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민석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혜리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외도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동거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금융지원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237
  • 셀카로 3D 아바타… ‘AR 이모지’ 엄지 척

    셀카로 3D 아바타… ‘AR 이모지’ 엄지 척

    25일(현지시간) 스페인 피라 바르셀로나 몬주익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9 언팩 2018’ 현장. 세계 각국 참석자들은 신제품의 강력한 카메라 기능들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자 탄성을 쏟아냈다. 이날 체험한 갤럭시S9의 기능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증강현실(AR) 이모지’였다.이날 언팩 행사에서 사용자의 얼굴을 3차원(3D) 캐릭터로 만들어 주는 AR 이모지 기능은 조너선 웡 미국 법인 마케팅 담당이 직접 선보였다. 실시간으로 연결된 갤럭시S9을 들고 나와 자신의 얼굴을 비추자 그를 닮은 아바타가 뚝딱 만들어졌다. 시연자가 눈썹을 추켜올리고 입을 벌리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짓자 아바타가 그대로 따라 했다.행사 후 체험공간에서 신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AR 버튼을 누르고 셀카를 찍어 성별을 선택하니 아바타가 만들어졌다. 기자의 아바타는 서구 사람들의 눈에 비친 전형적인 동양인 모습 같았지만 꽤 닮아 있었다. 얼굴 표정을 움직이며 동영상을 찍어 봤더니 아바타로 제법 비슷하게 표현됐다. 몇 초 만에 얼굴 위 100개의 점을 따 캐릭터를 만들고 움직임을 표현한다고 한다. 이모지 기능을 이용해 동영상을 만들어 친구에게 보낼 수도 있고, 감정 표현이 가능한 ‘마이 이모지 스티커’를 통해 18개의 이모티콘을 카카오톡 등 모든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쓸 수 있다. 아이폰 사용자끼리만 주고받을 수 있는 ‘애니모지’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웡은 객석에 앉아 있던 저스틴 데니슨 미국 법인 상품전략담당과 아바타를 이용해 영상통화를 했지만, 체험공간에선 영상통화까지 해 볼 수는 없었다. 시연에서는 스크린에 두 사람의 아바타가 그들의 입 모양과 표정을 실시간으로 표현하며 대화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슈퍼 슬로모’ 기능을 켜고 화면에 나타난 사각형 앞에서 손을 빠르게 흔들자 손이 사각형 안을 지나는 순간에 영상이 슬로모션으로 표현됐다. 초당 960프레임의 고속 촬영은 기존 일반 촬영과 비교하면 32배나 빠르고 많은 영상을 담아낸다. 전문 다큐멘터리 장비로 찍은 내셔널지오그래피의 슬로모션 영상처럼 물방울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 생생하게 표현된다. 업그레이드된 ‘빅스비 비전’도 무대에 올랐다. 시연에선 스페인어로 된 메뉴판에 갤럭시S9을 갖다 대니 화면 속엔 번역된 영어 메뉴판이 나타났다. 음식 모드로 모히토를 비추면 한 잔의 칼로리양과 칵테일 레시피를 볼 수 있다. 한편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이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했다. 다음달 1일까지 나흘간 복합전시장 ‘피라 그란비아’와 ‘피라 몬주익’ 일대에서 열린다. ‘더 나은 미래 창조’(Creating a Better Future)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MWC에는 전 세계 208개국, 2300여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약 11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은 전시회 메인 홀 한가운데 모여 ICT 강국의 위상을 뽐냈다. 3홀에서 대각선으로 마주 보고 차려진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는 개장 전부터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바로 옆에 ‘완벽한(Perfect) 5G’를 테마로 전시관을 차렸다. KT는 MWC 주최 측인 GSMA 공동 주제관인 ‘이노베이션 시티’에 ‘세계 최초 5G, KT를 경험하라’를 주제로 전시한다. 글 사진 바르셀로나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청년 나이 기준 35~45세 제각각… 정당들 말뿐인 ‘청년 정치’

    청년 나이 기준 35~45세 제각각… 정당들 말뿐인 ‘청년 정치’

    “30대에 입문한 기성 정치인이 40대 청년 출마자에게 ‘아직 이르다’고 충고하는 말을 듣고 사다리 걷어차기가 생각났죠. 돈부터 모아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들만으로는 우리 정치에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심기 힘듭니다.”- 장경태(35)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수석 부위원장 “기성 정치권은 50·60세대에 유리하게 조성된 게 사실이죠. 청년 정치인이 정치권 안으로 진입하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선출된 이후 청년 정치인으로서 버텨 내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 이윤정(30·경기 광명시의회 의원) 자유한국당 대학생위원회 위원장●정치권 50~60대 기성 정치인 유리 6·13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또다시 ‘청년 정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청년 정치인을 우대(?)해 노후한 정치권에 젊은피를 수혈하겠다는 것이다. ‘청년 정치’ 저변 확대는 선거 철마다 묘수마냥 등장해 왔다. 신예 정치인이 ‘OOO 키즈’ 꼬리표를 달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 끝에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던 것도 ‘청년 정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년 정치가 ‘레토릭’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정당별 청년 정치인의 ‘생물학적 나이’를 놓고도 말들이 많다. 26일 기준으로 민주당과 한국당의 청년 기준은 만 45세 미만, 정의당은 만 35세다. 바른미래당은 만 39세를 기준으로 뒀다. 1980~90년대 민주평화당, 새정치국민회의 등이 이해찬 의원,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이른바 386세대를 ‘젊은피 수혈’ 대상으로 삼았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현재 정당의 청년 정치인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다.이 기준은 당별 핵심 지지 연령층과 관련이 깊다. 정의당의 청년 기준 연령이 낮은 건 정의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적 자원 역시 젊은 층이 넓기 마련이다. 한국당은 그에 비해 지지층 연령이 높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고령화 시대를 고려하면 청년 기준을 ‘50세’에 둬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실제 청년 정치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윤정 위원장은 “청년 연령 기준이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지역 특수성도 있겠지만 지역 내 연령별 분포 통계를 기초로 해 권역별 청년 나이에 차등을 둔다든지 지역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혜연(29) 정의당 부대표는 “정의당에서는 청년 기준을 오래전에 39세에서 35세로 낮췄다”면서 “각 정당은 기준 나이가 이해관계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정의당은 이해관계가 아니라 상식적 수준에서 청년 리더라면 만 35세 정도가 적절하다는 데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년층 자체가 정치에 관심이 없다 보니 청년 정치인 나이 기준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2014년 6·4지방선거 등록후보의 평균 연령은 52.9세다. 광역의원 당선자 가운데 40세 미만은 전체 789명 가운데 20명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한국당은 지난달 31일 청년에게 후보 경선 득표수의 20%를 가산점으로 부여하기로 했다. 정의당도 지난 4일 청년에게 경선 득표수의 최고 60%를 가산점으로 주기로 했다. 정치권은 청년 인센티브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청년의 정치 참여가 시급히 강화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자 인센티브를 주는 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청년 정치를 가로막는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당 이미지 쇄신을 목적으로 ‘청년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만 그친다면 오히려 청년 정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청년 정치인을 흥행 카드만이 아니라 당과 정치권에 제대로 뿌리 내릴 수 있는 인적 자산으로 키우려는 노력을 수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자금’ 문제에 대해서도 기성 정치권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각 당이 청년 정치인 우대 정책으로 내놓은 가산점 제도에는 정작 돈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 ●생계형 정치인 되면 가치 있는 일 못해 이 위원장은 “공식 선거일 이전에 사용되는 선거 자금은 보전받지 못한다”면서 “당내 경선 등의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부위원장도 “정치활동은 생업을 뿌리치고 전념해야 하는데 정작 정치의 영역에서 돈을 버는 일은 매우 한정적”이라며 “생계형 정치인이 되다 보면 닥치는 일을 더 많이 하게 돼 정작 가치 있는 일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털어놨다. 청년 정치인을 바라보는 고정관념도 걸림돌이다. 정 부대표는 “청년 정치인에게 으레 청년 의제만 기대하는데, 청년 정치는 청년의 시대정신을 통해 사회 전체 문제를 대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97@seoul.co.kr
  • [단독]백철기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는 없다”

    [단독]백철기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는 없다”

