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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터 둠’ 루비니 “회복 없는 I자형 침체…대공황 보다 더한 대공황에 빠질 수도”

    ‘닥터 둠’ 루비니 “회복 없는 I자형 침체…대공황 보다 더한 대공황에 빠질 수도”

    늘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한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코로나19 때문에 글로벌 경제에 전례 없는 충격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24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미국이 겪을 경기침체는 점점 더 심각한 상태로 변해 갈 수 있으며 “대공황(1929∼1939년)보다 더한 대공황(Greater Depression)에 빠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대침체가 있을 것”이라며 “V자도, U자도, L자도 아닌 I자형으로 수직 낙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경기순환 곡선을 말하는 것으로 V자는 짧게 침체했다가 금방 회복하는 사례, U자는 침체기가 그보다 길게 이어지며 회복하는 사례, L자는 급격히 이뤄진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사례를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려면 미국에 강력한 봉쇄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중국이 시행하고 이탈리아도 뒤따르고 있는 1∼2개월에 걸친 경제의 완전 봉쇄가 없다면 이번 사태가 폭발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주 이내에 모든 것들(경제활동)을 재개한다는 방안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제와 금융시장을 위한 핵심은 코로나19 자체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는 것이라는 제안도 뒤따랐다. 그는 “경제활동이 이미 예상보다 나빠지고 있다”며 “전염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금융시장은 좋은 소식이 들려온 오늘이 지나면 더 내려갈 수 있고 그러면 우리는 경기침체가 아닌 공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로열패밀리도 못 피했다… 英 71세 찰스 왕세자 확진

    로열패밀리도 못 피했다… 英 71세 찰스 왕세자 확진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71) 왕세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가디언에 따르면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클래런스 하우스는 25일(현지시간) 찰스 왕세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소식을 알렸다. 현재 찰스 왕세자는 가벼운 증상만 보이고 있으며 건강 상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커밀라 파커 볼스(콘월 공작부인·72)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으로 확인됐다. 찰스 왕세자 부부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이다. 왕세자가 받은 검사는 에버딘셔의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수행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클래런스 하우스 대변인은 “찰스 왕세자는 최근 몇 주간 공적인 역할을 위해 많은 약속이 있었다. 따라서 왕세자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남성 사망률 높은 코로나… “기저질환·흡연 때문”

    여성보다 고혈압·심혈관질환 등 많아 확진 흡연자, 중증 발전 가능성 높아 남성 코로나19 환자 사망률이 여성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한 기저질환이 주로 남성에게 더 많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CNN은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성 사망자가 여성의 2.4배나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1.8배, 독일은 1.6배, 이란·프랑스는 1.4배, 한국은 1.2배 등이었다. CNN이 6개국에서 제공받은 자료를 국제 보건 연구단체인 ‘글로벌헬스50/50’과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다.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립보건원(ISS)은 이들 국가의 확진자 중 남성 비율은 60%였고, 사망자 중 남성은 70%라고 전했다. 세라 호크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국제공중보건 공동책임자도 “코로나19 남성 환자 사망률은 여성 환자보다 국가별로 10~90% 높았다”고 설명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연구한 홍콩 연구진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연구한 사우디아라비아 연구진도 바이러스가 남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얻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남성 사망률이 더 높은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중증환자 대부분이 고혈압, 심혈관질환, 만성 폐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 질환이 세계적으로 남성에게서 보다 많다는 것이다. 호크스 박사는 “대부분 국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담배를 많이 피우고 술도 더 마신다”며 “남성이 건강에 좋지 않은 행동을 더 많이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폐질환을 유발하는 만큼 흡연율이 성비 차이의 직접적 원인일 가능성도 있다. 세계 인구 1위인 중국이 흡연 인구도 가장 많은데, 남성 흡연율은 50%를 넘는 반면 여성 흡연율은 3% 미만이다. ISS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3분의1 높고, 집중치료가 필요할 가능성도 2배에 달한다고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英 잃은 EU, 알바니아·북마케도니아 품나

    알바니아와 북마케도니아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협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EU 27개 회원국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화상회의에서 이들 국가 가입 협상을 개시하는 데 동의했다고 가디언, AP 통신 등이 전했다. 따라서 26일 열리는 EU 화상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협상 개시가 승인되면, 이후 이들 2개 국가와 EU가 가입 협상을 벌이게 된다. EU는 지난해 10월 북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 가입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이 이들 국가의 부패 등을 이유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 개시는 무산됐다. 하지만 EU 일각에선 이들 국가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략적 요충지인 발칸반도가 러시아나 중국과 친밀해지면서 EU에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EU 집행위원회 측은 지난 1월 영국의 탈퇴 등으로 회원국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집행위는 이들 국가의 EU 가입을 반대하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목소리를 완화하기 위해 협상을 개시하더라도 가입 희망국의 심사 절차는 더욱 강화하겠다는 카드를 꺼냈다. 또 끝까지 크게 반대한 그리스에 대해서는 새 가입 규정에 알바니아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인 그리스인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넣으면서 설득에 성공한 바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로열패밀리도 못 피했다…英 71세 찰스 왕세자 확진

    로열패밀리도 못 피했다…英 71세 찰스 왕세자 확진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71) 왕세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가디언에 따르면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클래런스 하우스는 25일(현지시간) 찰스 왕세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소식을 알렸다. 현재 찰스 왕세자는 가벼운 증상만 보이고 있으며 건강 상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커밀라 파커 볼스(콘월 공작부인·72)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으로 확인됐다. 찰스 왕세자 부부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이다. 왕세자가 받은 검사는 에버딘셔의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수행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클래런스 하우스 대변인은 “찰스 왕세자는 최근 몇 주간 공적인 역할을 위해 많은 약속이 있었다. 따라서 왕세자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IT 공룡들 ‘집콕 호황’

    IT 공룡들 ‘집콕 호황’

