소득 노인에게 무료 의료혜택을 주는 ‘메디 케어제’(노인의료보험)가 AARP의 압박으로 탄생한 대표적 제도다. 정치권은 “세대 갈등의 양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까닭에 정책 마련 때 고민이 깊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예전에는 부모 세대가 사회·문화적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녀를 짓누르려 하면 자식 세대가 반항하는 구도로 갈등한 반면, 지금은 일자리와 복지 등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놓고 이권 다툼 양상으로 다툰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은 “요즘 세대 갈등은 기회와 자원을 둘러싼 싸움”이라면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과거보다 커져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서 갈등이 심각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책이나 공약을 특정 세대만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예컨대 반값 등록금은 20대를 위한 정책도 아니고, 기초연금은 노인만의 정책으로 볼 수 없다”면서 “등록금 인하는 부모인 5060세대에게 좋고, 기초연금제도는 언젠가 노인이 될 젊은 세대에게도 득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노년층 일자리가 늘어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오해하지만 노인을 필요로 하는 직종과 청년을 원하는 직종은 크게 겹치지 않는다”면서 “정당이나 정부는 연금, 일자리 정책 등 특정 세대에만 도움이 될 것 같은 정책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음을 홍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용술 ‘청년연합 36.5’ 대표는 “노년층 공약 때문에 청년층이 소외받는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청년을 위한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 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출범해 기대했지만 역할이 없다”고 꼬집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김민석기자 shiho@seoul.co.kr
  • 모델하우스 구름인파 뒤, 바람몰이 작전꾼

    모델하우스 구름인파 뒤, 바람몰이 작전꾼

    지난달 수도권에서 문을 연 A아파트 견본주택(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첫날부터 구름 인파가 몰려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청약 경쟁률은 저조했다. 이 견본주택에는 이른바 ‘바람잡이’로 불리는 위장 손님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까지 일당을 받고 경기 여주시와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오피스텔 견본주택에서 바람잡이로 일했던 한 주부는 10일 “현장 상황에 따라 2~3개 업체 인력이 총동원돼 수백명이 나가기도 한다”면서 “보통 손님들은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1~2시간이면 나가는데, 나가지 않고 계속 남아 있는 사람들은 영락없는 동원 인력”이라고 털어놨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바람잡이를 조직적으로 동원하는 인력관리 기업체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부녀회장 등이 분양대행사와 금전적인 거래를 통해 바람잡이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전문 업체에서 동원된 인력이 각 견본주택이나 분양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현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30~60대 여성 30~40명을 확보하고 있는 이 업체들은 직업소개소나 일일 도우미 소개업체처럼 인력 공급 업종으로 사업자 등록증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람잡이는 견본주택에 수십~수백명씩 동원돼 실제로 상담을 받는 등 해당 부동산의 분양 경쟁률이 높은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대놓고 “프리미엄이 많이 붙을 것 같다”, “위치가 좋다”는 등의 이야기를 큰소리로 말해 이를 들은 진짜 고객의 부동산 청약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한 아르바이트 주부는 “보통 오전 11시쯤 견본주택에 들어가 오후 5시나 6시까지 있다가 나온다”고 말했다. 업체는 시행사와 계약한 분양대행사나 분양대행사와 계약한 홍보회사로부터 돈을 받아 1인당 1만원의 수수료를 떼고 바람잡이에게 5만원을 지급한다. 실제로 부동산 전문가나 언론 등은 종종 견본주택에 몰리는 손님의 수를 통해 해당 부동산의 분양 경쟁률을 예상한다. 업체에 소속된 바람잡이 주부들은 견본주택이 개장하기 전에는 분양광고 전단지를 돌리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견본주택 개장일에 손님들이 많이 오도록 홍보하는 일을 한다.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건설사는 보통 분양대행사에 마케팅 업무를 거의 일임하기 때문에 분양 관련 판촉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잘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이런 식으로 동원된 인원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사전에 책정된 마케팅 예산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이 비용이 분양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또, 귀 막고 입 닫은 인권위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과 한국전력으로부터 (인권침해 방지와 관련해) 구두 약속을 받고 해결했다”며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의 인권침해 긴급구제 요청 안건을 10일 상임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같은 현장에서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한 인권단체들의 의견과 달라 인권위가 민감한 현안에 대해 또다시 몸을 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권단체들은 “경찰들이 얼굴과 명찰을 가린 채 채증과 연행을 하는 등 인권침해 요소가 많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인권위는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조사단을 밀양 현장에 파견해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상임위 안건에 포함할 정도의 인권 침해가 더 이상 없다고 판단했다. 정상영 조사총괄과 팀장은 9일 “경찰과 한국전력 측이 주민들의 식수, 음식, 생필품 공급과 의료진의 현장 진입, 비바람을 막을 구조물 설치를 위한 자재 반입을 못하게 하고 있다는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의 주장에 대해 현장 책임자들이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의 현장 통행을 제한한다는 주장은 주민과 경찰·한전 측이 통행 제한선을 놓고 의견이 달랐던 것”이라면서 “긴급 구제가 아닌 일반 진정사건으로 돌려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권위의 이번 결정은 현장의 인권 침해를 조사한 인권단체연석회의의 약식보고서와 비교해 단순하고 형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보고서와 대책위에 따르면 경찰은 음식물 공급을 허용했지만 70세가 넘은 노인들의 신체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각종 제약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특히 경찰이 설정한 통행 제한선 때문에 70대 노인들이 산속을 헤치고 농성장에 출입하고 있다. 현장에 다녀온 랑희 활동가는 “반입과 출입을 어떻게 허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데, 이틀 동안 조사를 벌인 결과가 고작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실망감을 갖고 있다”면서 “경찰과 한전 약속을 받은 것만으로 해결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노인들에게 산 아래로 내려와 음식을 가져가도록 하는 것이 음식물 반입 허용이냐”고 반문한 뒤 “인권위는 형식적인 조사로 정권의 눈치보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의 이 같은 태도는 지난 5월 조사 때와 거의 같다. 당시에도 인권위는 긴급 구제나 정식 권고 대신 경찰과 한전에 인권 침해 가능성이 높은 통행금지와 식사제공 금지, 폭언·욕설 등을 하지 말라고 현장에서 구두로 권고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국가인권위원회 기사 관련 정정보도문] 본지는 지난 10월 10일자 사회면 ‘또, 귀막고 입닫은 인권위’ 제하 기사 중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민감 사안에 대한 처리’ 표에서 주요 인권 현안에 대한 처리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위 표 중 ‘2011년 9월 한진중공업 관련 처리’ 부분은 “2011년 9월 19일 전원위원회에서 별도 조치나 의견 표명이 불필요하다고 판단”으로, ‘2010년 7월 PD수첩 방영 이후 민간인 사찰 관련 처리’ 부분은 “2009년 8월 23일 전원위에서 피해자 의사 감안 부결”로, ‘용산참사 관련 처리’ 부분은 “추후 논의하기로 하고 폐회 후, 2010년 1월 11일 전원위에서 법원에 의견 제출하기로 의결”로 바로잡습니다. 이 내용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어린이집 수산물 원산지 ‘깜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여파로 수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의 어린이집 급식이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녹색당과 공동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치구 중 관내 어린이집에 납품되는 수산물 관련 자료를 제대로 보유한 곳은 3개 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센터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내용은 국공립·서울형·민간 어린이집 급식에 사용되는 수산물의 원산지와 납품업체, 급식 대상 아동 수 등이었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마포구, 서대문구, 종로구 등 3개 구만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 현재 대부분의 어린이집은 서울시 보육정보센터의 권장 식단을 참고해 식단표를 짜고 있지만 식자재 구매는 지자체의 관리 감독 없이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아동 수가 100명 이하인 소규모 어린이집은 영양사가 없는 곳이 많아 지자체의 관심과 감독이 절실한데도 제도가 미비해 식자재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노태우 前대통령 천식으로 재입원