    “매스스타트 페이스메이커 작전, 선수 동의받은 것”빙상연맹 적폐 논란에 “책임지고 거취 고민할 것” 백철기(56)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은 특정 선수의 성적을 위해 희생된 선수가 많다는 ‘스케이트맘의 폭로’<☞[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를 전면 부인했다.백 감독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작전은 감독이 짜는 것이고 선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밀어주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두 다 협력해서 하는 것이지 특정 선수 밀어주기란 없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백 감독과의 일문일답. Q.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30·대한항공)의 금메달을 위해 정재원(17·동북고)이 희생했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뿐만 아니라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같은 방식의 작전이 동원됐다. A.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선수들이 서로 협력하지 않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여자 경기 이후 남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하는 이승훈, 이진영(25·강원도청), 김민석(19·평촌고) 등 3명과 만났다. “여자 경기를 봐라.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누구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순번을 정해서 상황에 따라 누가 붙일 것(1위와 격차를 좁히는 역할)인지 정했다. 이승훈도 붙이는 역할이 있었다. 작전상 선수들의 동의를 받은 것이고 그 덕에 메달을 딸 수 있었다. Q. 이승훈이 페이스메이커로 나선 경기를 보지 못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정재원만 페이스메이커로 달렸다. A. 정재원 인터뷰를 보면 알 것이다. 어린 선수가 “팀을 위해서 작전을 한 것”이라고 했다. 본인도 그렇게 인터뷰를 했다면 그 경기결과를 받아들인 것이다.Q. 매스스타트는 팀 경기가 아니라 개인전 아닌가. A. 개인전이다. 그런데 팀 플레이를 안 하면 협력을 안 했다고 지적하고, 팀 플레이를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짬짜미라고 한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모르겠다. Q. 남자 팀추월에서 후보 엔트리에 있던 주형준(27·동두천시청)이 한번도 출전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A. 주형준은 올림픽 (출전 자격) 쿼터를 못 딴 선수였다. 이승훈이 1500m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해서 주형준이 출전하게 된 것이다. 후보선수가 뛸 지 여부는 감독인 내가 판단한다. Q. 남자 팀 추월 금메달을 딴 노르웨이와 동메달을 딴 네덜란드는 준준결승에서 후보 선수를 한 명씩 뛰게 해서 4명이 모두 메달을 받았다. A. 다른 나라 얘기를 하면 곤란하다. 결승을 앞두고 이승훈, 정재원, 김민석을 불러 물어봤다. 결승전인데 아프거나 하면 후보로 교체할 수 있다. 김민석과 정재원은 둘다 결승에 임하기 전에 체력적으로 별 문제가 없으니 게임에 나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후보로 교체하지 못했다. 주전 선수들이 결승까지 뛰겠다고 의사를 밝혔는데 주전을 빼고 후보를 넣으면 주전 선수들 부모가 가만히 있겠나. Q. 이승훈, 김보름(25·강원도청), 정재원을 한국체대에서 별도로 훈련시켰다. 특혜 훈련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내가 직접 빙상연맹에 (개인 훈련을) 요청했다. 그 선수들에게 필요한 훈련을 한 것이다.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이승훈이 직접 인터뷰에서 얘기했다.Q. 팀 추월은 팀 훈련이 필수인데 그 선수들을 따로 빼서 훈련하면 어떡하나. A. 개인 종목의 훈련을 해 나가면서 팀 추월도 준비하는 것이다. 개인 종목 기량 향상을 위해 연맹에 요청했다. 매일 팀 추월만 연습할 수는 없다. Q.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한체대 교수)이 뒤에서 국가대표팀 코치진에 지시를 내리고 코치들이 이를 그대로 따른다는 의혹이 있다. A. 내가 국가대표 감독을 맡은 지 2년이 됐다. 그런 일이 있다면 감독 자리를 안 하고 다른 데 갔을 것이다. 지도자들끼리 상의해서 (팀 운영을) 결정한다. (전 부회장이)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지는 않는다. 물론 의논은 할 수 있다. Q. ‘여자 팀 추월 불화’를 두고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빙상연맹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지적도 강하게 나온다. A. 1차적으로 노선영 사건이 있었을 때 절대적으로 감독 책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자 팀 추월 관련 기자회견을 할 때도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올림픽이 끝났으니 책임질 일이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 거취를 고려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단독]스케이트맘의 폭로…“우리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였다”