    아마존 주문량 폭주… 10만명 충원 나서 넷플릭스 다운 이탈리아서만 66% 급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지만, 아마존·넷플릭스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은 전례 없는 호황에 ‘표정관리’가 필요할 정도다. 도시가 봉쇄되고 시민들의 자가격리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집 밖에 나가지 않으면서 서비스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미국 아마존의 일반 감기약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배나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개 사료 주문은 13배, 종이타월과 화장지 판매는 3배 늘었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물건의 종류와 수량 증가는 폭발적이다. 코로나발 감원 한파가 불어닥치는 와중에 아마존은 물류 분야 일손 부족을 메우려고 10만명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외출을 못 하니 스마트폰 등 IT 기기를 붙잡고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사용량 증가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이유다. 넷플릭스 앱 다운로드 건수는 일찌감치 전국 봉쇄에 들어간 이탈리아에서 66%, 스페인에서 35%나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넷플릭스 가입자가 많은 미국에서도 다운로드 건수가 9%나 늘었다. 자국 인터넷망 부담이 커지자 유럽 정부는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 화질을 떨어뜨려 달라고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에게 문의하기도 했다고 NYT가 전했다. 유튜브는 유럽에서 한 달간 고화질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대면 만남이 줄어들면서 문자메시지와 음성, 영상 통화량도 껑충 뛰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립자는 자사의 와츠앱 서비스를 통한 음성 통화량이 두 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직원들끼리 업무 관련 소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 팀’ 역시 사용자가 일주일 동안 40% 가까이 늘어 하루 4400만명을 넘고 있다. MS에 따르면 매일 MS 팀을 통해 이뤄지는 회의와 통화 시간은 9억 분이 넘는다. 애플도 중국 내 생산과 판매가 급격히 회복하면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하지만 마냥 낙관할 상황은 아니라고 NYT는 진단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생명줄인 광고는 경기 침체기에 항상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또한 증시 하락세로 애플, MS, 아마존,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모기업) 주식은 한 달 전보다 모두 합해 1조 달러(약 1254조원) 이상 증발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코로나19로 전세계 대기오염 감소

    코로나19로 전세계 대기오염 감소

    각 도시 이산화질소 큰 폭 감소차량 교통량 크게 줄어든 때문“저탄소 경제 효과 뜻밖에 체험” 코로나19로 대도시와 산업도시가 마비되면서 역설적이게도 대기오염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데이터분석업체에 의뢰해 위성사진을 비교해본 결과,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등 대도시에서 자동차와 트럭이 배출하는 이산화질소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질소는 발전소와 공장, 배기가스에서 유래하는 대기오염 물질로 천식 등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킨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우주기구(ESA)의 센티널-5p 위성 측정 결과, 최근 6주 동안 유럽과 아시아 산업단지에서도 이산화질소 농도가 크게 낮아졌다. 북부 이탈리아는 이산화질소 농도가 40%나 낮아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코로나19 진원지 우한 등 중국 중부∼동부 지방 산업지역 이산화질소 농도도 평소보다 10∼30% 낮아졌다. 중국발 오염물질 감소와 내부적 요인으로 한국에서도 이산화질소 농도가 감소했다. 이들 지역의 대기질 개선 효과는 대도시 교통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NYT는 “코로나19로 LA의 사업체들과 학교가 문을 닫고, 운전자들도 도로로 나오지 않으면서 LA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체증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전했다. NYT는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교통량 감소와 대기 질 개선은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부수효과에 지나지 않으며 경기 침체와 실업 증가 등 부정적인 효과를 차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레스터대학의 몰 몽크스 교수(대기오염학)는 가디언에 “인류가 미래에 저탄소 경제를 실현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의도치 않게 지금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인명피해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지만, 이것은 끔찍한 일이 어떤 희망을 제시하는 것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밀실공포, 사회적 거리두기 증후군?… 극복방법은

    밀실공포, 사회적 거리두기 증후군?… 극복방법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밀실공포 호소 늘어전문가들 “실제 질환이 아닌 심리 불편”방 구조 바꾸기, 바쁜 하루 보내기 추천영화, 책, 음악 등 평소 희망목록 이참에 집 밖으로 나가 일을 하거나 다른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제한되는 원초적 불편을 겪은 사람들은 종종 ‘밀실공포증’에 걸릴 것 같다고들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권장되고 가급적 집을 벗어나지 않는 생활이 강요되는 요즘 이런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밀실공포증이라는 용어는 1900년대 초 북미에서 겨울에 오두막이나 외딴 집에서 한 번에 며칠씩 실내에 머물러 있어야 하던 당시 나왔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은 1800년대 초반 발진티푸스 유행으로 집안에 발이 묶인 상황에서 나왔다고 한다. 미국심리학협회의 베일리 라이트 박사는 “밀실공포증은 폐소공포증 같은 심리 장애와 달리 공식적인 정의가 있진 않다”고 말했다. 실제 질환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밀실 공포를 “움직임 제한과 관련된 부정적 감정과 고통”이라며 “짜증, 지루함, 절망감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집중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미네소타대 심리학자 겸 가정사회학 명예교수인 폴 로젠블렛은 “오랜 시간 집에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예상될 때 종종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밀실공포증을 덜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늘어지지 말고 평소처럼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게 추천된다. 라이트 박사는 집이 넓을 경우 밀실공포증이 덜 느껴지며, 방 구조를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거나 확진자가 아니라면 잠깐 문 밖으로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조금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라이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문 밖으로 한 발도 나갈 수 없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로젠블렛은 “순간을 즐기라”고도 조언했다.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이나 듣고 싶었던 팟캐스트나 음악 앨범, 보고 싶었던 영화 목록을 이 기회에 지우라는 얘기다. 라이트는 소셜네트워크나 전화, 화상통화 등으로 다른사람과 연결을 확인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로젠블렛은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도 추천했다. 다만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늘 붙어 있으면 오히려 지치고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올 수 있다”면서 “각자가 집중할 수 있는 개별적인 취미를 가지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잔인하나 효과 입증? 중국식 코로나19 봉쇄