    노태우 前대통령 천식으로 재입원

    노태우(81) 전 대통령이 천식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3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부터 이 병원 본관 12층 VIP 특실에 머물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천식이 심해져 관리 차원에서 입원한 것으로 위중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노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26일 갑작스레 혈압이 상승해 혈압 조절을 위해 서울대병원 암 병동 특실에 입원했다가 사흘 만에 퇴원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10년 넘게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투병 중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한·미 합참의장, 전작권 전환 재연기 “공감”

    한·미 합참의장, 전작권 전환 재연기 “공감”

    한국과 미국 양국 군 당국이 2일 열리는 제45차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의 재연기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언젠가 전작권이 전환될 때에 대비해 ‘연합전구사령부’의 창설 등 미래 지휘구조 문제에 대한 논의도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30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제38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를 열고 전작권 전환, 미래 지휘구조 문제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SCM 의제인 ▲북핵과 대량살상무기(WMD)에 대비한 맞춤형 억제전략 ▲대북 감시·정찰 협력 강화와 관련한 우주 및 사이버 협력 ▲미래 동맹발전 비전 등 군사적 과제에 대한 조율도 진행했다. 전작권 전환 재연기와 관련해선 이번 SCM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실무 차원의 협의를 이어 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진전된 핵개발 및 위협 등을 근거로 전작권 전환 재연기 문제를 이른 시일 내에 결론 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미국 측은 단기간에 결론을 내릴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측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군 대장이 지휘하는 연합전구사령부 창설이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과 미군의 관계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합참은 이 같은 방안을 올 초부터 논의했지만, 미 행정부 내 공감대 형성이 늦어진 탓에 진행을 늦춰 왔다. 이번 SCM 회의에서는 한국군 대장이 지휘관을, 미군 대장이 부지휘관을 맡는 미래 지휘구조 창설 방안이 합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수험생이 내년도에 시험이 없어진다는 게 결정이 나지 않았는데 시험공부를 하지 않겠다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된 어떤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관련된 준비를 해 나가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추락하는 대한민국 인권상

    2009년 7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이후 ‘대한민국 인권상’ 후보 추천 건수가 해마다 줄어 올해는 안경환 전 인권위원장 임기 때의 절반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인권위가 국회 운영위원회 전병헌(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인권위에 접수된 인권상 후보 추천서는 모두 25건이었다. 안 전 위원장 재임 기간 평균 추천 건수(48건)의 절반 수준이다. 대한민국 인권상은 인권위가 인권 보호와 신장에 공헌한 단체와 개인에게 주는 유일한 인권상이다. 인권상 후보 추천 건수는 현 위원장 취임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매년 보름 가까이 접수 기간을 연장해도 후보 추천 건수는 2009년 45건, 2010년 38건, 2011년 37건, 2012년 36건으로 줄었다. 인권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인권상이 외면받는 현실에 대해 실추된 인권위의 위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인권단체 대부분이 현 위원장의 자격을 문제 삼아 인권상 수상을 거부하고 추천도 하지 않는다”며 “인권상을 인권단체들이 수년째 외면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2010년 인권위원장 단체표창 부문 수상자로 뽑힌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이주노동자의 방송’은 당시 “인권위를 독립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는 위원장은 시상할 자격이 없다”며 수상을 거부한 바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차기전투기 원점 재검토… 美 보잉 F15SE ‘부결’