    이승훈의 금메달을 위해 희생한 선수 더 많아‘빙상 대통령’ 전명규 두려워 입 다문 현직 스케이트맘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 없다” “우리 아들은 ‘탱크’(페이스메이커)였어요. 처음부터 빠르게 달려 나가 다른 선수들 힘을 빼놓는 역할을 했죠. 앞에 서면 공기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체력이 금세 떨어져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 아이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뒤로 처지죠. 그 사이 체력을 비축한 이승훈이 치고 나가는 거예요. 폭발적인 스피드로 금메달을 따죠. 그런데 아직도 그 방식으로 하고 있더라고요.”지난 24일 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를 본 A씨는 씁쓸한 마음에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A씨는 전직 ‘스케이트맘’이다. 그의 아들은 스피드스케이팅 유망주였지만 21살 때 스스로 운동을 그만 뒀다. 자정쯤 시작된 A씨와의 통화는 1시 30분이 훌쩍 넘어서야 끝났다. 24일 경기는 이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마지막 경기였다. 이승훈(30·대한항공), 정재원(17·동북고)이 출전했다. 정재원이 체력을 소진해가며 앞에서 달린 덕에 이승훈은 금메달을 땄다. 이른바 ‘페이스메이커’ 작전이었다. 정재원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희생이라는 단어보다는 팀 플레이였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관련기사 클릭: ‘금빛 조력’ 막내 정재원… “희생요? 팀플레이였죠”) A씨는 “정재원도 4년 뒤에 어찌될 지 몰라요. 그때 가봐야 아는 일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A씨의 아들은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생이 되자 빙상계의 두 산맥인 한국체대와 단국대 코치들이 지방에 있는 A씨를 찾아와 입학을 권유했다. “서로 우리 아들 보내달라고 제안했어요. 아무래도 국가 지원 받쳐주고 스케이트 잘 타는 애들이 가던 한체대에 보내기로 했어요. 그때 권모 코치가 뭐라 했는지 아세요? ‘우리 아들 데려가서 영광이라고, 훌륭한 선수 만들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랬던 녀석이 1년도 안 돼 ‘엄마, 나 못하겠어. 빙상장은 쳐다보기도 싫어’라고 하는 거예요. 피가 거꾸로 솟지, 안 솟아요?”A씨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몰려있는 시즌인 겨울이 되면 초등학생 아들을 서울에 올려 보냈다. 훈련비용, 장비 값, 체력 보충에 좋다는 약도 지어 먹이다보니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시합이라도 있는 날이면 아들 경기를 보려고 꼭두새벽같이 집을 출발해 자정이 넘어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잦았다. 다른 식구들에게 신경 써주지 못한 게 평생 마음의 빚이다. 그래도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로 얼음판을 지치던 아들을 말릴 수는 없었다. 그랬던 아이가 갑자기 운동을 그만 두겠다고 통보했다. “이모 코치 등 코치진의 무리한 지도로 아이가 완전히 망가졌어요. 잘 하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그만큼 실력이 늘겠지 기대했어요. 그런데 6개월 동안 애 몸 상태는 보지도 않고 죽어라 훈련을 시킨 거예요. 힘들면 좀 쉬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분위기였대요. 몸이 과부하가 걸리는 걸 알면서도 시키는 대로 해야 했던 거예요.” 한체대 입학 전, 국제 대회에 나간 A씨의 아들은 이승훈의 탱크가 돼야 했다. “작전은 단순했어요. ‘이승훈 4관왕 만들기’ 아들에게 주어진 미션이었죠. 매스스타트가 국제경기 종목으로 채택된 지 얼마 안 됐던 때였어요. 앞에서 치고 나가는 선수가 한두 명 있는데, 그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뒤에서 체력 아끼고 있던 이승훈도 나중에 따라잡기 힘들어져요. 2위권 그룹에서 1위와의 격차를 따라붙어주는 역할이 필요했던 거예요. 우리 아들은 그걸 몸이 부서져라 했어요.” A씨는 그동안 쏟아 부은 노력과 투자가 너무 아까워 아들의 마음을 돌이키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한체대 2학년을 마친 뒤 그만뒀다. 한체대 교수는 “스피드스케이팅이 하기 싫으면 쇼트트랙으로 전향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코너 연습을 위한 쇼트트랙도 곧잘 타던 아들이었다. 그러나 A씨는 아들의 한 마디에 깨끗이 마음을 접었다. “엄마, 내가 쇼트트랙 가면 거기 애들 끌어주는 거밖에 더 하겠어?”●2011년부터 이승훈 위한 ‘탱크’ 작전 시작 탱크로 사용된 선수는 한둘이 아니다. 쇼트트랙의 경기 방식을 차용한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인 매스스타트는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 처음 등장했다. 상위권 입상을 위해선 희생조가 필요하다는 게 빙상연맹과 코치진의 생각이었다. 2011년 대회에서는 박석민(26)과 고태훈(26)이 이승훈의 체력 안배를 위해 ‘총알받이’로 나섰다. 16바퀴를 도는 경기에서 박석민과 고태훈은 중후반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레이스를 끌었다. 당시 경기 영상을 보면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끌어주느냐에 이승훈의 메달 색이 결정된다”는 해설이 나온다. 이승훈은 두 선수의 도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효과가 입증된 ‘금메달 제조 작전’은 최근까지도 적용됐다. 지난해 2월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마지막 바퀴가 돼서야 후미에 있던 이승훈이 치고 나와 폭발적인 스피드로 1위를 차지한다. 결승선에 들어온 이승훈은 김민석의 등을 두드리며 “고마워. 고생했다”라고 말한다. 이후 2017~2018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 시즌에서는 정재원이 탱크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1차 대회와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4차 대회에서 이승훈과 정재원은 매스스타트 결승에 나란히 진출했다. 헤렌벤 대회에서는 이승훈이 1위, 정재원이 3위로 들어왔고, 솔트레이크 대회에서는 이승훈이 1위, 정재원이 10명 가운데 9위로 들어왔다. 헤렌벤 경기에서 정재원의 스케이팅이 시원치 않자 코치진은 정재원을 향해 “재원이 가. 호흡하라고 호흡”이라며 소리를 지른다. 작전이 생각대로 되지 않자 이승훈은 5바퀴 남긴 시점부터 일찌감치 2~4위권으로 나오는 작전을 편다. ●‘탱크’ 거부하면 국가대표 선발 등에 불이익 탱크를 하기 싫으면 거부하면 되지 않을까. 또 다른 스케이트맘 B씨는 “탱크를 안 하겠다고 하는 순간 찍혀요. 선수는 감히 코치진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어요”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후보였던 주형준(27·동두천시청)이 단 한 경기도 나가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B씨는 “한 국제대회 매스스타트 경기를 앞두고 주형준이 이승훈의 탱크가 되는 것을 거부해 전명규 교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이번 팀 추월에 나가지 못한 것도 괘씸죄일거예요”라고 전했다. B씨는 “팀 추월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네덜란드가 준결승전에서 떨어졌어요. 노르웨이가 올림픽 신기록으로 네덜란드를 이겼고요. 이미 결승에 진출했던 우리 팀은 지더라도 은메달이 확보된 상황이었잖아요. 준준결승부터 한 번도 쉬지 않은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 중에 특히 정재원의 체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어요. 대신 주형준을 투입했더라면 금메달을 땄을지도 몰라요. 빙상판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보세요. 다들 이상하다고 하죠”고 말했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도 ‘김보름(25·강원도청) 밀어주기’ 작전을 거부한 선수들이 피해를 봤다는 의혹이 나온다. 삿포로 아시안게임 여자 매스스타트에는 김보름, 박도영(25), 박지우(20·의정부여고) 등 3명이 출전했다. 박도영과 박지우는 김보름 밀어주기에 협조하지 않았다.일본 선수 2명이 치고 나가 2위 그룹과 격차를 거의 한 바퀴 가까이 벌렸는데도 박도영과 박지우는 둘 다 나서지 않았다. 당시 중계영상과 해설을 보면 “저렇게 되면 김보름이 나중에 따라잡기가 불가능하다. 간격을 좁혀주려면 누가 따라 붙어야 하는 데 아무도 그 역할을 안 해주고 있다. 빨리 대줘야 한다”며 채근하기도 한다. B씨는 “이 일로 박도영이 연맹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이 파다했어요. 그래도 김보름의 탱크는 누군가 해줘야 하니 박지우를 달래 김보름과 함께 훈련시킨 것이라는 말도 있었고요. 박지우가 이번 올림픽 매스스타트 결승에 올라가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엄마들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맘 C씨는 “이런 식이면 누가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어요. 아무도 탱크 안 하려고 해요. 그나마 힘 없는 어린 선수한테 ‘다음에는 널 밀어주겠다’는 미끼를 주고 희생양이 되기를 강요하고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금메달리스트 스벤 크라머는 동료 위해 페이스메이커로 나섰는데… A씨는 “일생에 한 번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인데 왜 어린 선수들이 그런 희생을 해야 하나요? 선수마다 전성기는 다 달라요. 몸 상태에 따라 20대 초반에 전성기가 올 수도 있고 이승훈 같은 경우에는 30대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 탈 수 있는 거예요. 어린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팀을 위한 희생을 강요하는 건 더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B씨는 “매스스타트는 분명히 개인 종목이예요. 팀플레이가 필요하다면 왜 어린 선수들만 탱크 역할을 해야 하나요? 이승훈은 혼자서도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는 실력 있는 선수예요. 후배들을 위해서 16바퀴 중에 2~3바퀴를 앞에서 끌어줄 수 있다고요. 그러면 후배도 같이 메달 딸 수 있는 거잖아요. 이번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처럼요. 어떻게 한 사람을 위해 나머지가 희생하는 전략이 팀을 위한 거라고 할 수 있나요? 금메달은 나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C씨의 아들은 팀 추월에서 활약했던 전직 국가대표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3위 안에 들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갑자기 다른 선수가 감독 추천을 통해 후보 엔트리에 들어왔다. C씨의 아들은 갑자기 올림픽 훈련에서 제외됐다. C씨는 “팀 추월은 3명이 함께 자리를 바꿔가며 한 호흡으로 뛰어야 하는 경기예요. 그만큼 팀 훈련이 중요해요. 그런데 올림픽 직전 사전 준비대회인 월드컵에서 우리 아들 대신 후보 선수를 넣어 연습했더라고요. 국대 선발전을 통해 공식 선발된 선수를 빼고요. 호흡을 맞춰 훈련해 볼 기회조차 없었던 거죠”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올림픽에 출전한 C씨의 아들은 메달 획득에 결국 실패했다.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 도마에 선수 부모들은 국가대표 선발을 심의하는 빙상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의 밀실 운영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특정 선수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선발 조항이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흔했다는 것이다. C씨는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도록 돼 있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하면 국가대표 자격을 2년간 유지할 수 있는 조항도 있었어요. 1년 후 국가대표를 미리 뽑아 놓는 꼴이에요. 논란 끝에 지금은 없어졌지만요. 국가대표 선발 전 모든 조항을 공개하라고 연맹에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유야무야 됐어요”라고 지적했다.●특정 선수 위한 특별훈련···상대적 박탈감 불러 훈련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국가대표인 노선영(29·콜핑팀)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이승훈, 김보름, 정재원이 한체대에서 별도로 특별훈련을 받는 등 차별이 심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C씨는 “2010년만 해도 선수촌을 이탈해 별도 훈련을 받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기량 향상을 위해서 별도로 육상 레슨을 받게 하고 싶었는데 거절당했거든요. 지금 개인훈련 관련 조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것 역시 특정 선수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꼼수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개인 특별훈련을 받지 못한 선수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고 선수 부모들은 전했다. B씨는 “별도 훈련을 받던 이승훈이 선수촌에 복귀하는 걸 다른 선수들이 무척 싫어해요. 이승훈이 오는 순간 기존 훈련은 모두 없던 게 되고 이승훈 맞춤형 훈련이 다시 시작된다는 거예요. 스피드 스케이트는 굉장히 예민한 운동이에요. 운동 루틴에 몸이 길들어 있는데 확 바뀐 훈련 프로그램을 하게 되면 몸에 무리도 되고 실력이 도리어 깎일 수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은 특정 선수를 위한 대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작전, 이를 따르지 않는 선수를 배제하는 관행 등의 이면에 전명규 교수가 있다고 지목한다.빙상판을 좌지우지한다는 전명규 교수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B씨는 “그 사람 눈에 들면 모든 것이 해결돼요. 국가대표 선발, 특별 훈련, 금메달, 실업팀, 스폰서까지 풀 패키지로 제공된다는 거예요. ‘전명규 라인’에 일단 들면 아무 걱정이 없는 거죠. 그러려면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전 교수 말을 절대 거역해선 안돼요”라고 말했다. 빙상 실업팀 대부분도 전 교수의 “손아귀”에 있다는 게 선수 부모들의 주장이다. B씨는 “한체대와 빙상 파벌 한 축을 이룬 단국대 계열 코치가 있는 실업팀에 가면 전 교수와 완전 원수지간이 되는 거예요.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한체대 안 보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C씨는 “파벌의 문제를 떠나서 비인기 엘리트 종목이 이런 식으로 키워진 게 문제라는 인식이 공유돼야 해요. 전 교수가 800개의 메달을 만든 제조기라고요? 그 아래 쓰러져간 개인의 희생은요? 누가 기억이나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기자는 현직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2명의 어머니에게 추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우리 아이는 계속 빙상판에서 운동하고 실업팀도 가야 한다. 행여 피해가 갈까 두렵다”, “우리 아이는 2022 베이징올림픽에 나가야 한다”는 이유였다.B씨는 “그 엄마들도 전 교수와 이승훈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소릴 입에 달고 살던 엄마들이에요. 빙상연맹과 전 교수의 전횡을 고발하면 자기 아이 다칠까 걱정해서 전면에 나서려 하지 않는 거예요. 왜 그렇겠어요? 국가대표 코치진, 실업팀 코치진까지 다 전 교수의 ‘아바타’일 뿐이에요. 폭로해봤자 전 교수가 꽉 잡고 있는 빙상판 권력을 깰 수 없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못 나서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한국체대·빙상연맹 특별감사 필요” 지적 선수 부모들은 빙상연맹과 한국체대의 개혁을 위해서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국가대표 선발과 훈련이 특정 개인의 힘으로 좌우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스케이트맘이 모인 단체 메신저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연맹 인사들 다 쳐내고 밥 데용 코치를 회장으로 앉히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했던 것처럼 아예 외국인이 개혁의 칼자루를 쥐게 하자는 얘기다. B씨는 “전 교수가 무서워 피해 사실을 얘기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빙상계에서 ‘#미투’가 일어나려면 정부 당국에서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개별적으로, 아무도 모르게 불러서 일대일로 조사해야 해요. 피해 사례 수집하고 빙상연맹 감사도 해야 하고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신문은 전명규 교수의 반론은 듣고자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빙상연맹은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통화를 권유했다. 백 감독은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이승훈 밀어주기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관련기사 클릭: [단독] 백철기 감독 “이승훈 밀어주기는 없다”) 백 감독은 “작전은 감독이 짜는 것이고 선수가 동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감독은 일부 선수가 특별훈련을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개인 종목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감독인 내가 직접 빙상연맹에 요청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노선영 울 때, 이승훈 기쁠 때…따뜻했던 밥 데용 리더십