    잔인하나 효과 입증? 중국식 코로나19 봉쇄

    의료차량도 통행금지, 공무원이 가가호호 감시전문가 “봉쇄 필요는 통제 불능까지 은폐한 탓” 중국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다며 후베이성 우한시를 폐쇄한다고 발표했을 때 세계는 경악했다. 역학자들은 중국 정부의 결정이 엄청난 인적, 경제적 비용에 비해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 두 달이 지난 지금 세계는 베이징의 접근 방식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지난 19일 중국은 국내 감염 사례가 없는 날을 처음 맞았으며, 새로 확인된 감염 사례가 모두 해외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보건당국이 밝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이르기까지 당시 중국과 비슷한 조치를 서둘러 취하는 상황이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봉쇄정책 당시 우한시에만 1100만명이 살고 있었으며, 인근 도시의 수천만명이 잇달아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들어갔다. 현대 국가가 자국민을 이렇게 엄청난 규모로 격리시킨 적은 앞서 없었다. 봉쇄 발표 직후 몇 시간 내에 시내 교통은 무조건 폐쇄됐다. 응급 상황에도 예외가 없었다. 학교, 대학의 휴교는 무기한 연장됐다. 음식이나 약을 판매하는 곳을 제외한 모든 가게는 문을 닫도록 했다. 특별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한 민간 차량은 도로 통행이 금지됐다. 대부분 대중교통도 중단돼 거리는 텅텅 비었다. 나중에 봉쇄정책은 오히려 더 강화됐다. 공무원들이 집집마다 검진을 다니며 건강 이상이 있는 사람들을 무조건 격리시켰다. 아버지와 동생이 강제 격리를 당한 뒤 한 장애인 소년이 음식과 물을 먹지 못해 숨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우한이 폐쇄되기 전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주변 도시로 봉쇄를 빠르게 확대했다. 대부분 건물엔 경비원을 배치해 출입자 체온을 측정했다. 주거용 건물엔 거주자를 제외하고 출입이 금지됐다. 드론을 이용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출한 국민을 다그치는 장면도 전파를 탔다.중국식의 대처가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필수는 아니었다. 대만과 싱가포르 등 중국과 밀접한 나라들은 중국식 봉쇄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 철저한 검사와 접촉자 추적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확산을 억제하고 있다. 예일대 공중보건학교 첸시 부교수는 “중국이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억제했다고는 믿지만, 채택한 모든 방법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후베이성은 위기 규모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은폐해 왔기 때문에 봉쇄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아직도 통제를 상당 수준 유지하고 있다. 우한은 여전히 대부분 폐쇄돼 있고 많은 식당과 상점은 손님이 입장하기 전 체온을 측정하는 등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일부 건물은 최근 여행 이력 등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세가지 색 중 하나를 발급하는 ‘건강코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허가가 된 사람들만 입장을 시키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코로나19, 박쥐는 잘못이 없다

    코로나19, 박쥐는 잘못이 없다

    박쥐 바이러스 배출, 인간이 준 스트레스 탓서식지 파괴, 우한 수산시장 등서 마구 거래인구 증가와 이동수단 발달도 급속 확산 원인 은둔하며 집단생활을 하는 야행성 동물 박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최초 근원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인간 세계에 확산된 데에 박쥐는 책임이 없다는 데에 많은 과학자들이 동의한다고 CNN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물학자들과 질병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연 속에 갇혀 있어야 할 질병들이 사람에게 옮겨 온 것은 다름아닌 인간 활동 때문이다. 수많은 인구가 빠르게 움직이며 자연과 동물 서식지를 파괴한 결과라는 얘기다. 코로나19와 매우 유사한 바이러스가 중국의 말굽박쥐에게서 발견됐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질병이 어떻게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박쥐 공동체에서 문명세계로 확산됐는지를 규명하지 못했다. 박쥐는 날 수 있는 유일한 포유류로, 한 공동체에서 여러 개체가 넓은 지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 그럴수록 많은 병원균을 가질 수 있다. 과학자들은 나는 활동이 엄청난 활동량을 요구해, 박쥐들에게 특별한 면역 체계를 가지게 했다고 설명했다.런던 동물학회 앤드류 커닝엄 야생동물역학 교수는 “박쥐가 날 때 체온은 최고조에 달한다. 이들은 먹이를 찾아 나갔다가 다시 보금자리로 돌아올 때 날기 때문에 하루에 적어도 두 번은 체온이 최고점에 달한다”면서 “그래서 박쥐의 몸에서 진화한 병원균들은 이런 체온 최고점을 견딜 수 있게 적응해 왔다”고 말했다. 커닝엄 교수에 따르면 박쥐 몸을 매개로 진화한 병원균들은 박쥐가 다른 종과 접촉할 때 문제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인간에게 열은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 고안된 방어기제인데, 박쥐 몸에서 진화한 바이러스는 인간 체온 상승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럼 박쥐 몸에서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이될까. 커닝엄은 인간의 활동에서 원인을 찾는다. 박쥐가 사냥을 당하거나 삼림 벌채로 서식지가 훼손돼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체계가 흔들려 병원균을 억제하기 어려워진다. 사람이 피로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기에 걸리기 쉬운 것과 마찬가지다. 커닝엄 교수는 “박쥐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바이러스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아져 감염을 일으킬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진원지로 알려져 있는 중국 우한의 수산물시장은 이종 간 바이러스 확산이 일어나기에 무시무시할 정도로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시장에 있는 동물들은 하나같이 서식지에서 붙잡혀, 인간의 이동수단에 실려 일정 거리를 흔들리며 이동해 왔으며, 우리에 갇히거나 묶인 채 붙잡혀 있어 피로도와 스트레스 수치가 매우 높다. 애완용이나 식재료용으로 판매 중인 동물들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이 곳에 인간이 매우 가까이 접근한다.시장 역시 인간이 조성해 놓은 환경이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생태·생물다양성학과장인 케이트 존스는 “인간은 이전에 없던 수준으로 의약품, 애완용, 식용 동물 수송을 늘리고, 동물 서식지를 인간 중심적으로 바꾸면서 파괴하고 있다”면서 “동물들은 전에 없던 이상한 방법으로 뒤섞이고 있다. 우한 수산시장에 가면 동물이 든 우리가 층층이 쌓여 있는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빠른 이동 역시 바이러스 확산의 주범이다. 커닝엄 교수는 “역사적으로 야생동물에게서 나온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되는 일이 많았지만 옛날엔 감염된 사람이 마을이나 도시에서 많은 사람과 접촉하기 전에 사망했다”면서 “요즘엔 교통이 발달해 중앙아프리카 숲에 있던 사람이 다음날 런던 중심부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존스 교수도 “대부분 감염은 사람이 너무 많고, 서로 너무 연결돼 있어서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박쥐에겐 잘못이 없으며 오히려 치료법을 찾는 데에 도움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닝엄 교수는 “사람들은 감염병이 확산되면 주체종에 손가락질을 하지만 사실 병원균 대유행 확산은 인간 스스로가 이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멜라니아, 손씻기 공익광고 출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자 전직 모델인 멜라니아 여사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TV 공익광고에 출연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멜라니아 여사가 ABC, CBS,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사가 함께 제작하는 코로나19 예방 캠페인 광고에 나와 국민에게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멜라니아 여사 외에 다른 행정부 관리들도 광고에 출연한다며 “미국인들이 자신과 가장 취약한 이들을 지킬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방법들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캠페인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100명을 돌파하고 확진환자가 약 8000명에 이르자 경각심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제작됐다. 미국 내 다수 지역에서 휴교령이 내려지는 등 수백만 미국인들이 이동을 최소화하며 집에 머무르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美, 텔레그램으로 이란 국민과 직접 소통