    역대 최대인 8조 3000억원 규모의 차기전투기(FX) 사업이 원점에서 재추진된다. 정부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재로 24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F15SE 차기전투기 기종 선정안’을 심의한 끝에 안건을 부결시키고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FX 사업은 총사업비를 늘려 F15SE 외에 스텔스 성능을 갖춘 F35A 또는 유로파이터를 함께 구매하거나 F35A를 분할 구매하는 방안 등이 두루 검토될 전망이다. 백윤형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임무 수행 능력과 비용 등 분야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안보 상황 및 작전 환경 등에 대한 심의를 통해 최종 부결로 결정했다”면서 “소요 수정, 총사업비 조정 등을 통해 공군의 전력 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사업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부결 이유에 대해 “북한의 핵 등 비대칭 위협, 최근 안보 상황, 세계 항공 기술의 급속한 발전 추세 등을 고려해 사업을 재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차기전투기 기종 결정 평가를 통해 3개 후보 기종을 상대로 ▲수명주기비용(30%) ▲임무 수행 능력(33.61%) ▲군 운용 적합성(17.98%) ▲경제적·기술적 편익(18.41%) 등을 평가해 순위를 매겼다. 종합평가에서는 예상대로 F35A가 1위에, F15SE는 2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가인권위원회 ‘모럴해저드·위상 실추’ 2제] 파리 날린 20돌 ‘생일 잔치’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3일 서울에서 연 ‘파리 원칙 20주년 기념 국제회의’를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대거 외면해 인권위의 실추된 위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파리 원칙은 1993년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와 유엔 총회에서 공식 채택됐으며 세계 각국에서 독립기구인 인권위의 탄생을 이끈 원칙이다. 인권위의 ‘생일 잔치’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국제회의인 셈이다. 인권위도 이날 행사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찬과 만찬을 포함한 3부로 회의를 구성했다. 전·현직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위원장도 총출동했다. 하지만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내 회의장 분위기는 썰렁했다. 인권위 직원들을 빼면 참석자가 극소수에 불과했다. 한 참석자는 “행사 객석 중 60%는 인권위 직원들이 차지했던 것 같다”면서 “특히 3부에서는 회의장 내 빈자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인권운동사랑방과 천주교인권위원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국내 인권단체뿐 아니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국제민주연대 등 국제 인권단체도 이번 행사에 불참했다. 이 단체들은 “국가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현병철 위원장이 인권위의 독립기구 지위를 인정한 파리 원칙 기념행사를 개최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기구 아시아 NGO네트워크(ANNI) 소속으로 한국 인권위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국제민주연대의 최미경 사무처장은 24일 “파리 원칙이 채택되기까지 많은 인권활동가들의 투쟁이 있었고, 파리 원칙에 따라 국가인권기구가 시민사회와 협력해 인권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런 원칙을 지키지 않는 한국인권위가 개최한 파리 원칙 기념행사에 참석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변정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인팀장도 “앰네스티가 그동안 제시한 수많은 권고안들이 묵살당했다”면서 “행사에 연사나 토론자로 초청된 인사 말고는 시민단체 사람들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스텔스 성능’ 軍 안팎 반대여론에 부담… 정치적 판단 작용했다

    ‘스텔스 성능’ 軍 안팎 반대여론에 부담… 정치적 판단 작용했다

    정부가 24일 차기전투기(FX) 사업을 재추진키로 결정한 이유는 F15SE의 스텔스 성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최근 군 안팎에서 끓어오른 부정적 여론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독 후보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상정됐던 F15SE로선 ‘비(非)스텔스기’ ‘구형 전투기’의 이미지를 희석시키지 못한 것이 뼈아팠던 셈이다. F15SE를 낙점할 경우 2017년부터 30년간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해야 하지만 수년 내 전력화를 앞둔 일본의 F35A와 중국의 J20, 러시아의 T50 등 주변국의 스텔스 기종들과 맞서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역대 공군참모총장 15명이 지난달 말 박근혜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건의문을 보내 스텔스기 구매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가안보자문단 소속 예비역 장성과 자문위원들도 여러 경로로 F15SE에 대한 반대 의견을 청와대와 국방부에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방추위 위원 대부분이 부결에 동의했다”면서 “역대 공군참모총장의 집단 성명 등 여론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의 종합평가 중 공대지·공대공 임무 수행 능력 평가에서 F15SE가 경쟁 기종인 F35A보다 현격하게 뒤진 것으로 나타난 점 또한 방추위 위원들의 부결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제적인 신용 추락과 미국 보잉사와의 법적 분쟁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재추진을 결정했다. 방추위의 결정에 대해 보잉은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현재 선택 가능한 사항에 대해 검토 중이며 이번 결정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명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결정이 F15SE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이용해 미 공군이 입찰 당사자로 나선 F35A를 구매하려는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F15SE를 부결시킨 이유로 북핵, 안보 상황, 세계 항공 기술 발전 추세 등을 거론했지만 북핵 위협과 스텔스 기능을 지닌 5세대 전투기의 부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추진 사유로는 옹색하다는 얘기다. 또한 국방부는 “예정대로 2017년에 차기전투기의 전력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출발점부터 다시 이뤄지는 만큼 실전 배치는 1~2년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진수 한양대 교수는 “F15SE와 F35A, 유로파이터 등 3개 기종은 2년간 평가한 데이터가 있지만 그동안 달라진 점들이 있어 전력화 시기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가인권위원회 ‘모럴해저드·위상 실추’ 2제] 위원장 업무 추진비 카드는 밥값 카드?