    노선영 울 때, 이승훈 기쁠 때…따뜻했던 밥 데용 리더십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밥 데용(42) 코치가 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보여준 따뜻한 리더십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한국 팬들 사이에서 박대영(이름을 한국식 발음으로 부른 것)코치로 불리기도 한다.밥 데용 코치는 빙상 강국 네덜란드의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벤쿠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다. 당시 이승훈을 목마를 태우는 장면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한국 코치로 선임됐다. 30대 후반까지 선수생활을 했던 만큼 한국 선수들에게 세심한 지도를 했고 실제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번 올림픽에서 10000m 최고 기록 경신, 팀 추월 2연속 은메달, 매스스타트 초대챔피언으로 빙속의 전설이 된 이승훈은 “밥 데용 코치는 경기 전에 옷을 몇 분에 입고, 스케이트는 언제 신어야 할 지 분단위로 코치해줬다”고 말했다. 코칭 실력만큼 눈에 띄었던 건 파벌 논란으로 어수선한 대표팀 선수들을 다독이고 위로해주던 모습이었다. 지난 19일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김보름, 박지우와 어울리지 못하고 뒤늦게 결승선을 통과해 눈물을 흘리던 노선영을 위로한 것 역시 밥 데용 코치였다. 김보름, 박지우 그리고 감독까지 노선영에게 경기 부진의 결과를 넘기는 듯한 인터뷰를 할 때 밥 코치는 트위터에 ‘불행히도 놀랍지 않다. 7위 또는 8위를 할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다’라는 의미심장한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지난 21일 남자 팀 추월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이 은메달을 획득하자 아쉬움에 모자를 던진 밥 코치는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 선수에게 다가가 일일이 포옹하고 격려했다. 특히 막내 정재원에 볼에 입을 맞추는 영상은 중계 카메라 잡혀 화제가 됐다. 지난 24일 이승훈도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밥 코치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이 모습을 본 제갈성렬 SBS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는 그런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보인다. 볼수록 정이 간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림픽이 끝난 25일 밥 코치의 트위터엔 “아름다운 코리아 올림픽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수호랑을 배경으로 관광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그는 “한국 팬들의 많은 관심에 기분이 좋다. 평창올림픽에 참여한 것은 특별한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팬들은 그의 트위터에 응원과 감사의 말을 보냈다.“당신은 훌륭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많은 한국인이 당신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팀추월 경기에서 당신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줬습니다” 와 같은 응원 답글이 이어지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삼성 갤럭시S9 ‘언팩 2018’은 증강현실 마법쇼…AR 이모지 기능 돋보여

    삼성 갤럭시S9 ‘언팩 2018’은 증강현실 마법쇼…AR 이모지 기능 돋보여

    삼성전자의 ‘언팩 2018’은 손바닥 안에 들어가는 크기의 갤럭시S9(갤스9)로 보여주는 한시간짜리 ‘증강현실(AR) 마법쇼’였다.행사 시작 약 두시간 전인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4시쯤부터 유럽의 유명 컨벤션센터인 피라 바르셀로나 몬주익 앞엔 세계 각국에서 온 언론인, 블로거 등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입장이 시작돼 행사장 영내로 들어가 보니, 현지 보안업체 직원들이 가방을 뒤지는 등 엄격하게 검문검색을 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언팩 2018 앱을 통해 미리 받은 QR코드를 보안 직원에게 보여주고 입장했다. 행사장 안엔 초대형 스크린이 사각기둥 모양으로 천장 한가운데 매달려 있었고, 신제품의 대표적 색상과 비슷한 보랏빛 조명이 은은하게 켜져 있었다. 그 아래 마련된 무대에서 임원들이 차례로 나와 행사를 진행하고, 그 모습을 스크린과 함께 볼 수 있게 돼 있었다. 앱의 증강현실(AR) 기능을 켜서 스크린에 있는 와이파이 마크를 비췄더니 화면에 3D 와이파이 마크가 나와 움직였고 이를 터치하자, 패스워드 입력 없이 와이파이가 연결됐다. 첫 진행자로 나온 고동진 IM 부문장(사장)이 “삼성전자는 그 동안 ‘못한다(can’t)’고 하는 부분에서 본질적인 가능성(can)을 찾아 왔다”면서 “갤스9이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이 갤스9를 소개하자, 스크린엔 관객 5000여명이 가득 메운 행사장 영상이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하나의 AR로 펼쳐지며 마법쇼가 시작됐다. 저스틴 데니슨 미국법인 상품전략 담당의 설명에 따라 ‘언팩 2018’ 앱의 AR 기능을 켜고, 입장할 때 받은 출입카드를 비추자 영상 속에서는 손안의 출입카드가 갤스9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카드를 이리저리 움직였더니 영상도 따라 움직였다. 앞서 알려졌던 강력한 카메라 기능들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자, 관람객들은 휘파람과 환호성을 여러차례 쏟아냈다. 조너선 웡 미국법인 마케팅담당은 빈 컵에 물 따르는 장면을 ‘슈퍼슬로모’로 보여줬다. 초당 960프레임으로 찍은 영상은 내셔널 지오그래피의 전문 다큐멘터리 장비로 찍은 것처럼 물방울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 생생하게 표현했다. 웡은 조명을 끄고 조리갯값 F1.5를 이용해 저조도 촬영 모드로 찍은 사진을 스크린에 띄우기도했다.사용자의 얼굴을 3D 캐릭터로 만들어 주는 ‘AR 이모지’도 웡이 시연했다. 실시간으로 연결된 갤스9을 들고 나와, 자신의 얼굴을 비추고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뚝딱 만들었다. 웡이 눈썹을 치켜올리고 입을 벌리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짓자, 아바타가 거의 그대로 따라했다. 웡은 그 뒤 객석에 앉아 있는 데니스와 아바타를 이용해 영상통화를 했다. 스크린에 두 사람의 아바타가 그들의 입모양과 표정을 실시간으로 표현하며 대화를 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업그레이드 된 ‘빅스비 비전’도 무대에 올랐다. 스페인어로 된 메뉴판에 갤스9를 갖다 대니, 화면 속엔 번역된 영어 메뉴판이 나타났다. 마지막엔 흰 옷을 입은 댄스팀이 무대위에 모여서 신나게 춤을 췄다. 그들은 이어 갤스9 티저 영상에 등장하는 민들레 씨앗처럼 무대 밖으로 빠져나갔다. 출입구 오른쪽 검은 커튼이 열리자 갤스9 체험공간이 드러났다. 체험공간에서 신제품을 만져보고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갤스9는 전작인 갤스8과 외관이 거의 같았다. ‘슈퍼 슬로모’ 기능을 켜고 화면에 나타난 사각형 앞에서 손을 빠르게 흔들자, 손이 사각형 안을 지나는 순간에 영상이 슬로모션으로 표현됐다. AR 버튼을 누르고 셀카를 찍어 성별을 선택하니 아바타가 만들어졌다. 서구 사람들의 눈에 비친 전형적인 동양인 모습 같았지만 꽤 닮아 있었다. 얼굴 표정을 움직이며 동영상을 찍어봤더니, 아바타로 제법 비슷하게 표현됐다. 몇 초만에 얼굴 위 100개의 점을 따, 캐릭터를 만들고 움직임을 표현한다고 한다. 자신을 정보기술(IT)블로거라고 소개한 미국인 남성은 “내 얼굴을 캐릭터로 만든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경험”이라면서 “예약 판매를 이용해 제품을 빨리 받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찰나의 순간도 촬영 vs 사물 비추면 쇼핑정보 ‘척척’

    찰나의 순간도 촬영 vs 사물 비추면 쇼핑정보 ‘척척’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208개국 23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다. LG전자도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V30S 씽큐’를 공개했다.개막식 하루 전날인 25일 피라 몬주익에서 ‘갤럭시 언팩(공개)’ 행사를 연 삼성전자는 그동안 숨겨 왔던 ‘갤럭시S9’의 첨단 병기를 소개했다. 예상대로 핵심은 카메라였다. 갤럭시S9 후면에는 1200만 화소 싱글 카메라가, 갤럭시S9플러스에는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다. 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다. 후면 카메라는 수동으로 F1.5/F2.4 조리개 조절이 가능하다. 조리개값 F는 렌즈 밝기를 나타내는 수치로, F값이 1에 가까울수록 조리개가 많이 열려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인다. F1.5는 업계에서 가장 밝은 수준이다.아이의 순간적인 표정, 물 풍선을 터뜨리는 찰나까지 포착하는 초고속 카메라 기능도 시선을 붙잡았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3단 적층 이미지센서에 초당 1000프레임 이상 찍을 수 있는 슬로모션 모드(슈퍼 슬로모) 덕분이다. 자동 감지 모드를 사용해 움직이는 피사체의 ‘순간’도 캡처할 수 있다. 이용자 얼굴로 3차원(3D) 캐릭터를 만들어 움직임을 따라 하는 ‘3D 이모지’ 기능이 들어갔다. 홍채 인식과 안면 인식을 결합한 3D 안면 인식 기술인 ‘인텔리전스 스캔’은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얼굴을 인식한다. 이날 행사장 바깥에 마련된 갤럭시S9 체험존은 일찍부터 방문객들로 인산인해였다. 고동진 모바일(IM) 담당 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도 행사 1시간여 전부터 등장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삼성전자는 행사 초대장도 카메라를 활용한 증강현실(AR)을 이용했다. 삼성이나 갤럭시 로고를 애플리케이션(앱)의 카메라 기능으로 비추면 화면에 갤럭시S9의 3D 영상이 나타나는 식이다. 28일 국내 예약판매를 시작으로 다음달 16일 공식 출시된다. 가격은 100만원 안팎으로 전작 갤럭시S8(64GB·93만 5000원)보다 비싸질 전망이다. LG의 AI 브랜드 ‘씽큐’를 처음 담은 ‘V30S 씽큐’는 카메라 편의성과 음성인식 기능을 크게 업그레이드했다. AI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자동 분석, 인물·음식·애완동물·풍경·도시·꽃·일출·일몰 등 8개 모드 중 최적의 촬영 모드를 추천해 준다. 이날 바르셀로나 멜리아 호텔에 마련된 체험장에서 ‘V30S 씽큐’로 빵이 담긴 접시를 비췄다. 화면에 ‘기성음식’, ‘접시’ 같은 단어가 떴다. 화면 속 빵을 터치하자 카메라는 음식 촬영모드를 추천했다. 행인이 프레임에 들어오니 ‘패셔니스타’, ‘사람들’ 단어가 나타났다. ‘Q렌즈’는 피사체를 비추면 관련 쇼핑 정보까지 알려주는 기능이다. 블루투스 헤드셋을 비추고 검색 버튼을 누르자 포털 네이버의 쇼핑정보가 나열됐다. ‘브라이트 카메라’는 촬영 환경을 스스로 분석해 어두운 곳에서 기존보다 최대 2배 밝은 사진을 찍어 준다. 손을 대지 않고도 휴대전화를 쓸 수 있는 ‘Q보이스’로는 “안녕 LG, 방금 온 문자 읽어줘”라고 말하면 화면을 켜지 않고 최근 받은 메시지를 들려준다. 기존 ‘V30’보다 늘어난 메모리도 장점이다. 6GB 메모리에 저장용량은 ‘V30S 씽큐’가 128GB, ‘V30S 씽큐플러스’는 256GB다. LG전자는 전시장 입구 무인단말기에 관람객이 이름과 사용 언어를 입력하면 해당 언어로 대형 전광판에 환영 메시지를 띄워 줘 시선을 끌었다. 바르셀로나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12조달러 시장 잡아라”…5G 쟁탈전 본격화