    美, 텔레그램으로 이란 국민과 직접 소통

    텔레그램으로 제보 받고 트위터로 설문조사이란 정부 정보 은폐 대응해 팩트 수집 위해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 상황인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이란 국민과 정보를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보를 감추고 있는 정부를 우회해서 국민과 직접 소통을 통해 감염 상황 등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다. CNN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리는 “현재 코로나19는 이란에서 체르노빌과 같은 상황”이라면서 “소셜미디어를 이란 국민과 연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텔레그램 등 암호화된 메신저를 통해 제보 접수나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이란 국민과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이같은 직접 소통 방법은 지난해 대규모 이란 시위대가 벌어졌을 때도 사용된 바 있다. 행정부 관리는 코로나19가 이란에서 창궐하면서 이런 ‘제보 라인’이 부활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의 제보 계정이 텔레그램에 처음 개설될 때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정보를 받고 그 대가로 최대 수백만 달러의 보상을 주는 용도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 계정에 13만 건 이상의 제보가 들어왔으며, 이 중 1300여건은 코로나19에 관한 정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중 유용한 정보가 몇 개였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상황을 광범위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이란은 국영TV는 지난 16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1만 4991건, 사망자 853명이라고 보도했는데, 미국은 실제 숫자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믿고 있다. 텔레그램을 통해 들어온 제보 중 상당수는 이란 정부가 의료 전문가들에게 환자 사망 원인을 코로나19가 아닌 단순 호흡기 질환으로 진단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보로 들어온 내용과 이란 정부 공식 발표가 다를 때가 대부분이다. 국무부는 지난주엔 트위터 계정(@USAdarFarsi)을 통해 이란인을 상대로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계정엔 “시간을 내서 이 익명 조사에 응답해 달라”면서 “가능한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전달해 달라”고 썼다. 국무부 한 관리는 37개 문항으로 된 해당 설문에 사흘 동안 이란인 7000여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국민을 포섭하기 위한 도구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지 오래다. 미군 역사유산센터의 역시 서비스 책임자인 콘래드 크래인은 “메시징 앱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인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방식은 정보의 새로운 개척지”라면서 “다만 이것은 러시아가 우리 국민에게도 해 온 일”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셀럽들의 5가지 유형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셀럽들의 5가지 유형

    톰 행크스, 이드리스 엘바는 SNS에 확진 보고레이디 가가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장려U2 보노, 이탈리아인에 영감 받아 노래 쓰기도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조커를 연기한 배우 재러드 레토는 스마트폰을 멀리한 채 사막에서 명상을 하며 십여일을 보내느라 전세계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털어놨다. 레토 같은 예외도 있지만 이른바 ‘셀럽’들이 대유행병에 대처하는 자세는 수많은 사람에게 노출돼 영향을 미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유명인들이 코로나19를 대하는 방식을 5가지 유형으로 정리했다. ●보고자 : 톰 행크스는 최근 아내 리타 윌슨과 함께 호주에서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차분하게 알렸다. 그는 자신들의 증상을 설명하고 확실히 격리될 것이라고 알렸다. 마블 영화 ‘토르’,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헤임달 역할을 한 이드리스 엘바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통해 확진 사실을 알리며 “특별한 증상은 없으며, 노출됐다는 사실을 안 뒤부터 자가격리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지를 표하기도 했다. ●가짜 경험자 : 세계적으로 하루 수백명씩 사망하는 때에, 유행병을 그린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는 걸 굳이 소셜네트워크에서 드러내는 배우들이 있다. 기네스 펠트로는 인스타그램에 커다란 마스크를 쓴 사진을 올리며 “파리 가는 길. 비행기에서 이렇게 하고 자려고 한다”며 “피해망상, 공황이 아니고 난 이미 영화에서 이런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며 2011년 영화 ‘컨테이젼’에서 가상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지는 연기를 했던 경험을 드러냈다. 데본 사와 역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개봉 20주년을 맞아 현재 상황과 당시 캐릭터가 스스로를 격리시키는 장면 사이에 유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옹호자 :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팔로워들에게 모두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자고 상기시키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현 상황을 가볍게 여기는 젊은이들을 “멍청하다”고 비난하며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라고 지적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집에 있는 고양이 사진을 올리며 자신을 격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무신경파 : 배우이자 가수인 바네사 허진스는 인스타그램에 “사람은 죽게 마련”이라며 “끔찍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올렸다. 이후 논란이 일자 “몰라, 어쩌면 지금 당장 이런 말은 해선 안됐을지도”라고 글을 썼고, 다음날 사과글을 올렸다. ●엔터테이너 : 우리가 세상의 고단함과 스트레스를 잠시 잊은 채 웃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연예인의 본분이라면, 현 상황에서 이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는 유명인도 있다. 배우이자 가수 애슐리 티스데일은 ‘하이스쿨 뮤지컬’에 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자가 격리 중에 운동이 좀 필요하다면 이걸 해 보시라”면서 “아마 당신의 하루를 조금 밝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자신이 기르는 당나귀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집에 머무르자고 독려했다. 배우이자 감독인 멜 브룩스는 아들인 각본가 맥스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려하는 귀여운 홍보 영상을 촬영했다. 많은 음악가들이 거실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중계해줬다. U2의 보노는 한 술 더 떠서 격리 상황에서 발코니 공연을 펼친 이탈리아인들에게 영감을 받아 노래를 썼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코로나 덮친 베네수엘라, 병원엔 약도 병상도 없다