    [국가인권위원회 ‘모럴해저드·위상 실추’ 2제] 위원장 업무 추진비 카드는 밥값 카드?

    현병철 인권위원장과 인권위 상임위원의 업무추진비 카드 내역 중 대부분이 단순 식사용으로 채워졌지만 사용 목적을 ‘업무 협의’와 ‘간담회’, ‘관련 논의’ 등으로 기록해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인권위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 내역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해 24일 분석한 결과, 부산 등 지역위원회를 빼고 공개된 사용 내역 대부분이 인권위가 위치한 서울 중구 무교동 주변에서 이뤄진 음식값 결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 위원장의 업무추진비 카드는 종로구 수송동의 H초밥전문점과 중구 다동의 N면옥, 무교동 K삼계탕, P호텔, H호텔 등에서 주로 쓰였다. 홍진표 상임위원실 카드는 중구 북창동의 D수산에서 가장 많이 결제됐다. 68건의 결제 중 14건이 이곳에서 승인됐다. 김영혜·장명숙 상임위원실의 카드와 기획조정관실, 정책교육국, 조사국 등 각 국실에 배치된 카드도 주로 중구, 종로구 일대에서 결제가 이뤄졌다. 업무추진비 카드에서 음식점 메뉴의 가격으로 계산했을 때 3인분이 넘지 않는 값을 지출한 내역이 수백 건 발견됐다. 또 김 위원실, 기획조정관실, 정책교육국 등에서도 2만원 안팎의 식당 결제 내역이 다수 발견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국·실장이나 위원이 직원 1~2명을 데리고 거의 매일 비슷한 곳에서 식사를 하고 업무추진비로 처리한다”면서 “담당 직원도 그럴 듯한 사용 목적을 만들어 내느라 고생이 많을 것”이라고 냉소했다. 인권위는 정보 공개에서 간담회와 업무 협약, 관련 논의 등 업무 목적으로 카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홍 위원실 카드에서는 ‘위원회 홍보 관련 기자와의 간담회’라는 목적으로 D수산 등에서 10건의 결제 기록이 발견됐다. 홍 위원실 관계자는 “함께 식사한 기자 이름과 회사명은 개인 정보에 해당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인권위뿐 아니라 다른 기관도 업무라고 표시된 결제 내역 중에 도저히 업무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면서 “사적인 식사 자리에서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용하는 일도 잦아 사용 목적을 더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인천시장 前 비서실장 수뢰 혐의 체포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신성식)는 24일 김효석(51) 인천시 서울사무소장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쯤 김 소장을 체포하고 서울 여의도에 있는 서울사무소와 김 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김 소장은 본인의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장은 지난해 인천시 도시공사가 발주한 인천 남동구 구월동 ‘구월아시아드선수촌’ 내 아파트 건설 사업 발주 과정에서 대우건설 건축사업본부 측으로부터 공사 입찰을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소장은 2010년 7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송영길 인천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이후 서울사무소장으로 전보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北 이산상봉 연기] “살아생전 이젠 만나나 했는데” 나흘 앞두고 또 가슴에 대못질