    ‘3GPP’ 올 6월 국제 표준 선정 SK텔레콤 ‘360도 영상통화’ 시연 KTㆍ삼성전자 등도 융합 서비스 車 업체선 커넥티드카 기술 공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는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오는 6월 국제통신표준화기구(3GPP)가 5G 국제표준을 정하는 만큼 그 전에 주도권을 잡겠다는 경쟁이 치열하다. 그 전초전이 바로 MWC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쯤 5G가 본격 상용화에 들어가면 2035년까지 16개 산업 분야에서 12조 3000억 달러(약 1경 4030조 6100억원)의 가치를 만들어 낼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차세대 융복합 분야도 비약적으로 커지게 된다. 5G 기술표준 주도권을 확보하게 되면 이 거대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로는 유일하게 9년째 MWC에 단독 전시관을 차리고 있다. 올해 주제는 ‘완벽한 5G’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360도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상대방의 주변 환경을 입체적으로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것이다. 홀로그램 아바타를 보면서 대화하는 AI 스피커 ‘홀로박스’, VR 기기를 쓰고 가상 공간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보며 다른 사용자와 대화하는 ‘소셜VR’, 저전력 사물인터넷(IoT) 통신망과 자율주행차 등도 선보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상 모든 사물이 5G 통신망 안으로 들어오는 미래의 모습을 구현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구현한 KT도 ‘세계 최초 5G, KT를 경험하라’는 주제로 각종 융합서비스를 선보였다. ‘5G존’을 만들어 관람객들이 실제 단말기를 통해 기존 LTE망과의 차이를 체감하도록 했다. 여러 대의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합성해 송출하는 5G 방송 중계도 시연한다. 5G 기반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기가 드라이브’도 야심차게 내놓았다. 세계 최초로 5G가 접목된 멀티플레이 VR 게임 ‘스페셜포스VR’도 공개한다. 고화질 게임 영상이 끊어짐이나 지연 없이 초고속으로 무선 VR 기기에 전송된다. KT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게임이 진행돼 더 실감나고 멀미 등 부작용도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IoT와 AI 기반의 ‘일상’을 강조했다. 전시관에 실제 거실과 주방 등을 설치하고 스마트폰 등으로 간편하게 제동되는 환경을 보여 주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참관단을 파견해 글로벌 제조사와 5G 장비 개발을 논의하고 버라이즌, 보다폰 등 해외 대형 통신사들과의 사업 제휴를 모색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국내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세계 각국의 주요 CEO도 MWC 현장에 총출동했다. 올해는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도 참여해 5G로 구현되는 커넥티드카 기술을 구체적으로 공개한다. 바르셀로나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찰나의 순간도 촬영 vs 사물 비추면 쇼핑정보 ‘척척’

    찰나의 순간도 촬영 vs 사물 비추면 쇼핑정보 ‘척척’

    25일 오후 6시(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몬주익 건물 앞. 바깥에 마련된 갤럭시S9 체험존에는 ‘삼성의 야심작’을 만져 보려는 관람객들로 벌써 인산인해였다. 고동진 모바일(IM) 담당 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도 공식 공개행사 1시간 전부터 나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MWC 전시장 앞에는 MWC 개막을 알리는 플래카드와 갤스9 공개(언팩)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나란히 걸려 올해 MWC의 주인공이 갤스9임을 말해 주고 있었다.베일을 벗은 갤스9의 압권은 단연 카메라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글로벌 미디어, 파트너사에 보낸 초청장에 숫자 ‘9’와 함께 ‘카메라, 다시 상상되다’(The Camera. Reimagined)라는 문구를 적어 새 제품 카메라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임을 예고했다. 예상대로 갤스9 후면에는 싱글 카메라가, 갤스9플러스에는 듀얼 카메라가 탑재됐다.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다. 후면 카메라는 수동으로 F1.5/F2.4 조리개 조절이 가능하다.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값 F는 렌즈의 밝기를 나타내는 수치로, F값이 낮아 1에 가까울수록 조리개가 많이 열려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 F1.5는 업계에서 가장 밝은 수준이다.아이의 순간적인 표정이나 물 풍선을 터트리는 찰나의 순간 등 너무 빨라 포착할 수 없었던 일상의 장면을 담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 기능도 시선을 붙잡았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3단 적층 이미지센서에 초당 1000프레임 이상을 찍을 수 있는 슬로모션 모드(슈퍼 슬로모) 덕분이다. 자동 감지 모드를 사용하면 움직이는 피사체의 ‘순간’도 캡처할 수 있다. 자동으로 배경 음악도 삽입되고 지인들에게 전송도 할 수 있다. 애플이 아이폰X에서 선보였던 3차원(3D) 안면인식 기술도 구사,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오는 28일 국내 예약판매를 시작으로 다음달 16일 공식 출시된다. 가격은 100만원 안팎으로 전작 갤럭시S8(64GB·93만 5000원)보다 비싸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브랜드 ‘씽큐’를 처음 담은 LG전자의 새 스마트폰 ‘V30S씽큐’도 AI 기술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자동으로 피사체를 분석, 인물·음식·애완동물·풍경·도시·꽃·일출·일몰 등 8개 모드 중 최적의 촬영 모드를 추천해 준다. ‘Q렌즈’는 사진을 찍으면 피사체와 관련된 쇼핑 정보까지 알려 준다. 마음에 드는 손목시계를 찍기만 하면 비슷한 제품들과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을 손쉽게 알아볼 수도 있다. ‘브라이트 카메라’는 촬영 환경을 스스로 분석해 어두운 곳에서 기존보다 최대 2배까지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준다. 손을 대지 않고도 휴대폰을 쓸 수 있는 ‘음성 AI’ 기능도 강화됐다. 특히 ‘Q보이스’ 기능은 예컨대 “안녕 LG, 방금 온 문자 읽어줘”라고 말하면 스마트폰 화면을 켜지 않고도 최근 받은 메시지를 들려준다. 기존 V30보다 크게 늘어난 메모리도 장점이다. 6GB 메모리에 저장용량은 ‘V30S씽큐’가 128GB, ‘V30S씽큐플러스’는 256GB다. LG전자 관계자는 “외장 메모리에 저장하지 못하는 앱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해 저장 용량을 넉넉하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관람객 마르코 자드날디(52)는 “올해 MWC 전시 중에는 갤럭시S9이 가장 기대된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썰매ㆍ스노보드ㆍ컬링도 메달…동계 강국 초석 놨다