    코로나 덮친 베네수엘라, 병원엔 약도 병상도 없다

    경제난에 의료체계 붕괴·마스크값 폭등 긴급자금 지원 요청했지만 IMF는 거부베네수엘라 볼리바르주 시우다드과야나의 한 대형병원에선 격리병동은커녕 침구가 깔린 병상이나 비누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게 예사다. 인근에 전염병 대응센터가 있지만 병원으로 환자를 실어 올 구급차도 부족한 형편이다. 최악의 정치·경제 상황을 겪는 베네수엘라의 최대 산업도시라는 이곳의 의료시설 수준이 이 정도다. 이런 베네수엘라에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지구촌을 뒤덮은 전염병에 안전지대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의료체계가 붕괴된 지 오래인 베네수엘라에서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베네수엘라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코로나19 환자는 33명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아직 미미하지만 처음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 사흘 만에 1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여행 금지령과 함께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6개 주에서 격리를 시행하던 정부는 이날 전국에 휴교령을 내리는 등 좀더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다. 베네수엘라는 지구상에서 최대 석유매장량을 자랑하며 한때 남미 최고의 부국이었다. 그러나 수년간 극단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무너진 경제는 미국의 석유 제재로 이미 파탄이 났다. 여기에 정치적 혼란도 극심하다. 미국을 비롯한 50여개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아닌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해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러니 감염병 대처 상황은 참담하다. 초인플레이션이 일상인 이곳에서 마스크 가격은 연일 폭등하고 있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거의 1만%에 달한다. 지난 13일 확진환자가 처음 나온 이후 마스크 가격은 11배 이상 뛰어 최저임금 기준 월급을 다 털어도 5장밖에 사지 못할 정도가 됐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병원에선 툭하면 정전이 일어나고 라텍스 위생장갑부터 기초 항생제까지 기본 의료품도 귀한 물건이다. 최근 수년 새 450만명이 베네수엘라를 탈출했는데 의료계 종사자와 질병 전문가들이 상당수 포함돼 의료인력 수준도 속절없이 낙후됐다. 한 비정부기구가 전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근무하는 의료시설에서 나오는 수돗물을 믿을 수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25%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3분의2는 장갑, 마스크, 비누, 보호안경, 수술복조차 없다고 답했다. 보건부가 실시한 역학조사는 2016년이 마지막이었다. 코로나19는 물론 디프테리아, 홍역, 말라리아 등 치료 가능한 전염병조차도 막지 못하는 실정이다. 의료체계 붕괴의 탓을 미국으로 돌리던 마두로 정부는 17일 국제통화기금(IMF)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자금 50억 달러(약 6조 2000억원)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마두로 정부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공식 정부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브라질까지 베네수엘라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나서 사면초가 상황이다.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브라질 보건부 장관은 “베네수엘라는 공공보건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어,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장례 못 치른 관, 늘어나는 신문 부고면… 코로나 비극 쌓이는 伊

    장례 못 치른 관, 늘어나는 신문 부고면… 코로나 비극 쌓이는 伊

    넴브로라 마을선 12일간 70명 숨져 타 지역 군의관 파견에도 병원 한계 묘지 앞 관 행렬·화장터 24시간 가동렌초 카를로 테스타(85)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시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코로나19에 감염돼 호흡 곤란을 느낀 지 일주일 만이다. 50년을 함께 산 아내 프란카 스테파넬리(70)는 남편 장례를 제대로 치르고 싶었다. 하지만 테스타의 시신은 숨진 지 일주일이 넘도록 여전히 관 속에 있다. 그의 관은 굳게 닫힌 교회 공동묘지 문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수십개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이탈리아에서 사실상 전국민 가택연금 상태라 망자의 장례마저 제대로 치르지 못해 관이 쌓여 가는 등 또 다른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테스타의 아내는 “바이러스 앞에서 우리는 분노가 아닌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밀라노 동쪽, 인구 110만명의 부유한 도시 베르가모는 이 나라에서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 지역에서만 16일 기준 확진환자가 344명 늘어 총 3760명이 됐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넴브로라는 한 마을에서만 최근 12일간 70명이 숨졌다. 병원은 한계에 도달했고 타 지역 군의관들까지 파견을 왔다. 주민들은 베르가모를 밤길에 구급차와 운구차만 다니는 유령도시로 묘사한다. 망자를 누인 관은 베르가모 지역 병원 두 곳의 영안실을 가득 채웠다. 관의 행렬은 공동묘지 시신 안치소마저 꽉 채우고, 교회 묘지 앞에 긴 줄을 만들며 늘어서 있다. 이 지역 신문 ‘에코 디 베르가모’는 평소 많아야 3개 면을 발행하던 부고를 지난 14일 10개 면으로 늘렸다. 이 신문 편집자는 부고면을 ‘전사 통지 게시판’에 비유했다. 지역 장례업계도 한계 상황이다. 루카 디 팔마(49)는 아버지 비토리오(79)가 지난 11일 숨지자 장의사를 불렀지만, 업체에선 시신을 안치할 공간이 없다며 관과 촛불, 십자가와 시신용 냉장고를 집으로 배달했다. 특히 베르가모의 사망자 대부분은 가족의 임종 없이 병원이나 집에서 격리 중 홀로 생을 마감했다. 더 절망적인 것은 장례마저 조문객 없이 가족들끼리 쓸쓸하게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집회 제한으로 전통적인 장례식은 현재 불법이다. 일부 유가족들은 공동묘지에서 10명 이내의 조촐한 장례식이라도 치렀지만, 최근엔 공동묘지까지 폐쇄되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매장 대신 화장이 장려되고 있으며, 지역 화장터들은 지난 11일부터 24시간 가동 중이다. 시장실은 “그래도 여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파넬리는 남편 테스타가 구급차에 실려 갈 때 자신과 자식들도 자가격리 중이었다. 4일 만에 병원으로부터 가장의 사망을 전화로 통보받았다. 스테파넬리는 남은 가족들이 격리에서 풀려나 장례를 치를 수 있을 때까지 남편의 시신이 베르가모 교회에 보관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그 전에 순서가 오면 테스타는 가족도 입회하지 못한 채 매장돼야 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코로나19 격리 중 고독사 뒤 장례까지 가족 없이 치를 판