    북한이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나흘 앞둔 지난 21일 갑자기 행사 연기를 통보하자 기대에 부풀어 있던 남측의 상봉 대상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북한의 반인륜적 처사를 규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 정부의 미숙한 대북정책을 질타했다. 이산가족의 사망과 고령화로 부모나 형제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줄어들어 상봉 자체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 송파구의 강능환(92) 할아버지는 2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헤어질 당시 아내의 뱃속에 있던 아이를 꼭 한번 만나고 싶었는데 상봉이 연기돼서 말할 수 없이 착잡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측 상봉 대상자 가운데 최고령자로 이번에 여동생 둘과 조카를 만날 예정이었던 김성윤(95) 할머니의 아들 고정삼(65)씨는 “이산가족 상봉이 처음 시작되던 해부터 지금까지 계속 상봉 신청을 해 이번에야 대상자가 됐다”면서 “북측이 지금 하는 행태를 보니 언제 상봉이 재개된다고 해도 믿지 못하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씨는 “100세를 바라보는 어머니 생전에 꼭 상봉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이 미숙했음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인천 중구에 사는 백관수(90) 할아버지는 “북한이 아무리 나빠도 우리가 자꾸만 북한을 나쁘게 몰아가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이번 정부에서 가족들을 만나기 어렵다고 본다”면서 “나도 반공운동에 앞장섰던 사람이지만 이석기 의원 문제를 자꾸만 북한과 연관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에 상봉 대상자로 선정돼 북한의 가족을 만날 예정이던 90대 이산가족이 별세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대한적십자사는 남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96명 중 한 명인 김영준(91)씨가 지난 19일 오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잠깐 쇼핑하고 점심 먹으러 갈게” 마지막 통화 후 끝내…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잠깐 쇼핑하고 점심 먹으러 갈게” 마지막 통화 후 끝내…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무장테러 사건 현장에서 숨진 강문희(38)씨는 영국인 남편의 직장을 따라 지난 5월부터 케냐에 체류하며 유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LG와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커리어 우먼’이었다. 강씨의 아버지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케냐 현지에 있는 지인들은 딸이 사고를 당했다고 연락하고 뉴스에서도 실명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외교부는 22일 밤늦게까지 지문확인 절차를 따지며 기다리라고만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버지 강씨는 “외교부가 통보를 하든 안 하든 가족들과 함께 케냐로 직접 가겠다”고 밝혔다. 케냐에서 딸 강씨는 왼쪽 다리, 등, 손에 총탄과 수류탄 파편을 맞고 과다출혈로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강씨는 국제결혼 뒤에도 한국 국적을 유지했다고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전했다. 강씨와 함께 쇼핑몰을 찾았던 남편 닐 사빌도 어깨와 다리에 3군데 총상을 입고 시내 아가칸 병원에 입원했지만, 충격을 우려해 주변에서 아내의 사망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빌은 병원에 옮겨진 직후 강씨가 실종됐다고 신고했었다. 케냐군 특공대가 오후 4시쯤 현장을 일부 장악한 뒤 적십자 요원들이 강씨를 구조했지만 치료 중 숨져 시신보관소로 옮긴 것으로 추정됐다. 강씨 부부가 케냐에 도착한 직후부터 집을 구하기 전까지 한 달 정도 머물렀다는 나이로비의 게스트하우스 주인 L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씨는 대학 졸업 뒤 LG에 근무한 적이 있고, 5년 전 결혼해 올해 초까지 남편이 근무한 컨설팅회사가 있던 두바이의 삼성전자에서 일했다”면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컴퓨터공학 박사 과정을 준비하다 남편이 전근하는 바람에 중단했던 공부를 케냐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영국 정부 주관시험을 준비하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L씨는 무장테러 사건이 있던 날 오전 “언니, 잠깐 쇼핑하고 점심 먹으러 갈게”라던 강씨와의 생전 마지막 통화를 회상하며 “총상을 입은 뒤 빨리 병원으로 옮겼으면 살았을 텐데 인질로 방치된 채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것 같다”고 울먹였다. 한편 테러 발생 지역인 웨스트랜드는 주케냐 한국대사관이 위치하고 우리 교민이 밀집한 지역이어서 추가 한국인 인질 우려가 여전한 상태다. 재케냐 한인회 측은 많은 교민들이 현장에 있다가 도망쳐 나왔다고 전했다. 7년 전 케냐로 이민 가 나이로비의 외국인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 이모(16)양도 이날 친구 생일을 맞아 친구 가족과 함께 쇼핑몰을 찾았다가 테러가 발생하자 2층 영화관 영사실로 몸을 숨긴 끝에 가까스로 탈출했다. 이양은 영사실에서 빛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못하게 창문을 막고 바깥에서 가끔 들려오는 총성을 들으며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TV를 통해 테러 상황을 파악한 어머니가 “휴대전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총을 쏜다더라”고 전한 뒤 “벨소리를 진동으로 바꾸라”고 알려줬다. 이후 이양은 어머니와 문자메시지로 바깥 상황을 파악하며 4시간 가까이 어둠 속 영사실에 숨어 있었다. 이양은 구출된 뒤 “범인을 피해 숨어 있던 시간이 현실 같지 않아 아무 감정이 일지 않았지만, 엄마 목소리를 듣자 비로소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한때 나이로비를 방문 중이던 한국인 여대생 이모씨가 테러 직후 연락이 두절되면서 교민 사이에서는 인질로 잡힌 것 같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씨는 나이로비가 아닌 다른 지역을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케냐에는 한국 교민 1000여명이 살고 있고, 지난해부터 직항 항공편이 연결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어느 뮤지컬 스태프의 비극