    썰매ㆍ스노보드ㆍ컬링도 메달…동계 강국 초석 놨다

    쇼트트랙 6개… 효자 종목 여전 빙속 ‘깜짝 성적’ 세대교체 효과 정부 “리우와 메달 포상금 같아” 목표 8-4-8 놓쳤지만 큰 성과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당초 계획했던 ‘8-4-8-4’(금 8, 은 4, 동메달 8개, 종합 4위)를 이루는 데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금 5, 은 8, 동메달 4개를 획득하며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의 기쁨을 누렸다.한국 선수단이 수집한 17개의 메달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14개(금 6, 은 6, 동메달 2개)의 메달을 훌쩍 뛰어넘었다. 밴쿠버올림픽에서는 14개의 메달로 종합 5위에 올랐으나 쇼트트랙 8개와 스피드스케이팅 5개, 피겨 1개 등 빙상 종목에만 한정됐다. 2014년 소치올림픽 때도 쇼트트랙 5개, 스피드스케이팅 2개, 피겨에서만 1개를 따냈다. 빙상을 제외한 스키,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등의 종목에도 선수들이 나서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가능성만 엿본 수준이었다. 8년 만에 최다 메달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특정 종목에 치우치지 않았기 때문이며 개최국으로서 메달 종목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서는 훨씬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이 배출됐다. 전통 메달밭인 쇼트트랙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가장 많은 메달을 가져다줬고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깜짝 메달’이 눈부셨다. 김민석(19)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아시아 최초의 메달이다. 차민규(25)도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땄다. 김태윤(24)도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얻었다. ‘맏형’ 이승훈(30)이 매스스타트 금메달과 팀추월 은메달로 팀을 이끌었다. 썰매와 설상 종목에서도 첫 메달이 탄생했다. 윤성빈은 스켈레톤에서 우리나라 썰매 종목의 첫 메달을 선사했다. 봅슬레이 4인승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우리나라도 썰매 종목 강국의 반열에 진입했다. 스노보드에서 은메달을 거둔 이상호(23)도 설상 종목에서 첫 메달을 수확,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설상에서 희망을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의 활약도 주목할 만했다. 준결승까지 9승1패를 기록했지만 결승에서 아쉽게 스웨덴에 무릎을 꿇으며 은메달에 그쳤지만 한국 컬링이 거둔 올림픽 첫 메달이다. 역대 최다 메달을 따내면서 선수들이 받을 포상금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평창올림픽의 정부 포상금은 개인전의 경우 금메달 6300만원, 은메달 3500만원, 동메달 2500만원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같다고 25일 밝혔다. 한국은 종합 순위 7위로 동계올림픽 여섯 번째 톱 10 진입을 아로새겼다. 생모리츠대회부터 참가해 늘 빈손이었는데 1992년 알베르빌대회(10위)를 시작으로 1994년 릴레함메르(6위), 1998년 나가노(9위), 2006년 토리노(7위), 2010년 밴쿠버대회(5위) 모두 열 손가락 안에 들었다. 평창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3만 7400m 뛴 ‘강철 체력’… 이승훈, 전설이 되다

    3만 7400m 뛴 ‘강철 체력’… 이승훈, 전설이 되다

    4개 종목 출전… 모두 ‘톱5’ 올라 통산 금2·은3… 亞 빙속 최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도 출전 “이젠 미뤘던 신혼여행 가야죠” 걸어온 길 자체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의 역사였다. “매스스타트와 팀추월 메달을 위해 5000m와 1만m를 접어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주저앉는 순간,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에서 한국의 명맥을 함께 끊게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보란 듯이 출전한 4개 종목에서 모두 5위 안에 드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리고 피날레는 금메달이었다.이승훈(30)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 있는 전설’로 우뚝 섰다.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최초로 5개의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데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뽐낸 ‘강철 체력’은 여느 선수로선 쉽사리 범접할 수 없는 경지였다. 2022년 베이징대회에도 출전할 의사를 밝혀 그의 올림픽 여정은 현재진행형이다.이승훈은 지난 24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막판 폭풍 질주로 초대 매스스타트 올림픽 챔피언을 꿰찼다.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올림픽 메달(금 2개, 은 3개)이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1만m 금메달, 5000m 은메달을 획득했고, 2014년 소치 대회 팀추월에선 포디엄 두 번째에 섰다. 평창에선 동생뻘 김민석(19), 정재원(17)과 함께 호흡을 맞춰 팀추월에서 다시 한번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모두가 기대했던 매스스타트에서 대한민국에 다섯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이승훈이 4년 뒤 베이징 대회에서 메달을 추가한다면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현재 쇼트트랙 전이경(금 4개, 동 1개), 박승희(금 2개, 동 3개)와 함께 공동 1위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한정한다면 독보적인 1위다. 그를 대단하게 여기는 점은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에서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서양 선수들과 능히 맞선다는 데 있다. 아시아에선 적수가 아예 없다. 그는 평창에서 1만m, 5000m, 팀추월(3200m), 매스스타트(6400m) 등 모두 4경기를 치러냈다. 팀추월에선 세 경기(9600m)를 뛰었고, 매스스타트에선 두 경기(1만 2800m)에 나섰다. 이에 따라 올림픽 기간에 뛴 거리만 3만 7400m(37.4㎞). 몸을 풀기 위한 연습주행까지 포함하면 4만m를 가볍게 넘는다. 그는 혹시라도 5000m와 1만m 출전으로 팀추월과 매스스타트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했다. 이를 더 악물었다. 400m 트랙 여덟 바퀴를 도는 팀추월에선 절반을 선두에 서서 이끌었다. 그는 강철 체력에 대해 “훈련밖에 특별한 비결은 없다. 같이 훈련하는 동료들보다 더 하려고, 어린 친구보다 앞장서려고 노력했다. 그런 과정이 저를 만든 것 같다. 앞으로 베이징 대회를 목표로 준비해 가장 앞에서 달리도록 더 애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올림픽 준비를 해야 해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다. 아내가 희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야 할 듯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엠바고] “더 나은 미래로” 갤럭시 S9의 매직

    [엠바고] “더 나은 미래로” 갤럭시 S9의 매직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되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에서다.개막식 하루 전날 현지에서 ‘갤럭시 언팩(공개)’ 행사를 연 삼성전자는 그동안 숨겨 왔던 ‘갤럭시S9’의 첨단 병기를 소개했다. 예상대로 핵심은 카메라였다. 이용자의 얼굴로 3차원(3D) 캐릭터를 만들어 움직임을 따라 하는 ‘3D 이모지’ 기능이 들어갔다. 3D 안면 인식도 가능하다. 홍채 인식과 안면 인식 기능을 결합시켜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얼굴을 인식하는 ‘인텔리전스 스캔’ 기술이 도입됐다. 이런 특징을 부각시켜 삼성전자는 언팩 행사의 초대장부터 증강현실(AR)을 이용했다. 삼성이나 갤럭시 로고를 앱의 카메라 기능으로 비추면 화면에 3D 영상으로 구현된 갤럭시S9이 나타나는 식이다. 앞서 해외 파워블로거들은 이 앱 코드를 풀어 갤스9을 미리 체험해 보고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LG전자도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V30S씽큐’를 공개했다. LG의 AI 브랜드인 씽큐를 처음 탑재한 V30은 카메라 편의성과 음성인식 기능을 크게 업그레이드했다. 전시장 입구의 무인 정보단말기에 관람객이 이름과 사용 언어를 입력하면 해당 언어로 대형 전광판에 환영 메시지를 띄워 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올해 MWC에는 세계 208개국에서 230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바르셀로나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씽큐’ 담은 LG전자 V30 나왔다

    ‘씽큐’ 담은 LG전자 V30 나왔다

    LG전자가 지난달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처음 선보인 인공지능(AI) 브랜드 ‘씽큐’를 담은 새 스마트폰을 공개했다.LG전자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서(MWC)2018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5일(현지시간) ‘V30S씽큐’를 선보였다. V30S씽큐는 앞서 예상된 것처럼 AI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LG전자는 제품이 카메라 편의성을 높이는 비전AI와 음성인식 기능의 범위를 넓힌 음성AI, 두 가지 주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비전AI 중 ‘AI카메라’는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자동으로 피사체를 분석, 인물·음식·애완동물·풍경·도시·꽃·일출·일몰 등 8개 모드 중 최적의 촬영모드를 추천하는 기능이다. ‘Q렌즈’는 사진을 찍으면 피사체와 관련된 쇼핑정보까지 알려준다. 사용자는 마음에 드는 손목시계를 찍기만 하면 비슷한 제품들과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을 손쉽게 알아볼 수 있다. ‘브라이트카메라’는 촬영 환경을 스스로 분석해 어두운 곳에서 기존보다 최대 2배까지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음성AI는 손을 대지 않고도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Q보이스’는 카메라, 전화, 메시지, 날씨, Q렌즈 등 기능을 음성만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하이 LG, 방금 온 문자 읽어줘”라고 얘기하면 화면을 켜지 않고도 최근 받은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LG전자는 이번에도 V30S씽큐만의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도 크게 늘렸다. V30S씽큐의 제원은 기존 V30에서 메모리를 크게 늘렸다. 6GB의 메모리에 저장용량은 V30S씽큐가 128GB, V30S씽큐플러스는 256GB다. LG전자는 “특히 최근 외장 메모리에 저장하지 못하는 앱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해 저장 용량을 넉넉하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가 인정하는 군사 표준규격 ‘밀스펙’(MIL-STD 810G) 14개 항목 인증을 받은 내구성과 안정성,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DAC, LG페이도 그대로 들어갔다. 바르셀로나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KT 사외이사 이강철 내정… ‘코드 인사’ 논란

    KT 사외이사 이강철 내정… ‘코드 인사’ 논란

    퇴진 압박 황창규 ‘바람막이’ 비판KT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실 인사들을 신임 사외이사로 결정했다. 황창규 회장이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코드 인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KT는 23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강철(70)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김대유(66) 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이들은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2명(박대근, 정동욱)의 후임으로 활동하게 된다. 장석권 사외이사는 연임됐다. 정식 선임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이뤄지며, 임기는 3년이다. 신임 이사 2명은 현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 전 비서관은 2005년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거쳐 2008년까지 대통령 정무특보로 일했다. 김 전 수석은 재정경제부와 통계청을 거쳐 2007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지냈다. 사외이사 선정을 놓고 KT 안팎에서는 퇴진 압박을 받는 황 회장이 ‘바람막이’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KT가 “정권 코드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황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고 최근에는 임원들 명의로 국회의원 수십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애초 사외이사로 내정됐던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는 ‘코드 인사’ 논란이 커지자 스스로 사외이사 수락을 철회하면서 최종 후보에서 제외됐다. 이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냈다. 한편 100일 넘게 공석으로 방치돼 있던 기업은행 상임감사 자리도 채워졌다.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 출신인 임종성 헌법재판소 기획조정실장을 신임 감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화성 EUV 라인 착공ㆍ이사회 정비… ‘뉴 삼성’ 깃발