    코로나19 격리 중 고독사 뒤 장례까지 가족 없이 치를 판

    시내 확진자만 3760명 사망자 속출집회 금지령으로 전통 장례식은 불법공동묘지 폐쇄... 신부 기도만 허가화장터, 교회묘지 앞엔 관들의 행렬온가족 격리된 경우, 장례 없이 매장 렌초 카를로 테스타(85)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시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코로나19에 감염돼 호흡 곤란을 느낀 지 일주일 만이다. 50년 함께 산 아내 프란카 스테파넬리(70)는 남편 장례를 제대로 치르고 싶었다. 하지만 테스타의 시신은 숨진 지 5일이 지난 16일까지 여전히 관 속에 있었다. 그의 관은 교회 공동묘지의 닫힌 문 앞에 줄 서 있는 수십개 중 하나였다. 스테파넬리는 “이 바이러스 앞에서 우리는 분노가 아닌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밀라노 동쪽, 인구 110만 명의 부유한 도시 베르가모는 이 나라에서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지역으로 꼽힌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만 16일 기준 확진자가 344명 늘어 총 3760명이 됐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넴브로라는 시내 한 마을에서만 최근 12일 간 70명이 숨졌다. 병원은 한계에 도달했고 타지역 군의관들까지 파견을 왔다. 주민들은 베르가모를 밤길에 구급차와 운구차만 다니는 유령도시로 묘사한다.망자를 뉘인 관은 베르가모 지역 병원 두 곳의 영안실을 가득 채웠다. 관의 행렬은 공동묘지 시신 안치소마저 꽉 채우고, 교회 묘지 앞에 긴 줄을 만들며 늘어서 있다. 이 지역 신문 ‘에코 디 베르가모’는 평소 많아야 3개 면을 발행하던 부고를 지난 14일 10개 면으로 늘렸다. 이 신문 편집자는 부고면을 ‘전사 통지 게시판’에 비유했다. 지역 장례업계도 한계 상황이다. 루카 디 팔마(49)는 아버지 비토리오(79)가 지난 11일 숨지자 장의사를 불렀지만, 업체에선 시신을 안치할 공간이 없다며 관과 촛불, 십자가와 시신용 냉장고를 집으로 배달했다. 이 나라에선 사실상 전국민이 가택 연금 상태다. 그래서 사망자 대부분은 가족이 임종하지 못한 채 병원이나 집에서 격리 중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가장 절망적인 점은 베르가모 주민들이 가족의 장례를 조문객 없이 오롯이 스스로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집회 제한으로 전통적인 장례식은 현재 불법이다. 일부 유가족들은 공동묘지에서 10명 이내의 조촐한 장례식이라도 치렀지만, 최근엔 시장이 공동묘지를 폐쇄하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시장실은 대신 화장을 장려했다. 유가족들은 정부가 유일하게 허락한 사제의 기도를 고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교회 묘지로 몰려갔다. 지역 화장터들은 지난 11일부터 24시간 가동하기 시작했다. 시장실은 “그래도 여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파넬리는 남편 테스타가 구급차를 탈 때 자신과 자식들도 자가격리 중이었다. 테스타는 간호사들이 병원으로 데려간 뒤 4일 만에 숨졌다. 가족은 가장의 사망을 전화로 통보받았다. 스테파넬리는 자신과 자녀들이 격리에서 풀려나 장례를 치를 수 있을 때까지 남편의 시신이 베르가모 교회에 보관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그 전에 순서가 오면 테스타는 가족도 입회하지 못한 채 매장돼야 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구석구석 도는 대신 방구석으로…‘플랜B’로 색다른 재미 잡는 예능

    구석구석 도는 대신 방구석으로…‘플랜B’로 색다른 재미 잡는 예능

    동네 구석구석을 도는 대신 화상 통화로 대구의 의료진을 만나고, 공연이 취소된 뮤지션들과 특별 공연을 열어 관객과 소통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을 빚은 방송계가 짜낸 갖가지 아이디어들이다. 야외 녹화와 공개 방송이 어려워진 예능 및 음악 프로그램들이 꺼내 든 ‘플랜 B’가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공개방송들은 방청객 대신 제작진과 연예인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객석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제작진 6~7명이 앉았다. 걸그룹 ‘있지’의 출연에 팬심 가득한 제작진은 손팻말을 들고 프로그램 첫 출연을 직접 응원했다. 지난 6일 방송에서는 코미디언 ‘카피추’가 히트곡과 신곡을 들려줬다. 특히 노래 ‘그냥 웃지요’의 풀밴드 라이브는 물론 가사 속 주인공 ‘효영’이 객석에 깜짝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tvN ‘코미디 빅리그’는 공연을 보는 코미디언들의 반응이 새로운 재미 요소가 됐다. 무대 위 공연자들은 객석에 앉은 동료와 제작진에게 농담을 걸고, 객석에서는 애드리브와 휴대전화 자막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낸다. 지난 15일 방송에서는 박나래, 장도연이 무대로 ‘난입’하는 등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없었다.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적극적인 협업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큰 타격을 입은 공연계와 손잡고 ‘방구석 콘서트’ 기획을 시작했다. 해외 투어가 취소된 밴드 혁오, 가수 이승환, 뮤지컬 ‘맘마미아’ 팀 등 화려한 라인업을 선보인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공연에서 못 만나는 뮤지션과 조기 폐막한 공연팀을 더 불러 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방송된 유재석의 라디오 DJ 도전기는 지난 11일 새벽 2시 특별 편성으로 라디오 전파를 탔다. 3개월여 만에 새 시즌을 시작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은 한 지역을 돌며 시민을 만나는 대신 화상 통화를 활용했다. 지난 11일 방송에서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과 자영업자들을 만나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괜찮다”고 말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노고와 안타까움, 감동이 복합적으로 전달됐다. 방송에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유재석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지난해 찾아갔던 식당, 문방구 등을 다시 찾아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담았다. 김민석 PD는 “길거리에서의 우연한 만남이라는 프로그램 콘셉트를 포기하면서 불안감이 더 컸는데 예상 밖의 호응이 나와 감사했다”며 “야외 촬영을 재개하기 전까지는 안전 규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사람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쿡방과 먹방은 장소를 옮겼다.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은 맛집 탐방 대신 집에서 집밥을 먹는 모습을 보여 줬다. 연예인 부모들이 직접 식탁을 차려 주고, 포틀럭 파티를 주제로 각자 좋아하는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흥미를 돋웠다. 전국 휴게소에서 지역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파는 SBS ‘맛남의 광장’은 농어촌 주민을 상대로 폐교에서 소규모 시식회를 했다. 대규모 판매는 없었지만 농어민들이 직접 밑반찬을 가져와 출연자들과 나눴다. 이관원 PD는 “휴게소 외의 장소를 고민하다 보니 지역의 유스호스텔, 간이역, 군부대 등 오히려 장소를 다변화 할 수 있게 됐다”며 “출연자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지고 새로운 조리법으로 만든 요리여서 반응이 좋다”며 “3월 한 달 동안 시식회 방식으로 이어 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英·러 전철 밟은 美… 아프간전쟁 승리 대신 철군 ‘불안한 휴전’