    어느 뮤지컬 스태프의 비극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시의 대형 공연장에서 무대 전환을 담당하는 스태프 임유정(29)씨의 머리 위로 10m 높이에 설치됐던 15㎏짜리 금속 덩어리가 떨어졌다. 임씨는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전두엽의 일부를 잃었다. 임씨는 냄새를 맡을 수 없고 왼쪽 팔과 다리에 힘을 쓸 수 없어 현재도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로 임씨가 잃은 것은 후각뿐만이 아니다. 가난으로 배우의 꿈을 접었고, 스태프를 하며 세웠던 목표인 무대 감독마저 더 이상 꿈꿀 수 없게 된 것이다. 임씨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 군 제대 뒤,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수능시험을 다시 준비했다. 그는 2006년 대진대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배우의 꿈을 접어야 했다. 임씨는 17일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도 아니고 연극배우의 수입만으로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해 배우 생활을 접고 스태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년간 ‘삼총사’, ‘광화문연가’, ‘마법천자문’ 등 많은 뮤지컬 무대 제작에 스태프로 참여했다. 경력이 쌓이면서 베테랑 소리도 들었다. 배우의 길을 접고 목표로 삼았던 무대 감독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5일 도르래로 움직이는 막의 반대쪽에 매달려 무게 중심을 잡아주던 추 두 개가 떨어지면서 그 중 하나가 임씨의 오른쪽 이마를 강타했다. 악몽의 시작이었다. 수술 이후 눈을 뜨기까지 4주 가까이 걸렸고, 휠체어에 앉는 데 140일이 걸렸다. 반면 이마는 푹 꺼졌고, 한때 배우를 꿈꿨던 외모는 온데간데없어졌다. 임씨는 산업재해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뮤지컬 기획사인 ‘오디뮤지컬컴퍼니’(오디뮤지컬)와 자유 계약자(프리랜서)로 된 계약관계 탓이다. 임씨 측 변호사는 “오디뮤지컬이 임씨를 근로자가 아니라고 해서 보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씨는 지난 4월 18일 서울행정법원에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최초 요양 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또 6월 25일에는 수원지법에 제작사와 기술감독의 안전관리 소홀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 오디뮤지컬 관계자는 “임씨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고, 임씨가 소송을 시작한 이상 회사는 소송 결과에 따라 최대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디뮤지컬 측은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추락한 무게추를 직접 설치하고 사용한 임씨의 부주의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면서 “기술감독이 무게추의 설치 상태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술감독의 책임은 최소한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술감독도 오디뮤지컬의 직원이 아닌 자유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기술감독의 과실이 있었다고 해도 회사에 사용자 배상 책임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임씨는 “오디뮤지컬이 보상은커녕 오히려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자신의 사연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고, 이 글은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 네티즌의 비난이 일자 오디뮤지컬 측은 지난 10일 “임씨에게 최초 수술비를 지급했고 가입한 상해보험을 통해 임씨의 치료비를 내고 있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하지만 임씨는 이에 대해서도 “최초 수술비를 제외한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스펙 갖춰도 구글 등 입사 않고 창업서 성취감 ‘작은 거인’ 많아”

    “스펙 갖춰도 구글 등 입사 않고 창업서 성취감 ‘작은 거인’ 많아”

    “많은 한국 사람들이 견학을 와서 사진만 찍고 돌아가더라고요. 우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생얼’을 보고 왔습니다.”고지흔(29·여)·류선종(32)씨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전문대학원(MBA) 동기로 ‘기업가 정신 원정대’를 결성해 지난 9주 동안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를 돌며 한국인 기업가 80명을 만나고 돌아왔다. 이들은 16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KAIST 서울캠퍼스에서 창조경제를 온몸으로 실천하는 한국인에 대한 얘기 보따리를 풀었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대기업에 다니다가 사표를 내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는 류씨는 “연봉을 포기하고 1억원의 기회비용을 지불하고 들어온 만큼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에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씨는 “기업가 정신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을 하다가 그것을 가장 쉽고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 실리콘밸리라고 판단해 그곳의 기업 생태계를 탐방해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원정대 결성 배경을 설명했다. 류씨는 “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국의 청년들에게 이들의 이야기를 전달해 주고 싶었다”며 “실리콘밸리에서 경험한 생생한 내용을 책으로 내는 것이 기업가 정신 원정대의 1차 목표”라고 밝혔다. 고씨와 류씨는 실리콘밸리에서 기업가 정신을 갖고 도전하는 한국인에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류씨는 우선 “삼성전자를 그만두고 빅데이터를 이용한 진로 상담 서비스를 창업한 한신환(34) 대표가 생각난다”면서 “그는 밥도 종종 굶고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생활하며 투자를 갈망하는 상황인데도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고씨는 “명문대 2학년을 마치고 돌연 실리콘밸리로 떠나 ‘결혼 준비 지원’ 앱서비스를 창업한 민혜정씨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Merry Marry’라는 서비스로, 신랑과 신부가 케이크집이나 드레스점 등 작은 업체들을 골라 한번에 계약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고씨는 “22살 아가씨가 30대 중반의 엔지니어들을 거느리고 경영하는 것을 보니 ‘작은 거인’이 따로 없었다”고 뿌듯해했다. 두 사람은 “실리콘밸리는 개인의 아이디어와 비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고씨는 “한국에서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창업자가 명함을 내밀면 관심을 갖지 않는데 이곳에선 창업한다고 하면 굉장한 관심을 갖고 무슨 서비스인지, 어떤 아이템인지를 계속해 물어 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한국은 보통 의대 나와서 의사 되고, 법대 나와서 법조인 하는 것을 성공이라고 생각하지만 거기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씨는 “스탠퍼드 의대에 입학해 컴퓨터 공학에 반해서 전공을 바꾸고, 또 2년간 리조트에서 요리사로 일했던 엔지니어를 만났다”면서 “그는 돌고 돌아온 그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좀 놀랐다”고 밝혔다. 또 “작은 프로그램 하나로 당장 2억여명이 편리해진다는 성취감 때문에 구글이나 애플 같은 회사에 들어갈 ‘스펙’을 갖추고도 작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의 엔지니어로 일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기업가 정신 원정대는 실리콘밸리 구성원들의 유연함과 그것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나온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들은 한국식 실리콘밸리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한국에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를 잡는다면 우리도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경쟁해 볼 만할 것”이라면서 “지금 애플과 ‘맞짱’ 뜰 수 있는 나라가 한국밖에 더 있느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기업가 정신 원정대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씨는 “그곳의 비즈니스 생태계와 우리의 창업 생태계가 다르기 때문에 실리콘밸리를 ‘복사·붙여넣기’로 해서 옮겨올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미 책 이상의 경험을 했다”면서 “기업가 정신 원정대가 앞으로 2기, 3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어머니 흉기 위협’ 조울증 아들…“그래도 내 자식…” 눈물의 母情