    화성 EUV 라인 착공ㆍ이사회 정비… ‘뉴 삼성’ 깃발

    사외이사에 외국인 CEOㆍ여성 선임 이사회 중심 투명 경영ㆍ경쟁력 제고 ‘잠행’ 이재용 부회장 이사회 참석 안해삼성전자가 반도체 초미세화 공정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이사회 진용도 다시 짰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까지 점유율을 높이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투명한 이사회 경영으로 기업 경쟁력과 신뢰를 동시에 제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그동안 느슨해진 안팎 분위기를 바투 죄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삼성전자는 23일 경기 화성캠퍼스에서 ‘화성 극자외선노광(EUV) 라인’ 기공식을 열었다. 초기 투자 규모는 2020년까지 건설비용을 포함해 6조원 수준이다. 내년 하반기 완공 목표다. 시험생산을 거쳐 2020년 상반기에는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7㎚(나노미터) 이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을 먼저 양산하고 이어 메모리 반도체 생산 여부도 검토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세계 1위지만 파운드리 점유율은 대만 TSMC 등에 밀려 세계 4위다. 앞서 TSMC는 7㎚ 테스트 양산을 시작하는 등 앞서 나가고 있다. 반도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끌어올리려면 집적도를 높이고 세밀한 회로를 구현해야 한다. EUV 장비는 이런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필수적이다. 최근 한 자릿수 나노 단위까지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이 짧은 EUV 장비가 긴요해졌다. 7나노 공정은 기존 10나노 공정 대비 칩 면적을 40% 줄일 수 있고 성능을 10% 높일 수 있다. 전력 효율도 35% 개선된다. 삼성전자는 화성 EUV 라인을 활용해 모바일, 서버, 네트워크 등 첨단 수요에 재빨리 대응하고 7나노 이하 파운드리 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최근 세계 최대 통신칩 제조사인 퀄컴과 EUV 기술을 적용한 5세대(5G) 통신칩을 공동 개발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경기 수원 본사에서는 이사회를 열어 김종훈(58)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66)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병국(59)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회장은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출신 사외이사다. 미국 벨연구소에서 최연소 사장을 지낸 정보기술(IT) 전문가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지명됐으나 이중 국적 등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다. 여성으로는 두 번째 사외이사가 된 김 교수는 노무현 정부 때 여성 1호 법제처장을 지냈다. 2010년부터 4년간 이화여대 총장을 맡은 공법학 전문가다. 박 교수는 반도체 분야의 국내 대표적인 권위자로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한국전자공학회장 등을 지냈다. 이들은 다음달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이사회 다양성을 확보함으로써 ‘뉴 삼성’ 구상의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보고 있다. 이달 초 풀려난 이후 잠행 중인 이 부회장은 이날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강릉 얼음에 몸 맞춘 김태윤… 소치ㆍ삿포로 악몽 떨쳤다

    강릉 얼음에 몸 맞춘 김태윤… 소치ㆍ삿포로 악몽 떨쳤다

    “소치선 30위 부진ㆍ삿포로행은 무산…몸무게 감량ㆍ스케이트 날까지 바꿔”“저도 어떻게 땄는지 모르겠네요.”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를 뛴 김태윤(25·서울시청)은 처음엔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듯했다. 그야말로 ‘깜짝 메달’이었다. 입상권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유망주란 말을 듣긴 했지만 인상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올 시즌 네 차례의 월드컵 1000m에서 10위-17위-14위-14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세상은 주목하지 않았지만 마침내 동료 국가대표 김민석(1500m 동메달), 차민규(500m 은메달)에 밀리지 않음을 알렸다. 그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메달을 따서 무척 기쁘다. 올림픽 첫 출전인 2014년 소치대회 땐 어린 나이에 욕심을 부렸는데 이번엔 긴장하지 않고 즐기니까 좋은 결과를 얻었다. 관중석에서 응원으로 힘을 보탠 덕분에 몸을 안 풀어도 가벼운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김태윤은 23일 강원 강릉빙상장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18개 조 가운데 15번째로 출발했다. 첫 200m 구간을 제법 빠른 16초39로 돌파하자 관중석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힘을 낸 그는 600m 구간을 당시 선두에 0.60 앞선 41초36으로 매섭게 달렸다. 결국 1분8초22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중간 순위 1위에 오르자 레이스에 만족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석규(42)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조까지 레이스를 마쳐 동메달이 확정되자 눈물을 글썽였다. 코칭스태프의 축하를 받다가 태극기를 한 손에 쥐어 들고 링크를 돌았다. 이로써 우리 선수단은 빙속에서만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합작하며 순항 중이다. 금 1개(여자 500m), 은 1개(남자 팀추월)를 기록했던 4년 전 소치올림픽에 비해 크게 늘었다. 김태윤이 영광을 맛보기까진 길고도 힘든 시간을 이겨야 했다. 소치대회 1000m에선 의욕만 앞서 30위(1분10초81)로 한참 처졌다. 2016년 2월 세계스프린트대회에선 종합 5위를 달리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지만 그해 1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넘어져 티켓을 놓치는 아픔을 겪었다. 김태윤은 주저앉지 않고 곧장 평창올림픽 준비에 나섰다. 경기장 얼음이 무른 편이라 판단하고 적응하기 위해 저녁 식사량을 줄이며 80㎏였던 몸무게를 3~4㎏ 줄였다. 파워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무른 빙질에 불리할 수 있어서다. 스케이트 날 강도도 높였다. 그는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어떻게 타면 속도를 올릴 수 있는지, 어떻게 몸을 관리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어요.”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오피스 공유, 감이 안와요” CEO와 온라인 즉문즉답

    “오피스 공유, 감이 안와요” CEO와 온라인 즉문즉답

    “회사에서 ‘오피스 공유’를 강조하는데 도통 감이 안 옵니다. 그게 뭡니까.”“회의나 보고 문화를 바꾸기는 쉽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각자의 업무 공간을 개방해 근본적으로 변화를 느끼고 성장해 보자는 것입니다.” 지난 21일 경기 판교캠퍼스에서 열린 ‘2018 CEO 라이브 토크’에서 장동현 SK 주식회사 사장과 직원이 주고받은 대화다. 장 사장은 “출근하면 자기 자리에 앉아서 남들과 교류 없이 주어진 일만 하고 미팅 시간에는 자신이 만든 결과물만 제시하고 돌아오는 게 현실”이라면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딥체인지를 이끌자”고 주문했다. 딥체인지는 SK그룹의 성장 전략으로 변화와 혁신(1.0)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공유 인프라를 강조하는 ‘2.0’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라이브 토크쇼는 SK C&C 직원이 온라인으로 올린 질문에 장 사장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고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음성으로 쇼핑하라… ‘AI 스피커 전쟁’

    음성으로 쇼핑하라… ‘AI 스피커 전쟁’

    아마존ㆍ구글 AI스피커에 쇼핑 접목 中 알리바바 자체 개발 AI 선보여 네이버ㆍ카카오 등 후발주자 경쟁요즘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업체들은 인공지능(AI) 스피커에 ‘음성 쇼핑’ 기능을 담느라 분주하다. AI 스피커를 만들어서 왜 ‘장사’에 몰두하는 걸까. 인간에 가까워져서 인간이 원하고 필요한 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이 AI의 궁극적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 AI는 학습을 해야 하는데 반드시 ‘지식창고’, 즉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야 한다. 2016년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가 프로기사들의 기보 수천만개를 학습했다는 걸 생각하면 쉽다. 지식창고가 크고 다양할수록 AI는 똑똑해진다.특히 상거래 플랫폼 시장은 AI 데이터베이스 확보 경쟁이 펼쳐지는 전쟁터다. ‘어떤 사람이 어떤 것을 원하는가’와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쌓기에 가장 적합한 활동이 상거래이기 때문이다. 2014년 10월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구글의 최대 경쟁자는 빙(Bing)이나 야후 같은 검색 서비스가 아닌 아마존”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일찌감치 상거래 플랫폼의 패권을 잡은 미국·중국 기업들은 AI 분야에서 우리나라보다 몇 발 앞서 나가고 있다. 7억 5000만명이라는 중국 내수시장을 가진 알리바바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AI로 미국 스탠퍼드대의 인공지능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인간보다 뛰어난 독해능력을 선보였다.음성 쇼핑을 가장 먼저 준비해 온 아마존은 2014년 최초로 음성 주문 서비스를 선보인 뒤 최근엔 아마존 프라임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최근 문을 연 무인 편의점 ‘아마존고’를 통해 아마존이 얻는 가장 큰 보물도 따지고 보면 양질의 빅데이터다. 아마존고에 들어온 손님들은 말로 주문을 하지 않아도 편의점에 설치된 모든 장비를 통해 인종, 나이, 성별과 쇼핑 방식, 상품 카테고리별 체류시간 등의 정보를 아마존에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구글은 지난해 초 ‘구글홈’에 음성 쇼핑 기능을 추가하고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 및 타겟 등 대형 유통 사업자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아마존의 경쟁사인 이베이와 제휴를 맺고 AI 비서인 ‘어시스턴트’를 통해 원하는 상품을 쉽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기능을 포함시켰다. 한발 늦게 출발한 국내기업들은 이제 막 음성 쇼핑을 통해 사용자 행동을 데이터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다.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AI 스피커가 그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AI 스피커를 통해 기업은 사용자 음성 패턴과 상거래 관련 데이터를 동시에 축적할 수 있다.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의 ‘11번가’와 연계해 음성 명령만으로 11번가의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도 ‘기가지니2’로 롯데리아 홈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상거래 기능을 강화했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손잡고 출시한 AI 스피커 ‘프렌즈 플러스’를 통해 LG생활건강, GS리테일의 제품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당일 배송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네이버는 ‘배달의 민족’과 클로바 프렌즈를 연동해 목소리만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음성 주문 서비스를 선보였다.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를 판매하고 있는 카카오 역시 지난달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 안에서 상품을 주문,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자체 상거래 플랫폼을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거래 플랫폼의 주도권을 가진 사업자가 결국 AI 시장의 리더십을 가져갈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뉴스를부탁해]평창올림픽 ‘군 면제’ 최대 수혜자는