    英·러 전철 밟은 美… 아프간전쟁 승리 대신 철군 ‘불안한 휴전’

    지난달 29일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18년 전쟁을 끝내자는 평화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협정문에 서명한 미국과 탈레반 양쪽 모두 ‘평화’보다는 ‘미군 철수’를 원했던 것 같다. 말 그대로 ‘협정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군을 수십 차례 공격했다. 이에 미국은 탈레반에 드론 폭격을 가하며 휴전을 무색하게 하면서도 협정이 잘 지켜지고 있다며 철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계속된 전쟁에 미국 대통령 3명 임기가 걸쳐 있었다. 그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일하게 미국인들에게 이 전쟁에서 ‘승리’가 아닌 ‘출구’를 약속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협정 체결 직후 “승리를 선언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는 건 알지만 아프간에서 승리는 국민이 평화와 번영 속에 살게 될 때 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 역시 역사상 가장 오래 끈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도망치는 셈이 된다. ●대영제국도… 러시아도 승리 없이 철수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에서 “아프간 전쟁은 미국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좋은 전쟁’(Good War)에서 영국과 소련 등 다른 나라들처럼 서둘러 하차하고 싶은 부담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19세기 이후 가장 강력한 열강들은 차례로 아프간을 지배하려고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했으며, 상처를 끌어안고 물러나야 했다. 대영제국은 1차 세계대전으로 지쳐 결국 1919년 아프간 독립을 승인하기까지 약 80년에 걸쳐 세 번의 전쟁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아프간을 점령하고 지배하기도 했지만 수만명의 사망자를 냈다. 군종 장교로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들을 목격한 작가 조지 로버트는 “현명한 의도 없이 시작돼, 무모함과 소심함의 이상한 조합으로 수행된 전쟁이었다”며 “어떤 영광이나 이익도 없이 고통과 재앙만 남기고 끝났다”고 썼다. 1차 세계대전 뒤 중앙아시아를 평정하고 근대화하는 데 큰 성공을 했다고 자부한 소련은 아프간에선 그러지 못했다. 1979년 내전을 진압하고 아프간 정부의 동맹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침략했지만 10년 만에 도망치듯 철수해야 했다. 소련이 아프간에 남기고 간 것은 폭격을 받아 껍데기만 남은 탱크들과 지구상 어느 장소보다 많이 매설된 지뢰였다. 그뿐 아니라 소련이 철수한 뒤 아프간 정부가 붕괴됐고, 수년간의 격렬한 내전 뒤 1996년 탈레반이 부상했다. 2001년 9월 11일 테러 직후, 미국이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격파하기 위해 시작한 전쟁은 당시만 해도 이렇게 오래갈 줄 아무도 몰랐다. 미군은 2001년 10월 7일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폭격하며 전쟁을 시작해 한 달여 만에 수도 카불과 칸다하르를 함락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은 토라보라 인근 산악지대를 통해 파키스탄으로 탈출했다. 하미드 카르자이는 아프간 임시정부를 설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으로 미국 주도 군사 동맹인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창설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2003년부터 미군의 아프간 주요 전투작전을 종료시키고 자원을 이라크로 보냈다. 그러자 탈레반이 기세를 회복해 2006년부터 수많은 매복공격과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났다. 아프간 보안군은 ISAF의 지원을 받고 있었지만, 파키스탄 무장세력의 지원을 받는 탈레반에 속절없이 당했다. 결국 미국은 아프간 병력을 증원하기로 했고 2007년까지 미군은 2만 5000여명으로 늘어났다.버락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2009년 아프간 전쟁 재개를 선언하고 미군 1만 7000여명을 추가 배치했다. 12월엔 다시 대규모 증원을 발표했다. 2010년 중반 아프간 주둔 미군은 거의 10만명이 됐다. 2011년 5월 미 해군 특수부대가 빈라덴을 사살하면서 전쟁은 아프간 안정화로 목표가 재설정됐다. 다음달 오바마 대통령은 병력 감축을 발표했다. 2013년 ISAF가 임무를 훈련과 대테러 작전으로 전환하면서 안보 임무는 아프간 보안군이 맡게 됐다. 2014년 아프간에서 미군의 전투 임무는 공식적으로 종료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 말까지 대부분 병력이 철수하는 일정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프간 정세가 불안정한 틈을 타 탈레반이 보안군을 밀어붙이며 기세를 올렸다. 아프간 영토 70% 이상이 탈레반 수중으로 돌아갔다. 136개국이 참여해 20년 가까이 진행된 전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미국은 이 전쟁에 2조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미군은 2400명 이상이 숨졌고, 연합군 사망자도 700명에 육박한다. 민간인 3만 8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프간 보안군 사망자는 6만여명으로 추정된다. 미국인이 아프간 전쟁 종식과 완전 철군을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할 만도 하다. 미국은 2018년 후반부터 탈레반과 평화 회담을 시작했고 지난달 말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탈레반 정통성만 자리잡을 길 열어준 셈 그런데 협정 곳곳에 의아한 점 투성이다. 제목부터 ‘아프간 평화 도출을 위한 아프간의 이슬람 에미레이트(이슬람 군주가 지배하는 정치적 구역)와 미국과의 합의’다. 아프간의 평화를 위한 협정인데 아프간은 빠져 있고, 탈레반을 에미레이트라는 생소한 명칭으로 협정 주체에 넣었다. 특히 외교안보연구소 인남식 미주연구부 교수는 최근 발간 자료에서 이번 협정이 “지금까지 미국이 이란 또는 북한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상대의 선이행, (미국의) 후조치와는 다른 패턴”이라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철군을 먼저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탈레반의 우호적 태세를 확인하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가 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서둘렀다는 의미다. 그러다보니 이번 평화협정으로 아프간에 평화와 번영이 깃들 것이라는 믿음은 희박하다. 협정대로 미군과 연합군이 연말까지 완전 철수한 뒤 탈레반이 합의를 깨고 적대행위를 재개하면 아프간 보안군은 이를 제압할 능력이 없다. 이럴 경우 철군했던 연합군이 다시 신속하게 아프간으로 돌아와 탈레반을 격퇴하기도 쉽지 않다. 협정대로 아프간 탈레반이 파키스탄의 강성 원리주의 탈레반과 연계를 끊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아프간에서 병력을 철수시켰다는 명예로운 역사를 탈레반에게 선물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테러범과는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미국이 협상 상대로 인정해 준 셈이며, 이로 인해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정통성 있는 정파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 교수는 아프간 정치가 먼저 자리를 잡으면 탈레반이 국제사회 규범과 조응하는 정치 세력으로 뿌리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불행히도 최근 아슈라프 가니와 그의 오랜 정적 압둘라 압둘라가 각각 대통령 취임식을 거행하는 등 정세는 불안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근 가니 대통령은 미국과 탈레반의 협정대로 탈레반 포로 5000명을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석방된 포로들이 온순하게 아프간 재건에 협조할 가능성도 매우 낮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글로벌 기업들 “코로나 위기 모국 돕자”