    자신에게 흉기를 겨눈 아들에 대한 선고를 앞둔 A(67·여)씨는 재판부에 눈물을 글썽이며 아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어머니의 간곡한 호소에 아들은 실형을 면했다. 서울 북부지법 형사8단독 오원찬 판사는 존속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아들 B(45)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B씨에게 보호 관찰과 함께 80시간의 알코올중독 치료 수강을 명령했다. 오 판사는 “죄질이 좋지 않지만 피해 당사자인 어머니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데다 피고인이 알코올 질환을 앓고 있어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보다 치료를 먼저 받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알코올 의존 증후군과 조울증을 앓아온 B씨는 최근 5년간 지방의 한 알코올중독 치료 전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 왔다. 상태가 호전되자 지난 6월 퇴원해 어머니가 혼자 사는 집을 찾았다. 퇴원 사흘째 되던 날 B씨는 술에 대한 욕구를 참지 못하고 폭음을 했다. 만취한 채 귀가한 B씨는 어머니를 보자 자신을 병원에 가두었다는 생각에 화가 나 주방에 있던 흉기로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어머니의 목을 조르고 머리와 뺨을 수차례 때리기까지 했다. B씨는 이웃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그는 술을 마실 때마다 어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어머니는 “정말 착한 아들이다. 내가 책임지고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하겠다”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황교안 장관이 원세훈 기소 방해… 물러나야 할 사람이 대체 누구냐”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을 규탄하는 284개 시민사회 단체 모임인 ‘국정원 시국회의’는 13일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범국민 촛불 집회를 열고 “국정원장을 해임하고 국정원을 개혁하라”고 촉구했다. 석달째 이어진 제12차 촛불 집회였다. 이날 촛불 집회에서는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와 뒤이은 채 총장의 자진 사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만여명(경찰 추산 3000여명)이 참석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지시하자 채 총장이 곧바로 사표를 냈다”면서 “황 장관의 배후에는 국정원과 청와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황 장관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기소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던 인물”이라며 “물러나야 할 사람이 누구냐”라고 반문했다. 이재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는 자유 발언에서 “원 전 국정원장과 김 전 서울청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한 채 총장을 박근혜 정권이 쫓아냈다”면서 “채 총장이 물러난 자리에 말 잘 듣는 검찰총장을 임명해서 자의적으로 (국정원 사건을) 기소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또 트위터에서 “결국 조선일보의 ‘혼외자녀’ 보도는 정권 차원에서 치밀하게 준비된 각본에 따라 진행된 것이었나”라며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혼외자 빌미로 몰아내고 말 잘 듣는 총장 앉히려? 사실이면 국가적 문제”라고 밝혔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트위터에 “박근혜 대통령, 그냥 솔직하게 채동욱 총장 나가라고 하세요. 이게 뭡니까? 너절하게”라고 올렸다. 연세대 교수 93명은 이날 시국선언문을 내고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문정인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은 “국정원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해 독재정권 시절의 관권 선거를 노골적으로 자행했다”면서 “박근혜 정부와 국회는 국가 권력기관이 정치에 개입해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제도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는 촛불 집회와 같은 시간 서울광장 옆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주변에서 집회를 열고 “국정원을 정치적 이해의 재물로 삼고 그 역할을 왜곡시켜 반신불수로 만들려는 일체의 음모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류’(韓流)에 맞서 중국 ‘한류’(漢流)가 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고 있다. 한류(漢流) 첨병은 ‘공자 학원’. 중국의 문화와 언어를 전파하고 친(親)중국 인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중국 정부가 각국의 대학·기관과 합작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언어·문화 보급 기관인 ‘인스티튜트 프랑세즈’(프랑스), ‘괴테 인스티튜트’(독일), ‘브리티시 카운실’(영국)과 비슷하다. 친숙한 ‘공자’(孔子)를 내세워 주요 2개국(G2)에 걸맞은 문화적 위상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국내 대학들은 최근 중국 교류 활성화와 대외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공자 학원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2004년 11월 ‘서울 공자아카데미’가 설립된 이후 공자 학원은 한국외국어대와 인천대 등 전국 18곳에 들어섰다. 세계적으로는 지난 9년간 112개국 414곳(초·중등학교에 설립된 공자 학당을 포함하면 979곳)에 공자 학원이 세워졌다. 하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이에 대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류(韓流)를 계기로 세계에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려는 정부에 공자 학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공산 혁명(1949년)과 문화 혁명기(1966~1976년)를 거치면서 한때 공자를 구시대의 인물로 배척했던 중국 정부가 문화 침투의 첨병으로 공자를 내세운 것은 중국을 알리는 브랜드로 공자만 한 인물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군다나 인간의 도리와 예절을 강조한 공자를 내세워 중국의 성장이 미국에 맞서는 패권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 외교에도 활용할 수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가구당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응석받이로 길러진 중국 청소년들에게 공자의 윤리와 도덕관을 강조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중국센터장은 13일 “중국이 당면한 국제적 문제를 미국과 서구 중심이 아닌 중국의 전통적 가치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가장 많이 알려진 공자를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자들도 공자 학원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부주석 시절인 2011년 12월 태국 방문 당시 공자 학원 방문을 일정에 넣고 전 세계 언론에 이를 홍보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2011년 1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시카고의 공자 학원을 시찰한 뒤 2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중국은 특히 주재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 경비를 지원하는 등 매년 20억 위안(약 36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전 세계의 공자 학원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20여년간 자국의 빈곤 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1만 5000여곳의 희망학교에 들인 예산이 56억 위안이라는 점과 비교할 때 엄청난 규모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전 세계에 500곳이 넘는 공자 학원을 세워 150만명 이상의 학생을 배출할 계획이다. 