    [뉴스를부탁해]평창올림픽 ‘군 면제’ 최대 수혜자는

    ‘합법적인 도핑’ 뜻하는 ‘면제로이드’ 신조어도메달 따도 ‘군 면제’ 아닌 ‘체육요원 편입 자격’의무복무기간 2년 10개월, 지켜야 할 사항 수두룩스켈레톤 윤성빈, 팀 추월 정재원 ‘병역 혜택’ 주목 운동선수에게 올림픽은 꿈의 무대입니다.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넘어야 하고, 하고 싶은 일, 놀고먹고 꾸미고 싶은 것 다 미루고 지독한 훈련을 견뎌야 비로소 올림픽 경기장에 설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선수로선 큰 영광일 겁니다. 여기에 메달까지 딴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지요.젊은 남자 선수들은 또 다른 기대를 품습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만 주어지는 병역 혜택 말입니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재미있는 말로 표현되더군요. 군 면제와 스테로이드(손상 근육을 빠르게 회복시키려고 투여하는 약물)를 합친 ‘면제로이드’라는 용어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고 해서 병역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병역법 제 33조 7항을 보겠습니다. 병무청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람이란 체육 분야만 놓고 보면 올림픽 대회에서 3위(동메달) 이상으로 입상한 사람, 아시아경기대회(게임)에서 1위(금메달)로 입상한 사람입니다. 이런 자격이 있는 선수는 예술·체육요원 추천원서에 입상 확인서를 첨부해 문체부 장관에게 제출하면 병무청장에 통보됩니다. 흔히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4주의 기초 군사훈련만 받으면 사실상 군 복무를 면제받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예술·체육요원의 의무 복무기간은 2년 10개월입니다. 기초 군사훈련은 물론이거니와 복무기간이 끝나면 예비군 훈련도 받아야 합니다. 복무기간 중 지켜야 할 사항도 많고 자칫하다간 병역 특례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습니다.체육요원은 복무 기간 중 해당 특기 종목의 운동을 계속해야 하고 특기를 활용한 봉사활동도 수행해야 합니다. 만약 운동을 그만두면 복무를 안 한 일수의 5배 기간을 추가로 복무해야 합니다. 또한 복무 기간 중 ▲다른 사람의 근무를 방해 또는 근무 태만을 선동하거나 ▲정당 등 정치단체에 가입해 정치적 목적의 행위를 할 경우 ▲다른 예술·체육요원에 가혹행위를 할 경우 ▲복무기관장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경우에는 경고처분을 받습니다. 한번 경고를 받을 때마다 복무기간은 5일씩 늘어납니다. 체육요원 편입이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기관장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해외에 출국하거나 ▲사전 허락을 받더라도 국외 체류 후 귀국하지 않을 경우 ▲금품 수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체육요원에 편입된 경우 ▲승부조작 등 해당 분야 복무 관련 부정행위로 형을 선고 받은 경우 ▲의무복무기간 중 범죄행위로 금고 이상 실형을 받은 경우에는 남은 복무기간 동안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군대 가야 한다는 얘깁니다. ‘군 면제’는 아니지만 우수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20대 시기에 현역으로 복무하지 않고 자유롭게 운동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혜택입니다. 그래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남자 선수들의 메달 획득에 대중도 관심을 쏟는 것입니다.다시 평창올림픽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21일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결승전이 있었습니다. 이승훈(30·대한항공), 김민석(19·평촌고), 정재원(17·동북고)이 출전해 값진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조금 이상한 점 느끼셨을 겁니다. 금메달을 딴 노르웨이팀, 동메달을 딴 네덜란드팀은 시상대 위에 4명의 선수가 올랐습니다. 우리는 3명이었죠. 팀 추월은 3명이 뛰는 경기지만 한 명의 후보 선수가 있습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한 번이라도 경기에 참여해야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습니다. 우리 팀의 주형준(27·동두천시청)은 평창올림픽 팀 추월에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시상식에 나오지도, 메달을 받을 수도 없었던 것입니다.안타까웠습니다. 나머지 선수들은 메달과 함께 병역 혜택도 챙겨 가는데 주형준은 얻은 게 없으니까요. 그런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주형준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 팀 추월에서 이미 은메달을 땄습니다.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팀 추월에서도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겁니다. 그럼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짜릿한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들은 누구일까요. 군 문제로 가장 화제가 된 선수는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24·강원도청)입니다. 4번의 주행 기록을 합산한 성적으로 순위를 매기는 스켈레톤 경기에서 윤성빈은 모든 주행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네티즌들은 1차 주행 때 이병으로 입대해, 2차(일병), 3차(상병)으로 진급한 뒤 4차 주행에서 병장 제대를 한 것이라며 윤성빈의 병역 혜택을 축하했습니다.윤성빈이 5년 전인 2013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난 꼭 군 면제 받아야지”라는 짧은 글이었습니다. 병역 혜택이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있어 큰 동기 부여가 된 셈입니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어떨까요. 이번 올림픽 남자 1500m에서 한국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긴 임효준(22·한국체대)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임효준은 시원하게 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남자 1000m 동메달리스트 서이라(26·화성시청)는 지난해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금 1개, 은 2개를 목에 걸어 병역 특례는 이미 확보해 둔 상태입니다.1000m 준준결승에서 불행하게도 임효준, 서이라와 한조에 속했던 황대헌(19·부흥고)은 결승선을 들어오면서 넘어졌고 비디오 판독 끝에 실격됐습니다. 하지만 22일 열린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병역 혜택을 확보했습니다. 남자 쇼트트랙 맏형 곽윤기(29·고양시청)는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둔 상태라 상대적으로 군대 걱정에서 자유롭습니다.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도 밴쿠버올림픽 10000m와 50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추가해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승훈은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고 이번 올림픽에서도 매스스타트에서 추가로 메달을 수집할 가능성이 큽니다. 모태범(29·대한항공)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아직까지 메달을 걸지 못했지만 밴쿠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500m와 10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두었습니다.차민규(25·동두천시청)는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1위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에 0.01초 뒤진 34초 42로 아깝게 금메달을 놓치긴 했지만 값진 결과였습니다. 차민규의 국제대회 성적은 지난해 삿포로 아시안게임 남자 500m 동메달뿐이었습니다. 병역 혜택을 받으려면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올림픽 입상이 중요했습니다. 차민규 역시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금, 은, 동에 관계없이 3등 안에 들었으면 했다. 목표가 순위권이었다. 성공해서 정말 기쁘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 막내 정재원은 병역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이번 올림픽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팀 추월 은메달을 목에 건 덕에 병역 혜택을 얻었습니다. 정재원은 이제 곧 고등학교 2학년이 됩니다. 앞으로 입대 걱정 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병역 문제가 시급한 선수들도 있습니다. 김준호(23·한국체대)는 이번 대회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2위에 그쳐 올림픽을 마감했습니다. 선전했지만 스켈레톤에서 아쉽게 6위에 그친 김지수(24·강원도청)도 4년 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기약해야 합니다. 김태윤(24·한국체대)과 정재웅(19·동북고)은 23일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에 출전합니다. 두 선수의 이 종목 세계랭킹은 각각 20위와 28위입니다. 부디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뉴스를 부탁해]궁금한 뉴스를 서울신문에 부탁하세요. 화제가 되는 이슈를 요리조리 뜯어보고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 정재원, 빙속 남자 팀추월 은메달…수호랑 던진 이유는

    정재원, 빙속 남자 팀추월 은메달…수호랑 던진 이유는

    한국의 빙속 역대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정재원(17)이 고마움의 표시로 수호랑을 관중석에 던졌다.정재원과 이승훈(29), 김민석(17)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3분38초52를 기록, 3분37초32의 노르웨이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메달 시상식은 결승 다음날 평창의 메달플라자에서 별도로 진행하기에 경기장에서는 수호랑 인형(시상품)을 받으며 ‘베뉴 세리머니’가 진행됐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딴 정재원은 시상대에 올라 수호랑 인형을 받고 관중석을 향해 던졌다. 그는 “응원해줬으니 그 정도는 당연히 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감사해서 던졌다”고 말했다. 이승훈과 김민석도 나란히 관중석에 수호랑을 던졌다. 정재원의 친형 정재웅(19)은 23일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 출전한다. 정재원은 “경기가 끝나고 형한테 수고했다, 대단했다는 문자가 왔다”며 “한 명만 챙기기도 힘든데 형이랑 나 둘 다 챙기느라 고생이 많으신 어머니에게 메달을 걸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