    LVMH 화장품·향수 대신 손세정제 생산…이번주내 파리병원 39곳에 12t 무료 전달 구글, 美 진단 속도 늦자 자가검사앱 개발…증상 입력 땐 드라이브스루 검사소도 안내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미국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모국을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나섰다.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5400명을 넘고 사망자도 120명을 넘어서는 가운데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명품 브랜드를 다수 소유한 LVMH는 손세정제를 대량 생산해 보건 당국에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LVMH는 당장 16일부터 크리스티앙 디오르, 겔랑, 지방시 등 향수와 화장품 브랜드 생산시설 3곳을 동원해 손세정제를 생산할 방침이다. 이번 주 내로 12t을 만들어 매년 800만명 이상을 치료하는 파리 공공병원 39곳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계획을 통해 LVMH는 프랑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제품 부족 위험을 해결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 확산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 병원연합 책임자 마르티네 이르시는 “매우 신속하게 행동한 루이비통 측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들은 14일 밤 9시에 처음 제안을 하고 15일 바로 확정해 줬다”고 AFP에 말했다. 파리 시내 병원은 아직 손세정제가 부족하진 않지만 공급이 달리기 시작했다고 파리 병원 대변인은 말했다. 일부 소매상들이 구매 희망자들에게서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는 가격을 제한하는 법령을 발표했다. 현재 파리에서 손세정제 100㎖들이 한 병에 대해 3.3유로(약 4500원) 이상으로 팔 수 없다. 구글 역시 정부에 자사 기술을 제공해 전국민이 이용하는 코로나19 관련 사이트를 개발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해당 사이트는 코로나19 관련 교육 자료와 예방을 위한 모범 사례 등을 담고 있으며 16일 출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글과 알파벳 최고경영자인 순다르 피차이는 사이트에 관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위 있는 정보 링크와 개인, 교사, 기업을 위한 구글의 유용한 조언과 도구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벳의 생명공학 자회사 베릴리가 맡은 이번 프로젝트는 현재는 캘리포니아 주민에게만 개방돼 있으며 전국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사이트가 제공하는 정보기술(IT) 도구는 캘리포니아 정부와 함께 개발 중이며, 사용자가 자신의 증상을 입력하면 바이러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를 판단해 필요할 경우 인근 드라이브스루 검사소를 안내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다만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이트가 조만간 미국의 전국적인 검사 속도와 역량을 크게 늘릴 것처럼 과장되게 발표해 논란이 있었다. 이들 기업의 적극적인 코로나19 대응은 여타 업체들이 현지 매장 폐쇄나 재택근무 시행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큰 주목을 받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알파벳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 발표 뒤 9% 올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자선활동에 더 전념하기 위해” MS 이사회 떠나는 빌 게이츠

    “자선활동에 더 전념하기 위해” MS 이사회 떠나는 빌 게이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MS와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에서 완전히 물러난다. 아내 멀린다와 함께 자선활동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1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게이츠는 “국제 보건, 개발, 교육, 기후변화 대응 등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며 각 회사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MS 이사회에서 물러날 뿐이지 MS를 떠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앞으로도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와 기술 개발 책임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MS 기술고문직은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게이츠는 1975년 친구 폴 앨런과 함께 설립한 MS에서 2000년까지 CEO를 지냈다. 이후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2008년부터는 아내와 함께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했다. 이와 별도로 게이츠는 버크셔해서웨이에서 2004년부터 이사로 근무해 왔다. 게이츠의 이런 결정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게이츠는 전세계가 팬데믹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이 문제에 좀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게이츠 부부는 재단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1억 달러(약 1218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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