공자 학원의 개설과 관리는 중국 교육부 산하의 ‘국가한판’(國家漢辦)이 주도한다. 국가한판은 공자학원을 설립하는 학교에 20만 달러 안팎의 투자금을 지원하며 현지 학교의 요청에 따라 중국인 교사를 파견하고 중국어 교재도 제공한다. 공자 학원은 일반적으로 해당 주재국 현지인과 중국인이 각각 원장과 부원장을 맡아 공동 관리한다. 현지 수요에 따라 특화된 공자 학원도 있다. 2007년 영국에서는 ‘중의(中醫) 공자학원’을, 2011년 호주에서는 ‘관광 공자학원’이나 ‘비즈니스 공자학원’이 개설됐다. 국내에서는 공자 학원이 중국 진출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각 대학은 중국 정부가 초청하는 국비 장학생들을 한 해 10명 이상 선발해 중국 유명 대학에 파견한다. 충남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도 학생 40명이 중국 정부의 국비 장학생으로 산둥대 등 우수 대학에 파견됐고, 2008년부터 박사와 석사, 연수 등 다양한 과정에 장학생 218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계명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도 “이번 학기에 선발된 중국 정부 장학생 25명은 베이징어언대, 허베이전력대 등에서 학비와 기숙사비, 정착비, 생활비 전액을 지원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자 학원은 중국 문화 소개보다 어학 교육에 치우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대학의 공자 학원이 개설한 가을학기 커리큘럼을 보면 33개의 강좌 가운데 태극권과 중국서예 2개를 빼고는 어학 강좌 일색이다. 서울의 한 공자학원에 등록하려다 포기했다는 김모(36·대학원생)씨는 “학비나 교재, 커리큘럼 등이 국내 사설 중국어학원과 차이가 없고 강의도 그리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못 받았다”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강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 사실상 중국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정도가 이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공자 학원의 국내 관계자도 “중국 정부에서 파견하는 원어민 강사들 가운데 대학을 갓 졸업한 경험 없는 학사 출신들도 많아 강의의 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면서 “자격 미달 강사들이 한국 대학에 와서 강의보다 박사 학위를 따는 등 잿밥에만 관심이 많을 때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애경 명지전문대 중국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사설 중국어 교육기관이 난립해 있어 비용 투입 대비 효과가 적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중국센터장은 “국제 사회가 서구 중심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내세운 데 비해 중국은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공자를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특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철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세계인들이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영역은 중국 문화와 언어라기보다 경제적 잠재력”이라면서 “돈만 있다고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듯 중국이 내세우는 가치가 미국이 내세우는 자유와 인권보다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자 브랜드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친중 인사 양성과 전 세계 인재를 중국으로 흡수하는 수단으로 공자 학원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공자 학원의 확산은 최근의 일이지만, 시작은 1987년 ‘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라는 상설 조직을 설치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여년간 치밀한 준비를 한 셈이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성과가 미흡한 공자 학원이라도 중국 정부가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자국 문화의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공자 학원의 운영 실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공자 학원이 장래 중국 문화 침투의 교두보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5월 자국 내 공자 학원에 근무하는 중국인 교사들에게 방문 학자용 비자가 아닌 정식 취업비자를 받아오라고 통보해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 들어간 사업이고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서 현황 집계를 하지 않는다”면서 “관리나 감독은 각 대학에 일임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공자 학원은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 확산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종학당은 전 세계 51개국 117곳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에서야 이를 통합·관리하는 세종학당 재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재단이 공격적으로 세종학당을 설립하면서 과도한 경쟁과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부처 간 업무 중복과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볼썽사나운 영역 다툼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욱 호서대 한국어문화학부 교수는 “중국과 우리의 국력 차이를 감안할 때 한국어가 중국어처럼 해외에서 생활어, 무역어, 제2 외국어로서의 지위를 얻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대통령 해외 방문 일정에 세종학당 방문을 넣고 적극적인 현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수입차 수리비 왜 비싸나 했더니…

    벤츠와 BMW, 아우디 등 유명 수입차의 국내 판매업체들이 수리비와 부품값을 부풀린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이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는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렉서스, 토요타 등 6개 브랜드의 국내 판매업체들을 수리비 과다 계상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폭스바겐, 아우디, 렉서스, 토요타의 국내 공식 판매업체인 클라쎄오토, 고진모터스, 엘앤티렉서스, 효성토요타 등 4개 회사의 본사와 서비스센터 등 8곳을 압수수색해 수리비 책정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전날에는 BMW와 벤츠의 공식 판매업체인 코오롱모터스, 한독모터스, 더클래스효성 등 5개사의 본사와 서비스센터, 한성자동차 등 10곳을 압수수색해 지난 수년간 수리비 청구 내역과 공임 자료, 부품 입·출고 목록 등을 챙겼다. 검찰은 압수한 자료를 분석해 이 업체들이 고객에게 필요 이상의 수리를 요구했거나 부품 가격을 부풀렸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입차 업체 간 부품값 담합과 수리비 과다 청구 여부를 조사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손해보험협회는 “수입차 업체가 수리비를 과도하게 청구해 보험료가 오르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로 보험사가 수입차업계와의 기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